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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외대 개교 68주년 ‘외대상’ 수상자에 김덕술·황한주 회장

    한국외대 개교 68주년 ‘외대상’ 수상자에 김덕술·황한주 회장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오는 19일 서울캠퍼스 국제관 애경홀에서 개교 68주년 기념식을 열고 한국외대의 명예를 높인 동문을 선정해 ‘외대상(HUFS Awards)’을 수여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국내부문에 김덕술(일본어 81) 유니스토리자산운용 회장과 해외부문에 황한주(스페인어 83) 레바인 그룹 회장이 외대상을 받는다. 김덕술 유니스토리자산운용 회장은 삼해상사 대표이사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김을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시키며 김 산업의 선진화·세계화·대형화를 이끌었다는 게 한국외대 측의 설명이다. 김 양식업계와의 협력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장애인 공장에 11년간 매년 6억원 규모의 일거리를 제공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황한주 레바인 그룹 회장은 중남미에 진출한 뒤 직물 수출입, 부동산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과테말라 국립대학에 한국어 강의를 개설해 17년간 무보수로 대한민국 언어·문화를 현지에 전파하고 있다고 한다.
  • 콜럼버스 없었던 1000년, 세계는 이미 연결됐다

    콜럼버스 없었던 1000년, 세계는 이미 연결됐다

    지리상 발견 이전 ‘세계 단절’ 반박1181년 伊 대학살은 세계화 폐해中요나라 공주 부장품 발트해産서구 중심의 주류 역사관에 일침중세 유럽의 바이킹(노르드인)이 콜럼버스보다 500여년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했다는 것은 이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역사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노르드인이 압도적 무기를 지닌 콜럼버스와 달리 원주민의 격렬한 저항에 못 이겨 영구 정착하지 못하고 철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정말 의미 없는 사건에 불과했을까.세계 문명 교류사를 연구해 온 발레리 한센 미국 예일대 교수는 신간 ‘1000년’에서 15~16세기 ‘대항해 시대’를 통해 세계가 연결됐다는 서양 중심의 역사관에 도전하고, 오늘날 세계의 틀은 기원후 1000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1000년을 전후한 노르드인의 탐험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대서양 양쪽의 교역망이 연결됨으로써 ‘세계화’가 시작된 중요한 기점이다. 고대 마야인의 벽화에 노란 머리에 흰 피부를 가진 사람들과 노르드인의 배가 등장하고, 15세기 스페인 사람들이 도착하기 이전에도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이미 남북으로 대륙을 가로지르는 정교한 교역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대항해 시대 이후 아프리카를 찾아온 유럽인이 새로운 교역망을 만든 것이 아니었다. 이미 이슬람권과 아프리카에서 번성하고 있던 금 무역과 노예무역에 추가로 참여했을 뿐이다. 저자가 보여 주는 1000년 당시 인류의 삶은 21세기와 놀랍게도 닮았다. 오늘날 종교 신자의 92%는 이때쯤 확립된 4대 종교(기독교, 이슬람, 힌두교, 불교) 중 한 가지를 믿고 있다. 1181년에는 콘스탄티노플 주민들이 부를 독차지한 이탈리아 인 수천명을 학살했는데, 이는 세계화가 양극화로 말미암은 분노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다만 당시 가장 세계화한 지역은 서구가 아닌 중국이었다. 요나라 황제의 손녀 진국공주는 1018년 사망할 때 6500㎞ 떨어진 발트해에서 나는 호박 원석으로 된 부장품과 같이 묻혔다.특히 종교는 국가 간 교류를 원활하게 만드는 세계화의 핵심 도구였다. 군주들은 어느 종교가 자신에게 이익을 주고 강력한 동맹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저울질했다. 예컨대 오늘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모두 뿌리로 삼고 있는 ‘키예프 루스’의 블라디미르 1세는 전통 신앙을 대체할 종교로 유대교, 이슬람, 가톨릭 등을 모두 검토했으나 당시 비잔틴제국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콘스탄티노플 대성당 등 여러 조건에 매료돼 동방정교로 개종했다. 이는 오늘날 동서 유럽이 종교적 차이로 갈리게 된 단초를 제공했다. 중앙아시아 이슬람권의 팽창도 같은 시기에 이뤄져 사람들은 이때부터 자신을 전 세계적 종교 블록의 일원으로 생각하게 됐다. 저자는 15~16세기 유럽인이 ‘대항해 시대’를 열지 않았더라도 세계무역은 활발히 이뤄졌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지역에서 더 많은 물건이 만들어지면 다른 곳에서 그것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상인들은 알아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18~19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를 선도했다. 하지만 중국은 산업혁명을 하지 못한 게 아니라 영국만큼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산업혁명이 필요하지 않았을 뿐이다. 저자는 1000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실은 생소함에 개방적인 사람들이 새것에 무조건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세계 인구가 2억 5000만명에 불과했던 1000년과 80억명에 가까운 현재 세계를 단순 비교하긴 어려울지 모른다. 그럼에도 지리상의 발견 이전에 세계가 단절돼 있었다는 편견을 반박하고, 세계화의 주도권이 어느 특정한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이 반갑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컬처’의 힘으로 우리도 세계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민족주의적 치기 때문일까.
  • 넷플릭스 ‘K-예능’ 잇따라 고전…왜?

    넷플릭스 ‘K-예능’ 잇따라 고전…왜?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 등으로 K-드라마 열풍의 중심에 섰던 넷플릭스가 한국 오리지널 예능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8년 ‘국민 MC’ 유재석을 내세운 ‘범인은 바로 너!’를 시작으로 최근 공개한 ‘셀럽은 회의 중’까지 4년간 다양한 예능을 내세웠지만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을 제외하고는 흥행하지 못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토종 OTT에 올라가는 예능들은 일차적인 시청자층을 우리나라 대중을 대상으로 하지만 넷플릭스는 그렇지 않다”며 “좀 더 글로벌 지향적이어서 국내 시청자에게는 낯설게 다가온다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 평론가는 ‘솔로지옥’의 성공 사례를 들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재와 배경에서 국적성을 지우면서도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등 한국적인 맛도 동시에 살렸다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웃음 코드는 지역마다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로컬 콘텐츠를 세계화하겠다는 넷플릭스 전략이 예능에도 적용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장군의 아들·서편제 낳은 ‘태흥영화 20년’ 돌아보다

