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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록뮤지컬 ‘아보스’ 국내 첫 선

    12일 막올리는 뮤지컬 ‘아보스’(연출 양혁철)는 여러 면에서 눈길을 끈다. 먼저 창작뮤지컬과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양립하는 우리 공연계에 드물게 선보이는 러시아 록뮤지컬이란 점.원제가 ‘유노나 이 아보스’(러시아어로 ‘어쩌면 희망이…’)인 이 작품은 지난 81년 초연후 국민뮤지컬로 찬사를 받으며 유럽과 미국에서도 호평 속에 공연되고 있다. 94년 국내에서도 한차례 공연된 적이 있으나 러시아 극단의 무대를 그대로옮기는 데 급급해 호응을 얻지 못했다.그러나 이번 공연은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장소를 현대 감각에 맞게 각색하고,음악과 춤을 대폭 보강함으로써 수준높은 공연을 예감케 한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벤처 뮤지컬’이란 점도 이채롭다.투자자들에게서일정한 자금을 모은 뒤 수익에 따라 지분을 나눠갖는 벤처 시스템을 공연에적용한 것. 당초 제작사가 자금난으로 포기한 상태에서 국민대 이혜경교수가 “작품이 아깝다”며 스스로 제작자로 나섰다.2,000만원을 선뜻 내놓은 이교수는 외부 투자자를 물색한 끝에 ㈜카맨파크,KAIST-AVM 엔젤펀드,부산 테크노엔젤클럽 등 3곳에서 1억3,000만원의 제작비를 모았다. 이들은 벤처투자 전문그룹이기는 하나 수익보다는 공연계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이익이 나더라도 원금만을 회수키로 해 공연관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출연진과 스태프 전원도 개런티 없이 작품에 참여해 나중에 일정 금액을 나눠갖기로 했다. ‘아보스’는 지구종말을 앞두고 유토피아를 찾아 우주로 떠나는 ‘고독한영웅’레자노프가,연인 콘치타의 사랑과 인류구원의 갈림길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내용을 담았다.원작은 1800년대 러시아 인민을 구하려고 신대륙으로향한 레자노프와,그를 36년간이나 기다린 콘치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연도를 알 수 없는 미래시대의 무대배경은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무대미술과 의상,조명 등으로 색다르게 표현된다. 무엇보다 작품의 매력은 음악에 있다.드라마 ‘모래시계’‘백야3.98’에 삽입돼 가슴을 울린,그 낭만적이고 애절한 러시아 민속음악이 극 전반을 가로지른다.‘알렐루야’‘사랑의 노래’등 20여 뮤지컬 넘버들은 성가곡에서부터 록,테크노 리듬을 넘나들며 오페라 못잖은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한다.연출자 양혁철은 “러시아 유학 당시 보고 음악에 반해 언젠가 무대에 올리리라고 결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원곡 중 몇곡은 극 분위기에 맞게 편곡돼한층 풍부한 감성을 전달한다.개성있는 배우 이용근이 중년의 레자노프를 연기하고,오디션에서 뽑힌 이유진이 청순한 콘치타 역으로 데뷔한다. 한차례 좌절 끝에 천사(에인젤펀드)의 도움으로 회생한 뮤지컬 ‘아보스’가 공연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23일까지 서울 문예회관대극장.(02)707-1133. 이순녀기자 coral@
  • 중단편모음집 ‘인생상담 듣는 여자’

    중견 여성문인들의 신작 중·단편소설을 모은 ‘인생 상담 듣는 여자’가바다출판사에서 나왔다.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이력을 가진 11명의 작가가 1편씩 내놓았다.대가급의 작가 박완서도 작품을 싣고 있다.소재가 여성,가족 등으로 매우제한되어 있고 수록 작품들이 모두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없으며 가끔 수필 냄새가 나기까지 한다.그러나 여성의 삶에 대한 시각,특히 중년 여성의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윤명혜의 ‘몸값’은 가족에 대한 의무로 자신의 존재를 죽음으로 치닫기까지 ‘착하게만’ 헌신해온 여자 이야기며 조혜경의 ‘교신2’는 전화 혼신으로 알게된 이웃집 여자의 불륜에 대한 호기심과 인간적 관여를 다루고 있다. 유덕희의 ‘조금도 특별하지 않는 날’은 바람난 남편과 헤어졌다가 다시합해지는 한 여자의 ‘지리멸렬한’ 삶을 그리며 안혜성의 ‘바다와 솔이 보이는 귀향’은 중년부부의 화해를 다루고 있다. 권혜수의 ‘청포 입은 손님처럼’은 성장기의 고통스런 기억으로 꽉찬 고향을 십여년 뒤에 찾아오면서 여러가지를 깨닫는 이야기이며 이혜숙의 ‘인생상담듣는 여자’는 홀로된 여자가 모처럼 자아를 실현하는 계기를 맞는 듯하는 ‘착각’의 전말을 완성도 높게 그렸다. 이밖에 박재희 ‘겨울 소나무’ 우애령 ‘아직도 사랑하는가’ 박완서 ‘어느 여름날의 악몽’ 노순자 ‘선택’ 유춘강 ‘해피통신’ 등이다. [김재영기자]
  • [4·13총선 시민혁명](5)제도개선을 목표로

    시민단체의 힘은 이제 무시할 수 없게 됐다.새천년 벽두 우리 사회의 가장큰 변화 중 하나다.이 힘이 일과성이 아니고,진정한 영향력으로 지속되려면제도적인 정착이 필요하다. 시민단체의 자유스런 활동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동시에 시민운동이 사회 각 분야의 제도개선운동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 시민단체들도 ‘계몽적 차원’을 넘어 ‘사회 틀 바꾸기’로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다. 각계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여론몰이’에 치중하는 시민단체가 아니라 이제는 거시적 관점에서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 주체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손호철(孫浩哲)교수는 “이번 총선이 단순히 인적 청산위주로 가서는 안된다”면서 “국가보안법·인권법 등 정책적 이슈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시민단체들이 나서서 ‘개혁의 제도화’작업을 추진할 때 개혁의 완성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민단체들이 전개하고 있는 특정인의 낙천·낙선운동도 중요하지만 공천과정의 ‘투명성’보장 등을 위해 근본적으로 ‘시스템 개혁’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신동철(申東喆)국회 정책연구위원은 “과거에도 정치권은 일부 물갈이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불신받고 있다”면서 “제도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사람이 물갈이돼도 효과는 크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선거법 87조 개정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에는 ‘완전한 정치활동의 자유’를 얻어내겠다는 각오다.선거법 뿐 아니라 다른 비개혁적인 법률안을 바꾸는 데도 앞장설 움직임이다.김석수(金石洙)정개련 사무처장은 “특별검사제를 도입,고위공직자에 대해 수시 사정을 할 수 있도록 부패방지법을 통과시키고,1,000만원 이상을 금융기관에서 인출시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정치자금법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에서도 다음주쯤 개혁과제를 선정,각 정당들의 입장을 비교,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시민운동이 더욱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내실’다지기를 필수조건으로 꼽고 있다.정책적 차원에서 입법·행정활동을 감시하고 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있는 ‘시민운동가’를 다수 육성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박세일(朴世逸)KDI국제대학원 교수는 “NGO(비정부민간기구)의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원을 설립,전문가를 키워내야 한다”고 제안했다.나아가 “기존의 시민단체간부들도 재교육,시민단체 활동의 방향에 대해 끊임없는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물론 학계 등과의 꾸준한 연대활동도 밑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시민운동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시민단체 구성원들의 면면이 중요하다”면서 “전문가 그룹을 대거 수용,정책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쪽은 제도개선 문제에까지 유권자운동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선진국의 경우처럼 기업들의시민단체 지원비에 대해 면세조치함으로써 시민단체의 활동을 도와줘야 한다는 주장이다.이를 위해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에 관한 법률’의 개정 필요성도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
  • 이수영 ‘아이 빌리브’ 라이브무대 신고

