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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마더’-모성애 뒤에 숨겨진 음습한 본능과 광기

    자식의 위기 앞에서 달리는 버스를 맨 몸으로 막아낸 어머니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모성애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힘은 이상하리만치 강한 어머니의 자식 사랑에서 기인한다.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마더’는 어머니의 모성애를 다룬 영화다.하지만 이 영화는 아름다운 모성애에 대한 우리의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리고 있다. 지능이 모자란 도준(원빈 역)은 어느날 여고생 살인죄로 경찰에 체포된다.아들만 바라보며 살아온 어머니 혜자(김혜자 역)는 경찰의 조사를 믿지 않고 아들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살인자의 실체를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그녀는 사건을 둘러싼 새로운 진실과 비극에 맞닥뜨리게 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마더’는 모성애를 다룬 다른 영화 ‘체인질링’과는 분명히 다르다.‘체인질링’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어머니의 사랑과 책임을 다루고 있다면, ‘마더’는 사랑 이면에 자리잡은 음습한 본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히려 혜자의 극단적인 선택은 영화 ‘공공의 적’에서 자식의 살인을 숨기기 위해 죽어가면서까지 증거를 인멸했던 어머니의 비상식적인 본능과 닮았다.혜자는 잘 포장된 모성애가 극단적인 상황을 거치며 광기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건은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약간 극성맞은 우리의 어머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혜자,바보같지만 집에서는 사랑받는 자식인 도준,조금은 야비하고 뻔뻔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진태(진구 역) 등 등장인물들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봤음직한 평범한 인물들이다. 살인 현장에서 “살인사건이 도대체 얼마만이야.”라며 농을 주고받는 형사들,룸살롱에서 벌어지는 변호사와 정신과 전문의의 밀약 역시 흔히 벌어지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다.봉 감독은 자신의 작품 ‘살인의 추억’에서처럼 현장검증을 둘러싼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타인에게는 살인 자체도 사소한 구경거리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영화에서 극한상황에 처한 것은 혜자 뿐이다. 살인사건과 자식의 체포라는 극한상황에 내몰리면서 혜자의 모성애는 점차 섬뜩한 광기로 물들게 된다.살해당한 여고생 문아정(문희라 역)의 빈소에서 도준의 무죄를 주장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혜자의 눈에는 광기가 서린다.이어 자신의 끔찍했던 과거를 기억해내는 도준을 통해 혜자는 또 한 번 미쳐간다.끝내 진실과 마주선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혜자의 광기는 극에 달하고 마침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기에 이른다. 또 한 번 광기를 불러일으키는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혜자의 눈빛은 오히려 체념에 가깝다.영화 도입부에서 보여준 혜자의 춤이 광기를 암시하는 몸부림이었다면,영화 후반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추는 혜자의 춤은 모든 것을 잊기 위한 망각의 춤사위인 것이다. 따뜻한 모성애 뒤에 숨겨진 피빛 본능과 그것을 이끌어내는 광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봉 감독의 화법은 그간의 작품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현란한 장치들로 내내 관객들을 몰아넣은 뒤 순식간에 뒤통수를 치는 기존의 연출방식과 달리 이 영화는 특유의 섬세함으로 벽을 쌓은 뒤 일거에 감정의 둑을 터트려 몰입도를 높였다. 이 영화에서 관객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영화의 결말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반전은 영리한 관객이라면 충분히 추리가 가능한 수준이다.혜자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신파조로 다가오는 것도 극한상황에 처한 어머니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동질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자칫 신파조로 흐를 수 있는 영화에 끝까지 긴장감을 불어넣은 점은 ‘이야기꾼’으로서 봉 감독의 재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봉 감독은 이야기를 일거에 뒤집는 반전으로 관객들의 뒷통수를 치는 대신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한 모든 것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아낸 김혜자에 의해 완성됐다.처음부터 끝까지 김혜자를 위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시시각각 적절하게 변신하는 김혜자의 연기는 이른바 ‘고수의 경지’를 넘어섰다고 평가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또 안정적인 연기를 선 보인 원빈과 진태역에 완전히 몰입한 진구의 발전도 반갑다.18세 이상 관람가.28일 개봉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하고 섬세한 무용수 되고파”

    “강하고 섬세한 무용수 되고파”

    지난 20~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 ‘신데렐라’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었다. 세계적인 안무가인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만든 독창적인 춤과 무대, 동화의 색다른 해석, 발레스타 김지영의 국내무대 복귀 등 공연 전부터 화제가 이어졌다. 공연이 끝난 뒤엔 수확도 남겼다. 지난해 9월 특채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신예 이동훈(23)이 주인공. 3개월만에 전막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주역으로 데뷔한 그는 이번 공연에서 왕자 역을 맡아 새로운 ‘발레스타’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단지 신나기만 했는데, 이번 공연을 앞두고는 조금 떨렸어요.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부담감도 있었고, 모던발레는 처음이라 긴장됐죠.” 당초 그는 메인 캐스팅이 아니었던 탓에 연습에서 한발짝 떨어져 안무를 익혔다. 정형화된 고전발레가 아닌 모던발레라 표정이나 연기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의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181㎝의 큰 키를 이용한 힘이 넘치는 점프와 균형감, 연기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최근 1년 동안의 활동만 보면 그를 ‘운이 좋거나 천부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한때 비보이였고, 예중·고를 거쳐 유학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을 밟지 않은 그의 배경을 모른다면. “중학교 때 춤이 좋아서 친구들과 비보이 공연을 하러 다녔어요. 어느날 체육선생님이 교무실로 부르더니 앙트르샤(공중에서 두 발을 교차하는 동작), 주테(뛰어오르는 동작) 등을 보여주며 발레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하시는 거예요.” 미래가 불투명해 보이는 비보이보다 나을 것 같아 선택한 발레였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상체는 울퉁불퉁한 근육이 붙어 있고, 심지어 평발이었다. 기본 동작인 턴아웃(두 다리를 일자로 벌리는 동작)이 너무 힘들어 3주만에 그만뒀지만 발레 동작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다시 시작했다. 집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학원을 거의 매일 오가는 ‘연습벌레’가 됐다. 노력의 결과는 조금씩 나타났다.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국제발레콩쿠르 동상, 코리안 국제발레콩쿠르 은상, 동아무용콩쿠르 금상 등을 수상하며 결국 콤플렉스를 이겨냈다. 그는 여전히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안다.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즐거움과 설렘, 무대 위의 따뜻한 조명과 관객의 박수소리를 생각하면 연습을 게을리할 수가 없다.”는 그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주역인 호세 마르티네스처럼 힘이 넘치면서도 모든 동작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섬세함을 가진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모습을 볼 기회는 남아있다. 그는 내달 서울 열린극장 창동(3~4일), 해남문화예술회관(20~21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24~25일)에서 열리는 ‘신데렐라’ 공연 무대에 오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툰 사랑 섬세한 사랑

    서툰 사랑 섬세한 사랑

    “내 빛의 사서함을 열자/붉고 노란 웃음소리가 쏟아져 나왔다./웃음소리를 만지자/수련이 쑥쑥 솟아오른다./고통만 들이닥치는 것이/인생이 아니라는 듯.(시인의 말 중에서)” 시인 박라연(58)이 여섯 번째 시집 ‘빛의 사서함’(문학과 지성사)을 냈다. ‘우주 돌아가셨다’ 이후 3년 만이다. 등단 19년째인 시인은 섬세한 사랑의 눈길로 대상들을 노래한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서투르다. 해설을 붙인 문학평론가 오생근도 “그녀의 슬픔은 사랑의 감정이 많은 사람이 사랑의 문법에 서툴러 겪는 슬픔”이라고 했다. 그래선지 자주 눈물을 보인다. ‘대왕호랑나비 한 마리 날아와 비쩍 마른 채송화의 등을 어루만’(Love)져도 눈물이 겨워, ‘헐값의 눈물들을 쌓아둘 곳간 궁리’(낡아빠진 농사)를 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만약 시인이 사랑에 익숙했다면 이런 섬세함을 보여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온갖 풍화를 받아들여 돌처럼/단단해진 몸을 손톱으로 파본다/ 빛이 뭉클, 만져졌다.”(고사목 마을) 오래 잊혀 생명이 없는 돌처럼 변한 죽은 나무에서도 시인은 끝내 뭉클한 빛을 찾아 내고야 만다. 서투른 사랑이기에 꾸준할 수 있고, 그러기에 결국은 죽음에서 생명의 빛을 찾는 일도 가능하다. 또 그 사랑 일방적인 것만도 아니다. 시인은 손가락에 앉은 잠자리를 두고 “기댐과 돌봄 사이에 행여 금이 갈까 두려워 온몸에 쥐가 나도록”(손가락 의자) 가만히 다독여 준다. 그러자 또 다른 손가락에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 들어 서투른 사랑에 화답한다. 잠자리뿐 아니다. 목단에서부터 수련, 나팔꽃,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시집 곳곳에 등장하는 꽃들도 모두 시인은 섬세한 사랑으로 보듬는다. “놀라서 뒷걸음치다 바닷물에 비친 제 모습을” 보니 코스모스가 돼 있기도 하고(코스모스 세례), “수십만 송이의 해바라기를 내려다 보다가 수십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되고 있는 나와 마주”치기(해바라기 63)도 한다. 시인은 서투른 사랑으로 끝내 대상들과 하나되는 경지에까지 이른다. 오생근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슬픔의 눈물이 행복의 눈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활달한 상상력의 경지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돈주앙’ 치명적인 옴므파탈 관객 빠져들다

