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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의 소리] 겸임교수 출강 제한 없애야/이영선

    겸임교수제와 관련해서 건의합니다. 겸임교수제의 취지는 현장에서 익힌 실무 경험을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졸업후 학생들이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전임교수 채용의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겸임교수를 채용해 적은 강사료를 주고 교수충원율에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전임교수는 다른 대학에 강의를 나가곤 하는데, 겸임교수는 한 대학에서만 출강하고 다른 대학에는 출강하면 안 되는 것으로 대학 당국이 불합리하게 운영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경륜이 있는 사람이 한 대학에서만 강의를 해야 한다고 못박는 것이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더구나 겸임교수직은 1년 계약직입니다.1년 뒤 현재 출강하고 있는 대학에서 재계약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인데, 한 대학에서만 강의를 해야 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것은 대학의 횡포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겸임교수가 두 대학에 출강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영선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실전논술 지상강의 2회 예시논술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둔갑시키려는 중국의 시도가 파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2년 이른바 동북공정이라는 프로젝트를 공식 출범시킨데 이어 이번엔 중국 외교부의 홈페이지에서 한국의 고대국가로 소개했던 고구려 역사를 삭제했다. 중국의 동북 지방에서 명멸한 소수 민족의 역사로 폄하해 중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의도일 것이다. 마치 로마의 유적이 프랑스에 있으니 로마사는 프랑스의 역사라고 억지를 부리는 이치다.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만들어 놓고 고구려 영토였던 북녘 땅까지 중국 땅이라고 우기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는 중국의 대내·외 정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제력의 성장으로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내부적 회의가 팽배하면서 체제 유지와 안정 기조가 위협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대내적으로는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역사·문화적 의식을 추스르는 작업이 필요했을 것이다. 대외적으로 국제적·경제적으로 부상하는 한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동북공정을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동북아에서 역사적 우위를 선점함으로써 맹주로서 군림하겠다는 패권주의 야심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정략적 계산을 숨기고 학술적 수단을 동원해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우리의 고구려사 지키기는 학술적 연구 결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구려가 우리의 고대 국가였고 중국의 동북지역도 지배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역사학은 물론 고고학 관련 인문학을 총동원하여 학문적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의 모태가 되고 있는 동북공정에 수백명의 학자를 동원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고구려사 박사가 14명에 불과하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국가 차원에서 고구려 연구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국사 교육을 강화해 국민적 역사 의식을 높여 우리 민족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차제에 고구려를 비롯한 유구한 우리 역사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작업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고구려 유적을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과도 연결되어 있고 보면 국제 사회에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절실하다. 더구나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우월적인 위상을 고려한다면 고구려는 한국 고대국가였다는 국제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시도가 시급하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사료가 풍부할 것으로 관측되는 북한과 공동 연구를 강화함으로써 가시적인 학문적 결과를 얻는 한편 민족적 동질성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고구려사의 진실은 중국의 정략적 속내에도 불구하고 학문적 연구 결과로 밝혀질 것이다. 중국의 역사로 둔갑할지도 모를 고구려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고구려 역사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우리 손으로 이뤄져야 한다. 역사는 총체적 문화의 기록이다. 가시적인 유물·유적의 연구 뿐만 아니라 언어학과 고고학 등의 수단을 동원해 고구려사는 백제나 신라와 같은 문화적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야 한다. 중국을 포함해 국제 사회의 학술 단체나 연구 기관, 대학을 설득해야 한다.고구려사 나아가 우리 역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열정을 모아갈 일이다.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실전논술 지상강의 3회 제시문

    글 (가) : 생명윤리법안 내용/ 과학발전보다 ‘생명윤리 중시 (2002년9월)23일 입법예고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체세포복제문제에 대해 ‘생명공학 발전’측면보다는 ‘생명윤리 존중’이라는 가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비록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를 통해 복제 연구를 허용할 수 있는 길을 터놨다고는 하지만 치료목적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체세포 복제연구를 사실상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8월 법안 제정작업 주관부처로 줄다리기를 하던 과학기술부를 따돌리고 복지부가 결정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체세포복제 금지-어떤 형태든 모든 체세포복제 연구가 허용되지 않는다. 치료 목적의 배아복제기술을 허용할 경우 배아관리의 투명성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의 관리체계상 ‘생식 목적’의 복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누구든지 인간개체를 복제할 목적으로 배아를 생산하거나 이를 자궁 착상, 임신, 출산하는 행위가 금지됐고 이를 시키거나 도와주는 행위도 처벌하도록 했다. 얼마전 클론네이드의 사례처럼 다른 나라에서 복제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 입국하는 경우도 10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대통령소속 자문기구인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체세포 복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규정을 뒀지만 위원회가 생명과학 또는 의과학 분야 위원과 종교계,철학계,윤리학계,법조계,시민단체,여성계 등을 대표하는 위원으로 동수 구성되기 때문에 특정 연구에 대해 허용되기란 사실상 힘들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인간배아 생산과 이용-원칙적으로 임신 이외의 목적으로 인간배아를 만들 수 없도록 했고 보존기간 5년이 지나 폐기될 냉동잔여배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연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배아줄기세포연구는 조직이식과 암, 퇴행성뇌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대체세포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냉동잔여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연구는 체세포 복제를 통한 줄기세포연구에 비해 의학적 유용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이 또한 명목상의 제한적 허용에 불과하다. ◆유전자검사영역 강화 및 유전정보 이용 제한-배아 또는 태아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의 경우 유전 질환, 암, 에이즈 등 중증질병 치료용으로만 가능토록 했고 인간의 신체적 특징이나 성격 등 의학적 입증이 불확실한 분야에 대한 유전자 검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용어설명 체세포복제-인간의 몸에서 유전자정보를 갖춘 체세포를 확보한 뒤 여기서 추출된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해 분열시키는 행위. 배아복제 또는 체세포 핵이식이라고도 한다. 동물의 난자를 이용하면 이종(異種)간 체세포복제가 된다. 배아(embryo)-정자와 난자가 수정돼 8주 내지 9주까지를 배아라고 하고 원시선의 출현 여부(수정후 약 14일)를 연구 허용범위로 한다. 원시선은 배아의 등 부위에 나타나며 배아의 각 세포가 각각의 예정된 조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냉동잔여배아-불임 치료 목적으로 생산된 배아를 보통 냉동으로 보관하는 것으로 해동하 면 본래의 배아로 성장이 가능하다. 배아줄기세포-초기 배아의 내부 세포층에서 채취하며 일정한 조건을 만들어주면 모든 조 직의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세포. < 2002년 9월 24일> 글 (나) : [시론] 무모한 복제인간 실험 복제 인간이 태어난다. 넘지 않았어야 할 생명공학의 선을 넘은 것이다. 지금껏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매달려온 의학 및 기초 생명과학의 수많은 연구자들은 ‘인간복제 아기 1호 탄생 이 불러 일으킬 사회적 파장이 자칫 생명과학이 진정 추구해야 할 연구 방향까지 막게되지 않을까 많은 우려를 하게 된다. 이번 인간복제에 사용된 기술은 현재 가축에서 사용하고 있는 복제 기술과 동일한 방법이며 이제는 아주 보편화돼가는 실험 방법이다.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세포의 특성상 사람을 복제하는 것이 소를 복제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소와 사람은 임신기간이 유사하고, 배아가 발달하는 속도도 비슷하다. 또 인간 난자세포는 쥐 난자 세포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쥐를 이용한 실험을 사람에게 적용하면 소보다 쉽게 사람을 복제할 수 있다. 그 기술을 간략히 소개하면 핵을 제거한 수핵 난자에 원하는 인간 체세포의 핵을 넣고 전기충격이나 화학물질 처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복제된 체세포 복제배아를 대리모의 자궁 내에 넣어 임신기간동안 체내발생을 유도하여 탄생된 것이다. 가축 및 실험동물차원에서만 보더라도 보편화된 방법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완벽한 기술이 아니어서 복제동물 생산으로 유도되었을 경우 많은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실례로 척추 신경결손으로 인해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뇌가 반만 형성되거나 태어나자마자 사망하는 경우, 거대동물 혹은 부검을 해도 사인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 있다. 바로 이런 기술이 복제인간 아기를 탄생시키는 데에 사용된 것이다.이 얼마나 우려스럽고 위험천만한 일인가.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의 대다수 생명공학자들은 인간 복제를 반대해왔다. 생명 공학자들은 복제인간 탄생이 아니라 치료용 배아복제를 통해 난치병을 치료하고자 한다. 세포대체 치료법의 근간이 될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은 환자 자신의 체세포 핵을 인간난자에 이식하는 동종간 핵치환 기술의 경우 자궁에 이식되기 전 단계에서 복제된 배아로부터 얻어진 줄기세포는 자신의 유전 물질을 거의 완벽하게 갖고 있다. 그래서 환자 본인에게 이식했을 때 부작용이 전혀없는 치료용 세포를 얻을 수 있는 치료법으로 모든 과학자들이 꿈꾸고 있는 연구분야이다. 자칫 이와 같이 숭고한 연구목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연구가 오도되어 관련분야의 위축을 초래하지 않을까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연구 내용은 미국 클로네이드사의 인간복제 연구 내용과는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 치료용 배아복제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술이라면 인간 복제는 현재 기술상 무모한 실험에 불과하다. 배아를 둘러싼 옥석은 반드시 가려져야 한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안은 체세포복제를 통한 복제인간 출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교·윤리학자뿐만 아니라 생명공학자 모두가 전적으로 존중하는 바이다. 문제는 시기이며 앞선 체세포 복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제2,제3의 복제인간 출현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용 배아복제 논의는 미루더라도 인간복제를 금지할 수 있는 법안만이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2002년 12월 28일> 글 (다) : ‘臟器복제’ 난치병 치료길 열어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인간 배아(胚芽)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동물 난자나 인간의 냉동 수정란이 사용돼 환자 치료때 바이러스 감염 및 면역 거부반응이 있어왔다.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해 장기를 복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암,당뇨,파킨슨씨병,치매,뇌졸중,관절염 등 각종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새 장이 열렸다. 그러나 인간 복제로 이어질 소지도 있어 윤리적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황우석(수의대)·문신용(의대) 교수팀은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핵이식을 통해 인간 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복제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인간간(間) 핵이식 기법은 여성의 난자에서 일단 핵을 제거한 뒤 환자의 체세포를 이식, 장기 배양을 통해 배아 줄기세포로 키운 뒤 환자의 몸에 재이식하는 기술이다. 배아 줄기세포는 근육이나 신경, 심장 등 어떤 조직으로도 분화가 가능해 환자가 필요로 하는 장기를 얻어낼 수 있다. 종전에도 외국 연구팀에 의한 인간간 핵이식이 성공한 적이 있으나 초기 세포분열 단계(8세포기)에서 발육이 멈춰, 배아 줄기세포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 국내 연구팀은 배아 줄기세포를 얻기 위한 필수단계인 ‘배반포’(64세포기 이상)까지 발육시키는데 성공했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이병천 교수는 “난자의 핵을 바로 떼내지 않고 핵 옆에 구멍을 뚫어 밀어내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난자에 손상을 덜 줄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배반포 단계로까지 발육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동물 난자와 달리 인간 난자는 쉽게 파열돼 핵을 떼내는 것 자체도 고난도 기술을 요구한다. 연세대 의대 박국인 교수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인간 배아 줄기세포 생산에 성공함으로써 난치병 치료에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성과가 실제 환자 치료에 활용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는 “배아 줄기세포를 환자에게 필요한 조직으로 자유자재로 분화시킬 수 있는 기술 진전이 필요하다.”면서 “한사람의 여성에게서 한 달에 10∼15개밖에 배출되지 않는 미수정 난자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도 과제”라고 지적했다. 여성의 동의가 필수적이다.이번 연구에는 자발적으로 실험에 참여한 여성 16명의 정상난자 242개가 사용됐다. 실험을 주도한 황우석 교수는 “동물복제 경험에 비춰볼 때, 뇌수종증 등 치명적 장기결손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인간복제’ 논란도 시빗거리다. 연구팀은 세계 각국의 윤리규정을 참고해 인간복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연구방침을 세운 뒤 순수 ‘치료용 복제’ 수준까지만 연구를 진행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치료 목적의 배아 복제가 생식 목적의 인간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논쟁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실험과정에서 수많은 난자가 훼손되거나 소실된다는 점도 윤리논쟁을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연구용에 한해 극히 제한적으로 체세포 배아복제를 허용하고 있다. ●배아 줄기세포란 뼈나 혈액,심장 등 구체적인 장기로 자라기 직전의 수정 초기단계의 세포다.기술만 확보되면 시험관에서 사람에게 필요한 조직으로 얼마든지 배양시킬 수 있다. < 2004년 2월 13일>
  • 한국인 체형 서구형으로

