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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국민’… 초대 국회부터 정당 이름으로 가장 많이 썼다

    ‘민주’ ‘국민’… 초대 국회부터 정당 이름으로 가장 많이 썼다

    민주주의 가치 중시한 ‘민주’ 23개 최다 87년 이후 보수계열 민주 사용 ‘자민련’뿐 ‘국민’ 11개·‘한국’ 8개·‘자유’ 5개·‘청년’ 3개 특정인 앞세운 정당명은 ‘친박연대’ 유일 21대 총선 미래·국민·자유·민주 順 많아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 호남 기반 3당 통합, 안철수 신당 창당 등으로 새로운 정당의 이름들이 연일 회자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제헌국회부터 20대까지 의석을 얻은 총 113개 정당의 당명에는 ‘민주’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문이 16일 1~20대 국회 원내 정당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민주는 70여년간 총 23개 정당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국민’이 11개, ‘한국’이 8개, ‘대한’·‘사회’·‘자유’가 각 5개, ‘청년’·‘통합’·‘통일’이 각 3개였다. 민주는 초대 국회의 한국민주당·조선민주당과 2대의 민주국민당을 거쳐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여야를 넘나들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우리 정당사에서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의 가치는 꾸준히 중요한 요소로 다뤄져 온 셈이다. 1987년 이후 첫 총선에서 1, 2당을 차지한 민주자유당과 민주당도 모두 당명에 민주가 들어갔다. 하지만 이후 보수계열 정당은 김종필 총재가 이끈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외에는 민주를 사용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계열은 15대 새정치국민회의와 17대 열린우리당을 제외하고는 평화민주당, 새천년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통합당 등 민주라는 단어를 꾸준히 썼다. ‘국민’은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해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20대)이 제일 익숙하지만 이승만 계열이 주축이었던 대한독립촉성국민회(초대)부터 널리 쓰였다. 대한국민당·민주국민당·여자국민당(2대), 한국국민당(11대), 통일국민당(14당)처럼 주로 ‘○○국민당’ 형식으로 많이 쓰였다. 자유는 자유당(3·4·5대)을 시작으로 민주자유당(14대), 자민련(15·16대), 자유선진당(18대) 등 보수계열에서 꾸준히 썼다. 대한은 3대 국회까지 큰 인기를 끄는 당명이었으나 이후로는 이름을 감추고 ‘한국’에 자리를 내줬다. ‘안철수신당’으로 논란이 됐던 특정인을 앞세운 정당명은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친박연대’가 유일하다. 기업가 출신으로 대선 후보까지 올랐던 정몽준 전 후보의 ‘국민통합21’(17대), 문국현 전 후보의 ‘창조한국당’(18대)은 정당 자체가 해당 인물을 상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당명은 보편성을 띠는 형식이었다. 4·15 총선을 두 달 앞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41개 정당과 26개 창당준비위원회에는 바른미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미래당, 한반도미래연합 등 ‘미래’가 포함된 당명이 ‘국민’을 포함한 당명과 함께 8개로 가장 많았다. 보수통합으로 탄생한 미래통합당과 그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도 미래가 들어간다. ‘자유’가 포함된 당명은 7개, ‘민주’와 ‘한국’이 포함된 당명은 각각 6개와 5개로 뒤를 이었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두는 3개 정당도 합당을 의결하고 당명은 ‘민주통합당’으로 잠정 결정했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이 만든 야권통합신당이 선택했던 이름이다. 2013년 7월 출범한 정의당은 원내 의석수는 가장 적지만 최장수 정당으로 이번 총선을 치른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한국당 “‘임미리 사태’ 이해찬 사과해야”…시민단체는 檢 고발

    한국당 “‘임미리 사태’ 이해찬 사과해야”…시민단체는 檢 고발

    “문재인 정권 오만과 불손 보여줘” 비판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고발했다 취하한 것을 놓고 “이해찬 대표가 나서서 국민과 임 교수에게 사과하라”고 맹비난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민주당에 대해 “‘더불어’도 없고 ‘민주’도 사라진 권력욕의 화신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한 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으로 당에 대한 비판 칼럼을 쓴 임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이를 취하했다. 전 대변인은 “‘덮어놓고 고발’, ‘고발이 먼저다’라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불손을 한눈에 보여준다”며 “공보국 명의의, 사과 아닌 해명 문자 하나를 달랑 보내면서도 오히려 정치적 목적 운운하며 임 교수의 전력을 트집 잡는 데서는 반성할 줄 모르는 정권의 DNA가 읽힌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임 교수가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이 순간까지도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요지부동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하고 이해찬 대표가 나서서 국민과 임 교수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권성주 새보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여당 지지자들이 ‘우리가 고발해줄게’ 운동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왜 임미리 교수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만 빼야 한다고 했는지, 왜 국민들이 그녀의 주장에 공감하는지 민주당 지지자들 스스로가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며 “실체 없는 ‘우리’라는 표현으로 자신들이 다수인 것 마냥 선동하며 국민 편 가르기 하는 모습은 공산당과 전체주의자들의 전형적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려 하는 민주당과 그 극단적 지지 세력들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이 대표를 표현의 자유 및 국민의 알 권리 침해, 선택권 제한, 업무방해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민주당의 고발은 국민 정서에 반하는 부적절한 행위”라며 “민주당은 특수경력직 국가공무원인 국회의원이 소속된 정당으로 공무원이 부적절한 언행을 하면 이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데 이를 권력으로 막으려는 행위는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도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임 교수를 고발한 행위는 그 동기나 경위가 불순하고 온당하지 못해 임 교수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마산 보도연맹 희생자 6명 70년 만에 무죄 선고

    마산 보도연맹 희생자 6명 70년 만에 무죄 선고

    6·25전쟁 때 좌익으로 몰려 영장 없이 불법 체포·감금 당한 뒤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당한 민간인 6명이 70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부(이재덕 지원장)는 14일 마산지구계엄고등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된 고 노상도씨 등 보도연맹원 6명에 대한 국방경비법 위반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한국전쟁 발발 당시 국가는 이들이 남로당과 규합해 괴뢰군에 협력하는 등 이적행위를 했다며 국방경비법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하고 처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이 북한에 호응하는 등 이적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1948년 정부 수립 전에 남로당 산하단체에 가입한 경력이 있었다. 당시 정부는 이런 인사들을 모아 전향을 목적으로 설립한 보도연맹에 가입시켰다. 노씨를 비롯한 경남 마산지역(현 창원시) 보도연맹원 수백명은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중순∼8월 초순 사이 헌병과 경찰의 소집 통보를 받고 모였다가 영장 없이 체포돼 마산형무소에 수감됐다. 마산지구계엄고등군법회의는 이들에 대해 국방경비법의 이적죄 혐의로 재판을 해 1950년 8월 18일 141명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같은 달 말 마산육군헌병대가 사형을 집행했다. 2009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법원 영장 없이 보도연맹원들이 불법적으로 체포·감금돼 희생됐다고 밝히자 유족들은 2013년 창원지법 마산지원에 재심 청구를 했다. 법원은 재심 청구 사유를 인정해 2014년 4월 재심 개시 결정을 했지만 검찰이 항고와 재항고를 하면서 재심 절차가 늦어졌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이 검찰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재심이 확정돼 재심 개시 6년여만에 마침내 무죄가 선고됐다. 고 노상도씨의 아들인 노치수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장은 “돌아가신 분들은 당시 ‘논을 매다 잠시 보자고 해서 불려갔거나 부역하러 오라고 해서 나갔다가 희생됐다”며 “가족들은 내 남편, 내 자식이 어디로, 어떤 죄로 끌려갔는지도 모르고 수십 년을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70년 만에 무죄가 나와 좋기는 하지만 가슴이 먹먹하다”고 밝혔다. 희생자 유족들을 변호한 이명춘 변호사는 “무죄 판결이 났지만, 당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거나 통일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좌익으로 몰려 억울하게 희생된 보도연맹원들이 많다”며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도 이날 법원의 무죄판결을 반겼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70년이 걸렸다”며 “국가 폭력으로 말미암은 모든 고통이 이번 무죄 판결을 계기로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기원한다”는 환영성명을 발표했다. 허성무 창원시장도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법원의 이번 결정은 매우 의미 있는 역사적 진전이다”는 환영 성명을 냈다. 열린사회 희망연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등 14개 지역 시민단체는 “무죄판결을 환영하며 진실화해위원회 재출범, 보상특별법 제정, 가해자 처벌 등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참여연대 “민주당, 임미리 교수 고발은 ‘입막음 소송’…취하해야”

    참여연대 “민주당, 임미리 교수 고발은 ‘입막음 소송’…취하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경향신문에 기고한 대학교수와 신문사를 검찰에 고발하며 누리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입막음 소송’”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14일 논평을 내고 “허위사실을 쓴 기사도 아니고 자당을 비판한 칼럼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당 대표 명의로 기고자와 언론사를 검찰에 고발한 것은 과잉대응”이라면서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을 막으려는 전형적인 ‘입막음 소송’”이라고 밝혔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라며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선거 운동도 아닌 기간에 민주당을 뽑지 말자고 쓴 것은 선거법 위반이며 언론 공정성을 위배한 것”이라면서 임 교수와 신문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칼럼의 주요 내용은 집권당인 민주당과 집권 세력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으로서 결코 공직선거법으로 규율할 영역이 아니다”면서 “당 차원에서 반박 논평을 내거나 반대 의견의 칼럼을 기고하면 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직선거법의 각종 제한 규정은 그간 유권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을 제약해왔다. 스스로 ‘민주’를 표방하는 정당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지는 못할망정 이런 악법 규정을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민주당은 고발을 취하하라”고 지적했다. 당내외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이날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한다”면서 임 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한 검찰 고발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한국·새보수·전진당 통합명칭 ‘미래통합당’…17일 창당

