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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은정 현대무용단’ 전국무용제 대상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한국무용협회 공동 주최로 지난 3∼11일 울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전국무용제에서 ‘걸울속 신화’를 출품한 서은정 현대무용단(대전)이 대상(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걸울속 신화’는 무용수들의 기량이 고르고 뛰어난데다 이상 시인의 시 3편을 토대로 현대인의 자의식을 미술,영상,음악과의 세련된 접목을 통해 완성도 높게 풀었다는 평을 받았다. 대상을 수상한 서은정 현대무용단은 20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받았다. 개인상 부문 안무상은 이 무용단 예술감독 서은정씨,최우수 연기상은 목백합무용단(강원) 소속 나용주씨에게 각각 돌아갔다. 단체상 금상은 하야로비 현대무용단(부산 ‘생명’)과 새즈믄 퍼포먼스 시어터(충북 ‘꼭두산조’),은상은 인천현대무용단(인천 ‘내 아버지 이야기’),박상진무용단(울산 ‘사람의 바람’),김미숙무용단(광주 ‘천년의 비색’),양대승무용단(경기 ‘잿빛하늘’)이 받았다.개인상 부문 연기상은 정숙경(인천현대무용단),정훈목(박상진무용단),오은아(새즈믄 퍼포먼스 시어터),박미영(김동은무용단),서은정씨에게 돌아갔고,무대예술상은 황경호(하야로비현대무용단)씨가 수상했다. 주현진기자 jhj@
  • TV리뷰/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 -‘여성의 적은 여성’ 일방적 메시지 ‘짜증’

    좀더 세련된 방식으로 매끄럽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는 없을까.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월∼금 오후8시20분)의 주된 갈등구조는 ‘여성 대 여성’이다.주내용은 ‘여주인공 은아리영(장서희)이,어머니를 버리고 탤런트 심수정(한혜숙)과 재혼한 아버지 은진섭(박근형)에 대해 복수하는 것이다.하지만,이외에도 수많은 여성군상들이 ‘만녀(萬女)의 만녀에 대한 투쟁’에 전념하고 있다. 일단 은아리영은 아버지의 새 부인인 심수정을 ‘방송작가 대 탤런트’라는 관계를 이용해 철저히 괴롭힌다.(전처의 딸:후처)/은아리영은 또 아버지가 재혼하여 낳은 딸 은예영(우희진)의 애인 주왕(김성택)도 틈틈이 유혹한다.(전처의 딸:후처의 딸)/의상실 사장 조수아(고두심)는 심수정과의 이해관계 때문에 잘 지내지만 뒤돌아서서는 항상 견제하고 질투하는 사이다.(여친구:여친구)/은예영과 의상실 사장의 딸인 마마린(이재은)은 친구 사이지만 예영의 애인 주왕을 두고 계속해서 대립한다.(여친구:여친구). 이 극의 모든 얼개에서 여성들은 남성을 사이에 두고 암투를 벌인다.이쯤되면,눈치빠른 여성 시청자들이라면 드라마에서 작은 진리 하나를 건져올릴 수 있을 것이다.“아,여성의 적은 바로 여성이구나.”물론 맞을 수도,틀릴 수도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좀더 세련되게,시청자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안방극장의 인기 프로그램에서 특정한 한쪽의 입장이 줄기차게 불거지는 것을 참아내기란 상당히 피곤하다.결국 제작진의 작의와는 상관없이 그것은 제품의 완성도 문제로 귀결된다. 지상파방송의 공중이익에 대한 공헌 같은 거창한 담론은 잠깐 돌려놓더라도,한쪽 입장에만 치우친 여성관 전달은 그 자체로 공정치 못한 것이 아닐까.‘인어아가씨’에서처럼 ‘편협한 시각에서 일삼는 여성끼리의 암투와 견제’는 아무래도 진부한 인물조형이다.진부한 캐릭터로 진부하지 않은 극을 만들기 위해선 세심한 장치와 맛깔난 도구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그냥 보기만 해도 신이 나고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되는 ‘여성의,여성을 위한,여성에 의한’드라마하나쯤 있어도 좋을텐데…. 채수범기자 lokavid@
  • 기고/ 폭넓은 독서·토론으로 PSAT 대비를

    정부는 2002년 1월26일 고시제도 개편안이 반영된 공무원 임용시험령을 개정·공포했다.이로써 정부수립 이후 50여년 동안 고급공무원 선발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고시제도가 오는 2004년부터 ‘공직적성평가제’도입으로 전환기를 맞게 됐다. 주요개편 내용은 영어시험이 토플·토익 등의 영어능력 검정시험으로 대체되어 기준점수 이상을 획득한 수험생만 제1차시험 응시자격을 갖게 된다.그리고 2차시험의 선택과목 수가 축소되고,배점 비율도 필수과목의 50%로 축소된다.또한 1차시험 면제제도가 폐지되고 1차시험 합격자 수는 현행보다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된 변화는 1차시험에 공직적성평가(Public Service Aptitude Test:PSAT)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PSAT는 공직자로서 가져야할 기본소양과 종합적 사고력을 검정하는 평가방식이다.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의 3영역으로 구성된다.언어논리영역은 문장의 이해와 구성능력 및 추론력 등을,자료해석영역은 통계·수치 자료의 처리 및 분석능력 등을,상황판단영역은 실제 업무에서 필요한 판단 및 문제해결능력 등을 평가한다. 정부는 이같은 평가방식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것을 우려해 2004년에 외무고시에 50%,2005년에 행정·기술고시에 50%씩,2006년에는 이들 시험에 모두 각각 75%씩 단계적으로 적용한 후,2007년부터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PSAT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폭넓은 독서와 토론 등을 통하여 주어진 문제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또한 각종 기관에서 발표하는 통계 자료나 관련기사에 대한 심층적 분석능력을 갖추어야 하며,사회적인 문제와 사건의 원인·성격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안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PSAT제도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던 부분적인 개편과는 차원을 달리하는만큼,정부도 제도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하여 완성도 높은 문제은행 구축·시험전문관 채용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특히 수험생과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실험평가를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철저히 보완해 나가는 등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아울러 수험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도 수시로 제공할 예정이다.현재 여러 유형의 문항을 개발하고 있고,영역별 평가 내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수험생들도 행정자치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PSAT 예제 유형의 변화나 진전 사항을 관심있게 살펴볼 것을 당부한다. 오형국/ 행자부 고시과장
  • 도요타 - 닛산 ‘저공해車 제휴’

