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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 놓고 정국 요동…反美 벨트 구축한 남미연대 유지 의문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 놓고 정국 요동…反美 벨트 구축한 남미연대 유지 의문

    절대 권력을 행사해온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암으로 사망하면서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을 놓고 베네수엘라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차베스의 석유외교를 바탕으로 공고한 ‘반미 벨트’를 구축해온 남미 좌파 연대의 향방도 주목된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 사후 30일 안에 새 대통령을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치러지는 대선에서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차베스식 사회주의 개혁’을 승계하며 권력 수성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군부가 마두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집권 베네수엘라 통합사회주의당은 차베스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하며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차베스의 강력한 대항마였던 야권통합연대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가 극심한 범죄와 고실업률 등 차베스의 포퓰리즘 정책의 폐해를 강조하며 여당과 전면전을 예고해 대선 정국은 안갯속에 싸여 있다. 특히 선거관리를 맡게 될 대통령 대행 규정을 두고 여당과 야당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어 실제 대선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값싼 석유를 앞세운 차베스의 ‘오일 외교’로 좌파연대를 맺어온 중남미 정치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집권 후인 2005년부터 카리브해 연안의 17개국에 반값 원유를 공급하며 정치·경제 동맹을 주도해왔다. 일명 ‘페트로카리베’다. 2006년에는 좌파 정권이 들어선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를 중심으로 미국 주도의 미주기구(OAS)에 맞서는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을 발족, 남미 좌파의 맏형 노릇을 자처해 왔다. 하지만 자국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일시적 연대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차베스 부재 상황에서도 관계가 계속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야권이 개혁 과제 1호로 석유지원 프로그램을 선언한 바 있어 향후 정국 변화에 따라 동맹의 끈은 훨씬 느슨해질 수 있다. 한편 반미운동 선동가인 차베스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 관계 개선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미 대사관 소속 공군 관계자 2명이 간첩행위를 했다며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지목해 추방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빈부격차 해소와 사회주의 혁명을 내걸고 1998년 처음 권좌에 오른 차베스는 빈민층의 절대적인 지지에 힘입어 14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중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다. 1954년 수도 카라카스 남서쪽의 작은 시골마을 사바네타에서 태어난 그는 화가와 야구선수를 꿈꾸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하지만 1971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면서 정치에 눈을 떴다. 베네수엘라의 불평등과 부패에 불만을 품은 그는 1982년 젊은 장교들과 반체제 사회주의 성향의 ‘볼리바르 혁명운동’을 결성했다. 1992년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정권의 비리에 분개한 시민들이 무력으로 진압되자, 동료 장교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다. 혁명에 실패한 그는 “모든 것을 전적으로 나 혼자 책임지겠다”고 연설했다. 이는 2년 뒤 출소한 차베스를 정치인으로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 본격 정치에 입문한 그는 민중 세력과 좌파연합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1998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당시 나이 44세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었다. 인구의 40%인 극빈층으로부터 ‘위대한 지도자’로 불렸던 차베스는 기득권층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기존 의회를 해산하고, 차베스식 혁명을 강조하는 신헌법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켜 2000년 대선에서 또 한번 압승을 거뒀다. 2002년에는 반대파들의 쿠데타와 총파업에도 버텨 2006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2007년에는 헌법의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하기 위해 국민투표라는 초강수를 던졌다가 위기를 겪었지만, 2009년 국민투표에서 다시 승리하면서 ‘종신 대통령’의 숙원을 이뤘다. 차베스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민중에게 보조금 혜택을 안기는 등 양극화를 순화한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외국기업을 국유화하고, 외환을 통제함으로써 서방국가들로부터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전관예우 공화국] 공직 → 민간 → 다시 공직… “관행적 ‘인사 악순환’ 끊어야”

    [커버스토리-전관예우 공화국] 공직 → 민간 → 다시 공직… “관행적 ‘인사 악순환’ 끊어야”

    ‘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법 제도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1년 11월 거의 전면 개정 수준으로 대폭 바뀐 공직자윤리법에서는 4급 이상 공무원이 민간기업에 취업할 때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직무 연관성을 따지는 취업심사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고, 퇴직자가 현직에 있는 공무원에게 청탁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조항까지 뒀다. 하지만 주로 검찰, 법원 등 법조계 또는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들이 대형로펌에 취업해 거액을 받으며서 수면 아래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빈번하다. 법의 허점 탓이다. 김석진 행정안전부 윤리복무관은 “2011년 법 개정 당시 취업심사의 예외조항을 두면서 미처 간과했던 부분이 현실에서 문제로 드러났다”면서 법의 허점을 시인했다. 변호사나 세무사, 회계사 등 자격증만 있으면 로펌이나 세무법인, 회계법인 등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지 않고 취업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뒀던 게 문제의 핵심이다. 김 윤리복무관은 “법률회사로 가는 경우에도 반드시 심사를 받고 가도록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 만큼 그와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례 수집을 진행했으며, 조만간 시민단체와 학계의 의견까지 함께 담을 수 있는 민관합동 2차 TF를 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부정 청탁에 대한 익명의 신고를 보장해 주는 ‘부정청탁 신고센터’도 운영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5년 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작은 정부’를 운영한다는 명분으로 부패방지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등을 모두 국민권익위원회로 집어넣었다. 반부패 문화와 청렴 문화를 확산시켜도 부족할 마당에 기존의 조직마저 없애고 기능을 축소한 것은 대형로펌, 대기업 등으로서는 일종의 긍정적 신호였다. 반칙과 편법을 눈감아 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나서서 제공한 셈이다. 공직에서 취득한 정보, 그 시절 다진 인적 네트워크를 로펌 등에서 로비의 창구로 활용하고, 그 인물이 또다시 공직으로 돌아오는 관행을 허용케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공직→민간→공직’과 같은 인사 악순환을 가능하게 한 최고 인사권자의 문제의식 박약을 탓하는 목소리가 높은 배경이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이른바 ‘김영란법’ 입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공직자윤리법의 처벌조항을 더욱 강화, 실효적으로 단속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하고, 로비스트를 제도 속으로 끌어와 합법화할 수 있는 법안 마련도 필요하다”며 선결 과제로서 제도적 정비를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최고 임용권자인 대통령이 퇴행적 회전문 인사 관행의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해 그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천명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반부패 정책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사회 전반의 청렴도를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정당정치가 답이다…아니다, 거리로 나가라

