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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악 속 또 하나의 농촌, 답답한 일상 바꾸는 ‘녹색지대’

    관악 속 또 하나의 농촌, 답답한 일상 바꾸는 ‘녹색지대’

    주민들에게 도시농업 체험 기회 제공온실·북카페·텃밭활동 프로그램 마련텃밭작물 활용 텃밭요리 체험 수업도“미래 지속가능 먹거리 지탱할 버팀목”“도시농업은 단순히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웃과 소통하며 단단한 공동체의 힘을 다지고 개인 삶의 질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사업입니다.” 26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에 ‘강감찬도시농업센터’가 문을 열었다. 개관식에 참석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도시농업을 현대인의 답답한 일상을 변화시키는 ‘녹색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도시농업이야말로 탄소중립과 생물 다양성 증진에 기여할 미래형 사업”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지탱할 버팀목”이라고 말했다. 강감찬도시농업센터는 연면적 905㎡로 2층 규모의 온실과 전시 온실, 씨앗도서관, 북카페, 체험실, 교육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무엇보다 시민에게 다양한 도시농업 분야를 두루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다음달부터 가족끼리 실내 텃밭활동을 할 수 있는 ‘자연스럽게 흙장난’, 작물을 활용한 수제 술 만들기 ‘집술예찬’, 젊은 연인이 함께 텃밭활동을 할 수 있는 ‘꽃기로운 연애생활’ 등과 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날은 ‘텃밭요리 1일 체험’ 수업이 진행됐다. 수강생들은 애플민트, 방울토마토 등 텃밭 작물을 활용한 카나페와 무알코올 모히또를 만들었다. 수업에 참여한 박혜수씨는 “시설도 너무 훌륭하고 수업도 알차서 기대 이상이었다”며 “앞으로 도시농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강감찬도시농업센터가 도시농업의 비전과 철학을 시민과 공유할 수 있는 확산의 장이자 도시농업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서울 남부권역을 대표하는 도시농업 활동의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농업을 매개로 이웃과 소통하며 단단한 공동체의 힘을 다지고 개인 삶의 질도 한층 더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청정 삶터’ 관악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관악구는 2012년 청룡산텃밭을 시작으로 강감찬텃밭, 서림동텃밭 등 자투리텃밭을 조성하고, 2019년 구의 대표적인 힐링 공간인 관악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하는 등 도시농업 활성화에 꾸준히 힘써왔다. 도시농업 지원센터에서는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을 지닌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도시농업 관련 상담, 농업기술 교육, 농업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학교 텃밭과 옥상 텃밭 106곳, 양봉장 2곳도 운영하면서 생활공간에서 누구나 도시농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씨줄날줄] BBC의 추락/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BBC의 추락/이종락 논설위원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1922년 영국방송유한회사(British Broadcasting Company Ltd)로 출발했으나, 1927년 영국 국왕의 칙령을 받으면서 공영방송사가 됐다. 세계적 공영방송의 모델이 돼 독일의 ARDㆍZDF, 일본의 NHK, 우리나라의 KBS가 출범하는 데도 기여했다. BBC의 설립 목적은 영국 내 공정한 공영 서비스 방송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국의 모든 국민이 가구당 159파운드(약 25만 5000원)의 수신료를 군말 없이 내며 BBC가 공정성을 지키는 데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BBC의 한 해 수신료 수입은 무려 32억 파운드(약 5조 1300억원)다. ‘공정과 신뢰’의 상징인 BBC가 최근 추락하고 있다. BBC가 26년 전 다이애나 왕세자비 인터뷰를 따내기 위해 위조 서류를 동원하고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995년 11월 BBC는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다이애나비 인터뷰를 내보냈다. 다이애나비는 찰스 왕세자와 그의 오랜 연인 커밀라 파커 볼스(현 부인)의 관계를 처음 털어놨다. 당시 2280만명이 시청했다. 문제는 이 인터뷰를 성사시키려고 BBC 기자였던 마틴 바시르가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대법관을 지낸 존 다이슨경의 조사로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4년차 기자였던 바시르는 다이애나비의 남동생 스펜서 백작을 만나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다이애나비의 개인정보를 흘렸다”며 위조한 은행 명세서를 내밀었다. 다이애나비의 개인 전화 또한 도청되고 있다며 이런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자신과의 인터뷰를 하자고 강요했다. 인터뷰의 성사 배경에 여러 번 의혹이 제기됐으나 1996년 BBC는 내부 조사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며 덮었다. 그 인터뷰로 왕실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된 다이애나는 이듬해인 1996년 찰스와 이혼했다. 다이애나는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를 피해 고속질주하다가 차가 터널 안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졌다. 역사에서 가정은 부질없는 짓이다. 하지만 만약 BBC와의 인터뷰가 없었다면?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이혼도 하지 않고 지금껏 아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 두 며느리, 손자·손녀들과 행복한 가정을 일구고 있지 않았을까? BBC의 인터뷰는 다이애나비 죽음의 주요 원인의 하나가 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번 사례는 언론의 공정성과 기자 개인의 정직, 취재 윤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때로는 칼과 총보다 더 무서운 펜의 힘은 사람을, 가정을, 사회를 파멸로 몰 수도 있다. 24년이 지났지만 다이애나비의 죽음을 애도한다. jrlee@seoul.co.kr
  • “다른 남자 안돼” 여자친구 몸에 구멍내 자물쇠 채웠다

    “다른 남자 안돼” 여자친구 몸에 구멍내 자물쇠 채웠다

    ‘엽기 행각’ 40대 남성에 징역 1년 선고지적장애 여자친구 몸에 상해 입힌 혐의 지적장애 여자친구의 몸 일부에 구멍을 낸 뒤 자물쇠를 채운 ‘엽기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 송재윤 판사는 특수상해,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벽화작가 A(44)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 4일 오전 5시쯤 지적장애를 지닌 여자친구 B(31)씨의 인천시 연수구 주거지에서 흉기로 B씨의 신체 일부에 구멍을 낸 뒤 자물쇠를 채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2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B씨와 연인관계였으며, B씨는 지능지수(IQ)가 64로 지적능력이 10세 미만인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B씨가 과거 연인이었던 남성과 다시 만난다고 의심해 추궁하던 중,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지 못하게 할 의도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정신과 전문의인 전문심리위원 의견에 따르면 피해자는 초등학생 수준의 사리판단력을 가지고 있어 이 사건 당시 성 주체성과 성적 자기 결정권의 발달 또한 미숙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춰 죄가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BBC 수신료 삭감·개혁하라” 사기 인터뷰에 ‘불붙는 분노’

    “BBC 수신료 삭감·개혁하라” 사기 인터뷰에 ‘불붙는 분노’

