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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행정동우회 예산지원 ‘말썽’

    경북 포항시가 퇴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행정동우회에 예산지원을 추진하고 있어 말썽이다. 포항시는 최근 6급 이상의 퇴직공무원들로 구성된 ‘포항시 행정동우회’에 예산을 지원키로 하는 조례안을 마련,제68회 포항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시 행정동우회가 시정의 자문기능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한 자문기관의 기능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행정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시민을 위한 봉사활동,지역발전을 위한 간행물 발행을 비롯한 시책홍보 등의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시는 또 행정동우회의 각종 사업에 대해서는 시가 보조금형태의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이에 따라 시는 이미올 예산에 행정동우회 결성 및 지원금으로 2,4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의회의 조례안 제정을 기다리고 있다.이에대해 시민 뿐만 아니라 일부 공무원들마저 “행정동우회가자문기능보다는 민선행정의 옥상옥(屋上屋)으로 행세하는 역기능이 우려되는데다 긴축재정 운용에 역행하는 처사”라며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시의원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포항시 의정동우회’가 구성돼 연간 2,4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등 의회와 집행부 직원들이 퇴직 이후에도 시 예산을 지원받으려는 발상에 대해 시민들의 시각이 곱지 않다. 포항 이동구기자 yidonggu@
  • [굄돌] 칭찬

    몇 해 전에 ‘칭찬합시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서 묵묵하게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그들이 얼마나 칭찬 받을 만한가를 보여준프로그램이었다.눈만 뜨면 온갖 부정적 사건들을 접하는 사람들에게,‘칭찬합시다’는 신선하고 흐뭇한 정감을 제공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결코 칭찬 받지 못할 어두운 소식들이 많다. 한 때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도(大盜)가 출옥 후 회개하여 선교활동을 하던 중 갑자기 소도(小盜)로 돌변했다느니,정치인들이 나랏돈을 어떻게 유용했다느니,또 누가 누구를 욕했으며 헐뜯고 싸웠다는따위의 소식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남을 의심하고,뜯어보는 버릇이 생기는 것도 차라리 자연스럽다.게다가 많은 사람들의 형편이 그리 좋아지지 않고 있기에 남을 칭찬할 여유가 적은 것도사실이다. 제 코가 석 자일 때,남을 배려하고 칭찬하기는 쉽지 않다.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럴 수 있어야 인간의 존엄성을 입증할 수 있지 않을까.내가 어려울 때 남의 어려움도 함께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을때,더불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그럴 때 우리는 누구나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사람들로 칭찬 받을 수 있지 않을까.아름다운영혼들이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꾸미는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다.그러기 위해서 아름다운 영혼들은 우선 남에게 세심한 관심을기울일 필요가 있다.작고 구체적인 부분에서부터 남을 칭찬할 수 있는 예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칭찬에 인색했을 뿐만 아니라,혹 칭찬하더라도 공소한 칭찬에 머물렀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그런 예지가 필요하다.가령 각급학교의 상장 문구들이 여전히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방정하므로’ 운운,일색이어서는 곤란하다.수상자조차 진짜 수상 이유를 모르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상장뿐만이 아니다.각종 추천서의 문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거의 천편일률적인 추천서들을 보면서 추천 대상 인물의 진정한 특징을 헤아리기는 어렵다. 요컨대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구체적으로 칭찬 받는 분위기 속에서라면, 우리는 좀더 진실하고 아름다운세상을 기획할 수 있을 터이다. ♧ 우찬제 서강대 교수 문학비평가
  • 최진욱의 미국증시 보기/ 나스닥 상승여부 판가름 날 것

    이번주 예정된 금리인하는 인하폭을 떠나 시장에 너무 오래 노출된재료라고 할 수 있다.일부에서는 금리인하가 단행되어도 지수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실제로 1·4분기 S&P500지수에 편입된 대형주들의 순익성장률은 0.6%에 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실적을 기초로 한 본격적인 상승은 어렵다는게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주 그린스펀 FRB의장이 이번 분기 경제성장률이 0%로떨어질 수도 있다는 발언은 기업들의 수익성이 98년이후 3년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리인하보다는 1월 소비자 신뢰지수나 제조업동향을 나타내고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 등이 다음번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최되기 전까지 금융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월20일로 예정된 다음번 FOMC는 1·4분기 주요 경제지표와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윤곽을 들어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실망감으로 인한지수하락이 바닥권에 도달했을 때 FRB의 금리인하가 발표된다면 올하반기로 전망되는 본격적인 상승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어 시기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중요하다. 이번주는 2000년 4·4분기 GDP성장률,1월 노동보고서(실업률/시간당임금상승률) 등도 발표될 예정이다.따라서 국내에서는 주로 인터넷기업들의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이번주는 1월의 나스닥 상승이 기술적인 반등인지,아니면 경기선행지수의 역할을 하는 지수의 성격상 본격적인 상승인지가 판가름나는 중요한 기간이다. 최진욱 ㈜유에스인포 해외증시분석팀장대한매일 뉴스넷 제공 kdaily.com
  • 성과금 실사 공직사회 긴장

    오는 2월 처음으로 과장급 공무원들까지 확대 지급되는 성과 상여금실사를 앞두고 해당 공무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 부처에서는 인사위원회 등을 열어 이들 공무원의 서열 매기기 작업에 분주하다.오는 2월 급여에서 성과금을 일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2월 초순까지는 작업을 매듭지어야 한다. 국무조정실과 총리 비서실은 30일 3,4급 과장급을 대상으로 근무성적 평가를 마쳤다.각 실의 조정관(1급)과 주무 국장(2급)으로 구성된인사위원회에서 맡았다.국무조정실장과 비서실장의 최종 결재만 남아있는 상태다. 3,4급 과장의 경우 S A B C 등 4등급으로 분류,보너스를 가장 많이받는 S등급과 한푼도 받지 않는 C등급의 액수 차이는 200만원 정도가된다. 각 부처마다 예산범위 내에서 성과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이보다 못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무조정실이 확보한 성과금 예산은 8,390만원으로 3,4급과장에서부터 기능 10급까지 120명에게 보너스를 나눠주게 되는데,1인당 평균 6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3,4급 과장급 이하의 성과금은 매년평가해 일시에 지급되고,1∼3급국장급은 연봉제이기 때문에 지난해 받은 성과금까지 누적 적용되는것이 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지난해 국장급 성과금만 보더라도 연공서열 순에서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직급과 관계없이 인센티브를 주려는 취지가 제대로 살려지지 못한 셈이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보직 등과 관계없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려는 본래 취지를 못살리고 오히려 발탁인사를 막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성과금제도는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는 비공개가 원칙이나 대부분 알게 돼 있다.주무 국장,주무 과장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없을 것이란 얘기가 그래서 나돈다. 한 4급 과장은 “일 잘한다는 기준이 모호하다”면서 “결국 평가가끝나면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
  • 생산·소비·투자 둔화 경기하락세 지속

    내수 부진으로 생산·소비·투자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00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증가율은 자동차·섬유제품 등의 감소로 4.7% 증가했다.지난해 9월이후 4개월째 증가율이 낮아졌다. 소비를 나타내는 도·소매판매는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 소매업의 매출부진과 자동차 판매감소의 영향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4개월 내리 증가율이 둔화됐다. 설비투자는 통신기기와 기타 운송장비의 투자 부진으로 2.1% 감소해 지난해 11월(-1.5%)에 이어 두달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재고는 반도체와 자동차,음향통신기기 등 대부분 업종에서 늘어나면서 16.9% 증가했다.재고율도 84.6으로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내수부진에 따른 전반적인 생산둔화로 74.7%에 머물렀다.제조업 가동률은 지난해 8월 82%,9월 78.1%,10월 76.4%,11월 75.8%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9로 4개월째 감소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도 99년 11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이후 내수수요가 줄어들면서 경기가급속히 둔화되고 있다”면서 “설연휴가 끼어있는 1월은 더 나빠질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네티즌 칼럼] 말하기와 듣기

