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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대한방직 전주공장 인수한 자광에 880억 만기 연장

    롯데건설이 전북 전주시의 노른자위 땅인 대한방직 부지를 매입한 자광에 대출해준 880억원에 대한 만기를 연장해준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자본금 10억원에 불과한 중소건설업체 자광이 지난해 대한방직 부지(21만 6000 여㎡)를 1800억원에 사들여 사업 실행 능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상황에서, 이를 계기로 롯데건설과 자광 간 관계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광은 사업개요를 통해 총 2조 5000억원을 들여 이곳에 430m의 타워와 350실 규모의 호텔, 60층 높이의 3000 세대 규모 공동주택, 백화� ㅏ된?活� 포함한 26만여㎡의 복합쇼핑몰(8층) 등을 올해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동시 착공·준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전주시민회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롯데건설이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전주 신시가지 복합개발사업 대출 약정 만기 연장’ 안건을 가결했다”면서 “이는 롯데가 대한방직 터의 실제 사업자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시민회는 “롯데는 이번뿐만이 아니라 자광이 전주 대한방직 용지를 매입하기 전부터 자광-대한방직 간 매매계약에 대한 연대보증(2017년)에 이어 부지매입대금 전액 대출로 이뤄진 매매대금 대출 계약(2018년)에도 연대보증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련의 연대보증과 대출 만기 연장 등은 사실상 사업자인 롯데가 개발 위험과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해 모습을 감춘 채 자광을 조종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곁들였다. 지구단위계획상 공업지역인 대한방직 부지가 상업지역으로 전환되면 롯데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시세 차익에 대한 특혜 시비를 면하면서도 기존 서신동 백화� ㅑ악卵黎袖� 쇼핑 시설과 함께 전주와 전라북도 유통시장을 장악, 지역 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광을 앞세웠다 분석이다. 자광 측은 “롯데가 다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담보로 대출을 연장한 것일 뿐 별다른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문옥 전주시민회 사무국장은 “롯데가 자광을 앞세워 위험을 회피하면서 실질적 수익을 챙기는 구조”라며 “롯데는 자광을 위장 계열사로 두고 있는지 등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고 불법과 편법의 과정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손잡은 한일 시민·노동자 “아베 경제보복 규탄”

    손잡은 한일 시민·노동자 “아베 경제보복 규탄”

    日젠로렌 “한국 불매운동은 反아베 행동”…한일 노동자·시민 ‘성숙한 연대’ 오다가와 의장 “27일 아베 관저 앞 시위” 민주노총 김명환 “양국 노조 공동 행동” 한일 양국의 시민과 노동자들이 74주년 광복절인 15일 손을 잡고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과 경제보복 조치를 규탄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배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양국 시민사회는 성숙한 모습으로 연대 노력을 하고 있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광복 74주년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시민대회에는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과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노총인 전국노동조합총연합회(全勞聯·젠로렌) 오다가와 요시카즈 의장이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고 한국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비 오는 날씨에도 집회에 모인 2000여명(주최 측 추산)은 “한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야노 사무국장은 “일본 정부는 지난해 (강제동원 관련) 한국 대법원 판결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사죄는커녕 배상 이행도 안 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정치 상황이 간단하지 않지만, 피해자들이 35년 넘게 싸워 온만큼 함께 극복할 것을 약속하면서 싸우자”고 말했다. 일본 ‘공동행동’은 일본 내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동자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11월 모여 만든 연대체로, 이번 서울 집회와 평화행진을 한국 ‘공동행동’과 함께 준비해 왔다. 서울광장 집회에서는 일본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하루유키 니이(68)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일본이 먼저 제대로 된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에서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면서 한일 관계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젠로렌의 오다가와 의장은 이날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간담회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령 발효 전날인 오는 27일 아베 총리 관저 앞에서 항의행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또 “아베 정권은 일본 내 우파 세력의 지지와 관심을 끌어들이려고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다가와 의장은 “한일 양국은 경제적으로 긴밀해 무역 마찰이 발생하면 (일본 제품을) 생산하는 곳에 여파가 생기고, 한국 관광객이 감소해 일본 노동자들이 직격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하는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해고 등 ‘경영합리화’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어 이를 (노동조합이) 막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다가와 의장은 한국 내 일제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한국 시민사회의 의견에 동조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한국의 불매운동을 ‘반일 행동’ 또는 ‘반아베 행동’으로 보는 견해로 나뉘는데, 젠로렌은 ‘반아베 행동’으로 본다”면서 “양국 노조가 더더욱 신뢰를 강화하고 연대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74년 전 700만 조선 민중이 일본과 동아시아 각국으로 전쟁 물자를 대기 위해 끌려갔다”면서 “민주노총은 그 역사를 제대로 세우고, 평화헌법을 수호하려는 (젠로렌을 비롯한) 일본 양심세력과 공동행동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아베 반대”…한일 노동자들 광복절에 뭉쳤다