    ‘돈주앙’ 치명적인 옴므파탈 관객 빠져들다

    주지훈·김다현·강태을. 세 명의 돈주앙 매력에 대한민국 여성관객들이 흠뻑 빠져들고 있다. 대한민국 전역에 ‘나쁜남자’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나쁜남자’는 여성들에게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매력으로 어필한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옴므파탈(Homme Fatale)은 여심을 서서히 녹이고, 결국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만다. 스페인 귀족 돈주앙 역시 진실된 사랑을 모른 채 쾌락과 순간의 감정에만 집중했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연민은커녕 그녀에 대한 추억은 찰나에 날아가 버린다. 하지만 첫눈에 반한 여인 마리아에 자신의 모든 걸 빼앗기면서 그가 변했다. 그러나 처음 얻게 된 사랑의 대가는 너무도 가혹했다. 오는 3월 8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돈주앙’은 배우들의 완벽캐스팅과 화려한 무대조명, 풍성한 음향, 특수 제작된 원형무대로 작품에 몰입시키기 충분했다. 스페인 오리지널 플라멩코 팀과 집시밴드, 한국배우들은 무대 위에 선 자체만으로 강력한 포스를 풍겼다. 흥겨운 선율에 맞춰 화려한 몸놀림과 탭댄스, 정열적인 춤을 추는 댄서들은 뮤지컬 안에 또 다른 공연을 만들어냈다. 무대에 선 배우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동작을 맞춰내 강인한 힘을 뿜어내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짜릿한 전율을 안겼다. 웅장한 사운드에 절도 있는 군무는 박진감 넘치는 발구름과 디테일한 손놀림으로 정점을 찍는다. 시종일관 무대 위를 가득 메우는 화려한 색채의 의상과 배우들의 청량한 목소리는 웅장한 선율과 혼연일치 돼 강한 흡입력이 됐다. 무대 전체를 감싸고 있는 빛의 향연은 관객들에게 울림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명은 화려함과 섬세함이 빛을 발했다.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가는 조명은 극과극의 대조를 이루며 극에 스며들게 했다. 뮤지컬 ‘돈주앙’은 1부에서는 사랑과 결투에서 늘 승리만 얻는 거침없는 ‘나쁜남자’ 돈주앙을, 2부에서는 진정한 사랑에 빠져 고뇌하고 갈등하는 ‘착한남자’ 돈주앙의 모습을 그려낸다. (사진제공 = NDPK)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서울은 ‘보행 3不’ 도시/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서울은 ‘보행 3不’ 도시/노주석 논설위원

    서울에서 걷기란 어쩐지 ‘불편’하고, 걷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 왠지 ‘불안’하다. 심지어 자동차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래서 서울은 ‘보행 3불(不) 도시’라는 혹평을 받는다. 서울의 면적은 남한의 0.6%에 불과하지만 전체 인구의 5분의1에 이르는 1000만명이 몰려 살고, 등록자동차의 19%인 270만대가 굴러 다니다 보니 생긴 일이다. 보행자가 홀대받는 사회는 선진국이 아니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은 ‘2008 삶의 질 평가’에서 세계 215개 도시 중 86위에 머물렀다. 도시 경쟁력도 27위로 낮다. 왜 이런 바닥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비단 서울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신문사에 입사한 지 20년이 넘었다. 출입처로 바로 출근하는 기자 특유의 외근 시스템 때문에 집에서 신문사로 곧장 출근한 햇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시간에 쫓겨 승용차나 택시를 이용하면서 차창 밖 보행자를 교통흐름의 지장물쯤으로 여긴 철없는 시절도 있었다. 지금도 핸들을 잡으면 간혹 ‘차량우선’이라는 망령에 빠지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2년 전부터 집에서 신문사까지 걸어 다니고 있다. 보행권에 눈뜨게 됐다. 불안하고, 불편하고, 불리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도로에서 차도를 뺀 면적이 보도’ 가 아니라 ‘도로에서 보도를 뺀 나머지가 차도’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또 교통사고란 차량끼리 부딪혀 일어나는 사고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통계를 보니 지지난해 대도시 교통사고 사망자 2명 가운데 1명이 길을 걷다가 차에 부딪쳐 숨진 것으로 나와 있다. 서울과 6대 광역시의 교통사고 사망자 1496명 중 47%인 710명이 보행 중 불의의 사고 피해자였다. 걷다 보면 볼 것, 못 볼 것 다 보게 된다. 보는 것만으로 모자라 몸으로 겪게 마련이다. 노상 적치물은 자동차에 이어 보행자의 두 번째 적(敵)쯤 될 것 같다. 가게 밖에 물건을 꺼내 놓기 예사다. 진열대를 바깥에 두는 상가도 많다. 노상 적치물이 보도의 3분의1을 깎아 먹는다. 보도의 나머지 3분의1을 차지한 자전거 위협도 만만찮다. 마주 오거나 뒤에서 달려오는 자전거를 피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보도는 온전히 보행자의 것이 아니다. 이리저리 요령껏 피해 다녀야 한다. 표를 의식한 선거직 구청장들은 골치 아픈 노상 적치물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도로가 아닌, 보도에 자전거 길을 그을 뿐이다. ‘걷고 싶은 서울 만들기’가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지난 19 99년 서울시 보행환경기본계획에 따른 5개년 사업이 첫 돛을 올렸다. 43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보행권회복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를 만들어 활동에 들어간 것도 그 즈음이다. ‘보행불가지역’ 세종로에 횡단보도가 그어져 시민들이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을 지나게 된 것은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세종로 횡단보도는 보행자 중심 도로체계 개편의 시발점이었다. 보행권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작업이 느리지만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가 도시의 지배자였던 시대는 흘러갔다. ‘거리는 모든 사람의 것이고, 모든 사람은 보행자’라는 거리 민주주의시대다. ‘차보다 사람’은 기본이다. 더해 노인·장애인·어린이 등 ‘보행약자’를 배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걷기 좋은 도시 만들기가 100가지에 우선하는 핵심 시정(市政)이어야 한다. ‘걷기 좋은 도시’란 용어 속에 도시의 모든 선(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톰 크루즈, 한국 일정 의상코드는 ‘깔끔한 블랙’

    톰 크루즈, 한국 일정 의상코드는 ‘깔끔한 블랙’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톰 크루즈가 1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로 일정을 마무리 했다. 지난 16일 오후 전용기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한 그는 첫날 보여준 화끈한 팬 서비스를 시작으로 가는 곳마다 최고의 매너를 선보여 ‘친절한 크루즈 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틀간 인터넷을 통해 한국 팬에 대한 깊은 애정이 공개된 톰 크루즈는 마지막 날 마지막 행사 때까지 지치지 않고 한 명이라도 더 인사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등 변치 않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친절한 매너만큼이나 돋보인 것은 톰 크루즈의 패션이다. #심플하고 모던한 컬러가 좋아 4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몸매와 더불어 분위기에 딱 떨어지는 블랙 컬러로 의상을 코디한 그의 모습은 젊고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들보다 한 수 위였다. 행사장의 분위기에 따라 코트, 슈트, 편안한 티셔츠 등으로 의상을 선택해 적절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첫날(16일) 김포공항에 입국한 그의 의상은 검은색 코트와 회색 정장 바지로 추운 한국 겨울 날씨를 염두에 두고 두툼한 코트를 선택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5여 분간 공항에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톰 크루즈 본연의 친절한 마음씨와 따뜻한 코트 덕에 가능했을 터. 물론 그의 매너가 돋보였지만 작은 것까지 신경 쓰는 섬세함도 높이 살만하다. 둘째 날(17일) 서울시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서는 공식 일정을 처음 시작하는 만큼 진회색 상의 슈트를 입었다. 슈트 속은 흰색 와이셔츠와 검은 색 목폴라를 입어 블랙&화이트로 모던하게 매치시켰다. 여기에 청바지로 코디를 마무리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산뜻하게 연출했다. #블랙 티셔츠 한 장 입었을 뿐인데... 셋째 날(18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는 편안한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색상은 톰 크루즈가 좋아하고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블랙으로 선택한 것. 검은색 정장 바지에 검은색 티셔츠 한 장 입었을 뿐인데 기자 회견장에 입장한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광채’가 났다. 온도가 높은 호텔 회견장에 맞게 편안하고 간편한 의상으로 자리를 빛낸 ‘수리 아빠’의 의상코드는 센스 만점이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몸에 딱 달라붙는 검음색 반팔 티셔츠 한 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것처럼 톰 크루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은 ‘블랙’이었다. 몇 시간 뒤 열린 레드카펫 행사장 역시 의상코드를 블랙으로 선택, 검은색 스트라이프 슈트 안에 검은색 목폴라를 입고 등장했다. 모든 의상의 색상이 블랙이라 칙칙할 수도 있었겠지만 색의 강도를 조절해 감각있는 코디를 연출했다. 한편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전명 발키리’에서 톰 크루즈는 독일 장교로 분해 히틀러에 저항하는 발키리 작전을 진두지휘하며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kr /사진=한윤종,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섬세한 리더십 살려 배려하는 조직으로”

