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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발로 9바퀴… 손연재 포에테 피벗으로 銀 땄다

    한 발로 9바퀴… 손연재 포에테 피벗으로 銀 땄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처음으로 은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룬 것은 장기인 포에테 피벗을 완벽하게 구사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리본 종목 결선에서 손연재는 9회전 포에테 피벗을 연기 속에 잘 녹여내며 17.483점을 획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쪽 다리를 들고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포에테 피벗은 손연재의 장기 중 하나다. 회전 난도가 1.8점으로 구사하기 어려운 기술이지만 제대로 해내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손연재도 “리본 종목에서 포에테 피벗의 회전수가 많은데 그 부분이 잘돼 점수가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올 시즌부터 바뀐 리듬체조 규정에 따라 손연재는 음악과 작품을 모두 바꿨고 클래식 위주로 음악을 구성하면서 표현력과 예술성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리본 종목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흑조 ‘오딜’로 변신해 우아하고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쾌거를 이뤘지만 과제도 남겼다. 약점인 곤봉 징크스는 이번에도 계속됐다. 곤봉 종목 예선에서 17.600점의 높은 점수로 결선에 올랐지만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해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후프와 볼 종목 예선에서는 각각 13위와 17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했고 종합 순위도 9위에 머물렀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점수가 오르내리고 있어 실수를 줄이고 숙련도와 완성도를 보완해야 한다. 손연재는 불가리아로 건너가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소피아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며 6월에는 갈라쇼인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스 2013’을 통해 국내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어 7월 러시아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와 8월 우크라이나 키예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강행군을 이어 간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연재야, 이번엔 메달 걸고 와야지

    연재야, 이번엔 메달 걸고 와야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26일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 출전한다. 이달 초 리스본 월드컵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월드컵 무대다. 7월 러시아 카잔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와 8월 우크라이나 키예프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손연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프로그램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약점인 곤봉 연기를 보완해 개인종합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스본 대회에서 손연재는 후프와 볼 종목에서 각각 7위와 4위에 올라 상위권 가능성을 부풀렸지만, 곤봉에서 수구를 여러 차례 떨어뜨리는 바람에 개인종합 9위로 미끄러졌다. 손연재는 리스본 대회 이후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서 곤봉 프로그램을 수정했으며, 난도를 다소 낮추고 장점인 표현력과 예술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에는 마르가르타 마문과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이상 18·러시아) 등이 출전하지 않지만, 안나 리자트디노바(20)와 런던올림픽 6위에 오른 알리나 막시멘코(22·이상 우크라이나) 등 정상급 선수들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손연재는 오는 27일 0시 40분부터 후프와 볼 종목에 출전하고, 28일 오전 2시 25분에는 곤봉과 리본 종목을 치른다. MBC가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편 리듬체조 기대주 천송이(16·세종고)도 이번 대회에서 시니어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손연재의 고교 후배인 천송이는 그동안 국내 주니어대회를 석권했으며, 올해 만 16세를 채워 시니어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북한산 입구에서 건강도시락 팔아요

    북한산 입구에서 건강도시락 팔아요

    서울 은평구가 연간 1000만명이 찾는 북한산을 대표하는 음식 관광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구는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등산 도시락을 가지고 산을 오를 수 있도록 ‘북한산 등산도시락’을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19일 구청 1층 로비에서 북한산성마을 내 11개 식당이 참여한 가운데 도시락 공개품평회도 마련했다. 품평회에서는 북한산을 대표할 수 있는 15개 도시락 메뉴가 선을 보였다. 품평회에는 김우영 구청장을 비롯해 음식관련 전문가 등 5명이 평가자로 나서 맛과 영양은 물론 도시락의 모양, 창의성, 상품성, 지역 대표성 등을 평가했다. 품평회에 참가한 100여명의 주민들도 의견을 보탰다. 당초 우수한 도시락 1개만 선정해 상품화할 예정이었으나 품평회에 출품된 도시락들의 맛과 완성도가 뛰어나 3개 도시락을 선정하고 인증패를 수여했다. 품평회에서는 표고버섯밥 도시락, 장어덮밥 도시락, 능이찹쌀 도시락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품평회에서 선정된 도시락들은 다음 달 24~26일 개최되는 북한산 페스티벌 기간 동안 특별판매소에서 판매하며, 6월부터는 북한산성 내 지정판매소에서 판매한다. 김 구청장은 “북한산 등산객들에게 도시락 제공이라는 서비스도 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에 선정된 업체들과 협의해 훌륭한 도시락 상품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조용필 헬로(hello) 열풍...온오프 가요 시장 석권

    조용필 헬로(hello) 열풍...온오프 가요 시장 석권

    23일 발매된 조용필(63)의 19집 앨범 ‘헬로’(hello)가 온·오프라인 가요 시장을 석권했다. 10년 만에 발매한 그의 신보에 세대를 초월한 국민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새벽부터 음반 판매점에는 그의 앨범을 사려는 팬들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낮 12시 국내 음원 사이트에 앨범 수록곡이 공개되자마자 타이틀곡 ‘헬로’를 비롯한 신곡이 일제히 ‘톱 10’을 싹쓸이했다. 음원 위주의 가요 시장으로 재편돼 음반 업계가 붕괴된 현실에서 이처럼 열기가 뜨거운 것은 이례적이다. 이 앨범은 선주문 2만장 이상을 기록하며 앨범 판매에서도 순항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헬로’는 공개 한 시간 만에 벅스, 올레뮤직, 싸이월드뮤직의 실시간 차트 1위, 멜론과 엠넷닷컴 2위 등 주요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벅스에서는 1~10위를 수록곡 10곡이 모두 차지했고, 네이버뮤직에서는 9곡, 싸이월드뮤직에서는 8곡 등 앨범 수록곡들이 ‘톱 10’을 차지했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영풍문고 종로 본점에는 앨범을 사기 위한 팬 400여명이 길게 늘어섰다. 조용필의 팬클럽인 ‘위대한 탄생’, ‘미지의 세계’ ‘이터널리’ 회원 등 중장년층 팬들이 대거 움직인 덕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조용필의 친필 사인 CD 450장을 선착순 판매한다는 소식에 전국 각 지역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경남 김해에서 온 김경애(46)씨는 “열살인 딸과 함께 어제 저녁 기차를 타고 서울에 와 하룻밤을 자고 오전 6시 여기에 왔다”면서 “‘창밖의 여자’ 때부터 팬이었고 딸도 ‘조용필 오빠’라고 부른다”고 웃었다. 조용필 기획사인 YPC프로덕션의 관계자는 “마치 조용필씨의 한창때인 1980년대 팬들이 음반을 사려고 줄을 섰던 때와 비슷한 풍경”이라며 “팬들의 정성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조용필의 이 같은 성과는 그의 신보가 지난 1년 6개월 동안 미국, 호주, 영국, 태국 등지를 오가며 세계적인 스태프와 함께 작업하며 음악적인 완성도와 신선함을 갖췄기 때문이다. 거기에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대중적이라고 호평을 얻은 ‘바운스’의 음원을 선공개함으로써 ‘세대 통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타이틀곡 ‘헬로’의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날 데뷔 45년 만에 최초로 쇼케이스를 여는 등 음악뿐만 아니라 홍보 마케팅도 한층 젊어졌다. 조용필의 소속사 관계자는 “신보 ‘헬로’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가치를 창출한 리브랜딩의 사례로 제시되며 기업체들의 단체 구매가 쇄도하고 있어 향후 앨범 판매량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부활한 ‘에바’의 전설, 그 2막 시작된다