    정당정치가 답이다…아니다, 거리로 나가라

    목에 턱 하니 걸리는 건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의 구호다. 그 나라 민주주의의 수준은 딱 그 시민의 수준만큼이라는 명제를 떠올린다면 이 말은 옳다. 무슨 세대가 보수화됐다고 한탄하건, 천지 분간 못 하고 날뛰는 어린놈들 용돈을 끊어 버리자고 제안하건 어느 쪽이든 남 탓 하지 말라는 거다. 김대중만큼, 노무현만큼, 이명박만큼, 박근혜만큼이 딱 우리 수준인 거다. 그런데 이 얘기는 정치 엘리트의 책임 문제를 끄집어내게 만든다. 세금으로 비싼 월급 주고 비서관 붙여 주고 차에다 활동비에다 사무실까지 내줬더니 고작 돌아오는 대답이 ‘이게 너네들 수준이거든?’이라면 복장 터질 노릇이다. 그래서 정치 엘리트라면 제대로 된 정책을 통해 제대로 대의 해야 한다. 그 핵심은 정당이다. 최장집그룹의 활동 공간이다. 이들이 보기에 시민들에게 늘 깨어 있고 조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치 엘리트들이 자신의 무능함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책임 전가다. 밥 벌어 먹고 살기도 힘든 시민들은 늘 새로운 뭔가에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로 한가하고 여유롭지 않다. 그렇기에 정치 엘리트들이 제대로 된 정책 패키지를 제시해서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고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여기엔 계급적 이익에 기반해 제대로 된 정책 패키지를 제시한다면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안철수가 중앙당 폐지, 의원 수 축소 같은 얘기를 정치 개혁 방안이라고 내놨을 때 최장집이 의원 수 500명으로 확대, 비례대표제 확대로 되받아친 장면은 이를 상징한다. 참여정부와 최장집그룹 간 갈등 지점은 지역감정 문제에서도 잘 드러난다. 참여정부는 지역감정 해소를 내걸었지만 최장집그룹은 제대로 된 사회경제정책만 내놓으면 지역감정은 금세 사그라질 문제로 본다. 그래서 더 중요한 정책 패키지 문제를 관료와 삼성의 손에다 넘겼으니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된다. 이런 주장은 널리 퍼져 있다. 최장집그룹의 일원,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를 통해서다. ‘정치의 발견’ ‘민주주의 재발견’ 등 강의록 형식의 편안한 책이 줄줄 나왔다. 이제 균형을 잡아 보자. 때마침 ‘정치가 떠난 자리’(김만권 지음, 그린비 펴냄)가 나왔다. 저자는 평이한 수준으로 쓰인 10개의 에세이를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들을 들려주는데 역시 인상적인 지점은 ‘성숙한 시민’에 대한 강조와 최장집그룹에 대한 비판이다. 일단 최장집그룹의 뼈대가 막스 베버에 있다면 저자의 등뼈는 자크 랑시에르다. 스스로를 ‘진보’라기보다 ‘자유주의자’라 규정하는 저자가 급진정치철학자 랑시에르를 호출한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저자가 꼬집어 그 이유를 설명하진 않는다. 다만 책 전반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깔려 있는데 이는 최장집그룹이 은연중에 풍기는 분위기, 그러니까 ‘민주주의 하다 보면 별의별 정권이 다 등장하기 마련’이란 태도에 대한 강한 반감과 통한다.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면 박상훈이 자신의 정당정치론을 옹호하기 위해 동원하는 미국 정치이론가 엘머 에릭 샤츠슈나이더를 두고 저자는 “60년 전, 너무도 미국적인 맥락”에서 등장한 이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오직 정당을 통해서만 정치하라는 샤츠슈나이더의 민주주의론은 “민주주의는 위에서부터 내려온다는 입장에서 한발도 벗어나지 않은” 이론에 불과하다. 특히 샤츠슈나이더는 훌륭한 정치 엘리트를 통한 정당정치를 ‘좋은 텔레비전을 사기 위해 텔레비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필요가 없다’는 비유로 설명하는데 이에 대해 저자는 “듣기에 따라 능력 없는 인민의 편을 들어주는 말처럼 들”리지만 “개인 기호에 따른 소비상품을 집단적 삶의 방식으로서의 민주주의와 동일시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비유”라 일갈했다. 제도권 정당정치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베버가 내세운 카리스마적 지도자로의 단순한 회귀”에 불과하고 이것 자체가 정당정치의 복원을 강조하는 이들이 늘 주장하는 “제도화된 민주주의의 의미를 오히려 퇴색시킨다는 점도 기억”하라고 해 뒀다. 한발 더 나아가 박상훈이 좋은 정당의 예로 드는 독일과 스웨덴의 사례를 두고 저자는 추가 질문을 던진다. “그 정당을 떠받치고 있는 시민사회가, 그리고 시민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없”을 뿐 아니라 “마치 정당이 훌륭한 민주적 시민들을 만들어 낸 듯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러기에 저자는 정당정치 강화론자들에게 연속적인 질문을 던진다. 왜 정치에 참여하는 길은 투표하는 것, 아니면 당원이 되는 것뿐인가. 정당정치가 시민의 정치적 요구를 못 따라오는 마당에 바보 같은 짝사랑도 아니고 왜 정당정치에다 무한한 신뢰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거기다 안철수에 대한 비판에서 드러나듯 정치 개혁 방안이 정치 축소가 아닌 정치 확대여야 한다는 게 최장집그룹의 입장이라면 제도권 정치 바깥으로까지 그걸 확대하지 못할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정치적 진보, 민주주의의 확장을 원하는 이들은 대체 언제까지 정치 엘리트들이 정신을 다잡고 정당을 통해 호명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어느 쪽을 택하든, 둘 다를 택하든, 둘 다를 버리든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현실은 늘 다면적이니까. 다만 민주주의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면 양쪽 글은 다 읽어 보는 것이 좋겠다. 박상훈의 글처럼 대중 강연 형식으로 부드럽게 쓰여 있으니까. 정치적 유토피아의 복권을 주장하는 다섯 번째 에세이, 민주주의란 통치권자로서 인민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데모크라시이기도 하지만 구성원 간 평등과 서로 간 지배하지 않음을 전제하는 이소노미(isonomy)이기도 하다는 일곱 번째 에세이, 최장집이 즐겨 인용하는 아담 셰보르스키를 통해 거꾸로 왜 계급 배반 투표 행위가 일어나는지 설명하면서 연대의 가능성을 찾는 여덟 번째 에세이 등은 꼭 읽어볼 만하다. 1만 3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中양회 3일 앞두고 “류샤오보 석방하라” 확산