    (도쿄 황성기특파원) 도요타 자동차와 닛산(日産)자동차가 저공해차(하이브리드)의 환경기술 부문에서 손을 잡는다. 제휴의 핵심은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조합한 저연비의 저공해 자동차의 공동개발.도요타는 닛산에 기간 부품을 공급하고 닛산은 2006년 미국에서 신형차를 발매한다. 일본의 경쟁 업체들이 환경 대응 자동차의 기술개발 부문에서 본격 제휴하기는 처음이다. 저공해 자동차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재이용하기 때문에 연비가 좋다. 연료 전지차가 실용화되기까지의 중간단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도요타는 ‘프리우스’,‘크라운’,‘에스티마’ 등에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일본과 미국 등에서 12만대를 판매했다. 두 회사의 제휴발표에 따르면 도요타는 닛산과 저공해 자동차의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실시,2006년부터 10년간 저공해 자동차의 기간부품을 닛산에 공급한다.첫 5년간 15만대의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치열한 판매경쟁을 계속해 온 도요타와 닛산이 저공해 자동차의 기술개발로 손잡은 것은 환경대응을 위한 거액의 개발투자가 두 회사 모두에게 큰 경영압박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저공해 자동차에는 미국의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도 2003년 참여할 계획이어서 도요타와 닛산은 공동으로 해외 업체와 경쟁하게 된다. 이번 제휴로 도요타,닛산은 환경투자의 부담 경감에 따라 수익성이 향상될것으로 예상된다.도요타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저공해 자동차는 기술적으로는 완성도가 높지만 가격이 비싼 점이 걸림돌이 돼 왔다. 판매대수는 일본,미국,홍콩 등에서 12만대에 머물고 있고 환경보호 의식이높은 유럽에서도 3500여대에 불과하다.거액의 개발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도요타는 경쟁사와도 손을 잡고 판로를 넓힐 필요가 있었다. 기술개발은 전액 자사 부담원칙을 고집해 왔던 도요타가 올해 발표한 2010년을 목표로 한 ‘장기 비전’에서 ‘사업의 선택과 집중,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혀 변화를 예고했다. 제휴는 이러한 경영방침의 전환에 따른 것으로 제휴관계가 닛산의 대주주인 르노를 비롯해 환경기술에서 도요타와 제휴하고 있는 GM 등 일본 안팎의 업체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닛산에게도 앞으로 환경대응 차량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저공해 자동차의 개발은 피할 수 없는 경영과제였다.그러나 닛산은 도요타에 비해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저공해 자동차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동력원으로 하는 연료 자동차를 모두 개발한다는 것은 무리였다.지난 2000년 100대의 저공해 자동차를 판매하는 데 그친 닛산에게 이번 제휴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번의 도요타·닛산의 제휴는 다른 일본 대형 자동차 업체의 경영 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marry01@
  • ‘몸에서 우주까지-유럽인의 새로운 선택전’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유럽공동체(EU) 탄생 이후 유럽의 생활과 미래의 디자인은 어떠한가를 생각해 볼 기회가 생겼다.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는 6일부터 29일까지 ‘몸에서 우주까지-유럽인의 새로운 선택전’이 열린다.이 전시는 지난 5월 파리 루브르박물관 개로셀전시관에서 소개된 작품들로 유럽 디자인의 최신 경향과 미래 생활에 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것들이다.전시 주제는 7가지로 몸·집·작업공간·네트워크·도시이동·지구·우주였다. 한국 전시에서는 이중에서 우리 정서에 맞으면서 유럽인의 감각이 살아 있는 4가지,50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또 다른 나의 몸’‘아름다운 나의 집’‘소통하고 이동하기’‘바비(Barbie)와 함께하는 미래’가 그것. 전시기획자 김난영씨는 “EU로 하나가 됐지만 독일인의 생활방식을 어떻게(불편한 관계에 있는)프랑스인에게 요구할 것인가,(지중해에 위치한 따뜻한)이탈리아인의 취향을 과연 (북풍이 부는 추운)핀란드인의 취향과 함께 묶을수 있는가 등을 생각해 보고,정체성을 찾는 자리”라면서 “다른 나라의 민족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꼭 필요한 전시”라고 설명했다.전시품들은 루브르박물관 전시 2년6개월 전에 영국 독일 이탈리아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등 유럽 11개 국의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과 젊은 디자이너들이 협력해 만든 장기 프로젝트다.때문에 완성도나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보다는 ‘디자인의 접근 방식과 개념’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 감상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기억’이라는 작품은 둥근 수박을 고이는 흔한 도구.그러나 ‘수박 받침’이 아닌 기억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를 디자이너는 ‘수박이 닿았던 자리의 무게와 눌림을 받침이 기억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디자인전문가들은 “개념을 따라잡을 때 디자인을 단순히 모방할 뿐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간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럽 전시 때 가장 인기를 모은 ‘유혹하는 초콜릿’은 인체를 그대로 본떠 만든 초콜릿.인체의 조각(초콜릿)을 만지고 깨물어 먹으면서 신체적 접촉과 욕구들을 체험하며 사랑하는 감정들을 일깨운다는 개념이다.이 제품은 독일의 몇몇 갤러리에서 상품화해 팔기도 했다. ‘시소 벤치’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나왔다.시소와 벤치의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벤치로서 기능을 하려면 의자에 앉으려는 둘 또는 셋이 몸무게에 따라 앉는 위치를 조절해야 하고,동시에 앉고 일어나야 넘어지지 않는다.‘공생’의 개념을 강조했다. 특별전인 바비인형을 통해 본 유럽의 현재와 미래는 어린이들도 좋아할 만한 소재와 주제로 꾸몄다.개당 80㎤의 입방체로 유럽전에는 48개가 소개됐지만 국내전에서는 8개만 전시한다. 컴퓨터 가상환경(3차원)에서 드로잉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교육용 DVD인 ‘싱 드로잉(Seeing Drawing)’도 소개한다.영국 래이번즈번 디자인커뮤니케이션대학의 로빈 베이커 학장 등 2명이 참석하는 관련 세미나는 5일 오후 1시 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다.(02)580-1648. 문소영기자 symun@
  • 책/ 나, 황진이-名妓 황·진·이 소설과 역사로 부활

    그녀는 평생 세 부류의 사내에게만 ‘잣나무배 오르기’를 허락했다.첫째는 돈많은 송도의 거상이고,둘째는 저보다 음률에 앞선 자이며,마지막은 시문에 탁월한 문재인데 이중 시 잘 짓는 이를 만나면 버선발로 맞았다.누구라도 그 이름을 대면 ‘아,’하며 한두마디 거들고 나서지만 정작 그를 아는 사람은 없다. 조선 중종조의 명기로 송도 어름을 주름잡았다지만 역사적 평가의 장에서는 노류장화라거나 해어화의 꼬리표를 뗄 수 없던,그러면서도 조선시대 철학사의 한 축인 화담 서경덕의 철학세계를 열라치면,어김없이 시·서·화 3절의 튼실한 격을 지분 향내처럼 풍기며 다가서는 여인,바로 황진이(黃眞伊)다. 결코 색정만으로는 옷고름을 풀지 않았으며 절창에 명필의 재능까지 겸비한 그녀가 ‘문사철(文史哲)’이라는 제법 무거운 분장으로 우리 곁을 다시 찾았다. 우리가 아는 황진이의 히끄무레한 실루엣을 단번에 지워버리고 그 자리에 거침없이 새 그림을 그려 넣은 김탁환의 소설 ‘나,황진이’(푸른역사)가 문제의 책.책은 소설과,학문적 시각에서해설을 넣은 주석판 등 두 종류로 따로 나왔다. 박종화 류의 역사소설을 냉소하며,조선왕조실록에 한줄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황진이를 이렇게 철저하고 완벽한 고증으로 재현해 낸 사실이 놀랍다.놀라움은,소설과 함께 ‘역사와 소설의 포옹’이라는 부제를 달고 발간한 주석서,거기에 빼곡이 적힌 600여 주석에 이르면 이 실험이 결코 허튼 것이 아님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기생 황진이를 섣부른 덧칠로 윤색하려는 어설픈 기도는 아예 하지 않았다.대신 ‘문사철’을 넘나드는 사료적 근거에 천착해 누가 보아도 납득할 만한 방식으로 일세를 풍미한 지식인 황진이를 창조해 냈다. 저자는 당대의 풍류객이자 종실인 벽계수를 낙마하게 한 시가(詩歌)‘청산리 벽계수야…’를 작품의 모두에 얹지 않았다.대신 황진이를 고려의 수도인 송도 지식인의 태두 ‘서경덕 에콜’의 대모로 자리매김해 당대 지식인들의 고뇌와 정서를,그가 음유하는 장대한 서사적 시상으로 복원해 내는 솜씨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황진이를 둘러싼 야담요설을 피해간 것은 아니다.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그를 둘러싼 많은 일화를 재해석했다.마치 ‘황야의 이리’에서,헤르만 헤세가 하리 할러의 수기를 빌어 지식인의 분열된 정신세계를 분석한 것처럼 황진이의 의식으로 16세기 지식인 사회를 해부한다. 허균이 황진이를 박연폭포·서경덕과 함께 묶어 ‘송도 3절’이라고 칭했으나 속세의 일이 한량없이 가볍기만 한 황진이는 소설 속에서 이렇게 되뇌인다.“폭포와 사람의 어깨를 견주는 것이 우습고 스승과 내가 함께 논의되는 것도 어불성설이기에 물러나 등 돌리는 것으로 부끄러움을 다한다.”고. ‘한숨을 토했답니다.’‘몰랐을 따름이지요.’‘상관하지 않으셨답니다.’의 서술형태에 골라쓴 단어가 구석구석 빛나는 등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작가의 문체 미학적 시도도 일단 신선하다.‘같은 종결어미의 숨막히는 반복이 읽는 이들에게 과연 어떤 느낌을 줄까.’라는 문제에 대해 진지한 검증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작가는 최근 들어 관심을 모으는 미시사(微視史)적 접근,즉 기존 역사에서 문학을 추출해 내는 방법 대신 문학을 통해 역사를 조합하려는 역시도를 하고 나선다. 아직 성과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나,작가는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화가(백범영 용인대 교수)한문학자(안대회 영남대 교수)중문학자(정재서 이화여대 교수)역사학자(홍영의 국민대 강사)와 문학평론가(장일구)의 감수까지거쳤다.이른바 학제간 공동연구를 통해 탄생시킨 역사이자 시·소설·그림이 함께 한 복합장르적 작품이다. 작가는 “황진이의 마음으로 16세기 지식인들의 사상적·미적 성취를 살피는 것은 물론 그들의 고뇌까지도 속속들이 이해하고 싶었다.”고 토로해 그의 애씀이 결코 도로(徒勞)일 수 없는 당위성을 얻고 있다.하지만 그래도 남는 아쉬움 하나.새로 시도한 소설의 사료적 근거가 일제 어용학자인 이능화의 ‘조선해어화사’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점이다.작가가 사료로 제시한 이덕형의 ‘송도기이’와 허균의 ‘성옹지소록’,유몽인의 ‘어우야담’과 서유영의 ‘금계필담’이 모두 이능화의 저서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소설 9500원,주석서 1만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유무선 인터넷 접속기 첫개발

