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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페나조 시대’ 저문다 했는가

    누가 ‘페나조 시대’ 저문다 했는가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33·스페인)이 하드코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네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나달은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끝난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4시간 50분 대접전 끝에 다닐 메드베데프(23·러시아)를 3-2(7-5 6-3 5-7 4-6 6-4)로 제압했다. 상금은 385만 달러(약 46억원). 2017년 이후 2년 만에 US오픈을 탈환한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올 시즌 두 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US오픈에서 2010년, 2013년, 2017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정상에 오른 나달은 자신의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 횟수도 19회로 늘려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인 로저 페더러(스위스·20회)를 ‘1승’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 2위 노바크 조코비치와 페더러가 4강 이전에 짐을 꾸리며 예견됐던 ‘빅3’의 퇴진과 본격적인 세대교체는 이날 나달이 19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나달은 만 30세 이후 메이저 정상에 5차례 오른 첫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나달보다 10살 어린 메드베데프는 통산 12번째 나선 메이저대회 본선에서 생애 처음으로 결승까지 진출, 2016년 윔블던의 앤디 머리(영국) 이후 3년 만에 ‘20대 메이저 챔피언’에 도전해 차세대 선두 주자로 급부상했다. 키 198㎝의 장신인 그는 최근 4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3회의 성적으로 이번 주 주간 세계랭킹에서 한 계단 오른 4위에 오른다. 초반 두 세트를 내준 뒤 3~4세트 때 되살아난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경기의 균형을 맞춘 메드베데프는 역전승의 희망까지 품었지만 5세트 중반 왼쪽 다리에 이상이 생기면서 전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불편한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 코트로 돌아온 메드베데프를 상대로 나달은 드롭샷, 슬라이스 등을 구사해 상대를 코트 전후로 몰아가면서 발걸음을 무디게 만들었다. 결국 게임 2-2에서 나달이 베드베데프의 서비스 게임을 2차례 연달아 브레이크했고 사실상 그걸로 139번째 US오픈 우승컵의 향방은 가려졌다. 나달은 시상식 인터뷰에서 “굉장한 결승전이었다. 저의 선수 경력을 통틀어서 매우 감동적인 날”이라며 “오늘 경기에서 메드베데프는 왜 세계 5위인지 보여 줬다”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메드베데프는 ‘세트 스코어 0-2로 지고 있을 때는 어떤 생각이었느냐’는 질문에 “한 20분 있다가 3-0으로 지고 나면 무슨 얘기를 할지 고민했다”며 2만 3000석 규모의 스타디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크루그먼 “한국 디플레 막으려면 재정 투입 단기부양책 필요”

    크루그먼 “한국 디플레 막으려면 재정 투입 단기부양책 필요”

    크루그먼 “SOC 투자, 시간 오래 걸려 확장적 재정정책 통해 긴급 처방해야” 홍남기 “日 수출규제로 불확실성 가중” 크루그먼 “2차 대전 후 최대 보호무역 중국발 경제 위기 발생할 가능성 있다”세계적인 석학이자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9일 우리 정부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확장적 재정 정책을 추진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대신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한국과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나눴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와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하면서 스타 경제학자의 명성을 얻었다. 홍 부총리는 크루그먼 교수에게 내수와 수출 양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고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조언을 구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같은 달 대비 -0.038%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뒷걸음질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단기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확대할 여력이 있다”며 “SOC 투자 등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신중한 기조가 위험을 더 키울 수 있으므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일본의 조치로 한국의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됐고,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전체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여기에 대해 “많은 주목을 받은 미중 무역분쟁에 비해 한일 긴장 관계는 이제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임은 분명하다”고 동의했다. 또 “당장 내년에 불황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무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루그먼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과거 일본은 경제가 (정상 궤도에서 이탈해)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며 “현재 경기가 나쁜 만큼 한국은 단기적인 대응을 취해야 하며 그럴 여력도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소비 지출을 늘려 경제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이 영향은 크지 않으며 지금처럼 세계 경기 전망이 어두운 시기에는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을 펴 경기를 부양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발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쟁 심화는 중국이 위기를 맞는 ‘티핑 포인트’(급격한 변화 시점)가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투자를 꺼리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도 “세계 2차대전 이후로는 보지 못했던 엄청난 보호무역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인도와 무역전쟁을 하고 있으며 한국 철강산업도 피해를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업이 룰렛이냐…도박할 수는 없어”…美제조업체들, 무역정책에 갈팡질팡

