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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구 ‘컬처아카데미’ 인터넷 접수… 15일 개강

    서울 강남구는 9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강남컬처아카데미’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구를 대표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컬처아카데미는 미술, 영화, 책, 역사 등 문화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취미·교양 프로그램뿐 아니라 기존 문화센터와 차별화된 고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에는 현대미술 이야기와 청담동 갤러리를 돌아보는 ‘쉬운 현대미술 감상’, 영화감독이 들려주는 영화 감상법 ‘영화, 다양하게 보기’, 수업 중 한 권의 책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한정신의 책 나들이’, 쉽게 배우는 ‘클래식 음악산책’, 한국화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마음 그리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영화감독 이승영, 작가 한정신, 갤러리세인 대표 정영숙, 음악저널의 이준일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의한다. 교육은 개포동 수도공고 내 롱런아카데미에서 오는 15일부터 매주 열리며 수강을 원하는 주민은 홈페이지(www.longlearn.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연희 구청장은 “앞으로 주민들의 다양한 학습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46년만에 밤샘폐지 환영… 삶의 질 180도 바뀔 듯”

    “46년만에 밤샘폐지 환영… 삶의 질 180도 바뀔 듯”

    7일 오전 6시 30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 차량과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이용한 근로자들의 출근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1967년 창사 이후 46년 만에 ‘밤샘근무’ 대신 ‘주간 연속 2교대 근무’에 나서는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의 모습에는 생기가 돈다. 출근길에 만난 김모(47·울산 남구)씨는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면 되는데 늦지 않으려고 새벽부터 준비했더니 조금 힘들다”면서 “그래도 밤샘근무가 사라져 너무 좋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날부터 기존의 주·야간 근무 대신에 주간 2교대 근무제를 도입,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울산·아산·전주공장 근로자 3만여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조(오후 3시 40분까지)와 2조(오후 3시 40분~다음날 오전 1시 30분)로 나눠 주간 2교대 근무를 실시했다. 현대차 노사는 주간 2교대로 근무 시간이 축소됨에 따라 시간당 생산 대수를 늘리고 공장 비가동시간의 일부를 작업 시간으로 조정해 기존의 생산 능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또 생산량 향상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병행할 방침이다. 주간 2교대 근무는 근로자들 삶의 패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근로자들은 그동안 밤샘 야간근무로 가족과 어울리는 시간을 갖기 쉽지 않았다. 가족들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해 잠을 자는 근로자를 깨우지 않으려고 집안에서 발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이런 생활의 패턴이 확 바뀐다. 맞벌이 근로자는 퇴근해서 집안일도 도울 수 있게 됐다. 이모(42·울산 남구)씨는 “밤샘 근무로 나빠진 건강도 챙기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모(53·울산 북구)씨는 “이제는 동료들과 등산도 하고, 회사 문화센터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심야근로 폐지로 직원들의 건강 증진은 물론 늘어난 여가 시간을 활용한 자기계발 및 취미활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 기대된다”면서 “시범운영을 통해 미비점과 개선사항을 보완하는 등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근로자들의 생활패턴 변화가 예상되면서 외식, 레저, 의료, 유흥업계도 발 빠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실제로 현대차 인근 지역인 북구 명촌동 일대 상가는 근로자들의 여가생활 확대로 인한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그룹사인 기아차도 현대차와 함께 올해 주간 2교대를 시행한다. 완성차업체의 주간 2교대 시행으로 국내 산업계에 직·간접적인 영향도 예상된다. 자동차 협력업체 모임인 금속사용자단체는 모기업인 자동차 완성차 업체의 주간 2교대 도입에 맞춰 1년 정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오는 2014년 3월까지 주간 2교대를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주간 2교대제는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우리 산업 전반에 새로운 근무환경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김형오 “靑, 장관에게 부처 인사권 줘야”

    김형오 “靑, 장관에게 부처 인사권 줘야”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던 김형오(얼굴) 전 국회의장이 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를 향해 “청와대가 갖고 있는 정부 부처의 인사권을 장관에게 돌려주라”고 조언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인수위 워크숍에서 인수위원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가졌다. 그는 “지금 청와대 인사수석이 부처 인사를 모두 관장하고 있지 않나”라면서 “기관장들에 대한 인사권은 장관들한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부처 업무보고는 장·차관을 배석시키지 말고 실·국장 중심으로 실무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 전 의장은 이번 대선에서 낙마한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언급하며 “문 전 후보가 내세운 공약 가운데 받아들일 수 있는지 검토한 뒤 반영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내놓았다. 그는 “공약 가운데 미뤄야 하거나 수정할 게 있다면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헛공약, 빌 공(空)자 공약 세웠다고 비난받는 것보다 훨씬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서 “공약을 차분하게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또 국정 기조를 세우는 것과 국정 운영의 방향에 대해 “이 둘은 서로 일치해야지 미래 전망 따로, 국정기조 따로 나아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실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편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이날 워크숍에서 “박 당선인이 그동안 새누리당 대선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국민행복, 민생, 삶의 질 제고 등을 주로 강조했으니 인수위도 그 방향에 맞춰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인수위원 전원이 사심 없이 일하자”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1월의 평창, 눈으로 그린 수묵화

    1월의 평창, 눈으로 그린 수묵화

    우리나라 여행지 대부분이 긴 겨울잠을 잘 때, 깨어 움직이는 곳이 있습니다. 강원 평창입니다. 겨울철 평균 적설량이 2m 50㎝. 언제 가도 눈 쌓인 풍경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횡계리 등 대관령 일대는 ‘하늘 아래 첫 눈꽃마을’로 불릴 만큼 겨우내 아름다운 설경을 펼쳐 보입니다. 발왕산 아래의 도암호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꽁꽁 언 호수와 계곡, 겨울산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져 있지요. 과장을 좀 보태 수묵담채화라 해도 믿길 정도랍니다. 여기에 청옥산 ‘육백마지기’를 보탭니다. 원래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구릉지인데 눈을 맞고 선 자태가 곱습니다. 평창의 적설량은 전국 최고로 꼽힌다. 평창군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평균 250㎝의 눈이 내린 뒤 2월 평균 섭씨 영하 4.8도의 기온에서 평균 적설 심도 51㎝를 유지’한다. 표현은 어려워도 뜻은 간명하다. ‘평창 어디를 가도 겨울엔 늘 눈’이라는 것. 그 가운데 최근 부쩍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곳이 육백마지기다.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육백마지기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아리랑’ 가운데 하나인 ‘평창 아리랑’의 발상지다. 그런데 정선이나 밀양 아리랑은 알아도 평창 아리랑은 도무지 생경하다. 김흥소 평창아라리보존회 사무국장의 말에 따르면 “평창 아리랑은 평창군 미탄면의 청옥산(1233m) 육백마지기 일대에서 곤드레 등의 산나물을 뜯고 채소를 가꾸며 살던 주민들이 삶의 고달픔을 잊기 위해 부른 노래가 구전된 것”이다. 정선 아리랑과 음률은 같지만 후렴이 없다. 육백마지기는 말 그대로 600말의 씨앗을 뿌릴 수 있을 만큼 넓다는 뜻에서 나온 표현이다. 통상 1마지기가 논 200평이니 대략 12만평(40만㎡)쯤 된다. 평창의 남쪽, 그러니까 청옥산 정상 바로 아래 능선을 따라 평탄한 구릉과 급경사의 비탈이 뒤섞여 있다. 평창 아리랑이 노동요로 불렸던 시절엔 주민들이 구불구불한 산길을 발품 팔아 육백마지기까지 올라야 했다. 그 탓에 “새벽 4시에 집을 나가서 밭일 끝내고 돌아오면 밤 9시가 넘기 일쑤”였다. 실제 육백마지기로 향하는 길을 오르다 보면 한걸음에 인근의 산마루가, 또 한걸음에 먼 산의 마루금이 펼쳐진다. 이렇게 마루금 수십개가 겹쳐질 때쯤이라야 비로소 육백마지기에 닿는다. 육백마지기는 강릉의 안반데기, 태백의 매봉산처럼 고랭지 배추 경작지로 널리 알려졌다. 다른 지역들이 종종 한 해 두 차례 배추를 심는 것에 견줘 육백마지기는 한 차례만 심는다. 겨울이 길고 눈이 많기 때문이다. 포장도로가 닦여 있긴 하나 겨울철이면 눈이 쌓여 차량으로는 오갈 수 없다. 육백마지기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도 이 도로를 따른다. 급경사 구간이 드물어 오르기는 수월한 편. 대종교 삼신제단을 지나 청옥산 최고의 전망대로 꼽히는 헬기장에 서면 가리왕산 등 백두대간의 준령들이 사방으로 물결치는 장관과 마주할 수 있다. 좀 더 편하게 설산과 만나고 싶다면 대관령면의 삼양대관령목장(에코그린 캠퍼스)이 제격이다. 차도가 잘 정비돼 있어 한겨울에도 승용차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물론 하얀 눈밭 사이로 조성된 목책을 따라 산책하듯 오를 수도 있다. 목장 정상(1140m)에 서면 온통 눈밭이다. 무엇보다 이국적인 건 하얀 눈을 딛고 솟은 53기의 풍력발전기다. 그 너머로 멀리 강릉 시가지와 동해바다가 발 아래 깔린다. 해돋이와 해넘이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다. 풍력발전기 너머로 해가 지는데 여느 해넘이 명소에 뒤지지 않는 절경을 선사한다. 평창의 겨울 풍경을 말할 때 도암호 가는 길을 빼놓을 순 없다. 도암호는 평창과 강릉이 경계를 이루는 계곡에 수력발전용 도암댐을 세우면서 조성된 인공호다. 지역명을 따 수하호로 불리기도 한다. 호수 자체야 내세울 게 별로 없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딱히 할 일도 없다. 한데 물길과 나란한 진입로에서 만나는 풍경만큼은 참 일품이다. 알루미늄 연통에서 흰 연기 내뿜는 농가와 주변 산자락, 그리고 흰 눈 뒤집어쓴 계곡이 어우러져 소담한 겨울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누런 갈대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뒤섞인 계곡 사이로는 물 반 얼음 반의 계류가 흐른다. 계곡 오른쪽은 용평리조트가 있는 발왕산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중첩된 산자락들이 제법 옹골찬 풍경을 선사한다. 이쯤 되면 초대형 걸개그림이라 해도 믿겠다. 도암호 왼쪽은 강릉의 안반데기다. 오르는 길이 눈에 쌓여 겨울철엔 올라갈 엄두를 못 내지만 다른 계절엔 제법 명자깨나 날리는 곳이다. 가족 등 여럿이 함께라면 대관령 주변의 체험 마을을 찾는 것도 좋겠다. 대관령 눈꽃 마을, 의야지 마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마을이 많다. 눈썰매장 등의 놀이시설은 대부분 갖췄고 저마다 색다른 콘텐츠도 마련해 뒀다. 황병산 사냥 놀이(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9호) 발상지인 대관령 눈꽃 마을에선 전통 스키를 타고 사냥 놀이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스키장에서 서양 스키를 타고 활강하는 것에 견줄 수는 없으나 길이 1m 안팎의 나무 스키를 타고 동네 앞산을 빠르게 내려오는 재미가 각별하다. 이맘때 평창에는 먹거리와 놀거리가 풍성하다. 첫손에 꼽히는 게 송어축제다. 평창은 196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송어를 양식한 곳이다. 평창군에서 해마다 송어축제를 열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축제 주무대는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대다. 주요 프로그램은 송어 낚시. 얼음에 구멍을 뚫어 송어를 낚는 얼음낚시와 맨손으로 송어 잡기 이벤트, 텐트 낚시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잡은 송어는 축제장 내에서 굽거나 회를 떠서 먹을 수 있다. 눈썰매와 스노 래프팅, 봅슬레이, 얼음 기차 등의 겨울 놀이 프로그램도 2월 3일까지 진행된다. 축제 프로그램은 모두 유료다. 얼음낚시는 1만 3000원(어린이 낚시터 1만원), 송어 맨손 잡기는 1만 5000원, 텐트가 제공되는 가족 낚시터는 2만원이다. 진부면축제위원회 홈페이지(www.festival700.or.kr) 참조. 글 사진 평창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탄다. 송어축제장으로 가려면 진부나들목으로, 삼양대관령목장(335-5044) 등을 먼저 둘러보려면 횡계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삼양대관령목장 입장료는 8000원. 도암호는 횡계에서 용평리조트 쪽으로 가다 리조트 정문에서 왼쪽으로 난 소로를 따라 곧장 가면 된다. 평창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www.yes-pc.net) 참조. →잘 곳 휘닉스파크 등 스키 리조트 주변에 숙소가 많다. 겨울철 성수기여서 가격은 여느 지역에 견줘 높은 편이다. ‘휘팍’ 못미처 W모텔(333-2004)이 깔끔한 편. 가족 등 여럿이 간다면 한화리조트나 ‘휘팍’, 용평리조트 등을 고려해도 좋겠다. →맛집 횡계 쪽에 많다. 납작식당(335-5477)은 오삼(오징어·삼겹살)불고기를 잘한다. 남경식당(335-5891)은 꿩만두와 메밀막국수로 소문난 집. 대관령한우타운(332-0001)과 평창한우마을(334-9777)에서는 싼값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
  • [김문이 만난사람] ‘빈자의 미학’ 20년 건축가 승효상