    한국인 체형 서구형으로

    지난 25년 동안 한국인의 체형은 키의 경우 20대에서, 몸무게와 허리둘레는 50대에서 가장 많이 변했다. 전체적으로 얼굴은 작아지고 키는 커져 점차 서구체형으로 바뀌는 추세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이 성인 남녀 2만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 결과다. 20대 남성의 경우 1979년에 비해 평균키가 6㎝ 커진 173.2㎝, 여성은 4.6㎝ 커진 160.0㎝로 나타났다. 몸무게 변화가 가장 큰 50대의 경우 남성은 12.4㎏이 증가한 69.1㎏, 여성은 7.1㎏이 늘어난 60.2㎏으로 조사됐다. 허리둘레도 50대에서 가장 큰 체형 변화가 나타났다. 남성은 25년 전에 비해 11.6㎝가 늘어난 87.5㎝, 여성은 9.6㎝가 늘어난 83.0㎝였다.1979년의 경우 우리나라 20대 남녀의 평균키는 서양인에 비해 각각 10㎝ 이상 작았으나 이번 조사에서 남성은 미국인보다 5.3㎝, 이탈리아인보다 1.3㎝ 작았다. 여성도 미국인보다 5.5㎝, 이탈리아인보다 1.9㎝ 작아 신장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키가 커지는 데 반해 얼굴 크기는 작아져 79년 남성의 머리길이는 24.6㎝, 여성은 23.3㎝였으나 올해 조사에서 남성은 23.6㎝, 여성은 22.3㎝였다. 등신지수(키/머리길이)를 79년과 비교하면 남성은 6.8등신에서 7.4등신으로, 여성은 6.7등신에서 7.2등신으로 각각 변해 서구체형에 가까워졌다. 한국복식사 사료를 근거로 추정해본 결과 고구려 시대에 남자 5.9등신, 여자 5.8등신이던 것이 조선시대에 남자 6.4등신, 여자 6.3등신으로 바뀌는 등 우리 민족의 등신비율은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높아졌다. 3차원 발형상 측정을 통해 국민들의 발 크기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17세, 여성은 14세에 성장이 멈춰 이미 어른의 발 크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20대가 남성 평균 254㎜, 여성 평균 232㎜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컸다. 또 270㎜ 이상의 ‘왕발’은 60대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20대에서는 8.1%에 달했다. 비만도 판정 기준인 체질량지수를 보면 비만 남성 비율은 20대가 24%,30대가 43%,40대가 48%,50대가 51%,60대가 41%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비율이 높았다. 특히 30대에 체형이 급격히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20대 9%,30대 19%,40대 26%,50대 51%,60대 56%로 30대까지는 비만 비율이 남성의 절반 정도이나 50대가 되면 급격히 비만체형으로 바뀌어 비율이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우리 역사 속의 사람들/노용필 등 지음

    지금까지 우리가 흔히 배워온 역사는 사건이 그 축을 이뤘고, 거대한 사건의 틀 속에서 인간의 숨결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그럴수록 역사는 현대인들에게 먼 옛날얘기로만 다가왔다.‘우리 역사 속의 사람들’(노용필 등 지음, 어진이 펴냄) 시리즈는 사건 위주의 역사 집필에 반기를 들고, 그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었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 역사를 재구성한 책이다. 필진은 책임편집을 맡은 노용필 덕성여대 교수를 비롯해 이배용(이화여대)ㆍ박경자(대진대)ㆍ홍경만(신구대) 등 한국사학계의 중진·중견 학자 20명. 모두 ‘한국사신론’을 통해 역사는 인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천명한 해방 이후의 대표적 사학자 고 이기백 선생의 제자들이다. 이들은 지배세력은 물론 평민, 천민까지 아우르며 거주지역과 출신 신분에 따라 분류한 책을 1년에 한 두권씩 발간할 계획. 이번엔 ‘개화기 서울 사람들1-왕실ㆍ중인ㆍ천민’ ‘개화기 서울 사람들2-양반ㆍ평민’ ‘대한제국기 서울 사람들’ 등 세 권에 24편의 글을 담았다. 다양한 세력들과의 대립 속에서 쇄국정책을 펼친 대원군, 가장 부침이 심했던 시기에 여성으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다 비운 속에 스러진 명성황후 등을 통해 개화기 역사에 대한 비판적 지도를 그렸고, 역관 오경석, 화원 장승업, 백정 박성춘 등 역사책에서 몇 줄로 처리했거나 보기 힘든 이들의 삶도 생생히 살려냈다. 구식군인들이 임오군란을 일으킨 이유, 박정양 대통령 추대설과 독립협회의 만민공동회 개최와의 관계 등 한 인물의 미시적 삶을 넘어 거시적 역사 속에서의 의미까지 통찰해냈다. 독창적인 해석보다는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새롭지만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어,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딱딱한 글이지만 중학생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졌다. 각권 1만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인천해양청, 국내 첫 해삼 양식 성공

    국내에서 해삼 양식이 처음으로 성공해 대량 생산의 길이 열렸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는 25일 “지난 1월 인천시 옹진군 영흥·선재도 갯벌에 설치한 축제식 양식장에 해삼 종묘 1만 마리를 살포, 사육한 결과 현재 80∼155g까지 성장했다.”고 밝혔다. 해삼 양식은 1500평에 달하는 새우양식장에 해삼 종묘를 살포한 뒤 사료(해조류 분말가루)를 공급, 해삼 종묘들이 갯벌에 풍부한 유기물과 플랑크톤을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가능하게 됐다. 특히 인천해양청이 자체 개발한 사료는 양식기간을 1년이나 단축했다. 중국은 양식기간이 2년 정도이지만 우리나라는 1년정도면 상품화할 수 있다. 인천해양청은 해삼 양식이 발달한 중국 견학을 다녀오는 등 해삼 양식을 집중 연구해 왔다. 해삼 양식 성공으로 해삼을 싼값에 맛볼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고, 수출길도 열려 어민들의 소득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러스로 대량 폐사하는 사례가 빈발하는 새우 양식을 대체하는 품종으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인천해양청은 다음달 14일 대회의실에서 어민들을 대상으로 연찬회를 열어 해삼 양식의 성공과정을 설명한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어민들이 양식 해삼을 상품화할 수 있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실전논술 지상강의 2회 제시문

