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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미사일 10~20기 보유… 최소 억제 수준엔 미달”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 규모가 10~20기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핵정책학회가 8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개최한 북핵·비확산 세미나에서 핵공학자인 신성택 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의 핵 선제공격에 맞대응해 제2의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최소 억제’ 수준의 핵전력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현재 핵무기 소형화로 특정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폭탄의 수는 10~20기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 핵 보유국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핵 억제력 규모는 80~100기 수준이다. 신 위원은 “북한이 1차례 핵실험을 할 때마다 탄두 중량을 최소 40~70㎏씩 줄일 수 있다”며 “이대로 시간만 흘러가면 북한은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북한이 갖고 있는 플루토늄 총량은 최소 32.5㎏에서 최대 49.5㎏으로 추산되며 이는 최소 8개, 최대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라면서 “북한 핵 개발의 최종 목표가 탄두 소형화 및 경량화인 만큼 핵실험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속도와 이란 및 파키스탄과의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대량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영변 이외에 3~4개 고농축우라늄(HEU) 시설을 운용하는 것으로 상정하면 북한의 연간 HEU 생산 능력은 160~200㎏까지 가능해 최소 6개, 최대 10개의 우라늄 핵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초빙연구원은 “미국은 나토(NATO) 회원국 중 핵 비보유국이자 핵비확산조약에 가입한 5개국에 240기의 핵무기를 배치했다”며 “북한 핵무기를 억제할 유일한 수단은 미국의 핵무기 재배치이며 북한에 대한 핵 반격 작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 “시한 내에 한국이 원하는 내용을 협정안에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에서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총괄했던 천 전 수석은 세미나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대안은 협정이 (2014년 3월) 종료된 이후 무협정 상태를 얼마나 끌고 갈 수 있는지, 종료 대신 현행 협정을 몇 년간 임시 연장하는 방안을 수용하는 문제”라면서 “농축과 재처리 가운데 어느 것을 먼저 할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협정이 재처리는 금지하고 있지만 농축은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고 있다”면서 “협정을 임시로 연장해 농축 기술 확보를 기정사실로 하고 개정 협상을 벌이는 대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로드걸’ 박시현, 파격 노출로 관능미 발산

    ‘로드걸’ 박시현, 파격 노출로 관능미 발산

    로드걸 박시현이 아찔한 몸매를 드러내 눈길을 끈다. 박시현은 4일 로드 FC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관능미 넘치는 세미누드 사진을 선보였다. 박시현은 오는 13일 열릴 로드 FC 11회 대회를 앞두고 새 유니폼 촬영 중 좀 더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세미누드를 촬영을 감행했다고 전해졌다. 사진 속 박시현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두 손을 가슴 위에 살포시 얹고 고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로드걸즈’는 국내 최초 해외 격투기 리그에 진출한 라운드걸로, 기존 멤버인 박시현과 주다하는 물론 최근 영입된 임지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로드 FC 한 관계자는 “‘로드걸즈’를 거쳐간 대부분 멤버가 아시아 최고의 레이싱 모델상을 휩쓸었다. 그만큼 프로페셔널하고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라운딩으로 팬들을 만나고자 숨은 곳에서 노력하고 있는 ‘로드걸즈’를 향해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로드걸즈가 라운딩을 펼치는 이번 로드 FC 11회 대회는 오는 4월 13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진행된다. 티켓 인터파크와 11번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케이블채널 수퍼액션(SUPER ACTION)을 통해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사진=로드FC 인터넷뉴스팀
  • ‘암흑물질’ 증거 발견… 우주탄생 비밀 풀리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된 ‘알파자기분광계’(AMS)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국제물리학연구팀이 우주 구성 물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에 대한 단서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영국 BBC와 AFP 통신 등 외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주 총 물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은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같은 전자기파로는 관측되지 않으며, 오로지 중력을 통해서만 인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그동안 우주생성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암흑물질이 어떤 요소로 구성돼 있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AMS 분석팀을 이끌고 있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새뮤얼 팅 매사추세츠 공대(MIT) 교수는 이날 스위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AMS로 약 250억개의 소립자 이벤트를 관찰했으며, 이 중 약 80억개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전자와 그 반물질인 양전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까지 우주에서 수집된 반물질 가운데 최대 규모로, 양전자가 우주의 어느 방향에서 온 것인지 파악되면 암흑물질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팅 박사는 “이 양전자가 암흑물질의 신호인지 아니면 다른 데서 온 것인지 수개월 안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학자들은 암흑물질이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윔프’라는 소립자로 구성돼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윔프는 각자 대칭되는 반물질을 갖는 무거운 소립자로, 물질과 반물질이 충돌하면 서로 소멸하면서 전자와 양전자라는 새로운 입자들이 생성된다. 지금까지 윔프의 충돌을 관측할 수 있는 곳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에 있는 CERN의 강입자가속기(LHC)와 우주공간뿐이었다. 16개국 과학자들이 10년에 걸쳐 20억 달러를 투입해 만든 AMS는 우리 은하에서 암흑물질이 소멸하면서 생기는 양전자와 전자를 수집해 입자들의 질량과 속도, 에너지 같은 근본적인 성질을 밝혀낼 자료를 제공해와 물리학계의 숙원인 암흑물질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시론] 창조경제는 말장난이 아니다/김도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시론] 창조경제는 말장난이 아니다/김도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창조경제가 화두다. 지금까지 그 어떤 단어도 이렇게 뜨겁게 등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공부 열기가 뜨겁다. 연구기관들은 보고서를 쏟아내고, 하루에도 몇 차례 포럼과 세미나를 알리는 메일이 날아온다. 그러나 자료 가운데 상당수는 함량 미달이다. 그동안 해왔던 이야기에서 몇 단어를 적당히 바꿔치기했다는 의심이 드는 보고서들도 적지 않다. 뭐라도 좀 얻어내 보자는 사심이 엿보이는 논의들도 보인다. 그래서 창조경제가 또 다른 하루살이 유행에 그칠지, 아니면 경제의 틀을 바꿀 큰 변화의 시작일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나라의 발전과정은 생산요소의 과감한 투자, 다시 말하자면 압축적 자본축적과정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정한 산업영역을 정부가 선택하고, 그에 따른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자본주도형 성장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경험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낮아지는 현상을 겪었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는 더 이상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실업과 침체의 유령이 문 앞에서 계속 넘실거리고 있다. 과거 정부들이 지식경제 혹은 경제주체들의 혁신을 강조해 왔던 것은 바로 이런 인식의 산물이다. 한때 벤처기업 창업이 강조되기도 했고, 연구개발 예산에 대한 지속적인 확충이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2위에 도달했다. 특허출원도 세계 4~5위를 다투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가 다른 경쟁국가들에 비해 혁신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창조경제 논의는 우리의 어제와 오늘에 대한 면밀한 검토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거 정책의 공과에 대해 숙고해 보지 않으면 비슷한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창의와 혁신에 도달하는 길이 매우 꼬불꼬불하고 희미하다는 점이다. 조직이론 연구학자들은 조직이 창의적인 결과물을 원한다면 역설적으로 단기적인 비효율을 감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바 있다.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합리적인 방법으로는 성공확률을 계산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한 창업자들의 비결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말장난이 아니다. 창의성의 쉽지 않은 특성 탓에 웃지 못할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라고 다그쳐 직원들이 매일 야근한다는 권위적인 회사도 있다. 창업위험을 분산시켜 벤처기업 창업을 지원해줄 목적으로 만든 금융기관이 창업자의 부모와 일가친척의 집에까지 담보를 설정하는 바람에 인생위험이 몇 배로 증폭되는 사례도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자와 예술가, 창업자들에게 파격적인 대우와 좋은 문화를 제공해 새로운 지식과 혁신을 만들어 내도록 하자는 야심찬 계획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에서 창업자와 예술가가 빠지더니 파격적인 대우와 좋은 문화도 빠져, 또 하나의 정부출연연구기관 설립으로 끝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이야기에 특별한 악역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 늘 해오던 방법대로 창의와 혁신을 다룬 것이 문제일 뿐이다. 정부와 관련된 많은 주체들이 창조경제라는 이름에 맞는 새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급히 만든 단기적인 사업에 창조경제라는 이름을 섣불리 붙인다면,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는 또 그렇고 그런 유행어로 전락될지도 모른다. 이번 정부가 역사적인 창조경제정부로 기록되려면 마음 단단히 먹고 시스템 실패를 일으키는 수많은 창의성의 적들과 한판 싸움을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한다. 학교에서, 기업에서, 공공부문 곳곳에 창의와 혁신이 숨쉬도록 만드는 일은 이번 정부에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김문이 만난사람] 동양인 최초 독일 꽃예술 명장 방식