    [김문이 만난사람] ‘빈자의 미학’ 20년 건축가 승효상

    새해는 어떤 ‘인생의 집’을 설계할까. 부자가 아니어도 좋다. 가난해도 행복해할 줄 알면 되겠다. 그렇다면 집이란 무엇일까. 사람이 집을 만들고 집이 사람을 만든다. 하이데거는 말했다. ‘인간이란 존재는 땅 위에 정주하면서 비로소 이루어진다’라고. 따라서 집은 인격이며 존재 방식이다. 그래서 건축은 진실해야 하며 그런 건축에 거주함으로써 우리의 영적 성숙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좋은 집이란 어떤 것일까. 선함과 진실함, 아름다움이 있어야 하겠다. 가난한 집에 살더라도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감격하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감수성에 젖으면 되겠다. ‘빈자의 미학’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그렇게 설계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시대의 대표 건축가 승효상(61)씨. 그는 평소 ‘주택이란, 그리고 건축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윤리의 공간이며 공공적 가치를 지닌다. 건축이란 돈이 아닌 절제이며 본질은 공간에 있다. 건축가는 건축주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더불어 공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건축 설계는 우리 삶을 조직하는 일이며 건축은 어디까지나 삶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답한다. 최근에 그는 책을 한 권펴냈다. 제목이 ‘오래된 것은 다 아름답다’이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발문에 “건축가 승효상은 글을 잘 쓰는 문필가로 이름 높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서 그는 글재주가 아니라 건축을 보는 안목이 높은 것이다. 승효상은 자신의 건축에 관해서나 남의 건축에 관해서 반드시 구조와 기능은 물론이고 그것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모두 아우르며 말한다. 그래서 그의 건축 이야기는 언제나 인문정신의 핵심에 도달해 있고 승효상은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는다”라고 썼다. 승효상씨의 건축학은 앞에 언급한 대로 ‘빈자의 미학’이다. 그렇게 고(故) 김수근 선생한테 15년을 배우고 홀로 그런 철학을 추구한 지 20여년이 됐다. 지난해 말 서울 종로구 동숭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중국 산시성에서 주문한 주상복합 건물을 설계하느라 바삐 보내고 있었다. 여러 설계 도면과 한 움큼의 몽당연필이 눈에 들어왔다. 불쑥 연필을 하루에 몇 자루나 소비하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3’이라는 숫자였다. 중국과는 어떤 인연이 있느냐고 하자 “중국에 진출한 지 12년이고 현지에 법인도 있다. 베이징 장성호텔, 하이난성 리조트 타운, 칭다오(靑島) 인근의 역사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고 말한다. 완공된 것이 3개, 설계 중인 것이 5개 등 모두 20개 정도 된다. 중국 외에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말레이시아, 중동 등 많다고 했다. 이쯤 되면 국제적 건축가라고 할 수 있겠다. 국내는 현재 용산공원을 설계 중이다. 그의 건축가 인생은 크게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김수근 선생과의 15년이고, 다른 하나는 ‘빈자의 미학’으로 걸어온 20여년이다. 먼저 김수근 선생과의 인연을 물었다. “대학교 4학년 때 김수근 선생님을 뵈었지요.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고 거만하시고(웃음). 졸업을 앞두고 존경하는 은사님의 소개로 만났습니다. 선생님이 1986년에 돌아가셨고 이후 3년 동안 김수근 선생님의 유언을 받아서 ‘공간’ 대표를 했으니까 15년을 김수근 선생 문하로 있었던 셈이지요.” 그때 건축가로서 삶이 어떤 것인지를 철저히 배웠다. 건축의 기본은 물론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김수근 선생을 극복하고 넘는 것이 목표였다. 선생이 설계도면 10장을 주문하면 20장을 그려냈다. 하지만, 매번 논리적으로, 미학적으로 실력이 달렸다. 야단맞기 일쑤였다. 선생이 세상을 떠나자 자연스럽게 홀로서기를 한다. 1990년 초 ‘승효상의 건축’은 무엇인가에 대한 방황에서 시작됐다.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생겨났다. 어느 날 이른 아침 종묘를 찾았다. 문득 느낌이 왔다. 일그러진 서울의 중심을 회복 해주는 경건한 장소이며 우리의 전통적 공간 개념인 ‘비움의 미학’을 극대화하는 건축임을 알게 됐다. 그 비움 속에 마음을 스스로 던졌다. 탐욕을 지우고 혼돈을 걷으며 저 깊이에서 들려오는 맑은 영혼의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절대 무위였으며 궁극 공간이었고 무한 침묵이었다. ‘승효상 건축’의 방향타를 움켜쥐는 순간이었다. “사실 ‘비움’이라는 것은 현재 서양의 현대 건축에서 새로운 키워드가 돼 있지만, 우리 선조의 상용어였고 우리의 옛 도시와 건축의 바탕이었죠.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비움은 추방해야 할 구악이 됐고 채우기에 몰두한 나머지 우리 도시는 악다구니하는 한갓 조형물과 건조물로 가득 차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삶과 공동체는 그래서 서서히 붕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강조하는 얘기. 좋은 건축과 건강한 도시는 우리 삶의 선함과 진실됨, 아름다움이 끊임없이 일깨워지고 확인될 수 있는 곳이며 그것은 비움과 고독을 통해 얻어진다는 것이다. 과도한 물신의 탐욕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잃어버렸던 우리의 고독을 다시 찾아 이를 마주하고 우리의 근원을 다시 물을 수 있도록 비워진 곳, 그런 비움의 도시가 결국 우리의 존엄성을 지킨다고 강조한다. 결국, 도시 건축의 아름다움은 채움에 있지 않고 비움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의 대표작을 잠깐 살펴보자. 그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집 ‘수졸당’(1993)과 하얀 집 ‘수백당’(1998) 등을 설계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장충동 웰콤시티, 대전대학교 혜화문화관, 파주출판단지 등을 설계하면서 2002년 미국건축가협회 명예 회원으로 추대됐다. 또 같은 해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건축가 승효상’전을 열기도 했다. “건축물은 심성을 변화시키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공간이 인간을 사유케 하고 그래서 좋은 공간에 살면 좋은 사람이 되고 나쁜 공간에 살면 나쁜 사람이 되겠지요. 수도하는 사람이 암자를 찾는 것도 작고 검박한 공간이 자신을 바꿔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거든요.” 그는 집이란 ‘배부른 돼지가 아니라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사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사무실 이름은 이로재(履露齋)이다. ‘이슬을 밟는 집’이라는 뜻이다. 소학(小學)에 보면 옛날에 가난한 선비가 연로한 부친을 모시고 살았는데, 이른 아침 이슬 내린 길을 밟으며 노부의 처소까지 문안을 드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승효상 건축’의 실마리이자 사고의 근간을 이룬다. 그는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피란 나온 일곱 가구가 깊은 마당을 두고 모여 사는 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산의 구덕산 기슭 밑에 지어진 그 마당 깊은 집의 풍경은 지금도 뚜렷한 비움의 이야기로 존재한다. 화장실과 우물이 하나씩 있는 기다란 마당. 아침은 매일 북새통이었고 해 질 녘엔 저녁밥 짙은 냄새와 웃음이 늘 마당을 메웠다. 곧잘 비워진 마당은 햇살과 빗줄기를 시시때때로 받았다. 그게 하이데거가 이야기한 거주의 아름다움이며 인간의 존재 자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우리 선조가 일군 모든 집의 마당은 아름다움을 가졌습니다. 그 마당은 대개는 비어 있지만 언제든지 삶의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어린이들이 놀든, 잔치를 하거나 제사를 지내든 그 공간은 늘 관대하게 우리 공동체의 삶을 받아들였고 그 행위가 끝나면 다시 비움이 되어 우리를 사유의 세계로 인도했습니다.” 비록 불확정 비움이라 하더라도 우리 선조의 아름다움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런 아름다움을 버리고 서양의 미학을 좇으며 마당을 없애버린 것이 지금의 우리이며 오히려 서양인들은 우리의 마당을 찾으니 황망할 따름이라는 것. 그의 건축설계 철학에서 배어 나오는 얘기다. 다시 물었다. 빈자의 미학이란 무엇이냐고. “가난한 사람의 미학이 아니라 가난할 줄 아는 사람의 미학”이라고 웃으면서 답한다. 우리나라 건축의 흐름에 대한 질문에 “건축 밀도가 가장 높음에도 세계 중심에 서지 못하고 있다. 뭐든지 바쁘게 만든다. 한가해야 건축이 제대로 설계되지 않겠느냐. 그동안 마구잡이로 지었다.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슬하에 1남 2녀들 두었다. 아들이 영국 런던에서 건축 설계를 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 계획을 물었더니 “실수하지 않는 건축을 하는 것이다. 70대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온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건축가 승효상은… 1952년 출생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빈 공과대학에서 수학했다. 15년간 김수근 문하를 거쳐 1989년 이로재(履露齋)를 개설했다. 1998년 북런던대학의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했다. 20세기를 주도한 서구 문명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 ‘빈자의 미학’이라는 주제를 그의 건축의 중심에 두고 작업하면서 ‘김수근 문화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여러 건축상을 받았다. 10년 동안 파주출판도시 설계를 맡아 2002년 미국건축가협회 명예회원으로 추대됐다. 건축가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주관하는 ‘2002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건축가 승효상’ 전을 가졌다. 미국과 일본, 유럽 각지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을 가지면서 세계적 건축가로 이름을 알렸다. 2007년 ‘대한민국 예술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거쳐 2011년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임됐다. 주요 저서로는 ‘빈자의 미학’(1996), ‘지혜의 도시’(1999), ‘건축, 사유의 기호’(2004), ‘지문’(2009), ‘오래된 것은 다 아름답다’(2012) 등이 있다.
  • [옴부즈맨 칼럼] 제3세계에 희망 주는 한국의 전자정부/정윤기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제3세계에 희망 주는 한국의 전자정부/정윤기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