    글 ㈎ ①“중국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지나쳐요.”고구려 연구재단이 공식출범하기에 앞서 지난 주말 서울 고려대 법학관 1층 교수실에서 만난 김정배(64·고려대 사학과 교수·임기 4년)재단 초대이사장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중국측이 느닷없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들고 나와 고구려사를 자신의 지방사로 만들려는 데 대한 분노가 역력했다. 교수실은 얘기를 나눈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노학자가 내뿜는 열기로 뜨겁게 달궈졌다. ②김 교수는 조목조목 중국 주장의 부당성을 꼬집었다.“그들의 주장대로 우리 반만년의 역사에서 고구려 부분을 빼면 2000년 역사 밖에 안 되는 민족이 됩니다. 또 단지 역사적인 측면을 넘어 향후 국경이라는 문제까지 비화될 수 있어요.” 중국 주장대로라면 고구려가 평양천도를 했으므로, 현재의 북한 역시 중국 땅이 된다. 한국은 고작 남한 땅으로 좁혀진다. 노학자의 차분하던 목소리는 이 대목에서 톤이 높아졌다.“세계적으로 이런 무리한 주장을 한 예가 없습니다. 일본도 이보다 심하지 않았어요. 일본의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은 여기 비하면 양반입니다.”(임나일본부설이란 왜가 4세기 가야 지역에 임나일본부를 두고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일본측의 주장) ③김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동안 책상위를 뒤져 자료 하나를 보여줬다.“이 사람이 실제 동북공정의 지휘를 맡고 있는 마대정(馬大正)인데, 신강쪽에서 변방문제를 주로 연구하던 사람입니다. 이런 점을 봐도 이들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도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나라인데 21세기에 이런 패권주의로 무엇을 얻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④동북공정에는 조선족 문제에 대한 중국의 시각도 큰 몫을 하는 것으로 진단했다.“국내의 불법체류 조선족 문제는 중국으로서는 자국의 통치기반을 흔드는 중대사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실 감정적인 측면을 벗어나 법적으로 본다면 이들은 중국인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중요한 문제이지요.” ⑤김 교수는 한마디로 중국의 동북공정이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중국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한국이 경제력이나 정치적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우리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⑥따라서 김 교수는 향후 재단의 활동을 연구와 현실참여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을 지원할 방침이다.“시민단체들은 아무래도 행동을 중시해,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론화하는데 맞으리라고 봅니다. 외교문제가 걸린다면 상황에 따라 정책적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도록 할 예정이에요.” 물론 시민단체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정·관계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계획입니다. 또 북한 학자와 공동보조를 취하기 위해 통일·외교부 등과 연계해 합동조사나 세미나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중국과 맞부딪히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우리 작업이 중국과의 영토분쟁으로 비쳐져서는 안 됩니다.마치 영토분쟁의 문제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에 올바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⑦그는 역사지키기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여건과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국내에서 고구려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겨우 14명 정도입니다. 연구자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고대사 연구를 하는 후학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겁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단숨에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없는 만큼 착실히 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⑧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반박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예컨대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만 보더라도 고구려라는 문헌과 말갈족이라는 것이 공존하는데, 중국은 말갈족이라는 문헌만 택합니다. 발해가 말갈족의 지방정권이라고 중국이 주장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지요. 하지만 고대사는 단지 사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유물을 보면 고구려의 것이 대거 발견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한 나라가 갑자기 세워질 수 있습니까. 상식으로 말해야지요.” 비록 중국이 자국에 민감한 사료의 경우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든지 접근을 불허하는 등의 태도를 취하기는 하지만, 중국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는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을 모두 뒤져 고구려 관련 자료를 모아 실증적으로 고구려가 한국사임을 밝히려는 것이다. ⑨김교수는 이번 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대외홍보라고 강조했다.“역사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알리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외국 연구기관 대학 등에 연구결과를 정기적으로 보내, 고구려사에 대한 세계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입니다.” ⑩아울러 고구려 역사를 지키는데 특히 북한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북한은 고구려를 뿌리로 삼고 있어요. 심지어 삼국통일에서 신라의 역할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고구려에서 고려로 정통성이 이어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중국이 고구려를 자신들의 지방사라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⑪그렇다고 중국과 담을 쌓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조만간 중국과 대화하기로 돼 있습니다. 앞으로 학술회의나 대담 토론회 등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 등과도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국민의 시선이 부담스럽지만 우리 역사를 지키는데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동북공정이란? 동북공정이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을 약칭해서 부르는 말로 ‘동북 변경지역이 역사 문화적으로 중국의 영역임을 확인’하려는 이 작업은 지난 96년 중국의 국가기관인 사회과학원의 핵심연구과제로 추진되기 시작했다.‘학술은 대중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등의 원칙 아래 고구려사 등을 연구중이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주도하는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사지연구중심의 ‘동북공정’ 2004년도 연구과제가 서울신문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는‘동북변강연구총서’로 간행된 2003년 과제와 연결된 것으로 고구려, 발해문제를 중심으로 우리민족 기원문제와 명·청 시기 조·중 관계사 등 중국이 동북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지역에 대한 역사적 장악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각 연구자 및 관련기구들의 범위와 성격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②주목되는 것은 동북공정에 참여한 조직이 35개에 달하며 관련인력은 수백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즉, 동북 3성 지역의 모든 사회과학원과 대학, 전문연구소가 중앙의 변강사지연구중심을 정점으로 연결되어 역할 분담을 통해 관련연구를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직이 고구려를 중심으로 고대사에서 근현대사까지 동북 3성지역과 관련된 중요 쟁점사항들을 다양하게 망라하여 연도별로 진행하고 있음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③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004년 3월15일에 공포된 ‘동북공정 과제연구지침’내용이다. 이 지침에는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6개의 연구항목과 과제목표가 제시되어 이에 근거한 연구계획 수립을 관련 연구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 중 새롭게 ‘고구려발해국문제연구’가 추가되어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동북공정에서 고구려, 발해가 핵심 연구분야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03년의 세부연구주제였던 ‘발해유적현상조사’가 2004년 내용에는 생략되어 있다. 이는 2005년에 헤이룽장성 닝안(寧安)과 지린성 둔화(敦化)지역의 발해유적을 20억위안(약 2800억원)을 들여 중국고대도시로 복원한다는 최근 보도와 연결된 것임을 보여준다. ④결국,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사라고 학술적으로 부각하고 곧바로 그에 대응되는 역사공간인 시안의 고구려유적과 둔화의 발해유적 등을 중국 역사유적으로 복원, 정비하여 명실상부한 중국 역사화 작업을 완수하려는 의도를 이번에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⑤또한 북방지역의 고대 종족, 고조선, 한국민족 및 고대 국가기원을 연구해 중국과 우리 민족의 관계사, 국경문제, 이민문제 등을 중국적 입장에서 정리하여 결국 이들 역사마저도 중국 역사범주에 있음을 강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4년 연구과제인 ‘조선반도민족, 국가의 기원과 발전’이란 제목의 연구과제는 중국의 연구가 고구려, 발해와 함께 우리민족의 성격까지도 중국측 논리로 파악하려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제의 연구책임자가 다른 연구논저에서 이미 한국민족은 중국계통의 유이민 세력이며 중국문화가 한국문화의 모태라는 식의 철저한 중국중심주의 입장을 피력한 사실을 감안할 때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⑥이상에서 볼 때 2004년 중국의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연구사업은 중국의 역사왜곡과 고구려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과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중국은 동북지역을 장악한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수백-수천년 전에도 같은 상황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더욱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존립근거와 역사 문화적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폭거이자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협하는 역사침략이다. ⑦이제 우리는 후손에게 우리 역사를 당당히 지켜내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영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 무엇을 했고 또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특히, 지난 1일 출범한 고구려연구재단이 중국의 역사왜곡과 한민족 정체성부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자들의 열정과 노력,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 그리고 보다 많은 국민의 관심과 우리 역사 사랑이 요청된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관한 충격적인 보도가 거의 날마다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도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앞뒤에서 협공을 당하는 꼴이 되었다. 게다가 중국이 저지르고 있는 왜곡의 정도나 수위가 오히려 일본보다 극심하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의 역사왜곡에서 우리와 같은 피해자로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었기에 더욱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즉시 중국의 역사왜곡의 저의를 파악하고 근본적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②중국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와 수교한 직후부터 정부 산하의 학술기구인 중국사회과학원을 주축으로 역사왜곡을 획책하였다. 그들은 2002년 2월부터 ‘동북공정’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본격화하여 아주 조직적으로 우리의 고대사인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송두리째 가로채려 기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역사왜곡에는 대내외적으로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포석이 다양하게 깔려있다는 점을 먼저 간파해야 한다. 우선 대내적으로 볼 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가 내부에 확산되면서 체제 유지와 안정을 위해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국가주의는 애국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을 통해 국가적 정체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동북공정’도 바로 그러한 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③동시에 대외적으로 ‘동북공정’에는 중국이 동아시아의 질서를 재편하고 나아가 국제무대에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패권주의적인 야심이 담겨 있다. 특히 해양세력인 일본의 확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동아시아에서 리더십을 확립하겠다는 것이 1차적 목적인 것이다. 통탄스럽게도 현 강국들의 힘 겨루기가 과거 우리의 고구려사를 매개로 벌어지고 있는 격이다. ④이렇게 다양한 목적이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은 역사 왜곡을 쉽사리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그것을 더욱 심화하고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늦은 감은 있으나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하는 동시에 북한과도 연대하여 공동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더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특히 아래의 몇 가지 사항들은 반드시 참작하여 대책 수립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⑤먼저 고구려사 왜곡이 정치문제로 불거졌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학문적인 저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역사의 요체는 문화전통이다. 따라서 고구려가 우리 민족의 국가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역사학의 저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어학, 고고학 등 주변 인문학을 총동원해 학술적인 면에서 설득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국어사적인 측면에서 고구려어의 특성을 밝힌다면 그것이 백제어, 신라어와 동질적 관계이고 중국어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분명히 규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중국이 자행하는 역사왜곡의 허점을 잡아내고 그들의 억지 논리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⑥다음으로 고구려사를 포함한 국사교육체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여야 한다. 문민정부 이후 제도권 교육에서 국사과목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국사가 교양필수에서 그저 흥밋거리나 제공하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버린 지가 오래다. 이러다 보니 ‘국민의 집단기억’을 담고 있어야 할 국사교과서마저도 문제 투성 이라는 사실이 자주 지적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지구상에 자국사가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국민적 대응이라는 대전제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 ⑦끝으로 고구려사를 비롯한 우리 역사를 국제사회에 보급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특히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이 시급하다. 고구려사가 한국고대사라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동북아 역사전쟁에서 우리는 참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로 자국의 역사마저도 타국에 송두리째 강탈당하는 비극적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 [논술이 술술] 삼국유사/일연지음

    [논술이 술술] 삼국유사/일연지음

    얼마 전 우리 나라의 IT 산업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이며,V3라는 바이러스 백신의 개발자로 유명한 안철수씨가 자사 연구소 직원들에게 전한 ‘우리는 진정한 인터넷 강국인가?’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이 글에서 안씨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만, 외국 기업의 지배에 종속되어 있는 기술적 수준과 사용자의 이용 행태의 문제와 함께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을 지적하며 IT산업의 현실과 전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 경제는 ‘문화 경제’라고 불릴 정도로 문화적 주체성과 다양성의 실현이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심각한 위기 의식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분신사마’,‘여고괴담’ 등의 영화에서 드러나듯이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드러나는 귀신의 모습도 자신의 한을 풀어주기를 기원하던 전통의 그것들과는 거리가 멀어졌으며, 신화와 전설의 배경들도 각종 ‘팬터지’소설이나 게임, 만화 등에서 나타나듯이 서양 중세의 마법사들과 요정이 판치는 공간들로 바뀐 지 오래이다. 이미 초등학생들까지 내려간 ‘빼빼로데이’,‘화이트데이’ 등 각종 정체 불명의 ‘데이’들도 심각성을 더해준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이미 우리의 꿈과 상상, 정서뿐 아니라, 영원한 회귀의 고향인 ‘신화’와 ‘전설’의 무대까지도 ‘서양’과 ‘일본’에 점령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이고 어떤 것일까? 이러한 질문이 논리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나타났다는 사실 자체가 정체성 상실의 현실을 반영하지만, 우리는 그 답을 찾기 위한 길에 나서야만 한다. 그리고 그 길에서 가장 훌륭한 안내자로서 놓여 있는 책이 바로 ‘삼국유사’일 것이다. 우리 민족이 몽고에 침략을 받던 절박한 시대에 살았던 일연은 뚜렷한 목적 의식으로 ‘삼국유사’를 써서, 민족의 자주성과 우리 문화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었다. 만일 ‘삼국유사’가 전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삼국 이전의 옛 역사에 대해서 중국의 사료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삼국유사’에 실린 다양한 신화와 설화, 그리고 향가와 같은 문학 작품들은 고대 우리 민족의 문화와 사상의 특징들을 가장 원형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중요한 보물 창고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후 나타난 수많은 이야기들과 예술 작품들의 모태로 작용해 왔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 교육에서 관련된 내용을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인지 ‘삼국유사’가 어떤 책인지는 자세히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읽은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삼국유사’를 읽으며 우리는 우리 민족의 상상과 꿈의 특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민족의 정체성에 기반한 새로운 문화적 창조의 계기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 (unidream.co.kr) ■생각해보기 ▲‘삼국유사’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자. ▲‘효선’편에서 드러난 고려시대 ‘효’ 의식의 특징에 대해 써보자. ▲‘가락국기’ 설화 속에서 나타난 ‘구지가’의 문학사적 의의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설화를 통해 나타나는 고대인들의 의식과 언어관의 특징에 대해 적어보자. ■독서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1∼고3 -관련 교과:국사, 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삼국사기(김부식), 이야기 한국사(이이화) -기출논제:1996학년도 서강대 논술
  • [코드로 읽는책] 누가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는가/부루스터 닌 지음

    쌀 시장 개방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쌀 협상 시한을 앞두고 농민들은 거센 시위를 벌이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쌀시장 개방 반대 결의안 제출을 추진하는 등 쌀협상이 연말 정국의 최대 핫 이슈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외국의 거대 곡물회사들에 우리의 밥상을 내주어야 하는가. 아니면 다른 것을 희생하더라도 밥상만은 끝까지 지켜야 하는가. 마침 캐나다의 농업기업 분석가인 부루스터 닌이 쓴 ‘누가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는가’(안진환 옮김, 시대의 창 펴냄)가 출간돼 딜레마에 빠진 우리의 주목을 받는다. 초국적 미국계 거대 곡물기업인 ‘카길’의 음모를 파헤친 이 책은 저자가 90년대 초 내놓은 ‘보이지 않는 거인’의 개정판이다. 카길(Cargill)은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사(社)와 함께 전 세계 곡물시장의 75%를 점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카길의 행적을 추적해온 지은이는 이 거대 곡물회사가 세계 각국의 먹을거리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행위를 했고,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카길은 1865년 미국 아이오와주(州)에서 시작, 곡물을 비롯해 커피, 과일주스, 설탕, 면화, 대마, 고무, 소금, 철강 등을 구매해 생산·가공·판매하는 초국적 기업이다. 하지만 그 실체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저자는 베일에 싸여 있는 카길이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한 나라의 농업을 파괴하면서 이익을 추구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 넣고 자연 환경을 파괴해 왔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카길을 비롯한 초국적 기업들은 오로지 ‘세계적 규모로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최상’이라는 서구 경제학의 고전적 이데올로기만을 추종한다. 이같은 이데올로기를 따른다면 한국은 쌀 등 주요 곡물은 물론 식물성 기름, 심지어 가축과 사료까지 모두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오로지 집약적인 채소 경작에만 매달려야 한다. 카길은 1986년 서울에 사무실을 두면서 한국에도 진출했다. 기존의 한국 기업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가축사료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는데,IMF 사태 직전엔 한국의 사료용 곡물시장의 40%를 점유할 정도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래선지 미국 육류수출조합의 한국대표를 지낸 한 한국계 미국인은 “모든 사료용 곡물이 수입되는 한국엔 이미 토종 가축이 한 마리도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신토불이’를 내세우며 미국의 육류수입을 꺼리는 한국인들의 논리가 허구라고 지적한 것이다. 초국적 농식품 기업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싸게 원료 농산물을 구입해 가공한 후 이를 가장 비싼 값에 판매할 곳을 찾는다. 그러한 과정에서 한 나라의 농업 기반은 초국적 기업들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고, 결국 식품의 다양성 파괴로 이어진다. 저자는 카길이 앞으로도 가능한 한 많은 나라와 지역의 농업 정책을 결정해 나가고 식량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이에 맞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킬 것을 당부한다. 그는 한국의 곡물 자급 비율이 26.9%에 불과하며, 가축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수입률은 99.9%에 달하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이미 밥상에 오른 거의 모든 먹을거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쌀 개방 및 이에 따른 식량주권 문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432쪽.1만 6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고급 휘발유 불황 모른다

