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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님용 속옷도 패션시대

    부모님용 속옷도 패션시대

    ‘또 하얀 면 속옷?’ 속옷, 잠옷, 양말은 자녀가 부모님에게 처음으로 드리는 전통적인 선물 아이템이다. 꼭 처음이 아니더라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을 때 뽀송뽀송한 내의류를 정성스레 포장해 드리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몇 번 비슷한 선물을 해 본 사람이라면 색다른 선물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부모님이라고 해서 매번 면 소재의 밋밋한 디자인을 선물하란 법은 없다. 부모는 젊은이 못지않게 패션감각을 갖고 있다. 요즘 속옷 브랜드는 다양한 소재로 톡톡 튀는 제품들을 내놓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최근 출시되는 속옷 트렌드와 연령대별로 추천할 만한 속옷을 알아봤다. ‘부모님용 내의’에도 패션 시대가 왔다. 젊어진 취향에 맞춰 기존의 백색 속옷에서 다양한 색과 디자인이 적용된 패션 내의가 눈길을 끌고 있다. 트라이브랜즈의 김영란 팀장은 “사회 활동을 즐기는 활동적이고 세련된 중·장년층이 늘면서 취향도 젊어지고 있다.”면서 “자녀들은 흔히 무채색을 찾지만 부모님들이 의외로 꽃무늬 등 화려한 색상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한다. ●30∼40대 과감하거나 활동성 강한 속옷 도전해볼만 김 팀장은 “젊은 부모님께는 쫄 사각팬티나 거들을 선물하는 것도 색다른 아이템이 될 수 있다.”면서 “처음에 입었을 때는 어색하지만 입을수록 몸에 착 달라붙는 느낌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트라이에서 여성용으로 화려한 무늬를 넣은 드로즈 제품은 1만 2000∼1만 50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활동적인 여가를 즐기는 부모님에게 보디가드는 등산 전용 속옷 ‘맥스 와일드’를 추천한다. 땀 흡수력이 빠른 쿨맥스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다. 여름에는 민소매 겸용으로도 입을 수 있다. 가격 2만 1800원. 여성 제품은 가슴 패드가 들어있는 톱 러닝 형식의 브래지어가 알맞다. 가슴 아래의 고무밴드가 있어야 움직여도 올라가지 않는다. 가격은 2만 7000원 정도다. ●40∼50대는 기능성 강화 속옷을 늘 정장을 차려 입는 40∼50대 남성들은 땀을 많이 흘리기 마련. 이들에게는 냄새를 막아주고 땀 흡수 기능이 강화된 내의가 도움이 된다. 보디가드의 ‘녹차의 향기’는 마 소재에 녹차 추출 성분을 가공해 통풍성을 강화했다. 남성 러닝·트렁크 세트가 4만원에 판매된다. BYC의 ‘데오니아’는 섬유에서 세균 증식을 막아 항균, 소취 기능을 갖도록 가공했다. 상품부 김학진 차장은 “땀냄새 제거 효과를 입증받은 제품으로 출시 이후 꾸준히 잘 팔린다.”면서 “여름에 잠옷 대용으로 입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60대 이상에겐 업그레이드된 모시 제품을 모시소재는 60대 이상의 부모님에게 늘 인기 품목이다. 전통적인 디자인 보다는 개량 한복 스타일로 세련되게 변형시킨 내의가 눈길을 끈다. 김 차장은 “연령대가 높은 부모님께는 디자인은 편한 것으로 택하되 색깔은 젊은 감각으로 선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돈앤돈스 ‘자수 모시내의’는 집안에서 입고 다니거나 가까운 곳에 외출할 때 간편하게 입을 수 있다. 상의에 자수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남자세트 5만 6800원, 여자세트 5만 3800원. 트라이브랜즈가 내놓은 새모시 브랜드도 겉옷처럼 입을 수 있는 상품이다. 색상을 기존의 흰색에서 보라, 분홍, 녹색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었다. 가격은 상하의 한벌에 3만∼5만원대. ●커플 잠옷, 몸매 보정 속옷으로 깜짝 선물 커플 잠옷 속옷으로 신혼 기분을 살려 드리는 것도 좋다. 여성은 분홍, 남성은 녹색 물방울 무늬가 새겨진 트라이 ‘큰 도트 반팔 잠옷’(상하 한벌 세트 5만 4000원)이 커플용 및 온가족 세트로 출시돼 가족의 달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몸매에 신경을 쓰는 부모님이라면 몸매 보정용 속옷이 센스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인터넷쇼핑몰 G마켓에 나와있는 ‘빅사이즈 거들’은 하체가 통통한 여성을 위한 제품.88에서 140까지 있어 웬만큼 체격이 있는 어머니에게 작지 않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속옷, 그것이 궁금하다 속옷 매장에 가면 이것저것 궁금해도 물어보기 쑥스러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이 알기를 터부시하는 남자, 여자의 속옷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남성용 삼각과 사각 팬티, 어떤 게 대중적인가 삼각 팬티와 사각 트렁크 팬티의 판매 비율은 회사별로 다르지만 BYC의 경우 3대 7정도다. 편안함 때문에 사각팬티를 찾는 소비자가 느는 추세다. 최근에 젊은층은 멋과 착용감을 이유로 몸에 달라붙는 쫄사각 팬티를 많이 찾아 트라이브랜즈의 경우 전년 대비 50%정도 판매량이 늘었다. ●체구가 커졌는데 속옷 사이즈도 변했나 속옷 회사들은 커지는 체형에 맞게 제작하기 위해 매년 체형 조사를 한다. 같은 66이라고 해도 지난해 속옷과 올해 나온 것의 크기에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C컵을 착용하는 여성이 많다고 하던데, 가슴이 커진 것인가 트라이는 C컵 브래지어를 거의 생산하지 않았지만 최근 30%까지 비중이 늘었다. 예전에 여성들은 실제 치수보다 작은 것을 착용했지만 앞가슴 볼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슴에 맞는 사이즈를 착용하고 있다. 가슴이 커진 것도 영향이다. ●속옷은 모두 삶아 입나 소비자 조사 결과 삶아 입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오래 입기 위해 10명 중 7∼8명이 삶아 입었다면 요즘은 3명 정도다. ●속옷에도 유행이 있나 겉옷 색이 차분해지면 속옷도 살색이나 무채색이 많이 출시되고, 겉옷 유행이 화려해지면 속옷도 꽃 무늬나 밝은 색이 많이 나온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도움말 트라이브랜즈 김영란 팀장,BYC 김학진 차장
  • 문화소비 양극화 - 해법은

    문화소비 양극화 - 해법은

    ‘문화 양극화 해소의 가장 원초적인 방법은 문화예술 교육’ 문화 양극화가 사회 문제로 거론되면서 문화 나눔의 손길이 늘어가고 있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 각종 사회단체들이 나서서 소외 계층에 공연 티켓을 전달하거나 직접 찾아가 공연을 여는 행사가 주류를 이룬다. 나눔을 받는 입장에서는 무척 반갑고 고마운 일이기도 하지만 일회적이고 이벤트성이라는 한계 때문에 양극화 해소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미흡하다. 그래서 자주 거론되는 대안이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이다. 아동복지시설 지온보육원의 김혜숙 팀장은 “소외 계층, 특히 상처받기 쉬운 어린이들에게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티켓 나눔이나 찾아가는 예술 공연 등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좋지만 골고루 자주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오히려 지속적으로 문화예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닫혀 있던 마음을 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국메세나협의회는 문화관광부의 위탁을 받아 2004년부터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아동복지시설 아동을 대상으로 음악 국악 미술 연극 무용 영화 등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2004년 196개,2005년 201개 시설에서 올해 212개 시설 8300여명으로 그 대상을 점점 늘리고 있다. 복권기금과 30개 기업의 지원으로 그 규모는 50억원에 달한다. 메세나협의회는 경기지역 공부방 어린이를 대상으로 작은 크기의 문화예술교육도 꾸리고 있다. 유유미 한국메세나협의회 문화예술교육팀장은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예술가를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소외계층 아동들의 문화향유 능력을 기르면서 장기적으로는 밝고 건강하게 사회에 나갈 수 있는 마음을 갖추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즐기는 차원보다는 직접 배우는 과정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준다는 것이다.“아이들이 미술을 배우며 처음에는 어두운 색을 쓰다가 점점 밝은 색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걸 보게 된다.”는 문화예술교육 미술 강사의 말은 이러한 교육의 성과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유 팀장은 그러나 “장애인과 노인층까지 교육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을 뿐더러 그 효과를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도 없어 지원에 있어서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문화관광부는 창작자 지원 중심에서 향유층 육성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달리한 이후 소외계층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지원 규모를 2004년 35억원, 지난해와 올해 약 100억원으로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견줘 상대적으로 미약한 수준이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적확한 수요를 찾아가는 중”이라면서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자녀, 노인, 장애인, 결혼이주여성과 자녀, 소년원, 교정시설 등으로 지원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사회단체 등에서 단기적으로 효과가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첫걸음인 소외계층의 문화예술교육 사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문화생산도 부익부 빈익빈…창작·유통·공유시스템 구축해야 문화 양극화는 소비뿐 아니라 생산의 영역에서도 심각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장르간 불균형과 장르 내부의 극심한 편차는 문화의 다양성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당장 공연계만 해도 대형 해외뮤지컬과 대학로 연극의 제작, 유통 규모는 하늘과 땅 차이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의 폭발적 흥행 이후 뮤지컬계에서 제작비 100억원은 그리 놀랄 만한 액수가 아니다. 반면 대학로에서는 제작비 5000만원을 구하지 못해 정부 지원금에 목을 매는 극단들이 많다. 클래식과 국악도 마찬가지.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내한공연은 발 디딜 틈이 없지만 전통공연은 찬밥 신세다. 메타기획컨설팅 최도인 실장은 “정부가 기초예술부문에 대한 공공 재원을 늘렸지만 오히려 민간 단체의 자생력을 약화시키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르 내 ‘부익부 빈익빈’현상은 자본의 논리가 가장 첨예하게 적용되는 영화계에서 도드라진다. 거액을 들인 블록버스터급 영화나 할리우드 영화는 언론의 요란한 조명을 받으며 수백개의 스크린을 독점하지만 독립 영화는 단관 개봉조차 감지덕지하는 실정이다. 출판 분야도 마찬가지다. 연매출이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출판사가 있는가 하면 단 한권의 책도 내지 못하는 출판사가 있다. 미술계에서도 억대를 호가하는 미술품을 사고파는 경매시장은 활기를 띠는 반면 인사동 화랑가는 찬바람을 맞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문화 양극화는 지출비용 차이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돈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창작, 유통,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화 양극화 해소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마니아] 금천·구로구청 색소폰 동호회 ‘인사모’

    [마니아] 금천·구로구청 색소폰 동호회 ‘인사모’

    지난달 31일 밤 10시 40분 서울 금천구 독산동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서자 감미로운 색소폰 선율이 흐른다. 여성 4인조가 화음에 맞춰 공연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힘차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에 빠져 들었다. 공연이 끝나자 소프라노 김수진, 알토 이연경, 테너 차영희, 바리톤 김경화씨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다. ●공무원들로 구성 금천구청과 구로구청 공무원 9명으로 구성된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사모) 회원들도 여성 4인조를 응원하러 이날 카페를 찾았다. 이들은 2003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색소폰을 함께 배우며 인연을 맺었다. 색소폰 마니아가 많지 않은 터라 공연이 열리면 함께 즐긴다. 인사모는 2003년 5월에 결성됐다. 구로구청 대세영씨가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구청 직원을 모았고, 금천구청 박종찬(47) 이동수(44) 이석근(43)씨 등이 초창기 멤버로 참여했다. ●3년 동안 ‘주경야독´ 그리고 고교 때 밴드부로 활동하던 유병호(51)씨를 ‘선생님’으로 초청했다.‘김무균 색소폰 앙상블’에서 활동하던 유씨는 “함께 배우자.”며 기꺼이 참여했다. 먼저 색소폰을 구입했다. 가격은 50만∼300만원으로 다양하다. 그리고 백화점 문화센터에 등록하고 강사를 초빙해 연주법을 배웠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었다. 처음에는 소리내기도 버거웠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색소폰에 빠져들었다. 뱃속 깊은 곳에서 뿜어나온 호흡이 악기를 통과하면 아름다운 선율로 바뀌는 게 신비로웠다. 게다가 기분에 따라 음이 달라졌다. 이들은 “피아노는 건반만 제대로 치면 음이 나지만, 색소폰은 그렇지 않다.”면서 “누르는 방법이 같더라도 호흡에 따라 전혀 다른 음이 들려 우울할 때와 신날 때 색소폰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연습을 통해 음색의 차이를 줄여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회원들은 연습 장소가 없어 애를 먹기도 했다. 소리가 커서 아파트에선 연습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무작정 차를 몰고 한적한 곳을 찾아갔다. 안양천을 바라보며 차 안에서 연습하다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 ●연습장소 없어 차 안에서 하기도 금청구청 한만석(41)씨는 밤 11시에 나가 홀로 연습하다 새벽 1시에 돌아오기도 했단다. 색소폰 소리가 그리워 잠을 잘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2003년말 빗물펌프장 창고를 연습장으로 얻었다. 인사모는 뛸듯이 기뻤다. 틈 날때마다 개별적으로 찾아가 색소폰과 씨름을 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정기모임을 갖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 주고 있다. 색소폰의 매력은 무엇이냐고 묻자 구로구청 김구현(48)씨는 “소리가 너무 좋지 않습니까.”하고 반문한다. 김씨는 이어 “색소폰을 불면서 그 소리에 심취하면 스트레스를 아예 잊어버리는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져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병호씨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몇 십년만에 색소폰을 다시 불었다. 그는 “사업에 실패하고 속상한 마음에 술로 세월을 보냈는데 색소폰을 꺼내 불었더니 술보다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양천 코리아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색소폰은 재즈 클래식 대중가요 팝송 등 다양한 음악과 어울리는 것도 매력이다. 누구와도 벽을 허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단다. 박종찬씨는 “고등학생인 딸이 피아노를 치고, 제가 색소폰을 연주하면 집안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면서 “아내는 색소폰 연습하느라 술을 훨씬 덜 마신다고, 아이들은 무뚝뚝하던 아빠가 ‘로맨티스트’로 변해 좋아한다.”고 만족해 했다. ●닦은 기량 뽐내는 발표회 추진 만석씨는 얼마전 작은 공연을 가졌다. 아버지 생신 때 색소폰으로 ‘황성옛터’‘초우’ 등 축하곡을 연주했다. 그는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놀랐다.”면서 “앙코르를 몇 번이나 받았는지 모른다.”고 자랑했다. 친척 어른들이 용돈을 쥐어주며 앞으로 가족 행사마다 공연을 해달라고 한단다. 인사모는 조만간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지난 3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일이 많지만 틈틈이 연습하는 이유다. ●은퇴하면 소외이웃 위문공연 다닐터 이들은 은퇴 후에 본격적인 연주활동을 펼칠 생각이다.“노인정이나 양로원, 독거노인을 찾아다니며 연주회를 갖는 게 꿈입니다. 소록도도, 섬마을도 좋습니다. 지금 어르신들은 색소폰에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가 늙으면 70∼80년대를 그리며 색소폰 연주를 즐기지 않을까요.” 이석근씨가 관객들의 환호 속에서 최성수의 ‘기쁜 우리 사랑은’을 연주한 뒤 나지막이 속삭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독산1동 색소폰교실 주1회 월 수강료 만원 금천구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6월부터 색소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6∼8시 동사무소 7층 문화관람실에서 진행한다. 수강료는 월 1만원으로 저렴하다. 50대 안팎인 수강자 모두 처음부터 강좌를 들어 중급수준이다. 그래서 초보자가 수강하기에는 실력차가 심하다. 주민자치센터는 초급회원이 10명 이상 모이면 새로운 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악기는 본인이 구입해야 한다. 강좌를 맡은 홍원엽 선생님은 “수강자 모두 수업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과제도 충실히 해온다.”면서 “열정은 어느 대학생 못지않다.”고 말했다. 문의 02)839-1381 ■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당신의 눈동자 속에는 그리움이 남아 있습니다. 그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7080에서 접할 수 있는 이 음악밖에 없답니다.”-2005.7.22.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보건소 옆에 자리한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아마추어 예술가의 아지트답게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시낭송과 동아리의 밴드 공연이 이어진다. 손님 가운데 누구라도 악기를 연주하고 싶으면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드럼, 베이스기타,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가 갖춰져 있다. 연주자가 없으면 듣고 싶은 음악을 쪽지에 적어 신청해 보자.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이 1000여 장의 LP판에서 은은하게 흘러 나온다. 실용음악을 전공한 양성진(41) 사장은 “좋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고 싶어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연습실을 꾸미듯 지난해 문을 열면서 인테리어를 직접했다. 비틀스, 레드 제플린, 조용필, 이선희, 나훈아 등을 벽에 그려 넣었다. 곤충 모양의 동판 조명도 그의 솜씨다. 덕분에 70∼80년대의 향수가 물씬 풍긴다. 오후 2시에 문을 연다. 송이덮밥 등 음식을 팔다 저녁이 되면 맥주를 내놓는다.1인당 1만원이면 무제한 마실 수 있다. 연락처 02)866-7010 ■ 색소폰 자세히 알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색소폰(saxophone)은 소프라노·알토·테너 색소폰 등 3종류가 있다. 소프라노 색소폰은 케니지(50ㆍKenny G)가 주로 연주하는 기다란 악기로 클라리넷과 비슷하게 생겼다. 알토 색소폰은 악기 위쪽이 구부러진 모양으로 중음과 고음을 낸다. 테너 색소폰은 알토와 비슷하지만, 조금 크며 구부러진 모양도 약간 다르다. 중음과 저음을 내며 밤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외에 소프라니노·바리톤·베이스 색소폰이 등이 있는데 이들은 전문가들이 사용한다. 처음 배울 때는 알토 색소폰이 적당하다. 누르는 방법과 부는 방법이 같아 나중에 소프라노나 테너도 쉽게 연주할 수 있다. 소프라노는 소리 내기가 쉽지만, 전체적으로 음정이 불안정하고, 고음을 처리하기가 어려워 상당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테너는 크기 때문에 많은 호흡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음 중음 고음을 비교적 쉽게 낼 수 있는 알토 색소폰이 초보자에겐 알맞다. 소리를 내려면 마우스피스와 리드가 필요하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의 크기가 다르듯 마우스피스와 리드도 악기에 따라 다르게 선택해야 한다. 특히 악기는 형편에 맞게 구입하더라도, 마우스 피스는 좋은 걸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색소폰을 배우는 기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나지만, 간단한 동요는 2∼3주면 연주할 수 있다. 가벼운 곡은 한 달 정도면 멜로디를 낼 수 있다. 대중가요를 연주하려면 6개월 정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 제공 색소폰나라(www.saxophonenara.net)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4) 원효의 화쟁사상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4) 원효의 화쟁사상