    인터넷상에서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언어의 오염이 걱정스럽다.언어란 갈고 닦는 수고에 따라 빛나는 아름다움을 지닐 수 있는 반면 허투루 쓰게 되면 날이 갈수록 천박해져,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만드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쓰는 말이란 기본적으로 사람 사이의 약속이다.어떤 사물이나 사건 또는 생각에 대해 이러저러하게 표현하기로 한 것이다.그런데어떠한 약속이든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이는 잘못된 표현을 했거나 잘못된 이해로 비롯될 수 있는 언어 불소통에 대한 책임이기도 하다. 말은 두 가지 책임을 전제로 한다.말하는 자는 말의 의도에 대한 책임이 있고 듣는 자는 그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 대한 책임이있다.말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말하는 자는 말을 가려서 할 것이요,듣는 자는 헤아려서 들어야 한다.그래서 우리는 일정하게 말하고듣는 코드를 서로 맞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선행된다.말하면서 듣는 자를 배려하는 마음,그리고 들으면서 말하는 자의 본심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기에 말에도 예의가생기고 격식이 뒤따르는 것이다.말에도 품격이 있다는 것은 중요한지적이 아닐 수 없다.이 품격은 말에 대한 노력 없이 저절로 생기는것이 절대로 아니다. 유럽 강국들이 다투어 아시아나 아프리카로 식민지를 확장해 갈 때유럽인들은 식민지에 가서 살면서 수많은 노예와 하인들을 부렸다.그 시절 그들이 약자 위에서 군림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당시의문화습관을 살펴보면 알 수가 있다.아프리카에서 살던 귀부인들은 열 개 이상의 원주민 방언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하인들에게 명령을 했다.열 개 이상의 언어를 공부해서 의사전달의 도구로 쓸 수 있다는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그 노력의 저변에는 지배층으로서의 권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는 것이다.이는 안일함에 젖어 사는 하층구조의 인간들은 넘보기 힘든 일이다. 예전에 태국에서 생활하며 크게 느낀 바가 있다.그 나라에서도 영어가 소통되기는 하지만 생활 일반에서 부딪히는 문제는 영어를 모르는 태국인들과의사이에서 발생되기 때문에 태국어를 공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그래서 태국어를 공부할 참고서를 찾아 서점에 갔다가 크게 놀랐었다.일본인을 위한 태국어 자료가 대단히 훌륭하게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일본이 대동아 전쟁을 일으키기 전 세계를 정복하고자하는 야욕을 불태우며 그 기초자료로 동남아 나라들의언어를 연구한 흔적이었다.우리나라가 나라 밖으로는 눈 돌릴 사이도 없이 근대사의 어두운 질곡을 겪고있을 때 일본은 이런 야망에 찬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들의 노력에 절로 숙연해지는 기분이었다.약육강식의 논리에서조차 그런 것이다.지배자 측에서 피지배자의언어에 익숙해야 마음대로 그들을 부릴 수가 있는 것이다.쓰기 편한언어를 고집하는 사람은 결코 지배자의 위치에 서지 못한다. 그러나 지배자나 귀족의 품격은 여전히 말의 절제에 있다.자고로 귀족의 어법이나 왕궁의 어법이 까다로운 것은 말로 낭비될 수 있는 인격의 절제를 위한 것이다. 반대로 욕설이나 상스러운 표현들이 쓰기 편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준다고 해서마구잡이로 쓰는 일은 인격의 낭비를 가져온다.이런 점에서 인터넷에서의 문법파괴나 상스러운 표현이 유행처럼 번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나쁜 언어습관은 마땅히 인격을 갈고 닦아야하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하기에 격이 있는 것처럼 듣기에도 격이 있다.들음의 격도역시 잘 말하는 훈련으로 하나씩 쌓아지는 일이다.바람직한 말하기의 습관이 바람직한 듣기 습관으로 이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아닌가.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쉽고 편한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힘든 존재이다.자기를 갈고 닦는 일보다는 더 쉽고 더 편한 데로 나가기 쉬운 어리석은 존재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먼저 깨달은 선지자들이 어리석은 무리를 향해 늘한탄하며 말했을는지도 모른다.무릇 귀 있는 자는 들을 지어니. [안윤미 소설가]ym1209@hanmail.net
  • 北 개혁·개방 관련 4대부문 전문가 진단

    ◆대외정책.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우선 북한의 향후 개혁을 위한 학습및 그 대외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대외정책 면에서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이어지는 당초 대외관계 정상화 시나리오가 차질을 빚으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타개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앞으로 경제 개혁을 전개해 나가면서 필요한 체제의 보장과외부로부터의 지원을 위해 ‘대미 관계 개선’이라는 전략적 선택을취할 것으로 보인다.다른 한편으로는 체제 개혁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부시 신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선회시킬 수 있는 구실을계속 찾아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는 전통적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경 기조를 펼 경우 공동 대처할 수 있는 우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중국의 경제 능력만으로는 북한의 경제개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미 관계와 경제 지원이라는 함수관계를 적절히 유지할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대미정책과 대남정책에서 전통적 동맹 관계를공고히 할 것이다.그렇다고 이같은 관계 설정이 미국을 자극할 정도의 북-중-러 대미동맹 단계로까지 발전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북한의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은 어디까지나 부시 행정부가 국가미사일방어망(NMD)을 무리하게 강행하거나 대북 강경정책을펴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과는 수교 협상을 통해 경제 지원을 최대한 많이 얻을 계획이다.따라서 최근 북한이 일본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는 것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동만(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경제개혁. 북한의 경제개방은 지리적으로 두 곳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개성은 남한 기업 전용으로 남겨놓고 다른 곳에 경제특구를 하나 만드는 것이다. 경제특구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요는 남한과 다르다.법·제도·관행면에서는 남한과 국제사회가 원하는 것이 비슷하겠지만 지역적인 측면에서는 다르다.남한은 투자비용을 낮추기 위해 인접된 지역인 개성을 원하지만 외국입장에서는 지역적 거리는 의미가 없다.대신 사회간접자본과 제도적 환경이 보다 잘 구비된 도시가 필요하다.여기에는신의주와 남포 등이 가능하다.이들 도시는 남한을 포함해서 국제사회에 개방될 것이다. 경제특구에 대해서는 지난 91년 나진·선봉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지정할 때 쓰인 법제도를 손질하게 될 것이다.나진·선봉지구가 비록실패했지만 그 경험은 북한에 있어서 매우 소중하다. 제도 측면에 비해서는 중국과 베트남에 비해 그렇게 뒤진 편은 아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제특구를 만들겠다고 직접 밝힌 만큼 실무자선에서 내부적으로 어떤 제도와 기구가 필요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의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을 것이다.이런 조치가 가시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그래서 섣부르게 예상하기 보다는 북한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물론 김국방위원장이 ‘60년대 방식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기 때문에실무자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오히려 투자나 교역,개방에 대해지식을 가진 관료가 적다는것이 북한으로서는 문제다.이들에 대한교육과 훈련이 선행돼야 하는데 경제개방 과정에서 때로는 시행착오를 거칠 확률도 높다. 조명철(대외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군부동향. 김정일 위원장의 개혁·개방을 바라보는 북한군부의 시선은 복합적이겠지만 큰 불만은 없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나의 권력은 군에서 나온다’고 공언한 것처럼 군부를 설득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일 것이기 때문이다.만약 개혁·개방으로 북한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군 내부의 쿠데타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민중봉기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 위원장이 김영춘 총참모장,현철해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박재경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 등 군 핵심인사들을 상하이 방문에대동한 것도 이들의 눈을 뜨게 하려는 의도라고 해석된다.경제의 90%가 방위산업경제인 북한경제실정상 개혁·개방으로 인한 과실은 결국북한군부에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통치시스템의 최상위에 자리잡고 있는 군부로서는 개혁·개방을 반대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기득권을 상실할지도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은 있겠지만 군축 등 군의 희생이 뒤따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북한 군은 오래전부터 경쟁적으로 외화벌이팀을 운영한 경험도 갖고 있다. 특히 99년 6월 연평해전에서 한국군에 패배한 북한군부로서는 개혁·개방에 반대할 명분을 잃었다.베트남과의 국경분쟁에서 ‘치욕’을당한 중국군부가 개혁을 수용한 것과 동일한 차원이다. 또 ‘정치는움켜쥐되 경제는 푸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제한적 개혁·개방이라면북한군부도 기꺼이 동참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백승주(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남북대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남북 협력관계의 확대를 더욱 가속화시키는방향으로 진전돼 나갈 것이다.북한은 안정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통한경제적 실리 및 국제적인 신뢰 확보를 계속 원하는 태도다. 경제개발의 최대 관건인 대미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도 남북관계 진전은 북한에게 ‘유용한 카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관계진전을 바탕으로 올해는 일회적인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관계를 제도화·내실화하는 방향으로 진전시켜 나갈 것으로 본다.선언적이나 큰 틀에서의 합의보다 실천을 위한 세부 협의가 많아지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협력이 시도될 것이란 전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형식은 달라도,남북은 관계의 틀과 제도화를 규정한 ‘기본합의서체제’로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다.지난해 남북관계가 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물꼬가 트였다면 2001년에는 실무자선에서 제도적인 진전이예상된다. 경제협력의 진전을 위해서도 북한도 상호주의적 분위기를 수용해 나갈 것이다.남한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이를 중심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가는 등 자기 조정의 노력을 병행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분석이다.내부적으로 사상이론적인 조정 등도 병행될 것이다.급격한교류확대에 따른 체제동요를 의식한 속도조절과 제한적인 교류방안의모색도 북측으로선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유용한 ‘대남협상 카드’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협상카드를 세분화해 나올 것이고 이산가족 협력문제에서도 면회소,서신교환,생사확인 등으로 의제를 잘게나눠협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환(동국대 교수)
  • [2001 정치 제언](6)김민석의원

    “올해 우리 정치권은 ‘기본이 바로 선 정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민주당 김민석(金民錫) 의원은 올해 정치권의 과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만 37세의 재선의원.여전히 젊지만 어느덧 의정생활 6년째인 그에게우리 정치의 가장 큰 폐단은 ‘원칙의 부재’로 각인돼 있는 듯했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 안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원칙의 회복이 긴요합니다”. 김 의원은 원칙의 회복을 위해 법정시한 준수와 다수결이라는 두가지 룰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여야가 꾸준히 대화하되최종적 결정수단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 4명의 자민련 이적을 “정서적으로 옳지는 않지만 불가피했다고 본다”고 말했다.나아가 “여당이 국정의 안전판을 확보하려 한다고 해서 대화의지를 포기하는 것은아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대화와 타협이 중시될 것이라는 얘기다.듣기에 따라서는 궤변일 수도 있으나 소수의견을 중시하는다수결의 기본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지난해 386의원들의 활동이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에 대해 김 의원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수긍하면서도 “개혁세력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를 또 나이로 나눠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김 의원은 “16대 국회 들어 여야 386의원들 간에부분적 정책공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점진적 역할 확대를 기대해 줄것을 당부했다. 젊은 개혁세력의 리더로 꼽히는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바꿔’열풍을 일으켰으나 끝내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올해 당내 역할을 물었다.“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겨냥,당내 개혁세력의 의견을 모으는 역할을 하겠습니다”.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당내 차기주자들의 대권레이스에 있어서 당내 소장파를 결집,후보선정의 주요변수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그는 “이미작업이 시작됐다”고 했다.‘차기후보로 누가 적합하다고 보느냐’는질문에는 “국민의 정부의 기본노선을 계승하면서 반드시 대선에서승리할 인물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옛 안기부예산 선거지원 파문에 따른 대치정국과 관련,김 의원은 서두에 제시한 ‘기본이 바로 선 정치’를 거듭 강조했다.“사법적 사안을 정치논리로 풀어서는 안된다”며 엄정한 사법처리를 주장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서울 ‘난곡’ 주민들의 설맞이