    요즘은 관공서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서류를 발급받거나 세금을 납부할 수 있고, 연말 세금정산 때에는 국세청이 한 해 동안의 의료비·보험료·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집계, 제공하기 때문에 납세자는 예전처럼 일일이 서류를 챙기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정체계를 전자정부라고 한다. 지인 중에 민간은행 지점장으로 재직한 후 중소기업에 재취업한 분이 있어 작년에 만났는데 그분이 말하기를, 새 직장에서는 관공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자주 접속하는데 공공기관의 온라인 서비스가 금융권보다 더 낫다고 했다. 공무원인 필자 앞에서의 덕담이겠지만, 온라인 서비스를 포함한 전자정부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서울신문의 지난해 3월 1일 지면에는 유엔의 전자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두 차례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가 실렸고, 12월 26일에는 민간기업체의 전자정부 서비스 이용률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내용이, 12월 29일에는 ‘행정한류, 공무원 수출 1호’라는 기사도 게재됐다. 한국정부에서 전자정부본부장을 역임한 전직 차관을 우즈베키스탄이 자국의 차관급 공무원으로 데려가길 원한다는 내용이다. 개화기 시절에는 외국인을 우리의 고문으로 임명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서울신문이 2012년도 공직 10대 뉴스로 선정한 ‘강력범죄 범정부 대책’에 소개된 ‘SOS 안심 서비스’는 위급한 상황에서 범죄자 몰래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현재의 위치를 경찰에 신고해 준다. 고도화된 기반시설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따라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서비스다. 이 외에도 지난 한 해 동안에 서울신문이 다룬 전자정부 기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개별 사안 보도에 치우쳐 간과한 부분이 있어 다소 아쉽다. 전자정부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 컴퓨터는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입력된 원칙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한다. 또한 국민 의견을 청와대·국회 등 정부 요소요소에 전달해 인터넷 민주주의란 말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요즘 공무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인터넷에 자신의 잘못이 실명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효율성, 투명성, 민주성의 속성 때문에 유엔에서는 전자정부를 국가 발전의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고, 전자정부를 확산시키기 위해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삼고 있다. 지난 2년간 79개 국가에서 600여명의 고위직공무원이 한국의 전자정부를 배우기 위해 방문했고, 전자정부와 관련된 수출실적도 5억 8000만 달러에 달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전자정부를 수출하면 수입국에 컴퓨터 시스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노하우와 절차까지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자정부는 행정의 효율성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목표를 넘어 자부심은 물론 제3세계에 희망을 주고 롤 모델이 되어주는 데까지 나아갔다. 컴퓨터 시스템 하나하나는 단순히 업무개선 정도로만 보이지만, 전자정부라는 체계적 틀은 여러모로 더 큰 의미를 던진다. 제2의 한류, 미래의 도약대일 수도 있다. 신년에는 서울신문이 전자정부 개별 사업보다는 전반적인 효과와 의미를 다각도로 짚어 보는 기획기사를 다루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2013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젤리피시/조수경