    ‘아이 빌리브’로 최근 방송전파를 활발히 타고 있는 신인 여가수 이수영(20·사진)이 오는 2월 2∼4일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서 열리는 ‘노래 잘하는가수 공연보기 시리즈’ 첫번째 주자로 나선다. 2·3일 오후 8시,4일 오후 4ㆍ8시,(02)762-2028∼9. 이승환,박정현,윤종신 등과 함께 음반작업을 해온 MGR이 작사·작곡하고 이소은의 ‘서방님’을 편곡한 실력파 황성제가 편곡을 맡은 ‘아이 빌리브’는 27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이수영의 독특한 음색이 어울려 매력을 발산했다.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화면구성과 스토리에 35㎜ 영화필름으로 만들어진 뮤직비디오가 젊은 팬들 사이에 크게 어필한 것도 이수영의 이름값을 높였다. 이수영은 “이번이 첫 라이브 무대인 만큼 콘서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방송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강도높은 훈련에 돌입하겠다”고 욕심을 내비쳤다.이번 무대에선 김현철 세션밴드의 연주로 ‘아이 빌리브’를 비롯해 ‘스완 송’‘소심’‘기다릴게’ 등 1집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들려주며 조성모김건모 포지션 이소은 등선배가수들과 박경림 박진희 등이 자리를 빛낸다. ‘노래 잘하는 가수 공연보기 시리즈’는 4월에 미국 버클리음대로 유학을떠나는 진주의 고별무대(2월 24∼27일,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와 ‘록의 요정’ 박기영(3월 30∼4월 2일,연강홀)의 무대로 이어진다.
  • [집중취재/’거짓말’ 음란논쟁] 실태·영화계 반응

