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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류승국(전 병무청장, 전 마사회장, 예비역 육군 중장)씨 별세 문상(에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소장)호상(신한은행 팀장)덕상(대우인터내셔널 상무)씨 부친상 2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02)2258-5940 ●안병화(전 상공부 장관, 전 포스코 사장)씨 부인상 윤환(캐나다 거주)석환(숙명여대 교수)효인(캐나다 거주)씨 모친상 권용준(캐나다 거주)씨 장모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4일 오전 10시 (02)3010-2230 ●박창석(전 코리아타임스 상무)씨 별세 준원(삼성물산 대리)태원(국민은행 과장)씨 부친상 2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4일 오전 7시 (02)3410-6919 ●정정회(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 행정팀장)종회(영광초 행정실장)씨 부친상 정홍기(전 전남교육청 사무관)양기(한국사우디경제문화협회 한국대표 겸 상임부회장)흥기(광주 북구청)씨 형님상 21일 광주 스카이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10시 070-4481-9116 ●양휘부(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씨 장모상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국장의사, 발인 25일 오후 2시 1-323-734-5656 ●전형수(성남시 비서실장)씨 모친상 22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4일 오전 5시 (031)787-1503 ●공민배(전 창원시장)씨 모친상 21일 창원시립상복공원, 발인 24일 오전 11시 30분 (055)712-0898 ●이재천(사업)재호(사업)재동(하나은행 광화문지점장)씨 모친상 남인(신한카드 상근감사)씨 장모상 2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2)3410-3151 ●김귀현(대구시민프로축구단 선수)씨 부친상 22일 인천 나은병원, 발인 24일 오전 3시 (032)584-4448 ●이주형(SBS 보도국 편집부 차장)씨 부친상 심희승(롯데호텔 R&D 부장)씨 장인상 김나원(연세대 의학도서관 사서)씨 시부상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4일 오전 6시 (02)2227-7500 ●전문식(사업)영식(관악구청)씨 부친상 심헌섭(삼성SDS 상무)씨 장인상 2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2)3410-3151 ●문지영(한화갤러리아 마케팅실 인테리어팀장)지철(롯데케미칼 팀장)씨 부친상 김성남(질병관리본부 연구사)씨 시부상 류경복(인코스여행사 대표)씨 장인상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30분 (02)2227-7587 ●고경대(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경심(메이산부인과 원장)씨 모친상 김종수(한울출판사 대표)정신교(대림산업 부장)장문규(오티스 부장)씨 장모상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4일 오전 6시 (02)2227-7580
  • [사설] 中 단체쇼핑 금지, ‘덤핑 관광’ 개선 계기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새달 1일부터 단체 쇼핑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관광진흥법에 해당하는 여유법(旅遊法)에 이런 내용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여행사가 실제 비용 이하로 관광객을 유치한 뒤 쇼핑을 강요해 손실을 벌충하는 구조로 운영한다. 이렇듯 질 낮은 관광 상품의 주요 고객이 중국인이었으니 여유법의 개정은 더이상 자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 쇼핑 관광이 불가능해지면 중국에서 판매하는 한국 관광 상품의 가격은 30~50% 뛰어오를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 관광객이 40% 이상 줄어들 것이라며 여행업계는 전전긍긍한다. 당장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제 살 깎아먹기식 ‘덤핑 관광’이 우리가 먼저 고쳤어야 할 악습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283만명이다. 올해는 4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올 초 한국관광공사는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한 달에만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64만 23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4%나 늘어난 수치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135만 8900명의 47.3%를 차지했다. 전체 관광객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여행업계는 보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사실상 중국인이 한국 관광 산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관광은 뒷전이고 바가지 쇼핑이 우선인 불유쾌한 일정에 내몰리고 나서도 한국에 다시 오고 싶은 중국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의 조치는 단기적으로 관광 산업에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한국 관광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호기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부터 중국 전문 여행사에 2년 단위 자격 갱신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가 본격 실시되면 중국 전문 여행사 179곳 가운데 시장질서를 해치는 17~22%는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 여행업계로서는 설상가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나면 우리 관광 산업은 부쩍 건강해진 모습으로 국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中 “단체쇼핑 금지”… 수도권 관광업계 비상

    중국 당국이 중국인을 상대로 한국 저가 관광을 이끌었던 ‘단체쇼핑’을 다음 달부터 금지하기로 함에 따라 수도권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취지는 ‘덤핑 관광상품 부작용을 없앤다’는 것이지만 관광업계가 대처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여서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우리나라의 관광진흥법과 같은 ‘여유법’(旅遊法)을 고쳐 한국 내 중국인 단체관광 코스에서 쇼핑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단체쇼핑을 끼워 넣어 여행 단가를 싸게 하던 관행이 사라져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중국 전문 여행사들은 중국 여행객을 저가로 유인한 뒤 쇼핑을 통해 비용을 충당하는 구조로 운영됐는데, 쇼핑이 빠지게 되면 저가 개념도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잘못된 관행이지만, 대비할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당장 다음 달 중국 관광 황금 시즌을 맞아야 하기에 타격이 적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83만명. 한국관광공사는 중국의 한국 관광붐에 힘입어 올해 4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개정 여유법이 중국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중국 국경절부터 한국 관광상품 가격이 최소 30%에서 많게는 50%가량 높아져 관광객이 40∼6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광객들은 주로 경기 수원 화성과 파주 임진각·통일전망대를 둘러본 뒤 파주 아웃렛과 서울 중구 명동 등에서 쇼핑을 즐기는데 이번 조치로 타격을 입게 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정상적인 해외 여행이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당분간 여행업계가 어렵겠지만 (업계가) 저가 상품으로 중국인들을 끌어들인 뒤 한국에 와서는 바가지 쇼핑으로 본전을 빼내는 행태가 근절돼 앞으로 건전한 여행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지방시대] 중국인 제주도 투자의 양면성/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지방시대] 중국인 제주도 투자의 양면성/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요즘 제주도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중국이다.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고, 최근 6년 동안 제주도 땅을 사들이는 사람들도 중국인이다. 2007년 중국인 소유 제주 땅은 2만 2000㎡에 불과했으나 6년 만인 지금은 110배 늘어난 250만㎡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주도 주요 관광지에서는 한국인보다 중국인 목소리가 더 익숙하게 들리고 제주올레 인기 코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덕에 경기가 살아났다’고 좋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제주도가 중국 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제주를 찾고 제주에 투자하는 중국인이 고맙기는 하나 현명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제주의 턱밑을 위협하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제주에서는 중국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와도 제주도에 떨어지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만 100만명이 넘는 중국인이 제주도를 다녀갔지만, 이들이 제주에 와서 쓴 돈은 대부분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일부 대기업 면세점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대형 여행사를 통해 모집된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계 자본이 운용하는 제주도 내 호텔, 쇼핑센터, 음식점만 돌다 돌아간다고 한다. 심지어 중국 현지 여행사에 손님을 보내주는 대가로 1인당 5만~15만원씩 내는 ‘인두세’까지 성행한다. 여행사 처지에서는 인두세와 이윤을 얻기 위해 관광객을 무료 관광지와 쇼핑센터로 몰 수밖에 없다. 제주도를 찾는 중국 관광객 80% 이상의 여행 방식이 이러하단다. 더 큰 문제는 제주도 자연이다. 제주를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게 만들어주는 보물인데, 그 자연은 한번 훼손하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 밀물처럼 몰려오는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자본 앞에서 제주도의 자연은 점점 속수무책이 되고 있다. 공중도덕 교육과 자연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지나간 여행지는 상처투성이가 되곤 한다. 중국 대학에서 10년째 강의하고 있는 한 한국인 교수는 “우리나라 1980년대처럼 중국에서는 이제야 호텔에서 웃통 벗고 돌아다니지 말라,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 자연을 훼손하지 말라는 공중도덕 교육을 하고 있다. 공중도덕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된다면 제주의 자연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중국 자본에 의한 자연훼손은 더 심각하다. 중국 자본은 성역처럼 보호되던 해발 500m 한라산 중산간까지 파헤치고 있다. 관광시설이 들어서며 제주도의 경관까지 바꿔 놓았다. 원시적인 풍광이 아름다운 오름과 곶자왈 앞에 ‘오성기’가 꽂히며 인공시설이 들어서는 것이다. 중국 자본이 약속한 투자 규모만 이미 3조원이 넘고, 5억원 이상 투자한 뒤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받는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를 이용한 투자도 350건이 넘는다. 중국인 관광객과 자본을 쌍수 들고 환영만 하다 제주도의 자연경관은 훼손되고, 오·폐수만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라는 양날의 칼을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 우윳빛 보드라운 온천수 푸르러 고즈넉한 숲그늘

