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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올 누진제 개편 없다”… ‘전기요금 폭탄’ 논란 다시 원점으로

    정부는 올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현실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7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택용 전기요금과 관련, ‘올해 안에 누진제를 개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2인 가구 증가와 저소득층 보호 등 다각적인 측면의 검토를 거친 다음에 누진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주택용 누진제 개편은 서민층 보호와 전력 과소비 억제 및 전력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중장기적으로 개편 검토 방침을 내비쳤지만 개편보다는 현상 유지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지경부는 그 이유로 가정용 평균 요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태에서 누진 단계만을 축소하면 상대적으로 서민층 부담은 증가하고 고소득층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전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누진제를 완화하면 수요 증가로 수급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38년 전인 1978년 각 가정에 가전제품이 거의 없던 시절 만들어진 ‘누진제’가 이제는 현실과 동떨어지는데도 정부는 ‘불안한 전기수급’을 볼모로 이를 유지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임병헌(38·경기 성남)씨는 “열대야가 없던 1972년 만들어진 누진제 때문에 올여름 20만원이 넘는 전기요금을 냈다.”면서 “정부는 여름 기후와 국민의 생활 방식이 변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경한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몇 년 전부터 누진제 개편을 주장했다.”면서 “6단계인 누진 구간을 3단계로 줄이는 대신 기본 구간을 늘리고 에너지 과소비 가정은 무거운 요금을 물리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경부의 누진 단계 축소로 고소득 계층이 이득을 많이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현행 0~100㎾에 적용되는 요금(㎾당 57.3원)을 0~200㎾까지 확대 적용하고, 200~400㎾ 구간은 현행 요금, 500㎾ 이상 과소비 구간은 지금보다 2~3배 요금을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각 가정에 전기 소비량이 증가한 만큼 1단계 전력량을 150~250㎾로 상향 조정하고 500㎾ 이상 구간의 요금을 대폭 올리는 등 서민들을 위한 요금 체계로 하루빨리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일반 서민은 전력수급이 어려운 오전 11시~오후 3시가 아닌 퇴근 이후인 밤 시간대 에어컨 등을 사용한다.”면서 “이를 빌미로 누진제 개편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盧를 넘어 安 안을까

    盧를 넘어 安 안을까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16일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의원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마지막 문장처럼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정치적 운명을 다시 짊어지게 됐다. 반칙과 특권 없는 개혁정치의 실현이 그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마지막 순회 지역인 서울 경선까지 누적 득표율 56.52%(34만 7183표)를 기록하며 결선투표 없이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문 후보는 전국 13개 지역 전 경선에서 파죽지세의 연승을 거두며 당내 대세론을 입증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첫 민정수석이자 마지막 비서실장, 노무현재단 이사장 출신의 초선의원 문재인은 여의도 입성 반년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정치인 문재인’보다는 ‘노무현의 그림자’ 이미지가 더 강했다. 문 후보에게 노무현은 가장 큰 자산이자 딜레마다. 노무현을 넘지 않고서는 새로운 정치인의 이상도, 대선에서의 정치적 확장성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정권을 쥔 1997년 김대중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호남’이나 2002년 노무현 후보에게 열광한 ‘3040’ 세대도 노무현의 그림자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문 후보 선출은 불과 5년 전 폐족(廢族)으로 몰렸던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4·11 총선 절반의 승리와 국민의 선택으로 정치적 부활에 나섰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문 후보가 이끄는 친노가 참여정부의 정치적 복권을 이뤄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23일간의 당내 혈투는 문 후보에게 ‘상처뿐인 승리’를 안겼다는 평을 듣는다. 경선 패배 진영은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다. 문 후보는 우선 속도감 있게 당을 쇄신하고 대화합을 창출하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장외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는 서로 생채기를 내지 않으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지극히 정교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50여명의 당 소속 의원들이 안 원장 지지로 이탈하면 엄청난 타격에 직면할 수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불통과 독선’의 리더십은 구시대의 유산이며 ‘협력과 상생’이 오늘의 시대정신으로 소통과 화합, 공감과 연대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손학규·김두관·정세균 세 경선 후보와 손을 잡고 당내 모든 계파와 시민 사회를 아우르는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외유 못갔으니 내 말 들어달라” 전북도의원 사업협조 요구 물의