    26년 전 다이애나비의 BBC 인터뷰 성사 배경에 사기행위가 있었던 것이 확인된 후 언론 윤리를 저버린 영국 대표 공영방송에 대한 개혁 요구 등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수신료 삭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당시 뉴스 담당자가 사임하고, 경찰도 해당 사건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가구당 연 159파운드(약 25만 5000원)에 달하는 수신료(license fee)를 5년간 동결 또는 삭감하는 방안을 두고 BBC와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BBC가 세계 선도 방송사로서의 명성을 망가뜨린 점이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1995년 11월 BBC는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다이애나비 인터뷰를 내보냈다. 여기서 다이애나비는 찰스 왕세자와 그의 오랜 연인 커밀라 파커 볼스(현 부인)의 관계를 처음 털어놨는데, 당시 2280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큰 화제였다. 그런데 이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BBC 기자였던 마틴 바시르가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최근 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다이애나의 동생인 찰스 스펜서 백작이 전 대법관인 존 다이슨 경에게 의뢰해 독립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바시르는 당시 스펜서에게 위조된 은행 서류를 제시하며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정보를 흘렸다”고 거짓말했다. 또 다이애나의 개인 편지를 누가 훔쳐 봤다거나 차가 추적당하고 전화가 도청됐다고도 했다. 스펜서 백작은 “가짜 서류와 거짓말이 아니었으면 누나에게 바시르를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윌리엄 왕세손 “BBC 탓에 어머니 고립” 다이애나는 인터뷰 이듬해인 1996년 찰스와 이혼했고, 1997년 8월 31일 교제 중이던 연인과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를 피해 고속 질주하다가 차가 터널 안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졌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윌리엄 왕세손은 “BBC의 잘못이 어머니의 두려움과 편집증, 고립에 상당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알아 형언할 수 없이 슬프다”며 “BBC가 제대로 조사했다면 어머니도 자신이 속았다는 점을 알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역시 곧장 적극적인 비판에 나섰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왕실 인사들에게 공감한다고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BBC가 모든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BBC의 투명성과 책임에 관해 중요한 문제가 제기됐다고 했고, 로버트 버클랜드 법무장관은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지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사내에서는 현 이사회와 별도로 전직 기자로 구성된 이사회를 만들어 보도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전 사장 토니 홀 사직… 비난 여론 거세져 여론의 분노가 거세지자 전 BBC 사장이자 1995년 당시 뉴스담당 대표였던 토니 홀은 내셔널갤러리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인터뷰 다음해 이뤄진 조사에서 바시르가 “정직하고 명예로운 사람”이라며 사건을 무마하기도 했다. 문제의 당사자 바시르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애나를 어떤 식으로든 절대 해치고 싶지 않았고,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이애나는 인터뷰 내용에 대해 결코 불만스러워하지 않았다. 아내가 셋째를 낳았을 때 찾아올 정도로 방송 이후에도 친분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만실에 찾아온 다이애나비와 함께 찍은 사진과 다이애나비가 자신의 부인에게 쓴 편지를 친분 유지의 증거로 공개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우린 어디서 왔을까”…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유쾌한 여행

    “우린 어디서 왔을까”…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유쾌한 여행

    스페인을 대표하는 소설가와 고생물학자,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인간과 진화에 대한 방대한 궁금증을 나눴다.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후안 호세 미야스는 선사시대 유적지가 발견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스페인 아타푸에르카에 있는 할아버지 댁을 다녀온 뒤 몇 년간 인류의 기원에 깊이 골몰했다. 구석기, 신석기, 네안데르탈인에 차례로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인류 진화 박물관 학예연구팀장이던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와 함께 호기심을 푸는 여정을 갖기로 한다. 두 사람은 어디든 가서 무엇이든 이야기한다. 서로 다른 분야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이 함께 길을 떠나 지식을 공유하는 ‘알쓸신잡’(tvN) 같달까. 인류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동굴에서 구석기 시대를, 놀이터에서 유인원과 인간의 차이를, 레스토랑에서는 인간의 먹거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논한다. 장난감 가게, 성인용품점, 해변, 학교 등 지금 우리 삶의 현장 곳곳을 누비는 여정이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고 유쾌하다. “우연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디저트로 나온 우유튀김 과자를 두고도 유당을 분해하기 위한 단백질 효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붙는다. 미야스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물음과 아르수아가의 답을 따라가면 결국 과거와 지금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알려 주기도 한다. 책 제목의 루시(Lucy)는 에티오피아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원시인이다. 약 320만년 전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공통 조상으로 여겨지는 인물로 비틀스의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드’에서 따왔다. 아르수아가는 선사시대 유적지 동굴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사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우리 안엔 여전히 선사시대 모습이 들어 있어요. 유적지에 있는 것은 뼈뿐이에요. 선사시대는 그림자처럼 이곳을 지나는 모든 동물 속에 있어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독일 전 총리 때문에 이혼”…김소연씨 前남편에 3000만원 배상 판결

    “독일 전 총리 때문에 이혼”…김소연씨 前남편에 3000만원 배상 판결

    “슈뢰더 때문에 이혼” 1억 손배소 제기김소연씨 전 남편 일부 승소1심 법원 “3000만원 지급하라”슈뢰더 전 총리, 별다른 입장 없어 게스하르트 슈뢰더(77) 전 독일 총리가 재혼한 한국인 아내의 전 남편에게 3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0일 서울가정법원 가사4단독 조아라 판사는 슈뢰더 전 총리의 아내 김소연(51)씨의 전 남편인 A씨가 슈뢰더 전 총리를 상대로 낸 상간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슈뢰더 전 총리가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혼인관계 파탄 원인 인정됐나 슈뢰더 전 총리와 김씨의 교제 사실은 2017년 9월 독일에서 처음 불거졌다. 당시 슈뢰더 전 총리와 이혼 소송 중이었던 전 부인이 결별 이유 가운데 하나가 김씨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면서다. 이후 슈뢰더 전 총리는 2018년 1월 서울에서 김씨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어 연인 관계를 공식화하고 연내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같은 해 결혼했다. 김씨와 2017년 11월 이혼한 A씨는 당시 이혼 조건이 김씨와 슈뢰더 전 총리의 결별이었는데, 김씨가 약속을 어겼다며 2018년 4월 슈뢰더 전 총리에게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재판에서 “슈뢰더 전 총리로 인해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슈뢰더 전 총리 측 소송 대리인은 “슈뢰더 전 총리와 김씨의 관계가 (A씨와의) 혼인 파탄의 원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전 남편 “독일 전 총리 상대로 소송…항소여부 검토” A씨 측을 대리한 민의홍 변호사(법률사무소 건우)는 “소송 상대방이 독일의 전 총리였고, 다투는 부분이 외국에서 있었던 일이어서 일반적인 상간자 소송과 다른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이혼한 뒤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다, 별거했다’ 등의 소문에 휘말린 A씨는 1심 승소 뒤 다소 안도했다고 한다. A씨 측은 “위자료 청구액을 통상의 상간자 소송보다 높은 1억원으로 낸 것은 상대방이 한 나라의 전 총리인 점 등을 고려한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며 “항소 여부는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 부인 김씨와 사이에 형사 소송도 진행 중이다. 김소연씨가 “A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한편 슈뢰더 전 총리 측 소송대리인은 선고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여성 15명 살해…인육까지 먹은 70대 연쇄살인마 검거