    한국·새보수·전진당 통합명칭 ‘미래통합당’…17일 창당

    황교안 “보수정당 역사에 보기 드문 통합”중도·보수통합을 표방하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는 13일 통합신당의 공식 명칭을 ‘미래통합당’으로 확정했다. 통준위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형준 공동위원장이 기자들에게 밝혔다. 박 위원장은 “새로운 정당이 중도·보수통합 정당인 것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통합이라는 가치, 연대라는 의미, 그런 차원에서 미래통합당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이 진행 중인 ‘신설 합당’은 미래통합당을 새 당명으로 쓰게 됐다. 정당법상 신설 합당은 기존 정당들의 명칭과 다른 새 이름을 써야 한다. 통준위 목표대로 오는 17일 미래통합당이 출범하면 통준위 참여 세력들도 차례로 입당할 전망이다. 지난 6일 출범한 통준위에는 3개 원내 정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출신 ‘옛 안철수계’ 등 중도세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60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미래통합당은 상징색을 ‘밀레니얼 핑크(분홍)’로 정했다. 한국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지도부와 공천조직은 현재의 한국당 체제를 확대 개편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한국당 최고위는 8명, 공관위는 9명이다. 박 위원장은 “선거를 얼마 안 남긴 시점에 (지도부를) 전면 교체하는 전당대회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선거 끝나고 나서 이른 시일 안에 전대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로운보수당, 전진당과의 합당을 박수로 의결했다. 한국당 전국위는 이날 결의문에서 “대한민국 헌법,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려는 원칙을 가진 모든 정당·정치인·시민단체 등과의 통합을 추진한다”며 새보수당·전진당과의 합당 추진을 선언했다.전국위는 합당에 필요한 정당법상 수임기관 지정 등 향후 합당 절차 진행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위임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전국위 모두발언에서 “오늘은 보수정당 역사에서 보기 드문 성공적 통합의 역사를 다시 한번 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큰 길을 가기 위해, 오직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우리의 소중한 이름을 내려놔야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당원 동지들과 마찬가지로 (당명 변경이) 마음 아프고 아쉽다”면서도 “문재인 정권 심판과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웃는 얼굴로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총회에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옮기기 위해 비례대표 이종명 의원이 제명됐다. 이로써 미래한국당 이적을 위해 탈당했거나 제명된 의원은 3명으로 늘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미래한국당 등록을 허용하면서 다른 의원들도 미래한국당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이찬열 의원의 입당으로 한국당은 현재 106석이다. 새보수당(8석)·전진당(1석)과 합치면 미래통합당은 115석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소신인가 무소불위인가… 금융계 흔드는 ‘돈키호테형’ 윤석헌

    소신인가 무소불위인가… 금융계 흔드는 ‘돈키호테형’ 윤석헌

    ‘지금까지 이런 금감원장은 없었다.’ 취임 1년 10개월차를 맞은 윤석헌(72) 금융감독원장이 연일 소신 행보를 보이자 금융권에서 금감원 22년 역사에 볼 수 없었던 원장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회사들과 전쟁을 벌이는 ‘호랑이’라는 평가부터 금감원장의 권한을 넘어 금융위원회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 ‘돈키호테’라는 평가까지 명과 암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들과 소비자 보호 시민단체들은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윤 원장에게 박수를 보내는 반면 상급기관인 금융위와 금융사들은 ‘윤 원장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윤 원장은 2018년 5월 취임하자마자 금융위와 불협화음을 냈다. 당시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해 재감리를 요청했지만 고의적인 분식회계라고 판단한 금감원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윤 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금융위, 금융사들과 불편한 관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금융행정혁신위원장 시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금융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 권고안 등을 내놓았던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 출신이어서다. 특히 금융위를 해체하고 금융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을 나누자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윤 원장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금융사에 철퇴를 가했다.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해 결국 은행들의 손해배상 비율을 최대 41%로 결정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해서는 최대 80%의 손해배상 비율을 결정한 것은 물론 우리·하나은행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렸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DLF 사태를 일으킨 은행들을 사기죄로 검찰에 넘기지 않은 건 아쉽지만 DLF 불완전판매에 대한 은행 책임을 최초로 물어 제재한 건 높게 평가한다”며 “키코 분쟁조정에서도 불완전판매를 결정한 것은 소멸시효가 없다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이 금감원의 독립적인 검사·제재 권한을 강조하면서 금융위는 윤 원장을 탐탁잖게 여기고 있다. 법률상 금감원장의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하는 금감원 부원장 인사가 미뤄지는 배경에도 윤 원장이 임명권자인 금융위를 무시한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도 법치행정을 벗어날 수 없는데 최근 들어 너무 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종합검사 부활과 특별사법경찰 도입 등 금감원 검사와 제재가 점차 강해지자 금융사들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금융위가 시장에 깊숙이 개입해 ‘관치’ 논란이 많았는데, 지금은 금감원의 ‘금치’가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키코 사건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안인데도 금융사 배상을 이끌어 냈다”며 “DLF 사태는 금감원이 금융사에서 발생한 문제를 내부통제 부실로 엮으면 언제든 경영진을 자를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만 봐도 라임이 지난 3년간 이례적으로 급성장할 동안 금감원이 제대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검사한 적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며 “금감원이 사모펀드 제조사와 판매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민변 ‘선거 개입 공소장 미공개’ 법무부 비판 성명

    민변 ‘선거 개입 공소장 미공개’ 법무부 비판 성명

    “청와대·정부 관계자가 피고인이 된 사안 권력기관이 공적 영역 선거 관여한 혐의 법무부 사건의 무거움 헤아렸는지 의문”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공소장 미공개’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설득 작업을 거치지 않고, 권력기관이 선거에 관여했다는 무거움을 헤아렸는지 의문”이라며 법무부를 비판하는 공식 성명을 냈다. 그간 현 정부의 검찰개혁 정책 등을 법률적으로 뒷받침해 온 민변이 개혁의 일환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밀어붙인 공소장 미공개 방침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민변은 12일 김호철 회장 명의로 낸 ‘공소장 국회 제출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과 제안’이라는 제목의 공식 논평을 통해 “법무부의 공소장 제출 문제가 제도 개선의 관점보다 정치적 논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며 “법무부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검찰은 청와대의 선거 개입·하명수사 의혹 관련 수사를 마치고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피의자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추 장관의 지시로 공소장 전문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국회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참여연대 등 현 정부에 우호적인 시민단체와 민변 소속 변호사들도 비판에 가세한 바 있다. 민변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가 피고인이 된 사안으로 사적 생활 영역이 아닌 권력기관이 공적 영역인 선거에 관여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가 진행된 사안”이라며 “법무부가 해당 사건이 가지는 무거움을 제대로 헤아렸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추 장관은 ‘공소장 미공개는 피고인의 인권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지만 민변은 “피고인 방어권 문제가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소비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변은 이어 “법무부는 공소장 비공개에 대한 사전 논의가 충분치 않고 법령과 훈령 사이의 충돌 문제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의) 공소장 제출 요구에 대해 공소 요지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면서 “특정 사안(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정치적 대응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민변은 “정부는 국민에게 정보를 제대로 알려야 하고, 수사나 재판 등에서 사안을 감추거나 진행에 관여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한식 거점’ 만든다더니… 간이부엌만 늘리는 삼청각

