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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0억짜리 美 F-35의 굴욕…이란의 ‘미 전투기 피격’ 비결 알고 보니 [밀리터리+]

    1500억짜리 美 F-35의 굴욕…이란의 ‘미 전투기 피격’ 비결 알고 보니 [밀리터리+]

    미국의 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가 이란 상공에서 작전 중 공격을 받고 비상 착륙한 일과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군 F-35 전투기 한 대가 이란 측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타격을 입은 뒤 중동 내 미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했다. 대이란 군사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팀 호킨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란 상공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던 해당 전투기가 비상 착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고 전했다. ‘전투 임무 수행 중’이라고 언급한 점으로 미뤄 전투 도중 비상 착륙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CNN은 “이번 사고는 지난달 말 시작된 전쟁에서 미국 항공기가 피격당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첨단 스텔스 전투기가 어떻게 피격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이란이 레이더가 아닌 열 감지로 전투기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일 중국 분석가들을 인용해 “F-35 전투기가 피해를 본 것은 스텔스 전투기도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시스템에 의해 탐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최신예 5세대 다목적 전투기 F-35는 프랑스제 라팔 등 비스텔스 제트기보다 20~100배 더 은밀하게 운용될 수 있을 만큼 적 레이더 회피 능력이 매우 우수한 스텔스 기능으로 유명하다. 인민해방군 퇴역 대령이자 논평가 웨강은 이란이 공개한 공격 현장의 적외선 이미지를 언급하며 “미군의 F-35가 지상 포격으로 인해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은 낮다. 항공기가 비상 착륙했다는 것은 러시아제 S-300 같은 재래식 방공 시스템에 피격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적외선 유도 방식이 아닌 레이더 유도 방식을 통한 방공 미사일이 항공기를 명중시켰다면 다시는 비행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F-35를 공격한 미사일은 적외선 유도 탐색기를 사용하는 개량형 공대공 미사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공중전 장악에 실패하면서 적외선 탐지기가 장착된 로켓 추진식 공대공 미사일을 지상 발사형 대공 시스템으로 개조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웨 전 대령은 “F-35의 뛰어난 스텔스 성능은 주로 전자기 레이더 탐지를 겨냥한 것이지만 항공기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지하는 EO/IR 시스템의 적외선 탐지에 대한 스텔스 성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전 인민해방군 장교이자 군사 분석가 쑹중핑 역시 이란이 전자기파가 아닌 F-35 탐지를 위한 완전히 수동적인 전자기파/적외선 센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쑹 분석가는 “미국이 해당 센서를 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전 공격에서도 파괴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게다가 항공기 자체도 자신이 추적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방공 체계 무시하면 안 된다”미군 측은 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란의 방공망 수준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지난 20일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미군 항공기가 이란 방공망에 의해 피격된 사례는 없었다”면서 “다만 이번 경우에도 아군 오인 사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은 여전히 이동식은 물론 조종사들이 대응할 시간을 거의 주지 않는 특수한 유형의 대공방어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체계는 적으로부터 쉽게 은폐할 수 있고 고정식 대공방어 체계가 파괴된 후에도 오랫동안 전장에서 위협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로 F-35 전투기조차 위험이 따른다”면서도 “이란군의 항공기 요격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자체 제작한 조잡한 방공 시스템조차도 걸프국이 운용하는 최첨단 전투기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번 사건이 자국 통합 방공망의 비약적인 발전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편 이란에 피격된 F-35 전투기는 전투기 자체가 일종의 공중 지휘소 역할을 하며 모든 센서 정보가 자동으로 통합되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레이더와 적외선, 전자전 정보가 통합되면 조종사는 정리된 전장의 지도를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어 ‘하늘의 지배자’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다만 대당 1억 달러(한화 약 1509억원) 수준으로 매우 고가인 데다 유지비가 높다는 단점 등이 있다.
  • “임진영 골프 잘 치지… 이 말 듣는 게 꿈이죠” [권훈의 골프 확대경]

    “임진영 골프 잘 치지… 이 말 듣는 게 꿈이죠” [권훈의 골프 확대경]

