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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천·구로구에 도시자연공원

    서울에서 공원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남부 지역의 공원 조성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서울시는 양천구 신월동 신정동과 구로구 수궁동 오류동 개봉동 일대에 63만여평(210만 1000㎡)에 달하는 온수도시자연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도시자연공원은 남산공원과 같은 산지형 공원으로 전체면적의 20% 범위내에서 시설지구를 설정해 공원시설을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온수도시자연공원 안에는 신정, 신월, 잣절, 온수, 벽산 등 9만 2000평(30만 3760㎡)규모의 시설지구가 있다. 시는 1998년 기본계획이 확정된 이후 7년여동안 사유지 보상이 끝난 신월, 신정, 잣절 3개 지구에 올해 27억원을 들여 공원을 조성한다. 신월지구는 약수터 주변에 어린이 놀이터와 피크닉 테이블 등을 설치해 가족 나들이 공간으로 조성된다. 신정지구에는 폭포와 야유회장, 숲학교가 설치딘다.‘숲체험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습지체험공간으로 활용될 잣절지구에는 습지생태원과 어린이놀이터, 체력단련장이 조성된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너나 잘하세요” 朴대표, GT·DY의 ‘헐뜯기’에 반격

    “너나 잘하세요” 朴대표, GT·DY의 ‘헐뜯기’에 반격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19일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원과 정동영 상임고문을 겨냥, 작심이라도 한 듯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열린우리당 의장 선거에 출마한 이들이 경쟁적으로 ‘박근혜 때리기’를 시도하자 발끈한 것이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의 당 의장 선거에 콩 놔라, 팥 놔라 간섭할 일이 아니지만 그쪽 후보들이 남의 당 대표까지 끌어들여 본의 아니게 개입하게 됐다.”며 “누가 열린우리당을 망쳤느냐 말하기에 앞서 저렇게 구태한 정치행태가 오히려 당에 대한 국민 기대를 꺾고 당을 망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들이 열린우리당의 내부의 문제를 밖으로 돌리기 위해 제1야당 대표를 공격하고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이를 ‘방어기제의 투사(投射)’라고 표현했다. 박 대표는 이어 김 의원을 겨냥한 듯 “저를 향해 색깔론, 이념적 편향성이 있다며 비난하는데 그러면 그 후보가 당의장이 되면 간첩 출신을 전부 민주화 인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냐, 전교조가 사회주의 이념교육을 노골적으로 해도 용인하겠다는 이야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자신을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식 인물’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정 상임고문에 대해 “노인들은 선거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마키아벨리식 정치가 아닌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정 상임고문은 이날도 “이명박-박근혜-뉴라이트의 수구 트라이앵글이 날로 강해지고 있는데 비단길로 출세해 독재했던 사람이므로 수구 삼각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치열하게 싸우자.”며 박 대표 공격을 이어갔다. 김 의원도 이메일을 통해 “상식 밖의 야유를 하는 한나라당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면서 “인혁당 유족들을 찾아가 사죄하는 게 자식으로서 먼저 할 도리 아닌가?”라고 재공격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구로 ‘깔끔이 봉사단’ 활약

    구로 ‘깔끔이 봉사단’ 활약

    ‘깔끔이 봉사단 덕분에 가장 깨끗한 도시가 됐어요.’ 봉사 활동은 민주주의 의식의 척도이다. 지역과 다른 이들을 위해 활동한다는 것은 주인된 자세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구로구 ‘깔끔이 봉사단’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전형이다. 구로구가 올해를 포함해 3년 연속 ‘깨끗한 서울 가꾸기’ 인센티브 사업에서 최우수 구로 선정된 것도 매일 아침 이들이 흘린 땀 덕분이다. ●구로 깔끔이 봉사단 1만 3000명 활동 구로구 뒤에는 지금도 ‘공단’이라는 말이 붙는다. 그만큼 공해공단 지역이라는 칙칙한 이미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깔끔이 봉사단’이 결성되면서 서울에서 가장 깨끗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깔끔이 봉사단이 발족한 것은 지난 2003년 3월. 현재 구로구의 모든 골목길 1075구간에서 65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와 직장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역과 직장, 학교의 깔끔이를 포함하면 모두 1만 3000여명이나 거리 정화에 스스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일주일에 세번씩 거리 청소에 나선다. 활동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는 주택가 쓰레기 무단투기 감소, 쓰레기 배출시간 준수, 쓰레기 종량봉투 사용 정착 등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늘고 있다. 이들의 자발적인 활동에 주민들도 청결 운동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폐품 모아 경로잔치도 열어 깔끔이 봉사단과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도 생겨나고 있다. 개봉2동 개웅산17길 단장인 임계순(53·여)씨의 별명은 ‘호루라기 골목대장 아줌마’다. 임씨가 혼자 솔선해서 골목 청소를 하던 봉사단 초기만 하더라도 이웃들은 공공근로자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도 하나 둘씩 임씨의 활동에 동참하기 시작, 어느새 10여명으로 늘었다. 임씨가 이들을 인솔하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면서 얻은 호칭이 호루라기 아줌마다. 구로본동 초롱3길 단장 황봉인(50·여)씨는 봉사단을 통해 친목도 돈독히 하고 있다. 황씨도 매일 아침 8시마다 빗자루를 들고 골목길로 나선다.‘사서 고생한다.’는 남편의 핀잔도 있었다. 그러나 2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여러 이웃들이 황씨의 주위로 모였다. 이들은 청소뿐 아니라 찜질방 순례와 야유회를 함께 떠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황씨는 청소하면서 수집한 폐품을 판매, 경로잔치를 베풀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해 구로구가 평가한 ‘깔끔이 왕’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깨끗한 이미지의 구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결성된 깔끔이 봉사단이 도시의 삭막함과 이웃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김옥선 속기록’ 복구된다