    “사업이 룰렛이냐…도박할 수는 없어”…美제조업체들, 무역정책에 갈팡질팡

    미국 제조업체들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비용과 수요 예측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장과 인력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국 상품에 대해 관세를 가중 부과함으로서 일부 기업은 사업 게획을 연기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전세계에 걸친 무역 거래량과 경제 성장이 둔화함에 따라 투자를 줄이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자본지출을 줄이고 있다. 자본지출은 기업이 건물, 공장, 기술, 장비처럼 향후 생산을 위한 자산을 사거나 유지·보수하는 데 쓰는 활동으로,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 경기까지 가늠하게 할 수 있다. 대형 타이어 제조사인 타이탄 인터내셔널의 폴 리츠 최고경영자는 미국의 6개 공장 가운데 일부에 설치할 새로운 기계류 구매를 보류했다. 그는 올해 판매가 저조하거나 연간 성장률 예상치의 10%를 밑돌며 감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 해고도 검토하고 있다.트럭 제조사인 나비스타 인터내셔널은 지난 4일 올해 자본 지출이 최근 수개월 동안 트럭 주문이 급속히 둔화되면서 전년 예상치보다 25%가 줄어든 1억 15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 자본지출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에 비해 16%가 떨어졌다. 공구·부품 업체인 일리노이툴웍스는 사업 불확실성에 2분기 동안 용접·측정, 기타 장비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자본지출이 1억 5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억 81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주드 디어미 미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제조업체에 폐해를 끼치기보다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고 한다고 말했다. 디어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 근로자들을 위해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고, 우리 상품과 서비스 수출을 가로막는 장벽을 줄이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체로 제조업체들은 투자를 줄이고 있다. 미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7월 자본재의 미 수입은 2017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미 상무부가 4일 밝힌대로 제조업체들이 기계류와 소모 공구류를 더 적게 사들이면서 그달 미국의 무역수지 갭을 더 좁혔다. 자본재 신규 주문도 지난 7월 3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자본지출 감소에 플라스틱 장비업체 IPEG도 수요 감소를 겪고 있다. 최고 경영자 크리스 켈러는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7월 이후 주문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분쟁은 불확실성은 만들어냈고, 불확실성은 투자를 꺼리게 만든다”고 말했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정책을 즉흥적으로 바꿈으로서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서 “나쁘게 운영되고 약한 기업들이” 경영 실패에 대해 관세 탓을 한다고 주장했다.유화업체 킴슨 케미컬스의 허브 키미어텍 대표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선적 제품들이 미국에 도착했을 때 얼마의 관세가 부과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상품들이 25%이거나 30%인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이들은 무역정책 변화로 언제 제품이 관세에 노출되고 얼마나 부과될지에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오는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하는 신청서 수천건에 이른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초기 신청서의 23%가 승인을 받았지만 상당수는 계류 중이다. 태양광 업체 엠바워드는 중국에서 제조한 상품들에 대해 미 관세를 지불하고 있다. 이는 미 소매상들과의 가격 협상에 집중하고 다른 대안 공급자를 찾느라 고용과 제품 출시를 보류하게 했다. 엠파워드 설립자 존 살진거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정부가 정책 변화에 대해 소통하는 방식은 좌절감을 증폭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좌절감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좌절감 증폭에 효율적이기도 하다. 소통방식은 기껏해야 주먹구구”라고 지적했다. 팝콘 기계, 고양이 용품 등을 만드는 GHL인터내셔널의 존 립스콤 최고 경영자는 “룰렛을 할 수는 없다”며 “30년 사업을 걸고 도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WSJ이 전했다. 이 회사는 1989년 설립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일전 매너男 이주형, 동메달 일등 공신으로

    한일전 매너男 이주형, 동메달 일등 공신으로

    9회초 역전 투런포로 U18 호주전 6-5 승리 견인한국 청소년 야구 대표팀이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성열(유신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 부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3위 결정전에서 호주를 6-5로 꺾었다. 전날 미국에 5-8로 역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야구 대표팀은 이날 줄기차게 내린 빗줄기 속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2015년 일본 오사카 대회 3위와 2017년 캐나다 선더베이 대회 2위에 이어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달아나면 호주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1회초와 3회초 연달아 득점을 했지만 3회말 2사 만루에서 2루타를 얻어맞으며 3-3 동점이 됐다. 4회초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다시 앞서나갔지만 4회말 곧바로 2사 1,2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원점이 돼 버렸다. 8회말 호주에 역전당하면서 4-5로 뒤졌지만 9회초 이주형(경남고)의 역전 투런포로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한일 관계를 반영한 듯 초기엔 긴장된 분위기도 있었지만 정작 어린 선수들은 성숙한 스포츠정신으로 박수를 받았다. 특히 결승 진출이 걸린 지난 6일 한일전에선 9회말 2사 1루에서 좌완 투수 미야기 히로야(일본)가 타자 이주형의 헬멧을 정통으로 맞히는 ‘헤드샷’을 던진 후 미야기가 모자를 벗어 사과했고, 이주형도 헬멧을 벗어 고개를 숙였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공식 트위터에 한국과 일본 국기와 함께 ‘리스펙트’(respect·존중)란 표현으로 이 장면을 게재했다. 이 동영상은 이날 재생 횟수가 18만건이 넘고 2600여건이 리트윗되면서 가장 높은 관심을 끌었다. 10회초에는 파울볼을 쫓던 한국 포수가 벗어 던진 헬멧과 마스크를 일본 타자가 주워 흙을 털어 건네주는 모습도 칭찬을 받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홍콩·무역전쟁에 체면 구긴 시진핑… ‘역대 최대’ 열병식에 올인

    방중 메르켈 “홍콩 시민 자유·권리 보장을” 中 언론 “獨 등 서양 관객 위한 쇼에 불과”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의 안팎곱사등이 신세인 중국이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는 다음달 1일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에 대비한 예행연습을 대규모로 실시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이번 열병식을 통해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시 주석의 집권 2기의 권력을 공고화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베이징 톈안먼 광장 일대에서는 9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병식을 포함한 첫 예행연습이 거행됐다. 경축행사 의식과 열병식, 분열식, 군중 퍼레이드 등으로 이뤄진 예행연습의 압권은 역대 최대급인 열병식 훈련이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는 인민해방군 수만여명이 톈안먼 광장에 도열해 행진하고 대규모 군중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를 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중국 인권변호사들과 면담을 나눴다. dpa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6일 밤 주중 독일대사관에서 인권변호사들을 만나 중국 인권문제와 인터넷 검열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한편 홍콩 시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그는 앞서 리커창 총리를 만나 “홍콩 시민에게 권리와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며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독일과 서구 관객들을 위한 쇼에 불과하다며 평가 절하했다. 메르켈 총리가 홍콩 시위가 격화한 뒤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서구 지도자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시위에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주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 대표 간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미 농산물 구매를 재개할 수 있음을 통보하는 등 유화책에 나섰다. 중국 측은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추가 관세 부과를 연기한다면 미 농산물 구매를 재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폴리티코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8월 외환보유액 되레 증가

    中,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8월 외환보유액 되레 증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지난달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했지만 중국 정부의 외환보유액은 되레 늘어났다. 이는 시장 예상과 반대의 결과로, 중국이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보유 달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7일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 1072억 달러(약 3710조원)로 전달 3조 1037억 달러보다 35억 달러 늘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40억 달러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왕춘잉 중국 외환관리국 대변인은 “외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경제 구조가 개선되면서 안정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국제수지 및 외화 보유액 증가세가 확고하다면서 “중국의 탄탄한 기반과 지속적 개혁개방 지원 덕분에 외환시장이 요동쳐도 장기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미국이 3000억 달러(약 358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위안화 가치는 급락했다. 지난달에만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3.8% 떨어졌다. 이는 중국이 1994년 새 환율 시스템을 도입한 뒤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특히 지난달 5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했다. 그러자 미국은 중국이 환율 하락을 의도적으로 용인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코스피 바닥 근접했지만 리스크 여전...배당주 투자 주목