    데뷔 4시즌 상금 40위권 밖 ‘무명’축하 인사·사인 요청에 우승 실감천재형 아닌 철저한 노력형 선수쌓이고 쌓인 실력, 이번에 터진 것기회 잡는 법 알게 돼 자신감 생겨해외 메이저 무대 밟는 게 내 목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태국 아마타 스프링CC에서 치러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6시즌 개막전 리쥬란 챔피언십은 무명이나 다름없던 임진영의 깜짝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2022년 데뷔한 임진영은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한 번도 상금랭킹 40위 이내에 들었던 적이 없었다. 2023년에는 시드를 잃고 드림투어로 밀려나기도 했다. 감격의 첫 우승을 따낸 지 일주일이 지난 22일 전남 여수시 디오션CC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까르마·디오션컵 구단대항전에서 만난 임진영은 이제야 우승을 실감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연습장에 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지나가기만 해도 첫 우승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다. 사인 요청도 들어오고, 이제야 우승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현재 KLPGA 투어 홈페이지에는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부문 1위에 모두 그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랭킹 화면을 캡처해 간직했다는 그는 “시즌은 길고 대회도 많다. 벌써 1위라는 자리에 압박감을 느끼고 싶진 않다.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지금의 랭킹을 잠깐 즐기려 한다. 장난 삼아 지금 1위니까 이 느낌을 유지해 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며 활짝 웃었다. ●묵묵히 비거리 늘리고 퍼팅 갈고닦아 그는 ‘깜짝 우승’이나 ‘이변’이라는 평가에 대해 “나는 천재형이 아니라 철저한 노력형”이라면서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뒤 두드러진 적은 없었지만 묵묵하게 실력을 갈고닦았다. 갑자기 실력이 늘어난 게 아니라 쌓이고 쌓인 게 이번 대회에서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임진영의 골프 입문과 성장 과정은 순탄치도 않았고 화려하지도 않았다. 임진영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 아빠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억지로 하는 게 너무 싫었다. 첫 대회에서는 130타나 쳤다”면서 “하지만 주니어 상비군으로 활약하는 또래 친구들을 보며 숨겨진 승부욕이 발동했다”고 밝혔다. 임진영은 고교 시절부터 독한 연습 벌레였다. “고교 시절 4교시를 마치고 조퇴해 오후 1시부터 8시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샷, 쇼트게임, 파3 훈련에 매달렸다. 공을 천천히 치는 편이라서 친 볼 개수가 엄청나게 많지는 않았어도, 정말 많은 시간을 골프에 쏟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도 기대할 만큼 실력이 늘었지만 임진영은 빠른 프로 전향을 선택했다. 2021년 KLPGA 정회원 선발전,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을 일사천리로 통과해 2022년 KLPGA투어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1부 무대의 벽은 높았다. 훈련 환경 변화와 낯선 코스 세팅은 그를 움츠러들게 했다. 임진영은 “주니어 시절 뛰던 코스와 달리 1부 투어의 까다로운 세팅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생활도 어려웠다. 처음 제주도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왔을 때는 집값이 너무 비싸 아버지와 연습장에 딸린 작은 방에서 살며 버텼다.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까지 겪으면서 위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임진영은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버텼다. 늘 유쾌하고 발랄한 표정의 그는 “코스에서 속은 문드러져도 겉으로는 웃는다. 아빠가 경기가 안 풀려도 웃고, 잘 돼도 웃으라고 당부하셨다. 기분이 다운되어 있어 봤자 내 성격과도 맞지 않는다”며 웃었다. 웅크렸던 시간은 도약을 위한 탄탄한 밑거름이 되었다. 근력운동을 통해 잃어버렸던 비거리를 되찾았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퍼팅 역시 혹독한 동계 훈련을 거치며 예리해졌다. ● 제주, 인천, 미국 … 이산가족 생활 중 이번 리쥬란 챔피언십 우승으로 임진영은 2억원이 넘는 우승 상금과 2년 시드 보장 등 선물 보따리를 받았지만 가장 값지게 여기는 것은 ‘우승하는 법’을 터득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우승 기회를 잡으려면 생각보다 담대해야 하더라. 후반 15번 홀쯤 선두권 경쟁을 하며 ‘확실히 기회가 왔다’고 직감했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해 우승을 해내고 나니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에도 하루나 이틀은 잘 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하루나 이틀 잘 친 것에 만족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 기회가 오면 잡는 방법을 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시즌 목표를 2회 우승으로 잡았던 임진영은 “사실 목표는 따로 있다. 세계 랭킹을 끌어올려 US여자오픈이나 에비앙 챔피언십 같은 해외 메이저 무대를 밟아보는 게 목표다. 시즌 2승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 무대에서 도전하고 싶다”는 그는 “골프 선수로서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는 ‘골프를 잘 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거창한 수식어보다, 그저 누군가에게 ‘임진영 골프 잘 치지’라는 말을 듣는 선수로 기억되는 게 내 유일한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임진영은 “제주에서는 아무래도 골프를 접하기가 쉬워서 시작은 수월했다”면서 “그러나 선수로 크면서 아빠가 내 뒷바라지를 하느라 당신 일을 뒷전으로 미루신 것 같다. 엄마는 제주도, 오빠는 인천, 언니는 미국에 거주하는 이산가족 생활 중”이라고 소개했다.
  • ‘야구의 봄’ 터졌다… 시범경기 최다 관중 홈런