    [김문이 만난사람] 동양인 최초 독일 꽃예술 명장 방식

    인간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태어난 땅을 제대로 몇 번이나 볼까. 자주? 어떻게? 꽃은 다르다. 4월에 만발하는 수선화와 튤립은 359일 동안 땅속에 있다가 7일 동안 피어 있어도 그 기간 동안 줄곧 땅을 쳐다본다. 왜? 전문가는 구근초(球根草)라고 한다. 그렇다. 자신의 고향, 태어난 그 품속을 그리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대자연을 쳐다본다. 기지개를 켜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수를 지나 겨울에 얼어붙었던 땅에 생명의 힘이 솟아난다.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고 천지 사방에 꽃이 핀다. 말 그대로 새로 볼거리가 많기에 ‘새봄’이라고 한다. 요즘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이 만발하다. 꽃 구경, 꽃 장식을 할 일도 많아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은 무엇일까. 여럿 있겠지만 아마 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래 ‘플로리스트’다. 라틴어로 꽃의 플로스(flos)와 예술가를 뜻하는 이스트(ist)가 합쳐진 것이다. 아름다움을 살피고 찾아내는 심미안이 특별한 사람이다. 또한 플로리스트가 되려면 식물학, 예술사조, 조형미술과 색채론, 실내장식 등의 예술 분야를 깊이 이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식물재배 및 유통판매, 고객상담, 경영, 환경보호까지 알아야 한다. 플로리스트에도, 조경예술에도 명장이 있다. 이 분야에서는 독일에서 자격증을 딴 것을 최고로 여긴다. 동양인 최초의 꽃예술 명장 방식(68)씨.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상가집에 가면 3단으로 된 조화가 있다. 그것을 최초로 만들어냈다. 카페나 음식점에 가면 생화도 놓여 있지만 마른 꽃 장식 또한 많다. 그것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또 포장지의 꽃무늬 장식을 개발해냈다. 삭막한 무덤에 꽃으로 아름답게 덮어놓았다. 방송사 쇼무대의 꽃장식을 지금도 한다. 식물학, 예술사조, 조형미술과 색채학의 권위자이다. 그렇게 꽃예술 45년 인생을 살았다. 이쯤 해서 그를 만나러 가보자. 봄의 향기, 꽃의 계절에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았다. 장소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방식 꽃 예술원’이다. 이른 오전이어서 내방객이 없었지만 청바지에 짧은 머리를 한 주인공은 바쁘게 꽃과 함께 있었다. 정월 보름날 식탁에 장식하는 계핏가루,땅콩, 호두 등의 어울림이 눈에 먼저 띄었다. 그다음에는 자연과 비자연의 오브제 앞에 선다. 기름 필터와 수선화의 만남은 더욱 아름다웠다. 자리에 앉았다. 자연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왔다. “올 1월 스리랑카에 혼자 갔습니다. 사진 촬영과 식물원을 관찰하기 위해서였지요. 그곳의 자연을 새삼 봤습니다. 한 달 동안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바다로 나가 수영을 했어요. 여명에서 바다와 고기를 만났습니다. 해가 떠오르자 어부들이 오더니 아침 식사라며 고기를 던져주더군요. 그런 광경, 느낌이 너무나 자연적이었습니다. 절로 행복해졌습니다.” 3층 갤러리로 자리를 옮겼다. 전시된 꽃 장식이 많았다. 꽃에 관한한, 처음 보는 예술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 다 만들었을까. 제자도 많지만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린단다. 그가 길러낸 마이스터(명장)는 100여명, 플로리스트는 800여명에 이른다. ‘꽃의 마피아 두목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더니 너털웃음으로 받아넘긴다. 그다음에 물어본 말, 왜 독일에 가서 어렵다는 조경예술과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자격증을 땄느냐고 물었다. “1970년이었죠. 독일로 떠난 첫사랑 여인을 찾아 무작정 갔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비자가 나오지 않아 광부를 자원했습니다. 뒤셀도르프 인근에서 16개월 동안 광부 생활을 하고 비행기표 값을 다 지불했지요. 자유인이 되고 나서 꽃을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첫사랑 그녀는 떠나고 이제는 사랑하지 말자, 캄캄한 막장에서 다짐했지요. 그런 땅에도 봄은 오고 고향처럼 반갑던 독일 개나리, 낯선 독일에도 꽃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부터 꽃을 좋아했을까. 전남 무안군 일로면에서 2남3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였다. 학교에서는 꽃 당번, 집에서 닭과 토끼를 기르면서 목포 유달산에 올라가 꽃을 꺾어다가 꽃꽂이를 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할머니는 “꽃을 좋아하면 자식이 없다”라고 말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1967년 집 마당에 텐트를 쳐놓고 꽃 전시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아울러 정물화와 풍경화를 직접 그려 옆에 진열했다. 목포에는 예인이 많다고 소문나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우리 집이 유달산 자락인데 화가, 국악인, 소리꾼 등이 많았다. 동네 분위기가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림, 꽃 등을 좋아한 것 같다”면서 “동네 어른들이 유달산에서 막걸리를 자주 마셨는데 거기에 가서 노래도 부르고 박수도 치고 했던 기억이 많다”고 말한다. 학창시절에는 가수 남진, 탤런트 임동진, 성우 유민석 등과 자주 어울리며 노래도 부르고 연극도 같이 했다. 대학(원예학 전공) 다닐 때는 연극 무대에서 무대 세트 장식을 도맡아 했다. 이러한 끼를 가진 터에 독일로 가서 8년 동안 꽃을 공부했다. 한국에서 가톨릭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소록도 나환자 전문병원 설립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독일인 박애주의자 브레스 캠프의 도움으로 바움슬레(농업전문대학)에 진학해 꽃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던 것. 