    코스피 바닥 근접했지만 리스크 여전...배당주 투자 주목

    코스피 지수가 한 달 만에 2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바닥’을 찍고 상승 추세에 돌입한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연 저점에 근접한 후 반등한 듯 보이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위험이 여전한 만큼 당분간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연말까진 배당주 투자에 주목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8포인트(0.22%) 상승한 2009.1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에는 2004.75로 마감해 지난달 1일(2017.34) 이후 약 한 달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미중 무역협상 재개 결정, 홍콩 송환법 철회 등 대외 불확실성 완화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고꾸라졌던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가 바닥을 확인한 것인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인의 진단을 들어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기업들의 내재 가치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바닥은 터치했다고 본다”면서 “다만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했다고 투자자들이 안심하기는 시기상조이며, 기업 영업 환경이 좋아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가 1900선까지 내려가면서 바닥을 확인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위험이 여전하기 때문에 바닥을 쉽게 짐작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 등 정치적 부분은 예측 밖의 영역이고, 기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도 멈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은 협상이 끝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섣불리 바닥을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미중 무역분쟁, 일본과의 갈등 등 아직 끝나지 않은 위험들이 도사리는 상황”이라면서 “코스피 밴드 예측이 크게 의미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센터장들은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배당주 투자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윤희도 센터장은 “미중 분쟁, 한일 갈등, 금리 인하 등 주요 변수들이 번갈아가며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연말까지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 위주로 투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현석 센터장도 “1%대 저금리인 만큼 4분기에는 배당 투자 관련된 테마주를 살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센터장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박스권 장세 때와 다른 점이 그 때보다 금리가 낮아졌다는 점”이라면서 “배당주가 저금리의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소재주도 정부 지원에 힘입어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섰을 때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면세점, 화장품주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구용욱 센터장은 “실적이 좋은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올라갔기 때문에 수출 기업들의 수익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렬 센터장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흥미를 잃어가고, 기대 수익률이 매우 낮아져 있다”면서 “시장 변화에 빠르게 순응하고 편승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번엔 달라…미중, 10월 무역협상서 돌파구 가능성”

    “이번엔 달라…미중, 10월 무역협상서 돌파구 가능성”

    18개월째 계속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협상에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가 무역전쟁에 정통한 중국의 신뢰할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선에 시간이 쫓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의 관세보복으로 심대한 내상을 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투키티데스의 함정’을 피하면서 무역전쟁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10월 초 다시 열리며 실질적 진전을 보기 위해 차관급 실무협상을 이달 중순부터 시작한다고 5일 발표했다. 10월에 무역협상이 재개되면 이는 13차에 해당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중이 무역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이번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전망이다. 미국은 무역전쟁으로 지쳐있다. 아마도 더 이상 중국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양측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후시진의 트위터는 중국 지도부의 속내를 대변하기 때문에 최근 월가의 전문가과 시장 참여자들이 매일 체크하고 있다. 후시진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보복을 미리 알려주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750억 달러의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렸고, 실제 몇 시간 후 중국은 관세 부과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의 관영 경제지인 경제일보의 SNS계정인 ‘타오란 노트(Taoran Notes)’도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뭔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타오란 노트는 이날 1200자 칼럼을 통해 10월 미국에서 열리는 무역협상에서 ‘새로운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타오란 노트에는 “무역전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하든 아니면 무역전쟁을 되풀이 하든지 간에 몇몇 사람들이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늘 글이 게재됐다.타오란 노트는 지난 5월 미중 무역협상이 중단된 뒤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타오란 노트는 특히 9월 중순부터 실무회담이 열린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후시진의 트윗과 타오란 노트와 관련해 백악관은 아직은 코멘트가 없었다고 CNBC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내년 수출지원 예산 사상 첫 1조원 돌파, 수출부진 타개 ‘총력’

    내년 수출지원 예산 사상 첫 1조원 돌파, 수출부진 타개 ‘총력’

    내년 수출지원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다. 다음주에는 ‘수출시장 구조혁신 방안’을 내놓는다. 최근 9개월 째 이어지는 수출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한국무역협회와 ‘민관 합동 무역전략조정회의’를 열고 내년 수출지원을 위해 1조 7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이어진 마이너스 수출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7월 1168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예산은 수출활력 회복과 수출시장 다변화 등 시장구조 혁신을 위해 집중적으로 쓴다. 구체적으로는 전략시장·신흥시장·주력시장 등 3대 시장별로 산업과 무역정책을 결합한 맞춤형 수출지원을 추진한다. 신남방·신북방 등 전략시장은 한류를 활용한 전략적 마케팅을 지렛대로 삼아 현재보다 수출 비중을 30% 이상 확대한다. 교역 규모는 작지만 잠재력이 큰 중남미·중동 등 신흥시장은 공적개발원조(ODA) 등 정부 협력을 중심으로 상생형 수출을 확대한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주력시장은 첨단제품·고급 소비재 등으로 수출 품목을 다각화하고 고급화해 수출 변동성 등 위험요인에 대비한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위기에 처한 소재·부품·장비는 글로벌 연구개발(R&D)과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신 수출성장동력으로 탈바꿈한다. 선진국이 참여하는 R&D 협력 플랫폼 등에 참여함으로써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단기 기술 확보가 어려운 분야는 해당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을 인수할 수 있게 2조 5000억원 이상의 M&A 자금과 세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 중심의 글로벌 파트너링 사업은 외연을 더욱 확대하고 한국 기업이 신규 수입국 확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도 참여할 수 있게 돕는다. 또 수출입 기업이 FTA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FTA 해외활용지원센터 확대, FTA 네트워크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FTA 2.0’을 이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내년 무역보험 지원 규모는 올해보다 3조 7000억원 더 늘려 이라크 등 대규모 국가개발프로젝트에 1조원, 중소기업 신흥시장 수출지원에 2조원, 소재·부품·장비 수입대체에 3000억원 등 투입한다. 또 소재·부품·장비기업 수출 바우처를 신설하고 수출마케팅 지원 대상 기업을 올해 5800개사에서 내년 6500개사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수출시장 구조 혁신 방안’을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일본 수출규제 등 위험을 기회로 활용하려면 수입국 다변화와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은 “일본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수십년간 이어져 온 자유무역의 원칙과 분업체계에 기초한 글로벌 공급망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혁신 방안을 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수출활력과 산업경쟁력은 서로 뗄 수 없는 일체로 수출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만을 바라보지 않고 국내 산업·기업·제품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출시장 구조 혁신을 통해 어떤 충격에도 흔들림 없는 수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상층부·하층부로 나뉜 ‘이중의 세계화’… 문화 풍경까지 바뀌고 있다