    우윳빛 보드라운 온천수 푸르러 고즈넉한 숲그늘

    이 아름다움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요. 봄의 청순함도, 가을의 화려함도, 겨울의 단아함도 없었습니다. 여름의 짙푸름마저 끝물이었습니다. 어정쩡한 계절에 민낯으로 만난 아키타(秋田)는 그러나 치장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적요했고 평온했으며 절정이 아니어서 더욱 정겨웠습니다. 일본 안에서도 가장 빈한한 축에 속한다는 아키타현을 우리에게 알린 것 가운데 하나가 트램핑입니다. 트레킹과 캠핑의 합성어로, 걷다 지치면 텐트 치고 쉬어 간다는 개념이지요. 어떤 단어를 들이댄다 해도 아키타를 가리키는 방향은 늘 하나입니다. 바로 치유지요. 아키타현은 북위 40도선에 걸쳐 있다. 북한의 함흥, 신의주 등과 비슷하다. 그러니 벌써 가을이 시작됐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억새가 꽃을 피웠고 벼는 노릇노릇해졌다. 그야말로 가을(秋) 들녘(田)이다. 아키타현은 일본 내에서 미인의 산지로 유명하다. 이를 빗대 ‘아키타 비진(美人)’이라 일컫는다. 이는 피부와 관련된 표현일 듯싶다. 아키타는 일조량이 적다. 그 때문에 여성들의 피부가 희다. 온천도 한몫 거들었다. 유황 향기 가득한 온천수가 흰 피부를 더욱 보드랍게 만들었다는 거다. 아키타는 온천으로도 이름났다. 현 안에만 유명 온천마을이 14곳이나 있다. 아키타현과 이와테현 경계 지역에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이 있다. 이 국립공원 아래로 몇 개의 온천마을이 매달려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게 뉴토 온천향이다. 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태희가 온천욕 즐기는 장면을 찍었던 곳이다. 엉큼한 남성이라면 이름을 듣자마자 눈을 희번득댈 터. 하긴 그럴 법도 하다. 온천을 둘러싼 뉴토산(1478m)의 모양새가 여인의 가슴 언저리를 닮았대서 혹은 온천수 빛깔이 맑은 우윳빛을 하고 있대서 나온 이름이라니 말이다. 뉴토 온천향엔 서로 다른 성분을 가진 온천 7개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쓰루노유 온천이다. 학이 다친 날개를 치료했다는 전설이 담긴 곳이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웃한 아오모리현의 쓰가유 온천과 더불어 늘 인기 수위를 다툰다. 온천 초입의 낡은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억새, 띠 등으로 인 지붕과 거무튀튀한 바람벽 위로 수백년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내려앉았다. 쓰루노유 온천은 탕치(湯治)를 위해 역대 아키타 번주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건물은 바로 번주를 호위하고 온 무사들이 숙소로 사용했던 본진(本陣)이다. 요즘엔 본관 숙박동으로 쓰인다. 현지 관계자는 “6개월 전에 인터넷으로 객실 예약을 받는데, 단풍이 절정인 10월의 경우 4월 첫날 10분 만에 객실이 동난다”고 했다. 온천을 둘러친 풍경이 그윽하다. 너도밤나무 가득한 숲과 연푸른 우윳빛의 온천수 그리고 낡은 건물이 수묵화처럼 어우러졌다. 너른 로텐부로(露天風呂·노천온천)는 남녀 혼탕이다. 북규슈 지역 온천에 드물게 남아 있는 옛 풍속이다. 건물 안엔 여성 전용탕도 마련돼 있다. 쓰루노유 온천 주변에 6개의 온천이 더 있다. 저마다 다른 수질과 숙박시설을 갖췄다. 예컨대 다에노유는 금과 은 2개의 온천으로 구성됐는데 매일 저녁 8시가 되면 남녀탕을 바꾼다고 한다. 가장 위쪽은 구로유다. 가을철 단풍이 들 때면 사방이 불붙은 듯하다는 온천이다. 11월까지만 영업한다. 겨울엔 눈에 파묻혀 문을 닫는다. 구로유에서 센다쓰 계곡을 따라 5분쯤 내려가면 마고로쿠 온천이 나온다. 이처럼 뉴토 온천향은 걸어서 한 시간 안쪽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온천탕들이 몰려 있다. 일본인들 또한 종종 트레킹 삼아 계곡을 걷다 온천욕을 즐기곤 한단다. 너도밤나무가 짙은 숲그늘을 이룬 산자락엔 캠핑장도 조성돼 있다. 캠핑과 온천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아키타현에선 이런 캠핑장을 흔히 볼 수 있다. 뉴토 캠핑장의 경우 규카무라 온천과 차로 불과 5분 거리다. 아키타현에서 운영하는 아스피아 캠핑장은 후케노유 온천과 가깝다. 해발 1100m의 하치만타이 산자락에 있는 비탕(秘湯)이다. 아스피아 캠핑장 또한 면적이 무려 19만㎡에 달해 직장인 등의 단체 캠핑에 적합하다. 뉴토 온천향에서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다자와코다. 공항 등 아키타현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 그러니까 ‘아이리스’에서 김태희와 이병헌이 포옹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지금은 이 사진이 아키타 관광의 아이콘처럼 여겨지고 있다. 다자와코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423.4m) 호수다. 둘레는 약 20㎞. 물빛은 삼색이다. 물가는 바닥의 색을 닮아 붉은 황톳빛이다. 호수 가운데로 나갈수록 물빛은 연초록에서 파란 잉크빛으로 변해 간다. 현지 가이드는 “물속에 함유된 알루미늄 성분 때문에 파란빛을 띤다”고 했다. 호수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고 한다. 물가 한쪽에 황금빛 여인상이 서 있다. 다쓰코라는 전설 속 소녀의 동상이다. 영원한 아름다움을 갖기 위해 다자와코의 물을 마셨던 다쓰코가 용으로 변해 호수의 수호신이 됐다는 게 전설의 얼개다. 한데 이보다는 구니마스란 물고기 이야기가 더 현실적이다. 다쓰코의 죽음을 애통해하던 어머니가 가져온 횃불이 변했다는 물고기다. 구니마스는 다자와코에만 서식하던 희귀종이다. 70년 전 멸종이 공식 선언됐다가 2010년 야마나시현의 사이코에서 발견돼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아키타 동북쪽, 하치만타이 산자락엔 너도밤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일본 숲 100선’ 가운데 하나로 꼽힌 곳. 겨울철 ‘아스피린 스노’(최상의 눈)로 유명한 앗피 스키리조트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숲은 깊다. 100만ha 정도 된다. 이 너른 공간이 죄다 너도밤나무다. 흔하지는 않지만 인적이 드문 시간엔 곰이 내려와 쉬어가기도 한다. 숲을 알리는 나무이정표를 찢어 놓은 것도 녀석의 짓이다. 앗피리조트의 명물 가운데 하나가 요쿠르트와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이다. 리조트내 목장에서 직접 생산된 것들이다. 부드럽고 들척지근 하지 않은 맛이 일품이다. 아키타 남부의 가쿠노다테도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다. 1620년 에도시대에 세워진 사무라이 마을이다. ‘작은 교토’로 불릴 만큼 고풍스러운 저택들이 밀집해 있다. 가장 오래된 저택인 이시구로가와 정원, 무기장(武器臧) 등 볼거리가 많은 아오야기가 등은 관람료를 받는다. 드물게 일본 우익의 흔적과 마주하기도 한다. 일행 중 한 명은 아오야기가에서 욱일승천기와 마주하기도 했다. 가쿠노다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히노키나이 강 제방도 산책 코스로 좋다. 수령 200년이 넘은 수양벚나무가 즐비하다. 이 가운데 무려 152그루가 천연기념물이라고 한다. 글 사진 아키타(일본)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대한항공이 서울-아키타 직항편을 월, 목, 토요일 주 3회 운항한다.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에어포트라이너가 아키타 공항에서 뉴토 온천향(2시간 10분)과 다자와 호수(1시간 30분), 가쿠노다테(50분) 등 주요 관광지를 오간다. →현지 이동:뉴토 온천향에선 ‘유메구리 수첩’이 요긴하다. 일종의 통합권으로, 순례 버스를 타고 온천 7곳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1500엔. 유효 기간은 1년이다. →별미:아키타현의 대표 음식이 기리탄포다. 갓 지은 햅쌀밥을 삼나무 꼬치에 꽂은 뒤 히나이라는 토종닭 육수에 채소를 넣고 끓인다. 일반 마트에서 포장 완제품을 쉽게 살 수 있다. 기리탄포에 일본의 3대 우동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나니와 우동을 넣어도 맛있다. 지역 특산품으로 꼽히는 훈제 단무지도 별미다. →패키지:일본 개별 여행 전문 여행사인 에나프투어(www.enaftour.com)에서 다양한 유형의 ‘릴렉스 캠핑 & 피싱’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 10대 캠핑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아스피아 캠핑장과 쓰루노유 온천, 다자와코 호수 등에서 캠핑과 온천, 카약 등을 즐기는 여행 상품이다. 특히 계류낚시가 포함된 상품이 이채롭다. 오보나이카와 등 포인트가 즐비한 계류를 오가며 플라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일본어 전문 가이드가 늘 동행하고 쇼핑 등 불필요한 일정이 없어 알차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02)337-3088, 3070. 호도트레킹도 4일짜리 캠핑 투어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02)753-0777. 취재 협조 아키타현(akita.or.kr), 앗피리조트(www.appi.co.kr)
  • 한류☆와 먹고 걷고… 강남에 ‘도심 올레길’ 만든다