    7세기 신라의 원효대사(元曉大師)를 모르는 사람이 없겠다. 그의 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화쟁(和諍)사상이겠다.12세기에 들어와서 고려 숙종은 원효대사를 기려 화쟁국사비(和諍國師碑)를 세우도록 왕명을 내렸다고 한다. 원효의 사상을 이미 고려시대부터 화쟁으로 대변하였음을 우리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원효의 화쟁사상은 많은 이들이 말하는 만큼 그 사상의 진수가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원효의 사유에는 대중적으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기 때문이리라. 원효의 화쟁은 불법을 설명하는 기본 사유의 방식이지만, 이 사유가 우주의 필연적 법칙을 일깨워주는 가르침에 다름 아니므로, 결국 화쟁적 사유는 우주의 필연적 법칙을 말하는 방식을 뜻한다.‘금강경’(17장)에 불법이 우주의 사실적 법칙이라고 암시되어 있다. 단적으로 우주의 필연성은 공(空)과 색(色)의 두 가지 계기의 실이 서로 새끼꼬기나 천짜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화쟁사상의 기본이다. 불교를 상징하는 卍(만)자가 바로 저 새끼꼬기나 천짜기의 법칙을 형상화한 것이리라. 공은 눈에 안 보이는 진여의 진리요, 색은 눈에 보이는 세속의 진리다. 안 보이는 진리와 보이는 진리가 물론 서로 다르지만 또한 연계되어 있다. 눈에 보이는 색의 존재는 눈에 안 보이는 허공의 바탕에 의지하여 생긴 무늬에 불과하다. 만약에 허공이라는 배경이 없고 모든 공간이 다 색의 물질들로 빈틈없이 꽉 차 있다면, 우리는 어떤 색의 물질들도 구분할 수 없으리라. 허공이 바탕이요, 물질은 무늬에 비유되므로 허공은 물질을 물질로 존재하게끔 해주는 근거이고, 물질은 그 허공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허공의 공과 물질의 색은 불일이불이(不一而不二=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님)의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허공과 같은 공을 어떻게 이해할까? 허공은 생사(生死)와 유무(有無)의 모든 변화무쌍한 순환을 다 초탈하고 있다. 무릇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죽게 되므로 오직 영원한 것은 불생불멸한 공밖에 없다. 바다를 공에 비유한다면,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파도의 부침은 곧 생멸의 현상과 같다. 따라서 공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이중부정과 같다. 불생불멸은 또 비유비무(非有非無=유도 아니고 무도 아님)의 이중부정과 같다고 하겠다.‘금강삼매경론’에서 원효는 이 이중부정의 공 세계를 홀로 해맑은 초탈의 의미를 지닌 ‘독정(獨淨)’이라고 명명했다. 현상적 존재의 생멸과 유무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해탈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허공이나 바다가 만물의 부침에 의하여 조금도 영향을 입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만물의 부침을 가능케 해주는 근거다. 그래서 공은 불교에서 허무의 상징이 아니라, 고갈되지 않는 무한기(無限氣)의 상징이 된다. 공이 이중부정이라면, 색은 어떠한가? 색은 물질인데, 그 물질은 독존하지 않고 연기(緣起)의 법으로 존재한다. 연기의 법은 서로 다른 만물과의 상호 얽힘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무는 물과 햇볕과 땅과 바람과의 상호 연관성에 의거해서 존재한다. 이 연관성의 관계가 다르면, 다른 나무가 생긴다. 이것을 연생(緣生)이라 부른다. 이 연생의 관계를 최소한도로 생략하면, 이중긍정이 된다. 나무는 물과 햇볕, 또는 땅의 흙과 하늘의 바람과 각각 이중긍정의 존재양식을 얽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나무는 자기와 관계를 맺고 있는 타자인 물과 햇볕과 흙과 바람의 흔적을 이미 함축하고 있다. 색의 물질은 고착된 하나의 독립개체가 아니라, 여러 개의 인연으로 다양하게 얽힌 타자들과의 관련성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색의 물질을 차이의 상관성으로 읽는다. 나무는 물과 불(햇볕)과 흙과 바람이라는 차이의 상관성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연기법이다. 이 연기법의 존재방식을 현대 포스트 모더니즘의 철학에서 차연(差延=difference)이라 부른다. 차연은 차이(差-異)와 연기(延-期) 또는 연장(延-長)의 두 뜻을 합쳐서 줄인 말인데, 예컨대 나무는 물과 다르면서(차이) 물의 힘이 거기에 시간적으로 약간 연기되어 작용하거나 공간적으로 연장되어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상징한다. 철학적 차연과 불교적 연기는 같은 뜻이다. 연기법은 이 세상 모든 만물의 존재방식이 서로 다양하게 차이 속에서 연계돼 있음을 가리킨다. 차이 속의 연계와 같은 존재방식은 허공처럼, 바다처럼 넓고 깊어야 가능하다. 한국의 식자들은 흔히 다양성의 문화를 당위로서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다양성의 문화가 연기법처럼 가능하기 위하여 마음과 문화가 깊어져야 한다. 깊지 않은 마음과 문화는 결코 다양한 존재방식을 사실적으로 수용하지 못한다. 화쟁사상도 깊어진 사유에서 가능하다. 원효는 ‘금강삼매경론’에서 이중긍정의 연기법을 담연(湛然=깊고 넉넉함)의 세계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다 아는 얄팍한 당위만 역설하지 말고, 깊고 넉넉한 문화를 일구기 위해 사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중부정인 공의 해탈이나 이중긍정인 색의 존재가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상관적으로 얽혀 있어서 새끼꼬기나 천짜기의 상관성을 맺고 있다. 공이 없으면 색의 존재도 성립되지 않는 것을 앞에서 설명했다. 또 색이 없다면 공도 인식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늘의 구름과 새들의 비상과 해와 달의 색으로 인하여 우리가 허공을 문득 지각하기 때문이다. 만물도 서로 다른 것과의 차연적(연기적) 관계로서 존재한다. 공사상은 2∼3세기경 인도의 나가르주나(한자명=龍樹)의 중관사상으로 대변되고, 색사상은 역시 3∼4세기경 인도의 마이트레야(한자명=彌勒)의 유식사상에서 개화된다. 원효의 화쟁사상은 이 중관학파와 유식학파의 불교적 쟁론을 통합시킨 사유라고 보겠다. 그러나 원효의 화쟁사상은 그 이상의 철학적 의미를 갖는다. 그의 화쟁사상은 이 우주의 법이 일원론도, 이원론도 아닌 이중성의 사실로 존재함을 인식해야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중성은 모든 사실의 근원적인 존재방식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원적으로 합일되는 것도 아니고 이원적으로 갈라지는 것도 아닌 중도의 법으로서 불일이불이(不一而不二)고, 원효는 이를 또한 융이이불일(融二而不一=둘을 융합하되 하나로 만들지 않음)이라 불렀다. 공과 색이 이미 그런 이중관계로 엮어져 있음을 우리가 앞에서 설명했다. 색의 존재방식도 역시 이중긍정의 방식인데, 그것은 나무의 경우처럼 물과 불(햇볕)이 소 닭 쳐다보듯이 외면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변증법적 투쟁에 의하여 하나로 합일하는 것도 아니다. 나무에서 물과 불이 차이를 유지하면서 서로 상관하고 있다. 화쟁사상은 이런 이중성의 존재방식을 말하기에 변증법적 통일을 부정한다. 차이가 모순투쟁을 초래하지 않고, 차연과 같은 상관적 관계를 부른다. 이것이 화쟁사상이다. 이 화쟁사상은 노자의 도(道)와 유사하다. 선과 악이 다르지만 동시에 동거하고 있고, 약이 독과 다르지만 역시 동거하고 있다(3·4회 글). 노자는 명암의 이중적 동거양식을 밝음(明)에 염하듯(襲) 옷을 입히는 뜻으로서 습명(襲明)이라 비유했다(4회 글). 이런 이중성을 장자는 보광(光=빛을 보자기로 덮음)이라 불렀다. 이것은 다 흑백의 선명성 논리와 택일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지 말 것을 종용하는 사유다. 이 점에서 원효의 화쟁사상은 노장사상과 맥락을 같이 하며,20세기 서양의 해체주의적 철학자인 독일의 하이데거와 프랑스의 데리다의 차연적 세상읽기와 그 궤도를 같이 한다. 선명성을 좋아하는 택일의 논리는 이 세상의 필연적 사실의 법과 맞지 않고, 자아가 타자를 박살내고 자아의 동일성만이 승리하기를 노리는 투사의 심리와 다르지 않다. 투사는 자기동일성의 승리를 쟁취하는 투쟁의 도사이나, 세상을 경영하는 지혜와 내용이 없다. 왜냐하면 세상의 경영은 배척의 투쟁에서가 아니라, 화쟁과 같은 다양성의 포괄과 그것을 포용하는 깊이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화쟁사상은 투쟁사상이 아니다. 화쟁의 ‘화(和)’자는 불교의 卍(만)자처럼 동일성과 타자성이 서로 새끼꼬기하듯 만나고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그런 이치를 가리킨다. 거기에 이미 허공의 빈 곳이 사이에 끼어서 둘을 갈라놓고 또 하나로 합치게 하는 배경을 이룬다. 이것은 또 마음이 허공처럼 허심하여 소유론적 집착을 놓지 않으면, 화쟁의 사실을 결코 실천할 수 없음을 가리킨다. 마음이 이미 자기고집에 편파적으로 집착되어 있으면, 화쟁은 말로만 하고 실제로는 투쟁의 심리로 마음이 꽉 차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약간 어렵겠으나 원효의 화쟁사상을 말하는 한 구절을 ‘대승기신론소’에서 인용한다.“동일함(一)은 동일하지 않음(非一)에 상응하므로 다름에 상관적이어서 다름과 같이 동거하며, 다름(異)은 다르지 않음(非異)에 상응하므로 동일함에 상관적이어서 동일함과 동거한다.” 오른쪽은 왼쪽과 다르지만 왼쪽이 없으면 자기도 존립하지 못하고, 반대로 왼쪽도 오른쪽과 다르지만 오른쪽이 없으면 자기도 성립하지 못한다. 화쟁사상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홀로 생기는 법이 없기에 반드시 어떤 일의 작용과 상대방의 반작용을 동시에 고려함이다. 이것이 이중긍정의 태도다. 이것과 저것은 서로 작용과 반작용의 상관관계를 지니므로 오로지 나는 100% 정당하고, 상대방은 100% 그르다는 생각으로서는 끝없는 투쟁의 연속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노장이 말하는 습명과 보광의 중도적 태도가 아니다. 중도는 어중간한 기회주의적 눈치보기나 단물만을 좇는 속물적 출세주의를 더구나 말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리사욕의 대명사다. 중도는 세상의 필연적 존재방식이 다 이중성의 공존으로 짜여져 있기에 단정적인 막말을 하지 않는 마음가짐에서 핀다. 우리는 세상일에 대하여 너무 흑백논리와 선악심리로 막말을 하고 단죄한다. 그런 풍토에선 같이 참회하고, 같이 손에 손잡고 강강수월래를 부르기가 어려워진다. 빨리 끓고 쉽게 식는 사회는 사유가 얄팍하다. 화쟁은 오직 사회가 깊어지기를 바라는 곳에서 자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클라리넷 선율에 삶이 풍성

    클라리넷 선율에 삶이 풍성

    매주 수요일이면 그들은 어김없이 모인다.10대 학생에서 부터 주부, 학생, 자영업자,60대 후반의 은퇴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을 이어주는 것은 클라리넷. 어떤 이는 30여년 전 학창시절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이는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살겠다며 클라리넷을 손에 들었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클라리넷의 음색에 빠져 다른 악기를 팽겨치고 서초구 클라리넷 동호회 고정 멤버가 된 이도 있다. 클라리넷을 연주할 때 손가락을 쓰는 운지법이 말초신경의 혈액순환을 도와 치매를 예방해준다며 클라리넷 웰빙론을 펼치는 이도 있다. 각자 클라리넷에 빠져든 이유도 다르고 연주실력도 차이가 나지만 하나만은 공유한다. 클라리넷을 잡은 이후 삶이 풍요로워 졌다는 것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양재동 서초구민회관 1층 음악감상실에 가면 클라리넷 선율을 들을 수 있다. 글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서초구 동호회’ 연주실 프로 못잖은 열기 가득 ‘매주 수요일 그곳에 가면 클라리넷의 선율을 만날 수 있어요. 3·1절인 지난 수요일 오후 3시. 휴일이라 한산한 서울 서초구 양재역 근처 서초구민회관 1층 음악감상실에 가방을 하나씩 둘러맨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어! 못 온다더니 어떻게 왔어.”“아무래도 찜찜해서 안 올 수가 있어야지.”학생에서 부터 중후한 중년,60대 후반의 어르신, 주부에 이르기까지 면면이 다양하다. 이들은 도착하자 마자 능숙한 손놀림으로 연주실 한켠에 놓여 있는 긴 책상위에 짐을 푼다. 카메라 받침대를 연상케 하는 오면대(악보 받침대)와 악보가 먼저 나온다. 이어 종전과는 다르게 아주 조심스럽게 60㎝쯤 되어 보이는 악기를 내려 놓는다. 오늘의 주인공(으뜸 주인공은 역시 사람이다.) 가운데 하나인 클라리넷이다. 서초구 클라리넷 동호회(회장 곽준규·66)의 정기모임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다. 이 때 서초구가 운영하는 ‘동준모 교수의 클라리넷 교실´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1~8년 경력 물론 이들은 이미 기초를 다질 시기는 지났다. 짧게는 1년에서 부터 길게는 8년에 이르기까지 클라리넷 연주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굳이 이날 모임을 갖는 것은 이들이 모두 동 교수의 클라리넷 교실 수강을 통해 클라리넷에 입문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날이 모임일로 굳어졌다. ●교수의 수준 높은 지도 물론 연습을 하다보면 동 교수로부터 수준높은 지도도 받을 수 있다. 덤으로 얻는 소득이다. 서초구 클라리넷 동호회의 시작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초구의 문화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당시 동준모 교수(상명대 음대)의 클라리넷 교실이 개설됐다. 6개월 과정의 이 프로그램에 따라 한번에 20∼25명이 배출된다. 지금까지 8년 여동안 400여명이 거쳐갔다. 이들 동호회 회원들도 이 과정을 거쳤다. 서초구 클라리넷 동호회 회원은 30여명쯤 된다. 이 가운데 20여명은 골수 회원이다. 가히 마니아라고 할 정도다. 물론 연주실력은 아마추어지만 이들의 클라리넷 사랑 만큼은 뜨겁고, 깊다. ●“심신 건강에 그만이여~” 이들은 클라리넷이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딱´이라고 이구동성이다. 한마디로 웰빙 악기라는 설명이다. “관악기여서 호흡기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구요? 그것 모두 틀린 얘기예요. 오히려 폐활량이 커지고 더 건강해져요.” 김정원(61) 전 동호회 회장의 얘기다. 그는 클라리넷 연주경력 8년차로 동호회의 최고참 가운데 한명이다. 연극인 출신인 그가 클라리넷에 빠지게 된 것은 20대 때 연극 ‘리투아니아´를 보면서 부터다. 당시 그 연극의 배경음악이 클라리넷 연주곡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인상에 남았단다. ●“치매 예방에 도움” 후에 음악하는 선배에게 그 배경음악이 된 클라리넷 연주곡이 ‘최후의 전장´이라는 영화에 삽입된 ‘굿모닝´이라는 것을 알았고, 언젠가 꼭 클라리넷을 배우겠다고 마음 먹었는 데 그 꿈을 30 여년 만에 이뤘다. 김 전 회장은 “클라리넷이 다른 악기에 비해 서정적이어서 정신건강에도 좋지만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클라리넷을 연주할 때 손가락 끝으로 구멍을 막는 ‘운지법´이 말초신경을 자극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결과적으로 치매도 막아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호회 멤버들 가운데 50∼60대가 많았지만 김 전 회장의 클라리넷 웰빙론을 들은 때문인지 모두가 건강하게 보였다. ●해마다 2차례 연주회 이들은 매년 2차례씩 연주회를 갖는다.‘아마추어가 무슨 연주회를….´하는 생각에 망설이던 차에 동준모 교수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면 된다.”고 격려해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는 불우이웃을 위한 연주회도 계획 중이다. 이른바 ‘찾아가는 연주회´다. 보육시설이나 불이이웃 수용시설 등을 찾을 예정이다. 곽준규 회장은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는데 올해 이를 실현하게 됐다.”면서 “오는 6월쯤 수용시설 등을 찾아가서 음악을 통해 조금이나마 보탬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호회의 본격적인 활동은 강좌가 끝난 8시 이후부터이다. 이들은 장소를 옮겨서 저녁을 같이 하면서 음악소식을 나누고, 악보 등을 정리한다. 자연스레 동호회원 간 유대감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동호회 회원 권은소(26·여)씨는 “피아노를 전공했는 데 클라리넷 음색에 빠져 배우게 됐다.”면서 “클라리넷을 배우는 것 못지 않게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과 어울려 견문을 넓히는 즐거움도 크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클라리넷 ABC 클라리넷 음색은 오보에 등 다른 악기에 비해 서정적이고 다른 악기와 조화를 잘 이루지만 연주는 그리 쉽지 않다. 색소폰 보다는 훨씬 연주가 어렵다는 게 서초구 클라리넷 동호회 회원들의 얘기이다. 대략 6개월∼1년정도면 연주할 수준이 되지만 사람마다 다르다. 대체로 어린이들은 쉽게 배우지만 어른들은 1년쯤 걸린다. 어른은 그만큼 생각도 많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동호회 안살림을 맡고 있는 유동수 총무는 “서초구가 운영하는 클라리넷 강좌의 경우 한번에 50∼60여명이 등록을 하지만 초기에 20∼30여명이 어렵다며 중도에 포기를 한다.”면서 안타까워 했다. 서울시내에는 유료 강습소는 많다. 하지만 무료로 운영되는 클라리넷 강좌는 서초구가 유일하다. 클라리넷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동남아산 20만원짜리에서 부터 400만원짜리도 있다. 국산으로 50만∼60만원짜리 정도면 무난하다는 게 동준모 교수의 조언이다. 초기에는 나무로 만든 목관악기였으나 요즘은 나무와 재질이 비슷한 플라스틱으로 된 클라리넷이 주종을 이룬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동호회에서 있었던 이런 일 저런 일 8년의 연륜이 쌓이는 동안 서초구 클라리넷 동호회에는 각종 재미있는 얘깃거리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얘기를 듣다 보면 ‘아 이래서 마니아구나.´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 정년 퇴임 강연 대신 클라리넷 연주로 감동 선사 2005년 8월 동국대에서는 은퇴교수를 위한 ‘이색 강연회’가 열렸다. 당사자와 선후배들이 기념 강연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날 강연회는 클라리넷 연주였다. 동국대 사회대학원장을 역임했던 서초구 클라리넷 동호회 곽준규 회장의 정년 퇴임 기념 강연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클라리넷을 배운 지 4년째이던 곽 회장이 틀에 박힌 강연회 대신 그동안 틈틈이 닦은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싶다고 고집했기 때문이다. 전반부는 곽 원장의 클라리넷 독주가 이어지고, 후반부는 동료교수들의 기타 등과 협연을 했다.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 등 고난도 곡만 골라서 10여곡을 연주, 참석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물론 강연회인 만큼 전반부 연주회가 끝난 뒤 후반부에는 강연도 이뤄졌다. 곽 회장은 “도식적인 퇴임기념 강연회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클라리넷 연주를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연주회를 가졌다.”며 그 때의 감동을 전했다. # 소리 안 난다며 반품하러 간 최여사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최모(43·여)씨 얘기는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2000년 초 클라리넷 강연을 등록한 최씨는 강습회에서 아무리 불어도 소리가 안나자 다음 날 바로 악기점에 가 “나는 소질이 없는 것 같다.”며 반품을 요구했다. 그만큼 클라리넷 연주가 쉽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지만 그런 최씨가 지금은 서초구 관내 모 교회에서 찬송가를 클라리넷으로 연주하는 유명인사가 됐다. 동료들의 격려와 설득에 다시 클라리넷 강좌로 발길을 돌린 최씨는 기초 6개월을 배운 뒤 노력을 통해 교회에서 찬송을 연주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1魚4色4味…강원 거진항 명태