    영화 ‘거짓말’(감독 장선우) 논란이 ‘산넘어 산’이다.두차례의 등급보류끝에 가까스로 간판을 올리나 했더니 급기야는 제작자가 검찰에 소환될 위기상황에까지 내몰렸다.지난 8일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이하음대협)가 영화를 음란물 제작 및 반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문화예술계에서 촉발된 음란물 시비는 연일 일반 관객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저질 음란물’과 ‘창작표현의 자유’로 팽팽히 엇갈리는 의견들은 PC통신을 열어보면 당장 확인된다.“음대협이 국민의 판단을 대변할 권리는 없다.설사 영화가 포르노그라피라 하더라도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천리안 KARSEL81) “상업성을 노린 변태영화다.정상이 아닌 변태행위들이 창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을까?”(BAE1711) 그러나 영화의 주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네티즌들 가운데는 영화에 사법적잣대가 적용되는 데 대한 반대의견이 압도적인 분위기다.최근 인터넷서비스채널아이가 네티즌 9,7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전체의 71%가상영 금지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들 네티즌들은 “영화의음란성 여부보다는 표현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었다. 창작자유에 대한 논란은 해묵은 것이지만,‘거짓말’ 파동을 지켜보는 영화계 내부의 시선은 사뭇 진지하다.이번 논란의 결과가 향후 제작현장에서 창작표현의 한계를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어서다.당장,성적 묘사가 진한 영화를 제작중이거나 수입해놓고 있는 쪽에서는 납작 엎드려 눈치만 살피고있는 사정이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으로 일찍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아이즈 와이드 셧’.진한 정사신이 화제에 오른 영화는 이미 두차례 등급판정을 유보받다 최근 심의에 들어갔으나 ‘거짓말’ 논란이 재연되면서 상영여부가 다시 불투명해졌다.변태적 섹스장면이 과다묘사된 영화 ‘사슬’(감독 조명화)이 개봉되기까지의 길도 멀고 험난할 게 뻔하다.현재 막바지 촬영중이지만‘거짓말’보다 노출수위가 높은 장면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영화계는 영상물등급위의 심의를 통과할수 있을 지에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충격적 정사장면들로 수입심의를 통과하는 데만 2년이 걸린 홍콩영화 ‘색정남녀’도 음란물 논란에서 자유로울 것같지는 않다.수입사인 효능엔터테인먼트측은 “조만간 등급심의를 넣어 2월 말 개봉을 목표로 잡고 있지만,지금같아서는 상영이 되더라도 원판의 일부가 삭제될 우려가 적지 않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더는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게 최근 영화 제작계의 분위기다.강도높은 성묘사에 본드 흡입 장면 등으로 두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고 현재 3개월 등급보류에 걸려있는 장편 독립영화 ‘둘 하나 섹스’(감독이지상)의 경우,제작자(조영각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는 행정소송은 물론 헌법소원까지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98년 제작을 마친 영화는 이미 그해 부산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고,오는 28일부터 열릴 스웨덴 괴텐보르그영화제에는 초청작으로 나간다. ‘거짓말’의 제작사 신씨네측에서도 창작의 자유에 개입한 사법적 잣대에는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의지를 보이고 있기는마찬가지.신철(申哲)대표는 “현재 극장 상영중인 필름에는 문제가 된 장면과 대사들이 대부분 삭제됐다.그럼에도 음대협이 불법 CD를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와중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결국 관객들쪽이라는 목소리가 높다.필름이 극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봐둬야 할 지,아니면 싹 무시하고 돌아앉아 팔짱을 끼고 있어야 할 지.누구보다 심란한 것은 관객이란 지적들이다. 황수정 기자 sjh@ *영상물등급위 입장 “처음에는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주범으로 몰더니 이제는 로비와 돈에 넘어간 범죄자로 취급하는군요.”영화 ‘거짓말’을 두차례 등급보류 판정한 뒤 ‘18세이상 관람가’로 번복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를 조사한다며 지난 17일 영상물 등급위원 1명과 이 위원회 산하 영화심의소위 위원 1명이 검찰에 소환되자 관계자가 내뱉은 한탄이다. 지난해 6월 영상관련 법률이 개정 시행되면서 새로운 등급체제에 따른 심의기구인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출범했다.그러나 이 위원회는 기본적으로 민간기구이지만 법적 기구로서의 성격 또한 가진 모순덩어리이다. 위원회는 공연법 5장18조에 따라 예술원,청소년보호위원회,영화진흥위원회,대한변호사협회,방송위원회 등이 전문경험이 있는 15인을 예술원 회장에게추천해 대통령이 이를 받아 위촉해 구성된다. 이 위원회가 ‘거짓말’에 대해 지난 해 11월 위원 표결을 거쳐 10대4로 가결한 2개월 등급보류 판정은 △예술물에 대한 규제 자체가 위헌이 아닌가△등급보류 분류외의 대안은 없는가△영화미학 및 예술적 완성도를 판단할 수있는가△장선우감독의 작가적 창작의도를 전면 배려해 줄 수 있는가△자율기관으로서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판단은 어느 정도 존중되어야 하는가 등을 놓고 고심한 결과였다. 이런 고민은 여고생이 주인공인 점을 알려주는 장면과 지나친 변태묘사 등문제되는 17분 분량을 삭제한 프린트에 등급을 부여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고려된 요소들이다. 심의위원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성기를 직접 드러내는 등 노골적인 하드코어포르노는 전면 금지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소프트코어는 상대적으로 풀어주는 게 낫다”는 입장. 또한 음란물 규제문제에서 성인과 청소년 대상의 유통 차별화,쉽게 말해 등급외전용관 같은 대안이 하루빨리 모색되어야 ‘검열의 존속’이라는 위헌주장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민간 심의기구 성격을 띤 등급위원회가 내린 결정이 법적인 강제사항이 되는 모순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대목이다. 결국 ‘거짓말’의 음란성 여부 논란에 머무르지 않고 영화환경 전체를 변화시키는 큰 틀에 대해 고민하는 방향으로 ‘거짓말 논쟁’의 외연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병선기자 bsnim@ *'거짓말'수사 어떻게 영화 ‘거짓말’의 음란성 여부를 수사중인 검찰이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있다. 검찰은 이번 고발 사건과 같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수사를 할 경우 ‘속전속결’식으로 처리를 하는게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관례였다.고발인 수사를 마친뒤 바로 피고발인 수사를 벌여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렸지만 이번 수사만큼은 지나치리 만큼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검찰로서는 이 영화가 음란물로 판단될 경우 영상물등급분류위원회의 위상추락은 물론이고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문화계의 반발 등이 잇따를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불기소 결정을 내릴 경우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사회·여성단체의 항의와 앞으로 음란물에 대한 법률 적용에 상당한 부담감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검찰은 일부 삭제돼 영화관에서 상영중인 ‘거짓말’의 비디오테이프를 제작사인 ‘신씨네’로부터 제출받아 고발인이 제출한 CD와 대조작업을 벌이며 음란 판정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다. 원판보다 17분 가량 삭제된 장면의 내용을 분석하는 한편 삭제판에도 음란하다고 보이는 장면이나 대사가 남아 있는지 여부에 대해 정밀검토를 벌이고있는 중이다. 검찰은 또 신문에 게재된 사설이나 칼럼을 참조하고 영화평론가,대학교수,변호사 등 각계 의견을 청취하고 있기도 하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소설 ‘태백산맥’의 이적성 판단을 내리기 위해 역사학회와 문학계 등 보수,진보 단체에 골고루 감정의견을 들었던 전례를 밟고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거짓말’의 음란성에 대한 검찰의 최종 판단은 이번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에야 내려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문화의 음란성 여부에 대해 섣불리 판단해 비난의빌미를 제공하기 보다는 대중들의 광범위한 여론 검증작업을 거쳐 대다수가납득할 만한 수사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2)이미지시대