    한류☆와 먹고 걷고… 강남에 ‘도심 올레길’ 만든다

    강남에 한류 스타들의 추억이 있는 장소와 자주 가는 맛집 등을 중심으로 한 ‘도심판 올레길’이 들어선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2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SM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테인먼트에 이르는 1.08km 구간을 한류스타 거리로 정하고 스토리가 있는 장소에 찾아가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도심판 올레길’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이 브랜딩·심벌·거리이정표(Signage) 등 디자인 기획 및 개발을, 제이콘텐트리 M&B가 스토리텔링을 재능기부 형태로 제공하는 등 민관 협력의 산물이라 의미를 더한다. 먼저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한류스타 거리에 새 모양의 ‘K ROAD’ 이정표를 설치해 한류스타 거리를 알리고, 이곳에서 꼭 방문해야 할 명소 50여개를 선정해 홍보한다. 또 외국인들을 위한 ‘한류스타 거리 스탬프 투어 여권’을 만들어 명소를 방문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소소한 재미도 곁들인다. SM엔터테인먼트와도 협력해 현재 리모델링 중인 SM 사옥을 일주일에 1회 관광객에 개방하고,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한류 영상도 선보이기로 했다. 내년 2~12월에는 한류 콘텐츠 확대에 나선다. 연예기획사 등 명소로 선정된 곳에 핸드프린팅을 설치하고, 티셔츠·가방 등 한류거리 전용 기념품을 제작해 판매한다. 한류스타 거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한다. 강남구는 한류스타 거리를 홍보하기 위해 압구정동 ‘강남 관광정보센터’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강남 시티투어 버스 정류장을 한류스타 거리에 설치하기로 했다. 일본 현지 대형 여행사와 손잡고 현대백화점 문화홀에서 K팝 아이돌과의 정례 팬 미팅도 개최한다. 또 이번 한류스타 거리를 시작으로 한류 음식거리, 한류 패션 로드 등 다양한 한류 거리를 개발해 서울 랜드마크로 키울 방침이다. 신연희 구청장은 “한류스타거리 조성 사업은 강남문화를 알리는 출발점이자 뉴욕과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도 수출할 수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강남의 한류거리가 뉴욕의 ‘소호’, 파리의 ‘마레’지구처럼 도시 관광을 이끄는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길섶에서] 맥주 후진국/서동철 논설위원

    맥주가 OB와 크라운 둘뿐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OB가 크라운보다 훨씬 잘나가는 분위기였지만 친구의 독일인 매형은 한국에 올 때마다 꼭 크라운 맥주만 찾았다고 한다. 크라운 맥주가 쌉쌀한 호프 맛이 조금 더 짙어 맛있다며…. 친구의 누이는 간호사로 독일에 갔다가 의사로 일하던 남편을 만났다. 그런대로 맥주의 본고장 출신 입맛에도 맞는 맥주가 있었던 시절이다. 요즘 맥주 맛은 한마디로 재미가 없다. 동료들이 싱거운 맥주 맛을 탓할 때마다 “한국 맥주는 처음부터 소주와 섞어 마시는 용도로 만들어서 그런 거야” 하고 농담을 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중국엔 칭다오, 일본엔 아사히가 있고 북한조차도 대동강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대동강 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맛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가 대동강 맥주를 비롯해 북한의 맥주 공장을 둘러보고 시음하는 관광 상품도 내놓았다. 맥주가 맛없는 것이 곧 삶의 질이 낮은 것이라면 억지일까. ‘맥주 후진국’에서 하루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바람·꽃·눈·달이 나를 반긴다