    [여기는 남미] 여성 15명 살해…인육까지 먹은 70대 연쇄살인마 검거

    최소한 여성 15명을 살해하고 인육까지 먹은 70대 연쇄살인범이 멕시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경찰은 연쇄살인 혐의로 최근 멕시코주(州) 아티사판에서 안드레스 멘도사(72)를 긴급 체포,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용의자의 자택에선 최소한 10명의 유골을 포함해 물증이 쏟아져 나왔다. 사건은 최근까지 용의자와 연인관계를 유지했던 30대 여성의 실종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레이나 곤살레스라는 이름의 34세 여성은 용의자와 연인으로 지내다 최근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여성은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용의자의 집을 찾았다가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용의자의 집 지하실에서 토막 난 피해자의 시신, 피해자의 물건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소름끼치는 연쇄살인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용의자의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경찰은 최소한 10명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 신분증, 옷, 구두, 가방, 목걸이, 팔찌 등을 발견했다. 유골은 해골과, 발목 부분에서 절단한 발 등으로 토막 난 상태였다. 결정적인 증거도 나왔다. 용의자가 범행을 녹화한 비디오 카셋이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범행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묘한 습관을 갖고 있었다. 여성들을 살해하면서 비디오를 촬영한 영상을 보관하고 있었던 건 그런 습관에서였다. 관계자는 "끔찍한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 20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여성들을 살해한 뒤 인육을 먹기까지 했다. 이 같은 사실은 경찰조사에서 용의자의 진술에서 확인됐다. 연쇄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살해한 여성들의 신체 일부를 먹었다"고 시인했다. 용의자는 범행에 대한 기록을 담은 공책과 수첩도 다수 보관하고 있었다. 경찰은 "확보한 영상과 수첩의 내용 등을 봤을 때 용의자가 살해한 여성은 최소한 15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살해한 여성들의 시신 대부분을 자택에 유기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의 자택 내 한 개 방 밑에서 유골이 집중적으로 발굴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용의자의 자택에서 정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멕시코 역사상 최악의 연쇄 페미사이드(여성살해)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반도체 알고 싶다” 윤석열, 서울대 반도체연구소 찾아가 질문세례 [이슈픽]

    “반도체 알고 싶다” 윤석열, 서울대 반도체연구소 찾아가 질문세례 [이슈픽]

    尹, 먼저 방문 요청…방진복 입고 반도체 ‘열공’“이게 바이든이 든 웨이퍼인가?” 질문 쏟아내3시간가량 반도체 생산시설 꼼꼼히 돌아봐3월 사퇴 후 국내 주요 산업 접촉은 처음尹, 잠행 중 ‘내공 쌓기’ 대선수업 한창‘윤석열 지지’ 반문 포럼 33인… 21일 출범차기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찾아가 반도체에 대한 수십가지 질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는 등 국가 기간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가운데 직접 연구·개발의 최전선 현장을 방문해 전문가들과 소통을 시도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에 반대하며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국내 주요 산업 분야와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물밑에서 대선 출마를 위한 ‘내공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나노 반도체 시대 뒤떨어진 장비 같다”윤석열, 신형 장비 교체 비용 등 묻기도 윤 전 총장은 지난 17일 오후 수행원 없이 연구소를 방문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정덕균 석좌교수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인 이종호 교수 안내로 3시간가량 시설을 견학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1988년 설립 이후 30여년 동안 국내 반도체 연구 개발 인력인 석박사 1500명 이상을 배출해 온 ‘반도체 싱크탱크’로 불린다. 지난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간담회를 열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 인력 양성 계획을 밝힌 곳이기도 하다. 윤 전 총장은 연구소를 둘러보는 동안 학계 권위자인 두 교수에게 수십 가지 질문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의 궁금증은 “실리콘 웨이퍼와 기판은 어떻게 다른가”, “포토레지스터에서 레지스터는 무슨 뜻인가” 등 반도체 생산 기술과 관련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연구소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인 팹(Fab) 투어를 먼저 요청해 방진복을 착용하고 30분 넘게 장비를 살펴보는 열의를 보였다. 특히 팹에 있는 일부 장비를 가리켜 “나노 반도체 시대에 크게 뒤떨어진 노후 장비들 같다”며 신형 장비 교체 비용 등에 대해 질문했다.尹 “필요한 정책 있으면 알려 달라”반도체 연구자 선구자 흉상 앞서 촬영도 윤 전 총장은 반도체 연구 인력 양성에도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 도중 교수들과 “중국은 반도체 인력 양성이 우리보다 다섯 배 많다는데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책에서 읽었습니다”라는 등의 문답을 주고받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필요한 정책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교수들에게 당부했다. 윤 전 총장은 연구실에 있던 웨이퍼를 가리키며 “이것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서 들어 보인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반도체 연구의 선구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의 흉상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등 내내 호기심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연구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 교수는 일부 언론에 “윤 전 총장이 반도체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소를 방문한 것”이라면서 “자연과학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 알고 있고 캐치(습득)도 빨라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반도체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고 미리 반도체 분야를 많이 공부하고 온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를 당부했다고 했다.이재용 사면 얘기는 거론 안해“尹, 6월까진 정치 행보 않고 국정 공부” 이날 만남에서 반도체 업계가 강하게 요구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얘기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전 총장 측 지인은 “본인이 그동안 검사였을 때와 자연인이 됐을 때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무래도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도 인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사퇴 후 잠행 중인 윤 전 총장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비공개로 교류하며 물밑 ‘대선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에 이어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등을 차례로 만나 노동, 외교·안보, 경제 분야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의 한 지인은 “아무리 일러도 6월말까지는 정치 행보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금은 국정 운영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윤석열 지지’ 포럼 21일 출범진중권, 창립 토론회 기조발제 한편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 포럼이 오는 21일 발족된다. 포럼이 개최하는 창립 기념 토론회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윤 전 총장의 은사인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강연에 나선다.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의 상임대표를 맡은 정용상 동국대 법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무너진 공정과 상식, 법치를 바로 세워 정상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각 분야 교수와 전문가 33명이 모여 포럼을 발족한다”면서 “반듯한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 훌륭한 지도자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1919년 민족 대표 33명이 3·1 독립선언에 참여한 것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포럼을 반문(문재인) 포럼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법과대학학장협의회장을 지낸 정 교수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전 총장과 공석에서 몇 차례 만나며 인연이 있다고 밝혔다. 또 윤 전 총장의 서울대 은사인 송 교수가 협의회장으로 있을 때 사무총장을 지냈다. 정 교수는 “지금도 윤 전 총장과는 연락을 하고 있고 포럼 발족에 대해서도 알렸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측은 언론에 “전문가 지지 그룹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윤 전 총장과 직접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포럼은 출범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 기조발제는 진 전 교수가 맡고 토론은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김태규 변호사가 한다. 송 교수는 ‘국제질서의 변동과 우리의 과제’란 주제로 강연한다. 정 교수는 “이 포럼은 공정과 상식이 통하고 바로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이 제1목적으로 윤 전 총장의 대권 과정에서 백그라운드 역할에 중점을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내년 3월 대선까지는 포럼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진 전 교수는 SNS에서 “어느 모임에서 공정을 주제로 발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수락한 것뿐”이라면서 “제 발제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포럼 발기인으로는 김종욱 전 한국체육대학교 총장과 박상진 국악학원 이사장, 황희만 전 MBC 사장, 김탁 고려대 의대 교수, 윤정현 범사련 공동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인터뷰] 킴보 “스피카 때와 다른 건 자유로움… 평생 친구 얻었죠”