    돈 봉투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해외 연수에 대한 제2, 제3의 숨겨진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도의회 교육위는 지난달 동남아 해외 연수를 다녀오면서 NH농협은행으로부터 거마비조로 3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들통나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 사태가 수습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지방교육지원청 업무보고 과정에서 해외 연수를 가지 않은 양용모 도의원이 돈 봉투 사건을 볼모로 교육청 현안 사업에 협조할 것을 약속하는 합의서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거론되면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소속 김현섭(김제1)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같은 당 양용모(전주8) 의원에게 “돈 봉투 사건을 볼모로 교육 현안에 협조할 것을 약속하는 합의서를 요구했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김승환 교육감 체제에 무조건 협조하라는 합의서를 요구한 양 의원은 김 교육감과 도교육청의 2중대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합의서의 내용은 이번 임시회에서의 학생인권조례 통과, 도교육청 예산 편성 적극 협조, 혁신학교 지정 등 전북교육청의 핵심 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양 의원이 김 교육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도 교육위를 길들이기 위해 돈 봉투 사건을 터뜨리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서에 서명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교육위 해외 연수는 또 전북도교육청의 행정국장과 예산과장이 비밀리에 동행해 ‘접대성 보좌 여행’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와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는 “전북도교육청 간부 공무원들의 도교육위 해외 연수 동행 은혜 의혹”을 제기하며 “김 교육감이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도교육청 간부들의 해외 연수 동행 취지와 여행 일정, 경비 사용에 대해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이는 투명성과 절차, 법을 강조하는 김 교육감의 언행과 반대되는 밀실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아산 신정호 훼손…경찰대 오지 마라”

    경찰대 이전으로 인한 이주자 택지가 충남 아산시 기산동으로 사실상 결정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조망권 침해 등을 들어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2016년 경찰대의 아산 이전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산동 주민들은 13일 충남지사, 아산시장과 한국농어촌공사에 이주자 택지 결정철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주민서명서와 함께 보냈다. 마을과 인근 신정호 관광지 등 곳곳에 택지 결정 반대 현수막도 내걸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마을 앞 500m 전방에 시민들이 주로 찾는 신정호 관광지가 있는데 그 사이에 이주자 마을을 만들면 조망권을 침해해 우리 마을은 낙후될 수밖에 없다.”며 택지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박완순(64) 기산1통장은 “경찰대와 아산시 등 관련 기관이 기산동 주민들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택지를 결정했다.”면서 “이주자 택지에서 배출되는 오·폐수가 신정호를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흙을 쌓아 택지를 조성하면 우리 마을이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마을은 경기 용인의 경찰대가 이전해 오는 아산시 신창면 황산리에서 1㎞도 채 떨어지지 않았다. 경찰대가 들어서는 황산리 34가구 100명 안팎의 주민들이 기산동 내 5만㎡의 농어촌공사 소유 부지로 집단 이주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갈등이 발생했다. 기산동 주민들은 이주자 택지가 자기네 마을로 확정되면 전 아산시민을 상대로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환경단체 등 지역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강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대가 3511억원을 들여 2016년 아산으로 이전하는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으려면 황산리 주민들이 내년 5월까지 마을을 떠나 집단 이주해야 한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魯·柳·沈 탈당… 진보진영 ‘각자도생’

    魯·柳·沈 탈당… 진보진영 ‘각자도생’