    “배부르고 아쉬울 게 없으면 남을 생각이나 하게 되나요.눈물과 웃음으로 부대끼며 나누는 거죠.”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일컬어지는 서울 관악구 신림7동 100번지‘난곡’.새해 들면서 폭설과 한파로 인적마저 뜸했던 난곡의 11통7반 주민들은 한식구처럼 서로 도우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민족명절 설날을 이틀 앞둔 22일 주민 10여명은 반장 엄마인 송복순씨(45)의 사랑방 작업터에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웠다. 목포·대전·밀양·전주 등 고향은 제각기 달라도 마음은 하나였다. 고향을 찾을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빠듯한 살림살이지만 설에는떡국을 함께하며 희망도 나눠갖기로 했다. 지난 82년 이 곳에 신혼살림을 차린 반장 송씨의 5평 남짓한 봉제작업장은 혼자 사는 노인들과 아주머니들이 오며가며 들르는 사랑방으로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 송씨가 독거노인들을 돌보며 정을 나눠온 것은 올해로 20여년째.혼자 사는 노인들이 간밤에 별일이나 없었는지 하는 불안감에서 들렀던발걸음이 어느덧 반찬거리도 나누고 아픈 노인들에게 죽도 쑤어주는‘왕며느리’가 됐다. 얼마 전에는 없는 살림에도 물김치 몇 동이를만들어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환풍기 하나 없는 먼지 구덩이 작업장에서 1개에 35원 하는 골프 헤드커버를 재봉틀로 박음질하는 송씨도 10평짜리 슬레이트 집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한달에 1만개를 박음질해야 35만원을 손에 쥐는 송씨는 “서로가 돌보지 않고 나누지도 않는다면 희망조차 없어지게 되는것 아니냐”며 이웃사랑 예찬론을 폈다. 난곡에서 20년 동안 살아온 문인자씨(55)도 송씨와 함께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들을 14년째 돌보는 ‘왕엄마’다.문씨는 “나라도돌보지 않으면 애들이 굶게 된다”며 자신의 선행을 당연지사로 받아넘겼다.그렇게 돌보던 소년소녀가장 중에는 11세였던 소년이 지금은25세의 어엿한 직장인이 돼 있다. 가슴이 시릴 정도로 없는 살림이지만 설날을 앞둔 11통7반 사랑방에는 따뜻한 희망이 피어나고 있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새천년 우리고장 핫 이슈] 광주·전남 통합론

    새해 벽두부터 광주와 전남 통합논의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도청이전을 ‘정치논리 개입’으로 보는 이전반대 여론과 설마 “도청이전이 되겠느냐”며 느긋하던 광주시민들이 도심 공동화 등 후유증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지난 연말 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제도 개선토론회에서 자치단체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내륙 광역시와 인접 도의 통합 주장이 제기되면서 통합논의 불길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고재유(高在維) 광주시장과 허경만(許京萬) 전남지사는 ‘통합불가’를 분명히 하고 있다.양측 모두 상대방이 수용하기 어려운 전제조건을 협상 전제로 내걸었다.시장은 도청이전 중단을,도지사는 지하철공사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통합 분위기=‘전남도청 이전반대 및 광주·전남 통합추진위원회’가 지난 12일 출범했다.지역 종교계,학·정계 인사 100명이 ‘광주·전남 공동번영을 위한 시·도 통합과 도청이전 백지화’에 뜻을 같이했다.현재 발기인만 1,600명으로 지난 18일 3시간동안 광주지역에서만 시민 7,000여명의 통합찬성 서명을 받아냈다. ‘통추위’는 현재 시·도 통합 주민투표제 실시를 양 자치단체장에게 요구했으며 광주와 전남에서 100만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달말 양 단체장 방문과 2월17일 시·도민 결의대회를 계획중이다. 광주지역 기독교 교단협의회도 2002년 지방선거때 시·도 통합 반대론자 낙선운동을,‘함께하는 광주시민행동’도 지난 16일 주민투표 실시를 촉구했다. 시·도 분리 후 두 지역은 ‘한뿌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흔들리고체육단체 설립과 문화행사 중복 개최에 따른 예산낭비는 물론 쓰레기 처리 등 광역행정의 이점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광주시가 광주·전남 발전연구원에 의뢰한 용역결과,도청이전으로 광주를 빠져나가는 인구는 1만2,000∼2만6,000명이며,전남도유관기관 157개중 61개가 이전을 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광주지역 생산감소는 연간 1,200억∼2,600억원으로,소득감소는 756억∼1,260억원으로 추정됐다.특히 도청이전과 신도시 조성비로 2조5,000억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사회간접자본시설확충 등이 사업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 입장=95년 민선 1기 출범 당시 송언종(宋彦鍾) 시장은 ‘통합 불가론’으로 맞대응하며 전남도의 협상 테이블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 86년 전남에서 분리된 광주시는 통합 논의에 대해 ‘10대 불가론’으로 맞섰다.지방세(시·구세)와 세외수입 50%가 도 세입으로 전환돼 광주지역 투자가 소홀해지고 보통시가 되면 지방교부세 감소 등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어 도시개발 정체현상이 빚어진다는 이유 등이다. 민선 2기에 입성한 고 시장은 기존 ‘통합 불가론’에서 “광주시에 불이익이 없도록 대도시 행정의 특수성을 감안한 제도적 장치가 보장된다면 시·도 통합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통합쪽으로 한발 다가섰다. 그러나 고 시장은 도청이전을 중단한 뒤 통합을 논의한다면 시민의견과 시의회의 입장을 존중해 대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치고있다.최근에는 ‘통추위’가 제안한 시·도 통합 공개 TV토론회에 참석해 입장을 명확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남도 입장=허 지사는 최근 시·군별 도정 보고회에서 “시·도통합이 최상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도청이전을 마무리 짓는 게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며 통합 반대편에 섰다.지난 16일 화순군 도정 보고회장에서도 “도청을 하의도로 옮기든 거문도로 옮기든 광주에 있는 것보다 낫다”며 “도청이 광주에 있는 한 전남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도청이전 불가피론을강조했다. 전남도의 올 2대 역점사업중 하나도 도청이전이다.허 지사는 통합추진시 1조원이상 부채와 매년 200억원이상 운영적자 등 광주 지하철 부채를 전남도가 떠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허 지사는 95년 7월1일 민선 1기 때 기존 도청이전론을 중단토록 한 뒤 시·도 통합으로 선회했으나 민선 2기 재선후 도청이전으로 방향을 틀었다.98년말 광주시의회의 시·도 통합반대 결의에 이어 99년 6월 전남도회의 ‘도청 소재지 변경 조례안’이 통과되자 도청이전이급물살을 타게 됐다. 99년 3월26일 도청이전사업본부가 재발족 되고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 일대에 2,151억원으로 지상 23층 규모의 신청사를 완공,2004년 입주한다는 청사진을 진행중이다.이전과 관련해 확보한 예산 616억원중 지금까지 60억원을 썼으며 2011년까지 남악 신도시 건설에 2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망=광주와 전남 시·도민들의 겉으로 드러난 여론은 대체적으로통합에 찬성하는 분위기이다.전남도가 97년 1월 여론전문기관에 의뢰한 전화여론조사에서 전남도민의 67%,광주시민의 48.1%가 시·도 통합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도청 이전이 본격 추진되면서 시·도 통합은 “이제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으며 대체로 이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통합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행자부는 물론 청와대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 17일 통추위에 ▲도청이전의 영향 ▲통합 시너지 효과 ▲도청이전에 대한 광주시민 여론 ▲도청이전 중단시목포권 발전 ▲남악 신도시 처리방향 등 5가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추위’는 19일 답변서에서 광주도심 공동화,전남 동·서부권 지역갈등과 지역 이기주의,사업투자 연계성 결여,도로·교통·환경 등광역행정 문제 등을 들어 광주와 전남의 통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광주·전남 통합추진위 대표 이승채씨. 광주는 1896년부터 전남도의 도청 소재지로 100여년동안 이 지역 정치와 경제·교육·문화·정보의 중심지로서 전남 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따라서 광주를 제외하고 전남을 얘기할 수 없으며 광주시민중 전남에 연고를 두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특히 시·도 분리후 광주와 전남의 개발 계획이 분리 수립돼 개발과 투자의 연계성이 낮고 도로와 교통·환경·상하수도·쓰레기 처리등에서 광역행정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지방화·세계화 시대를 맞아 지방자치단체가 무역의 주체가되고 있다.이를 위해서는 광주·전남 통합으로 자치단체 규모와 재원조달 능력 등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신도청도 전남 서·남부권에 치우쳐 있으며 더욱이 신도시 사업비투자로 2조원 이상 들어가야 한다는 점과 향후 경제전망 등을 고려할 때 도청 이전은 시기상조다. 서명작업으로 시·도 통합에 대한 주민들의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광주시민들도 한때는 광역시가 된 것을 기뻐했으나 이제는 입장이달라졌다.지난 18일 하루에 7,000명이 통합 찬성에 서명했다.앞으로100만명을 목표로 시·군별 사회단체 등과 연대해 서명작업을 확대할 것이다. 시장과 도지사는 통합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와 투표를 즉각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통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광주·전남 통합 타 시·도 입장. 통합논의 열기가 뜨거운 광주와 전남과 달리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대전시의 경우 홍선기(洪善基) 시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통합논의가 비생산적이라며 공식적으로 통합논의에 반대했다.충남도는 시·도 통합 움직임이 있자 올부터 본격 추진하려던 도청이전을 당분간유보키로 결정했다. 대구시는 문희갑(文熹甲) 시장이 경북도와의 통합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시·도통합은 오히려 행정체계만을 늘려 실익이 없다는주장이다.경북도는 통합이 바람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측면을강조하고 중앙정부에서 통합원칙을 결정하면 여기에 따른다는 원론적인 수준이다. 한편 시·도가 통합되려면 우선 주민의 대표기관인 시·도의회의 동의를 얻은 뒤 시장과 지사가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번 도·농 통합과정에서 볼 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설문조사나 주민투표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을것으로 보인다. 광주 남기창기자
  • 구직자도 노조설립 가능