    ‘한식 거점’ 만든다더니… 간이부엌만 늘리는 삼청각

    2016년 한식문화관 등 240억 투입 계획 5년째 일부 수리만 진행… 예산도 30억뿐 위탁받은 민간기업, 사용료 5배 내야 해 사업자 공모 번번이 유찰·시의회도 난색 “상징성 있지만 접근성 제약 커” 지적도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아름다운 한옥의 자태를 뽐내며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는 삼청각. 서울시는 이곳을 한식 대중화의 거점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수년째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은 쪼그라들고 계획도 수차례 변경되면서 졸속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예산 약 30억 8000만원을 투입해 오는 4월부터 삼청각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연말에 재개장한다는 계획이다. 2001년 이후 약 19년 만에 처음이다. 기존에 가장 큰 건물인 일화당에만 부엌 설비가 별도로 있었던 것에서 건물마다 자체적으로 한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간이 부엌 5곳을 신설하는 등 내용이 골자다. 축구장 면적의 약 2분의1 크기인 연면적 4399㎡ 규모의 삼청각은 크게 일화당을 포함해 청천당, 천추당, 유하정, 취한당, 동백헌 등 6개의 한옥으로 이뤄졌다. 이 중 일화당은 넓이 약 422㎡ 규모로 실내 150명, 야외 2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삼청각 리모델링 추진 계획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기존의 한식당을 넘어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 한식문화체험공간으로 재단장한다며 2016년 4월 ‘삼청각 운영 활성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삼청각 진입로 앞 주차장 터에는 한식 연구, 전시, 체험, 교육, 시식, 쇼핑 등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식문화 복합문화체험공간인 ‘한국음식문화관’을 신축하고, 가장 큰 건물인 일화당 2층은 전통혼례와 요리경연대회 등 행사를 할 수 있는 개방형 다목적홀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2018년 약 3개월에 걸쳐 기존 건물을 일부 수리하는 데 그쳤고, 이번에도 기존 건물에 간이부엌 정도를 추가하는 계획이다. 시의회의 반대 등 이유로 당초 예산은 240억원에서 한국음식문화관 신축 관련 예산이 빠진 3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사업성이 떨어지고 시설의 정체성이 불명확하다는 한계가 삼청각의 변신을 어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년 수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관련법상 민간기업 대비 5분의1 수준의 사용료만 지불하면 되는 세종문화회관 운영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다른 위탁운영 사업자가 뛰어들 경우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앞서 운영 사업자를 정하기 위해 2016년 10~11월 두 차례에 걸쳐 ‘삼청각 관리운영 민간위탁 공모’를 했으나 모두 유찰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듬해 6월 재공모도 무산됐다. 시의회도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예산안 통과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한식은 국내 소비자에게는 집에서 평소에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반대로 외국인 소비자에게는 낯선 음식인 만큼 진입 문턱이 높은 분야라 풍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진 특급호텔도 섣불리 도전하기 어렵다”면서 “삼청각은 상징성은 있지만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공간도 부족해 제약이 크다”고 말했다. 예산을 늘려 당초 계획대로 대대적인 하드웨어의 쇄신을 이끌더라도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한식의 대중화를 위해 수많은 한식 파인다이닝 업체들이 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시설공사로 다른 한식당과의 차별점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그래도 답은 노동조합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그래도 답은 노동조합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얻기 힘든 것은 노동자의 권리이다. 그 기본적인 권리를 갖기 위해 조직된 힘이 필요하고, 그건 노동조합을 통해 가능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말했듯, 노동자의 권리는 “깨어 있는 노동자의 조직된 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의 권리를 기본적인 권리로 또는 시민권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는 반노동 정서가 강한 한국사회에서는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과 매도가 여전히 횡행한다. 예컨대 민주노총에 대한 적대와 비난은 극우 보수 세력의 전유물이 아닌 지 꽤 됐다. 태극기집회에서 민주노총이 주적으로 호명되는 것은 그렇다 치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는 민주노총을 “한국 경제를 갉아먹는 또 하나의 축”이라고,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법치와 경제를 망치는 암적 존재”라고 공격한다. 여기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민주노총은 “더이상 약자가 아니다”라고 규정하니, 이런 적대적 언어는 서울중앙지검이 시위에 참여한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그 청구서에 “민주노총은 암적인 존재”라고 인용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노동조합이 언제나 옳다거나 민주노총이 비판받을 점이 없는 아름답고 완벽한 조직이라고 강변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난 20여년 한국 노동운동을 연구하면서 민주노총을 가까이에서 관찰해 왔고 그래서 민주노총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여전히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 남성 노동자 중심이고 내부 민주주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결함이 많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 내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노동조합이 갖는 조직적 의미와 사회적 정당성이 부정돼서는 안 된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자.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뒤이어 전국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노동자 대투쟁’이 없었다면, 그 투쟁에 기반해서 민주노총이 1995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조직적 힘에 기초해서 2000년에 민주노동당이 창당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2004년 이래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 정당이 소수정당으로라도 국회에서 노동, 복지 정책을 강변하지 않았다면, 지금 한국의 노동권은, 사회복지는 어디쯤에 있을까. 특히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이 재편되면서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노동 불안정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없다면 노동자들은 어디까지 내몰릴 것인가. 지금 눈앞에 닥친 그리고 앞으로 가속화할 플랫폼 노동의 증가와 안정된 일자리의 감소에 맞서 누가 나서서 이들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 줄 것인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는 2018년 기준 전국노조조직 현황을 발표했는데, 몇 가지 희망적인 지표가 포함됐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노동자 대투쟁 이후 1989년에 19.8%라는 최고점을 찍은 이래 감소해 왔고 급기야 2010년에는 9.8%까지 떨어졌다.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미국과 함께 노동조합 조직률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다행히 2016년쯤부터는 더디지만 조금씩 상승세로 바뀌어 2018년 말을 기점으로 11.8%로 늘어난 것이다. 2017년 대비 24만여명의 노동자가 더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특히 민주노총 가맹 조합원 수가 증가해 한국노총을 조금 앞서게 됐다. 민주노총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청년과 여성 노동자의 가입이 늘었다고 하니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지역노조, 여성노조, 알바노조, 청년노조, 플랫폼 노동연대와 같은 기존 사업장 중심을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조직화 방식도 수년간 시도되고 있으니 조직된 노동자의 힘에 일조할 거라 기대한다. 2020년은 민주노총 출범 25주년이자 민주노동당 출범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무슨 주년을 기념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를 계기로 더 많은 노동자가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적 목소리를 갖게 되길 바란다. 특히 노동조합을 가장 필요로 하는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더 많이 조직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조직된 힘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 친노동 정책을 약속하는 진보정당에 투표하길 기대해 본다.
  • 정의당, 외부 출신에도 ‘비례대표 피선거권’… 외연 넓히기

    정의당이 9일 당 외부 시민단체 출신들도 비례대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피선거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의석 확보가 유리해진 정의당이 이를 통해 외연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총선 방침을 논의하는 제6차 전국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 당 관계자는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와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등이 비례대표 경선 피선거권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심상정 대표는 ‘당내 인재 육성’에 어긋난다는 당내 비판에도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시민선거인단을 통한 ‘개방경선’을 도입하고, 당 밖의 시민단체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받는 일을 추진해 왔다. 현재까지 정의당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농축산단체연합회, 정치하는엄마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20총선연대 등과 선거연대 협약을 맺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판깨스트]이재용 운명 쥔 ‘삼성 준법감시위’...재판부 선택은