    ‘김옥선 속기록’ 복구된다

    1975년 10월8일, 서슬 퍼렇던 유신 체제 하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딕테이터(독재자) 박”이라고 지칭하는 등 소신 발언을 했다가 속기록에서 삭제되고 의원직에서까지 물러나게 된 비운의 정치인 김옥선(71·여) 전 의원이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국회운영위원회 청원심사소위(위원장 문병호 의원)는 최근 김 전 의원이 ‘당시 삭제된 발언을 속기록에 복원해 달라.’며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을 통해 제기한 청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속기록에서 삭제된 발언을 복구키로 한 것은 국회 사상 처음.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한나라당측에서도 찬성 입장을 밝혀 발언 복구는 사실상 시간문제로 보인다. 최근 소위에서 합의됐지만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표결을 미뤘다. 한나라당측 소위 위원 정종복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유신 체제 하에서 그런 소신 발언한 분이 몇이나 되겠나. 당연히 발언 복구에 찬성이다.”고 말했다. 문병호 의원은 “국회 공전으로 운영위 일정이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청원심사소위는 조만간 소위를 다시 열어 이 같은 사항을 의결한 청원심사보고서를 채택, 운영위에 상정키로 했다. 운영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채택되면, 국회의장이 삭제된 발언의 복원·공개를 지시하게 된다. 김 전 의원은 75년 당시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박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판하는 내용의 원고를 8분여간 읽어내려가다 공화당과 유정회 소속 의원들의 야유를 받았고 정회가 선포돼 발언도 마치지 못했다. 주요한 발언들은 정일권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속기록에서 삭제됐다. 이어 법사위가 김 전 의원에 대한 제명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김 전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복원될 발언들은 “외신에서는 한국을 우익독재주의라고 설명하며 박 대통령을 ‘딕테이터 박’으로 부른다.”,“우리는 독재국가 국회의원으로 낙인찍혔다.” “(박 정권이) 전쟁위협을 고조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장(男裝)’ 의원으로도 유명한 김 전 의원은 7·9·12대 의원과 신민당 부총재를 지냈고 1992년엔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다. 이와 관련, 국회 운영위가 일정 기간 지난 비공개·불게재(삭제) 회의록 공표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국회법은 이같은 회의록에 대해 ‘비밀 또는 국가안전보장의 사유가 소멸됐다고 판단됐을 때, 본회의 의결이나 의장 결정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 규정은 없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음악의 첫날밤/ 토머스 켈리 지음

    오페라든, 교향곡이든 음악의 초연 현장엔 흥분이 있기 마련이다. 청중에 대한 사전지식이 삽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연은 새롭고, 연주자들의 본능이 살아 숨쉰다. 물론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의혹과 야유가 가득차 있을 수도 있다. 헨델은 공연장에서 성악가에 맞추느라 ‘메시아’ 악보를 뜯어고쳐야 했고, 베토벤은 프로와 아마추어 연주자가 뒤섞여 급조된 악단을 이끌고 ‘교향곡 9번’을 지휘했다. 장 콕토가 ‘야성적 파토스가 가득하다.’고 찬사를 보냈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초연은 청중들로부터의 엄청난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하버드 음대 교수인 토머스 켈리의 역작 ‘음악의 첫날밤’(김병화 옮김, 황금가지 펴냄)은 고전음악의 걸작들이 맨 처음 사람들 앞에서 공연된 바로 그날 그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최초의 오페라라고 일컬어지는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는 1607년, 최초의 오라토리오이자 할렐루야 합창으로 유명한 헨델의 ‘메시아’는 1740년, 실러의 ‘환희의 송가’에 곡을 붙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1824년,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1913년 각각 초연되었다. 저자는 이 작품들의 초연 당시 오고 간 편지, 당시의 신문기사,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최초 연주 실황의 느낌을 최대한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한다. ‘오르페오’는 당시 만토바 귀족 빈첸초 곤차의 고용인이었던 몬테베르디가 학술 아카데미에서 연주할 음악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탄생시킨 음악이었다. 초연장은 수십명의 아카데미 회원이 전부. 이 아카데미는 남성들만의 모임이었기 때문에, 여성배우를 기용할 수 없었고, 심지어 헤로인 ‘에우리디케’ 역마저 몸집이 작은 사제가 맡아했다. 베토벤은 아마추어가 포함된 급조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교향곡 9번’을 초연했다. 그나마 리허설도 두 번밖에 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도 마지막 악장의 연주가 끝났을 때 청중의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거의 청력을 잃은 상태였던 베토벤은 이마저 듣지 못했다. 헨델은 처음 방문한 더블린에서 알지도 못하는 음악가들을 수소문해 ‘메시아’를 초연했다. 하지만 악보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가수를 위해 곡을 뜯어고쳐가면서 연주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최상류층 인사들이 운집한 가운데 초긴장 상태에서 치른 첫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거창한 흰색 가발을 쓰고, 작고 통통한 손을 흔들며 머리를 흔드는 초상화속 헨델의 모습은 그가 연주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표시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1830년 12월5일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진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초연(그림)은 아우성 천지였다. 자비를 들여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고용한 그는 연주 당일까지도 비올라 현 등을 사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며, 공연장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의자를 달라는 소리, 촛불을 달라는 소리 등 혼란과 아우성이 가득했다. 책은 각 작품에 대한 전문적 연구서도, 작곡가들의 개별적 전기도 아니다. 통시적으로 음악사나 작곡가 인생 전체의 흐름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반면 음악사와 작곡가의 전체 일생에서 한순간을 잘라내, 그 단면에 드러난 큰 흐름의 무늬결과 본질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헨델이 ‘메시아’를 초연하며 통통한 손을 흔들며 신나게 연주하는 모습, 학교 음악실 석고상에서 볼 수 있는 찌푸리고 음울한 표정의 베토벤이 동료들에게 성질을 부리는 순간들은 음악사 단면에 새겨진 무늬결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초연에 감돌고 있는 흥분감과 예술 출산의 고통에 대한 생생한 묘사, 당시 작품이 지녔던 문화적 의미에 대한 분석은 걸작 탄생의 역사적 순간의 현장에 가보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에게 대리만족의 기쁨을 선사한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쉬어가기˙˙˙] FIFA, A매치 국가연주 폐지검토

    국제축구연맹(FIFA)이 A매치 시작 전 양국 국가 연주 폐지를 검토 중이라고.AP통신은 23일 “FIFA가 지난 17일 2006독일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터키-스위스전에서 국가 연주 때 상대 팀 팬들이 집단 야유를 퍼부은 것과 관련, 국가 연주가 관중 난동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해 연주 폐지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
  • [코드로 읽는책] 도덕교과서 없는게 더 도덕적이다