    구직자와 비정규직 근로자 등도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李在洪)는 16일 “구직자 3명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노조설립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여성노동조합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구직자도 근로자로 봐야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내렸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실업자는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하는 근로자에해당되지 않을 뿐더러 교섭당사자가 없는 실업자를 근로자로 인정하면 노동조합법 체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법원의 결정이수용되려면 노동조합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예상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고가 확정되지 않으면 근로자로 해석한다’는 노동조합법의 단서조항은 노조법이 만들어진 87년 당시 일반적인 노조형태가 ‘기업노조’인 상황에서 근로자의 부당해고를 막기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산별·지역별 노조 등이 활성화되고있는 시점에서 이 조항을 ‘해고되면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근로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조항으로 해석,노조설립신고를 반려처분한 것은노조법의 입법취지가 근로자의 단결권을 보장하는 데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노조원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이거나 영세 사업장에 일하는 사람들이어서 노조원 중 일부가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노조설립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협상이나 쟁의의 대상이 되는 사용자가 없지만 노조가 사용자 단체보다 먼저 만들어진 것이 노동조합의 역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비정규 사무직여성 등 96명으로 구성된 서울여성노동조합은 지난 99년 8월 노조원 25명으로 노조를 결성,서울시에 노조설립신고를 냈으나 구직자 3명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반려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한편 서울시는 법원의 결정에 불복,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김정일 訪中/ 경제특구 시찰할듯

    16일 현재 상하이(上海)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된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는 앞으로 6일간 중국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김 위원장은 체류기간 동안 상하이의 상징이자 공업·금융·첨단산업지대인 푸둥(浦東)개발지구를 시찰할 예정이다.개혁·개방의 전진기지이자 공업지대인 광둥성(廣東省) 선전(深과)경제특구도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푸둥(浦東)=서울시만한 신도시 개념의 푸둥지구는 중국 정부가 경제발전 장기 전략의 하나로 국가차원에서 개발한 곳.푸둥개발계획은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상하이 공산당서기였던 88년 당시 시장이던주룽지(朱鎔基) 총리와 함께 만들었다.푸둥을 홍콩에 버금가는 금융도시 만들어 중국이 ‘아시아 경제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는 상하이(上海) 발전의 핵으로 삼겠다는 것이 개발 목표였다. 푸둥은 뉴욕의 맨하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그 중에서도 루자쭈이 금융무역구는 80층을 넘는 빌딩들이 숲을 이룬다.푸둥을 가로지르는 폭 100m의 스지다다오(世紀大道)는 파리의 샹젤리제를벤치마킹했다.도로외곽에는 경제발전 외에 인간의 삶을 함께 생각한다는 모토 아래 4겹의 나무숲을 만들었다.스지다다오는 푸둥을 가로질러 연간 8,000만여명의 여행객과 50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능력을 갖춘 푸둥 신공항까지 이른다. ■다롄(大連)=랴오둥 반도의 서남쪽 끝에 위치한 다롄은 인구 550만명의 대도시.중국의 항구·공업·무역·관광 도시다.면적은 1만2,000㎢.현재 중국에서 가장 개방된 도시로 외국기업 투자가 활발한 지역이다.중국내 경제기술개발구 중 하나며,주로 일본기업들이 전자산업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97년 포항제철이 공장을 세웠으며,LG산전 등이 진출해 있다.수만명의 조선족과 1,000여명의 한인이 체류하고 있다. 다롄은 ‘중국에서 가장 깨끗한 곳’,‘중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90년대 초 중국 8대 원로인보이보(薄一波)의 아들 보시라이(薄熙來) 시장 재임 6년간 연 16%의고성장을 이뤘다.90년대 후반 울타리를 없애자는 캠페인에 따라 시청사 등 주요 관공서와 일반 대형 건물들까지 담을 허무는 등 도시 미관이 잘 되어 있는 곳이다. ■선전=세계 최대의 정보기술 산업기지로 떠오르는 ‘중국 경제특구1호’다.1980년 중국 개혁·개방의 전진기지이자 이후 20여년간 중국이 빠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초강대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변화의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곳. 중국의 100대 기업 중 무려 23개의 기업이 광둥성내에 있고,수출실적을 따져봐도 선전-상하이-둥관의 순이니 선전특구는 그야말로 중국경제성장의 1등 공신인 셈이다. 선전시를 이같은 정보기술 산업의 세계적 생산거점으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젊고 의욕있는 인재들의 대거유입으로 인한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 이런 이유로 일본·대만·한국업체 등을 비롯,외국계 전자부품업체들도 최근 이곳으로 대거 몰리고있다. 선전특구 주민들의 평균연령은 30세를 넘지 않는다. 선전특구는 오는 2008년까지 조성될 2,000만평 규모의 북한 개성국제경제지대(개성공단)의 선행모델이 되고 있어 남북한의 경제적 실익과도 관계가 깊은 곳이다. 이진아·이동미기자jlee@. *상하이 어떤 곳인가. 양쯔강 하류에 자리잡은 세계적인 무역항 상하이(上海).상하이가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842년부터다.아편전쟁 뒤 체결된 난징조약에 의해 개항구(開港口)가 됐기 때문이다.그로부터 158년이 지난지금 상하이는 세계 10번째 안에 드는 무역·경제·금융의 중심지로탈바꿈했다. 상하이시는 4년 전부터 장강(張江) 하이테크개발구 거리를 야심차게개발하고 있다.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장강의 모델이다. 장강은 상하이가 기술도시임을 대변해준다. 상하이시와 중국 정부가 1996∼2000년까지의 5개년 계획중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곳은 푸둥(浦東)특구.지금은 세계 100대 기업중 57개기업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외국금융기관 46개 지점과 142개 사무소도 개설됐다.푸둥은 상하이가 경제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터전이다. 상하이는 한국에도 친숙한 도시다.상하이의 마땅로(馬當路)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옛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임시정부 청사에는 1926년 12월부터 1932년 5월까지 6년동안 이곳에서 활동한 임시정부 요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문헌·실물자료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상하이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역사적 배경 외에도 상하이방(幇)의 역할도 크다.상하이 출신이거나 이곳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상하이 인맥을 일컫는 상하이방은 장쩌민(江澤民) 당총서기 겸국가주석을 정점으로 주룽지(朱鎔基) 총리,쩡칭홍(曾慶紅) 당조직부장 등이 포진해있다.쉬쾅디(徐匡迪) 현 상하이 시장도 주 총리가 밀어주는 실세다.황쥐(黃菊)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겸 상하이시 당서기는 지난해 6월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푸둥 개발주역 쉬쾅디 상하이시장. 푸둥(浦東)특구를 실질적으로 일궈낸 쉬쾅디(徐匡迪) 상하이(上海)시장(64)은 당간부 출신이 아니면서도 고위직에 오른 전형적인 기술관료다.그의 고속 출세에는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도움이 컸다.하지만 과학기술과 교육분야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그는 36년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났다.59년 중국 베이징(北京) 철강학교를 졸업한 뒤 모교에서 야금학을 가르쳤다.항공기에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개발해훈장을 받을 만큼 야금학에서는 일인자였다.중국인으로는 드물게 80년대 영국과 스웨덴에서 유학했다. 89년 상하이시 교육부장에 임명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3년 뒤인 92년에는 상하이시 행정부시장으로 승진했다. 그해 상하이방의 도움으로 중국공산당 중앙후보위원에 올랐다.94년에는 시 부서기,95년에는 시장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97년에는 당중앙위원으로 임명돼 권부의 핵심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그는 상하이를 방문한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푸둥특구의 눈부신발전상을 소상하게 보여주고 북한 정보기술(IT) 개발의 모델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충식기자
  • 김홍섭 인천중구청장 선행 화제