    “아베 반대”…한일 노동자들 광복절에 뭉쳤다

    오다가와 일본노총 의장, 민주노총 찾아 간담회일본노총, 오는 27일 아베 관저 앞에서 항의행동오다가와 “한국 불매운동 반 아베 행동이라고 본다”“‘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령 발효 전날인 8월 27일 일본 수상관저 앞에서 항의행동을 벌일 것입니다.” 110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일본 노총 전국노동조합총연합회(全勞聯·젠로렌) 오다가와 요시카즈 의장이 74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 흐름을 규탄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다가와 의장은 “한일 양국은 경제적으로 긴밀하기 때문에 무역 마찰이 생겨나게 되면 (일본 제품을) 생산하는 곳에 여파가 생기고, 관광객이 감소해 노동자들이 직격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정부에 강하게 책임추궁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현장에서는 (기업이) 경영합리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식으로 이끌어 갈 수도 있어서 그 부분을 (노동조합이) 막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젠노련 등이 포함된 일본의 ‘총단결행동실행위원회’는 27일 아베 총리의 관저 앞에서 2000~3000명 규모로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오다가와 의장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한일 갈등) 문제를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경제적으로 풀어가는 건 정경 분리 원칙에도 맞지 않고 도리에도 맞지 않다”면서 “아베 정권은 일본 내 우파 세력의 지지와 관심을 끌어들이려고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베 정권은 ‘역사 수정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침략전쟁과 식민지주의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며 “역사수정주의 입장에서 정권을 유지하려고 하고 헌법구조까지 바꾸려고 하고 있다. 이런 시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오다가와 의장은 한국에서 확산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는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을 ‘반일 행동’으로 보거나 ‘반 아베 행동’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 전노련은 이를 ‘반 아베 행동’으로 본다”면서 “양국 노조가 더더욱 상호 간의 신뢰를 강화하고 연대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조치는 역사 왜곡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기조로 깔고 있다”면서 “이를 규탄하고 철회를 요구하는 한일 노동자와 시민들의 연대라는 측면에서 74주년 광복절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74년 전 700만 조선 민중들이 일본과 동아시아 각국으로 전쟁 물자를 대기 위한 강제동원을 당했다”면서 “민주노총은 그 역사를 제대로 세우고, 평화헌법을 수호하려는 (젠로렌을 비롯한) 일본 양심세력과 공동행동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씨줄날줄] 수요시위 1400회/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수요시위 1400회/이순녀 논설위원

    집회 30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현장 주변은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도 몰려드는 행인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누군가 나눠준 나비 모양 색종이가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다. 바닥에 주저앉은 시민들의 머리와 어깨에 어느새 노란 나비의 물결이 일렁였다. 어제 정오에 열린 1400회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1월 8일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시작한 지 꼬박 27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이 있던 곳, 지금은 평화의 소녀상이 의연히 자리한 곳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외쳐 왔을 기억과 연대의 함성을 떠올리니 숙연함이 밀려왔다. “일본 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신문에 나고 뉴스에 나오는 걸 보고 내가 결심을 단단하게 했어요. 아니다. 이거는 바로잡아야 한다.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오. 그래서 내가 나오게 되었소.” 김학순 할머니의 피맺힌 증언은 숨죽여 지내던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의 연쇄 증언으로 이어졌고, 이는 국제사회에 일본 정부의 반인권적 범죄 행위를 널리 인식시켰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여성단체들은 2012년 12월 대만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매년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코소보 등 내전국의 전시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과도 연대하는 등 인권·평화 운동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1400회 수요시위에는 해외 11개국 24개 도시의 시민들이 동참해 공감과 지지를 나타냈다. 한국 정부는 뒤늦게 법을 제정해 지난해부터서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을 공식 국가기념일로 기리고 있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0명이다. 지난 1월 별세한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해 올해 세상을 떠난 이들만 벌써 다섯 분이다. 남은 생존자들이 더는 억울함 속에 눈을 감지 않도록 가해자로부터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아 낼 책임과 의무가 한국 정부에 있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에서도 위안부를 부정하는 망언을 일삼는 극우 지식인과 단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위안부 강제 동원은 없었다”는 일본 정부와 우익 세력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 한다. “내가 증인”이라는 생존자의 외침이 이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지 참담할 뿐이다. coral@seoul.co.kr
  • “지울수록 번지리라”… 세계 37개도시 ‘연대의 날갯짓’

    “지울수록 번지리라”… 세계 37개도시 ‘연대의 날갯짓’