    장군의 아들·서편제 낳은 ‘태흥영화 20년’ 돌아보다

    1980~1990년대 한국영화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태흥영화사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이 잇따라 열린다. 1984년 영화제작자 고 이태원 대표가 설립한 태흥영화사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모두 36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1990)과 ‘서편제’(1993)는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했고, ‘춘향전’(2000)과 ‘취화선’(2002)은 한국 영화 세계화의 초석을 닦았다. 특히 영화 제작 자유화, 할리우드 직배 허용, 대기업의 영화 진출, 멀티플렉스 탄생 등 영화계의 격변기에 전통적인 충무로 제작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영화의 변화와 도약을 이끈 곳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14일부터 열리는 한국영화박물관 신규 기획전시 ‘위대한 유산: 태흥영화 1984∼2004’는 지난해 10월 별세한 이 대표를 추모하고, 태흥영화사가 한국 영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기리기 위한 자리다. 전시는 5개 섹션으로 나뉘며 태흥영화사가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한 2000여점의 자료 중 85점이 공개된다. 태흥영화사 작품 36편 중 11편을 차지하는 임 감독의 작품 자료들을 포함해 불교계와의 대립으로 제작이 무산된 창립작 ‘비구니’(1984)의 촬영 필름 디지털 복원 영상, ‘취화선’으로 임 감독이 받은 칸영화제 감독상 트로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무료이며 오는 9월 25일까지 이어진다. 다음달 10일부터 6월 5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 태흥영화사가 제작한 영화 20편을 상영한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회고전을 통해 태흥영화사의 발자취를 기린다. ‘취화선’을 비롯해 송능한 감독의 ‘세기말’, 김유진 감독의 ‘금홍아 금홍아’, 김홍준 감독의 ‘장미빛 인생’, 장선우 감독의 ‘경마장 가는 길’,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 배창호 감독의 ‘기쁜 우리 젊은 날’, 이두용 감독의 ‘장남’ 등 8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는 “태흥영화사는 유신 시대를 거치며 암흑기에 놓였던 영화계를 견인하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 영화의 세계화에 기여한 곳”이라며 “프로그램 이벤트와 특별 책자 발간 등의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우크라 학생에게 택견으로 희망 심어준 충주

    택견의 고장 충북 충주시가 택견을 통해 전쟁의 아픔을 겪는 우크라이나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충주의 택견을 세계화하기 위해 폴란드 그단스크시에서 활동 중인 변승진(51) 홍보대사가 전쟁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우크라이나 학생들에게 지난달 두 차례 특강을 진행했다. 이후 학생들은 폴란드 학생들을 위해 매주 진행되는 택견 정기수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단스크시의 포메리안주에는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 학생 7000여명이 머물고 있다. 변 대사가 택견 수업을 하는 33공립학교에는 3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변 대사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점차 즐거워하며 밝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택견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에 안정과 희망이 싹트기 바란다”고 말했다. 2019년 9월 충주시가 위촉한 변 대사는 폴란드 시민 택견교실 운영, 33공립학교 택견 수업, 유럽 지역 택견협회 구성 등 택견의 세계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 광주시, ‘글로벌 메디시티 도약’ 꿈꾼다

    광주시, ‘글로벌 메디시티 도약’ 꿈꾼다

    ‘전국 최고 수준 글로벌 메디시티’ 도약 위한 그랜드플랜 수립 서남권원자력의학원, 첨단의료복합단지, 메디헬스 스타트업 클러스터 조성 광주시는 새정부에서도 의료헬스케어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 오는 2030년 의료산업 매출 2조3000억원에 고용 9000명, 기업 2000개를 달성해 국내 최고의 글로벌 메디시티로 도약한다는 비전과 목표를 세웠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표적인 유망산업이며, 급속한 인구 고령화라는 사회적 이슈와 4차산업혁명 기술융합이라는 기술적 트렌드에 걸맞는 산업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현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를 3대 미래 핵심성장동력 산업(바이오헬스,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중 하나로 선정하고, 올해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에 전년 대비 6.8%(1200억원)가 증가한 1조88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헬스산업 전반의 혁신과 코로나19 대응 성과를 꾸준히 축적해 나가면서, 바이오헬스산업이 정부의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투자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 기반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의료헬스케어산업을 차세대 지역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의료산업 신기술 개발 및 산업기반 고도화 작업에 매진해 왔다. 현재 지역 내 의료관련 기업은 2020년 말 기준 501개사, 매출액 1조840억원으로 기업수는 20년간 연평균 36%, 매출액은 연평균 61%가 각각 증가했으며, 종사자수도 4524명으로 연평균 34%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광주지역 의료헬스케어산업은 국가가 직접 육성하고 있는 대구, 오송, 원주 등과 비교하면 아직은 규모가 미흡한 수준으로 지역 내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중?대규모의 그랜드플랜 수립을 통해 국비 및 민자 유치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시는 2030 글로벌 메디시티 도약을 위해 ‘서남권 원자력의학원 건립’, ‘광주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메디헬스 스타트업 육성 클러스터 조성’ 사업 등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서남권 원자력의학원 건립은 새 정부 20대 대통령 당선인 대표 지역공약사업으로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7000억원을 투입해 ▲난치암 전문 진료체계 구축 ▲영광한빛원전과 중국 동안 원전의 방사능 사고 대비 ▲해외환자 유치 및 방사선 의료기술 산업화 지원을 통해 광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광주첨단의료복합단지는 K-방역, K-의료의 세계화에 따라 국가 전방위적 바이오헬스산업 육성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호남권 거점의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총사업비 1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또한, 메디헬스 스타트업 육성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7000억원을 투입해 병원 중심 인프라를 산·학·연 협력 혁신거점으로 집중 육성함으로써 혁신의료기기 상용화 및 디지털 생체의료산업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손경종 광주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은 “대구·경북, 오송, 원주 등을 능가하는 글로벌 메디시티 달성을 위해 AI 기술이 접목된 신개념의 바이오헬스 산업육성 거점을 광주시에 반드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예술·프리랜서 불공정피해 상담 증가…“절반이 웹툰”

    문화예술·프리랜서 불공정피해 상담 증가…“절반이 웹툰”