    블루투스(무선 인터페이스 장치)가 장착된 이동전화기나 개인정보단말기(PDA)를 이용해 가스밸브와 냉장고·오디오 등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유무선 인터넷 접속장치’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통신소자모듈팀은 23일 블루투스와 무선랜,USB(컴퓨터에 주변기기를 쉽게 부착할 수 있는 장치),이더넷(유선랜),초고속통신망(ADSL) 등이 탑재된 접속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공유가 가능해 가정내 유무선 네트워크와 교신이 가능하며 방화벽을 제공하기 때문에 해커의 침입을 막을 수 있고 침입 감지도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성수 통신소자모듈팀장은 “무선인터넷 및 무선전화 기능을 갖춘 홈게이트웨이의 세계시장 규모가 2004년 90억달러로 추정되는 등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가격이 10만원대로 저렴하고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아 즉시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TRI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기술이전 설명회를 갖고 관련 업체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우수기업 좋은 광고/소비자인기상 시크리트 01드라이버-출시4개월만에 50개매장 점령

    ㈜오리엔트골프의 ‘야마하 시크리트 01’ 드라이버는 골퍼의 기본적인 욕구인 비거리,방향성 등을 완벽하게 만족시킨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시 4개월만에 전국 50개 매장에서 판매율,고객만족도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시크리트 01은 헤드페이스 두께가 2.4㎜로 기존 제품보다 0.2㎜ 얇게 만들었다.또 헤드 반발계수도 0.86으로 드라이버 가운데 최대 헤드 반발력을 보유했다.미국골프협회 반발계수 규제치가 0.83인 점을 감안하면 시크리트 01은 경이적인 드라이버인 것이다. 이와 함께 텅스텐소재와 헤드턴기어를 장착, 헤드 스피드를 높인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뛰어난 품질 덕택에 판매량도 올해 들어 2배이상 신장했다.최근 골프채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시크리트 01 드라이버의 선전은 더욱 의미가 있다. 오리엔트골프는 항상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해 왔다.또 사용자들의 체험과 시타회 자료 등을 적재 적소에 전달,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인 것도 성공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 MBC ‘고백’시청자들 비난…시청자 공감 못얻는 불륜드라마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통해 살아난다’ MBC 월화드라마 ‘고백’이 예상치 못한 수난에 시달리고 있다.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SBS 사극 ‘여인천하’의 아성(30.4%)에도 불구하고 평균 19%의시청률을 유지하지만 비상식적인 내용 탓에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종전 불륜을 소재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대체로 시청자들이 극중 불륜을 저지른 인물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었다는공통점을 갖는다. 시청자들은 유부남 유부녀가 주인공인 MBC 미니시리즈 ‘애인’를 보면서여경(황신혜)과 운오(유동근)가 가정을 위해 일생에 한번 뿐인 사랑을 포기했다는 아쉬움마저 느꼈다. 같은 방송사 미니시리즈 ‘위기의 남자’에서도 바람을 피우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채 아이 셋을 키우며 힘겹게 살아가는 이혼녀 금희(황신혜)가 유부남 준하(신성우)와 사랑에 빠졌지만 시청자들은 그녀를 동정했다.그러나 드라마 ‘고백’의 불륜은 이같은 경향과는 달리 시청자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줄거리와 대사가 잇따라 문제가 되고 있는 것.극중 젊은 여인 영주(정선경)와 외도를 하는 남편 동규(유인촌)는 부인 윤미(원미경)에게 “너랑 자면서 남자로서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당신은 빗자루 같아.빗자루는 가만히 있고 마당이 움직여 청소가 되길 바라지.”식의 말을 퍼부우며 성적인 불만을 결별의 이유로 당당히 내세운다. 이같은 방송이 나가자 MBC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선정적인 대사 자체도 문제지만 17년을 별탈 없이 살아온 부부가 잠자리 불만을 이혼 사유로 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비난들이다. 지난 93년 불륜을 주제로 삼아 화제가 된 SBS ‘결혼’(김수현 극본)의 연출자 오종록 PD는 “안방극장의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그 내용과 주제가 어찌됐건 완성도가 중요하다.”면서 “제작진 입장에서 볼 때 드라마 완성도는시청자의 공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정된 시놉시스에 따르면 ‘고백’에서 동규는 영주와 결혼해 아들을 낳지만 결국 윤미에게 돌아간다.아이는 윤미가 키우고,영주는 함께 일하는 극단의 연출자와 결혼하는결말이다. 성적인 불만족을 이유로 집을 뛰쳐나간 남편,그리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온남편을 군말없이 받아주는 아내….예정대로라면 방송 끝까지 시청자들의 비난을 비켜가지 못할 성 싶다. 주현진기자 jhj@
  • 한국영화 상반기 결산

    지난해 ‘친구’로 전국 관객 800만 시대를 연 이래 한국영화의 앞날은 장밋빛으로 붉어졌다.하지만 올들어 기대작의 연이은 흥행 몰락으로 들뜬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었다.‘취화선’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집으로’의 전국 관객 400만 돌파 등 영화팬들을 웃음 짓게 한 일도 있었지만,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다.2002년 상반기 한국영화의 명암을 들춰본다. ■明 겉보기보다는 한국영화를 찾는 관객의 발길은 크게 줄지 않았다.올 상반기 관객 점유율은 약 35%로 지난해 39%보다 조금 낮아졌다.영화진흥위원회와 아이엠픽쳐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1·4분기 점유율은 37.3%로 ‘친구’가 불붙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보다 10%포인트나 높았다.이는 큰 흥행작은 많지 않았지만 개봉영화 수가 36편으로 지난해 21편보다 훨씬 많았고,기본적으로 한국영화 관객층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소재가 다양해진 것도 긍정적인 신호.지난해에는 ‘조폭 마누라’‘달마야 놀자’‘두사부일체’등 조폭 코미디가 기세등등했다면 올해는 ‘일단 뛰어’‘울랄라 시스터즈’‘재밌는 영화’‘정글 쥬스’등 ‘날라리' 고교생부터 밤무대 여성 댄스그룹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을 소재로 끌어왔다.80년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 ‘해적,디스코왕 되다’와 3가지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코미디 ‘묻지마 패밀리’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예술성 짙은 영화들도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음으로써 오랜 숙원을 풀었다.이어 이성강 감독의 ‘마리 이야기’가 애니메이션 최대 축제인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받아 국내 흥행 참패를 보상받았다.일흔살 할머니와 일곱살 꼬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상업영화의 원칙을 깬 ‘집으로…’가 전국 관객 400만을 돌파,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暗 외형은 그대로지만 영화사는 울상이다.관객·수입은 비슷할지 몰라도 비용은 상대적으로 수직 상승했기 때문.특히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은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고배를 마시면서 ‘한국영화 위기론’이 대두됐다.제작비 32억원을 들인 ‘피도 눈물도 없이’는 17억원이 적자고,제작비 80억원에 육박하는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전국 관객 200만명을 겨우 넘겼다.‘복수는 나의 것’은 40만명이 관람해 제작비도 건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집으로…’가 409만명,‘공공의 적’이 303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지난해 1년간 ‘친구’‘조폭 마누라’‘엽기적인 그녀’‘신라의 달밤’‘달마야 놀자’등 5편이 각각 300만∼800만명을 동원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저조한 실적.후반기에 선보일 ‘챔피언’‘성냥팔이 소녀의 재림’‘R.U.Ready’도 제작비가 80억∼100억원이어서 실패한다면 영화산업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코미디 소재가 다양해지긴 했지만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문제.영화가 돈이 되다 보니 너도나도 상업성을 좇아 코미디를 만들었지만,기본도 갖추지 못한 채 영화 속 주인공들끼리 웃다 끝나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집으로…’를 제외하고는 작가주의 영화가 대부분 실패한 것도 미래를 어둡게 한다.‘복수는…’‘피도…’의 흥행 부진은 지난해 ‘고양이를 부탁해’‘눈물’등의실패에 이어 관객층이 넓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다양하지는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예상 깬 흥행성적 ‘오페라 유령’이 남긴것