    ‘야구의 봄’ 터졌다… 시범경기 최다 관중 홈런

    오는 28일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가 시범경기 일일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최근 2시즌 연속 1000만 관중 돌파에 이어 2026시즌도 흥행 돌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2일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에는 총 8만 3584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시범경기 기준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전날 8만 42명이 입장해 지난해 3월 9일 세운 종전 하루 최다 관중 기록(7만 1288명)을 갈아치우더니 곧바로 기록을 또 깨며 야구 열기를 보여줬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종 1231만 2519명이 입장한 프로야구가 시범경기부터 대박을 터뜨리면서 올해 또 기록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구장에는 2만 3285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전날 KIA전에서 2만 2100명이 입장해 기존 홈 시범경기 최다 관중 기록(2만 1000명)을 깬 지 하루 만에 또 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이날 정규시즌 입장권의 50% 할인된 가격으로 중앙석과 익사이팅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을 운영했는데 판매분이 모두 나갔다. 만원 관중의 열띤 응원 속에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지며 0-0 무승부로 끝났다. 두산은 6년 만에 돌아온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병헌, 최지강, 타무라 이치로, 김택연이 각각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았다. KIA는 지난해 5월 교통사고 피해로 약 4개월 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황동하가 5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형범, 이태양, 김시훈, 조상우도 1이닝씩 이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맞대결에서는 시범경기 1위 롯데가 홈런 4개를 터뜨리며 10-6으로 승리했다. 시범경기 성적은 7승 2무 1패다. 선발 제레미 비슬리가 5이닝 1실점 호투했고 유강남은 3회말 3점 홈런, 6회말 2점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상무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한화 포수 허인서는 9회초 3점 홈런을 때리며 시범경기 홈런 5개로 깜짝 1위로 나섰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시범경기에서는 도합 35안타가 터지는 난타전 속에 LG가 14-13으로 승리했다. 삼성은 선발 최원태가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경기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9회말 이해승이 3점포를 터뜨리는 등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도 아쉽게 패배했다. LG는 시범경기 맹타를 휘두르는 백업 포수 이주헌이 이날도 홈런 1개 포함 3안타로 펄펄 날았다.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는 kt가 맷 사우어의 5이닝 2실점 호투와 자유계약선수(FA)로 이번 시즌 팀에 합류한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 등을 앞세워 6-2로 승리했다. 오후 1시에 열린 4경기에서 서울 2만 3285명, 부산 2만 360명, 대구 2만 3852명, 수원 7710명이 입장했고 5시에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8377명이 입장하며 새로운 관중 기록이 완성됐다. SSG는 김건우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대타 박성한의 2타점 적시타 등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 삼전·하닉 2배 ETF 이르면 5월 첫선… 서학개미 복귀계좌 RIA도 오늘 출시

    삼전·하닉 2배 ETF 이르면 5월 첫선… 서학개미 복귀계좌 RIA도 오늘 출시

    국내에서도 이르면 5월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팔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는 법안 처리 지연으로 이달 출시가 무산될 위기였으나, 23일 예정대로 출격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조만간 단일종목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출시를 위한 금융투자업 규정 시행세칙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가총액·거래량 관련 기준과 선물 종목 관련 요건 등 상품구조 관련 세부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이다. 본격적인 관련 상품 출시는 이르면 5월로 전망된다. 다수의 종목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지나, 증시 변동성이 커졌을 때 투자자 피해 등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금융당국은 각각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논의에 속도가 붙은 배경으로는 미국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던 서학개미들이 해외에 상장된 한국 관련 레버리지 ETF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점이 꼽힌다. 같은 한국 시장 투자라고 해도, 외환 수요를 자극하고 해외 운용사 배만 불리는 구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2월 21일~3월 20일)간 미국 시장에 상장된 ‘디렉시온 데일리 사우스 코리아 불 3X’(KORU) ETF를 2억 1452만 5847달러(약 3231억 8300만원) 순매수해,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형주 중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런 투자자들을 국내 시장으로 불러들이면 환율을 안정화하면서 국내 증시 파이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지리 ETF는 이미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서학개미가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RIA 상품을 23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RIA에 대한 과세 특례 도입을 담은 ‘환율안정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안건 산정이 여야 대치로 무산됐다. 하지만 당국은 세제 혜택을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한 부칙을 근거로 삼아 일정 변동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해외주식(지난해 12월 23일 보유 기준)을 팔고 RIA를 통해 국내주식에 1년 이상 투자하면 한시적으로 매도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감면받을 수 있다.
  • ‘견제하는 주주’로 나선 국민연금… 신한지주 반대, 우리금융엔 찬성