    ★ 뮤직비디오 감독 홍종호씨그의 24시간은 이미지에 오롯이 갇혀 있다. 10일 오후 백열전등 두개만이 8평 남짓한 공간을 따사로이 내려보고 있는 서울 양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뮤직비디오 감독 홍종호(32)가 편집에 몰두하고 있다.말없이 그는 몇시간째 조그 셔틀만 이리저리 돌리고 편집 화면의 초재기에 여념이 없다. 그의 뇌는 오로지 시각적 이미지에 바쳐지는 것처럼 비쳤다.30분짜리 테이프 9개에 담은 영상을 자르고 이어붙이는(물론 컴퓨터로) 작업이 지루하게 반복된다.스태프들은 연신 하품이다.한 프레임당 2∼3초를 넘지않는 영상들의교접,4분여의 짧은 분량에 그는 승부를 건다. 그는 음악을 수십번 들으며 떠오른 이미지를 영상에 옮기려 콘티를 짠다.대부분 음악을 들었을 때 느낌이 그대로 옮겨진다.물론 드라마로 꾸미는 것도있지만 줄거리 없이 이미지의 부딪힘과 합쳐짐 만으로 영상을 수놓는다. 찰나적 감각을 중시하는 상업광고계에서도 요즘은 뮤직비디오 기법을 많이차용한다.한 휴대폰 광고의 ‘아이 클릭 유’도 뮤직비디오에서 아이디어를따왔다.실제로 그쪽에서 건너오는 감독도 많아졌다. 그가 처음 이 부문에 뛰어들었던 95년만 해도 뮤직비디오는 그저 음악에 따라가는 부속상품,신인가수를 알리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수천만원,심지어 1억원을 훨씬 넘는 돈이 선뜻 제작에 투입된다.뮤지션을 신세대에 각인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격상됐기 때문이다.촬영장소 섭외에 힘이 덜 들고 톱클래스 영화배우·탤런트가선뜻 촬영에 응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실감된다.모두가 신세대에 다가가는뮤직비디오의 이미지에 달려 붙는 것이다. 그러나 음악적 요소 말고 시각적 이미지로 포장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다.홍감독은 “음악을 포장하는 도구에 불과했던 뮤직비디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자부하지만 되레 음악이 뮤직비디오가 제공하는이미지에 종속되는 경향마저 발견되고 있다.이미지가 컨덴츠를 앞지르고 규정하는 것이다. 누구는 이를 ‘이미지의 폭력과 과잉’으로 규정한다.그의 한마디,“분명 음악은 청각적인 것인데 영상세대의 취향에 맞추어 시각적 이미지를 남발하는경향이 있다”며 “이는 음악이 전달하는 의도를 올바르게 읽는 훈련이 요청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해 H.O.T의 ‘아이야’로 음악전문 케이블TV m·net가 시상하는 영상음악대상을 받기도 한 그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한 케이블TV의 편집 일을 하다 서태지의 눈에 띄어 ‘컴백 홈’을 제작하게 되면서부터.뮤직비디오에 드라마 기법을 도입한 것이 처음이었고 영화 필름을 사용한다든지 컬러 콜렉터(비디오 촬영분을 색깔 등으로 보정하는 기계)를 이용하는 작업,오랜 경험이 바탕된 세련된 편집감각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그의 작업 가운데 화제가 된 것은 진주의 ‘가니’.비가 내리는 가운데 탤런트 김지수가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눈물 흘리는 장면을 고속촬영으로담아낸 이 비디오는 김지수의 얼굴 표정만을 담아내 여백을 표현하는 실험성으로 주목받았다. 뮤직비디오 작업시간은 겨우 일주일.촬영하는 데 하루 이틀,나머지는 구상과 편집에 바쳐진다. 그가 제작한 뮤직비디오만 지금까지 400여편.95년에시작했으니 일주일에 한편은 찍은 셈.1년에 40편 정도를 찍고 있는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가 10년뒤에 그리는 꿈은 영화시장보다 더 커진 뮤직비디오의 역량,캐릭터와 영상·음반이 하나되는 거대한 시장이다.그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임병선기자 bsnim@ - 쉼없이 몰려오는 영상이미지 물결 아침에 눈을 떠서 다시 잠자리에 들때까지 현대인은 쉴새없이 다양한 영상이미지와 마주한다.TV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CF와 뮤직비디오,영화,그리고 컴퓨터가 뿜어내는 디지털 영상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이미지세례’를 받고 있다. 학자들은 밀물처럼 몰려드는 영상이미지의 물결을 두고 인문학의 위기를 논하는가 하면 한편으론 영상속에 숨겨진 허구를 파헤치기위해 분주하다.20세기 끝자락에 불어닥친 화두,‘이미지시대’는 바야흐로 세기를 가로지르며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미지인가.엄밀히 말해 이미지는 인간의 역사와 출발을같이한다.몸짓,기호 등 2차적으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이미지의 영역에포함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요즘 운위되는 이미지는 이같은 광의(廣意)의 그것이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에서 비롯된 좁은 의미의 영상이미지를 뜻한다.건축적 공간,표지판 등 산업시대까지 물질적인 차원에 머물렀던 이미지가 데이터에 의한 비물질적인 속성을 갖추게 되면서 이를 해석하는 기본 틀에 변화를 불러 온 것이다.사유방식을 둘러싼 인식론의 문제,인간 정체성의문제 등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김민수 전서울대교수는 그러나 “디지털 이미지시대를 혁명적으로 보는 시각은 도움이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이미지 역시 기존 문화의 토대위에서 형성된 문화의 한 양태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를 받아들이느냐,아니냐의 단순논리가 아니라 매체적 속성을 정확히 알고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는지적이다.근래 이미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논란들 역시 새 흐름을 학문적 유기성으로 보지않고 기술상의 표현양식으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빚어지는 오해라는 설명.김씨는 이런 점에서 이미지시대의 문화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학제간 연구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내 학계에서도 2∼3년전부터 영상이미지를 인문학과 결합하는 시도를 차츰 해오고 있다.97년 작은 연구모임으로 출발해 지난해 정식학회로 발족한 ‘한국영상문화학회’,문학과 영상의 접점에 주목하는 ‘문학과 영상학회’,그리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교수들의 연구모임인 ‘디지털문화예술연구회’등이 그 선두그룹들이다. 한국영상문화학회가 창립선언문에서 간파했듯 ‘영상이미지는 이제 간단히부정될 허상도,오류도,착각도 아니’다.그렇다면 영상이미지 담론을 어떻게생산적으로 이끌 것인가는 21세기를 맞은 우리가 숙명적으로 풀어 가야할 당면과제로 남는다. 이순녀기자 coral@
  • 오늘 첫 방영 MBC미니시리즈 ‘진실’

    이제 TV드라마를 귀로도 듣는 시대가 오는 것일까. MBC가 5일부터 방영하는 미니시리즈 ‘진실’(박종 기획 장두익 연출)은 기획단계부터 세심하게 조율한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인상이다. 드라마 플롯이야 흔히 보아온 ‘성장환경 다른 두 여인의 갈등과 복수’ 아닌가. 3일 시사회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2만달러의 돈뿐만 아니라 지난 해 9월부터세계적인 하모니카 연주자 리 오스카를 섭외하는 공력을 들인 MBC의 정성이손에 잡혔다. 오스카는 대본을 읽어본 뒤 마음에 든다며 하모니카 연주곡 ‘턴 잇 어라운드’를 작곡하고 타이틀 곡도 편곡했다. 올해 발표할 솔로앨범에도 삽입하기로 했다.오스카는 ‘비포 더 레인’ ‘샌프란시스코 베이’등을히트시켰고 94년이후 세 차례나 내한공연을 가질 정도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뮤지션. 오스카 외에도 조성모가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최지우가 출연한 데 대한 보은으로 러브테마 ‘포 유’를 불러주었다. MBC는 타이틀곡을 부를 가수를 공개 오디션하는 정성도 보태 3,000명 가운데 김동영(22)을 선발,노래를 부르게 했다. 고병준 음악감독은 “드라마 한편의 음악작업비 5,000만원의 갑절이 넘는 1억3,000만원을 들였다”며 “기획초기부터 음악작업에 들어가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며 흡족해했다. 국회의원 운전기사의 딸인 자영(최지우)은 국회의원 딸인 신희(박선영)의 대학입시 대리시험을 치러주느라 정작 본인은 재수를 한다. 또 교통사고로 애인 현우(류시원)를 잃고 자신은 식물인간이 되는데 의식이돌아와 보니 교통사고범이라는 누명까지 뒤집어썼다. 격분한 자영은 복수를 결심한다.여기에 출세욕으로 신희에게 접근하는 승재(손지창),자영 곁을 항상 지켜주는 준엽(선우재덕) 등의 사랑이 교차한다. 최지우와 박영선의 ‘큰 결심을 한 듯’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변신이 반가웠지만 고착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류시원에게선 안타까움이 일었다. 뛰어난 음악에 청춘스타 이미지를 버무린 ‘진실’이 작가 송지나의 SBS ‘러브스토리’ 아성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전경하기자 lark3@ 대 한 매 일구 독 신 청 721-5555)
  • 내일-새달 2일 동국대서 4회 인권영화제