    상층부·하층부로 나뉜 ‘이중의 세계화’… 문화 풍경까지 바뀌고 있다

    2019년 세계의 화두 중 ‘세계화의 후퇴’가 있다. 세계화의 상징이던 동아시아와 미국의 분업체계는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전쟁으로 파열음을 내며 찢어지고 있다. 국적과 문화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해 정착하고 공존할 것이라는 다문화주의의 이상 또한 난민 위기와 반이민 운동으로 큰 위기에 봉착했다. 20년 전인 1999년만 해도 ‘세계화의 후퇴’ 같은 이야기는 상상도 하기 힘든 것이었다. 1999년에 반세계화라 함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개최를 막고자 세계 각지의 비정부기구(NGO)들이 달려가 싸웠던 ‘시애틀 전투’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었지 주류 정치를 흔들고 강대국 관계를 뒤엎는 거대한 조류와는 정말 큰 거리가 있었다.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해 보자면, 2000년대에는 초등학생인 나조차도 우루과이라운드, 세계무역기구, 자유무역협정 같은 어려운 말들에 비교적 익숙했고 세계화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였다고 기억한다. 당연히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같은 반세계화의 구호를 접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난 20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세계화는 그 짧은 전성기를 끝내고 위기를 맞은 것일까.●세계화와 다보스맨의 진군 구 공산권이 무너지고 월드와이드웹(www.)이 새로운 차원의 정보혁명을 가져다주면서, 20세기의 마지막 10년간 세계화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됐다. 물론 그 밖의 다른 변화들도 드넓은 이 행성을 ‘지구촌’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세기 후반 이루어진 항공 교통의 대대적 확장, 컨테이너 항구의 등장으로 물류비의 혁신적 절감 등 교통에서의 변화가 있었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 체제를 뒤로하고 등장한 WTO, 유럽통합 산물인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이 변화의 주역이다. 세계화는 각각의 변화가 다른 변화를 자극하면서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진행됐다. 이 변화를 최전선에서 이끈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배경을 공유하던 사람들, 소위 ‘다보스맨’이라고도 불리는 글로벌 엘리트들이었다. 수준 높은 고등교육을 받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유명 세계 도시들을 징검다리 건너듯 돌아다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세계화라는 연극에서 이들이 맡은 배역이 같은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세상을 바꿀 혁신을 만들었고, 다른 누구는 세계화를 촉진시키려는 규제 개혁안을 입안하고, 누군가는 중국에 새로 지을 공장 부지를 탐색했다. 하지만 국적, 성별, 나이 등이 달랐다 할지라도 세계화가 창출해 내는 거대한 기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커다란 공통점을 가졌다고 하겠다. 경제적 공통점은 곧 문화적 공통점으로 이어졌다. 성별과 인종에 상관없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세계 도시를 누비고 음악, 미술, 스포츠에서 수준 높은 교양을 확보했다. ‘글로벌 이슈’를 논평할 지식도 갖춘 이들이 세계 각지에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별과 인종 따위에 연연하는 것은 ‘쿨(cool)하지 못한’, 하층민의 습성으로 간주됐다. 글로벌 엘리트 사회에 녹아들려면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예법을 익혀야만 했다. 이런 세계화에서 움직인 것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금융자본과 고급 인적자원을 만들어 내는 지식의 흐름이었다. 이를 각각 금융의 세계화와 지식의 세계화라고 하자.●생산력 위해 이주한 하층의 세계화 하지만 영어능력, 자산, 교육수준 등의 문제로 이런 기회를 잡아낼 수 없는 선진사회 하층에게 이런 이야기는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물론 그렇다고 세계화가 그들을 아예 비켜간 것은 아니었다. 다만 상층의 세계화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한 세계화의 역습이었다. 첫째는 생산의 세계화였다. 정보기술은 연구개발, 단순조립, 마케팅에 이르는 복잡한 생산 사슬을 세분해 세계 각지에 흩어놓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복잡한 도면부터 방대한 회계자료까지 모든 종류의 정보가 디지털 자료로 변환돼 지구 각지를 돌았다. 그 결과 그 이전까지 볼 수 없던 거대한 규모의 산업 이전이 가능해졌다.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지 않았던 단순 제조의 경우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있던 선진사회의 노동력을 값싼 구 공산권, 제3세계 인력들이 대체해 나갔다. 선진사회의 하층민들이 겪은 생산의 세계화는 그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었던 셈이다. 둘째는 이주의 세계화였다. 역내 경제통합이 가속화하면서, 더 높은 임금과 계층 상승의 기회를 찾아 개발도상국의 노동력이 선진사회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유럽인·아랍인·터키인은 서유럽으로, 멕시코를 비롯한 라틴아메리카인들은 미국과 캐나다로, 중국인과 베트남인은 한국과 일본으로 이주해 갔다. 물론 이 외에도 수많은 국가에서 수많은 나라로 이주의 흐름이 이어졌다. 이주민들은 자신들만의 디아스포라(타지에 정착한 이주민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고, 본국에 있던 친척과 지인들을 계속해서 불러들였다. 이들은 선진사회의 원주민들이 더이상 종사하려 하지 않았던 저임금 일자리를 기꺼이 맡았다. 선진사회의 하층민들은 자신들의 전통적 생활공간의 풍경을 계속 바꿔나가는 이주민들의 흐름에서 문화적 불안감을 느꼈고 원주민의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경제적 불안감으로 이어졌다(실제 일어난 현상보다는 심리 상태에 주목한 것이다). 이주의 세계화도 그다지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세계화의 이중성 하지만 ‘금융과 지식의 세계화’에서 이득을 본 상층민이 ‘생산과 이주의 세계화’로 손해를 본 하층민을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사실 생산과 이주의 세계화로 개발도상국 시민들은 전에 경험하지 못한 급속한 생활수준의 향상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세계화가 이룩한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자부심을 느낄 만했다. 