    1魚4色4味…강원 거진항 명태

    명태와 도치는 예전부터 거진항 등 동해안 항포구에서 겨울철에 흔히 나는 생선이었다. 단지 차이가 있었다면 명태가 어부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생선이었다면, 도치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것.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 명태는 어획량이 줄어 ‘금태(金太)’라 불릴만큼 얼굴보기 어려운 생선이 되었고, 도치는 특유의 담백한 맛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한마리에 1만원이 넘는 ‘귀족생선’이 되어 있다. 요즘이 한창때인 명태와 도치를 만나기위해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을 찾았다. # 명태잡이 1일 어부가 되다 10일 새벽 6시30분. 거진항 해양경찰 임검소에서 나눠준 노랑색 신호포판(선박식별표지)을 받아든 10t급 어선 미성호 선장 조가현(55)씨가 배에 올랐다. 명태잡이 경력만 30년이 넘는 베테랑 선장이다. 오늘 출어할 곳은 거진항에서 9마일 정도 떨어진 북방어장. 시속 11노트의 속력으로 약 1시간정도 걸리는 곳이다. 승선인원은 선장을 포함해 5명. 함께 출어할 어선 5척 등 모두 6척의 명태잡이 배가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일제히 거진항을 출발했다. 전날 해제된 강풍주의보의 뒤끝이라서인지 두툼한 방한복 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바람의 세기가 대단했다. 뱃전을 두드리는 거친 파도는 제대로 앉아 있기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배 앞쪽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추위를 달래던 선원들의 표정도 험악한 날씨만큼이나 어두워 보였다. 전날 ‘척후병’으로 출어했던 2척의 어선에 명태가 비치긴 했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았다는 소식 때문인 듯했다. 선원 길상봉(55)씨는 “중국어선들이 북쪽에서 명태의 회유로를 지키고 있다가 싹쓸이하는데, 여기까지 내려올 명태가 남아 있겠습니까?”라며 거푸 한숨만 내쉬었다. 북한지역 어장의 조업권을 사들인 중국어선들이 쌍끌이 조업을 하는 탓에 명태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는 것. 1시간 남짓한 항해끝에 북방어장에 도착했다. 높은 파도 때문에 30분정도 조업개시여부를 놓고 선장들간에 논쟁이 오가다, 마침내 한 채의 그물을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물 한 채에는 모두 20개의 조그만 그물들이 연결돼 있으며 그 길이가 1500m가량 된다.‘망개’라는 원통형 어구를 통해 수심 630m 아래에서 그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명태의 양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골뱅이 같은 ‘돈 안 되는’ 해산물들이 대부분이었다.1시간30분 정도 조업을 한 끝에, 조가현 선장은 나머지 5채의 그물을 걷지 않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명태의 양이 적을 거라 판단한 것이다. “한때 ‘거진항에서는 개도 명태를 물고 다닌다.’고 할 만큼 명태가 많이 나던 시절이 있었지요.” 배의 방향타를 자동항해로 맞춰 놓고 담배 한대를 입에 문 조 선장이 장탄식을 내뱉었다. 육지 아이들이 수박서리 하듯, 해안가 아이들은 덕장에서 명태서리를 하기도 했단다. 명태 몇마리쯤은 아이들의 요깃거리로 주어도 될 만큼 여유가 있었던 것. 그러나 최근엔 많이 달라졌다. 조 선장은 “요즘엔 배를 타고 나가도 겨우 ‘몇마리’잡고 돌아오기 일쑤지요. 배 기름값 30만∼40만원은커녕, 인건비도 못 건지는 날이 허다합니다.”라며 명태어업의 앞날을 걱정했다. 어느덧 도착한 거진항. 오늘 빈작을 거뒀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듯, 미성호 선원들은 빠른 손놀림으로 그물 등의 어구를 정리하며 다음 출어를 준비했다. # 명절음식·숙취해소에 안성맞춤 어찌하여 한마리의 생선을 부르는 이름이 이리도 많을까? 명태, 생태, 동태, 황태, 코다리, 북어, 노가리…. 숨넘어 갈 만큼 명칭이 다양하다.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생태의 하얀 속살은 연약한 아기 피부처럼 부드럽지만 잘 마른 북어는 방망이로 두들겨 패야 할 정도로 딱딱하다. 도저히 한몸받은 명태의 변신이라고 하기에 믿어지지 않을 만큼 명태는 언제 어떻게 잡는지, 어떻게 가공하는지 등에 따라 이름과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예로부터 ‘맛좋기는 청어, 많이 먹기는 명태’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명태는 우리와 친숙한 생선. 흔한 만큼 이름도 무려 70여개에 달하는 별칭을 갖고 있다. 갓잡아 싱싱한 ‘생태’, 얼린 ‘동태’,40여일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황태’,30일 이상 건조한 ‘북어’, 그리고 너댓마리 코를 꿰 꾸떡꾸덕 말린 ‘코다리’, 명태의 새끼 ‘노가리’등으로 불린다. 또 잡는 어구에 따라 그물태나 낚시태 등으로, 계절에 따라서는 춘태, 동지받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방태나 원양태 등은 잡힌 지역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나는 지방태는 워낙 양이 적어 금태(金太)라고도 부를 정도로 값이 비싸다. ‘1魚4色4味’라는 표현만큼이나 명태는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알뜰한 생선이다. 생태를 무와 함께 요리하면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생태국, 생태찌개감으로는 최고. 보글보글 끓여놓은 생태국과 찌개는 겨울철에 입맛 살리는 데 좋다.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속풀이, 간장해독, 혈압조절, 인체 노폐물 제거에 좋다. 또 명태는 회냉면에 올라가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김장 김치 담글 때는 김치소로 사용돼 시원한 김치 맛을 내주는 일등공신이 되기도 한다. 내장은 창난젓으로, 머리는 귀세미젓으로, 알은 명란젓으로 쓰인다. 아가미와 창난을 넣어 만든 깍두기와 명태살과 아가미를 넣어 만든 식해는 명태가 많이 잡히는 강원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명절음식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동태. 동태 살에 달걀옷을 입혀 노릇노릇 지져내면 바로 제사상에 오르는 동태전이 된다. 생태만큼이야 못하지만 동태를 푸짐하게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동태탕과 찌개도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대관령의 모진 눈바람을 이겨내고 노랗게 말려진 황태나 북어도 무와 두부를 넣고 국을 끓여내면 숙취를 해소하고 입맛 살리는데 적격이다. 황태국은 예부터 ‘건곰’이라고 해서 앓고 난 사람의 기운을 회복시키는 음식으로 꼽혔다. 꼬득꼬득 반건조로 말린 코다리는 미더덕과 콩나물을 듬뿍 넣고 매콤하게 찜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황태·북어구이나 찜류는 손님 접대와 술 안주로는 안성맞춤이어서 애호가에게 인기 ‘짱’이다. # 북어와 황태의 대결은 둘다 ‘말린’ 명태이건만 맛과 영양, 의학적 효능 등에 대해서는 생산지역 주민에 따라 판이한 견해차를 보인다. 둘다 바람에 말린다는 점은 똑같지만 북어는 습기를 멀리하고, 황태는 적당한 습기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눈이 오면 북어는 거둬들이고 황태는 그대로 눈을 맞힌다. 육질은 북어가 쫀득쫀득한 반면, 황태는 다소 푸석푸석하다. 크기는 황태가 다소 큰 편. 북어를 주로 생산하는 고성지역 주민들은 북어가 맛에서 한 수 위라고 주장하는 반면 용대리 등 인제지역 주민들은 영양이나 효능면에서 황태가 앞선다고 맞선다. # 명태축제·황태축제로 놀러 오세요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고성군 거진항 일대에서는 제8회 명태축제한마당(myeongtae.com)행사가 열린다. 다양한 명태요리를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맨손 활어잡기, 어선 무료시승회 등의 부대행사가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문의 (033)682-8008∼9. 또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제군 용대리 황태마을 일대에서는 제8회 황태축제(yongdaeri.com)가 열린다. 진정한 황태맛을 즐길 수 있다. 문의 (033)462-4808. # 가는길 44번 국도를 타고 양평, 홍천, 인제를 거치면 용대리가 나온다. 용대리를 거쳐 진부령을 넘으면 거진항이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주문진까지 가다가 7번국도로 갈아타 속초를 지나면 거진항이 나온다. ■ 명태 버릴게 하나도 없어요 (1) 황태 고추장 불고기 재료 황태포 2마리, 고추장 양념장(고추장, 사이다 5큰술씩. 청주·생강즙 2큰술씩. 다진 파·설탕·간장·물엿·참기름 1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 1/2큰술씩. 후춧가루), 식용유 만드는 법 (1)황태포는 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물에 푹 담가 뜨지 않게 그릇으로 눌러 5시간 정도 두어 불린다. 황태포가 부드러워지면 물기를 짜고 2∼3등분한다.(2)양념장 재료를 골고루 섞어 고추장 양념장을 만든다.(3)불린 황태포에 고추장 양념을 고루 발라 1시간 정도 재어 놓았다가 간이 배면 그릴이나 기름을 두른 팬에 얹고 중불에서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2) 두부 감자 북어국 재료 두부·감자·북어채 각 100g씩. 쪽파 10뿌리, 달걀 2개, 다진 마늘·국간장·참기름 1큰술씩, 물 6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북어채는 물에 살짝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없앤다.(2)두부와 감자는 깍둑썰기를 한다.(3)쪽파는 3㎝ 길이로 썰어 풀어놓은 달걀에 섞는다.(4)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북어를 넣고 볶다가 물을 붓는다.(5)북어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두부와 감자를 넣고 국간장과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 후 쪽파를 넣은 달걀물을 넣어 끓인다. (3) 생태찌개 재료 생태 1마리, 조개·무·두부·대파 100g, 고추 2개, 마늘 3개, 생강즙 1큰술, 청주 1큰술, 간장 1큰술, 고추장 1큰술, 고추가루 1큰술, 소금, 후추 만드는 법 (1)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물을 붓고 먼저 끓인다.(2)대파, 고추는 어슷 썰고, 마늘은 다진다.(3)무가 익으면 준비한 생태와 조개를 넣고 양념을 한다. 두부도 함께 넣는다.(4)생태가 익으면 야채를 넣고 청주, 생강즙을 넣어 비린내를 없앤다. (4) 북어 고추볶음 재료 노가리 200g, 고추 100g, 대파 1/4뿌리, 마늘 3쪽, 조미료 깨소금·참기름·간장 1/2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 식용유 만드는 법 (1)노가리는 물에 푹 담가 먹기 좋을 정도로 부드럽게 불린다. 불린 노가리는 가운데 뼈와 꼬리를 제거하고 3㎝ 길이로 자른다.(2)맵지 않은 꽈리고추를 다듬어 기름과 간장을 놓고 달달 볶는다.(3)기름을 두른 팬에 저민 마늘과 노가리를 넣어 볶는다. 노가리가 노릇하게 볶아지면 고추를 넣는다.(4)(3)이 적당히 볶아지면 깨소금과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로 간하여 좀 더 볶는다. (5) 명태완자 재료 명태 3마리, 두부 1/2모, 소금, 다진파와 마늘, 양파, 후추, 참기름, 밀가루, 달걀, 식용유. 만드는 법 (1)명태를 깨끗이 씻어 포를 뜬 뒤 끓는 물에 명태포를 데친 다음 물기를 빼준다.(2)명태포를 잘게 다지고 물기를 짠 두부를 칼등으로 곱게 으깨어 다진 명태에 갖은 양념해 잘 치댄다.(3)둥글게 완자를 빚어 밀가루를 묻혀 달걀물을 씌워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완자를 넣어 약한 불에 노릇노릇하게 지져낸다. 글· 사진 고성 손원천 최광숙기자 angler@seoul.co.kr
  • 길거리 먹을거리 얕보지 마!

    길거리 먹을거리 얕보지 마!

    떡볶이, 오뎅, 튀김, 호떡, 붕어빵, 쥐포…. 출출한 퇴근 길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길거리 음식들. 싸고 맛있고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이 길거리 음식에도 지존은 있다.20대 젊은이들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화여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길거리 음식 ‘베스트 5’를 선정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 ‘베스트 5’를 모두 다 먹어 봐도 1만원이 넘지 않는 것. #베스트 1:모양은 주먹밥 맛은 초밥인 구슬김밥 식사 대용은 물론 간식용으로도 안성맞춤인 구슬김밥이 학생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모양은 작은 주먹밥처럼 생겼지만 맛은 초밥과 비슷하다. 종류는 모두 24가지. 하얀 쌀밥에 각종 재료를 섞어 둥글게 모양을 만든 뒤 그 위에 김·깨 등을 뿌려 장식을 했다. 20대 초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골뱅이 무침과 새우 피클 구슬김밥이 가장 인기있다. 구슬 김밥 한 알 가격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50∼800원. 함께 먹을 수 있는 수정과와 식혜, 허브티도 판다. 하루에 1300∼1500개 정도는 거뜬히 팔린다고. #베스트 2:고추장소스 다코야키 이대 앞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명물이 또 있다. 일본식 문어빵으로 불리는 ‘다코야키’. 다코야키는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지만 ‘이대 다코야키’만의 맛의 비결이 있다. 바로 고추장 소스. 밀가루와 찹쌀가루, 전분과 마늘가루 등을 고루 섞어 반죽한 뒤 문어 한조각을 넣고 동그랗게 구워낸다. 여기에 ‘이대 다코야키’에서만 사용하는 고추장 소스를 버무려내면 매콤한 문어 향기가 느껴지는 다코야키 완성. 이대 다코야키 요리사 최동길(31)씨는 “다코야키가 일본 요리인데도 한국 스타일 다코야키를 맛보려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10개 3000원. #베스트 3:4色 닭꼬치 평범한 닭꼬치는 가라.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4색 닭꼬치 ‘꼬치클럽’은 4가지 다른 맛 닭꼬치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매콤한 맛 ‘불닭’, 고소한 맛 ‘바비큐’, 고소한 맛+매콤한 맛 ‘불바비큐’, 소금양념만 한 ‘소금구이’. 고객의 취향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다. 꼬치 위에 뿌려주는 소스는 20대의 감각을 앞지른다. 마요네즈와 치즈로 매력적인 맛을 더한 꼬치클럽 김종욱(34)사장은 “꼬치 소스의 비법을 다 공개할 수는 없다. 이 소스로 젊은이들 입맛 잡는데는 성공했다.”며 밝게 웃는다. 한 자리에서 꼬치 5개로 끼니를 때우고 가는 고객도 있다고. 꼬치 하나의 가격은 1300원. #베스트 4:아이스크림을 튀긴다고? 이대앞 거리 곳곳에는 상큼한 디저트들도 풍성하다. 이들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바로 튀긴 아이스크림. 초코, 딸기,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튀김 옷을 입혀 섭씨 200도의 샐러드용 기름에 3초가량 튀겨낸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바삭바삭 씹히는 느낌은 먹어 봐야 이해할 수 있다. 신기해서 한번 더 눈길이 가는 튀긴 아이스크림은 맛도 일품이다. 튀긴 아이스크림 김미경(42)사장은 “튀김 옷을 만드는 것이 튀긴 아이스크림의 비법”이라면서 “하늘이 무너져도 이 비법만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가격은 1300원. #베스트 5:사탕 속에 생과일 과일도 먹고 사탕도 먹을 수 있는 생과일 사탕. 사과와 딸기, 청포도에 설탕을 녹인 뒤 살짝 설탕 막을 입히면 생과일 사탕 완성. 설탕을 그냥 불에 녹여서 과일에 바르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생과일 사탕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생과일 사탕 점포 사장의 말. 스스로를 ‘캔디맨´이라고 불러달라는 그는 “설탕을 녹이는데 비법이 있다.”면서 “이 사탕은 특히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한다. 사과 사탕만 1500원. 나머지는 모두 1300원이다. 글 사진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생활속 문화공간’ 지하철