    # 신인 웹툰작가 A씨는 일러스트 작업 계약을 체결하고 완성본을 업체에 납품했다. 그러나 계약시 지급하기로 한 선입금 및 잔금을 한푼도 받지 못해 ‘문화예술 프리랜서 공정거래지원센터’에 상담 요청했다. A씨는 “변호사가 꼼꼼히 검토하고, 미수금채권에 대해 지급명령신청서 작성까지 지원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문화예술인과 프리랜서의 불공정거래피해를 예방하고 구제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문화예술·프리랜서 공정거래지원센터’의 상담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2일 시에 따르면 센터가 개설된 2019년 초에는 상담 건수가 90건에 불과했으나 2020년 116건, 2021년에는 150건, 2022년에는 3월말 현재 80건의 상담실적을 기록했다. 지원센터는 신인 문화예술인과 프리랜서의 계약서에 대한 사전검토부터 저작권 침해 및 불공정계약 강요, 수익 배분 거부, 부당 계약해지, 세금상담 등 불공정피해상담 및 구제를 지원한다.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 법률상담관 30명이 전화응대 또는 대면상담 방식으로 지원한다. 상담 실적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웹툰 작가들의 상담이 45.4%로 가장 많았다. 일러스트(15.6%), 웹소설(9.6%) 등이 뒤를 이었다. 순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2020년 기준 약 1조원 규모까지 성장하게 된 웹툰 시장은 신인 작가들의 대거 진입과 동시에 드라마, 출판시장에 이어 기념품 시장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분쟁, 해외 유통권 등 저작권 관련 법률상담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형별 상담실적은 계약서 검토 및 자문이 64.2%로 가장 많았으며 저작권 침해, 대금 체불, 불공정계약 강요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약 경험이 없고, 작품활동에 전념하는 신인 작가이 센터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K-콘텐츠의 세계화로 문화예술인 프리랜서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불공정한 거래 관행으로 피해 또한 늘고 있다” 며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과 밀착지원을 통해 문화예술인 프리랜서들의 예술창작활동 가치가 공정하게 거래되는 서울형 공정예술 생태계 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빈발하는 ‘사회재난’… 인수위, 관리체계 논의는 뒷전

    빈발하는 ‘사회재난’… 인수위, 관리체계 논의는 뒷전

    2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 9일 동안 피해를 입힌 동해·삼척 산불, 포항·경주 지진 등 대규모 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쿠팡 물류창고 화재 등 인재(人災)도 비교적 좁은 지역이지만 큰 피해를 입힌다.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재해는 통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선 감염병·전염병, 테러, 건축물 붕괴, 화재, 방사능 등을 ‘사회재난’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선 사회재난 관리체계 자체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인수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나마 코로나19 빼고는 사회재난에 관심도 없고 ‘그렇게까지 비대하게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라면서 “자칫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는 안전보단 안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안전도 안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인수위에 재난안전 분야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고 논의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시한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는 재난관리 총괄조정 부처로서 태풍, 산불, 폭염, 지진 등 자연재난에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했다. 하지만 그에 견줘 사회재난은 예산투자와 통합관리체계 정비가 뒤처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사회재난 관리 자체가 각 부처에 산재돼 있다 보니 종합적인 대응체계도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난안전분야 관계자는 “재난은 예방, 대비, 대응, 복구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정부부처 간 역할 정립도 명확하지 않고 정작 상황이 발생하면 서로 부담 지기 싫어서 눈치를 보는 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 학동 재건축 붕괴 사고 대응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꼬집었다. 정보화와 세계화의 영향으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신종복합재난이 중요해지다 보니 현실과 정부 대응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일하는 방재안전직렬이 121명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자연재난 분야에 편중돼 있다. 당장 사회재난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면서 “방재안전직렬을 사회재난과 안전관리로 세분화하고 행안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사회재난직렬을 배치해야 갈수록 커지는 사회적 재난에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계속되는 사회재난에도 인수위 논의에선 뒷전

    계속되는 사회재난에도 인수위 논의에선 뒷전

    코로나19,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아프리카돼지열병, 쿠팡 물류창고 화재, 울진·삼척 화재 등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홍수나 태풍처럼 자연현상으로 인한 재난과 달리 비교적 좁은 지역에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반면 예방과 제도개선을 통해 재난통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선 감염병·전염병, 테러, 건축물붕괴, 화재, 폭발, 방사능, 환경오염 등을 ‘사회재난’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사회재난 관리체계 자체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정부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수위에는 재난안전 분야를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뿐 아니라 관련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사회재난 기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수위 사정을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는 “그나마 코로나19 빼고는 사회재난에 관심도 없고 ‘그렇게까지 비대하게 조직 운영할 필요 있느냐’는 분위기”라면서 “자칫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박근혜 정부 전철을 밟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는 안전보단 안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안전도 안보라는 걸 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안전관리 자체는 이전 정부에서도 중요한 화두였다. 문재인 정부 역시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재난안전 체계를 표방했다. 하지만 재난관리 총괄조정 부처인 행안부는 그동안 태풍, 산불, 폭염, 지진 등 자연재난에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하는 기존 체계를 답습했다. 덕분에 자연재난은 피해 자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사회재난은 예산투자와 통합관리체계 정비가 뒤쳐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사회재난 관리역량과 기능강화를 위한 모델로는 재난관리를 통합관리하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나 사회재난 집중관리에 특화된 영국 국가재난관리사무처 모델이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재난안전 분야 관계자는 “사회재난 관리 자체가 각 부처에 산재돼 있다보니 종합적인 대응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면서 “재난은 예방, 대비, 대응, 복구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정부부처간 역할 정립도 명확하지 않고 정작 상황이 발생하면 서로 부담지기 싫어서 눈치를 보는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 학동 재건축 붕괴 사고 대응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는 고용부가 주관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꼬집었다. 정보화와 세계화 영향으로 재난 자체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신종복합재난이 중요해지다 보니 현실과 정부 대응 사이에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정부에 방재안전직렬이 121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자연재난 분야에 편중돼 있다. 당장 사회재난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면서 “방재안전직렬을 사회재난직렬과 안전관리직렬로 세분화하고 행안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사회재난직렬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착착… 고령 대가야 르네상스시대 열릴 것”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착착… 고령 대가야 르네상스시대 열릴 것”