    고급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고급 차가 잘 팔리면서 비싼 기름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급 휘발유 전문점까지 생겨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고품격 서비스를 모토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국내 최초로 고급 휘발유 전문점 ‘카젠’을 운영중이다. 국제 F3 레이싱 대회에서도 공인을 받아 국내 레이싱용 차량에 공급되는 옥탄가 98 휘발유를 취급한다. 봉사료가 포함돼 일반 휘발유보다 ℓ당 500∼600원 더 비싸다. 차량 1대에 서비스 팀장, 주유 스태프, 서비스 요원 등 3명이 서비스를 한다. 스팀 손세차 시설은 물론 인터넷 등을 쓸 수 있는 라운지도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전국 30개 지점에서 고급 휘발유를 판매한다. 이들 지점에서 취급하는 고급 휘발유는 일반 휘발유 보다 ℓ당 150원 더 비싸다. SK㈜의 경우 2001년 전국 12개에 불과하던 고급휘발유(옥탄가 98) 취급점이 11월 현재 74개로 늘었다. 지난해 말 고급 휘발유를 출시한 LG칼텍스는 11월 현재 전국 20개 주유소에서 옥탄가 99 휘발유를 판매 중이다. 이들 모두 일반 휘발유보다 ℓ당 100원 정도 비싸다. 휘발유는 옥탄가에 따라 일반과 고급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옥탄가 91∼94는 일반,94 이상은 고급으로 분류된다. 내수용 국내 완성차 업체의 휘발유 차는 옥탄가 91을 기준으로 엔진을 설계한다. 옥탄가는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까르릉’ 하며 정상출력이 안 되는 노킹현상과 관련이 크다. 차의 권장량보다 낮은 옥탄가 휘발유를 넣을 경우 가속할 때 노킹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노킹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엔진 내구성을 떨어뜨려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 고급 휘발유가 많이 보급되는 것은 고성능 스포츠 카 등 고급 수입차의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 보통 메이커에서 밝히는 권장 옥탄가는 차가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권장치가 95 이상인 차라면 고급 휘발유를 넣었을 때 최고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이번 주말엔 뭘 먹지

    [이집이 맛있대]이번 주말엔 뭘 먹지

    캥거루 고기도 맛보세요. 서울 김포공항옆 메이필드호텔 뷔페 미슐랭(6090-5544)은 20일부터 12월12일까지,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캥거루 고기를 내놓는다. 캥거루 찹스테이크, 치즈 캥거루 튀김, 캥거루 페퍼로니, 캥거리 탕수육 등으로 졸깃하면서 기름기가 적어 호주 사람들에게 인기 메뉴다. 점심 3만 5000원, 저녁 4만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여성 고객을 위해 호텔리츠칼튼서울 양식당 세자르 그릴(3451-8274)은 연말까지 레이디스 런치 세트메뉴를 준비했다.5가지 코스는 3만 5000원,6가지는 5만 5000원. 세종호텔 펍 레스토랑 피렌체(3705-9146)는 다음달 말까지 주중 오후 6∼8시30분 해피 윈터파티를 연다. 데리야키 치킨, 모듬 해산물볶음, 생선초밥 등의 안주와 생맥주·와인·칵테일을 무제한 제공한다. 세금·봉사료 포함해 1만 5730원.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달걀 살때 항생제 과다사용 따져보세요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달걀 살때 항생제 과다사용 따져보세요

    요즘 아이들, 식성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도 있다. 바로 달걀이다. 예전에 달걀말이는 도시락 반찬으로 최고였고, 어쩌다 식탁 위로 달걀 프라이라도 오르면 그렇게 식탁이 풍성해 보일 수가 없었다. 그건 요즘 아이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무리 고기나 인스턴트 식품이 넘쳐나도 그 와중에서 달걀만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달걀은 흔히 ‘완전식품’이라고 불린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단백질은 많으면서 칼로리는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육환경이 좋고, 영양 과잉섭취 걱정이 없었던 옛날에나 해당되는 말이 돼버렸다. 오염된 먹거리 환경은 달걀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료가 문제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달걀은 대부분 수입 사료를 먹은 닭으로부터 생산된 것이다. 수입 사료의 경우 유전자 조작식품이 함유된 콩깻묵이나 옥수수를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노른자 색깔을 진하게 하기 위해서 난황 착색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외에 항생제, 성장촉진제, 산란촉진제, 신경안정제 등 각종 첨가물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육환경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양계장은 24시간 전등이 켜져 있고, 숨이 막히도록 빽빽하게 닭을 사육한다. 그런 곳에서 ‘달걀을 낳는 기계’가 되어버린 닭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럴수록 약해지고 전염병 감염도 쉽기 때문에 더 많은 항생제와 살균소독제를 뿌리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런 사료와 사육환경의 문제는 달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모든 영양물질이 젖과 알에 모이듯, 모든 유해물질 역시 젖과 알에 가장 많이 농축되는 법이다. 또 한편, 달걀은 일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일본에서 생후 0∼6개월 된 소아를 대상으로 알레르기 빈도를 조사한 결과, 달걀이 5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우유(34%), 밀가루(2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까닭에 아토피 피부염 등을 앓고 있는 아이라면 달걀을 먹일 때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달걀을 먹더라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닭이 낳은 달걀이냐.’의 여부다. 유기농 매장에서는 풀이나 곡물 등 좋은 사료를 먹고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을 판매한다. 무정란보다는 유정란을 먹는 게 좋다. 무정란과 유정란의 영양 차이가 있느냐, 없느냐는 아직 논란이 있다. 그러나 영양학적인 차이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대체로 유정란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유정란은 일반 양계 조건과 똑같이 기르면서 인공으로 정자만 주입해서 생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유정란이라는 상표보다는 건강한 환경에서 생산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유정란과 무정란 구별하는 방법은 쉽다. 손으로 달걀을 돌려보아 잘 돌아가지 않는 것이 유정란이며, 빙글빙글 잘 돌아가는 것이 무정란이다. 또 소금물에 넣어 밑으로 가라앉으면 유정란이고, 수면으로 뜨면 무정란이다. 이는 유정란에는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활동성이 높아 가라앉는 것이며, 반대로 무정란은 생명력이 정지되어 있어 뜨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달걀은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일본에서 성인 남녀 1만 명을 대상으로 14년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달걀을 하루에 2개 이상 먹었을 때 사망률이 2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기도 했다.1주일에 1∼2개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하루 1개 정도는 괜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루에 너무 많은 양의 달걀을 먹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 아토피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요리를 하더라도 프라이보다는 찜이나 조림이 낫다. 되도록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찜을 할 때는 센 불에 2분 정도 끓이다가 약한 불에 약 15분간 찌면 구멍이 생기지 않게 조리할 수 있다. 혹시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 습관적으로 달걀요리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 돌아볼 필요도 있다. 바른 먹거리로 식탁을 채우려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부터 체크해 봐야 할 것이다.
  • 서울신문 제정 24회 농어촌 청소년대상

