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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당 5人5色 연설스타일

    신당 5人5色 연설스타일

    마이크가 터질 것 같다. 누구랄 것 없이 젖 먹던 힘을 다해 연설을 한다. 후보마다 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9일 제주 이도1동 제주시민회관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첫 대선 경선후보 합동연설회인 ‘비전창조릴레이’가 열렸다. 이곳에서 드러난 각 주자의 연설 스타일을 분석해 본다. “당 선관위에서 이렇게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여기가 시민회관이다. 이 앞에는 ‘시민 설렁탕’집이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 경선위에서 조심해 주시기 바란다.” 유시민 후보는 ‘썰렁한 농담’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평소 ‘독설가’라고 불리는 것을 의식한 듯 좌중을 한 차례 웃긴 뒤 본론으로 들어갔다. 유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대운하 공약을 “섬나라 대한민국에 운하를 파서 또 둘로 쪼개겠다고 한다. 백두대간을 뚝 잘라서 어쩌자는 거냐.”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어 경쟁 후보들이 제주도를 위해 내놓을 만한 공약까지 미리 “실현하기 어렵다.”고 선공을 날렸다. 하지만 무조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꼬집었다. 하지만 그는 “제주도 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변절’하는 것”이라면서 “저는 노무현 대통령 인기가 없지만 원망하지 않았다.”며 정동영 후보를 겨냥,‘까칠함’을 드러냈다. 변진섭의 노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배경음악으로 등장한 한명숙 후보.‘어머니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하는 한 후보는 연설도 부드러웠다. 이명박 후보를 비판하면서도 “(대통령이 아니라)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하면 감싸 안겠다.”고까지 말했다. 공약을 설명할 때도 화려한 표현을 동원하지 않고 친절하게 또박또박 설명하는 스타일이다. 제주도의 교통·물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좌중을 조근조근 설득했다. 한 후보는 이런 점 때문에 좌담회에는 걸맞지만 대중 연설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다른 주자에 대한 공격은 신랄하다. 한 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정권 말기 어렵다고, 지지도 떨어졌다고 배신하지 않았다.”고 했고, 손학규 후보를 향해 “이당 저당 오락가락한 후보로는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후보는 예의를 중시한다. 영국 신사 같은 정중한 태도로 준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타일이다. 이날 연설 도중 관중석에서 누군가 ‘이해찬’이라고 외치자 “영어도시 만들 사람은 손학규다, 이해찬이 아니다.”라고 응수했지만 이내 미안한 표정이다. 손 후보의 연설 내용은 경기도지사 시절 치적이 중심이 된다. 수치를 하나하나 제시하며 능력을 과시한다. 하나는 트레이드 마크라고 생각하는 ‘민심 대장정’이다. 경기고-서울대로 대표되는 엘리트 이미지를 벗기 위해 서민들과 현장에서 함께했던 경험을 연설에 자주 소개한다. 하지만 연설에는 다소 부적합한 장문을 많이 사용한다. 이 때문에 ‘강의형’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최근에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편이지만 좌중을 빨아들이는 연설로 보기는 어렵다. 반면 대중 연설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후보는 단연 정동영 후보다. 방송기자·앵커 출신에 당 의장을 두번이나 한 만큼 정치 연설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열기를 한껏 고조시켰다가 다시 청중에게 여유를 주고 다시 장내를 달구는 등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줄 아는 후보다. 내용적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개성공단 얘기를 빠뜨리지 않는다. 여기에 통일부 장관 시절 업적까지 다양한 얘기를 풀어놓는다. 연설의 완성도는 높지만 화려한 수사에 가려 내용 전달은 오히려 부족한 편이다. 군더더기 없이 지나치게 매끈한 연설은 인간적인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는다. 인간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어린 시절 어려웠던 생활도 자주 소개한다. 그는 “정동영은 고생 안 한 사람 같다고 말하지만 시골에서 홀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상경해서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옷장사 하면서 먹고 살았다.”면서 서민 유권자에게 호소한다. 이해찬 후보는 ‘관료형’ 연설가다. 이 후보가 연설할 때면 국무총리가 지역에 와서 정부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갖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지적에 따라 “표를 달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표정이 지나치게 딱딱하다는 평가에 따라 미소를 많이 짓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아까 보니 제 푯말 든 분들이 한 총리 연설할 때 환호하시던데 이번(본경선)에는 한표만 찍는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바짝 차려라.”며 같은 친노 후보인 한 후보를 경계하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 후보는 총리 시절 추진했던 사업들을 자신의 공으로 돌려 능력을 과시하는 편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지낸 만큼 제3기 민주 정부의 적자임을 강조한다. 제주 나길회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토요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

    ●오르페브르 36번가(KBS2 토요명화 밤 12시25분) 서장이 되기 위해 친구에서 적이 된 경찰의 엇갈린 인생을 그린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36 Quai Des Orfevres)’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다루면서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진행된다. 사랑과 우정, 배신과 용서 등 극단적인 감정을 오가는 비극을 바탕으로 강력한 액션 장면과 리얼리즘을 보여준다. 이는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프랑스 개봉 당시 평단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악명 높은 갱들을 소탕하기 위해 경찰당국은 혈안이 됐다.‘정의의 사자’를 자청하는 레오(다니엘 오테유)와 권력에 목타는 클랑(제라르 드파르디유)은 경찰 동료로 연락책과 연줄을 이용해서 범인들의 행방을 추적하고자 한다. 이런 과정에서 레오는 실리앵이라는 연락책 때문에 뜻하지 않게 다른 범죄에 연루되고 만다. 대신 실리앵은 그에게 갱단의 소굴을 알려준다. 하지만 레오가 연루됐던 범죄는 클랑과 절친했던 연락책이 사망하는 사건이 돼버렸고, 이를 클랑이 눈치챈다. 친구였던 둘 사이는 적대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만다. 갱단 소탕 과정에서 둘이 함께 투입이 되는데, 클랑의 실수로 레오의 동료 에디가 죽고, 그런 동료의 죽음에 레오는 클랑을 원망한다. 분에 찬 레오는 이를 상부에 보고해서 클랑을 해직시키려고 하는데, 클랑도 실리앵 일을 상부에 보고하자 오히려 레오가 감옥에 갇히게 된다. 또 다른 사건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클랑은 레오의 아내를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클랑은 국장이 되면서 부패한 경찰의 내부를 보여주는데…. 할리우드 영화를 상대로 자국 영화시장을 가장 잘 방어해온 프랑스 영화계가 최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프랑스 영화산업에 힘을 불어넣은 영화가 바로 올리비에르 마셜 감독의 ‘오르페브르 36번가(2004)’.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와 치밀한 구성으로 프랑스에서 2005년 자국영화 관객동원 1위에 올라서며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110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미드 ‘24’ 주연 키퍼 서덜랜드 “시즌7 촬영중”

    미드 ‘24’ 주연 키퍼 서덜랜드 “시즌7 촬영중”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미국의 인기드라마 ‘24’의 히어로 키퍼 서덜랜드(Kiefer Sutherland·40)가 산케이스포츠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차기작 준비와 촬영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키퍼 서덜랜드가 ‘24’의 주인공 ‘잭 바우어’의 캐릭터로 연기해온지도 어느덧 7년째. 시즌 1편에서부터 6편까지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감사할 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서덜랜드는 “뜨거운 성원에 팬들께 빚을 지는 기분”이라며 “시즌이 끝날 때마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스탭과 배우들의 노력이 대단하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 1편마다 약 10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일주일에 5~6일, 하루에 16시간 이상의 빡빡한 촬영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촉각을 다투는 바쁜 촬영 일정을 배우들과 스탭들이 견딜수 있었던 것은 드라마에 대한 열의 때문”이라며 “가끔은 너무 바빠서 무거운 부담감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키퍼 서덜랜드에게 있어서 ‘24’는 어떤 의미가 담긴 작품일까? 그는 “이 작품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또 얻은 것도 많았다.”며 “지난 6년동안 한결같은 시선으로 지켜봐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드라마 ‘24’ 시즌7은 현재 촬영 중에 있으며 서덜랜드의 출연 계약은 시즌8까지다. 사진=키퍼 서덜랜드 공식 팬페이지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 민족주의 과잉 왜?”