    [2013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젤리피시/조수경

    분홍빛 바다가 출렁인다. 수심이 가장 깊은 곳에 토막 난 엉덩이가 바짝 엎드려 있다. 둥근 엉덩이 사이로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페니스들이 서 있다. 페니스들은 물살이 지나갈 때마다 일제히 부드럽게 흔들린다. 한쪽에서는 실리콘 가슴이 유두를 꼿꼿하게 세운 채 먹잇감을 찾고 있다. 위험을 감지한 듯, 무지개빛깔 콘돔 무리가 빠르게 헤엄쳐 지나간다. 나는 눈을 감는다. 바다 깊은 곳까지 파고든 햇빛을 향해 고개를 든다. 눈꺼풀을 투과한 빛이 안구를 따스하게 감싼다. 빛은 피부 속으로 스며들어 온몸에 뿌리내리고 있는 뼈마디를 녹인다. 몸이 점점 더 가벼워진다. 나는 분홍빛 바다를 부유한다. 나는 휠체어 바퀴를 탄력 있게 밀었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휠체어를 미는 손에는 조금의 망설임이 없었다. 방향을 틀 때마다 짧고 가느다란 두 다리가 하늘거렸다. 출입문이 열리며 사십대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의 얼굴 위로 분홍빛 조명이 물결처럼 흘러갔다. 나는 카운터 위에 달린 회전 조명등을 껐다. - 천천히 돌아보세요. 휠체어를 밀고 카운터 안으로 들어가는 나를 남자의 시선이 뒤쫓았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남자의 시선이 진열대 쪽으로 튕겨 나갔다. 남자의 눈동자는 진열대에 놓인 성인 잡지와 DVD, 콘돔 상자와 딜도를 빠르게 훑으며 한 칸씩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줄리’ 앞에서 멈췄다. ‘줄리’는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었다. 그것은 유명한 포르노 여배우가 자신의 성기를 직접 본떠 만든 것이었다. 남자는 ‘줄리’의 우윳빛 허리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토막 난 몸뚱이를 쓰다듬던 남자는 여배우의 그곳을 구석구석 살피며 촉감을 확인했다. 남자의 턱관절이 점점 느슨해지며 입이 벌어졌다. 모니터 앞에서 바지를 내리고 앉아 있을 때도 남자는 저런 얼굴을 하고 있을까. 삼 개월 할부로 몸값을 치르고, 남자는 토막 난 연인을 끌어안은 채 가게 밖으로 사라졌다. 비록 신체 일부분이긴 하지만 남자는 매일 밤 포르노 스타와 밀애를 즐기게 될 것이었다. 이곳에 있는 상품 중 완전한 것은 없었다. 모두 분절된 신체기구뿐이었다. 발기된 페니스를 본뜬 고가의 바이브레이터, 살짝 벌어진 여자의 성기, 둥글고 탐스러운 엉덩이, 가슴 사이에 질이 달린 기형적인 기구까지 온통 토막 난 몸뚱이뿐이었다. 토막 난 몸뚱이들은 나와 제법 어울렸다. 아이처럼 작은 몸에 달린 성숙한 여자의 젖가슴, 근육이 잘 발달된 짧은 팔, 제 기능을 상실한 채 붙어 있는 가늘고 휘어진 다리는 몸통을 중심으로 하나로 이어져 있으나 각각 떨어져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법했다. 내 몸뚱이는 버려진 재료를 모아다가 아무렇게나 조립해 만든 결과물 같기도 했다. 나는 가끔 가게 안에 분해된 채로 진열된 내 몸뚱이를 상상해 보곤 했다. 오후 두 시. 노인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노인의 손에는 쟁반이 들려 있었다. 나는 카운터 뒤쪽에 있는 방문을 열었다. 노인은 방 안에 쟁반을 밀어 넣은 뒤 내 몸을 들어 올렸다. 가느다란 두 다리가 아무 의지도 없이 덜렁거렸다. 노인은 나를 방 안에 내려놓은 뒤 문지방에 걸터앉아 천천히 신발을 벗었다. - 오늘은 유난히 바빴어. 공영주차장 공사가 시작됐거든. 그쪽 인부들이 다 왔지 뭐야. 한동안 바쁘겠어. 노인은 안주인과 함께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동네 이름을 따서 지은 평범한 상호에, 따로 메뉴도 없이 그날그날 안주인이 만든 국과 반찬을 내는 식이었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일하는 공업사 사람들 대부분이 노인의 식당을 찾았다. 젊은 시절, 노인은 이 근방에서 기계 다루는 일을 했다. 안주인은 노인이 일하는 곳 근처에 세를 얻어 식당을 열었다. 공업사와 공구상가가 밀집된 지역이었다. 식당은 벌이가 꽤 괜찮았다. 노인은 일을 그만두고 식당에서 안주인을 거들거나 상가로 배달을 다니곤 했다. 세를 얻어 식당을 차린 노인 부부는 이제 식당이 딸린 3층짜리 건물의 주인이 되었다. 내가 노인의 건물 2층에 세를 얻어 산 것도 벌써 6년째 접어들었다. 노인은 내가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게끔 화장실을 개조해 주었다. 노인이 아니었다면 가게를 시작할 엄두도 못 냈을 것이었다. 끼니때가 되면 노인은 식당에서 밥과 반찬을 챙겨다 주었다. 때로는 나를 안고 식당에 내려가기도 했다. 한창 바쁘게 손님을 치르고 난 안주인까지 함께 둘러앉아 늦은 점심을 먹을 때면 ‘가족’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공업사 사람들은 노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밥알을 씹으며 노인 같은 사람이야말로 선행상을 받아야 하는 거라고 말했다. 그때마다 노인은 쑥스럽게 웃으며 “딸자식 같아서…”라고 겸손하게 말하곤 했다. -갈치조림이야. 손님상에 내려고 만든 건 아니고… 며느리가 보낸 걸 내가 몇 토막 졸여 달라고 했지. 방으로 들어온 노인이 쟁반을 덮고 있던 신문지를 걷어냈다. 매콤한 갈치조림 냄새가 침샘을 자극했다. 노인은 손으로 갈치 한 토막을 집어 들고 몸통 양 옆에 박혀 있는 가시를 빼냈다. -이렇게 가시를 미리 빼두면 먹기 좋지. 갈비처럼 손에 들고 뜯어 먹기도 좋고. 양념장이 묻은 손가락을 입으로 빨며 노인이 말했다. 나는 젓가락을 들고 갈치 살을 발라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갈치는 꽤 먹음직스러웠다. 발라낸 살을 입안에 넣자마자 연약한 살점이 부서졌다. 그제야 허기가 밀려왔다. 자작자작한 국물에 뜨거운 밥을 비벼 입에 넣고,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무를 베어 먹었다. 노인은 남은 갈치 토막을 집어 들고 가시를 제거한 뒤 살점을 발라내 밥 위에 얹어 주었다. 살점을 씹고, 국물을 삼키는 나를 보며 노인은 기름으로 번들번들해진 손가락을 자꾸만 빨았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는 밥그릇 가장자리에 들러붙은 밥알을 떼어 냈다. 손톱으로 접시에 말라붙어 있는 갈치 비늘을 긁어냈다. 손톱 사이로 은빛 비늘이 반짝였다. 나는 신문지로 빈 그릇을 덮었다. 노인은 쟁반을 방 한쪽으로 밀어 놓았다. 나는 갈치 기름으로 얼룩진 신문지 귀퉁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손님이 올 거예요. -그래, 그래.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은 문지방에 걸터앉아 신발을 꿰신었다. -저녁 올려다 주마. 노인이 쟁반을 들고 일어서며 말했다. 나는 방 한쪽에 쌓아 놓은 상자더미 쪽으로 기어갔다. 어제 들어온 상품 몇 개를 새로 진열해 놓을 생각이었다. 상자더미 옆에는 계단식으로 만든 나무받침대가 있었다. 노인이 만들어 준 것이었다. 나는 받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가 보였다. 몸집이 큰 그는 사람들과 섞여 있어도 쉽게 눈에 띄었다. 식당에 내려가 밥을 먹을 때 그와 몇 번인가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선한 눈을 갖고 있었다. 그는 마치 바다 속 포유류 같았다. 그가 맞은편에 위치한 자동차 공업사에서 일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았다. 그리고 공업사 2층에 딸린, 내 방에서 마주 보이는 방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곧 알게 되었다. 그 후로는 받침대에 올라갈 때마다 창밖을 내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작업을 마친 그는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툭툭 털어내고 동료들과 함께 공업사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맨 위에 올려져 있던 상자에서 ‘투 러버스’를 꺼냈다. 페니스 모형 두 개가 하나로 이어진 상품인데, 한쪽은 딱딱하고 다른 한쪽은 부드러운 질감을 하고 있는 기구였다. 이것은 마치 머리가 둘 달린 뱀처럼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튜브 걸’도 꺼냈다. 여체를 본뜬 비닐 튜브에 바람을 주입한 뒤, 성기 부분에 실리콘으로 제작한 질 모형을 끼워 넣고 사용하는 상품이었다. 모양이나 촉감은 ‘리얼 돌’에 못 미치지만 저렴한 가격이 ‘튜브 걸’의 장점이었다. 나는 두 개의 상품을 들고 가게로 나갔다. ‘투 러버스’를 딜도 옆에 나란히 진열해 놓은 뒤, 납작하게 눌린 ‘튜브 걸’의 몸에 숨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밋밋한 얼굴과 유두 없는 가슴이 조금씩 부풀어 올랐다. 흐느적거리던 비닐 다리에도 팽팽하게 공기가 차올랐다. 나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튜브 걸’의 다리를 벌리고 핑크빛 질을 끼워 넣은 뒤 무릎 위에 앉혔다. 공기처럼 가벼운 여인을 한 팔로 끌어안고 가게 중앙으로 휠체어를 밀었다. 나는 춤을 청하듯 정중하게 ‘튜브 걸’에게 손을 내밀었다. ‘튜브 걸’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나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동그란 원을 그리듯 휠체어를 밀었다. 멀어질 듯 밀착되고, 흐느끼듯 가라앉다 이내 경쾌하게 튀어 오르던 춤. 오래전 영화에서 본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 흘러나왔던 연주곡을 흥얼거리며 나는 ‘튜브 걸’과 함께 가게 안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췄다. 누군가의 웃음소리를 듣고서야 나는 춤추기를 멈췄다. -제법인데. P공업사 사장 최 씨였다. 최 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가게를 찾아왔다. 최 씨는 나에게서 ‘튜브 걸’을 빼앗아간 뒤, 춤을 추는 시늉을 했다. 나는 ‘튜브 걸’을 거칠게 낚아채 한쪽에 세워 두고 가게 문을 잠갔다. -이쪽으로 오세요. 최 씨가 나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알코올로 기구를 닦아 내는 동안 최 씨는 양말과 바지, 그리고 팬티를 차례로 벗었다. 나는 최 씨 쪽으로 기구를 밀었다. 무릎을 세운 채 다리를 한껏 벌리고 있는, 여자의 하반신을 본뜬 기구였다. 최 씨는 내가 건넨 윤활제를 자신의 성기에 발랐다. -거기 있어. 네가 보고 있으면 더 흥분이 되거든. 이곳에 찾아오는 남자들 대부분이 내게 자신들의 행위를 지켜봐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나에게 섹스를 요구한 사람은 없었다. 기구가 아닌 진짜 여자와의 섹스를 원했다면 그들은 다른 곳에 갔을 것이었다. 대신 그들은 내가 여자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했다. 나는 남자들이 기구 안에 사정을 할 때까지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그들을 지켜보곤 했다. 때로는 기구에서 여자의 상반신이 자라나는 상상을 하거나, 기구처럼 남자들의 상반신이 사라지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일을 마친 최 씨가 기구에서 몸을 빼냈다. 나는 전기주전자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커피 잔에 인스턴트커피를 쏟아부었다. 황갈색 커피 알갱이가 잔 위로 우박처럼 떨어졌다. 하얀 프림이 쏟아지며 커피 알갱이 사이를 파고들었다. 입자가 고운 프림은 카리브 해의 모래를 닮았다. 카리브 해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가 산다고 했다.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언젠가 TV에서 본 그 해파리의 이름을 천천히 발음해보았다.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는 성장과 퇴행을 무한히 반복한다고 했다.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 1cm도 안 되는 이 작은 해파리는 죽지 않고 끊임없이 번식하며 전 세계 바다로 퍼져 나가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했다. 지구상에서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다 해도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는 태고로부터 멀고 먼 미래까지, 끝없이 헤엄쳐 갈 것이었다. 바다를 가득 메운 영생불사의 생명체들이 나를 향해 일제히 헤엄쳐 오는 환영. 나는 몸을 떨었다. 아주 오래전, 나는 해파리였다. 뇌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흐물흐물한 두 다리는 내가 해파리의 삶을 살았다는 흔적기관으로 남아 있었다. 분출하는 법은 잊었지만, 여전히 분비되고 있는 독이 동맥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며 현기증이 일 때도 종종 있었다. 물이 끓었다. 나는 최 씨에게 커피를 건넸다. 뜨거운 커피를 후루룩 마시고 최 씨는 커피값을 기구 옆에 내려놓았다. 나는 해변에 누워 바다를 바라본다. 수평선 끝에 태양이 반쯤 걸려 있다. 태양은 바다 위로 황금빛 길을 만들고 있다. 황금빛 길을 따라 무언가 해변을 향해 헤엄쳐 오고 있다. 그것은 수면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로 계속해서 헤엄쳐 온다. 물살이 점점 거세진다. 하지만 나는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해변에 가까워지면서 그것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것은 검은 고래다. 고래와 나는 서로 마주 본다. 나는 고래의 등 위로 기어 올라간다. 고래의 등은 생각처럼 미끄럽지 않다. 그리고 따뜻하다. 나를 태우고 고래는 다시 바다로 헤엄친다. 내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고래는 수면 가까이에서 헤엄친다. 물살에 발등이 간지럽다. 낯설다. 나는 내 다리를 내려다본다. 길고 튼튼한 다리가 쭉 뻗어 있다. 나는 다리를 한껏 뻗어 물살을 가른다. 잠결에 쇠가 또 다른 쇠붙이 안으로 파고드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을 떴다. 철컥, 하고 가게 출입문이 열린 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다시 출입문이 슬며시 닫히는 소리, 쇠붙이가 돌아가며 문이 잠기는 소리가 이어졌다. 나는 어둠 속에서 눈을 뜬 채로 허공을 응시했다. 어둠 속에서는 귀가 예민해지는 법이었다.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벌써 잠이 든 게냐? 노인이었다. 나는 대답을 하는 대신 방문을 등지고 돌아누웠다. -저녁상 봐왔다. 불을 켜지도 않은 채, 노인은 방 한쪽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저녁은 먹고 자야지. 노인은 문지방에 걸터앉아 신발을 벗었다. -갈치찌개다. 남은 갈치 넣고 끓였는데 맛이 아주 개운하다. 노인이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오며 말했다. 노인이 등 뒤에서 나를 끌어 안았다. 노인의 손이 티셔츠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노인의 피부는 차갑고 거칠었다. 노인은 내 가슴을 성급하게 움켜쥐었다. 노인은 내 등 뒤에 바싹 붙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물을 벗고 있는 커다란 곤충이 등 뒤에 매달려 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멀리,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간간이 쇠를 자르는 날카로운 소리도 들려왔다. 공업사에서는 종종 야간까지 작업을 하곤 했다.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나는 어두운 방 안에 누워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쇠가 잘리는 소리는 비명소리 같았다. 그것이 쇠붙이에서 피 맛이 느껴지는 이유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이불로 온몸을 꽁꽁 감싸고 누워 기계가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소리를 듣다 잠이 들곤 했다. 노인이 긴 숨을 토해냈다. 허물처럼 노인의 몸이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것만 같았다. -입맛 없으면 뒀다가 아침에 데워 먹어라. 방문을 닫기 전, 노인이 말했다. 가게 문이 열리고 다시 닫힐 때까지 나는 어둠 속에 가만히 누워 있었다. 노인의 발소리가 멀어지고 난 뒤, 나는 기구를 소독하듯 내 몸 구석구석을 닦아 냈다.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배고픈 아기마냥 희미하게 울다가도 이내 앙칼진 비명을 질러댔다. 안주인은 또 잠에서 깨어났을 것이었다. 그녀는 평소에 전화벨이 울려도 못 들을 만큼 깊은 잠에 빠지는 편인데, 고양이 울음소리만 들리면 이상하게 잠에서 깨어난다며 투덜거리곤 했다.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다 보면 단순히 교미를 하고 있는 짐승이 아닌, 이제 막 성의 유희를 알게 된 계집 같다며 몸서리치기도 했다. 나는 노인이 두고 간 쟁반을 끌어당겼다. 밥공기를 거꾸로 들고 흔들었다. 차갑게 식은 밥덩이가 갈치찌개 위로 떨어졌다. 나는 그것을 비닐봉지 안에 담은 뒤 나무받침대 맨 위까지 기어 올라갔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응시했다. 캄캄한 골목길에서 몸집이 작은 고양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나는 비닐봉지를 아래로 떨어뜨리고 비린내를 맡은 고양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곧 생명을 잉태할 어미 고양이에게는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할 것이었다. 전봇대 아래 둥그런 물체가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쓰레기더미일 것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맞은편, 그가 살고 있는 방을 바라봤다. 불이 꺼져 있었다. 창문은 밤하늘보다 더 어두운 빛깔을 하고 있어 안쪽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낮에 본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자동차 보닛을 열고 부품을 교체하던 중이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육중한 부품들을 그는 날렵한 동작으로 들어내고 또 갈아 끼웠다. 그의 손을 거치고 나면 자동차는 매끄러운 엔진 소리를 냈다. 그는 무엇이든 고칠 수 있을 것이었다. 어쩌면 그는 내 몸을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괴한 모양으로 붙어 있는 팔과 다리를 몸통에서 분해한 뒤 정상적인 팔과 다리를 다시 이어 붙이고 조립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때, 그의 집 창가에 커다란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나는 재빨리 몸을 숨기며 받침대에서 기어 내려왔다. 안주인이 자꾸만 하품을 했다.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지난밤 잠을 설친 탓이었다. 투덜거리면서도 그녀는 손으로 열무를 집어 한 입 베어 물었다. 노인이 두부조림을 반으로 잘라 내 밥 위에 얹어 주었다. -양념장이 간간하니 입맛이 돌 게다. 나는 노인이 얹어 준 두부를 입안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두부에 배어 있던 물기가 밥알 사이로 스며들었다. 노인은 배추김치를 손으로 찢어 밥 위에 올려 주고 코다리찜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주었다. 안주인이 열무를 집어 먹던 손을 앞치마에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밥을 먹으면서도 식당 출입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안주인의 오랜 습관이었다. 곧 식당 문을 밀고 남자 몇몇이 들어왔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온 사람들 중에 그가 있었다. 빈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는 나와 마주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안주인이 부엌에 들어가 국을 데우는 동안, 노인은 밑반찬을 가져다 날랐다. 나는 밥알을 씹으며 그를 바라봤다. 그는 코다리찜을 한입에 넣고 씹다가 입을 우물거리며 가시를 뱉어냈다. 그의 젓가락은 계란말이를 자주 집어 들었다. 그는 국그릇을 한 손으로 들고 후루룩 국물을 삼켰다. 콧등에 땀이 맺히자 손등으로 스윽 닦아냈다. 숟가락질 서너 번 만에 그는 밥 한 공기를 비웠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물로 입가심을 하던 그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노인이 맞은편 자리로 와 앉았다. -다 먹은 게냐? 노인이 물었다. 노인 뒤로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노인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이 나를 안으려는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올려다 줄게요. 그가 노인에게 말했다. 노인 옆에 서자 그의 몸집은 더 커보였다. 노인은 그와 내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섰다. 그가 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는 나를 안은 채로 식당 문을 열고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그의 새끼손가락이 내 가슴에 아슬아슬하게 닿아 있었다. 나는 그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콧날에서 인중으로, 인중에서 다시 윗입술로 이어지는 선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윗입술에 비해 아랫입술이 들어가 있고 아래턱이 짧아 그는 고집 있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휠체어에 나를 내려놓았다. 그의 목덜미가 내 얼굴에 닿을 듯했다. 그는 후, 하고 숨을 짧게 내뱉었다. 그는 물건을 사러 온 손님처럼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나는 휠체어를 밀고 카운터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나를 돌아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뭐 좀 마실래요? 