    “여성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으로 직원들에게 다가서고 조직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가동 4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팀리더(팀장)가 된 진영주(40)씨는 5일 “우선 부여받은 임무인 제철소 내 전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안정적 활용과 부가가치 창출을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팀리더로 임명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까지 포항제철소 환경에너지부 환경에너지기획팀 차장이었던 진씨는 지난 1일자로 자원재활용 팀리더로 임명됐다. 포항제철소 내 총 134명의 팀리더와 과·공장장 가운데 여성이 팀리더로 임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 전체적으로도 서울 스테인리스 열연 판매그룹과 광양제철소 생산관제과장, 도금공장장 등에 이어 여섯번째로 알려졌다. 진씨는 동아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포스코 여성공채 2기로 입사해 주로 포항제철소의 환경 관련 부서에서 일해 왔다. 이번에 자리를 옮긴 자원재활용팀은 제철소내에서 매일 발생하는 2만 7000여t의 부산물을 고부가가치화하기 위해 부산물이 발생하는 여러 부서들과 부산물을 활용하는 사내·외 고객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원재활용팀 직원 14명 가운데 여자는 진씨와 생산직 사원 등 2명뿐. 진씨는 “팀 리더라는 중책을 맡아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다.”며 “팀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최고의 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진씨는 근무 기간 포스텍대학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기도 한 학구파로 2007년에는 부산물 관련 식스시그마 활동으로 BB 인증을 받았고,우수 과제로 선정돼 부문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RIST에 근무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시부모를 모시는 효부로 알려져 있다. 진씨는 “‘한 사람이 꾸면 꿈이지만 모두가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며 “팀원 전체가 조직의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고 모두가 함께 가는 공동체임을 인식하고 팀원 간에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08년 ‘불황 속 흥행작’… 이 영화는 왜?

    2008년 ‘불황 속 흥행작’… 이 영화는 왜?

    2008년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 지금 한국영화계는 그 어느 해보다 희비가 엇갈린 시기였다. 지난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호황을 맞았던 한국영화계는 올 한해 ‘꽁꽁’ 얼어붙었다. 경제난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제작사들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런 악순환의 반복으로 인해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든 저예산 영화든 제작이 진행되지 않았고 이 결과 해외영화제에서의 수상이나 수출소식도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나긴 불황속에서도 다양성과 작품성으로 무장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들이 있다. 2008년이 저물기 전 놓쳐서는 안될 한국영화 BEST 5를 골라봤다. 놓치면 후회할 2008년이 발견한 영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 BSET1. ‘추격자’ - 나홍진 감독·김윤석·하정우의 발견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는 500만 관객을 공포로 몰아넣으며 2008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 2월 14일 개봉해 막강외화 ‘점퍼’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던 ‘추격자’는 관객들의 입소문과 함께 2주차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청소년관람불가’라는 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장기흥행으로 507만 관객을 모은 ‘추격자’는 각종 연말 영화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추격자’는 두 주연배우 김윤석, 하정우의 재발견을 빼놓을 수 없다. 두 배우는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의 흡입력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BSET 2. ‘놈놈놈’ - 배우+감독+스케일= ‘대박’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개봉 전부터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세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고 해서 모두 흥행에 성공할 수는 없는 법. 하지만 ‘놈놈놈’은 개봉 첫날부터 40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예고했다. 한국에서는 꿈꾸지 못했던 서구 영화의 장르인 웨스턴을 만들겠다는 김지운 감독의 도전 정신은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 한해 관객동원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 BEST 3. ‘우생순’ - 감동 실화가 만든 ‘깜짝흥행’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은 제목 그대로 올 한해를 최고의 순간으로 보냈던 작품이다. 개봉 전 ‘과연 흥행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작품인만큼 400만 관객 동원이라는 기록은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우생순’의 400만 관객 동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은 바로 임순례 감독 특유의 섬세함과 김정은, 문소리, 김지영 등 배우들의 열연이 만들어낸 결과다. 2년여에 걸친 제작진들의 준비 과정 외에도 배우들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주 4회 하루 7~8시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내며 영화를 완성해냈다. # BEST 4. ‘영화는 영화다’ - 저예산 영화의 승리 순제작비 6억 5000만원이 투입된 ‘영화는 영화다’는 18억이라는 수익을 올리며 저예산 영화도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작품이다. 두 주연배우 소지섭과 강지환은 자신의 출연료를 영화에 투자해 공동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작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전혀 떨어지지 않은 퀄리티를 선보인 ‘영화는 영화다’는 관객들의 호평과 함께 13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 BEST 5. ‘과속스캔들’ - 입소문과 신선한 웃음 코드로 400만 돌파 지난 12월 3일 개봉한 차태현, 박보영 주연의 영화 ‘과속스캔들’은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개봉 26일 만에 40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 4주차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끝없는 입소문과 부담 없는 웃음코드로 현재에도 흥행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과속스캔들’은 앞으로도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사실 ‘과속스캔들’의 거침없는 질주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 신인 감독에 차태현 빼고는 이름 없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다보니 제작사조차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개봉 이전부터 5만 대규모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과속스캔들’은 개봉 이후 10대 청소년부터 연인, 가족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관객층으로 확산되면서 꾸준한 관객 동원력을 과시했다. 사진=’추격작’, ‘놈놈놈’, ‘우생순’, ‘영화는 영화다’, ‘과속스캔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책꽂이]

    ●맛살라 인디아(김승호 지음,모시는 사람들 펴냄) 현직 외교관이 주인도 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 2년 동안 체류하면서 적은 생생한 인도 보고서다.‘맛살라’는 인도 향신료 이름으로 여러 가지 재료를 배합한 것.그 향신료처럼 인도의 경제 문화 의학 교육 종교 정치를 아우르는 종합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세계 최대 빈자와 최대 부자가 공존하는 인도의 빛과 그림자,인도의 6대 인종 이야기,인도의 파워 등이 담겨있다.1만 5000원. ●마케팅의 중력을 발견하다(지미 비 등 3인 지음,조현오 옮김,티즈맵 펴냄) 단돈 200달러가 성공한 회사들과 연수입 수백만달러로 변신했으며,그것을 통해 자유를 얻은 과정이다.저자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 뒤 마케팅 전문가로 비즈니스를 시작해 성공한 이야기를 담았다.중력의 힘처럼 고객과 돈,성공을 끌어당기는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기존 마케팅을 거부하고 회사의 위치,외부 광고물,최근의 마케팅과 광호활동,구전활동 등을 통한 마케팅 노하우를 밝혔다.1만 4000원. ●이집트의 예술(게이 로빈스 지음,강승일 옮김,민음사 펴냄) 거대한 피라미드의 웅장함부터 작은 부적물이 새겨진 얼굴의 섬세함까지 고대 이집트 미술의 마력을 300여점의 풍부한 도판과 친절한 서술로 소개했다.3000년 이집트 미술사가 고스란히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저자는 미국 에모리 대학교 고대 이집트 예술분과 교수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이집트 예술품을 엄선해 생생한 사진과 명료한 문장으로 설명해 놓았다.3만 5000원. ●발칙한 조선인물사론(이성주 지음,추수밭 펴냄) 까칠한 한석봉과 자식 복 없는 황의,부패한 공무원 박연,애정결핍 연산군 등,국사 교과서에 한 줄 정도 이름을 걸치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들을 수십장을 할애해 생생하고 이해 가능한 현대적 인물로 부활시켰다.그들도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었다는 것.박연이 조선의 궁정음악 체계를 개혁하는 등으로 인정받아 고위 관료가 된 것이 아니라,음악을 취미로 하던 고위 관료가 ‘한국의 3대 악성’이라는 점이 사실이 새롭다.1만 3000원.
  • [주말탐방] 건설 현장 3인의 여전사