    “한국 민족주의 과잉 왜?”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이 ‘단일 민족국가’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고 18일 권고했다. 단일민족 논리의 ‘사실 왜곡’이 이주노동자와 이주결혼 여성 등에 대한 인권침해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혀 사실이 아님에도 ‘순수혈통’ 신화는 어떻게 의심받지 않는 ‘역사적 진실’로 창조될 수 있었을까? 영화 ‘디 워’의 완성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왜 네티즌들로부터 집단 이지메를 당하고 있을까?일본 지하철 승객을 구하고 숨진 이수현씨는 왜 개인이 아닌 국가적 의인이 됐고, 평소 천대받던 기지촌 여성은 미군에게 살해되는 순간 왜 ‘순결한 민족의 누이’로 탈바꿈될까?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을 접한 한국 국민은 왜 국민적 죄의식에 사로잡혔을까? 이들 질문의 저변에 깔린 ‘집단적 흥분’의 요체는 바로 민족주의다. 최근 출간된 ‘제국 그 사이의 한국’(휴머니스트 펴냄)은 1895(청일전쟁)∼1919년(3·1운동) 사이 한국 민족주의의 기원을 풍부한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세밀하게 파헤쳤다.“민족주의는 위기를 먹고 자란다.” 저자 앙드레 슈미드(캐나다 토론토대 동아시아 연구분과 교수)는 민족주의 ‘발명’의 핵심 메커니즘을 한마디 선언적 명제로 정의한다.‘대한제국’이란 국명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민족’ 개념이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사회 담론의 최전선에 배치될 수 있었던 까닭은 국난극복이란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 때문이었다. 당시 민족 개념 형성과 확산의 첨병은 신문이었다.‘대한매일신보’와 ‘황성신문’ 등 민족지가 선두에 섰고, 신채호와 장지연은 당대의 스타이자 ‘펜을 든 무사’였다. 당시는 최초의 미디어전쟁 시기이기도 했다. 일본은 식민지 한국에 걸맞은 이미지 창조가 시급했고, 한국 민족주의자들에겐 국권침탈에 맞설 단결된 민족 이미지가 필요했다. 각자 ‘의도된 편집’을 십분 활용했다. 슈미드는 “다양한 섹션을 한 지면에 묶어내는 신문의 지면 구성은 단번에 다양한 화제들을 조사할 수 있게 해주었다.”면서 “이러한 화제들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일지라도 민족적 관점에서 그 취지를 천명하기 위해 편집부가 분명하게 또는 암묵적으로 짜깁기한 것들이었다.”고 적었다. 슈미드는 저항담론으로서 민족주의의 시대적 당위를 긍정하면서도, 민족주의가 수반하는 경직성 또한 놓치지 않는다. 민족지 편집자들은 의병의 애국심에 연민의 태도를 보이면서도 의병의 폭력저항이 자신들이 의도하는 문명화전략과 충돌한다고 비난했다. 한국 민족주의 운동의 은폐된 갈등이다. 슈미드는 민족지 편집자들의 문명개화 전략이 일제의 식민주의 전략과 묘하게 공명했다는 ‘논쟁적 지적’도 피해가지 않는다. 그는 “두 집단 모두 문명개화를 중심으로 정치적 계획을 수립했기에, 편집자들은 1905년 이후 자신들이 그렇게 열심히 전달하려는 지식이 사실상 한반도의 식민지화를 부추길지도 모른다는 딜레마에 부딪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옮긴이인 문학평론가 정여울씨는 “수치와 분노로 가득찬 ‘원한의 민족주의’를 벗어날 수 있을 때,100년 전 저마다 애끓는 동상이몽으로 민족을 사유했던 옛사람들의 꿈은 새로운 역사적 상상력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양날의 칼… 네티즌의 ‘댓글’

    양날의 칼… 네티즌의 ‘댓글’

    인터넷 댓글의 힘이 갈수록 커지면서 네티즌은 이미 새로운 ‘권력’이 되어가고 있다. 방송가도 예외가 아니다. 프로그램 제작·방영·연장 등과 관련, 네티즌의 의견은 주요 결정 요인으로 자리잡았다. 방송 중 실시간으로 오르는 온라인 게시판 글은 물론, 방송이 끝난 뒤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 등에도 방송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네티즌의 힘은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실시간 댓글은 보다 나은 방송 제작에 기여하고 ‘댓글이 많을수록 흥행한다.’는 불문율도 있지만, 빗나간 댓글은 잘못하면 독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익명성에 기대어 근거없이 비방하거나 여론을 조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디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를 주제로 열린 ‘MBC 100분 토론’만 해도 방송중 실시간 댓글만 무려 7000여개가 달렸다. 또 방송이 끝난 후 며칠 동안 관련 댓글이 2만여개가 오르는 등 인터넷 여론이 과열되는 현상을 보였다. 아닌 게 아니라 이날 참석한 패널들은 옹호냐 비판이냐에 따라 끝난 후 상대편 네티즌들로부터 악플 공세를 받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특히 개인 블로그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마저 적용되지 않아 인신공격성 악플이 난무했다. 사실 본인 확인제가 실시돼도 악플 근절 효과는 미미하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디시인사이드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한적 본인 확인제가 악플 근절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5027명 중 64%인 3217명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실제로 본인 확인제를 실시 중인 사이트에서도 개인 명예훼손·사생활 침해·언어폭력 등 사이버 테러가 지금도 심심찮게 자행되고 있다. 악성 댓글뿐만 아니라 허위 댓글도 문제다. 최근 유명인사들의 허위 학력 논쟁이 일자 스탠퍼드대 학사 및 석사 학위를 3년 반만에 취득했다는 이유로 엉뚱하게 타블로가 도마에 올랐다. 에픽하이 활동 초기 공중파 방송에서 졸업장을 촬영해가기도 했다는 타블로는 때아닌 해명을 자청하고 나서는 등 해프닝을 겪어야 했다. 이처럼 ‘아니면 말고’식으로 올리는 댓글들은 자칫하면 연예인 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이와는 별도로 드라마 편성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최근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인기를 얻자 연장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1회 연장과 스페셜편 방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같은 방영 연장은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배우의 건강이 위협받는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또 창작품에 대한 의견 개진이 오히려 창작권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 참여를 이끌어내 공론화의 장을 넓힌다.”는 긍정적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MBC 드라마국 정운현 국장은 “시청률과 네티즌의 반응이 드라마 연장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긴 하나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내 이름은 김삼순’ 같은 경우 시청자 반응은 좋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연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연장할 경우 여러가지 부담이 많이 따르는 게 사실이지만, 관계자의 사정 등을 잘 살펴 조율하는 만큼 별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네티즌과 방송간의 관계에 대해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시청자와 방송 사이 쌍방향 소통이 활발해져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감정적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많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또 네티즌만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언론의 책임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문제가 많은 기사는 바로 댓글로 작성하는 기사”라면서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중계식으로 댓글을 기사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디워’는 전쟁 중…1000만돌파 가능할까?

    ‘디워’는 전쟁 중…1000만돌파 가능할까?

    심형래 감독의 ‘디 워’(D-War)가 개봉하고 나서 극장가는 전쟁터로 변했다. 착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가 여의주를 놓고 싸우는 ‘드래곤워’(Dragon War)가 아니라 심형래 감독과 충무로의 영화인. 평론가. 언론. 그리고 일반 관객과 네티즌들이 전쟁터에 뛰어들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각각의 주장이 워낙 뚜렷해 어느 한편은 크게 상처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역대 한국 영화 가운데. 최소한 ‘대박 영화’의 부류에 넣을 수 있는 영화 중에서 이렇게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린 영화는 없을 듯싶다. 과연 ‘디 워’에는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토록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충무로 vs 심형래 일부 영화인들이 ‘디 워’와 심형래 감독에 대해 강한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심형래 죽이기’ 논란이 촉발됐다. 독립영화 ‘후회하지 않아’를 만든 이송희일 감독은 ‘디 워’에 대해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영화를 잘 만들어서 승부하라. 심형래 감독은 겸손했으면 좋겠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에 심 감독과 ‘디 워’의 열성팬들이 분노해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두 영화인은 곤욕을 치렀다. 일부 언론은 이런 현상을 ‘심형래 죽이기’와 ‘충무로 길들이기’의 시각으로 다뤘다. 마치 충무로 영화인 전체와 심형래 감독의 팬들이 싸우는 양상으로 비쳤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디 워’에 대해 비판적인 일부 영화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 영화인들이 심 감독의 능력과 ‘디 워’의 완성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애국심 마케팅 이 부분도 논란이 됐다. 우리의 전통 음악인 ‘아리랑’을 엔딩곡으로 사용하고. 영화 곳곳에 한국적인 요소를 넣은 것을 놓고 “국민의 애국심을 이용한 애국주의 마케팅”이라는 혹평이 나왔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심형래 감독의 개인적인 스토리를 넣은 것에 대해서도 ‘동정심 마케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집 잡기’ 식 비난에 대해 관객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할리우드 영화에 물결치는 성조기와 미국식 영웅주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반박했으며 개봉 일주일만에 4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디 워’를 관람하면서 심형래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애국심 마케팅’이든. ‘동정심 마케팅’이든 관객의 정서를 자극하는데 큰 효과를 봤고. 흥행의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했다. ◇1000만 돌파 가능할까? ‘디 워’의 관객 동원 추세는 한국영화 역대 최고 흥행작인 ‘괴물’(1300만명)과 엇비슷하다. MBC 시사프로그램 ‘100분 토론’이 ‘디 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라는 주제로 ‘디 워 신드롬’을 다룰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봉 전. 심형래 감독의 학력위조 논란에서 시작해 최근 한 방송사가 엔딩 장면을 무단으로 촬영해 방송하면서 물의를 일으킨 것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화제의 중심에 섰고. 이런 면이 흥행 속도에 탄력을 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극명하게 엇갈리는 시각들이 부딪히면서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극장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1000만 관객 돌파는 무난할 것 같다”며 “‘괴물’의 기록을 깨는 문제는 뒷심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의 흥행은? ‘디 워’는 원래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뒤 국내 개봉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쇼박스 측이 미국내 배급사와 협상하면서 전략을 수정했다. 개봉을 앞두고 “국내 흥행에 실패하면 김이 빠져 미국에서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그러한 우려감은 일단 떨쳐냈다. 1500~1700개의 스크린을 확보했고. 미국 개봉 때 뚜렷한 블록버스터 경쟁작이 없다는 점. 미국내 대도시에 있는 다수의 교민 관객 등을 고려할 때 미국에서도 일정 수준의 흥행성적은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서울 제휴/이평엽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일본 현대미술 ‘붐’