    [인터뷰] 킴보 “스피카 때와 다른 건 자유로움… 평생 친구 얻었죠”

    여성 듀오 킴보(김보아, 김보형)가 올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씻겨줄 신곡 ‘왓에버’(WHATEVER)로 돌아왔다. 지난 2월 첫 정규앨범 ‘스캔들’을 발매한 지 불과 두 달 반만의 컴백. 스피카 해체 후 가져야 했던 짧지 않은 공백기를 만회하려는 듯 이들은 지난 1년여 시간 동안 쉴 틈 없이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신곡 ‘왓에버’는 나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깔끔한 사운드 위에 킴보의 ‘명품 보컬’이 조화를 이룬 팝 트랙이다. 가사에는 더 이상 뜨겁게 끓어오르지는 않지만 단단하게 연결돼 있는 오랜 연인이 느껴지는 ‘또 다른 사랑의 온도’를 담았다. 지난 16일 서면으로 킴보를 만나 여름을 앞두고 빠른 컴백을 한 소감부터 킴보로 1년 넘게 달려오며 성장한 점들까지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두 달 반 만에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빠른 컴백의 이유와 컴백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보아 “곡을 많이 작업해놨는데 그 중 ‘왓에버’라는 곡이 5월에 잘 어울릴 거 같다고 생각해서 발매하게 됐어요.” 보형 “컴백하게 돼 즐겁고 행복합니다. 저희가 곡을 자주 내서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니 뿌듯합니다.” -지난해 발표한 ‘99(구구)’에 이어 여름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여름 킴보’ 욕심도 있나요. 보아 “여름 분위기가 가득한 곡이 에너지가 정말 좋잖아요. 저희도 여름이 되면 꼭 듣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는데 사람들에게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주는 곡들이 많다면 가수로써 참 보람 있을 거 같아요. ‘여름 킴보’ 이미지가 생길 수만 있다면 욕심내고 싶네요.” 보형 “녹음을 하면서 ‘아, 되게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듣는 분들께도 이런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작업할 때 스윗튠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보아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작업을 해본 건 처음이에요. 호흡이 아주 잘 맞았어요. 저희는 수다 떨어가며 간식 먹으면서 놀듯이 작업해요. 그만큼 언니, 오빠들이 저희가 부담 갖거나 힘들지 않도록 많이 배려해주세요.”-곡 소개와 감상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보형 “제목처럼 ‘어쨌든 다 좋아질 건데 힘 빼 봐야 뭐가 좋니, 그런대로 나쁘지 않아, 다 좋아질 거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요즘 날씨가 좋잖아요. 공기 좋은 날 석양 질 때 창문 열고 드라이브하면서 들으니 너무 좋더라고요. 강인함과 소프트함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곡이라고 생각해요.” -설 수 있는 무대, 노출되는 방송이 적은 것 같은 아쉬움도 듭니다. 보아 “코로나로 인해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을 못해서 아쉽지만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가들이 함께 앓고 버텨가는 시기라서 고충이나 어렵다는 이야기 잘 안하려고 해요. 시장은 다시 살아날 테니 그때까지 ‘빠이팅’!” -킴보 데뷔 1년이 넘었습니다. 스피카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보형 “이 힘든 시기에 이렇게 많은 곡을 발매한 건 아마 대한민국에서 저희가 1등이지 않나 싶어요. 스피카 때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타이틀곡만 딱 정해서 활동을 해왔다면, 지금은 저희가 하고 싶을 때 마음가는대로 할 수 있는 게 차이점인 것 같아요.” -스피카 때에 비해 어떤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느끼는지도 궁금합니다. 보형 “곡 작업을 많이 하면서 귀가 조금 열린 거 같아요. 예전에는 한 곡을 붙잡고 이게 좋은가 저게 좋은가 1년 동안 수정만 계속 한 적도 있는데 이제는 그런 점에서 조금 감각과 여유가 생겼어요. 또 스피카 때는 비지니스에 대해 신경 쓸 일이 없었는데 이제는 저희가 사람들도 만나고 다니면서 일에 대해 배워가는 점도 재미있는 성장 과정 중 하나인 거 같아요.” 보아 “일단 나이가 성장했으며… 하하 농담이고요! 콕 집어서 성장했다 말을 하긴 어렵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생각하고 노력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이제서야 어른으로 걸음마를 시작하는 느낌?”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보아 “스피카 때는 아무래도 상업적인 음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머리 싸매고 계산을 많이 하며 앨범을 냈었는데 바램처럼 성적이 나오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킴보는 그런 점에서는 부담 갖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을 해왔던 거 같아요. 그런 마음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었어요.” 보형 “1년 동안 꾸준히 그리고 많이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건 내부 프로듀서 분들이 있는 회사였기 ?문에 가능했던 거 같아요. 혼자였다면 절대 이렇게 해나갈 수 없었을 거예요.”-서로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보형 “서로 음악을 이야기 할 때 마음이 참 잘 맞고, 녹음할 때나 방송할 때도 언니한테 의지를 많이 해요. 일로 만난 인연이지만 이제는 ‘평생 친구’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보아 “킴보로 시작하면서 서로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엊그제도 평생 친구가 됐으면 좋겠고 그럴 것 같다는,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던 게 생각나요.” -스피카 때는 실력파 걸그룹으로 불렸다면 지금은 아티스트로 부각되는 측면이 큰 것 같은데요. 여전히 아이돌로 불리는 것도 좋은지, 아니면 아티스트라는 말이 더 좋은지 궁금합니다. 보형 “아이돌에서 이제는 아티스트가 되어간다고 보여진다면 성공이네요. 이렇게 점점 무르 익어가는 아티스트가 된다면 연예인으로써 참 행복한 삶이 되겠구나 생각해요.” 보아 “그렇다고 스피카 때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스피카 시절이 저희에겐 행복하고 감사한 시절이었구나 생각합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73년 전 호주 애들레이드 해변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 밝히려 발굴

