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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세대 내부고발자 3인

    1세대 내부고발자 3인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한 지 37일이 지났다. 사람들은 그가 받았다는 120억원이나 부인과의 불화를 거론하며 진정성을 폄훼하기도 한다.‘1세대 내부고발자’인 이문옥 전 감사관, 현준희 전 주사, 이지문 전 중위를 만났다. 내부고발에 따른 심적 고통과 부패 없는 세상을 위한 대책 등을 들어봤다 ■‘제1호 내부고발자’이문옥씨 지난달 12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3차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다. 빼곡히 들어찬 취재진 사이로 김 변호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문옥(68) 전 감사관은 발길을 돌린다.“(사제단이)만나게 해준다더니, 연결이 잘 안 된 모양이네.” 그는 김 변호사에게 꼭 하고싶은 말이 있었다.“고맙다고. 어느 정권이 들어와도 못 바꿀 삼성을 건드렸잖나. 정부나 기관이 연막작전을 펴느라 이혼 같은 개인사를 들먹이지만, 그런 것에 마음 상하지 말고 힘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말은 17년 전 자신에게 다짐한 것이기도 했다.1990년 5월 대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보유실태를 조사하다 감사 중단 압력을 받은 그는 “삼성 로비로 감사가 중단됐다.”며 양심선언을 한다. 파면에 구속이 이어졌고 6년의 법정싸움 끝에 공무상 비밀누설죄의 누명을 벗었다. 복직 후 감사교육원 교수로 있다 1999년 정년퇴직했다. 사실상 ‘제1호 내부고발자’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인데, 삼성의 로비력은 변하지 않았다고 이 전 감사관은 말한다. 그는 “층층이 쌓인 떡에 고물 뿌리듯 아래부터 위까지 철저히 관리한다. 이렇게 하는 곳은 삼성밖에 없다. 내 경험으로 봤을 때, 지금 김 변호사는 목숨 걸고 내부고발한 거다.” 그는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 등과 함께 ‘부패청산국민연대(가칭)’ 출범을 준비 중이다. 내부고발에 대해 일회성 문제제기가 아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다.“부패도 부익부 빈익빈이다. 부패를 저지르면 특권층에게만 이익이 가고 손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내 평생의 업”이라고 했다. ■‘끝나지 않은 11년 고통’ 현준희씨 지난달 29일 현준희(54) 전 감사원 주사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계동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이 집에서 삽살개 두 마리를 벗삼아 놀고 있던 그는 평온해보였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눈지 얼마 되지 않아 잔잔하던 그의 눈빛은 흔들리기 시작했다.“이렇게 일하면서도 계속 일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다. 빈 라덴처럼 비행기로 대법원 건물을 들이받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1996년 4월 그는 효산그룹이 경기 남양주 서울리조트 스키장 근처에 콘도를 지으려는 과정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 사단을 이용해 건교부 등 주무기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제보를 받는다. 건교부에서도 잘못을 시인, 감사가 끝난 상황에서 그 내용은 국장 지시에 의해 묻혀버린다. 이후 효산그룹 비리가 언론에 보도되자 감사원은 관련 서류를 찢어버리라는 지시를 한다. 하지만 그해 6월 그는 그 서류를 갖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양심선언을 한다. 기자회견 직후 그는 파면되고 감사원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해 구속에 이르게 된다. 그때부터 11년에 이르는 지난한 법정싸움이 시작된다.1996년 1심,2000년 2심에서 승소한 그는 2002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승소해 재판은 지난해부터 대법원에 두 번째로 계류돼 있다.1·2심에서 이긴 사건이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그 사건이 고등법원에서 다시 승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이제는 감사원보다 대법원이 더 밉다.”는 그는 “내부고발자들을 보상하는 것보다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를 처벌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고발자 보호운동 앞장’ 이지문씨 1992년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양심선언 이후, 이지문(39) 전 중위는 현재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에서 내부고발자 보호운동에 앞장서고 있다.1992년 3월 고려대를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갓 부임한 육군9사단에서 군 부재자투표 부정을 고발한다. 무단이탈죄로 바로 구속돼 그해 5월 이등병으로 불명예 제대했고,3년간의 재판 끝에 1995년 승소해 중위로 전역할 수 있었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내부고발에 부정적인 한국 사회의 문화를 바꿔가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만난 그는 “1세대 내부고발이 정치권력에,2세대 내부고발이 공공분야에 치우쳤다면 3세대 내부고발은 일상적인 문제가 대상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렇게 내부고발이 활성화되려면 이로 인한 부패척결이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 사회는 이 내부고발자들에게 진 ‘빚’이 많다. 이문옥 전 감사관, 현준희 전 주사, 이지문 전 중위 같은 1세대 내부고발자들은 공익을 위해 ‘사회적 자살’을 감수해야 했다.2세대 내부고발자들도 보호받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2000년 7월 인천국제공항 건설 과정에서 부실한 내장재 사용과 부적절한 설계변경을 감리단이 묵인했다고 양심선언한 정태원(45) 전 감리원은 업으로 삼았던 건설업계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다. 이 전 중위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설문조사를 해보면 시민들은 내부고발로 인한 보복이나 불이익을 가장 두려워한다. 언론에서 내부고발이 우리 모두의 이익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선택 2007 D-15] 昌은 ‘충청 포옹’