    일본 현대미술 ‘붐’

    이제는 일본 미술인가. 최근 몇년새 붐을 이루던 중국 현대미술전이 뜸해지면서 그 자리를 일본 현대미술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의 17개 화랑이 함께 연 ‘일본현대미술제’에는 6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48명 작가의 작품 260점 이상이 출품돼 지금까지 최대 규모의 일본 미술전으로 기록됐다. 8월에는 4개의 화랑에서 일본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가 10∼26일 일본 작가 7명을 소개하는 ‘일본 현대 미술’전을 여는데 이어, 갤러리 온은 17∼28일 일본작가 2인의 사진전을 연다. 갤러리 룩스는 14일까지 사진전인 ‘일본의 젊은 눈’전을, 터치아트는 12일까지 ‘트랜스 재팬’전을 개최한다. ‘트랜스 재팬’전을 기획한 독립 큐레이터 이대형(33)씨는 “스타작가의 아류작품이 양산되면서 완성도가 떨어지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은 현재 의문단계에 봉착했다.”면서 “첼시의 로버트 밀러 갤러리 등 뉴욕의 화랑들도 이제 일본 전시를 대거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유명 작가들의 작품값이 터무니없이 오르면서 타이완의 화교 수집가들도 일본 현대미술의 투자가치를 재평가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값은 한국의 신진 스타작가보다 낮아 수집가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일본 키치미술의 대부로 불리는 다카시 무라카미와 요시모토 나라 등 스타 작가들은 오타쿠나 망가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대중문화를 작품속에 녹여내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일본 미술은 ‘혼란’으로 대변된다. 중국처럼 ‘사회주의에 배신당하고 자본주의에 실망한 중국인의 슬픈 자화상’이나 ‘자기 얼굴에 침뱉기식의 체제 비판’처럼 하나의 흐름으로 묶기는 힘들다. ‘트랜스 재팬’전에 소개된 4명의 젊은 작가들은 과장된 만화적 캐릭터와 화려한 장식 등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보다 개인적인 이야기와 조형언어를 강조한다. 널리 알려진 ‘일본스러움’에서 벗어나 보다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성향을 보인다. 이에 비해 선 컨템포러리에 출품한 7명의 작가들은 일본 미술하면 흔히 떠올리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히로유키 마쓰라는 다카시 무라카미가 조직한 게이사이 아트 페스티벌에서 발탁돼 첫 개인전에서 작품이 매진된 바 있는 인기 작가다.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게이사이 아트 페스티벌은 뉴욕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히로토 기타가와의 길쭉한 인물 조각상은 망가(만화)에서 막 뛰어나온 듯한 캐릭터가 주인공. 또 모토히코 오다니는 머리카락을 이용한 드레스를 만드는 등 일본 작가들은 대중문화를 포용하면서도 전통적인 감성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현대미술 1세대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기초한 오타쿠, 즉 마니아 문화로 자신의 세계를 표현했다. 일본 전통화 우키요에와 서구미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이들 1세대의 영향력은 아직까지 살아 있다. 하지만 현재 일본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은 늘 새로운 기법과 표현을 받아들이면서도 ‘일본적’ 미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젊은 작가들에게 쏠리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미라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15) 시간관리(하)

    [김미라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15) 시간관리(하)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적은데…. 그런데도 왜 자꾸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일까요? 현대인들은 할 일에 비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빨리 빨리’라는 시간 조급증을 나타내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 ‘속성’,‘단기완성’,‘한 달 만에 끝내는’ 등의 선전 문구일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주어진 시간 내에 해 내기에는 무리인 과도한 업무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짜임새 없이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경우도 상당수 있습니다. 시간을 밀도 있게 사용해 시간 조급증을 나타내지 않게 하려면 먼저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엉성한 시간 계획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시간 계획표를 작성해야 하겠지요. 요사이 시중에 나가보면 ‘플래너’라고 부르는 시간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가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예전에는 수첩에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시간 관리를 했다고 한다면 시간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상당 부분 결정짓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부터는 체계적이며 효과적으로 시간 관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플래너가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지요. 플래너 등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된 시간 계획표를 작성했다고 해서 시간 관리가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시간 관리의 최대의 적은 엉성한 시간 계획표가 아니라 ‘지연 행동’입니다. 지연 행동이라는 것은 제 시간에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고 뒤로 미루는 미적거리기를 말합니다. 엉성한 시간 계획표라고 해도 중요하고 긴급한 것을 미루지 않고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시간 관리를 그렇게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미적거리는 것일까요. 지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수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아침 6시 기상인데 늦잠을 자 7시에 일어나게 되면 그 때부터라도 정해진 스케줄대로 일과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애초부터 틀렸으니 내일부터 계획대로 살아야지.’라며 대충 그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지연 행동을 많이 합니다. 늦잠 다음으로 사람들이 미적거리는 지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 각자가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열등감 때문입니다. 열등감과 미적거리기, 미적거리기와 그에 따른 시간 관리의 실패 간에는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어떤 일을 수행할 때 실패가 필연적이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그 사람만큼의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될 때 지연 행동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일을 만족스럽게 진행할 수 없을 만큼의 시간이 될 때까지 일의 시작을 미룹니다. 즉 미적거리는 행동의 기저에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실패를 자신의 능력 부족이라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일을 처리해 놓고는 일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에 대한 그럴싸한 변명거리로 시간 부족을 이야기합니다. 제대로 일을 완수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핑곗거리로 자신을 보호합니다. 더 나아가 비록 과업자체는 다소 질이 떨어지지만 시간 계획을 세워서 집중적으로 한 가지 일만을 완수한 사람보다 다양한 일을 더 많이 했다고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열등감과 관련된 지연 행동을 부모·자녀 관계와 관련시켜 살펴본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지나치게 허용적인 부모이거나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에게서 미적거리기가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자녀들이 시간 계획을 잘 못하거나 자꾸 미루는 행동을 한다면 그 행동 자체를 나무라기보다는 자녀들 마음 속에 어떤 열등감이 얼마만한 크기로 자리잡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세요. 그래야만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는 진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이용원 칼럼] 젊은 세대는 ‘화려한 휴가’를 봐야 한다