    국내 13개 도시 남녀노소 수만명 참가 종이 노란나비 티셔츠·가방에다 붙여 길원옥 할머니 “싸워 승리하자” 격려 성범죄생존자들 “함께한다” 지지 영상 도쿄·나고야·교토 등지서도 공개 증언“일본대사는 늙은이 말 똑똑히 들으세요. 이 늙은이들 다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죽기 전에 사과하고….”(올해 1월 별세한 김복동 할머니) “나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얼마나 아프면 저러는지 생각해 주면 좋겠다.”(길원옥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두 할머니가 수요시위에서 했던 외침들은 전시 일본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 1992년 1월 시작돼 매주 수요일마다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14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00번째 열렸다. 이날은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기도 했다. “죽기 전에 사과하라”는 김복동 할머니의 바람이 끝내 이뤄지지 않았기에 1400번째 수요시위에서도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가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위안부 동원을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35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수요시위에는 2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해 할머니 곁을 지켰다. 노란 나비 모양의 종이를 티셔츠와 가방 등에 붙인 참가자들은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라”고 외쳤다. 이날 수요시위에 참석한 길원옥(91) 할머니는 “더운데 많이 오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게 승리하는 사람”이라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국내 13개 도시뿐 아니라 일본, 미국, 대만, 호주 등 세계 12개국 37개 도시에서도 1400번째 날갯짓을 함께했다. 한일 갈등이 깊어지고 있음에도 일본 시민사회는 도쿄, 나고야, 교토 등에서 집회를 열고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던 고 김학순 할머니를 기렸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수요시위가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일본과 세계 각국으로 확대됐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알려준 평화와 인권의 정신에 세계 시민들이 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대만, 북이라크, 짐바브웨, 콜롬비아, 미국, 우간다, 일본 등에서 보내온 연대의 메시지도 수요시위 현장에서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대만 타이베이 여성구제재단은 “대만에는 이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두 분만 남았다”며 “정의 실현을 위해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이행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성범죄 생존자들의 목소리도 현장에서 울려 퍼졌다. 내전 중 성범죄 피해를 당한 타티아나 무카니레(콩고민주공화국)는 “할머니를 만나 제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이야기를 하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시위에서는 학생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광주 신가중학교 학생회 학생들은 “중학생인 저희도 잘못하면 제일 먼저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배웠다”면서 “(일본은) 미래를 이끌어 갈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내가 증인이다… 시민이 외쳐야 한다”

    “내가 증인이다… 시민이 외쳐야 한다”

    “최근 일본 아베 정부와 우익 세력을 보면 광복 후 7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민지 역사가 청산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죠.”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용산구의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만난 김승은(48) 학예실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일제강점기 식민지 역사에 초점을 맞춰 꾸려진 이 박물관은 오는 29일로 개관 1주년을 맞는다. 김 실장은 “지난해에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돼 전쟁이 정말 끝날 것 같았는데 1년 만에 식민지 역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시민 1만명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17억원 등으로 개관한 이 박물관은 1년간 약 1만 6000명이 찾았다.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사 관련 유물만 3만점 이상이다. 일본 시민단체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청일전쟁 기록화, 야스쿠니 신사 관련 자료 등 현재 전시 중인 400점 중 30% 정도가 일본 시민들이 박물관에 자발적으로 기증한 것이다. 실제 박물관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민초들이 일제의 차별과 수탈에 분노해 만세 운동에 나가는 등 조국 독립에 앞장섰음을 증명하는 사료도 있다. 1919년 3·1운동 당시 함경도에서 발견됐다는 독립선언서가 그중 하나다. 김 실장은 “서울 종로에서 인쇄된 독립선언서가 보름 만에 함경도까지 퍼졌고, 당시 독립운동이 아주 활발히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 측은 ‘내가 역사의 증인이다’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강제동원된 이들의 증언 영상과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는 손 글씨 다짐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것이다. 김 실장은 “후대의 시민들이 역사를 돌아보고, 스스로 ‘내가 증인’이라고 외치며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

    12개국 37개 도시서도 연대 집회 文 “피해자들 존엄 회복 위해 최선”일본 정부에 전쟁 범죄 인정과 위안부 동원 사죄 등을 촉구하며 27년간 이어져 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1400번째로 열렸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이기도 한 이날은 서울뿐 아니라 일본, 미국, 대만, 호주 등 세계 12개국 37개 도시에서 집회가 함께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수요시위가 열린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는 중고생과 시민 등 2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 이행 등을 요구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91) 할머니도 자리를 지켰다.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시작한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 고발하는 것)는 각지에서 모인 우리들의 위드유(피해자에 연대와 지지 뜻을 밝히는 것)를 통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전시 성폭력 추방을 위한 연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북한 측 단체인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도 연대 서한을 통해 “일본의 과거 죄악을 청산하고 그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반일 연대 운동을 더욱 힘차게 벌여 나가자”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를 평화와 여성 인권에 대한 메시지로서 국제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해 다른 나라 피해자들에게도 희망을 주셨던 수많은 할머니들과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겠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日정부 “상대방 비판 자제 명시한 위안부 합의 지켜” 韓에 요구

    日정부 “상대방 비판 자제 명시한 위안부 합의 지켜” 韓에 요구

    文 “위안부 문제 국제사회 확산” 발언 공격교도 “일본 가해 책임은 언급 안해” ‘위안부 기림의 날’ 文 페북글에 항의 차원 일본 아베 정부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준수할 것을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교도는 이날 “위안부 합의는 국제 사회에서 상대방에 대한 비판을 서로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렇게 보도했다. 교도가 인용한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국제 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힌 데 대한 언급에서 나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를 평화와 여성 인권에 대한 메시지로서 국제 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도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거론하며 “일본의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4일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로, 이날은 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의해 ‘세계 위안부의 날’로 지정됐다.이후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다 정부가 지난해 6월 13일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을 시행함으로써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해 다른 나라의 피해자들에게도 희망을 주셨던 수많은 할머니와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오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릴 수 있는 것은 28년 전 오늘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피해를 증언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날 할머니는 ‘내가 살아있는 증거입니다’라는 말씀으로 오랜 침묵의 벽을 깨셨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할머니들의 희망을 이어 나가는 것”이라면서 “오늘 기림의 날, 항상 슬픔이 희망으로 승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한·일 양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를 하고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의 지원사업을 수행할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했다. 화해치유재단은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엔으로 설립됐다.그러나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은 당시 정부가 일본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협의나 상의도 없었고 잘못에 대한 반성 없이 돈으로 보상하는게 아닌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했다. 할머니들의 주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이 합의로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11월 화해·치유재단의 해산 방침을 발표했다. 이로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성과라고 평가했던 위안부 합의는 사실상 파기된 상태가 됐고,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의 조국 지명 이유…“학문적 역량·국민과 원활한 소통”