    ‘견제하는 주주’로 나선 국민연금… 신한지주 반대, 우리금융엔 찬성

    기업가치 훼손·주주권익 침해 시내부 경영진도 예외 없이 ‘제동’이사 수 축소와 임기 변경 안건집중투표제 약화 ‘꼼수’ 사전차단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연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반면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아온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과 연임에 나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에는 찬성했다. 국민연금이 인물별 이력과 책임을 기준으로 이사 선임부터 정관 변경, 자사주, 보수까지 주요 안건에서 ‘견제하는 주주’로 움직이고 있다. 22일 서울신문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경우 내부 경영진이라도 예외 없이 제동을 걸었다. 특히 금융그룹 가운데서는 ‘라임펀드 사태(부실 펀드 환매중단 사고)’ 당시 책임 이력이 있는 진 회장에 대해서만 반대표를 행사했고, 임종룡·빈대인 회장 등은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찬성했다. 대통령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했지만, 금융지주를 일괄 평가하기보다 인물별 책임을 따져 판단한 셈이다. 정관 변경 안건에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에서 추진된 이사 수 축소와 임기 변경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가 이사회에 들어가기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집중투표제(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주는 제도)’ 도입 전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는 구조 변화를 ‘꼼수’로 보고 사전차단한 것이다. 자사주 관련 안건도 꼼꼼히 따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자사주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게 했는데, 국민연금은 대주주만으로도 결정이 가능한 구조라 일반 주주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고 보고 반대했다. 또 개정 상법에 ‘예외’를 적용하면 주주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대신증권에 대해서는 자사주를 원래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 아니라 임직원 보상 등에 쓰는 것은 공시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임원 보수에도 제동을 걸었다. KB금융, iM금융지주, 대신증권 등의 보수 한도 안건에 대해 “성과 대비 과도하다”며 반대했다. 보수 한도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급여 총액으로, 주주가 승인하는 구조다. NH투자증권이 신규 주식 발행 한도를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에 대해 국민연금은 “정당한 사유 없이 주주의 신주인수권(기존 주주 우선 권리)을 약화시킨다”며 반대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에 대해서는 주요 안건 전반에 대해 찬성했다. 국민연금이 기업별·안건별로 판단을 달리하는 ‘선별적 개입’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상법 개정으로 주주 권한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기업 지배구조와 자본정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코스피가 뛰면 함께 부자가 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시장 안으로 한 걸음만 들어가 보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누군가는 몇 번의 거래로 자산을 불리고, 누군가는 수십 차례 사고팔고도 마이너스다. 누군가는 프라이빗뱅커(PB)와 자문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는 투자 사기 리딩방에서 “이번이 마지막 복구 기회”라는 말에 흔들린다. 같은 시장이지만 같은 게임은 아니다. 서울신문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취재 과정에서 만난 20대 청년은 바이오주에 1500만원을 넣고 수익률 -42%를 기록했다. 전 재산이었다. 반면 부모에게 5억원을 증여받아 수십억을 운용하는 자산가는 PB를 통해 자산을 나누고 장외 투자 기회까지 얻었다. 한쪽은 소문을 따라 움직였고, 다른 한쪽은 정보와 네트워크 속에서 움직였다. 돈의 차이는 정보의 차이였고, 이는 수익률 격차로 이어졌다. 거래 방식도 달랐다. 자산가는 적게 사고 오래 들고 갔고, 소액 투자자는 수십 번 사고팔았다. 조급함이 ‘폭풍 매매’를 낳고, 결과는 더 나쁜 수익률로 돌아왔다. 정보와 자문에서 밀려난 개인은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리딩방 피해자 가운데는 550만원 손실 뒤 “복구”를 믿고 9100만원을 더 넣기도 했다. 투자 격차는 단순한 손익을 넘어 빚과 생계 불안으로 번진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린다. 공부를 안 해서, 조급해서라고 말한다. 맞다. 하지만 절반의 진실이다. 왜 그들은 조급할 수밖에 없는가. 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는가. 이 질문을 외면한 채 개인만 탓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식이다. 구조는 분명하다. 정보는 돈을 따라 흐른다. PB센터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다. 일정 자산 이상이 돼야 비로소 사람이 붙는다. 그 안에서는 투자뿐 아니라 세금, 상속, 자산 이전까지 함께 설계된다. 반면 소액 투자자는 앱과 유튜브에 의존한다. 자산가는 기다릴 수 있지만, 소액 투자자는 기다리기 어렵다. 그래서 더 자주 움직이고, 그 선택이 결과를 더 악화시킨다. 시장 공정성 문제도 있다. 증권사 임직원의 차명거래가 반복되고, 적발돼도 내부 징계에 그치는 사례가 이어진다. 시장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흔들리면 개인은 단기 투기에 기댄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개인은 실패했는가가 아니라, 왜 시장은 이렇게 작동하는가다. 그런데 정책은 여전히 한 박자 늦다. 포용금융을 말하면서도 대출과 채무조정에 머문다. 빚을 줄여 주는 것과 자산을 늘릴 기회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방향을 바꿔야 한다. 투자 기회 접근성을 정책 의제로 올려야 한다. 취약계층과 청년이 제도권 투자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바우처 같은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료 정보는 넘치는데 검증된 정보는 돈이 있어야만 접근 가능한 구조를 방치한 채 리딩방만 단속하는 건 반쪽짜리 처방에 불과하다. 장기·분산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적립식 투자와 ETF 같은 수단을 확대하고 단기 매매 중심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 시장 공정성을 복원해야 한다. 내부자 거래와 차명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투자는 원래 불평등하다. 하지만 그 불평등이 고착되면 시장은 격차를 확대하는 기계가 된다. 주가지수 6000을 말하는 시대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이 시장은 누구를 위한 시장인가. 모두가 들어올 수 있는 시장과 모두가 기회를 얻는 시장은 다르다. 개인 하기 나름이라고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불장은 끝날 수 있다. 이 파티를 이어 가려면, 모두가 즐길 수 있으려면 시장의 문을 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금이라도 기회가 공정하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백민경 디지털금융부장
  • [사설] 또 안전불감 화재… 중처법 엄격 적용해 이런 참사 막아야

    [사설] 또 안전불감 화재… 중처법 엄격 적용해 이런 참사 막아야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인화성 도료·접착제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공간에서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졌고 대피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잦아 경보가 울리던 초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고, 휴게시간 일어난 불에 직원들은 창문이 한쪽에만 있고 비상통로가 없는 헬스장에 고립됐다. 사망자 9명이 집중된 이 공간은 도면에도 없는 복층 구조였다. 거슬러 올라가면 참사는 예고됐다. 작업 중 기름 연기가 실내에 상시 가득 찼지만, 환풍기 추가 설치 요구는 여러 차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화기는 작업장에만 비치됐을 뿐 정작 희생자들이 몰린 헬스장에는 없었다. 배관에 쌓인 기름때와 샌드위치 패널이 화재 확산을 키웠다는 소방당국의 분석, 구청 환경 감사가 있을 때만 안전 규정을 돌아봤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보기 오작동에 익숙해져 있고, 안전장치 설치를 미루기 일쑤고, 감사 때만 규정을 꺼내 든 것이다. 이런 안전불감증이 이곳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참사의 무게는 더 무겁다. 원인 규명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경찰·소방·고용당국이 합동 감식에 나섰고 불법 증축 여부와 소방시설 작동 여부, 안전교육 실태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멍 뚫린 안전이 누구의 책임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 참사가 분명하게 보여 준 것이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설마 하며 넘기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점검해야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을 직접 찾아 2차 사고 방지와 유가족 지원을 챙긴 뒤 비서실장 직통 연락처를 남겼다. 업체 대표는 “죽을 죄를 지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짐과 사과는 제도 개선의 출발점일 뿐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포함해 현장 안전 관련 법령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낡은 규정이 요식행위를 부르진 않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
  • [길섶에서] 그래도, 기적 같은 봄