    올해로 24회를 맞는 농어촌청소년대상 농업부문 대상 수상자에 노형수(28·전남 장흥군 관산읍)씨가 선정됐다. 수산부문 대상은 이대우(30·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씨에게 돌아갔다. 농어촌청소년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성수 서울대 교수)는 10일 농업·수산부문 대상을 비롯한 특별상 및 본상, 공로상 수상자 19명을 선정, 발표했다. 농어촌청소년대상은 농어촌 후계자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서울신문사가 1980년 제정한 상으로 농림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가 후원하고 있다. 수상자는 현장 실사를 통해 엄선됐다. 수상자에게는 대통령, 국무총리, 농림·해양수산부 장관, 농촌진흥청장, 농협중앙회장의 표창과 한국마사회가 협찬한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농업부문 ▲대상 노형수 ▲특별상 이인섭(28·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본상 김영규(26·충북 보은군 삼승면) 안상기(34·경남 김해시 장유면) 서기석(26·전북 김제시 성덕면) 송승현(30·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임은영(24·경북 영덕군 창수면) 원영수(29·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안보경(34·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이윤교(35·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김원삼(28·광주시 남구 구소동) ▲공로상 조정주(37·경기도 농업기술원) ●수산부문 ▲대상 이대우 ▲특별상 김현철(30·전남 여수시 화정면) ▲본상 곽영기(35·경남 사천시 마도동) 정병철(28·울산시 동구 주전동) 황재덕(30·전남 신안군 장산면) 김경택(33·제주 북제주군 애월읍) ▲공로상 오몽룡(57·전남 목포수산청) ■ 대상 ●수산 이대우씨 “동해안 일대에 첨단 어류 양식장 벨트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동해안은 서해나 남해와 달리 조류가 세고 파도가 높은 편이라 양식이 거의 불가능한 지역이다. 그러나 이씨는 특허 양식법을 개발해 주문진 앞바다에서 성공적으로 전복, 가리비, 다시마 양식을 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는 양식장의 연간 수입이 10억원에 이른다. 육지에서만 가능한 전복 양식이 이씨가 개발한 ‘수심조절식 양식기’를 이용하면 바다에서도 할 수 있다. 바다에서 하면 양식장 부지매입비와 전기료 등이 들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상품 전복을 양식할 수 있다. 가리비의 폐사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중간양성기’도 그의 작품이다. 다시마 양식법도 개선해 질좋은 다시마를 전복의 먹이로 활용하고 있다. 공학도도 아닌 이씨가 특허기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적극성 때문이다. 그는 양식장 근처에 있는 수산연구소를 찾아가 시험양식장을 돌봐주면서 박사급 연구원들과 안면을 익혔다. 이씨는 “연구원들에게 궁금한 점을 수시로 물어보고 그들이 하는 일을 유심히 관찰하니까 어려운 문제도 술술 풀렸다.”면서 웃었다. 이씨는 “어업이 3D업종이어서 모두들 피하고 있으나 조금만 연구하면 손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동해안의 양식법을 개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는 양식에 관해선 벤처기업인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농업 노형수씨“깨끗한 환경에서 소가 잘 먹도록 돌보면 누구나 건강한 한우를 키울 수 있습니다.” 노씨는 28살의 젊은 나이에 우량 한우 100여마리를 키우는 농장 주인. 그는 번식우 위주의 축산경영을 통해 연간 2억 2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붕이 열리고 닫히는 대규모 현대식 사육장과 왕겨를 활용한 분뇨처리 시설, 자동 온도조절 장치, 혈통우 컴퓨터 관리 등을 통해 친환경 번식우 사육을 실천한다. 겸손하지만 배짱도 있는 젊은이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축산농인 아버지로부터 쌈짓돈을 받아 독립했다. 별탈 없이 작은 농장을 운영하다 외환위기를 맞았다. 축산농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소시장에는 송아지들이 한마리에 35만원씩 헐값에 쏟아져 나왔다. 남들은 축사를 줄이느라 허둥댈 때 그는 3000만원의 농협대출을 받아 송아지 60마리를 사들였다. 불과 2년뒤 소값은 다시 폭등했고, 그는 축사를 개선할 수 있는 거금을 쥘 수가 있었다. 노씨는 “요즘 고유가 때문에 사료값이 두배나 뛰었고, 불경기로 인해 쇠고기 소비도 늘지 않아 걱정이지만 이럴 때가 기회라는 믿음을 다시 한번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7년째 무연고 묘와 보훈대상자 묘를 1000여기나 돌보고 있다. 장흥군 4-H 농악단도 이끈다. 봉사활동은 좋은 환경에서 소를 돌보는 일처럼 실천할수록 힘이 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특별상 ●수산 김현철씨 어류 양식에 대한 신기술과 지식을 익혀 이를 주변에 전파, 어촌계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양식법 연구를 통해 농어와 참돔 가두리 양식에 몰두, 연간 2억∼3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어촌계의 소득도 23억원에 이르고 있다. 바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생사료(잡어 찌꺼기, 동물 분뇨 등)는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정부가 권장하는 친환경 배합사료를 사용하고, 이를 이웃에도 권유해 배합사료 직불제 혜택을 받도록 했다.‘119명예 구급선’을 운영하면서 해난 환자 구조에도 기여했다. 마을 노인회관의 운영책임도 맡고 있다. ●농업 이인섭씨 수탁(受託)영농과 특용작물 재배 등 정부의 영농 방침을 잘 실천해 고소득을 올리는 쌀 전업농. 한국농업전문학교를 나와 수탁농지를 포함, 논 4만평을 경작하면서 농한기에는 영지·느타리 등 버섯 300평을 재배해 연간 1억 5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건조기 2대를 갖추고 벼 육묘장 300평을 운영하며 브랜드 쌀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고철·농약병 모으기, 꽃길 조성, 독거노인 밑반찬 전달, 낙산해수욕장 청소 등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한다. 이같은 성실함에 반한 아테네올림픽 핸드볼 국가대표 이공주 선수가 그의 약혼녀다. ■ 공로상 ●수산 오몽룡씨 목포수산청 어촌지도관으로 수산물 품종개량과 보급에 앞장섰다. 김, 톳, 다시마, 매생이, 전복, 굴, 숭어 등의 양식법을 개선해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특히 신안군 해안에 방치된 폐염전 1000㏊를 대하 양식장으로 개발, 연간 1400여t의 대하를 생산하고 있다. 어촌계 어업인들은 이를 통해 연간 170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주 소득원인 김의 소비촉진을 위해 ‘완도김 옛 명성 되찾기’운동을 펼치고 해남 김을 브랜화했다. 해남, 완도, 장흥 등 어촌지도소 3곳을 개설했다. 어병진료센터를 이동식으로 운영, 어업활동에 보탬을 주고 있다. ●농업 조정주씨 경기도 농업기술원 지방농촌지도사로 미래농촌의 주역인 청소년 육성에 기여했다.4-H조직 308개,9812명을 지원했다. 신지식 4-H대상 제도를 신설해 특작, 채소, 화훼·과수, 축산, 학생 등 5개 분야의 우수 회원들을 포상했다. 농촌청소년 정보화사랑방 사업도 적극 추진,3억 6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22개소를 개설했다.‘우리도의 자기모습 만들기’ 운동을 추진, 청소년들에게 전통민속 문화의식을 일깨웠다.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취지에서 연간 30명씩,150여명의 농업인을 외국에 연수하도록 했다. ■ 본상 ●수산 곽영기씨 경남 사천시 저도의 어촌계 총무를 맡아 어촌계의 소득증대에 도움을 준 어업인 후계자. 낚시터 조성, 관리선 운영, 바지락 종패 살포, 어장기반 조성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2001년 5억 4000만원에 불과했던 어촌계 소득을 17억원으로 끌어 올렸다. 본인도 근해어업을 통해 연간 1억 5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농업 임은영씨 아이디어 재배법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미혼여성 과수농. 맥반석 광맥을 활용한 고품질 복숭아 농장 9000평, 사과된장 특허제조법을 사용하는 사과 농장 1500평, 배 농장 4500평을 운영해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경사지인 과수원의 과수 생산물과 퇴비를 운반하기 위해 모노레일도 갖췄다. 태풍 루사의 피해 복구가 끝나지 않았으나 헌혈봉사 등에도 적극적이다. ●농업 안보경씨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복합영농으로 성공했다. 한우 130마리, 녹용사슴 35마리를 기른다.7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감귤 및 콩을 재배, 연간 1억 4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겨울에도 방목을 해 사료값을 절감한다. 지육우 작목반에서 최신 축산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농업 이윤교씨 도심에서 측량 보조기사로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유기농으로 성공했다. 상추, 치커리 등을 유기농 재배법으로 재배한다. 재배 면적은 4000평으로, 연간 52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유기농을 하는 아버지도 이씨의 도움으로 연간 1억 3200만원을 번다.2002년 유기재배에 대한 정부 인증을 받아 상추 등을 할인점에 직접 납품하고 있다. ●농업 김원삼씨 홀몸인 노모의 농사를 도와 자립기반을 일군 시설채소 전문가. 풋고추, 애호박, 양채류 등 시설채소 2000평과 논·밭 5000평을 경작, 연간 7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윤작을 통해 채소류 가격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도로 주변에 무궁화와 코스모스 등을 심었고, 폐비닐 수거에도 앞장섰다. 고령농업인 일손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산 정병철씨 성실한 어업경영으로 소득을 높이고, 솔선수범으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운 어업인 후계자. 울산 주전 어촌계로부터 정치어업 지인망 2㏊와 건망 1㏊를 지원받아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해마다 적조가 발생하면 본인 소유 어선을 이용, 황토를 살포하고 주변의 적조예찰도 돕는다. 매월 해안가 청소를 주도하며, 수시로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수산 황재덕씨 어업인 정보화교육(36일)을 이수한 뒤 어촌계에 정보사랑방을 개설했다. 김 양식을 하면서 무기산을 사용하지 않고 고품질의 김을 생산해 연간 3억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복 가두리양식 면허도 취득, 주변 어업인들에게 새로운 소득품종의 보급에도 앞장섰다. 중국동포 여성과 어촌 남성 맛선보기 등을 주관,10쌍의 국제결혼을 성사시켰다. ●수산 김경택씨 넙치 양식을 하면서 성장이 부진한 것은 과감하게 도태시키는 방법으로 고품질의 어류생산을 실천했다. 어시장에서 넙치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연간 소득을 2억 20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양식법을 주변 양식장에 전파하는 등 이웃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도 힘썼다. 양식장 홈페이지를 제작, 도시 소비자에게 신선한 어류를 공급한다. ●농업 원영수씨 땅값 상승으로 토지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수탁경영으로 규모화를 실천한 쌀 전업농. 논 3만평과 밭 2000평에서 기계화 경작을 해 연간 1억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포클레인, 트랙터, 콤바인 등을 동원, 영농회원을 위해 일손돕기를 하면서 영농기계화 교육도 한다. 동네 배수로와 논둑, 도로 정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농업 송승현씨 감귤을 친환경 유기농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배했다. 그린그라스 초생재배, 저농약 시험생산과 함께 오갈피 실생묘도 생산한다. 한우 사육에서 발생한 퇴비를 감귤원에 순환농법으로 활용했다. 감귤농사(4800평)와 한우사육(25마리)으로 연간 7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요양원과 아가방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독거노인의 방도배 등을 도왔다. ●농업 안상기씨 액체종균배양기 등을 활용,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을 재배한다. 버섯 재배 면적은 210평이다. 종자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이오필름 포장재를 이용해 상품성을 높이는 등 연간 1억 3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종균생산 기술을 이웃에 보급하고, 상품성이 낮은 버섯은 노인들에게 제공했다. 당산나무 공원을 앞장서 조성했다. ●농업 서기석씨 영농의 기계화와 규모화를 실천해 2만 5000평 규모의 벼농사를 하는 쌀 전업농. 경쟁력 확보 노력을 통해 쌀 가격이 80㎏ 한 가마에 15만원까지 떨어져도 연간 소득 8000만원을 유지할 수 있다. 전북도 4-H연합회 회장인 그는 노약자 농가에 농기계 봉사활동도 한다. ●농업 김영규씨 부부 농업인으로 둘 다 한국농업전문학교를 졸업했다. 학교에서 배운 농토 배양과 어린 모 재배 기술을 실천해 논 4만평에서 벼를 재배한다.1000평 규모의 밭에서 더덕도 경작, 연간 8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보은군 4-H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으며 찰옥수수 종자보급, 보훈농가 일손돕기, 우리 농산물 직거래 등을 한다.
  • [우리동네 이야기] 서울 동교동

    [우리동네 이야기] 서울 동교동

    서울 마포구 동교동은 상도동과 대척점에 있었던 지난 시절 우리 정치의 또 다른 상징이다. 가문·학벌·정치적 후광 등 모든 여건이 ‘상도동’에 비해 열세였던 ‘동교동’은 지역적·이념적 색채를 동원한 온갖 정치적 공격을 또 다른 지역색으로 맞서며 마침내 권좌를 차지했다. 하지만 함께 군부독재에 맞서온 ‘영원한 라이벌’ YS와 권력의 뒤안길까지 경쟁하려 했던 것일까. 가신층 내분, 아태평화재단 비리사건, 세 아들 비리연루 등의 오점을 남긴 탓에 IMF 조기졸업,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성사, 노벨평화상 수상 등 눈부신 업적을 평가절하당하는 것은 그에게나, 우리에게나 모두 아쉬운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62년 3월 지인의 소개로 동교동에 자리잡아 1995년 12월 일산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살았다. 일산으로 이사한 배경에 대해 우석대 인문학부 김두규 교수는 저서 ‘우리풍수이야기’(북하우스,2003)에서 “소문에 의하면 동교동의 지기(地氣)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하여 일산으로 옮겼다.”고 소개한다. 퇴임 후 DJ는 옛집을 새로 고쳐 이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일산 집이 계단이 많아 다리가 불편한 DJ에게 불편했고 동교동 자택의 상징성이 커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하철2호선 홍대입구역과 양화로, 신촌로 등이 지나 교통이 편리한 동교동은 면적 0.69㎢에 1만 3265명(2003년 기준)이 산다. 홍익대가 근처에 있어 상권이 발달해 있고 양화로를 따라서는 오피스텔, 빌딩 등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다. 지금은 강남에 밀려 인기가 덜하지만 7∼8년 전까지는 전현직 고위공무원이나 법조인, 사업가 등 유력인사들이 이 지역 단독주택에 많이 살았다고 한다. 옛날 이 곳은 연희동에서 흘러내려온 개울이 여러 갈래로 나눠졌고, 한강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잔다리(작은다리)를 여러번 건너야 했다고 한다. 동교동이란 이름은 동쪽 잔다리를 한자로 줄여 만든 이름이다. 조선왕조의 별궁중 하나인 연희궁과 가까워 ‘궁동’으로 불리기도 했다. 신촌전화국(현 KT신촌지사) 부근에는 강성샘이라는 웅덩이가 있었는데 이곳에 아기의 태를 버리면 무병장수한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전한다. DJ 자택 옆에 새로 들어선 연세대학교 김대중 도서관(02-2123-6890)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직 대통령 관련 전문학술기관을 표방한 도서관이다. 이곳을 방문하면 DJ가 소장한 재임시절 사료·도서 등의 자료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우유 많이 마실수록 좋을까요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우유 많이 마실수록 좋을까요