독일 대학생활을 지옥훈련의 연속이었다. 현지 학생들과 달리 잠도 못 자며 라틴어로 된 식물학명을 외우느라 고생도 많았다. 결국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마이스터 자격증을 두 개나 땄다. “꽃은 아름답지만 제 스승인 칼 라이는 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은 무척 멀고도 험난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명령을 어기면 즉시 출국해야 하네’라고 하더군요. 손이 곪아 터져도 장갑을 끼지 못하고 고생을 많이 했지요. 술과 담배 금지는 물론 ‘비가 오면 맞아라 그것이 마이스터의 길이다’고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300년 된 성당에서 틈틈이 조경관리를 했고 독일의 수도 본에서 꽃예술원을 열어 독일 사람들에게 동양의 ‘꽃과 선의 솜씨‘를 뽐냈다. 소문을 듣고 독일 주재 한국 외교관 부인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독일 총리 관저의 꽃장식도 여러 차례 했다. 그곳의 꽃에다가 한국의 선을 접목시켰더니 더욱 좋아했다. 밤새 꽃을 만들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사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무덤에 한국에서 보내온 조롱박과 수세미 등으로 장식을 했더니 인기폭발이었다. 겨울에는 마른 꽃장식을 보급시켰다. 분데스가든 사워(연방 정부와 주정부에서 개최는 꽃예술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귀국한 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주경기장과 승마경기장 무대장식을 도맡아 하면서 국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화제를 봄으로 돌렸다. 4월에는 집안에 어떤 꽃으로 장식을 하면 좋을까. “4월에 피는 꽃은 1년 중 13.8%에 해당합니다. 그 중 노란색이 33%이고 다음으로 흰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이어집니다. 수선화와 튤립은 4월에 대표적으로 피는 꽃입니다. 향기 또한 좋고요.” 팁이 이어진다. 거실에는 관엽식물을 키 순서대로 나열해 놓으면 생동감이 있다. 침실에는 향이 은은한 수선화, 히야신스 등이 좋다. 잎이 싱싱한 덩굴식물을 현관에 놓으면 찾아오는 손님들이 올 때 반가워한다고 말한다. 전설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꽃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개나리는 소박한 시골 처녀 같은 꽃이지요. 꽃말이 ‘희망’입니다. 원래 춘천시 시화였는데 나중에 서울시가 시화로 정해 춘천 시민들이 화를 냈다는 얘기가 있지요. (웃음) 국화는 중국산입니다. 운둔과 선비의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평화와 풍요, 부와 거룩함을 상징합니다. 나팔꽃의 별칭인 모닝 글로리는 아침 일찍 화려하게 꽃을 피운다는 뜻의 이름입니다. 꽃에는 다들 이렇게 전설과 아름다운 꽃말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현재 삼육대와 숙명여대에서 세미나 강의를 하고 세한대 초빙교수로 일주일에 두 번 강의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 대학에서 사용하는 ‘형태론’, ‘재료학’, ‘색채학’, ‘드로잉’ 등의 교재와 일반용 책 10여권을 냈다. 국내 패션무대에서 꽃장식을 처음으로 도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꿈을 물었다. “인간은 태어날 때도 꽃이지만 죽을 때도 꽃이 되어야 합니다. 돌아가시면 꽃처럼 전설이 되어야 하지요. 이런 뜻이 담겨진 수목장에 아름다운 꽃을 장식하는 것입니다. 곧 실현이 될 것입니다.” 선임 기자 km@seoul.co.kr ■방식은… 1945년 전남 목포시 유달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꽃을좋아해 1967년 처음으로 꽃 전시를 열었다. 학창시절에는 가수 남진, 탤런트 임동진 등과 친하게 지내면서 노래와 연극, 그림에 심취했다. 서라벌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꽃과 무용에도 자연스럽게 접했다. 1970년 첫사랑의 여인을 만나기 위해 독일로 갔다. 16개월 동안 광부 생활을 한 뒤 플로리스트의 길로 들어섰다. 현지 대학에서 조경학, 식물학, 색채학, 양식론, 형태론 등을 공부했다. 독일연방공화국이 주최하는 분데스가든사워 전시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독일 생활 8년 만에 조경학과 플로리스트의 명장 자격증을 땄다. 동양인으로는 처음이다. 1979년 국내에서 방식 예술원을 개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주경기장과 승마경기장의 무대장식을 맡아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국내 패션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방송사 등 각종 이벤트 행사 때마다 꽃장식을 도맡아 했다. 2000년 MBC 성공시대 ‘꽃예술의 명장 방식편’이 방영돼 주목을 받았다. 현재 방식 꽃예술원 원장, 세한대 초빙교수로 지내고 있다.
  • “한화 ‘이라크 신도시’ 일자리창출 모범사례”

    “한화 ‘이라크 신도시’ 일자리창출 모범사례”

    한화건설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해외건설 진출을 통한 우수 일자리 창출 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세미나는 건설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은 해외건설을 발전시켜 세계 5대 건설강국 진입을 앞당기고, 국내 청년층 등의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신완철 한화건설 상무는 ‘이라크 신도시 일자리 창출 사례’를 통해 “7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 사업에 100여개 국내 중소자재·하도급 업체와 함께 국내 인력 1500여명이 이라크에 진출한다”면서 “이로 인해 연인원 55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KB금융그룹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KB금융그룹