    [길섶에서] 그래도, 기적 같은 봄

    이맘때면 오래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사연이 물색없이 떠오른다. 몇 년째 실직자인 중년의 아빠. 꽃도 보고 열매도 따먹게 아이들에게 과실수 몇 그루만은 꼭 물려주는 게 꿈이었다. 꿈에는 이자가 없으니까. 봄볕에 홀렸을까. 심을 땅도 없으면서 어느 봄날에 복숭아 묘목 세 그루를 덜컥 사고 말았다. 주말농장 주인한테 통사정해 밭 둔덕에 묘목들을 앉혔는데, 하필 가을에 농장이 개발됐다고. 그래서 나무들을 비좁은 집으로 데려왔노라고. 맹렬한 겨울을 화분에서 버텨 준 나무들한테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그 나무들은 연분홍 복숭꽃이 돋아 봄마다 돌아온다. 잘 살았겠지, 열 살쯤이겠네, 어디서 꽃 채비를 하고 있을까. 마음 저 밑바닥이 꿈틀거려서 나도 묘목을 사러 가고 싶어진다. 내 이름으로 된 흙땅이 없어도 줄줄이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다. 봄볕에 손등이 까매지게 어디에든 심고 나면, 다정한 봄비를 흠뻑 맞히면, 여름날 그늘이 될 거야. 봄나무 아래 주문을 외우면 꽃이 터지듯 기적이 노다지로 터질 것 같은 날. 봄꿈 속을 헤맨다. 봄이 와서, 졸음처럼 기어이 봄이 밀려와서.
  •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 로트레크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 로트레크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유전적 취약성과 사고로 단신의 삶사회 편견의 감옥에서 살았지만회화 통해 동시대 진실 포착 증언그림만큼은 어떤 틀에 가두지 않아“모든 갇힌 것은 죽는다” 그의 말영원의 생명력 가지고 아직 생생 수많은 예술작품 가운데 어떤 작품이 시대를 넘어 불멸의 걸작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는 저서 ‘명화란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명화란 한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를 천재예술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깊이 있게 담아내어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감동을 주는 예술작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문구는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 즉 시대정신이다. 명화는 한 시대의 사회와 경제, 문화적 변화를 담아내는 시각적 기록이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을 누구보다 예리하게 포착한 예술가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를 빼놓을 수 없다. 로트레크가 남긴 편지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은 그가 시대를 기록한 관찰자이자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녔다는 것을 보여 준다. 첫 번째 명언 “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며 논평하지 않는다. 나는 기록한다.” 로트레크의 예술세계로 들어가는 첫 문장은 그의 가장 유명한 선언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미술아카데미는 고전적이고 역사적인 주제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그림을 요구했다. 반면 로트레크에게 회화란 동시대의 진실을 포착하고 증언하는 기록 행위였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가 누렸던 풍요로운 황금기인 벨 에포크의 화려한 조명 뒤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로 향했다. 그의 그림 속에는 몽마르트르의 술집 손님들, 카바레와 댄스홀 무대 뒤에서 지친 몸을 추스르던 무희와 가수, 성노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편견 없는 관찰자로서 삶의 진실을 기록하고자 했던 그의 예술철학은 대표작 ‘물랭루주에서’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1889년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아래 문을 연 카바레 물랭루주의 내부를 배경으로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밤 문화를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화면 속 테이블 주변에는 당대 유명 댄서인 제인 아브릴을 비롯한 단골손님들이 앉아 있다. 화면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초록빛 인공조명을 받아 창백하고도 괴기한 얼굴로 떠오르는 가수 메이 밀턴이 등장한다. 당시 물랭루주를 비롯한 카바레들은 가스등 대신 새로운 문명의 상징인 전기 조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로트레크는 강렬한 전기 조명이 인물의 얼굴에 반사되어 피부색을 초록빛으로 변형시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인공 빛이 만들어 내는 낯설고도 몽환적인 효과를 통해 화려한 표면 아래 피로와 긴장, 쾌락과 허무함이 뒤섞인 유흥가 밤의 민낯을 보여 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화면 한가운데 로트레크 자신도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곳의 단골손님이자 관찰자로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장면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기법적으로도 이 작품은 매우 혁신적이다. 화면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인물을 비대칭적으로 배치한 대각선 구도, 강렬한 윤곽선과 평면적인 색면구성은 당시 유럽 예술계를 매료시킨 일본 우키요에 판화의 영향을 보여 준다. 그는 이 작품에서 물랭루주를 낭만적으로 미화하지도 퇴폐적이라고 비난하지도 않았다. 냉철한 관찰자적 시선으로 떠들썩한 향락 속에서도 불안과 공허가 감도는 카바레의 현장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두 번째 명언 “자기 자신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이 말은 로트레크가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붙들어야 했던 생존의 문장이다. 그는 남프랑스 알비의 유서 깊은 명문 귀족 툴루즈 로트레크 가문의 종손으로 태어났다. 부와 명예가 약속된 화려한 삶이었지만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적 취약성에 어린 시절 겪은 두 차례의 골절 사고가 겹치며 그의 키는 성인이 되어서도 152㎝에 머물렀다. 사냥과 승마, 귀족적 기품을 삶의 중심에 두었던 아버지 알퐁스 백작은 신체적 장애를 지닌 아들을 가문의 수치로 여기며 냉대했다. 로트레크는 야외 활동과 사교적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현실 속에서 그림에 몰두하며 또 다른 삶의 출구를 찾았다. 지역 미술교사 르네 프린세토에게 수업을 받으며 익힌 그림은 상처 입은 자아를 치유하는 마음의 피난처가 되었다. 차가운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 아델 백작부인은 외아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전폭적인 경제적 지원을 보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보호에 힘입어 예술가의 꿈을 키운 그는 열일곱 살에 파리로 향했다. 이듬해 그는 국립 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해 전통적인 회화 기법의 기초를 다졌고 1884년에는 몽마르트르에 자신만의 화실을 마련하게 된다. 