    中양회 3일 앞두고 “류샤오보 석방하라” 확산

    오는 3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 부부의 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140여명을 비롯한 세계 인권 활동가들은 28일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앞으로 보낸 공개 서한에서 복역 중인 류샤오보와 가택연금 중인 그의 부인 류샤(劉霞)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영국 BBC 방송 중문판이 보도했다. 이들은 시 총서기에게 전달해 달라며 세계 각국에 있는 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보냈다. 류샤오보 부부의 석방을 위한 청원 활동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데즈먼드 투투 남아프리카공화국 명예 대주교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미 전 세계에서 42만여명의 지지자들로부터 연대 서명을 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요구 시위의 주역으로 타이완에 머물고 있는 왕단(王丹)과 우얼카이시(吾爾開希)도 이날 베이징 당국에 전달해 달라며 류샤오보 부부 석방 청원서를 타이완 마잉주(馬英九) 총통부에 보냈다. 중국 내에서는 인권 개선 촉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학자와 언론인, 변호사, 작가 등 120명의 지식인들은 지난 26일 국회 격인 전인대에 서한을 보내 최소한의 보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유엔이 제정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비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건의서 전문을 공개했으며 네티즌들의 지지 선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양회를 앞두고 자국 내 인권운동가들을 강제로 연금하는 등 사회 통제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이날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에 따르면 베이징 지역 인권변호사 취안톈허우(全天候)는 양회가 끝날 때까지 국가안보부 직원들이 24시간 감시할 것이란 통보를 받았으며 쓰촨(四川) 지역 인권운동가 천윈페이(陳雲飛)와 인권운동가 모즈쉬(莫之許)는 쓰촨 지역의 한 여관에 각각 감금됐으며 양회가 끝난 뒤 풀려날 예정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용인시의회, 개발 경사도 완화 시민들 ‘부글’

    “난개발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용인시에 또다시 난개발 광풍이 불 것입니다.” 경기 용인시의회가 처인구의 산지 및 임야 개발 허용 경사도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결국 통과시켰다. 당초 용인시가 발의했다 의회 반대로 보류했던 조례를 의회가 바통을 넘겨받아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다. 이에 시민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용인시와 시의회가 지역의 허파를 떼어내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용인시의회와 수지시민연대에 따르면 시의회는 최근 처인구의 산지·임야 개발 허용 경사도 기준을 현행 17.5도에서 20도로 완화하는 내용의 ‘용인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처인구는 이달부터 경사도가 더 가파른 임야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조례안은 새누리당 소속 이선우·김정식 시의원이 발의했다. 명분은 지역 내 개발행위 활성화에 따른 고용창출 및 경제적 효과는 물론 용인시 세수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용인시는 경사도 기준 완화로 처인구 산지·임야 중 460만㎡를 개발할 수 있어 1조 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3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조례개정안은 지난해 12월 임시회에서 시가 발의했다가 의회 반대로 심의를 보류했던 개정안과 비슷해 의회가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용인시가 의원 발의를 요청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용인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주민 반발이 있어 기준 완화를 추진했고 시의원도 공감해 의원발의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의회도 “당초 처인구뿐 아니라 기흥구에 대해서도 개발 경사도를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으나 시민단체들이 반발해 기흥구를 제외하는 선에서 수정동의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광주·이천 등지의 경우 개발 허용 임야 경사도가 20도이지만 임야의 높이를 50m 이내로 제한했다. 그러나 용인시는 높이 제한을 두지 않았다. 수원·성남시 등은 10도와 12도로 제한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4월 ‘국토의 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 비도심지역 내 산지 및 임야의 개발행위 허가 요건을 강화해 해당 지자체가 조례로 정한 경사도 기준을 따르도록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수지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의회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상대적으로 난개발이 덜한 처인구마저 난개발 위험에 노출됐다”며 “용인 수지지역이 난개발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민간업자 자율에 맡겼기 때문으로 개발계획을 세우지 않고 무작정 규제만을 풀어주는 것은 사실상 난개발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도 “결국 시의회가 한 일은 시가 당초 상정한 원안을 그대로 가결한 것에 불과하다. 시의회가 조례안을 보류한 뒤 수정하고 다시 통과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면 의회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현근택 수지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용인시의 경전철 및 전시행정과 관련한 주민감사를 청구할 계획인데 이 때 경사도 완화 조례를 통과시킨 것도 포함시킬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오늘 취임-새정부에 바란다] “청년·노인 일자리 늘려 숨통 틔워 주고 국민과 소통해 주세요”

    [박근혜 대통령 오늘 취임-새정부에 바란다] “청년·노인 일자리 늘려 숨통 틔워 주고 국민과 소통해 주세요”

    ●김원근(80·기초생활보장 수급자) 6·25 전쟁 때 팔 하나를 못 쓰게 됐는데 나이도 들어 이젠 소변 주머니까지 차고 산다. 국가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지만 그 돈으로는 한 달 생활을 꾸려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 매월 임대주택 월세에다 전기료·수도요금 내고 나면 병원비도 부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민들, 특히 어렵고 힘든 노인들을 잘 돌봐 줬으면 좋겠다. 노인 기초연금을 2배 올린다는 공약을 보고 반갑고 고마워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처음 했던 약속을 꼭 지켜 줬으면 한다. 우리야 이제 늙어서 일도 못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일자리 정책도 많이 펼쳐 주기 바란다. 서민들이 숨통 좀 열고 살았으면 좋겠다. 국민을 속이지 않고 깨끗하게 나라를 잘 이끌어 달라. ●이아인(23·취업준비생)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일자리가 너무 수도권에만 몰려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인턴 자리조차 그렇다. 인턴을 하려고 서울에 잠시 왔는데 부산으로 다시 돌아가면 취업 관련 정보나 기회에서 다시 뒤처지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다. 일자리는 물론 취업 특강, 사교육 시장까지 죄다 서울에 몰려 있으니 비수도권 취업준비생은 취업도 하기 전에 서울로 가야 하는 걸 당연시 여기는 풍토다. 그렇다 보니 버는 돈은 없는데 쓰는 돈이 엄청나다. 박근혜 정부의 10대 핵심공약 중 4개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로 수렴된다고 들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말고 약속했던 것을 지켜 주기 바란다. ●신광영(59·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로 어렵고 복잡한 상황이다. 새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지켜 나가며 국민에게 높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선거 투·개표 전에 국민을 상대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의 마음가짐이 집권 5년 내내 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대한민국에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본다. 전임 대통령의 사례를 보면 권력이 일상화되면서 오만해지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게 되면서 국민과 멀어지는 일이 많았다. 임기 말쯤에는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대통령이 되는 게 보통이었다. 새 대통령은 5년 내내 소통하고 약속을 지키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참된 리더가 되길 바란다. ●안진걸(41·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때에는 시민사회가 “제발 공약을 이행하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었다. 4대강 사업이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공약을 실천하면 큰 재앙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에 반해 차기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우리 시민사회가 그런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 공약만 보면 야당과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제발 공약을 잘 이행하는 대통령이 돼 줬으면 한다. 특히 경제 패러다임은 서민 중산층, 중소기업, 상공인, 노동자들에게 몫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또 국민의 칭찬과 비판을 달게 받을 줄 아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불안한 남북 관계도 신뢰라는 큰 그림 속에서 평화와 화해의 선순환으로 전환할 밑그림을 마련해야 한다. ●여민희(39·재능교육 학습지교사 해고노동자)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어머니의 마음’을 강조했다. 우리 아이들이 잘되고 가정이 잘되고 나아가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다 잘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대통령이 말한 어머니의 마음이라면 당면한 노동 현안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 재능교육뿐만 아니라 현대차, 쌍용차, 유성기업에서도 지금 농성이 진행 중이다. 재능교육 노동자들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혜화동 성당 옥상에 올라갔다. 박 대통령이 노동 문제를 내버려 둔다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머니는 가족을 외면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5년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하는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옥선(85·위안부 피해자)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여겨 살펴주길 바란다. 일본군 위안부 만행은 분명한 전쟁범죄이고, 한·일 간의 역사적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여성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은 할머니들은 꿈속에서 일본 군인을 만나 시달리는 악몽을 꾸고 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제국주의에 강제로 끌려가면서 모든 꿈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던 못다 핀 꽃이었다. 우리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피해자들에겐 마지막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살아생전에 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유지영(37·워킹맘·편집 디자이너) 아들이 19개월 된 일하는 엄마다. 내년쯤 아이를 국공립 어린이집에 입학시키려고 미리 신청했는데 대기 번호가 245번이다. 입학이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엄마들끼리 어린이집 입학보다 대학 보내는 게 더 쉬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 추첨제를 통해 입학할 아이를 뽑는데 주변을 보면 애가 셋 정도 돼야 우선순위에 들어간다. 쌍둥이를 가진 내 친구도 대기 번호가 50번이다. 평균 경쟁률이 10대1이다. 영어 유치원 등을 보내면 되지만 비용이 170만~180만원 정도라 한 달 월급을 다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공간이나 자금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된다. 지자체와 잘 협의해 모든 워킹맘들이 편하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도록 공간이 늘었으면 좋겠다. ●오정환(48·신발 도매업자) 신발 도매업을 한 지 25년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중소 상인 살리기 정책이 너무 골목상권과 소매업에 집중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우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세 상인들은 상대적으로 차별받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겉으로 많이 드러난 문제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다각도로 접근해 주면 좋겠다.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2008년부터 자영업자 고충민원센터를 운영 중인데 민원을 해도 사실상 처리되는 것이 없다. 민원을 접수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고충처리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출도 문제다. 서울시나 은행에서 5년 이상 된 개인사업자에게 대출을 많이 권하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사실상 받기가 어렵다. 자금 융통의 문턱을 낮춰 주기 바란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日‘다케시마의 날’ 사실상 중앙정부 행사로… 韓·日 갈등 고조