    [이용원 칼럼] 젊은 세대는 ‘화려한 휴가’를 봐야 한다

    5·18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가 말 그대로 화려하게 출발했다. 개봉 일주일 만인 어제 전국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보통은 첫 주말이 지나면 관객 수가 줄기 마련인데,‘화려한 휴가’는 지난 월·화요일에도 23만∼24만명이 들어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배급사는 최종 관객 수를 600만명 정도로 ‘겸손하게’ 예상했지만, 내심으로는 ‘괴물’‘왕의 남자’에 맞먹는 초대형 대박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이 영화가 이처럼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한 요인의 하나는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온라인학원 스타강사가 영화관을 빌려 고3 수험생 400여명에게 관람시켰는가 하면 강남의 C·L학원, 중계동의 H학원 등 유명학원들이 ‘살아 있는 역사교육’ 또는 ‘논술 대비’를 목적으로 단체관람을 문의해 온다는 것. 이 영화 관람평을 방학숙제로 내준 중·고교 교사 또한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화려한 휴가’가 이처럼 관심을 끄는 건 5·18을 위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실 5·18을 직접 다루는 영화를 제작한다고 발표했을 때 달갑지가 않았다.5·18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닌가라는 반감이 들었고, 대선이 있는 해에 개봉한다는 점 또한 정치적 의도가 숨은 듯해 은근히 불쾌했다. 어쨌건 영화는 완성됐고 각계 인사를 초청한 시사회가 잇따라 열렸다. 이즈음 김수환 추기경의 한마디가 심금을 울렸다. 김 추기경은 시사회에 초청한 배급사에 “나는 가슴이 아파 그 영화를 볼 수가 없어. 자네들은 정말 그 사건을 몰라.”라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 말씀을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나 역시 그 영화를 두 눈 제대로 뜨고 두 시간 내내 바라볼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시사회가 끝난 뒤에는 작품 완성도에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가 여러 곳에서 나왔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리라는 우려도 상당부분 입증됐다. 범여권 대선주자라는 이들이 이벤트를 벌이듯 앞다퉈 이 영화를 보았고, 관람 소감을 빙자해 경쟁자를 폄훼하는 발언이 나왔다. 심지어는 관객이 600만명을 넘어서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리라는 분석까지 등장했다. 이래저래 안 봐도 되는 핑계가 여럿 생겼다며 안도했다. 그러다가 결국 영화관에 간 까닭은,‘화려한 휴가’가 점차 사회현상으로 떠오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기자로선 보아 두는 게 의무이다. 영화평은 이미 넘쳐나기에 새삼 중언부언할 생각은 없다. 다만 영화를 보고 내린 결론을 밝히고자 한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모르는 젊은 세대라면 이 영화를 꼭 보아야 한다. 단언하건대,5·18과 관련해 여태껏 나온 책·필름 등 온갖 텍스트 가운데 ‘화려한 휴가’만큼 쉽게 정리 잘한 ‘교과서’는 일찍이 없었다. 젊은 세대는 알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가 거저 얻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는 말처럼 우리가 민주사회를 이뤄온 과정에는 처절한 희생이 겹겹이 쌓여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 ‘5·18 광주’가 우뚝한 것이다. 불과 27년전, 아버지·어머니 세대가 겪은 ‘광주의 기억’을 젊은 세대는 마땅히 이어가야 한다. 다시금 강조한다. 숙제가 아니라도, 논술대비가 아니라도, 정치권이 뭐라 하든 상관없이 이 사회 젊은 세대는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아야 한다. 그것은 의무이다.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공포 이상의 공포가 당신을 옥죈다

    공포 이상의 공포가 당신을 옥죈다

    1942년 일제치하 경성의 한 서양식 병원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담은 공포물 ‘기담’과 수술 중 각성이란 생소한 소재로 눈길을 끄는 미스터리 스릴러 ‘리턴’. 불볕더위를 식혀줄 ‘섬뜩한’ 영화 두 편이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새달 한 주 상관으로 선보일 이 영화들은 사뭇 닮은 꼴이어서 눈길을 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이 배경이고, 주인공도 각각 4명으로 똑같다. 두 영화 모두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이지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공포·스릴러물의 홍수 속에 제대로 된 영화에 목마른 마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하다. ●따스함 뒤에 오는 섬뜩함 ‘기담’은 고급스럽다. 온몸의 솜털이 쭈뼛 일어나고 ‘악’소리 나도록 무섭지만 지금껏 보지 못한 빼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 ‘기담’은 을씨년스럽지 않다. 주요 배경이 되는 ‘안생병원’의 분위기는 너무나 아늑하다. 화면은 밝고 따스한 색채로 넘쳐나고 의상에서 소품에 이르기까지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배어나온다. 이 의도된 따스함은 공포의 체감지수를 높이는데 단단히 한몫 한다. 아름다움이 짙어질수록, 화려함이 만발할수록 비명과 전율의 강도도 더욱 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3개의 기이한 에피소드를 차례로 풀어 놓는다. 고아인 자신을 돌봐준 안생병원의 원장 딸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의대생 정남(진구)은 아름다운 여고생 시체에 홀려 매일밤 시체실을 찾는다. 어릴 적에 다쳐 다리를 저는 정신과 의사 수인(이동규)은 교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뒤 악몽에 시달리는 소녀 아사코에게 동병상련을 느낀다. 병원 주변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가운데 외과의사 동원(김태우)은 밤마다 사라지는 아내 인영(김보경)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는다. 지독한 사랑에서 비롯된 공포를 주제로, 인물과 이야기가 교직되기는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큰 기둥 줄기는 없다.3색 공포를 맛보게 한다는 점에서 흠이 아니라 장점이다.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나눠졌다 포개지기를 거듭하는 전개 방식은 복잡하기는 하나 아드레날린을 지속적으로 샘솟게 하는 요소다. 이 영화로 감독 데뷔하는 ‘정가형제’(정범식, 정식)의 신선하고 세련된 연출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하다. 특히 정남의 결혼 생활을 미닫이 문을 이용해 압축적으로 풀어놓는 장면은 압권이다.3개의 이야기 중 가장 무서운 것을 꼽으라면 단연 아사코의 악몽이 펼쳐지는 두 번째 에피소드다. 올들어 나온 공포영화를 모두 합쳐도 상대가 안될 정도로 메가톤급이다.8월 1일 개봉,15세 관람가 ●나도 어쩌면…현실적 공포 수술대 위에 당신이 누워 있다. 의사들이 메스로 당신의 배를 가르고 전기톱으로 뼈를 절단한다. 그 순간 당신이 마취에서 깨어났다. 깨어 있지만 몸은 마비돼 당신의 고통을 알릴 수 없는 상태.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리턴’은 그 말 못할 고통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이가 연쇄 살인범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귀신과 원혼이 날뛰어도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인간이 제일 무서운 법.9살 나상우는 수술 중 각성을 경험한다. 이후 잔혹하고 이상한 행동을 일삼던 아이는 마침내 자신을 수술한 의사의 딸을 죽이게 되고 가족들은 상우를 데리고 돌연 자취를 감춘다. 그로부터 25년 뒤. 외과의사 재우(김명민)는 어릴 적 친구 욱환(유진상)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받는다. 의료 사고 때문에 협박에 시달리는 재우는 동료인 마취과 의사 석호(정유석), 정신과 의사 치환(김태우)과 수술과 관련해 마찰을 빚는다. 그의 주변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아내 희진(김유미)까지 희생당하자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나상우가 있다는 걸 깨닫고 그를 찾아 나선다. 역시 신인인 이규만 감독은 4명에게 공평하게 의혹의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이야기를 쫀쫀하게 짜내는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보여준다. 캐릭터 묘사도 자연스럽다. ‘사이코패스임’을 누가 봐도 알 수 있게 그린 ‘검은집’의 전철을 밟지 않아 관객들로 하여금 제법 ‘머리 굴리는 맛’을 느끼게 한다. 여기다 영리하게도 끝까지 진짜 범인을 잘 숨겨 놓는다. 모처럼 반전의 묘미를 주는 스릴러다. 하지만 풀어놓은 보따리를 수습하느라 후반들어 구구절절 설명이 나오고 그 탓에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은 좀 아쉽다.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수술 도중의 각성을 묘사한 부분이다. 가위, 메스, 석션 등 의료 도구가 빚어내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수술 장면 위로 깔리는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은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게 만든다.8월 9일 개봉,18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문화키워드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문화키워드