    [주말탐방] 건설 현장 3인의 여전사

     금녀의 벽이 많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성에게 건설분야는 여전히 문턱이 높은 곳입니다.거친 말투와 험한 현장,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한계가 매일매일 생기는 그런 곳입니다.최근 건설 현장에서 여성들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건축에 관심 깊은 여학생들이 늘고 있고요.하지만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은 극히 드뭅니다.한 대학 토목공학과 여학생 비율을 보면 최근 10년간 100명 가운데 여학생이 10명을 넘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실제로 현장에서 뛸 준비가 된 여성은 적다는 뜻이죠.건설회사도 비슷합니다.여성 신입사원 비율이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주로 행정,공무를 맡는 것이 대부분이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타워크레인 기사 지남순,한국수자원공사 김형숙 과장,GS건설 백소영 과장은 그래서 더욱 진귀한 존재입니다.여성 특유의 강인함과 섬세함으로 건설 현장에서 빛을 발하는 그녀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타워크레인 기사 지남순씨   상공 130m 한평(3.3㎡)남짓한 공간.이곳이 제가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내는 곳입니다.타워크레인 기사에 대해서는 들어보셨죠?아파트 같은 높은 건물을 지을 때 각종 건축 자재를 옮기는 타워크레인을 조종하는 일을 합니다.현재 은평뉴타운 금호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고요.이 현장에는 고공 타워크레인 10대가 있는데 기사들 가운데 경력 16년의 저 지남순(49)이 최고참 베테랑이랍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아들이 어느 정도 자라고 나니 나만의 일을 갖고 싶었고,마침 타워크레인 기사를 보고 “멋지다.”라고 생각한 것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  타워크레인 꼭대기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마치 제가 어미새가 된 느낌입니다.철근 같은 건축자재를 건설 현장으로 날라다 주는 게 마치 어미새가 새끼새에게 먹이를 날라다 주는 것 같거든요.어쩌면 이 분야에서 여성들이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것도 어미새의 마음으로 행여나 다치지는 않을지 조심조심 꼼꼼하게 일을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국에 1500명 정도 되는 타워크레인 기사 가운데 여자가 300명쯤 됩니다.전문기술이어서 보수나 대우에 있어서 남자들과 비교해 전혀 차별을 받지 않습니다.현장에서도 여자들이 집중도가 높고 섬세하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입니다.하루종일 타워크레인에 있으면서 땅에 발을 디디는 것은 딱 한번 점심 시간뿐입니다.가끔 타워크레인으로 먹을 것을 배달 받기도 합니다.그러다가 갑자기 화장실이라도 가고 싶어지면 어떻게 하냐고요.꾹 참든가 아니면 작은 용기 같은 곳에 알아서 해결해야죠.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도 직업병이 있습니다.매일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팔다리가 자주 아프죠.또 늘 긴장한 상태에서 조종간을 잡고 있다 보니 허리가 아프거나 어깨가 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공에 하루종일 떠있다 보면 가끔 외로워질 때도 있습니다.오로지 지상과 대화할 수 있는 통로는 무전기뿐이죠.마땅한 대화 상대도 없이 하루종일 혼자 지내야 하는 제게 유일한 친구는 라디오입니다.요즘에는 DMB TV를 보는 분들도 있지만 TV에 정신이 팔렸다가 여차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좋은 점도 있습니다.타워크레인에 오르면 멋진 경치가 한눈에 들어옵니다.지금 일하고 있는 은평 뉴타운지구에서는 북한산의 절경을 맘껏 감상할 수 있지요.한강변 오피스텔을 지을 때는 한강 다리의 아름다운 야경을 만끽하는 행운도 누렸죠.여러분도 타워크레인 기사에 한번 도전해 보세요. ■수자원공사 토목공사 감독 김형숙씨  한강 바닥을 가로질러 수돗물이 공급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서울 성산대교 아래 한강 바닥에서 땅속으로 43m,길이 1.3km,직경 3.8m에 이르는 거대한 수도관(터널)이 묻혀 있습니다.  지난 5월 준공된 이 하저(河低)터널은 공사 기간만 3년이 걸렸습니다.국내 수로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큰 공사였습니다.첨단 무진동·무발파 터널굴착(TBM) 공법을 사용했는데 혹시라도 바위를 만나거나 하면 공사를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터널을 뚫어야 했습니다.그래서 사전에 지질조사를 완벽하게 끝냈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공사를 성공시켰습니다.이 공사로 내년부터 고양·파주 등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죠.이 공사의 총 감독을 맡았던 주인공이 김형숙(34) 과장입니다.한국수자원 공사에서 첫 여성 현장 과장을 맡음과 동시에 한강 하저터널을 뚫으라는 임무를 부여받았죠.처음엔 현장 근로자들이 “여자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눈으로 저를 바라봤습니다.옛날부터 터널공사 현장과 배에는 부정탄다고 해서 여자를 들이지도 않았는데 여자 감독이라니요.  하지만 꼼꼼하게 공정을 챙기는 제 모습을 보고 근로자들도 조금씩 달라지더군요.체력면에서도 결코 남자들에게 뒤지지 않았습니다.단 한번도 회사 회식자리에 빠지지 않았고,다음날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타났죠.여기에 남자들에게는 부족한 센스와 눈치까지 무장하고 나니 결국 아무도 저를 여자라고 무시하지 않더군요.  3년에 걸친 공사를 마치고 수로터널 관통식 날 너무 감격스러워서 근로자들과 함께 “만세!”를 불렀습니다.시공 회사도 “여자 감독인데 대단하다.덕분에 공사를 무사히 마쳤다.”고 하더군요.1997년 신입 사원 때 근로자들의 반대로 터널 공사 현장에 들어가지 못했을 때를 떠올리니 감개무량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일산 정수장 건설 현장을 감독하고 있습니다.내년 8월 정수장이 준공되면 이 지역 주민들에게 하루 35만t의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대학(93학번) 토목공학과에서 유일한 여학생이었고,입사할 때도 홍일점이었습니다.하지만 지금은 토목·건축학과에 여학생이 많이 늘었고,건설현장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여사원이 많습니다.하지만 아직은 여성들이 건설 현장에 나오는 것을 남다른 눈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남자 못지않다는 평가 대신 “남자 열 명 몫을 한다,남자 열 트럭 갖다줘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이 곧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GS건설 건축 시공기술과장 백소영씨  아침 6시30분.아직은 바깥이 어둑어둑한 이 시간.저는 13년째 매일 아침 공사현장으로 출근합니다.요즘 갑작스러운 추위에 공사장에 부는 ‘돌바람’은 한결 더 매서워졌습니다.  제 이름은 백소영(39).현재 GS건설 영등포 경방 K프로젝트 건설현장의 기술시공 과장입니다.현장의 건축기술과 관련한 책임자라고 할 수 있죠.제가 책임지고 감독하는 인원이 작업 인부까지 포함하면 400명 정도 됩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안전벨트,안전모,각반(바지자락이 걸리지 않게 모아주는 밴드),안전화(신발) 등을 착용하고 나면 이제 일할 준비 끝.  6시 50분,공사현장의 직원들과 안전 체조를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이 공사장에는 하루 1500명이 투입되는데 한꺼번에 체조를 하는 장면은 말 그대로 장관이지요.  이어 현장을 돌면서 점검을 합니다.설계대로 제대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지,레미콘은 잘 뿌려지고 굳고 있는지,위험하게 방치돼 있는 장비는 없는지 건물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닙니다.  과장으로 진급하기 전 기사라는 직책일 때는 인부들을 대신해서 레미콘을 붓거나 방수턱에 흙 손질을 직접 하는 일도 허다했습니다.그때 별명이 ‘백기사’였죠.  예전엔 여자 기사라고 해서 얕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차마 여자라서 때리지는 못하고 멱살을 잡고 들었다 놨다 하면서 겁을 주거나,손가락으로 얼굴을 꾹꾹 찌르면서 모멸감을 주는 분들도 있었습니다.이제 모두 옛날 이야기지만요.  지금은 인부들과 부딪치는 일이 있더라도 소주 한잔 하면서 풀거나,“삐쳤어요?”라면서 제가 먼저 말을 걸기도 합니다.이렇게 사람들끼리 부딪치는게 현장만의 매력이죠. 제 말투가 군인 같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예,그렇습니다.”“~합니까.” 같은 말들은 현장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저절로 몸에 밴 습관인데 말이죠.  90년 입사 당시 여자 동기가 저를 포함해 2명이었는데 지금은 저만 남았습니다.일이 좋아서 살다 보니 아직 결혼도 안 했습니다.하지만 제 손으로 지은 아셈 컨벤션센터(서울 삼성동)나 LG텔레콤 사옥(서울 가리봉동) 등을 떠올리면 결혼보다 아직은 현장이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도 퇴근은 오후 10시를 넘깁니다.하지만 저는 작업복이 참 좋습니다.이 옷만 입으면 가슴이 쫙 펴지고 마음이 편해집니다.내일 아침은 더 어둡고 춥겠지만 전 6시30분 어김없이 현장으로 출근할 겁니다.지난 13년동안 그래왔듯이.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구 의정 초점]구로구 내무행정위 ‘열공모드’

    [구 의정 초점]구로구 내무행정위 ‘열공모드’