    대통령 선거일을 보름 남짓 앞둔 3일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를 끌어안았다. 이번 대선에서 ‘심대평 카드’는 충청권 지지층을 공고하게 하고, 보수의 적자(嫡字)임을 유권자에게 설득하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충청과 영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원조보수를 이념적 기반으로 삼는 이 후보에게 심 후보와의 단일화는 호재 중의 호재인 셈이다. ●내년 총선 이후도 연대 밝혀 이 후보는 내친김에 이날 회견에서 “대선 후에도 우리는 뜻을 같이하면서 정치의 장을 열려고 한다.”며 내년 4월 총선 이후에도 심 후보와 연대해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한편으로 “이명박 후보가 저희가 말한 ‘정권교체다운 정권교체를 위한 보수연합’을 원하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라며 보수후보 단일화 논의에 여지를 남겼다. 심 후보도 ‘이명박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제대로 된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판단은 국민의 몫이고, 국중당은 깨끗한 보수로의 교체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단 ‘깨끗한 보수’를 내세우며 이명박 후보와 차별화를 꾀했지만, 검찰의 BBK 수사결과와 지지율 추이, 범여권 단일화 등 남은 변수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두 후보는 보수연합 구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인상도 풍겼다. 심 후보는 이날 ‘이회창-심대평-박근혜-고건 4자연대’를 다시 제안했다. 그는 “국정경험을 가진 사람과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모여야 정치가 바뀔 수 있다.”면서 “그 역할을 자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朴 전 대표 볼모 풀어야” 이회창 후보는 더 노골적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대구가 사랑하는 박 전 대표가 볼모가 돼있다. 제대로 된 결단을 해서 볼모를 풀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무엇 때문에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애국 시민 여러분이 공허하겠느냐.”라며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명박 후보를 은근히 깎아 내렸다. 이 후보측의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이 후보가 지난주에 말한 ‘경천동지할 일’이 이번 단일화를 말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것이 그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앞으로도 있을 수 있으니 지켜봐 달라.”며 민주당을 탈당한 조순형 의원까지 염두에 둔 광범위한 보수연합 구축 움직임이 진행중임을 암시했다. 홍희경·대구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황영기씨등 10여명 출국금지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3일 삼성증권에 대한 나흘째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삼성그룹이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관리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압수한 특정 임원들의 전산망 로그인 기록을 분석,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흐름이 있었는지를 캐고 김용철 변호사 외에 추가로 2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최초 제보자인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개설된 ‘차명 의심 계좌’에 대해서도 계좌추적을 확대하고 있다.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 등 10여명에게도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로써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출금자 수는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25명 안팎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아울러 이례적으로 나흘씩 계속한 삼성증권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마무리했다. 김 차장검사는 “압수 대상물을 목표했던 만큼 충분히 확보했다.”면서 “앞으로 계좌추적용 영장 청구와 자금 추적에 치중하겠다.”고 말해 압수수색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거래내역보다 특정 임직원의 컴퓨터 로그인 접속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에서 삼성증권으로 보낸 내부자료에서 드러난 삼성 전·현직 사장 명의의 차명계좌는 수백개에 차명계좌 1개당 최소 10억원 이상, 계좌당 평균 15억원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1조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김용철 변호사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으며, 김 변호사는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삼성증권 압수수색에서 1500∼1600개의 차명계좌가 발견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들 계좌는 차명(借名) 계좌가 아니라 도명(盜名) 계좌”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처럼)삼성과 관계가 안 좋은 사람한테도 50억원을 넣어 뒀는데 (은닉 비자금을)다 합치면 수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증권이 지난 99년 삼성SDS의 편법증여과정에도 개입했다.”면서 “이미 여러 차례 검찰에 고발했지만 무혐의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이 SK증권으로부터 인수한 신주인수권을 단 한 푼의 수수료도 받지 않고 삼성 일가와 핵심 간부에게 넘겼다는 주장이며, 삼성 측은 시민단체의 재고발로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이라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상도 유지혜기자 sdoh@seoul.co.kr
  • [대선후보 동행 25시] (5) 세상 바꾸려는 권영길