    ■ 신문 연재소설로 본 시대상 신문 연재소설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과 열망과 한숨이 배어 있다. 이것은 대중과 호흡을 함께해 나가는 신문이 그들의 이목을 끌고 그들을 지면에 이끌어 들이고자 만들어 내는 현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문 연재소설을 써나가는 주체란 단순히 작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문과 독자, 그리고 그들과 함께 당대를 만들어 나가는 사회 그 자체라 할 것이다. 우리는 저 멀리 ‘대한매일신보’가 숨쉬던 구한말에서 애달픈 식민지 시대, 해방공간, 한국전쟁, 긴 독재체제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주 긴 목록의 신문 연재소설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 했고 무엇에 아파했으며 무엇을 원했는지 보여준다. 신문 연재소설은 우리에게 당대의 문화적 코드가 무엇이었는지 알려준다. 신문 연재소설을 통해 당대의 문화키워드를 살펴본다. 구한말의 문화적 키워드는 단연 나라 지키기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시 애국계몽을 표방한 신문 ‘대한매일신보’에는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1905.11.17∼12.3),‘거부오해’(1906.2.20∼3.7) 같은 작품들이 연재되었다. 이 과도기적 ‘소설’들에는 어떻게 기울어가는 나라를 개혁할 것인가, 외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복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1910년대의 지식인들은 국권을 침탈당한 비극적 분위기 속에서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여전히 유학과 교육과 계몽에서 찾았다. 문단으로 보면 이때는 이광수와 최남선의 시대였다. 이광수의 ‘무정’(‘매일신보’,1917.1.1∼6.14)은 경성학교 영어교사인 이형식과 기생 영채의 사랑의 엇갈림을 그리면서 그들,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을 새로운 학문을 위한 유학에서 찾았다. 여기서 이광수는 과학이라는 새로운 구호를 제창했다. 1920년대는 3·1운동의 좌절이 가져다 준 절망적 분위기 속에서 고독한 자아의 구원을 열망하는 흐름과 절망을 대신할 새로운 사회적 희망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나뉘었다. 어머니를 잃고 오빠와 함께 살아가는 혜숙의 가련한 운명을 그린 나도향의 ‘환희’(‘동아일보’,1922.11.21∼1923.3.21)는 전자의 흐름을,3·1운동의 좌절을 배경으로 순영과 봉구의 사랑과 죽음, 기약을 그린 이광수의 ‘재생’은 후자의 흐름을 대변한다. 1930년대는 어두운 현실에 대한 인식과 식민지 근대의 성숙 과정에서 배태된 대중문화, 그리고 여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때였다. 한 예로 염상섭의 ‘삼대’(‘조선일보’,1931.1.1∼9.17)는 타락한 윗세대와 사회주의 운동이 풍미한 복잡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삶의 균형을 고민하는 새로운 세대의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 1940년 8월10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폐간되자 신문 연재소설의 현장은 다시 ‘매일신보’로 넘겨졌다. 이태준, 채만식, 박태원, 이효석 같은 대작가들은 가혹한 천황제 파시즘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체제의 강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문제의식을 그들의 소설들에 각인시켰다. 예를 들어 이효석의 ‘창공’(‘매일신보’,1940.1.25∼7.28)은 천일마라는 주인공이 만주 하얼빈에서 만난 러시아 여성 나아자와 결혼하여 함께 조선의 문화를 공유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천황제 파시즘의 대동아주의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냈다.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발발에 이르기까지 잠시 침체한 양상을 보였던 신문 연재소설이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 것은 1950년대였다. 대중의 폭발적인 반향을 얻으면서 논쟁에까지 휩쓸려 이른바 낙양의 지가를 올린 정비석의 ‘자유부인’(‘서울신문’,1954.1.1∼8.9)은 대학의 국문학 교수 장태연과 그 부인 오선영의 뒤얽힌 생활상을 통해 당대의 문화 풍속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자 한국사회는 군사독재 체제, 산업화, 타락과 부패라는 복합적인 문제들에 봉착하게 된다. 손창섭의 장편소설들, 예컨대 ‘이성연구’(‘서울신문’,1965.12.1∼1966.12.30)나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동아일보’,1966.2.8∼10.31) 같은 작품들은 대도시화한 서울을 배경으로 간척사업, 공공사업 등과 같은 당대적 사건들을 다루면서 물신주의가 팽배한 1960년대 사회의 기묘한 위선, 타락, 무질서, 음모를 그려나갔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민중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군사독재와 산업화 속에서 짓눌린 민중에 대한 관심은 수많은 문제작들을 낳았던바 신문 연재소설에서 이것은 대하소설이라는 문제적인 양식과 접맥된다.‘서울신문’에 1979년 6월부터 1983년 2월까지 약 4년에 가깝게 연재된 김주영의 ‘객주’는 보부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역사적 상황과 생생한 민중생활 양상을 풍부하게 재현한 문제작이다.‘한국일보’에 1974년부터 1984년까지 10년씩이나 연재된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도 단 몇 줄의 역사기록밖에 없는 인물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민중의 애환과 바람을 그린 작품이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로 이어지는 역사적 격변의 시대에 신문 연재소설의 주된 테마를 이룬 것은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심이었다.1983년부터 잡지에 연재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태백산맥’에 이어 1998년부터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은 파란으로 점철된 한국현대사에 연속성을 부여하려 한 작가적 신념의 소산이다. 여러 곳에 나뉘어 연재되면서 1994년에 완간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할 거작이다. 2000년대에는 민주주의가 사회적 원리로 정착해 나가는 대신에 자본주의의 물질적 독점력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된다. 고도로 국가화·독점화한 자본주의가 과거의 정치적 독재를 대신하여 새로운 권력적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바로 2000년대다. 경제적 갈등, 반목과 생존 경쟁, 물신주의가 이처럼 일상을 확고히 지배한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여기에 민주주의가 낳은 정신적 타락 및 비속화·비소화한 시민들의 삶은 새롭고 숭고한 정신적 가치를 찾아 헤맨다. ‘서울신문’에 2004년 1월5일부터 최근까지 장기간 연재됐던 최인호의 ‘유림’은 그러한 숭고에 대한 열망이 투영된 소설이라고 하겠다.‘상도’에서 ‘유림’에 이르는 최인호의 집필과정은 시대의 추이를 예민하게 감지할 줄 아는 능력의 존재를 시사한다. 이렇듯 신문 연재소설은 한국사회 및 대중의 관심사와 그 문화적 추이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촉진한 시대의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방민호(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 서울신문 연재소설 소개 ▶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 1905년 11월17일부터 12월3일까지 대한매일신보에 연재된 개화기 신소설로 신문에 실린 최초의 소설 형태의 글이다. 개화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복술가 소경과 망건장수 앉은뱅이의 대화가 전개되는 문답체로 자주적 국권 의식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 무정 1917년 1월부터 6월까지 이광수가 매일신보에 연재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이다. 한국 현대 문학의 출발점이 된 작품으로 근대문명에 대한 동경과 신교육 사상, 자유연애 찬양, 남녀 평등 사상 등을 주제로 내세우면서 대중계몽 역할을 꾀해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근현대문학 사상 가장 많이 읽혀지고 연구되어온 이광수의 대표작이다. ▶ 자유부인 1954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된 작품으로 한국 신문 연재 소설 사상 최고의 화제를 낳았다. 성윤리에 대한 논란을 비롯, 갖가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정비석의 화제작. 대학교수 부인 오선영의 ‘일탈’를 통해 6·25전쟁 직후 만연한 퇴폐적인 사회 풍조와 전쟁 미망인들의 취업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 객주 1979년 6월6일부터 1983년 2월29일까지 서울신문에 1465회 연재돼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 김주영의 역작.3부작으로 구성됐으며 조선 후기 보부상과 노비, 관료, 농민들의 갈등과 유착을 다루며 당시 사회의 변동상을 그려냈다.19세기 말의 풍속을 구체적으로 재현했으며 평민층의 입말을 잘 살려내 사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 유림 1977년 서울신문에 소설 ‘파란 꽃’을 첫 연재한 최인호가 2004년 1월5일부터 2006년 12월30일까지 연재한 장편소설. 유교가 흘러온 2500년의 역사를 조망한 작품으로 왕도국가를 세우려다 실패한 조광조와 이상국가를 꿈꿨던 공자, 성리학을 발전시킨 퇴계 이황 등 유학자들의 삶을 엮었다.‘유림’은 유교와 유학자들을 소설로 형상화해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프론티어 5인이 말하는 미래 문화키워드 서울신문은 창간 103주년을 맞아 문화계 인사들로부터 미래 사회의 문화를 이끌 화두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문학·영화·방송·음악·미술 방면의 전문가 5명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명징한 키워드로 향후 문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예술가 사회’‘글로벌’‘탈경계’‘다양화’‘탈장르’ 등으로 요약되는 이 문화 핵심어들은 저마다 고유한 속성을 지니면서도 의미있는 공통분모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진지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 “장르파괴 가속화” 최완규 ‘주몽’ 드라마 작가 “앞으로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드라마 연출자가 영화 감독을 맡거나 영화제작사가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렇다할 성공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제작인력의 양분화가 점차 미미해지고 두 장르간 벽을 허무는 사례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국민 드라마 ‘주몽’의 최완규(43) 작가는 미래 방송계의 키워드를 이처럼 ‘탈경계’란 말로 압축해 표현했다.‘종합병원’‘허준’‘올인’ 등 사극과 현대물을 오가며 인상깊은 작품들을 남겨온 그는 현재 그 자신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 사람들도 새삼스럽게 미드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할리우드의 우수한 영화 제작인력과 기획력이 드라마로 대거 투입된 결과로 볼 수 있어요. 우리도 이같은 탈경계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환경은 아직까지 그리 여의치 않다. 최 작가는 “현재 방송사·외주제작사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십중팔구는 제작비를 맞추지 못해 적자를 떠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드라마는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규모를 급속도로 키워 왔지만, 그 수혜가 몇몇 연기자와 작가들에게 집중되는 등 문제점도 함께 키워 왔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CSI’나 ‘프리즌 브레이크’는 작가 한명의 머리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며 “무엇보다 사전제작을 염두에 둔 시리즈물이 일반화돼야 하며, 밀도 높은 작품을 위한 집단창작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권고도 잊지 않았다. 시청률이나 해외 마케팅에 신경쓰기 앞서 ‘질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 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프로·아마 벽 무너져” 김영하 소설가 “미래는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세상입니다.‘예술가 사회’라 하면 어떨까요?” 소설가 김영하(39)는 20세기 후반, 자본가가 된 우리 모두는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예술가가 될 거라 장담했다. “요즘 삼청동에 가보면 사진기자들이 쓸 만한 장비를 들고 수백명이 순례를 하고 있어요. 모든 예술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거죠.” 그는 프로가 좋은 작품을 만들고 아마추어가 ‘후진’ 작품을 만들 것이라는 경계는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문학이야말로 아마추어가 하는 겁니다. 뭐든 쓸 수 있죠. 랭보와 카뮈도 아마추어였어요. 문학사는 아마추어가 쓴 엄청난 작품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하는 ‘개인’도 미래의 문화 키워드로 꼽았다. 사람들간에 공통적인 경험이 줄어들고 다른 처지에서 세상과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는 1950년대,60년대 문학과 같은 트렌드는 사라지고 작가 개인의 문체 특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문학도 이제 개인의 내면과 경험을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김영하 다르고, 박민규 다르죠. 공통분모를 찾는 건 부질없는 노력입니다. 서구 비평가들이 하듯 한 작가에 천착하게 되고 작가는 우주의 별처럼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장편소설 대망론을 믿으면서도 최근 출판사와 일부 언론에서 일고 있는 ‘장사 논리’는 경계했다.“문학을 해외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일본 문학에 대응하기 위해 장편소설을 내라는 건 박정희 시대의 논리죠. 요즘 일부 언론에서 만든 문학상이나 출판사들은 새로운 네이밍을 통해 작가들에게 대중소설이라는 수요를 창출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독자들이 원하는 거죠. 잘 된 장편은 독자를 일주일간 기쁘게 해줍니다.” 김영하는 ‘예술가 사회’에선 모두가 행복해질 거라고 내다봤다.“미래에 나쁜 일만 생길 거라 보는 문화적 비관주의는 언제나 실패해왔습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어제작으로 월드마켓 공략” 이승재 LJ필름 대표 “향후 한국영화 산업을 지배할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이승재(43) LJ필름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한국영화 산업은 현재 한계점에 다다랐다.”면서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유통 등 성장을 담보하는 제반 여건이 다 갖춰진 한국영화 내수시장은 더이상 ‘파이’를 늘릴 수 없는 상태라는 것. 그는 비용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 30∼40%에 달하는 현 시점에서 대안은 해외시장 개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영화를 잘 만들어 수출하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우리의 문화를 영어로 제작해 알리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영화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제작해 알렸듯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는 ‘괴물’을 예로 들면서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라도 자국 언어로 제작되면 ‘월드 마켓’에서 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망을 대변하듯 올들어 충무로에서는 해외 합작이 심심찮게 추진되고 있다. 나우필름이 미국 영화사 VOX3과 손잡고 만든 첫번째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이 얼마 전 한국 관객과 만났고, LJ필름 또한 ‘프린세스 줄리아’를 한·미합작으로 제작한다. 영화는 조선의 마지막 황태손이었던 이구와 그의 미국인 부인 줄리아 멀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와호장룡’ 등을 제작한 미국 유니버셜 포커스와 손잡은 이 영화는 현재 시나리오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2억달러를 벌어들인 그리스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처럼 한국적인 소재이면서도 다같이 공감할 수 있는 ‘크로스컬처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가보다 다수 결집 창작 증가” 김현철 작곡가 겸 가수 가수 김현철(39)은 미래 대중음악의 키워드로 ‘다양화’를 제시했다. 그것은 또한 21세기와 이전의 대중음악을 구분짓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2000년 가까이 전해져 내려온 음악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년쯤 전입니다. 대중에게 대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음반이란 형태의 ‘디바이스(도구)’가 등장한 덕분이죠. 현재도 CD를 거쳐 MP3 등으로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고요. 이런 다양한 형태의 도구들이 급격한 음악시장의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튈지는 아무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21세기 대중음악의 트렌드는 소수의 대가가 아니라 다양한 뮤지션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특징. 방송과 몇몇 가요제가 가수 등용문의 전부였던 예전과 달리 UCC 등을 통해 누구라도 쉽게 가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대중이 음악을 접하는 도구 또한 공중파 방송 일변도에서 모바일, 케이블 음악방송, 인터넷 음악전문 사이트 등으로 다양하게 재편되고 있다. “음악을 전달하고 수용하는 도구의 확대는 음악가들에게 더욱 다양한 음악을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르의 융합단계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이제 모바일에 적합한 음원은 물론, 데커레이션 음악(장난감에 사용되는 음악)까지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다양성이 양질의 음악 생산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공연 브랜드’가 많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또한 음악가와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해주는 기획·프로모션 부문에 현재보다 한층 진보된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표현도구 다양화” 정연두 최연소 ‘올해의 작가’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는 밝고 발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동안 작품의 질에 비해 저평가돼 왔죠.” 회화, 조각 등으로 경계를 나누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한 현대미술.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독특한 접근방식을 보여주는 작가 정연두(38) 역시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들다.‘탈장르’로 규정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그는 멀티 플레이어적인 작업으로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95년부터 매년 뽑는 ‘올해의 작가’에 30대로는 처음 선정된 정연두는 현대미술의 변화와 흐름을 잘 보여주고 대처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무형에 의해 지배되는 유형’처럼 현대 미술에서 장르의 경계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우습다.”며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확실한 세계가 있다면 어떤 표현매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대학에서는 조소를 전공했지만 요즘 주로 사용하는 표현방식은 사진과 비디오다. 정연두는 앞으로 그처럼 작품활동만 하는 한국의 전업작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업작가 한 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한 작가를 공부하고, 응원하는 팬이자 컬렉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인구의 겨우 1%가 컬렉터지만, 그 수가 늘어나면 전업작가 시스템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가들은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작업태도를 견지할 수 있고, 컬렉터층도 극소수의 부유층이 아닌 개미군단으로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댄싱섀도우 전문가 4인의 감상평