학교에서 정교한 데생과 기법을 배웠지만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군중의 심리를 읽는 방법은 길거리와 카바레에서 배웠다. 무엇보다 몽마르트르는 로트레크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자신을 견디는 법을 깨닫게 해 준 장소였다. 그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하루를 버텨 내는 생의 끈질긴 생명력을 읽어 냈다. 이러한 그의 시선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물랭루주에서 나온 잔 아브릴’이다. 화면 속 여성은 물랭루주를 주름잡던 스타 무희 잔 아브릴이다. 로트레크는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보다 공연의 열기와 조명이 사라진 뒤 어두운 밤거리를 쓸쓸히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시선을 맞춘다. 잔 아브릴의 표정과 자세에는 밤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피로와 권태, 현실의 고단함이 배어 있다. 그는 그녀를 눈부신 스타로 이상화하지도, 유흥의 상징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박수와 환호가 끝난 뒤 다시 홀로 자기 자신을 견뎌야 하는 고독한 인간으로 바라본다. 이 작품은 그가 왜 밤의 환락가에서 살아가는 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왜 그들의 삶을 그토록 깊이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그는 추하거나 불완전해 보이는 모습 속에서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안에서 인간의 진실을 읽어 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은 향락의 기록을 넘어 상처 입은 존재들에 대한 공감과 연대의 기록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명언 “포스터, 그것이 전부다.” 이 말은 로트레크가 광고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선구자였음을 보여 준다. 오늘날에는 광고나 디자인을 예술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지만 당시에는 회화와 조각 같은 고급 미술과 광고나 디자인 같은 상업미술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었다. 로트레크는 그 장벽을 허문 최초의 예술가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몽마르트르 밤 문화의 홍보 수단에 불과했던 포스터를 석판화라는 매체를 통해 독립적인 예술의 형식으로 끌어올렸다. 19세기 말 파리는 유흥가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광고 산업과 인쇄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던 시기였다. 포스터는 유흥가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대한 기대와 입소문을 만들어 내는 가장 효과적인 시각 매체로 떠올랐다. 카바레와 무도장, 음악당들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광고 전쟁을 벌였다. 로트레크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 낸 화가였다. 그에게 포스터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라는 닫힌 공간을 벗어나 대중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살아 있는 길거리 예술이었다. 그는 누구나 미술을 쉽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포스터 제작에 쓰이는 석판화 인쇄술에 남다른 열정을 쏟으며 인쇄기법의 표현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했다. 그 결과 그의 포스터는 상업 광고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예술적 완성도를 지니게 되었다. 강렬한 색면, 과감한 구도, 날카롭게 포착된 실루엣은 멀리서도 대중의 시선을 단숨에 붙잡았고 공연 분위기와 인물의 독특한 개성까지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전달했다. 로트레크의 천재성이 가장 강렬하게 발휘된 작품이 ‘물랭루주: 라 굴뤼’다. 그가 물랭루주를 위해 제작한 첫 번째 포스터이자 하룻밤 사이에 파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포스터 작가로 떠오르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전경을 과감하게 가로지르는 독특한 검은 실루엣이다. 바로 스타 남성 무용수 발랑탱 르 데조세의 옆모습으로 길고 유연한 몸의 선이 화면 전체에 강한 리듬감을 만들어 낸다. 그 뒤편 중앙에는 물랭루주의 인기 여성 무용수 라 굴뤼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특유의 캉캉 춤을 선보이고 있다. 배경에 자리한 관객들의 검은 실루엣은 중절모와 장식 모자를 통해 부르주아 관객층을 암시하며 밝게 빛나는 무대와 어둡게 가라앉은 객석을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로트레크는 노랑과 빨강, 검정이 이루는 강렬한 색면 대비와 대담한 실루엣을 통해 감상자가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과 공간감을 만들어 냈다. 또한 화면 상단에 ‘물랭루주’라는 상호를 세 차례 반복해 배치한 점도 매우 인상적이다. 광고로서의 기능을 분명히 하면서도 동시에 화면 전체에 시각적 리듬과 역동성을 부여했다. 1891년 12월 이 포스터 3000장이 파리 거리에 붙자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얼마나 인기가 대단했던지 밤마다 사람들이 광고판에서 몰래 포스터를 뜯어내 집으로 가져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생애 동안 31점의 포스터를 남긴 로트레크는 아트 포스터의 시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로트레크는 “나는 매일 저녁 일하러 술집에 간다”고 말할 만큼 술과 여자, 파리의 밤을 사랑했다. 밤의 카페에 앉아 피곤과 권태가 배어 있는 표정으로 술잔을 마주한 두 남녀를 그린 ‘카페 라미에서’는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밤 문화가 그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한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집요하게 응시했던 로트레크의 삶은 동시에 스스로를 서서히 갉아먹는 시간이기도 했다. 파리 유흥가에서의 방탕한 생활과 과도한 음주, 그를 오래도록 괴롭히던 병마는 몸을 빠르게 쇠약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1901년 9월 9일 서른일곱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로트레크는 자신의 귀족적 혈통과 장애를 지닌 신체를 대비시키며 스스로를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로 비유할 만큼 사회의 편견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러나 자신의 그림만큼은 어떤 틀에도 가두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남긴 마지막 문장이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모든 갇힌 것은 죽는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10만 인파 BTS 컴백 공연, 안전사고 ‘0’