    문 대통령의 조국 지명 이유…“학문적 역량·국민과 원활한 소통”

    “권력기관 정치적 중립성 실질적 보장”“검·경수사권 조정 합의안 성공적 도출”“법학자로서 사회 참여 역할·소임 다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유에 대해 법학자로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14일 국회에 보낸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에서 “법학자로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 원활한 소통 능력으로 법무행정의 혁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검찰 개혁 과제를 마무리하면서 실질적인 법치를 통해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법무부 장관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국가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강한 추진력을 갖고 법무부의 탈검찰화 추진, 자치경찰 법안 마련, 국가정보원의 국내정보 폐지 등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정부 합의안을 도출해 기획조정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다수의 논문을 저술했고, 학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형사 절차에서 피의자와 피고인의 인권 보장 및 피해자 보호 제도 발전에 기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활동하며 사법 민주주의 실현, 올바른 법률가 양성제도 도입을 통한 시민 권익 증진과 법원·검찰개혁 및 법조 윤리 개선 등의 법제도 개선을 통해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법학자로서 사회 참여의 역할과 소임을 다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내가 증인이다…시민이 외쳐야 한다”

    “내가 증인이다…시민이 외쳐야 한다”

    식민지역사박물관 김승은 학예실장 인터뷰“독립운동가를 폄하하는 시각 바꾸는 게 역할”“선조들에게 독립운동은 ‘누구나 하는 것’”“최근 일본 아베 정부와 우익 세력을 보면 광복 후 7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민지 역사가 청산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죠.”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용산구의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만난 김승은(48) 학예실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일제강점기 식민지 역사에 초점을 맞춰 꾸려진 이 박물관은 오는 29일로 개관 1주년을 맞는다. 김 실장은 “지난해에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돼 전쟁이 정말 끝날 것 같았는데 1년 만에 식민지 역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시민 1만명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17억원 등으로 개관한 이 박물관은 1년간 약 1만 6000명이 찾았다.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사 관련 유물만 3만점 이상이다. 대부분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기증한 것으로 대한제국 시절 무과급제 합격증, 독립운동을 하며 썼던 글귀, 인장 등이 있다. 김 실장은 “후손들 본인에게도 조상에 대한 유일한 유품인데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시민단체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일본 시민단체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청일전쟁 기록화, 야스쿠니 신사 관련 자료 등 현재 전시 중인 400점 중 30% 정도가 일본 시민들이 박물관에 자발적으로 기증한 것이다. 김 실장은 “박물관의 가장 큰 의의는 독립운동가를 암암리에 폄하하는 시각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조상에게 독립운동은 ‘조선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일부 영웅들만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독립운동을 좁혀 볼수록 당시 친일이 당연한 흐름이었던 것처럼 오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물관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민초들이 일제의 차별과 수탈에 분노해 만세 운동에 나가는 등 조국 독립에 앞장섰음을 증명하는 사료도 있다. 1919년 3·1운동 당시 함경도에서 발견됐다는 독립선언서가 그중 하나다. 김 실장은 “서울 종로에서 인쇄된 독립선언서가 보름 만에 함경도까지 빠르게 퍼졌고, 당시 독립운동이 아주 활발히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 측은 ‘내가 역사의 증인이다’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강제동원된 이들의 증언 영상과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는 손 글씨 다짐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것이다. 김 실장은 “후대의 시민들이 역사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스스로 ‘내가 증인’이라고 외치며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 활발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에 대해선 “자신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불매운동뿐 아니라 SNS에 관련 글을 공유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박물관을 찾는 학생들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전주시 집으로 찾아가 통합돌봄서비스 제공

    전북 전주시가 노인들이 거주하는 집으로 찾아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주시는 노후에도 본인이 살던 집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전주시 노인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에 관한 조례’가 14일 공포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공모 사업’에서 전국 최초로 노인 분야 선도사업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된 전주시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이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홀로 사는 어르신 등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를 시설이 아닌 자택에 거주하게 하면서 각종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남숙 전주시의원이 대표 발의해 제정된 이 조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관련 정책과 제도 수립·시행에 관한 시장의 책무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시민의 역할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 수립 ▲지역사회 통합돌봄 자문단 및 민·관 협의체 운영 등을 담았다. 또 서비스 제공 및 사례관리, 자원연계 등의 협의를 위한 지역사회통합 돌봄 회의 운영, 돌봄 기관 지원 등 전주 시민의 노후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관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선도사업 지자체로 선정된 전주시는 6월부터 국비 11억원 등 약 36억원을 투입해 완산구에 거주하는 어르신 4만 8000여명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덕진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인기 전주시 생활복지과장은 “한 시민에 대한 개별적 복지 서비스에서 한 시민을 위해 도시 전체가 연대하는 ‘통합돌봄’으로 복지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면서 “2025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앞서 이번 사업을 통해 ‘전주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모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들 명예 회복에 최선 다할 것”