    경남북·전북 분포 가야 유적 실증보편 가치·완전성 등 갖춰 세계적유네스코 자문기구 심사 새달 결론 가야권 시장군수협회장 10년 헌신‘삶의 만족도 한국 1위 도시’ 영예새달 5~8일 대가야축제 대면 개최“가야 문화의 중심인 대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고령은 세계 속의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곽용환 경북 고령군수는 지난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는 오는 6월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WHC)를 열고 대가야고분군 등 가야시대 7개 고분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을 ‘가야고분군’이라는 명칭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곽 군수는 이어 “1500년 전 대가야의 도읍지였던 고령은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입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특히 통합과 애민의 상징인 가야금의 세계화, 대가야 궁성지와 관방유적(성곽·봉수 등) 발굴·정비 등을 통해 ‘대가야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곽 군수와의 일문일답.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남북과 전북 등 3개 지역에 분포한 가야고분군은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우수한 문화를 꽃피운 가야시대를 실증하는 독보적 증거일 뿐 아니라 세계유산 등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완전성’을 확연히 갖춰 세계유산으로서 손색이 없다. 또한 동아시아 고대문명의 한 유형을 증명하는 중요한 유적으로도 평가된다. 세계유산에 등재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세계유산 최종 등재까지 남은 절차는. “현재 유네스코의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세계유산 등재 대상 7개 가야고분군을 심사하고 있다. 이런 절차를 거쳐 다음달쯤 등재 권고, 보류(정보 조회), 반려(등재 연기), 등재 불가 네 가지 중 하나의 결론을 내린다. 그중 등재 권고를 받으면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되지만, 이 외 결과를 받으면 세계유산위원회가 최종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노력을 했나. “2010년부터 10년간 영호남 5개 시도, 26개 시군이 참여하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의장을 맡아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 제정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 국정 과제 선정 ▲가야문화권 특정 지역 지정 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다. 특히 2011년부터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시작해 전문가 자문 및 관계기관 협의, 연구용역, 학술회의 개최, 잠정 목록 등재 신청(2014년) 등 사업 전반을 직접 챙겼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됐던 대가야체험축제가 올해 3년 만에 코로나 이전의 화려했던 축제로 되돌아간다. 행사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오는 5월 5∼8일 개최되는 제16회 대가야축제를 대면 행사 위주로 전환한다.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계절독감 수준에 그치는 데다 5월이면 유행의 정점을 완전히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축제는 ‘황금의 빛, 대가야’를 주제로 8개 분야 20여개의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금 채취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비롯해 ‘문 보트’, 야간 열기구, 야경 투어 등 이색적인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대가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창작 뮤지컬 ‘가얏고’, ‘퍼레이드’ 등 문화공연도 선뵌다.” -축제 때 선보일 대가야 대종 및 종각 준공 행사도 관심을 끄는데. “올해 처음으로 대가야 대종을 제작하고 종각을 건립해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공개한다. 특히 대종(청동종)은 7.58t으로 높이 2.8m, 지름 1.6m 규모로 제작됐으며, 디자인은 대가야의 역사와 인물, 자연 등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했다. 대가야 대종이 대가야의 위상을 드높이고 신라, 백제, 고구려의 3국 시대에서 철의 왕국 대가야를 포함하는 4국 시대 개막의 염원을 담길 기대한다.” -3선 연임 제한으로 6월 30일 12년 임기를 꽉 채우고 퇴임한다. 재임 기간 가장 큰 보람은.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삶의 만족도, 대한민국 1위 도시’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2021년 고령군민 삶의 질에 대한 여론 및 지표조사’에서 종합만족도가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인 79.4점으로 나타났다. 재임 기간 군민을 위하는 ‘섬김의 군정’, 군민으로부터 ‘존중받는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게 평가를 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 -군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추진했나. “2014년 대가야문화누리 개관을 시작으로, 다산면 및 개진면 행정복합타운, 파크골프장, 아이나라 키즈교육센터, 고령군 보건소 신축 등 군민 생활에 밀접한 문화체육복지 시설을 건립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현재는 대가야읍과 다산면 도시재생사업, 고령군민체육관 건립, 쌍림행복이음 및 다산건강가족센터, 대가야 역사문화클러스터, 바래미 생태레저단지 조성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고령의 성장축인 대가야 문화관광벨트 완성을 위해서도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 “고령은 ‘철의 왕국, 대가야’의 신비가 살아 숨 쉬는 자랑스런 역사의 고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가야고분군 주변과 대가야 문화를 꽃피운 회천을 정비하고 있으며, 안림천변 농촌문화체험특구를 확대 지정하고 대가야 궁도장 및 승마길 등을 조성하고 있다. 이들 사업이 모두 준공되면 대가야 문화관광벨트화돼 매력 있는 문화관광도시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군민들의 절대적인 신임으로 3선 임기를 채우고 퇴임하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지난 12년 동안 군정 책임자로서 군민들의 많은 응원을 받고 군민과 소통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풍요로운 경제도시, 부자농촌, 낙동강 시대의 중심도시’ 육성을 약속드렸는데,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도약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그동안의 노력을 기반으로 임기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하겠다. 군민들도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힘내시고 용기를 내 달라.”
  • ‘미국의 친구’ 인도는 왜 러시아를 도우려 할까? [이철의 차이나 핀홀]

    ‘미국의 친구’ 인도는 왜 러시아를 도우려 할까? [이철의 차이나 핀홀]