    [판깨스트]이재용 운명 쥔 ‘삼성 준법감시위’...재판부 선택은

    전합, 집유 선고한 2심 파기에도판사 재량으로 집행유예 가능해재판장, 준법감시위 설치 요구에정치권·시민단체 ‘봐주기냐’ 비판정준영 판사, 회복적 사법 앞장서정경유착 고리 끊어낼 기회로 봤나‘작량감경.’ 지난해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국정농단 사건의 상고심에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2심을 파기하자 이 부회장의 실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은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50억원이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건넸다는 대법원 판단도 이 부회장에게는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삼성은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형법 53조의 작량감경 규정 때문입니다. 법에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판사가)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작량은 곧 재량을 의미합니다. 이 부회장의 횡령액은 50억원이 넘기 때문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가중처벌 규정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해야 합니다. 그러나 판사가 작량감경을 하게 되면 하한인 ‘5년’의 절반에 해당하는 2년 6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되면 집행유예도 가능해집니다. 형법 62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기환송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가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의 2심이 선고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됩니다. 작량감경과 집행유예 요건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은 ‘정상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는 때’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횡령 범죄 양형기준에는 집행유예 참작 사유가 언급돼 있습니다. 사실상 압력 등에 의한 소극적 범행 가담, 임무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 상당 부분 피해 회복이 된 경우, 실질적 손해의 규모가 상당히 작은 경우 등이 주요 참작 사유로 나옵니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범행을 적극 뇌물로 판단한 이상, 소극적 범행 가담은 해당이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판사의 재량은 넓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파기환송심의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가 “정상 참작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그만입니다. 최근 논란이 된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은 정 부장판사의 제안에 따라 준법감시위를 만들었습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 봉욱(변호사)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초호화 군단을 꾸렸습니다. 유무죄 판단이 끝난 상황에서 실형과 집행유예의 갈림길에 놓인 이 부회장은 마지막 남은 기회라고 보고 준법감시위를 설치했을 것입니다.이를 두고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재판부에 대한 비판이 거셉니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노동·시민단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럴싸하게 포장됐지만 결국 ‘재벌총수 봐주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어떤 법적 권한과 책임도 없는 외부 기구가 이 부회장의 범죄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돼 형량을 고려하기 위한 방편이 돼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20일 경제개혁연대도 “재판부가 인용한 미국의 내부 통제시스템 구축 조항은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 고려사유가 되지 못한다”면서 “개인 범죄자가 아닌 주식회사 같은 법인의 처벌에 있어 고려되는 것”이라고 논평을 냈습니다. 이 사건은 이 부회장의 개인 범죄이기 때문에 법인에 초점을 맞춘 미국식 준법감시제도를 끌어들이지 말라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이 부회장 ‘횡령’ 피해자는 삼성인데... 이 부회장의 횡령 범죄는 사실 회사를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삼성이 ‘피해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인 삼성에 준법감시위를 설치했다고 해서 가해자인 이 부회장의 처벌을 감경해준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재판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열린 공판에서 정 부장판사는 “준법감시위가 제대로 운영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하겠다”며 삼성과 특검 측에 각 1명씩 위원을 추천해달라고 했지만 특검은 끝내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법원 내부에서조차 정 부장판사의 이 같은 시도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설민수(51·사법연수원 25기)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달 17일 법원 내부망에 “준법감시위가 아무리 화려한 면면이라도 실제 효과는 낮을 가능성이 크다”며 “준법감시위가 재판과 관련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으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이러한 비판을 의식했는지 정 부장판사는 오는 14일 예정된 이 부회장의 공판준비기일을 연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특검과 이 부회장 측에 준법감시위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준법감시제도가 양형 사유에 해당하는지와 해당하지 않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의견을 내달라는 것입니다. 정 부장판사 입장에서는 ‘이재용 봐주기’란 프레임으로 삼성 준법감시위를 바라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법원 내에서도 ‘회복적·치료적 사법’ 개념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판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처벌만 하는 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를 치유해 사회로 온전하게 복귀시켜야 한다는 정 부장판사의 철학은 판결에도 묻어납니다. 아내를 살해한 치매 중증환자에게 입원 치료를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하고 ‘병실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상습 음주운전자인 30대 남성 허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3개월 동안 허씨가 금주 명령을 내린 재판부의 결정을 잘 따르는지를 지켜본 뒤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당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인천지법 부천지원장을 지낸 2013년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충분한 사과를 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형사화해 제도’를 국내 처음으로 추진했습니다. 그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교내 분쟁해결 일환으로 ‘또래조정’ 제도를 제안해 인천의 한 초등학교가 실제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설계도’만 보고 감형하면 강한 비판 직면할 수도 이 부회장 재판에서 뜬금없이 준법감시위를 제안하고 이를 감경 명분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비판은 정 부장판사 입장에서는 과도한 비판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 부장판사로서는 이 사건이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 부회장을 감옥에 보내고 난 뒤 삼성에 준법감시제도를 잘 갖추라고 한들 삼성이 제대로 실행할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선고 전에 강하게 밀어붙이는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절박한 이 부회장의 심정을 선한 의도로 이용하는 것이지요. 정 부장판사는 “준법감시제도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돼야 이 부회장의 양형 조건에 고려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반드시 고려한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단 준법감시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준법감시위에 명망가들을 앉히고, 촘촘한 운영 규정을 세운다고 한들 이는 ‘설계도’에 그칠 뿐입니다. 이 설계도대로 제대로 집이 지어지고,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지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법에 규정된 감사 제도와 충돌할 여지도 있습니다. 재판부가 만일 설계도만 보고 이 부회장의 형을 감경한다면 그때는 ‘재벌 봐주기’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삼성이 설치한 준법감시위는 재판부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피동적 조직이란 점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법서라] 비공개 논란에 더 주목받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법서라] 비공개 논란에 더 주목받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비공개’ 논란으로 오히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소장은 검사가 피고인의 죄명과 구체적 범죄 사실 등을 기재해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로 국회가 요구하면 법무부가 공개해왔습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현 정권 실세들이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하고, 71장 분량을 단 3장으로 요약해 국회에 전달했습니다. 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추미애, 공소장 비공개 해명에도 계속되는 반박 추 장관은 직접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 2층에 신설한 법무부 대변인실 ‘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한 추 장관은 헌법상 공소장 비공개 결정이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추 장관은 “헌법상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형법에)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항이 있고, 이에 법무부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에 근거한 비공개 결정이 국회법 등 상위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을 들어 반박한겁니다. 또 추 장관은 “미국 법무부도 공판기일이 1회 열린 뒤에야 (공소장이) 공개 되고, 법무부도 공소장을 공개한다”면서 “이와 같은 시스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러 언론에서 미국에서도 재판이 열리기 전이나 기소 직후 법무부가 공소장을 공개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법무부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연방 법무부가 공소장 전문을 공개한 경우는 “대배심 재판에 의해 기소가 결정된 이후 법원에 의해 공소장 봉인이 해제된 사건이거나, 피고인이 공판기일 에서 유무죄 답변을 한 사건 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공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기소 뒤 바로 공소장을 공개하는게 원칙이란 주장이 법조계에서 계속 나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해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대배심 제도가 있습니다. 여기서 기소가 결정되어 기소 문서를 법원에 접수하면, 검사가 비공개 요청을 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공소장이 공개된다는 것입니다. ●참여연대·정의당,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법무부의 계속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 전직 주요 공직자가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명예 및 사생활 보호나 피의사실 공표 우려가 국민의 알 권리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미 기소가 된 사안인 만큼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보호는 법무부가 아닌 재판부의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날 정의당도 “노무현 정부 때부터 15년 넘게 공소장 전문을 공개해 왔다”면서 “이번 결정은 타당성 없는 무리한 감추기 시도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법무부 결정에 유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야권에서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대통령의 연루 정황을 밝다혀야 한다”면서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공소장을 기어이 꽁꽁 숨긴 것을 보면 이것이야말로 셀프 유죄 입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대해 추 장관을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비공개 이후 더욱 주목받는 공소장 내용은? 이처럼 법무부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오히려 이런 결정으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7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적법하게 입수한 공소장을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공소장에는 ‘송철호 울산시장 만들기’를 위해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의혹을 수집하고, 경찰이 표적수사를 벌이는 데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하명수사’ 정황이 자세히 적시됐습니다.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 시장과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김 전 시장을 제압하기 위해 김 전 시장과 주변 인물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각종 비위 정보를 수집·정리했다고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공소장엔 송 시장이 2017년 9월 20일 울산 남구의 한 식당에서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을 만나 ‘김기현 관련 수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적혀있습니다. 이어 송 부시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문해주 당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해결책이 없느냐’고 문의했고, 문 행정관은 ‘김 시장과 측근의 비리를 문서로 정리해달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송 부시장은 ‘울산광역시장 비리개요’란 제목의 문건을 작성해 전자우편으로 전달했습니다. 검찰은 문 전 행정관이 전달받은 이 문건을 재가공해 확연히 다른 ‘범죄첩보서’를 생산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들면 ‘골프를 쳤다’는 ‘골프 접대를 받고 금품을 수수하였다’로 김 전 시장에게 불리하게 내용을 변경했습니다. ‘2017년 6월 김기현 해외출장시 레미콘 업체 대표를 동행 소문(?)이 있는 등 친밀한 사이’는 ‘2017년 6월 김기현 해외출장시 레미콘 업체 대표와 동행하는 등 김기현과 친밀한 사이’로 단순한 소문을 기정 사실로 단정짓기도 했습니다. 또 검찰은 문 행정관이 송 부시장에게 수차례 연락하며 기재된 내용을 일일이 확인했다고 파악했습니다. 문 전 행정관은 이렇게 생산한 범죄첩보서를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합니다. 검찰은 이 범죄첩보서가 민정비서관실 직무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게 만들어졌고, 송 시장 측이 선거에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을 백 전 비서관이 알았다고 봤습니다. 그럼에도 백 전 비서관이 내용 진위를 확인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고 경찰에 하달해 수사에 착수하게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됐습니다. 다만 본인이나 민정비서관실에서 직접 하달 할 경우 향후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해, 비위 정보 수집·하달 권한이 있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 “이미 수사 진행 중인데 경찰이 밍기적 거리는 것 같다. 엄정하게 수사 받게 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박 전 비서관은 심각한 위법임을 인지했지만 청와대 입지가 굳은 백 전 비서관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경찰에 하달했다고 검찰은 봤습니다.청와대는 이 수사 상황을 2018년 6·13 지방선거 전 18회, 선거 이후 3회로 총 21회에 걸쳐 보고 받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청와대에 비위가 이첩되면 경찰은 보통 영장 신청·수사 종결 시에만 보고를 한다”면서 “스무 건 넘는 보고는 이례적인데 특별히 잘 챙기라는 지시가 있을 경우 잦은 보고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이런 정황은 공소장에 적시되어 있습니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연락관은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리반장에게 2018년 2월 초 ‘청와대 하달 첩보 수사 상황을 파악해서 보고해 달라’는 지시를 했고, 관리반장은 이 지시를 울산청에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경찰의 보고에는 수사진행 경과나 피조사자들의 구체적 진술요지, 영장 신청 일정, 추가 압수예정 사실 등 수사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백 전 비서관의 수사 개입이 의심되는 정황도 공소장에 적시됐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2018년 2월~3월 무렵 박 전 비서관에게 ‘울산 지역 경찰들이 검찰에서 영장을 무리하게 기각해서 수사를 진행하는데 불만이 많다’면서 경찰 수사를 도와달라는 취지를 울산지방검찰청 관계자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해 박 비서관은 이를 전했습니다. 이 외에도 공소장에는 청와대의 ‘공약 지원’을 통한 선거 개입 정황도 담겼습니다.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선거 전 송 시장 등을 만나 김 전 시장이 추진하던 산재모병원 공약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결과 발표 연기 요청을 수락했고, 이는 송 시장에게 유리하게 이용됐습니다. 송 시장은 청와대를 방문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에게도 같은 부탁을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습니다.또 한병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인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선거 불출마를 대가로 공기업 사장 등을 권한 정황도 담겼습니다.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원하던 임 전 위원이 울산시장 출마를 강행하자, 출마 기자회견 하루 전 한 전 수석이 임 전 위원에게 ‘울산에서는 어차피 이기기 어려우니, 공기업 사장 등 4자리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이처럼 공소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다수의 청와대 전·현직 실세가 움직인 정황이 담겼습니다. 이 공소장은 비공개 결정 이후 언론을 통해 전문이 공개되는 등, 오히려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공소장 비공개를 둘러싼 공방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공론화 사전준비위 가동