    김홍섭(金洪燮) 인천 중구청장은 지난해 9월부터 봉급을 단 한푼도가져가지 않고 있다. 4개월간 봉급 1,200여만원을 사회복지법인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회에 지정기탁해서다.이 단체는 성금을 영세민가정,소년소녀가장,결식아동 등 100여가구의 특별생계비로 지원하고 있다. 판공비 또한 대체로 주민과 관련된 일에 쓰는데다 일일이 공개하고있어 김 구청장이 공직에 있는 동안 돈을 집에 가져갈 일은 없을 것같다. 김 구청장은 부하직원들에게 이러한 일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지시,최근에야 수혜자들을 통해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김 구청장이 이같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 6월 보궐선거당시 ‘월급 모두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 구청장은 취임 후에도 소외계층 복지향상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김 구청장의 이같은 처신에 대해 주변사람들은 어려운 환경을거쳐 자수성가한 것이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49년 중구 영종도에서 태어난 김 구청장은 넉넉치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만을 졸업한 후 가마니공장 운영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8년전부터 월미도에서 ‘마이랜드’란 놀이기구를 운영,상당한 재산을 모았다.지난해 방송통신고 3학년에 편입한 데 이어 올해 경기대경영학과에 합격한 만학도이기도 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대한포럼] 국민통합이 통일의 선행조건

    21세기 원년,2001년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화해·협력이 폭넓게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된6·15공동선언이 폭넓게 이행되면서 남북관계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타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더욱이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남한 방문이 실현될 경우 성숙된 남북관계 진전으로 이어질 것이틀림없다. 인도적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비롯,경제협력의 확대 그리고 군사부문의 협력강화를 통한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획기적 성과도 기대할 수있다. 북한이 올 한해 정책방향을 담은 신년사에서 6·15공동선언의철저한 이행을 강조한 것은 실질적 남북관계 진전을 예고한 의미로해석된다.경제재건을 통한 김정일체제 강화가 당면 목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 남북관계 진전은 북한의 필연적 선택으로 인식된다.이같은 상황들을 고려할 때 올해 남북관계는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고협력을 공고히 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의 통일환경이 과거에 비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7,000만민족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장애요인이 남아 있고 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특히 남북화해분위기속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對北)인식에 대한 냉전적 사고와우리 내부의 이념적 갈등구조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하고 남남갈등으로 비화된 일부의 부정적 반향은 냉전적 대북인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발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다시 말해,민족분단 반세기 동안‘정형화’된 이념의 프리즘을 통해 북한을 보는 냉전적 발상의 고정관념에 묶여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통일시대를 착실히 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통합기반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우리 내부의 국민적 통합은 통일의 선행조건이기 때문이다.통일은 두개로 나누어져 이질화된 민족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회복·발전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점에서보면 우리가 통일에 대비해서 자체적인 체제역량을 구축하고 국민적통합을 이루는 것은 역사적 필연이며 의무라고 생각된다.남한에서심화되고 있는 지역주의와 분파현상은 통일의 저해요인이며 심각한문제가 아닐 수 없다.지역간의 불화와 갈등은 국민적 일체감을 와해시킬 뿐만 아니라 국력의 약화는 물론 통일역량을 스스로 훼손시키기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올해 5대 국정지표 가운데 ‘국민 대화합의 실현’을 강조한 것도 국민통합 없이는 국가경쟁력도 남북 화해도 기대할 수 없다는 데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책임을 다하고 고통분담에 함께 동참하는 새로운 결의가 있어야 하겠으며,지나간과거의 세월속에 침잠된 불행했던 앙금들을 하루속히 씻어버려야 한다.그리고 국민적 대통합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층이 솔선수범하여 신뢰를 조성해야 한다.어느 국가사회를 막론하고 정치집단과 지배계층이 부도덕하고 타락하면 민심이 흩어지고 공동체가 무너진다는 것은 역사의 진리다.정치가 늘 새로워야 하고 깨끗해야 하며 정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또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해결해야만 국민계층간의 위화감과 의식의 괴리를 치유하고 땀흘려노력하는 사람이 행복을 누리는 선진 사회를 만들 수 있다.우리가 추구하는 국민 대통합의 궁극적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위대한 민족통일의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우리에게 부여된 민족통일의 비전은 예정된 필연이 아니다.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 도전해야 할 창조적 목표다.이 점을 인식하여 격변하는 내외정세의 풍랑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우리는틀림없이 통일대업을 이룩해서 민족웅비의 가슴벅찬 시대를 열어 갈것으로 믿는다. ■장 청 수 객원논설위원csj@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최하림론(2)