    얼마 전, 어느 집을 방문했는데, 밖에서 뛰어 놀다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온 아이가 곧바로 냉장고 문을 연다. 갈증이 심했나 보구나 생각했는데 1000㎖들이 우유통을 꺼내 통째로 벌컥벌컥 마시는 것이 아닌가. 내심 걱정스러워서 다른 때도 우유를 저렇게 마시느냐고 물었더니 물 대신 종종 우유를 마신다는 것이다. 어떨 때는 우유를 하도 많이 마셔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했다. 그렇게 대답하는 아이 엄마의 표정에서 아이가 우유를 양껏 마시는 것을 그리 경계하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우유에 영양분이 많으니 키도 잘 크고 건강하겠지 하는 생각이 은연중 작용하고 있는 듯했다. 우리 사회는 우유에 대한 신뢰가 거의 전폭적이다. 아이가 우유를 잘 먹지 않으려 한다면 혹시 다른 아이보다 성장이 느려질까 걱정을 하기도 한다. 우유는 영양 많은 식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생각들을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송아지는 태어날 때 보통 50㎏ 정도이다. 그런데 1년 만에 10배 이상 몸무게가 늘어난다. 우유는 송아지가 이렇게 빨리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영양원이다. 반면 사람의 경우는 돌이 되어도 태어날 때의 몸무게에 비해 고작 3배 남짓 늘어날 뿐이다. 송아지의 성장속도와 사람의 성장속도는 무척이나 다른 셈이다. 그래서 보통 송아지에게는 우유가, 아기에게는 모유가 가장 좋다고 말한다. 우유를 잘 먹는 아이가 상대적으로 성장이 빠르다는 것을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성장이 빠르다고 우리 몸에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다. 먼저,‘우유를 마시면 뼈가 튼튼해진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한번 살펴보자. 이 상식에 반하는 연구 결과가 참으로 많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책을 보면 하버드대학 윌렛 교수가 7만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소개해 놓고 있다. 윌렛 교수는 하루에 우유를 두 잔 이상 마시는 그룹과 거의 마시지 않는 그룹으로 나누어,12년 후에 그 사람들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뜻밖에도 우유를 많이 마신 사람들의 뼈가 부러지는 비율이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실제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과 같이 우유를 많이 마시는 나라 사람들이 아시아나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골다공증에 훨씬 더 많이 걸린다고 한다. 그것은 우유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우리 몸의 칼슘을 빼앗아가 뼈가 더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영양이 좋다 하더라도 이를 너무 많이 먹는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유 역시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유를 조금만 마셔도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서양 사람들에 비해 우유를 소화시키는 락타아제 효소가 부족한 까닭이다. 그럴 경우 설사까지 해가면서 무리하게 우유를 마실 필요는 없다. 우유를 먹더라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 칼슘이 실제로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마그네슘, 비타민D 등 여러 가지 미네랄이 필요하다. 따라서 콩, 푸른 채소 등 마그네슘 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품을 부족하지 않게 먹어줘야 한다. 또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젖소의 우유를 먹는 게 좋다. 좁은 축사에 갇혀서 온갖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항생제·성장촉진제 등이 잔뜩 들어간 사료를 먹고 자라는 젖소의 우유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사람의 모유에 가장 가깝다고 하는 산양유를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칼슘을 꼭 우유에서 얻겠다는 생각도 잘못이다. 우유 100g 중에는 칼슘이 110㎎ 정도 들어 있다. 물론 많은 양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은 칼슘을 가진 식품은 참으로 많다. 말린 새우는 우유의 65배, 마른 멸치는 14배, 깨는 11배, 김도 7배나 많은 칼슘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먹는 전통적인 밥상만 잘 챙겨 먹어도 칼슘이 부족하기는커녕 넘쳐나는 셈이다. 물론 우유를 지나치게 많이 먹어왔던 아이라면 엄마가 대체 음료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콩을 갈아만든 두유나 집에서 과일로 만든 음료, 야채 효소주스 등 훌륭한 대안은 많다. 마지막으로 키에 관한 얘기 하나. 보통 자라는 데 필요한 성장호르몬은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를 잘 크게 하고 싶다면 음식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시간에 깊이 잠을 잘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 공항 마약탐지견의 하루…밀수의 30% 적발

    공항 마약탐지견의 하루…밀수의 30% 적발

    5일 오전 8시 인천국제공항 외곽에 위치한 관세청 마약탐지견센터. 영국산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마약탐지견 ‘스카우터’는 방금 잠에서 깨어난 탓인지 아직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박종수 요원의 모습이 보이자 꼬리를 흔들며 와락 달려가 안겼다. 탐지견은 박씨처럼 핸들러라 불리는 탐지요원과 하루 일과를 같이한다. 박씨와 스카우터가 함께 일한 지 어느새 3년. 서로 눈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훤하다. 오늘 갈 곳은 인천공항 수하물 컨베이어벨트. 다섯살짜리 수컷 스카우터는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해야 한다. 마약밀수가 갈수록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탐지견이 적발해 내는 마약은 전체의 30% 수준.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과 물류량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한국이 아직도 ‘마약청정국가’의 명예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세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마약견은 최고의 탐지견 마약탐지견은 다른 탐지견과는 ‘격’이 다르다. 냄새가 독특하고 부피도 큰 폭발물에 비해 마약은 보통 소량에 냄새도 적다. 그러나 마약견의 후각탐지 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 적발해 내는 품목은 코카인과 헤로인, 히로뽕, 대마는 물론 최근 유행하는 야바와 엑스터시까지 10여종에 이른다. 은밀한 곳에 숨겨 놓은 몇 그램 단위의 마약류도 이들의 코를 피해갈 수 없다. 박종수 요원은 “무색무취해 적발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히로뽕도 놓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엑스터시로 불리는 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MDMA)은 초콜릿과 비슷한 냄새가 나 혼동을 하기는 한다. ●놀아주는 것이 최대의 보상 같은 시간 역시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인 한살짜리 수컷 ‘실버’는 여행자 탐지교육에 한창이다. 양말 속에 숨긴 대마를 찾아낸 실버에게 담당대원은 칭찬을 하며 수건을 막대모양으로 둘둘 만 ‘더미’를 갖고 놀 수 있도록 던져준다. 탐지견으로는 600만∼1000만원을 호가하는 엄선된 종자만을 고른다. 하지만 마지막에 탐지견 자격이 부여되는 개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생후 3개월부터 시작되는 40주 동안의 자견(子犬)교육은 기초체력과 현장적응훈련으로 이루어진다. 일종의 유아교육인 만큼 강아지와 즐겁게 놀아주는 것도 중요한 교육과정의 하나다. 이어 대마초부터 시작, 헤로인이나 코카인 등을 찾아내는 14주 동안의 중간훈련이 끝나면 최종단계인 현장훈련으로 넘어간다. 관세청장 도장이 찍힌 ‘마약탐지견 인증서’는 1년1개월의 교육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개에게만 주어진다. 교육을 모두 마친 탐지견 한 마리 값은 당장 수천만원으로 뛰어올라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는다. 개 한 마리에 2평이 넘는 전용 숙소가 제공된다. ●성인여성 두 배의 식사 오후 10시 모두가 기다리는 식사시간. 개들의 취향에 맞춰 건식과 습식으로 제공되는 사료는 하루 4300㎉.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열량의 두 배가 넘는다. 수의사 이지현씨는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많이 먹는 것”이라면서 “만약 보통 애완견들이 이 정도의 식사를 한다면 며칠 못가서 비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세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약탐지견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골든 리트리버, 코커 스파니엘 등 3종으로 모두 16마리. 또 자체교배로 국내산 탐지견을 생산하기 위해 애지중지 키우는 ‘씨받이’ 개를 비롯해 폭발물탐지견, 훈련견, 예비견을 합쳐 전국에서 74마리가 세관에서 일하고 있다. ●스트레스로 수명 짧아 하지만 화려함 뒤엔 스트레스가 있다. 장시간 근무와 긴장된 생활로 이들의 수명은 다른 개들보다 3년 정도 짧다. 포만감이 오면 집중력과 후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루 한 차례 다량의 식사를 해야 하는 것도 괴롭다. 또 아무리 뛰어나도 8∼9살이면 후각능력이 쇠퇴해 은퇴를 하게 된다. 일년 내내 항공 화물에 후각을 집중하다 보니 은퇴할 즈음 코끝이 하얗게 변하는 멜라민 부족 현상이 오기도 한다. 탐지견이 은퇴하면 한국동물보호협회를 거쳐 일반 가정에 입양돼 노후를 보낸다. 최동민 탐지견 교육반장은 “몇년 동안 동료처럼 지내다 입양을 가는 탐지견의 뒷모습을 볼 때는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 같은 아픔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전했다. 인천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네덜란드·벨기에産 돼지고기 수입 금지

    농림부는 5일 국내로 수입되고 있는 네덜란드산 감자사료에서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다이옥신이 검출됨에 따라 이 사료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다이옥신 오염사료로 사육됐을 가능성이 있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독일 등 3개국의 돼지고기와 유가공품에 대해 같은 조치를 내렸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돼지고기 등에 대해서는 회수 후 폐기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 농업부는 지난 3일 매케인 사에서 생산된 감자사료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을 확인하고 오염사료를 공급받은 162개 농장에 대해 잠정폐쇄 조치를 내렸다. 벨기에와 독일도 오염 사료를 이용한 농장들을 잠정폐쇄 조치했다. 다이옥신은 소각장과 염소를 사용하는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발암의심 물질로 지구상에 210여종이 존재하며 인체의 지방에 축적돼 암과 불임, 태아의 발달 저해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관철동 퓨전요리