    ‘국내에서도 뮤지컬의 롱런이 가능할까?’기대와 우려 속에서 지난해 12월2일 막을 올린 ‘오페라의 유령’이 예상을 깬 흥행 성적을 거두고 오는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와 7개월간의 장기공연이라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공연계는 개막전부터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을 모았다.연간 관객 30만명에 연 매출 140억원에 불과한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대세였다.그러나 폐막을 10여일 앞둔 현재의 성적은 당당히 ‘합격’이다. 최종 매출액은 192억원.제작비·로열티·문예진흥기금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20억원 수준으로 금액 자체는 크지 않다.하지만 관객 규모는 어마어마하다.지난 7개월간 94%의 유료 객석점유율을 유지했다.30일 공연까지 포함한다면 총 244회 공연에약 24만명의 관객이 몰려든 셈이다. 이같은 흥행 성공에는 아홉 차례 오디션 끝에 선발한 출연진과 오리지널 스태프의 기술,원작 자체의 음악성과 작품성 등 작품의 질과 완성도가 가장 큰 몫을 했다.아울러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제작사 RUG와 제미로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국내에서는 드문 공연 예매제를 고집했고,이는 월드컵 같은 ‘악재’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 시장성의 입증은 뮤지컬도 하나의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그동안 꾸준히 뮤지컬에 투자해온 코리아픽처스 외에도 지난해 말 설립된 SJ엔터테인먼트와 스타맥스 등이 투자에 새로 뛰어들었다.또 인터넷 영화·공연 티켓 예매대행사인 맥스무비도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서울시립뮤지컬 강대진 단장은 “잘 만든 뮤지컬만 있다면 언제든지 관객은 볼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시장 규모를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연극계는 가뜩이나 취약한 처지가 뮤지컬의 거대화로 더 좁아지는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눈치다.또 외국 뮤지컬이 대량 수입되면 자칫 창작 뮤지컬의 자생력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연극평론가 김미도씨는 “곧 무대에 오르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레 미제라블’처럼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뮤지컬이 줄줄이 들어온다면 ‘명성황후’이후 창작뮤지컬이 큰 빛을 보지 못하는 현실에서 더 침체될 수도 있다.”면서 “창작뮤지컬이 경쟁력을 갖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반면 문화 개방화 시대에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평가도 많다.에이콤 윤호진대표는 “어차피 문화상품에는 나라의 경계가 없어졌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이 들어온다면 국내 관객에게도 감상의 기회가 늘고,창작 뮤지컬계도 자극을 받아 좋은 작품을 만드는 등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미로는 이번 ‘오페라의 유령’성공을 발판 삼아 내년 2월 예술의전당에서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의 오리지널팀이 출연하는 뮤지컬 ‘캐츠’를 공연할 계획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철거작업 한창 난곡지역 르포/달동네 자취 담으려 외지인 북적