    댄싱섀도우 전문가 4인의 감상평

    ‘세계시장에 우리 뮤지컬이 먹힐까’. 라는 화두를 던져준 ‘댄싱 섀도우’(8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지난 8일 막을 올렸다. 평가는 분분하다. 세계적인 제작진과 8년간의 기획,50억원의 제작비라는 꼬리표에 붙은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 전문가들은 음악의 유려함과 조명·무대 화법의 세련됨을 장점으로 꼽았다. 대중성의 약화와 정체성의 모호함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뮤지컬평론가 조용신씨는 기획의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검증되지 않은 실험은 상업무대에 올리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댄싱 섀도우’가 실험을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출했지만 숙제와 교훈만 남겼다는 견해다. 뛰어난 제작진간의 조합이 맞지 않았고 연기나 캐스트, 음악은 좋았지만 내용이 추상적이라 붕 뜬 느낌이라는 것이다.“외국어로 대본을 먼저 만들고 한국화하는 작업을 거쳐 라이선스 뮤지컬을 가져올 때처럼 정서나 표현이 다듬어지지 않았다.” 한 마디로 준비되지 않은 관객에 너무 빨리 명품을 내놓겠다는 조급함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정체성의 문제를 첫 손에 꼽았다. 이 교수는 “글로벌 뮤지컬을 표방했지만 동부 유럽의 실험적이고 음악이 강한 연극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무대도 두 개의 세트로 일관해 대극장 뮤지컬에서 기대하는 스펙터클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다른 문화권에 있는 예술가들끼리 의식과 스타일을 종합한다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느꼈다.”면서 “시도나 완성도 면에서는 애쓴 흔적이 보였다.”고 감상을 밝혔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도 연극에 가깝다고 봤다. 뮤지컬의 흥행 공식들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음악은 강렬하나 원작에서 탈피한 시간적·공간적 느낌이 공감이 잘 안 간다. 글로벌 상품의 보편성이란 주제나 이야기의 보편성이지 소재나 배경이 관건은 아니다.”원 교수는 ‘댄싱섀도우’가 창작뮤지컬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하느냐는 롤 모델이 없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형식 도전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흥행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춘 뮤지컬을 만나려면 갈 길이 먼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은 결합의 문제를 언급했다. 무대, 음악, 춤 등 부분적으로는 뛰어났지만 드라마와 제대로 섞여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 편집장도 대사가 많아 연극과의 장르 구분이 애매해졌다고 말했다. 원작을 우화로 바꾸면서 소통과 설정의 공백이 보였다는 것도 단점이다. 그러나 그는 “전쟁 비판, 문명과 자연의 충돌 등 여러 생각거리를 줬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중극장 정도의 규모로 줄이면 좋겠다는 제안도 곁들였다.
  • 에든버러 페스티벌 14개 작품 초청 제2의 난타 꿈