    구로구청 직원들 사이에는 구의회 ‘호랑이’를 조심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다름 아닌 구로구의회 내무행정위원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날카로운 구정 질문, 합리적인 판단, 현장 위주의 조사 등으로 내무행정위원회에 참석했던 집행부가 혼쭐이 났기 때문이다. 구로구의회 내무행정위가 주목 받는 이유는 날카로운 ‘구정 질문 스타’ 박용민 위원장, 후덕한 인품으로 주민에게 봉사하는 ‘큰 누님’ 김명조 부위원장이 사이 좋게 위원회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구로구의회에 따르면 올바른 의회운영과 정확한 예산심의를 위해 내무행정위를 강화하고 오는 11월5~7일 강원도 속초에서 2008년 제2차 정례회(11월27~12월12일)에 대비해 전반기 의회운영 성과를 분석하고 후반기 의회운영을 준비하는 세미나를 연다. “지금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겁니까.” “직접 사업 현장을 가서 확인했습니까. 다른 말 하지 마세요. 현장을 가보았습니까, 안 가보았습니까.” 지난 9월10일 제181회 임시회 내무행정위에 참석한 집행부에 질책이 쏟아졌다. 집행부가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변명을 늘어놓으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이날 구정 질문은 저녁식사도 거른 채 밤 11시가 돼서야 끝났다. 이처럼 활발한 의정 활동 분위기는 위원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위원들 때문이다. 박용민 위원장은 전국축구심판 감독관과 구로구 생활체육협의회 사무국장 등을 거친 체육과 문화부문 전문가다. 김명조 부위원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따뜻한 마음 씀씀이로 사랑의 도시락 배달, 김장 나누기 등 몇십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내무행정위 위원들의 경력도 화려하다.5대 전반기의장 출신인 김경훈 의원, 현 부의장이며 3선의 김창범 의원,5선 관록을 자랑하는 윤주철 의원,32년 공무원 경력을 가진 박상민 의원, 현 예산결산 특별위원장인 김병훈 의원, 어린이 교통문화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최미자 의원,5대 전반기 도시건설위원장 출신인 서호연 의원 등 최강 멤버로 구성됐다. 박용민 위원장은 “구의회의 가장 큰 역할인 집행부 ‘견제와 감시’를 충실히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면서 “투명하고 깨끗한 구로구의회가 되도록 내무행정위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요염하게 또 깜찍하게 눈빛으로 관객 매료시켜

    ‘요염한 요정이거나 깜찍한 여왕이거나….’ 김연아(18·군포수리고)의 야누스적 변신이었다. 김연아는 27일 마친 08~09시즌 첫 그랑프리 대회에서 ‘깜찍한 요정’을 기대하고 있던 팬과 관계자들에게 ‘요염한 여왕’으로 다가서는 ‘즐거운 충격’을 안겨줬다. 특히 지난 26일 쇼트프로그램 새 안무곡 ‘죽음의 무도’에서 선보인 검은색 계통의 화장과 어우러진 검정색 의상은 ‘김연아만의 성인식’이었다. 마치 말 못할 사연을 가진 도도한 여인인 듯 차려입은 김연아는 카리스마 속의 섹시함을 선보였고, 그 속에서 언뜻언뜻 내비치는 여전한 깜찍함은 미국 에버럿 컴캐스트 아레나에 모인 관중은 물론 심판, 현지 취재진까지 흠뻑 매료시켰다. 이날 더블 악셀을 구사하다 빙판에 손을 짚는 실수만 없었다면 자신이 지난해 3월 세웠던 세계 최고 기록인 71.95점을 넘어설 뻔했다. 여기에서만 그쳤다면 김연아의 변신은 그저 ‘노력의 일환’처럼 보였을 터. 김연아는 하룻밤 새 ‘아라비아의 공주’로 변신했다.27일 프리프로그램에서 화려한 붉은 옷을 입고 나온 김연아는 1001일밤 동안 왕의 곁에서 끝없이 재잘대는 깜찍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세헤라자데가 되어 연기를 펼쳤다. 이번에는 묵직한 카리스마 대신 섬세함과 화려함이 어우러진 표정 연기를 선보였다. 마치 사막의 밤하늘에 빛나는 큼지막한 별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듯하다 눈빛 하나에 세상의 모든 요염함을 담아내는 표정 연기를 훌륭하게 마쳤다. 예비 대학생(고려대) 김연아는 이번 시즌 첫 대회부터 더이상 요정만이 아님을, 성숙한 여인의 풍모가 있음을 선언했다. 또한 다음달 차이나대회는 물론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등까지 앞으로 자신의 시대가 오래 갈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淸 황실 보물 71점 첫 한국 나들이

    淸 황실 보물 71점 첫 한국 나들이

    중국 청나라 황실의 보물들이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의 청나라 초기 황도(皇都)였던 선양(瀋陽)의 고궁박물원이 소장한 청 황실의 각종 보물 71점이 한국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경기도박물관(관장 김재열)은 25일부터 내년 2월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선양 고궁박물원 소장 청 황실 보물’ 특별전을 연다. 내년 5월에는 선양의 한국주간을 맞아 이곳 고궁박물원에서 경기도박물관 소장 유물 특별전도 열릴 예정이다.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 심영신씨는 “청 도자기나 서화가 국내에 소개되기는 했으나 청나라 황실에서 사용한 일상용품이 대규모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 품목은 청을 건국한 태조 누르하치와 태종 홍타이지(皇太極) 시대에 제작된 초기 유물, 청나라 경제와 문화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성기를 구가한 강희제·옹정제·건륭제의 이른바 ‘강건성세(康乾盛世)’시대에 제작된 보물들이 대부분이다. 전시품들은 청 황실 도자기 6점을 비롯한 명·청대 서화, 청 황실 일상용품, 무기류와 장비, 황실 복식, 황실 식기 등 각각 6개 주제별로 나뉜다. 도자기는 모두 청대 장시성(江西省) 경덕진에서 구워낸 진품들이다. 경덕진은 청 황실에서 사용할 자기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던 관요(官窯)로, 이곳에서 생산된 자기들은 화려하고 정교한 것이 특징.‘옹정 연꽃 무늬 백자 옥호춘병’ 과 ‘건륭 팔괘무늬 청자병’ 등이 대표적인 유물들이다. 서화로는 심주(沈周)의 ‘추범도(秋泛圖)’ 등 명대 중기 오파(吳派)와 중국 국가지정 1급 유물인 왕휘의 ‘추림서옥도(秋林書屋圖)’ 등 청대 초기 정통파, 국가지정 1급유물인 화암의 ‘만학송풍도(萬壑松風圖)’ 등 청대 중기 강남 지역에서 활동했던 개성파의 작품을 망라했다. 국가지정 1급 유물인 ‘청 태종 홍타이지의 시호 도장’‘한어·만주어·몽골어 글자가 새겨진 용무늬 인신패(印信牌)’ ‘용무늬 의자’ 등 섬세함과 화려함을 자랑하는 청 황실의 각종 용품 등이 선보인다. 북방 유목 민족인 만주족의 특성을 보여주는 무기류는 ‘건륭제의 칼’ 등이 전시되며, 황실 복식은 황제의 용무늬 평상복인 ‘황색단용문상복포(黃色團龍紋常服袍)’ 등과 복식에 달았던 여러 장신구도 함께 출품된다. 황실 식기류로는 ‘건륭 연꽃무늬 법랑 화로’ ‘건륭 국화꽃 모양 합(盒)’ 등이 나온다. 이 전시회에서는 베이징 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청 황실 최고급 장황 10여점이 선보인다. 서른살 때 평상복 차림을 한 강희제 초상을 3가지 비단으로 두른 족자인 ‘강희편복사자상’(康熙便服寫字像)과 청년 시절 강희제가 군복 차림의 위엄 있는 모습을 담은 ‘강희융장상’(康熙戎裝像), 건륭제의 서화 두루마리와 이를 보관하기 위한 3단 서랍상자인 ‘어필서화권축책·합’(御筆書畵卷軸冊·盒)’ 등이 눈길을 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한적한 시골마을을 놀이터 삼아 한손엔 막대기를 들고 맨발로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는 사고뭉치.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자의 이런 행동까지 마냥 사랑스러워 오냐오냐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사고치는 아이를 따라다니느라 쉴 틈 없는 엄마는 점점 지쳐가는데….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강원도 정선의 농사꾼 아내로 살아가는 리사. 마을사람들 사이에선 노래를 잘 부르는 그녀가 단연 인기최고다. 그의 반쪽인 남편 지윤씨가 늘 함께 하며 노래를 지도한 덕분이다. 정선아리랑 대회를 앞둔 그녀에겐 남편과 이웃들의 힘찬 응원이 연일 쏟아져 들어온다. 행복에 겨운 리사의 오늘을 만난다. ●1 대 100(KBS2 오후 8시55분) 첫 번째 도전자는 고려대 법학과 출신의 연예계 숨은 엘리트, 이수나. 그녀가 연예인 최초로 5000만원의 상금을 타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두 번째 도전자는 민족사관고, 서울대 출신의 2008 멘즈헬스 쿨가이 우승자이자 대우증권 선물옵션 트레이너인 연준모. 누가 최종 승자로 웃을까. ●다큐프라임(EBS 오후 11시10분) ‘여인’과 ‘색’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아 조선을 충격에 빠뜨렸던 신윤복은 퇴폐적이고 자극적인 그림을 그렸던 저속한 화가로 오인되어 왔다. 그런데 그런 평가가 온당했던 걸까? 아니면 뛰어난 미적감각과 섬세함을 가졌던 화가였을까? 그의 그림을 집중 분석해 이런 의문들을 풀어본다. ●흔들리지마(MBC 오전 7시50분) 정희는 희정을 찾아와 수현이 잘못은 있지만 그렇다고 쫓겨나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희정에게 정희는 수현을 데리고 미국으로 가겠다고 말하고, 희정은 마음대로 손주를 데리고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수현은 강필에게 자신을 나쁜 여자로 만들지 말라며 강필을 쫓아내고 아들과 둘이 살 것이라고 소리친다. ●세계 세계인(곤충 박물관)(YTN 오전 10시30분) 미국에서 가장 큰 곤충박물관이 문을 열어 아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뉴올리언스의 오두본 곤충박물관.7000㎡ 크기의 곤충박물관에는 수백 종류의 생물이 전시되어 있다. 곤충을 처음 봤을 때 느낀 아이들의 두려움은 곧 호기심으로 바뀐다.
  • [최태환칼럼] 정치판엔 ‘로이스터 감독’이 없는가/ 논설실장