    전북 전주시의 노른자위 땅인 옛 대한방직 부지(23만여㎡) 개발 방향을 논의하는 공론화위원회 구성에 앞서 사전준비위원회가 가동된다. 전주시는 “옛 대한방직 부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향후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구성하고 추진하기 위한 공론화 사전준비위원회를 출범한다”고 8일 밝혔다. 사전준비위원회는 한국갈등 해결센터 사무총장과 이양재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김진옥 전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 이정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김남규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최무결 전주시 생태도시국장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사전 준비위원회는 위원 구성, 공론화 방식 결정, 주요 의제 선정 등을 폭넓게 검토하게 된다. 앞서 (주)자광은 2017년 이 부지를 약 2000억원에 사들여 총 2조 5000억원 규모의 대형 개발 계획을 제안했다. 세계 7위에 해당하는 143층(430m)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를 비롯해 60층짜리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호텔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자광은 토지용도 변경에 따른 특혜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도로와 공원 등 공공용지를 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전주시는 장기적 도시개발 계획 등과 맞지 않는다며 제안서를 보류한 뒤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해법을 찾기로 했다. 최무결 전주시 생태도시국장은 “옛 대한방직 부지를 언제까지 그냥 둘 수는 없는 만큼 준비위원회를 거쳐 공론화위원회에서 합리적 대안을 찾을 것”이라며 “공론화위원회가 사회적 갈등을 최소하고 특혜 논란을 차단하는 등 공정한 논의를 통해 올바른 방향을 정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秋 ‘공소장 비공개’에 참여연대도 “비공개 사유 궁색” 비판

    秋 ‘공소장 비공개’에 참여연대도 “비공개 사유 궁색” 비판

    추미애 “정치적 부담 감내” 비공개 결정황교안 “잘못 없다면 공소장 공개 해야”하태경 “노무현 전 대통령 우롱하는 것”법무부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에 연루된 청와대·경찰 관계자들의 혐의가 담긴 공소장을 비공개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진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반대하고 보수 야당도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날 이 사건의 공소장 공개 여부를 놓고 회의를 열어 비공개 방침을 정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국회의원들의 자료 요구에 대해 공소장 원문 대신 공소사실 요지만 전달했다. 법무부 내부에서는 종전 관행과 달리 공소장 전문을 국회에 제공하지 않기로 하면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추 장관이 “정치적 부담을 감내하겠다”며 최종적으로 비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의 범죄 내용이 담긴 공소장은 국회가 법무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절차를 거쳐 공개돼 왔다. 국회법상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정부와 행정기관은 10일 이내에 서류 제출 등을 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지난달 29일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을 불구속기소 했고, 이튿날 개인정보 등을 익명 처리해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전달했다. 법무부는 엿새 동안 공소장을 국회에 내지 않다가 전날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보수 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지금과 같은 공소장 공개 관행이 자리 잡았는데 문재인 정부가 뒤집었다며 사실상 선거 개입 의혹을 시인한 게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청와대가) 아무 잘못이 없다면 공소장을 내놓으시고, 잘못이 있다면 사과해야지 숨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전희경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추 장관은 과거 야당 의원일 당시 공개된 검찰 공소장을 토대로 정권을 비판하고 야당을 공격하는 데 선봉에 섰던 인물”이라며 “어째서 문재인 정권 인사는 하나같이 위선자뿐인가”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는 당 대표단·주요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지은 죄가 많아서 감출 것도 많은 것”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소장 공개를 처음 지시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 번 우롱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전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도정치 대토론회’에서 “당연한 상식을 거부하고 무리하게 공소장 공개를 막는 것은 선거개입 의혹이 사실이라고 고백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진보 시민단체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중대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으로 국민적 관심이 크다”며 “법무부가 내놓은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 보호’라는 비공개 사유는 궁색하기 그지없다”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또 “법무부의 비공개 결정은 국회와 법률(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처사”라며 “기존 관례와도 어긋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추 장관은 공소장 공개가 잘못된 관행이라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판단은 일개 부서의 장인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국회증언감정법의 개정권을 가진 국회가 입법 형식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덧붙였다.논란이 이어지자 법무부는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공소장은 소송 절차상 서류로서 공개 여부는 법원의 고유 권한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법원행정처도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불구하고 소송 절차상 서류라는 이유로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그 부본을 송달하는 이외에는 제출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고 이러한 법원의 입장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을 찾아 고발인 자격으로 공소장 열람과 등사 신청을 하면서 법원행정처를 상대로도 공소장 공개 요청을 했다. 한국당 측은 법원에서 불허 결정이 나올 경우 불복 소송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대검찰청에 직접 정보공개 청구를 하기도 했다. 대검은 이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한 상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동료 교수·제자 성추행 전주대 교수 구속

    동료 교수와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주대 교수가 법정 구속됐다. 전주지법 형사2단독 오명희 부장판사는 5일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교수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동료 교수와 학생 등 2명을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승용차와 사무실 등에서 피해자들을 상대로 강제로 신체 접촉하고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고백이 잇따르자 A씨는 지난해 3월 초 결백을 주장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으나, 그 이후에도 폭로는 끊이지 않았다. 한 피해자는 “A씨에게 성추행당한 후 입막음용으로 5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연출하는 연극의 배우나 스텝으로 참여하는 학생, 교수를 상대로 범행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자신을 악의적인 의도로 음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등 5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북여성문화예술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A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폭력을 인정하지 않고 가해자를 기만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피해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전하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며 문화예술계의 반성과 성찰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1노조 바뀐 후 양대 노총 첫 만남… ‘文정부 비판’ 한목소리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새 지도부가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지도부를 만났다. 올해 처음 민주노총이 제1노조로 올라서면서 양대 노총의 세력 다툼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만난 이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미진한 불평등·양극화 해소 정책을 비판했다. 4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견례를 가졌다. 양대 노총이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과 공동 개최한 ‘이게 포용적 복지국가냐: 불평등 양극화 해법 찾기’ 토론회 자리였다. 김명환 위원장은 “새롭게 한국노총의 위원장을 맡은 김동명 위원장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고 환영했다. 그는 “촛불정부를 자임했던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지났지만 교육과 주거 불평등이 심화되고 개혁적 의제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총선을 계기로 노동과 시민사회가 새로운 변화와 의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당선된 김동명 위원장은 “(노동자는) 정부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의 들러리가 아니라 당당한 주체이자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투쟁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양대 노총과 시민단체는 교육정책과 사회보험, 사회안전망 등의 분야에서 공조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계급 내 연대를 통해 사회정책을 설계하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영 인천평화복지연대 협동사무처장은 “2019년 1월 치매 노모와 50대 딸 사망 사건, 7월 탈북 모자 사망 사건 등 생활고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 끊이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 보건복지 정책의 핵심인 커뮤니티케어 서비스는 아직 소규모 선도사업을 공모하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차장은 “현 정부의 포용적 복지국가 비전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노인장기요양시설 등 공공인프라를 확충하고 연금특위 합의안 통과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계란 던지던 아산·진천 주민, 우한 교민 포용…각계 온정 쏟아져

    계란 던지던 아산·진천 주민, 우한 교민 포용…각계 온정 쏟아져

    달걀을 던지고 유리창을 깨던 중국 우한 체류 국민 격리시설 주변 주민들이 전격적으로 이들을 포용하고 무사 귀가를 응원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두 차례 띄운 전세기로 이송된 교민 격리가 끝나가자 각계에서 온정도 쇄도하고 있다. 충북 진천군은 서울 성동구청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된 우한 교민을 위해 써달라며 손세정제 1000개, 휴대용 세정제 380개를 보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GS리테일은 2주일분 도시락 1만여개와 생수 1만 2000개, CJ제일제당은 3000만원 상당의 즉석식품 등을 지원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도 2000만원 상당의 소독제와 마스크를 제공한 지역업체 외에도 아산시택시조합 컵라면 10 상자, 음봉면 포스코 아파트 주민 마스크 600개 등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주민들의 응원도 뜨겁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We are Asan(우리가 아산이다)’이라는 연대 캠페인에 “아산의 온양온천은 세종대왕이 지칠 때마다 온천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한 곳”이라며 편안한 휴식과 무사 귀가를 기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은 개발원 옆 마을회관과 컨테이너에 임시 집무실을 열어 주민 불안을 달래고 있다.진천 주민들도 ‘우리는 모두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두 딸을 뒀다는 한 시민은 ‘진천에서 안전하게 계시다 건강하게 돌아가시기 바랍니다’라고 쓴 손피켓 사진을 올렸다. 그는 “교민을 응원하는 주민도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손피켓 릴레이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도 격리 교민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개발원 진입로에 내걸었다.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달 30일 적십자사를 통해 마스크와 방호복 구입비로 써달라며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시에 1억 3600만원을 기탁했다. 이시종 지사는 왕샤오둥(王曉東) 후베이성 성장에게 “위기를 극복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되찾기를 기원한다”는 친서를 보냈다. 충북도와 후베이성은 2014년, 청주시와 우한시는 2000년 각각 자매결연을 맺고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달 31일부터 이송된 우한 교민은 현재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528명,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173명이 수용돼 있다. 교민 이송 하루 전만 해도 주민들은 정부가 천안에서 아산·진천으로 변경한 것에 거세게 반발했다. “천안은 안되고 아산과 진천은 되는 거냐”며 지난달 29일 집단농성에 이어 30일 경찰인재개발원을 방문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날계란을 투척하는 등 난리를 피웠다. 하지만 주민들은 31일 아침 교민 첫 도착 직전 회의를 열고 교민을 포용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아산시 초사2통 한 주민은 “무작정 막겠다는 게 아니고, 천안이 안 되니까 아산으로 바꾼 정부의 행태에 화가 났던 것”이라고 했다. 수용 사흘째인 이날 격리시설 주변 마을 주민들 마음은 그래도 복잡하다. 진천 인재개발원 인근 가게 주인은 “수용은 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조카가 있는데 가게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다른 주민은 “모두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옆 초사2통장 김재호(62)씨는 “마을회관을 도지사 집무실로 내주고 컨테이너를 마을회관으로 쓰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농사철이 시작되는데 이달 안에 빨리 코로나 비상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진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계란 던지던 아산·진천 주민, 우한 교민 포용…각계 온정 쏟아져