    [대선후보 동행 25시] (5) 세상 바꾸려는 권영길

    “비 오는 날, 흐린 날도 햇살처럼 웃기 위해 기호3번 권영길 세상을 바꾸자….” 회식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노래 ‘곤드레만드레’가 울려퍼지는 서울 명동거리. 지난 1일, 유난히 칼바람이 몰아치는 명동 유세현장에 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목소리가 상기됐다. 대선가도에 뛰어든 지 세번째다. 이제 담담할 법도 한데 떨리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한다. 도대체가 바뀐 것 하나 없는 세상 때문이란다. 권 후보는 “서민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비정규직, 삼성 비자금 문제로 고통받는데 그 고통을 안겨준 부정부패 후보들이 선거전에 나설 자격이나 있느냐.”며 손을 치켜올린다. ●“서민지갑에 211만원 채워주겠다” 서민 지갑에 211만원을 채워주겠다는 다짐이 이어진다.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대형 의제들과 싸우느라 정작 서민경제의 지킴이를 자처해 온 권 후보의 정책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는 자성이기도 하다. 매달 100만원씩 서민 가정의 소득을 올리고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 사회복지를 통해 서민 지갑에서 111만원씩 절약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서민 경제의 친구, 권 후보의 첫번째 약속이다. ●성소수자 위한 ‘동반자 등록법´ 공약 성 소수자들과의 만남이 예정된 장소로 옮길 때 기자는 대선 삼수생의 소회를 물었다. 권 후보는 “많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무슨 소릴까,3%대 안팎의 지지율을 받는 후보가. 전국을 다니면서 절대적 지지층이 열성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한다. 권 후보는 “지난 2002년 배타적 지지를 결심하는 데 그쳤던 민주노총이 이번에는 아예 상황실을 만들어 권영길 승리를 지원하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이른바 ‘8010’(80만 조합원이 10명씩 조직하기)운동이라고 소개한다. 전농과 전빈련도 2002년에는 배타적 지지조차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조직별로 지지를 결의하는 등 기층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낮은 지지율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분당(分黨)’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골 깊어진 내홍은 또 무엇이라 변명할 것인가. 권 후보는 “언론이 지지율의 신화에만 빠져서 그렇지.”라며 오히려 여유를 보인다. 동성 커플과 비혼 이성 동거인, 장애인 여성…. 흔히 성 소수자로 일컬어지는 이들이다. 권 후보는 이번에 ‘동반자 등록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독일의 파트너 등록법이나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법(PACS)처럼 동성이나 이성 동거커플에게 동반자 관계를 인정하는 법안이다.‘배우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할 수도 없고, 조세혜택은 물론 재산상속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권 후보는 딸 이야기를 꺼냈다. 노동운동 지도자로 수배받던 시절, 자신은 명동성당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어 결혼식에도 못 가본 첫딸 이야기였다. 권 후보는 딸이 동성동본의 상대와 결혼하자 집안에서 의절을 하겠다던 아픈 기억을 털어놨다. 권 후보는 “정서적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안다. 민노당이 이분들을 껴안고 가지 못한다면 진보 정당이라는 이름을 떼야 한다.”며 어렵지만 끝까지 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차별과 금기를 깨는 사회, 권 후보의 두번째 약속이다. 젊은이들과의 대화를 위해 마지막 유세장소인 서울 을지로 한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 후보는 잠겨버린 목소리 탓인지 연방 따뜻한 물을 찾았다. 행사장은 권 후보를 위한 춤과 노래로 가득찼다. 이내 힘을 낸 권 후보는 취업난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묻는 젊은이들에게 “권영길이 대통령 돼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법대 ‘로스쿨 쓰나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인가신청이 지난 30일 마감됐지만 로스쿨을 유치하려는 대학들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나타난 ‘수업권 침해’ 문제는 여전히 치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법학과의 잦은 휴강과 부실 수업 논란은 겨울방학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숭실대는 로스쿨 인가 보고서를 담당한 교수 10여명이 휴강을 남발하는 바람에 일부 수업이 12월 말까지 늦춰졌다.이에 따라 어학연수 등 학생들의 방학 계획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이 대학 법대생 이모(24)씨는 “12월 초 기말고사가 끝난 뒤 해외 출국을 준비하고 있거나 계절학기 수강 계획을 세운 학생들이 고민에 빠졌다.”면서 “로스쿨 인가신청이 마감되면 정상화될 줄 알았는데 여파가 계속돼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로스쿨 준비기간 동안 법대의 수업 담당 교수가 여러 차례 바뀌는 해프닝도 벌어졌다.숭실대의 경우 상법 전공 교수 2명이 경쟁 대학으로 빠져나가자 궁여지책으로 처음에는 시간 강사로 대체하다가 나중에는 다른 교과목 교수로 바꾸었다.신청 막판에는 새로 임용된 교수로 또다시 교체됐다.법대생 유모(26)씨는 “교수가 자주 바뀌어 수업의 연속성에 큰 차질이 빚어져 등록금이 아까울 정도”라면서 “학기가 끝나가는데 별로 남는 게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대학도 이런 문제로 내홍을 겪기는 마찬가지다.서울시립대에서는 로스쿨 인가신청 접수가 가까워질수록 휴강이 더 잦아져 학생들의 반발이 커졌다.일부 교수들이 ‘기말고사 뒤 보강’ 방침을 밝혀 논란은 더욱 커졌다. 법대생 임모(22)씨는 “기말고사가 끝나면 누가 보강에 관심을 갖겠냐.”면서 “학생회 차원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학과장과의 집단 면담을 요청했지만,교수들은 ‘별일 아니다.’라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일부 교수들이 보강 계획조차 마련하지 않아 학생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이 대학 김모(22·여)씨는 “어떤 교수는 ‘로스쿨은 법대의 가장 중요한 사업인데 너희들도 희생할 건 희생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교수들이 ‘일단 인가신청이 끝나고 보자.’고 말했지만 아직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법대 교수는 “인가 신청이 끝났지만 이제부터 진짜 경쟁이 시작됐다.”면서 “로스쿨 유치 여부는 대학 존립 차원의 문제여서 기존 학생들의 수업권까지 생각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실천연대 위정희 시민입법국장은 “로스쿨 경쟁이 과열돼 학생들의 수업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면서 “후속대책이 마련돼 법대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선택 2007 D-16] 문, 권, 이, 심 주말 표정

    2일 수도권 공략에 이틀째 나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서울시민들이 많이 찾는 수락산과 북한산 일원에서 등산객들을 상대로 ‘믿을 수 있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적극 세일즈했다. 문 후보는 즉석 연설을 통해 “젊은이들이 영혼을 팔아서라도 일자리를 갖고 싶다고 절규하는 상황을 기존 정치인에게 맡겨서는 희망이 없다.”며 자신의 공약인 ‘일자리 500만개’를 거듭 약속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이날 하루종일 삼성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자신의 진보 색깔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권 후보는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비자금 사건 특검 수사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불개입을 촉구하고 나선 데 이어 오후에는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서 종로 삼성생명 빌딩 앞까지 가두 행진을 하며 삼성 비자금 사건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전북을 찾은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유세에서 전북 발전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새만금에 신경제대특구 건설 ▲새만금 신항만과 김제 국제공항 건설 ▲영상관광 메카 조성 ▲환황해권 서해안 해양관광벨트 구축 ▲2012년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의 전주 유치 등을 내세웠다.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는 이날 충남지역 유세에 앞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자신이 최근 후보 단일화의 큰 틀에 합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일단 부인했다. 그는 또 이날 ‘국민중심당 정진석 의원이 심 후보의 이명박 후보 지지를 촉구하며 선거대책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이는 보수연대를 꾀하려는 정 의원 개인의 입장인 것 같다. 이 문제를 놓고 저와 협의한 적이 없다.”며 거리를 뒀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대선 e토론을 許하라”