내가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에게 들어오라는 시늉을 하고 방문을 열었다. 방바닥에는 포장하려고 꺼내 놓은 상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인터넷 쇼핑몰 주문량이 나날이 늘고 있었다. 나는 상품들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그가 앉을 자리를 만들었다. 방에 들어온 그는 바지주머니에 손을 반쯤 찔러 넣고 머뭇거렸다. 방바닥에 앉아서 바라보니 그는 더욱 커 보였다. 엉거주춤하게 선 자세로 방안을 휘휘 둘러보던 그가 갑자기 창가로 걸어갔다. -내 방이 마주보이는군요. 나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는 정말 모르고 있었던 걸까. -저기가, 그가 손을 쭉 뻗으며 맞은편을 가리켰다. -내 방이거든요. 그가 천진하게 웃었다. 방바닥에 앉아 있는 나는 창문 너머 그의 집을 볼 수가 없었다. 그제야 눈치 챈 듯, 순식간에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는 창문 앞에 놓인 나무받침대를 흘끗 쳐다보고 내 옆에 와 앉았다. 나는 전기주전자 쪽으로 몸을 끌었다. 양손으로 바닥을 짚고, 손을 짚은 곳까지 엉덩이를 끌어당겼다. 작고 가느다란 두 다리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꼬리처럼 흐물흐물 따라왔다. 그가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몸이 더 무거워졌다. 전기주전자에 물이 끓는 동안 그는 주문 목록을 집어 들고 천천히 훑어봤다. 상품명을 일일이 소리 내어 읽다가 그는 중간중간 주변을 돌아보며 해당 상품을 찾아보기도 했다. 이름만으로는 도무지 어떤 상품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내가 커피를 건네고 나서야 그는 주문 목록이 적힌 종이를 내려놓았다. 나는 바닥에 늘어놓은 상품들 중 딜도를 손에 쥐었다. 나는 익숙한 솜씨로 딜도를 포장해 상자에 넣었다. 사은품으로 지급하는 콘돔 두 개도 빠뜨리지 않았다. 상자를 테이프로 봉한 뒤 나는 ‘식스팩맨’을 끌어당겼다. 탄탄한 복근부터 허벅지까지 만들어놓은 것으로 ‘초콜릿 복근’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출시된 상품이었다. ‘식스팩맨’을 개발한 회사에서 상품을 광고할 때 내건 문구는 ‘지금은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이었다. 광고 문구를 읽을 때마다 나는 구시대의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곤 했다. 나는 레즈비언 커플을 위한 기구를 포장했다. 벨트를 허리에 두르면 여자도 남자의 성기를 몸에 지닐 수 있었다. 내가 상품을 포장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그가 여자의 엉덩이를 본뜬 상품을 집어 들었다. 그는 내 손놀림을 곁눈질해가며 여자의 엉덩이를 포장했다. 엉덩이를 움켜쥐는 그의 손등 위로 핏줄이 일어섰다. 나는 페니스 모형을 말아 쥐었다. 불끈 튀어나온 핏줄까지 정교하게 만들어 놓은 상품이었다. 그의 시선이 느껴져 손의 감각이 예민해졌다. 나는 페니스를 더욱 세게 말아 쥐었다. 그는 포장한 엉덩이를 상자에 넣고, 이번에는 실리콘 가슴 모형을 끌어당겼다. 그의 커다란 손 안에 한쪽 가슴이 가득 찼다. 그의 시선이 내 가슴 쪽으로 옮겨 왔다. 순간, 아랫도리에 더운 피가 고여 들었다. 나는 실리콘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그의 손을 끌어다 내 가슴에 가져다댔다. 잠시 멈칫했던 그의 손이 이내 옷 속을 파고 들었다. 나는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두 개의 다리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옷 속을 파고든 그의 손이 몸의 굴곡을 따라 느리게 움직였다. 온기가 지나간 자리에 소름이 돋아났다. 가슴과 배꼽 위에 차례로 머물던 따스한 기운이 순간 사라졌다. 그가 치마를 거칠게 잡아끌었다. 나는 그의 손을 다급하게 막았다. -일 끝내고, 나는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빛이 한창 쏟아지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짧고 가느다란 다리가 여과 없이 보일 터였다. 다리를 보게 되면 햇볕에 말라죽은 강장동물의 사체라도 발견한 듯, 그의 눈은 경멸로 가득해질 것이었다. -밤에 다시 와줄래요? 그가 내게서 몸을 뗐다. 그는 몸의 열기를 빼내듯, 숨을 길게 내뱉고 일어났다. 포장이 끝난 상자 몇 개를 한쪽에 쌓아 두고 그는 방에서 나갔다. 오후 일곱 시. 나는 딜도를 크기별로 보기 좋게 정리했다. DVD를 진열해 놓은 선반을 손바닥으로 쓸어 보니 먼지가 묻어났다. 물티슈를 뽑아 선반에 쌓인 먼지를 닦아냈다. 내친김에 다른 진열장에 쌓여 있는 먼지도 닦았다. 출입문 손잡이 부분은 늘 손님들의 지문으로 얼룩져 있었다. 나는 물티슈를 한 장 더 뽑아서 손잡이 부분을 닦았다. 휠체어를 뒤로 밀어 얼룩이 남은 곳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카운터 주변까지 정리를 마치고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택배기사가 상자를 수거해 가고 난 뒤에 방안을 쓸고 걸레질까지 했지만, 나는 물티슈로 방바닥을 한 번 더 훔쳐 냈다. 가지런히 개어 놓은 이불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노인의 냄새가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불 귀퉁이에 향수를 살짝 뿌려두고 나서야 나는 안심했다. 욕실 문을 열고 쓰윽 훑어봤다. 거울도, 세면대도, 바닥도 모두 말끔했다. 세면대 옆에 걸어둔 수건이 낡아 보였다. 나는 서랍장을 열고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수건을 찾아 욕실에 새로 걸어 두었다. 그가 퇴근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카운터 서랍을 열고 화장품을 꺼냈다. 파우더 퍼프를 두드려 이마와 콧등의 기름기를 지웠다. 턱을 살며시 들고 마스카라를 덧발랐다. 손거울 안에 들어있는 여자의 얼굴이 제법 도도해 보였다. 나는 턱을 든 채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움직여 보기도 하고 입 꼬리를 올려 웃어 보기도 하다가 키스를 기다리는 여자처럼 입술에 긴장을 풀었다. 거울을 끌어당기고 살짝 벌어진 입술 안을 들여다보았다. 세상을 향해 처음 속살을 내보인 패류(貝類)처럼 나는 재빨리 입술을 닫았다. 계단을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카운터 서랍을 급히 닫고 미리 띄워 놓은 인터넷 쇼핑몰 창을 들여다보며 주문량을 확인했다. 문이 열리며 발자국 소리가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제야 모니터 너머로 고개를 빼고 출입문 쪽을 바라봤다. 노인이었다. -문 닫고 내려가서 저녁 먹자. 일곱 시 사십 분. 평소대로라면 벌써 가게 문을 닫았을 시간이었다. -손님이 올 거예요. 나는 다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노인은 내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 출입문 밖으로 나갔다. 노인의 발자국 소리가 희미해지자 나는 가게에 불을 켜둔 채 방문을 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이미 어두웠다. 아직 일이 끝나지 않은 걸까. 나는 상체를 숙여 손으로 방바닥을 짚고 엉덩이를 끌어내렸다. 쿵, 소리가 났지만 이 정도 충격에는 이미 단련되어 있었다. 나는 어두운 방안을 기어갔다. 방바닥에 가로등 불빛이 창문 모양으로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나는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은 나무받침대를 한 칸씩 올라갔다. 팔 근육은 웬만한 성인 남자보다 더 굵고 튼튼했다. 창밖으로 그의 방 창문이 보였다. 불이 꺼져 있었다. 공업사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빠른 속도로 나무받침대를 내려왔다. 휠체어에 올라타고 카운터로 나갔다. 모니터에 인터넷 쇼핑몰 창을 띄워 놓은 채, 나는 가끔씩 출입문 쪽을 바라봤다. 배송해야 할 상품목록을 정리하고, 제조사에서 보낸 신상품 카탈로그를 살펴봤다.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어느덧 아홉 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두운 방안을 기어 나무받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의 방 창문이 보였다. 불이 켜져 있었다. 나는 창가에 바짝 붙어 그의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나무 책상이 보였고 침대 모서리가 보였다. 멀리서 자동차가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지나갔다. 소리는 점점 멀어지다 사라졌다. 침대 모서리 밖으로 하얀 다리가 튀어나왔다. 창틀에 가려져 다리의 일부만 보였지만 그의 것은 아니었다. 나는 황급히 몸을 돌려 벽에 등을 기댔다. 나는 침을 삼켰다. 나는 다시 몸을 낮추고 창밖을 내다봤다. 하얀 다리 사이로 그의 커다란 몸뚱이가 보였다. 하얀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쌌다. 곧은 뼈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탄력 넘치는 근육. 근육이 움직이며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곡선. 관절의 거칠고도 부드러운 움직임. 실리콘도, 비닐 튜브도 아닌 살아 있는 다리. 만져 보고 싶었다. 나는 카운터 위에 달린 회전 조명등을 켰다. 꼿꼿이 서 있는 딜도와 납작하게 웅크리고 있는 엉덩이 위로 분홍빛이 내려앉았다. 휠체어를 밀고 가게 안을 둘러봤다. 나는 포르노 스타의 토막 난 몸뚱이 앞에서 멈췄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질을 가지고 있는 포르노 스타 옆에는 실리콘 가슴이 누워 있었다. 나는 계속 가게 안을 둘러봤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성인 잡지에서 종종 봤으나 이름이 기억나지는 않았다. 나는 잡지를 집어 들고 휠체어를 밀었다. 나는 여자의 얼굴이 크게 인쇄된 면을 찾아 방바닥 한가운데에 잡지를 펼쳐 놓았다. 그 아래로 실리콘 가슴을 가져다 놓았다. 나는 다시 포르노 스타의 토막 난 은밀한 부위, 그리고 여자의 다리를 본뜬 쿠션을 차례로 가져다 놓았다. 나는 내가 창조해 낸 여자 옆에 나란히 누웠다. 카리브 해의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여자와 나는 백사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분홍빛 파도가 밀려와 여자와 내 몸을 적신다. 여자의 분절된 몸이 하나로 이어진다. 여자는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운다. 한 걸음씩 발을 내딛다 여자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전라의 아름다운 육신이 부드럽게 출렁인다. 여자는 춤을 추며 내게 다가온다.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여자는 주문을 외우고 섬세한 손길로 내 다리를 쓰다듬는다. 숨을 불어넣은 ‘튜브 걸’처럼 가늘고 휘어진 두 다리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며 감각이 되살아난다. 탐스럽게 살이 오른 두 다리가 공중으로 뜨기 시작한다. 다리와 함께 내 몸도 붕 떠오른다. 내 몸은 분홍빛 바다 위를 떠다닌다. 따스한 물결이 몸을 부드럽게 감싼다. 투명한 몸에서 빛을 발하는 해파리들이 바다 깊은 곳에서 하나둘씩 떠올라 해면을 부유한다. 해파리들이 헤엄쳐와 내 몸을 핥듯이 뒤덮는다. 목을 감싸고 가슴 위로 미끄러지고 내 몸 안을 깊숙이 파고든다. 태양과 바다가 맞닿은 곳을 향해 나는 해파리들과 함께 헤엄친다. [당선소감] 연인이 세상 떠난 벼랑끝, 거짓말 같은 일이… 거짓말 같은 일이었다. 삼류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쏟아졌고, 나의 연인은 세상을 떠났다. 감당이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이쪽이 아닌, 저쪽 세상을 바라보던 시간이었다. ‘나’도 잃고 ‘언어’도 잃은 시간이었다. 두려웠다. 벼랑 끝에서, 당선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이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달려가며 세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느리게 걸으며 주변을 돌아보고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들. 나는 후자 쪽을 꿈꾼다. 어릴 때부터 꿈은 하나였고,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언제나 명확했다. 내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언제나 삶의 사각지대였고, 나는 그것을 문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제, 간신히 ‘입장권’을 받은 기분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 글. 그림. 여행. 세상 구경 실컷 하고, 아이들, 동물들과 사랑을 나누는 삶.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글’의 힘을, 나는 믿는다. 늦게 출발한 만큼 더 열심히 쓸 것이다. 제게 ‘숨’인 소중한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좌뇌를 물려주신 아빠, 우뇌를 물려주신 엄마, 가장 소중한 우리 가족, 사랑합니다. 등단하면 찾아뵙겠다며 지금껏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어요. 조해룡 교수님, 곧 찾아뵐게요. 대모님을 비롯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많은 분, 믿고 응원해 준 친구들, 특히 집 밖에 나가지 않는 나를 위해 식량과 각종 영양제를 배달해 준 재경양, 모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던 모습 그대로, 내 안에 영원히 방부 보존되어 있을 당신, 그곳에서 늘 지켜봐 주세요. ■약력 ▲1980년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현재 SBS 라디오 작가 [심사평] 인간의 깊은 내부세계 들여다보는 문제작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전통적으로 좋은 작품, 좋은 작가를 새롭게 배출하는 자리로 알려져 왔다. 최근 이은선, 차현지, 김가경과 같은 재능 있는 작가들을 문단에 새로 내놓았고 이들은 이미 활발한 문단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힘센’ 서울신문 신춘문예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본심을 맡으면서 우리는 비상한 관심과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들은 모두 열두 작품 정도. 생각보다 많은 예심 통과작은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시간적으로도, 마음 씀씀이로도 쉽지 않은 일을 하도록 했다. 두 사람이 미리 배송해 받은 예심 통과작을 읽고 그 가운데 몇 편을 추려 꺼내 놓은 후보작은, 한 사람은 두 편, 다른 한 사람은 네 편. 공교롭게도 한 사람의 네 편 가운데 다른 사람의 두 편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그 두 편의 제목은 조수경의 ‘젤리피시’와 이완의 ‘아빠의 네트워크’. 두 작품 모두 나무랄 데 없는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아빠의 네트워크’는 아들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세계를 조명한 독특한 작품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작중 화자의 시각이나 생각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녹록지 않은 생활을 이어 가는 인물들 모두의 삶에 흐르는 생기나 활력은 이 소설의 작가가 성숙한 세계인식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수경의 ‘젤리피시’는 어떻게 보면 더 독특하면서도 문제적인 생각을 전달하는 것 같다. 성인용품 판매점에서 일하는 고독한 장애 여성의 시점을 취한 것은 이 작품을 쓴 사람이 세태와 시류를 예민하게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유행감각의 소산이 아니다. 이 작가는 인간의 깊은 내부 세계를 들여다보는 안목을 갖추었다. 또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묘사 능력도 탁월했다. 심사위원들은 고심 끝에 조수경의 ‘젤리피시’를 당선작으로 올렸다. 문제작을 당선작으로 올린 것에 만족한다. 조수경에게 축하드리며 정진을 당부한다. 이완은 이것으로 낙심하지 말고 힘내시길.
  • [열린세상] 건강 대통령, 복지 대한민국/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건강 대통령, 복지 대한민국/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유례 없이 치열했던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게 되었다. 박근혜 후보가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최초로 과반수 득표를 달성하며 대한민국 첫 번째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새 대통령은 유세기간 동안 강조했던 ‘국민행복’과 ‘100%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포부를 다지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만만치 않다. 일자리를 비롯한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양극화 해소와 세대 및 이념 간의 갈등을 봉합하며 경제 민주화를 달성하면서 국가 경쟁력 강화까지 그야말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여러 경로를 통해 국민의 행복이 최우선임을 강조하였다. 아마도 복지(福祉)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듯하다. 당선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과 ‘다양한 복지 수요의 충족’을 약속하였는데,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노후 및 출산·보육·육아를 지원하는 등의 구체적인 실행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의료비 및 건강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천명한다. 그러나 ‘건강 민주화’에 대한 비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사전적 의미로 복지는 행복한 삶을 뜻한다. 건강은 행복한 삶의 첫걸음이자 필요조건이다. 즉, 복지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국가가 챙기고 돌봐주는 건강 민주화의 실현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건강 민주화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보건 정책 기조 아래 의료 불평등의 해소, 의료 자원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배분, 미래 의료산업 발전을 근간으로 한다. 국민 보건에 대한 국가 패러다임이 건강 민주화를 완성할 열쇠인 것이다.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보건과 복지는 공동 운명체이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를 이야기하며 보건 정책을 토로하고, 보건을 굳건히 하는 일을 복지 혜택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측면에서 보건은 의료 및 질병 예방에 직결되는 독립 행위로 이해되는 편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나라가 복지와 보건을 분리하는 국가 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덴마크 등은 보건을 전담하는 부처를 따로 두어 건강 증진, 질병 예방 의료정책을 추진한다. 독립 부처에서 건강과 의료에만 초점을 맞춘 보건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부처는 국가 보건의료 향상을 위한 전략적 연구 프레임 창출 및 인프라 구축도 담당한다. 미국의 경우 국립보건원 전체 예산의 약 23%가 질병 예방 연구에 배정되며, 유럽 또한 약 11%의 예산이 보건의료 연구 사업에 쓰여진다. 선진국에서의 이런 투자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보건의료 정책만이 자국민의 건강을 증진시켜 행복한 삶을 지속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대한민국의 보건정책을 총괄하는 독립된 보건부의 설립이 절실하다. 보건의료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질병의 예방과 관리 및 건강증진사업을 주관하면서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집행하도록 한다. 또한 의료자원에 대한 공정한 배분과 의료 이용 접근성을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미래 의료산업 육성 등을 전담하도록 한다. 영국의 부즈앤드컴퍼니라는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2011년 전 세계 기업의 연구개발비 순위 2위와 3위에 다국적 제약회사가 선정되었는데, 2개 회사의 연구개발비 투자비용이 대한민국 정부 전체의 연구개발비보다도 많다.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비 중 보건의료 연구 사업에 투자되는 비중은 2%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의 기본이 되는 보건의료 연구 사업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차세대 보건의료산업을 육성할 부처를 독립시키는 것은 절대적으로 시급하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호가 항해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순항할 일만 남아 있다.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대로 복지가 잘 구축되어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전 국민이 건강 민주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복지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사설] 절망에 선 노동자 보듬는 게 대통합 첫발