또 계속 임금이 올라가는 고임금 직종에 종사하며 이주민들로 다채로워진 문화 콘텐츠와 저렴한 서비스를 즐기게 됐는데 세계화에 반대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반대한다면 그들을 그저 역사의 흐름에 뒤처진 이들로 매도하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이제 글로벌 엘리트에게는 같은 나라의 하층민보다 다른 나라의 글로벌 엘리트가 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상대가 된 지 오래였다. 계층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세계화는 선진사회에서 이처럼 큰 골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로만 설명할 수 없고 심리적인 문제도 개입된다. 경제 위기, 산업 공동화, 이주 흐름이 이어지며 올라온 심리적 불안감은 안정적인 민족 공동체를 위협하는 외부인과 손을 잡은 타락한 엘리트에 대한 분노라는 형태로 구체화했다. 바로 이것이 2016년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와 ‘트럼프 대통령’을 현실화시킨 가장 큰 공신이었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영국과 미국에서 벌어진 정치 위기 이후 글로벌 엘리트에 속하는 지식인들이 수도 없이 논의한 이 같은 서사를 3년이나 지난 지금 또 꺼낼 필요가 있을까. 이제 계층에 따라 차등적이었던 세계화가 지금의 반세계화 돌풍으로 이어진 것은 알 만한 식자층 사이에서는 상식 아닌가. 굳이 이런 상식을 또 들어야 하나. ●한국에서 일어나는 세계화의 이면 충분히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서사가 다소 진부할지라도 계속해서 사회에 환기돼야 한다. 서유럽과 북미에서 일어난 일들이 다소 시간 차를 두고 동아시아에 찾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확실히 국내에서 이 문제를 다룬 글들을 읽어 보면 하나같이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 정도로만 소개된다. 하지만 함께 진격하는 상층의 세계화와 하층의 세계화는 분명히 비교적 동질적인 편에 속하는 한국에서도 상당한 골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나는 인구 4만명의 시골에서 자랐고 지금은 세계적 수준의 엘리트를 길러내는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런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 나는 한국에서도 이미 이중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했다. 서울대의 많은 학생은 일찌감치 세계를 경험하고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며 세계 경제에서 한국이 점하는 위치를 활용해 고소득 직군에 합류한다. 미국과 유럽에 친구를 두고 있고 선진사회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문화적 규범과 글로벌 엘리트들이 즐기는 콘텐츠에 익숙하다. 사실 이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화의 풍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 고향에 내려가서 느끼는 세계화는 전혀 달랐다. 생산의 세계화로 말미암아 과거 4인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게 해준 제조업 일자리는 사라져 가고 있고, 그 때문인지 지방의 소읍들은 어느 곳이나 고향의 정겨움보다는 쇠락해 가는 을씨년스러움을 풍기고 있다. 대신에 번창하는 것은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해외식품점이다. 작년 추석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다. 고향 재래시장 주변으로 골목마다 삼삼오오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 장을 보고 외식을 하고 있었다. 아마 추석에는 공장도 쉬니 그동안 내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이주민들이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온 것이리라. 예컨대 서울대의 청년들이 미국과 독일에서 친구들을 만든다면 이제 이곳의 청년들은 키르기스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온 노동자들과 밥을 먹고, 식당 아주머니들은 중국과 베트남 결혼이주민과 일을 같이 해야 한다. 이중의 세계화는 관계 맺는 국적에서부터 어느 정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선진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 또한 서유럽과 북미에서 일어난 일을 비슷한 시간표로 같이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달라지는 시골의 풍경 지방에서 이 같은 풍경이 만들어 내는 드라마에는 물론 흥미로운 구석과 긍정적인 부분도 무척 많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불안감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봄, 고향의 한 골목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노동자 15명이 맥주를 마시면서 길을 점거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러시아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이들과 나름 재밌게 소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물음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20년 뒤 우리 고향의 풍경은 대체 얼마나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가.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운영도 불가능해진 공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내 고향의 다문화 청소년들은 어떤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상층 세계화의 수혜를 보는 엘리트들은 이 같은 질문이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아마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감도 잘 안 잡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유럽과 북미가 겪었던 정치적 혼란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는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해 진지하게 답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 공간과 계층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세계화의 변검술에 대해서. 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임명묵은 현재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서아시아 지역을 전공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지역과 국가들이 20세기 현대 세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갔는지를 방대한 독서를 기반으로 설명하는 데 관심이 많다.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저자.
  • 미국 입장 선회? “중국과 화웨이 논의하는 것 원치 않아”