    최근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1일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만나 “수년 전부터 국제 무역 거래에서 러시아 루블화와 인도 루피화 사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앞으로 두 나라는 (미 달러화가 아닌) 양국의 통화로 결제하는 추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모스크바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고 애쓰지만 인도는 정반대로 러시아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 뉴스가 나오기 며칠 전 홍콩의 아시아타임스도 “조만간 러시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인도 준비은행(RBI)과 만나 양국간 무역 금융 체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규제틀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중국 위안화로 루피를 매입해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대러 제재를 참여하지 않는 국가들의 통화를 은행에서 환전할 수 있게 했다. 중국과 인도, 터키,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르메니아 등이다. 이 가운데 중국과 인도, 터키, UAE 4개국은 경제 규모가 커 러시아가 세계화의 흐름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도록 해줬다. 지난달 초 인도는 유엔의 러시아 규탄 및 철군 요구 결의안 표결에서도 기권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13일부터 미국과 서구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배제한 것은 러시아 경제를 철저히 파탄내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인도는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인도 수출단체협회(FIEO)를 이끄는 A.삭티벨 회장은 미 CNBC방송에 출연해 “인도와 러시아는 미국의 대러 제재를 우회하고자 루피·루블 통화스와프(환율 방어를 목적으로 양국이 상대 통화를 교환해 예치하는 것)를 체결할 것”이라고 대놓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달러가 필요없는’ 무역금융 체제를 구상하는 것이다.인도는 미국이 이끄는 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의 일원이다. 그런데 왜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제재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 한발 더 나아가 대놓고 러시아를 도우려는 것일까. 이를 두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에 대항할 군사 무기를 공급받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상황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대 해피몬 제이콥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인도가 처한 지정학적 상황의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일견 그럴 듯 하지만 NYT가 말하는 ‘지정학적 상황’이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필자가 볼 때 인도가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한 이는 대만에서 활동하는 산케이신문 특파원 야이타 아키오(矢板明夫)다. 중러의 지나친 밀착을 경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경 문제 등을 두고 중국과 강하게 대척하는 인도로서는 군사 기술 대부분을 제공해온 러시아가 중국과 더 가까워지면 국가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여긴다는 설명이다. 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군사 장비의 85%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도 전문가인 한유진 스타라진 대표 말로는 “최근 인도가 국방기술 자립을 꾸준히 추진해 러시아 의존도를 50% 수준으로 낮췄다”고 한다. 어쨌든 지금도 인도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뉴델리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어가는 동시에 모스크바가 지나치게 베이징과 친해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는 외교 과제를 안게 됐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진보적 가치 전략(The Progressive Values Strategy)을 구현했다고 보는 필자의 시각에서는 야이타 아키오의 견해가 가장 정확해 보인다. 진보적 가치 전략은 세계 질서가 갈수록 다극화될 것이라는 전제에 뿌리를 둔다. 그래서 경쟁 상대인 중국과 러시아를 무조건 죽이려고 하기보다는 두 나라가 보편적 국제 규범에 부합하는 행동을 보이면 양국의 부상을 일정 부분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만 받아들인다면 중러가 어느 정도 패권을 추구해도 용인하겠다는 함의다. 이 전략에 따르면 미국이 직접 무력을 행사하는 사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유엔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심산이다. 대신 외교와 첨단기술 등 다른 도구를 활용해 상대국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압박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본다. 지난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것도 진보적 가치 전략이 바탕에 깔려 있다.다시 인도로 돌아가 보자. 한 대표에 따르면 인도에게 있어서 최대 안보 위협은 파키스탄이다. 인구 2억 2000만명의 파키스탄은 핵을 보유한 군사 강국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힌두교·이슬람 종교 갈등과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 분쟁으로 수십년간 적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외교관계도 끊어진 상태다. 특히 파키스탄에서는 2018년 임란 칸 총리가 집권하면서 반미 기조가 강해졌다. 때마침 미군이 아프간을 완전히 떠나게 돼 이제 파키스탄과 아프간은 대놓고 무슬림 형제애를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인도에게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역사적으로 이이제이(오랑캐를 오랑캐로 다스림) 전략을 선호하는 중국 또한 파키스탄의 강력한 우군이다. 이를 종합하면 인도가 왜 서구세계의 우려에도 필사적으로 ‘러시아 구하기’에 나섰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발이 묶인 러시아는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대러 제재가 길어지면 중러 양국은 (위안화로) 단일 통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3000㎞ 넘는 국경을 마주한 중국, 종교 문제로 갈등이 극에 달한 파키스탄과 맞서기도 버거운데 전통적 우방이자 국방기술 지원국인 러시아까지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인도로서는 이웃한 주요국이 모두 적국이 될 수 있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인도가 러시아를 도우려는 것은 ‘제발 중국에 올인하지 말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인도의 예상 밖 행보에 당황한 것은 워싱턴이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를 두고 “쿼드 국가 가운데 가장 불안한 동맹”이라고 의구심을 드러내다가 최근에는 “중요한 핵심 동맹 국가”라며 달래기에 나섰다. 인도가 원한다면 군사 무기와 기술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인도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이에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뉴델리에 극도의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군사기술이 절실한 인도는 왜 세계 최강 미국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을까. 미국의 존재가 자신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느끼고 있어서다. 미국이라는 ‘물’로는 바로 옆에서 활활 타오르는 중국과 파키스탄이라는 ‘불’을 끌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서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만 봐도 미국은 진보적 가치 전략에 의거해 군사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군인과 민간인이 수도 없이 사망했다. 중국·파키스탄의 군대와 당장 충돌해 싸울수도 있는 인도 입장에서는 미국의 ‘구두선’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질 뿐이다. 워싱턴 조야가 이 지역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곧바로 중국이 뉴델리의 복잡다단한 속내를 정확이 간파하고 인도로 접근했다. 현 구도를 잘 활용하면 2020년 국경 분쟁으로 냉랭해진 양국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은 듯 하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지난달 25일 예고없이 뉴델리를 찾아와 “인도와 협력을 원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자이샨카르 장관은 “영토 문제 해결이 관계 개선의 선결 과제”라며 차갑게 답했다. 현재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성사시킬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국경 분쟁에 대한 근본 해법을 내놓기 어렵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에 국내 여론이 어디로 튈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왕 국무위원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급하게 뉴델리로 날아갔지만 인도를 달랠만한 카드는 가져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만 보면 중국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돌아갔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왕 국무위원은 인도를 방문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네팔 총리 등을 만나 광범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네팔은 부탄과 함께 중국과 끊임없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인도는 “네팔·부탄이 중국의 공격을 받는다면 자국이 침략당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반중’ 군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왕 국무위원은 이런 네팔에 세 가지를 약속했다. 네팔의 경제 발전을 돕고 네팔의 독립적인 지위와 정책 추진을 지원하며 네팔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참여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인도에 가장 의미있는 대목은 중국이 네팔의 독립적인 지위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베이징이 인도의 ‘깐부’(같은 편)인 네팔에 안전보장을 공언해 간접적이나마 뉴델리에 ‘선물’을 안긴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둘러싼 각국의 외교적 움직임이 참으로 부산하다. 이제 한국도 정세 변화에 발맞춰 외교 전략의 새 판을 짜야 할 때가 됐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목표를 이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20개국(G20)에도 가입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 다수가 합의한 외교적 지향점은 보이지 않는다. 국가의 나아갈 방향이 분명하지 않으면 외교 전략 역시 모호하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부디 새 정부는 최선의 방략을 세워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서울시립대, 한국기원과 ‘인공지능 기반 바둑교육 플랫폼 개발’ 업무협약

    서울시립대, 한국기원과 ‘인공지능 기반 바둑교육 플랫폼 개발’ 업무협약

    서울시립대학교는 바둑교육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기원과 ‘인공지능 기반 바둑교육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주요 협약 내용은 ▲바둑 교육을 주요 콘텐츠로 하는 메타버스 및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의 개발 ▲메타버스 및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 단계에서 필요한 바둑 전문 인력 및 IP 제공 ▲메타버스 내 교육 콘텐츠 기획 등이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도시과학빅데이터·AI연구소 등 첨단 인프라를 보유한 서울시립대학교와 바둑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기원의 업무협약을 통해 개발되는 인공지능 기반 바둑교육 플랫폼이 미래사회 교육시장을 선도하고 바둑의 보급과 세계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세계화 후퇴로 정치가 경제 지배… 경제정책이 곧 안보정책이다