    바람·꽃·눈·달이 나를 반긴다

    풍화설월(風花雪月)이라 했습니다. 중국 윈난(雲南)의 다리(大理) 풍광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관의 바람, 늘 피고 지는 북부 상관의 꽃, 서부 창산(蒼山)의 눈, 동부 얼하이(?海) 호수에 뜬 달이 어우러져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펼쳐낸다는 뜻이랍니다. 수천년 역사를 헤아리는 이 고도(古都)의 주인은 바이족(白族)입니다. 우리처럼 흰색을 숭상하는 민족입니다. 13세기 몽골에 의해 멸망하기 전까지 작고도 강한 나라, 남조와 대리국을 세워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지요. 첩첩이 포개진 창산과 신화 같은 풍경의 얼하이호 사이에 그 영광의 흔적이 어렴풋이 남아 있습니다. 고원도시 리장(麗江)에서 다리 가는 국도변. 오래전 마방(馬幇)들이 저 유명한 푸얼차(普洱茶)를 싣고 티베트까지 오가던 길이다. 길 주변 풍경은 거의 ‘고성(古城)급’이다. 개발이 더딘 중국 서남부의 오지다 보니 문화재라 불러도 좋을 낡은 풍경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다리 초입의 고도는 2000m를 웃돈다. 헐벗은 산 위로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다. 바람 많은 고장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 다리는 다리바이족자치주의 주도다. 좋은 돌의 대명사쯤으로 여겨지는 ‘대리석’이 유래한 곳이기도 하다. 이름에서 보듯 바이족은 흰색 옷을 즐기고, 흰 벽의 집을 짓고 사는 민족이다. 지금은 중국 내 여러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로 전락했지만, 한때 중원의 당·송에 맞설 만큼 당당한 세력을 과시했던 남조대리국(南詔大理國)의 후예다. 그 영광의 흔적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도시 전체가 국가급 풍경구로 지정된 이유다. 다리에 들면 먼저 바다처럼 너른 얼하이 호수에 시선을 빼앗긴다. 중국의 선인들이 ‘뭇 산들 사이의 티 없이 아름다운 옥’(群山間的無瑕美玉)과 같다고 표현했던 바로 그 호수다. 도시 등줄기엔 창산이 병풍처럼 둘러쳤고 산자락 아래로 드넓은 평원이 이어진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이라도 단박에 알 터다. 배산임수의 도읍지란 걸 말이다. 현지 가이드 김성철씨에 따르면 얼하이호는 해발 1972m에 조성된 담수호다. 한라산(1950m)보다 높다. 길이는 43㎞, 둘레는 150㎞에 이른다. 서울~대전 간 거리(151㎞)와 거의 같다. 면적이 넓다 보니 여행자들 대부분은 유람선 여행을 즐긴다. ‘꼬치섬’이라고 불리는 샤오푸퉈(小普陀)섬과 난자오펑징도(南詔風情島)가 명소. 특히 난자오펑징도는 남조대리국의 여러 왕들이 여름 별장으로 즐겨 찾았을 만큼 정취가 빼어나다. 남조행궁 광장의 이밀(李密)과 쿠빌라이 칸 동상이 이채롭다. 이밀은 대리국을 침공했다가 20만(7만명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군과 함께 차가운 얼하이호에 수장됐던 비운의 당나라의 장수다. 쿠빌라이 칸은 창산을 넘어와 대리국을 멸망시켰던 인물. 과거에서 배우자는 뜻이라지만 적장을 기리는 까닭이 선뜻 이해되질 않는다. 이 호수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한 어법이 성행한다던데, 아쉽게 그 장면을 만나는 행운은 없었다. 창산은 늘 비췻빛을 띠고 있다는 산이다. 쉽게 말해 ‘늘 푸른’ 산이다. 가이드 김성철씨는 “히말라야 산맥의 끝자락인 창산은 가장 높은 중화봉(4200m)을 중심으로 3500m가 넘는 고봉들이 19개나 이어져 있다”고 했다. 봉우리 사이 계곡은 18개다. 계곡을 따라 흘러내린 물은 죄다 얼하이호로 흘러 들어간다. 이를 ‘19봉 18샘’이라 부른다. 뎬창산(点蒼山)이라 불리기도 한다. 무협지를 즐기는 이라면 산 이름에서 퍼뜩 ‘점창파’가 떠오를 법하다. 이른바 ‘중원 9파1방’ 가운데 하나로 (점)창산을 근거지로 삼는다. ‘판관필’이란 무기와 사일검법(射日劍法)으로 유명하다. 쓰촨성의 점창산이 점창파의 본거지란 주장도 있다. 한데 신장성 입구의 곤륜파와 신장성 동부의 청성파, 간쑤성의 공동파 등 ‘메이저’ 무협방파들이 마방을 호위하는 대가로 돈을 벌기 위해 차마고도 언저리에 포진했던 걸 감안하면 다리의 창산 쪽이 좀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덧붙이자면 김용의 ‘사조영웅전’에 등장하는 단황야의 ‘일양지’ 또한 대리국의 단씨 일족에게 전해지는 무공이다. 일반 여행자들이 창산을 오르는 방법은 대략 두 가지다. 케이블카나 조랑말을 탄다. 창산 케이블카는 간퉁쓰(甘通寺)를 향해 오른다. 길이는 3㎞. 케이블카를 타고 얼하이호와 다리 시가지, 창산의 협곡 등을 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칭비시(?碧溪)에 내려 주변을 둘러본 뒤 내려온다. 중화사(中和寺) 코스도 비슷하다.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게 다를 뿐이다. 두 코스는 약 12㎞의 운유로(雲遊路)로 연결돼 있다. 절벽 중턱에 난 길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높낮이도 심하지 않아 서너 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강추’ 코스다. 조랑말 트레킹도 3200m 고지까지 오른 뒤 중화사 리프트를 타고 내려온다. 시내에선 다리고성(古城)과 충성사(崇聖寺)가 최대 볼거리다. 다리고성은 리장고성과 함께 윈난성의 2대 고성 중 하나로 꼽힌다. 13세기 창산을 넘어 온 몽골의 기마부대에 초토화된 뒤 명나라 때 재건됐다. 8m 높이의 성벽 안에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지붕을 잇대고 있다. 리장고성에 견줘 규모는 작지만 오래된 느낌은 한결 더하다. 낮보다는 해 저물녘 돌아보길 권한다.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윈난 특유의 파란 하늘이 저물도록 이어진다. 특히 얼하이호에서 보름달이 떠오르는 장면은 정말 빼어나다. 휘영청 뜬 달이 고성 내 옛집 처마 위에 얹힐 때면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짐 캐리가 연인 제니퍼 애니스턴을 위해 ‘끌어당긴’ 거대한 달을 보는 듯하다. 충성사는 중국 남조 소성왕(재위 823~859년) 때 창건된 사찰이다. 1978~81년 중수돼 오늘에 이른다. 대표적인 볼거리는 삼탑이다. 첸쉰탑(千尋塔)이라 불리는 중앙탑은 건물 16층 높이인 69.13m의 사각탑이다. 지진으로 기울어진 좌우탑은 10층 42m다. 첸쉰탑 맨 위층에 오르면 다리 시내와 얼하이호, 숭성사 대웅전과 창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첸쉰탑 옆의 취영지(聚影池)는 반드시 들르시라. 연못 위에 비친 삼탑이 데칼코마니 기법의 유화처럼 펼쳐지는 기막힌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다리 외곽의 시저우(喜州)도 볼만하다. 바이족(白族)의 집성촌이다. 대개의 여행상품에 빠짐없이 포함될 만큼 명소로 꼽힌다. 예서 인상적인 게 옌자따위엔(嚴家大院)과 삼도차(三道茶)다. 옌자따위엔은 이 지역 최고 부자 가문으로 꼽혔던 엄씨 저택이다. 바이족의 전통 건축 양식인 삼방일조벽(三房一照壁)을 엿볼 수 있다. ‘ㄷ’자 형태의 건물 앞에 햇볕을 반사하기 위한 흰 벽을 세운 형태를 하고 있다. 전통 공연도 열린다. 공연 중간 세 번에 걸쳐 삼도차(三道茶)를 내온다. 쓰고(苦) 달고(甘), 이 두 가지 맛이 혼합된 회미(回味) 등 세 가지 맛의 차다. 전형적인 관광지 음료이긴 하나, 인생에 비유한 뜻은 음미할 만하다. 글 사진 다리(중국)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다리까지는 리장이나 쿤밍(昆明)을 통해 들어간다. 소요시간은 서너 시간으로 비슷하다. 다만 윈난을 대표하는 두 고대 도시를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리장 쪽이 좀 더 매력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9월 13~10월 31일 중국 리장까지 주 2회(목·일요일) 전세 직항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모두투어, 혜초여행사, 하나투어 등에서 아시아나 전세기를 이용한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중국의 관광지가 그렇듯, 다리 시내 주요 관광지 입장료도 상당히 비싼 편이다. 예컨대 충성사의 경우 어른이 120위안(약 2만 2000원)이다. 다리고성은 무료다. 바이족들이 즐겨 먹는 ‘루산’을 사들고 자박자박 걷기 좋다. 자전거 대여소도 있다.
  • 항공권 수억원어치 공짜로…10대 사기범의 기상천외 수법