    통합진보당 신당 추진파의 간판 인물인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전 공동대표와 노회찬 의원이 13일 탈당하면서 분당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한 배를 탔던 당권파와 신당 추진파, 민주노총은 대선을 앞두고 뿔뿔이 흩어져 본격적인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신당 추진파는 오는 16일 전국 200여개 지역위원회의 핵심 간부들이 참여하는 ‘진보정치혁신모임 전국회의’를 열어 조직을 창당 추진 조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이어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전국 순회 간담회를 통해 세를 불리고 조직을 정비해 10월 중순 신당을 창당키로 했다. 현재까지 탈당자는 1만 9000명을 웃돈다. 신당 창당에 동의하는 일반 당원들이 이번 주 내에 모두 탈당해 분당 작업이 완료되더라도 2만명을 크게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통진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민주노총 노동계 당원 4만여명이 합류할지가 신당 창당의 성패를 가를 최대 관건이다. 신당 추진파는 적극적으로 구애를 펴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신당 합류와 함께 노동자 중심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투트랙’으로 검토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상정, 노회찬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을 “어느 것도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은 불안정하고 혼돈에 찬 길”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낼 공산도 크다. 후보로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신당 추진파 핵심 관계자는 “오는 26일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 결정을 지켜본 뒤 이른 시일 내 신당 창당과 관련해 가부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합류가 여의치 않으면 신당 추진파가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연대를 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진당에 남은 당권파는 당 지도 체계를 정상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16일 당 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정희 전 대표는 다음 주 중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 관계자는 “22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대선 체제로 당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에서 갈라져 나온 진보신당 창준위도 내달 초 당을 재창당하고 시민사회와 연대해 홍세화 대표 등을 독자 후보로 낼 방침이다. 정책과 노선, 이해관계에 따른 진보정당의 사분오열로 진보 세력은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대혼돈을 맞게 됐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신당·무소속·빅텐트’… 安의 선택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공식 등판이 임박하면서 안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선 가도를 달릴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안 원장 입당 후 단일화’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그리고 있지만 정치권은 안 원장이 대선 출마 후 일정기간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주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제 막 정치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안철수 세력’이 현실정치에서 버텨낼 체력을 비축하자면 실전 경험부터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우선 기존에 자신을 도왔던 인사와 캠프 합류를 전제로 만난 인사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차린 뒤 베일 속에 숨어 있던 조력자들을 공개해 국민들로부터 안철수 세력에 대한 1차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청사진’에 대한 국민 검증을 받은 이후 신당 창당, 무소속 독자 출마, 시민사회와 민주당과의 연대 등 현재 거론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고민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안 원장의 측근들이 신당 창당 가능성에 계속 선을 그어 온 것도 안 원장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을 넓혀 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도 대선 후보 경선이 폭력으로 얼룩지는 등 구태가 재현되자 당 밖에서의 후보 단일화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을 기존 정치권 프레임 안에 가둔다면 새로운 정치인이란 이미지에 흠집이 생겨 중도층 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민주당과 정치결사체 성격의 안철수 세력, 시민사회와 진보세력이 연대하는 ‘빅텐트’ 전략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윤곽이 드러난 안 원장의 세력은 진보와 보수 양쪽에 연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 빅텐트 전략이 현실화되면 민주당의 정통적 지지층인 민주세력, 시민사회세력, 진보세력과 중도층까지, 경직된 보수층을 제외한 다양한 유권자의 흡수가 가능해진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獨 헌재 “ESM 합헌”… 유로존 위기 급한불 껐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로존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유럽 통합에 힘을 실었다. 독일 헌재는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신(新)재정협약과 상설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 설립에 대한 집행 정지 가처분 긴급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이들 유로존 정책에 대해 진행되는 헌법소원 결과에 앞서 독일 대통령의 비준 등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6월 말 좌파당, 시민연대, 기독교사회당(CSU)의 페터 가우바일러 의원 등이 제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번 결정이 위헌 여부 결정에 앞서 임시적인 효력을 갖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독일 분담액 최대 1900억 유로로 제한 특히 ESM의 경우 독일의 분담액 보증 규모를 최대 1900억 유로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면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다. 안드레아스 포스쿨레 헌재 소장은 “현재 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재정협약이 국회의 동의 없이 국민의 납세 의무를 증가시키는 결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유럽 금융시장의 방화벽 역할을 하는 ESM은 이르면 이달 중 가동돼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 위기국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ESM은 기존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체하는 상설 구제기금으로 애초 지난 7월 출범 예정이었으나 독일의 비준 지연으로 늦어졌다. ●메르켈 총리 “유럽을 위한 좋은 날” 환영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도하는 유럽 재정동맹 강화 등 유럽 통합 추진에 힘이 실리게 됐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을 위한 좋은 날”이라며 환영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민주·안철수·진보 뭉친 2차 빅텐트 만들자” 4선 신기남의원 주장

    올해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세력, 유연한 진보세력이 뭉친 연합정당, 이른바 ‘제2차 빅 텐트’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민주당 내에서 제기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민주당 입당을 통한 후보 단일화는 힘들 것이라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다. 4선인 신기남 의원은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올 ‘신진보 리포트’ 제15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신진보 리포트는 2005년 열린우리당 내 범개혁연대를 주창하며 출범한 신진보연대의 계간지다. 신 의원은 11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안 원장과 단일화한 뒤 진보세력을 아우르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안 원장에게 민주당에 들어와서 경쟁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고,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현명한 선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4·11 총선 전 시민사회세력의 민주당 입당을 통한 구성이 ‘제1차 빅 텐트’였다면, 제2차 빅 텐트에서는 좀 더 포괄적인 연합정당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2년간 공무원 4명 성추행 물의 ‘청주, 성범죄 지자체’ 비난 봇물

    충북 청주시가 시청 직원들의 잇단 성추행 사건으로 ‘성범죄 지자체’란 오명을 쓰게 됐다. 11일 시에 따르면 민선5기 출범 이후 최근 2년간 시청 직원 4명이 각종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A사무관은 부하 여직원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몸을 만지는 등 7년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최근 실시된 공직기강 감찰에서 드러나 행정안전부가 충북도에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B사무관은 회식 자리에 합석한 민간인을 성추행해 지난해 12월 6급으로 한 계급 강등되기도 했다. 2010년 9월에는 술에 취한 7급 공무원 C씨가 길을 가던 여성을 성추행하고 폭행해 경찰에 입건됐고, 다른 하위직 공무원 D씨도 여성의 신체를 만지다 징계를 받았다. 시의회 역시 물의를 일으키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에는 한 시의원이 동료 여성 의원에게 욕설을 해 여성단체들이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공무원 성범죄가 잇따라 터지자 시민단체들은 여성친화적인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한범덕 시장의 시정방향이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가 여성 공무원들의 자유로운 이용을 위해 현재 청내에 운영 중인 성희롱 상담소를 시청 외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충북여성인권상담소 정선희 소장은 “여성친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못지않게 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한 시장이 합당한 징계를 내리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성희롱 등 공직사회 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를 키워왔다는 목소리도 높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은 파면 등의 중징계를 통해 퇴출하고, 상급자까지 연대책임을 물어 처벌해야 한다.”면서 “시가 처음부터 싹을 자르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는 여성친화공원 조성, 여성안심브랜드 콜택시 운영 등 50여개의 여성친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빅텐트’ 전략? 安 무소속 출마? 민주당 입당?