    73년 전 호주 애들레이드 해변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 밝히려 발굴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새벽부터 불을 밝힌 채 애들레이드시 묘지에 묻힌 묘 하나를 파헤쳐 끄집어냈다. 묘비명은 이렇다. ‘알려지지 않은 남성’  현지 매체 나인 뉴스에 따르면 생각보다 점토질이 단단하고 문제의 유해가 관 속에 지금도 그대로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이날 오후 관을 꺼냈다. 이제 경찰은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유전자 분석 기법을 활용해 이 나라 역사에 가장 이상한 시신의 신원을 70년이 훌쩍 지나서야 밝혀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BBC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1948년 12월 1일 애들레이드의 소머턴 해변에서 이 남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방파제 담에 기댄 채 숨져 있었는데 정장 차림에 타이까지 매고 있었다. 정장의 주머니 속에서는 신원을 증명할 만한 것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신원도 파악할 수 없었고 죽음의 원인도 규명할 수 없었다. 해서 호주인들은 냉전시대 스파이였는데 암살됐다거나 연인에게 보복 살해당했다거나 여러 갈래 억측만 늘어놓았다. 지금 우리의 한강 의대생 의문사처럼 모든 사람이 책상머리에 앉아 이런저런 억측을 늘어놓았다.  그가 첩자 의심을 산 것은 그럴 듯한 소지품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한달쯤 뒤 그의 가방이 애들레이드 철도역의 보관소에 맡겨진 것이 확인됐다. 의문의 남성이 주검으로 발견되기 하루 전에 이 가방을 맡긴 사실이 확인됐다. 가방에서는 옷가지들이 나왔는데 옷들의 라벨은 다 뜯겨져 있었고 대신 암호 같은 글씨가 박음질 돼 있었다. 바지를 수선소에 맡겼을 때 박음질한 글자는 킨(kean)이나 킨(keane)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책에서 찢어낸 듯한 종이도 나왔는데 페르시아어로 “타맘 슈드”라고 적혀 있었다. “끝났어”란 뜻이다. 나중에 경찰이 이 종이 조각에 대해 아는 사람은 제보해달라고 했더니 한 기업인이 차 뒷좌석에 뒀던 책의 갈피가 뜯겨져 있었다고 신고했는데 종이 조각이 떨어져나간 자국과 일치했다. 11세기 페르시아의 위대한 시인이며 ‘루바이야트’로 유명한 오마르 카이얌의 시 구절이었다. 이 책은 풀리지 않은 암호들이 많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첩자 소문을 사람들에게 믿게 한 것 중에는 당시 캔버라에서 옛소련과 내통한 첩자들을 검거한 직후였다는 사실도 포함됐다. 가방 속에서는 전화번호도 하나 나왔는데 주검이 발견된 곳 근처에 살던 여성 제시카 톰프슨의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경찰에 알지도 못하는 남성이라고 부인했고, 주검 사진을 보여줘도 정말 알아보지 못했다.  지난달 묘 발굴 계획을 발표한 비키 채프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검찰총장은 “70년 넘게 사람들은 이 남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죽었는지 추측만 했다”며 “강렬한 대중의 관심”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NA 프로파일을 얻으면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콜드케이스(미제 사건) 가운데 하나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주의 부검 활동을 돕는 앤느 콕슨 박사는 “지금 우리의 DNA 분석 기술은 시신이 발견됐던 1940년대보다 분명히 몇 광년은 더 앞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런 종류의 검사가 아주 복잡하긴 하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밀을 풀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도지 폭락할 때…” 머스크, SNL 출연 후 ‘시바견 등장’ 파티 즐겼다

    “도지 폭락할 때…” 머스크, SNL 출연 후 ‘시바견 등장’ 파티 즐겼다

    도지코인 폭락하는 동안 뉴욕 호텔 파티도지코인 쿠키에 실제 시바견까지 등장“장기적으로 머스크 영향력 거의 없을 수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유명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출연 직후 도지코인을 주제로 한 축하 파티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도지코인은 그의 말 한마디 때문에 폭락 중이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벤징가와 연예 매체 페이지식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8일 SNL 출연을 축하하는 애프터 파티에 참석했다. 뉴욕 출신의 호텔 사업가 이언 슈레이거가 머스크와 한정된 손님만을 초청해 마련한 이 파티는 뉴욕 맨해튼의 럭셔리 호텔 ‘퍼블릭’에서 열렸으며, 머스크를 위한 가상자산(암호화폐) 주제 파티였다. 머스크는 연인이자 동거인인 캐나다 출신의 가수 그라임스와 함께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소식통은 “여성들은 외계인 복장을 한 채 도지코인 모양 쿠키와 컵케이크를 올려놓은 쟁반을 들고 돌아다녔고 도지코인 얼음 조각도 있었다”며 “개 조련사가 도지코인 마스코트인 시바견 강아지를 데리고 와 파티장 주변을 산책시키기도 했다. 그것은 행운의 징표와도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도지코인 장식물이 잔뜩 등장한 파티를 즐기는 동안 도지코인 가격은 그의 말 한마디 때문에 폭락하고 있었다. 머스크가 SNL에서 도지코인이 사기라는 농담을 해 도지코인은 최고가 대비 38% 폭락했다. 앞서 머스크는 SNL 출연을 앞두고 자신을 ‘도지 파더’(도지코인 아버지)라고 지칭하며 투자자들에게 기대감을 잔뜩 심어놓은 바 있다. 한편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선언한 머스크는 암호화폐의 미래를 두고 비트코인 지지자들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이 비트코인과 비교해 거래 속도와 규모에서 10배 낫고 수수료도 100배 저렴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대안 암호화폐로 도지코인을 띄우기 위해 비트코인을 무너트리는 행보에 나섰다고 풀이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 신봉자들의 주장을 머스크가 계속 훼손하고 있다”고 분석했고, 포브스는 “머스크는 확실히 비트코인의 단점을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거의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퍼즐 맞춰봐도 찜찜한 기분… 홍상수의 불완전한 이야기

    퍼즐 맞춰봐도 찜찜한 기분… 홍상수의 불완전한 이야기

    이야기 구조가 다소 엉성하다. 주인공의 행동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퍼즐을 맞춘 느낌이 들지만, 시원하지가 않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홍상수 감독 새 영화 ‘인트로덕션’은 이렇게 여러모로 독특하다. 영화는 영호(신석호 분)가 각각 아버지, 연인, 어머니를 찾아가는 3개의 여정으로 구성됐다. 영호는 어느날 아버지가 불러 한의원을 찾는다. 그러나 아버지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영호는 온종일 기다린다. 그다음은 독일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러 간 영호의 여자친구 주원(박미소 분)을 보여 준다. 세 번째는 영호가 어머니의 호출을 받고 친구와 동해안의 횟집을 찾는 내용이다. 이야기 중간중간을 의도적으로 가위질했다. 예컨대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영호가 아버지의 한의원에서 유명 연극배우(기주봉 분)를 만났던 장면이 빠져 있다. 그는 당시 영호에게 “넌 배우 하면 좋겠다”란 말을 했는데, 이 내용이 세 번째 이야기에서 언급되는 식이다. 물음표를 단 채 영화를 보다가 결국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야 전체 이야기를 조합할 수 있다. 불완전한 이야기 속에서 힌트를 찾고, 의미를 나름대로 부여하는 게 영화의 묘미이긴 하다. 홍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영어 제목을 썼다. “소개, 입문, 서문, (새것의) 도입 등의 뜻을 다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한국 제목도 영어를 그대로 썼다”고 밝혔다. 모든 장면에서 최대 4명만 들어가게 했다. 배경은 보이지 않고 대화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질한 남자들의 향연을 피식거리며 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흑백영화, 그것도 한 시간 남짓한 분량으로 대사에만 의존해 이야기를 구성하고 끌어갔다는 점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지난 3월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은곰상 각본상을 안겨 준 것도 아마 이런 이유일 터다. 홍 감독 영화 가운데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여우주연상), ‘도망친 여자’(2020, 감독상)에 이어 세 번째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유부남 검사에게 속아 교제… 돈도 안 갚아”