    미국 입장 선회? “중국과 화웨이 논의하는 것 원치 않아”

    미국 정부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격앙된 목소리를 잇따라 쏟아내며 중국을 압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해 중국과 논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 문제와 관련해 “그것은 국가안보 우려”라면서 “화웨이는 우리 군, 정보기관의 큰 우려이며 우리는 화웨이와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와의 거래에 대해 “아주 단기간에 거의 완전히 중단될 것”이라며 “우리는 화웨이와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사업을 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중국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며 “하지만 화웨이는 우리가 논의하고 싶은 플레이어, 지금 당장 이야기하고 싶은 플레이어가 아니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보자, 그들이 거래를 원한다면 할 수 있을 것이고,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 측의 양보에 협상 타결 여부가 달려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정부는 그동안 화웨이가 중국 정보당국의 스파이 행위에 협조하고 있다며 연방정부·공공기관의 관련 장비 구매를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제재를 하고 있다. 동맹들에까지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반면 중국 정부는 ‘기술 굴기’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화웨이 제재 해제 여부를 협상 성사의 선결 조건으로 여기고 있는 모양새다. 따라서 화웨이 문제는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중 간 무역전쟁에서 최전선 고지로 부각된 지 오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우리가 합의하면, 나는 합의의 일부나 일정한 형태로 화웨이(문제)가 포함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협상의 일부로 여기고 있음을 시사했다.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린 미중 정상 간 무역협상에서도 화웨이는 주요 안건으로 취급됐다. 양국 정상은 당시 화웨이에 대한 미 기업들의 상품·서비스 판매 재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조건으로 휴전 및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화웨이를 협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화웨이)에 관해 논의할 여지가 있는지에 대한 변화를 시사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무역전쟁의 ‘당위성’을 재차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중국과 아무 것도 안 했다면 미국 증시는 지금보다 1만 포인트는 더 올랐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누군가는 이것(미중 무역전쟁)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내 진출 외국기업들을 상대로 강제로 기술을 이전하도록 하는 등 국제무역에서 ‘반칙’을 일삼아 온 것을 바로 잡기 위해 미국 증시의 실적에 장애가 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중국이 내년 대선까지 협상을 미루면서 새 정부와의 거래를 원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내가 재선이 되면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때까지 중국 경제는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하는 등 중국의 협상 지연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前연준의장 “미국 마이너스 금리 도래, 시간 문제일 뿐”

    前연준의장 “미국 마이너스 금리 도래, 시간 문제일 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미국에서 마이너스 금리 도래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19년간 미 통화정책을 결정하며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 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4일(현지시간) 경제전문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전세계에서 꽤 많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도 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30년물 미국채 수익률을 지켜봐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정오 30년물 미국채 이자는 1.95%를 기록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중앙은행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 조건을 완화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 공채가 16조 달러에 이른다고 CNBC가 전했다. 벨기에, 독일, 프랑스와 일본의 10년물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된다. 미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플러스 금리 영역에 들어가 있지만 연준은 올해 벌써 금리를 한 차례 인하했고, 이달 하반기에도 금리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9월 금리인하 기대치가 92.7%에 이른다.그린스펀 전 의장은 인구 노령화가 채권 수요를 추동해 수익률 하향을 압박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마이너스 금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 익숙해져 있지만 인구 태도에 중요한 변화가 생기면 그들은 쿠폰을 찾는다”며 “그 결과 그런 행위가 그들이 받는 순(純)이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무시되는 경향이 생긴다”고 말했다. 올해 93세인 그린스펀 전 의장은 최근 금값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가치하락의 길에서 사람들이 단단한 자산을 찾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금 선물 가격은 21% 이상 올랐다. 그는 또 주식시장이 미국이 침체로 향하는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의 효과란 자산 가치가 오를 때 사람들은 소비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침체 여부는) 상당 부분 증시에 달렸다”며 “주요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면, 우리 경제가 매우 짧은 지연을 느끼게 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와 함께 글로벌 경제를 훼손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미중 무역전쟁을 꼽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 국강필패론과 사마소의 심보/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 국강필패론과 사마소의 심보/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강필패’(國强必覇)라는 사자성어를 자주 입에 올린다. 국가가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이 말은 2009년 영국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케임브리지대에서 한 연설에서 “국강필패, 중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국강필패론)고 언급하면서 처음 선보였다. 이후 중국 외교 관리들이 이를 간혹 거론했을 뿐 국제사회에서 언급된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 2014년 시 주석이 독일에서 열린 공개 강연에서 중국 국방예산 두 자릿수 증가에 대해 “중국같이 큰 대국의 국방 건설에 필요하다”며 “중국은 절대로 국강필패의 길을 걸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며 국제 무대에 본격 등장했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해 왕이 부장 등 외교부 관리들도 가세해 앞다퉈 전파한 덕분에 ‘국가논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시 주석은 올 들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국강필패론을 언급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그는 지난달 28일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만나서도 “중국은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가 추구했던 ‘국강필패’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국강필패론을 내세우면서도 남중국해의 90%에 해당하는 지역에 구단선(해상경계선)을 그어 영유권을 주장하고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신개발은행(NDB) 설립을 주도하는 등 대외 확장정책 추진에 골몰한다. 더군다나 한국과의 마늘 분쟁과 사드 배치에 대한 전방위 경제보복,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연어 수입 금지,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가쿠열도) 분쟁에 대한 희토류 수출 금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맞붙은 필리핀에 바나나 수입 금지, 베트남에 자국 내 입찰 및 관광 제한, 달라이 라마 방문을 허용한 몽골에 차량 통관세 신설을 했으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부회장 체포를 도와준 캐나다에 인적·경제 보복을 하며 무릎을 꿇렸다. 중국이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외적으로는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걸핏하면 주변국에 힘자랑을 하는 까닭에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강필패론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그다지 곱지 않는 이유다. 중국에는 ‘사마소의 심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사마소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들도 다 안다”(司馬昭之心 路人皆知)에서 나왔다. 사마소(司馬昭)는 위·촉·오 삼국시대(220~280) 촉나라 제갈량(諸葛亮)과 쌍벽을 이룬 위나라의 군사전략가 사마의(司馬懿)의 둘째 아들이다.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사마소가 황제 조모(曹髦)의 황위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는 뜻이다. 권력을 찬탈하려는 야심이 빤히 보이는 것을 비유할 때 쓰인다. 중국이 국강필패론을 내걸고 “중화민족의 부흥은 중국 인민의 행복을 도모하고 세계 평화와 인류의 진보에 더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외치더라도 국제사회에는 한낱 구두선(口頭禪)으로만 들릴 뿐이다. 국강필패론이 ‘사마소의 심보’로 치부되지 않고 보다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행동을 보여 주는 게 가장 빠른 첩경일 것이다. khkim@seoul.co.kr
  • 美 제조업 3년 만에 위축… 세계 경제 동반침체 경고등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 이에 글로벌 경제가 동반 침체 국면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전월 51.2보다 하락했다.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에 경기 확장과 위축을 구분하는 기준인 50.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 2016년 1월(48.2)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ISM 관계자는 “응답자들의 답변은 기업 심리가 눈에 띌 정도로 위축됐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서 “3년여간 이어지던 제조업 PMI 확장 국면이 끝났다”고 해석했다. 조사업체 IHS마킷이 이날 발표한 미국의 8월 제조업 PMI도 50.3으로, 전월 50.4보다 하락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1%에 불과하지만 종종 경제의 전조로 여겨진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불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 PMI뿐 아니라 일본, 대만, 유럽 등의 PMI도 50.0을 밑돌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IHS마킷은 일본의 8월 제조업 PMI가 49.3으로, 4개월 연속 50을 밑돌면서 경기 위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대만의 8월 PMI는 47.9로 전월(48.1)에 비해 하락했고, 유로존의 PMI도 47.0으로 8개월째 50을 밑돌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전 세계의 제조업 부문이 위축되면서 이제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장기 투쟁”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세 2배’ 인상 카드를 흔들며 “시간을 질질 끌지 말라”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가 재선할 때 중국은 어떻게 될까. 합의는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中송환법 끌어내린 홍콩 피플파워… ‘제2 우산혁명’은 웃었다