    日‘다케시마의 날’ 사실상 중앙정부 행사로… 韓·日 갈등 고조

    일본이 22일 아베 신조 내각의 차관급 고위 당국자를 참석시킨 가운데 이른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기념행사를 강행, 한·일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행사는 지방 정부인 시마네현이 주관했지만 중앙 정부가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 사실상 중앙 정부 행사로 격상됐다. 시마네현은 2006년부터 해마다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 행사를 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대표를 파견한 것은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시마지리 정무관은 인사말에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주권에 관한 문제”라며 “정부는 물론 현지인을 포함한 국민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마쓰에시 현민회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 등 국회의원 19명을 비롯해 정·관계와 극우단체, 현지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미조구치 젠베에 시마네현 지사는 “한국이 다케시마 점거를 기정 사실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어 정말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마네현 의회는 이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통해 다케시마 영유권을 조기 확립하고 ▲다케시마의 날을 중앙정부 행사로 승격시키고 ▲교육 과정에서 다케시마를 특별히 부각시켜 달라는 내용의 요망서를 시마지리 정무관에게 전달했다. 행사 과정에서 한국 시민단체와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회장 등 회원 7명은 이날 오후 1시 10분쯤 다케시마 자료관 근처에서 ‘일본은 독도 침략 행위를 중단하라’며 규탄 결의대회를 가지려다 일본 경찰에 제지당했다. 10여분간 실랑이가 이어지자 경찰은 최 회장 등을 차에 태워 별도 장소로 데려갔다.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도 행사에 참석, 토론 제안서를 제출하려다 우익단체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경찰에 의해 격리됐다.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은 아침부터 버스 10여대를 동원, 마쓰에시 전역을 돌며 확성기로 행사를 알렸다. 한편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일본은 ‘독도의 날’ 조례를 즉각 철폐하고,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구라이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일본 정부에 외교문서를 전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쓰에(시마네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박근헤 정부 국정목표 확정] “朴, 재벌개혁·동반성장 회피하는 말 바꾸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1순위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5대 국정목표’에서 제외되자 야권과 시민사회는 ‘전형적인 말 바꾸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대선 과정에서의 경제민주화 약속이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이었느냐는 격한 반응도 쏟아져 나왔다. 인수위 측이 ‘경제민주화란 용어만 빠졌을 뿐 내용은 담겨 있다’고 강변하고 나섰지만 재벌개혁 등 핵심 내용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논평에서 “박 당선인 본인이 약속한 경제민주화에 대해 조변석개(朝變夕改)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민주화 실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재벌 중심의 경제체제로는 균형성장, 발전, 양극화 해소, 복지수요 확충을 이뤄낼 수 없기 때문에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견인할 경제민주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이 빠져 있거나 두루뭉술하게 표현돼 있다”면서 “기대했던 국민 입장에서는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은 내각 구성 단계부터 이미 경제민주화와 재벌 규제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보여 줬다. 이번에도 역시 노동현안 등 첨예한 쟁점은 아예 회피한 듯하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야당도 ‘정치인의 약속이 화장실 휴지통 수준’이라며 거칠게 비난하고 나섰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경제민주화 공약이 빠진 게 아니라는 인수위 측 변명은 약속 위반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식 구태정치의 변명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공약을 위반하고 국민 합의를 무시한 채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지원으로 당선된 것 아니냐는 의혹과 불신을 달고 정권을 출범시키고 싶지 않다면 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는 기득권과 타협하고 사회적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고, 이수정 통합진보당 부대변인은 “국민을 현혹시키고 기만하기 위한 ‘선거용 수사’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오슬로에서 한 예술가의 절망을 목격했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엿봤다. 삶의 방향성을 끈질기게 고민하는 여행자라면 오늘, 오슬로로 향하라.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드를 형상화 했다. 건물 깊숙이 바다가 차오른 듯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 신동엽의 <산문시> 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동엽 시인의 시에도 그곳은 등장한다.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까지. 가는 데만 14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그래도 노르웨이는 꼭 가야만 했다. 깔끔한 북유럽식 가구처럼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세련된 이야기를 동경했다. 정말 시인의 말처럼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니는 세상일까. 3일간의 짧은 일정상 그들의 복지 체계는 얼마나 단단한지, 그들 사이에는 얼마만큼 끈끈한 신뢰가 엮여 있는지는 알 턱이 없겠지만. 오랜 시간 품어 오던 의문에 답을 내릴 때가 된 것이다. 평생 한번쯤 메카를 여행하는 이슬람교도처럼 그렇게 오슬로로 향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쑤욱 찬바람이 파고든다. 달력의 날짜가 동지 즈음에 걸린, 해가 가장 짧다는 시기라 다소 스산했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북유럽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풍경은 추위에도 당당히 맞설 만한 값어치를 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빨간 지붕 집들이 언뜻언뜻 솟았다. 오슬로를 키운 건 7할이 숲이고 도시를 걷는 건 산림욕과도 같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머지 3할은 바다의 몫이다. 바이킹의 후손들에게 바다는 투쟁과 호혜의 대상이었다. 움푹 파인 만灣 끝자락에 자리한 오슬로는 혹독하기도, 자비롭기도 한 바다와 지척이었다. 여기에 볕에 굶주린 듯 최대한 창을 키운 건물들이 단순하지만 모던한 자태를 더한다. 숲, 바다, 건물이 어우러져 오슬로만의 노르딕 스타일을 창조한다. 도시를 소개하는 브로슈어를 보니 오슬로 카피 문구는 바로 ‘슬로 시티Slow City’. 이 느릿한 도시를 흡수하는 최고의 수단은 걷기라는 뜻이다. 현재 국왕과 여왕 등 왕족일가가 머무는 노르웨이왕궁에서 오슬로 중앙역에 이르는 1.5km의 칼요한슨거리Karl Johans Gate를 따라 걷는다. 구석구석 가구와 디자인 숍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소담한 수도의 첫인상은 우선 합격점이다. 나의 침대를 바라보고 있던 것은 밤과 광기와 죽음의 검은 천사들이었다. 그들은 그 후에도 줄곧 나의 생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 뭉크의 일기 中 당신도 셀카를 찍는군요 겨울에 오슬로에 와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뭉크Edvard Munch를 기념하는 뭉크박물관Munch Museet에서 뭉크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13년을 기념해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인을 포착했다는 그의 작품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시 기간이 올해 2월13일까지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더모던아이The Modern Eye’라는 부제의 전시는 집단보다 개인이, 자연보다 도시가, 농업보다 공업이, 종교보다 과학이 우선시된 근대를 살아간 뭉크의 기록을 집약했다. 합리성을 내세웠지만 근대는 개인의 외로움과 절절한 고독을 불러왔다. 