    “유부남 검사에게 속아 교제… 돈도 안 갚아”

    현직 검사가 혼인 사실을 숨긴 채 접근해 교제하며 수백만원의 돈을 빌려가 갚지 않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18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부남 검사의 거짓말과 비위를 덮으려 하는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저는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부장검사에게 진정서를 제출했다”면서 “연인관계였던 서울중앙지검 공판부 소속 A검사가 수개월간 ‘유부남’인 사실을 속이고 저와 만나며 수백만원에 이르는 돈을 빌려간 후 갚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청원 배경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이어 “성실히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은 은폐하려는 듯한 인상을 풍기며 회유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검찰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현재 조사 등이 진행 중이다”라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이나 진행 경과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여성 91% “혐오표현 접해”… 37% “미약한 처벌에 폭력 반복”

    여성 91% “혐오표현 접해”… 37% “미약한 처벌에 폭력 반복”

    경기 지역에 사는 직장인 오모(25)씨는 지난해 8월 집 근처에서 당한 일 때문에 귀갓길이 공포스럽다. 그날 오후 11시쯤 뒤쪽에서 소리가 나 고개를 돌리니 한 중년 남성이 오씨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 남성은 오씨와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바지에 손을 넣고 음란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오씨는 머릿속이 하얘졌고 몸이 굳어 한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 후로 그는 한동안 다른 길로 돌아서 출퇴근을 해야 했다. 2016년 5월 17일 30대 남성이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숨지게 했다.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 직후 여성들은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모여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고 외쳤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호소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성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는 여전하다. 18일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피플네트웍스’가 전국 만 18세 이상 여성 7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8.3%가 강남역 살인사건 후에도 여성폭력 발생 위험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고 37.0%는 여성폭력 발생 위험이 오히려 더 증가했다고 했다. 위험이 감소했다는 의견은 14.7%에 그쳤다. 여성들이 범죄 피해의 공포를 느끼는 상황은 다양했다. 강남역 사건처럼 공중·공용화장실을 이용할 때(30.9%)가 가장 많았고, 길거리를 지날 때(24.2%), 불법촬영 피해에 대한 두려움(11.4%)이 뒤를 이었다.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5%는 스토킹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의 56.7%는 ‘모르는 사람’이었고 ‘친구 또는 연인’(13.7%), ‘직장 동료 및 상사’(13.4%)가 그 뒤를 이었다. 스토킹은 경범죄로 분류돼 처벌 수위가 최고 벌금 10만원에 그쳤지만 오는 10월부터는 가해자를 최고 징역 5년에 처하는 스토킹범죄처벌법이 시행된다. 김모(25)씨는 지난해 8월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뒤를 밟힌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자 한 남성이 김씨에게 다가오면서 “지하철에서 보고 이상형이라 따라왔다”며 일방적으로 구애했다. 김씨는 “집 위치가 드러날까 봐 그 남성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10분 넘게 길에 서 있다가 귀가했다”며 “또 나타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여성의 91.3%가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여성혐오 표현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할 만큼 여성들의 여성혐오 표현 노출 정도는 심각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와 ‘남초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비하하는 혐오 표현이 만연한 상황이다. 표현 하나하나를 규제해 봤자 여성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은 새로 계속 나올 것”이라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 심리)를 동반하는 가짜뉴스부터 성범죄를 모의하는 글 등 기존 법령에서 충분히 범법이라고 할 만한 문제부터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여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미약한 처벌’을 꼽은 의견이 3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성 중심적인 성차별적 사회 구조’(20.1%), ‘여성을 성적 대상화 또는 상품화하는 왜곡된 성 인식’(17.3%)도 주된 이유로 꼽혔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여성폭력 가해자에게 그 죄에 합당한 엄중한 처벌을 하는 것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법 정의의 시작을 알리는 일”이라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등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손지민 기자 5sjin@seoul.co.kr ■공공의창 2016년 문을 연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사회여론연구소·휴먼앤데이터·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DP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5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기관이 모인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공조사를 실시한다.
  • 여성 91% “혐오표현 접해”… 37% “미약한 처벌에 폭력 반복”

    여성 91% “혐오표현 접해”… 37% “미약한 처벌에 폭력 반복”

    “스토킹 피해 당한 적 있어” 49% 달해공중화장실·길거리에서 두려움 느껴경기 지역에 사는 직장인 오모(25)씨는 지난해 8월 집 근처에서 당한 일 때문에 귀갓길이 공포스럽다. 그날 오후 11시쯤 뒤쪽에서 소리가 나 고개를 돌리니 한 중년 남성이 오씨를 빤히 쳐다봤다. 남성은 갑자기 바지에 손을 넣고 음란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오씨의 머리는 하얘졌다. 도움을 청할 만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그 후로 그는 한동안 다른 길로 돌아서 출퇴근을 해야 했다. 2016년 5월 17일 30대 남성이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숨지게 했다.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 직후 여성들은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모여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고 외쳤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호소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성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는 여전하다. 18일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피플네트웍스’가 전국 만 18세 이상 여성 7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8.3%가 강남역 살인사건 후에도 여성폭력 발생 위험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고 37.0%는 여성폭력 발생 위험이 오히려 더 증가했다고 했다. 위험이 감소했다는 의견은 14.7%에 그쳤다. 여성들이 범죄 피해의 공포를 느끼는 상황은 다양했다. 강남역 사건처럼 공중·공용화장실을 이용할 때(30.9%)가 가장 많았고, 길거리를 지날 때(24.2%), 불법촬영 피해에 대한 두려움(11.4%)이 뒤를 이었다.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5%는 스토킹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의 56.7%는 ‘모르는 사람’이었고 ‘친구 또는 연인’(13.7%), ‘직장 동료 및 상사’(13.4%)가 그 뒤를 이었다. 스토킹은 경범죄로 분류돼 처벌 수위가 최고 벌금 10만원에 그쳤지만 오는 10월부터는 가해자를 최고 징역 5년에 처하는 스토킹범죄처벌법이 시행된다. 김모(25)씨는 지난해 8월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뒤를 밟힌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자 한 남성이 김씨에게 다가오면서 “지하철에서 보고 이상형이라 따라왔다”며 일방적으로 구애했다. 김씨는 “집 위치가 드러날까 봐 그 남성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10분 넘게 길에 서 있다가 귀가했다”며 “또 나타날까 봐 공포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여성의 91.3%가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여성혐오 표현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할 만큼 여성들의 여성혐오 표현 노출 정도는 심각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와 ‘남초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비하하는 혐오 표현이 만연한 상황이다. 표현 하나하나를 규제해 봤자 여성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은 새로 계속 나올 것”이라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 심리)를 동반하는 가짜뉴스부터 성범죄를 모의하는 글 등 기존 법령에서 충분히 범법이라고 할 만한 문제부터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여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미약한 처벌’을 꼽은 의견이 3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성 중심적인 성차별적 사회 구조’(20.1%), ‘여성을 성적 대상화 또는 상품화하는 왜곡된 성 인식’(17.3%)도 주된 이유로 꼽혔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여성폭력 가해자에게 그 죄에 합당한 엄중한 처벌을 하는 것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법 정의의 시작을 알리는 일”이라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등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손지민 기자 5sjin@seoul.co.kr ■공공의창 2016년 문을 연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사회여론연구소·휴먼앤데이터·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DP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5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기관이 모인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공조사를 실시한다.
  • ‘강남역 살인’ 5년… 아직도 무섭다… 女 85% “변한 것 없고, 위험 증가”