    [뒷골목 맛세상] 관철동 퓨전요리

    이제 막 네온사인들이 불을 밝히는 황혼 무렵에 관철동에 들어선 이라면, 그리고 옛날의 관철동을 기억하고 있는 사십대나 오십대의 중년이라면, 대부분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는 현란한 일루미네이션에 문득 아연한 느낌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여기가 정말로 관철동이 맞아? 하고, 무언가 낯선 거리에라도 온 듯한 생경감에 몇번이고 주변을 돌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종각으로부터 시작하여 종로서적을 지나고 삼일빌딩 가각을 돌아 다시 종각에 이르는 사각형 블록의 관철동은 10여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이다. 이 공간이 언제부터인가 애오라지 젊은이들만이 넘쳐나는 젊은이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이 되어, 예의 현란한 일루미네이션마저도 어쩌다 잘못 들어선 40,50대에게는 아예 접근조차 거부하는 출입금지 경고등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도대체 언제부터 관철동은 그렇듯 ‘젊은이들만의 세상’이 된 것일까. 일찍이 40대의 나이에 요절한 작가 강홍규의 ‘관철동시대’가 그려 보이는 60,70년대의 관철동은 그야말로 ‘문학동네 술동네’였다.‘귀천’의 천의무봉한 천상병 시인, 장면박사에게 맞서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기도 했던 한국판 돈키호테 김관식 시인, 시인보다는 은둔한 명의로 알려졌던 신동문, 번역가이자 철저한 무소유의 철인으로 평생을 향기롭게 산 민병산, 시인 신경림, 평론가 구중서, 분례기로 한 시대에 필명을 드높인 작가 방영웅, 만다라로 문단에 얼굴을 내민 작가 김성동까지 포함해서, 한국기원을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뻔질나게 드나들던 관철동은 오직 어른들만의, 어른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이었다. 그런 관철동이 80년대에 이르면 작가 강석경의 ‘숲속의 방’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의 거리로 변한다. 작가는 지문에서 말한다.‘하긴 노래 부를 곳이 없어서 이곳에 오는 것은 아니겠지. 젊음은 젊음끼리 모여 숲을 이루는 것이다. 숲속에서 위안을 받고 혼란도 확인한다.’ 그렇다. 어느 시대이거나 젊은이들은 그 사회에서 새로운 생활양식을 만들어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리하여 젊은이들은 기존의 질서를 거부한 채 전위적이고 반항적인 자신들만의 문화공간을 창조하려 한다. ‘숲속의 방’의 주인공 소양 또한 어쩔 수 없이 전위적이고 반항적이다. 대학생 소양은 80년대 우리 사회를 휩쓴 두 개의 이데올로기, 관제(官製) 보수주의와 그에 맞선 도식적이고 교조적인 민중주의, 그 어느 곳에도 끼지 못한다. 또한 ‘벼락부자 할머니를 우습게 여기고 부모에게 반항하며 부르주아적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관철동에서 나름대로 문화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호스테스도 되어 보지만, 그녀의 무기는 자칫 스스로를 상처 내기 쉬운 순수한 감수성 하나뿐이다. ‘…성을 도구로 여자가 물질화, 비인격화된다는 건 너무 끔찍하다. 비루하게 생긴 한 녀석이 팁을 준답시고 가슴에 손을 넣어서 그 자리에서 빼내 찢어버렸다. 부잣집 딸의 객기는 결코 아니었지만 나는 방종하기 위해 호스티스가 되려 한 것도 아니다. 쇠사슬같이 무거운 청춘을 탕진하기 위해, 그냥 바닥으로 내려갈 대로 내려가 보라고. 무엇보다도 나는 내 속의 헛된 계급, 부르주아적 속성을 부수고 싶었을 뿐.’관철동이라는 젊은이들만의 숲속에서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조하려 하던 소양은 끝내 한 편의 시를 남기고 자살로 짧은 청춘을 탕진하고 만다. 여기는 꿈이 아니야 날개는 없고 몸뚱이만 있는 더러운 땅이야 새가 아니고 나비가 아니고 땅을 전신으로 문지르고 다니는 뱀이야 날개는 환각이야 깨어지면 아프고 괴롭고 추한 몸뚱이야 오늘은 본질적으로 가장 절망한 날이었어 모든게 나랑은 관계없는 저들의 생명체였어 소양의 시체를 앞에 두고, 그녀의 언니는 탄식한다.‘바보같이 세상 밖에서 자신을 찾으려 하다니, 네가 적당히 타협만 한다면 땅에 온몸을 문지르고 다니며 피 흘리지 않아도 좋을 텐데, 청춘은 쇠사슬이 아니라 날개일 텐데.’ 80년대의 소양이 오늘 다시 살아와서 나와 함께 관철동의 거리에 선다면 이번에는 무슨 시를 쓸까. 올리브, 포모도르, 포호아, 송스피자, 겐조라멘, 쇼부, 고메이, 테리야키, 사누키보래, 스시켈리포니아, 도니도니, 고추와 마늘, 삼김, 옥돌대나무통삼겹, 떡삼돌김치삼겹살, 와인돌김치삼겹살, 황토불가마통삼겹…. 소양의 눈에 얼핏 스쳐가는 음식점 간판들의 일루미네이션 중에서 과연 몇 가지에나 자신이 죽음으로써 이루고자 했던 문화공간의 정체성을 느낄까. 오늘의 관철동은 온통 퓨전음식의 전시장 같은 느낌이다. 이른바 동서양을 넘나드는 음식의 백가쟁명이다. 간판 이름들 또한 자칫 머리를 어지럽게 하지만, 메뉴에 이르면 그 기발하고 자유로운 착상과 통통 튀는 아이디어에 차라리 경탄하는 마음마저 든다. ‘고추와 마늘’의 메뉴에는 오니기리, 쓰꾸네, 페타이볶음면, 아스파라가스말이가 있고,‘사누키보래’에는 카레우동, 해물야키우동, 치킨샐러드우동, 북어해장우동, 얼큰해물우동이 있다. 스시캘리포니아에는 치즈드래곤롤, 알랙산더롤 채리블러섬롤, 스파이더롤, 바이킹롤, 프렌치키스롤, 라이언롤이, 쇼부라는 일본식 선술집에는 각종 초밥 이외에도 해물계란탕, 누룽지탕, 삼겹살고추장구이, 꽁치김치찌개, 해물떡볶이, 새우칠리탕수육 등이 있다. 이외에도 무교동 낙지골목에서 비교적 고전적인 낙지요리법을 지킨다고 알려졌던 ‘무교동낙지’마저도 프랜차이즈화되어 관철동에 들어와서는 낙지육개장, 양푼낙지비빔밥, 해초수제비, 해초칼국수, 낙지순두부찌개, 영양갈낙탕 등 퓨전요리를 내놓고 있다. 관철동은 거의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건대나 홍대, 신촌, 압구정이나 혹은 강남역 부근에 흔한 프랜차이즈의 지점들이다. 삼김 종각점, 홍초불닭 종로점, 쇼부 종각점, 봉추찜닭 종로점…, 이를테면 음식점마저도 모두 규격화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관제’가 된 식이다. 관철동에서 보신각 바로 뒤편에 있는 ‘관철동44번가’(02-722-6598)라는 유기농 돼지요리 전문집을 발견한 것은 차라리 행운에 가까웠다. 우선 ‘관철동44번가’는 지점 따위를 거느린 본점도 아니거니와 그렇다고 어느 본점의 지점도 아닌 개인 업소였는데, 메뉴 중에서 먼저 매료된 것은 새싹비빔밥(5000원)이었다. 새싹비빔밥은 순무, 브로콜리, 유채, 설채, 적채, 알팔파 등 8가지 씨앗들을 1,2㎝로 싹을 틔워 그 새싹에다가 사과며 파인애플 소스며 고추장에 비벼먹는 식이다. 새싹비빔밥의 새싹들은 어쩐지 덜컥 한 입에 입안에 넣기가 꺼려질 정도로 너무 앙증스럽지만, 정작 한 입 넣으면 이내 입안에서 감도는 새싹들의 부드러움에 취하고 만다. ‘관철동44번가’는 주메뉴가 새싹비빔밥이 아니라 유기농돼지 요리다. 사료에 뽕잎을 섞어서 키운 돼지고기에 크로렐라와 녹차의 가루를 버무려 숙성시켜, 유기농웰빙말이삼겹살, 유기농열겹살, 웰빙소스삼겹살, 메콤소스삼겹살 등으로 메뉴화 하고 있다. 1인분에 7000원인데, 상추, 깻잎, 브로콜리, 치커리 등의 야채를 사과와 파인애플, 오렌지 소스에 버무린 야채샐러드에 곁들여 먹거나 무를 둥근 모양 그대로 얇게 썰어서 식초에 절인 무절임으로 고기를 싸먹기도 하고, 묵은 김치에 싸먹기도 한다. 점심 메뉴로는 솥밥(5000원)이 있는데, 이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흑미와 완두콩을 청평에서 생산한 쌀에 섞어 무쇠솥에 그대로 밥을 내는 식인데, 이 솥밥에다가 손님의 취향대로 된장찌개, 오삼불고기, 제육볶음, 낙지볶음, 김치찌개 등을 골라먹을 수가 있다. 이를테면 손님이 네 명이라면 저마다 다른 메뉴를 골라 네 가지를 골고루 맛볼 수가 있는 셈이다. 이 솥밥은 미리 예약만 한다면, 버섯이며 무, 콩나물, 굴 등을 넣어 버섯솥밥, 무솥밥, 콩나물솥밥, 굴솥밥 식으로 먹을 수가 있는데 값은 같다. 종로코아 뒤편의 좁은 골목길에서 ‘일번지연탄불소금구이’를 발견했을 때 나로서는 거의 감격할 뻔했다. 아니, 아직도 연탄불이 남아 있다니! 게다가 돼지껍질까지 있다니!나는 어쩔 수 없이 한두 세월을 뒤로 훌쩍 건너 뛴 기분이 되어, 둥근 알루미늄 탁자 가운데에서 새파란 불꽃을 널름거리며 피어오르는 연탄불을 바라 보았다. 그러자 문득 70년대의 옛날로 돌아가 천상병, 김관식, 민병산, 신동문, 강홍규 등의 어른들 맨 꽁무니에 나 또한 작가 김성동과 함께 껴앉아서 그이들에게서 술잔을 건네받고 황송해하는 모습이 연탄불꽃에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돌아보면, 그이들은 모두 세상을 달리하여 먼 곳으로 떠난 옛사람들이 아니랴. ■ 입안 얼얼… 눈물 줄줄 관철동에만 해도 불닭이라는 이름의 닭요리 체인점들은 무려 10여군데가 넘는다. 홍초불닭, 황초불닭, 종로본초불닭, 신화불닭, 신화로불닭, 청양초화다닥…. 이밖에도 봉추찜닭, 황추찜닭도 있다. 이쯤 되면 가히 불닭시대가 시작된 셈이다. 불닭이니, 홍초, 신화(辛火), 화다닥 하는 명칭에서도 얼핏 느낄 수 있듯이 이 닭요리들은 모두 매운 맛과 관계가 있다. 이 요리들의 특징은 맵다 못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매우 맵다는 점이다. 입안에 넣자마자 대뜸 무슨 바늘처럼 혓바닥을 콕콕 쏘아대는 매운 맛은 아무리 매운 맛을 즐기는 이라 할지라도 자칫 눈물까지 줄줄 흘리지 않으면 안될 정도다. 많은 불닭들 중에서 뜻밖에도 지점이 아니라 본점이라는 종로본초불닭(02-735-4065)을 찾았는데, 불닭(1만 2000원)을 위시해서, 바비큐불닭, 치즈불닭이 있고, 한 접시에 9000원짜리 불떡볶이, 불오징어, 불닭발들이 있는데, 이 중에 불자가 들어간 것은 모두 바늘 같은 매운 맛이었다. 이 매운 맛을 상쇄시키는 것이 누룽지탕인데, 한 그릇에 5000원이지만 무한정 리콜이 되고 있었다. 이를테면 고기 한 점 먹고 이미 얼얼해진 입안에 누룽지탕 국물을 훌훌 들이마시고, 다시 고기 한 점을 먹고 얼른 국물을 훌훌 들이마시는 식이었다. 종로본초불닭의 젊은 사장 최두호씨는 젊은이답게 이렇듯 매운 맛이 유행하는 것을 일종의 사회현상으로 풀이하여, 계속되는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한 심리적 대응으로 보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매운 것을 먹다 보면 저절로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었다.
  • 서울시민 절반 “애완동물 공해 심각”