    겉으로 내세운 구호·명분과 그 속사정이 달라 야유와 비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교육이야말로 가장 비(非)도덕적이고 반(反)도덕적”이라는 비판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과학적이고 법칙적인 수학과목에서도 정답보다 풀이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세상인데, 복잡한 인간세상의 문제를 다루겠다는 도덕과목에서만은 희한하게 오직 메말라 비틀어질 것만 같은 답안만 내놨다는 비판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이런 주장을 담은 전남대 김상봉 교수의 ‘도덕교육의 파시즘’(도서출판 길 펴냄)이 눈길을 끄는 것도 ‘관점의 참신함’보다 ‘서술의 적나라함’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를 콕 찍어서 “민방위훈련장에서 가소로운 정신훈화를 늘어놓는 것”에 비유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더 이상 국민들의 정훈장교 노릇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먼저 국민윤리교육과의 탄생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전두환 정권이 1981년 서울대에 설치한 뒤 여기에 도덕 교육에 대한 전권을 줬다. 왜 그랬을까. 답은 ‘도덕’에서 ‘국민윤리’로 과목이름이 바뀐 데서 짐작할 수 있다.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갖추라는 뜻이나 국민윤리 교과서는 ‘이래야만 한다.’는 잔소리로만 채워져 있다. 그 때야 시절이 그랬다손 치더라도 20년이 더 지난 지금 상황이 바뀌었을까. 물론 바뀐 측면도 있다. 각 대학에 있던 국민윤리교육과의 간판은 ‘국민’을 슬쩍 떼내고 윤리교육과가 됐고, 국민윤리 과목은 도덕과목이 됐다. 그러나 내용상으로 변한 것은 없다. 중학교 도덕교과서의 절반은 예절을 가르친다. 그런데 이 예절은 오직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따르라.’는 식으로 채워져 있다. 부당한 요구나 지시를 거부할 수 있다거나, 여러 개의 정당한 요구나 지시 사이에 갈등이나 충돌이 일어날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도덕이 보기에는 쉬워도 실천이 어려운 것은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고등학교 도덕교과서는 한 술 더 떠서 정권에 의해 위로부터 부여된 과제, 즉 새마을운동·정의사회 구현·신한국 건설·제2건국운동을 찬양한다. 공동체 붕괴를 막기 위한, 좋은 운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래로부터 솟아나는, 국가의 의무에 대한 요구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기에 “도덕적 의무라는 이름으로 권력에 순종하도록 한 노예도덕과 파시즘에서 단 한걸음도 진보하지 못했다.”는 저자의 결론은 당연해보인다. 이러니 도덕이 시험 때 답만 맞히면 그뿐인, 실생활에서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과목이 됐다.저자는 학생 스스로 도덕적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성찰적 교육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게 어렵다면? 도덕교과서를 없애버리는게 더 도덕적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1만 8000원.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성렬北대사·탈북단체 충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워싱턴을 방문한 북한 유엔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가 27일(현지시간) 하원 의사당에서 ‘환대’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다. 한 차석대사는 이날 오전 한미연구소(ICAS)가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한반도 평화의 길’이란 주제로 연설한 뒤 커트 웰던, 마크 커크 의원 등 방북 경험이 있는 공화 및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7명과 함께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미 의원들은 한 차석대사와 개별적으로, 또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동북아 정세 등을 소재로 대화를 나눴다. 한 의원은 “북한 노동당과 미 의회가 교류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으며, 이에 한 차석대사는 “북한 관리로서 미국 의회를 방문, 의원들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미국 의원들도 북한을 방문하면 오늘 받은 것처럼 환대해 주겠다.”고 화답했다고 오찬에 참석했던 한국측 인사가 전했다. 특히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소위원장인 짐 리치 의원은 오찬이 끝난 뒤 의원사무실에서 한 차석대사와 1시간 동안 따로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열린 모든 행사와 면담이 국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차석대사와 미 의원들간의 오찬 간담회가 끝난 뒤 웰던 의원이 그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예고된’ 돌출 상황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찬 행사가 열린 2268호 골든 룸 바로 맞은 편의 2172호에서는 탈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원 국제관계위의 북한인권 청문회가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청문회에 참석 중이던 탈북자동지회 회장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국장이 “한반도 평화의 길은 김정일 타도”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 등 인권단체 인사들과 오찬 행사장으로 들어와 잠시 시위를 벌이다 의회 보안관계자의 제지를 받았다. 한 차석 대사가 잠시 싫은 표정을 지은 뒤 룸 한쪽에서 미 의원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김 국장은 한 차석대사에게 다시 다가가 “김정일 타도”라고 말했다. 이 때 한 차석대사는 “이 XX, 너 죽을래.”라고 욕을 했다고 김 국장은 주장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한미연구소의 김일환 부대표는 “한 차석대사가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dawn@seoul.co.kr
  • [세계 첫 규명 2題] “집중력에 도움주는 기억도 존재”

    인간의 기억은 주의집중에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국내 학자에 의해 증명됐다. 연세대 심리학과 김민식(42) 교수는 24일 “인간의 기억이나 인지적 부담이 주의집중에 방해를 준다는 일반적인 견해와 달리, 주의집중에 도움을 주는 기억도 존재한다는 점을 규명했다.”면서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학술지(PNAS)에 실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의 뇌에서 언어, 위치, 색깔 등의 정보가 분리돼서 병렬적으로 처리되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야구경기에서 투수가 관중들의 야유를 받을 경우 알파벳을 외우면 경기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야유라는 방해정보가 언어정보여서 같은 언어정보인 알파벳 외우기로 방해효과를 차단하는 원리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형복 의장 불신임안 또 가결

    서울 관악구의회가 김형복 의장에 대한 불신임을 또다시 의결했다. 구 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지난 19일 오후 의회 대회의실에서 김형복(봉천 제6동) 의원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의장을 새로 뽑을 때까지 이만의(신림 제13동) 부의장이 의회를 이끌게 됐다. 이번 불신임 결의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김형복 의원이 의장직에 복귀한 지 약 2주일여 만에 전격적으로 처리됐다. 이날 불신임 결의에 동참한 A 의원은 “지난 5월 의회가 통과시킨 김 전 의장에 불신임 결의안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이 효력정지 판결을 내린 것은 단지 형식적인 흠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이번 불신임 결의는 형식적으로 완벽을 기해 처리한 것으로 다수 의원들의 뜻이 결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천범룡(신림 제7동) 의원이 발의했다. 사유는 의회 운영과 관련된 직무 유기. 민주당·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12명이 모두 기권한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및 무소속 의원들 14명이 만장일치로 결의안이 채택됐다. 한편 이날 불신임 결의안을 처리하면서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처리 과정에서 김형복 의원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방청석에서 야유를 하고 일부 의원들과 몸싸움과 설전을 벌이는 통에 의사 진행이 중단되기도 했다.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경호권을 발동, 의회 내에 폴리스 라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관악구 의회는 조속한 시일 내에 새 의장을 다시 선출하기로 했다.김효겸(봉천 제7동)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불신임 결의로 다시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김 의원은 “다수의 횡포에 의해 또 다시 물러난 만큼 소송 등 다양한 대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가족애도 덤으로 수확했죠”