    10만 인파 BTS 컴백 공연, 안전사고 ‘0’

    서울시는 지난 21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체계적인 인파 관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22일 밝혔다. 주최 측 추산 10만 4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으나 안전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는 공연 결정 직후부터 오세훈 시장이 주재하는 점검회의를 포함해 총 7차례의 분야별 합동회의를 열고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했다. 특히 공연 이틀 전에는 오 시장이 직접 무대 주변과 지하철 출입구 등 현장을 찾아 동선 분리 펜스 설치 상태를 점검했다. 행사 당일에는 시와 관계기관 3400여명과 주최 측 투입 인원을 합해 총 8200여 명의 안전 인력이 투입됐다. 시는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통합 현장본부(CP)’를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중구·종로구, 경찰, 소방, 하이브 등과 함께 실시간 상황을 통합 관리했다. 청소 및 환경 정비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시는 인력 274명과 차량 53대를 투입해 390개 쓰레기통에 대한 수시 수거를 진행하고, 공연 종료 후에는 3시간 만에 1차 정비를 마쳤다. 이어 이튿날 새벽 6시까지 도로 물청소를 끝으로 약 40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차량 통행을 정상화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환대 서비스’도 돋보였다. 120다산콜재단은 외국어 상담 인력을 자정까지 연장 운영했으며, 620여명의 통역 안내사를 현장에 배치했다. 아울러 7개 국어 안내 방송과 다국어 안전 문자를 발송해 글로벌 팬들의 편의를 높였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헌신해 준 모든 공직자와 질서 있고 성숙한 관람 문화를 보여준 시민과 ‘아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 “언제 폭발할지 몰라… 현장서 날리는 ‘오일미스트’ 무서워 퇴사했다”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한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이전부터 현장 노동자들이 반복적으로 위험을 경고한 정황이 나타났다.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안전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번 참사가 ‘예견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글을 보면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 노동자들은 수년 전부터 작업 환경과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2023년 해당 공장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A씨는 “폐질환, 폭발·화재 사고가 빈번한 목숨을 담보로 하는 생산활동이 너무 불안했다”며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현장에 날리는 오일미스트 때문에 퇴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절삭유 등에서 발생하는 ‘오일미스트’와 작업장 내 기름 축적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이어졌다. 또 다른 전직 직원 B씨는 “근무환경 악취와 오일미스트, 휴게시설 부족 등이 최악이었다”며 “임원들의 개선 의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C씨도 회사 단점으로 “현장에 오일미스트가 많다”며 열악한 작업 환경을 지적했다. 작업 환경 개선 요청을 여러 차례 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직 직원 D씨는 “퇴근 후 안경 렌즈에 기름막이 낄 정도”라며 “여러 번 개선을 건의했지만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실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언은 실제 참사 현장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소방당국은 절삭유가 장기간 쌓이며 형성된 기름때가 불이 빠르게 번진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안전공업 노조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날짜를 특정할 순 없지만 3년 전쯤에도 기름 찌꺼기로 인한 화재가 난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 “깜깜해, 엄마·아빠 사랑한다고 전해 줘”… 마지막 통화에 오열