    서울시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애완동물 때문에 각종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이 발간한 부정기 간행물 ‘서울연구 포커스’에 따르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가운데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17.2%로 나타났다. 애완동물 사육가구의 경우 가구당 개는 평균 1.3마리, 고양이는 1마리를 키우고 있었으며 시 전체 애완동물의 수는 약 80만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웃 또는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 때문에 소음, 냄새, 공포감 조성 등 피해를 입었다는 시민이 52%로 절반을 웃돌았다. 동네에 돌아다니는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도 53%였다. 피해 유형에 대해 복수응답을 받은 결과 음식물 쓰레기봉투 훼손 62%, 오염물 배설 43%, 소음 30%, 교통사고 유발 11% 등 순이었다. 음식업소, 백화점과 같은 공중장소를 애완동물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체의 90%, 사육자의 82%, 비사육자의 92%가 찬성했다. 그러나 어린이공원, 문화재 등 보존가치가 있는 공원을 제외한 근린공원, 다목적공원에 대해서는 출입금지 53%, 허용 47%로 찬반이 팽팽했다. 공중장소에 애완동물을 동반할 때 안전줄 착용, 배설물 회수 등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점을 아는 시민은 전체의 46%에 그쳤다. 더구나 사육자 가운데 59%만이 이같은 규정을 인지하고 있어 비사육자(43%)와 그다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료값, 치료, 예방주사 접종 등 사육에 드는 비용은 마리당 월평균 4만 6000원으로 시 전체 63만 1500가구로 따지면 연간 3500억원에 달했다. 가족이 좋아해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경우가 77%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선물로 받거나 우연히 생기는 등 타의에 의한 사육도 23%나 돼 유기(遺棄)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것도 이번 조사의 특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비록 소 표본이기는 하지만 애완동물로 인한 질병, 집단민원 발생 등 갈수록 쌓이는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정책결정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9)안면도 백사장·홍성 남당포구의 대하축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9)안면도 백사장·홍성 남당포구의 대하축제

    ●수염이 길고 의젓한 海老 도쿄시내 간다(神田)의 고서점거리를 누비는데 해로(海老)란 제목이 눈에 띄었다.한평생 바다일에 종사한 어민을 뜻하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 새우의 별칭이었다.길고 의젓한 새우 수염을 빗댄 말인데,새우의 품격을 그럴듯하게 표현하고 있다.우리는 ‘새우눈’이란 속어에서 보듯 조금은 새우를 깔보는 마음이 없지 않아 새우젓만 좋은 줄 알지 우람한 왕새우의 멋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다.조선시대의 고전소설 ‘메기장군고담’에도 절벽 위에서 새우가 떨어져 대대로 곱사등이가 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찬바람 불어오는 이맘때면 왕새우 살집도 토실토실 올라 밥상머리를 푸짐하게 한다.가을새우의 제맛은 역시 충청도 내포(內浦)에 있다.지난달 18일에 시작된 홍성의 남당포구 대하축제는 10월 말까지 열리며,10월로 접어들자 태안의 안면도에서도 백사장포구 대하축제가 한창이다.입추의 여지없이 차들이 들어차고 골목에는 새우굽는 냄새가 회를 동하게 한다.3만원쯤 주고 1㎏을 사면 4인 가족이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잘 모르는 이들은 지근거리인 홍성과 태안에서 겹치기 축제가 열리고,허구한 날 먹을 수 있는 새우를 놔두고 구태여 축제 기간에 몰려드는가 하고 의문을 표시하기도 한다.그러나 두 곳에서 비슷한 새우축제가 거의 동시에 열리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왕새우는 봄철 천수만에서 산란한다.AB지구 방조제로 막히기 전,만 깊숙이 들어와 부석면 도비산 밑에서 알을 낳고 성장한다.오늘날 서산시내 양대리의 쓰레기처리장이 있는 옛 염전터까지 새우떼가 몰려들었는데,그 까닭은 이곳이 모래가 많아서였다.여름까지 새끼손가락 길이만큼 자란 새우는 추석을 전후해 부쩍 자란다.이윽고 찬바람이 불라치면 천수만을 벗어나 바깥 바다로 나간다.남당포구 어민들 입장에서는 “애써 길러 잡아먹을 만하니 모두 빠져나간다.”고 투덜댈 만하다.작을 때는 금어기여서 손도 못대다가 정작 제철에는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홍성에서 9월에 대하축제가 시작되는 것은 제철 대하가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10년 전만 해도 전량 일본에 수출 천수만을 벗어난 새우들은 안면도나 원산도 밑으로 진출하며,조금 더 자라면 격렬비열도나 남서쪽 난바다로 나간다.이즈음 남당포구에서는 멀리 흑산도까지 무려 12시간이나 걸리는 출어준비에 바쁘다.새우가 어느새 흑산도 어름까지 빠져나간 까닭이다.기온이 영하를 오르내리면 따듯한 동중국해 쪽으로 내려갔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금 천수만으로 회유해 산란을 하게 된다. 남당포구에서 먼저 대하축제가 열리고,이어 안면도 백사장에서 다시 축제가 열리는 것은 이같은 자연의 질서에 따른 일이니 축제가 겹친다고 나무랄 일이 못된다. 남당포구에서 먹는 새우가 조금 씨알이 잔 대신 맛이 쫄깃쫄깃한 반면 20여일 뒤에 안면도 백사장에서 먹는 새우는 훨씬 크고 푸짐하다.서로들 우리 동네 새우가 맛있다고 주장하나,필자의 입으로는 한결같이 맛있고 싱싱하니 어디를 편들 수가 없다.‘제철과일’이 존재한다면 ‘제철생선’도 있다.적기적작(適期適作)의 농법이 있듯 때 맞춰 잡아들이는 어법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왕새우를 이처럼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근래의 일.과자 가운데 최장기 히트상품이 ‘새우깡’이지만 정작 우리는 새우젓이나 찬거리용 건새우는 몰라도 큼직한 왕새우를 새우깡처럼 일상적으로 먹을 수는 없었다.그러던 것이 어느새 새우깡만큼이나 흔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남홍식(59)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준비위원장의 말.“옛날에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지요.우리가 먹을 게 어디 있었겠어요? 당시에는 10t급 대형선들이 격렬비열도에서 삼중망(일명 삼마이)으로 잡아 급랭시킨 뒤 모두 일본에 보냈어요.”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지금 우리가 먹는 새우는 거지반 ‘수출용’이었단다.지금은 국내 소비량도 부족해 수출할 물량이 없다.오히려 수입산이 증가,필리핀·베트남·중국산 등이 속속 들어온다.새우양식이 확산돼 양식새우 총량이 자연산을 앞지른 지 오래다. ●자연산·양식 맛 비슷해 굳이 안따져도 새우는 수온에 민감한 어류다.2003년 대하축제는 자연산이 흉년이라 사실상 양식새우만으로 축제를 치렀다.가격도 만만찮아 자연산 1㎏에 7만 5000원을 호가했으나 올해는 그 절반 수준.근 5년 만의 대풍어이니 제철 새우를 원없이 먹고픈 이들은 당장 달려갈 일이다. 내년에도 새우가 많이 잡힐지는 누구도 장담을 못하니 흔할 때 제철과일 먹듯 실컷 즐기시라. 양식과 자연산을 둘러싼 많은 시비에서 새우도 예외는 아니다.자연산은 전반적으로 흰빛이 도는 가운데 약간 불그레한 자갈색을 띤다.반면 양식새우는 검은빛이 강하다.크기에서는 양식과 자연산의 차이가 없다.밀식으로 양식하면 알이 잘고,밀식을 피하면 커질 뿐이다.중국산은 머리 자체가 거뭇거뭇하며,필리핀이나 베트남산은 상당히 큰 데다가 남방의 수온 때문에 살집의 탄력이 떨어져 쉽게 구분된다.그러나 불에 구우면 새우껍질이 모두 진홍색으로 변해 분간이 어렵다. 새우는 성질이 급해 그물을 끌어올리면 대부분 죽어 있다.수족관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놈은 십중팔구 양식이다.방금 배에서 내린 자연산새우를 ‘죽은 새우’라며 외면한 이들이 수족관의 양식새우를 싱싱하다며 선뜻 골라잡는 모습은 사실 촌극일 뿐이다.새우축제 현장에 가서는 오히려 ‘죽은 새우’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실,자연산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 처지이니 양식이라도 많이 해 눅은 가격으로 먹을 수 있게 하는 게 옳다.자연산과 양식을 구태여 구별할 것도 없고,먹어보면 맛도 비슷해 구분도 쉽지 않다.다만,늘 문제가 되는 것은 맛의 차이가 아니라 양식 과정에서 혹시나 항생제를 남용하지나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새우의 영양가는 머리에 쏠려 있다.갑각류는 게,가재 할 것 없이 체외에 알을 싣는 반면 새우만은 머리 부분에 알을 싣는다.일본인은 새우 껍질을 그대로 씹어먹는 경향인데,우리는 벗겨내서 먹는다.콜레스테롤 걱정만 하지 말고 노화방지에 ‘한 역할’ 한다는 키토산이 넘치는 껍질을 함께 씹어먹는 습관을 기를 일이다.왕새우는 삶기,튀김,매운탕,구이,생으로 먹기 등등 온갖 요리법이 가능하다.소금구이는 근래 생긴 식습으로,바닥에 붙지 않고 간이 적절하게 들도록 소금을 이용한 것이다. ●‘새우의 낙원’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자취 감춰 새우축제로 내포만이 온통 법석이지만 그 기세가 예전 같지는 않다.40여년간 남당리에서 어업을 해온 김영태(65) 남당리축제위원장은 “예전에 남당리에만 연안안강망 배가 50척이 넘었지요.천수만이 막히기 전에는 개가 물고 다닐 정도로 고기가 흔했는데,댐이 막히면서 고기들 알 낳을 장소가 송두리째 사라진 거예요.”라며 입맛을 다신다. 지금도 새우들은 남쪽에서 겨울을 보낸 뒤 4∼5월이면 어김없이 천수만을 찾는다.천수만 안쪽의 거대한 개간지가 모두 새우의 산란장이었다.그 만이 막히자 새우들은 천수만 복판의 죽도나 황도 부근의 ‘상펄’이라 부르는 모래등으로 길을 바꿨다.이곳을 찾는 새우의 종류도 많아 7∼8월에는 새끼손가락 길이에 푸른빛이 도는 고급새우 중하,중하와 비슷하지만 맛이 조금 떨어지는 6월의 독새우,빨간 꽃처럼 예쁘고 맛도 좋은 꽃새우,색깔이 거무스름하고 맛도 없어 사료용으로 쓰였던 일명 송장새우,젓국용으로 쓰는 껍질이 두툼한 됫때기새우,몸통이 작아 젓갈에 그만인 곤쟁이,그리고 철따라 잡아들이던 오젓과 육젓,추젓 등등 세기도 어렵다.천수만 간척으로 이 새우의 낙원이 사라진 것이다. ●물고기들에 ‘그들만의 땅’ 돌려줬으면 어패류는 급감한 반면 해산물 선호도는 급작스레 높아지면서 어촌 풍경도 변하고 있다.안면도 백사장이나 남당포구 같은 현대적 파시촌이 대거 등장하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결과이다.불과 30여호의 한적한 어촌이었던 백사장포구는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거촌으로 변해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남당포구도 불과 50여호였으나 해변에 어패류를 파는 파라솔이 늘더니 이제는 무려 200여호가 밀집한 거촌으로 변신했다.그 옛날 작부의 노랫가락 드높던 파시촌과 달리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밀려드는 자가용 행렬 속에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으니 그야말로 21세기의 신어촌 풍속도가 아닐 수 없다. 배편이 없어 가까우면서도 먼 섬 죽도로 길을 잡았다.12개의 자잘한 섬과 여가 모여 산란장답게 오밀조밀한 곳이다.멀리 고정리화력발전소와 원산도,안면도,간월도와 천수만방조제가 보이는 천수만 복판에 떠있다.천혜의 서식장이자 황금어장인 천수만이 절반쯤 허리가 뚝 잘려 몸살을 앓은 지 오래인 그 중심에 죽도가 있다. 죽도 어민의 뼈아픈 한마디.“천수만 땅을 도시민에게 분양한다고 하는데,본디 주인인 물고기에게도 분양하면 어떨까요?” 차라리 댐을 무너뜨려 만을 복원하자는 ‘폭탄선언’인데,그 말이 ‘폭탄’으로만 느껴지지 않음은 웬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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