    부활한 ‘에바’의 전설, 그 2막 시작된다

    전설인 동시에 현재진행형.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이하 ‘에바’) 얘기다. 1995년 10월 TV도쿄에서 처음 방송(TV판 제목은 ‘신세기 에반게리온’)된 이후 수많은 추종자 혹은 ‘폐인’을 양산했다. 현실에 등을 돌리고 작품의 세계관으로 도피하는 이들이 늘면서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공상과학(SF) 장르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공각기동대), 오토모 가쓰히로(아키라)는 물론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명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다. ‘에바’ 시리즈의 신작 ‘에반게리온: Q’가 오는 25일 개봉한다. 지난해 11월 먼저 공개된 일본을 제외하면 최초 개봉이다. 일본에선 시리즈 최다인 53억엔(약 60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개봉작 중 4위에 해당한다. 1995~96년 TV에서 방송된 26부작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극장판 ‘데스 앤드 리버스’(TV판 회상과 완결편 예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TV판 25~26회 리메이크)의 뼈대는 동일하다. 2000년 남극에서 거대한 재앙이 일어난다. 수십억년 전 거대 운석과의 충돌로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퍼스트 임팩트’에 이은 ‘세컨드 임팩트’다. 남극은 사라지고, 해수면은 상승한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지구인들은 ‘네르프’란 비밀조직을 만들고, 인간형 전투병기 에반게리온을 양산해 ‘사도’로 불리는 거대 괴수들과 맞선다. SF 장르의 형식을 빌렸지만 ‘에바’는 소통에 서툰 인간(아이와 어른)의 성장 드라마로도 읽힌다. 전투병기 에바에 올라 사도와 맞서는 14세 소년·소녀(신지·레이·아스카) 파일럿들은 하나같이 트라우마를 짊어지고 산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은둔형 외톨이거나 지나친 인정 욕구로 현시욕이 강하다. 어른들도 상처와 결점으로 뭉쳐진 건 마찬가지다. 가족은 물론 사회와의 관계에도 서툴다. 인류를 멸종시킨 뒤 하나의 완전한 생명체로 진화시킨다는 ‘인류보완계획’을 입안할 만큼 극단적이다. 영웅과는 거리가 먼 흠결 있는 캐릭터들은 팬들의 연민과 애정을 끌어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상상력의 한계를 무너뜨린 방대한 스케일임에도 황당무계하지 않은 까닭은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텔링 덕이다. ‘롱기누스의 창’ ‘릴리스’ ‘세피로트의 나무’ 등 중요 모티브들은 종교학(성서와 유대 신비주의)적 지식까지 끌어들인다. 명확한 설명 대신 여백을 남긴 연출 기법 때문에 팬들은 수수께끼를 풀듯 저마다 이론을 주장했다. 영화학자, 사회학자까지 달라붙어 해독서를 펴냈다. 일본 사회의 ‘에바 신드롬’은 1990년대 비디오테이프에 담겨 한국에도 전파됐다. 90년대의 추억 속에 머물던 ‘에바’가 부활한 2007년. ‘신극장판’이란 수식어를 달고 ‘에반게리온: 서(序)’(2007)와 ‘에반게리온: 파(破)’(2009)가 개봉했다. “‘에바’를 모르는 사람도 즐기기 쉽게 재미를 더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목표로 한다”는 게 골수팬의 반발에도 ‘신극장판’을 만든 감독의 설명이다. TV판 재탕이던 ‘서’와 달리 ‘파’부터 감독은 새 이야기를 조금씩 펼쳐 보였다. ‘에반게리온: Q’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유행하는 ‘리부트’에 가깝다. 올해 공개 예정인 신극장판 4부작의 최종편을 앞두고 새판 짜기에 나선 셈이다. 과거의 TV판, 옛 극장판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Q’는 ‘파’ 이후 14년 뒤 신지가 동면에서 깨어나면서 시작한다. 사도와의 전쟁은 끝났다. 대신 네르프와 반(反)네르프 단체 뷔레가 싸운다. 신지의 아버지 겐도는 여전히 네르프의 총책임자인 반면 신지의 멘토 미사토와 네르프의 기술책임자이던 리쓰코는 뷔레에 몸담았다. 14년 전 자신의 행동으로 대재앙, ‘니어 서드임팩트’가 일어난 걸 알게 된 신지는 상황을 되돌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운명은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아이들을 맞서 싸우게 한다. ‘Q’의 서사와 기술적 완성도 모두 흠잡을 구석은 없다. 물론 본래의 나약한 모습으로 돌아간 신지가 실망스럽다. 그래도 ‘에바’ 팬의 갈증을 풀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다만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말과 달리 새 관객을 끌어들이는 건 무리다. TV판과 옛 극장판, 신극장판까지 복습하고 극장에 가도 진도를 따라잡기가 만만치 않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모던 록 개척자 H2O 9년 만에 새 앨범

    모던 록 개척자 H2O 9년 만에 새 앨범

    한국 록음악을 개척한 1세대 록밴드 H2O가 9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다. H2O가 오는 23일 새 앨범 ‘유혹’을 발매한다. H2O가 정식으로 앨범을 낸 것은 2004년 정규 4집 ‘보일링 포인트’ 이후 9년 만이다. 미니 앨범 형식의 5집은 전자음이 도입부를 이끄는 흥겨운 첫 번째 트랙 ‘유혹’과 멋들어진 기타 리프를 앞세운 타이틀 곡 ‘만나자’를 비롯해 모두 5곡이 담겼다. 블루지한 발라드 ‘카페인 2013’을 빼고는 모두 펑키하고 경쾌한 느낌의 곡들이다. 귀에 달라 붙는 짜릿한 기타 리프들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번 앨범은 전작에서 들려줬던 파티 록(Party Rock)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즉흥적인 요소들을 그때 그때 곡에 담아 완성도를 높였다고 한다. 두 차례 리허설 뒤 라이브 스타일로 곧바로 녹음했다는 후문이다. H2O는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모던 록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재미교포 밴드 흙 출신 김준원(보컬) 장화영(키보드) 등을 중심으로 뭉쳐 1986년 싱글 ‘멀리서 본 지구’ 에 이어 이듬해 정규 1집 ‘안개도시’를 발표하며 정식 데뷔했다. 1집에서 헤비 사운드를 보여줬던 H20는 그러나, 구성원이 대폭 바뀌며 사운드의 방향성이 달라졌다. 모던 사운드로 무장해 내놓은 게 2집 ‘걱정하지마’(1991)다. 김준원을 주축으로 시나위 출신 강기영(베이스)과 카리스마 출신 김민기(드럼)을 비롯해 박현준(기타)이 가세했다. 1980년대 말 헤비 사운드가 몰락하는 과정에서 흐름을 잘 탔다는 평가도 받았다.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H2O는 3집 ‘오늘 나는’(1993)을 내놓는 과정에서 김준원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며 날개를 접어야 했다. 이후 강기영(나중에 이름을 달파란으로 개명)과 박현준은 삐삐밴드, 삐삐롱스타킹으로 음악 실험을 이어갔다. H2O가 동면에서 깨어난 것은 2004년. 여전히 김준원이 중심이었으나 나머지 구성원은 모두 달라졌다. 기타를 타미 킴, 베이스를 김영진이 맡았다. 지난해 공연을 통해 활동을 재개한 H2O는 4집 당시 세션이었던 드럼 연주를 장혁이 정식으로 맡는 등 풀 밴드 라인업으로 새 앨범을 만들었다. H2O는 앞서 이현도와 탁재훈, UV의 뮤지 등이 참여해 쇼케이스를 연 데 이어 19일 디지털 음원을 공개했다. 또 새달 31일 서울 홍대 디딤홀에서 공연을 열 예정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몸이 쇠잔해질수록 열정은 진화한다