    계란 던지던 아산·진천 주민, 우한 교민 포용…각계 온정 쏟아져

    달걀을 던지고 유리창을 깨던 중국 우한 체류 국민 격리시설 주변 주민들이 전격적으로 이들을 포용하고 무사 귀가를 응원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두 차례 띄운 전세기로 이송된 교민 격리가 끝나가자 각계에서 온정도 쇄도하고 있다.  충북 진천군은 서울 성동구청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된 우한 교민을 위해 써달라며 손세정제 1000개, 휴대용 세정제 380개를 보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GS리테일은 2주일분 도시락 1만여개와 생수 1만 2000개, CJ제일제당은 3000만원 상당의 즉석식품 등을 지원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도 2000만원 상당의 소독제와 마스크를 제공한 지역업체 외에도 아산시택시조합 컵라면 10 상자, 음봉면 포스코 아파트 주민 마스크 600개 등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주민들의 응원도 뜨겁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We are Asan(우리가 아산이다)’이라는 연대 캠페인에 “아산의 온양온천은 세종대왕이 지칠 때마다 온천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한 곳”이라며 편안한 휴식과 무사 귀가를 기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은 개발원 옆 마을회관과 컨테이너에 임시 집무실을 열어 주민 불안을 달래고 있다.  진천 주민들도 ‘우리는 모두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두 딸을 뒀다는 한 시민은 ‘진천에서 안전하게 계시다 건강하게 돌아가시기 바랍니다’라고 쓴 손피켓 사진을 올렸다. 그는 “교민을 응원하는 주민도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손피켓 릴레이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도 격리 교민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개발원 진입로에 내걸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달 30일 적십자사를 통해 마스크와 방호복 구입비로 써달라며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시에 1억 3600만원을 기탁했다. 이시종 지사는 왕샤오둥(王曉東) 후베이성 성장에게 “위기를 극복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되찾기를 기원한다”는 친서를 보냈다. 충북도와 후베이성은 2014년, 청주시와 우한시는 2000년 각각 자매결연을 맺고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달 31일부터 이송된 우한 교민은 현재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528명,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173명이 수용돼 있다.  교민 이송 하루 전만 해도 주민들은 정부가 천안에서 아산·진천으로 변경한 것에 거세게 반발했다. “천안은 안되고 아산과 진천은 되는 거냐”며 지난달 29일 집단농성에 이어 30일 경찰인재개발원을 방문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날계란을 투척하는 등 난리를 피웠다. 하지만 주민들은 31일 아침 교민 첫 도착 직전 회의를 열고 교민을 포용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아산시 초사2통 한 주민은 “무작정 막겠다는 게 아니고, 천안이 안 되니까 아산으로 바꾼 정부의 행태에 화가 났던 것”이라고 했다.  수용 사흘째인 이날 격리시설 주변 마을 주민들 마음은 그래도 복잡하다. 진천 인재개발원 인근 가게 주인은 “수용은 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조카가 있는데 가게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다른 주민은 “모두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옆 초사2통장 김재호(62)씨는 “마을회관을 도지사 집무실로 내주고 컨테이너를 마을회관으로 쓰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농사철이 시작되는데 이달 안에 빨리 코로나 비상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은 100명 정도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진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취중생]중국 여성의 일기가 보여준 봉쇄된 우한 일주일