    “주말농장 때문에 행복해요.”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사는 주부 김수정(39)씨는 요즘 주말농장에 심은 배추로 김장을 담그는 꿈에 부풀어 있다. 지난 여름에는 상추와 쑥갓도 식탁에 올릴 수 있었다. 주말농장에서 농사를 짓기 전에는 꿈도 못꿨던 즐거움이다. 게다가 올해는 대풍까지 들었다. 가족애는 ‘은평구 주말농장’에서 덤으로 얻은 수확이다. 시어머니는 김씨의 주말농장 단골 동반자다. 때론 온 가족이 나서기도 한다. 그때는 어김없이 밭에서 거둔 상추와 삽겹살이 곁들여진다. 주말농장 야유회다. 김씨의 주말농장은 은평구가 진관외동 삼각산 기슭에 조성한 것. 총 1500여평으로 200여가구에 3∼5평씩 지난 3월 분양됐다. 주민들의 휴식공간 겸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주민들의 정성 때문인지 올해는 배추와 무 등 채소들이 농민들이 재배하는 것 못지않게 잘 자랐다. 김씨는 “이곳에 오면 시골에 온 듯 마음이 푸근해진다.”면서 “주말농장을 통해 가정의 화목을 다진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파키스탄 지진 참사 유영규 특파원 르포] “라마단에 죽어 천국 갈것”

    [파키스탄 지진 참사 유영규 특파원 르포] “라마단에 죽어 천국 갈것”

    |가리하비불라 유영규특파원|12일 오전 11시(현지시각)국내 민간구호단체 굿네이버스 구호팀과 기자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떠나 175㎞ 떨어진 북서국경자치구(NWFP) 인근 가리하비불라로 향했다. 가리하비불라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행정 수도 무자파라바드와 함께 강진의 피해가 매우 큰 곳 가운데 하나. 하지만 워낙 외부와 단절돼 구호의 손길이 못 미치는 곳이다. ●목숨 건 9시간의 175㎞ 산악 여정 NWFP 지역으로 가는 너비 6m의 산악도로에는 소총과 대포를 지닌 무장강도들이 들끓어 평소에도 삼엄한 경비가 없으면 접근이 어렵다. 하물며 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원조물자가 가득 실린 구호차량은 어떻게 보이겠는가. 이미 각국 구호팀이 피습당했다는 얘기가 속속 전해지고 있던 터. 출발 전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측은 구호·취재팀에게 이 지역 접근을 극구 말렸다. 버스 안에는 차가운 긴장이 흘렀다. 창문을 모두 내리고 절대로 바깥을 내다보지 말라는 현지 안내인의 신신당부가 있었다. 산길을 9시간 달려 저녁 8시에 도착한 초겨울의 가리하비불라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밤서리를 피해 몸을 의지할 곳은 허름한 텐트가 전부. 텐트조차 없는 사람들은 덤불 속에 들어가 추위를 피했다. 구호차가 접근하자 순식간에 200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나와 손을 벌렸다. 13일 새벽녘이 되면서 참혹한 잔해가 어스름 여명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려는 사람들도 하나둘 모여들었다. 전교생 250명이 그대로 생매장된 카란벨리 여학교,180여명이 깔려 숨진 고멘트 여고 등 폐허가 된 대부분의 학교들은 맨손으로 흙을 파내며 울부짖는 부모들로 가득 찼다. 희생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었다. 누구는 전체 주민 3만명 중 5000명이 죽고 1만명이 다쳤다고 했고, 어떤 이는 사망 5000명, 부상 5000명이라고 했다. 병원장의 부인 하룬은 “마을 인구가 원래 얼마였는지를 알 수 없어 희생자 집계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여학생 250명 생매장 부모들 울부짖어 마을 인구의 최소 3분의1이 죽거나 다치는 대재앙을 만났지만 그들은 ‘신의 뜻대로’라는 의미의 인사말 ‘인샬라’를 잊지 않았다. 슬픔을 종교가 보듬고 믿음이 어루만져 주는 게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부인과 두 아들, 손자를 모두 잃은 60대 노인 아웨스는 “우리의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는 언제나 알라(신)의 뜻이 숨어 있지만 인간에게는 이를 알 수 있는 능력도, 권리도 없다.”면서 “그저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며 눈물을 훔쳤다. 어느 누구도 드러내 놓고 신을 원망하는 일은 없다. 알 수 없는 신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다. 수천년간 찢어지는 가난도 카스트제도의 불평등도 신의 뜻이라며 견뎌온 이들이다. 두 아이를 잃은 아리포 야샤(35)는 “아이들이 라마단(금식월) 기간에 죽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이들은 성스러운 라마단 기간에 죽을 경우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지 희망일 뿐.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라마단 중 성전(聖戰)에 참가해 죽어야만 천국에 가는 권리를 얻는다. 이슬람력 9월인 라마단 기간 중에 이슬람교도들의 테러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때로는 이슬람 율법이 구속 때론 율법이 속박이 된다. 라마단 기간중 낮에는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실 수 없다. 구호품으로 받은 차파티(밀 전병의 일종)를 아이에게 먹이던 40대 여인은 “알라도 며칠 동안 굶은 우리를 이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까운 친척 외에는 시신을 만져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이웃의 피해를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는 주민들은 알라에게 용서를 구하며 주검을 카베라(공동묘지)로 옮겼다. 마을에 남아 있는 병원이라곤 기독교 계열의 쿤하르 크리스천병원 단 한 곳뿐이지만 많은 주민들은 이곳에 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기독교인은 천하고 더러우며 타락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일하는 시키유(32) 목사는 “기독교 병원을 찾으면 개종을 시키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 병원에서 사람이 죽으면 기독교 계열 병원이어서 그렇다는 야유와 불만도 자주 접한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후원 농협 069-01-272544 예금주:(사)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02)338-1124. whoami@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지성 “약 되겠지”