    몸이 쇠잔해질수록 열정은 진화한다

    “5만명의 합창단을 지휘하는 이문세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30주년 기념이라고 제가 주인공이되기보다는 함께 즐기는 축제 같은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오는 6월 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잠실주경기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여는 이문세(54). 공연을 한 달여 앞둔 지난 10일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공연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요즘 몸관리에 여념이 없다는 그는 “공연 다음 날 아침 내가 과연 뿌듯한 얼굴일지 아니면 씩씩거리고 있을 것인지 벌써 궁금하다”면서 떨리는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1980~90년 대한민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이 발라드 가수는 이번 공연 제목을 ‘대.한.민.국. 이문세’라고 붙였다. “제가 대한민국 대표 가수라는 의미보다는 이 자리에 있게 해 준 소중한 대한민국과 한국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라는 뜻이 담겨 있어요.” 그가 관객 5만명을 수용하는 잠실 주경기장에서 대형콘서트를 기획한 것은 4년 전이다. 1998년 브랜드 콘서트 ‘독창회’의 성공을 시작으로 ‘동창회’, ‘소창회’, ‘붉은 노을’ 등 소극장에서 대극장까지 다양한 무대를 섭렵했던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이번 공연을 계획했다. 주경기장 무대에 선 가수는 국내에서는 조용필과 이승철, 이승환, 팝스타 중에서는 엘튼 존, 마이클 잭슨, 레이디 가가 등 손에 꼽힐 정도다. “무조건 공연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목표는 아니에요. 그동안 작은 곳에서 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왔고 이번 공연을 체계적으로 준비했어요. 발라드 가수로서 대형 공연에 도전해 보고 싶었죠. 일단 관객 5만명을 소외시키지 않고 노래로 개개인의 추억을 끄집어내는 것이 목표지만 결과가 두렵지는 않아요. 냉정하게 완성도를 평가해서 역부족이라고 느껴지면 소극장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히트곡이 많은 가수의 공연은 실패할 확률이 적다. 그런 면에서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휘파람’, ‘파랑새’, ‘깊은 밤을 날아서’ 등 수많은 히트곡을 가진 이문세의 공연은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그렇다고 재관람을 이끌어내며 10년 넘게 롱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문세가 명품 공연으로 인정받고 공연형 가수로 자리매김한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80년대는 뭘 해도 공연이 잘됐는데 90년대 초에 힙합 쪽으로 가요계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공연장에 빈 좌석이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재미나 감동 중 하나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천편일률적인 패턴이 식상했던 거죠. 그래서 무대에 연출을 넣어 매 장면마다 구성을 하고 뮤지컬처럼 꾸미기 시작했어요. 스토리를 만들어서 관객들이 각자의 사연에 빠져 공감을 하게 한 것이죠. 15년간 공연하면서 느낀 것은 팬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관객을 두려워해아한다는 겁니다. 관객은 한 번 실망하면 다시 공연장을 찾지 않으니까요.” 그는 볼거리보다 정직하게 좋은 음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려한 볼거리만으로는 5분을 버티지 못합니다. ‘역시 음악이 좋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5만명 각자에게 제 마음이 전달되는 공감형 공연을 유도하고 싶은데 공연 당일 날씨 등 변수가 걱정이네요.” 그는 이번 공연을 선후배 가수들이 함께하는 가요계 축제의 장(場)으로 꾸밀 계획이다. 평소 공연에 초대가수를 세우지 않는 그는 “이번에는 아이돌 가수부터 제 또래까지 장르를 망라해 열명 남짓의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에 길이 100m·높이 30m의 대형 다리 모양을 설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30년간 노래로 대중과, 또 동료 가수들과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요즘 그는 만 10년 만에 선보이는 새 음반 작업에도 한창이다. “9월 쯤에 발매하는 것을 목표로 윤종신, 윤도현 등 후배들이 곡을 쓰고 있고 제가 혼자 작업한 곡도 있습니다. 억지로 가요계의 중심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내 흐름대로, 내 음악을 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안 본다고 전시회를 하지 않는 화가는 폐업이나 다름없잖아요. 내 소리를 낸다는 데 의미를 두려고 해요” 그는 무대에 오래 서기 위해 담배와 술을 멀리하고, 목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노래를 수단이 아니라 즐기는 대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끊임없이 진화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몸은 쇠잔해지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대중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그 두 점이 만나는 곳에서 나만의 감성과 템포를 계속 유지해 가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싸이답다, 아니다

    싸이답다, 아니다

    12일 베일을 벗은 ‘월드 스타’ 싸이(36·본명 박재상)의 신곡 ‘젠틀맨’이 첫날부터 국내 주요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 곡은 12일 0시에 공개되자마자 멜론, 엠넷닷컴, 네이버뮤직, 벅스, 소리바다, 올레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차로 인해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후 9시쯤 가장 먼저 음원이 공개된 뉴질랜드에서는 아이튠스 싱글 차트 47위를 기록했다. 국내외 음악 전문가들은 싸이가 ‘강남스타일’의 틀을 깨지 않는 안정적인 선택으로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지만 해외 팬들을 고려하면서 싸이 고유의 색을 잃은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전자 사운드와 비트가 강한 클럽풍의 댄스곡이라는 데서 ‘강남스타일’과 비슷하고 후렴구에 ‘알랑가 몰라’ 등 비교적 쉬운 발음의 한국어 가사와 영어 가사를 대폭 늘린 것이 대표적이다. 가요평론가 노준영씨는 “‘강남스타일’이 자극적인 일렉트로닉 팝에 가까웠다면 ‘젠틀맨’은 감성적인 유로 댄스의 느낌이 강해 임팩트는 조금 떨어져도 싸이 특유의 안무와 결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강남스타일’은 편곡 자체가 속도적으로 빨라 말초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반면 ‘젠틀맨’은 전자 사운드의 느낌이 약해져 음악에 반응하는 속도가 다소 느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씨는 “그러나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고 미국이나 영국에서 선호하는 B급 정서를 담고 있어 안정적인 팬층을 확보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데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큰 실패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기대에는 부응했지만 싸이가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느라 음악이 좀 어려워졌다. 쉽고 재미있는 싸이의 기존 색깔을 조금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는 “주문을 외우는 듯한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 경쾌한 비트, 유머 코드 등 ‘젠틀맨’은 싸이 스타일의 완성판”이라고 평가했다. AFP·로이터 통신을 비롯해 CNN, 빌보드, MTV, 인디펜던트 등 해외 매체들도 ‘젠틀맨’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AFP는 “‘젠틀맨’은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로 구성된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라고 소개했고, 음악 전문 매체인 MTV는 “업비트 템포의 ‘강남스타일’이 수백만 명을 춤추게 만들었다면, 신곡은 템포가 느리고 전염성도 덜한 편”이라고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싸이는 13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단독 공연 ‘해프닝’에서 신곡 ‘젠틀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미모의 모험, 연기를 얻었고…마초의 멜로, 절제를 깨쳤네