    KB금융이 지속적인 변화, 혁신의 노력으로 젊어지는 그룹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취임 뒤 인재 육성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0년 11월 프라이빗뱅킹(PB) 및 VIP 매니저의 상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시장 학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어 2011년 1월에는 KB금융그룹 경영진 월례 조찬회를 신설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하며 직원들을 ‘열공’하는 직원들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직원들은 경제동향, 상품 지식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이슈까지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면서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양질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고객에게 다가가는 KB금융의 노력은 미래 고객 선점을 위한 ‘문화 경영’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학생 등 젊은 고객을 위한 특화 점포인 ‘KB 락스타(star) 존(Zone)’은 2011년 1월 ‘락스타 숙명눈꽃 존’이 1호점으로 열린 데 이어 전국 주요 대학 인근에 41개점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락스타 존 신규고객은 43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점포가 개점된 대학 재학생 수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락스타의 특징은 금융과 문화를 접목했다는 데 있다. 해당 대학 출신에다가 다른 점포에 비해 젊은 지점장이 있고, 5명 이하 소수 직원이 편안한 캐주얼 복장으로 일하면서 대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점포 내 인테리어는 대학별 상징물을 활용하고 세미나실을 설치해 젊은 고객들이 친밀감을 갖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대학 내 입점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는 대신 대학 인근에 개점해 점포 설립 비용을 낮춘 것은 물론 젊은 층에 친근하게 다가가는 이미지로 미래 고객을 선점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홍콩서 中공산당원 18만명 활동”

    홍콩에서 암약하는 중국 공산당원이 무려 18만명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이 발행하는 잡지 보쉰은 최근 발간된 3월호에서 홍콩·마카오 공작협력 소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홍콩에 잠복한 공산당원 수는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다. 보쉰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16년이 돼 가지만 여전히 반(反)중국 정서가 강해 당의 통제 범위 아래 두고자 대규모 지하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홍콩 내 지하 당원 18만명 중에는 중국에서 홍콩으로 넘어간 이민자 출신이 7만~8만명으로 가장 많다. 중국에 공산 정권이 수립된 1949년 이후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까지 홍콩으로 넘어간 중국 대륙 이민자는 최소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당원 출신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홍콩 정착 이후 당과 연락을 끊고 당비도 납부하지 않았다. 당헌에 따르면 공산당원의 당비 납부가 6개월 이상 연체될 경우 당원 자격이 소멸된다. 다만 공산당은 이들의 신상 자료인 당안을 보유하고 이들의 행적을 파악하고 있었다. 2003년 7월 홍콩에서 50만명의 시민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자 공산당은 홍콩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 당원 출신 이민자들을 활용하기로 했다. 임의 탈당을 하고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전력을 모두 사면해 줬다. 당은 100만명의 이민자 중에서 선별을 거쳐 7만∼8만명을 재입당시키고 당의 업무를 맡겼다는 것이다.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홍콩 반환 뒤에도 자본주의 시장경제·법률제도·생활양식을 허용) 원칙에 따라 홍콩을 통치하고 있다. 홍콩의 헌법격인 기본법에 따라 2017년부터 홍콩인들이 수반인 행정장관을 직접 선출하도록 보통선거를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막후에서 홍콩을 통제하기 위해 친중국계 인사가 홍콩장관이 돼야 한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홍콩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차오샤오양(喬曉陽) 전국인민대표대회 법률위원회 주임(위원장)은 지난 24일 한 세미나에서 “중국 정부에 맞서는 반대 진영 인사는 홍콩 행정장관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日, 독도 ICJ제소 대응’ 세미나

    동아시아역사시민네트워크(상임공동대표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강창일 국회의원실, 독립유공자유족회 등과 공동으로 일본 정부의 독도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 세미나를 연다.
  • “北 도발 때 김정은 가장 소중한 것 없앨 정도로 강력 응징해야”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순한 보복 차원을 넘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없애버릴 정도의 강력한 응징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샤프 전 사령관은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공격 대상을 정할 때 북한이 기술적으로나 전략적 차원에서 또다시 도발하기 힘들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북한의 공격에 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으로 돌아섰다”며 남은 과제는 어떻게 확전을 막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재정건전화 과제’ 세미나

    한국조세연구원(원장 직무대리 홍범교)은 오는 27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정부회계학회와 공동으로 ‘정부회계정보를 활용한 재정건전화 과제’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연다.
  • 동반성장 비웃듯… 대기업, 中企기술 빼돌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강조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이 어렵게 개발한 신기술을 빼돌린 대기업 계열사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인 W사 박모(54) 대표 등 임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 대표 등은 2010년 9월 19일 부산 강서구 T사의 조모(37) 연구개발팀 과장을 헤드헌팅사를 통해 생산팀 과장으로 영입하면서 T사의 반도체용 가스 필터 제작 관련 설계도면 등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조씨에게 T사와 같은 제품을 만들도록 해 2011년 12월 일본에서 열린 ‘세미콘 재팬’에 전시하고 본격 생산을 위해 수십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기술은 반도체의 표면을 매끄럽게 하려고 분사하는 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으로 T사가 2007년 30억원을 투자해 개발, 국산화에 성공했다. 조씨는 T사를 나오면서 이메일, USB 저장장치 등을 통해 관련 기술 정보를 유출했다. 받은 혜택은 수고비 명목의 500만원과 연봉 500만원 인상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W사는 압수수색 등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모방 사업 추진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T사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에 필요한 초청정 배관 이음매와 밸브류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전자, 일본 후지쓰 등에 납품하는 등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韓美, 대북·대이란 금융제재 공조 강화