    [최태환칼럼] 정치판엔 ‘로이스터 감독’이 없는가/ 논설실장

    프로 야구가 막바지다. 한국 야구가 올해처럼 짜릿했던 적이 없었다. 베이징 올림픽은 신화였다. 픽션이었다면, 과장과 반전이 지나쳤다 할 만한 각본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은 전설이 됐다. 올 정규시즌도 마찬가지다.SK만 독주했다. 나머지 7개 팀은 살얼음판이었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뀌었다. 그중 롯데의 도약은 ‘사건’이었다. 7년 세월이었다.7년동안 꼴찌를 맴돌았다. 하지만 부산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즌 내내 사직야구장을 메웠다. 일편단심 ‘가을야구 하자’였다. 마침내 정규시즌 4강 진입에 성공했다. 가을 야구팀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다. 하지만 올해 야구를 들여다보면 감독 놀음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26년의 프로야구 역사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프런트의 능력은 상당히 평준화됐다. 감독의 리더십이 프로야구의 판도를 바꿨다. 미래와 가능성을 내다본 지도자가 승자였다. 롯데·올림픽 대표팀의 실험이 이를 증명했다. 올해 롯데는 확 달라졌다. 시즌초반 반짝했던 롯데가 아니었다. 로이스터 감독의 말대로 이름만 ‘롯데’ 그대로다. 새로운 팀으로 완전히 거듭났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해 초 미국서 영입됐다. 그는 팀 스피릿(정신력)을 특히 강조했다. 롯데 벤치의 화이트 보드가 인상적이었다.‘No Fear(두려워하지 마라)’ 로이스터 감독이 써 놓은 글이다. 패배감에 빠져있던 선수들이었다. 팀은 결정적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선수의 네임 밸류에 연연하지 않았다. 눈여겨본 2군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줬다. 삼고초려의 섬세함도 보였다. 멕시코 출신 거포 가르시아, 마무리 투수 코르테스의 영입 같은 케이스다. 그는 이제 부산시민들의 영웅이 됐다. 올림픽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도 마찬가지다. 과거지향의 일본 호시노 감독과 대비를 이뤘다. 호시노가 한국팀 킬러 이와세, 와다 투수에 집착했을 때 그는 젊은피 김광현, 윤석민을 내세웠다. 다른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 이종욱, 김현수, 고영민, 이용규 등 20대 초반의 겁 없는 신인들을 중용했다. 장타에 의존하는 미국스타일의 빅볼에 스몰볼을 접목시켰다. 스몰볼은 일본 특유의 끊어치는 짧은 안타, 뛰는 야구다. 과거를 지워버린 변화와 혁신이었다. 미래와 가능성의 승부수였다. 김경문 감독은 국민영웅이 됐다. TV 중계를 가끔 본다. 정치인들이 보인다. 경기장에서 뭘 느낄까 궁금하다. 정치판의 이치가 야구와 다를까. 과거의 껍질과 잔영에 갇힌 지도자에겐 미래가 없다. 남의 탓만 하는 정치인에겐 감동이 없다. 하지만 우리 정치판은 지금도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 새 국회가 들어섰지만, 행태는 예 그대로다. 여당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난리다. 야당은 잃어버린 7개월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10년, 한나라당은 뭘했나. 이명박 정권 7개월, 민주당 정치인들은 식물인간이었나. 누워서 침뱉기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는 4번 타자만 갖고 꾸릴 수 없다.”고 했다. 희생과 팀워크의 강조다. 로이스터 감독은 “나를 온전히 던질 수 있는 한국(야구)이 좋다.”고 했다. 이제 우리 정치판에도 ‘로이스터’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에 갇힌 삶의 각축으론 너무 삭막하기에…. yunjae@seoul.co.kr
  • [Best CEO 열전] (2)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Best CEO 열전] (2)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출고 11개월 만에 국내에서 11만대가 넘게 팔린 ‘쏘나타 트랜스폼’.2004년 출시한 ‘NF쏘나타’가 진화한 모델이다. 그런데 이 차량이 ‘쏘나타 레볼루션’으로 불릴 수도 있었다. 실무팀은 원래 ‘레볼루션’과 ‘트랜스포머’의 두 가지 안을 올렸다. 두 가지 안을 모두 쓱쓱 지우고 ‘트랜스폼’이라고 바꿔 써 넣은 이가 바로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4일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변화한 쏘나타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트랜스폼’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혁명이라는 뜻의 ‘레볼루션’ 대신 기술적인 느낌이 강한 변형이라는 뜻의 단어 ‘트랜스폼’을 직관적으로 선택한 김 부회장은 공대(공학박사) 출신이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면서 현대맨이 됐다. 이듬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장으로 옮기면서 당시 현대정공 대표이사 사장이었던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89년에는 현대정공의 지프 갤로퍼 개발에 참여했다.98년까지 연구소장을 맡았다. 김 부회장은 현대·기아차그룹의 현대정공 인맥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정 회장 ‘불도저식 경영´ 뒷받침 김 부회장은 2000년 현대차 상용차 담당 사장에 올랐고,2001년에는 총괄 사장에 오르면서 현대차 경영을 사실상 지휘하기 시작했다.2003년에는 총괄 부회장에 올랐다. 김 부회장이 현대·기아차그룹에서 이처럼 확실한 자리에 오른 것은 추진력과 섬세함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이 현대차 경영 지휘를 시작한 때는 정 회장이 현대차의 경영비전으로 오는 2010년까지 연간 600만대 생산을 선언했던 시기였다. 김 부회장은 정 회장의 목표달성 공언을 뒷바침하기 위해 추진력을 발휘했다. 그는 2002년 중국,2005년 미국,2007년 인도,2008년 인도와 중국에 공장을 지으며 ‘해가 지지 않는 현대차 공장’ 체제를 구축했다. 김 부회장은 “11월 양산을 목표로 체코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면서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완성차 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올해 안에 브라질 공장 건설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품질관리와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관한 고집스러울 정도의 집착도 정 회장과 닮은 꼴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04년 직원에게 보낸 훈시문을 통해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마음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역설했다. 정 회장과 김 부회장 체제에서 현대·기아차는 성장페달을 밟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순위는 세계 5위. 1980년대 초반 현대정공의 성공도 현대·기아차 성장과 견줄 만하다. 컨테이너 제조 기술이 없이 77년 창업한 현대정공은 5년만에 컨테이너 단일품목 1억달러 수출을 달성하며 한국을 세계 1위의 컨테이너 수출국에 올려놨었다. 출고 1년만에 같은 차종 시장 점유율 51.2%를 차지한 지프 ‘갤로퍼 신화’를 만든 회사도 여기다. 현대정공과 현대차의 성장신화에 역할을 한 김 부회장은 정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을 가장 잘 뒷받침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모들 의견 충분히 수렴후 결단 김 부회장은 현대차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으로 2004년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가 주관한 신차품질조사(IQS)의 브랜드 순위에서 현대차가 도요타를 제치고 7위를 차지했을 때를 꼽기도 한다. 그는 “전세계 업체들의 총성없는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품질이 고객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2000년 JD파워 조사에서 현대차는 34위였다. 김 부회장의 추진력이 정 회장의 경영방침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면, 그의 섬세함과 신중함은 현대차의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현대차의 한 임원은 설명했다. 이 임원은 “김 부회장은 섬세하고 꼼꼼한 스타일인 데다가 연구원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인지 통찰력이 깊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간단하게 요약된 읽기 편한 보고서보다 원인과 상황, 결과가 망라된 기승전결식 심층보고서를 좋아하는 편이다. 논리적인 연결 구조에 대한 이해가 빨라 사업의 전체적인 틀을 파악하는 속도가 빠르다. 현대차가 해외 공장 입지를 선정할 때나 신차의 개발방향을 결정하기 전, 김 부회장의 안목을 주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 부회장은 “공학도 출신이 갖는 최대 장점은 자동차, 즉 기계의 메커니즘에 대해 기본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며 “모든 일에 기초가 가장 중요하듯이 상품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더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CEO로서 기획과 마케팅, 연구개발, 재무, 홍보 등 다양한 분야를 파악해야 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활용하고 담당 임원들에게 권한을 최대한 위임하고 있다.”면서 “리더는 참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목표와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매일 새벽 6시30분 기획실, 연구소 등 사내 각 부문에서 올린 보고서를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현대차는 기술과 품질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가 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있다.”고 8년째 임직원들을 독려하는 김 부회장에게 후진 기어는 없어 보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 사퇴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 사퇴