    올해 61회째를 맞는 에든버러 페스티벌(8월5일∼27일)에 국내 작품 14개가 간다.1999년 ‘난타’가 처음 진출한 이후 2005년 4개,2006년 6개에 이어 최대 규모다. 이번 에든버러행에 채택된 세븐센스의 ‘피크닉’,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보이첵’,SEO 발레단의 ‘somewhere else’, 문화마을 들소리의 비나리, 라스트포원의 스핀 오딧세이, 하얀연극실험실의 ‘The Voice of Things-toilet paper’은 서울시와 문화관광부의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이 외에 8개 작품이 포함됐으며 장르별로 보면 무용·신체 연극이 9개로 가장 많고 음악이 2개, 무용, 연극, 뮤지컬이 각각 1개씩이다. 하얀연극실험실의 ‘The Voice of Things-toilet paper’은 말그대로 ‘휴지’를 이용한 상상력 가득한 종이극. 이탈리아 배우가 휴지를 접고 찢고 날리고 물에 적시면서 한국적 정서를 표현한다. 웅장한 타악 연주 뒤로 광대들이 등장해 대동놀이, 강강술래, 지신밟기 등 신명나는 연희를 펼치는 ‘비나리’는 한국팀으로는 처음으로 야외 무대에서 공연한다. 들소리의 해외업무 매니저 조성원씨는 “전통문화는 그동안 문화상품이라기보다 교류의 의미로 치중되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이 드러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피크닉’은 지난 4월 웨스트엔드에서 첫 공연을 올릴 만큼 해외무대 공략을 전제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비보이 죄수들이 탈옥하는 과정을 재치있게 그려냈다.‘피크닉’의 해외사업을 맡은 예감의 한경아 실장은 “이번 축제 기간에 800여석이 넘는 극장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상품으로써 완성도가 높다는 소리를 듣게끔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비보이 뮤지컬 ‘스핀 오딧세이’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디세이 일행이 트로이 전쟁에서 이기고 고향에 돌아가는 과정을 그렸다.‘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도 진출작에 포함돼 전체 14개 중 3개가 비보이극이다. 국내에 일고 있는 비보이 뮤지컬의 강세가 에든버러에까지 번진 셈. 서울시와 문화관광부는 선정 단체에 1000만원,2500만원,3000만원 등 총1억 3000만원을 차등적으로 지원한다. 홍보와 마케팅, 컨설팅 등도 함께 제공된다. 올해 에든버러 페스티벌에는 전 세계 1만8626명의 공연자가 참가할 예정이다. 에든버러 시내 250개의 극장에서 2050개의 작품이 올라간다. 정서린기자rin@seoul.co.kr
  • 전통음식 글로벌 전략 “멋있게”

    “맛있는 전통음식에서 멋있는 전통음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조리법을 표준화하여 산업화가 가능하도록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주최로 4일 서울 필동 한국의 집에서 열린 ‘한국음식 세계화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내려진 결론이다. 미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해 외국인들에게 인기높은 비빔밥은 어떤 전통음식도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전통음식이 음식 자체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식단과 음식량 등 서비스 문화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전통음식은 재료나 요리방법에서 세계 어느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데도, 고객의 기호에 맞는 문화상품으로서 식단구성에 대한 고민은 소홀했다.”고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도 무조건 많은 음식을 내놓는 보릿고개 시절의 음식문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수진 푸드앤컬처코리아 원장은 “음식의 완성도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가 100%라면 입으로 느끼는 비중은 30%에 불과하고 시각적 즐거움과 식당 분위기 등이 70%를 차지한다.”면서 맛이 아닌 눈으로 먹는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통음식을 세계화하는 데는 국가대표 조리사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되, 보는 것만으로도 오감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하는 푸드스타일링이 실과 바늘처럼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재춘 한국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일본이 1960년대부터 정부주도로 일본음식의 세계화를 추진했고, 태국도 총리 주도로 2001년부터 음식 세계화 프로젝트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국가 차원이 아니라 몇몇 부처가 산발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라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민관 공동으로 ‘한식 세계화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하여 한식의 개념을 정립하고 집중 육성할 한식의 품목을 선정하여 체계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홍렬 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은 “전통음식에 담긴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유지하면서 국·내외 다양한 입맛을 가진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식단을 개발하기 위해 심포지엄을 마련했다.”면서 “전통음식을 현대적으로 개선하여 기내식 비빔밥처럼 단품식단으로 브랜드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공연, 경계가 허물어진다

    공연, 경계가 허물어진다

    공연계의 크로스오버 바람이 거세다. 연극, 뮤지컬, 무용, 콘서트 등 각각의 장르로 똑 떨어지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공연의 탈장르화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이들은 기존의 형식을 깨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으로 새로운 형식의 진화를 부추긴다. 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란함만 남기고 사라지기도 한다. 최근 무대에서는 인접 장르와의 결합뿐 아니라 이종 장르와의 교접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카이스트 교수들이 제작에 나선 디지털 플레이 ‘신타지아’, 뮤지컬을 오페라와 섞은 ‘코로네이션 볼’을 비롯, 콘서트형 뮤지컬과 연극을 도입한 음악회, 회화와 영상, 무술과 무용까지 곁들인 멀티쇼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관객의 구미를 당긴다. ●무대도, 관객도, 배우도 디지털로 서울 종로의 행인과 극 중의 소녀가 말을 주고받는다. 관객은 객석 위치에 따라 다른 소리를 듣고 다른 감정을 느낀다. 배우가 로봇이 천사 모양의 미완성 영상을 뿌리면 관객들이 휴대전화로 접속해 영상 조각을 맞춘다. 디지털 플레이 ‘신타지아’(6월23일∼7월15일, 고양 아람누리 새라새극장)의 공연 내용이다. 융합과 환상이라는 뜻의 ‘신타지아’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들과 고양문화재단의 공동 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소설가인 김탁환 교수의 ‘로봇 플라워’가 원작이다. 공연의 총괄을 맡은 원광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장은 “기계가 인간을 얼마나 대신할 수 있는가, 기계가 공연에 얼마나 더 들어올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해 보는 것”이 공연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관객과 무대, 배우를 얼마나 더 디지털화할 수 있는가가 관심의 초점이라는 것이다. ●음악, 회화, 영상 등 퍼포먼스의 뒤섞임 음악에 회화와 영상, 퍼포먼스와 드라마까지 섞는 ‘하이브리드’ 공연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28일부터 공연하는 ‘마담 드 모카’(7월1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는 가브리엘 포레의 연가곡 ‘이브의 노래’를 드라마와 노래로 소개한다. 노래하는 모카 부인과 연극하는 모카 부인의 에피소드가 클래식과 어우러진다. 영상과 미술, 무용 등 다양한 무대 언어가 쓰인다. 젊은 국악인들의 연주그룹 정가악회는 황해도 삼현육각과 창작국악 연주를 선보이면서 사뮈엘 베케트의 연극 ‘말과 음악’을 함께 올린다.‘말과 음악(7월5∼7일까지,LIG아트홀)’의 연출 김지후씨는 “낙후 대상으로 간주되는 전통음악에 거리감을 느끼는 관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연극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오페라 가수들이 부르는 뮤지컬 지난 15∼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코로네이션 볼(대관식 축하 연회라는 뜻)’도 새로운 시도였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와 ‘스타마니아’를 오페라 가수들이 부른 것.24곡의 뮤지컬 곡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오케스트라 편곡을 거쳤다. 이번 공연은 맛보기 성격도 있다.‘노트르담 드 파리’는 10월23일부터 2주간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트라이아웃을 가진 뒤 내년 1월에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2009년에는 ‘스타마니아’ 오리지널 팀이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한다. ●탈장르화는 필연적인 추세 관객들 자체가 멀티화·디지털화 되고 있는 요즘, 장르의 경계 허물기는 필연적인 형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극평론가 김윤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장르의 순수성을 고집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연극과 다른 장르간의 상호 이해를 위해서도 소통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격적 시도는 좋지만 예술적 완성도는 별개의 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순천향대 원종원 교수는 “예술의 진보를 위해서는 뒤섞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진정한 미적 가치의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탈장르화가 미래 예술의 한 방향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청강문화산업대 이유리 교수는 공연 현장의 본질을 지키면서 여러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차범석의 ‘산불’ 연극·뮤지컬로 돌아온다