    韓美, 대북·대이란 금융제재 공조 강화

    미국의 대북 금융봉쇄 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3일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공언한 후 미국의 대북 압박을 위한 실질적인 공조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북 강경파인 데이비드 코언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20일 온종일 분주한 방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오전부터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와 우리은행을 방문한 후 오후에는 외교통상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규현 1차관을 연이어 예방했다. 코언 차관은 북한의 외국환 결제 은행으로,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원으로 지목되는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미국의 독자 제재 배경을 설명하고 북한 및 이란의 금융제제 이행을 위한 양국 공조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 차관은 주한 미대사관 보도자료를 통해 “조선무역은행이 북한의 무기거래 기관에 수백만 달러의 거래를 지원했다”고 밝히며 “(한국 측에) 북한과 이란의 핵확산 활동을 저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성김 주한 미국대사도 도산아카데미 세미나에서 “(미국은) 비확산 조항을 이행하고 북한의 금융 활동을 더욱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조선무역은행 제재가 국제적으로 공조될 경우 북한의 대외무역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조선무역은행과의 금융거래 실적이 없고 북한 자산도 없지만 향후 우리 기업의 대북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코언 차관이 이란중앙은행(CBI)의 국내 결제계좌가 개설된 우리은행을 방문한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언 차관은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과 면담한 데 이어 우리은행 측 관계자를 만나 지난해 9월 적발된 CBI 결제계좌를 활용한 위장거래 사건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한 무역업체가 2011년 2월부터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CBI 계좌에서 1조 900억원을 빼돌려 9개국으로 송금했던 사건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국방수권법에 규정된 대이란 금융제재를 적용받지 않는 예외국 조치가 연장돼 현재 이란 원유 수입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CBI 결제계좌에서 발생한 국제적인 위장거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오는 6월 결정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예외국 조치의 추가 연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②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②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Dead Sea 사해 바다는 죽어 소금을 남긴다. 일종의 유언장이다. 소금의 탄생기는 언제 들어도 신비로웠다. 대개 바다의 품을 떠난 물은 저수지, 증발지, 함수창고를 유랑하며 한 줌의 소금이 된다. 그러나 사해Dead Sea 소금은 강한 햇볕과 바람만으로 하얀 속살을 드러냈다. 사실 사해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인데, 염도는 일반 해수보다 7~10배가량 더 높다. 어디 염도만 높을까. 피부에 좋은 미네랄도 일반 해수보다 수십배나 많다. 사해 물질로 만든 화장품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아하바AHAVA’는 국내에서도 시판 중인 화장품 브랜드 로 이스라엘에선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사해의 명성을 일찍이 들은 유럽인은 이곳에서 몇 날 며칠을 ‘잘 먹고 잘 쉬다 간다’고 했다. 이스라엘 접경지대인 이웃 나라 요르단에서도 사해가 펼쳐진다. 이스라엘에서 사해를 즐기려면 휴양단지인 엔보켁En Boqeq이 좋다. 이곳엔 르 메르디앙, 로열 리모님, 레오나르도, 크라운 플라자 등 이름난 숙소가 사해를 굽어보고 있다. 동남아 풀 빌라 못지않은 사해 리조트에 들어서자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었다. 특히 르 메르디앙은 사해의 물을 이용한 스파를 운영 중이다. 굳이 리조트 밖으로 사해를 찾아 나서지 않아도 실내에서 사해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이 멀리까지 와서 진짜배기 사해를 놓칠 수 있나.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후 가운 하나 걸치고 리조트에서 10분 거리인 사해까지 나왔다. 모래가 펼쳐진 틈 사이사이로 소금 꽃이 만발했다. 조심스레 만져 보니 까끌까끌하면서도 끈적끈적하다. 본격적으로 물에 들어가면 몸이 공중부양 하는 것처럼 부웅 떠오른다. 무중력의 우주공간과 다를 바가 없다. 몸이 따끔따끔하다면 상처를 비집고 사해의 성분이 침투했다는 증거다. 잠시 몸을 담그고 나왔을 뿐인데 전신 마사지를 한 것처럼 몸이 매끈해졌다. 그러나 사해와는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너무 오래 물속에 들어가 있으면 오히려 피부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제아무리 ‘수영 황제’ 펠프스가 울고 갈 만한 수영 실력을 뽐낸다고 한들, 헤엄을 쳐서도 안 된다. 사해는 성분도 성분이지만 지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유명하다. 해발 -417m. 사해는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그냥 놔 주지 않았다. 고도차 때문에 귀가 멍해졌으며 소금 꽃의 향기는 오래도록 코끝을 맴돌았다. 1 생물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염도가 높은 사해에선 몸이 둥둥 뜬다. 물 위에 떠서 신문을 펼친 여행자의 표정이 즐겁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사해 즐기기 당일 관광 프로그램, 숙소 등 사해를 야무지게 즐길 수 있는 고급 정보를 현지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자. 사해 주변에선 산악 바이크 대회Festival of Mountain Bikes Race, 엔게디 국제 세미 마라톤 대회The Ein Gedi International Semi-marathon Race 등 다양한 스포츠 축제도 열리니 참고할 것. www.deadsea.co.il 네게브 사막은 이스라엘 국토의 50~60%를 차지한다. 러시아에서 왔다는 어느 배낭 여행객은 바이크로 사막을 누비는 중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척박한 땅에서 받은 후한 대접 Desert사막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 황량한 그곳엔 어린왕자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이스라엘 국토의 50~60%가 바로 사막이다. 사막을 떠올리면 목이 칼칼해지고 머리가 띵해진다. 이 척박한 토양에도 꽃은 핀다. 이스라엘 민족은 선인장을 닮았다. 강한 조상을 둔 까닭인지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네팔이나 남미다. 남자도 여자도 군대를 제대하면 무전여행을 하며 세상을 배운단다. 유대인은 사막을 일궈 정착하는 삶을 택했지만 유목민인 베두인은 한곳에 뿌리내리는 것을 불명예로 여긴다. 이스라엘, 요르단 등 중동의 사막을 떠돌며 사는 그들을 꼭 만나고 싶었다. ‘베두’란 말 자체도 아랍어로 직역하면 ‘사막’이다. 일단 베두인의 무대인 사막을 지프차를 타고 달렸다. 황토 빛깔 바람을 일으키며 사륜구동 자동차가 앞으로 나가자, 아웃도어 광고의 한 장면 같은 절경이 펼쳐졌다. 너른 사막의 한가운데는 난데없이 작은 폭포가 보였다. 휴가 나온 군인들이 그곳에서 아담과 이브처럼 부끄러움도 잊고 첨벙첨벙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기다란 뿔이 매력적인 아이벡스도 예고 없이 불쑥불쑥 나타났다. 네게브 지프 투어는 아프리카 탐방만큼이나 이색적이다. 지프 투어의 막바지, 베두인 숙소를 찾아갔다. 베두인의 손님맞이는 극진하기로 유명하다. 