    ‘성장통(成長痛)인가, 아니면 벤치 멤버 전락인가.’ 잉글랜드 최초의 ‘태극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련이 깊어져만 간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지난달 25일 데브레챈전에 이어 또다시 벤치를 줄곧 지키는 수모를 겪어서다. 박지성은 28일 홈구장인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05∼06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SL벤피카와의 경기에서 교체 멤버로도 출장하지 못한 채 팀이 2-1로 승리하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게다가 이날 박지성 대신 선발 출장한 라이언 긱스(32)는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뛰었다. 전반 39분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뽑았고, 후반 40분 1-1 상황에서는 반 니스텔루이(28)의 결승골 시발점이 된 코너킥을 올리는 등 눈부시게 활약했다. 박지성은 당초 웨인 루니(20)가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해 선발 출장이 확실시됐다. 특히 긱스는 그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20)의 백업 요원으로 꾸준히 기용됐던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씁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언론의 냉담한 평가 속에서도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내주며 박지성의 버팀목이 돼 줬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난 24일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4-3-3 포메이션과 선수 기용 등에서 팬들의 야유와 비난을 받은 뒤, 보인 흔들리는 듯한 모습은 또 다른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퍼거슨 감독은 “블랙번 경기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플레이는 낮게 평가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도 “긱스의 경험이 오늘 밤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루니의 빈자리는 긱스와 박지성으로 채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여 박지성이 ‘유일한 대안’이 아님을 천명한 셈.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무한 경쟁구도를 통해 전력의 극대화와 박지성의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고도의 용병술이라는 평가도 있는 만큼 낙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특히 과거 이력을 볼 때 박지성은 시련이 크면 클수록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더욱 강해지는 스타일. 지난 2000년 일본 J리그 교토퍼플 상가에서도,2003년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서도 초기에는 출전기회 부족, 저조한 성적으로 고전했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영리함으로 적응한 뒤, 결국은 당당히 주전으로 우뚝 서 소속팀을 우승(일본 FA컵, 네덜란드리그 및 FA컵)으로 이끈 바 있다. 다음달 1일 풀햄과 갖는 리그 7차전에서 ‘시원한 한 방’으로 골 갈증을 해소할지 주목된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런 춤바람이라면 OK

    이런 춤바람이라면 OK

    “바람이 났지 뭐예요. 춤바람요. 멋진 바람 아닌가…. 덕분에 부부끼리 붙어다니는 시간이 늘었답니다.” 부부들끼리 즐기는 춤바람은 해도해도 무죄다. 전국 방방곡곡에 부부 댄스스포츠 열기가 가득 차오르고 있다. 실력을 떠나 ‘잉꼬 사랑’을 키울 수 있고, 전신운동이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서다. 열심히 일한 당신, 춤바람 여행을 떠나보시라. 건전한 취미인 동시에 운동이기도 하다. 조금씩 실력이 붙으면서 더 높은 단계에 이르자는 욕심도 붙어 성취욕도 못잖게 생긴다. 이따금 스포츠댄스가 맞지 않느냐는 물음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이름 그대로 댄스 모양을 한 스포츠이다. 요즈음 마라톤 열풍도 대단하지만 신체 특징에 따라 무리가 갈 가능성이 있는 반면, 댄스스포츠의 경우 평생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기를 누린다. 댄스스포츠는 우선 크게 모던 볼룸댄스(Modern Ballroom Dance)와 라틴 댄스(Latin Dance), 두 종류로 나눠진다. 각각 5개 소종목이 있다. 모던에는 왈츠, 비엔나 왈츠, 탱고, 폭스트롯, 퀵스텝이 있다. 라틴에는 룸바, 차차차, 자이브, 삼바, 파소도블레이가 각각 있다. ●알콩달콩, 깨가 쏟아져요 가을을 재촉하는 여우비가 흩뿌린 21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가오리길 82’ 강북구민회관 지하1층 생활체육실에서는 춤바람 난 부부들 여남은 쌍이 손에 손을 맞잡고 춤에 빠져들고 있었다. 더러 뒤늦게 찾아온 부부들은 들어서자마자 “여보, 우리도 어서 옷 갈아입어야지.”라며 활짝 웃었다. 춤바람 난 부부 동아리의 이름은 ‘위드 댄서클’(With Dance Circle). 드러내놓고 함께, 그것도 부부가 춤을 즐기자는 뜻이 담겼다. 모두 15개 팀,30명으로 이뤄진 모임에는 도봉구 전 생활복지국장과 강북구 행정관리국장 등 전·현직 공무원도 끼어 있다. 체면치레에 점잖빼기(?) 좋아하는 공무원 부부도 춤바람에서 빠지지 않는 셈이다. 아무래도 일반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많지만 교사, 장학사로 일하는 회원도 보인다. “서로 나이를 묻지 않아요. 집안을 오가며 친해지면 다르지만…. 뭐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사는가가 문제죠. 춤 추는 것에 대해 숨기곤 하던 옛날 사고방식도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에게는 오늘 모습이 중요하지….” 2002년 첫 발을 떼 이제 3년 남짓한 동아리에는 막내 30대 부부부터 60대의 황금기 부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다음달 29일 서울시민예술축제 무대에 오르기 위해 비지땀을 쏟고 있다. 수·목요일 정례 연습에는 보통 오후 6시쯤 모여 3∼4시간씩 땀을 뺀다. 앞서 같은 달 20일에는 서울시내 부부 댄스스포츠팀을 총망라하는 연합 파티도 준비 중이다. “강북지역에서는 우리 따라올 팀이 거의 없을걸요, 아마. 호호호….” 지난 5월29일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강북구청장배 우승 등 성적이 빼어나단다. 아이디 ‘백합’이라는 한 중년여성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이같이 귀띔했다. 대회만 나갔다 하면 입상 이상의 성적을 낸다고 덧붙였다. 나이를 묻지 말라는 춤바람꾼들 말대로 이곳에서는 별명으로 통한다. 부부 회원들에게 쌍쌍이 서로 걸맞은 별명을 갖고 있다. 짝끼리 이름이 딱 맞아떨어지는 별명에 놀랄 만하다. ‘햇살’과 ‘노을’ ‘로미’와 ‘줄리’ ‘나무꾼’과 ‘선녀’ ‘담쟁이’와 ‘넝쿨’ 등등….‘백합’ 또한 남편의 아이디는 ‘청솔’이다. ●“사랑은 전염 빨라요” 요즘 잘나간다는 남성 3인조 SG워너비의 ‘살다가’와 왁스의 ‘욕하지마요’ 등 가요에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 록그룹 퀸의 명곡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 등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노래들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음악에 맞춰 서로 부둥켜안은 부부들은 서로 손을 들어올려 몸을 돌리고, 마룻바닥을 미끄러지듯 파트너 몸 사이로 멋지게 빠져나가고는 했다.40평 남짓한 연습실은 나비 넥타이에 검은 바지차림을 한 남성과 분홍 원피스 등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춤바람꾼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금방 물들었다. 바로 옆에서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춤바람에 덩달아 신바람이 난듯 매트를 뒹굴고 다녔다. 자이브에 심혈을 기울이던 ‘백합’은 “4분의4 박자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진다.”면서 “오늘 낮 부부싸움으로 서로 얼굴을 붉혔다가도 오늘 밤에는 흠뻑 빠져들기 때문에 숨겨진 ‘금실비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음악의 빠르기와 비트에 따라 동작이 다르고, 다른 댄스와 달리 운동반경이 넓어 살을 빼는 데에도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한 회원은 “한시간에 600∼700㎉의 열량이 소모된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여성 지도강사인 ‘아프로디테’는 “이 때만큼은 부부로 생각하지 말고 파트너로 여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댄스이기 때문에 서로 예의가 중요하며, 따라서 존중해줘야 한단다. 집안 일로 연장돼 “그것도 못하냐.”“당신 동작이 잘못”이라는 등의 핀잔을 주기라도 하면 전체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어서다. 처음 동호회에 나오면 짐짓 동료끼리 데면데면해지기 마련이어서 신입생 환영회와 같은 모임을 만들어 분위기를 이끈다고 뽐냈다. 대회나 발표회 때는 서로 무대용 화장을 해주고 반짝이를 붙여주는 등 오붓하기 그지없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댄스스포츠 구두를 신을 때 끈을 매주고 하면서 사랑은 절로 커진다. ‘아프로디테’의 발길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초급반 격인 ‘쉘 위 댄스’(Shall We Dance) 동호회가 연습 중이라고 했다. 동명의 영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모두 22개 팀,44명이 회원이다. 위드댄서클과 달리 옷차림이 평상복 그대로인 게 사뭇 흥미로웠다. 남편 ‘소주’와 함께 나들이한 ‘맥주’는 “댄스스포츠를 하게 되면서 부부사랑이 쏟아진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들 역시 회원들 별명이 ‘견우’와 ‘직녀’나 ‘청실’과 ‘홍실’ ‘일편’과 ‘단심’ 등으로 짝을 맞춰 지어 부르고 있다. 각각 64세와 62세로 최고 연장자라는 회원의 별명은 공교롭게도 ‘소년’과 ‘소녀’여서 웃음을 자아낸다. ‘홍실’은 “지난 6월25일 경기도 청평에서 야유회를 가졌는데 가족 등 32명이나 모였다.”며 “길바닥에서 춤을 추니 여행객들이 박수를 보내 흐뭇해한 적 있다.”고 귀띔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해 새벽 2시까지 춤을 춰 서로 놀랐다는 말도 곁들였다. “단체로 데이트를 하니 20대 연애하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셈이어서 세상 살아가는 재미가 새록새록 솟아요. 밥도 술도 안먹고 춤만 추고 왔지 뭐예요.” 최근 도봉구 생활복지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정년퇴임한 강석태(60) 도봉문화센터 관장은 “시작한 지 1년 조금 지났는데 차차차와 자이브 2개 종목을 뗐다.”면서 “3년은 돼야 어디에 내놓을 실력이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춤도 춤이지만 이를 매개로 회원끼리 집안 대소사를 챙겨주는 등 이웃사랑도 커진다고 한다. 연습 때면 각자 집안에서 새로 담근 김치 등 먹을거리를 사들고 와 나눠 먹는다. 덕분에 언젠가는 구경하기도 힘들다는 산삼을 ‘공짜’로 먹기도 했다며 또 웃었다. 이날 역시 연습 중간중간에 추석 때의 제사음식과 식혜 등으로 간단한 파티를 열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부부 댄스스포츠 동아리에서는 춤으로 가정의 어려움을 극복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들 가운데 ‘바람소리’는 아내에게 역경을 이긴 과정을 글로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바람소리’는 6년 전 안방살림을 하는 아내의 병환과 가정 경제의 어려움으로 힘든 날들을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춤’을 통해 꿋꿋이 이겨냈다고 한다. 언제든 불행을 맞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우리들 모두에게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다. 부부가 함께하는 생활체육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 춥던 6년 전당신에게 병이 찾아왔을 때나는 매일 운동장을 달리며 기도했다오.…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숨이 턱에 차서더 이상 뛸 수 없을 때에도끊임없이 기도 드리는 그 한마디는…아내를 불쌍히 여기소서.당신의 건강은 회복되어 갔지만우리 가정은 또 다른 한파에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습니까?세상이 다 싫어질 그 위기에우리는 함께 춤을 추었지요.우리의 눈물이 마르고한숨을 희망으로 바뀌도록우리는 함께 맴을 돌았지요.모든 어려움도춤과 함께 날아가고춤처럼 기쁘고 건강한 날이 돌아왔지요.이번 아내의 날에는우리 함께 왈츠를 춥시다.앞으로도항상 맑고 밝고 고운 가정이 되도록 비는 마음으로우리 함께 왈츠를 춥시다.그날 나는 당신에게이런 말을 전해 주리다.내 오른쪽에 있는 당신내 왼쪽에도 있는 당신당신은 나의 평화입니다.
  • “나는… 당신의 사진을 보며 방귀도 뀌고 비웃고 하품도 하지”