    “대선 e토론을 許하라”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에서 전쟁이 시작됐다. 선거법의 ‘칼날’을 휘두르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누리꾼과 인터넷매체들이 불복종운동으로 맞서는 양상이다.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대통령선거와 관련, 선관위의 요구로 인터넷 상에서 삭제된 글이나 사용자제작콘텐츠(UCC)는 무려 6만 5108건에 이른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입건된 이른바 ‘사이버 사범’은 모두 1312명(1236건)이다. 지난달 27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누리꾼의 ‘선거운동성 댓글´과 패러디,UCC의 제작·배포를 막는 근거가 됐던 선거법 93조(사전선거운동 금지)의 재갈은 풀렸다. 하지만 선거법 250조(허위사실 공표)와 251조(후보자 비방)는 서슬 퍼렇게 누리꾼들을 감시하고 있다. 특히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선시민연대 안진걸 간사는 “가령 이명박 후보 본인도 인정한 ‘위장전입’을 말하더라도 후보자 비방죄가 적용된다.”면서 “경찰과 선관위가 이미 사이버공간을 살벌하게 만들어 놓아서 누리꾼의 심리가 위축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선거운동 돌입과 함께 기존의 35개에서 1450개 사이트로 확대 적용된 ‘인터넷실명제’도 ‘사이버 언로’를 차단하고 있다. 선거법 82조에 따라 선거운동 기간 중 모든 인터넷언론의 게시판은 실명으로 운영돼야 한다. 이에 대해 진보성향의 일부 인터넷매체들은 12월18일까지 사이트를 폐쇄하는 ‘사이트 파업’에 돌입했다. 누리꾼들도 불복종 운동에 가세했다. 블로거 ARMA(arma.tistory.com)와 이스트라(rens.tistory.com)가 만든 선거법 개정 촉구 블로그용 배너는 온라인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또한 오프라인 번개모임을 통해 경찰 또는 검찰조사 때 대응방법을 공유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93조(사전선거운동)에 의한 규제는 선관위가 볼 때도 지나치게 엄격한 측면이 있지만 국회에서 법개정을 안 해줘 도리가 없다.”면서 “일관성 있게 법을 집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 김정은기자 argus@seoul.co.kr
  • [선택 2007 D-18] 鄭·文 단일화 전격 성사?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둘러싸고 대통합민주신당과 창조한국당 사이에 훈풍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양당 내부에서는 요즘 ‘결단’과 ‘전격적’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린다. 이와 관련, 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종교계 원로인사들이 준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양당의 지역 시·도당을 중심으로 연일 단일화를 촉구하는 분위기도 높아간다. 신당의 원혜영·이계안·이미경·우원식 의원 등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해온 의원들은 30일 오찬 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음달 5일을 기점으로 ‘정책연대를 통한 연립정부 구성’을 촉구할 방침이다. BBK를 비롯해 갖가지 크고 작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비행을 이어가자 후보 단일화 말고는 더이상 국면전환 카드가 없다는 절박감이 짙게 배어 있다. 양당 협상단은 이번주 말쯤 회동을 갖고 단일화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해 담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BBK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개혁진영의 반전 카드가 필요하다. 오는 5일 전 국면전환을 이루는 동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모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와 문 후보는 지난 28일쯤 종교단체 원로들이 제안한 반부패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토론회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같은 날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반부패 정책연대를 통한 연립정부’ 구성을 촉구하며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당측 인사들과 창조한국당 최병욱·신명식 대전시당 위원장이 후보 단일화 추진에 뜻을 모으기도 했다. 문 후보의 최종 결단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문 후보는 정 후보가 참여정부 실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신당측이 참여정부 실정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가치 중심 연대에 동의한다면 다음주 초 비정규직법 제정을 위한 연대체를 역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선택2007 D-19] 인터넷 보수 대 진보 대접전

    진보의 여론 형성 창구로 인식되던 인터넷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탄핵 사건 등을 통해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한 보수가 진화하면서 진보 일색이었던 인터넷은 보수와 진보가 진검 싸움을 펼치는 대접전지로 변화했다. 서울신문과 인터넷정치연구회 윤성이 경희대 교수팀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인터넷 트래픽 조사기관 랭키닷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터넷은 곧 진보’이던 2002년 대선 때의 공식이 이번 대선에서는 완전히 깨졌다. 사이트 수와 접속빈도, 토론 및 댓글수 등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보수단체인 뉴라이트 계열 사이트들이 크게 늘고 ‘명박사랑’이나 ‘창사랑’ 등 보수 진영의 정치인 팬클럽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진보 비정부기구(NGO)의 ‘사이버 영토’는 5년 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든 형국이다. 정치인 팬클럽 분야에 있어서 한나라당 경선 이후 ‘명박사랑’과 ‘MB연대’가 35∼50%의 점유율을 보였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대선 출마와 함께 ‘창사랑’이 1위로 치고 올라와 보수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정치인 팬클럽의 원조격인 노사모와 창조한국당 후보의 희망문이 20%대의 점유율로 뒤를 따랐다. NGO 분야도 보수의 선전이 눈에 띈다. 자유주의연대와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35∼40%의 점유율을 보이며 보수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 뒤를 바른사회 시민회의와 탈북자 동지회 등 보수 NGO가 잇고 있다. 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국민의 힘 등 진보 NGO의 평균 점유율은 다 합쳐 15%에 불과하다. 반면 진보 진영은 그동안 절대 우위를 지켜왔던 정당 홈페이지와 인터넷신문 분야에서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당 홈페이지의 경우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 이후 줄곧 30%대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해 왔으나 11월 들어 급격하게 추락, 한나라당에 선두자리를 내주고 민노당에도 뒤지는 처지가 됐다. 문국현 후보의 창조한국당은 창당 이후 10∼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치인 홈페이지에서는 줄곧 이명박 후보의 독주체제가 이어져 왔으나,10월에 새로 진입한 문국현 후보가 5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진보 진영의 정치인 중에는 정동영 신당 후보·유시민 의원·손학규 전 지사·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보수 정치인으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전여옥 의원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신문 분야는 진보 색채의 오마이뉴스·데일리 서프라이즈·프레시안의 3강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의 점유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져 특정 인터넷 신문의 독점 체제는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평가됐다. 데일리안·고뉴스·프리존 뉴스 등의 보수 인터넷 신문들이 뒤를 잇고 있다. 정치 웹진 분야에서도 진보의 강세가 뚜렷하다. 이 분야의 원조격인 서프라이즈가 40% 전후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엔파란닷컴과 함께 뉴라이트의 폴리젠·조갑제의 세계·에코넷 등의 보수 웹진이 빠른 속도로 진보 웹진을 위협하고 있다. 장우영 서강대 교수·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삼성, 참여연대도 관리했다”