    미모의 모험, 연기를 얻었고…마초의 멜로, 절제를 깨쳤네

    시각장애인 역 완벽 소화 ‘그 겨울… ’ 송혜교 브라운관 데뷔작은 청소년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1995). 드라마 ‘첫사랑’(1996), ‘웨딩드레스’(1997)에선 단역이나 비중 없는 조연에 그쳤다. 그때 누구도 그녀가 ‘한류 열풍’의 주역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1998년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백야 3.98’과 ‘육남매’에서 조금씩 얼굴을 알리더니,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주인공 오지명의 막내딸 ‘혜교’로 주연과 다름없는 역할을 따냈다. 예쁘장한 16세 소녀의 당돌함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후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했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순정녀 ‘은서’(2000), ‘올인’의 ‘수연’(2003), ‘풀하우스’의 ‘지은’(2004)이 그랬다. 하지만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얼굴만 예쁜 배우”였다. 어린 나이에 외모로 톱스타에 오른 만큼 담금질의 시간이 필요했다. 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SBS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로 연기력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배우 송혜교(32)의 얘기다. 클로즈업된 카메라 앞에서 미세한 얼굴 떨림까지 표현하며 시각장애인 여회장 ‘오영’으로 시청자의 뇌리에 새롭게 각인됐다. 지난 3일 서울 이태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20대에는 예쁜 여배우들이 많다. 30대는 다른 것으로 승부를 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완숙한 여배우의 농익은 기품이 풍겼다. 그는 “연기는 모험”이라고 정의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역할로 인기를 얻으면 제작자들은 계속 비슷한 역할만 시키더라. (배우에게) 새로운 모습을 찾아내려고 모험하지 않는다. 이번 작품은 노희경 작가가 ‘영’이란 캐릭터를 두고 제게 모험을 하신 거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발성에 힘이 실렸고, 눈이 반짝였다. 송혜교는 ‘그 겨울’로 전작인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노희경 작가와 5년 만에 해후했다. 당시 스물여섯 살의 송혜교는 노 작가가 요청한 깊고 진한 감정표현을 따라가기에 벅찼다. 연기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다. 그래서 일부러 가시밭길을 걸었다. 미국 독립영화 ‘페티쉬’(2008년), 이정향 감독의 독립영화급 ‘오늘’(2011년) 등 규모가 작은 영화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다.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일대종사’를 2009년부터 4년에 걸쳐 찍었지만, 편집된 영화에선 정작 6분가량만 나왔다. 송혜교는 “몇 주일간 단 두 장면만 찍고 귀국할 때도 있었다. 현장에선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둬야 하나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간은 연기에 바짝 목말라 있었다”고 했다. 역설적이게도 타지에서의 외로움과 작품에 대한 열망은 고스란히 ‘그 겨울’에 투영됐다. 못다 푼 연기의 한을 쏟아부은 셈이다. 복지관을 찾아 시각장애인들로부터 연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방송에서 시각장애인을 묘사할 때, 오버액션이 너무 심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극중에서 눈이 먼 제가 직접 메이크업을 하는 연기도 했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선 카메라가 멈추고 자리를 옮길 때도 쉬지 않고 울었다. 잠시라도 감정의 곡선이 끊어질까 염려해서다. 그렇게 시청자의 가슴을 뒤흔든 오열 장면이 만들어졌다. 노 작가도 “예전엔 마냥 애 같았는데 이번엔 여자 같았다”며 칭찬했다고 전했다. 상대역 조인성에 대해 물었다. 애정 장면이 “오글거렸다”는 답이 돌아왔다. “인성씨와 동갑인 데다 2004년 같은 기획사에서 편하게 지내던 사이다. 그런데 솜사탕을 함께 먹는 장면이 너무 낯간지러워 ‘요즘 누가 저렇게 먹냐’고 감독께 항의했다”며 웃었다. 그는 박찬욱, 봉준호 등 ‘색깔 있는’ 감독들과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미 중국의 우위썬(吳宇森) 감독과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송혜교는 “저는 노력형 배우”라며 “‘친절한 금자씨’처럼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들과 전혀 다른 배역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상처 입은 남자로 변신 성공 ‘그 겨울… ’ 조인성 “외모로 승부하려는 생각은 애초부터 버렸어요. 젊은 배우들과 경쟁하기보다는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해야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남 스타 조인성(32).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이제 톱스타라는 수식어를 내려놓고 배우라는 옷으로 갈아입은 것처럼 보였다. 2011년 5월 제대한 조인성의 복귀는 연예가의 핫이슈였다. 하지만 제대 후 복귀작품으로 고른 영화 ‘권법’의 촬영이 지연되면서 그의 공백기는 점점 길어졌다.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8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그에게 이목이 쏠린 이유다. 다행히 ‘그 겨울’은 멜로물이라는 한계에도 같은 시간대 1위로 3일 종영했다. “‘살았다.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다음 작품을 할 수 있게 돼서요.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주변에서 위로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죠. 제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지고 세상을 너무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됐고요. 그런데 억지로 작품을 해서 장고 끝에 악수를 두기는 싫었어요.” 그러던 시기에 그는 ‘그 겨울’의 대본을 만났고 하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조인성은 작품을 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순간, 모든 것을 바쳐 작품에 임했다. 유난히 클로즈업 장면이 많아 부담됐을 법도 하지만 그는 “배우가 나이 들어 가는 과정을 두려워하거나 신경쓰게 되면 더 이상해 보인다. 나 자신이 까발려지는 것이 별로 두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군 제대 이후 “얼굴이 예전 같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 데 대해서도 넉살 좋게 받아쳤다. “군대 다녀온 배우들에게는 ‘어드밴티지’를 줘야 해요. 2년 동안 매일같이 행군하고 총 쏘고 유격 훈련을 했는데 멀쩡한 ‘꽃미남’ 외모라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겠어요(웃음)? 한편으로는 비교 대상의 작품이 너무 오래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예전의 풋풋한 얼굴로 돌아가려고 살을 빼거나 시술을 해 역효과를 내기는 싫었어요. 외모 대신 나이에 맞는 연기로 승부를 내야죠.” 그의 말처럼 대중은 아직도 영화 ‘비열한 거리’나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불안한 청춘의 표상이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가슴속에 상처와 죄책감을 안고 살지만 한 여자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오수 역으로 한층 성숙하게 연기했다. “이번 작품에서 절제하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노희경 작가님이 힘을 빼고 연기하는 것이 더 재밌다고 얘기해주셨어요. 예전에는 연기가 흔들려 연기 톤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그런 점이 캐릭터와 잘 결부돼서 생동감 있게 느껴진 것 같아요.“ 과거에는 연기에 집중하느라 상대 배우의 대사가 잘 안 들릴 때가 많았다는 그는 ‘그 겨울’에서는 상대의 대사나 연기에 집중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유가 생겼다. 시청자들의 코를 시큰하게 했던 오열 장면이 더욱 리얼하게 느껴졌던 이유다. 남매와 연인을 오가는 섬세한 감정 연기도 무난하게 소화했다. “오수는 친오빠가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오영을 여자로 느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오수가 돈을 위해 자신과 공통점을 지닌 오영을 속이는 데서 느끼는 죄책감과 비참함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시각장애인 역을 연기한 상대역 송혜교와 눈을 맞추고 연기할 수 없어서 어색하기는 했지만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는 조인성. 그는 “반사전제작제로 진행된 이번 드라마는 거의 주 5일제로 촬영했고 색 보정 등 완성도가 높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아마 당분간은 멜로를 못하겠죠. 저도 보시는 분들도 잊는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다음 작품에서는 마초에서 벗어나고 싶기는 한데 완전히 풀어지는 코미디 연기도 어려울 것 같고요…. 벌써 고민이네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록에 랩까지…가왕 조용필 ‘틀’을 깨다

    록에 랩까지…가왕 조용필 ‘틀’을 깨다

    ‘가왕’ 조용필(63)이 10년 만의 새 앨범인 19집 ‘헬로’의 발표를 앞두고 수록곡을 공개했다.  오는 23일 앨범 발매에 앞서 조용필의 기획사인 YPC프로덕션은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에서 19집 감상회를 열었다. 이날 조용필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가 1년 6개월 동안 미국, 호주, 영국, 태국 등지를 오가며 세계적인 스태프와 작업한 결과물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1970~80년대 그룹사운드 시절을 보낸 중장년층은 물론 10~20대 젊은 층을 두루 아우르는 음악을 선보였다. 기획사는 “자작곡은 한 곡만 담고 미국과 영국 등지 작곡가들의 곡을 주로 담은 것에는 ‘내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조용필씨의 숨은 뜻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록곡들은 록에 뿌리를 두면서도 일렉트로닉과 어쿠스틱 사운드를 오갔으며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여기에 세월에 녹슬지 않은 조용필의 보컬, 그의 밴드인 ‘위대한 탄생’과 해외 음악인들이 빚어낸 균형 있는 연주, 해외 유명 엔지니어들이 공들인 사운드가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 ‘헬로’는 록 사운드에 속도감 있는 비트, ‘헬로’란 가사가 반복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귀를 먼저 사로잡았다. ‘그대에게 빠져들어 정신 잃기 직전이야’, ‘서로의 눈빛을 보면 뜨거운 맘을 느껴’ 등의 노랫말에 래퍼 버벌진트의 랩이 더해졌다. 기획사 측은 “50채널 가까운 화음과 코러스를 조용필씨가 직접 했을 정도로 보컬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오랜 시간 공들인 노래”라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곡들이 주를 이뤘지만 조용필과 동시대를 살아온 중장년층을 위로하는 묵직한 트랙도 숨어 있다. 조용필의 유일한 자작곡이자 서울대 송호근 교수(사회학)가 작사에 참여한 발라드 ‘어느 날 귀로에서’는 시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주는 따뜻함이 눈길을 끌었다.  기획사 측은 음악이 젊어졌다는 견해에 대해 “의도적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면서 “조용필씨가 현재의 음악 트렌드를 좇은 것이 아니라 라디오 주파수를 AFKN 하나에 맞춰 놓고 늘 그 속에 살아 이런 앨범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곡들을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쇼케이스에서 라이브로 공개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록에 랩까지… 가왕 조용필 ‘틀’을 깨다