    ‘생활속 문화공간’ 지하철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생활속 문화공간입니다. 하루평균 632만명이 드나들며 재즈에 취하고 명화에 흠뻑 빠집니다. 자치구 현장민원실을 찾으면 인터넷과 책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지요. 이색 결혼식장으로 깜짝 변신하기도 한답니다 30년간 지하철이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 걸음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휴대전화 벨소리와 통화소리가 끊이질 않고, 의자 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자주 만납니다. 내리기도 전에 몸을 밀치며 먼저 타려는 승객들로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습니다. 지하철 마니아들은 우리 지하철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뉴질랜드는 개찰구에서 표를 확인해 번거롭고, 프랑스 파리는 문을 직접 열고 닫아야 해서 내릴 역을 지나치기 쉽답니다. 중국은 덜컹거리고 소음이 심하고요.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지하철, 올해는 문화시민답게 이용해 봅시다. 해질 무렵 한강철교위를 질주하는 열차의 모습에서 고단한 삶의 희망을 읽어 봅니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녹사평역에서 행복한 새출발 이색적인 결혼식을 꿈꾼다면 6호선 녹사평역으로 달려가 보자. 국내 유일의 지하철 결혼식장이 그 곳에 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도수현 부역장은 “교통이 편리하고,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시설이 완벽해 장애인에게 더없이 좋은 예식장”이라고 자랑했다. 서울시 건축상 동상을 받은 곳이라 볼거리도 다양하다. 녹사평의 특징은 자연광이 지하 5층까지 오롯이 비추는 원통형 구조라는 점이다. 천장이 돔형(지름 12m)이라 은은한 빛이 하루 종일 역사를 감돈다. 지하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을 유리로 만들어 바닥까지 반짝인다. 햇빛 만큼이나 화사한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웃음을 머금은 신랑에게 내려가는 길이다. 층마다 매단 청사초롱이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182인치 대형 멀티비전에선 신랑, 신부의 성장 모습이 상영된다. 결혼식장은 에스컬레이터를 가운데로 둔 원형이다. 규모가 1520㎡(460평)라 출장 뷔페를 부르면 식장 반대편에서 식사도 할 수 있다. 평소엔 갤러리로 활용되는 터라 하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폐백실, 신랑·신부대기실도 모두 공짜다. 역사를 꾸미는 비용은 이벤트 회사와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녹사평의 또다른 볼거리는 이색 벽화다. 작가 최범진·안혜경씨가 색상 유리로 만든 ‘교렴(轎簾)’과 ‘상생(相生)’은 빛과 색을 조화시킨 작품이다. 교렴은 전통적인 조각보의 느낌을 살렸고, 상생은 손을 맞잡아 새로운 화합을 표현했다. 덕분에 영화,TV,CF, 뮤직비디오, 각종 잡지의 단골 촬영장소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말아톤’‘와일드키드’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 50여곳선 흥겨운 공연활동 24일 오후 6시, 지하철 7호선 이수역 공연장. 록밴드 ‘아수라’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를 부르고 있다. 보컬의 목소리가 역사를 뒤흔들고, 연주자는 시린 손을 털어가며 기타와 드럼을 두드린다. 찬 바람이 지하 1층에 자리한 공연장까지 그대로 불어왔다. 퇴근길 시민들이 공연장 앞에 멈췄다. 락밴드의 화려한 음악과 몸짓에 눈길을 빼앗긴 탓이다. 여중생들은 ‘보컬이 꽃미남’이라며 연신 플래시를 터트렸다. 회사원 박영석(35)씨는 “대학 축제 때 이후로 록밴드 공연을 본 적이 없다.”면서 “오랜만이라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다. 그러나 이봉학(71) 할아버지는 “시끄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 자신을 ‘산해’라고 소개한 안중신씨가 통기타를 치며 고 김광석씨의 노래 ‘일어나’를 부르고 있다. 하모니카 연주까지 이어지자 탄성이 나왔다. 박수를 친 관객들은 1000원짜리를 꺼내 기타 케이스에 집어넣었다.2004년 10월부터 지하철에서 공연하는 안씨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멈춰서서 감상하는 시민들이 참 고맙다.”면서 “지하철 공연은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에서는 포크송, 남미민속음악, 록밴드, 응원퍼레이드, 섹스폰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주말에는 더욱 다채롭다. 사단법인 서울지하철문화연구원 등이 오디션을 통해 뽑은 예술가들이 지하철 50여곳에서 활동한다. 서울메트로(www.seoulmetro.co.kr)와 도시철도공사(www.seoulmetro.co.kr)에서 공연자와 공연장소·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 곳곳에 미술품 상설전시장 지하철역이 갤러리로 거듭났다. 벽화에 더해 미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곳곳에 생겼다. 대표적인 곳이 3호선 경복궁역 지하 1층에 자리한 서울메트로미술관.400평 규모로 전시면의 크기는 가로 4m, 세로 2m. 전시관은 1,2관으로 나뉘어 있고, 중간에는 출입문을 설치해 미술품 도난을 방지한다. 24일 찾은 미술관에선 ‘서울체신청 100주년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공간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천장과 측면에 달린 조명이 은은하게 작품을 비췄다.CCTV와 함께 공익근무요원이 전시장 주변을 맴돌며 도난을 방지하고 있었다. 사진을 감상하던 주부 이정녀(49)씨는 “편지를 써놓고 우편 배달부를 애타게 기다리던 옛 생각이 떠오른다.”면서 “전시장 덕분에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짜증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지하철 전시장이 일상생활을 여유롭게 해준다는 얘기다. 딸 이소희(8)양과 함께 방문한 직장인 김인수(여·36)씨도 전시장이 만족스럽다고 했다.“바빠서 아이와 문화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는데 지하철 갤러리는 오가며 자주 찾게 된다.”면서 “다양한 미술품이 많이, 자주 전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볼륨을 높인 TV 소리가 아쉬웠다. 서울시내 교통정보를 들으며 미술품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4호선 혜화역에 위치한 혜화전시관은 아기자기하다.1층 대합실에 유리담장으로 구분해 조성한 57평 규모.50여점을 전시할 수 있다. 5호선 마포, 광화문역,6호선 녹사평역,7호선 이수역,8호선 몽촌토성역 등에도 상설전시장이 있다. ■ 지하철에도 지름길 있다 ‘2호선을 타고 한번에 갈까? 중간에 4호선으로 갈아탈까?’ 지하철 노선이 얽혀있다보니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기 전에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고민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다. 좋은 방법은 경험자들로부터 도움말을 듣는 일이다. 이마저도 안된다면 서울메트로(www.seoulmetro.co.kr)와 도시철도공사(www.seoulmetro.co.kr)의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환승 시간까지 계산해 최단 거리를 알려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경험담이 최고다. 서울의 ‘동서남북’에 살며 시청 인근 도심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4명으로부터 생생한 지하철의 지름길을 들어봤다. ●목동에서 시청까지 서울 서쪽 양천구 목동에 사는 조모(38)씨는 갈아타기가 귀찮아 5호선을 이용, 광화문역에서 내렸다. 그러나 요즘에는 신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시청역에서 내린다. 직장이 시청 인근이어서 지하철에서 내려 걷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출퇴근 시간이 5∼10분정도 빠른데다 요금도 100원 저렴하다. 목동에서 시청까지 가는 방법은 모두 3가지.(1)목동∼광화문까지 5호선을 타는 방법.(2)목동∼신길(1호선)∼시청 (3)목동∼영등포구청(2호선)∼을지로 입구. 시청을 기준으로 광화문, 시청역은 지하철 맨 앞칸, 을지로역은 맨 뒤칸에 타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노원역에서 시청까지 서울 북쪽 노원구 상계동에서 사는 이모(43)씨.4호선 노원역에서 출근을 시작한다. 그리고 환승노선에 따라 길이 2가지로 갈린다. (1)노원역∼동대문역(1호선)∼시청역과 (2)노원역→동대문운동장역(2호선)→을지로입구역 (1)코스와 (2)코스의 경우 승차시간은 45분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1)코스는 동대문역에서 환승거리가 길다. 게다가 혼잡하다.(2)코스는 동대문운동장의 환승거리가 짧지만 을지로역에서 시청 인근 회사까지 좀 긴 편이다. 전체적으로 (2)코스가 2∼3분 빠르다. 이씨는 4호선 노원역 신문판매대에서 한 칸 뒤쪽에서 탄다. 동대문운동장역에서 내리면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앞에 있다.2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는 전철 진행방향 가장 앞쪽에서 타면 을지로입구역 계단과 만난다. ●방배역에서 시청까지 서울 남쪽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30)씨는 2호선 방배역∼사당역(4호선)∼서울역(1호선)∼시청역으로 다녔다. 시간은 36분.2호선 방배역∼시청역 코스보다 13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동료직원 고모(29)씨에게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리라는 권유를 받았다. 하차한 뒤 역사 밖으로 나오는 거리가 절반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맞았다. 방배역에선 여섯번째 칸, 첫번째 문에서, 사당역에서 맨 앞 칸에서 타면 갈아탈 때 가장 빠르다. 특히 환승자가 많은 사당역에선 인파의 앞 부분에 서야 편하다. ●오금동에서 시청까지 이모(31)씨가 서울 동쪽 송파구 오금동에서 시청까지 오는 방법은 2가지다.(1)버스∼잠실역(2호선)∼을지로입구역 (2)방이역(5호선)∼광화문역이다. 이씨는 첫 번째 방법을 선호한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잠실역까지는 20여분, 지하철로 잠실역에서 을지로입구역까지는 28분 걸린다. 방이역에서 광화문역까지는 36분 소요된다. 그러나 집에서 방이역까지는 13분, 광화문역에서 시청까지는 10분을 걸어야 한다. 을지로입구역에서 시청까지는 도보로 5분이면 충분하다. 출퇴근시간의 지하철 배차간격도 2호선은 2∼3분인 반면 5호선은 5∼6분이다. 모두 감안하면 첫번째 방법이 두번째보다 5∼10분 정도 덜 걸리는 셈이다. 더구나 5호선이 2호선보다 더 붐빈다. 시청을 향한다면 2호선이나 5호선 모두 앞쪽에 타는 게 좋다. 서울시청팀종합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명당’ 잡으면 10분을 아낀다 지하철에도 ‘베스트 포지션’이 있다.‘아는 사람들’은 이런 자리만 골라탄다. 바로 환승역과 가장 빨리 연결될 수 있는 열차 위치다. 어떤 문으로 내리느냐에 따라 목적지 도착 시간이 짧게는 3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바쁜 출근 시간에 10분은 하루를 좌우할 만큼 가치있다. 당신의 황금같은 10분을 위해 서울인이 베스트 포지션을 공개한다. 지하철 1호선이나 3∼8호선을 이용하다가 2호선으로 갈아탄다면 열차 앞쪽이나 끝쪽이 베스트 좌석이다. 시청역에서 1호선 인천·천안행을 탔다가 2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열차의 첫번째 칸 첫번째 문에서 내리면 좋다.2호선 환승구와 맞닿아 있는 곳이다. 반대로 의정부북부행에서 2호선으로 가려면 열차 마지막칸 마지막문 앞에 서면 된다. 지하철 4호선을 이용, 동대문운동장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도 열차의 맨 앞 또는 가장 끝부분이 베스트 좌석이다. 사당행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열차 마지막칸 마지막 문이, 오이도행 4호선에서는 첫번째 열차 첫번째 문이 빠르다.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승강장 중간쯤에서 탑승해야 한다.1호선 인천행 열차를 타고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바꾸어 타려면 뒤에서 네번째 칸 두번째 문, 의정부북부행에서 갈아타려면 네번째 칸 네번째 문을 이용하면 빠르다. 지하철 3개선이 한꺼번에 있는 종로3가역과 왕십리역은 매우 혼잡하고 환승구간이 길기 때문에 베스트 포지션을 알아두면 특히 유용하다.1호선 종로3가역에서 3호선이나 5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무조건 여섯번째 칸 첫번째 문앞에 서는 것이 좋다. 반면 3호선 종로3가 역에서 1호선으로 빨리 갈아탈 수 있는 베스트 포지션은 다소 복잡하다.3호선 수서행 열차에서 1호선 인천·병점행 열차로 빨리 갈아타려면 첫번째 열차 첫번째 문을,1호선 청량리행 열차에 타기 위해서는 두번째 열차 두번째 문을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반대로 3호선 대화행 열차에서 인천·병점행 1호선을 타려면 가장 마지막 열차 마지막 문을,1호선 청량리행에 타려면 아홉번째 열차 두번째 문을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마천행 열차를 타고 종로3가역에서 1·3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열차 맨 앞칸에 타는 것이 좋다. 반대로 방화행 열차에서 1·3호선으로 바꾸어 타려면 맨 마지막 열차 마지막 문을 이용하면 가장 빠르다. ■ 1호선 동묘앞역 안전·편리 최우수 지난해 12월21일 개통된 1호선 동묘앞역은 새로운 개념의 역사다. 이용이 편리하면서도 안전하게 설계됐다. 우선 기능실을 지상으로 올려 지하를 말끔히 정리했다. 그래서 6호선까지 환승거리가 45m에 불과하다. 에스컬레이터 16대와 엘리베이터 8대, 장애인 전용 게이트를 만들어 장애우, 노약자가 불편 없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승강장 바로 옆에 화장실을 배치한 것도 작은 배려다. 개찰구도 승강장과 맞붙어 오가기 편하다. 안전시설은 정교하다. 승강장과 대합실을 불연소재를 마감하고, 계단 부근에 제연수막을 설치해 유독가스의 확산을 막았다. 승객대피 유도등과 더불어 시각장애인 음성안내기를 마련해 비상시를 대비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차단된다. 불이 위층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승강장을 2배로 넓혔다. 종합화상감시시스템을 도입해 역무실에 CCTV 48개를 한꺼번에 보며 승강장을 관리한다. 문철현 역장은 “동묘앞역은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을 말 그대로 실천한 새로운 역사”라고 강조했다. 역사의 또 다른 변화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4호선 숙대입구역와 삼각지역이 깨끗한 화장실로 명성을 얻자 서울메트로 강경호 사장이 1∼4호선 전 역사의 화장실을 바꾸도록 지시했다. 24일 삼각지 화장실 입구. 무가지와 잡지책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여자화장실에는 화장대와 아동용변기, 기저귀대, 숙녀용 비데가 마련돼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대까지 눈에 띈다. 겨울이라 화분은 역무실로 옮겼지만 작은 화분과 시계가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장실 개선을 주도한 삼각지 영업사업소 황춘자 소장은 “화장실이 깔끔해져 기분까지 상쾌해 졌다는 시민을 자주 만난다.”면서 “작은 변화가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 하루 632만명, 한해 22억명 수송 연간 22억명을 수송하는 서울지하철은 서울의 핵심 교통수단이다. 규모면에서 세계 3∼4위를 다툴 정도로 선진 지하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에서 운영하는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15일 1호선이 개통한 이래 30여년 동안 양적·질적인 팽창을 거듭했다. 알고 타면 더 유익한 지하철에는 재미있는 통계가 살아 숨쉬고 있다. 수송인원은 하루평균 632만명을 수송, 연간 22억명에 이른다. 이는 하루 32만명에 불과하던 30년전에 비해 무려 27배가 늘어난 것이다. 서울지하철은 모스크바 33억명과 도쿄 26억명에 이어 세계 3위다. 영업거리는 286.9㎞로 30년전 7.8㎞에 비해 36배나 늘어났다. 이는 런던 415㎞, 뉴욕 368㎞, 도쿄 292㎞에 이어 세계 4위다. 서울지하철 역사는 30년전 9개 역사에서 1∼4호선 117개,5∼8호선 158개 등 모두 265개 역사로 29배 증가했다. 전동차량 수도 60량에서 3505량으로 59배 증가했다.2호선 본선과 1·3·4호선은 편성당 10량이다.5·6·7호선은 8량,8호선은 6량으로 구성돼 있다.2호선 지선인 성수∼신설동 구간은 편성당 4량이며, 신도림∼까치산역 구간은 6량이다. 한량의 길이는 20m로 내구연한 25년이 지나면 폐차시킬 수 있다. 지하철 1량의 탑승정원은 160명이지만 최고 400명까지 탈 수 있다. 최고 운행속도는 1∼4호선이 시속 110㎞이며,5∼8호선은 80㎞다. 가장 깊은 역은 8호선 산성역으로 지하 60m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짧은 역간 길이는 5호선 행당∼왕십리 구간으로 552m이며, 가장 긴 곳은 3호선 삼송∼원당 구간으로 5㎞에 이른다. 전철은 평택∼성환 구간이 9.4㎞다. 지하철역 중 가장 많은 출입구를 가진 역사는 1·3·5호선이 교차하는 종로 3가역으로 출입구가 16개나 된다. 역무원 수는 4139명이다. 서울메트로 2380명, 도시철도공사 1759명이다. 하루 수익금만도 31억여원에 이른다. 1∼4호선의 전력사용량은 연간 8억 8000㎾, 한달 7360만㎾로 연간 655억원으로 한달 평균 55억원이 전기료로 들어간다. 이는 서울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2.7%이며, 인구 14만여명이 거주하는 김포시나 구리시 전체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규모다. 지하철 1㎞를 운행하는 데 1998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전기료로만 운임수익의 약 10%가 쓰여진다. 지하철 전기는 71%가 전동차 운행, 전동차 내부조명, 에어컨 가동 등에 쓰이며, 나머지는 역사조명과 에스컬레이터, 환기시설 가동 등에 사용된다. 2005년 지하철 1∼4호선의 유실물은 하루평균 74건, 연간 2만 6846건으로 한해 접수된 유실물의 70.2%인 1만 8850건이 본인에게 인계됐다. 유실물 중에는 가방이 전체 28.9%인 777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휴대전화와 MP3 등 전자제품이 12.3%(3305건), 의류 11.1%(2981건) 등의 순이었다. 현금도 7.9%(2145건)로 액수로 따지면 3억원에 달했다.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량은 5∼8호선의 경우 하루 15t에 이르는데 연간 5475t의 쓰레기가 나오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하로 들어간 구청 민원서비스 지하철 현장민원실의 대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강남·서초·노원·동작·양천구청 등 25개 구청에서 운영중인 지하철 현장민원실에서는 각종 민원서류 발급 뿐만 아니라 도서 대여, 인터넷 이용, 휴게실, 공부방, 어학강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민원서류 발급. 직장인들이 50여개 역사에 있는 현장민원실이나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등 일선 동사무소에서 발급되는 대부분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운영시간은 구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양천구청(구청장 추재엽)은 양천구청역과 신정네거리역, 목동역 등 3곳에 민원서비스와 함께 도서대여점을 운영한다. 하루 민원처리 건수는 하루 평균 100∼200건 정도로 이용객의 대부분이 출퇴근 직장인들이다. 역별로 2000여권의 도서를 배치해 무료도 대여해 주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구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역사내에 도서방, 문화의집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노원구청(구청장 이기재)은 지하철 7호선 마들역에 ‘문화의집’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어학강의와 문화교실, 어린이 놀이방, 인터넷 이용시설, 휴게실 등을 제공, 구민들이 주말에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하루 평균 100∼120명이 이용한다. 공부방에는 지하철 이용객은 물론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 컴퓨터 교실과 노래교실, 서양화교실, 한문교실, 서예교실 등 13개 강좌가 매일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 지하철 타고 고궁여행 “진분홍 연꽃을 물에 띄우고, 금으로 장식한 배로 봉래궁(蓬萊宮)에 이르니,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따로 없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이 경복궁 경회루에서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당시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지금은 연꽃도, 금으로 장식한 배도, 봉래궁도 없지만 조선시대 왕들이 노닐던 장소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지하철 티켓 한 장이면 그 곳들을 손쉽게 갈 수 있다. 서울시내에서 역사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하철역 주변의 명소를 소개한다. ●조선시대 왕들의 풍류 경복궁(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건축한 조선시대 정궁(正宮). 광화문의 해태조각상, 근정전의 기단에 조각된 방위신상, 경회루 다리 및 영제교의 석교에 설치된 석조조각물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조각 미술품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경회루 방지(方池)는 왕과 왕비가 생활하는 침전의 서쪽과 연결됐으며 잔치도 하고 뱃놀이도 즐기며 때로는 외교사절을 영접하던 곳이다. 규모는 남북 113m, 동서 128m에 이른다. 1506년 연산군 시대 기록을 보면, 방지 서쪽에는 만세산(萬歲山)을 만들어 화려한 꽃을 심고 금·은·비단으로 장식한 봉래궁(蓬萊宮), 일궁(日宮), 월궁(月宮) 등 작은 궁궐을 만들었다. 왕은 황용주(黃龍舟)라는 작은 배를 타고 만세산(萬歲山)을 오고 갔으며, 때로는 비단꽃을 물 위에 띄우고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워 밤이 낮같이 밝을 정도로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통합요금권 3000원(성인 기준) 한 장이면 경복궁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국립민속박물관·조선 왕실의 유물 4만여점이 전시된 국립고궁박물관도 함께 둘러 볼 수 있다. ●왕이 거닐던 정원 둘러볼까 창덕궁(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은 1405년 태종이 경복궁의 이궁(離宮)으로 지었다. 경복궁 주요건물이 일직선상으로 놓여있다면, 창덕궁은 산자락을 따라 건물들을 골짜기에 안기도록 배치했다. 지형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정자·연못·담장·다리 등을 설치해 자연과 인공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창덕궁은 현재 남아 있는 궁궐 가운데 가장 보존이 잘 돼 있고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언어권별로 정해진 시간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정문인 돈화문 앞에서 일정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들어갈 수 있다. 창덕궁 건너편의 종묘(1·3·5호선 종로3가역 8·11번 출구)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한 사당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도심 속에 숲으로 둘러싸여 엄숙하면서도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돌담길 걸으며 문화의 향기 덕수궁(1호선 시청역 3번 출구,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은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이 있는 곳으로 구한말 수많은 시련의 역사를 간직한 궁이다. 아관파천의 장소였던 옛 러시아공사관과 을사조약이 체결된 중명전은 대한제국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국중유물전시관과 덕수궁미술관이 있으며, 대한문에서는 월요일을 빼고 매일 수문장 교대의식이 열린다. 덕수궁 돌담길 건너편의 서울시립미술관도 볼거리다. 현재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전(3월 5일까지)’‘박노수 기증 작품전(2월 19일까지)’‘천경자 상설전’이 열리고 있다. 남정 박노수(藍丁 朴魯壽)는 한국화단의 대표적인 원로작가로 남정의 작품세계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풍경 등을 모티브 삼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실험도 선보이고 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서울역사박물관(5호선 서대문역 4번출구·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이 나온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여 보여 주는 대표적인 도시 역사박물관이다. 특히 조선시대의 과학·생활·놀이 문화 등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은하기원 규명단서 발견