    中송환법 끌어내린 홍콩 피플파워… ‘제2 우산혁명’은 웃었다

    실패했던 우산혁명 79일의 기록 넘어서 중고생까지 나와 주말마다 대규모 집회中, 무역전쟁·건국절 앞두고 부담 느낀 듯 5대 요구사항 중 하나만 수용… 불씨 남아 시위대 “직선제 도입 없이는 비극 반복” 민주화 요구 등 당분간 시위 이어질 수도 홍콩 정부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4일 밝히며 3개월 가까이 진행된 홍콩 시민들의 반(反)정부·반중국 시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지난 6월 9일 100만명이 모인 가운데 첫 시위가 시작된 지 88일째로, 79일간 진행된 2014년 우산혁명이 실패로 끝났던 것과 달리 홍콩 시민들은 귀중한 승리의 경험을 얻게 됐다.●캐리 람, 녹화 연설로 송환법 철회 발표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공식적으로 법안의 철회를 선언했다. 오후 6시 녹화된 연설이 공개되기에 앞서 람 장관은 입법회 의원,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등 친중파 진영과 회동한 자리에서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람 장관은 연설에서 “폭력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달부터 자신과 모든 부처장이 사회 각계각층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자, 전문가들이 이번 시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빈부격차, 청년층 기회 제공 등의 문제를 독립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두 달 넘게 발생한 일들은 홍콩 사람 모두에게 충격과 슬픔을 줬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송환법 철회는 홍콩 시민들의 요구에 정부가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람 장관은 앞서 7월 초 “송환법은 죽었다”고 말하면서도 공식적인 법안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며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며 국제공항 폐쇄 등 홍콩의 정치·경제·사회가 비상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최근에는 중·고교생과 직장인들의 주중 시위가 이어지며 정부를 압박했다. 시위대가 이른바 ‘삼파 투쟁’으로 불리는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를 전개하며 홍콩 전역에 반정부의 물결이 퍼져 나갔다. 홍콩 경제 등에 대한 악영향이 중국 본토로까지 번지며 중국 중앙정부로서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세계 각국이 중국에 직접적으로 우려를 나타냈고 미중 무역전쟁과 신중국 건국 70주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도 홍콩 사태를 어떤 식으로든 수습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 ●“너무 늦은 결정”… 향후 전망은 엇갈려 하지만 이번 발표가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사그라지게 할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시위대의 첫 번째 요구사항이었던 송환법 철회는 받아들였지만, 나머지 4대 사항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의 근본 원인으로 빈부격차와 청년층의 상실감을 꼽은 람 장관의 발언은 직선제 요구 등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한 시위대의 인식과 너무 큰 괴리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또 체포된 시위대가 11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대로라면 이들에 대한 사법적 절차는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경찰의 강력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람 장관은 “새로운 인사들은 현존하는 경찰 감시 기구에 새로이 배치할 것”이라며 “홍콩 정부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환법 철회 발표 직후 나온 시위대의 부정적인 반응은 당분간 시위가 계속될 것임을 전망하게 했다. 반정부인사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대표는 “중국 중앙정부가 시위대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들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너무 늦은 결정”이라고도 했다. 시위대의 텔레그램에는 “홍콩의 선거는 여전히 베이징이 결정한다. 이 같은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비극은 반복될 것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을 받아들인다면 세상을 떠난 동료들이 우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람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폭력은 현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며 폭력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해 향후 시위가 계속될 경우 대응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닥터 쿠퍼‘ 구릿값 2년여 만에 최저… 지난 4월 이후 14% 하락

    ‘닥터 쿠퍼‘ 구릿값 2년여 만에 최저… 지난 4월 이후 14% 하락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인 구리 가격이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구리는 통상 주택 및 건축에 사용되는 주요 재료여서 구릿값 등락이 경기 지표를 그대로 반영해 ‘닥터 쿠퍼’로 불린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3일(현지시간) t당 5610달러(약 680만원)로 마감, 2017년 5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LME에서 구리 가격은 올해 4월 중순 t당 6556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14% 넘게 하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 12월물도 파운드(0.4535kg)당 2.5325달러로 지난 4월 중순보다 15% 이상 떨어졌다. 구리 가격은 ▲미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 ▲달러 강세 ▲미국과 중국의 협상 난항 등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 미국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1로 3년 만에 위축 국면으로 떨어지며 제조업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자 건설·제조업에 쓰이는 원자재인 구리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미 PMI 이외에도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북미 화물선적량 감소, 금값 상승 등 경기침체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WTO 제소 꺼낸 中… 美와 무역협상 이달내 재개 난항