    록에 랩까지… 가왕 조용필 ‘틀’을 깨다

    ‘가왕’ 조용필(63)이 10년 만의 새 앨범인 19집 ‘헬로’의 발표를 앞두고 수록곡을 공개했다. 오는 23일 앨범 발매에 앞서 조용필의 기획사인 YPC프로덕션은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에서 19집 감상회를 열었다. 이날 조용필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가 1년 6개월 동안 미국, 호주, 영국, 태국 등지를 오가며 세계적인 스태프와 작업한 결과물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1970~80년대 그룹사운드 시절을 보낸 중장년층은 물론 10~20대 젊은 층을 두루 아우르는 음악을 선보였다. 기획사는 “자작곡은 한 곡만 담고 미국과 영국 등지 작곡가들의 곡을 주로 담은 것에는 ‘내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조용필씨의 숨은 뜻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록곡들은 록에 뿌리를 두면서도 일렉트로닉과 어쿠스틱 사운드를 오갔으며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여기에 세월에 녹슬지 않은 조용필의 보컬, 그의 밴드인 ‘위대한 탄생’과 해외 음악인들이 빚어낸 균형 있는 연주, 해외 유명 엔지니어들이 공들인 사운드가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 ‘헬로’는 록 사운드에 속도감 있는 비트, ‘헬로’란 가사가 반복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귀를 먼저 사로잡았다. ‘그대에게 빠져들어 정신 잃기 직전이야’, ‘서로의 눈빛을 보면 뜨거운 맘을 느껴’ 등의 노랫말에 래퍼 버벌진트의 랩이 더해졌다. 기획사 측은 “50채널 가까운 화음과 코러스를 조용필씨가 직접 했을 정도로 보컬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오랜 시간 공들인 노래”라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곡들이 주를 이뤘지만 조용필과 동시대를 살아온 중장년층을 위로하는 묵직한 트랙도 숨어 있다. 조용필의 유일한 자작곡이자 서울대 송호근 교수(사회학)가 작사에 참여한 발라드 ‘어느 날 귀로에서’는 시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주는 따뜻함이 눈길을 끌었다. 기획사 측은 음악이 젊어졌다는 견해에 대해 “의도적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면서 “조용필씨가 현재의 음악 트렌드를 좇은 것이 아니라 라디오 주파수를 AFKN 하나에 맞춰 놓고 늘 그 속에 살아 이런 앨범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곡들을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쇼케이스에서 라이브로 공개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반갑다, 정통멜로의 귀환

    반갑다, 정통멜로의 귀환

    2013년 봄, 안방극장에 정통 멜로의 꽃이 만개하고 있다.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주제로 한 정통 멜로는 사극과 전문직 드라마의 범람 속에서 외면받아온 것이 사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를 시작으로 올해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MBC ‘남자가 사랑할 때’ 등이 모두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정통 멜로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겨울 연가’, ‘천국의 계단’에서 시작된 한국형 정통 멜로 드라마는 배용준, 권상우 등 수많은 한류 스타를 배출하고 K팝의 유행에 물꼬를 튼 한류의 첨병이었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 기억 상실, 불치병 등 비슷한 소재가 반복되면서 드라마의 질이 저하되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기 복제’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등 캐릭터를 강조하고 장르를 변형한 로맨틱 코미디가 대유행을 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에는 KBS ‘추노’, MBC ‘골든 타임’ 등 아예 멜로 라인을 배제하거나 축소된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정통 멜로는 안방극장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MBC ‘보고 싶다’,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MBC ‘남자가 사랑할 때’까지 바통을 이어받으며 정통 멜로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다음 달에는 김남길·손예진 주연의 정통 멜로 ‘상어’가 뒤를 이을 예정이다. 최근 들어 진부하고 신파조라는 선입견을 깨고 정통 멜로가 각광을 받은 데는 여성 스타 작가들의 탄탄한 대본이 한몫했다. 이들은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개연성 있고 감각적으로 그리면서 시청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 멜로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신선하고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작품들도 많았다. 수목극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남자가 사랑할때’는 여자 주연 서미도(신세경)와 남자 조연 이재희(연우진)의 멜로 라인 속에 남자 주연 한태상(송승헌)의 순애보적인 짝사랑을 그려 기존 멜로의 공식을 비틀어 재미를 주고 있다.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의 배신으로 상처받은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착한 남자’나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지만, 시각장애인 여자와 전문 도박사의 이야기를 감정의 밑바닥까지 절절하게 끌어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등으로 한국 멜로 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던 이경희, 노희경 작가의 필력에 신선한 감각이 더해져 흥행에 성공했다. ‘남자가 사랑할 때’의 김인영 작가 역시 ‘태양의 여자’에서 탄탄한 대본으로 통속 멜로의 부활을 알린 작가이고 ‘보고 싶다’의 문희정 작가도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그대, 웃어요’를 흥행시킨 작가로 중견 여성 작가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 전문가들은 정통 멜로를 갈구하는 기본적인 시청자층이 늘 존재하기 때문에 편성에서 빠지지 않는 장르라고 강조하면서도 최루성 정통 멜로가 인기를 끄는 것은 대중들의 사회심리적인 원인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강현 KBS 드라마국장은 “요즘 경기도 좋지 않고 정치나 외교의 불안 및 긴장 관계가 계속되면서 동화 같은 멜로나 사랑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잊으려는 심리에서 정통 멜로가 부활한 것 같다”면서 “2013년형 멜로는 소재의 자극성이 아니라 멜로선을 중심으로 완성도나 작품성을 잃지 않고 소설적인 분위기나 드라마적인 극성을 살린 작품이 많다”고 말했다. MBC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세상이 각박해지고 가볍고 계산적인 만남이 많아지면서 어떤 이해관계도 없는 순수한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가 일종의 판타지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주인공 중심에서 남성 신파로 멜로의 중심축이 이동했고, 멜로가 여성 시청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정통 멜로는 액션과 함께 복잡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을 때 선호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조금 무겁고 감정적인 소비가 있더라도 소구하는 지점이 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남녀를 떠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자기 연민이나 외로움 등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감에 대한 고민을 담은 무게감 있는 작품이 많아 자기 감정과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전율’ 감도는 ‘2013년 로드페스트’ 프리뷰 영상 공개

    ‘전율’ 감도는 ‘2013년 로드페스트’ 프리뷰 영상 공개

    EBS TV 인기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의 영상 일부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http://youtu.be/1LpNkbMuOk0)은 지난달 26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서초구 EBS 사옥 내 공연장에서 진행된 공개 녹화 무대에서 펼쳐진 공연실황 중 ‘할렘 디자이어’(Harlem Desire) 공연 부분을 발췌한 내용이다. 영상 속에는 디아블로가 선사한 폭발적인 연주와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열광적 호응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스페이스 공감’은 장르에 구분 없이 오직 좋은 음악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모토 아래 국내외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을 무대에 올려 음악 마니아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EBS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스페이스 공감’은 홈페이지에 “(디아블로의 새 앨범은) 완성도와 메시지, 진보적 요소를 포함시킨 관록의 사운드” 라면서 “파괴적이지만 절정의 기교를 펼치는 속주 위에 소외 당한 이를 위한 사회적인 내용까지 담아냈다.” 며 호평했다. 1980년대 전세계를 강타했던 유로 댄스곡을 강력한 헤비메탈 사운드로 리메이크한 ‘할렘 디자이어’(Harlem Desire)등 디아블로의 대표곡을 담은 이번 공연은 20일 밤 12시 5분부터 EBS에서 방송된다 한편, 디아블로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서울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로드페스트 2013’ 공연을 펼친다. 또한 5월 4일, 6월 1일에도 홍대 일대 공연장에서 게이트플라워즈, 트랜스픽션, 옐로우몬스터즈 등 총 10개팀의 Top 밴드들과 옴니버스 형태의 화끈한 축제를 연다. 티켓은 로드페스트 2013 공식 홈페이지(www.rodfest.co.kr)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1일권 3만 5000원, 2일권 6만원, 3일권 8만 5000원이다. 인터넷뉴스팀
  • ‘양학선’ 없이도 양학선, 금메달

    ‘양학선’ 없이도 양학선, 금메달

    ‘도마의 신’ 양학선(21·한국체대)이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양학선’(도마를 양손으로 짚고 공중에서 세 바퀴 돌기)을 쓰지 않고도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양학선은 18일 프랑스 라로슈쉬르용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대회 도마 결선에서 14.500점을 받아 응우옌 하 타잉(베트남·13.666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착지 실수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양학선은 그때의 패배를 당당히 설욕하면서 올 시즌 첫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해 12월 도요타컵 초청대회에 이어 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위용도 한껏 과시했다. 양학선은 11명이 출전한 예선에서부터 1위로 통과했다. 난도 6.0의 ‘여2’(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두 바퀴 반 비틀어 돌기)와 ‘스카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고 공중에서 세 바퀴 돌기)을 차례로 선보여 14.599점으로 4명이 겨루는 결선에 가볍게 진출했다. 결선에서도 같은 기술을 다시 쓰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쟁자들과의 격차가 커 ‘양학선’ 기술은 쓰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채점 방식이 바뀌어 실수로 인한 감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졌는데 양학선은 높은 난도의 기술을 완성도 높게 구사했다. 양태영 대표팀 코치는 “일정이 촉박해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을 텐데 경쟁자들이 예선에서 많이 탈락하면서 양학선이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새 시즌을 금메달로 기분 좋게 시작한 양학선은 19일 귀국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김민희 “리얼하고 공감가는 연애 딱 이 작품이다 싶었어요”