    노동자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줄을 잇고 있다. 대선 이틀 후인 지난 21일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 최모씨가 자살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이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극심한 생활고와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벼랑끝 절망의 선택으로 보인다.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노조와 회사가 자살 원인을 두고 생활의 어려움 때문이니 노조탄압 때문이니 다투는 소리를 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자중자애해야 한다. 최씨는 회사 측에 158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지난해 11월 파업사태를 타결하면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최소화’에 합의했지만 개인이 아닌 노조 상대 손배소는 철회하지 않았다. 업무방해 등의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노조는 정당한 단결권을 옥죄는 노동탄압으로 인식하고 있으니 좀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진중은 복직을 해도 마땅한 일감이 없는 막막한 상황이다. 노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고 타협하는 길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일자리에서 쫓겨난 노동자와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 문제는 일거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사안이다. 대선 결과와 맞물려 노동 개선의 전망이 서지 않는다고 해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택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행복 ‘100% 대한민국’을 공언했다. 박 당선인의 10대 공약에는 ‘근로자 일자리 지키기’와 ‘근로자 삶의 질 올리기’ 항목이 들어있다. 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일방적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 방지를 위해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차별회사에 대한 징벌적 금전보상제 적용도 다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기대를 결코 외면해선 안 된다.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는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리는 노동자의 삶의 조건을 보듬는 것이야말로 대통합의 시작이라고 본다.
  • [공직 파워우먼] (13) 농림수산식품부

    [공직 파워우먼] (13) 농림수산식품부

    농림수산식품부는 여성 공무원들에게 인기 없는 부처였다. 거친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 많고 권위적 조직문화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한 고참 여성 공무원은 “20년 전만 해도 결혼하면 은연중에 퇴직 압박을 받았고,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를 타는 것이 당연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 파워가 커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2010년 강영실 서해수산연구소장이 첫 여성 고위 공무원이 됐고, 이달 12일 김정희 수산정책과장이 일반직으로는 처음 부이사관 승진을 했다. 이런 막힘 없는 ‘여풍’에 새내기 여성 공무원들의 농식품부 지원도 활발해졌다. 2010~2012년 신입 공무원 564명 중 38.7%(218명)가 여성이었다. 특히 5급 공채 출신 중에는 여성이 절반이 넘는 24명(55.8%)이다. 해양수산연구직 출신인 강 소장은 많은 여성 공무원들이 ‘롤모델’로 꼽는다. 여성이 연구선(船)을 탄 첫 세대이기도 하다. ‘여자가 배를 타면 재수가 없다’는 편견이 팽배했던 1982년, 여자 화장실도 없던 배 위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전문성과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직원들의 평가 이면에는 이런 이력이 있다. 지난해 동해수산연구소장직을 맡아 기상청과 공동으로 ‘기후변화거점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동해안 수산자원의 변화를 연구하려는 첫 시도였다. 내년 처음 실시되는 ‘서해 5도 주변 해양환경 조사’도 그의 작품이다. 객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라면 거침없이 추진하는 강 소장의 업무 방식을 잘 보여준다. 김 과장은 농식품부에서 ‘첫 여성 사무관’ ‘첫 여성서기관’ ‘첫 여성 총무과장’ 등을 거쳤다. 업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농어촌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특별법’을 입안했다. 2002~2003년 1년 넘게 이 법의 기틀을 잡았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던 농어촌 정책을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지속 위원회 설치 등으로 체계화했다. 올 초 수산정책실로 옮겨서는 ‘10대 수출 전략 품목’을 선정했다. 내수용으로만 생각돼 온 우리 수산물을 수출 품목, 성장 동력으로 바꾼 계기를 만들었다. 박경아 농어촌사회과장은 1984년 7급 전산직으로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2009년 현 직책을 맡아 우리 농업정책의 사각지대인 ‘여성 농업인’ 부분까지 정책영역을 넓혔다. ‘농촌형 공동 돌봄 센터’가 대표적 사업이다. 농촌의 특성도 잘 파악하면서 여성에 대한 특수성을 이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는 농업인 연금보험료를 여성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성은 분명 농업 공동 경영인이지만 남성 위주로 각종 증명이 발급되는 탓에 자신의 경제활동을 증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박 과장은 이·통장의 확인으로도 연금보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이 사업에 내년 예산 111억원이 배정됐다. 권현욱 국제기구과 서기관은 ‘원양어업협상전문가’다. 한 달에 1~2번꼴로 원양어업 쿼터협상을 위해 출국한다. 그의 쿼터협상 결과에 따라 수백억원에 달하는 원양어선 외화벌이가 좌우된다. 또 어선들은 까다로운 국제법을 잘 몰라 자주 분쟁에 휘말린다. 자칫 불법 어선으로 등록되면 어획물의 수출입이 금지돼 해당 어선을 고철로 팔아야 될 만큼 경제적 피해가 크다. 권 서기관이 나서 이런 일을 원만하게 해결해 오고 있다. 17년째 같은 업무를 하면서 생긴 외국 수산당국자들과의 인맥과 유창한 영어 실력이 협상 비결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유권자들이 본 대선공약] (4) 자영업자