    올해는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지 51주년이 되는 해.국제인권법과 유엔인권보장체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는 아직도 인권탄압의 그늘에서신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영화로 인권현실을 고발한다’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동국대에서 열리는 제4회 인권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핵심적인 인권문제들을 짚어보는 뜻깊은‘비주류’ 영화제다.올해부터는 특히 ‘올해의 인권영화상’을 신설하는 등 면모를 새롭게 해 기대를 모은다. 인권운동 사랑방과 동국대 총학생회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인권영화제에서는 국내작품 14편,해외작품 30편 등 모두 4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개막작은 리류리 감독의 미국영화 ‘모든 권력은 민중에게’.아프리카계 미국인 해방투쟁에 앞장섰던 흑인 좌익단체 흑표범당과 관련된 왜곡되고 가려진 이야기를다룬 다큐멘터리다.이 영화에서는 흑표범당을 중심으로 한 흑인민권운동의산 증인들이 모두 증언자로 나선다.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지난 81년 필라델피아 경찰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돼 82년 사형선고를받고복역중인 흑인 민권운동가 무미아 아부-자말.이 영화는 아부-자말의 옥중인터뷰를 통해 흑인과 소수민족에 대한 미국의 반인권적 이중잣대를 신랄하게고발한다. 한국영화중 다큐멘터리 작품으론 제주 4.3항쟁의 진실을 기록한 ‘국가범죄-레드헌트2’,인천지역의 대표적인 빈민가 만석동에 있는 공부방 이야기를담은 ‘기차길옆 공부방’,국민의 정부 이후 유가협의 투쟁을 다룬 ‘민들레’,북한 꽃제비의 실상을 고발한 ‘탈북 소년들 중국에 가다’ 등이 상영된다.극영화로는 매향리 미군비행기 사격훈련장으로 인한 인권피해를 다룬 단편 ‘소리’가 소개된다. 해외작품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세계인권선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선언의 의미를 살핀 ‘세계인권선언의 역사’(미국),러시아 변방 우랄지방을 무대로 농장노동자들의 신산한 삶을 그린 ‘변방’(우크라이나),브라질 망명조각가 프란스 크라지크베르그의 생애를 조명한 ‘소코로 노브레-삶은 어딘가에’(브라질),독일 점령기 비시정권의 대독 협력문제를 다룬 ‘슬픔과 연민’(프랑스)등.특히 상영시간이 4시간 20분에 이르는 ‘슬픔과 연민’은 당시 레지스탕스 또는 나치 활동자들의 증언을 통해 진실과 거짓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묻는가하면 때론 고통스런 참회의 순간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의 고전으로 관심을 끈다. 이번 영화제에선 표현 자유의 가치를 고찰한 ‘독방의 활력’(오스트레일리아),‘잃어버린 지평선’(인도),‘화해의 문’(캐나다)등 애니메이션도 6편선보인다. 한편 올해 인권영화제는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반대 민중행동’이란 특별행사를 마련해 주목된다.초국적 자본의 횡포를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에 비유한 다큐멘터리 ‘황제의 옷’등을 상영하며 뉴라운드에 대응하는 민중행동 설명회,퀴즈대회도 연다.한국 인권영화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에 주어지는 ‘올해의 인권영화상’ 수상작은 폐막작으로 상영된다.(02)741-2407김종면기자 @
  • [음반리뷰]쉰들러·레헬의 새앨범 ‘파이프스 앤 폰스’

    교회음악 정도로 쓰임새를 한정했던 파이프오르간에 대한 편견과 단견은 CD를 걸자마자 찬탄으로 바뀌었다. 클래식과 재즈의 경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허문 ‘온 더 웨이’와 ‘세컨드플러쉬’에 이어 올 여름 내한공연을 담은 ‘라이브 인 서울’로 낯익은 ‘살타첼로’의 두 멤버,독일의 오르가니스트 페터 쉰들러(39)와 헝가리계 독일인 색소폰 주자 페터 레헬(34)이 ‘파이프스 앤 폰스’를 내놓았다. 이 앨범은 너무나도 유명한 찰리 헤이든의 ‘퍼스트 송’으로 시작해 오페라 팔리아치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작곡가 레온카발로의 ‘마티나타’,알비노니의 ‘아다지오’,헨델의 ‘라르고’ 등의 클래식 소품과 성악곡 그리고 피아졸라의 탱고 클래식 등으로 첫번째 테마를 꾸몄다. 두번째 테마는 레헬의 연주를 쉰들러가 뒷받침해주는 블루 스위트로 레헬의이전 작곡 스타일과 뚜렷이 구별되는 ‘블루 스위트’를 비롯,리듬감이 돋보이는 ‘다이알로그’와 서사적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는 ‘세븐 투 헤븐’을 담고 있다.이에 비해 쉰들러의 연주를 레헬이받쳐주는 세번째 테마‘오르가눔 스위트’에선 무곡 사라반드,창작 성가곡인 ‘레시트’와 ‘테데움’ 등으로 이어져 아름다운 오르간 연주를 들려준다.특히 마커스 팔러의 가슴을 두드리는 듯한 나직한 퍼커션이 특이하다. 그리고 살타첼로의 레퍼토리였던 ‘진도아리랑’을 다시한번 감칠맛나게 연주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 음반은 결국 성가,오페라 아리아,정통소품,민요와 독창적 재즈세계의 벽을 모두 아우르는 대담한 기획을 녹여낸 것으로 보인다.녹음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성 요셉성당과 헤르츠 제수 성당에서 24비트 96㎑방식의 디지털마스터링으로 했다.녹음방식을 자랑하는 것만으로도 한 페이지를 채울 수 있을정도로 대단한 음질이다.
  • 韓비서실장 체제 전망

    청와대의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체제는 ‘당·정=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의 산물로 볼 수 있다.한실장 체제의 등장으로 당·정은 어느 때보다 원만하고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한실장이 오랜 기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보좌해온 ‘전력’으로볼 때 ‘당 우위의 정치’라는 대통령의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읽어나갈 인물이라는 평가다.청와대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그럼으로써 당·정간 일체감속에 개혁 완성도를 극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여권은 기대한다. 당·정 전반에 대한 청와대의 ‘컨트롤 타워’ 기능도 한껏 강해질 것으로보인다.한실장의 활동 스펙트럼이 워낙 넓은 데다 그가 ‘정권 핵심부’랄수 있는 동교동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있기 때문이다. 한실장의 청와대 입성은 당·정간 일체감뿐만 아니라 여여(與與)관계 진전에서도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DJP’공동정권 탄생의 한 주역이었던 한실장이 ‘중용’됨으로써 향후 정치일정에서 자민련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여권의 당정회의가 때로는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잦은 불협화음을 노출시키며 ‘2인3각’모습을 보여왔던 점을 감안할 때 한실장의 등장은 순기능적인 측면이강하다. 한실장의 청와대 ‘입성’으로 청와대를 겨냥해 그동안 제기됐던 ‘당·정간 통합 조율기능 부재,컨트롤 타워 부재’라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이제부터는 당·정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 아래 긴밀한 협의의 틀을 새로 짜나갈 것이라고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 유민기자 rm0609@
  • 감사원 特監 전망, 도·감청 실체규명 어디까지