    국내 연구진이 초기 우주의 은하 형성 과정을 명쾌하게 설명해 줄 새로운 이론을 수립했다. 최근 15년 동안 국제 천문·천체물리학계를 이끌어 온 기존 학설을 뒤집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자외선우주망원경 연구단 윤석진·이석영·이영욱 교수팀은 현대 우주론의 최대 현안인 ‘구상성단(球狀星團·별이 공 모양으로 밀집한 성단)들의 이중 색 분포현상’의 기원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성단은 수백 개에서 수십만 개의 별로 이루어진 별들의 집단이며, 은하는 여러개의 성단과 다양한 물질로 구성돼 있다. ‘이중 색 분포 현상’은 타원형 은하를 관측할 때 수많은 별들의 평균 색깔 분포가 푸른색과 붉은색 계열로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 때문에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툼리 교수의 ‘나선(螺旋)은하 병합이론’으로 대표되는 기존 연구들에서는 하나같이 “두 개의 나선은하가 부딪쳐 합쳐지면서 커다란 하나의 타원형 은하를 만들어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윤 교수팀의 새 이론인 ‘계층적 은하형성론´은 그동안 정설로 굳어진 기존 이론들의 연구 방향과 궤를 달리한다. 기본적으로 “타원형 은하는 수많은 성단과 작은 은하들이 합쳐져 탄생된 것이며, 별들의 나이 차이에 따라 색깔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즉 생성 초기의 별일수록 푸른색에 가깝게, 시간이 흘러 별들끼리의 핵융합 반응이 많이 이뤄져 중(重)원소를 많이 포함하게 되면 붉은색에 가깝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로써 성단의 색 분포만 파악되면 이 이론을 적용해 은하의 형성 시점을 추정해 낼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종전 이론틀에 비해 정확도가 5배나 높아지게 됐다.”면서 “우주 추정 나이의 오차를 130억년에서 5억∼6억년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권위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이 논문을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타원 은하 구상성단의 색 분포 해석’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05 은행대전’ 이끈 행장들의 튀는 화법

    ‘2005 은행대전’ 이끈 행장들의 튀는 화법

    “에스키모인들은 들개를 사냥할 때 날카로운 창에 피를 발라 들판에 세워둔다. 피냄새를 맡고 모여든 들개들은 추운 날씨 탓에 혀가 마비돼 칼날을 구분하지 못하고 계속 핥는다. 자기 혀에서 피가 나와도 누구의 피인지 분간하지 못하다 끝내 죽게 된다.”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은 지난 9월 월례조회에서 타성을 깨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설명하면서 이런 섬뜩한 예를 들었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도 지난 4월 월례조회에서 오래 사는 솔개의 비결을 설명했다. 대부분의 솔개는 40년쯤 살면 부리가 너무 길게 자라 먹이를 쪼을 수 없어 죽게 되지만 부리를 바위에 짓이기는 고통을 참은 솔개는 30년을 더 산다는 것이었다. 올해 은행장들의 월례조회사를 돌아보면 ‘은행 전쟁’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됐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행장들은 온갖 수사(修辭)로 직원들의 ‘전투 의지’를 부추겼다. 흥미롭게도 시중은행 가운데 ‘리딩뱅크’를 놓고 경쟁하는 국민, 우리, 신한은행만이 다달이 월례조회를 하고 있다. ●행장의 말 속에 은행 전략 있다 행장들의 말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총력전’이다.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올초 “2005년은 재도약의 기회이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결전 의지를 불태웠다. 우리은행 황 행장은 “은행 대전의 심판자는 고객”이라고 선언한 뒤 공격경영을 진두지휘했다. 신한은행 신 행장은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신무기를 가져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1년 내내 총론은 영업대전에서 승리하자는 것이었지만 각론은 은행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랐고, 이런 차이는 각 은행의 전략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강 행장은 상반기 동안의 월례조회에서는 주로 내부 역량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거액의 양도성예금증서(CD) 횡령사고를 기점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상반기 동안 부실 대출을 과감히 줄여 나갔고, 이에 따라 자산도 감소했다. 반면 새로운 내부통제와 고객관리 시스템 개발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더 이상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강 행장의 지난 9월 발언을 신호탄으로 공격경영으로 급선회했다.11월에는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우리은행 황 행장은 올초 8000원대에 불과하던 주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식가치 극대화가 은행대전 승리의 지표”라고 천명했다. 영업전략을 주식가치 증대에 맞춘 결과, 연말에는 주가가 2만원을 돌파했다.9월부터는 경쟁은행들의 ‘아킬레스건’인 지분구조를 들먹이며 ‘토종은행론’을 내세웠다. 신한은행장은 조흥은행과의 통합을 고려해 조직 결속력 강화와 고객이탈 방지를 끊임없이 주문했다. ●스타일은 3인3색 3명의 은행장 가운데 ‘어조’가 가장 강렬한 사람은 신한은행 신 행장이었다. 그는 ‘전쟁’,‘신무기’,‘필사즉생’,‘승자의 재앙’ 등 자극적인 용어를 즐겨 썼다. 또 ‘타성에 젖은 들개’나 버팔로 무리가 점차 속도를 내며 달려가는 방법 등의 비유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안창호 선생이나 이순신 장군도 종종 인용됐다. 신 행장이 큰 틀에서 ‘화두’를 던지는 화법을 썼다면 우리은행 황 행장은 영업 전략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스타일이다. 대출금리를 시장금리에 맞춰야 하는 이유, 심사역 평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8월에는 저금리 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하고, 이에 맞는 상품 개발을 지시했다.9월에는 ‘8·31부동산대책’ 이후의 영업전략을 제시했다. 국민은행 강 행장은 격려와 질타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4월에는 “어느 은행도 최대은행의 자리를 10년 넘게 지킨 은행이 없다.”며 다그쳤다. 그러나 11월에는 “자산 300조원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남산이 확 달라진다

    남산이 확 달라진다

    남산은 서울의 얼굴입니다. 조선시대 서울의 안산이었던 남산은 소나무로 울창한 숲을 이뤘습니다. 인왕산과 연결된 통로에 호랑이가 다녔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그랬던 남산이 망가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지금의 남산식물원 자리에 조선신궁을 세우고 길을 닦으면서부터였습니다. 광복 이후 이승만 초대정부는 조선신궁을 철거하기는 했지만, 이후에도 남산의 수난사는 계속됩니다. 60년대 남산 1·2·3호 터널이 뚫리면서 남산의 심장이 관통됐고, 국회의사당 공사가 시작되면서 남산은 만신창이가 됐습니다.70년대 전후로는 어린이회관, 남산식물원, 남산도서관 등이 세워지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됐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빽빽하게 늘어선 기념비와 동상은 애국과 계몽의 당시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이후 남산의 시간은 70년대에 멈춰서 있었습니다. ■ 새옷입은 N서울타워 서울타워 없는 남산은 ‘앙꼬 없는 찐빵’과 다름없다. 서울타워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1980년대 시골 사람이 남산에서 찍은 사진을 내밀며 ‘서울구경 다녀왔다.’고 자랑할 정도로 서울타워는 그야말로 명물이었다. 그러나 서울타워는 시설이 낡고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타워는 지난 9일 새단장을 마치고 ‘N서울타워’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기업인 CJ 계열사인 CJ엔시티가 위탁운영하게 되면서 150억원을 들여 새단장을 했다. 개관한 뒤 하루 평균 방문객은 평일 2500명, 주말 4000명으로 CJ엔시티측은 개관 첫주치고는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알뜰족도 신나게 논다. 이번 리모델링의 특징은 ‘알뜰족’을 배려했다는 점이다. 굳이 입장료(성인 7000원)를 내고 들어가야하는 전망대가 아니더라도 타워 곳곳에서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로비에 들어서면 통유리 너머로 굽이굽이 흐르는 한강과 고층빌딩·아파트 숲을 한눈에 볼 수 있다.80인치 대형 모니터에서는 전망대에서 보이는 서울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통유리 바로 앞에는 빨강색 그네의자와 침대의자 등 재미있는 디자인의 의자가 곁들여져 있다. 의자마다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영화 예고편이나 최신 뮤직비디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조만간 정기적으로 금요콘서트와 주말영화제도 열리게 된다. N서울타워 리모델링을 맡은 AI설계사무소 박진 소장은 “로비의 의자를 두고 은근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라면서 “입장권을 사지 않고 서성거리는 방문객들이 쇼핑을 하거나 쉬면서 문화체험을 하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바깥에서는 탁 트인 타워 앞마당에 오르면 푸드코트와 연결된 ‘하늘 길’이 펼쳐진다. 전망을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계단 턱 밑으로 은은한 조명이 새어나와 아늑한 느낌이 든다. ●낭떠러지 떨어지는 듯한 스릴 입장권을 사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전망대에 이르게 된다. 전망대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야경이다. 고층빌딩이 뿜어내는 빛들이 사이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실내의 조명과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전망대의 명소는 2층에 자리한 아찔한 느낌이 드는 ‘쇼킹엣지(Shoking Edge)’. 전망창과 맞닿은 천장과 바닥에 30㎝ 너비의 거울을 붙여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같은 층 ‘천상의 화장실’도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소변기가 전망창문에 붙어 있어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볼일’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해발 400m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화장실인 셈이다. 전망대 1·5층에는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 ‘한쿡’과 스테이크 전문점 ‘n.Grill’이 들어섰다. 특히 ‘N.Grill’은 식당 자체가 48분동안 한 바퀴를 돈다는 장점때문에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예약은 거의 끝난 상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경배 부연구위원은 “N서울타워는 관광객을 꾸준하게 끌어모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친절한 서비스 등을 통해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자리매김해야한다.”면서 “남산공원 역시 서울타워의 리모델링을 계기로 노후화된 다른 시설물도 재배치하고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여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이두걸기자 carilips@seoul.co.kr ■ 남산 제대로 즐기기 N서울타워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서울시가 남산 생태계 보전을 이유로 지난 5월부터 남산 순환도로의 승용차 통행을 금지한 탓이다. 굳이 승용차를 갖고 가려면 국립극장·남산도서관 등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지만, 주차공간이 넉넉지 않다. 장충단공원 부근에서 남산순환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간편하지만 재미는 덜하다. N서울타워까지 오르면서 오붓한 얘깃거리를 만들거나 색다른 정취를 맛보고 싶다면 남산도서관에서 걸어가거나(30분 소요) 케이블카를 탈 것을 권한다. ●근대화의 추억을 떠안은 남산 남산도서관이 있는 회현지구에는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비롯해 1970년대 전후로 조성된 시설들이 많다.1968년 만들어진 남산식물원은 오는 23일이면 서른 아홉살이 된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과 곰팡이로 얼룩진 기둥이 낡은 건물의 나이를 가늠케 하지만, 나쁘지만은 않다. 열대 식물에 맞춰진 따뜻한 온도는 바깥의 추위를 녹이기에 제격이다. 바로 옆 동물원에서 악취를 풍기는 열대 원숭이도 다소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동물원이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신기했을 법하다. 남산공원사업소 김을진 소장은 “외국에서 들여온 동·식물이 진귀했던 시절 시골에서 서울에 올라오면 이 곳을 꼭 한번 둘러보고 갔을 정도로 당시에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면서 “그러나 시설이 낡아 입장객 수는 80년대 후반부터 내리막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식물원을 찾은 김명희(29·대학원생)씨는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견학와서 친구들과 함께 식물원에서 찍은 사진이 아직도 앨범에 꽂혀 있다.”면서 “당시에는 무척 넓게 느껴졌던 식물원이 생각보다 작은 것을 보면 나도 어느새 어른이 됐나보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산식물원·동물원은 내년 5월부터 철거되고 복합 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런 추억을 되새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둥근 돔이 있는 서울시과학교육원은 당초(1970년) 육영재단이 어린이회관으로 지었던 곳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남산까지 올라오기 힘들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닫고 어린이회관은 능동으로 이사갔다. 현재 서울시과학교육원 건물 지하에는 에너지관·지진관 등이 들어서 학생들의 견학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맞은편 안중근의사기념관은 남산식물원 자리에 있던 일제신궁이 철거된 뒤 1970년 민족의 정기를 선양하기 위해 건립됐다. 광장에는 ‘민족정기(民族正氣)의 전당(殿堂)’‘국가안위 노심초사(國家安危 勞心焦思)’ 등의 비석과 친일 미술가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안중근 의사의 동상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애국과 계몽´이라는 당시 특유의 분위기를 풍긴다. 한때 이 곳에서 박정희 친필 기념비 철거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남산하면 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는 회현동 승강장에서 남산꼭대기의 예장동 승강장까지 605m 구간을 3분 동안(초속 3.2m) 오르내린다. 땅과의 높이차이가 138m로 저 멀리 서울시내 전망을 감상할 수 있고, 스릴또한 만점이다. 이같은 남산 케이블카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 수정’에서는 황망함으로 묘사된다. 여자 주인공(故 이은주 역)이 탄 케이블카는 고장나서 산중턱에서 갑자기 멈춘다. 영화는 우리의 삶이 케이블카의 스릴만큼이나 잠시나마 행복하기도 하지만 언제 어디서 고장날지 모르는 불안하기도 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게다. 실제로 2002년 케이블카 2대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60여명의 탑승객들이 1시간여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케이블카 운영업체인 삭도공업주식회사 관계자는 “외줄에 매달려 이동하는 케이블카는 밑에서 보는 사람은 혹시 아슬아슬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고에 대비해 충분한 안전장치를 해두었으며 영화처럼 멈춰선 것은 2002년 이후 단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글 이두걸 김유영기자 douzirl@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불꽃 반응’의 정체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불꽃 반응’의 정체