    항공권 수억원어치 공짜로…10대 사기범의 기상천외 수법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의 속편 주인공으로 어울릴 법한 10대 사기꾼이 꼬리가 잡혔다. 최근 영국 퍼스 셰리프 법원에 올해 19세의 리세 스코비가 재판을 받기 위해 출두했다. 그의 혐의는 바로 사기. 그의 화려한 사기 행각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시작됐다. 그는 자신만의 ‘사기 기술’로 돈 한 푼 안들이고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싱가포르, LA, 뉴욕, 두바이, 밴쿠버 등을 놀러 다녔다. 또한 도착지의 최고급 호텔 역시 무료 투숙. 스코비의 ‘수법’은 바로 여행사의 예약 시스템을 이용한 것이었다. 두달 간 영국의 한 여행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스코비는 그만 둔 후에도 이곳의 계정과 패스워드를 이용해 비행기 티켓과 호텔을 예약해 사용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사기 친 돈이 우리 돈으로 약 1억 2000만원. 결국 스코비는 올해 초 경찰에 붙잡해 재판에 부쳐졌고 법원은 그의 여권을 압수했다. 그러나 스코비는 이번에는 법원을 상대로 대담한 사기를 쳤다. 한 여행사의 가짜 취업증명서를 만들어 업무상 필요한 여권을 법원에 돌려달라고 한 것. 당초 퍼스 셰리프 재판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코비의 혐의에 대한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연기했다. 스코비의 변호인이 병원 진단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변호인 짐 라버티는 “스코비는 아스페르거 증후군(정신 발달 장애)를 앓고 있다” 면서 “감옥에서 살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北에선 한국제가 최고

    北에선 한국제가 최고

    북한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제품은 한국제이며, 북한 주민들은 한국을 비하하는 당국의 선전을 믿지 않는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은 평양발 르포 기사에서 북한에서 팔리는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제이지만 북한 사람들은 내구소비재의 질에서는 한국제와 일본제를 최고로 여긴다고 전했다. 또 북한제는 중국제보다 못한 제품으로 취급받는다고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 커티스 멜빈의 언급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북한 사람들은 DVD 등을 통해 한국 영화를 광범위하게 접하고, 북·중 국경지대에서는 한국 TV를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인의 삶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선전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타임은 최근 2년 사이에 평양 시민들의 삶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적은 숫자이지만 중산층도 보인다고 했다. 단지 새로운 고층빌딩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휴대전화를 소지한 사람과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많아지는 등 사람들의 겉모습 자체가 변했다는 것이다. 타임은 중국 베이징 소재 영국 여행사인 ‘고려 여행사’의 직원으로서 지난 10여년간 북한을 100여 차례 드나든 사이먼 코크럴의 말을 빌려 “지금 북한엔 질 좋은 의류 등을 언제든 살 수 있을 정도로 상품이 풍부하다”고 전했다. 또 고위층을 위한 백화점이 평양 시내에만 10여개로 늘어났고, 평양 외 도시들에서도 이런 백화점들이 운영되고 있다. 평양 창전거리의 슈퍼마켓에서는 이탈리아산 와인과 미국의 코카콜라, 허쉬 초콜릿 등이 판매되고 있고 햄버거와 피자는 물론 미국 닭고기 레스토랑 KFC와 비슷한 패스트푸드점도 최근 문을 열었다. 타임은 그러나 많은 북한주민은 먹을 게 없어 고통받고 있고 대다수 주민은 평양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면서, 평양 시민과 비(非)평양 시민 간의 삶의 격차는 엄청나게 크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섬유에 관광 입히니 지역경제가 ‘꿈틀꿈틀’

    섬유에 관광 입히니 지역경제가 ‘꿈틀꿈틀’

    대구 서구가 추진하는 ‘섬유산업관광’이 인기다. 대구 서구는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진영P&T, 퀸스로드 등 섬유관광 대상지를 다녀간 체험자가 41차례 1882명에 이른다고 19일 밝혔다. 다음 달 이후에도 635명이 참가를 예약해 놓은 상태다. 섬유산업 관광은 관광에 섬유를 접목한 것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구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산업관광 활성화’ 공모 사업에도 선정된 사업이다. 관광 프로그램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진영P&T, 퀸스로드를 돌아보는 것으로 3시간 정도 걸린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서는 무인 안내 시스템을 통해 섬유의 역사와 현황, 정책, 비전에 관한 동영상을 시청하고 첨단섬유체험관에서 15개의 의류산업용 소재의 섬유를 관람한다. 신제품개발센터에서는 섬유 원료를 녹여 원사를 제조해 직물로 만드는 공정을 견학한다. 진영P&T에서는 날염제조 공장에서 원단을 가공해 염색·날염하는 공정을 순서에 따라 견학하고, 전시홍보관에서는 염색에서 이불, 방석, 쿠션, 손수건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게 된다. 퀸스로드에서는 대구관광상품전시판매장에서 의류를 비롯해 가방, 선글라스 등을 둘러보고 구매도 한다. 관광객의 이해를 돕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전문해설사 5명이 진행하고 있다. 서구는 이 관광코스가 학생 교육용으로 적합하다고 보고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에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구는 구청 홈페이지에 섬유산업관광 안내 시스템을 마련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가기로 했다. 지역 섬유산업의 현황과 역사, 섬유생산 공정, 주변 명소, 음식골목 등을 담은 홍보 인쇄물도 제작해 여행사와 관광단체에 배포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중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잘하는 다문화 가정 결혼이주 여성 10여명을 선발해 섬유해설 전문가로 육성할 계획이다. 서구는 섬유산업 관광과 연계한 상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화장품과 넥타이, 장갑을 선보인다. 또 대구 무형문화재 2호인 ‘날뫼북춤’, 서구의 정월 대보름 행사인 ‘천왕메기’ 등을 활용한 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10명 이상 단체면 코스관광 예약(053-663-2163)이 가능하다. 강성호 서구청장은 “퀸스로드에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관광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학교 체험학습과 수학여행단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해 대구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필리핀 제스트항공 올스톱… 한국인 1000명 발 묶여