    ■다큐·사진작가드 마지막 철거민 애환 촬영/학계 빈민가 논뭄발표…외국언론도 조명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달동네 ‘난곡(蘭谷)’이 철거를 앞두고 새롭게조명받고 있다. 난곡의 본 모습을 학술자료나 기록,영상 등으로 남기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외지인들이 몰려와 영화나 사진을 촬영하거나 학술 연구자료를 수집하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은 난곡의 일상이 되고 있다. 특히 6·13지방선거 일정과 일부 철거 대상 주민들의 항의로 재개발 작업이 중단된 틈을 타 난곡을 찾는 이들이 더욱 늘고 있다.재개발 정책에 관심을 가진 벽안(碧眼)의 해외 비정부기구(NGO) 회원들이 난곡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기도 한다. ‘난초 가득한 골짜기’란 뜻의 난곡은 서울 관악구 신림7동 산101 일대를 가리킨다.2500여 가구의 터전이었던 난곡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재개발 작업으로 인해현재 200가구 주민 600여명만이 남아 있다.재개발 과정에서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거나 갈 곳이 없는 세입자와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학계에서는난곡에 사는 주민들의 세대를 잇는 ‘빈민사’가 주요 연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계에서는 봉천동과 사당동,청계천 등 판자촌이 헐릴 때마다 쫓겨난 영세민들의‘안식처’인 난곡의 재개발 정책을 연구한 논문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핀란드 출신의 인류학자 얀센은 올해 초 며칠 동안 난곡에서 먹고 자며 주민들의 생활상을연구해 갔다.조만간 관련 논문도 발표할 예정이다. 단국대 사회과학부 조명래(趙明來) 교수는 “저소득층의 터전인 난곡이 사라지는것을 시발점으로 서울은 ‘중산층의 도시’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재개발 이전난곡 마을의 학술적 가치를 평가했다. 조 교수는 이어 “난곡 주민들이 생존근거로 삼았던 이 곳을 떠나기가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 이들의 생존 방식을 중심으로 도시 빈민 문제의 해결책을 연구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도 난곡을 무대로 한 작품이 잇따르고 있다.‘해적,디스코왕 되다’‘챔피언’‘복수는 나의 것’ 등이 곧 사라질 난곡의 마지막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 한 영화업자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21세기 서울에 남은 달동네를 필름으로 간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국 BBC 등 일부 해외 언론도 난곡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나 기획물을 만들기위해 취재 활동을 마쳤거나 계획하고 있다. 일본과 필리핀·말레이시아 등의 시민단체가 연대한 ‘아시아주거연합’ 회원들이 난곡 마을의 강제 철거를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기 위해 국내 빈민단체와 공동 활동을 펴고 있다. 그러나 난곡 주민들에게는 갑작스러운 외지인의 관심이 달갑지만은 않다.난곡을단순한 흥미거리나 연구대상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시각이 아쉽다는 것이다. 난곡 세입자주거 대책위원장 하주택(49)씨는 “영화 촬영이나 연구활동을 위해 난곡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민들의 삶과 지역의 역사를 고려한 재개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강혜승기자 geo@ ■50년대말 판잣집정비 시초/부동산 투기수단으로 전락/달동네 재개발 변천사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50년대 후반부터 등장했다. 한국전쟁 뒤 대도시의 국공유지와 사유지에 무단으로 들어선 판잣집을 뜯어내는‘철거정책’을 노후·불량주택 정비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도시 기능에 장애를준다는 이유로 시작된 철거정책은 도시인구 집중과 함께 도심 외곽의 구릉지 등에대규모 ‘달동네’를 새로 조성하는 데 한몫했다. 서울시의 도시외곽 이주정책은 60년대 말∼70년대에 들어 극에 달했다.서울 외곽과 경기도 성남시 일대의 달동네는 당시 서울 청계천 주민들이 대거 옮기면서 형성됐다.철거민이 떠난 자리에는 시민 아파트 등이 들어섰다.청계고가 옆과 서울시내구릉지 정상에 서 있는 낡은 아파트가 당시에 지어진 것들이다. 서울시의 불량주택 외곽이주 정책은 그러나 국공유지 고갈과 70년대 초 경기도 광주시에서 일어난 이주단지조성 주민들의 폭동사태로 규모가 축소되고 후속사업도제동이 걸렸다.대신 주민이 사업비를 부담하는 현지 개량사업과 무허가 건물의 양성화사업이 추진됐다. 70년대 말부터는 개발방식도 다양해졌다.주민들 스스로개발하는 자력재개발,AID차관 재개발이 등장했다.건설업체가 끼어들어 공동주택을 짓는 위탁재개발 방식이등장한 것도 이때다.그러나 주민 부담능력과 공공지원 부족이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재개발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것은 신군부가 들어서고 83년 ‘합동재개발’ 방식이 도입된 이후다.땅이나 주택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건설업체와 협력,입주할 주택뿐 아니라 여유분을 지어 일반에 분양하고 분양 수입을 재개발 비용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다.정부나 주민은 별도의 부담을 하지 않아도 돼 반겼고,건설업체도일감 확보 차원에서 수주전에 적극 뛰어든 결과 재개발 사업이 후끈 달아올랐다.그러나 달동네 재개발사업은 부동산투기가 불어닥치면서 주거환경 개선 본래의 목적보다는 투기수단으로 전락했고,입주 능력이 없는 주민들은 다시 길거리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터전잃고 술·화투로 소일/월드컵 열기로 시름 잊어/난곡주민 24시 동네가 철거되고 삶의 터전이 사라져 가는 서울 관악구 신림7동 산101 난곡 주민들은 힘든 달동네 생활을 근근이 견뎌 나가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취로사업 현장에서 일하고 일당 2만원을 벌어오는 것은 그래도 나은 경우다. 힘이 없는 노인들은 휑하니 비어 있는 이웃집에서 주운 전깃줄 등을 내다 팔면서하루하루를 보낸다.비가 오거나 궂은 날에는 동네 구멍가게에 모여 화투놀음을 하거나 옛날 힘들게 살던 시절 얘기로 소일한다. 최근에는 가게에서 월드컵 경기를 함께 보는 것이 새로운 일과가 됐다.일부 주민은 언제 철거될지 모른다는 시름을 잊고 한국팀을 힘껏 응원하기도 한다. 자식도 없이 혼자 사는 안순남(69) 할머니는 “경로연금 등으로 매달 나오는 30만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면서 “함께 남아 있는 노인 7명이 유일한 벗”이라고 말했다.안 할머니가 살고 있는 골목에는 함께 살던 10여가구가 모두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갈 곳이 마땅치 않아 혼자 남은 안 할머니는 “언젠가는 누군가 되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매일 아침 저녁으로골목길을 청소한다. 난곡 마을은 지난 67년 정부의 ‘판자촌 철거정책’ 방침에 따라 영등포구 대방동에서 쫓겨난 철거민 100여 가구가 옮겨오면서 형성됐다.이후 서울역 뒷골목이나 용산 등 서울 각지에서 철거민들이 속속 이주하면서 저소득층 밀집거주 지역으로 자리잡았다. 당국에서는 올해 말까지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여러차례 통보해 왔지만 재개발 보상 문제에 따른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해 다른 동네로 이사간 뒤에도 옛정 때문에 날마다 난곡에 놀러온다는 김정례(68) 할머니는“멀쩡한 집을 왜 부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윤창수 장세훈기자 shjang@ ■””가난하지만 정은 부자인 동네””/철거반대 주민 최병화씨 “난곡은 가난하지만 정 하나만은 부자인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난곡 철거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최병화(50·사진)씨는 언어장애가 있는 둘째딸 혜지(12)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장애아인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당장 살 집을 구하는 일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지난 2월 결성된 ‘난곡세입자 다모임’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찬바람이 여전하던 지난 2월 최씨는 마을 주민이 한 명도 없을때 불도저가 들이닥쳐 빈 집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데 충격을 받았다. 그 길로 달려나가 불도저를 막아내면서 철거 반대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전세 보증금 500만원으로는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집을 구할 수 없어 난곡에 눌러앉았다는 최씨는 “은행 대출까지 받아 임대아파트로 이사갔던 난곡 주민들 중에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못내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다시 난곡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살던 집이 모조리 부서져버려 올 수도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5월에는 빈집에 혼자 살다가 집이 부서지는 바람에 옷이며 가재도구가 모두흙더미에 파묻혀 버린 40대 남자가 술만 마시다 숨지기도 했다고 한다. 최씨는 “난곡 주민들의 요구는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철거 과정에서끊어진 골목 가로등을 복원하고 장마철에 파리·모기가 들끓지 않도록 방역작업을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박지연기자 anne02@
  • 월드컵/ 벽안4인 ‘그림자 내조’ 빛났다

    한국 대표팀이 역사적인 월드컵 8강 신화를 이룩한 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푸른 눈의 4총사’의 역할이 컸다. 대표팀 수석코치 핌 비어벡(45)과 피지컬 트레이너 레이몬드 베르하이옌(32),비디오 분석관 아프신 고트비(39),물리치료사 아노 필립(27) 등 4인이 그들.히딩크 감독을 도와 500여일 만에 한국축구의 ‘탈아시아’를 이끌어냈고,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흘린 땀을 성적으로 직결시켰다. 비어벡 코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히딩크 감독과 선수교체와 전술운영 등을 논의하는 ‘작전참모’다.11명의 선수가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일 정도로 대표팀의 전술적인 완성도가 높아진 데는 그가 만든 과학적인 훈련 프로그램 덕분이라는 게 대표팀 관계자들의 평가다. 그는 89∼91년 네덜란드 1부리그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감독을 비롯해 7개팀 감독을 지냈고,일본 프로팀을 1년 넘게 지도하며 아시아 축구를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한국팀 돌풍의 원동력이 된 강철체력을 만들어낸 ‘조련사’.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선수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히딩크 감독의 요청으로 지난 3월 스페인 전지훈련에서부터 대표팀 식구가 됐다. 그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력강화 프로그램으로 태극전사들의 체력을 유럽 선수들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98년 프랑스월드컵 때 네덜란드 대표팀 체력담당 트레이너를 맡아 히딩크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고트비 분석관은 대표팀 경기와 상대 경기를 다각도로 촬영,편집한 비디오를 컴퓨터로 분석한다.히딩크 감독이 작전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 이란계 미국인인 그는 지난 10년 동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약스 등 명문 클럽과 자메이카 대표팀 분석관 등으로 활동해 왔다.미국 UCLA대학을 졸업한 뒤 2년 동안은 여자축구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필립 물리치료사는 다친 선수들을 치료하고 회복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찢어지거나 이완된 근육을 원상태로 회복시킨 뒤 근력을 불어넣는다.그의 작업은 진료실에서 실시하는 기본 치료부터 수영장과 체육관에서 이뤄지는 재활훈련,그라운드에서의 스트레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도 치밀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에 다닐 때부터 아약스클럽에서 일을 했고 졸업한 뒤 98년부터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인터밀란,아스날 등 명문 클럽의 축구전문 치료사로서 젊은 나이에도 상당한 경력을 쌓았다. 조현석기자 hyun68@
  • 대한매일 詩歌集 전5권 완간