    “삼성, 참여연대도 관리했다”

    삼성이 유사시에 매수나 회유를 하기 위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동향을 파악하고 인맥관리명단을 만들어 놓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이 나에게 친(親)삼성 성향의 우군단체를 구성할 수 있느냐는 문의를 했으나 내가 꼼짝 안 하니까 삼성 측이 직접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에 대해 접근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김 변호사가 이날 공개한 ‘참여연대, 법조인 네트워크 현황’ 문건에는 삼성이 주요 관리대상으로 꼽은 김모(43·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 변호사의 ‘핵심지인’ 11명과 사법고시 동기 4명, 대학선후배 및 동기 73명의 인적사항이 들어 있다. 김 변호사는 “오늘 공개된 참여연대 리스트는 법조인 위주”라면서 “영향력 있는 공무원이나 정치인 등은 해마다 ‘핵심지인 리스트’를 작성해 별도 관리한다. 만약 ‘전 검찰총장 송광수’라고 하면 바둑이 1급이고 골프를 좋아한다고 돼 있다. 그러면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골프와 바둑을 잘하니 맡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삼성이) 실제 우리쪽 인사에게 로비를 시도했는지 알 수 없지만 참여연대는 지난 10년간 삼성 문제를 다루며 한 치도 원칙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면서 “해당 변호사가 담당했던 삼성전자 주주대표 소송도 1심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모두 이겼다.”고 밝혔다. ‘뇌물리스트’ 공개와 관련, 김 변호사는 “추가 로비명단은 수사기관에서 밝히게 될 것”이라면서도 “오늘이 마지막 회견이 될 수 있도록 수사기관에서 삼성비자금을 규명해주기 바란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시민사회단체 안팎에서는 김 변호사가 ‘실탄’을 쏟아부은 데 대해 청와대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 관계자는 “이 정도 구체적 진술까지 나온 이상 대통령도 특검법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면서 “김 변호사가 오늘 대부분의 자료를 공개한 것도 청와대에 대한 압박”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집단분쟁조정제 시행 8개월째

    [경제현장 읽기] 집단분쟁조정제 시행 8개월째

    소비자 권익을 높이기 위해 새로 도입된 ‘집단분쟁 조정제’가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조정이 끝난 두 사건 모두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는 등 ‘소비자의 힘’을 보여줬다. 조정 신청 범위도 아파트에서 인터넷, 보험, 증권, 수능시험, 공산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조짐이다. 그러나 제도가 본궤도에 오르려면 적절한 보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비스·상품 분야까지 확산… 8호는 인터넷쇼핑 사기건 예상 25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기본법 시행 이후 집단분쟁조정제가 접수·개시된 사건은 7건이다. 소비자 수는 2700여명에 달한다. 이중 2건은 최근 조정이 끝났다. 분쟁조정위원회가 모두 소비자의 손을 들어줬다.1호 사건인 충북 청원군 아파트 새시 분쟁건은 지난 9월 해당 업체가 손해배상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2호 사건인 경기도 남양주시 아파트 공동시설 미설치도 지난 19일 건설사가 계약서대로 헬스장, 골프연습장, 독서실 등의 설치 요구를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분쟁 조정 신청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아파트 일변도에서 벗어나 ▲인터넷 등 IT ▲보험과 증권 ▲회원권 등 서비스 ▲자동차 휴대전화 등 공산품 등으로 집단분쟁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엔 수시 논술을 포기한 수험생들에게 대학이 전형료를 돌려주지 않는 관행을 둘러싼 분쟁조정 문의도 들어온다. 향후 분쟁 종류에 따라 전국적으로 수천·수만명이 참여하는 초대형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분쟁조정위는 “취지대로 신청 주체가 ‘지역 주민’에서 ‘전체 소비자’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쟁조정위 관계자는 “최근 피해가 급증하는 인터넷을 통한 ‘짝퉁’ 상품의 판매, 배송 사기 등 홈쇼핑 분쟁이 8호 사건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자료제출거부 제재권’·‘집단소송제’로 효율성 높여야 집단조정제는 경제적 약자인 소비자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측면이 강하다. 소비자와 기업이 시간·비용 낭비 없이 적절한 선에서 이해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기업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기업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이 조정을 거부하면 소비자로서는 금전적 보상을 받기 어려운 제도상의 한계가 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기업이 조정을 거부하면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기간이 2∼3년씩 걸리는 데다 소송비용이 피해액보다 훨씬 커 실효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명희 소비자원장은 “화해가 이뤄지지 않은 기업을 상대로 소비자가 소송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제도를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기업들은 제도적 악용을 우려한다. 한 관계자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판결 효력이 미치기 때문에 경쟁업체를 통한 일방적 여론몰이로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정위 내부의 인력 보강과 제도적 보완책 마련도 시급한 과제다. 정혜운 한국소비자원 변호사는 “비용 없이 30일 이내 신속히 조정한다는 장점을 살리려면 전문인력의 보강과 예산이 필수”라면서 “기업이 부당하게 자료제출을 거부할 경우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의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상조(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 교수는 “선진국에서 활용되는 ‘집단소송제’가 도입돼야 기업과 소비자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라도 집단소송제 전단계인 집단분쟁조정제에 성실히 참여하는 ‘유인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용어클릭] ●집단분쟁조정제 소비자원, 지방자치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 50명 이상을 모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제도. 지난 3월28일부터 시행된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소액 다수의 소비자 피해를 신속히 구제하기 위해 소비자단체소송과 함께 새로 도입됐다. 기업이 조정위의 결정에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조정안이 성립돼 법원 판결문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 법무장관 삼성특검 반대 왜?