    필리핀 저비용항공사 제스트항공이 운항을 중지해 한국인 관광객들이 필리핀 현지에 발이 묶였다. 제스트항공을 이용해 필리핀으로 떠나려던 관광객들도 갑작스러운 운항취소로 휴가를 망치는 등 불편을 겪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필리핀 항공당국은 지난 17일부터 제스트항공에 안전을 이유로 운항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마닐라와 칼리보, 세부에서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으로 들어오려던 1000여명이 현지에서 발이 묶였다. 제스트항공을 이용하려던 2100여명 중 329명은 칼리보와 마닐라에서 필리핀항공과 세부퍼시픽항공이 편성한 임시 항공기를 이용해 18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일부 승객은 다른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길에 오르기도 했지만 임시항공편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현지에 발이 묶이는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세부퍼시픽항공이 19일까지 마닐라∼인천 노선의 임시 항공기를 운영할 예정이며 대한항공도 19일 오전 마닐라에서 인천으로 오는 승객을 위해 365석의 B747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제스트항공도 대한항공, 타이거항공, 에어아시아 등에 전세기 편성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제스트항공 측은 승객 피해 보상에 관해 “승객들이 다 들어오면 기준을 마련해 보상할 것이다. 금액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스트항공편 좌석의 90% 이상을 채우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은 휴가철을 맞아 가족단위 여행객 등을 많게는 수백명까지 내보낸 상황이어서 비상체제에 돌입, 이들의 안전한 귀국과 피해보상 등 수습에 힘쓰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름축제 현장과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아름다운 피서지 베스트를 엄선해 선보인다.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은 이 뜨거운 여름을 어떻게 보낼까. 불가리아 최대의 여름 피서지인 바르나에선 매일 버블축제가 열린다. 시리게 투명한 흑해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이 뿜어내는 열정의 현장도 엿본다. ■최고다 이순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혜신과 진욱의 사이를 알게 된 막례는 화를 내고, 우주는 재형을 찾아갔다가 재형이 다시 혜신을 찾아온 속내를 눈치챈다. 순신의 가족들은 창훈의 묘를 찾아가고, 창훈 생각에 씁쓸해진다. ■무한도전(MBC 토요일 오후 6시 20분) 7명의 예능계 유망주들과 함께 하는 파란만장한 체험기로 무한도전의 예능 캠프 2막이 더 강력해졌다. 그동안 숨겨왔던 출연진의 특별한 비밀 병기가 선보이는 과정에서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대결이 펼쳐진다. 출연진의 숨길 수 없는 끼가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정신없이 유쾌한 여름 캠프가 무르익어간다. ■스카우트(KBS1 일요일 오전 10시 10분) 합리적인 가격으로 연간 20만명 이상의 여행객을 창출하는 여행사에 입사하기 위한 꿈을 꾸며 패기 있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들. 이곳 홍콩에서 치르는 원정 게임에서 살아남아야만 결선에 오를 수 있다. 과연 여행사에 입사해 여행상품개발자가 될 한사람은 누구일까. ■금 나와라 뚝딱(MBC 일요일 밤 8시 45분) 몽희와 만난 유나는 자신과 너무나도 닮은 몽희의 모습에 쌍둥이가 아닐까 의심하지만, 몽희는 완강히 부인한다. 유나는 몽희와 자신의 관계를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몽희의 부모님을 만나려 한다. ■맨발의 친구들(SBS 일요일 오후 4시 55분) 슈퍼맨이 되고 싶은 소망에서부터 영원한 첫사랑의 로망까지. 이런 마음 속 깊은 이야기들에 색깔을 입혀 노래로 변주시킨다. 맨발의 친구들이 모여 자신의 아름다운 노래에 사연을 담아내느라 여념이 없다. 한편 갑작스럽게 찾아온 든든한 지원군의 깜짝 등장으로 강호동은 놀라고 마는데….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9시 15분) 타고난 손재주로 제빵사의 길을 걸어온 오병호 제과기능장. 30~40년 전만 해도 남자로서는 쉽지 않은 각오로 이 길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후 최연소 제과기능장으로 합격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오씨의 인생에는 과연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을까.
  • 피부관리실서 보톡스·성형… 일주일만에 괴사

    “(다른 병원보다 가슴을) 더 예쁘게 잘 빼줄게. 우리가 기술이 좋아. 관자놀이에 보톡스 주사도 놓으면 훨씬 보기 좋겠네.” 김모(56·여)씨는 2009년 5월 서울 강남의 한 피부관리실 원장 구모(50·여)씨의 이 같은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가슴 확대수술과 보톡스·필러 시술을 받았다. 시술 비용은 1000만원으로 다른 병원보다 400만~500만원이나 비싼 가격이었지만 구씨의 확신에 찬 권유에 망설임 없이 수술대에 올랐다. 그러나 일주일 뒤 김씨의 가슴에 갑자기 이상이 생겼다. 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가슴 괴사였다. 보톡스 주사를 맞은 관자놀이에도 누런 멍과 함께 진물이 났다. 결국 김씨는 두 가슴을 모두 절제해야 했다. 알고 보니 구씨는 의사면허도 없이 상습적으로 불법 성형시술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중국산 저질 재료들을 밀수입해 불법으로 시술 재로도 직접 만들어 팔았다. 구씨는 2006년부터 판매상과 여행사 임원까지 끌어들여 조직적으로 밀수입을 했다. 이들 일당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에서 밀반입한 저질 보톡스만 해도 2만 5000여병, 필러는 4000여개로 모두 시가 12억원어치에 달했다. 이렇게 밀수입 또는 불법 제조된 성형 시술 재료는 서울과 경기 일대 미용실과 피부관리실로 유통됐다. 관세청 인천공항본부세관은 8일 인체에 해로운 중국산 보톡스 등 시가 12억원 상당의 불법 성형 시술 재료를 밀수입한 구씨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운반책 박모(38)씨 등 8명을 입건했다. 세관관계자는 “구씨는 의료법 위반 등 관련 전과가 10여개에 달하는 전문 밀수범”이라면서 “과거 단속에 걸려도 모두 벌금 처분에 그치자 운반책을 수시로 바꿔 가면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충분하다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충분하다