    ‘강남역 살인’ 5년… 아직도 무섭다… 女 85% “변한 것 없고, 위험 증가”

    “스토킹 피해 당한 적 있어” 49% 달해공중화장실·길거리에서 두려움 느껴경기 지역에 사는 직장인 오모(25)씨는 지난해 8월 집 근처에서 당한 일 때문에 귀갓길이 공포스럽다. 그날 오후 11시쯤 뒤쪽에서 소리가 나 고개를 돌리니 한 중년 남성이 오씨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 남성은 오씨와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바지에 손을 넣고 음란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오씨는 머릿속이 하얘졌고 몸이 굳어 한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 후로 그는 한동안 다른 길로 돌아서 출퇴근을 해야 했다. 2016년 5월 17일 30대 남성이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숨지게 했다.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 직후 여성들은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모여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고 외쳤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호소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성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는 여전하다. 18일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피플네트웍스’가 전국 만 18세 이상 여성 7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8.3%가 강남역 살인사건 후에도 여성폭력 발생 위험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고 37.0%는 여성폭력 발생 위험이 오히려 더 증가했다고 했다. 위험이 감소했다는 의견은 14.7%에 그쳤다. 여성들이 범죄 피해의 공포를 느끼는 상황은 다양했다. 강남역 사건처럼 공중·공용화장실을 이용할 때(30.9%)가 가장 많았고, 길거리를 지날 때(24.2%), 불법촬영 피해에 대한 두려움(11.4%)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5%는 스토킹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의 56.7%는 ‘모르는 사람’이었고 ‘친구 또는 연인’(13.7%), ‘직장 동료 및 상사’(13.4%)가 그 뒤를 이었다. 스토킹은 경범죄로 분류돼 처벌 수위가 최고 벌금 10만원에 그쳤지만 오는 10월부터는 가해자를 최고 징역 5년에 처하는 스토킹범죄처벌법이 시행된다. 김모(25)씨는 지난해 8월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뒤를 밟힌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자 한 남성이 김씨에게 다가오면서 “지하철에서 보고 이상형이라 따라왔다”며 일방적으로 구애했다. 김씨는 “집 위치가 드러날까 봐 그 남성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10분 넘게 길에 서 있다가 귀가했다”며 “또 나타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설문조사에 응한 여성의 91.3%가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여성혐오 표현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할 만큼 여성들의 여성혐오 표현 노출 정도는 심각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와 ‘남초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비하하는 혐오 표현이 만연한 상황이다. 표현 하나하나를 규제해 봤자 여성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은 새로 계속 나올 것”이라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 심리)를 동반하는 가짜뉴스부터 성범죄를 모의하는 글 등 기존 법령에서 충분히 범법이라고 할 만한 문제부터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여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미약한 처벌’을 꼽은 의견이 3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성 중심적인 성차별적 사회 구조’(20.1%), ‘여성을 성적 대상화 또는 상품화하는 왜곡된 성 인식’(17.3%)도 주된 이유로 꼽혔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여성폭력 가해자에게 그 죄에 합당한 엄중한 처벌을 하는 것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법 정의의 시작을 알리는 일”이라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등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손지민 기자 5sjin@seoul.co.kr ■공공의창 2016년 문을 연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사회여론연구소·휴먼앤데이터·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DP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5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기관이 모인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공조사를 실시한다.
  • 코로나 백신 맞고 폐경된 여성이 생리 다시 해

    코로나 백신 맞고 폐경된 여성이 생리 다시 해

    폐경을 맞아 생리가 끝난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나서 다시 생리를 하는 사례가 있다고 영국 더 텔레그래프가 18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폐경이 된 여성들이 백신으로 불규칙한 생리가 다시 시작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 조사중이다. 아직까지 코로나백신 접종과 여성 월경과의 상관 관계에 대한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역학 교수인 팀 스펙터는 이달 초 백신 증상 추적 애플리케이션이 여성의 생리와 관련한 부작용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스펙터 교수는 “생리와 관련한 부작용을 신고한 약 6000명의 여성 가운데 수백 건의 사례만이 폐경 이후 다시 생리를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더 추적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생리와 관련한 백신 부작용이 진짜인지 아니면 통계학적 우연인지 가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대의 의료 인류학자인 케이트 클렌시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모더나 백신을 맞은 뒤에 생리혈 양이 많아졌다는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클렌시 박사는 “동료 가운데 백신을 맞고 생리가 심해졌다는 이가 있다. 나는 모더나 1회 접종을 한 뒤 일주일 반이 지났는데 생리 양이 20대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이후 원래 주기보다 생리가 빨리 찾아왔다는 것이다. 수백명의 여성들이 클렌시 박사와 같은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클렌시 박사는 코로나 백신과 여성 생리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 작업에 착수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의료진들은 백신과 생리 간에 상관관계가 있더라도 임신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자인 빅토리아 메일 박사는 영국 BBC에 백신 접종 이후 생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메일 박사는 백신은 인간의 신체에 병원체를 투입하는 것이므로 외부 침입자를 막아내기 위해 혈관으로 무수한 화학적 신호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럽고 불규칙한 여성들의 월경은 이러한 화학적 신호에 따른 결과란 것이다. 하지만 불규칙한 생리가 유산의 위험을 증대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유부남 검사가 속이고 접근해 수백만원 빌려가…검찰은 회유까지”

    “유부남 검사가 속이고 접근해 수백만원 빌려가…검찰은 회유까지”