차와 양고기 요리 등을 넘치도록 준비해 손님이 두 손을 들 때까지 대접한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다. 접시를 비우면 금방 또 음식을 내어 오기 때문에 소량의 음식을 일부러 남기는 게 좋다. 없는 살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방인을 거두는 그들은 ‘자신이 누군가를 거두면 언젠가 자신도 남에게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단다. 베두인의 공동체 의식은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현대인이 배워야 할 미덕으로 보였다. 2 사막을 이리저리 떠도는 베두인을 만나면 낙타를 탈 수 있다 2 지프 투어 중 불쑥 나타난 아이벡스. 뿔이 매력적이다 3 경상남북도 크기의 이스라엘이 거대한 사막을 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지프 투어 & 베두인 체험 네게브 사막 일대를 지프차로 달리고 싶다면 현지 여행사를 통해 미리 예약해야 한다. 비용은 인원수, 코스,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5~6인이 2~3시간을 탑승할 때를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약 39달러가량 든다. 지프투어를 예약하면서 베두인 식사 체험을 동시에 예약할 수도 있으니 참조할 것. 지프 투어 예약 www.negevjeeptours.com, www.negevjeep.com/english 베두인 체험 예약 www.hanokdim.com 예술가의 마을에서 타박타박 Mediterranean Sea지중해 경상남북도 크기의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다. 몸집은 작지만 오밀조밀 없는 게 없다. 사해와 사막만 봐도 그랬다. 자그마한 몸으로 어찌 저리 위대한 것을 끌어안고 사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이스라엘에서 지중해를 마주쳤을 땐, 사해나 사막을 만났을 때보다 몇 배는 충격이 더 컸다. 대형 쇼핑센터, 유명 호텔, 화려한 레스토랑과 카페 등…. 이스라엘을 향해 던졌던 선입견이 티 없이 맑고 푸른 지중해에 부딪혀 흩어졌다. 이렇게 따뜻해도 이렇게 다정해도 좋을까 싶을 정도로 지중해변과 맞닿은 이스라엘은 ‘평화’ 그 자체였다. 지중해의 물살은 봄의 언덕으로 불리는 텔아비브Tel Aviv, 로마 시대의 원형 극장이 보존된 카이사레아Caesarea, 무역의 중심지 하이파Haifa, 십자군 시대를 재현하는 아코Akko 등을 타고서 분주히 흘렀다. 압권은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20여 분이면 당도하는 텔아비브다. 텔아비브는 항구도시라는 신분을 과시했다. 정통성을 지키는 데 급급했던 여타의 도시와 달리 텔아비브는 외지인이 몰고 오는 낯선 기운을 흡수하고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이 임시수도 역할을 한 것처럼 텔아비브도 잦은 싸움에 지친 예루살렘을 대신해 제2의 도시로 성장했다. 디아스포라를 겪은 유대인이 하나둘씩 텔아비브로 밀려왔으며 1948년, 마침내 이곳에서 초대 수상 벤 구리온이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국가를 팔레스타인에 세울 것을 선언한다”고 낭독하기에 이른다. 정신없이 돌아가던 텔아비브의 시곗바늘이 네베쩨덱Neve Tzedek에선 느릿느릿 움직였다. 유럽의 아기자기한 소도시를 닮은 네베쩨덱은 빛과 색을 중시한 인상파 미술작품과 같다. 세계 각지를 떠돌다 돌아온 유대인의 영혼이 깃든 그곳엔 파스텔톤의 집, 히피족이 장난친 것만 같은 거리 벽화가 알록달록하게 펼쳐졌다. 네브쩨덱만큼이나 예술가의 기운이 충만한 곳은 ‘욥바’다. 욥바의 애칭은 올드 자파Old Jaffa. 텔아비브 해안가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욥바의 갤러리들은 하나같이 포스트모더니즘을 따랐다. 그중에서도 욥바의 랜드마크인 베드로의 교회를 따라 내려가다 마주친 일리아나 구어 박물관Ilana Goor Museum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박물관 옥상에 서면 욥바 일대가 한 장의 파노라마 사진이 되어 돌아온다. 박물관을 채우고 있던 다소 난해한 미술작품들은 알면 알수록 더 알쏭달쏭해지는 이스라엘과 통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글로벌 시대] 잊을 수 없는 선물/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글로벌 시대] 잊을 수 없는 선물/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이 계절이 되면 베이글의 맛을 떠올린다. 도쿄에서 근무하던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다음 날부터 배낭에 채워 넣은 베이글을 먹으면서 피해 지역을 돌았다. 피해지에는 쓰나미로 인해 대형 선박이 땅으로 올라와 있었다. 이어지는 여진, 쓰나미 경보 사이렌, 떠도는 기름 냄새…. 내가 걷고 있는 깨진 기왓장 더미 아래에 행방불명자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떨렸다. 무겁고 괴로운 마음으로 있는 동안 외국에서 구조대가 도착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일본은 혼자가 아니었다. 고마움과 희망을 느끼며 베어 문 베이글에서 달콤하고 따뜻한 맛이 느껴졌다. 한국 구조대의 선발대 5명도 피해지인 센다이시에 도착했고 본대 102명도 그다음 도착했다. 구조활동 기간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났고, 한국에서 데려온 구조견이 부상으로 구조활동을 하지 못했을 때 한국과 일본 외의 일부 미디어가 ‘한국 구조대가 구조견을 잃어버렸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사이엔 역사 문제 등 복잡한 감정도 있다. 구조활동 이외에도 어려운 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선발대원이던 중앙119구조단의 이기원 소방장은 자신들이 고생한 말은 하지 않았다. “구조대는 생명을 구할 뿐이고 현장에서 사람들의 국적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원전 사고는 무서웠지만 동요한다면 국제구조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습니다. 구조견에 대한 오보는 하나의 에피소드입니다.” 대신 이씨는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존경의 말을 전했다. “시신 수습 장면을 옆에서 보고 있던 한 여성이 (행방불명된) ‘내 남편은 아니지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구조대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또 귀국 후 현지에서 구조견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던 일본인 의사가 상처는 어떤지 안부 전화를 해 왔습니다. 자신의 수술에 책임을 지려는 자세에 놀랐습니다.” 한국의 구조대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헌신적인 대처와 성원은 일본으로선 잊을 수 없는 선물이다. 최근 또 하나의 선물을 마음속의 서랍에서 꺼낼 기회가 있었다. 지난달 14일 서울신문과 도쿄신문·주니치신문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강연했던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은 “2001년 도쿄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이수현씨의 행동은 일본인의 마음속에 깊게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강연 후 일본 사이타마현 고시가야시 시로노우에 초등학교에서 이수현씨를 주제로 한 수업이 있었고, 올해는 수현씨의 부모님이 초대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07년 학교가 개교한 이래 사고가 일어났던 1월 26일을 전후로 수현씨의 행동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수현씨의 어머니 신윤찬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의견을 발표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생명이나 친구의 소중함을 생각할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수현씨의 부모님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후에 먹은 베이글은 역시 깊은 맛이 느껴졌다. 일본과 한국의 새 정권이 양국 간의 미해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 갈지를 보도하는 것은 특파원으로서 중요하다. 그와 함께 멋진 선물이 양국 사이를 오가는 모습도 찾아가려고 한다. 그것만으로 양국 관계가 비약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착실한 한 발자국이 된다고 믿는다. 게다가 베이글을 맛있게 먹을 일이 또 있을지도 모르겠다.