    찜통더위에 기신거리는데 웬 뜬금없는 사막 얘기냐고? 걱정하지 마시라. 테마파크처럼 짜릿한 즐거움이 샘솟는 사막 얘기를 들려드릴 참이다. 한낮에도 태양만 얼굴을 내밀지 않으면 바닷가 모래사장에 선 것처럼 서늘한 바람이 불어대는 곳이다. 세상에, 그런 사막도 있냐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자동차로 예닐곱 시간 걸리는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수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 그곳에서 다시 서쪽으로 서너 시간을 달리면 이집트나 외몽골의 고비사막과 진배없는 샹사완(响沙灣)에 다다른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니 이게 무슨 사막이냐 싶었다. 네이멍구 제2의 도시 어얼둬쓰(鄂爾多斯·옛 오르도스)로 이동하며 설핏 봤던 옆모습이 되작여져 그랬다. 표를 끊고 리프트에 오른다. 만(灣)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만했다. 리프트 아래 150m는 될 법한 폭의 옛 하천을 굽어보며 사막에 들어선다. 원래 이곳은 몽골어로 활시위를 가리키는 쿠부치(庫布其) 사막의 일부로, 일종의 사막 테마파크로 조성됐다. 쿠부치 사막은 동서로 262㎞나 되며 면적은 1만 6000㎢로 중국에서 일곱 번째,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사막이다. 삼사월 한반도 상공을 뒤덮는 황사의 40%가 쿠부치 등 네이멍구 사막들에서 날아오고 고비사막 것은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붉은색, 노란색, 푸른색 버선으로 신발째 감고 나니 영락없는 스머프인형들이다. 낑낑 오르는데 발로 어렵사리 감지되는 모랫바닥이 의외로 단단하다. 잘 미끄러지지 않으니 사방에서 재잘거림과 속살거림이 터져 나온다. 마치 사람들로 복닥대는 수도권의 놀이공원처럼. 아니나 다를까. 귓전을 때리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다 우리 노래 ‘여행을 떠나요’임을 알아챈다. 5분쯤 올랐을까. 사막 전경이 펼쳐지는데 눈이 시원해진다. 들머리에서 바라봤던 초라한 모습은 사라지고 사구(砂丘)들의 변주(變奏)가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배처럼 생긴 자동차에 오른다. 40~50명쯤 올랐는데 속력을 내니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부딪힌다. 재잘거림은 이내 환호작약으로 바뀌었다. 사막이 이렇게 서늘하다니. 이렇게 달려도 되나 싶을 즈음, 차가 멈추고 컨베이어 벨트 위에 선 것처럼 사람들에 떠밀려 차를 빠져나온다. 이제 놀이시설을 본격적으로 즐길 차례. 기사가 운전하는 지프를 타고 엄청난 속도로 사구들을 헤집었다. 모래 바이크를 탄 뒤 마치 오아시스처럼 만들어 놓은 풀장에서 물장구를 치고 나니 허기가 밀려온다. 500명쯤 들어갈까 싶은 뷔페 식당 한쪽에 광활한 사막의 풍경을 즐기며 식사할 수 있는 테라스가 꾸며져 있다. 다음은 낙타 타기. 앞다리를 꿇었다가 사람이 엉덩이를 안장에 붙이자 일어서는데 앞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렸다가 순간 하늘에라도 닿을 듯 훅! 올라간다. 현기증이 날 정도. 초원에서 말을 탔을 때보다 훨씬 안락했다. 몇 발자국 뗐을까. 허겁지겁 점심을 챙긴 여행객들이 줄줄이 낙타 등에 올라 더욱 깊은 모래뻘로 향한다.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隊商) 행렬처럼 꼬리를 문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이곳이 사막이란 사실을 계속 가로젓게 만든다. 이곳의 7월 평균기온은 섭씨 18~24도. 사막에서도 그늘막 아래만 들어가면 선선해졌다. 10분쯤 걸었을까, 내리란다. 마음은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의 우루무치(烏魯木齊)를 지나 저 멀리 페르시아 언덕배기를 맴도는데…. 사막 열차에 올라 4시간 넘게 이어온 사막의 정경을 눈으로 다시 훑는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가 그랬다던가. ‘사막엔 인간의 욕망이나 호기심을 끌어당길 자연이나 인공의 사물들이 없기 때문에 영원을 관조하는 데 방해할 것이 없다’고. 하지만 사막화란 재앙을 테마파크로 꾸며 사람들의 욕망이나 호기심을 자본주의보다 더 철저하게 살피고 유도하고 돈을 받아내는 중국식 사회주의 논리가 철저히 투영돼 있었다. 그게 커다란 아쉬움이었다. 다음은 초원인데, 사막과 이렇게 닮은꼴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샹사완은 1950년대만 해도 양들이 풀을 뜯던 곳이란다.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놀랍기만 하다. 초원의 머지않은 미래가 사막이란 점을 깨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시라무런(希拉穆仁) 초원은 후허하오터에서 다이칭(大靑)산을 넘어 유채꽃과 해바라기가 만발한 평원 지대를 지나자 나왔다. 정말 시원(始源)으로부터 오는 듯한 바람이 계속 불어왔다. 관광객을 받는 게르(몽골의 이동식 집)촌으로 변모한 목초지들은 4㎞, 많게는 10㎞ 이상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바람이 모든 여백을 메우고 그걸로 충분했다. 고비사막 아래의 이 동네도 몇십 년이 흐르면 샹사완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온다. 조선족 여성 가이드는 “2년 전만 해도 비가 오지 않아 멀리 보이는 초지 색깔이 누렇기만 했다. 올해는 비가 제법 와 그래도 이만큼의 푸른 때깔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올해 한반도 황사도 여느 해보다 심하지 않았다. 유럽과 다른 지역에 견줘 키가 작다는 몽골말을 탔다. 세 시간 정도 그야말로 가없는 목초지를 돌아다녔다. 석양을 등에 지고 다른 게르로 향할 때는 정말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건맨들처럼, 아니면 고선지를 비롯한 옛 조상들의 기개가 가슴에 차오르는 자아도취에 빠졌다. 날이 흐려 그 멋지다는 노을은 구경하지 못했다. 또 주먹만 하다는 별들의 존재감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게르 옆 풀밭에 누워 술잔 기울이며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 빛을 조명 삼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웠다. 밤 11시가 넘자 게르마다 쏘아올린 불꽃이 목초지와 하늘을 수놓았다. 시인 이육사처럼 ‘초인이 있어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던 광야의 밤이었다. 글 사진 후허하오터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가는 길:예전에는 베이징에서 비행기 갈아타고 후허하오터까지 간 다음 버스로 시라무런 초원이나 샹사완으로 향했다. 제주항공이 처음으로 지난 한 달 동안 주 2회 후허하오터 직항 전세기를 운항했다. 주요 여행사들이 베이징 경유나 직항편을 이용하는 4박6일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지 않다. 준5성급(실제로는 그 이하) 호텔에서 3박하고 양변기와 샤워기까지 갖춰진 게르에서 1박한다. 놀라울 정도로 날씨가 서늘해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정도만 초원과 사막 여행을 할 수 있다. →칭기즈칸과 왕소군의 발자취:어얼둬쓰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의 칭기즈칸 능은 꼭 찾을 만하다. 칭기즈칸이 서하(西夏) 정벌을 앞두고 이곳을 지나다 여기 묻힐 만하다는 내용의 시를 남겼다. 그런데 원정 도중 풍토병을 얻어 이듬해 세상을 떴고, 그를 묻을 장소를 물색하던 부하들이 이곳을 지나가는데 말들이 꿈쩍을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생전에 그가 휘두르던 채찍을 묻었더니 그제야 말들이 움직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몽골에선 시신을 해치는 것을 두려워해 봉분이나 묘비를 세우지 않아 그의 시신이 진짜 묻힌 장소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후허하오터 근교에는 고대 중국의 4대 미녀 중 한 명인 왕소군(王昭君) 묘가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으되 봄 같지 않다) 시구를 남긴 왕소군은 흉노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한나라 원제가 공주라고 속여 시집 보낸 궁녀인데 중국 정부는 민족 화합의 상징으로 영웅시하면서 묘역을 성역화했다. 이곳도 옷과 모자 등을 묻은 의관묘(衣冠墓)이며 실제 시신이 묻힌 곳은 추측만 무성하다. 바오터우(包頭)에서 멀지 않은 메이다이자오춘(美垈召村)은 한족과 몽골족, 티베트족의 생활양식과 건축 방식이 어우러진 독특한 곳이다.
  • [부고]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씨 부친상 7일 건국대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2)2030-7901 ●최규성(삼성항공여행사 대표)규홍(전남일보 제작국장)규삼(사업)씨 모친상 주경숙(순천 왕운중 교사)이경은(광주 송원여상 교사)신희숙(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씨 시모상 7일 전남 순천 한국병원, 발인 9일 오전 (061)723-4444 ●김옥수(광주 서구의원)씨 모친상 6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8시 20분 (062)670-0024~6 ●방효현(전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씨 별세 원(세영실업 대표)인(경북대 교수)씨 부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5시 (02)3410-6919 ●임현수(효성ITX 전무)씨 장인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5시 30분 (02)3410-6914 ●한성환(충주경찰서 강력5팀장)씨 장모상 7일 강원 속초의료원, 발인 9일 오전 7시 (033)630-6000 ●정성기(자영업)풍기(코지트 대표)준기(화인브릿지 대표)방기(지온컴 본부장)씨 모친상 7일 광주 KS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62)960-4444 ●곽성호(문화일보 사진부 기자)현(연세대 경영대학원 박사과정)씨 부친상 이두해(육군 중령)양정욱(농업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 연구사)씨 장인상 성윤진(롯데백화점 본점 롯데갤러리 큐레이터)씨 시부상 7일 서울대병원, 발인 9일 오전 5시 20분 (02)2072-2018 ●강민구(안전행정부 중앙공무원교육원 사무관)씨 부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2)3010-2233
  • 필리핀 세부공항 ‘악덕’ 세관… 한국인 관광객 ‘뚝’