    [유권자들이 본 대선공약] (4) 자영업자

    700만명으로 추산되는 자영업자들은 대기업에 밀리고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치이며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이들에게 이번 대선은 ‘반전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내놓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공약에 민감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 위기의 자영업자들에게 ‘새 동아줄’이 될지 ‘낡은 동아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두 후보가 같은 공약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데다 ‘청사진’에 걸맞은 ‘디테일’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지적된다. 박·문 후보는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접근법에서 차이가 있다. 박 후보는 사전 신고와 주민 설명회 등을 의무화한 ‘사전입점예고제’ 도입을, 문 후보는 현행 신고제에 대한 허가제 전환을 각각 약속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컴퓨터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대준(44)씨는 13일 “사전입점예고제의 경우 대기업이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합리화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어야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허가제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반발과 저항에 맞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온·오프라인 공정경쟁 유도를” 두 후보는 자영업자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서민 업종에 대한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을 차단하는 장치도 제시했다. 박 후보는 대기업이 새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관련 업계와 협의하고 정부가 이를 중재하는 ‘사업조정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유명무실화된 상태다. 문 후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30% 이하인 업종 등을 중소기업·소상공인 적합 업종으로 지정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특별법도 만들기로 했다. 서울에서 15년째 PC방을 운영하는 최승재(47)씨는 “박·문 후보의 공약 모두 당장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몰고 올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전에 비해 진일보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후보가 제시한 신용카드·백화점 입점·은행거래 수수료 인하, 문 후보가 내세운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을 전담하는 중소상공부 신설 등의 공약도 각각 후한 점수를 얻었다. 전북 전주시에서 30년째 서점을 운영하는 박대춘(55)씨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신용카드 결제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춰 주는 게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대형 서점과 경쟁해야 하는 동네 서점들의 열악한 사정을 정부가 더 잘 이해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씨는 “중소상공부가 만들어지면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의 추진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씨는 “박 후보의 공약에서는 소상공인들에 대한 4대 보험 지원 등 삶의 질 문제에, 문 후보의 공약에서는 소상공인의 상권 등 구조적인 문제에 각각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게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박한 평가를 받은 공약들도 있다. 박 후보의 중소기업·소매업체 간 매장 공유 모델 개발, 문 후보의 낙후 공단 재생·현대화 사업 추진 등이 대표적이다. 김씨는 “(박 후보 공약의) 취지는 좋지만 결국 마케팅을 비롯한 상업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과의 공정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 “기업 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좋지만, 이와 맞물려 부담금이 동시에 늘어날 경우 오히려 영세 업체를 내쫓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강화,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우선 구매 등에 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씨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대기업을 상대하는 중소기업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해외 선진국에서는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거래할 경우 이를 처벌하는 반덤핑 규제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다. 업계가 납득할 수 없는 가격과 정당하지 않은 조건으로 시장을 왜곡하는 사례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 대형마트에서 ‘통 큰 치킨’이 나왔을 때 일반 자영업자들은 모두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받는 도둑놈 취급을 받았지 않았나.”라면서 “이른바 ‘착한 가격’으로 포장되는 덤핑 가격이 소상공인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도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에 대한 우선 구매 방침을 어기더라도 구매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리는 법률적 제한 장치가 없다.”면서 “제도 활성화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공공 분야 입찰에서 적정입찰가격제를 도입하겠다는 박 후보의 공약, 납품단가 변동 등 하도급 관련 정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보고를 의무화하겠다는 문 후보의 공약 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책 안착시킬 환경 구축돼야” 김씨는 “최저가 입찰제가 대기업에 유리한 만큼 적정 입찰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적정 입찰가격 산정을 위해서는 기술 등에 대한 평가 수단으로 인증이 필요한데, 이러한 인증제가 가격 외에 또 다른 진입장벽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문 후보 공약에서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이면계약 등 갑을 관계를 악용한 편법을 차단하는 대책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박 후보는 문 후보에 비해 공약에 대한 실천 의지와 실현 가능성이 더 높게 느껴진다. 문 후보의 공약은 상대적으로 완성도와 접근성이 낫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동작구 부동산정보 실시간 무료 열람 서비스

    서울 동작구는 3일 인터넷을 통해 토지등급을 비롯해 바뀐 지번, 개별공시지가, 도로명 주소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동작구 부동산정보센터’(http://land.dongjak.go.kr)를 구축하고 무료 열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도로명 주소 등 부동산 정보를 조회할 때 여러 사이트로 정보가 분산돼 정보를 얻기 불편했고 정보제공 방식도 저장 데이터 제공 방식이어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구축한 정보 시스템은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성을 개선했으며, 해당 시스템과 연계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 신청을 위해 필요한 토지등급을 확인하려고 수수료를 내고 토지대장이나 카드토지대장을 발급 또는 열람해야 했던 불편함이 해소됐다. 1973년 4월 1일부터 1995년 12월 31일까지의 토지등급 65만 1426건에 대한 전산자료를 구축, 무료 열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과거 토지등급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2008년 이후 재개발 사업이나 재건축사업 등 대단위 토지개발사업으로 변경된 지번과 관련한 전산자료 7206건을 새롭게 구축, 기존 자료 1만 4744건을 포함한 총 2만 1950건에 대한 바뀐 지번찾기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편리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문충실 구청장은 “이번 부동산정보센터 구축과 전산자료 무료열람 서비스는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한 주민 편의행정의 일환”이라며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10개 도서 시·군 “섬 관광화 대선공약으로”

    전국 섬 자치단체들이 섬의 합리적인 개발과 관광활성화 방안 등을 대선공약으로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다. 동·서·남해안 지역의 10개 섬 자치단체로 구성된 ‘대한민국 아름다운 섬 발전협의회’(회장 정현태 남해군수)는 3일 도서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25개 건의사항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대선공약 관계자들에게 최근 전달하고 대선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섬 발전협의회에는 강화군·옹진군·완도군·진도군·신안군·울릉군·보령시·남해군·여수시·고흥군 등 10개 시·군이 참여했다. 섬 발전협의회는 지난달 15일 열린 실무회의에서 협의를 거쳐 대선공약 반영과제 내용을 확정했다. 섬지역 합리적 개발과 관광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해양수산부의 부활과 영해면적을 국토 행정면적으로 설정, 도서개발촉진법 개정, 도서지역 여객선 운임지원 등 7가지를 건의했다. 또 섬 정주여건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사항으로 도서지역 상·하수도 개발사업 국비지원 확대, 어업면허 구조조정 추진, 도서지역 난방용 유류 면세, 농어촌 지역에 소아과 및 산부인과 개설 등 9가지를 건의했다. 낙후 지역의 삶의 질 향상과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옹진·강화·연천군을 수도권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수도권 범위 조정(‘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관련법 개정), 부단체장 직급 향상 및 임명권 확보 등 5가지 행정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이 밖에 친환경농업직접지불제도사업 지원확대, 농업인 재해안전 보험료 국비지원 확대, 농업기계 구입비 국비 지원 등 4가지를 건의했다. 남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열린세상] 장년 장애에 정책적 관심을/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장년 장애에 정책적 관심을/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벌써 12월이다. 이제 곧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도 울려나올 듯하다. 총선, 대선으로 유난히 분주하고 바쁜 해였다. 그만큼 시간도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보름 후면 대선이 치러지고 내년엔 새 정부가 들어선다. 각종 복지 공약이 봇물처럼 쏟아졌으니 어찌됐건 복지정책이 강하게 추진될 것은 분명하다. 장애인계에선 내년부터 제4차 장애인정책발전 5개년 계획이 새롭게 시작된다. 이 계획은 1996년 김영삼 정부 때 ‘삶의 질 세계화’ 선언을 계기로 ‘노인 및 장애인 복지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 시초다. 1998년 1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됐고, 벌써 4차 계획이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계획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등 장애인 정책과 관련이 있는 모든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장애인의 복지, 교육·문화, 경제활동, 사회 참여 등 여러 분야에서 5년 동안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와 이에 대한 이행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민·관이 함께 참여해 공청회를 거치고 국무총리실 산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도 고용노동부와 함께 경제활동분야인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의 5년간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작업에 참여했다. 지난 3차 5개년 계획에서는 정부·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 일자리를 늘리고 장애인에 대한 직업능력개발 서비스와 사업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향후 4차 5개년 계획에서도 장애인의 일자리 확충은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특히 낮은 경제성장률과 복지재정의 부담으로 인해 일자리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아울러 장애학생, 청년, 여성, 고령 장애인 등 각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취업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더 발전된 내용이 될 예정이다. 사실 장애 학생에 대한 직업 및 진로 서비스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내 ‘워크투게더 센터’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특수학교의 고등부 졸업생은 매년 약 5000명씩 배출되고 있으나 그중 절반밖에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4월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6개 정부부처가 수립한 ‘장애인 고용 종합대책’에 따라 장애학생에 대한 고용·교육·복지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연계되어 진로설계와 취업준비가 학교 때부터 이루어지게 되었다. 청년 실업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비장애청년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 놓여 있는 장애학생과 청년들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청년장애인과 더불어 고령장애인 문제의 심각성 또한 인지될 필요가 있다. 장애인구 중에서 50~64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2.1%이며, 65세 이상은 38.8%다. 이들을 합치면 전체 장애인의 70.9%가 50세 이상으로, 장애인의 3분의2 이상이 이미 고령화돼 있는 셈이다. 고령화 사회의 진면을 장애 인구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고령과 장애는 같이 오게 마련이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도 늙어가면서 장애인이 될 가능성은 누구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4차 계획에서도 이런 고령장애인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부각돼 소득, 의료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대책이 추진될 것이라 한다. ‘인생은 60부터’라는데 60세 이하가 무슨 고령이냐고 할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 국무회의에서도 55~64세의 연령대를 ‘고령’이 아니라 ‘장년’(長年)으로 바꾸어 부르기로 의결했다. ‘장년’은 오랜 삶을 살아온 사람이란 뜻이다. 30~40대를 가리키는 장년(壯年)과는 다르다. 경험을 쌓았고 생체적·정신적으로 노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의미를 살린 것이라 한다. 이러한 장년 장애인들은 취업뿐 아니라 소득, 건강, 주거, 여가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되어 있으나 딱히 이들에게 적합한 서비스가 제공되지는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 인프라의 구축이 요구된다. 세밑이 더욱 쓸쓸한 장년 장애인에게 새해부터는 새로운 명칭에 걸맞은,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관심과 실행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되고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 [리뷰]’철가방 우수씨’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리뷰]’철가방 우수씨’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이런 삶도 있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 힘든 아이들의 후원자를 자청하며 기부천사로 살다 세상을 떠난 故김우수씨의 일생을 다룬 영화 ‘철가방 우수씨’(감독 윤학렬)는 감동보다는 교훈이 앞서는 영화다. 감동적이고 극적인 장면으로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고 소소하게 그의 일상을 그렸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고아로 지내야 했던 어린 시절과 서울역 앵벌이, 나이트클럽 광대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한 그의 삶은 고달파 보이지만, 기부천사로서의 삶을 시작한 뒤부터의 일상은 평범한 우리네와 전혀 다르지 않다. 영화 안에서 중국집 배달부로 일하는 김우수(최수종 분)는 자신의 몸 하나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좁은 고시원에 살지만 매달 자신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아이들을 후원한다. 평생 가족없이 외롭게 살아온 그에게 아이들은 후원의 대상이 아닌 친구이자 피붙이나 다름없다. 그가 아이들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곳은 다름 아닌 교도소. 우연히 작은 책자에서 후원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3남매의 사연을 접한 뒤 기부를 결심했고, 얼마 후 “감사합니다.”라는 글귀가 담긴 편지를 받은 뒤 새 삶을 살기 시작했다. 절망 외에는 가진게 없었던 그에게 희망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영화가 단순히 그의 삶에만 조명을 비추는 것은 아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고시원 사람들과의 소통, 고통스러운 삶의 순간에서도 그들에게 비치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미소는 우리 사회가 아직은 살 만하고 또 앞으로 더욱 살 만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또 다른 희망을 품게 한다. 이렇듯 ‘친절한 우수씨’는 어찌 보면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할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일상이 작은 생각 하나로 변할 수 있으며,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떠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영화의 독특한 특성 중 하나는 타임머신을 타듯 과거와 현재를 마구 교차하는 흐름이다. 관객들은 故김우수 씨의 삶을 설명 한 줄 없이 뒤죽박죽 쫓아가야 하는 탓에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숨을 거두기 전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자신의 인생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철가방 우수씨’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삶, 그러나 분명히 존재했던 그리고 존재할 수 있는 삶의 또 다른 모습을 제시해 우리의 현재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정엽 완주군수 ‘기업하기 좋은 곳 1위’ 비결은