    ‘빅텐트’ 전략? 安 무소속 출마? 민주당 입당?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보수표 결집에 맞설 야권의 대선 전략은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협공’이다.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과 안 원장의 정치 기반인 중도층 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수렴하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민주당 대선 경선이 종착점을 향하고 있고, 안 원장의 등판이 초읽기가 되면서 야권 단일 후보 논의는 현실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안 원장의 ‘입당 후 단일화 경선’은 민주당의 1순위 시나리오였다. 민주당 후보와 또 한 번의 단일화 경선을 치르며 국민적 관심을 모을 수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굳어진 ‘불임 정당’의 오명도 벗을 수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높지 앞다는 게 중론이다. 기성 정당에 대한 국민 불신을 지지 동력화하고 있는 안 원장이 민심을 거스르며 ‘호랑이굴’로 들어 가겠느냐는 점이다. 또 다른 방식은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민주당 후보와 당 밖에서 단일화하는 ‘박원순 모델’이다. 이 역시 민주당 지지층 균열이 난제다. 무엇보다 정당 기반이 없는 무소속 대통령은 전례 없는 정치 실험이다. 안 원장의 선택지 중 하나가 신당 창당 등 독자 세력화를 통한 민주당과의 통합이다. 문재인 경선 후보가 거론했던 ‘공동정부론’과 민주당·안철수·시민사회가 연대하는 빅텐트 전략, 이른바 ‘시민연합정부론’과도 맥이 닿는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을 중심으로 진보와 보수, 중도를 아우르는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을 점친다. 민주당은 안 원장의 무소속 독자 출마 가능성은 낮게 본다. 박 후보와 민주당, 안 원장이 각자도생하는 3자 구도는 대선 필패라는 게 중론이다. 당의 주된 기조는 ‘자강론’(自强論)이다. 경선 선두인 문 후보와 안 원장 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게 근거다. 지난달 29일 리서치뷰의 박근혜·안철수·문재인 3자 대결에서 문 후보는 22.7%로, 안 원장의 30.4%에 10% 포인트 이내로 바짝 붙었다. 지난 5일 리얼미터의 야권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는 38.1%로 안 원장(40.8%)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후보 확정시 문재인의 ‘컨벤션 효과’도 있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경선이 승산있는 게임이라는 인식이다. 정치권은 대선 후보 등록일(11월 25~26일) 전후를 야권 단일화의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문가가 보는 핵심 이슈

    전문가가 보는 핵심 이슈

    대선을 100일 앞두고 전문가들이 꼽은 핵심 이슈는 대선 주자들의 경쟁 구도와 정책, 검증 공방 등으로 수렴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 간 교통 정리와 후보 단일화가 첫 번째 이슈로 꼽힌다. 검증을 빙자한 상대방 흠집 내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과 안 원장 측의 폭로전 공방은 전초전에 불과할 것이라는 얘기다.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민주화 공약의 선명성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9일 “다자 구도냐, 양자 구도냐가 관전 포인트”라면서 “문재인 민주당 경선 후보가 야권의 대선 후보가 된다면 경선 과정에서 틈이 벌어진 ‘비문(비문재인) 후보’들을 어떻게 다독이냐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안 원장과 야권이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관심거리”라면서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과 후보 단일화 방법에 대한 양측 간 설왕설래가 한동안 대선 판을 달굴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결국 야권연대가 이뤄질 것이고, 현재로서는 안 원장이 가장 유력한 만큼 박 후보와 맞붙는다면 과거와 미래, 정당 후보와 비정당 후보, 상식과 비상식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 연대 방식에 따라 문 후보도 (단일 후보의)가능성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정책 공약도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은 “2030세대를 겨냥한 취업난과 반값 등록금 이슈, 40대와 50대가 관심을 보이는 하우스 푸어와 일자리 문제 등에서 여야가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는 “양극화 해소와 남북 문제가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보이는 데 해답을 잘 내놓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민생 이슈에서는 여야가 정책이 비슷해, 진정성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너 죽고 나 살자’식 네거티브 공방도 빼놓을 수 없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남은 기간 안 원장의 도덕성 검증과 박 후보의 친인척 및 역사인식 문제가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도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도덕적 검증과 함께 국가경영 능력에 대한 검증이 진행될 것이고, 야권에서는 누가 됐든 박 후보의 역사관과 가족·친인척·소통 문제를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이영준·송수연기자 golders@seoul.co.kr
  • 법원 “휴대전화 요금 원가공개” 판결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휴대전화 서비스 요금의 원가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정부와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고 시민단체는 요금인하 압력을 한층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박정화)는 6일 참여연대가 “휴대전화 요금 원가를 공개하라.”며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방통위가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 요금 인하 관련 자료와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TF) 논의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위법”이라면서 “요금 산정 및 인하와 관련해 존재하는 정보를 모두 공개하라.”고 밝혔다. 법원이 공개를 명령한 자료는 ‘요금 원가 산정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용 및 투자보수 산정 자료’, ‘이동통신 3사가 방통위에 제출한 요금산정 근거 자료’ 등이다. 법원은 방통위 통신요금 인하 TF의 의사록 공개 청구는 각하했다. 참여연대는 2011년 5월 방통위를 상대로 이동통신 요금 원가자료를 공개하라고 요청했으나 방통위가 대부분의 자료를 비공개로 결정하자 지난해 7월 서울행정법원에 이를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 명령이 적용되는 시기는 2005∼2011년으로 2·3세대 통신 서비스에 해당된다. 통신업계가 현재 주력으로 삼고 있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는 당장 관련이 없지만 앞으로 이에 대한 소송이 추가로 제기될 경우 어떤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번 소송의 피고인 방통위는 “1심 판결문을 받은 후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실질적 당사자인 SK텔레콤은 항소를 통해 법적 공방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참여연대가 요구한 자료는 대부분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정보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신요금 원가나 가격형성 과정을 공개한 적이 없다.”면서 “핵심 경영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되면 기업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고 공정한 시장경쟁을 위협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이동통신사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는 “통신요금 원가를 공개하면 시장이 공정해지고 투명해지는 게 아니라 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측 조형수 변호사는 “전파의 공공재적 성격과 요금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큰 영향을 고려해 재판부가 판단했다고 본다.”면서 “향후 관련 정보가 공개되면 요금이 적절히 산정됐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지방의회 의정비 ‘극과 극’] 충북, 해외로 연수 다니면서 돈 더 받겠다