    세계화 후퇴로 정치가 경제 지배… 경제정책이 곧 안보정책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내각 인선이 초미의 관심사다. 공무원들은 정부 조직 개편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향후 5년 동안, 아니 공직생활 내내 중대한 영향을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한 사안의 하나는 통상 기능의 주무 부처다. 김영삼 정부는 세계화를 주창하면서 1994년 그 기능을 산업부(통상산업부)에 두었지만,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외교부(외교통상부)로 넘겼고, 2013년 박근혜 정부는 다시 산업부(산업통상자원부)로 옮겼다. 주소지가 이전될 때마다 해당 부처 이름도 달라졌다. 그런 점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은 성(姓) 전환 수술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성(性) 전환 수술이기도 하다. 통상 기능의 정체성이 경제에 있느냐, 외교에 있느냐를 둘러싼 행정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경제냐 외교냐… 통상 기능 논란 그 논쟁의 뿌리는 18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1776년)을 통해 자유무역을 옹호했다. 그런데 그의 논리가 좀 궁색했다. “개는 뼈다귀를 교환하지 않지만, 인간은 무엇이건 교환하는 습성이 있다”는 비유를 통해 분업과 자유무역의 장점을 설명했다. 다윈의 진화론에 비하자면 설명이 좀 어설프다. 그래서 오해를 불렀다. 미국의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은 ‘국부론’을 읽고서도 정반대 결론을 내렸다. 신생국 미국이 영국 같은 부국이 되려면 유치원 수준에 불과한 미국의 제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입 공산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유치산업 보호론’이다. 그러자 외교정책을 담당하는 토머스 제퍼슨 국무장관이 제동을 걸었다. 관세를 높이면 품질 좋은 유럽 공산품의 값이 올라 조악한 미국산 물건만 쓰게 되므로 국민들 불만이 커진다는 이유였다. 제퍼슨의 걱정은 옳았다. 미국 북부 지역의 조잡한 공장들을 보호하느라고 겪는 남부 주민들의 관세 부담은 지나쳤다. 현직 부통령 존 캘훈마저 ‘증오의 관세’를 집어치워야 한다면서 연방정부를 뛰쳐나와 고향 남부의 분리독립운동에 가담했다. 13개 주로 출발했던 미국은 40년 만에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이쯤 되면 관세와 무역은 경제도 외교도 아닌 국내 정치 문제다. 그런 점에서 노예해방 문제와 성격이 똑같다. 오늘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제3의 독립기구로 설치된 까닭은 바로 그런 연유다. 따지고 보면 관세와 무역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선 기간 중 논란이 됐던 기축통화도 성격이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이나 은을 돈으로 썼던 상품화폐 시대에는 기축통화라는 말조차 없었다. 각국 화폐에 함유된 금과 은의 비중에 따라 환율만 있었을 뿐이다. 기축통화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출현했다. 금본위제도가 사라진 뒤 전 세계를 상대로 금과의 무제한 교환을 유일하게 약속(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했던 미 달러화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런데 30년도 지나지 않은 1971년 8월 15일 미국이 그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뜨렸다. 흔히 ‘닉슨 쇼크’라고 하는 사건이다.●USTR이 독립기구로 설치된 까닭 그러면서 등장한 것이 특별인출권(SDR)이라는 것이다. 미 달러화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가 합의해 만든 세계 최초 가상화폐다(암호화폐는 아니다). 처음에는 그 가치를 금에 맞춰서 ‘디지털 금’(1SDR=금 0.88671g)이라고 할 만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주요국 화폐 가치를 평균해 가치를 매겼다. 거기에는 미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독일 마르크화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얄화까지 포함됐다. 계산 편의를 위해 오늘날에는 SDR 가치 산정에 5개 통화만 포함된다. 그런데 2016년부터 포함된 위안화를 기축통화라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지급 수단으로서 기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스위스 프랑화는 SDR 가치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전쟁이 터지건,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건 안전 자산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SDR 편입 여부는 기축통화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 기축통화는 경제를 넘어선 문제다. 그러니 지난 대선 기간 중 한국 경제 규모를 이유로 원화의 SDR 편입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한 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기축통화는 경제가 아닌, 국제정치의 문제다. 1960년대 초 브레턴우즈 체제가 아직 유지되고 있었지만, 미 달러화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전 대통령마저 달러화에 회의감을 표시하면서 금으로 바꿔 달라고 공공연히 요구할 정도였다. 달러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자 미국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 표시 미국 국채(루사 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 정부와 다를 것이 없었다. ●기축통화 편입은 국제정치 문제 당시 유일무이한 기축통화국이었던 미국의 그런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출범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미국은 1962년 궁여지책으로 유럽의 10개국과 ‘상호통화계약’을 맺었다.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의 옛 이름이다. 처음에는 3개월짜리 계약이었다가 계속 연장되고, 1971년부터는 거래 대상에 일본, 덴마크, 멕시코가 추가됐다. 그때 기축통화 개념이 등장했다. 달러 패권을 지탱하는 화폐, 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통화 스와프를 맺은 나라의 화폐를 말한다. 그러니까 기축통화의 실질적인 기준은 미 연준과의 ‘궁합’이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도 통화 스와프를 통해 미 연준과 궁합을 맞췄다. 원화의 기축통화 가능성은 2008년부터 열려 있는 것이다. 계약의 항구화가 관건이다. 처음에 한국은행은 통화 스와프가 한국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가진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이한다면 그것은 한국의 잘못이 아니라 국제통화 시스템의 중대한 결함 때문이요, 이는 설계자인 미국의 잘못이다. 한국이 가진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면 미국 금리가 오른다. 미국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나아가 한국은행은 1950년 미 연준 도움으로 세워진 ‘형제 중앙은행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필자가 네이든 시트 연준 국제국장에게 누누이 강조했다). 논리와 감정이 섞인 그런 설득 속에 2008년 한미 통화 스와프가 체결됐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재계약됐다. 지금 세계화가 후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계기로 해외에 진출했던 미국 공장들이 되돌아가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코로나19 위기 이후 공급망 차질 속에서 에너지와 주요 원자재 공급 채널을 확장하려고 몸부림친다. 세계화를 넘어 경제안보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통화 스와프는 외교수단’ 단언도 세계화의 후퇴 속에서 한국은행 출신 이코노미스트(강태수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가 경제가 아니라 외교 수단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의 경제안보 차원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세우기를 바란다면 한국도 거기에 상응하는 흥정거리를 통화 스와프에서 찾으라고 주문한다. 15세기 유럽에서는 백반이 오늘날 반도체에 해당했다. 무슨 옷을 만들건 옷감에 물을 들여야 했고, 그래서 착색제인 백반이 필요했다. 백반의 독점적 공급자였던 메디치 가문은 그것을 이용해 약소국 피렌체의 안보를 교황청과 흥정했다. 교황청과 메디치 가문의 백반계약은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에 지배됐다. 그것이 세상이다. 새로운 정부의 제일 중요한 과제도 경제안보다. 강조점은 ‘안보’에 있다. 그러면 새 정부는 통상 기능을 어디에 둬야 할까. 한국은행 자문역
  • 남도음식문화큰잔치 2025년부터 국제행사 추진