    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들 명예 회복에 최선 다할 것”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가해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에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하는 ‘수요집회’가 1400번째를 맞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올해로) 두 번째 기림의 날을 맞았다”면서 “오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릴 수 있었던 것은 28년 전 오늘, 고 김학순 할머니의 피해사실 첫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할머니는 ‘내가 살아있는 증거다’라는 말씀으로 오랜 침묵의 벽을 깨셨다”고 말했다. 이어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에 힘입어 슬픔과 고통을 세상에 드러낸 할머니들께서는 그러나, 피해자로 머물지 않으셨다. 여성인권과 평화를 위해 연대하는 인권운동가가 되셨고, 오늘 1400회를 맞는 수요집회를 이끌며 국민들과 함께 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평화와 여성인권에 대한 메시지로서 국제 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할머니들이 계셔서 우리도 진실과 마주할 수 있었다”면서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다른 나라의 피해자들에게도 희망을 주셨던 수많은 할머니들과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할머니들의 희망을 이어나가는 것”이라면서 “오늘 기림의 날, 항상 슬픔이 희망으로 승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7년, 쉼없이 달려온 수요집회… 연대·평화의 장으로 거듭나다

    27년, 쉼없이 달려온 수요집회… 연대·평화의 장으로 거듭나다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있는 첫 신고로 정대협, 1992년 1월 8일 첫발 내디뎌 1000회 때 ‘평화의 소녀상’ 건립 성과 70~80%가 청소년… 인권교육 산실로 할머니들 숙제 아닌 미래세대 연대를단일 주제 집회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이어져 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로 1400회째를 맞는다. 1992년 1월 처음 열려 27년 동안 단 한 주도 거르지 않았다. 피해 사실을 용기 내 고발한 할머니들과 역사적 아픔에 함께 분노하고 연대한 시민들이 똘똘 뭉쳐 이뤄 낸 결과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일제의 위안부 만행이 보편적 여성 인권을 침해하는 전시 성폭력이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수요시위에 국내외 많은 시민이 동참하게 됐다”며 “이제는 매주 시민들이 모여 연대와 평화를 외치는 상징적 집회가 됐다”고 말했다. 14일 집회는 한국과 일본 등 10개국 34개 도시에서 함께 진행된다. 수요시위의 역사는 1991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로 걸려 온 한 통의 신고전화에서 시작됐다. 김학순 할머니였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대외협력본부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고전화를 개설했을 때 김 할머니가 첫 신고자였다”고 회고했다. 이 본부장은 “김 할머니는 ‘일본에 구걸하듯 사과를 받아 낼 게 아니다. 일본이 응당 사과해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당당하게 일본의 태도를 꾸짖었다”고 전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국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 내야 했다. 이 본부장은 “김 할머니가 증언할 당시에는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위안부 피해 여성을 국가적 망신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위로나 공감은 고사하고 사회가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조차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할머니들이 증언하실 때는 성폭력특별법도 없었다. ‘민족의 더러운 여자들’이라고 침을 뱉고 지나갈 때 용감하게 피해 사실을 드러내고 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시위는 김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이듬해부터 시작됐다.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36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정대협 주도하에 1월 8일 첫 시위를 열었다. 회원 30여명은 일본대사관 주변을 돌며 일본 정부에 위안부 강제 연행 사실 인정과 공식 사죄, 피해자에 대한 배상, 희생자 추모비 건립 등을 요구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해 참석하지 못했던 할머니들도 용기를 내 7번째 집회부터 함께했다. 2011년에는 1000회를 맞아 옛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정대협과 국제연대 단체들이 2012년 12월 대만에서 개최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는 김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증언한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정하기도 했다. 또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는 항의집회를 추모집회로 대신하며 비탄에 잠긴 일본 국민들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수요집회를 이어 온 많은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올해 1월에는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인 김복동 할머니도 별세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0명이다. 평균 연령은 91세다. 이용수(91) 할머니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 도중 연신 기침을 하며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활동을 멈출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14일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서울 남산에 설치되는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다. 그는 “우리는 30년 가까이 진실을 말해 왔는데, 일본 사람들은 계속 거짓말만 해 너무 속상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서는 ‘피해자 없는 수요시위’가 동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한 사무총장은 “수요시위가 1000회를 넘어서면서부터 청소년 참여가 기하급수로 늘었다”며 “지금은 70~80%가 청소년이다. 인권과 평화를 기억하고 교육하는 장으로 수요집회가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소녀상 세우기 운동을 하는 이태준(28) ‘세움’ 대표는 “위안부 피해 문제는 할머니들의 숙제가 아니라 미래세대인 우리가 받아 안고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는 수요시위 현장에 서린 할머니들의 용기와 연대 정신을 계승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내 눈을 돌려달라!”…홍콩 민주주의 외친 ‘송환법’ 반대 시민들