    이달 출시 화웨이 폰엔 구글·유튜브 못 써 한일도 타격… 반도체·車 대중 수출 줄어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재개를 위한 조율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발효된 3000억 달러(약 36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중 일부에 대한 미국이 추가 관세를 강행해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한 가운데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카드를 꺼내 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15% 추가 관세를 미뤄달라는 중국 측 요청을 미국이 거부한 이후 양국이 9월 중 계획한 협상 일정에 합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꼭 회담이 개최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는 아니지만 중국 협상단이 미 워싱턴을 방문하는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를 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중국 상무부는 2일 저녁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추가 관세가 일본 오사카 정상회담 합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WTO 분쟁 해결기구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도 계속 불똥이 튀고 있다. CNN에 따르면 화웨이가 이달 독일에서 출시하는 ‘메이트30’에 구글 유튜브와 지메일, 구글지도 등이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의 수출 금지 업체로 지정된 화웨이가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거나 구글플레이·구글맵 같은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진 상황이 가시화한 것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이 중국보다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일 해설 기사에서 “보복 관세만을 따지면 수입액이 많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쪽이 우세하지만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국민 여론에 민감한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여기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결 여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과 일본의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한국의 8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줄었다. 일본은 4∼6월 제조업 부문 설비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줄었다. 분기별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양국의 대중 수출 부진은 첨단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일본의 자동차부품, 한국의 반도체와 같은 첨단 중간재를 중국 제조업체들이 수입하는 만큼 무역전쟁 격화로 양국에 연쇄타격을 주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현대차, 8년 만에 임단협 무분규 타결

    현대차, 8년 만에 임단협 무분규 타결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파업 없이 사측과 완전 타결했다.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타결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노사는 한일 경제 갈등,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여론을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5만 105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 결과 4만 3871명(투표율 87.56%)이 투표해 2만 4743명(56.40%)의 찬성표를 얻어 합의안을 가결했다고 3일 밝혔다. 증권업계는 이번 무분규 타결이 3000억∼6000억원의 영업이익 효과와 맞먹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고도 한일 경제 갈등 등 정세를 고려해 두 차례 파업을 유보했다. 노조는 이번 투표를 앞두고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귀족노조’라는 사회적 고립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조합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합의안은 임금(기본급)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3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또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 명목으로 근속기간별로 200만∼600만원+우리사주 15주를 지급한다. 이번 타결로 임금체계를 개선해 7년째 끌어온 통상임금 논란과 최저임금 위반 문제도 마무리할 전망이다. 노조는 조합원 근속 기간에 따른 격려금을 받는 대신 2013년 처음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현대차 노사는 내외 경제여건의 변화와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고려해 분규 없는 임단협 타결과 소재·부품의 국산화 등을 결단했다”며 “성숙한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미리 보는 KS… 날개 잃은 비룡 vs 재주 부리는 곰

    미리 보는 KS… 날개 잃은 비룡 vs 재주 부리는 곰

    3.5경기 차… 5~6일 2연전 최대 고비 2위 두산, 최근 10경기 9승 1패 맹공 SK, 후반 들어 상승세 확 꺾여 불안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 막판 대추격전을 펼치며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의 독주 체제를 흔들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키움 히어로즈에 추월당한 3위로 떨어진 두산은 집요했다. 열흘 전인 지난달 24일 7.5경기차로 벌어졌던 두산과 SK의 격차는 2일 현재 3.5경기차로 좁혀졌다. 오는 5~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두 팀의 2연전이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두산은 최근 10경기 전적이 9승 1패다. 20경기 성적으로는 16승에 달한다. SK가 10경기 5할 승률을 유지할 때 두산은 9할의 승률로 매섭게 치고 올랐다. 이 기간 팀타율이 SK는 0.265로 찻잔 속 태풍에 그쳤지만 두산은 0.309로 한껏 달아올랐다. 10경기 팀 평균자책점도 SK는 3.93, 두산이 2.93으로 경기당 평균 1점을 덜 내줬다. 지난 5월 30일 정상에 오른 뒤 석 달 넘게 선두를 지키고 있는 SK는 이날 기준 81승을 챙겼고 17경기를 남겨뒀다. 두산은 77승을 챙긴 가운데 잔여 19경기다. 현 승률을 적용하면 SK는 89~90승, 두산이 94승으로 역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 시즌 두 팀 전적을 보면 두산이 SK에 7승 6패로 근소하게 앞선 가운데 마지막 3번의 맞대결이 남았다. 시즌 중반 사상 첫 100승 대기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SK는 후반 들어 상승세가 확 꺾였다. 주축인 토종 선발 김광현(31)이 2경기 연속 3실점 이상 내줬고 무서운 기세로 승을 올리던 헨리 소사(34)도 지난 1일 LG 트윈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2와3분의2이닝 5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오는 무기력한 투구를 보였다. 홈런 타자 제이미 로맥(34)은 8월 1일 홈런을 마지막으로 침묵하고 있는 상태다. 두산은 투수 4관왕에 도전하는 조쉬 린드블럼(32)의 지구력이 눈부시다. 여기에 세스 후랭코프(31), 이영하(22), 이용찬(30) 등이 고른 투구력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타선에서도 특유의 발야구가 살아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특히 지난달 28일 SK와의 안방 경기에서 대주자로 출전한 오재원(34)은 팀 역대 세 번째로 단독 홈스틸을 성공시키며 두산의 팀 컬러를 제대로 보여줬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은 역대 28번 중 23차례 우승했을 만큼 강세다. 치열하게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팀을 기다리며 경기를 준비하는 이점이 크다. 누구 하나 쉽사리 양보할 수 없는 자리인 만큼 SK와 두산의 2연전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도 주목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어깨가…” 조코비치 기권패

    “어깨가…” 조코비치 기권패

    US오픈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2·세르비아)가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19 US오픈 남자 단식 16강 스탄 바브린카(34·랭킹 23위·스위스)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기권패했다. 조코비치는 올 1월 호주오픈 우승, 5월 프랑스오픈 4강, 7월 윔블던 우승에 이어 올 시즌 마지막인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3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16강에서 물러났다. 조코비치는 후안 이그나시로 론데로(26·랭킹 56위·아르헨티나)와의 2회전 도중 왼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이후 인터뷰에서 3회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1세트를 4-6으로 내준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 3-0으로 경기를 주도하다 바브린카의 추격에 5-7로 역전당했다. 조코비치는 3세트 1-2 상황에서 스스로 라켓을 내려놓았다. 바브린카는 2016년 US오픈 결승에서 맞대결한 조코비치를 제압하는 등 두 차례 모두 이겨 ‘조코비치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조코비치는 2007년 US오픈 준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만 우승 3회, 준우승 5회를 기록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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