    감사원이 22일 도·감청 문제에 대해 특감에 착수했다.정확한 실체규명이없이 의혹으로만 부풀려졌던 문제에 대해 확대경을 들이댄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이 전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이번 사안을 속시원히 파헤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감사원측은 특감에 대비,물밑에서 방대한 기초자료 조사를 해왔다.하지만 사안 자체가 여야가 공방을 벌인 정치성을 띤 쟁점이었음을 의식한 듯퍽 신중한 자세다. 감사원측은 일단 내달 초까지는 서울 소재 전화국과 이동통신 및 PC통신업체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이를 토대로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과 정보통신부 등 국가기관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경의 반발 없이 2단계 특감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씻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설령 도·감청이 있었더라도 사안의 성격상 그 흔적이 ‘증발’됐을 개연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야당으로부터 불법 감청 의혹을 받았던 국가정보원에 대한 감사에대해선 유보적 입장이다.국정원을 감사대상기관으로 삼기엔 법리상 난점이있다는 것이다.국정원법 13조 조항은 ‘국가의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한해 감사원 감사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의 관계자는 “1단계 조사후 여론 동향 등을 봐가며 특감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 이처럼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하면 이번 특감도 ‘반쪽 감사’로 진행될 공산이 큰 셈이다.때문에 감사결과도 수사기관의 불법 여부를 자로 잰듯이 규명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같은 맥락에서 검·경 등의 감청실태,감청장비 예산운용의 문제점 등을 부분적으로 파헤치는 선에서 끝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구본영기자 kby7@
  • 용산구 中企공동브랜드 첫선

    용산구(구청장 成章鉉)는 10일 관내 우수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제품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독자 개발한 공동브랜드 4종을 선보였다.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인 디자인산업을 지역경제에 접목시켜 특화산업으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작업을 시작한지 8개월여만에 결실을맺은 것. 그동안 주민 및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러 차례의 설문조사와숙명여대 디자인연구소의 심사,제일기획 디자인실의 자문 등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에 개발된 상표는 관내 전 지역에서 공동브랜드로 사용될 ‘미르빌’(MIRVIL)과 용산2가동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스웨터제품을 대표하는 ‘지지’(XI XI),이태원의 가죽·모피제품을 대상으로 한 ‘틴빅’(TINVIC),가방제품용 ‘가비앙’(GAVIANT) 등 4가지. 미르빌은 용(龍)을 뜻하는 우리말 미르와 마을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빌리지(Village)를 합성한 것으로 의류·생활용품 등 40여개 품목에 사용된다.지지는 스웨터의 짜깁기 문양을 표현한 라틴어 지지지(XIXIXI)에서 따온 용어로200여개 스웨터업체에서 쓰일 예정이며,틴빅은 영어표현인 디 인빈서블(TheInvincible)을 합성·축약해 패션에 민감한 10대의 튀는 모습과 젊은이의 씩씩한 기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브랜드다.가비앙은 우리말 가방을 부드럽게표현하면서도 프랑스어 이미지를 냈다. 용산구는 이들 브랜드를 이날 곧바로 특허청에 상표출원한데 이어 내년 상반기중 상표사용 규약 및 공증 과정을 거쳐 협력업체를 선정한 뒤 제품 출하와 동시에 브랜드 발표회를 갖고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공동브랜드가 개발됨에 따라 본격적인 제품판매가 이뤄질 경우 내수시장 확대 및 해외 수출기반 조성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김대건신부 얼굴 복원한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생전 얼굴이 그대로 복원돼,내년 6월쯤서울 명동성당에 대리석 조각상으로 세워진다. 서울 명동성당 백남용 신부는 지난 6월 한 신자가 김대건 신부의 얼굴상 복원을 부탁한다는 유언과 함께 2억원을 맡겨 이 작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현재 전문 제작팀이 구성돼 작업중이라고 5일 밝혔다. 김대건 신부의 얼굴 복원작업은 지난해 절두산 성당측이 김 신부의 두개골형상을 만들어 그 위에 진흙으로 피부를 입히는 작업을 벌였지만 완성도가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앞서 지난 71년 박희봉 절두산 박물관장이 가톨릭의대 기술진들에게 의뢰해 가톨릭대학 신학부(신학교) 성당에 모셔진 김대건 신부의 두개골 실측작업을 벌여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다. 이번 김 신부의 얼굴상 복원작업은 그동안의 연구성과와 현대 과학을 총동원,생전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정확하게 되살리게 된다. 이미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자문을 거쳤으며 가톨릭의대 한승호 박사팀을 비롯해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복원팀이 작업에 들어갔다.이들은 컴퓨터 스캔으로 3차원 영상을 통해 모조 두개골을 만든 다음 한국인 피부의 평균치를 계산해 두개골 피부를 만들어 전체적인 얼굴모습을 재생하고 마지막에 이를 대리석상으로 복원하게 된다. 백남용 신부는 “컴퓨터 촬영 등 과학기술을 통해 그동안 가톨릭계의 숙원사업이던 김 신부의 얼굴상을 복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아래턱 뼈가 수원 미리내 성당에 있는 등 자료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어 작업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정확한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 [광고대상 신인부문 수상소감] 심사평

    출품된 많은 작품들의 수준은 창의성과 차별성 그리고 그 완성도에서 날로발전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나 기존 광고에 대한 선입견과 잠재의식으로 인해 대학생다운 신선한아이디어와 신세대다운 새로운 시각이 다소 부족하였다.이번 작품의 심사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눈에 띄는 광고보다는 마음에 와 닿는 삼성생명의 광고가 대상을 차지하게 된 것으로 새로운 광고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 커다란 수확이 아닌가 생각한다. “평생당번”을 컨셉으로 한 삼성생명의 광고는 대학생활의 강의실에서 흔히 느낄수 있는 평범한 칠판을 광고 소재로 설정한 것인데,생명회사의 사회에 대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무언의 신뢰감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던 것이다. 진리와 광고의 아이디어는 가까운 곳에 있으며,평범한 것이 우수하다는 것을 실증한 광고였다. 우수상을 수상한 미소주와 SK텔레콤의 TTL광고는 강력한 비쥬얼과 새로운감각을 헤드라인으로 차별화시킨 것이 돋보였다.장려상을 수상한 5개의 작품들 역시 역발상적인 기획의도와 세련된 작품성으로 아낌없이 선정된 것이다. 단지 아쉬움을 남긴 것은 신인광고의 작품은 눈만 즐겁게 해주며 순간적으로 지나쳐 버리는 아이디어보다 마음을 움직이며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소비자의 동감을 얻어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광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대학생들의 작품은 기성인의 표절과 모방이 아닌 대학생다운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독창적이며 독특한 작품이어야 광고의 새로운 발전을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찬용 협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돈키호테’ 3년만에 관객 찾는다