소년기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고 여동생은 정신병을 앓았으며 성년이 됐을 땐 남동생마저 죽었다는 뭉크의 인생은 듣는 것조차 버겁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버지의 히스테리를 고스란히 받아냈던 지친 영혼은 캔버스에 자신을 투영했다. 깨끗하고 단아한 느낌을 자랑하는 뭉크박물관. 들어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그의 작품은 감당하기가 녹록진 않다. ‘절규’ 앞에 섰을 때도 작품 속 울렁거리는 붉은 하늘이 평온하기만 한 오슬로의 그것과는 완전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뭉크의 작품은 콜렉터 사이에서 최고 인기 아이템 중 하나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단 한 점이 아니라 5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37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뭉크박물관에 걸린 절규도 도둑맞았던 것을 다시 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도난 중 훼손을 심하게 입어 지금도 1/3가량이 변색된 그림을 보니 세상은 뭉크에 미쳐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고깃덩이마냥 육체가 나뒹굴고 어둑한 사자가 튀어나오는 작품인데도 전세계 관람객은 그를 숭앙하고 환호한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려는 찰나 그는 대예술가답게 반전을 선사한다. 절규의 방에서 그의 사진이 전시된 방으로 건너갔다. 이게 웬걸. 그곳에는 히스테릭한 뭉크가 처음 접한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숱하게 찍었던 ‘셀카’가 진열돼 있었다. 이런저런 얼짱 각도를 연출한 모습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셀카의 의외성은 강렬했다.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셀카들. 당당히 렌즈를 자신 앞으로 가져갔던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번민했을까. 인간의 심연에 있는 불안과 광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뭉크는 진솔하다. 남이 눈치챌까 꼭꼭 숨겨 놓은 우리 모두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제야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렷해졌다. 우리 안의 꿈틀거리는 어둠을 대신 꺼내 보였던, 이 예술가의 솔직함에 대한 경의는 아닐지. 묵직했던 무언가가 소화되면서 자신의 결핍과 욕망에 너무도 충실했던 그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뭉크박물관Munch Museet┃주소 Tøyengata 53 0578 OSLO 개관시간 월, 수, 목, 금, 토요일 오전 12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 휴무(1월1일부터 5월12일까지 적용) 입장료 성인 95크로네(약 1만8,000원) 학생 50크로네(약 1만원) 홈페이지 www.munch.museum.no 1 셀카의 달인, 뭉크. 그의 작품은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품 중 하나다.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뭉크식 화풍으로 풀어냈다 2 올해 뭉크 사후 150주년을 기념해 오슬로 뭉크박물관에서는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같이 함께 살기, 어렵나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듯하다. 우리를 잠식한 우울과 고통은 같이 극복해내는 거라고. 두루두루 사는 인생이 행복의 총량을 높일 거라고 말이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거리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오슬로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는 아니다. 고층빌딩 없이 고만고만하게 고풍스런 건물들이 어깨를 견주고 있다. 2008년 개관한 오페라하우스는 정갈한 오슬로의 풍광을 화사하게 수놓는 건물이다. 피오르드를 상징화했다는 오페라하우스는 바다에 유유히 떠다니는 빙산처럼 바다를 품었다. 유명한 건축회사인 스뇌헤타Snøhetta가 설계했다고 해서, 건물 전면이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도배될 만큼 호화롭다고 해서 마음에 찬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위축감을 선사하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고고한 예술의 정수가 되어 신전처럼 떠받들여지는 여느 무대와는 달랐다. 오슬로 시민들과 관광객은 긴 경사면을 타고 오페라하우스 지붕과 벽면을 완만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여름이면 옥상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오페라 공연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대통령이나 총리조차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철학이 부러웠다. 하지만 오슬로에 와서야 철저히 착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특별하다는 것, 그 명제가 행복한 노르웨이를 만들었다. 부산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도 스뇌헤타가 설계한다고 하니, 건물이 문화를 낳는 힘을 좀 기대해도 되려나. 이들의 삶의 방식은 일상의 면면에 구체화된다. 요즘 노르웨이에는 협동조합 설립이 붐인데 마침 우리나라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당장 지난해 8월 개장했다는 마달렌Mathallen으로 향했다. 마달렌은 오슬로 시가 리모델링한 폐공장터에 들어선 푸드코드.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신선한 과일, 연어, 염소치즈를 사러 노르웨이 사람들이 바지런히 드나든다. ‘푸드코트’로 직역되지만 ‘식품문화원’으로 번역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 푸드 컨퍼런스, 조리 강습, 푸드 페어, 음식 경연대회가 활발하게 열리면서 노르웨이식 ‘잘 먹고 잘 살기’를 실천해 간다. 요새 우리 식탁에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처럼 원거리를 여행해 푸드마일리지를 쌓은 식재료가 태반이다. 20cm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 우유만 주구장창 생산하다 평균수명의 1/10도 못 채우고 죽는 소, 유전자변형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 콩과 옥수수들. 건강하지 못한 밥이 건강한 사람을 만들 리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알기에 음식이 자본의 도구가 된 지금 좋은 음식에 대한 열망도 반사적으로 높아졌다. 안정적인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와 바른 먹을거리가 필요한 소비자의 만남에 문화적 옷을 덧입혀 관광객에게 내보이는 그들의 자신감이 더없이 부러웠다. “우리도 싸울 때가 있다구.” 감탄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이 부러움이 묻어나자 오슬로 사람들,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위로랍시고 이런 말을 한다. 90년대 노르웨이 국민들은 EU 가입 여부를 두고 극명하게 두 편으로 갈라섰다. 논쟁을 벌이다 결국 1994년 국민투표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반대 52%, 찬성 48%. 얼마 전 우리나라 대선 결과와 묘하게 맞물린다. 세가 비슷한 집단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나면 허탈감과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건 동서가 마찬가진가 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국 경제가 나날이 번창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웃 EU 국가들을 보면서 성공적인 논쟁이었다고 자평한다. 물론 사람도 사회도 실수할 수 있다. 대신 옳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생산적인 ‘갑론을박’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정답을 실현한 사회. 합리적이고 따뜻한 노르딕 라이프스타일은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 같다. 3 마달렌은 오슬로에서 가장 신선한 노르웨이와 유럽산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4 푸드홀 마달렌은 장도 보고 유기농 식사를 즐기는 오슬로 시민들의 잇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페라하우스┃주소 Kirsten Flagstads pl. 1 N-0150 Oslo 박스오피스 개장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6시 홈페이지 www.operaen.no 사이트를 방문하면 5월, 6월에 집중된 문화공연 스케줄 표를 볼 수 있다. 마달렌Mathallen┃주소 Maridalsveien 17 OSLO 개장시간 화~수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목~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mathallenoslo.no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02-777-594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기고] 부활 해수부, 부산 오는 게 맞다/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상임의장