    김민희 “리얼하고 공감가는 연애 딱 이 작품이다 싶었어요”

    로맨틱 코미디면 운명적인 첫 만남부터 알콩달콩한 연애, 오해로 갈등도 빚지만, 결국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조금 수상하다. 3년차 은행 사내 커플 영(김민희)과 동희(이민기)가 헤어지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둘은 쿨하게 작별한다. 하지만 여자는 늦은 밤 펑펑 눈물을 터뜨리고, 남자는 친구를 불러내 술에 취해 진상 짓을 한다.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는 둘은 다음 날부터 치졸한 복수극을 벌인다. 남자가 빌려 간 노트북을 돌려 달라고 하자 여자는 망치로 박살 낸 채 착불 택배를 보낸다. 남자 명의로 된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수십만원어치 쇼핑을 한다. 남자는 여자가 스토커에 사이코라 헤어졌다는 식으로 소문을 낸다. 이들은 미련인지 사랑인지 모를 감정에 다시 만나지만 쉽지 않다. 상대를 위해 참고, 헌신한 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건 변함 없기 때문이다. 신인 여성 감독 노덕(33)의 데뷔작 ‘연애의 온도’(작은사진 맨 위·21일 개봉)는 지금껏 한국 로맨틱 코미디 중 가장 솔직하다. 한번쯤 겪어 봤을 법한 상황들이 깨알처럼 대사와 상황 속에 박혀 있다. 김민희에겐 생애 첫 여우주연상(부일영화제)을 안긴 ‘화차’ 이후라 궁금했다. 1999년 TV 드라마 ‘학교2’로 데뷔한 이후 여자 모델 출신의 꼬리표나 다름없는 연기력 논란을 떨치지 못했던 게 사실. 최근 ‘모비딕’ ‘화차’ 등 사회성 짙은 영화에 거푸 출연하면서 배우로 거듭난 김민희가 의외로 처음 로맨틱 코미디를 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화차’의 차기 작을 고민했어요. 어떤 장르를 해야겠다고 기준을 세워 놓거나 계산적으로 고른 건 아니에요. 전에도 로맨틱 코미디가 들어왔는데 안 했어요. 전형적인 로코의 느낌, 판타지를 별로 좋아하진 않아요. ‘연애의 온도’는 로코라고 하기 애매하죠.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으면서 유머도 있고, 적당한 메시지도 있어 딱 이 작품이다 싶었죠.” 현실적인 연애담이다 보니 공감 가는 대목도 많았다고 했다. “헤어진 다음 날 식구들이나 친구들 앞에서 과장되게 웃고 떠들다가도 혼자 되면 눈물을 쏟는다든가, 핸드폰 비밀번호를 풀어 보려고 애쓰는 등 많은 장면이 공감되던 걸요.” 시사회 후 ‘연애의 온도’의 완성도는 물론 김민희의 연기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스스로 몇 점쯤 줬을지 궁금했다. “지루하지 않고 잘 나온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했는데 안심도 되고요. 물론 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죠. 그런데 평생 아쉬움을 떨쳐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내 연기에 100% 만족은 못 하지만 부끄럽지는 않으니까 관객에게도 부끄럽지 않아요.” 그의 나이 서른하나. 데뷔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미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어느덧 15년차 중견이다. “15년차? 하하하. 너무 까마득하게 먼일 같다. 시간이 빨리 간다. 현장에서 언젠가부터 언니, 누나가 돼 있단 걸 느낄 때 놀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연예계에 발을 담근 탓에 기회조차 없었던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은 없다고 했다. “배우가 된 걸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 못한 일, 도전하지 못한 일에 대해 후회를 하는 순간 지금의 내 모습은 사라진다. 난 배우 김민희가 좋다. 배우와 떼어 놓고 김민희를 생각하면 내가 아닌 것 같다. 연기가 재미있고, 미래도 연기와 함께 가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대 후반부터 자신감이 조금씩 붙었다. 잘했든 못했든 내가 해온 건 연기다. 연기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건 아니다. 다만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집중하면 보통 사람보다 (연기에서)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연기란 걸 느끼는 순간 애정이 생기고 의욕도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20대에 많은 경험을 했고, 그것들이 쌓여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됐다. 경험과 연륜이 좀 더 쌓여 40대가 되면 걷고 싶은 미래가 좀 더 확실해지지 않을까? 지금은 나를 알아 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영화관람이야말로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그런데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영화 관람료 1000원 인상에도 민감해진다. 수백만명 드는 영화가 연달아 나오는 마당에 관객들이 봉이냐는 반응까지 있다. 한국의 영화관람료는 정말 다른 나라들보다 비싼 걸까. 극장 요금이 업계 자율로 풀린 건 30여년 전. 공연법 개정으로 1982년 1월부터 자치단체에 상영 전 신고만 하면 됐다. 하지만 물가정책과 관객·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혀 인상은 쉽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2500원이던 요금은 1990년대 들어 5000원을 유지했다. 5000원을 무너뜨린 건 브루스 윌리스다. 다이하드 1·2편이 모두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다이하드 3’가 개봉하던 1995년 여름, 수입사와 직배사는 서울 주요 극장 대표들과 협의, 관람료를 6000원으로 올렸다. ‘6000원 시대’가 오래 갈 줄 몰랐다. 1997년 ‘에비타’, 1998년 ‘타이타닉’, 2000년 ‘미션 임파서블 2’ 등 화제작 개봉 때마다 인상을 노렸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미션 임파서블 2’ 상영 때는 7000원에 예매한 관객에게 1000원을 돌려주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7000원 시대를 연 건 멀티플렉스의 힘이다. 2001년 CGV와 메가박스가 7000원으로 올리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2003년 멀티플렉스에서 조조 요금은 4000원으로 낮추고 주말 요금을 8000원으로 올리는 요금 차등제를 실시했다. 2009년 7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개봉할 무렵 메가박스가 총대를 메고 평일 8000원, 주말 9000원으로 올렸다. 예매율 80%를 기록할 만큼 기대가 컸던 대작의 개봉에 맞춰 슬며시 올린 셈이다. 지난달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4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CJ CGV의 목동, 상암, 강남, 오리, 야탑, 센텀시티, 마산, 순천 등 8개관 점주들이 5000~1만원 상영시간대별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것. 평일 조조 할인요금을 1~2회차 더 적용하되, 주말에는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게 골자다. “전업주부와 대학생 관객 등이 많은 지역 특색을 감안해 점주들이 조정한 것”이라는 게 CJ CGV 측의 입장이다. 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요금 다변화로 관람료가 7.1%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면서 “국내 영화요금은 영화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영화관람료는 외국보다 거품이 많은 게 사실일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평균 관람료는 7737원(2011년 평균 환율로 환산 땐 6.98달러)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일본(평균 15.71달러)은 물론, 캐나다(10.28달러), 영국(9.03달러), 프랑스(9.25달러)보다 낮다. 미국(7.90달러)보다도 조금 낮은 수준이다. 물론 단순비교는 무의미하다. 김수현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은 “극장관람료의 수준은 영화산업의 역사와 성숙도, 경제력, 특히 물가수준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의 맥도날드 햄버거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뒤 미국 내 판매가격과 비교해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빅맥지수를 참고할 만하다. 2012년 7월 한국의 빅맥지수는 3.21달러. 비슷한 국가는 헝가리(3.48달러)와 체코(3.34달러), 이스라엘(2.92달러) 정도다. 이들의 극장요금은 헝가리가 평균 5.53달러, 체코는 6.33달러다. 이스라엘은 9.9달러로 빅맥지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높다. 미국의 빅맥지수는 4.33달러다. 한국의 1.35배 수준. 반면 평균 관람료는 미국이 한국의 1.13배 수준이다. ‘평균’의 함정을 피하면 또 달라진다. 한국의 주말요금은 2D 영화의 경우 비싸도 9000원이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극장체인 AMC의 주말 저녁시간(오후 6시 이후) 요금은 12.5달러(1만 3785원)다. 한국의 1.53배 수준. 빅맥지수가 1.35배란 점을 떠올리면, 외려 미국이 비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잣대로 삼으면 어떨까.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 3679달러(2012년 기준)다. 비슷한 수준의 나라는 그리스(2만 4197달러)와 타이완(2만 502달러) 정도. 이들의 평균 관람료는 각각 12.0달러와 9.8달러다. 한국 관람료가 비싼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미국과 소득수준 대비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3.2로, 미국(1.7)의 183%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평균 관람료(원화 기준)를 1인당 GDP(달러 기준)로 나눈 수치를 비교했다. 실무를 진행한 김정훈 회계사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지출 부담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싶어 평균관람료를 1인당 GDP로 나눠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산업의 역사와 국가별 문화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평균관람료는 7.9달러이지만, 뉴욕에서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최소 12달러는 내야 한다. 1.5배 수준이란 얘기다. 이 정도는 약과다. 중국의 3D 관람료는 130~150위안이지만, 낮시간대에는 80위안까지 떨어진다. 심지어 태국에서는 같은 상영관 내에서도 앞·뒷자석 요금이 다르다. 합리적이지만 어떤 나라에서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요금제다. ‘한국은 2D 관람료는 싸지만, 3D는 비싸다’란 속설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3D 관람료는 1만 3000원(IMAX 제외). 미국 AMC의 경우 3D 관람료는 11~15.5달러다.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만큼 3D 요금은 2D의 1.5배 수준에서 책정되는 게 보통이다. 김수현 연구원은 “경제규모나 물가·소득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해 보면 우리가 비싸지 않다. 오랫동안 물가제한품목에 묶여 있다 보니 규제가 풀린 이후에도 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저항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아 7년 만에 투자수익률이 흑자(13%)로 돌아섰다. 극장매출도 7년 만에 가장 많은 17.7%(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르네상스의 과실은 투자·배급·극장까지 수직 계열화된 대기업에 쏠린 게 현실이다. 2006~2011년 누적 손실에 신음했던 중소 투자·제작사와 최저생계비 수준의 수입으로 생계를 잇는 현장 스태프와 다수 배우에게 달라질 건 없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한 충무로 구성원 대부분이 관람료 인상을 지지하는 까닭이다. 문제는 부율이다.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 비율을 뜻하는 부율은 현재 5(배급사)대5(극장)다. 8000원짜리 티켓이 팔리면 1000원은 세금(영화진흥기금 3%+부가세 9%)으로 빠지고 나머지를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다. 서울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6(배급사)대4(극장)로 나눈다. 미국영화가 강세이던 관행이 남은 탓. 현재 5대5인 한국영화의 부율을 일단 5.5(배급사)대4.5(극장)로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할리우드 영화처럼 6대4로 가야 한다는 게 영화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영화동반성장협의회에서 합의된 부분이다. 영화제작가협회 원동연 부회장은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약 50억원)의 손익분기점이 150만명 선이다. 관람료가 오르면 창작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영화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CGV의 일부 요금 인상이 전체로 확대된다면 동반성장협의회에서 약속한 부율 5.5(배급사)대4.5(극장)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영화가 극장에 수익을 안겨주는데 외화보다 불이익을 보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이라면서 “의무상영기간 2주를 보장하고, 종영 후 3개월이 지나서야 극장이 정산을 해주는 관행도 월별 정산으로 바꿔야 한다. 3D나 4DX 등 특수상영관에서 ‘시설비’를 이유로 극장들이 떼어가는 것과 3주차에 접어들면 부율을 극장 측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학교폭력 사각지대 단 한 뼘도 없어야