    *역사와 개인이 만나는 시의 자리-최하림론. 4.풍경의 미학 정신. 최하림의 시는 역사와 실존이 부딪치는 자리에서 수행되는 치열한시적 사유의 세계이다.두 테마에 대한 집요한 천착 과정을 통해서 그가 보여준 절제와 균형의 미학은, 그의 시세계에 시적 긴장을 유지할수 있는 동인이었다.질곡의 한국현대사를 통과하면서,그리고 그 현실에 부단한 시적 대응을 견지하면서도 특정한 관점에 경도되거나 생경한 직설의 형식을 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그의 시가 자신을 시적 사유의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자신에 대한 성찰에서 시적 사유를 시작한다는 것은,세계와의 정서적 거리두기를 가능케 하는 미적전략이다.관조와 응시를 통해 세계에 접근하는 최하림의 시적 방식은,심미적 거리를 확보하려는 시적 태도인 셈이다.역사와 현실에 대한집요한 시적 장고(長考)는 그의 시가 기초한 진지한 미학 정신에서연유한다. 이 미학정신을 구현하는 시적 형식으로 최하림은 풍경화(風景化)의방식을 사용한다.그것은 ‘겨울’,‘골짜기’,‘밤’,‘눈’,‘개’,‘새’,‘강’,‘어둠’,‘바다’,‘사내’ 등 시대적 상징성을 확보하고 있는 소재들을 동원하여 현실을 암시하는 상황을 설정하고,그상황을 시인의 내면적 정서나 정신적 지향과 겹쳐서 하나의 압축된풍경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이러한 그의 시적 방법은 현실에대한 내적 관조와 깊은 침잠이 선행되어야 하는 창작 방법이다. 현실에 대한 직설적 토로나 생경한 비판의 형식이 아닌,그것을 하나의 형상으로 구축하는 최하림의 미학 정신은 그의 시가 발딛고 있는 기지이자 오늘의 시점까지 그의 시를 추동시킨 문학적 원동력이다.그 심미적 시정신은 자신과 현실적 사태에 대한 반성적 사유의 토양인 셈이다. 큰 나무들이 넘어진다 산과 산 새에서/강과 강 새에서 마을 새에서/길을 벗어난 사람이 어디로인지 달리고/길러진 개들이 일어서서/추운겨울을 향하여 짖는다/// 한 방향으로 흐르는 작은 강을 따라/우리들은 입을 다물고 걸어간다/저녁 그림자처럼 걸어간다 마을도/나루터도 사라지고 과거도 현재도/보이지 않는다/날아가는 새들의/불길한울음만 공중에 떠돌며/얼어붙은 겨울을 슬퍼하고/// 언덕도 상점도폭설에 막히고/거리마다 바리케이트 쳐져/사람들이/어이어이어이 울부짖고/갈색 옷을 입은 사내 몇,들리지 않는 소리로/진정하라고 말하고 또 다른 소리로/진정하라고 말하고 그 소리들이 모여/겨울나무를넘어뜨린다/// 꽁꽁 언 새벽 여섯 시,地靈처럼 걷는/사람들 새로 우리들은 걸어간다/살얼음의 아픔이 여울마다/경천동지하며 뛰어올라갈기를 날리고,/우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단의 사내들이/사냥개를끌고 온다 개들이 짖는다/이제는 얼어붙은 우리들의 꿈이여/눈과 같은 결정체로 三韓의 삼림에 내리어오라/기다리는 노변에서 상수리숲도 우어이우어이/울고 겨울새도 울고 우리도 울고 있다.― 「겨울 精緻」 전문 암담한 시대적 상황이 구체적인 풍경으로 형상화된 작품이다. 시 전체를 물들이고 있는 음울한 절망의 정조가 ‘우리’라는 대명사와 결합되고 등장하는 소재들이 암울한 시대적 상징으로 수렴되면서, 시는비극적 현실을 환기하는 한 반영으로 읽힌다. 산에서는 숲을 숲이게만드는 ‘큰 나무들이’ 사라져 가고 ‘한 방향으로 흐르는 작은 강을 따라’ 사람들이 ‘그림자처럼’ ‘입을 다물고 걸어가는’ 상황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몰수된 황폐하고 암담한 현실이다. 폭설로 봉쇄된 암담한 겨울,새의 울음과 숨죽인 통곡만이 가득한 강제와 감시의 현실을 시인은 ‘地靈처럼 걷는 사람들’이라는 섬뜩한죽음의 형상으로 그리고 있다.‘경천동지하며 뛰어올라 갈기를 날리는’ 듯한 것으로 생생하게 경험되는 현실의 고통은,출구에 대한 욕망의 절실함만큼이나 격렬한 것으로 감각된다.꿈마저 얼어붙은 전망부재의 현실에서 ‘우리들’은 눈을 부르고 있다.하늘을 향해 ‘내리어오라’고 주술처럼 되뇌이는 사람들의 바람 속에는 일말의 가시적인 가능성이라도 확인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우리의 암울한 질곡의 현대사를 최하림의 시는 이렇게 묘사한다. 당대 현실에 대한 아무런 직설적 비판이 없는데도 이 시가 보여주는 암담하고 폭압적인 상황은,상황 자체로써 이미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수행한다. 구체적 풍경을 통해 형상화된 현실은그것이 그리는대상 자체보다 생생하며,그것의 문제적 국면은 증폭되어 표출된다.구체적 풍경이 발휘하는 형상력은 시적 정서와 의식을 보다 직핍하고절실하게 드러내는 기능을 감당한다.문학의 본질적인 힘은 바로 이구체성에서 발원하는 것으로서,삶과 현실에 대한 섬세한 사유와 그것의 미적 형상화는 문학을 다른 제도와 구별짓는 힘의 원천이다.심미주의의 좌절은 야만주의를 부른다. 거친 육성과 생경함 속에 건설된시는,시간의 거센 물살을 견뎌낼 수 없으며,시대가 지나간 자리에 조잡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구체적 풍경을 통해 현실을 형상화하는 최하림의 시적 태도는, 사실적 풍경도 정신화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다음의 시에서 우리는 풍경과 의식이 상호 작용하여 삶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구체적 형상으로드러내는 최하림 시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눈이 내리니/나뭇가지들이 무게를 이기지/못하고 포물선을 그리며휘어지다가/눈을 털고 일어나고,/다시 눈을 털고 일어나고 한다/오후 내내 그 일을 단조롭게/반복한다 우리가 날마다/아침을 시작하고또/시작하는 것과 같으다/// 이런 날/하늘은 지붕 가까이/내려와 멈추고 세상 길도/들녘에서 모습을 지운다/나는 천근 무게로 눈꺼풀이/내려 앉아 꿈속처럼 눈을 감는다/아이의 속뼈같이 여린 가지들이/사라지고 또다시 가지들이/사라지고 또다시 가지들이/떠올라 머나먼 마을에/차곡차곡 쌓인다/// 나는 사나운 짐승처럼 눈벌판을/마구 쏘다니고 싶지만/나는 결코 눈길에 발자국을 남기지/못한다 눈은 나를 덮고 또 덮으며/종일 내려 쌓인다 ― 「아무 생각 없이 겨울 풍경 그리기」전문 이 시에는 오랫동안의 응시를 통해서만 포착할 수 있는 눈 내린 겨울 풍경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최하림의 [바라보는 시]가 빈번하게 펼쳐 보이는 눈여겨보지 않은 사물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이 정겹게그려진 작품이다.나뭇가지들이 ‘눈을 털고 일어나고 다시 털고 일어난다’는 묘사 속에는 순진무구의 서정성이 담겨 있다.비어있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정경들이 시인의 투명한 시선에 의해 포착된다.최하림의 최근시가 보여주는 정결한 세계는 이러한 시선에 의해 확보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하림의 시적 특질은 그러한 맑은 시선이나 그 시선에 포착된 자연 대상의 아름다움보다,오히려 그것을 정신성의 세계로 고양시키는 시의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눈내린 상황을 인간의 일상으로전환시키고,그것을 다시 보편적 시간의 세계로 확대하는 방식은,사물의 정경을 정신의 풍경으로 환치하는 최하림 시의 특징이라 하겠다. 여기서 눈의 의미는 일상성으로,그리고 다시 시간의 무게로 전이되면서,‘지붕’과 ‘길’과 ‘들녘’에 내린 눈은 사람과 마을을 지우는무화(無化)의 상징으로 자리를 옮긴다. 시인이 ‘눈을 감고’ 의식의심층에서 바라보는 광경은 개별적 존재들을 지워버리는 시간의 냉혹함이다.명멸하는 ‘아이의 속뼈같은’ 가지들이 ‘차곡차곡 쌓이’는‘머나먼 마을’이란, 존재들이 묻힐 시간의 영원한 심연을 의미한다.이 마을의 광경은 시인의 의식이 형상화한 정신의 풍경인 것이다.말할 수 없는 비극성을 삼키고도 저토록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고요 속에 잔혹함을 내포한 시간의 벌판을 시인은 ‘사나운 짐승’이 되어‘마구’ ‘마구 쏘다니고’ 싶다.그것은 모든 인간의 삶 속에 내재하는 존재의 비극적 충동이다.시간의 고요한 위력 앞에 선 무력한 인간의 보잘 것 없음,정화된 풍경 속에 내재한 동적 충동의 이유인 것이다.외부의 풍경을 정신화하고 정신을 풍경화함으로써,이 시는 생의비극성을 구체적 형상으로 표현하였다. 최근의 시들을 중심으로 최하림의 많은 시들은 정적(靜寂)의 풍경을노래한다.투명하고 정결한 정서를 보여주는 이 시들 속에는 사물과의화해를 꿈꾸는 생의 충동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꿈꾸기가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지고,바라보는 일이 종내에는 어둠으로 귀착될 것임을 시인은 안다.어둠은 죽음이고,어둠은 무(無)이다.삶에 내재하는 비극성이 동적 충동을 부른다.그가 보여주는 정화의 풍경은존재의 비극성이 미만한 시간의 풍경이며,그래서 생의 충동으로 가득한 허무의 비가(悲歌)이다. 최하림의 역사적 상상력과 실존적 고뇌는 구체적 풍경을 통해서 생생하게 형상화된다. 반성적 거리에 뿌리를 둔 이 풍경의 형식 속에는세계에 대한 깊은 응시와 성찰의 정신이 내재되어 있다.이러한 정신에 기초한 시적 사유의 세계는 그 깊이만큼의 집요함과 강인함을 내포한다.역사와 인간에 대한 비극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미학정신이 최하림의 시세계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5.다시 꿈꾸는 아침의 역사 현재적 삶이 보다 나은 세계를 향한 의의있는 연결이라는 신념이 없다면,인간은 생의 종말을 단순히 불길하고 허무한 상징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다.고통스러운 역사와 유한한 존재들을 모두 삼켜버린 시간의 냉혹함 앞에서,최하림은 인간의 자세를 생각한다.절망적인 역사와실존의 비극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역사 밖에 존재할 수 없다. 이는최하림이 끝내 포기하지 않은 시적 사유의 대전제이다.최하림에게 역사와 실존은 삶이 끌고 갈 두 개의 테마이다.‘지옥 같은 역사’의기억과 질병을 통해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그는 황폐한 삶의현장을 다시 응시한다.“보이지 않는 들판을 간다는 것은 어려운일이다”.(「들판」) 냉엄한 역사적 현실과 인간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안고 건너야 하는 그 들판은, 정신의 강인함이 요청되는 고되고 지난한 삶의 현장이다.최하림은 들판을 건너는 방법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길의 줄기찬 모색과 그 모색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내 눈이 너를 보고/내 귀가 너를 듣는 동안에/감추인 아침이 차츰차츰 열리고/감당할 수 없이 세상이 밝아온다/경이로운 아침이여 새벽부터 길들은/사립을 나서서 숨소리 깊은 들로 간다/내가 처음의 나그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부지런한 농부들은 벌써 몇 사람째 이슬을 털고 갔다/그들의 발걸음이 들을 깨우고 비린내음 물씬한/밭고랑옥수수들을 흔든다 옥수수들이/눈 비비며 일어나 제 모습 본다/우리도 어느 날,들을 가면서 우리가 지나는 모습/볼 것이다 긴 낫 들고,그림자 드리우며,/존재하는 것들이 밝게 얼굴 드러낼 것이다/언덕으로 올라가는 도랑에서,나는 잠시,햇빛에 싸여,/걸음이 미치지 않는곳의 신비를 본다/가려고 하지 않는 길들은 매력있다 ― 「밭고랑 옥수수」전문 건강한 아침의 세계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들을 깨우고 새벽을여는 농부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모색을 그리고 있는 이 시에는 역사의 운동에 대한 시인의 인식이 담겨 있다.‘차츰차츰 열리’는 역사의 새벽을 ‘감추인 아침’이라고 적고 있는 표현에는,[숨겨져 있던 것이 드러나는] 의식의 개안을 통해 아침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시인의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감당할 수 없이 밝아오’는 ‘경이로운 아침’은 그것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는 ‘동안’,다시 말해 정화된 응시의 시간이 있고 나서야 찾아오는 국면인 것이다.이는 ‘오래오래’ ‘멈춘 평화’의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보이지 않는 들판’을 건널 수 있다는 「들판」의 사유와도 상통한다.이응시의 시간은 ‘처음의 나그네’를 ‘부지런한 농부’로 전환시키는인식의 계기이다. ‘이슬을 털고’ ‘들을 깨우고’ ‘밭고랑 옥수수들을 흔’들며 역사의 새벽을 걸어가는 이 부지런한 농부들의 발걸음에서,‘숨소리 깊은 들’은 건강한 생명력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가개인에게 의식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러한 상상력 속에는,역사란 개인의 고통과 반성을 통해서 성취되는 변증법적 삶이라는 인식이 담겨 있다. 들을 찾아 나서는 ‘농부들’은 바로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통해 굳건한 존재로 선 역사적 주체들인 것이다.‘걸음이 미치지 않는 곳’의 ‘신비’함과 그 길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고통과 반성을 거친 자들의 가슴 속에 찾아온다.역사는,아니 역사적 삶은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패배 속에서 다시 꿈꾸는 것임을,최하림은 새벽을 여는 농부들의 힘찬 발걸음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역사적 세계에 대한 염원은 최근 시들에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아침 이미지]에서 잘 드러난다. “미소 속으로 아버지가 쇠스랑을 메고/온다 이슬 젖은 잠방이 바람으로 온다/(오오 고통스런 세상으로 오시는 아버지!)/노동으로 빛난얼굴을 하고 아버지는/사립으로 온다 우리 가족은 모두/아침의 유대속에서 아침의 빛을 뿌리며//온다 새로운 아이들이 따뜻한 유대 속으로/온다 무성한 시간의 숲을 헤치고/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포르릉포르릉 날며”(「아침 유대」,5·6연)에 그려진 것처럼,찬란한 역사의아침은 아버지의 고통스러운 노동을 통해서 열리는 세계이다. 황폐한대지를 갈고 고르는 노동을 통해서 이룩되는 역사, 그 노동으로 다져진 아버지의 ‘빛난 얼굴’은, 고통을 통해 새로운 전망을 열어가는역사의 변증법적 운동력을 상징한다.개인의 고통과 줄기찬 노동이 역사를 일구어 간다.역사의 아침은,고통을 견디고 또다시 꿈꾸는 강인한 정신 속에 깃드는 것임을 최하림의 시는 보여준다. [농부의 대지적 상상력]이라 부를 수 있는 최하림의 역사 의식은 인간적 실존에 기초한 공동체의 연대를 모색한다.그 삶이란 “모서리들이/조금씩 조금씩 부서지고 모서리들이/닳아지고 모서리들이 정다워지면서/죽음 가까이 죽음처럼 둥글”(「모카커피를 마시며」)어 지는조화와 화해의 삶이며, 모든 존재의 동질적 비극성에 기초한 관용과사랑의 정신에서 연유하는 삶이다.아울러 이러한 개인의 유대가 지향하는 공동체적 삶은 ‘목적이 없고 관객이 없으므로 그들 자신이 춤이고 즐거움’(「즐거운 딸들」)이 되는,과정 자체가 하나의 목적을이루는 삶이다.존재에의 연민에 뿌리를 둔 공동체의 유대는,개인의실존과 역사가 만나는 인간적 역사의 모습이며,냉소주의와 자기아집에 대항하는 부단한 투쟁의 역사인 것이다. 집요하게 존재와 역사의 막막함을 들여다보는 최하림의 질긴 시적고투의 역정은,속도와 효용성이 주도하는 현실세계에 있어서 시의 역할을 재고하게 하는 육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다. ‘밤새도록 죽지를눈에 박고 졸며 혼몽 속을 헤매’(「눈을 맞으며」)는 굴뚝새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실종된 역사를 고통스럽게 견뎌내는 최하림의 고독한 견인주의는 우리에게 시와 시인의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시의 진정한 자리는 인간적 진실을고민하고 탐색하는 반성적 사유와 그것을 구체화하는 미학 정신 위에서 건설되며,인간적 진실은 경험과 존재가, 사색과 생이 만나는 자리위에 구축된다. 시의 위의(威儀)는 준엄한 자기 반성과, 그 반성을 통해 한 단계 나아간 진실에의 깨달음에서 발현된다.최하림이 한 작은 글에서 ‘창조적 정신을 잃고 관성에 의지하는 시’가 ‘지상의 평화를 헤친다’고했던 고백은,시적 정신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시사한다.새로운 세기의시의 모습이 인간과 역사를 보다 창조적인 시각으로 열어 보일 길찾기가 될 것이라면,최하림의 시적 작업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하고극복해야 할 언덕이다.더불어 그의 시가 현재를 넘어서 또다른 세계에 도달할 것을 믿는 것은,그의 진지하고 강인한 정신의 역투에 대한믿음에서이다. 김문주
  • [새천년 우리고장 핫 이슈] 화성 신도시개발