    [기고] 부활 해수부, 부산 오는 게 맞다/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상임의장

    오는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해양수산부가 공식 부활한다. 해양수산부 입지를 두고 부산과 인천, 세종, 호남지역 등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뜨겁다. 결론부터 말하면 해수부는 부산으로 오는 게 맞다. 적어도 지역이기주의를 배제하고, 국가 해양경쟁력을 최우선으로 친다면 말이다. 부산은 부산항 북항·신항·남항으로 특화, 세계 5대 항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 등 해양산업을 한 곳으로 모아 관련 산업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돼 있다. 해양·항만·수산 인프라가 국내 최고, 입지는 최적이다. 해수부는 1996년 김영삼 정부와 함께 탄생, 세계 10위권에 머물러 있던 국가 해양경쟁력을 끌어올리며 해양수산과학기술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국가 해양수산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시대 흐름과 여론을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으로 폐지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해양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인식 아래 해수부 부활을 공약했다. 박 당선인은 당선된 뒤 “3면이 바다인 만큼 해양에서 미래를 찾아야 하고, 부활하는 해수부 입지로 부산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마다 장점을 제시하고 있다. 해수부 입지는 국익과 해양수산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 기능의 효율성, 해수부 부활에 보여준 지역민들의 노력을 최우선해야 한다. 부산항은 국내 항만 물류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국가 비전사업으로 조성한 부산 신항은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물류 허브로 우뚝 섰다. 미래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해양플랜트와 조선·기자재산업, 관련 인프라 구축 등에서 찾아야 한다면 부산만 한 입지는 없다. 부산과 동남권은 국내 해양수산의 클러스터이다. 국내 최초의 해양 전문박물관인 국립해양박물관도 지난해 문을 열었다. 영도 동삼혁신지구에는 한국해양연구원·국립해양조사원·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13개 해양수산 관련 공공기관이 이미 옮겨 왔거나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부경대와 한국해양대·부산대 등을 중심으로 해양수산 전문가를 키우는 교육 인프라도 풍부하다. 세계의 해양환경 흐름도 무시할 수 없다. 부산은 중국을 겨냥한 환황해권과 러시아와 일본이라는 환동해권 해양경제의 중심에 있다. 유라시아 철도가 달리고 북극항로까지 개척되면 부산은 관문 역할까지 갖춘다. 해수부가 해양수산 총괄 부서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부산만 한 입지가 없다. 해수부 부활과 유치를 위한 지역민의 염원과 노력 역시 부산이 뜨겁다. 부산은 부산시와 경제계·학계·연구소 등 해양수산 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 스스로가 해수부 부활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해수부 입지는 지자체 간 입장이나 지역 안배, 혹은 정치논리로 풀어갈 사안이 아니다. 지역이기주의보다 국내 해양수산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우선적으로 따져야 한다. 큰 틀에서, 무엇보다 국가대계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정답을 찾을 수 있다.
  • 정년 앞둔 이필상 교수 “새정부 경제 민주화 의문”

    ‘한국 시민운동가 1세대’로 불리는 이필상(65)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이달 말 정년 퇴임한다. 1990년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한 그는 참여연대를 기반으로 한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함께 초기 시민사회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중앙은행 독립 등 경제 민주화 관련 이슈들을 주도했다. 지금은 예산·기업감시, 정보인권 활동을 하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고문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18일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등 방향은 올바르지만 과연 새 정부가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아직은 국민의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재벌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위해서는 순환출자 단계적 금지, 출자총액 제한제도 부활, 금융·산업 분리 강화 등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지방재정난과 복지정책 딜레마] (하)잘 걷고 잘 쓰는 것도 중요

    [지방재정난과 복지정책 딜레마] (하)잘 걷고 잘 쓰는 것도 중요

    재정 분권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노회한 중앙정부와의 밀고 당기기를 통해 과세자 주권과 자치 재정 운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스스로 자구하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고서는 중앙정부와 건강한 관계를 정립하기도, 지역 주민이라는 대지 속에 지방자치의 뿌리를 올곧게 내리기도 힘들다. 재정을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준과 능력이 있다는 점을 중앙정부와 지역 사회에 당당히 보여주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지방정부 지출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이를 위해 세출의 효율성과 징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돈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데다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문제 역시 지방정부 재정난의 한 요소라는 문제의식이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으로 낭비 요소가 큰 전시성 행사 비용의 급증이다. 2002년 3173억원이던 전국 지자체의 행사 관련 비용은 매년 꾸준히 상승해 2009년 9678억원까지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로 따져도 17.3%다. 반면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2005년 57.2%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2009년 53.6%로 내려앉았다. 더불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민간 이전경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공성을 띠는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시민사회단체 등에 경상보조금 형식으로 지급되는데 2002년 10조 1000억원이던 것이 2009년 29조원까지 늘어났다. 정치인 출신 단체장이 재정난 속에서도 선심성 지출을 한다는 문제 제기 속에 궁극적으로는 지역 시민사회의 시민 참여도에 대한 지적도 있다. 징수 효율성 문제로는 미수액 급증이 꼽힌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미수액 그래프가 증가, 감소를 오르내렸다. 미수액은 2008년 전년에 비해 19.6% 늘어난 3조 4000억원이 됐다. 2009년 3조 3500억원으로 약간 줄어든 듯하다가 2010년 다시 3조 4100억원이 됐다. 이 같은 금액정도면 2011년 지방소비세 5% 소득(2조 96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체납액 징수만 잘 돼도 지방소비세를 10%로 상향하는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세출과 징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은 지방자치단체의 연대로 요약될 수 있다. 세외수입 체납자 명단을 공유하고 체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통합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구축도 제시된다. 임상수 연구위원은 “지방세 체납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현재 일부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전자예금압류관리시스템이나 법원배당금압류시스템 등을 확대할 필요도 있고, 무적차량, 면허세 등 과세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지방세 징수 관련 통합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방정부와 지방공기업의 투자 심사대상 사업을 확대하고 투자사업 이력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투자 심사제도 강화는 효율적 지방재정 집행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전력 덜쓰는 집, 전기요금 부담 는다