    이에리사(54) 태릉선수촌장이 지난달 29일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혀 체육회가 1일 최종 수리했다. 앞서 이 촌장은 지난 4월 김정길 전 체육회장이 사퇴한 뒤 이연택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나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당부에 촌장직을 계속 맡아 왔다. 이 촌장은 “그동안 선수촌을 이끌면서 베이징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에 만족한다. 이제는 용인대로 돌아가 후배 양성에 힘쓸 계획”이라며 “선수촌 시설이나 운영이 1970년대에 머물러 있었는데 재임기간 상당부분 개보수하고 운영 방안을 개선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 우승의 주역인 이 촌장은 용인대 교수를 지내면서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탁구 감독을 맡는 등 지도자 생활을 하다 2005년 3월 태릉선수촌장으로 발탁돼 3년6개월 동안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선수촌을 새롭게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배용준 차기작품 ‘신의 물방울’의 명과 암

    배용준 차기작품 ‘신의 물방울’의 명과 암

    교실 한쪽에서 늘 책을 읽고 있는 하얗고 야윈 소녀…. 그룹 ‘퀸’ 보컬의 달콤하고도 허스키한 목소리,중후한 기타와 묵직한 드럼…. 마드리드의 무더운 밤에 ‘검은 눈동자의 남자가 연주하는 정열의 플라멩고 기타’…. 야윈 소녀,그룹 퀸,플라멩고 기타.얼핏 연관성이 없는 단어들처럼 보인다.하지만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를 사이에 놓는다면 이 단어들은 모두 ‘미각의 동일선상’에 놓인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작가는 ‘신의 물방울’이라는 작품에서 와인의 맛과 느낌을 ‘퀸,밀레의 만종,브람스,’ 등으로 비유하며 섬세함을 이끌어낸다. 신의 물방울은 아기 타다시가 글을 쓰고 오키모토 슈가 그린 일본 만화로,배우 배용준씨의 차기작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최근 인테넷 등에서 원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덩달아 이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작품은 맥주회사 영업사원인 칸자키 시즈쿠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와인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주인공의 아버지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로 ‘자신이 지명한 ‘13가지 와인’(12사도와 신의 물방울이라 표현)을 찾는 사람에게 자신의 전 재산과 컬렉션을 준다.’는 유언장을 남기고 사망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이후 주인공이 그 와인들을 찾아가며 다양한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여기에 토미네 잇세라는 천재 평론가가 등장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이 인물은 실제 배용준을 모델로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신의 물방울은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며 ‘와인의 교과서’로 불리고 있다.실제 와인에 문외한이던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포도주를 접하고 그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더구나 이 작품에 소개되는 와인의 값은 무조건 급등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신의 물방울은 만화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또 작품의 이름을 딴 와인 투자 펀드까지 탄생하는 등 파급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이들도 상당수다.극중 와인에 대한 비유가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것.실제 ‘폴라포와 포도주스의 중간 맛,양쯔강 유역의 이모작….하지만 흉작해서 거리에 나앉을 것만 같은 느낌’ 등의 표현이 들어간 패러디UCC ‘신의 국물’도 등장해 화제를 모았었다. 또 ‘먼나라 이웃나라’로 유명한 이원복(62) 덕성여대 교수는 “‘신의 물방울’이 표현을 매우 과장하고 있으며 서구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숭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와인은 머리가 아닌 입으로 즐기는 것”이라며 와인에 대한 편견을 깬다는 취지에서 ‘와인의 세계’ 등의 만화를 펴내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李대통령에 바란다] 전·현정권 실세들의 조언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李대통령에 바란다] 전·현정권 실세들의 조언