    미군에게 생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옥중 자작시 ‘부시에게’가 번역돼 ‘한국평화문학’ 제2집 ‘평화, 폭력 그리고 문학’에 실렸다. 수감중인 사담 후세인이 옥중에서 쓰고 취재기자가 옮겨 적어 올해 초 미국 인터넷 매체(www.unknownnews.net)에 올린 것을 한국외대 임병필 교수가 번역, 소개했다. 시는 “그들은 나를 구덩이 속에서 발견했다고 했다…/부시, 당신은 거짓말쟁이/엿이나 먹어라”라며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조롱을 담아 생포 당시의 상황이 조작됐음을 밝히면서 시작한다. 이어 “나는 에어컨이 있는 독방에 앉아서/당신의 사진을 보며/방귀도 뀌고/비웃고/하품을 하지”라며 야유한다. 그는 “백악관과 의회가/바보같은 당신에게/대량 살상 무기에 관한/거짓말을 하도록 허용했지”라며 미국의 부도덕성과 부시의 우둔을 공격한 뒤 “이제 당신과 동맹국들이/내 나라를 점령하고는/당신 때문에/이라크인들이 자유가 되었다고/주장하지”라며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책에는 아도니스를 비롯해 아랍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인들의 마음과 반전평화 의지 등을 담아 쓴 11편의 시가 실려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본프레레 “자진사퇴 않을 것”

    본프레레 “자진사퇴 않을 것”