    ‘삼성 특검’에 반대한다는 정성진 법무부장관의 23일 발언은 즉흥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준비된 발언이다. 법무부는 정치권이 특검법안 도입을 논의할 때부터 법률적 검토작업을 벌였으며, 법리검토결과보고서가 A4 용지에 정리돼 정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보고서에서 특검제가 헌법상 과잉금지 및 비례 원칙에 위배되며 예외적·보충적으로 운용되어야 할 특검제가 정치적 의혹제기 때마다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잉금지 및 비례 원칙 위배는 궁극적으로 평등권과 연계된다. 법리검토작업을 벌였던 형사기획과 관계자는 “국가가 어떤 조치를 취할 때 목적에 비례하는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과도한 조치를 취하거나 미흡한 조치를 취하면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형사법이 단일기관에 기소권을 부여해 국민 모두 동일한 절차에 따라 소추될 수 있도록 한 것도 평등권과 관련된다는 것. 이미 재판이 종료된 2002년 대선자금 사건과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삼성 에버랜드 사건을 특검제를 통해 다시 수사하면 ‘과잉’이 되고,‘비례원칙’에 어긋난다는 얘기다.2차례 고소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결정된 삼성SDS 사건도 마찬가지다. 특검제가 예외적·보충적 성격이 강해 사건 관계인에 대한 평등권을 침해하는 점도 정 장관이 삼성특검에 반대하는 이유다. 관계자는 “수사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검찰이 통상적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한 뒤 범죄혐의가 보다 구체화될 때 도입여부를 따져도 늦지 않다.”면서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주장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재판 중인 사건에 특검이 이뤄지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 또한 위헌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 장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특검제 도입을 촉구해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법률논리에 얽매인 구태라며 반발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특검 공감대 형성”… 전략적 일보후퇴

    삼성비자금의 진실 규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이 전략적인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김용철 변호사와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잇단 폭로로 삼성 특검법 통과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다른 파괴력 있는 이슈에 ‘물타기’가 되지 않도록 호흡을 한 박자 늦추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9일 첫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매주 삼성비자금 및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관련,‘한 건’ 씩을 터뜨리며 특검법 발의 및 통과를 위한 여론조성의 선봉에 섰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21일 예정된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자금 조성 내역과 용처’ 기자회견을 전격 연기했다. ●특검법 진행상황 봐가며 회견 결정 김용철 변호사는 21일 “오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삼성 특검법의 국회 통과 진행상황을 지켜본 뒤 기자회견 시기를 다시 검토하자는 사제단측의 의견에 따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제단의 박상미 간사는 “사제단 내부 논의를 거쳐 어제(20일) 밤 11시30분 쯤에야 기자회견 연기가 최종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식 입장과는 별도로 시민사회단체 내부에서 전략적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단체 진영에서는 ‘양비론’의 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는 김용철 변호사와 관련해서는 과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도덕성과 상징성을 인정받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대리 기자회견 및 대외창구를 맡는 등 전담해 왔다. 반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사건 등 삼성과의 ‘전투’에서 노하우와 전문성을 축적한 참여연대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의 간사단체를 맡아 삼성 특검법 정국을 이끄는 등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물론 이들 사이에는 긴밀한 교감이 형성돼 있다. ●BBK 이슈에 약발 떨어질까 우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삼성특검법의 국회 통과 진행상황을 지켜 보며 시기를 저울질하자는 의견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대선정국의 최대 뇌관인 BBK수사, 특히 에리카 김의 기자회견 등 센세이셔널한 이슈에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자칫 묻힐 것을 우려해 내부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사제단의 기자회견 일정이 미리 짜여지는 바람에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급작스레 연기되는 등 모양새가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안티 기독교’ 기독교가 자초?

    ‘안티 기독교’ 기독교가 자초?