    충북도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추진,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도의회 한 의원은 “의장을 포함한 여러 의원들이 의정비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연찬회를 열어 논의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 ●“4년째 안 올렸으니 이번엔…” 도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전국 16개 광역의회 가운데 의정비가 12위(4968만원)로 상대적으로 적고, 다른 광역의회와 달리 4년 동안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태풍 피해복구 모른체 유럽행 그러나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정책국장은 “지방의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의정비를 올리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더구나 상당수 의원들이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의정비가 적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양군의회는 전체 의원 7명 중 4명이 농민들의 태풍 피해를 외면하고 지난 3일 스위스·프랑스·영국을 둘러보는 7박 8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떠났다. 한달 전에 연수일정이 잡혀 취소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동료 의원조차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단양은 이번에 159.1㏊의 농경지가 태풍 피해를 입었다. 제천시의회도 자치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이 3박 4일 일정으로 지난 3일 타이완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전기요금 누진제 폭탄] “누진없는 구간 250㎾로 상향해야”

    전기요금 누진제가 주택용 전기요금 폭탄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제도 손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요금 누진제는 오일파동이 있던 1974년에 마련된 것이다. 당시 누진제는 4단계 구간으로 최대 전기요금 차이는 2배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6단계로 나눠 무려 11.7배나 차이가 나고 있다. ●누진제 2~3단계로 축소 필요 전문가들은 누진제를 비롯한 전기 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에 비해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의 종류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 맞는 제도 손질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요금 체계를 지금도 지속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전기요금 가격 균형 조정과 누진 구간 손질을 제안했다. 이 상임연구원은 “주택에 비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산업용과 주택용 전기요금 원가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누진제는 기초 수급자 등에게도 적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정 전력량을 높여야 한다.”며 “전기 소비량이 증가한 만큼 1단계 전력량을 150~250㎾로 상향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석광훈 녹색연합 정책위원은 “장기적으로는 누진제를 완화하고 주택용에 대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 정책위원은 전기요금 형평성을 강조하며 “누진제로 인해 저소득층 가구가 요금을 과도하게 물어야 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누진제 단계를 현재의 6단계가 아니라 2~3단계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장 누진제 손질보다는 누진제 취지를 살려서 전기를 아껴 써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전기도 적정한 원가 산출해야” 정희정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석유나 가스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국제 시세에 조정되지만 전기는 그렇지 않다.”면서 “전기도 다른 에너지원과 마찬가지로 적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원가를 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도 “누진율을 완화해도 혜택이 없는 저소득층에게는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포장도로 많으면 ‘빗물세’?

    포장도로 많으면 ‘빗물세’?