    국민의 압도적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초기 혼란상은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어떠해야며,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가. 서울신문은 창간 104주년을 맞아 전·현 정권에서 대통령을 근접 보좌한 인사들의 경험을 통해 대통령이 유념해야 할 덕목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과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전병헌 민주당 의원,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으로부터 받은 설문 결과를 지상좌담 형식으로 싣는다. ■ “CEO와 대통령은 다르다…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적 성장과정에서 체감한 사회 변혁 욕구를 대통령이 된 뒤에 실현하려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시대상황과의 괴리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예컨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과거사 청산과 국가보안법 철폐 등은 1980년대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화투쟁을 할 당시에는 절박한 과제였을지 몰라도 그의 집권기에는 국민의 절대 관심사가 아니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생회복을 여망하는 국민의 염원보다는 정치에 과잉욕구를 보인 측면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본인이 개발독재 시대에 기업인으로서 꿈꿨던 정치적 리더십을 지금 실현하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빈 사무실에 불을 끄라고 독촉한다든지, 현장으로 달려가 공사감독관 같은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박정희식 리더십’을 연상시킨다. 이런 ‘계몽형 리더십’은 민주의식이 급성장한 지금의 국민 수준과 충돌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임태희 의원 청와대 회의 때 이 대통령이 직접 커피를 타서 마시는 장면이 가끔 텔레비전에 비친다. 모두가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게 된다면, 그것은 계몽형이라기보다는 솔선수범형이 아닌가 싶다. 이 대통령이 과거의 프레임에 얽매여 행동할 것 같지는 않다. 청계천 복원을 위해 주민들을 4000번이나 찾아다닌 일화는 유명하지 않은가. 대통령께서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시는 분이다. 미래를 언제나 꿈꿔 왔기 때문에 대통령 자리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병헌 의원 자신의 오랜 정치적 비전을 시대정신에 맞게 진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정치지도자의 핵심 덕목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보화시대를 겪어본 경험이 없었지만 앨빈 토플러의 저서를 통해 정보화 시대의 가치와 흐름을 예측하고 자신의 비전으로 만들었다. 자문기구를 활성화하고 국내외 석학들과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대통령의 비전을 진화시켜야 한다. ●이광재 의원 역사를 정파의 관점이 아니라 국가의 관점에서 크게 봐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정경유착을 척결했고, 권력기관의 권력 남용을 청산했을 뿐 아니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시대변화에 따라 동맹의 성격규정도 달라져야 한다. 한·미동맹만 하더라도 안보와 경제 일변도에서 환경, 보건 등으로 이슈가 다양해지고 있다. 주한미군 기지 이전에 따른 환경오염 논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등은 그동안 곁가지로 여겨져온 이슈들이 동맹관계 자체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변화된 시대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과연 이 대통령이 시대변화를 입체적으로 읽는 안목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임 의원 국가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 의식수준이 높아질수록 관심분야가 국방, 외교와 같은 거시 담론에서 환경, 안전과 같은 민생 이슈로까지 확산되는 게 당연하다. 정부로서도 이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비전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것이다. 미·중·러·일의 4강 외교를 강화해 이전 정권에서 왜곡된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동맹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전 의원 이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칭했다. 그러나 외교적 관계는 단순히 경제적 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문화, 환경, 노동, 인권 등 다양한 분야의 총체적 평가를 통해 진전되거나 후퇴한다. 한·미관계에서 쇠고기 수입문제는 경제교역 측면에서는 지엽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의 검역주권포기, 국민 건강권 위협 등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이번 사안을 경제교역의 한쪽 측면에서 한정 짓는 잘못된 시각으로 한·미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자세가 오히려 한·미 국민간의 불신까지 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의원 미국한테 잘 보이려다가 국민도 잃고, 미국에도 못 보이고 있다. 이전 정권 때는 ‘대북 퍼주기’라고 비판하더니 지금은 옥수수를 준대도 북한이 안받는다고 하고 있다. 새로운 한·일관계 역설하고 귀국하자마자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로 시끄러웠다. 바삐 다니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섬세함과 치밀함이 있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4개월이 지났다. 이때가 되면 대통령은 보통 어떤 생각을 갖게 되는가. 또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까. ●임 의원 제대로 일 한번 못해보고 금쪽같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 차분한 마음으로 일할 시간과 기회를 국민들이 주셨으면 한다. ●전 의원 취임 후 4개월이 지나면, 내각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추진하려는 국가 정책의 큰 가닥들이 잡히게 된다. 언론과의 허니문 관계도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정부 비판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선거 당시 자신을 당선시켰던 국민의 지지율을 지속시키고 싶은 욕심이 들게 된다. 그래서 충분한 검토 없이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발표하거나, 국정운영의 우선순위와 관계 없이 자신의 신념 체계에 기반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지나친 자신감과 조바심으로 충분한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절제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 의원 정권은 유한한 것이고 5년은 짧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인식해야 한다. 핵심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공직사회를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집단으로 다듬어야 한다. 대통령은 큰 것만 결정하고 총리와 내각에 권한을 확실히 줘야 한다. 국무조정실과 국정홍보처를 부활하고, 경제부총리를 신설해야 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취임 초 몇가지 실책으로 큰 위기에 몰렸으나 과감한 자기교정으로 인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대통령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교정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임 의원 정치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루어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 개각 등은 여론에 따라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한 노력의 결과로 봐달라. ●전 의원 이 대통령은 취임 100여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두 번씩이나 했다. 문제는 교정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충분히 그 절박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든다. 국정의 전면 쇄신을 얘기하다가 슬그머니 소폭개각에 그친 것도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을 양치기 소년으로 만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여전히 4년 반의 임기가 남아 있는 최고 권력자라는 교만한 유혹에서 벗어나야만 민심에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의원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에도 처음엔 어려웠는데 나중엔 시민들 지지가 높았다. 이를 기억해 자신감을 갖는 건 좋은 일이나 현재 국면은 매우 심각하다.CEO와 대통령은 다르다. 반쪽 또는 그들만의 나라와 인맥이 아니라 국민전체를 보고 나아가야 한다. ▶역대 어느 정권이든 편중인사, 코드인사 논란이 나오는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개선책은 없을까. ●임 의원 최선을 다해 최고의 인물을 뽑더라도 잡음이 일고 문제가 지적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공평무사한 인사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지도자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단기적으로는 인재풀을 넓히고 인사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자 유일한 해법이다. ●전 의원 대통령이 자신과 비전을 공유하는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상식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균형에 집착해 정무직 공직자나 공공기관에 대한 일괄사표 제출 형식에 대한 필요성을 일부에서 보고했지만 묵살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이나 산하기관 등 공공기관에 대한 보은인사를 위해 법에 명시된 임기를 무시한 채 공개적으로 점령군임을 자임하고 있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또 대통령의 합리적 인사를 보좌하기 위해 국민의 정부는 인사위원회를 신설했고 참여정부는 이를 활성화시켰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를 폐지했다. ●이 의원 청와대가 인사를 주도하는 폭을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 주요 장·차관과 9개의 ‘공룡 공기업’ 사장만 임명하고 나머지 공기업은 내부승진을 원칙으로 하면서 평가를 철저히 해 나가는 방향이 좋다. ▶대통령이 돼서 청와대에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기본적으로 권력에 대한 독점욕이 강해진다는데 개선책은 없나. ●임 의원 다원화된 사회에서 대통령 1인의 의사결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면, 결국 얼마나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하여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될 것 같다. ●전 의원 대통령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기 쉬운 시절은 선거운동기간이다. 사회 전 분야에 대한 공약을 내걸고 다 할 수 있다고 약속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청와대에 들어가는 순간 현실의 벽에 부닥치게 된다. 재정 수요와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을 수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조급함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조급함이 더 센 권력, 더 큰 권력을 지향하게 만들고, 자칫 제왕적 통치스타일을 가져올 수 있다. ■ “다양한 참모진 견해 청취하면 실세 부작용 막을 것” ●이 의원 권력은 권력자가 자제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한다. 내각에 ‘정무 차관직’을 신설해서 여당 상임위 간사 등이 차관을 맡아 일해 나가면 정부와 국회 간 협조가 좋아지고 국회의원들은 국정경험을 축적해 나갈 수 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정권 실세의 전횡에 대한 논란 역시 정권에 따라 끊이지 않는데. ●전 의원 대통령 주변에는 두 부류의 참모가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과대포장해 실세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과 자신이 하는 일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특정인이나 기관만의 보고와 견해에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참모진의 견해를 청취하는 태도가 실세의 부작용을 막는 근본 해결책이다. 이를 시스템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의 보고는 때론 비서실장을 거치지 않고도 가능했다. ●이 의원 시스템으로 서로 견제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참여정부에서는 민정, 인사, 비서실장 등이 각기 서로 다른 자료를 기초로 견제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대통령은 업무의 태반이 정당과 의회에 대한 설득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대통령들은 정치권에 장악 욕구를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친노(親盧)인사들이 주도한 열린우리당 창당과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18대 총선을 앞두고 빚어진 한나라당 공천 내홍은 특히 대통령의 여당 장악 욕구로 해석되기도 한다. 수평적 당·청관계는 한국적 현실에서 요원한 과제인가. ●임 의원 대통령은 한 정당의 후보에서 출발하지만 일단 선출이 되고 나면 행정부의 수반이 되고, 정당은 의회에서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때문에 대통령과 당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고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이를 수직적이냐 수평적이냐는 기준으로 보기보다는 협력 관계의 강화, 건전한 긴장관계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전 의원 본질적으로 정치문화의 전근대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회와의 정당한 관계 설정보다 여당이라면 무조건 대통령 편을 들어줘야 한다는 편의적 관계 설정을 선호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과 의회에 대한 설득 대신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나 공천권에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비전과 철학 있는 지도자라면 오히려 대화와 설득을 통해 자신의 정치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의원 정부와 국회의 활발한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 장관 보좌관제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무 차관제를 만들어 당과 정부가 협력하도록 만들고, 대통령이 상임위 별로 주요 법안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여당내 차기 대권주자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시각도 불편한 느낌이다. 당·청분리를 공언했던 노무현 대통령마저 정동영·김근태 두 유력 주자를 내각으로 불러들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영남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대통령이 여당의 대권주자를 인위적으로 견제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방도는 없을까. ●임 의원 5년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가 될 정치인들을 견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정당의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폭넓게 갖춘다는 측면에서 정치인 입각의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당의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폭넓게 갖춘다는 측면에서 정치인 입각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전 의원 국민의 지지를 받는 국정운영보다 최선의 방책은 없을 것이다. 사실, 대통령이 여권 내 대권주자들 때문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방해받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권주자들 역시 차기를 위해서 현직 대통령과 대립하는 것만큼 소모적인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이유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불안해질수록 차기 대권주자들에게 쏠리는 힘은 커지고 그만큼 권력누수가 빨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여권 내 차기주자들에 대한 관리와 견제에 일정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 의원 과거 대통령들은 레임덕이 온다는 이유로 당내 대선 주자들의 활동을 극도로 자제시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 대선 후보감이 되는 사람들을 총리와 장관에 기용해서 함께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대통령 친인척의 국정 농단 논란 역시 정권이 바뀌어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엔 여당 내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처신이 논란이 됐다. 이런 정치문화를 개선할 방도는 없을까. ●임 의원 전직 대통령들의 친인척들과 이상득 의원을 병렬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의원이 무슨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니지 않은가. ●전 의원 정치문화적 측면에서 친인척이 오르내릴 수밖에 없는 것은 여전히 대통령의 권력 행사가 어느 정도는 사적 관계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불순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영광 뒤에서 알게 모르게 불편함을 겪는 친인척들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보다는 세심한 관심과 배려로 친인척에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인물들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차단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이 의원 떠나는 길이 최선이다. 가만히 있고 싶어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경우 대선주자 시절부터 누려온 압도적 지지율로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게 오히려 집권 초 국정난맥상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 지지율이 높을 때 대통령의 심리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 또 지지율이 추락했을 때 대통령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나. ●임 의원 국가 지도자들이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흔하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가 발달할수록 국민들은 다양한 욕구를 표출하는 데 반해 이를 즉각즉각 제도적으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만층이 증가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지지율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그 등락만으로 정책의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지지율이 하락하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고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전 의원 이 대통령은 압도적 당선으로 자신감이 지나쳐 상당히 교만한 수준까지 가 있었음을 어법과 표정에서부터 읽을 수 있었다. 지지율이 높을 땐 국정운영의 자신이 생기고 청와대 안의 분위기 전체도 좋아진다. 그러나 자신감이 지나치면 교만해지고 교만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이 대통령은 그런 전철을 밟았다. 우리 국민은 착하고 용서를 잘하는 국민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 어린 반성으로 통치 스타일을 과감하게 바꾸고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국익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의원 민심을 얻어야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는다. 바른 말 하는 참모가 필요하다. 만약 촛불이 장마철이고 방학이라 꺼질 것이라고 보고하는 참모가 있다면 즉시 파면해야 한다. 거리의 촛불시위대를 구속할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보는 수백만을 볼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직언과 교언(巧言)을 구분하는 일이 무척 힘들 것 같다. 인(人)의 장막을 뿌리치고 정확한 민심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 의원 ‘크로스체크’이다. 대통령이 되면 수많은 정보가 올라온다. 비서진이 됐건 비선 조직이 됐건 아부와 조언, 직언도 많이 올라온다. 직언과 교언을 구분하는 일은 힘들지만 다양한 참모, 기관을 제대로 활용하면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골라낼 수 있다. 인의 장막에 갇히지 않으려면 대통령 스스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측근들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측근들에 의한 인의 장막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구중궁궐 청와대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외부인사와 현장의 숨소리를 자주 접촉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이 의원 얼핏 보면 생산성이 떨어져 보이는 국회의원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모두 그 나름의 힘이 있고, 감각이 있다.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의견이 잘 조화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전광삼 김상연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 [단독]법원 “체력으로 남녀 임금차별 부당”

    체력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많은 체력을 써야 하는 일을 했더라도 남성노동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14부(부장 성지용)는 모 전자제품회사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권고결정 취소 청구 소송을 기각하고 23일 이같이 밝혔다.2002∼2005년 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조립·검사·포장의 생산업무를 담당한 김모(39)씨 등 여성노동자들은 지난해 3월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같은 일을 한 남성노동자 A씨에 비해 기본급을 6만∼10만원 정도 적게 받는 등 차별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같은 해 11월 이들의 진정이 받아들여져 국가인권위가 손해배상을 권고하자 회사는 “A씨는 제품들을 한꺼번에 컨테이너로 운반하는 상차작업을 했는데 여성노동자의 조립업무보다 육체적 부담이 컸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여러가지 사실을 고려할 때 진정인들과 A씨는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거의 비슷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원고 주장대로 A씨가 상차업무를 했다고 해도 단순한 근력을 필요로 하는 이 업무가 섬세함과 집중력, 경험이 있어야 하는 조립업무에 비해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국가인권위의 권고처분은 적법한 것으로 판결했다. 한편 원고 쪽은 항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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