    “지금으로선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다.” 21일 K-리그 올스타전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최근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조 본프레레(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당초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통역만을 대동한 채 일반 관중석에서 끝까지 경기를 관전했다. 지난 17일 사우디전 참패 이후 숙소에서 두문불출, 전날 전야제에 초청을 받고도 불참한 것에 견줘 대조적인 모습. 경기 직전 내빈 소개 때 관중들의 야유를 듣기도 한 본프레레 감독은 인터뷰에서 “(해외파와 국내파의) 단 이틀간의 연습으로 좋은 경기를 펼칠 감독은 아무도 없다.”고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그러나 1년 2개월 동안 나를 향해 쏘아올린 팬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지적당한 부분들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해 향후 자신의 언행과 대표팀 운영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언론과의 관계를 비롯, 자신의 본심과는 다르게 내비치고 얽혀졌던 부분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는 뜻. 그러나 퇴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답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그동안 나는 베스트멤버를 솎아내기 위한 선수 선발에 치중해 왔고, 이 선수들은 분명히 독일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서 “따라서 현재로서는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해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사우디전 이후 숙소를 떠나지 않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면서 “기술위원회를 비롯, 대한축구협회로부터 (퇴진에 관련한) 어떤 내용에 대해서도 전달받거나 상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재신임될 경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기술위원들과의 접촉을 더 원활히 하고, 선수들과 더 많은 훈련을 하기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盧대통령·정치부장단 간담 주제별 내용

    盧대통령·정치부장단 간담 주제별 내용

    1.연정문제18일 노무현 대통령과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의 간담회에서는 노 대통령이 제안했던 연정이 주된 화제로 올랐다. 노 대통령은 위기감에서 연정을 제안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뒤 연정이 거부당하는 현 상황을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대연정이 꼭 될 것이라고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정치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한번 해결해 보자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학계·언론·야당이 제안에 귀담아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거부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별로 득볼 것 없다고 해서 거부한 것 아니겠나.”라면서 “연구해서 옳지 않으면 당당한 논리를 가지고 거부해 달라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대연정이 만일에 이뤄진다면 우리 정치에 여러가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상황에 잘하면 기회가 되는 것이고 못하면 위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연정제안에 정치적 노림수가 숨어 있다는 의구심에 대해 “노림수라 할지라도 한나라당이 저보다 한 수 위에 있고, 마음을 딱 비우고 큰 선택을 하면 노림수가 무슨 소용 있느냐.”고 반문하고 결코 노림수가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야당과 물밑협상에 대해 “물밑대화란 말 한마디에 그 날로 비난성명을 내버리면 저만 아주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이상하게 돼버리니까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정치지도력이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연정 제안에 대한 나름대로의 거시적 배경까지 설명한 뒤 “슈뢰더와 고이즈미 총리의 경우 정책 하나에 정권의 운명을 걸고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정제안에 국민들이 관심을 안 갖는 것은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야유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지도력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내각제 개헌 등의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 “아직 유보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2. 과거사·도청 노무현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형사소급 문제가 특별한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데 대해 “구체적인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은 한 건도 없다.”고 부인했다. 연설문에 ‘시효는 완성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역사의 정리가 필요한 사실에 대한 수사의 근거, 수사 조사의 근거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는 내용을 썼다가 양이 많아 싣지 못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국민의 정부 때 국정원의 불법도청에 대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측을 애써 배려하려는 듯한 인상을 줬다. 노 대통령은 “정권의 도청과 국정원 일부 조직의 도청은 구분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는 “개혁의 우선순위에 국정원 개혁을 높게 두지 않았다.”면서 “차분하게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3. 언론관계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과 만났다. 편집국장과 경제부장단과 간담회를 가진 적은 있지만 정치부장단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진 것은 취임후 처음이다. 간담회는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어 오찬을 겸한 간담회가 1시간 20여분동안 계속됐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언론과의 관계를 ‘창조적 경쟁과 협력의 관계’로 규정했다. 아직 그 수준까지 와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렇게 앞으로 가 보자는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연말에 ‘건강한 긴장관계’에서 ‘건강한 협력관계’로 전환을 선언했다가, 지난달 7일 편집국장단 간담회에서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설정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과의 관계는 과거와는 좀 달라지고, 포괄적으로 얘기하면 좀 정상화된다.”면서 “그런 과정으로 오늘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언론과의 관계정상화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깨어서 지키기는 하되 뭔가 새로운 대안, 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대안있는 비판을 강하게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금까지는 사실이 아닌 보도에만 (정부가)대응을 해왔다.”고 전제,“앞으로는 대안이 아닌 (비판)기사에 대해서도 논쟁을 하도록 공무원들의 자신감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그 연장선상에서 “비판도 책임있게, 정책도 책임있게 하는 게 바로 (언론과 정부의)경쟁적 협력 관계”라고 거듭 강조했다. 4. 남북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4차 6자회담의 핵심쟁점이었던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전략의 문제이고 굉장히 유동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것은 적어도 어느 나라나 갖고 있는 당연한 권리”라면서 “미국이라 할지라도 당분간의 얘기이지, 궁극적으로 영원히 갖지 말라는 주장은 아닐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론적으로는 평화적 핵 이용은 모든 국가의 권리라고 규정해 눈길을 끌었다.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했던 북한 대표단이 현충원을 방문한 것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포석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냥 뭐 좋게만, 좋은 방향으로만 받아들이고 싶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독일월드컵예선] 본프레레 감독 일문일답

    다시 경질론의 도마에 오르게 된 본프레레 감독이 여전히 월드컵 16강의 희망을 밝혔다. 본프레레 감독은 17일 사우디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또다시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어 “독일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선수들과 많은 시간동안 훈련을 해 완벽한 팀플레이를 하게 되면 더 향상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부진의 이유는. -동아시아대회에서도 중국전에서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향상됐다. 현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선수들끼리 이해하고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많이 뛰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시차 등 문제를 노출한 해외파를 무리하게 출장시킨 것은 아닌가. -국내파와 해외파를 혼합했을 때 어떤 것이 최적의 조합인지 지켜봤다. 하지만 해외파 선수들이 기존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했고, 일부 국내파 선수들도 너무 지쳐 있어 해외파 선수들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팬들이 본프레레 감독에게 야유하는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은 우리가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잊은 것 아닌가. 오늘 경기가 나쁜 편은 아니었다. 우리는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5∼6차례 맞이했지만 성공시키지 못했고, 사우디는 적은 찬스로 한 골을 넣어 승부가 됐다. 한편 사우디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은 “한국은 월드컵 4강에 오른 강팀이지만 지난 3월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다.”면서 “한국팀 약점에 대해서는 별로 할말이 없고 한국보다 우리가 좀 더 잘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열린세상] 상업주의에서 살아남기/이경자 소설가