    서울시가 빗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않는 불투수(不透水) 면적에 비례해 하수도요금을 부과하는 ‘독일식 빗물세’ 도입을 추진키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저지대 침수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빗물 재활용 등을 유도해 하수도로 유입되는 빗물량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서울시에서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市 “빗물 재활용 유도·침수 예방” 서울시는 5일 오후 2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시민, 전문가, 공무원 등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빗물 유출량 저감을 위한 독일식 빗물세 도입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서울시 하수도 요금은 공공하수도에 배출하는 오수(汚水·구정물)의 양에 따라서만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진걸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팀장은 “불투수 면적 때문에 저지대 침수가 계속되고 있어 그 대안으로 빗물세를 충분히 논의해 볼만은 하지만 서민 증세인지 미리 꼼꼼히 따져 추진해야 한다.”며 “서민들에게 추가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갑자기 시민들에게 세금을 걷겠다고 하면 충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 짓는 건물이나 상습 침수구역에는 빗물 저류시설, 침투시설을 시와 개발 주체가 공동으로 부담해 만드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은 2000년부터 하수도요금으로 오수 요금과 함께 불투수 면적에 따른 빗물 요금을 추가로 받는 빗물세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 면적이 넓은 지역의 거주자가 하수도 요금을 더 내는 방식이다. 반면 빗물 투수 면적이 많으면 그만큼 빗물요금을 덜 낼 수 있다. 독일은 하수도요금을 빗물처리 등에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요금 적법성 시비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서민부담… 침수원인 잘따져야” 김학진 시 물재생계획과장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1962년 7.8%에 불과하던 불투수 면적이 2010년 47.7%로 급증함에 따라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빗물이 하류로 몰려 저지대 침수 등 비 피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빗물세 도입은 빗물을 하수도로 내려보내지 않고 지하로 흡수시키거나 재활용토록 하는 등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부설된 하수관 1만 298㎞ 중 빗물과 오수를 함께 처리하는 합류식 하수관은 8820㎞에 이르고 있다. 한편 정책토론회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호 박사가 ‘빗물관리 제도와 빗물세 도입의 필요성’을, 빗물도시연구센터 권경호 소장이 ‘독일의 빗물하수도 요금 산정방식과 시행현황’을 발표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전기요금 누진제 폭탄] 月사용 400㎾ 넘으면 10배 누진… 서민들 한여름의 ‘공포’

    [전기요금 누진제 폭탄] 月사용 400㎾ 넘으면 10배 누진… 서민들 한여름의 ‘공포’

    # 경기 부천시 중동신도시 W오피스텔에 사는 류모(37)씨는 최근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기절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평소 4만원을 내던 전기요금이 20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이유는 다름 아닌 이 오피스텔이 7월부터 일반 오피스텔에서 주거용 오피스텔로 바뀌면서 가정용 전기요금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류씨의 사례는 가정용이 사무실 등에서 쓰는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비싼 현행 요금체계의 문제점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다. 이달 들어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가정이 3~4배가량 많이 나온 전기요금 때문에 아우성이다.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했는지 지난 7월 20일부터 한 달 가까이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7월 31일부터는 10여일 동안 열대야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잠을 자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틀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일부 상가처럼 창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트는 등 전력 과소비를 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수십만원이 넘는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서민의 ‘저항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김어원(41·서울 강북구 미아동)씨는 20만원이나 되는 전기요금이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7월보다 무려 15만원이 더 나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봐도 전기 사용량은 두 배가 안 늘었는데 요금은 4배가 넘게 나왔다. 김씨는 한국전력에 문의했다고 한다. 김씨는 “주택용의 누진제가 그렇게 무서운 요금폭탄으로 작용할지는 몰랐다.”면서 “종일 에어컨을 튼 것도 아니고 잠잘 때 4~5시간만 켰는데도….”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김씨의 7월 전기요금은 6만 5674원(사용량 381㎾)이었다. 99㎡(30평) 빌라에 사는 김씨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TV, 컴퓨터 등 기본적인 가전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폭염과 열대야가 판쳤던 7월 20일부터 8월 10일까지 퇴근 후 에어컨을 틀었고, 주말 낮에도 좀 시원하게 지냈다. 김씨네 9월 전기요금(7월 15~8월 14일 사용분)은 20만 1208원(사용량 601㎾)이었다. 10배가 넘는 요금이 적용되는 500㎾ 이상의 누진 구간 때문이었다. 같은 100㎾의 사용량이라도 0~100㎾일 때는 ㎾당 57.9원이 적용되지만 500㎾가 넘는 구간에는 ㎾당 677.30원인 11.7배나 높은 요금이 적용된다. “에어컨을 하루에 10시간 이상 튼 가게와 5~6시간 튼 집의 전기요금 차이가 없어요.”라는 이형석(38·서울 양천구 목동)씨. 이씨는 분식점과 집의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곳의 전기 사용량 차이는 두 배가 넘는데 요금 차이가 2만원 내외이기 때문이다. 이씨 분식점(7월 15~8월 14일)의 전기사용량은 980㎾, 요금은 12만 9820원. 같은 기간, 66㎡(20평) 집의 사용량은 464㎾, 요금은 10만 4250원이었다. 이유는 하나다. 일반용 전기요금을 내는 분식점은 전기요금 단가(㎾ 당)도 싸지만, 누진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용의 ㎾당 평균 요금은 115원 내외로 여름철 주택용 평균 단가 150원 내외보다 30% 가까이 싸고 누진제 적용도 없다. 산업용도 마찬가지다. 여름철과 봄·가을 요금의 차이는 있지만 주택용의 누진제처럼 차이가 크지 않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일반용이나 산업용의 전기요금 현실화가 시급하다.”면서 “전력피크 시간에 가장 많이 전기를 사용하는 대형 빌딩이나 공장 등의 피크요금을 올리고 오히려 주택용은 누진율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나주 ‘제2의 조두순 사건’] “흉기소지 차단… 최소 예방책” “근본 대책 안 되고 인권 침해”