    고교 1년생 최모(15)군이 지난 11일 학교폭력 대책의 부실을 꼬집은 유서를 남기고 경북 경산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지난 2011년 대구의 중학생 권모군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이후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희생자만 해도 24명이다. 최군은 유서에 2011년부터 중학교 동창 5명으로부터 폭행 및 금품갈취 등 괴롭힘을 당했으며, 학교폭력은 주로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에서 이뤄진다고 적었다. 형편이 어려운 가해학생 중 1명은 최군 부모가 밥도 해주고 옷도 사주는 등 돌봐줬는데도 괴롭혔다고 하니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 최군의 말처럼 학교 CCTV는 부실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감사원이 지난해 교내 CCTV를 점검한 결과 화소가 떨어져 학교출입자 등을 식별하기 어려운 것이 많았고, 감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도 적잖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군의 호소처럼 CCTV 확충이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물론 CCTV 설치가 늘어나면 학교폭력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지만 불량 학생들은 CCTV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폭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겉도는 학교폭력 대책을 지적한 ‘경찰 아저씨들, 학교폭력은 지금처럼 해서는 100% 못 잡아낸다’는 말에서 교훈과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 부처가 머리를 맞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놨다. 복수담임제 도입,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 117학교폭력신고센터 설치, 상담조정기능 강화, 인성교육 강화 등 여러 가지를 망라했다. 그러나 학교폭력의 학생기록부 기재를 두고 시·도 교육청 간 갈등을 벌이는 등 현장에서 겉돌고 있는 정책도 적지 않다. 차제에 종합대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한번 점검해 미비한 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책의 실효성과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종합대책에 따르면 최군은 학기마다 1회 이상 담임교사와 면담을 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아무리 대책이 좋아도 현장에서 외면받으면 무용지물이다. 당국은 학교폭력 예방 시스템이 왜 일선 학교나 학생들에게서 겉돌고 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군 사건뿐만 아니라 이전의 다른 사건도 면밀히 살펴 교훈을 찾아야 한다. 실패 사례 분석을 학교폭력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 3D 무장 ‘지.아이.조 2’ 복면 벗은 이병헌 빛났다