    [취중생]중국 여성의 일기가 보여준 봉쇄된 우한 일주일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전쟁에서 대부분의 개인은 자기 자신 밖에 의지할 곳이 없다. 국가 체제의 보호는 없다. 나는 다행히 어린 편이지만,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이번 전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궈징(29)은 봉쇄된 우한에서 홀로 사는 여성입니다. 그는 중국의 미투 운동에 참여했고, 직장에서 성차별을 겪는 여성들을 위한 법률 지원을 도왔습니다. 우한이 봉쇄된 지난 23일부터는 일기를 써서 페이스북 등에 올리고 있습니다. 우한 사람들에게 보낼 마스크를 전달받는 일도 했습니다. 2019년 11월부터 우한에서 지낸 그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도시가 봉쇄되는 일은 전례가 없고, 누구나 흔히 겪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사회활동가로서 봉쇄된 도시를 기록하고 싶었고, 나의 삶의 일부분도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우한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그의 일기 일부를 소개합니다. ● 1월 23일 나는 꽤 침착하고 냉정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1월 20일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100명이 넘고, 다른 성에서도 확진자가 생겨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그전까지 공표된 내용에서 은폐된 정황이 엿보였다. 그리고 그날부터 우한 거리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여러 약국의 의료용 마스크는 몽땅 팔렸으며, 많은 사람은 감기약을 사들였다. 마침 이때 조금 감기 기운이 있었다. 평소였으면 약 없이 그냥 지나갔겠지만,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앞 사람이 감기약 4통 사서 나도 1통을 샀다. 1통에 62위안(약 1만원). 조금 비쌌다. 요 며칠 새 나는 계속 마음을 졸인다. 각지에서 들리는 확진 소식을 보면 대부분 15일 전에 우한을 방문했던 사람이었다. 우한은 전국에서 대학생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1월 중순이면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는다. 게다가 지금은 춘제를 앞두고 역을 오가는 인원이 많다. 그런데도 우한기차역은 엄격히 관리·감독 되지 않았다. 나는 춘절에 집에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지내던 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아침 우한이 봉쇄된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봉쇄를 얼마나 이어질까.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모두 알 수 없었다. 최근 화가 나는 소식을 많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입원할 병원은 모자랐다. 열이 나는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했다. 후베이성의 고위 관료들은 1월 21일 함께 춘제 공연을 관람했다. 친구들은 내게 빨리 물건을 쟁여두라고 했다. 집 밖으로 나가기 싫기도 했고 아직 배달 주문을 할 수 있었다. 배달이 언제 갑자기 끊길지 모른다는 겁도 들었다. 밖이 어떤지 한번 보자는 마음을 안고 문을 나섰다. 거리에는 대부분 중장년층이 있었고, 젊은 사람들은 드물었다. 근처 마트에 가니 계산대 줄이 길었다. 쌀은 이미 거의 동나있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나도 집어 들었다. 어떤 남자는 소금을 많이 샀다. 누군가 왜 그렇게 소금을 많이 사냐고 물었다. 그는 말했다. 혹시 1년 가까이 도시를 폐쇄하면 어떡하냐고. 난 별생각 없이 가방도 없이 나와서 물건을 많이 사지 못했다. 다시 집 밖으로 나오자 조금 전 물건를 사기 위해 경쟁할 때 웃음과 좌절이 떠올랐다. 조금 두려워졌다. 길거리에 보이는 노인들은 이런 상황에서 더 힘겹지 않을까 싶어졌다. 일상용품은 도시가 봉쇄돼도 공급이 되겠지 싶기도 했다. 두 번째로 마트에 가서는 요구르트나 꿀을 사는 약간의 사치를 부렸다. 집에 가는 길에서는 약국에 들렀다. 약국은 출입 인원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약국에서 마스크와 알코올은 이미 다 팔린 뒤였다. 감기약도 부족했다. 내가 약국에서 나갈 때가 되자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 시작했다. 한 중년여성은 나를 붙잡고 알코올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말투에는 생명줄을 찾는 것 같은 절박함이 묻어있었다. 길거리에서 차와 행인은 점점 더 줄었다. 도시 전체가 멈춘 듯했다. 이 도시는 언제쯤 살아날까. ● 1월 24일온 세상이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다. 혼자 사는 나는 이따금 건물 복도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다른 사람의 존재를 확인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나는 별다른 돈도 인맥도 없다. 나는 아파도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내 목표 중 하나는 내가 아프지 않도록 하는 게 됐다. 꾸준히 운동해야 했다. 살기 위해 음식도 필요했다. 생활필수품이 잘 공급되는지 알아야 했다. 정부는 도시 봉쇄가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봉쇄한 뒤 도시가 어떻게 정상적으로 작동할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봉쇄가 5월까지 갈 거라고 예상했다. 생존을 위해서나는 내가 생활하는 주변을 익혀야 했다. 그래서 오늘은 외출을 했는데, 근처 약국과 편의점은 문을 모두 닫았다. 1km 거리의 마트까지 걸어가는 동안 아직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를 봤다. 조금 위안이 됐다. 마트에는 여전히 음식 쟁탈전이 벌어졌다. 거의 모든 게 팔렸다. 쌀은 조금 남아 있었다. 야채는 무게를 재기 위해 20, 30명씩 줄을 서 있었다. 소시지나 만두, 고기만 샀다. 약국에는 여전히 마스크와 알코올이 없었다. 대신 비타민과 요오드 소독약을 샀다. 평소에 아픈 적이 거의 없어서 집에는 상비약을 두지 않았다. 비타민을 꼬박꼬박 먹기로 했다. 계산하는 줄에서 보니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두 겹으로 쓰고 있었다. 다음에 나도 두 겹으로 마스크를 쓰겠다고 결심했다. 앞에 선 부부는 뭘 더 사야 할지 한참 얘기를 하더니 일회용 의료용 장갑을 샀다. 외출할 때 끼겠다고 한다. 좋은 아이디어 같아서 나도 한 상자 샀다. 조금 뒤에 의료용 마스크 재고가 왔다. 1상자에 100개. 2상자를 집었다가 1상자에 198위안(약 3만 5천원)이라는 말에 조용히 1상자를 내려놓았다. 계산할 때 보니 1상자에 99위안(1만 7천원)이어서 조금 후회가 됐다. 그래도 더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 솟았다. 결핍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특히 이렇게 생사가 갈리는 순간에서 말이다. 시장에 또 가니 매대가 절반으로 줄어있었다. 파는 야채도 줄었다. 몇몇 채소와 계란을 샀다. 가게는 드문드문 열었는데, 국숫집은 오늘 안에 문을 닫겠다 했다. 꽃집이 문을 열어서 의아했다. 다음에도 꽃집이 문을 열면 화분을 사기로 했다. 집에 와서는 입었던 옷을 몽땅 빨고, 목욕했다. 깨끗이 생활하는 게 지금은 너무도 중요하다. 하루에 손을 20, 30번씩 씻는다. 반나절이 이렇게 지나갔고 점심밥을 지었다. 한번 외출을 하니 그래도 혼자가 아니란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존 팁도 배웠다. 이 전쟁에서 대부분 개인은 자기 자신 밖에 의지할 곳이 없다. 시스템의 보호는 없다. 나는 다행히 어린 편이다.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개인들은 이번 전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 1월 25일우한의 날씨는 지금의 우한처럼 음울하다. 오늘은 춘제다. 원래 명절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 명절은 나와 더 상관없는 일이 됐다. 어제 이틀 동안의 경험과 느낌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내가 아직 세상과 연결돼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친구에게서 우한에서 경험을 기록하라는 제안을 들었을 때 조금 망설였다. 나는 비극의 피해자로 여겨지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 너무 안됐다’라는 인상만 남기고 싶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은 내가 우한에 지난해 11월에 이사 왔다는 걸 몰랐다. 너무 많은 질문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어쩌면 더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비참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성평등을 외쳐온 사회운동가인 나는 잘 알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나서서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 기록을 시작하고 많은 도움과 지지를 받았다. 매일 발포 비타민을 먹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는 방법부터 감기약을 아무 때나 먹지 말라는 조언도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마스크와 알코올을 보내줬고, 친구들은 돈을 보내줬다. 최근 이틀부터 나는 식사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평소의 절반 정도 양만 요리한다. 저녁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우리는 신종 코로나라는 화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른 지역 사람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우한 근처 도시에 사는 친구도 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어떤 친구는 ‘죽음을 무릅쓰고’ 가족과 만났다. 어떤 친구가 통화 중에 기침을 하자, ‘나가라’고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거의 3시간 동안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나니 밤 11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행복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눈을 감으니 최근 일들이 뇌를 스쳤다. “나는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생각을 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눈물이 쏟아졌다. 무기력했고, 화가 났고, 슬펐다. 죽음도 떠올랐다.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삶에 큰 미련은 없다. 페미니스트로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서로 도왔다. 인생에서 가장 운이 좋았던 일이다. 그래도 내 삶이 끝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도시 봉쇄가 풀리면 무슨 일을 하지 생각했다. 그건 어떤 행복일까. 이 시기가 지나면 내 인생도 한 단계 나아갈 것이다. 아침 7시에 잠이 깼다. 병에 대한 공포가 나를 짓누른다. 아침에 코를 풀었는데 약간 피가 나왔다. 무서웠다. 휴지는 버렸지만, 병에 대한 걱정은 지워지지 않았다. 12월 말에 있던 일들이 떠올랐다. 나는 12월 30일에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고, 1월 9일에 구이린으로 여행을 갔다. 그때 친구에게 감기가 옮았다. 1월 13일에 우한에 돌아왔다. 약은 먹지 않았지만, 감기는 호전되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친구가 내 집에 며칠 머물렀고, 친구들은 아직 다 괜찮다. 집에서 나가야 하나 고민했다. 열은 나지 않았고 배가 고팠다. 운동을 하고 집 밖을 나섰다. 밖은 조용했다. 마스크를 두 겹으로 썼다. 소용이 없다고 하지만 마스크가 가짜일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국수집이 문을 열었는데, 들어가려고 하자 사장님은 손을 흔들며 영업이 끝났다고 알렸다. 꽃집은 문을 열었는데, 문밖에 국화가 있었다. 조의를 표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꽃집과 5m 떨어진 골목 어귀에도 똑같은 국화가 놓여 있었다. 시장에는 야채는 거의 떨어졌고 만두와 국수도 얼마 없었다. 줄 선 사람도 적었다. 가게에 갈 때마다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집에 쌀이 7kg이나 있는데 2.5kg을 더 샀다. 참지 못하고 만두, 고구마, 소시지, 녹두, 팥을 샀다. 소금에 절인 오리알은 좋아하지 않지만, 만일을 대비해 샀다. 봉쇄가 풀리고도 오리알이 남으면 다른 사람에게 줄 생각이다. 문득 병적으로 먹을 거리를 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음식만으로 한 달은 족히 먹을 수 있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자책할 수 없었다. 똑같은 약국에 갔다. 알코올은 없다고 했다. 직원은 내게 어제 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맞아요.” 나는 어쩌면 매일 올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강가를 걸었다. 내 생활은 너무 단조로워지고 있었다. 길에는 개와 산책하는 사람도 보였고, 강가에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갇혀있기 싫었을 것이다. 매일 마트에만 갈 수는 없다. 해가 나면 강가를 걸어야겠다.   ● 1월 26일갇힌 것은 도시만이 아니다. 사람들의 목소리도 갇혀있다. 첫날 웨이보에 일기를 올릴 때 사진이 올라가지 않았다. 글도 쓸 수 없었다. 어제는 글을 사진으로 찍은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내려고 하는데, 이것도 보낼 수 없었다. 1월 24일 쓴 일기는 웨이보에서 5000명이 공유했는데 어제는 45명만 공유했다. 잠깐 나는 내가 글을 잘 못 썼나 고민했다. 인터넷 검열과 제한은 그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욱 잔인하다. 많은 사람은 도시가 봉쇄된 뒤 집에 갇혀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의지해 정보를 얻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을 한다. 스스로가 고립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일상을 유지하는 일 자체가 큰 도전인 나날이다. 운동을 하면서도 집중할 수 없었다. 오늘도 날이 추웠다. 길 양쪽의 가게는 모두 닫았다. 길에서 3명만 보였다. 1명은 환경미화원, 1명은 수위, 1명은 행인이었다. 국수 가게 앞까지 걸어가면서 8명을 만났다. ● 1월 27일 어제 저녁에는 국수를 먹고, 친구들과 3시간 동안 영상 통화를 했다. 다른 도시에 사는 친구는 아버지가 덤덤하다고 했다. 어쩌면 그가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인 것 같다. 