    [나주 ‘제2의 조두순 사건’] “흉기소지 차단… 최소 예방책” “근본 대책 안 되고 인권 침해”

    인권 침해 논란으로 2010년에 사라졌던 경찰의 불심검문이 2년 만에 부활된다. 경찰청은 최근 강력 범죄가 잇따르자 이달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등에서 적극적으로 불심검문을 실시하라고 전국 경찰에 지시했다. 경찰은 3일 지구대나 파출소 등에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종합적인 대응 지침을 내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불심검문은 죄를 저질렀거나 저지르려는 의심을 살 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경찰이 신분증을 확인하거나 소지품을 검사하는 등의 행위로 경찰관직무집행법 3조에 근거한다. 시민은 이에 응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이 경우 경찰은 임의동행을 요구할 수 있다. 불심검문은 꾸준히 인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경찰의 무차별적 불심검문으로 시민사회로부터 적지 않은 인권 침해 비판을 받았고 2010년 9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불심검문의 인권 침해 문제를 제기해 인천의 한 경찰서장과 지구대장에게 서면경고와 직무 교육을 권고하기도 했다. 경찰의 불심검문이 과도하다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다. 경찰의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06~2010년 5년간 길을 가다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은 사람은 6068만명이었다. 국민 1인당 1.25회씩 검문을 받은 셈이다. 비판이 이어지자 경찰은 2010년 9월 무차별 검문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일선에 내렸다. 불심검문에 대한 경찰의 입장이 2년 만에 바뀐 데에는 최근 서울 여의도 및 의정부 지하철역 등에서 벌어진 ‘묻지 마’ 식의 칼부림 사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경찰 관계자는 2일 “최근 강력 범죄들을 분석해 보면 피의자들이 흉기를 소지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경찰의 불심검문은 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불심검문이 현행법상 강제 규정이 없고 인권 침해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불심검문 강화가 성범죄 등 강력 범죄 예방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지, 제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인지 의문”이라면서 “경찰이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을 악용해 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한 대책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6연승’ 文 과반은 무너져… ‘역부족’ 非文 연대설 솔솔

    ‘6연승’ 文 과반은 무너져… ‘역부족’ 非文 연대설 솔솔

    지난 1일 민주통합당 전북지역 순회투표에서 문재인 대선 경선후보의 누적 득표율 과반이 무너지면서 비문(비문재인)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6일로 마무리되는 지역 순회경선에서 문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과반이 되지 않으면 23일 1·2위 간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친노(친노무현) 세력으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꺾을 수 없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는 비문 진영이 마지막 노림수로 연대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하향세를 그려 왔다. 울산에서 57.33%, 강원에서 55.34%, 충북에서 52.29%를 찍은 뒤, 전북에서 45.67%로 처음 과반의 벽이 무너졌다. 인천에서는 46.15%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과반 획득에는 실패해 결선투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최근 흐름을 보면 결선에 가더라도 비문 후보들이 ‘문재인 대세론’을 꺾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2위 후보가 단독으로 문 후보를 이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것이다. 비문 후보 간 ‘합종연횡설’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꾸준히 회자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김두관 후보는 지난달 30일 손학규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연대는 없다. 제 입장은 확고하다.”면서도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연대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국민이 바라는 바인지도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손 후보가 연일 ‘친노 패권주의 세력’을 언급하며 문 후보와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친노 대 반노’ 구도의 주도권을 쥐고 결선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도 2일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친노 당권파에 대해 ‘패권주의’를 언급하며 반노 전선 구축에 가세했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현재 비문 후보들 간에 연대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결선에 간다면) 다른 후보 조직에서도 문 후보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선 흥행 책임론으로 인한 민주당의 내홍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비당권파 의원들 간에 비공개 모임이 속속 결성되고 있다. 이들은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2선 후퇴론’까지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인 김동철 의원, 초선 황주홍 의원 등 비당권파를 주축으로 하는 소모임도 최근 비공개 만남을 갖고 당내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논의했다. 김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없고, 각종 계파나 계보의 이익이 당보다 앞서는 현실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면서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 사퇴를) 다수가 주장할 경우 힘을 실어줄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시민단체 출신 초선 의원들을 주축으로 하는 ‘혁신논의모임’(가칭)도 당 지도부의 리더십 위기 등을 주제로 정기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모금 전문가 10인이 말하는 모금가의 역할