    정부가 6단계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4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가장 비싼 구간과 가장 싼 구간의 요금 격차가 11.7배에서 3~8배로 축소된다. 누진제 단계 축소는 사용량이 많아 높은 요금이 적용되던 소비자들의 부담은 줄겠지만 적은 사용량으로 낮은 요금을 내던 서민·저소득층의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누진구간 축소로 발생하는 전기요금 감소분을 저소득층과 서민에게 떠넘긴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6단계에서 3~5단계로 축소하는 개편 방안 등을 포함한 전기요금 관련 현안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무역·에너지소위원회에 보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지경부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가정의 누진제 부담을 줄이는 대신에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집의 부담을 늘려 전기요금을 원가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주택용 요금 누진제 구간은 1단계(사용량 100㎾ 이하), 2단계(101~200㎾), 3단계(201~300㎾), 4단계(301~400㎾), 5단계(401~500㎾), 6단계(501㎾ 이상)로 나뉜다. 또 전력사용량에 따른 요금은 1단계 59.10원, 2단계 122.60원, 3단계 183.00원, 4단계 273.20원, 5단계 406.70원, 6단계 690.80원 등 최저와 최고 요금 간의 격차가 11.7배에 이른다. 이번 정부안대로라면 3~8배로 줄어든다. 문제는 지경부의 개편안대로 누진 구간을 3단계로 하고 최저와 최고 요금 격차를 3배 정도로 바꾸면 한 달에 250㎾ 사용하는 보통 가정은 지금보다 4286원을 더 내야 하지만 601㎾를 쓰는 전력과소비 가정의 요금은 5만 4928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지경부의 누진제 구간 축소안은 전기 사용량이 적은 서민들과 저소득층의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전기요금 4% 인상 이후 한 달 만에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누진제 손질에 나서면서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빈곤층이나 서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구간인 100~300㎾대의 요금은 내리고 전력 다소비 가정인 500~600㎾ 이상 구간에는 더욱 가혹한 누진 요금을 적용해야 전력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지경부의 안은 오히려 서민의 전기요금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부유층의 요금을 보전해 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北 핵실험 방사능 오염 가능성 희박”

    “北 핵실험 방사능 오염 가능성 희박”

    지난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낙진 및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당장 국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3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방사성 물질의 낙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KINS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 약 1㎞ 깊이 지하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이 지상으로 방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핵실험 여부 파악을 위한 방사능 핵종(核種) 탐지 자체가 굉장히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에 대해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핵실험장(함북 길주) 주변 지하수는 방사능에 오염되겠지만, 우리나라와 워낙 거리가 먼 데다 지하수계가 남쪽으로 연결돼 있지도 않아 오염된 지하수가 국내에 흘러들어올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수가 동해로 흘러들어 가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희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대기권의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다”면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주핵안전연대 집행위원장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지하 핵실험일지라도 방사능 오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강물 유입을 통한 수질오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미나 단국대 의대 교수는 “토양 오염이 불가피한 만큼 북한산 농수산물이 방사능 위험을 피해가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미역 1835t과 참깨 445t 등 총 3930t의 북한산 농림수산물이 반입됐다. 환경단체들은 극미량의 방사능도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엔 방사능영향과학위원회(UNSCEAR)가 펴낸 보고서는 100밀리시버트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도 DNA 손상, 방관자 효과(직접 방사선을 쬐지 않은 세포도 비슷한 영향을 받는 것) , 백혈병·림프종 발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편서풍이 불고 있어 동해나 일본이 일부 영향받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험장이 위치한 산악 지대가 무너진다거나 큰 비가 오면 지금은 땅굴 안에 차단된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과 인접한 러시아 연해주의 기상청은 이날 북한 핵실험에 따른 극동지역 방사능 오염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보리스 쿠바이 청장은 “전문가들이 구름 이동 경로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북한 핵실험장 주변의 구름이 연해주까지 날아오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6일까지는 북한과 접경한 연해주 남부 지역에선 서풍이 불어 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17일쯤 남풍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때는 이미 방사능 물질 오염과 같은 위험한 상황은 지나간 때”라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보수·진보 시민단체 “北 핵실험 규탄” 한목소리

    [北 3차 핵실험 강행] 보수·진보 시민단체 “北 핵실험 규탄” 한목소리

    북한이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시민사회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경찰은 즉각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보수성향의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북, 결국 7000만 국민과 세계인의 평화 기대를 배신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핵무기를 등에 업고 막무가내인 북한에는 채찍도 당근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면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초당적 협력을 통해 단결하고, 국제사회의 뜻을 모아 강력히 북한을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자유총연맹도 “북한이 도발로 얻을 것은 파멸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깨닫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단호한 자세로 대북제재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핵없는세상, 환경운동연합 등 29개 진보 진영 단체도 공동성명을 내고 “핵실험 강행으로 방사능 피폭 등 방사능 오염이 불가피해졌다”면서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화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통일협회는 “1992년 체결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이행 등을 통해 북한은 다시 대화와 협상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평화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심각한 위협”(소설가 이외수), “남한 사회의 분열을 예상한 전략”(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우려와 비판이 이어졌다. 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은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 30분 전국 경찰에 ‘경계강화’ 지침을 내리고 전국의 국가 중요시설과 해안도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등 주요 요인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또 공항·항만에서 보안활동을 벌이는 한편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비상근무를 격상하기로 했다. 소방방재청도 오후 1시를 기해 18개 소방본부 등 전 직원에게 특별경계근무를 지시하고 출동 대비를 마쳤다. 또 민방위 사태에 대비해 경보망을 점검하고, 소방헬기와 구조구급대 등도 상시 출동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청풍호 케이블카, 침체된 지역경제 살릴 것”

    “청풍호 케이블카, 침체된 지역경제 살릴 것”