    영화 ‘해리 포터’가 돌아왔다.1편 ‘마법사의 돌’,2편 ‘비밀의 방’,3편 ‘아즈카반의 죄수’에 이어 이번에는 ‘불의 잔’이다. 해리(다니엘 레드클리프)와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엠마 왓슨)는 어느덧 사춘기 소년, 소녀로 성장했다. 영화는 마법 경연대회인 ‘트리위저드 대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 곳의 마법학교에서 선발된 대표 선수가 세 번의 마법 게임을 치른다. 경기 참가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불의 잔이다. 물론 해리를 지목한다. ●에너지 차이가 색깔 갈라 불의 잔은 형형색색의 불을 뿜어낸다. 불의 잔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색상의 불꽃은 어떤 비밀을 갖고 있을까. 불꽃에 특정 원소가 들어있으면 특별한 색깔의 불꽃을 만들 수 있는데, 이는 주로 금속 원소이다. 예컨대 구리 원소가 들어있다면 불꽃의 색은 초록색으로 변한다. 황산구리가 들어있건 염화구리가 들어 있건 심지어는 구리선을 불꽃에 넣어도 불꽃의 색은 초록색을 유지한다. 이렇듯 특정 원소가 불꽃에서 특별한 색을 만들어 내는 과학 현상을 ‘불꽃 반응’이라고 한다. 구리만 특별한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흔히 전지에 사용되는 리튬은 불꽃을 붉은색으로 바꾼다. 또 가로등에도 널리 쓰이는 나트륨은 노란색 불꽃을 만든다. 불의 잔이 뿜어내는 보라색 같기도 하고 분홍색 같기도 한 불꽃을 위해서는 칼륨 원소를 이용하면 된다. 불꽃 축제에서 사용하는 폭죽들도 이러한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꽃의 색깔이 원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까.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들로 이뤄져 있다. 이중 전자들은 일정한 에너지의 궤도를 선회하게 된다. 불꽃에서 에너지를 얻은 전자는 조금 더 높은 에너지 준위의 궤도로 올라가지만, 결국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래의 안정한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이 에너지의 차이만큼 밖으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고,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에 따라 불꽃의 색깔이 바뀌게 된다. 원소마다 에너지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불꽃의 색깔도 각각 다르게 되고, 때에 따라서는 그저 불꽃 자체의 색으로만 보이기도 한다.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온도 촛불의 색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붉은색이나 파란색 등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하나의 불꽃에서 색을 결정하는 것은 온도이다. 촛불이 탈 때 산소와 많이 접할 수 있는 겉불꽃은 충분히 타올라서 높은 온도를 낼 수 있어 붉은색을 띠게 된다. 반면 불꽃의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산소의 양이 적어져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이 때문에 파란색 불꽃이 생기게 된다. 불꽃색의 차이는 마술에 응용되기도 한다. 마술사가 라이터 불을 켠 뒤 손수건에 갖다 대면 불이 붙기는커녕 손수건을 통과해 마술사의 손놀림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이 마술의 비밀도 불꽃색에 있다. 연소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탈 물질, 높은 온도, 풍부한 산소 등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런데 라이터 불을 살펴보면 윗부분은 빨간색, 아랫부분은 파란색임을 확인할 수 있다. 빨간색 부분에서는 완전 연소가 이뤄지지만, 파란색 부분에서는 산소가 부족해 가스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손수건을 태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밤 하늘의 별에도 이어진다. 별이 모두 같은 색인 것 같지만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크게 보이는 태양은 노란색이나 주황색에 가까운 별이다. 또 겨울철에 자주 볼 수 있는 오리온 자리는 흰색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별의 색을 결정하는 것도 별의 온도와 관계가 깊다. 온도가 낮으면 붉은색, 서서히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노란색, 파란색, 흰색 등의 별로 변해간다.
  •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에 전소영씨 ‘빛-어둠’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에 전소영씨 ‘빛-어둠’

    서울신문과 스포츠서울이 주최한 제25회 ‘서울 현대도예공모전’에서 전소영(33)씨가 작품 ‘빛-어둠’으로 대상을 받았다. 우수상은 ‘숲에 이는 바람’을 출품한 최중열(46)씨와 ‘Eden in 0.3L’의 이정헌(30)씨가 공동 수상했다. 서울 현대도예공모전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옥조 이화여대 도예과교수)는 25일 올해 모두 152명이 출품해 이가운데 대상 1명, 우수상 2명, 특선 5명, 입선 4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경조 심사위원은 “도예공모전으로 국내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은 현대 도자의 다양한 기법과 예술성을 확인받는 자리여서 젊은 작가들에게 본격적인 도예작가로서의 등용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입상작은 12월13∼18일 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시상식은 12월13일 서울갤러리에서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제25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 입상자 명단 ●특선 권현진 홍승철 한상현 박중원 이주희 ●입선 채효연 이정자 이경주 김하윤 조미현 여병묵 민들례 장형진 송지은 김인식 이규혁 신기철 김보겸 김여옥 윤경혜 박정근 손지민 권숙희 김민정 조은영 김유일 이혜순 양정훈 차동기 권소옥 정혜주 이정희 황연화 김성자 윤성원 최지민 성미로 차영미 박정원 전대숙 류석진 손은정 윤인경 이난희 전지현 박선신 백경민 안세현 이영란 이수복 ■ 심사평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은 전국의 우수한 도자 예술가를 발굴·후원하고 수상 작품의 전시를 통해 현대 도자예술의 경향을 분석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다. 특히 새로운 감각의 창의적인 작품을 부각, 한국 현대도자에 창조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모전을 심사할 때 작가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작품의 완성도, 새로운 재료의 발굴 및 사용, 재료 사용에 대한 새로운 시각 등을 중요하게 취급한다. 또 독창적인 표현의 아이디어와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적절한 재료의 선택, 재료 자체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높아야 하며, 재료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 기술적인 완성도를 보여야 한다. 올해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은 이러한 심사기준에 부합되는 작품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현대 한국 도자의 현상 속에서 존재하는 조형, 전통, 디자인 부분 가운데 어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애정을 가지고 작품들을 골랐다. 도예작품은 어떠한 경우에도 흙으로서의 순수하고, 본질적이며, 내재적인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명제를 달고 한마음으로 고민없이 짧은 시간에 입상 결정을 이루어냈다. 대상 작품인 전소영의 ‘빛-어둠’은 흙의 양감을 풍부하게 빚어낸 우수한 작품이다. 표면의 장식기법인 유약처리와 질감의 조화가 좋았고, 색의 에너지도 대비적으로 표현해냈다. 우수상 최중열의 ‘숲에 이는 바람’은 공간에서 흙의 가능성을 끝없이 전개해 나가는 설치작업으로 점토표현 기술능력을 높이 평가받았고, 이정헌의 ‘Eden in 0.3L’은 회화적으로 전개되는 화면을 흙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형화해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특선작품 중 박중원의 ‘분청모란항아리’는 전통적인 분청상감 및 항아리의 제작능력이 돋보였고, 권현진의 ‘dreaming-shine’은 실제 조명의 기능 외에도 현대도자에서 제품도자 영역의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상현의 ‘면의 변주곡’은 점토 조형의 입체적 표현능력이 기술적으로 우수했고, 홍승철의 ‘내안의 또 다른 나’는 조소작품에 전개한 회화의 소묘능력이 높게 평가됐다. 이주희의 ‘wave’는 평면적인 흐름을 곡선과 직선의 유기적인 교차를 보이는 산업도자를 통해 잘 표현하였다. 그동안 많은 도예가를 배출, 한국 도예계의 큰 역할을 해온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은 내년부터 대상, 우수상, 특선 작가들의 초대전까지 기획해 수상작가들의 향후 작품활동에 확실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옥조 이화여대 도예과 교수 노경조 국민대 조형대학장 ■ “생명의 탄생·소멸 이미지 표현” 대상 전소영씨 “권위있는 공모전이라 특선쯤 기대했을 뿐 대상은 꿈도 못꾸었어요. 가족들도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며 믿지 않아요.” 대상 수상자인 전소영(33)씨는 “이번 수상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차분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미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입선 2회, 특선 1회의 수상 경력을 가진 그는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의 수상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 ‘빛­어둠’은 빛과 어둠이라는 자연현상을 생명의 탄생과 소멸의 이미지로 표현,“현대 도예의 조형미를 잘 살렸다.”는 평가와 함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의 작업 방식은 독특하다.1250도의 높은 온도에서 작품을 구워내는 고화도 유약과 1000도의 저화도 유약을 접목시킨 뒤 그 위에 문양을 새겨넣는 박지기법을 사용했다. 먼저 고화도 흑유로 구워냄에 따라 작품 바탕 색채는 검은색을 띠며 이는 ‘어둠’을 상징한 것. 그 위에 다시 노랑, 주황, 빨강 등 고채도 색상의 저화도 유약을 발라 색채를 입혀 ‘빛’을 표현했다. “빛과 어둠은 상반되지만 늘 같이 존재하잖아요. 어둠을 바탕으로 빛이 더욱 드러나도록 해 색채과 질감의 이미지를 대비시켰어요.” 그의 이번 작품은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매일 경기도 광주 작업실로 출근하면서 한달 반 정도 작업한 결실이다. 이 과정에서 남편인 최건 조선관요박물관장의 도움이 컸다며 전씨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대해 “이번 수상으로 더욱 큰 책임감을 갖게 된 만큼 보다 다양한 작품세계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덩어리 위주의 오브제를 주로 하는 작품 스타일은 그대로 견지하면서 “저화도 유약이 주는 색감에 대해 더 연구해 다양한 색감과 질감의 차이를 보이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상자 등에게 주어진 내년 초대전에 대해서는 “작가들의 역량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어떤 작품을 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흙을 엿가락처럼 뽑아내 기법상 불가능한것 이뤄” 우수상 최중열씨 “예술가는 나이와 관계없이 쉬지 않고 계속 작업을 해야 합니다. 공모전에도 계속 응모, 자기 연마를 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수상을 받은 최중열(46)씨는 수상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지금까지 모두 7번째 서울 현대도예공모전에 도전한 그는 “작가의 입장에서는 상을 받기 위해 출품하는 것이 아닌데, 나이 들어 공모전에 작품을 내면 우습게 생각하는 도예계의 풍토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의 수상작 ‘숲속에 이는 바람’은 흙을 엿가락처럼 뽑아 대나무처럼 10개를 묶는 방식으로 3개의 기둥을 만든 뒤 하단과 상단을 숲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대나무의 마디는 인간의 군상이고 숲은 세상입니다. 기둥은 군중을 의미하고요. 개인들이 모여져 군중의 힘으로 모진 세파의 세상을 이겨나가는 것을 담았습니다.” 그는 “도자기법상 불가능한 것을 이뤄냈다.”며 자신의 작품에 긍지를 내보였다. 경기도 광주에서 부인과 함께 토원이라는 개인공방을 운영하는 그의 부인 장연자씨도 도예작가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대상 받을 때까지 도전” 우수상 이정헌씨 우수상 수상자 이정헌(30)씨는 말없는 조용한 성품이지만 “내심 특선 이상은 기대했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을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작품 ‘Eden in 0.3L’은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현실 속에서도, 종교의 참뜻을 잊어버린 신앙자들이 거대한 빌딩에 예수를 매달고 살찌우게 하는 희화적 모습을 흙으로 잘 빚어냈다. 사람들이 꿈꾸는 유토피아인 에덴이 약육강식의 논리와 종교적 갈등 등으로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우리 현실을 꼬집고 있다. 지난 22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입선한데 이어 이번에 우수상까지 받았지만 “대상을 받을 때까지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여연 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6) 차와 건강

    [여연 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6) 차와 건강

    찬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 벌써 겨울이 오고 있다. 산사에도 인적이 드문 드문 해진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낸 퇴비들을 차나무들에 뿌려준다. 이른바 겨울을 튼튼하게 날 수 있는 방한복 같은 것이다. 생명을 가꾸는 행위는 매우 어렵고 순수한 일이다. 과학적인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그 튼실한 알맹이를 안으로 키워내고 과일나무는 주인의 흥얼거리는 즐거운 콧노래를 들으며 맛있는 과즙을 생산해내는 것이다. 생명을 가꾸는 일은 헌신과 자비를 통한 완벽한 동화(同化)를 이룰 때 가능하다. 나를 버리고 이해요구를 버린 따스한 손길은 그 생명을 완전한 아름다움으로 자라게 하는 최고의 비약이다. 차나무도 마찬가지다. 차농사꾼들의 헌신적인 손길을 통해 그 파릇 파릇한 연두색 찻잎들과 우주의 생명을 숨쉬게 하는 색·향·미를 담은 완벽한 나무로 자라나는 것이다. 차나무뿐만 아니다. 모든 것은 바로 생명이다. 그 생명을 가꾸고 길러내는 사람들의 손길은 마치 부처의 마음처럼 늘 평안하다. 요즘 들어 부쩍 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웰빙이니 헬스니 현대인들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차 관련 건강상품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차의 자본화는 이제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 같다. 차의 대중화와 생활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차와 건강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차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 중에 가장 신령스러운 생명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중국에서는 차의 효능을 알고 약재로 사용해 오고 있다.4000년 전부터 들차를 채집하였다가 끓여 그 차즙으로 병을 치료하였다고 전하며, 후에 차를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발견하여 차츰 약재로 사용하게 되었다. 차가 만병을 다스리는 약이라는 말은 당나라 진장기(陳莊器)의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서 기원되었다. 이 책에서는 “…제약(諸藥)은 각병지약(各病之藥)이지만 차는 만병지약(萬病之藥)”이라고 하여 차의 효능을 강조하였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차나무의 성질은 조금은 차고 그 맛은 달고 쓰면서 독이 없는 식물이다. 그 성질이 쓰고 차서 기운을 내리게 하고, 체한 음식을 소화시켜 주고, 아울러 머리와 눈을 맑게 하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 또한 소갈증(消渴症)을 멈추게 하며, 잠을 적게 해주며, 화상 입은 데에 독을 없애준다.”고 하였다. 오늘날에도 많은 나라에서 찻잎을 실험재료로 하여 많은 인력과 물력을 투입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차의 여러 가지 뛰어난 효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차가 만병지약임을 입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조사한 결과 장년과 노년층에 가장 좋은 음식 중 하나로 차를 꼽았다. 차는 방사성 원소를 흡수하여 배설하게 하고,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보충하여 장수를 돕는 놀라운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찻잎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그리고 탄닌(폴리페놀), 카페인 등 300여종의 성분이 포함되어있으며, 생리기능을 조절하고, 다양한 약리 작용을 발휘한다고 한다. 찻잎의 카페인 성분은 일종의 혈관확장제로써 호흡을 빠르게 하고 맥박을 바르게 하면서도 혈압은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또한 신장을 자극하며, 강심(强心), 건위(健胃), 이뇨해독 작용도 한다. 또한 카페인과 탄닌의 협동 작용으로 인체 내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탄닌은 혈관에서 피를 잘 통하게 한다. 특히, 차의 효과는 성인에게 더욱 좋다. 장년이 되면 쉽게 몸이 비대해지는데, 이는 심장혈관병, 당뇨병, 장암 등 각종 성인별을 초래한다. 날씬해지기 위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차를 마시는 것이다. 운동하기 전에 차를 마시면 에너지원으로써의 지방이 우선적으로 연소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그만이다. 차 성분 중에 카테킨이 지방 분해 효소의 작용을 도와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에 차를 마시면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환경오염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질환이 많아지면서 차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차의 알레르기 억제 작용이 일본 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스기야마 박사팀에 의해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연구팀은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항체를 쥐에 실험할 때, 차를 투여한 후 항원을 주사할 경우 알레르기 억제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차는 정신을 분발시키고 피로를 제거하며 항균작용이 탁월해 지친 심신과 스트레스로 인해 야기되는 현대인의 각종 질병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위장 중에 1∼3%의 탄닌이 있다면 방사성 물질인 스트롬튬의 30∼40%를 체외로 배출할 수 있다고 한다. 또 탄닌은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과 결합하기 때문에 몸에 흡수되지 않고 체외로 배출된다. 이밖에도 수은이나, 납, 카드뮴, 구리 등 중금속과도 결합해 각종 공해로 체내에 축적된 유해성 중금속의 해독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자연환경 오염이 심하고, 생태균형이 파괴된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차를 상용하면 더욱 좋은 것이다. 차와 건강의 연관성 중 잘못 알려진 것이 있다. 바로 차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우려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차는 어린이들의 발육이나 건강에 매우 필요한 것 중 하나다. 생후 5개월 이후에는 간에서 카페인의 분해속도가 성인과 같아지기 때문에 차를 마시는 것이 전혀 해롭지 않은 것이다. 찻잎에는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에 필요한 페놀류의 연생물, 카페인 비타민 단백질 당류와 방향물, 그리고 아연 불소등의 유익한 미량원소를 포함하고 있어 적당하게 마신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차는 또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면역력을 키워주는 역할도 한다. 어린이들은 면역력이 약한 관계로 배탈이 자주나고 식중독에 자주 걸린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식중독을 예방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므로 배탈이 나기 쉬운 여름에 차를 마시게 하는 것은 매우 좋은 담방약 중 하나다. 차는 또 어린이들의 충치를 예방하기도 한다. 사탕이나 초컬릿 등 당류의 섭취가 유난히 많은 현대의 어린이들에게 불소함량이 풍부한 차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차의 권장량은 하루 2∼3잔 정도다. 어린아이가 차를 너무 많이 마시면 체내 수분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수면시간이 줄어들어 많은 영양분을 소모, 성장발육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 누구에게나 좋을 수는 없다. 임산부나 위가 약한 사람, 몸이 냉한 사람, 불면증환자, 저혈압환자 등은 과한 차의 음용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차는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육체의 피로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산업화로 인해 공해가 심한 도시생활에서 차는 정신과 육체를 편안하게 하는 평화로운 인도자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요즘들어 불어닥치고 있는 차의 자본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화장품에서부터 베개 속옷까지 무한정 넓혀지고 있는 차의 상품화는 마치 차가 인간의 모든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만병통치약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의 정신은 사라지고, 오직 인간의 육체적 이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많은 상품 중 하나처럼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차는 인간이 마시는 기호음료를 뛰어넘어 인간의 육신과 정신을 담아낸 고귀한 생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차를 통해 우리는 현재와 과거 미래의 삶을 좀더 풍요롭고 따스하게 가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차를 통해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각종 문명과도 평화롭게 조우해야 한다. 일상을 사는 나를 발견하며 내안에 내재해 있는 욕심을 버리고 집착하지 않는 평화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차인 것이다. 큰 빌딩속에 기계부품처럼 앉아 자신의 삶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 사무실 책상위에 일인용 다구와 차를 준비한 후 가볍게 차 한잔을 하자. 그럼 자신안에서부터 알 수 없는 행복이 솟아오를 것이다. 일지암 암주 ■ 반야병차와 떡차의 전설 지금은 열반했지만 근현대 선지식 중 한 분인 큰 스님이 있다. 송광사에서 주석하면서 크게 선법을 펴신 구산 큰스님이다. 구산스님은 열반할 때까지 손수 자신의 일상사를 챙기며 용맹정진하신 분으로도 유명하다. 구산스님이 제일 좋아했던 차는 바로 떡차였다. 구산스님은 저녁공양 전 작은 암자에 손수 불을 넣으셨다. 당시는 구들방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불을 넣어주어야 했다. 저녁공양 시간이 되면 구산스님은 작은 철주전자를 아궁이 숯불위에 놓고 갔다. 그리고 저녁공양을 한후 펄펄 끓어넘치는 철주전자를 방에 들여와 찻잔에 내어 마셨다. 구산스님이 마셨던 것은 바로 발효차인 떡차였다. 철주전자에 맑은 청수를 넣은 후 떡차 한덩이리를 넣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공양이 끝난 후 펄펄 끓어넘치는 떡차 한잔으로 건강을 지켰던 것이다. 일지암에서는 우리 고유의 차로 불리는 떡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른바 반야병차가 그것이다. 민간에서는 옛날부터 떡차를 긴급한 환자에게 쓰는 담방약으로 썼다. 배가 아픈 어린이, 이빨이 아픈 노인 그리고 배탈환자에게 우리 조상들은 초가집 시렁에 줄을 매달아 걸어놓은 떡차를 쑥 빼서 달여 마시게 했다. 신기하게도 떡차는 큰 효험이 있었다. 떡차는 이른바 발효차이다. 콩을 띄워 메주를 만들 듯이 떡차도 찻잎을 띄워 충분히 발효시킨 뒤 건조한다. 발효차는 평상시 차로써뿐만 아니라 감기를 앓거나 몸이 부실한 사람들에게 큰 효험을 발휘한다. 일지암과 초의차문화연구원에서는 몇 해 전부터 초의스님이 말씀하셨던 반야병차를 조금씩 생산하고 있다. 반야병차는 여름철에는 차게, 겨울에는 뜨겁게 마셔도 된다. 발효된 차이기 때문에 찻물의 온도에 상관없이 언제나 마셔도 되는 것이다.‘돈차’라고 불리는 우리 고유의 발효차는 현대인들의 삶속에서도 건강을 지키는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차다. 중국에는 몽정차 백로차 보이차 등 약효의 효험이 있는 차들이 매우 많다. 반야병차 역시 마찬가지다. 떡차로 불리는 반야병차는 약리적인 효능이 높다는 중국의 품격높은 명차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많은 차인들이 떡차의 완벽한 복원을 위해 애쓰고 있다. 차와 일상의 삶을 연결한 떡차는 옛날 우리 차인들의 마음을 그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민중들의 일상속에서 숨쉬며 우리의 건강을 챙겨온 떡차는 조만간 우리 곁을 지키는 ‘차 건강지킴이’로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 ‘화학의 비밀’ 알면 재밌다