    한국 현대사의 굴종을 김지하의 시 ‘오적’이 깼다면 구한말에는 전국의 선비·은자(隱者)들이 나서 민족의 미몽(迷夢)을 깨웠다. ‘슬슬부러 봄바람에 각대신이 놀아난다/화월루샹 만찬회에 부귀화가 피엿스나/번화시절 얼마런고 꼿치피면 풍우만화/십일홍이 업다하니 무궁행락 됴와마쇼.’ ‘슬슬부러 봄바람에 황족파가 놀아난다/(중략)산호반과 호박비로 연회도 됴커니와/위급시세 생각하야 질탕행락 너무마쇼.’ ‘슬슬부러 봄바람에 권문세객 놀아난다/(중략)춘향명기 부생인가 고흔태도 미혹일세/가성고처 원성고란 예전 글 잇지마쇼.’ 전통 시조의 운율을 사용한 이 시가(詩歌)는 이밖에도 ‘각부관인’‘외국손님’‘신임군수’등을 차례로 불러내 나라 문제에 대한 그들의 ‘정신없음’을 준열하게 꾸짖는다.가히 ‘오적’의 원형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통렬하고 문학적 완성도도 높다. 이처럼 구한말의 정치·사회상을 고스란히 담은 시가를 집대성한 ‘대한매일신보의 시가Ⅰ∼Ⅴ’권이 완간됐다.민찬 대전대 국문과 교수와 장성남 대전여고교사가 공동으로 엮어낸 책에는 1904년 창간 때부터 1910년 한일병합으로 폐간될 때까지 대한매일신보에 게재된 시가 수천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창간 이후 대한제국과 운명을 같이 한 민족지 대한매일신보의 위상을 말해주듯 일제와 권부,백성을 향한 질타와 계몽의 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으며 당시 시대상은 물론 열강의 각축을 보는 백성의 시각과 풍물,문학상 등이 가감없이 배어 사료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예컨대 1909년 1월30일자 시사평론에는 ‘리완용씨 드르시오 총리대신 뎌 디위가/일인지하 만인샹에 책임됨이 엇더하며/슈신제가 못한 사람 치국인들 잘할 손가/젼날일은 엇더턴지 오늘부터 회개하야/가뎡풍긔 바로잡고 졍부제도 혁신하야/중흥공신 되여보소.’라며 을사오적의 수뇌 격인 이완용을 거침없이 꾸짖고 있다. 그런가 하면 1907년 8월20일자에는 ‘문명한 나라의 농리대로 죵자와 농긔를 개량하여/심으난 법대로 심은후에 거두난 법대로 것^^스면/십배와 이십배가 될지라 얼널널 샹사지.’‘일즉이 나가서 일하다가/초혼달 띄고 도라와셔/목욕을 하여셔 몸을 씻고 부모와 쳐자들 갓치안져/보리밥 파국 자미잇네 얼널널 샹사지.’라며 맹아기를 맞은 당시 계몽활동의 실체와 농사법까지 알려주는 ‘사동(巳童)의 동요(童謠)’같은 글도 포함돼 시대상을 거울처럼 들여다 볼 수 있다. 양기탁·신채호·박은식 선생 등 당대 최고의 선각적 지식인들이 참여한 대한매일신보의 시가는 이처럼 당대의 민족주의와 애국·계몽 담론이 넘치는 근대문학 초창기의 보물창고.이 신문 사회면에 ‘시사평론’이나 ‘사조’등의 이름으로 실린 수많은 시가들은 요즘 흔히 생각하는 ‘무력하고 무지몽매한 시대’라는 당시에 대한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을사오적 등 매국노에 대한 정확한 정체 인식과 분노감이 풍자와 욕설 등으로 표출되는가 하면 태양력과 신식 병의학 상식,분뇨세 징수 및 매음 등 사회 각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며 그려낸 날카롭고 정확한 묘사가 한번 붙잡은 눈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민 교수 등은 “학자들 가운데도 이 시기의 작품을 ‘고전문학과 근대문학의 전환기에나타난 구호 일변도’라며 폄하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당시의 시가는 전환기 문학의 실체와 시대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매우 중요한 사료들”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월드컵/ 한·폴란드 첫격돌 D-2

    ■한국 - 집중력 ‘업그레이드' 주력 “전술 완성도를 높여라.” 사실상 선발 라인업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이 템포 조절 능력을 키우면서 4일 폴란드전에서 활용할 전술을 세밀하게 가다듬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경주 훈련캠프 6일째인 1일 오전 경주 시민운동장에서 1시간30분 정도 체력테스트를 겸한 전술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골키퍼를 포함한 일부 선수들만참가한 가운데 화랑교육원 구장에서 몸을 풀었다. 대부분 주전선수들은 전날 오후 비공개훈련만 한 데 이어 이날은 오전훈련에만 참가하는 등 이틀 연속 무리한 훈련 대신 가벼운 연습으로 대신했다. 오전 훈련에는일명 ‘삑삑이’로 불리며 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셔틀런(왕복달리기)이 등장했으나 선수들은 체력을 과시할 시간도 없이 끝났다. 지난번 서귀포 전지훈련에서의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120회 이상을 달렸으나 베르하이옌 레이몬드 체력전담 트레이너는 모든 선수들을 67회까지만 하게 한 뒤 장비를 철수시켜 버렸다. 선수들은 이어 6명씩 네 팀으로 나뉘어 경기장을 절반만 사용하며 미니게임을 했다.미니게임도 오래 할 경우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지만 3분씩 6게임만 한 뒤 종료해 체력소모는 크지 않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낙점된 황선홍은 설기현 김남일 이영표 등과 팀을 이뤄 득점감각을 유지하는 데 힘썼고,부상에서 회복된 홍명보는 유상철 송종국 등과 같은 팀에서 뛰었다. 전날 선수들에게 폴란드-노르웨이전 비디오테이프를 분석하도록 한 거스 히딩크감독은 미니게임 도중 이쪽저쪽을 왔다갔다하면서 폴란드전에 대비한 세부 전술을 상기시켰다. 히딩크 감독은 “폴란드전 선발은 이미 확정했다.”며 “세부적인 부분에서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체력강화 등 그동안의 훈련 성과는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막판 집중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들어 비디오 분석 회의를 자주 가지며 그동안 평가전에서 드러난 사소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폴란드팀의 강점과 약점,선수 개개인의 스타일,공간침투 루트,좌·우 센터링 패턴 등 구체적인 전력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세트플레이,페널티킥 연습 등을 강화하는 것도 실전에서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기술을 점검하기 위한 방편이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은 “현재 대표팀의 컨디션은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에 폴란드전의 결과는 컨디션과 집중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주 류길상기자 ■폴란드 - ‘승부 관건' 정신무장 심혈 폴란드 대표팀이 1일부터 이틀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한국과의 첫 경기에대비한 비공개 훈련을 갖기로함에 따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폴란드는3일 오전 격전지인 부산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2일 오후까지 비공개훈련을 실시하기로 방침을 세웠으며,3일은 가벼운 운동으로 컨디션만 조절할 예정이다.폴란드는 이틀간의 훈련에서 한국의 ‘스리톱’에 대한 대응전술 익히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물론 정신력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예지 엥겔 감독은 매일 저녁 1시간씩 선수들과의 면담을 통해 안정감을 심어주고있다.당초에는 선수들의 경기태도에 대해 감독이 조언해 주는 성격으로 진행하려했다.그러나한국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자 선수들이 다소 긴장하기 시작했고,이에 따라 엥겔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판단해 방향을 바꾸었다. 선수들은 누구보다 자신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엥겔 감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그래서 폴란드팀 내에서는 ‘심리치료사’로 통한다.선수들은 ‘고해성사’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엥겔 감독은 훈련 때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호랑이처럼 선수들을 독려하지만 훈련이 끝나면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돌아간다.폴란드팀 한 관계자는 “선수들이 서슴없이 감독에게 모든 비밀을 털어놓는다.”면서 “감독만이 선수들의 심리를 편안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엥겔 감독도 정신적인 안정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특히 개최국인 한국과의 경기에선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이 절대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그는 “정신적인 면이 경기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도 있다.”면서 “정신력 훈련과 전술훈련을 같은 비중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예정에도 없던 시내 쇼핑을 나간 것도 선수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기 위한 일환이었다.엥겔 감독은 최근 자국 언론과 선수들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오가며 선수들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 듯하자 쇼핑이라는 ‘당근’을 사용했다.또 경기 전날인 3일 선수 가족들이 입국하는 것도 심리적 안정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엥겔 감독의 전략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폴란드팀은 2일 숙소인 삼성화재 연수원에서 오전 휴식을 취하고 오후 늦게 비공개 전술훈련을 실시했다.엥겔 감독은 선수들이 편안한 상태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경기일까지 훈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전 박준석기자 pjs@
  • 16강 카운트다운만 남았다