    충북 제천시가 국내 최장(3.75㎞) 청풍호 케이블카를 둘러싸고 몸살을 앓고 있다. 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들어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단체들은 환경보전이 우선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명현(62) 제천시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경보전도 중요하지만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단체장 입장에서 적극 추진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최 시장은 “제천이 많은 관광자원을 갖고 있지만 개발을 못해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케이블카는 시민이 먹고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80만명 이상이 청풍호 케이블카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최 시장이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접근성이다. 제천은 중앙고속도로 등 교통이 편리해 수도권에서 두 시간이면 접근이 가능하다. 둘째, 수려한 자연환경이다. 케이블카 사업자들조차 청풍호 주변의 빼어난 경관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셋째, 비교우위론이다. 경남 통영의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수도권과 거리가 멀고, 청풍호 케이블카보다 거리가 1.7㎞나 짧지만 연간 이용객이 130만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통영 케이블카는 사계절 내내 바다만 보지만 청풍호 케이블카는 주변에 산이 많아 단풍과 눈꽃 등 사계절의 미를 감상할 수 있다”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케이블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제는 환경파괴 논란이다. 제천환경운동연합은 다른 지역 환경단체들과 연대해 반대할 움직임이다. 최 시장은 이와 관련,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겠다는 시의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케이블카 이름을 ‘청풍호그린케이블카’로 지었다”면서 “철주가 8개 정도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노선과 철주 위치 등 모든 설계가 친환경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케이블카는 산을 완전히 들어내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환경단체와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시는 2016년까지 청풍문화재단지와 비봉산 활공장을 연결하는 2.7㎞ 구간을 먼저 완공·운영한 뒤 청풍만남의 광장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상식 밖 순천지원… 檢·警 “납득 안돼”

    법원이 여중생을 성폭행한 용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경찰이 반발하고 있다. 12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 11일 여중생 성폭행 피의자 이모(53)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씨는 지난 8일 밤 11시 40분쯤 순천시 모 병원 대기실에 홀로 있던 중학생 A(14)양을 인근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가 한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어린 중학생으로 죄질이 불량해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각돼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순천지원은 지난 7일 1000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대학 설립자 이모(74)씨를 보석 허가해 줘 시민단체와 대학 관계자들로부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담당 재판장은 서울고법 현직 판사인 이 이사장의 큰사위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졌다. 검찰도 이 이사장의 보석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상 최대의 교비 횡령사건에 대한 수사 차질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남진보연대와 광주진보연대는 ‘사학비리 대명사 이씨의 보석허가는 중대한 범죄행위와 다르지 않다’는 성명서를 내고 법원의 보석허가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서남대 교수협의회도 12일 순천지원을 항의 방문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반값 식당’ 포퓰리즘인가? 새 복지모델인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의 ‘반값 등록금’에 이어 반값 시리즈 2탄으로 ‘반값 식당’을 추진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취임 초 ‘밥 굶는 사람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2500~3000원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반값 식당을 대거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반값 식당 정책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시민을 위한 정책이라며 반색한다. 김진형씨는 박 시장의 페이스북에 “아이디어가 좋다. 보편적이고 지속 가능한 복지 모델이라 여겨진다”면서 “이러한 단편적인 움직임들이 모여 정책적 전환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댓글을 남겼다. 트위터 아이디 ‘@evian27**’는 박 시장의 반값 식당 정책 기사를 인용해 “이런 게 복지”라고 치켜세웠고 페이스북 아이디 ‘Seung Yong Spikey L**’는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분들에게 반값 식당은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경제 논리로 보지 않고 나누고 베푸는 행복의 관점에서 우리의 복지 수준은 더 높아질 거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값 식당이 영세 상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인기 영합 정책이라는 반론도 적잖다. 트위터 아이디 ‘@zd**’는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반값 식당? 그럼 권리금에 보증금, 임대료 내고 장사하는 다른 식당들은 어떡하라고? 밥 굶는 빈민 위하고 재능 기부, 봉사 등 착한 말로 포장하지만 결국 시민 혈세로 시장경제 체제를 흔들어 보겠다는 사회주의의 실험”이라고 비난했다. 박 시장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남긴 오세호씨도 “인위적인 시장 개입은 그에 상응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서민과 시장 경제의 비효율 또한 걱정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민단체들 역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간사는 12일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인 정책으로 보인다”면서 “반값 식당이 운영되면 서울 지역에서 비싼 월세에 인건비를 들여 영세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우리 주변에 7000~8000원이 부담돼 끼니를 거르는 어려운 이웃이 많다”면서 “독거노인, 결식 아동, 빈민층 등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에 저렴한 가격으로 밥을 제공하고 또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값식당은 일석이조의 기업 복지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참여연대, 이동흡 업무상 횡령 혐의 고발

    참여연대, 이동흡 업무상 횡령 혐의 고발

    지난달 인사청문회 이후 침묵을 지켰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명예 회복을 위해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지난 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평생을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인격 살인을 당한 상태인 만큼 지금으로서는 명예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으나 야당의 거부로 청문결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상태다. 이 후보자의 발언은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개인 통장에 넣어두고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을 받은 특정업무경비에 대해 이 후보자는 “재임 기간 6년간 받았던 전액(약 3억원)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자를 6일 서울중앙지검에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2006년 9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매월 300만~500만원씩 모두 3억 2000만원의 특정업무경비를 헌재로부터 받아 개인 계좌에 입금한 것은 공금에 대한 불법 영득 의사를 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 사용 내역에 대한 그 어떤 증빙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대법원 판례에 따라 횡령이 성립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5일 일명 ‘이동흡 방지법’(인사청문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동흡 방지법은 현행 인사청문회 기간을 30일로 늘리고 3개 이상의 인사청문회를 동시에 열지 못하게 해 국회가 개별 인사청문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직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임명 철회는 물론 형사 처벌까지 할 수 있게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제 살길 찾아… ‘진보’의 재구성 시동

    대선 패배 이후 민주통합당이 외연 확장을 위해 중도 쪽으로 한 걸음 이동하면서 제1야당과 차별화할 공간이 생긴 진보정당들이 진보 정체성 확립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이 ‘좌클릭’하면서 진보 안에 온갖 정치 지향이 담기는 애매한 상황이 연출됐다면 대선 이후로는 야권 스스로 살길을 찾아 빠르게 다원화하는 모습이다. ‘진보의 재구성’이 시작된 셈이다. 진보정의당은 6일 모호하기만 했던 당의 정체성을 ‘서민 대중 정당’으로 설정했다. 노동에 기반을 두고 소외 계층을 대변하면서도 민주노동당 때와 같은 제한적 ‘계급 정당’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보편적 복지 실현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대안 야당’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무리하게 정체성을 섞어 통합하기보다는 각각의 분명한 정책적 정체성을 중심으로 야당은 야당답게, 진보는 진보답게 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민주당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2단계 창당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민주당과는 필요에 따라 연대·협력할 계획이다. 첫 단추로 진보정의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에 여야정, 노사,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한 사회연대협의회’ 설치를 제안했다. 노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와 일자리·복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 동맹을 맺을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측과도 정책적 유사성이나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기로 했다. 다만 통합진보당과는 “당분간 별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보정의당은 당원을 확대하고 내용을 갖춰 가급적 상반기 내에 2단계 창당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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