    ‘한국의 안티 기독교 바람은 기독교계가 자초한 화?’ 수년 전부터 교회를 겨냥한 교회 밖 사람들의 비판과 반대의 몸짓들은 ‘안티 기독교’라는 큰 물줄기를 형성해 이제는 집단행동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분당샘물교회 봉사단원들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이후 한국 개신교계를 향한 질타와 공격은 많은 교회들을 잔뜩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한국교회언론회가 2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5가 연동교회에서 여는 ‘안티 기독교 토론회’는 한국사회의 이같은 흐름과 관련해 뭇사람들이 교회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를 공개적으로 따지는 자리로, 개신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회를 비방·공격하는 이른바 악플러들과 대화를 시도해 주목받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 호주 시드니 사랑방교회의 지성수 목사, 교회 개혁의 목소리를 높여온 세계와기독교 변혁연대 정강길 연구실장, 안티 기독교단체인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반기련)의 이찬경 회장이 패널. 안티 기독교 단체 책임자와 해외 목회자, 진보 성향 신학자들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아무래도 반기련의 이찬경 회장. 이 회장은 미리 배포된 ‘안티 기독교를 표방하는 이유’ 발제를 통해 “신의 정의를 부르짖고 공의의 하나님을 이야기하면서 신의 심판을 설교하는 종교 엘리트들의 부패가, 그들보다 더 교육의 기회가 없었던 신도들보다 더 치졸하고 야비하다는 것은 무얼 말하는 것이냐.”고 묻고 “이런 이유로 우리는 기독교가 자정능력이 아예 없었거나 상실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스스로를 정화하지 못하면서 타인에게 깨끗해지라고 강요하는 기독교의 모순은 서글픈 이야기”라며 “타문화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으로 문화의 상대성·다양성에 대한 존중도 없이 일어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사망 사건이 순교로 미화되는 현실은 이런 기독교의 모순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지성수 목사는 “2007년은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악몽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인도네시아의 쓰나미는 자연재해이지만, 한국교회가 아프간 인질 사태로 만난 쓰나미는 분명한 인재”라고 못박았다. 지 목사는 “80년대 전두환 정권의 폭압적인 통치가 소위 자생공산주의인 NL파를 양산했듯이, 한국교회의 병리 현상이 안티 범람현상을 초래했다.”며 “그 동안의 한국 교회의 무분별·무차별·비문명적 선교활동의 부작용이 ‘기독교 박멸’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고 짚었다. 지 목사는 그러나 “서구의 안티는 기독교에 대하여 논리적 반증이나 냉소적 태도를 보이는 반면에 한국 안티의 특징은 매우 감정적”이라며 “어느 종교나 가지고 있는 종교 일반의 현상을 기독교만의 문제로 보는 등 기독교를 피상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심층적·구조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88고속도 4차선 확장 내년 착공될듯

    타당성 재조사 문제로 난항을 겪던 ‘88올림픽 고속도로’ 확장사업에 대해 타당성 재조사를 생략해도 된다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권고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충위는 21일 시민·사회단체인 ‘국민연대’가 88고속도로 확장사업의 타당성 재조사를 생략해 달라고 요청한 민원에 대해 “타당성 재조사는 중복투자 등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자는 취지”라면서 “재조사에 대한 실익이 없을 때는 타당성 재조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확장공사를 위한 사업비가 이미 투입됐고, 정책적 차원이나 현실적인 면에서도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다.”면서 “따라서 기획예산처는 타당성 재조사를 면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88고속도로는 국내 유일의 2차선 고속도로로 도로 기능과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때문에 건설교통부는 4차선 확장사업을 추진, 총 연장 170.62㎞ 가운데 광주측 16.32㎞, 대구측 11.9㎞ 등 28.22㎞를 지난해 12월 완공했다. 그러나 성산∼담양간 142.4㎞ 구간은 지난 8월 사업비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획예산처가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공사가 중단됐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46개 지자체 홍보관 문열었다

    246개 지자체 홍보관 문열었다

    전국의 지역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국 방방곡곡 대한민국 지역홍보센터’가 21일 처음 문을 열었다. 지역홍보센터는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을 잇는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 위치, 수도의 새 명소가 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와 운영 주최인 시민단체 ‘희망제작소’는 이날 개관식을 가졌다. 전국 246개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관광·문화·특산품·투자 정보를 전시하고 홍보·판매하는 이곳은 프레스센터 1층에 560㎡ 규모로 마련됐다. 이 중 절반 크기의 1관에는 지역별 홍보자료와 지역을 주제로 한 서적류 등이 전시됐다. 지역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대형 터치스크린 등 첨단 디지털 영상장비도 갖춰졌다. 2관에는 지역특산품을 전시·판매하고 투자 정보를 제공하며 해당 지역의 투자 담당자와 직접 연결을 도와주는 ‘지역투자 길라잡이’ 코너도 자리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은 “지자체는 효과적인 홍보 수단, 방문객은 맞춤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지역간 벤치마킹과 정보교환을 통해 지자체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장으로도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박 장관을 비롯, 오세훈 서울시장 등 20여개 자치단체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노진환 서울신문사 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 은평구 ‘성화어린이집’ 어린이 50명이 첫 단체 관람객으로 입장했으며,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요리경연대회도 함께 열렸다. 운영시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30분이며 관람료는 없다.(02)737-9889.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선택 2007 D-28] 鄭,‘결집’ 돌파구 찾을까

    [선택 2007 D-28] 鄭,‘결집’ 돌파구 찾을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범여권 연대’로 국면전환을 시도한 지 딱 10일이 지났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물이 없다.20일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혼자서 대선을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공언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오히려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상황은 꼬여가고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 후보측은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한 뒤 문 후보와 2차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어느쪽 하나 쉽지 않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시간은 없고 외연 확대는 지지부진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 캠프 내부도 답답함을 느낀다는 얘기다. 그래도 정 후보측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나는 된다고 생각한다. 협상이란 게 막바지로 가면 밀고당기기와 진통이 있다.”고 밝혔다. 통합신당의 한 관계자도 “막다른 골목에 몰린 민주당이 쉽게 독자노선을 택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놨다. 민주당으로선 합당이 무산되면 당장 선거 치를 자금 확보조차 쉽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문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시민사회 진영과 범여권 지지자들의 단일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끝까지 무시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문 후보가 말한 사퇴 발언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가 토론 제안을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주제 중에 단일화도 있다.”고 긍정적 해석을 내놨다. 정 후보측 한 핵심 관계자는 “퇴로도 없고 돌아갈 길도 없다.”고 표현했다. 그는 “상황이 어렵지만 물러설 수 없다. 범여권 통합 없이 대선을 치르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어려움이 있어도 합당과 후보단일화 등 세력통합을 계속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삼성수사팀 ‘깨끗한 손’ 고르기