    프랑스와의 마지막 평가전을 계기로 유럽 징크스에서 완전히 벗어난 한국 축구대표팀이 경주에서 16강을 향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한국 선수단의 자신감은 최근 유럽팀과의 경기에서 잇따라 좋은 결과를 낸데 따른 것이다.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직후 유럽팀에 맥을 못춘 때와는 전혀 다른분위기다.한국 은 프랑스와 체코에 각각 0-5로 참패했는가 하면,노르웨이전 2-3패,덴마크전 0-2패 등 유럽팀만 만나면 어이 없이 무너져 유럽축구 극복을 최대과제로 내세웠었다. 그러나 히딩크호는 지난해 11월 동구 강호 크로아티아와의 두차례 홈 평가전에서 1승1무(2-0,1-1)로 선전하면서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이후 핀란드 스코틀랜드에 각각 2-0,4-1로 완승한데 이어 세계정상급의 잉글랜드와 프랑스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침으로써 유럽축구에 대한 자신감에 불을 붙였다. 크로아티아전 이후 한국 팀이 유럽 팀을 상대한 얻은 기록은 2승2무1패에 9득점 5실점.무엇보다 26일 프랑스전 3실점을 제외하면 2골 이상을 허용치 않은 탄탄한 수비벽을구축했다.득점기록이 보여주듯 공격력도 크게 좋아졌다.월드컵 16강 희망이 부쩍 현실로 다가선 느낌이다. 구체적인 경기내용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가능하다.잉글랜드전 이전까지만 해도 큰 문제로 지적된 센터링과 세트플레이에 의한 골 마무리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고,패싱 능력도 몰라보게 향상됐다.미드필드에서 2·3중으로 펼쳐지는 마크도 정상급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공격 루트가 중앙과 좌우,최전방과 2선 침투 등 종횡으로 다양해짐으로써 득점력이 한층 막강해졌다.더구나3명의 포워드가 번갈아 자리를 바꾸고 수비라인을 유기적으로 구축하여 홍명보까지 공격에 가담한다.이렇게 상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변화무쌍한 공격 패턴을 구사함으로써 공격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다만 잉글랜드전과 프랑스전에서 드러났듯 긴 대각선 패스와 문전에서의 짧은 종패스에 허둥대는 모습은 수비진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27일 저녁 경주 현대호텔에 여장을풀었다.28일 하루동안 일체의 훈련없이 휴식을 취할 예정인 대표팀은 다음달 2일까지 폴란드와의 첫 경기(6월4일)에 대비한 최종 마무리 훈련을 갖는다.이미 큰 틀을 완성한 만큼 프리킥 등을 이용한 세트플레이와 특정 공격수의고공 플레이에 대비한 실전훈련 등 세부적인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대한매일 제정 10회 공초문학상 수상 시인 김종해

    잔 鍾,바다 海.김종해(61) 시인의 시는 작은 술잔에 채운 큰 바다와 같다.짧은 시이지만 시행 하나하나에 세상 사는 이야기를 모두 담고 싶다는 시인의 소망은 운명처럼 그의 이름에 새겨져 있다. 지난 시집 ‘별똥별’을 낸 뒤 7년만에 빛을 본 “뜸을들일 대로 들여 푹 익은 뒤 뽑아낸” 시집 ‘풀’.지난해출간된 이 시집 속에 담긴 시 ‘풀’과 ‘풀·2’로 김씨는 올해 제10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가 공초문학상을 받게 되다니 뜻밖입니다.공초는 허무와 허무의 극복을 노래한 시인인 반면,제 시는 훨씬 서정적이고 현실세계에 밀착해 있죠.특히 이번 시집은 물기가 많고 부드럽고 함축적이고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시를 담았습니다.” 소감 대신 자신의 시세계를 늘어 놓는 시인의 모습엔 문단 인생 40년이라는 녹록하지 않은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김씨는 지난 63년 ‘자유문학’에 발표된 시 ‘저녁’으로 문단에 데뷔했다.현대시의 두 거목 박목월,조지훈 시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內亂’(내란)이 당선되기도 했다.그로부터 40년.세상도 변했고 시인도 변했다. “낙엽이내린다.우산을들고/제왕은운다헤맨다.검은비각에어리이는/제왕의깊은밤에낙엽은내리고…” 65년작 ‘內亂’은 제목 그대로 내면의식의 분열을 드러낸 작품이다.하지만 70년대 유신독재를 거치면서 그의 시에는 현실 인식과 삶에 대한 치열함이 들어온다.77년 발표된 장편 서사시 ‘천노,일어서다’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권운동가인노비 만적의 이야기를 통해 이 땅의 학대받는 모든 민중을 환유,은유했다. 80년대 후반부터 그는 자연의 서정성으로 회귀한다.그 결정체가 이번 시집 ‘풀’에 고스란히 담겼다.하지만 “표현이 곱고 부드럽다고 해서 시적 치열함이 덜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서평을 쓴 신경림 시인의 지적대로,그곳엔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울림이 존재한다.그가 70년대 소외받는 민중에게 느꼈던 애정을,이제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에 쏟았다.치열함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지평을 넓혔다. “내가 뿌린 씨앗들이 한여름 텃밭에서 자란다/새로입적한 나의 가족들이다/상추 고추… 등의/이름 앞에 김씨 성을 달아준다/김상추·김고추…/잡초의 이름 앞에도 김씨성을 달아준다” 그가 이번 시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 가운데 하나라는 ‘텃밭’은 직접 뒤뜰에서 소채를 가꾸며느낀 시심을 표현한 것이다.이순의 시인이 삶의 항해 끝에 다다른 넉넉함과 소박함이 따뜻한 웃음을 짓게 한다. 이번 수상작 ‘풀’에 대한 해석을 부탁했다.“식물성 같은 부드러움을 담은 시입니다.사람이 갖고 있는 강성(强性)에 회의를 느끼고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한 마음을 형상화한 것이죠.모든 탐욕적인 것에서 벗어나 식물적 단순성과맑고 투명한 세계로 잠입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번 시집의 시가 모두 자연을 노래하는 것은아니다.그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 인식이 튀어나온다.”며 남북정상회담의 감동을 담은 ‘유월의 녹슨 철조망은 유월에 걷는다’란 시를 읽어 주었다.“‘민족’을어깨에 지고/‘통일’을 등짐진/두 지도자가 더없이 소중하고 자랑스럽다…” 그에게 ‘시’란 과연 무엇일까.“난해한 시는 현대시에서는 이상의 ‘오감도’로 족합니다.시란 우선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어야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요.너무 어려운 것은 수수께끼나 암호에 지나지 않습니다.물론 그 ‘쉬움’은 시인의 고뇌 끝에 나온 것이어야 하죠.” 그의시는 정말 쉽게 읽히면서도,한 땀 한 땀 자수를 놓듯 정성과 고민이 녹아있다. 김씨는 시를 쓰는 것 못지 않게 좋은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데도 공을 들인다.출판사를 23년째 운영하면서 시집만230여종을 출간했다.‘현대시’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젊은작가를 발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내면의식의 분열에서 세상에 대한 치열함까지,먼 길을 돌아 이제 자연의 고향에 안식을 구하는 그가 마지막 짐을풀 곳은 어디일까.과작(寡作)인 탓에 그의 다음 작품이 언제쯤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사회와 삶과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감지하고 시름 속에서 건져낼 보석을 다시 만나고싶다. 김소연기자 purple@ ■대한매일 제정 공초문학상 수상작 풀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풀이 되어 엎드렸다 풀이 되니까 하늘은 하늘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햇살은 햇살대로 내 몸 속으로 들어와 풀이 되었다 나는 어젯밤 또 풀을 낳았다 풀·2 풀이 몸을 풀고 있다 바람 속으로 자궁을 비워가는 저 하찮은 것의 뿌리털 끝에 지구라는 혹성이 달려 있다 사람들이 지상地上을 잠시 빌어 쓰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풀은 흙을 품고 있다 바람 속에서 풀이 몸을 풀고 있다 ■김종해 연보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 ‘자유문학’에 시 ‘저녁’으로 등단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내란’ 당선 ▲1966년 첫 시집 ‘인간의 악기’(서구출판사) 출간,‘현대시’동인 가입 ▲1971년 제2시집 ‘신의 열쇠’(한국시인협회) 출간,대통령 선거 ‘문학인선거참관단’으로 참여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 발기위원 ▲1979년 제3시집 ‘왜 아니 오시나요’(문학예술사) 출간,문학세계사 창립 ▲1983년 장편 서사시 ‘천노,일어서다’(서문당)로 제28회 현대문학상 수상 ▲1985년 연작시집 ‘항해일지’(문학세계사)로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1986년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사 역임 ▲1990년 제5시집 ‘바람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문학세계사) 출간 ▲1991년 시선집 ‘무인도를 위하여’(미래사) 출간 ▲1992년 유공출판인 문공부장관 표창 ▲1995년 제7시집 ‘별똥별’(문학세계사)로 한국시협상수상 ▲2001년 제8시집 ‘풀’(문학세계사) 출간 ■심사평-개인·집단간 화해미학 서정적 묘사 수상자 김종해 시인은 40여년의 시력(詩歷)을 지닌 시인이다.그런 만큼 그의 시적 대응은 굴신자재(屈伸自在)의도저한 경지와 폭을 지니고 있다. 특히 수상작으로 결정한 ‘풀’과 ‘풀·2’는 아직도 우리 시가 자유롭지 못한 ‘개인’과 ‘집단’의 수용 미학을 훌륭하게 성취한 완성도를 보이고 있어 그 가치의 한전범(典範)을 이룩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시의 마지막 행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풀’은 “나는 어젯밤 또 풀을 낳았다.”로 ‘풀·2’는 “풀이 몸을 풀고 있다.”로 각각 끝나고 있다.여기에는 내가 풀이 되고 풀이 내가 되는 개인과 집단의 소통,화해가있다.에고의 초탈과 극복이 있다.‘풀’을 종속 개념으로부터 풀어내고 있다.개체가 전체가 되고 있으며,전체가 개체가 되고 있음의 이 생산 형국에서 우리는 해방과 자유라는 놀라운 실체를 만날 수 있다.이것은 단순 전위가 아니라 발견이며 놀라움이며 견자(見者)라는 시인으로서의 본성이다. 아울러 여기에 시인은 ‘짧은’시 형식을 통해 풀이의 늘어짐 그 이완을 막고 있고,또 다른 시편들을 통해서는 생명의 관능성과 우주적 황홀을 시로 구체화,오늘의 우리 시들이 지적 통제에 경도한 나머지 잃고 있는 순수 서정의감동의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하늘을 들어가는 길을 몰라/하늘 바깥에서 노숙하는 텃새”(‘텃새’),“찰나 속에 스치는/황홀한 우주의 블랙홀을/오늘도 잡았다”(‘열쇠’),“이 별을 떠나기 전에/내가 할 일은 오직 사랑밖에 없다”(‘고별’) 등의 시구를보라. 심사위원 정진규(현대시학 주간)
  • [취재석에서] 히딩크의 ‘엄지손가락 특훈’