  • [세종로의 아침] 정치에 발목 잡힌 경제/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치에 발목 잡힌 경제/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경제 현상이 정치 현상이나 사회 구조와 많은 관련을 지니고 있을 때는 정치적으로 타결하는 것이 효과적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경제 문제는 경제로, 정치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치유책이 나온다. 경제 문제에 정치적 명분을 내세우거나 이해관계를 들이대면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되레 복잡하게 꼬이는 경우가 많다. 진실이 왜곡되고 이해관계자들이 왜곡된 내용을 악용하면서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진다. 치명적인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제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거나, 이념을 들이대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택시지원법안 등이 갈등을 빚고 있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만신창이가 된 경제 문제들이다.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게 된 배경은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적정한 이윤을 넘어 폭리를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분양가를 시장 자율기능에만 맡길 수 없을 정도로 과열돼 자고 나면 집값이 뛰고 분양가가 오를 때 불가피하게 나온 조치다. 분양가 폭등을 막고 개발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순기능도 컸다. 그런데 주택시장은 변했다.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뀌었다. 건설업계는 꾸준히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폐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도 지금이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야당도 상당수 의원이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맴돌고 있다. 투기가 우려될 땐 다시 분양가를 규제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았지만 지루한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당론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관련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가 시민단체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사안의 본질을 경제적으로 풀려고 하지 않고 정치적인 시각에서 선과 악으로 구분해 접근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명분에 가로막혀 경제의 본질을 읽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까지 하다. 취득세 감면 연장법안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주택시장을 살리고 지방자치단체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법 개정에는 이념의 잣대를 들이댄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동산 거래 중단으로 취득세를 거둬들이지 못해 파탄 일보직전인데도 국회는 느긋하다.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택시 지원 문제나 철도 경쟁력 확보방안도 그렇다. 택시와 철도 문제를 이토록 방치해 곪아 터지도록 한 것은 분명 정부와 업계의 책임이다. 하지만 혼란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정치인들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대선을 치르면서 경제 문제를 정치적 논쟁거리로 이끌어내 되레 문제만 키운 꼴이 됐기 때문이다. 택시법의 경우, 국회가 정치적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개정 법률을 정부가 거부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많은 국회의원이 속으로는 정부가 내놓은 택시산업발전 대체 입법안에 찬성하면서도 뒷짐을 지고 있다. 국가경제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 실태가 볼썽사납다. chani@seoul.co.kr
  • [씨줄날줄] ‘후츠파(chutzpah) 정신’/함혜리 논설위원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의 경상북도보다 조금 더 크고 인구는 고작 750만명인 작은 나라다. 물 부족국가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으며 항상 안보 위협에 시달린다. 이런 작고 불안한 나라가 건국 60년 만에 세상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국가로 성장했다. 전 세계 벤처투자의 35%가 몰리고 세계 100대 하이테크 기업의 75%가 연구소나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원자력 안전기술과 인터넷 보안기술의 70% 이상,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 융합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나라에선 인구 2000명당 1명이 벤처 사장이다. 이스라엘의 놀라운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스라엘 출신 칼럼니스트 사울 싱어는 저서 ‘창업국가’에서 이스라엘이 과학기술에 기반한 두뇌강국으로 성장한 비결을 ‘후츠파 정신’에서 찾았다. 후츠파(chutzpah)란 ‘주제넘은, 당돌한, 뻔뻔한, 놀라운 용기’를 뜻하는 이스라엘 고유의 단어다. 어느 조직에서든 나이와 계급에 관계없이 상대가 누가 됐든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밝히고 토론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는 문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과 혁신을 거듭하며 창업을 북돋는 문화의 바탕을 이룬다. 후츠파는 형식 타파, 질문의 권리, 섞이고 섞임, 위험 감수, 목표 지향성, 끈질김, 실패로부터 교훈 얻기 등 7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과감한 형식 타파로 체질을 바꾸고 누구나 마음을 열고 질문하며, 남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위험을 인정해 주며 그에 따른 실패도 배운 것이 있다면 용인해 주는 사회에서 창조정신이 나오고 창조경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엊그제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특강을 한 윤종록 연세대 융합기술연구소 교수는 “창조경제를 실현시키려면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창업국가’의 번역자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을 1년 앞두고 개최한 ‘과학기술의 융합과 산업화를 통한 창의국가’라는 정책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섰던 인물이다. 새누리당 대선 공약팀을 거쳐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추천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자원 빈국, 안보 불안국이라는 점에서 우리와 공통점이 많다. 창조경제를 화두로 내세운 새 정부가 벤치마킹을 하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후츠파 정신을 앞세우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 경직된 게 사실이다. 후츠파를 배우기에 앞서 학벌을 중시하고,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폐쇄적인 문화부터 사라져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가장 위험한 철학자’ 지제크, 경희대 교수로