    “내 눈을 돌려달라!”…홍콩 민주주의 외친 ‘송환법’ 반대 시민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의 완전 철폐를 촉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집회·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 집회 참여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실명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격화됐다.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한 시민들은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고 완전한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13일 CNN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홍콩국제공항에 몰려든 시민들은 오른쪽 눈을 안대나 붕대로 가린 채 “부패한 홍콩 경찰은 내 눈을 돌려달라”고 외치며 홍콩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눈을 돌려달라’는 시민들의 외침은 공항을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경찰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가진 게 없다. 그게 바로 당신이 우리를 쏜 이유인가”라는 글자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SCMP와 홍콩 명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침사추이 지역에서 열린 송환법안 반대 집회·시위에서 한 여성 집회 참여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에 맞았다.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져 6시간 가까이 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결국 실명 판정을 받았다.이 사실이 전해지면서 송환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연대의 의미로 오른쪽 눈을 안대 또는 붕대로 가리고 홍콩국제공황에 몰려들어 항의 시위를 벌였다. 공항 곳곳에는 검은 스프레이로 쓴 ‘눈에는 눈’이라는 낙서도 눈에 띄었다. 홍콩 정부가 추진해 온 송환법안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사안에 따라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홍콩 남성 범죄인을 대만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이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많은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자칫 홍콩에 있는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을 중국으로 연행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송환법안 완전 철폐를 외치는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계속 있었고, 지난달 1일에는 홍콩 시민들 중 일부가 의회를 점거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의회를 점거한 날은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지 22년이 되는 날이었다. 여론의 반대에 직면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9일 주례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송환법안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요구하는 송환법안의 완전한 철회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반대 집회·시위가 계속되고 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대안정치 하려면 비전을 제시하라

    지난해 2월 결성된 민주평화당이 창당 1년 6개월 만에 다시 분당의 길로 들어섰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10명은 어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들을 다시 결집시키면서 대안 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당 원내대표인 유성엽 의원을 비롯해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이다. 이들의 탈당은 평화당과의 통합을 주장해 온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인한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목된다. 당장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 중진 의원들은 평화당 탈당 의원들이 역설한 ‘대안 신당’ 건설은 그간 당 지도부가 설파해 온 제3지대와 맥을 같이한다며 즉각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호남계는 주승용, 박주선, 김동철, 이찬열, 김관영, 김성식 의원 등이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은 내년 4월 총선이 불과 8개월밖에 남지 않아 ‘새로운 제3지대 정당창당’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에 대한 1~2%의 여론 지지도로서는 총선에서 평화당 소속 의원들의 승리는 희박하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제3지대 정당 창당은 자신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양당 체제 틀을 깨려고 하는 시도다. 일단 탈당으로 관심몰이를 한 ‘대안정치’가 과연 총선에서 돌풍을 몰고올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양당 정치의 폐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국민의 관심 밖으로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탈당한 10명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어떤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과거 정치권에 맴돌던 구태의연한 사람들을 끌어모을 게 아니라 시민사회와 각계의 전문가가 대거 참여하는 ‘열린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미증유의 경제·안보 복합 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들고나와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정치공학 차원에서 표만 얻으려는 꼼수를 부린다면 대안정치는 내년 총선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 문 대통령 “일본 경제보복 대응, 감정적이어선 안 돼” [전문]

    문 대통령 “일본 경제보복 대응, 감정적이어선 안 돼” [전문]

    수보회의서 “日경제보복, 3·1 100주년에 매우 엄중”“적대적 민족주의 반대…한일 양국 국민 우호 중요”“국민에 감사…국제사회와 연대해 인류보편 가치 옹호”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사흘 후면 광복절로, 올해는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면서 “과거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큰 고통을 받았던 우리로서는 현재 벌어지는 일본의 경제 보복을 매우 엄중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일본의 경제 보복을 거듭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 보복은 그 자체로도 부당할 뿐 아니라 그 시작이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면서 “광복절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한층 결연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 선조들은 100년 전 피 흘리며 독립을 외치는 순간에도 모든 인류는 평등하며 세계는 하나의 시민이라는 사해동포주의를 주창하고 실천했다”면서 “적대적 민족주의를 반대하고 인류애에 기초한 평등과 평화공존의 관계를 지향하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우리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께서 보여주신 성숙한 시민 의식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일본 정부의 부당한 경제 보복을 결연하게 반대하면서도 양국 국민 간의 우호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양국 국민이 성숙한 시민 의식을 토대로 민주·인권의 가치로 소통하고 인류애와 평화로 우의를 다진다면 한일 관계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이번 일로 한일 국민 간의 우호 관계까지 훼손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부족함을 꼼꼼하게 살피면서도 우리 국민·기업의 역량을 믿고 자신 있게 임하겠다”면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고 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경제 강국이 아니다”라면서 “인류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며 사람을 중시하는 평화 협력의 세계 공동체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국제 사회와 연대하면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은 경제력뿐 아니라 인권·평화 같은 가치의 면에서도 모범이 되는 나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다음은 문 대통령의 12일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 모두발언 전문. 사흘 후면 광복절입니다. 올해는3.1독립운동100주년,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더욱 뜻깊게 다가옵니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큰 고통을 받았던 우리로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경제 보복을 매우 엄중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제 보복은 그 자체로도 부당할 뿐 아니라 그 시작이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광복절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한층 결연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또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선조들은100년 전 피 흘리며 독립을 외치는 순간에도 모든 인류는 평등하며 세계는 하나의 시민이라는 사해동포주의를 주창하고 실천하였습니다. 적대적 민족주의를 반대하고 인류애에 기초한 평등과 평화공존의 관계를 지향하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우리의 정신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성숙한 시민의식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경제 보복에 대해 결연하게 반대하면서도 양국 국민 간의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양국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민주인권의 가치로 소통하고 인류애와 평화로 우의를 다진다면 한일관계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꼼꼼하게 살피면서도 우리 국민과 기업의 역량을 믿고 자신 있게 임하겠습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고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경제 강국이 아닙니다. 우리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며 사람을 중시하는 평화협력의 세계 공동체를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하면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경제력뿐 아니라 인권이나 평화 같은 가치의 면에서도 모범이 되는 나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 평화당 비당권파 탈당…“제3세력 결집해 대안신당”