    ‘화학의 비밀’ 알면 재밌다

    ‘칼로 물을 베는 게 정말 불가능할까.’ ‘500년이 걸려야 썩는 스티로폼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여러 빛깔의 칵테일을 내 손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이같은 궁금증을 느껴본 경험이 있다면 서울신문과 대한화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가 주관하는 ‘2005 화학쇼크전’을 찾아봄 직하다. 오는 2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푸른 화학, 재미있는 화학’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화학현상의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20여개의 실험부스가 운영되는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꾸며진다. 행사에 담겨질 프로그램을 미리 들여다본다. ●화학이 모이면 재미가 된다 휴대전화를 단순히 통화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당신은 구시대인이다. 휴대전화로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온라인게임까지 즐길 수 있다. 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상대방에게 편지로 보내기도 한다. 이처럼 휴대전화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첨단과학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에 따라 ‘반도체 고리 만들기’ 실험부스에서는 휴대전화에 없어서는 안 되는 반도체의 제조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며, 이를 응용해 반도체 고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액정아 놀자’ 실험부스에서는 휴대전화의 화면으로 쓰이는 액정의 원리와 구조도 확인할 수 있다. 고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 물질인 액정은 전류가 흐르면 분자들의 배열이 일정해져 투명하게 바뀌기 때문에 우리가 문자나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와 함께 ‘스티로폼 별 도장 만들기’ 실험부스에서는 스티로폼의 특징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스티로폼은 보온성과 단열성, 완충성이 뛰어나고 가공이 쉬워 포장재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스티로폼이 썩는 데는 50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환경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스티로폼은 오렌지나 레몬 등 감귤류의 껍질에 포함된 ‘리모넨’이라는 물질에 의해 쉽게 녹기 때문에 스티로폼을 재활용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실험부스에서는 스티로폼과 리모넨이 함유된 감귤류 껍질을 이용, 다양한 모양의 스티로폼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다. ‘숨바꼭질 온도계 만들기’ 실험부스에서는 열감응 필름으로 온도 변화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온도계를 만들 수 있다. 열감응 필름은 온도가 변할 경우 분자들이 서로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온도에 따라 부피가 변하거나 전기적 성질이 바뀌는 등의 온도계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다. ‘빗속의 멜로디’ 실험부스에서는 전기가 통하는 전해질과 그렇지 않은 비전해질의 차이를 활용한 실험이 진행된다. 즉 전기가 통하는 알루미늄 테이프와 전선을 소금물과 같은 전해질로 연결해 주면 음악이 흘러나오게 된다. 이밖에도 첨단 및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는 다양한 화학원리를 설명해 주는 실험부스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화학과 흥미로운 퍼포먼스가 ‘반응’ 이번 행사에서는 ‘쥐라기공원으로 떠나는 여행’(오후 2시)과 ‘008 미션임파서블’(오후 4시) 등의 화학쇼도 펼쳐진다. 이 가운데 ‘쥐라기공원으로 떠나는 여행’에서는 정글을 여행하던 도중 차가 갑자기 멈춰 섰을 때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이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특수 용액을 기름 대신 활용, 탈출에 성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몸이 아파 주위의 색으로 변색을 하지 못하는 카멜레온과 아무 색이 없는 꽃밭을 치료해 주기도 한다. 이는 지시약이 수소이온농도(pH)가 변함에 따라 색상도 따라서 바뀌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008 미션임파서블’에서는 큰 힘에도 끊어지지 않는 강한 실, 충격에도 끄떡없는 스펀지, 가위로 자를 수 있는 액체 등 첩보원이 임무 수행에 필요한 갖가지 신물질들을 소개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예컨대 가위로 액체를 자르는 것은 액체에 압력을 가하면 순간적으로 고체의 성질을 갖는다는 유변학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최정훈(화학과 교수) 센터장은 “이공계 위기론과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은 한마디로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이 때문에 아이들에게 과학을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며, 체험을 통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협찬 GS, 신한은행, 조흥은행
  • 올리브油-웰빙식탁의 단골 메뉴

    올리브油-웰빙식탁의 단골 메뉴

    올리브유가 웰빙 오일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올 추석 연휴에만 매출이 50∼60%나 증가했을 정도다. 불포화지방산 77%를 비롯해 비타민E, 프로비타민A(카로틴)을 다량 함유한 기름으로 콜레스테롤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지만, 어떤 요리에 무슨 올리브유를 활용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CJ㈜에 따르면 고객지원실 소비자 상담의 70%가 올리브유 보관·활용법에 대한 질문이란다. 추석선물로 받은 올리브유를 잘 쓰는 방법을 알아 본다. ●엑스트라 버진이 최고급 올리브유는 크게 버진과 퓨어로 나뉜다. 버진 올리브유는 화학적, 인위적 조작없이 올리브 과일을 따서 압착해 얻은 기름. 순수한 고급 오일이다. 녹색 빛을 띠며 올리브향이 진하다. 퓨어 올리브유는 맛과 향이 일정하지 않은 올리브 열매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섞은 것이다. 올리브유는 산도(酸度)에 따라 품질등급이 나눠진다. 산도가 낮을수록 향과 순도가 높은 제품이다. 엑스트라 버진은 산도가 1% 미만으로 최고급품이다. 이어 파인(1∼1.5%), 버진(1.5∼3%) 등이 있다. 퓨어는 3% 정도다. 그러나 엑스트라 버진의 경우 발연점(기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이 낮아 모든 요리에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기름처럼 마무리용으로 쓰거나, 샐러드 드레싱이나 소스 등 열을 가하지 않은 음식에 적당하다. 발사믹 식초와 섞어 빵에 발라 먹어도 좋다. 야채에 올리브유를 먼저 붓고, 소금과 후추, 식초, 레몬즙을 넣으면 보호막이 형성돼 야채가 싱싱하고 아삭아삭함을 유지한다. 한국 요리에선 나물무침, 비빔냉면, 비빔밥 등과 잘 어울린다. 고기를 구워먹을 때 소금 기름으로 활용해도 괜찮다. ●퓨어는 식용류처럼 퓨어는 맛과 향이 약해 일반 식용유처럼 쓰면 된다. 올리브유를 처음 접한 초보자나 올리브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튀김이나 볶음, 구이 등에 폭넓게 활용한다. 올리브유를 피부·두피 관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 각종 팩에 몇방울씩 떨어뜨리면 보습효과가 강화되고, 두피와 머리카락 끝에 조금씩 바르면 윤기가 흐른다. 변비 예방을 위해 1~2스푼씩 먹기도 하고,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직접 바르기도 한다. ●냉장보관하면 얼어버린다 사용기간이 적어도 6개월 이상 남은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플라스틱과 유리병 제품은 나라별 차이라 품질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신선도를 높이려면 유리병이 낫다. 사용한 올리브유는 뚜껑을 꼭 닫아서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두자. 그러면 1년 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올리브유가 빛과 열, 공기, 습도에 비교적 영향을 받지 않는 까닭이다. 올리브유의 어는 점은 8도. 그래서 냉장보관하면 색이 탁해지면서 얼어버리기 쉽다. 상한 것이 아니기에 실온(25도)에 놓아두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 간다. CJ 당분유팀 김인태 부장은 “요리 특색에 맞게 올리브유를 사용해야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런게 중국산 김치

    이런게 중국산 김치

    색깔이 지나치게 붉은 김치는 일단 중국산 김치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산 ‘납김치’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두산식품 종가집김치연구소 양시영 박사는 30일 “중국산 고춧가루가 국산 고춧가루보다 붉은 빛이 강하기 때문에 중국산 김치는 두드러지게 붉은 색을 띤다.”고 말했다. 이는 같은 품종의 고추라도 재배와 수확 방식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국은 고추에 붉은 기운이 돌면 따서 말린다. 반면 중국의 경우 고추를 뿌리째 뽑아서 한쪽에 쌓아둔다. 종가집김치 품질관리팀 박용주 부장은 “고추를 중국식으로 건조하면 크산토필 계통의 빨간색 효소를 끝까지 활성화시켜 붉은색이 진해지지만 곰팡이와 효모 등 미생물이 번식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맛을 보고도 중국 김치를 구별할 수 있다. 중국 김치는 아삭아삭한 느낌이 떨어지고 물컹거린다. 이는 중국 배추는 하얀 부분인 중륵맥(잎의 한가운데에 있는 굵은 잎맥)이 두껍고 소금간이 잘 배지 않아 김치를 담가두면 물기가 많아서 물컹댄다. 중국 김치에는 국물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수출입 통관과 운송 등의 절차 때문에 비교적 오래 보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김치 국물을 빼고 포장하는 까닭이다. 같은 이유로 수분을 많이 내놓는 무 채도 거의 들어있지 않다. 중국 김치는 가격이 무척 싸다. 국산 김치가 1㎏에 2000원 이상인 반면 중국 김치는 800∼1100원으로 절반 가량의 가격에 팔린다. 중국 김치는 초창기엔 절인 배추 형태였다가 최근엔 완성품이 많이 들어온다. 김치업계는 올해는 연간 15만t 정도의 중국산 완성김치가 수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건영 한국김치협회장은 “김치 1t을 담그는 데는 씻고 소금에 절이는 과정까지 포함해 물이 10t이나 든다.”며 “중국 김치에서 납이 검출되는 것은 물과 소금, 흙이 오염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이번 주는 주제가 있는 연출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흔히 인물사진에는 꼭 얼굴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정관념은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전에도 말했듯이 사진이란 기록적인 면 이외에 주제를 통해 촬영자 본인이 나타내고 싶은 느낌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기록적인 부분에만 치우치면 식상한 결과물이 나오기 십상이다. 물론 촬영자의 자기만족을 위한 촬영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좀 더 좋은 사진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위 사진은 대관령삼양목장의 광대한 초원에서 촬영한 것이다. 자유를 표현하기 위해 피사체가 되는 모델에게 달리면서 뛰어오르는 포즈를 취해달라 요구했다. 때론 간단한 소품들이 멋진 역할을 해주기도 하는데, 위 사진의 경우 자동차 안에 있던 우산을 소품대용으로 사용해 그 느낌을 더해주고자 했다. 달리는 피사체를 촬영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위치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자동모드나 AV(조리개우선)모드 등으로 촬영할 때는 노출의 변화가 우려된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뛰어오를 위치에 모델을 세워놓고 노출을 측정했다. 모델이 뛰어오르는 순간을 포착하려면 셔터 스피드가 빨라야 하므로 1/500초로 고정했고, 푸른 초원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위해 렌즈는 광각계열의 28㎜를 썼다. 조리개값은 f:5.0, 감도는 100, 촬영모드는 매뉴얼로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맘에 드는 사진 한장을 건졌다. 하늘에 구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사진은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것이라 가끔 본인의 주제를 벗어나 다른 의미로 보여질 때가 있지만 위 사진을 보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시원해지거나 자유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여러분도 가을이 가기 전 대관령의 맑은 공기와 넓은 초원에서 멋진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 (www.cyworld.com/pewpew) ■ Photoshop 끝장내기 이미지 중에서 특정 색상을 강조하거나 혹은 색상을 보정할 때 쓰는 기능을 알아보자. 포토샵의 중요한 툴 가운데 하나다. 1.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불러온다. 2. 사진1과 같이 포토샵 메뉴의 Image에서 adjustments로 hue/saturation(ctrl+u)를 선택한다. 3. 그러면 사진2와 같은 색상을 조절할 수 있는 창이 뜬다. 4.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색상을 선택한다. 여러 색의 송편 중에서 빨간색을 보정하려면 레드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마우스로 움직이면 된다. 5. 사진3이나 4번처럼 빨간색만 흐리게 하거나 강조할 수 있다. Hue는 색상, 즉 색깔을 말하고,Saturation은 채도, 어떤 색상의 선명도.Lightness는 명암, 즉 밝기를 뜻한다. 채도를 조절하여 사진의 색감을 흑백에 가깝게 만들거나 완전히 흑백톤의 사진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이는 레이어를 활용하여 원하는 색만 컬러로 남겨둔 채 나머지 부분만 흑백으로 만들 때 많이 사용되는 툴로, 묘한 색감을 내기 위한 첫단계에서 주로 사용된다. ■ [Q&A ] 싼데는 다 이유가 있다 Q. 인터넷 쇼핑몰에서 같은 기종의 디카라도 병행수입, 내수품, 정품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심하던데 혹시 물건이 다른가요?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내수품과 병행수입은 한마디로 정식 절차로 수입을 하지 않은 제품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A/S, 제품교환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정품과 내수품의 차이 ‘정품’은 정식 수입회사가 지정된 관세를 지불하고, 자사의 이윤 및 A/S비용을 소비자가에 반영해 판매하는 제품을 말합니다. 반면 ‘내수’나 ‘병행수입’은 해외 카메라 생산회사에서 자국 시장에 판매하기 위한 물량을 업자들이 국내로 반입한 제품입니다. 정품과 내수품의 가장 큰 차이는 A/S에 있습니다. 정품일 경우 수입사에서 안전하게 서비스를 무상 1년에서 많게는 2년까지 받을 수 있지만 내수품의 경우 제품이 고장나면 국내 수입업체의 A/S를 제공받을 수 없거나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정품에는 MIC(한국전파인증)마크가 부착돼 있으며, 한글 설명서가 있고, 한글 메뉴가 지원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월드제품이라고 해서 한글이 지원되는 내수품도 있고,MIC마크까지 감쪽같이 위조하여 내수를 정품인양 판매하는 업체도 있다고 하니 수입사에 전화해 일련 번호를 확인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정품등록을 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 도움말 한국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
  • [서울이야기 (19)]안정·쾌적한 삶을 위한 하수도