    ‘히딩크의 엄지손가락’이 바쁘다. 5일 오전 국가대표 훈련캠프가 차려진 서귀포 강창학경기장.6명씩 4개조로 나뉘어 미니게임이 한창이었다. 미니게임 심판을 보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엄지손가락을위로 들어 “뚜리(차두리),베리 굿” “에브리바디 굿”을 외치며 선수들의 기를 살려줬다.반면 실수를 하거나 위치 선정이 잘못되면 직접 달려가 엄지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키현(설기현),노,에러”로 주의를 줬다. 선수들이 훈련중에도 히딩크 감독의 엄지손가락을 주시할수밖에 없는 이유다. 6일 훈련에서 히딩크 감독의 하늘로 향한 엄지손가락 세례를 연이어 받은 차두리는 땀에 흠뻑 젖었으면서도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서귀포 훈련은 매일 오전·오후 두 차례에 걸쳐 두 시간씩 진행된다.강도높은 훈련과 다소 완화된 훈련을 이틀씩반복하면서 체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훈련내용은 달리기와 스트레칭,완급을 조절해 달리는 인터벌 트레이닝,쇼트 패싱,그리고 8명 또는 6명씩 나뉘어 진행되는 미니게임 등이다. 중간중간 내용은 바뀔 망정 두 시간 내내 쉴 틈 없이 뛰어야 하는 선수들은 연신 헉헉대며 신음을 토하기 일쑤다.막바지 체력강화를 기본으로 전술 및 기술 완성도를 높이려는 히딩크 감독의 의중이 엿보인다. 체력이 좋은 설기현도 훈련을 마친 뒤 “체력을 중시하는 유럽에서도 이렇게 강도높은 훈련은 시키지 않는다.”며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플레이 하나하나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히딩크의 엄지손가락’이 주전 경쟁에서 중요한 징표가 되기 때문에 더욱 의욕을 불사르며 훈련에 임하게 된다는 것이 선수들의 얘기다. 히딩크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베스트 11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경쟁을 부추겼다.결국 히딩크 감독의‘엄지손가락 도장’을 많이 받은 선수가 베스트 11을 꿰찰 것이란 뜻이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감독의 엄지손가락 방향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을 느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히딩크 감독의 엄지 손가락이 바빠질수록 선수들의 몸놀림이 덩달아 빨라지면서 한국의 월드컵 16강 꿈도 빠르게현실로 다가오는것 같다. △ 박록삼 기자
  • 11일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

    미인대회를 꼬집는 통렬한 퍼포먼스와 패러디로 여성의성 상품화에 반기를 들며 주목받아온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가 오는 11일 오후 5시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와사단법인 ‘문화를 나누는 사람들’ 주최로 서울 남대문메사 팝콘홀에서 열린다. 4회째를 맞으며 대표적 페미니즘 행사로 자리잡은 올해대회에서는 월드컵에 대한 기대를 담아 ‘운동하는 여자가 아름답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인과 단체 총 11개팀의안티공연을 선보인다.마라톤과 수영,사이클 등 철인 3종경기 선수인 강점례 할머니(63)가 3종경기 도전 실화를 무대에서 펼쳐 보이는 것을 비롯해 용인대 특수체육학과팀의휠체어 에어로빅,이화여대 응원단의 응원 퍼포먼스 등이공연된다. 시각장애인 여성회의 댄스공연과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생들의 에로스포츠 퍼포먼스,문화기획자모임의 스포츠신문패러디,대한여한의사회 소속 한의사들의 여인천하 패러디공연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최측은 완성도가 높은 공연에 ‘안티미스코리아상’‘웃자상’‘뒤집자상’‘놀자상’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 히딩크호 마지막 담금질

    엔트리를 확정한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16강 담금질을 위한 마지막 훈련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소속팀으로 일시 복귀한 윤정환(세레소)을 제외한 전원이 2일 저녁 서귀포 파라다이스호텔에 집결해 여장을 풀었다.거스 히딩크 감독은 엔트리 23명 외에 최성국과 여효진(이상 고려대) 염동균(전남) 등 3명을 대동해 본격적인 팀워크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다.경험이 적고 어리지만 잠재력이 큰 이들을 대표팀의 훈련 파트너로 삼으면서동시에 미래의 꿈나무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이번 합숙훈련은 서귀포-파주-경주 등을 오가며 월드컵개막 때까지 이어진다.강창학 구장과 동부훈련장을 오가며 실시될 서귀포 훈련에서는 개인전술보다는 부분전술과 팀전술 다지기에 주력하게 된다. 부분전술 강화훈련은 미드필드와 최전방 공격진의 호흡을 맞추며 약점으로 지적돼온 마무리 패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과 세트 플레이에 의한 득점력을 키우는데 집중된다.이와 함께 6월 초를 정점으로 정한 체력강화 훈련이 이번훈련기간에도 지속된다. 히딩크 감독이 미리밝힌 이같은 훈련 방향은 수비 안정성 확보를 포함,공격과 수비의 기본틀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간 중간에는 비공개 훈련을 실시해 독자적인 득점 방법을 익히는 노력도 기울이게 된다.이 기간엔 본선 D조 상대들에 대한 맞춤형 훈련이 펼쳐질 예정이다.특히 본선 첫경기인 폴란드전과 두번째 미국전에 대비한 가상 경기를함으로써 적응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긴장 강도가 최고조에 달할 폴란드전에서는 일단 지지 않는 경기를,미국전에서는 이기는 경기를 펼친다는 것이 히딩크 감독의 복안이다. 서귀포에서의 이같은 1차 합숙훈련 성과는 오는 16일 스코틀랜드전(부산),21일 잉글랜드전(서귀포),26일 프랑스전(수원)을 통해 총체적으로 점검받게 된다. 한편 윤정환은 소속리그의 주말 경기를 마친 뒤 오는 7일 훈련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박해옥기자 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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