    남도음식문화큰잔치 2025년부터 국제행사 추진

    국내 최대 음식문화 축제인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오는 2025년부터는 국제행사로 치러질 전망이다. 전라남도는 남도의 맛을 세계화하기 위해 남도음식문화큰잔치를 국제행사로 치르기로 하고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나섰다. 경희대 산학협력단이 맡아 오는 9월까지 6개월간 진행하는 연구용역은 남도음식의 잠재력과 지역 강점, 중앙부처의 국제행사 승인, 남도음식 국가브랜드화 로드맵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규민 경희대 책임연구위원등 전문가 15명이 참석한 용역 착수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은 “건강하고 다양한 식재료로 만든 남도음식의 우수성과 가치는 모두가 인정하지만, 지역적, 세대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22개 시군과 협력해 남도음식의 차별화와 산업화, 브랜드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 개발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도는 오는 9월 최종 보고회를 통해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제행사 개최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국비 확보를 위한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연구용역은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국제행사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를 통해 미향 전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남도의 맛을 미래 지역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올해 제28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오는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여수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남도의 맛! 세계를 잇다!’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무안 류지홍기자
  • 美 전방위 압박에도 돈 몰리는 中… 역대 최대 해외투자 유치

    美 전방위 압박에도 돈 몰리는 中… 역대 최대 해외투자 유치

    국제사회의 코로나19 사태 책임론 제기와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전 세계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몰려가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미국을 추월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를 유치하며 미국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3일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중국 외환관리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국이 받은 FDI는 3340억 달러(약 406조원)로 전년보다 32% 늘었다. 중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로 최대치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등 ‘탈세계화’ 움직임에도 세계의 돈줄이 중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서 사업하는 300여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전년보다 투자를 늘렸다”고 답한 곳이 60%에 달했다고 PIIE는 설명했다. 워싱턴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앞서 중국은 감염병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 2020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기준 FDI 1630억 달러를 기록해 미국(1340억 달러)을 처음 뛰어넘었다. ‘중국의 역전’에 충격을 받은 미국 정부는 해외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투자를 독려했고, 지난해에는 3230억 달러를 유치해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중국도 전년 대비 20% 성장한 179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같은 FDI 통계지만 PIIE와 UNCTAD 수치에 차이가 나는 것은 금융 분야의 외국인 투자 포함 여부 등 산정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끝없는 중국 때리기에도 베이징 지도부는 자국 경제를 세계화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회계정보 일부를 개정한다”고 밝혔다.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회계 감독권을 두고 불거진 양국 간 갈등으로 알리바바 등 200여곳의 중국 기업이 퇴출될 위기에 처하자 중국 정부가 먼저 양보 의사를 밝힌 것이다.
  • 반러연대 갈라놓으려다 혼쭐난 中

    반러연대 갈라놓으려다 혼쭐난 中

    중국이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서구세계와 러시아 사이에 낀 ‘딜레마’를 재확인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유럽을 미국과 떼어 놓으려고 시도했지만 되레 ‘러시아를 도우면 중국도 끝장난다’는 경고장만 받아든 모양새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8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영상 통화를 한 데 이어 지난 1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 회담을 가졌다. 일반적으로 중국·EU 정상회의에는 ‘2인자’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시 주석이 직접 나섰다. 그만큼 중국이 이번 회의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시 주석은 “유럽이 자주적인 대(對)중국 인식을 통해 중국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표면상 ‘중립 노선’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패권 경쟁 중인 미국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더라도 유럽과는 최대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중국이 세계화의 흐름에서 이탈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싶다는 속내다. 그러나 유럽의 반응은 그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정상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우리의 대러 제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러시아를 도우면 유럽에서도 중국에 대한 평판이 손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유럽은 신장위구르족 탄압 의혹 등으로 관계가 삐걱대면서 양측이 오랫동안 공을 들인 포괄적 투자협정(CAI)의 의회 비준이 보류됐다. 안 그래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중러 관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져 베이징에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하던 터에 유럽이 ‘반(反)러 연대’를 강화해 ‘러시아 제재에 우회로를 제공하지 말라’고 미국과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더 붙이고 온’ 상황을 맞게 됐다.
  • 워싱턴의 탄식 “전 세계 투자금이 中으로 간다”

    워싱턴의 탄식 “전 세계 투자금이 中으로 간다”

    국제사회의 코로나19 사태 책임론 제기와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전 세계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몰려가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미국을 추월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를 유치하며 미국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3일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중국 외환관리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국이 받은 FDI는 3340억 달러(약 406조원)로 전년보다 32% 늘었다. 중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로 최대치다. 전 세계 FDI의 5분의1을 중국이 가져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등 ‘탈세계화’ 움직임에도 세계의 돈줄이 중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서 사업하는 300여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전년보다 투자를 늘렸다”고 답한 곳이 60%에 달했다고 PIIE는 설명했다. 워싱턴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앞서 중국은 감염병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 2020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기준 FDI 1630억 달러를 기록해 미국(1340억 달러)을 처음 뛰어넘었다. ‘중국의 역전’에 충격을 받은 미국 정부는 해외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투자를 독려했고, 지난해에는 3230억 달러를 유치해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중국도 전년 대비 20% 성장한 179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같은 FDI 통계지만 PIIE와 UNCTAD 수치에 차이가 나는 것은 금융 분야의 외국인 투자 포함 여부 등 산정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끝없는 중국 때리기에도 베이징 지도부는 자국 경제를 세계화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회계정보 일부를 개정한다”고 밝혔다.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회계 감독권을 두고 불거진 양국 간 갈등으로 알리바바 등 200여곳의 중국 기업이 퇴출될 위기에 처하자 중국 정부가 먼저 양보 의사를 밝힌 것이다.
  • [씨줄날줄] 애그플레이션/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애그플레이션/박록삼 논설위원