    건설교통부가 지난해 12월 31일 경기도 화성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했다.지난 3일에는 경기 파주를 비롯한 수도권과 대전에 5개의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등 잇따라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침체된 건설경기 활성화는 물론 수도권 주택난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화성 신도시는 졸속 교통대책 등으로 기존 신도시의 복사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건교부가 계획을 수립하면서 화성군과의 사전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사업이 매끄럽게 추진될지 의문시 되는데다 삶의 터전을지키려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향후 추진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문제점] 화성 신도시 개발계획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교통난 및난개발 문제에서 비롯된다. 건교부는 화성 신도시의 개발로 서울방향의 교통량이 현재보다 15%늘어날 것으로 보고 3가지 교통난 해결방안을 마련했다.수원 영덕∼양재간 고속화도로(12.7㎞)를 6차선으로 오산까지 연장하고 수원∼동탄(12.3㎞)간 국도 1호선 우회도로를 신설,서울방면 진출입 교통수요를 양재,서초,신림 방면으로 분산할 계획이다.또 기흥읍 하갈과 동탄을 잇는 간선도로(6.3㎞)도 새로 건설한다는 방안이다.또 신도시 개발이익금으로 5,800억원을 마련해 도로건설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개발이익금은 결국 건설업체 및 입주자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에 건교부 의도대로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화성 신도시를 위해 서울 강남까지의 도로를 별도로 신설할수 있을지 의문시 된다는게 관련 자치단체들의 견해다. 여기에 입주가 끝난 분당과 수지,영통지구외에 화성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경부고속도로 양쪽에 건설중인 죽전지구(1만8,51가구),동백지구(1만7,381가구),상갈·보라지구(1만1,159가구) 등 모두 6만여가구가 지어질 예정이어서 교통난은 불보듯 뻔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신도시 예정지 일대에 8개 건설업체가 1만2,730가구의 아파트 건축을 신청해놓고 있다는 것.화성군은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을 갖추는 등 요건만 충족되면 사업승인을 안해줄 명분이 없어 이럴 경우 동탄면일대의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다. 인근의 수원시와 용인시도 화성 신도시가 들어서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경기 남부권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건교부에서 용인 서북부지역에 9개도로를 개설키로 했으나 이 일대 차량만으로도 포화상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도시가 들어설 경우 심각한 교통대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수원시 관계자도 “지금도 수원영통신도시 남쪽지역은 인접한 화성군 태안면 등 신영통과 동탄면 일대의 개발로 심한 교통난을 겪고 있다”며 “죽전지구로 분당이 몸살을 앓고 있듯이 화성 신도시가 생기면 영통이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반응] 화성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당 지역 주민들은 ‘기대반우려반’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발 중심지로 알려진 화성군 동탄면 중2리 주민들은 “신도시로 개발되면 지금까지 수십년간 농사를 짓던 주민들의 생계를 잃게되고 고향도 떠나야 된다”며 신도시 개발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도시개발반대 위원회 최준식(58)위원장은“99년 동탄지역에서 택지개발을 추진하려다 포기한 건교부가 이번에 다시 신도시 건설을 추진키로 한 것은 주민을 우롱한 정책”이라며 “신도시 개발계획이 백지화될 때까지 반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1리 이장 최모씨(49)는 “신도시로 개발되면 농사를 짓고 있던 원주민 대부분이 생업을 포기해야 되지만 지가상승으로 인한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 경기 화성 신도시는 분당이나 일산 신도시보다 쾌적한 전원형 신도시로 개발될 전망이다.단독주택과 녹지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개발계획] 건교부는 화성군 동탄면 석우·반송·금곡리 등 274만평일대에 2005년까지 12만명 수용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신도시 예정지구 가운데 주택건설용지로 85만평(31%),공공시설 87만6,000평(32%),공원녹지 65만8,000평(24%),벤처시설용지 19만2,000평(7%),상업업무시설 16만4,000평(6%)으로 각각 조성된다. 주택건설용지는 공동주택용지 60만평,단독주택용지 25만평이며 단독주택2,700가구,연립주택 3,300가구,아파트 3만4,000가구로 모두 4만가구의 주택이 들어선다.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비율은 7:3으로 분당(9:1)보다 높아 쾌적한 전원도시풍의 친환경적 개념이 도입된다고 건교부는 밝혔다. 아파트는 저소득층을 위해 60㎡ 이하의 소형아파트가 1만1,000가구,60㎡ 이상의 아파트가 2만3,000가구씩 건설된다. [사업일정] 건교부는 지역주민과 환경 및 도시계획 전문가의 의견을충분히 들어 내년 6월까지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이어 2003년까지 실시계획과 토지 보상을 완료하고 택지 및 주택분양에들어가 2005년 입주토록 할 방침이다. 지역주민에 대한 보상은 공시지가와 2인 이상의 감정평가업자가 평가한 액수의 산술평균치를 기준으로 이뤄진다.현지인에게 전액 현금이,외부 소유인은 3,000만원까지 현금,초과금액은 3년만기 토지개발채권이 지급된다. 화성 김병철기자. *전문가 제언- 기업 적극 유치…도시 자족기능 확보를. 사회 각층의 우려와 비판 속에서 추진되고 있는 화성 신도시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택지개발사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과 차별화된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첫째,개발 및 관리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기존 택지개발촉진법은 택지중심의 엄격한 계획기준으로 인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신도시를 건설하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도시개발법에 의한 개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도시개발법에서는 공공과 민간이 사업주체가 될 수 있어 대규모 재원조달이 용이할 뿐아니라 관련 기업유치 등 자족성 확보를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시개발법에 의한 개발도 공장총량제 등 상위 계획인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많은 제약을 받기 때문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자족적 신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둘째,베드타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업유치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신도시의 자족성을 높이기 위해서다.사업계획초기부터별도의 마케팅팀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전략을 세워야 한다.또한 지자체는 기업의 조기 유치를 위해 벤처시설 용지의 일부를 매입,벤처빌딩을 건설해 임대해주는등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세째,업무시설과 주택 공급을 연동화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미분양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업지구에 입주하는 기업에대해 주택용지를 우선 분양하고 상업지역과 벤처시설용지에 기업유치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인근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에게는우선 분양의 혜택을 주어 분양성을 높여야 한다. 넷째,주거환경의 질을 높여야 한다.단독 및 연립주택 용지비율을 늘이는데 그치지 말고 기존의 택지개발과 차별화되도록 단지계획과 설계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우선,고층아파트 중심에서 탈피해주택유형을 다양화하고,외부공간 조성에 생태적 요소를 도입하며,가구규모와 도로폭을 줄여 보행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등 주거환경의 쾌적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소규모 주택단지 건설로 인한 난개발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계획적 신도시 건설이 그 해결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계획적 신도시 개발이라는 대안도 5개 신도시처럼 과거의 택지개발 방식을 답습해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화성 신도시가 대규모 주거단지가 아닌 명실상부한 신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제도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이성룡 경기개발硏 연구원.
  • 사립대 등록금·항공료 ‘껑충’