    차범석의 ‘산불’ 연극·뮤지컬로 돌아온다

    지난 6일 타계 1주기를 맞은 극작가 고 차범석 선생의 ‘산불’이 연극과 뮤지컬로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연극 ‘산불’(사진 위)은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 복원 작업의 일환으로 22일부터 일주일간 공연된다. 산불을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 ‘댄싱섀도우’(아래)는 7월초 8년간의 단장을 마치고 객석 앞에 선다. 1962년 초연 이후 2005년 국립극장에서 다시 선보이는 ‘산불’은 영화와 드라마, 오페라로 폭넓은 변신을 거듭했다. 이번 ‘산불’은 대사 한 줄 더하거나 빼지 않고 원작의 의도를 그대로 살렸다. 6·25전쟁의 상흔으로 멍든 마을. 남자는 모두 죽고 여자들만 남았다.2대째 과부 신세를 면치 못한 양씨와 최씨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고 양씨의 며느리 점례와 최씨의 딸 사월은 마을에 찾아든 공산군 규복을 하룻밤씩 공유한다. 비극은 여기서부터 움튼다. 연출은 맡은 임영웅 씨는 “산불은 차 선생이 10년 동안 간직하고 있던 소재”라며 “충분히 발효되었다고 할 정도로 치밀하게 구성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원작 그대로 보여주는데 관객들이 지금도 공감하는 걸 보면 이런 게 바로 고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재작년 공연과 달라진 점은 무대 메커니즘을 개선해 극적 효과와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 강부자, 곽명화, 계미경, 이상직 등이 정통 사실주의극을 선보인다. 7월22일부터는 차범석 선생의 고향인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 막을 올린다. 뮤지컬 ‘댄싱섀도우’도 그림자를 걷어낸다. 세계적인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극본과 에릭 울프슨의 음악으로 펼쳐지는 ‘댄싱섀도우’는 원작의 배경을 지우고 콘스탄자라는 가상의 마을을 내세운다. ‘산불’의 중심축이었던 집안 간 갈등구도는 없애고 ‘영혼의 숲’을 지키는 나시탈라와 도시를 그리워하는 신다, 신다의 어머니 마마 아스터간의 대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황폐한 전쟁 속에 내던져진 인물들이 조각나는 모습이나 한 남자를 두고 불거지는 두 여자의 내밀한 긴장감은 그대로다. 김성녀, 배혜선, 신성록 등이 젊고 생동감 있는 무대를 꾸민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中한류 비상사태 “한국드라마 No, 한류드라마 OK?”

    中한류 비상사태 “한국드라마 No, 한류드라마 OK?”

    중국의 한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한국 스타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중국인들은 찾기 어려울 정도. 예전 한국 배우와 가수들이 중국 스타들을 누르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히던 때를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현재 중국에서 인기있는 한류스타라고 하면 장동건, 이영애, 비, 송혜교 등 기존 스타와 배슬기, 채연, 유재석, 강호동 등 중국에서 새롭게 떠오른 스타 정도를 꼽는다. 장동건은 ‘이브의 모든 것’으로, 이영애가 ‘대장금’으로 예전부터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비와 송혜교는 ‘대장금’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풀하우스’에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배슬기와 채연, 유재석, 강호동은 최근 ‘X맨’과 ‘연애편지’로 인해 인기를 모으게 된 경우다. 중국에서도 오락프로그램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이같이 완성도 높은 한국의 오락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게 됐다. 장나라, 채림 등 중국에서 많은 활동을 펼친 스타들도 현재는 조금 주춤한 상태. 물론 지금도 중국에서는 TV를 켜면 한국 드라마가 나오고 한국 오락프로그램이 방영된다. 때문에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 연예인의 대부분을 알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팬이라고 부를 수 있는 층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상하이에서 만난 자오친씨(22)는 “한국 연예인들을 많이 알고 있다. 예전에는 비를 많이 좋아했지만 지금은 특별히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이 없다. 요즘에는 중국 스타들이 많이 나오는 ‘위싱위슈(我型我秀)’ 같은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위싱위슈’는 최근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메리칸 아이돌’ 스타일의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들이 많이 스타덤에 오른다. 중국인들이 이제 한국 스타들을 모방한 중국 연예인들에게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는 바로 무분별한 컨텐츠 수출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해버린 것을 들 수 있다. 일단 돈을 벌고보자는 식의 컨텐츠 판매로 중국 방송사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큰 돈을 주고 컨텐츠를 구입했지만 질 낮은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외면받는 일이 자주 일어나다보니 한국 문화상품에 대한 믿음이 급격히 줄어버린 것이다. 또 중국 연예계의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도 한류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전에는 그저 ‘따라하기’ 수준이었던 중국 스타들이 이제 한국 스타 못지않은 패션과 연기력, 외모를 가지고 등장해 자연스레 한류에 열광하던 팬들을 흡수해버렸다. 중국의 한 연예관계자는 “자오웨이(조미)나 판빙빙의 인기는 중국에서 상상을 초월한다. 거기다 매주 배출되는 TV 경쟁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스타들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슬기가 출연하는 중국 최초의 힙합 드라마 ‘징우시지에(競舞世界·경무세계)’도 ‘위싱위슈(我型我秀)’등 인기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로 많이 채워져 있다. 물론 한류가 중국땅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늘 주장하던 ‘한류를 되살리자’는 말은 허울 뿐 실질적인 대책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한류는 이제 거의 밑바닥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고생해서 만들어 놓은 드라마를 싼 값에 ‘덤핑’형식으로 중국에 넘길 생각이 아니라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면에서 중국제작사 ‘C&C필름’이 제작하는 ‘징우시지에’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드라마는 물론 중국 드라마다. 그러나 한국인이 연출을 맡았고 한국 스태프들이 참여한다. 중국의 인기스타 장슈(長旭·장욱)와 한국의 인기스타 배슬기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때문에 중국인 입맛에 맞게 만든 한류드라마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처럼 중국측과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한국드라마가 아닌 한류드라마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 상하이(중국)=고재완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Local] 제주, 첫 창작 오페라 무대에

    제주 최초의 창작 오페라 ‘백록담’이 9∼10일 제주돌문화공원 야외 특설무대에서 선을 보인다. 오페라 ‘백록담’은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열녀 홍윤애(극중 구술이)의 삶을 토대로 제주 여성의 삶과 사랑을 상징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대본은 대한민국예술원장을 지낸 극작가 고 차범석 선생이 썼으며 음악은 김정길 전 서울대교수, 연출은 오페라앙상블 대표인 장수동 선생이 맡고 있다. 오페라 ‘백록담’은 지난 2002년 초연 이후 2003년 1차 수정공연에 이어 제주사투리를 가미하는 등 작품 수준과 완성도를 높여 이번에 다시 선을 보인다.
  • 잘츠부르크 “당혹” 소치 “막판 뒤집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실사 보고서가 공표된 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나선 세 후보도시의 표정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평창 유치위원회는 다음달 5일 과테말라 IOC총회 투표 직전 실시되는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 또 하나의 빅카드를 5일 들이밀었다.최근 칸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창동 감독으로부터 6일까지 이틀 동안 프레젠테이션 영상물에 대한 조언을 듣기로 한 것.문화관광부 장관 시절의 경륜과 영상에 대한 감각이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게 유치위의 기대. 잘츠부르크는 기술적 평가와 실제 득표는 별개란 점을 애써 강조했다. 하인츠 샤덴 잘츠부르크 시장은 “문제점은 앞으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잘츠부르크가 평창보다 지적 사항이 많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객관적 평가를 부인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보고서 공표 직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대대적인 준비를 했던 소치 유치위는 머쓱해하는 모습이다. 유치위는 “대체로 만족한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불만이 없을 수 없다.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유치위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스비즈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장 건설 등도 최근 많이 진척돼 좋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과테말라에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어린아이들 ‘전쟁의 기억’

    EBS ‘독립영화극장’이 1일 전쟁에 대한 아이들의 기억을 주제로 한 ‘해외 우수단편 시리즈 3-전쟁과 기억’을 방송한다. 영국 사미르 메하노빅 감독의 ‘우리들의 마지막 봄날’, 스페인 루이조 베르데요·요르게 C 도라도 감독의 ‘전쟁’, 스웨덴 카메론 B 알리아신 감독의 ‘영원한 형벌’을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 작품들에는 공통적으로 아이들이 등장한다. 어린아이들은 전쟁으로 목숨을 잃거나 친구를 잃기도 하고, 또 심지어 가해자가 되기도 하면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세 작품 모두 전쟁의 폭력성을 잘 그려내면서도 영상미, 구성 등 완성도 또한 빼어나다. 특히 ‘우리들의 마지막 봄날’은 감독이 보스니아 내전 당시 자신이 직접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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