    1816년은 전 세계에 ‘여름이 없는 해’였다. 그해 6월 18일자 캐나다 한 일간지는 ‘거리와 광장이 눈으로 뒤덮였다. 12월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유럽 역시 추위와 폭우가 잇따르며 대흉년이 들었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에서는 3배 이상 치솟은 곡물 가격으로 폭동이 끊이지 않았다. 흉흉한 세상은 소설 ‘프랑켄슈타인’(1818년)의 배경이 됐다. 국내도 다르지 않았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그해 6월 한 달이 넘는 홍수 속에 임금 순조가 흉년 기근을 염려하며 날이 맑기를 기원하는 기청제(祈晴祭)를 지내도록 했다. 분배의 불균등, 과도한 세금 등의 이유도 있었지만 과거에는 가뭄, 홍수가 곡물 생산 감소의 절대적 이유였다. 인간의 힘으론 불가능한 문제였다. 하지만 세계화가 구석구석까지 진행된 이제는 이유도 해결책도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농·목축업, 제조업, 금융업 등 모든 산업과 경제, 문화가 국경을 뛰어넘어 촘촘히 얽힌 세상이다. 곡물 가격이 크게 올라 어디나 할 것 없이 물가가 오르는 애그플레이션의 출현은 필연이었다. 2006~2008년 중국과 인도 등에서 곡물 수요가 늘어나면서 곡물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이는 원자재 및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증권사 메릴린치는 당시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기후위기는 물론 달러 가치 하락으로 투기자금이 곡물 등 실물자산으로 이동할 때, 석유 가격이 오르면서 농업생산비가 상승할 때 곡물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이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전 세계 곡물 거래의 80%를 차지하는 ‘5대 곡물 메이저’ 다국적 회사들의 선택에 따라 지구촌 물가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유럽 빵공장’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코로나 장기화와 더불어 밀 수급에 장애를 초래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밀 생산량의 14%를 차지한다. 곡물 가격 폭등과 애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다. 빵, 국수, 짜장면 등 밀가루 음식값 상승은 또 다른 소비자 물가 상승의 방아쇠가 될 것이다. 세계화 이면에 숨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요즘이다.
  • 전남도, 국립남도음식진흥원 유치 전략 수립 본격화

    전남도, 국립남도음식진흥원 유치 전략 수립 본격화

    남도 향토음식 등을 체계적으로 계승 발전시킬 ‘국립남도음식진흥원’ 설립을 위해 전남지역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았다. 전남도는 31일 농림축산식품부의 ‘국립남도음식진흥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에 대비한 자체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는 연구용역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진흥원 설립 논리 발굴과 유치 전략 수립을 위해 마련됐다. 전남도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 음식과 관광 전문가, 전통식품 명인 등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창현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소멸했거나 잊힌 남도음식의 기록보전과 계승발전을 위한 국립남도음식진흥원 설립의 타당성을 비롯해 진흥원 비전, 운영 구상안 등을 발표했다. 토론에서 이건철 전남관광재단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은 “남도음식 등 향토음식은 우리 고유의 역사성과 민족성을 나타내는 소중한 문화유산임에도, 체계적 연구개발 부족으로 전통성과 가치가 점차 퇴색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향토음식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 조사와 기록 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총 3만 8천798㎢의 면적을 갖고 있어, 다양한 향토음식이 광범위하게 산재해 있다. 또한 농수산물 생산량, 지리적 표시제(159개소 중 22개소),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지정(81명 중 17명) 등이 모두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식의 본고장이자, 향토색 짙은 음식문화를 갖추고 있는 데도 이를 기록해 보전, 발전시킬 전문 연구기관은 없다. 이에 전남도는 지난해 농식품부에 향토음식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국립남도음식진흥원 건립을 제안, 국립남도음식진흥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 원이 정부예산에 반영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서구화된 음식문화와 외식산업의 발달로 향토 음식의 원형이 사라지고 있어 체계적인 발굴과 보존, 계승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며 “전남에 국립남도음식진흥원을 유치해 한국적 맛의 정체성을 찾고, 남도음식의 산업화와 세계화 기반을 구축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특파원 칼럼] 베이징에도 스타벅스가 있나요/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베이징에도 스타벅스가 있나요/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2020년 9월 중국 특파원 생활을 시작하려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베이징으로 가는 직항편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서 중국 외교부 지정 격리 지역 가운데 하나인 쓰촨성 청두로 가는 항공권을 구했다. 늘 붐비던 공항 출국장이 텅 비어 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좀비 영화 속 장면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당시만 해도 기자에게 베이징은 언제 코로나19가 다시 퍼질지 몰라 매우 위험한 도시로 느껴졌다. 가족을 한국에 두고 혼자 출발하기로 해 마음이 무거웠다.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로 이동하니 일부 외국인이 우주복 형태의 방역장비를 착용한 채 여객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대체 중국에 감염병 환자가 얼마나 많길래 저렇게 중무장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으로 가는 것이 더 무서워졌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중국에 정착해 지금까지 특파원 임기(3년)의 절반을 소화했다. 같은 항공편을 타고 청두로 들어와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 친구가 된 한국인 ‘격리 동기’들은 모두 자신의 업무를 마치고 귀국했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기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시간을 베이징에서 지냈지만 그사이에도 각국에선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이 벌어졌다. 중국을 사사건건 괴롭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염병 통제 실패로 지지율이 급락해 2020년 11월 대선에서 낙선했다. 어부지리로 새 대통령이 된 ‘친중파 정치인’ 조 바이든은 전임자보다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중국을 압박했다. 대만의 독립 움직임이 더 강해졌고,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위협도 더 거세졌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경고하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모범 방역국’ 찬사를 받던 한국은 ‘세계 1위 확진자 발생국’으로 바뀌었다. 기자가 서울을 떠날 때만 해도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야당 출신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코로나19가 온 세상을 뒤덮었어도 역사는 흐르고 있었다. 특파원 생활을 하며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들었던 질문 가운데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 “베이징에도 스타벅스가 있나요”다. 여기서 스타벅스 매장은 편의점만큼이나 차고 넘친다. 라테 커피 톨사이즈(355㎖) 가격은 29위안(약 5500원)으로 한국보다도 비싸다. 그래도 자국 브랜드를 제쳐 두고 일부러 미국 커피를 찾아온 이들로 매장은 늘 북새통을 이룬다. “베이징에서도 테슬라 자동차를 파나요”라는 질문도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 격리로 한중 간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미중 패권 갈등 상황에서도 중국이 세계화의 흐름을 되돌리거나 멈추려고 한 적은 없었다. 시 주석은 신중국의 국부로 불리는 마오쩌둥과 비슷한 면이 많다. 빅테크와 사교육, 부동산을 전방위로 규제하면서 ‘공산당은 능히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여기는 점과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 장기집권 시도 등이 판박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도 미국에 맞서고자 러시아와 연대해 개혁개방 이전 ‘죽(竹)의 장막’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기자가 1년 6개월간 베이징에 머물며 깨달은 것이 있다. 중국이 40년 넘게 분투하며 어렵게 일궈 낸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성과를 스스로 무너뜨릴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점이다. 남은 특파원 임기 동안 중국이 어떤 역사를 만들지 좀더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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