    국립발레단이 최고의 성공작이라고 자부하는 고전발레 대작 ‘돈키호테’를다시 무대에 올린다.26∼31일 국립중앙극장 대극장. 발레극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유명한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그러나 돈키호테의 무용담은 뒷전이고,원작에 없는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바질 등 청춘남녀를 앞세워 유쾌한 사랑이야기로 풀어나간다. 키트리와 바질은 사랑하는 사이지만 키트리의 아버지는 딸을 멍청한 부자 가마슈에게 시집보내려고 한다.이들의 밀고당김에 돈키호테와 하인 산초 판자가 끼어들어 엉뚱한 소동이 잇따라 벌어진다는 줄거리. 원래 ‘고전발레의 아버지’마리우스 프티파가 1869년 처음 발표한 것을 알렉산드르 고르스키가 3막7장으로 재구성,현재 볼쇼이발레단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만들었다.국내에서는 국립발레단이 지난 91년 처음 공연했고 92년‘춤의 해’특별공연,96년 앙코르공연으로 이어졌다. 경쾌한 리듬에 흥겹고 관능적인 스페인춤이 끊임없이 펼쳐지며 조연들의 마임도 수시로 곁들여 ‘유쾌한,코믹한 발레’의 첫손가락에 꼽힌다.특히 1막과 3막 키트리·바질의 그랑 파드되(2인무)는 압권.남자무용수가 여무용수를 한손으로 머리 위까지 들어올리며,발레리나는 32회전의 푸에테를 선보이고,남녀가 함께 대도약하는 등 고난도 기교가 망라된다. 6일동안 8번 공연하는 이번 무대에는 김지영-김용걸,김주원-이원국,김은정-김창기 커플이 번갈아가며 무대에 선다.세 팀 모두 ‘돈키호테’전막공연에서의 주역은 처음이지만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이제 세계적 수준에 오른국립발레단의 여섯 스타들이 한국발레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돈키호테’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한다.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김지영-김용걸,원숙함과 신선함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김주원-이원국,국립발레단이 제3의 주역으로 선택한 김은정-김창기(99 룩셈부르크 국제발레콩쿠르 듀엣 3등상)커플가운데 누구의 춤을 보아야하는지는 즐거운 고민이 될듯.이밖에 뮤지컬 ‘명성황후’로 성가를 드높인무대미술가 박동우가 발레무대에 처음 도전한다든지,바체슬라브 오쿠네프와엄규선이 함께 마련한 의상도 관심거리이다. 공연일정은 △김지영팀이 26·29일 오후7시30분과 31일 오후4시 △김주원팀이 27·31일 오후7시30분,30일 오후4시 △김은정팀이 28·30일 오후7시30분이다.(02)2274-3507∼8. 이용원기자 ywyi@
  • 우승 정일미 인터뷰 “외국에 나가 경험 쌓고 싶어”

    2년여만에 우승을 차지한 정일미는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미녀골퍼’라는 애칭에 걸맞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일문일답에 응했다. ■특별한 훈련법이 있었나. 지난 8월로 예정됐던 JP컵이 폭우로 연기되는 동안 김영일프로의 조언으로퍼팅연습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덕분에 쇼트 퍼팅과 미들퍼팅에서도 자신감을 얻었다. ■승리를 예감한 홀은. 특별히 언급할 만한 홀은 없었다.비가 오면 잘치기 때문에 우승할 자신이있었다.게다가 골프경력을 무시할 수 없다.신인들은 비가 쏟아지면 당황해서경기를 망치기도 한다. ■비가 많이 왔는데 지장은 없었나. 무리한 샷을 하지 않았다.드라이버 샷도 정상적인 날씨보다 4분의 3 정도의 힘으로 쳤다.아이언은 반인치 정도 짧게 잡고 풀스윙은 하지 않은 것이 요령이다. ■외국진출 계획은. 내년도 일본프로테스트 참가 신청을 했다.시합에 많이 참가하고 싶어서 외국에 나가고 싶을 뿐이다.당분간 결혼을 미룬 채 시합에만 열심히 나가고 싶다. 95년 프로에 입문한 정일미는 164㎝·60㎏의 체격에 완벽한드라이버 샷이최대 장기다.정일미는 이번 대회 참가를 앞두고 퍼팅과 어프로치 샷을 집중연습,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영중기자
  • 가을연극계‘역사의 향기’솔솔

    연극계에 때아닌 ‘복고바람’이 분 것일까.새 천년을 눈앞에 두고 우리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2편의 연극이 나란히 기획돼 눈길을 끌고 있다.극단 현대극장의 창작뮤지컬 ‘팔만대장경’과 극단 창작무대 우림의 신작 ‘에밀레(가제)’가 그것. 잘 알려졌다시피 국보 32호인 팔만대장경은 고려인의 국난극복 의지를 담은대표적인 문화재로,지난 95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했다.‘성덕대왕신종’이 본래 이름인 에밀레종은 국보 29호로,신라인들의뛰어난 주종 능력을 가늠케 하는 귀중한 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둘 다 뛰어난 문화유산이면서 동시에 아직까지 제작과정의 비밀이 밝혀지지않았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뮤지컬 ‘팔만대장경’은 역사적 유산을 통해 한 개인의 아픈 역사를 추적한다.이 작품은 여러면에서 주목받고 있다.먼저 25년간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온 현대극장이 2년 준비작업끝에 내놓는 야심작이라는 것.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노려 ‘고품격’대작을 표방하고 나섰다. 7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철저한 고증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이탈리아 현지 무대미술가를 기용한 입체감 있는 무대,20인조 오케스트라 라이브반주 등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뮤지컬을 만들 계획이다.‘명성왕후’에서실력을 인정받은 김원정(소프라노)을 비롯해 바리톤 여현구·현광원 등 성악가 3인의 캐스팅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길떠나는 가족’‘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를 쓴 김의경씨가 극본을,서울시뮤지컬단장 이종훈씨가 연출을 맡는다.11월8일부터 7일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02)762-6194. 연극 ‘에밀레’는 ‘팔만대장경’에 비하면 무대가 소박하다.7년째 창작극만을 올리고 있는 젊은 극단다운 실험성과 시대의식으로 무대를 꾸밀 생각. 천상의 소리라 일컬어지는 에밀레 종소리의 ‘비밀’을 지금까지 드러난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으로 파헤친다.아름다운 소리를 위해 종에 아이를 넣었다는 속설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문에서 연극 ‘에밀레’는 출발한다. “1,200년전 에밀레 종을 만들었던 주종박사들의 고뇌어린 인생을 통해 다가올 새 천년의 의미를 짚어 보려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 변영국 작으로,‘풀코스 맛있게 먹는 법’의 민복기가 연출한다.출연진은 전무송 전국환 박종일 등.10월29일∼12월5일 제일화재 세실극장.(02)543-4994. 이순녀기자 coral@
  • 조pd 2집 출반 기념 회견