    새로운 휴대전화가 나왔다. 날씬한 여성의 엉덩이가 보이도록 파인 야회복에서 휴대전화가 꺼내진다. 잘생긴 남자배우는 조개 같은 의자에서 튀어나온다. 그의 분장과 머리모양과 색안경과 표정은 ‘죽인다’. 그걸 보는 순간 휴대전화가 너무나 사고 싶다. 당장 사야 한다고 결심한다. 아주 성공한 광고다. 광고는 이런 것이다. 지구적인 문제를 일으킬 산업쓰레기에 대해서, 소비중독증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물론 책임도 지지 않는다. 신제품이 히트를 쳐서 이익만 많이 내면 된다. 광고는 기업의 근원적인 속성과 욕구의 첨병일 뿐이다. 그 첨병이 나는 무섭다. 광고가 상업주의의 꽃이라고 했던가? 그 꽃을 보고 있자면 나 같은 촌년은 불안하고 불길해서 돌아버릴 것 같다. 병이나 건강과 관련된 광고는 내가 환자가 아닐까 의심하게 되고 환자가 될까봐 불안하게 한다. 광고가 말하는 보조식품이며 약을 먹어야 할 것 같다. 다이어트에 관한 건 더 무섭다. 살이 찌는 건 죄악이다. 오동통한 여성을 복스럽다고 칭찬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복스러움이 치욕이 되었다. 깨끗한 것에 대한 강박증을 만드는 모든 비누종류의 광고는 마침내 너무 씻어서 생기는 피부병을 만들었고 향수의 생활화는 사람냄새를 역겨움으로 바꿔서 알게 모르게 사람에 대한 혐오감을 키운다. 은근히 병원을 선전하는 의학기사. 임상적으로 검증이 안 된 약품에 대한 광고. 그런 것은 어쩌면 간접살인에 가까울지 모른다. 광고에 중독된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광고는 주기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상품 이름은 바뀐다. 조명과 의상과 화장술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거의 신기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어디가 허약하고 허술한지, 그 허약하고 허술한 데를 공략한다. 나는 소비충동을 실현할 때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소비욕구 해소는 거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지경이다. 내 머리카락은 머리영양제 없이는 윤기를 찾지 못하고 내 몸은 다이어트기구에 의존한다. 위장은 소화제 없이는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하고 늙음도 발달한 성형의술이 차단시켰다. 폐경도 늦추는 약이 있다. 여성의 폐경은 출산에 대한 몸의 고단함으로부터 마침내 휴식하게 하는 자연의 섭리일 것이다. 그러나 작은 우주라는 몸의 자연스러운 이치도 성적 욕망에 경멸된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팽팽한 근육과 날씬한 몸매와 성욕을 느끼게 하는 모든 것들로 규정되었다. 세상의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아름답다고 말하면 미개인이다.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지 않던 야만시대나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냐고 야유를 받을 것이다. 결국 나는 나의 주인이 아니다. 나는 낱낱으로 분리되었다. 나처럼 분리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분리된 조각들을 가지고 장사하는 데가 나의 주인이다. 나는 생각도 할 수 없고 반항도 할 수 없고 개성도 가질 수 없다. 개성은 잡다한 유행에 맡겨진 지 오래다. 몸이 유기적 생명체여서 머리카락이 대장이나 폐를 말하고 눈이 간, 심장은 혀를 통해 상태를 표현한다는 건 무시된다. 나는 나의 주인이 아니다. 나는 분리되었고 해체되었다. 나를 이어주는 것은 상업주의의 구조다. 화가 임옥상이 칼럼을 썼다.“문화란 무엇인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업신여기는 것이 세계화이고 국제화인가. 문화는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문화다. 나를 내보이는 것, 즉 세계 속에 자신의 행동양식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나의 존재를 알리면서 상대의 존재를 알리고 서로 존중하며 공존하는 방식을 찾고 배우는 것이 문화다. 상대를 부정하거나 나를 부정하는 것은 문화가 아니라 정신질환이다. 콤플렉스다.” 문화는 사람과 사회와 민족의 정신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정신을 잃으면 나를 잃는 것이다. 나는 내 몸 바깥에 있지 않다. 일부 상업 광고는 그런 나를 나 바깥에서 찾으라고 끝없이 충동질한다. 우리가 내 얼굴, 내 몸매, 내 마음을 하찮게 생각한 뒤에 정작 무엇이 될 것인가, 의심할 수 있다면, 아직은 희망이 있다. 그래도, 정신질환까지는 아닐 것이다. 이경자 소설가
  • [씨줄날줄] 엄지경제/육철수 논설위원

    생활의 급변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별 희한한 부류들이 넘쳐난다.‘엄지족(族)’도 그 중 하나다.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문자메시지 시대가 열렸는데, 왼손과 오른손 엄지를 사용해 글자판을 능란하게 누르는 사람들이 엄지족이다. 일본에서는 ‘오야유비족’으로 통하고 중국에서는 ‘무즈(拇指)족’으로 불린다. 요즘 엄지족은 젊은이에 그치지 않는다.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자메시지에 심취했다가 경위들로부터 주의를 받는 국회의원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문자메시지가 이렇듯 필수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그 활용 또한 무시 못하게 됐다. 우선 생각나는 게, 좀 거창할지 모르나 민주사회의 보루라는 점이다. 군사쿠데타를 감히 꿈꾸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문자메시지 때문이라는 주장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모의자 가운데 누가 보안을 누설할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광화문에 군중 수만명 동원하는 일도 식은 죽 먹기다. 수험생들이 부정행위에 이용했다가 난리를 쳤던 일도 어디 한두번인가. 필리핀에서는 문자메시지가 정권의 운명을 갈랐다. 에스트라다 대통령 축출 때 선봉의 시위대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뒤쪽 군중에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해 목적을 이루었다. 톈안먼(天安門)사태로 실각했던 중국 자오쯔양(趙紫陽)이 올해초 사망했을 때도 그 사실이 외부에 처음 알려진 건 자오의 딸이 친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였다. 사업자 쪽에서 보면 이 분야는 ‘돈 보따리’다. 특히 최근 휴대전화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 중인 중국에서는 문자메시지 등 부가서비스 시장이 5조원에 이르렀다는 소식이다. 언론·통신의 통제가 심한 사회이다 보니 새 통신수단인 문자메시지는 중국인들을 살판나게 만드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는 ‘엄지혁명’이란 말에 이어 최근엔 ‘무즈경제(엄지경제)’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엄지손가락 하나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KTF의 경우 서비스 7년만에 문자메시지 발신량이 음성전화를 앞질렀다. 손가락을 잠시도 놀리지 않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는데, 머리좋은 사람들이 다른 네 손가락 중 또 어느 손가락을 돈벌이에 동원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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