    [서울이야기 (19)]안정·쾌적한 삶을 위한 하수도

    동부간선도로를 지나다 보면 중랑천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본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물고기를 잡는지 아니면 먹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하천에 물고기가 있다는 것은 수질이 비교적 좋다는 증거일 것이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수질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으로 20mg/ℓ이하라고 한다. 이 곳에 물고기가 살기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오염이 심했을 때는 BOD가 60mg/ℓ 정도였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 유입하수의 평균 BOD 농도가 100mg/ℓ정도라고 하니 당시에는 하천이 아니고 하수관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을 것 같다. 2004년 중랑천의 BOD는 10mg/ℓ 정도이고, 하천수질기준에 따르면 5급수 수질에 해당된다. 상수원수로 사용되는 2급수 수질인 BOD 1∼3mg/ℓ 정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도 상당히 깨끗한 편에 속한다. 동부간선도로 좌우 둔치가 서울과 의정부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수질까지 개선되고 있으니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안양천도 1989년 BOD 96.2mg/ℓ에서 2003년 9.6mg/ℓ로 상당히 개선되었다. 이렇게 하천의 물이 깨끗해진 것은 하수를 모아 처리하는 소위 하수도시설이 건설되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수도의 역할 하수란 수돗물 공급라인을 상수라고 부르는 것에 견주어, 쓰고 난 물의 배출라인을 하수라고 부르고 있다. 비록 대부분이 땅 속에 묻혀 있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중랑천, 안양천의 예에서 보듯이 하수도는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첫째, 가정이나 공장에서 배출된 하·폐수를 깨끗하게 처리한 후 하천에 방류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만든다. 둘째, 도로나 택지에 떨어진 빗물을 강으로 내보내 침수피해를 줄인다. 셋째, 하수처리장의 처리수(방류수)나 하수의 열, 슬러지(오니) 등을 자원으로 활용하면 지구환경의 보전에 공헌할 수 있다. 넷째, 하수처리장 상부를 공원이나 스포츠시설로 조성하면 쾌적한 도시공간이 창출된다. ●외국의 하수도역사 고대문명 발상지의 하나인 바빌론에서는 토관을 사용하여 도시의 하수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로마시대의 하수거는 아주 견고하게 만들어져서 지금도 그 중 일부인 738m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에는 하수도 분야도 발전이 없었다. 그런데 1347∼1350년에 유럽에서는 흑사병(페스트)이 창궐하였다. 발병 원인이 불완전한 하수도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수도가 다시 세인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18∼19세기에 걸친 산업혁명은 인구의 도시 집중을 불렀고, 이는 근대식 하수도의 개념이 싹트는 계기가 되었다. 근대적 하수도는 산업혁명을 이끈 영국에서 태동했다. 영국에서도 하수문제는 1832년 창궐한 콜레라에서 비롯되었다. 본격적인 하수관거 정비는 1842년에 보건법이 공포되면서 시작됐다. 지금도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하수도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1663년 이전에 내수를 빼낼 목적으로 하수도를 정비하다가 1833년부터 40년 동안 체계적으로 하수도망을 정비하였다. 미국에서는 1857년 F W 애덤스가 설계한 뉴욕 브루클린의 하수도가 효시라고 한다. 일본은 1877년 도쿄에 콜레라가 유행하자 1883∼1885년 간다(神田) 지방에 분류식 하수도를 부설하면서 근대적 하수도사업이 시작됐다. ●서울의 하수도 조선시대에는 오늘날 청계천이라 불리는 하천에 도심의 모든 기능이 집중적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제방시설이 없어 우기(雨期)에는 하수구가 여기로 집결해 극심한 오염과 질병이 발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1411년(태종 11년) 말에 하수도공사 계획을 수립했다. 공사는 개거도감(開渠都監)이라는 기관에서 담당했으며,20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하여 한달 만에 완공했다. 이때 오간수교(五間水橋)와 이간수문(二間水門)(현 을지로 6가 18번지 부근) 그리고 수십 개의 보가 만들어졌다.1907년(광무 11년)에는 오간수문을 헐어버림으로써 토사와 물이 쉽게 흘러가게 했다. 1910년 서울의 주요 배수간선은 청계천과 욱천이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이곳을 중심으로 하수도 정비가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제1기 하수공사가 1917년에 착수하여 7년동안 진행되었으며, 청계천을 준설하고 배수가 불량한 지선 17곳을 고쳤다. 제2기 하수공사는 1924년부터 1931년까지 이어졌다. 6·25 전쟁은 하수도도 많이 파괴시켰다. 파손된 하수도는 하수관거 203곳, 암거(暗渠) 12곳, 배수시설 32곳 등 총 247곳에 이르렀다.1951년 6월부터 1954년 7월까지 파손 하수도의 복구가 이루어졌다. 1980년 6558.5㎞였던 하수관거 길이가 1990년에는 9122.8㎞로 늘었고,2002년에는 서울∼부산 고속도로 왕복 길이의 10배가 넘는 1만 87.5km로 계획했던 모든 곳에 하수도를 보급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서울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하수관거 보급률 100%, 하수처리보급률 98.7%를 달성했다. 마포유수지펌프장은 1958년 4월25일 사용을 시작한 저지대 침수방지를 위한 최초의 펌프장이다. 이후 펌프장을 점차 확대해 2003년에는 펌프장 99곳에, 펌프 수는 571대에 이르고 있다.1976년에 완공된 청계천하수처리장은 하수로 인한 하천 오염을 방지하고자 설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처리장이다. 이후 1979년 12월31일에는 중랑천하수처리장이 건설되었다. 현재 두 곳은 중랑하수처리장으로 통합 운영되고 있으며 1일 처리용량은 171만㎥에 이른다. 계속해서 탄천(110만㎥/일), 서남(200만㎥/일), 난지(100만㎥/일) 하수처리장이 건설돼 2004년 말 현재 전체 581만㎥의 하수처리장을 갖추고 있다. ●또 다른 수자원으로서 하수처리수 2001년 3월부터 하수도법을 개정해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도록 의무화함에 따라 재이용률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하수처리수 재이용은 대부분 장내 세척수 및 청소용수 등으로 사용하고 장외는 주로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3년 말 현재 연간 64억t의 하수처리수 중 5.4%인 3.4억t을 재이용하고 있으며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수처리수 재이용의 문제점으로 공급관로 등의 시설 설치 및 운영에 소모되는 비용이 상수도 사용 절감 등에 의한 편익보다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손해 발생으로 인해 재이용수 사용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처리수 생산공법 및 소독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세균, 바이러스 등 병원균의 존재 가능성이 있고, 색도 및 냄새 등에 의해 심미적 거부감도 발생한다. 서울시에서는 청계천의 유지용수로서 하루에 10만t의 한강물을 공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중랑하수처리장의 처리수를 막여과(Microfiltration) 및 오존 소독을 거쳐 비상시에 유지용수로 공급하기 위해 현재 시운전 중에 있다. 그러나 향후 서울시에는 36개의 하천 중에서 맑은 날에는 강이 마르는 하천에 하수처리수를 유지용수로 공급하는 등 하수처리수의 적극적 이용을 고려해 하천 생태계의 회복 및 친수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주민의 휴식공간으로서 하수처리장 탄천하수처리장 상부의 일부(3500평)에 조성돼 있는 복개 구조물은 처리장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곳에는 게이트볼장, 배드민턴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지압보도, 어린이 놀이시설, 정자(파고라) 등이 설치돼 있다. 서울시 4개 하수처리시설의 총 부지면적은 약 100만평이다. 중랑하수처리장은 복개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는 기초 골조공사가 되어 있지 않아 상부 이용이 불가능하나, 서남하수처리장은 주변이 아파트 밀집지역이라 처리장 상부를 복개구조물로 정비하게 되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시설물이 될 수 있다. 이제 하수처리장은 혐오시설이 아니라 친환경적 시설로 시민들이 체육시설, 공원으로 휴식하고 즐기는 안식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도쿄의 아리아케(有明) 하수처리장은 지하에 하수처리장을 건설한 후 상부에 테니스장, 수영장, 다목적 체육시설, 일반시민이 이용하는 전망대 겸 식당 등을 설치해 지역의 관광명소로 활용하고 있다. ●하수도 파수꾼으로서 우리의 역할 쌀뜨물은 질소와 인을 포함하고 있어 호수, 하천, 바다에서 발생하는 녹조류, 남조류, 적조류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하수 속에도 질소 및 인 농도가 탄소에 비해 과잉으로 함유되어 있어 하수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쌀뜨물은 질소와 인을 많이 가지고 있어 식물의 영양원으로 유효하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쌀뜨물을 정원이나 베란다의 식물에 물 대신으로 주면 성장속도가 빨라질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도 줄일 수 있다. 가정이나 식당 등에서 사용한 폐식용유를 그대로 부엌에서 버리면 하수관거가 막히거나 강우시 하천이나 바다로 방류돼 기름덩어리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폐식용유를 신문지 등에 스며들게 해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수질오염을 줄이는 방법이다. 빗물받이는 강우시 빗물이 유입돼 하수관거를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시설이다. 그런데 빗물받이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고무판 등으로 덮어 놓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빗물받이 속으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아 저지대 또는 하류 지역에 침수피해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고무판 등으로 덮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서울시에서는 악취발생 방지시설 등의 설치를 통하여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여야 한다. ●미리 가 보는 2020년의 서울 하수도 하수도는 시가지의 오수를 배제, 처리해 생활환경의 개선과 공공수역의 수질보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우수(雨水)를 신속히 배제함으로써 도시 재해를 방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하수도의 2가지 기능 중 방재적인 측면이 강조됐다. 또한 설계 시공보다도 도시의 확장에 따라 하수도시설을 확충, 강우시 비점오염원(Non-Point Source)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사회가 고도 정보화사회로 진전됨에 따라 하수도 시설의 유지관리도 종래의 단위시설에 대한 개별적인 관리, 육감, 수동조작에서 전체 시설에 대한 종합 관리, 공장 자동화, 원격 제어 등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독립 시설물을 연결해 주는 광통신케이블의 구축을 하수관거를 이용하여 부설토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여야 한다. 이러한 광통신케이블은 하수도 시설뿐만 아니라 일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하수관거의 내부공간을 이용한 랜 시스템 구축은 하수도시설의 공공서비스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수도의 수온은 4계절을 통하여 온도변화가 적은 편이며, 기온과 비교해 여름은 낮고 겨울은 높은 온도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온도차이를 활용하여 하수의 열이용시스템을 개발하면 처리장 내에서 이용하는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에너지 절약 및 대기오염 방지에 기여하고, 별도의 냉각탑 설치가 필요 없으며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 주변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수처리장 내에 반딧불이가 서식함에 따라 매년 반딧불이 축제도 개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하수처리장은 혐오시설이 아니라 우리집 앞 정원과 같은 환경친화적인 시설이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김갑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선임연구위원
  • 학습준비물 학교서 챙겨요

    학습준비물 학교서 챙겨요

    ‘학습준비물, 학교에서 책임집니다.’ 초등학생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의 학습준비물을 챙겨주기란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전날부터 아침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어쩌다 잊어버리기도 한다. 비용 부담 또한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학부모들의 이같은 고민을 해결했다. 교사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학습준비물을 학교에서 모두 제공하고 있는 서울 갈현초등학교를 찾았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은평구 갈현동 갈현초등학교 미술실. 학생들이 수업에 앞서 미술자료실에서 각자가 쓸 미술용품들을 갖고 와 자리에 앉았다. 물감과 팔레트, 물통, 붓 등 이날 학생들이 쓰는 미술도구는 학생들이 준비한 것이 아니다. 모두 학교에서 마련해준 것들이다. 이 학교는 지난 2003년부터 모든 학습 준비물을 학교측이 직접 구입해 제공하고 있다. 체육 자료실을 먼저 마련했고, 미술 자료실은 올해 문을 열었다. ●학교서 1인당 1만원 지원·학부모들도 보태 학습 준비물을 학교가 마련해주면서 가장 편해진 것은 학생들이다. 민지(11)는 “미술 수업이 있는 날이면 가방이 무거워 고생했는데 지금은 학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영훈(11)이는 “학습 준비물을 챙기지 못하기라도 하면 수업 내내 아무 것도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일이 챙겨주는 것도 일거리인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학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주니 경제적 부담도 크게 덜었다고 학부모들은 좋아하고 있다. 임기정(37·여)씨는 “아이가 준비물을 잊어버리고 간 날이면 챙겨서 학교까지 달려갔어야 했는데 이제 그럴 일이 없다.”고 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이지은(37·여)씨는 “나부터 바쁘다 보니 준비물을 잘 챙겨주지 못해 같은 반 친구 어머니에게 부탁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학교가 모든 학습 준비물을 마련해줄 수 있게 된 것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 학교가 대는 학습 준비물 구입비는 학생 한 명당 1만원. 대부분의 초등학교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교생 수가 3179명이므로 학교가 부담하는 예산은 3179만원이다. ●2인1조 하루 2시간 봉사… 챙겨주고 사후관리 여기에 학부모들이 1500만원을 보탠다. 이 돈은 학부모들이 ‘알뜰시장’을 열어 집에서 가져온 재활용 물건을 팔아 모은 수익금으로 마련된다. 싼 가격에 대량구매하고, 철저하게 재활용하는 것도 준비물 구입 비용을 줄이는 노하우다. 제작업체들의 가격을 비교하고 직접 연락해 대량구입하면 10%까지는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한다.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습 준비물 명예교사’ 모임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학부모 12명이 2인 1조로 하루 2시간씩 자원봉사로 수업에 참여한다. 이들의 역할은 수업 준비물을 미리 챙겨주고, 나눠주는 것은 물론 수업이 끝나면 다시 쓸 수 있는 물건은 한데 모아 관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학습준비물을 마련하는 데 드는 총비용을 다른 학교보다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학부모끼리 정보교환… 자녀지도에 큰 도움 학부모들이 힘들 법도 하지만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 때문에 기꺼이 참가한다. 다른 자원봉사 활동보다 훨씬 적극적이다. 주부 심유신(37)씨는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학부모들끼리 자녀 교육에 관한 얘기도 많이 나누고 있다.”면서 “저학년 학부모는 고학년 학부모들로부터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는 등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혜(37)씨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엄마를 자주 보니까 학교생활에 더 잘 적응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학습 준비물 명예교사 모임 운영을 돕고 있는 강명숙 교사는 “학부모들의 활동에 일체 간섭하지 않고 학부모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등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갈현초 이신화 자료과학부장 “재활용과 대량구매를 최대한 활용하고 시간표만 잘 짜도 가능합니다.” 미술 학습 준비물을 담당하는 갈현초등학교 이신화(44) 자료과학부장은 준비물 비용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교사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교사는 미술 준비물을 예로 들었다.“먼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문구업체마다 단가를 비교해 가장 싼 업체와 연락해 도매점에서 대량구매하면 기존에 거래하던 곳보다 10% 이상 싸게 살 수 있습니다.” 이 교사는 또 하나의 노하우를 알려줬다. 철사와 색종이 등 단기 소모품은 도매점에서 직접 다량구매하면 시중 가격보다 40%까지 싸게 살 수 있다는 것. 도화지의 경우 도매점에서 4000장을 사면 동네 문구점에서 낱개로 같은 양을 살 때보다 25%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 물감과 크레파스 등 장기 소모품도 대량구입하고 재활용한다. 그는 “한 가지 색을 대량구입하면 여러 색이 모두 있는 세트로 살 때와 비교해 크레파스는 60%, 물감은 40%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대량구입한 물감과 크레파스는 다양한 색을 골고루 갖춰 나눈 뒤 별도의 상자에 넣는다. 종이상자는 예전에 썼던 것과 학생들이 집에서 가져온 것을 재활용한다. 단기소모품인 찰흙은 사용한 뒤 재활용 찰흙통에 보관하면 다시 쓸 수 있다. 이 교사는 “싸게 사는 것 못지 않게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관리는 학부모가 맡는다. 명예교사들은 수업 하루 전에 바구니에 학생 수에 맞게 준비물을 마련해 학년과 반 표시를 붙여 수업 시작 전에 학생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 준비물별로 수와 종류, 양을 정확히 확인하고 쓸 수 있는 양만큼만 제공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학습준비물 지원 실태 초등학교 학생의 학습준비물 구입비의 일부는 학교에서 대준다. 서울의 초등학교 대부분은 학생 한 명당 한해 1만∼1만 5000원을 지원한다. 이는 학생들이 실제 1년 동안 쓰는 학습 준비물 비용의 25%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한해 2만원 이상 지원하고 있는 곳은 20% 정도로 그나마 사정이 좀 낫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002년 학생들의 학습준비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생 한 명당 학습준비물 지원비를 2만원 이상으로 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일선 초등학교들은 예산이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선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예산을 총액으로 받아 세부 지출항목은 학교 자율로 결정한다. 시교육청이 지원하는 학교당 예산은 41학급을 기준으로 2억 9500만원.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 가운데 전산실 운영비 등 학교 운영비가 85% 정도 들어간다. 나머지는 시설비와 용역비, 인건비 등이다. 한 교실당 학생 수가 평균 35명 안팎이기 때문에 학습 준비물 구입비를 2만원씩 지급한다면 한해 2870만원이 든다. 학교 관계자들은 “시설비를 줄여도 한 학생에게 2만원 이상 지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교육청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올해 예산이 지난해보다 7000억원 정도 줄어든 탓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각 학교에 지급되는 예산이 700여만원 정도 줄어든데다 다른 중요한 지출 항목이 많아 교육부 권장사항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신북·송정·신대림도 모범적 갈현초등학교 외에도 학생들의 학습 준비물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학교들이 적지않다. 서울 마포구의 신북초등학교는 학습 준비물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졸업한 선배들이 물려준 멜로디언과 실로폰 등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벼루와 붓, 훌라후프 등은 재래시장 문구점에서 일반 소매점의 70%대의 가격으로 대량 구매한다. 도화지와 색종이, 풍선 등은 시중가격의 30%대 가격으로 사고 있다.1년 동안 사용하는 학습 준비물 비용의 40%를 학교에서 지원한다. 한 학생당 1만 5000원이다. 강서구의 송정초등학교는 학습 준비물 비용의 60%를 지원하고 있다. 한 학생당 1만원. 여기에 한 반에 연간 10만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문구업체에 직접 연락하면서 가격을 비교해 사는 대량구매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영등포구의 신대림초등학교는 소모품만 90% 지원하고 있다. 담임교사가 필요한 물품을 신청하면 학년부장이 한꺼번에 구입한다. 털실과 물감, 찰흙 등 남는 물품은 다시 걷어 재활용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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