    임정엽 완주군수 ‘기업하기 좋은 곳 1위’ 비결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기관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긴밀한 협조 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 지원을 위한 원스톱 지원 체계를 연중 가동하고 있지요.” 정부가 조사한 전국 자치단체 투자유치 서비스 만족도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한 임정엽 전북 완주군수는 “차별화되고 획기적인 투자유치 지원 시책이 기업들로부터 밀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유관기관 협의체 통해 소통 완주군이 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는 ▲연구기반 시설 집적화 ▲소통과 정보제공 ▲기반시설 확충 ▲근로자 삶의 질 향상 등 기업의 수요와 눈높이에 맞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유치를 위해 제품 연구개발에 필요한 연구기관을 유치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국책 연구기관 등 타 지역에 없는 연구시설을 집적화한 게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임 군수는 다른 자치단체들이 공단부터 조성한 다음 기업 유치에 나서는 것과 달리 연구기관 등 각종 인프라를 먼저 확충한 게 기업들의 눈길을 끈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완주군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고온플라스마 응용연구센터, 연료전지 핵심신기술센터, 신재생에너지 융합기술센터 등 7개 최첨단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다. “기업 유치와 지원을 위한 인력을 지역경제과에 일괄 배치해 기업들이 여러 부서를 방문하는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단 한 차례 방문으로 기업 유치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임 군수는 “산단진흥회, 연구&개발(R&D) 기관 정책협의회, 산단 지속발전협의회 등 유관기관 협의체를 통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정보 제공 등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은 점도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원인력 일괄배치로 원스톱처리 완주군은 도로시설 개선, 안정적인 용수공급, 오폐수 처리 등 제반 여건의 최적화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이와 함께 수영장과 배드민턴장, 체력단련실을 갖춘 대규모 근로자 종합복지관을 건립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글교육도 하고 있다. 완주군은 이 같은 지원을 바탕으로 최근 5년 동안 173개 기업을 유치해 매출 1조 2808억원, 고용창출 4572명의 성과를 거뒀다. 2006년 561억원이던 지방세수는 지난해 840억원으로 49.7% 증가했다. 임 군수는 “획기적인 기업지원체계 구축으로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3100만원으로 전북 지역 1위를 기록하는 등 전북경제 1번지로 도약했다.”면서 “부품소재와 자동차, 기계 산업의 메카가 될 테크노밸리 2단계 사업 등 기업지원 체계 확충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성동, 고혈압·당뇨 교육센터 운영

    성동구가 주민들의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관리를 위해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처음으로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를 설치 운영한다. 구는 30일 오후 4시 구청 전략회의실에서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를 운영할 기관으로 선정된 의료법인 삼성의료재단 강북삼성병원과 민간위탁 업무 협약을 맺는다. 센터는 다음 달부터 설치를 시작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업무 협약식에서는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운영에 관한 구체적 사항들을 확인하고 효율적 운영 방안을 논의한다. 센터는 성동구보건소 금호분소에 설치될 예정이며 강북삼성병원의 내과전문의를 센터장으로 간호사, 영양사가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의 건강관리를 책임지게 된다. 센터에서는 등록된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비와 약제비 등을 지원하고, 진료예약 일정, 누락 일정 알림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뇌졸중,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의 발병 시기를 늦춰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높이기 위해 질병에 대한 상담과 예방교육도 실시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금융특집] 하나금융그룹

    [금융특집] 하나금융그룹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 금융’, ‘환경을 저축하는 푸른 금융’,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 금융’ 테마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금융그룹은 ‘기업이 시민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갖고서 지난 40여년간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에 전념해 왔다. 기업이 경제주체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의 ‘나눔’은 지역 사회 공익 기여를 기반으로 한다.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은 물론 노인요양시설 및 어린이 보육시설 건립에 힘쓰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08년부터 다문화가정 자녀 대안 교육 프로젝트인 ‘하나 키즈 오브 아시아(Kids of Asia)’를 진행 중이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겪는 언어 발달 부진과 학습 부진, 정체성 혼란 등을 해결하고자 만들었다. 올 초 하나금융 식구가 된 외환은행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은행답게 다문화가정 지원에 힘쓰고 있다. 2008년부터 결혼 이주민 여성의 친정 방문을 지원하고 있다. 2009년 6월엔 국내 최초로 ‘외환다문화가정 대상’을 열어 수상자에게 최고 1000만원의 상금과 친정 방문 비용을 제공했다. 하나푸르니어린이집은 2008년 9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첫 번째 문을 열었다. 국내 최초로 자치단체에 직접 기부해 국공립보육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140여명의 아동들이 보육 프로그램 서비스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 역시 소외계층 아동들과 1대1 후원 결연을 맺어 올해 10월 말 국내외 아동 746명에게 1인당 2만~3만원씩 매월 총 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 최초의 노인요양복지시설인 ‘하나케어센터’는 수준 높은 의료 및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0명씩 그룹을 이뤄 가정과 같은 편안한 생황을 제공하고 2인당 1명씩 간병인을 배정해 24시간 질 높은 간병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환경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환경경영’을 모토로 ‘건강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 최초로 2006년 6월 초 산림청과 협약을 맺고 2007년 4월부터 경기 양평균 신론리에 133㏊의 숲을 가꾸고 있다. 이를 금융산업과 접목시켜 환경친화적인 생활을 하는 고객들에겐 ‘-0.3℃ 대출적금’ 등 금리 우대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0.3℃ 대출적금’은 경차 운전자나 이메일로 청구서를 받는 고객에게 최대 0.3% 포인트 대출 금리를 깎아주는 상품이다. 올 10월 말 잔액이 384억원에 이른다. 문화사업에도 열심이다. 문화를 곧 삶의 가치 향상으로 여긴다. 1986년 계간지 ‘하나은행’을 창간해 국내외 문화 예술인 및 다양한 공연을 소개하고 있다. 연간 13만부 이상 발간한다. 고객과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 외환은행은 1989년부터 해마다 ‘송년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정상급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클래식 음악회로 정평이 나 있다. 음악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시각장애 안마사, 중증장애인 돌본다

    안마를 통해 장애인의 일자리와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 시작된다. 관악구는 27일 새달부터 지역 내 중증 장애인에게 안마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각장애인 안마바우처 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중 지체·뇌병변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지압, 발 마사지, 운동요법, 자극요법, 체형교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안마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재가방문형 서비스다. 안마서비스는 바우처(이용권) 형태로 지원되며 신청인은 월 1만 2000원만 부담하면 월 4회, 회당 1시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구는 이 사업 중증 장애인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이 사업을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서비스로 높이 평가하고 ‘2012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공모’ 지원사업으로 선정했다. 김준혜 생활복지과장은 “장애 탓에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복지정책을 펼쳐 더불어 사는 따뜻한 복지 관악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새의자] 천범룡 서울 관악구의회 의장 “청사에 북카페·공원…주민에게 돌려드릴 것”

    [새의자] 천범룡 서울 관악구의회 의장 “청사에 북카페·공원…주민에게 돌려드릴 것”

    “주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회 청사를 주민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제6대 서울 관악구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천범룡 의장은 26일 취임 소감과 함께 각오를 밝혔다. “한동안 의회 파행으로 구민들께 우려를 끼쳤다.”며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고 의회가 정상 기능을 다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를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의장은 우선 의회 청사를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1층 로비, 옥상, 2~4층 복도 등 유휴 공간을 주민을 위한 북카페, 공원 등으로 꾸밀 생각이다. 또 회의실도 여유가 있을 때는 모의 의회, 주민 토론, 교육, 문화 강좌를 위한 공간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천 의장은 “새달 하순까지 의회 전체 의견을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의장단 등을 포함하는 10명 규모의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천 의장은 6대에 들어 지지부진해진 의원 연구회도 다시 활성화시켜 의원 전문성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부터는 연구회를 최소 2개 정도 만들어 의정 연구 활동을 펼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에 따라 특별위원회도 구성해 집행부에 대한 건설적인 견제, 비판 기능을 유지할 방침이다. 관악구의회는 지난해 청소점검특위, 공공시설특위 등을 조직해 지역 기반시설과 환경 문제 등을 일괄 점검하기도 했다. 천 의장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방자치제도 개선도 강조했다. 그는 “현 지방자치는 의회 운영이나 원 구성에까지 개입하려는 중앙정부의 입김 탓에 자치가 아닌 종속이 된 지 오래”라고 분석한 뒤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고 누구나 주민 추천으로 출마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생각으로 천 의장은 최근 기초의회 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소속 정당이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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