    3D 무장 ‘지.아이.조 2’ 복면 벗은 이병헌 빛났다

    영화 ‘지.아이.조’(2009)는 전 세계에서 3억 246만 달러(약 3295억원)를 벌어들였다. 제작비(1억 7500만 달러)보다 1억 달러 남짓 남겼으니 톡톡히 재미를 본 셈. 파라마운트가 속편 제작에 나선 건 당연했다. 1편의 스티븐 소머즈 감독 대신 존 추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 데니스 퀘이드, 조지프 고든 레빗과 시에나 밀러가 빠진 대신 드웨인 존슨과 브루스 윌리스가 합류했다. 특히 스톰쉐도 역을 맡은 이병헌의 비중은 주연급으로 커졌다. 1편에선 늘 흰색 복면을 쓰고 나왔지만, 2편에서는 대부분 장면을 맨 얼굴로 소화했다. 그만큼 북미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지.아이.조 2’(28일 개봉)의 얼개는 간단하다. 파키스탄에서 핵무기 이송작전을 수행하던 최강 특수부대 지.아이.조는 정체불명의 적에게 급습을 당한다. 리더 듀크(채닝 테이텀)는 물론 부대원 대부분 목숨을 잃는다. 로드블럭(드웨인 존슨) 등 세 명만 목숨을 건진다. 살아남은 이들은 자신들이 반역자로 몰려 제거됐음을 알게 된다. 배후에 코브라 군단이 있음을 직감한 로드블럭은 대통령의 정체에 의심을 품는다. 스톰쉐도(이병헌)는 지하감옥에 갇혀 있던 코브라 사령관을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미 대통령으로 모습을 바꾼 잘탄과 함께 코브라 군단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1964년 미국 완구회사 하스브로에 의해 탄생해 ‘액션 피규어’(30개 이상의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 모형)란 개념을 만들어냈던 ‘지.아이.조’는 마블 코믹스를 통해 만화로 출간된 데 이어 1985년 TV시리즈로도 만들어졌다. 영화로 재탄생한 ‘지.아이.조’ 또한 역동적인 액션과 악역 배우들의 호연이 맞물려 큰 성공을 거뒀다. 2편 역시 전형적인 ‘팝콘무비’다. 존 추 감독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차원(3D)을 통해 히말라야 산맥과 워싱턴 DC의 액션장면들을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특히 드웨인 존슨과 이병헌 등의 격투신을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헌도 “강력하고 다양한 액션이 있어 스트레스를 풀기에 부족함이 없는 팝콘무비”라면서 “요즘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80% 안팎일 만큼 최전성기인 것 같다. 한국영화를 당연히 사랑해야겠지만, 내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도 아껴달라”며 웃었다. 하스브로의 완구에서 출발한 ‘트랜스포머’처럼 ‘지.아이.조’ 역시 속편 완성도에 대한 의견은 엇갈릴 듯하다. 고유한 서사를 가진 원작이 없는 태생적 한계인 셈. 액션의 참신함은 떨어지고, 드라마는 느슨해졌다. 히말라야 암벽에서 닌자들이 펼치는 아찔한 액션 등 3D의 공간감과 입체감을 살린 장면들은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1편에서 특수무기로 에펠탑을 무너뜨리는 장면 같은 압도적 볼거리는 없다. 지.아이.조 군단과 맞서는 코브라군단의 전투력도 1편에 비해 무기력하다.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이병헌이 연기한 스톰쉐도다. 한국배우이기 때문은 아니다. 스톰쉐도는 영화에서 유일하게 입체적인 캐릭터다. 식스팩을 드러낸 채 물오른 액션은 물론, 코브라 군단의 음모에 휘말려 악인의 길을 걷게 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까지 드러낸다. 이병헌은 “1편에서는 복면 때문에 눈빛과 몸짓만으로 표현해야 했다. 2편에서는 복면을 쓰지 않는 장면이 대부분이라 감정 표현이 수월했다. 오랜 기간 누명을 쓰고 살아온 스톰쉐도는 겉으론 차갑고 시니컬하지만 내면에는 트라우마가 있는 어두운 인물이다. 2편에서 비밀이 밝혀지면서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폭발하는 대목을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지.아이.조 2’는 애초 지난해 6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9개월여 미뤄졌다. 소문이 무성했다. 존 추 감독은 “재촬영을 하게 되면 스태프나 배우들 모두가 고통스러울 게 뻔했지만, 용단을 내려야 했다. 3D가 최상의 답이라 생각됐고, 개봉날짜를 늦춰가면서까지 재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반면, 할리우드의 한 온라인매체는 개봉이 늦춰진 이유가 채닝 테이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편에서 특수부대의 리더를 맡았던 테이텀은 2편에선 일찌감치 사라진다(?). 하지만 1편이 개봉한 ‘서약’ ‘21 점프 스트리트’ 등이 거푸 대박을 터뜨리면서 흥행배우로 부상했다. 부랴부랴 테이텀이 나오는 장면을 재촬영했다는 후문이다. 파라마운트는 ‘지.아이.조 2’의 전 세계 홍보투어 첫 테이프를 한국에서 끊었다. 급부상한 아시아 영화시장과 이병헌의 영향력에 대한 기대 때문일 터. ‘지.아이.조 2’의 흥행은 파라마운트에도 중요하다. 2011년 19.2%의 시장점유율로 1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8.4%에 그친 탓에 7위로 몰락했다. 올해도 ‘잭 리처’ ‘가디언즈’ 등의 부진 탓에 파라마운트의 점유율은 6위(7.7%)에 머물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 형님의 뚝심이 모래알을 바위로

    [프로농구] 형님의 뚝심이 모래알을 바위로

    지난 9일 KCC를 꺾고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린 프로농구 SK는 시즌 전만 해도 잘해야 6강이란 평가를 들었다. 애런 헤인즈와 박상오, 슈퍼 루키 최부경 등이 가세했지만, ‘모래알 조직력’이란 의문 부호가 따라다녔고 ‘초짜’ 문경은 감독의 지도력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 문 감독은 그러나 ‘형님 리더십’으로 서 말 구슬을 보배로 뀄다. SK가 최강팀으로 올라선 비결은 강인한 체력이다. 주축 선수 김선형(25)과 최부경(24), 변기훈(25) 등이 젊기도 하지만 문 감독이 시즌 전 펼쳤던 6주간의 체력훈련이 결실을 가져왔다. 문 감독은 또 매일 오전 7시 선수들에게 자유투 100개를 던지게 한 뒤 아침식사를 함께 했다. 아침부터 동료의 얼굴을 본 선수들은 대화가 많아졌고, 자연스레 조직력이 향상됐다. SK에서 선수와 2군 감독, 코치, 감독대행을 모두 거친 문 감독은 선수들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시적소에 기용했다. 공격력이 좋은 선수에게는 마음껏 슛을 쏘게 하고 수비 전문 선수에게는 궂은 일을 강조했다. 문 감독이 꺼낸 비장의 카드 드롭존은 상대를 숨 막히게 했다. 앞선에 3명, 뒷선에 2명이 서는 변형 지역방어인 드롭존은 앞선의 장신 선수가 상대 가드를 봉쇄하는 게 특징. SK의 드롭존은 지난해 동부의 높이에 못 미쳤지만, 김선형이 빠른 스피드로 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 문 감독은 “명문 구단의 전통을 세우자는 목표를 이뤄 기쁘다”며 “홈 팬들 앞에서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은 홈 경기에서 다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의 경기에서 이동준(22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97-67 대승을 거뒀다. 단독 6위 삼성은 공동 7위 동부·KT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리며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KGC인삼공사는 김태술(15득점)을 앞세워 LG를 73-64로 꺾었고, 전자랜드는 KT를 81-68로 제압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만화로 영화史의 숲을 거닐어 보다

    만화로 영화史의 숲을 거닐어 보다

    올해 영화를 관람할 국내 관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억 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만큼 영화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됐다. 그런데 우리는 영화라는 장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영화는 현대인에게 뗄래야 뗄 수 없는 대중 예술이자 오락거리가 됐지만 처음 등장했을 당시 박수만 쏟아졌던 것은 아니다. 화재로 인한 대형 참사가 일어나기도 해 ‘위험한 오락’, ‘죽음의 함정’이라는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영화라는 장르는 블록버스터 못지 않게 스펙터클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그렇지만 영화에 대해 알고 싶어도 이론서의 두께와 딱딱함에 주눅들기 일쑤였다. 마침 영화의 역사를 보다 쉽게 이해하는 데 디딤돌이 되어줄 책이 나왔다. 재즈와 록 등 대중음악을 테마로 한 만화를 꾸준히 발표하며 교양 만화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재즈 평론가 남무성이 이번에는 영화사를 만화로 풀어낸 것. 영화 전문지 ‘스크린’의 편집장을 지낸 영화 평론가 황희연과 함께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라이벌 난장사’(오픈하우스 펴냄)를 내놓았다. 화려한 은막 뒤를 가득채운 감독과 배우들의 깨알 같은 에피소드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겠다. 한달음에 읽어내릴 수 있다. 영화 역사를 단순하게 나열해 놓지 않은 점이 매력이다. 사실상 최초의 영화 상영회를 열었던 뤼미에르 형제와 영화 초장기 문법을 만들어간 조르주 멜리아스, 영화 산업 헤게모니를 놓고 다퉜던 유럽과 미국, 코미디 지존 대결을 벌였던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등 남무성이 풀어낸 라이벌 구도를 쫓아가다 보면 어느 새 100년이 훌쩍 넘는 영화 역사를 꿰뚫게 된다. 아련하게 기억에 남은 배우 스틸이나 영화 포스터, 명장면 등도 시선을 끈다. 곳곳에 들어가 있는 영화 토막 상식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남무성 특유의 위트와 유머 감각이 영화 역사의 숲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 언급된 것처럼 작업 시간이 촉박했던 게 흠이라면 흠. 순수하게 만화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일부 장면의 완성도가 전작인 ‘재즈 잇 업! 만화로 보는 재즈의 역사’나 ‘페인트 잇 록-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에 견줘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화적 재미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 남무성은 다방면에 재능을 뽐내고 재즈 평론가다. 국내 최초로 재즈 잡지를 만들었다. 다양한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공연 기획자로도, 여러 가수의 음반 프로듀서로도 활약하고 있다. 우리 재즈 1세대의 오늘날 현실과 라이브 무대를 담은 ‘브라보 재즈 라이프’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재즈바의 주인장이기도 하다. 만화 쪽에선 ‘재즈 잇 업!’과 ‘페인트 잇 록’이 대표작이다. 현재 포털 사이트에서 ‘만화로 듣는 올 댓 재즈’와 ‘올 댓 록’을 연재하고 있다. 요즘은 ‘페인트 잇 록’ 두번째 권 출간 준비를 하고 있다니 무척 기다려진다. 1만 5800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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