    새해들어 대학 등록금과 국내선 항공료 등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가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원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설 연휴 이후국내선 항공료를 최고 30%까지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심이택(沈利澤)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유가상승과 달러화 강세 등으로 국내선 매출 7,000억여원 가운데 무려 1,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시장원리에 따라 20% 가량의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박찬법(朴贊法)사장도 “원가 인상요인이 30% 가량 발생,항공요금 인상을 추진중”이라고 밝혀 항공기 승객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항공요금의 물가상승 기여도가 0.6%포인트에 달하는 만큼 정부측이 강력히 제동을 걸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건설교통부의 항공정책 관계자는 “항공사 노사문제로 인한 임금상승 등의 부담까지 승객에게 모두 전가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항공사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정부는 대폭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건교부는 두 항공사의 가격인상 담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의 공항이용료도 김포공항 국제선 이용료보다 50% 오른 1만5,000원으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들도 등록금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안팎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이달말 등록금 인상폭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나 일단 인상폭을 지난해 대비 9%로 잠정 결정하고 수시·특차모집 합격생들로부터 이미 예치금 형식으로 등록금을 받았다. 고려대도 지난해보다 10% 오른 금액을 수시·특차 합격생들에게 고지했으며,재학생들도 이달말쯤 같은 수준에서 인상폭을 최종결정키로 했다.서강대는 이미 지난해말 인상률을 5%로 확정해 신입생과 재학생들에게 통보했고,경희대도 9% 수준에서 잠정 인상해 특차합격생에게 고지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물가 인상은 담배 12.4%,의료보험수가 7.7%뿐”이라며 “다른 것은 법·제도 개정에 따른 것이고 물가인상요인이 추가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밝혔다.이 관계자는 “제도 개정으로 보통 연초에 물가가 오르게 된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물가인상 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이도운 이순녀기자 dawn@
  • 트레일러 살던 美기업인 “다시 돌려줘야죠”

    “사회가 나에게 준 것이니 다시 돌려주고 떠나렵니다.” 한 미국 기업인이 한평생 검소하게 살면서 모은 4억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자선단체에 기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섬유생산 기계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존 D 홀링스워드 2세는 유럽과남미에도 자회사를 가진 엄청난 자산가임에도 불구,정작 자신은 공장 뒤편의 트레일러 속에서 생활해 왔다는 것. 그는 지난 연말 침대에서 떨어져 83세의 일기로 사망했는데 “부동산을 퍼맨 대학과 그린빌 YMCA,그리고 여러 자선단체에 기증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자신의 유일한 딸 메리 제인 크롤리에게는 한푼의 유산도 남기지 않았다.홀딩스워드 회사의 직원들에 따르면 그는 평소 딸과 전처가 회사의 재산을 횡령했다고 비난해왔다는 것.그는 단지 자신의손자인 크롤리의 아이들에게만 대학교육을 위해 쓰라며 각각 25만달러의 장학기금을 남겼다. 자선단체 기부를 포함해 각종 선행사례만을 전문적으로 보도하는 한 잡지에 따르면 미국내에서 지난해 1억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례는 모두 8건에 불과했다. 이동미기자 eyes@
  • 2001 증시 조망/ 애널리스트 20인 설문조사(하)

    올해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10대 변수는 무엇일까. 대한매일이 국내 10대 증권사 애널리스트 20명을 대상으로 올해 증시의 최대 호재와 악재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5대 호재로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추진 ▲주가 저(低)평가 상태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경기회복(바닥권 탈출) ▲구조조정 및 반도체 경기회복 등이 꼽혔다. 애널리스트들은 5대 악재로 ▲국내외 경기둔화 ▲환율불안 재연 ▲자금시장 악화 ▲불황의 악순환 재연 가능성 ▲유동성 위기 재연 등을 제시했다. ◆ 호재. ■주가 저평가 20명의 애널리스트 중 5명이 절대 주가지수가 낮은 점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지난해 종합주가지수가 연초의 절반 수준인 504.62로 마감,사상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반등의 호재가 될 것으로 봤다. ■구조조정 추진 역시 5명이 올해 증시의 호재로 꼽았다.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마무리하면 증시의 불확실성이 사라져주가 상승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내 0.5∼1%포인트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미국이4일 금리를 0.5%포인트 낮추자 국내증시가 폭등하는 가공할만한 위력을 발휘했다.20명의 애널리스트 중 4명이 금리인하를 호재로 들었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국내 콜금리 인하도 대기하고 있다. ■경기회복 3명의 애널리스트가 호재로 제시했다.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이 늦어도 올 2·4분기에는 증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것은 하반기에는 경기가 바닥권을 벗어나 회복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주가는 경기회복의 선행지수 역할을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20명의 애널리스트 중 3명은 각각 ▲구조조정과 반도체 가격회복 ▲풍부한 유동성 ▲수급불균형 점진적 해소를 호재로 꼽았다. ◆ 악재. ■국내외 경기둔화 20명의 애널리스트 중 80%인 16명이나 악재로 제시해 압도적이었다.애널리스트들은 특히 미국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이증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걱정했다.미국이 당초 예정일이었던 31일보다 훨씬 앞당겨 금리를 낮춘 것도 경착륙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자금시장 악화 은행 등의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신용경색이 풀리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20명의 애널리스트 중 1명이 꼽았다. ■기타 국내외 경기둔화를 악재로 제시한 16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각각 자금시장 악화 이외에 ▲환율불안 재연과 미국 새 정부정책방향의 불확실성 및 기업실적 악화 ▲불황의 악순환 재연가능성 ▲유동성 위기 재연 중에서 한가지씩을 악재로 꼽았다. 오승호 김균미 김재순기자 osh@
  • [사설] 경제 ‘3不’ 극복하려면

    정부가 기업과 가계의 투자·소비 심리 회복에 새해 경제운용의 역점을 두기로 한 것은 나라경제가 처한 상황에 비춰볼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작금의 경제난국이 경제정책 불신,향후 경제에 대한 불안감,구조조정의 불확실성이란 이른바 ‘3불(不)’에서 기인한 측면이크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도 살아 숨쉬는 생명체이고 보면 불신·불안감·불확실성을 그대로 둔 채 경제도약을 꾀하는 것은 헛된 노력으로 끝날 수밖에없다. 그러므로 경제가 잘될 것이라는 확신을 경제주체에게 심어주는일은 너무 당연하다.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증권·채권시장을 활성화하여 투자·소비심리를 되살리려는 정책 당국의 절박함을 이해하지못하는 바가 아니다. 그렇더라도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이나 시장 안정대책만 갖고 ‘3불심리’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당국은 간과해선 안된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경제 안정과 지속성장을 보장할 수도 없다.정부는 오늘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올해 중점 경제운영 방안으로 예산조기집행과 증권·채권시장 안정화를 천명할 계획이지만 이것만으로 경제불안 심리가 극복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오산이다. 금융·기업구조조정을 완결하지 않고서 우리 경제에 짙게 드리워진불신·불안감·불확실성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없다는 것은 더이상설명할 필요가 없다.자칫 구조조정 지연과 집단이기주의 발호로 시장질서가 교란된다면 시장충격을 흡수할 거시경제 차원의 여력이 갈수록 소진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구조조정 지연으로 금융불안이 확산되고,이로 인해 환율이 치솟을 경우 금리정책을 사용하고 싶어도 시장에 먹혀들지 않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지나치게 위축된 투자·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수준의 정책은 필요하겠지만 경기부양이 너무부각된 나머지 구조조정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 증시 활성화가 투자·소비심리 회복에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그렇다고 해서 인위적 증시 부양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된다.주가는 경기 선행지표이자,최근의 경기둔화와 거품 붕괴를 반영한다.최근증시침체 배경에는 과도한 위기심리가 작용한 측면도 크다.따라서정부가 증시에지나치게 개입하거나 섣부른 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오히려 구조조정을 하루 빨리 매듭지어 향후 경제전망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증시 활성화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거듭 강조하지만,구조조정을 지연시키면서 단기 부양책으로 현재의 경기 국면을 반전시키려 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상황은더욱 악화될 수 있다.구조조정 완결이 전제되지 않은 경기부양책으로는 우리 경제의 불신·불안감·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없음을 정부는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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