    삼성수사팀 ‘깨끗한 손’ 고르기

    검찰의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가 순항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한철(54·사시 23회) 본부장의 임명에 이어 3개팀 30여명 규모의 정예팀을 구성, 주말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지만 팀원 선발과 인맥잡음 등으로 출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본부장은 20일 특별본부 구성과 관련해 “검찰의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특별검사제가 필요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면서 “특수부 경력이 있는 부장급 검사를 팀원으로 선발하고 세부사항은 차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비자금,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세 갈래로 나눠 성역 없이 수사할 것이며 본부 운영은 국회의 특검제 도입 등에 따라 다소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당초 21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팀원선발작업이 주말쯤으로 늦춰졌다. 참여연대가 ‘떡값검사’ 40여명의 명단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아 특별본부가 필요로 하는 특수부·형사부·금융조세조사부 등 엘리트 검사를 임의로 뽑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의구현사제단측은 “엘리트코스를 밟은 검사들이 로비의 주요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본부장은 “내부적으로 후보자들에 대한 신뢰할 만한 검증에 들어갔다. 검사는 공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23일 국회에서 처리될 삼성 특검법도 부담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특별본부의 수사기능은 사실상 무력화된다. 박 본부장은 “특검법이 통과되더라도 한달 이상 수사한 뒤 자료를 정리해 넘길 계획”이라고 답했다. 박 본부장은 알려진 대로 수사대상인 임채진 신임 검찰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기(1975년 졸업)다. 여기에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삼성전자 법무실 김상균 부사장과 검사 출신 서우정 삼성그룹 기업구조조정본부 법무실 부사장은 사시 23회 동기다. 박 본부장은 김 부사장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향후 수사의 공정성을 놓고 지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서 부사장과는 비슷한 시기 법무부 검찰과와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김 부사장은 박 본부장의 서울고검 근무시절 서울고법 판사로 지척에서 일했다. 특별본부는 서울중앙지검 15층 서울고검에 둥지를 틀었다.13층엔 ‘떡값검사’로 지목받은 임채진 신임총장의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용철 前청와대 비서관 삼성 돈 받았다 돌려줬다”

    “이용철 前청와대 비서관 삼성 돈 받았다 돌려줬다”

    삼성이 검사들에게 떡값을 돌렸다는 폭로에 이어 청와대 고위공직자에게도 금품을 제공했다는 증언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특별검사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청와대가 거부할 뜻을 밝힌 특검법안의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이용철(47)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19일 “지난 2004년 청와대 재직 시절 삼성 관계자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전달받았다가 돌려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 전 비서관의 고백은 자신은 참석하지 않고 참여연대 등 6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이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형식을 통해 이뤄졌다. 이 전 비서관은 2004년 1월 평소 알고 지내던 삼성전자 법무팀 상무 이경훈(45) 변호사를 통해 현금 500만원이 들어 있는 명절 선물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전달 시기는 2003년 9월 청와대 민정2비서관으로 재직 중이던 이 전 비서관이 같은해 12월20일 청와대 비서실 조직개편에 따라 법무비서관과 민정2비서관을 통합한 법무비서관이 된 지 한 달 뒤였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이경훈 전 상무와 접촉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면서 “자체 파악한 바로는 회사 차원에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비서관이 직접 작성해 국민운동에 보낸 문서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법무비서관으로 임명된 직후 이경훈 변호사로부터 안부전화를 받고 점심식사를 함께 하게 됐으며, 이 자리에서 이 변호사로부터 “명절에 회사에서 내 명의로 선물을 보내도 괜찮겠나.”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 전 비서관은 한과나 민속주 등 의례적 선물이라고 생각해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 전 비서관은 “2004년 1월26일 집으로 배달된 선물을 뜯어보고 나서야 책처럼 포장된 선물의 정체가 100만원짜리 현금 다발 다섯 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폭로할 것을 고민했지만, 삼성에서 이경훈 변호사만 쳐내는 ‘도마뱀 꼬리자르기’로 마무리될 것을 우려해 증거 사진을 찍고 돈은 이 변호사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 전 비서관은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보며 당시 (로비가) 매우 조직적으로 자행됐으며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내 경우를) 밝힐 것을 고민하다가 모든 경위와 증거를 국민운동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이후 방위사업청 차장(1급)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0월부터 변호사로 활동 중이며, 이 날은 지방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운동은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고백을 통해 밝힌 내용이 ‘주장’이 아닌 ‘사실’이란 점을 입증하는 증거이자 삼성의 뇌물 제공이 청와대까지 이르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라면서 “엄정한 수사를 위해 특검법을 정기국회 폐회 전에 제정할 것을 정치권에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패널 자질·사회자 공정성등 개선돼야”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TV토론 못지않게 ‘TV토론에 대한 토론회’도 연일 열리고 있다. 하지만 토론회에 참석한 각계 미디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2007 대선, 정책선거를 위한 방송의 역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재인 민언련 모니터단 방송팀 기획모니터팀장은 지난 3개월간 지상파방송 3사 대선후보 초청 TV토론·대담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 팀장은 “방송 뉴스보다 후보의 정책을 심도 있게 다뤘고, 일반 시민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일부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도 “여전히 전문 패널 자질, 사회자의 공정성, 질문의 심층성 등 개선해야 할 점도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최 팀장은 방송3사의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를 비교하면서 “KBS ‘질문 있습니다’ 정관용씨는 일부 논점이 명확하지 않은 논의를 정리하지 않은 채 넘어갔고,MBC ‘100분 토론’의 손석희씨는 일부 패널의 부적절한 발언을 적절히 통제하지 않아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또 SBS ‘시시비비’의 김형민씨에 대해서는 “여러 면에서 문제를 드러냈다.”면서 “이명박 후보에게만 유독 온정적으로 대하는 등 편파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토론회 형식과 참가자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연종 단국대 교수는 16일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가 개최한세미나에서 “우리나라 선거방송 토론은 각종 법규에 매여 형식적 토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훈 한국PD연합회 편집주간은 6일 대선미디어연대 주최‘대선후보 토론기피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TV토론에 응하지 않는 후보자는 방송사가 모두 토론회에서 과감히 제외하는 등 패널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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