    현직 검사가 유부남 신분을 속이고 접근해 교제하며 수백만원의 돈을 뜯어갔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를 폭로한 당사자는 해당 검사가 속한 서울중앙지검에 이런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검찰은 감찰 대신 자신을 회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18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부남 검사의 거짓말과 비위를 덮으려 하는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저는 오늘 한 검사의 비윤리적 일탈과 비위, 그리고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의 행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저는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B 부부장검사에게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라면서 “저와 연인관계이었던 서울중앙지검 공판부 소속 A 검사가 수개월간 ‘유부남’인 사실을 속이고 저와 만나며, 수백만원에 이르는 돈을 빌려간 후 갚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청원 배경을 먼저 설명했다. 그는 “검찰 측에서 요구한 데이트 중 지출한 수백만원 상당의 카드 내역, A 검사가 ‘교제 사실을 알리지 마라’며 제 서명을 강요한 각서 등을 증거로 제출하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주장하면서 “감찰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A 검사에 대한 징계는 이뤄질 것’이라고 수차례 답변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청원인은 “(검찰이) 저에게 수차례 연락을 하여 ‘아직까지 감정이 남아있는 것 아니냐’며 진정을 취하하도록 유도하는 듯한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런 내용을 보고받은 법무부 또한 감찰에 나설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시간이 지연되는 가운데, A 검사는 제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차례 제 집 앞에 찾아오고 휴대폰 연락을 취했다”면서 “저와 제 담당 변호사는 이러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감찰 및 징계절차가 빠르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A 검사가 집에 찾아오고, 연락해 괴롭다’고 수차례 항의했다”고 덧붙였다.청원인은 또 진정 사건을 맡은 형사1부 부부장검사가 “‘손해배상, 피해보상을 원하지 않느냐, A 검사의 부인이 상간녀 소송을 걸 수도 있는데, 우리 부서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일을 은폐하려는 듯한 인상을 풍기며 회유할 뿐이었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검찰은 자정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면서 “이 모든 사실이 거짓말이라면, A 검사는 저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며 글을 맺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현재 조사 등이 진행 중이다”라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이나 진행 경과에 대하여는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파병 중에 다쳤어요” 랜선연애하던 미모의 여군 정체

    “파병 중에 다쳤어요” 랜선연애하던 미모의 여군 정체

    “해외 파병 중 다쳤는데 수술비가 필요해요. 전역하고 한국에서 당신과 살고 싶은데…” 군복을 입은 미군이나 미모의 외국인 여성 사진을 프로필로 한 SNS 계정으로부터 온 친구 신청. 호기심에 받은 친구 신청 이후 매일 다정한 안부 메시지가 도착했다. 몇 달간의 연락이 이어졌고 “당신과 함께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달콤한 말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피해자들은 랜선연애를 하던 이 여성이 남성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외국 국적 30대 남성 A씨 등 4명을 17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에 기반을 둔 실행 조직과 국내 자금관리 조직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벌였다. 조직원 대부분은 아프리카 지역에 국적을 둔 외국인으로, 국내에서도 자금 관리, 인출을 담당할 외국인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4명은 국내 관리 조직의 관리책과 인출 조직원으로, 해외에 있는 실행팀 등에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주로 미군이나 해외에 거주하는 변호사·의사 등을 사칭해 호감을 샀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외국인 연인 행세를 하며 돈을 뜯어내는 수법(로맨스 스캠)으로 피해자 26명으로부터 총 16억5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한 피해자는 금융거래소 직원을 사칭한 피의자의 “160억 퇴직금을 배우자만 수령할 수 있으니 당신이 배우자 행세를 해달라”는 말에 속아 변호사 선임과 서류작업비 명목으로 약 2억8000만원을 뜯겼다. 경찰은 “심리적으로 외로운 중·장년층이 스캠 수법에 잘 속는다”며 “특히 외국인에게 송금할 때는 확인을 거듭하는 등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SNS상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하고, 이미 피해를 입었을 경우 입금내역과 대화 내역 등 증거자료를 지참해 경찰서에 신고하고 입금한 은행에 지급정지 및 반환 가능여부를 문의하라고 조언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엉성한 이야기, 퍼즐 맞추는 재미에도 찜찜하다…홍상수의 ‘인트로덕션’

    엉성한 이야기, 퍼즐 맞추는 재미에도 찜찜하다…홍상수의 ‘인트로덕션’

    이야기 구조가 참 엉성하다. 주인공의 행동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퍼즐을 맞춘 느낌이 들지만, 시원하지가 않다. 27일 개봉하는 홍상수 감독 새 영화 ‘인트로덕션’은 여러모로 독특하다. 영화는 영호(신석호 분)가 각각 아버지, 연인, 어머니를 찾아가는 3개의 여정으로 구성됐다. 영호는 아버지가 불러 한의원을 찾는다. 그러나 아버지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영호는 온종일 기다린다. 그다음은 독일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러 간 영호의 여자친구 주원(박미소 분)을 보여준다. 영호는 주원을 만나려 충동적으로 독일에 갔다. 세 번째는 영호가 어머니의 호출을 받고 친구와 동해안의 횟집을 찾는 장면이다. 가보니 그곳에는 아버지의 한의원에서 본 연극배우가 어머니와 함께 있다.이야기 중간 중간을 의도적으로 가위질했다. 예컨대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영호가 아버지의 한의원에서 유명 연극배우(기주봉 분)를 만났던 장면이 빠져 있다. 그는 당시 영호에게 “넌 배우하면 좋겠다”란 말을 했는데, 이 내용이 세 번째 이야기에서 언급되는 식이다. 물음표를 단 채 영화를 보다가 결국 엔딩크레딧이 올라가야 전체 이야기를 조합할 수 있다. 다만, 이마저도 속 시원하지 않다. 관객은 그저 유추만 할뿐 있다. 불완전한 이야기 속에서 힌트를 찾고, 의미를 나름대로 부여하는 건 영화의 묘미다. 홍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영어 제목을 썼다. “소개, 입문, 서문, (새것의) 도입 등의 뜻을 다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한국 제목도 영어를 그대로 썼다”고 밝혔다. 이야기마다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호가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포옹이 매번 나온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모든 장면에서 최대 4명의 인물만 들어가게 했다. 배경은 보이지 않고 대화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작위적인 줌인과 줌아웃을 반복하지만, 대사 전달이 워낙 탁월해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홍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찌질한’ 남자들의 향연을 피식 거리며 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영호는 너무 순진하고, 아버지는 소심하다. 연극배우는 술자리에서 궤변을 늘어놓는다. 줄담배 피우는 모습, 만취로 치닫는 술자리 장면도 양념처럼 곁들였다. 상영 시간이 짧은 터라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 허무할 수 있다. 그러나 흑백영화, 그것도 한 시간 남짓한 분량으로 대사에만 의존해 이야기를 구성하고 끌어갔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지난 3월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은곰상 각본상을 안겨준 것도 아마 이런 이유일 터다. 홍 감독 영화 가운데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여우주연상), ‘도망친 여자’(2020, 감독상)에 이어 세 번째다. 66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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