재난은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2003년에 우리는 사스를 겪었고, 2008년에는 쓰촨 원촨 지진을 겪었다. 어떤 친구는 내년 춘제는 사람들이 별로 모이지 않고, 잘 모르는 친척들과 어색하게 얘기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고 했다. 다들 그렇지 않을 거라고 했다. 어쩌면 한을 풀듯이 사람들을 만나고, 결혼도 재촉할 거라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친척들과 만나지 못할 테니 내년에는 더 많이 만날 거라고. 오늘 우한 날씨는 조금 풀렸지만, 여전히 흐렸다. 마트의 야채나 쌀은 거의 텅텅 비었고, 소금도 없었다. 줄 선 사람도 많았다.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물건을 샀고, 오늘은 잘 참아냈다.  약국에는 여전히 마스크와 알코올이 없었다. 정부청사 앞까지 걸어갔는데 자전거를 탄 중년 여성이 문 앞에서 크게 외치는 걸 봤다. 우한 말이어서 나는 “지도자를 만나게 해 달라”, “20년이다” 정도만 알아들었다. 그는 여러 번 반복해서 외쳤다. 차 몇 대가 들어갔고, 경찰도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동안 그는 계속 외쳤다. 아마 이날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100m 이상 떨어져도 내 뒤에서는 여전히 “지도자를 만나게 해달라”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경찰서 앞에서는 “힘을 합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방역 전쟁을 이겨낼 수 있다”는 방송이 울려퍼졌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방송은 계속됐다. ● 1월 28일봉쇄는 공포를 가져왔고, 사람 사이의 거리도 벌어졌다. 많은 도시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요구한다. 이 조치는 폐렴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였지만, 권력 남용도 가져왔다. 어제 광저우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이 지하철에서 끌어내려졌고, 최루액을 맞았다. 그들이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지 우리는 모른다. 어쩌면 살 수 없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는 안내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더라도 외출할 권리까지 빼앗아서는 안 된다. 정부에게는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독려할 수 있는 많은 다른 선택지가 있다. 예를 들면 모든 시민에게 마스크를 줄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자가격리된 사람의 집 문을 막는 영상을 봤다. 후베이성 사람들은 외지에서 쫓겨나 갈 곳이 없다. 끔찍한 일이다. 폐렴 예방이 사람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외지에 있는 후베이성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살 곳을 마련해준다. 봉쇄된 상황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연대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제 어떤 기자는 내게 다른 사람들과 만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나는 모르겠다고 했다. 도시 전체는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나도 모르게 조심스러워지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봉쇄는 사람들의 삶을 원자 상태로 만들었다. 다른 사람과 관계는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지금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어젯밤 8시쯤 창문 밖으로 고함이 터져 나왔다. 모두가 함께 “우한 힘내라”를 외쳤다. 함께 외치는 일은 개인에게 힘을 준다. 사람들은 연대를 갈망하고, 그 속에서 힘을 얻는다. 생존에 대한 불안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매일 더 멀리 걷고 있지만, 이곳 사람들과 연락을 하지 않는다면 많이 걷는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회적 참여는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다. 사회적 역할을 맡으며 자신의 가치를 실현해야 삶은 의미가 있다. 오늘의 우한은 마침내 해가 보였다. 마치 나의 마음처럼. 길가에는 사람들이 좀 늘었는데, 2, 3명의 지역 사회복지사가 조사를 하는 듯 했다. 여성 복지사에게 마스크가 있는지 묻자, 없다고 했다. 다른 남자가 급하게 와서 마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8명의 환경미화원을 인터뷰했다. 6명은 여성이고 2명은 남성이었다. 그들은 매일 6, 7시간을 일한다. 월급은 2300, 2400위안이다. 세금을 떼면 2000위안(약 35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나는 폐렴이 퍼진 뒤 월급은 그대로인지 물었다. 누군가는 춘제 3일 동안은 두 배를 받았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모르겠다고 했다. 그들은 매일 소독약을 받고, 보호장갑을 계속 쓴다. 일회용 장갑은 없고, 대부분 마스크가 부족했다. 사정이 나으면 마스크 20개를 받고, 다 쓰면 다시 받을 수 있었다. 봉쇄 이후 2개의 마스크만 받은 최악의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친절했다. 어떤 사람은 일회용 의료용 마스크가 없어서 스카프로 입을 감쌌다. 나는 가지고 나온 3개의 의료용 마스크를 건넸다. 억양 때문에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하자, 어떤 이는 잠시 마스크를 뗐다가 곧바로 다시 썼다. 어떤 이는 스스로 마스크를 준비한다. 가족과 다른 이들, 국가를 위해서.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어떤 여성은 걱정이 돼서 아들과 며느리는 따로 산다고 했다. 그들은 집 밖을 나가지 않고, 대신 그가 물건을 사서 문 앞으로 가져다준다. 자신도 두렵고 마음이 무겁다고 한다. 그들은 적은 월급을 받고, 기본적인 보호 장구도 받지 못한다. 그런데도 아직 일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노력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나는 3명의 남성 배달원도 만났다. 그들의 근무 시간은 유동적이었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받았다. 적어도 하루에 1, 2개를 받았고, 매일 배달 상자를 소독했다. 손 세정제를 받는 업체도 있었다. 월급이 늘었냐고 묻자, 배달업체나 배달량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어떤 곳은 배달 1건에 평소보다 3.5위안(약 600원)을 더 주고, 어떤 곳은 평소보다 1건당 4위안(약 700원)을 더 준다. 다른 배달 업체는 그대로였다. 편의점 한 곳은 오전 5시에 열고 밤 11시에 닫는데, N95 마스크를 하나 준다고 했다. 알코올은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내가 사람들을 연결하는 포인트가 되기로 했다. 내 위챗 코드를 공개했다. 연락을 환영한다. 당신이 우한에 있고 봉쇄를 끝내는 데 힘을 보내고 싶다면, 함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외지에 있다면 마스크나 필요한 물건을 보내줘도 된다. 받으면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겠다. ● 1월 29일2017년 말, 나는 직장에서 성차별을 당한 여성에게 법률지원을 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어제 오후 임신으로 인해 받는 차별에 대한 전화 문의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남성이었고, 그의 부인은 국가기업의 행정직원이었다. 임신 3개월째인 부인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의사가 휴식을 권했다. 휴가를 몇 번 쓰니 회사는 그에게 이 일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가 직접 휴직을 권하지는 않아서, 나는 그에게 일을 계속하면서 증거를 모으라고만 말했다. 마침 그들은 우한에 있는데 먹을거리를 쌓아뒀다고 했다. 봉쇄가 풀린 뒤 그들을 만날지도 모른다. 일자리는 많은 사람에게 걱정거리가 됐다. 춘제 연휴가 2월 2일까지로 늘어났지만, 만약 병이 계속 확산한다면 어떻게 안심하고 출근을 할 수 있을까. 큰 기업은 계속 운영할 여력이 있지만, 작은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는 휴일이 길어지면 입는 타격이 심각하다. 남는 이익은 많지 않고, 월세나 월급의 부담도 있다. 그럼 해고를 택할 수 있다. 여성은 보통 가장 먼저 해고된다. 개인들도 위험을 감수하고 출근을 해야 할지 다들 고민 중이다. 집세를 내야 하고, 돌봐야 할 가정이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감세 정책을 펴고, 개인들에게 기본적인 생계 지원을 할 수 있다. 어제는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고등학교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그녀는 간호사다. 그는 “너의 일기를 모두 보고 있어. 어떤 말로 너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이 무거워. 나는 오늘 (발병지역에 가겠다는) 신청서를 냈어. 갈 수 있다면 네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함께 싸우고 싶다. 네가 외롭지 않게. 국가의 지원이 부족한 지역도 있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네가 희망과 사랑을 잃지 않길 바라. 네가 무사히 돌아올 거라 믿는다.” 다 읽고 나니 눈물이 쏟아졌다. 어젯밤에도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어떤 친구는 광저우나 북경에서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했다. 우리는 환경미화원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토론했다. 마스크를 쓰는 법을 소개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어떤 사람들은 글을 읽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인터넷에서 어떤 이들은 내게 돈을 환경미화원에게 보내 달라며 돈을 부쳐왔다. 환경미화원을 위한 기부를 받을지 의견을 나눴다. 나는 개인일 뿐이고, 투명성과 공신력을 보장하기 쉽지 않다. 기부를 관리할 시스템도 갖추지 않았다. 일단 이미 받은 돈은 기부하겠지만, 더는 환경미화원을 위한 기부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기부가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기부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그들의 삶에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환경미화원들과 더 많이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물건을 사다 준다는 여성을 다시 만났다. 그는 이 일을 한 지는 1년이 넘었다. 이전에 일하던 공장에서 45살에 퇴직했다. 남편은 몇 년 전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심장병으로 2년 전 수술을 받았다. 아들은 아직 몸이 좋지 않아서 며칠 일하면 며칠은 쉬어야 한다. 그녀는 월급으로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아들도 돌봐야 한다. 우한이 봉쇄된 뒤에도 그는 생계를 위해 계속 일을 한다. 아침 11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을 한다. 그는 198위안(약 3만 4000원)을 주고 마스크 100개를 샀는데, 쉬는 시간에 도둑맞았다. 나는 지나가면서 마스크 몇 개를 그에게 건넸다. 그는 내게 고맙다 했지만, 나는 감사 인사를 받을 자격이 없었다. ● 2월 1일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데 닫힌 국수 가게 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2월 13일 자정까지 후베이성 각 기업은 영업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공고도 붙어 있었다. 믿을 수 없어 한참을 서성였다. 옆 가게는 ‘한 달 동안 쉽니다’는 안내가 붙었다. 마트가 오늘부터 입구에서 사람들의 체온을 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고, 야채가 조금 늘었다. 약국 2곳을 갔는데, 마스크와 알코올은 없었다. 약국에서 사람들은 어떤 감기약을 찾았다. 약은 다 팔린 뒤였다. 어떤 사람들은 대중들이 판단력 없이 감기약을 찾는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인민일보도 웨이보에서 이 약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고 썼다. 사람들은 매일 끊임없이 늘어가는 확진 환자 수를 본다. 만약 특정 약물이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물론 인민일보는 나중에 억제가 예방이나 치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우한 정부도 치료된 환자가 있다고 하면서, 어떻게 완치됐는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는 대중들이 특정 약이 있으면 치료가 된다고 믿게 했다. 알고 보니 완치됐다는 환자들은 대부분 자연스레 나아진 것이었다. 어쩌면 그 사람들의 면역력이 강했을 수도 있다. 마음이 복잡해져서 강가로 갔다. 날이 흐렸다. 어제의 햇빛이 그리웠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시흥시 마을만들기 활동 정보 공유·학습의 장 정기모임

    시흥시 마을만들기 활동 정보 공유·학습의 장 정기모임

    경기 시흥시는 마을간 주민 간 신뢰증진과 마을자치 활성화를 위해 마을 만들기 네트워크 정기모임을 매월 세 번째 화요일 오후 7~9시 2시간동안 열고 있다. 마을만들기 네트워크 정기 모임은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마을 활동가 및 마을 공동체 활동에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마을공동체간 공유·소통하고 연대·협력해 마을의 자생력과 지속성을 위해 마을만들기 활동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자체 학습의 장으로 만나는 정기모임이다. 시흥시 마을만들기 네트워크는 2014년 7월부터 현재까지 지금까지 한달에 한 번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회 100여명가량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모여 네트워크 목적과 의미, 마을에서 소통하는 방법, 마을 공동체의 사례 공유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다. 마을공동체의 발전과 활성화가 주된 이슈다. 자세한 사항은 주민자치과 마을만들기팀( 031-310-3780)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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