    기부는 나눔을 전제로 하는 무대가성의 내놓음이다. 남을 위해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선뜻 내놓기가 쉽지 않고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기부는 여전히 아주 선한 희생의 결단쯤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요즘 부쩍 기부자를 찾아 ‘돈을 모집’하는 모금가의 위상과 역할이 부각되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한국의 모금가들’(아르케 펴냄)은 한국의 대표적인 모금가 10인의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다. 아름다운재단을 국내 대표적인 나눔 재단으로 만든 윤정숙 이사,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 가게에 희망제작소를 설립한 박원순 서울시장, 한국 최초의 국제공인모금전문가(CFRE) 비케이 안,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등 유명 인사를 비롯해 전 가치혼합경영연구소의 김재춘 소장, 소규모단체 모금컨설팅 전문가이자 기부학자 조원희, 세계 최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허보영 팀장, 국내 1호 대학전문 모금가 황신애, 문화예술분야에 클라우드 펀딩을 소개한 장진민, 유시민펀드와 박원순펀드를 진두지휘한 정치모금 전문가 김종연씨가 그 주인공. 세 명의 모금 실무자들이 10인을 일일이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 모금의 어제와 지금, 그리고 문제점을 실감나게 풀어 내 흥미롭다. 한국의 대표 모금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점은 바로 ‘모금은 세상의 소수를 위한 것이자 통합을 위한 것’이다. 소수, 혹은 사회 공동선을 위한다지만 ‘자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기부자의 입장에서 선뜻 돈과 자산을 내놓기란 쉽지 않을 터. 바로 그 부분에서 모금가의 역할은 빛이 난다. 당연히 철저한 신념과 솔선의 모범이 으뜸 요건이다. “아무리 필요한 일이라고 외쳐도, 정말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이라 떠들어도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타인의 눈에는 그저 ‘니’사정일 뿐”(서경덕), “기부의 최종 목적은 어떤 곳에 돈을 많이 모으는 게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조원희) 다행히 박원순 시장이 전망하는 한국의 기부문화는 장밋빛이다. “지금 당장 기부라든가 나눔에 대해 익숙해져 있지 않지만 방아쇠를 당기면 확 폭발할 만큼 근성이 있다.” 그런 낙관과는 달리 우리의 모금 현실은 척박한 게 사실. 물론 기부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 크지만 모금가들의 자세도 문제다. “펀드레이징 자체에 함몰돼서 ‘억’대의 환상만을 좇는 활동가들을 보면 안타깝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우 자아실현을 위한 모금활동가가 대부분인 반면 아직 한국은 생계형 모금가가 훨씬 많다. 그래서 이 한국의 대표 모금가들은 전문 모금가를 위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모금에 대한 시각을 기부자에게서 모금가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1만 2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파동 1년] 피해입증 어려워… 분쟁조정 제자리

    지난해 2월 안성우(35)씨는 하루아침에 아내와 뱃 속의 아이를 잃었다. 낮잠을 자던 임신 7개월의 아내가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병원에 달려갔지만 결국 아내는 3일 만에 숨졌다. 의사는 사인을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부전’이라고 진단했지만 왜 이런 병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안씨는 이후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사망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라는 걸 알았다. 안씨는 산모를 위해 2010년 가을부터 가습기를 사용했다. 조금이라도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살균제가 독화살이 될 줄은 몰랐다. 이 무렵 비슷한 증상으로 모두 52명이나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8월 31일 가습기 살균제를 급성 폐질환의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안씨가 사용한 버터플라이펙트 등 4개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을 인정한 셈이지만 안씨의 고통은 여전하다. 피해 입증책임이 안씨에게 있는 데다 업체 측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피해를 봤다면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라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며 버티고 있다. 그러나 개별 소비자가 피해 원인을 직접 입증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연대에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의심되는 사례는 174건(사망자 52명)에 이르지만 질병관리본부는 34건(사망자 10명)만 인정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판매업체 옥시레킷벤키저를 상대로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피해자 62명도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 조정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등과 함께 특별팀을 구성했지만 관계부처 회의만 몇 차례 가진 뒤 개점휴업 상태다. 환경부가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하며 유해 화학물질을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산업계의 반발로 법률안 상당 부분이 바뀌고 말았다. 그 사이 피해자들의 고통만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한국환경보건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 95명 중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사람이 39명이나 됐고, 만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는 피해자도 62명이나 됐다. 피해자들은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들은 홈플러스 등 17개 업체를 과실치사 혐의로 31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업체 측은 김앤장 등 대형 법무법인을 고용해 여기에 맞서고 있다. 이범수·배경헌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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