    “필리핀 세부 공항의 악질적인 고액 세금 부과 행태 때문에 최근 들어 세부 관광도 많이 죽었습니다. 이 나라에 들어오는 첫 관문에서부터 안 좋은 인상을 받으니 발길을 딴 곳으로 돌릴 수밖에요.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던 교민들도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필리핀 세부에서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랜드사(현지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교민 최원일(46·가명)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로 유명세가 따르던 세부 관광의 쇠락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서울신문 7월 29일자 8면> 필리핀 전문 여행사와 현지 교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부쩍 심해진 세부국제공항 세관의 고액 세금 부과 등으로 인해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점차 뜸해지고 있다. 한국인이 세부 관광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데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면세품 구입량도 많아 고액 세금 부과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고 있다고 교민들은 전했다. 필리핀 여행 준비 동호회 운영자 최현호(39)씨는 “단순히 세금이 비싸다는 문제뿐 아니라 한국인에 대한 횡포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차라리 다른 동남아 국가를 택하겠다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해 100만명에 이르는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현지 여행사, 식당 등을 운영하는 교민들도 줄어드는 관광객에 속을 태우고 있다. 교민 최씨는 “관광객들이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다른 국가로 발길을 돌리면서 현지 여행사의 경우 전성기 때에 비해 20% 정도 수입이 줄었다”고 말했다. 교민단체를 중심으로 필리핀 정부 당국에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민간 단체 자격으로 정부에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리핀 세관의 횡포로 인천공항세관에 불똥이 튀는 경우도 있다. 필리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국내 여행객 중 일부가 “필리핀 세관에 이미 세금을 냈으니 인천공항에서 또 내는 것은 이중 과세”라며 납부를 거부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현재 400달러(약 44만원)로 정해져 있는 국내 여행객 1인당 면세 범위 규정에 따라 세금 부과를 할 수밖에 없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日 중앙알프스 조난 한국인 4명 사망·1명 구조

    日 중앙알프스 조난 한국인 4명 사망·1명 구조

    일본 혼슈의 산악 지역 ‘중앙 알프스’에서 한국인 단체 등반객이 악천후로 조난 사고를 당해 4명이 사망했다. 30일 일본 경찰과 니가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단체 등산객 20명 가운데 연락이 두절된 5명 중 4명이 사망했고 1명은 오전에 구조됐다. 현지 경찰과 민간 구조대가 조난 현장을 수색한 결과 이날 오전 5시쯤 호켄다케(2931m) 남쪽 해발 2850m 지점에서 박문수(78·부산 사상구)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박씨로부터 500m 떨어진 히노키오다케와 호켄다케 사이 해발 2800m 지점에서는 이근수(72·부산 사상구)씨와 박인신(70·부산 중구)씨의 시신이 나왔다. 오후 4시쯤엔 호켄다케 100m 높이 낭떠러지 아래쪽에서 경찰 헬기가 이종식(64·부산 동구)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과 구조대는 앞서 발견된 세 명의 시신을 저지대로 운반했지만 가장 나중에 확인된 이씨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 구름이 짙게 끼어 있어 헬기 착륙이 쉽지 않아 늦어도 31일까지 이씨의 시신을 수습해 평지로 운반할 예정이다. 조난된 5명 중 박혜재(63·부산 수영구)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한 산장에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발견됨으로써 20명의 생사가 모두 확인됐다. NHK 등 현지 보도와 증언 등을 종합하면 48~78세의 남성 14명, 여성 6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부산의 H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에 나섰다. 지난 28일 나가노현 고마가네시의 이케야마에서 등반을 시작해 우쓰기다케를 거쳐 기소덴산장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29일 아침 호켄다케 정상으로 향하던 일행은 비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목적지인 호켄산장에 도착한 사람은 8명에 불과했고 1명은 전날 머물던 산장으로 되돌아갔다. 다른 4명은 히노키오다케의 무인 대피소로 몸을 피했고 2명은 자력으로 하산해 고마가네시 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지냈지만 나머지 5명이 행방불명됐다. 고마가네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등산 장비나 현지 가이드도 없이 산에 올랐다. 경찰은 일행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받고 있다. 부산에 있는 유가족과 동료 산악인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망한 박씨의 가족은 “평소 일본으로 등산을 잘 다녀와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등반객 중 7~8명이 속해 있는 부산의 상봉산악회 배석인(59) 회장은 “회원 중 1명은 일본 항공에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일본 산행을 다녀왔고 나머지도 산을 잘 타는 사람들”이라며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 탓에 길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행사 대표 김모(59)씨는 “전부 고령이어서 현지에서 돌봐줄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자신들은 산악 전문가여서 필요가 없고 비용만 많이 든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日 중앙알프스서 한국 등산객 5명 연락두절

    日 중앙알프스서 한국 등산객 5명 연락두절

    29일 일본 혼슈 산악지역 ‘중앙 알프스’에서 한국인 단체 등산객 5명이 조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니가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등산에 나선 일행 20명 가운데 5명이 악천후 속에 연락이 두절됐다. NHK는 이날 오후 1시 15분쯤 중앙 알프스의 히노키오다케(2728m) 부근에서 한국인들로 보이는 등산객 일행으로부터 ‘70대 남성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는 내용의 구조 요청이 경찰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총영사관 관계자는 당초 9명이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됐으나 그 중 4명은 하산하거나 산장으로 피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한국 관광객 주머니 터는 ‘악덕’ 필리핀 세관

    지난달 필리핀 세부로 휴가를 다녀온 회사원 민재희(28·여)씨는 도착 공항에서 여행으로 설렜던 마음이 사그라졌다. 막탄 세부 국제공항의 세관 직원이 민씨를 불러 세워 “화장품을 새로 샀으니 세금 100달러를 내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화장품 178달러어치를 산 민씨가 면세점 쇼핑백을 들고 나오자, 이를 본 세관원이 “필리핀은 면세 한도가 없고 외국에서 들여오는 물건은 모두 세금 부과 대상”이라며 돈을 요구했다. 황당한 민씨가 “정확한 세율이 몇 프로냐”고 되묻자 세관원은 “그럼 40달러만 내고 나가라”고 흥정까지 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 악덕 세관원이 부과하는 고액의 세금으로 피해를 보는 한국 여행자가 속출하고 있다. 여행객 사이에서는 ‘면세점 쇼핑백 버리기’, ‘포장과 가격표를 뜯어 헌 물건처럼 만들기’ 등 세부공항 세관을 통과할 때 세금을 안 낼 수 있는 매뉴얼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여행 인터넷 동호회를 운영하는 최현호(39)씨는 28일 “지난해부터 세부와 마닐라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 사이에서 마구잡이식 ‘세금 폭탄’을 맞았다는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입국 거부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족여행으로 세부를 찾은 주부 이숙영(33)씨도 구입한 지 1년이 넘은 가방에 대해 황당한 세금을 내야 했다. 이씨는 “국내에서 구입해 한참 메고 다니던 가방인데 세관 직원이 무작정 새것이라고 우기며 140달러를 요구했다”면서 “버텼더니 내보내 주지 않고 시간을 끌어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나왔다”고 털어놨다. 세부공항 세관의 악질적인 행태는 지난해 필리핀 법원의 판결로 항공사들이 공항 측에 기부금 명목으로 수백만 달러를 건네던 관행이 사라진 이후 시작됐다. 공항 측의 기부금 요구 횡포에 반발한 필리핀항공이 지난해 소송에서 승소한 뒤 다른 항공사들도 기부금을 끊었다. 항공사로부터 들어오던 뒷돈이 없어지자 세관 측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를 뜯고 있다는 것이 교민과 여행사들의 분석이다. 필리핀 내 교민단체를 중심으로 세관 측에 항의하고 있지만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지 교민보호단체인 ‘필리핀 112’는 지난해 12월 세 차례나 세부공항 세관장을 만나 규정 세율을 준수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후에도 세관의 악덕 행위는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 112 관계자는 “공항뿐 아니라 필리핀 정부도 묵인하는 상황이어서 민간단체가 항의한다고 달라질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개입을 꺼리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필리핀은 제3국에서 구입한 모든 물품을 세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등 각 나라의 세관 규정이 달라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며 “해외 안전여행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여행객에게 방문 국가의 통관 규정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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