    평화당 비당권파 탈당…“제3세력 결집해 대안신당”

    유성엽·박지원 등 의원 10명 전격 탈당 선언1년 6개월 만에 또 분당…정계개편 신호탄? ‘제3지대 신당’을 주장한 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12일 집단 탈당을 선언하고 ‘대안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2월 국민의당 분당 결과 탄생한 민주평화당은 창당 1년 6개월 만에 다시 쪼개지게 됐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10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사분오열되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들을 다시 튼튼하고 건강하게 결집시키면서 대안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엽 원내대표와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으로 구성된 대안정치는 이날 중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중 장 의원의 경우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에서 활동해온 것이어서 탈당계 대신 당직 사퇴서를 제출한다. 대안정치는 “평화당은 5·18 정신을 계승한 민주세력의 정체성 확립과 햇볕정책을 발전시킬 평화세력의 자긍심 회복을 위해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과 제1야당은 국민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들의 기득권만 유지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면서 “기득권 양당 체제를 극복해야 할 제3정치세력은 기득권 양당에 실망한 민심을 받들 수 있는 준비와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면서 “새로운 대안정치 세력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건전한 진보층, 적폐세력의 ‘부활’로 역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보수층, 국민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정치는 “대안신당은 국민적 신망이 높은 인사를 지도부로 추대하고 시민사회와 각계의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실생활에 필요한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발굴·제시하는 정책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노 재팬’에도 민간교류는 흔들리지 않아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비롯된 한일 갈등이 전방위로 꼬리를 물고 있다. 정치외교 분야의 경색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민간교류마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문화 관광 등 순수한 민간 차원의 교감조차 발붙일 여지가 없어지는 지금의 사정은 결코 가볍게 봐 넘길 문제가 아니다. 당장 스포츠나 문화 교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기약 없이 연기되는 사태가 속출한다. 두 나라 모두 학생들의 수학여행부터 상대국에 보내지 않겠다고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짧은 기간에 상대국 여행객은 양쪽 모두 30%가량 뚝 떨어졌다. 국내에는 한류 스타들의 일본 활동도 중단돼야 한다는 급진적인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한류 불매운동이 일본의 시민사회에서도 맞대응식으로 불거지고 있다. 지난 주말 국내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반일 연대’를 재확인했다. 일본의 적반하장식 경제 옭죄기에 오죽 분통이 터졌으면 불볕더위에 청소년들까지 나서서 촛불을 들었을까. 하지만 지금은 정치와 민간교류를 구분하는 냉정한 시각을 되찾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상대국에 여행 발길을 하루아침에 끊다시피 하는 신경전 속에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기는 국내 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민간교류의 최일선 창구인 지방자치단체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서울 중구청이 곳곳에 내걸었던 ‘노 재팬’ 배너가 시민들의 지적으로 철회됐다. 이처럼 시민보다 균형감과 인식 수준이 떨어지는 지자체들이 많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일본 영화 상영을 취소하자는 시 의회 주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은 다행스럽다. 정치외교에 감정이 상했다고 전시장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치우는 졸렬하고 편협한 대응을 우리는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 [열린세상] 임시정부 수립 100년, 한중 연대의 의미를 짚어 본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임시정부 수립 100년, 한중 연대의 의미를 짚어 본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지난 8월 2일 일본이 결국 수출 허가 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후 일본 제품을 사지 않고 일본에 가지 않는 운동이 전 국민적 호응을 얻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한국에서 불매운동이 성공한 적이 없다며 비웃던 일본인들도 심각성을 의식하기 시작한 듯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행동이 옹졸하고 부당한 것임을 지적하는 운동이 시민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조직되고 전개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일본 정부 당국이 그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새삼 지적할 것도 없이 돌이켜 보면 올해는 3·1운동 100년의 해다. 바로 그해에 과거를 거듭 반성하고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나가기 위해 한일 우호에 진정성을 보여야 할 일본이 일방적인 조치로 한국 경제를 위협한 데 대해 우리 국민의 배신감과 분노는 더욱 거세게 조직됐다.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3·1운동을 재현하듯 번지는 동안 우리 청년들이 국민대표단 이름으로 중국의 임시정부 소재지를 순회 방문하고 돌아오는 행사가 있었다. 지난 7월 8일부터 17일까지 100인의 청년 대표단이 100년 전의 역사를 재현해 중국 내 대한민국 임시정부 소재지였던 충칭, 광저우, 창사, 항저우, 상하이 등 5개 지역을 순회 방문하고 돌아온 것이다. 4000킬로미터의 대장정이었다. 이들의 행로를 뒤쫓다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숨결이 중국 중남부의 도시들에 점점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에서 새삼 깊은 의미를 읽는다. 그곳은 단순한 중국의 도시들이 아니었다. 이 지역들은 현재도 그러하거니와 당대 동아시아권 최대급 국제도시들이었다. 중국을 무대로 펼쳐진 우리 독립운동이 국제사회로 열린 곳을 지향하며 늘 국제적 연대를 추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제의 집요한 추적에 쫓기면서도 결코 오지에 숨어들어 가지 않았던 것이다. 이 행사가 일깨워 준 사실이 또 하나 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100년은 조선의 100년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100년이라는 사실이다. 조선의 3·1운동에 중국의 인민이 각성해 일어난 것이 5·4운동이었다. 이후 중국을 무대로 한중 연대의 민족운동이 펼쳐졌다. 세계로 열린 곳에서 펼쳐진 한중 연대는 그 자체로 국제연대였다. 카이로선언이 그 결실이었다. 제국 일본에 패배를 안겨 준 승리의 씨앗이 여기에 뿌려졌던 것이다. 일본이 패전 이후 일본 외교의 실패를 자인하며 작성한 보고서가 있다. 대일 평화조약 체결을 앞두고 당대 총리 요시다 시게루의 지시로 작성된 조서 ‘일본 외교의 과오’라는 50쪽짜리 보고서다. 조서는 일본 외교의 실패를 만주사변에서 찾고 있다. 특히 중국 민족주의에 대한 과소평가가 군부 주도의 만주사변을 용인했던 원인으로 지적됐다. 결론은 이렇다. 일본 패전은 중국 대륙의 민족주의 고양과 그 역사적 의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결과였으며, 일본의 대중 정책이 중국의 반일, 항일, 모일(侮日)만을 문제 삼는 방향으로 치달았던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아베의 일본이 과연 요시다의 반성을 계승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 외교의 과오’도 한참 부족한 내용이다. 그래도 그나마 아시아 민족주의에 대한 몰이해가 일본의 실패를 불러왔다는 분석은 전후 일본 외교의 기본 노선에 자리잡고 있었다. 유엔 중심주의와 미일동맹 기축주의, 그리고 아시아와의 관계 중시가 전후 일본 외교의 3원칙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베의 외조부 기시가 총리로 재임하던 시기였다. 기시마저도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아시아 민족주의의 에너지를 아베는 적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아베 시대에 이르러 아시아 민족주의에 대한 평가와 그에 입각한 공존의 모색이라는 전후 일본 외교의 근간이 퇴색하고 있다. 아베의 무역전쟁 도발은 한국에서 이미 희석되고 있던 아시아 민족주의, 즉 저항적 민족주의를 부활시키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 일본 여행 자제 운동이 그러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명심할 일이 있다. 저항적 민족주의라 해도 승리의 조건은 국제사회에 열린 민족주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한중 우호 카라반에 참석한 100명의 우리 청년이 100년 전의 역사를 되새김질해 보여 준 핵심 교훈이다.
  • 남자 화장실에 눈알 모양… #그거 그냥 스티커예요