    “청소년들이 제 노래를 듣고 욕설을 따라한다는 지적을 받고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욕설이 아니더라도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깊이있게 전달하기 위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했다.”사이버 힙합가수 1호로 꼽혀온 조pd(본명 조중훈·23)가 24일 2집 ‘조pd스타덤 버전 2.0’의 출반을 기념해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얼굴과 음악적 견해 등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인터넷에서의 폭발적인 다운 횟수를 등에 업고 올 1월 발표한 1집이 3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동안에도 그는 얼굴과 신상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었다. 제도권에 던지는 솔직하고 신랄한 비판과 욕설이 뒤섞인 그의 앨범은 청소년 보호위원회로부터 ‘18세 미만 청취불가’라는 판정을 받았고 청소년들과기성세대 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검정색 싱글 정장에 단정한 인상을 풍기며 간혹 날카로운 눈빛을 보인 그는“유해 판정에 기분은 나빴지만 금방 수긍했다.내가 한국사회를 모르는 것아니다”며 “욕설을 없앴다고 이를 유해판정에 굴복한 것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번앨범은 이미 선주문량 12만장을 넘어 또다른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조pd는 “미국에 돌아가자마자 3집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이번 앨범에 함께작업했던 미국인 랩퍼 ‘싸이’,‘디지털매스터’,‘레이 제이’등의 앨범프로듀싱 작업에 전념하겠다”며 “스타시스템에 소외된 역량있는 후배들을발굴,돕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그는 또 “한동안 소홀했던 인터넷 활동에도 주력할 것이며 라이브 무대를기획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잡힌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는 27일 MBC-FM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몇 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31일 출국한다. 끝으로 “국내 가요계는 새 경향이 등장하면 아류가 판을 치는 잘못된 속성이 있는 것 같다”며 “문화가 다양화되지 않으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보탰다. 임병선기자 bsnim@
  • [인터뷰] ‘-사랑의 형식’ 주연 뮤지컬 배우 임선애씨

    내달 2일 문예회관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바보각시-사랑의 형식’에서 주연을 맡은 뮤지컬 배우 임선애(29). 그녀는 요즘 해질무렵부터 새벽 3∼4시까지 혜화동 지하 극단연습실에서 날밤을 샌다.‘바보각시’등 4개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는 연출자 이윤택의 바쁜 스케줄 탓에 이시간에야 비로소 연습이 가능하다. “데뷔 6년만에 처음 출연하는 정극인데다 이전보다 주인공(바보각시)의 비중이 커져서 부담이 많이 돼요”‘바보각시’는 우리 전통의 살보시 설화를 모티브로,자신의 모든 것을 세상에 베푸는 바보각시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 세기말적 구원을 그린 작품. 이윤택의 우리극 형식 3부작중 하나로,93년 초연당시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나 관객들에게는 외면받았다.이 작품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던 이윤택은 올초 부산과 서울에서 재공연을 가졌고,매회 객석을 가득 메우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번 공연은 1일 개막하는 제23회 서울연극제 공식초청작으로 다시 띄우게된 것.작곡가 원일의 음악을 보강하고,초연때 구음(口音)을 맡았던 김민정이 출연하는 등 미학적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바보각시역에 뮤지컬 배우인 그녀를 캐스팅한 것도 음악적인 측면을 고려해서다. “지난 봄 리어왕 시연회에 갔다가 바보각시 이미지에 어울린다고 하시길래선뜻 하겠다고 했어요”이윤택과는 지난해 ‘눈물의 여왕’이후 두번째 만남.연출스타일이 너무 꼼꼼해 연습할때는 힘들지만 극중 배우의 장점을 가장 잘 드러나게 하는 연출자여서 마음이 든든하단다.하지만 무게가 만만치않은 꼭두각시 인형을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들고 연기해야 하는데다 우리 고유의 음악인 정가(正歌)를 익혀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맑고 순수한 바보각시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리고 이 작품을 계기로 ‘뮤지컬 배우’가 아닌 그냥 ‘배우’로 기억되길 바랍니다”94년 ‘코러스라인’으로 데뷔한 그녀는 96년 한미합작 뮤지컬 ‘브로드웨이42번가’오디션에서 주인공으로 뽑혀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이후 ‘웨스트사이드스토리’‘하드록카페’‘바리’등에 출연했다.15일까지.(02)763-1268이순녀기자 coral@
  • 듀크 엘링턴 탄생100돌 음악회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씩 엘링턴 앞에 무릎꿇어 감사하게 될 것이다”74년 듀크 엘링턴이 75세로 타계했을때 색소폰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는 이같은 추모사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자기 장르의 바운더리를 넘어 현대음악 전 부면에 두루 영향력을 드리운 위대한 흑인 재즈 작곡가 듀크 엘링턴의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가 국내에서열린다.28일 하오3시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의 ‘셀렉션스 프롬 엘링턴스 듀엣’이 그것. 엘링턴은 6,000여곡의 작품을 남긴 다산성이면서도 귀에 착착 붙는 뚜렷한선율선과 고른 완성도로 ‘재즈의 셰익스피어’라 불려온 작가.발라드에서성가,솔로에서 오케스트레이션까지 재즈로 표현가능한 모든 영역을 탐사한그의 작품세계 가운데서도 이번 공연에선 특히 옛음반 ‘듀엣(the duets)’에 포커스를 맞췄다. 천재 베이시스트 지미 블랜튼의 연주에 엘링턴이 직접 피아노 연주를 맡은이 앨범은 당시까지 반주 악기로만 치부돼온 베이스를 무대 전면으로 당당히 끌어내 재발굴해낸 재즈 베이스사의 기념비적 음반. 이번 공연에서는 베이시스트 닐스 해닝 오르스테드 페데르슨(NHOP)과 피아니스트 멀그루 밀러가 호흡을 맞춰 듀엣 수록곡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덴마크가 자랑하는 NHOP는 ‘베이스를 기타처럼 다룬다’는 평을 듣는 테크니션이며 밀러는 엘링턴 피아니즘의 적자중 하나로 평가받는 미국 뮤지션이다. 레퍼토리는 ‘C 잼 블루스’‘소피스티케이티드 레이디’‘컴 선데이’‘피터 패터 팬터’‘왓 앰 아이 히어 포’등 듀엣 수록곡에 연주자들 작품을 곁들였다.문의 599-5743. 손정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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