    ‘가장 위험한 철학자’ 지제크, 경희대 교수로

    슬로베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64)가 경희대 교수로 임용된다. 경희대는 지제크가 오는 7월부터 1년간 외국어대학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의 ‘에미넌트 스칼러’(ES)로 활동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 사회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그는 대중문화 현상과 국제정치 이론에 자신의 독창적인 철학을 접목해 주목받아 왔다. 9·11테러, 미국·이라크 전쟁, 글로벌 금융위기 등 지구촌의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후기 자본주의 체제에 도발적인 비판을 가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ES는 석좌교수와 비슷한 것으로 세계적 수준의 학자 또는 실천가를 임용, 해외에 머물면서 국내와 학술·교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제크는 슬로베니아에 머물면서 경희대 소속으로 각종 저술 활동을 하고 이택광 영미문화학부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임용 첫 달인 7월 한 달간은 국내에서 경희대 국제서머스쿨(여름계절학기) 등에서 학생 강의와 교수 세미나를 주관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환경부 “수질 개선 위해 철거 불가피” vs 양평군 “친환경적으로 재활용을”

    환경부 “수질 개선 위해 철거 불가피” vs 양평군 “친환경적으로 재활용을”

    상수원 오염원을 차단하기 추진하고 있는 ‘토지·건물 매수 정책’을 놓고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팔당 상수원 보호를 위해 수변구역(취수원에서 500m) 내의 오염원 입지를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수변구역에 포함된 개인 소유 토지나 건물을 정부가 사들여 정화하는 사업도 병행해서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상수원 구역 지자체들은 멀쩡한 건물을 철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라며 환경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입법 취지에 맞게 철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례를 남기면 향후 유사한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수원 보호구역내 토지·건물 매입 정책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장을 찾아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의 건물과 현지 주민들의 불만, 환경부의 향후 상수원관리 보완 대책 등을 짚어봤다. 문제가 불거진 팔당 상수원 지역 취재를 위해 팔당호를 찾았다.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팔당호는 겉으로 보기엔 푸른물과 자연이 어울어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만족할 만한 수질은 아니다. 팔당호는 그동안 상수원 수질관리 종합대책과 한강특별법 제정·시행 등에도 불구하고 2급수에 머무르고 있다. 건축물 철거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는 현장을 찾아갔다. 문제의 건물은 경기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에 위치한 ‘그린힐’ 모텔. 환경부 소속 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이 수변구역 토지매입 일환으로 2010년 12월, 57억원(건물 25억원, 대지 32억원)을 들여 매입한 건물이다. 환경부는 최근 이 건물을 부수고 주변 생태복원을 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가 봉변만 당하고 돌아섰다. 해당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건물 철거를 반대하며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정부의 취지는 알겠지만 멀쩡한 건물을 없애지 말고 좋은 쪽으로 활용하면 좋지 않느냐는 반응들이었다. 철거를 반대한다는 한 주민은 “팔당호 때문에 지역개발에 제한도 많고 재산권 행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큰 비용을 들여 지은 건물을 좋은 쪽으로 활용해도 좋은데 때려 부수려는 것은 자원과 행정 낭비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기도 요청에 따라 2006년 68억원에 매입한 아리아호텔(경기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을 리모델링해 팔당 수질개선본부 건물로 활용하고 있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지역에선 건물을 새롭게 단장한 뒤 인근 ‘세미원’과 연계해 ‘환경문화관’(가칭)을 만들어 환경 교육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었다”면서 “이에 대해 환경부는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강제 철거에 나서 공사를 못하도록 막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당 지자체인 양평군 역시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환경문화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지하 1층, 지상 5층인 그린힐 모텔을 개조해 환경교육장과 전시관, 세미나실, 환경체험장 등으로 꾸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강유역청 손병용 상수원관리과장은 “매입 건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전례를 남긴다면 타지역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봇물을 이루게 된다”면서 “곧 설명회를 개최해 철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등 주민 설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함께 간 환경단체 간부는 “환경부가 사들인 건물조차 맘대로 못하면서 팔당호 수질을 어떻게 개선시킨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팔당호 수질을 위협하는 요소가 이 건물뿐이겠는가. 경기 가평군 대성리와 양평군 문호리, 양서면 양수리 등 산자락은 각종 건축물들이 병풍처럼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수도권 주민들은 팔당호의 깨끗한 물공급을 전제로 ‘물이용 부담금’을 내고 있다. 물이용 부담금은 상수원 지역 주민지원과 수질개선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물 사용량에 비례해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이다. 한강지역은 t당 170원을 기준으로 매월 수도요금 고지서에 상·하수도 요금과 함께 부과된다. 현재 가구당(4인 기준) 5750원 정도를 내고 있다. 팔당 상수원 본류에서 물을 공급받는 서울시민은 한 해 1833억원(2013년 기준)을 물이용 부담금으로 내고 있다. 이 밖에 경기도·인천시·수자원공사 등이 내는 것을 합쳐 팔당 상수원 보호를 위한 물이용 부담금은 연간 4331억원에 이른다. 물이용 부담금은 한강수계 관리기금에 편입돼 상수원 지역의 생활하수·가축분뇨 등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 설치, 상수원 보호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소득증대, 복지증진 등에 쓰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상수원 수변구역내 토지·건물 등을 사들이는 비용도 수계기금”이라며 “매입한 건물은 해체 후 녹지를 조성하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글 사진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놀러와, 지식에 교양 더하는 문화 사랑방

    놀러와, 지식에 교양 더하는 문화 사랑방

    열람실, 자료실, 멀티미디어실, 소극장 등 독서 문화 관련 시설을 모두 갖춘 서울 서초구 최초의 종합 공공도서관인 구립반포도서관이 12일 개관한다. 그간 서초구에는 국립중앙도서관, 구립서초어린이도서관, 각 동 주민센터 내 책사랑방 외에 종합 공공도서관이 없었다. 따라서 반포도서관은 지역 독서 활동은 물론 공동체 문화의 메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연면적 3591㎡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반포도서관은 전체가 독서, 교육 활동 및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2011년 7월 첫 삽을 떠 지난 1월 공사를 마무리했다. 현재는 도서 관리 시스템 구축, 장비 설치, 장서 정리 등 마무리 작업으로 개관 준비에 한창 바쁘다. 층별로는 1층에는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 강당과 북카페가 자리했다. 2층에는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이용하는 모자 열람실과 어린이 자료실, 어린이들을 위한 소극장이 마련돼 있다. 특히 그림책 등 1만 2000여권의 장서가 비치된 어린이 자료실은 온돌 바닥으로 만들어져 집안에서처럼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3, 4층에는 종합자료실, 멀티미디어실, 노트북 열람실 등이 들어선다. 종합자료실 장서는 총 2만 2000여권 규모다. 5층에는 주민 모임을 위한 세미나실도 마련돼 있다. 반포도서관은 지난해 9월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과 위탁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도서관과 대학 교육, 강의 노하우를 접목한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 고전 읽기’, ‘세계 고전 읽기’, ‘실크로드’ 등 대학 교양·전공 수준의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만주어, 산스크리트어, 라틴어 등 특수한 언어 강좌도 제공할 계획이다. 15일, 22일, 29일에는 개관 기념 초청강좌도 열린다. 소설가 김홍신, 시인 유안진, 고전평론가 고미숙씨 등이 초청 강사로 나선다. 반포도서관은 서초구 지역 내 크고 작은 도서관을 총괄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구는 도서관 개관에 맞춰 도서관 통합 홈페이지(library.seocho.go.kr)를 구축해 지역 내 모든 도서관 자료와 회원을 통합 관리할 방침이다. 진익철 구청장은 “반포도서관은 국립중앙도서관 설계·운영의 노하우가 투입된 종합 도서관”이라며 “구민들이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얻고, 삶의 지혜를 축적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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