    남자 화장실에 눈알 모양… #그거 그냥 스티커예요

    스티커 부착 캠페인… 일부 남성 거센 반발“많은 이들이 화장실에서 안전함을 느끼는 게 ‘특권’이라는 걸 모릅니다. 누군가에는 불안함이 일상이라는 것도요.”공중장소에서의 불법 촬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설치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작가 ‘성인소년’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법촬영에 대한 공포를 남성도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인소년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남자 화장실 변기와 목욕탕 탈의실 등에 눈알 모양 스티커가 붙은 사진 수십장을 올렸다. 계정 이름은 ‘그거 그냥 스티커예요’. 이번 작업은 2017년 진행한 프로젝트의 후속 작업 격이다. 시민들이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눈알 모양 스티커를 사서 남자 화장실에 붙이고 ‘인증샷’을 찍어 제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취지에 공감한 많은 시민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20대 남성이자 페미니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한 성인소년은 “불법 촬영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서 거리낌 없이 불법 촬영물이 소비되고 있다”며 프로젝트를 재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여성은 공중화장실 문이나 벽에 난 구멍을 보고 소형 카메라가 있을까 봐 두려워하는데, 남성은 오히려 ‘예민하게 굴지 말라’고 한다”면서 “렌즈를 닮은 눈알 모양 스티커로 남성도 짧게나마 공포를 체험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남성들의 반발이 거세다. 그는 지난해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에 신상정보가 공개되면서 ‘그만두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당했다. 전시회를 열었을 땐 포스터가 뜯기거나 작품 설명지가 사라지는 일을 겪기도 했다. 성인소년은 “이번 프로젝트가 또래 집단에서 고립된 남성 페미니스트들의 연대 창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젊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공감하고 싶어도 주위 사람들 눈치 때문에 드러내지 못한다. 이런 참여형 프로젝트를 통해 남성 페미니스트도 많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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