    “깜깜해, 엄마·아빠 사랑한다고 전해 줘”… 마지막 통화에 오열

    “왜 여기 있니, 제발 다시 돌아와라”유가족, 위패 어루만지다 오열·실신주변에 있던 조문객도 눈시울 붉혀분향소 찾은 회사 대표 “정말 죄송” “우리 아들 왜 여기 있니.… 아이고 철아 다시 이리 돌아와라, 제발….” 22일 오전 대전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된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 고 김종철씨의 어머니는 믿기지 않는 듯 아들의 위패와 국화를 번갈아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위패 앞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한 그는 “한 번만 안아 보자”며 아들의 이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주변에 있던 조문객들도 고개를 떨군 채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날 분향소를 찾은 고 최용석(40)씨의 유족들도 멍하니 고인의 이름을 바라보면서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부친 최병찬(66)씨는 “우리 아들은 가족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혼자 벌어 모두를 부양할 정도로 책임감이 컸다”며 “아들이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현장에 가 보니 창문도 제대로 없는 열악한 상태더라”며 “얼마나 답답했겠느냐”며 울먹였다. 옆에 있던 고인의 어린 두 아들도 따라 눈물을 쏟았다. 분향소 한쪽에서 만난 고 정두성(40)씨의 외삼촌 홍관표(50)씨는 평소 조카와 유독 가까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홍씨는 “조카가 화재 당시 여자친구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연기로 눈앞이 깜깜하다. 엄마와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전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며 “힘든 순간에도 부모를 먼저 생각한 효자였다”고 전했다. 정씨 가족들은 화재 소식을 듣자마자 인천에서 대전으로 내려와 3시간 동안 지역 병원을 돌며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결국 정씨가 실종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너져 내렸다. 사고 당일 공장 인근 가족 대기실에 도착한 정씨의 어머니는 오열과 실신을 반복했다. 홍씨는 “이렇게 허망하게 보낼 줄은 몰랐다”며 “아직까지 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도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시청 2층에 휴식 공간이 마련됐지만 위패 앞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유족들은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주저앉아 하염없이 통곡하는 희생자들의 가족들은 끌려가듯 부축을 받고 나서야 어렵게 분향소 앞을 벗어났다. 유족들은 자리를 벗어나서도 “너 없이는 절대 못 산다”며 통곡했다. 이들의 외침은 시청 건물 전체에 울려 퍼졌고, 현장의 관계자들도 눈물을 훔쳤다. 이날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와 임직원 30여명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묵념을 마친 뒤 희생자 14명의 위패 앞에서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손 대표는 큰절을 올린 뒤 임직원들과 함께 분향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다만 조문 이후 사고 경위와 입장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벗어났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이날 잇따라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 참사 현장 찾은 李 “아낌없이 지원”… 정부, 유가족 심리 상담·생계 대책 추진

    이재명 대통령은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 참사 현장을 찾아 직접 피해 상황을 챙기고 철저한 원인 규명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참사 발생 하루 만인 지난 21일 대전 대덕구 현장에서 강훈식 비서실장과 함께 소방당국으로부터 시간대별 조치 상황과 인명 피해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공장 외벽을 보며 “다 녹았다”며 현장 관계자들에게 “2차 사고가 나지 않게 잘 챙겨 달라”고 지시했다. 유가족 의견을 들은 이 대통령은 김광용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게 “현장이 안정될 때까지 본부장이 책임지고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가 손해를 보더라도 필요하다면 유가족 등에 (필요 비용을) 선지급하고 이후 관계 기관에 구상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했다. 한 유가족이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관심을 가져 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비서실장 전화번호를 알려 줄 테니 미흡한 게 있으면 연락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전 대덕구 공장 화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3차 회의’를 주재하고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까지 실종자 14명을 모두 발견함에 따라 정부는 신원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DNA 분석기를 추가 투입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을 의뢰해 확인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유가족 심리 상담과 장례, 생계 지원을 챙기고 수습 진행 상황을 정례 브리핑하기로 했다. 사고 조사 과정에도 유가족 참여를 보장한다. 행안부는 대전시에 재난특별교부세 1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 도면에는 없는 ‘복층’… 탈출 창문도 막았다

    도면에는 없는 ‘복층’… 탈출 창문도 막았다

    기름때가 ‘불쏘시개’로… 샌드위치 패널·나트륨까지 ‘악조건’사망자 14명 중 9명, 무허가 공간에아리셀 닮은꼴… 안전불감증 ‘人災’ 지난 20일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로 사망자 14명 등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특히 사망자 다수가 무허가 복층 공간에 모여 있었고, 외부로 통하는 창문이 막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장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를 사측이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불법 증축과 안전불감증이 겹쳐 산업 현장에서 화재 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2일 소방당국과 경찰, 대전 대덕구청 등에 따르면 화재는 20일 오후 1시 17분쯤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엔진벨브 제작업체 안전공업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1층 주차장 환풍기에서 발생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발화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발화 직후 불길은 순식간에 2, 3층으로 번졌다. 당시 공장 내부에는 170명의 근로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은 화염을 피해 창문으로 급히 뛰어내리다가 골절상 등을 입었고, 일부는 연기를 흡입했다. 사망자 14명 중 9명은 공장 별관(동관)에 마련된 ‘체력 단련실’에서 발견됐다. 이 공간은 당초 건물 3층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층고 약 5.5m의 자투리 공간을 임의로 나눠 만든 복층 구조로 드러났다. 건축 허가 당시 도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무허가 구조 변경에 해당한다. 이 공간은 직원들의 요청으로 운동기구와 샤워실 등을 갖춘 휴게 공간으로 사용돼 왔다. 다만 원래 한 개 층인 곳을 두 개 층으로 쪼개서 쓰다 보니 화재 시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전면 유리창이 막혀 있어 (연기가) 빠져나가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외부에서는 복층 구조가 드러나지 않도록 건물 외벽을 덧댄 정황도 확인됐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전문가와 지역 공무원들은 전날 화재 현장에서 2층과 3층 창문 사이 외벽이 미묘하게 보강된 흔적을 발견했다. 직원 A씨는 “샤워실이 보일까 봐 외부에서 막은 것으로 생각했다”며 “만약 창문이 있었다면 탈출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곳곳에 찌들어 있던 절삭유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절삭유는 금속 가공 과정에서 마찰을 줄이고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용하는 기름 성분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직원 B씨는 “2층과 3층 중간에 있는 휴게실에서 쉬던 중 화재경보기가 울려 문을 열어 보니 연기가 가득했다”며 “2층으로 내려와 창문 난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데 뒤편에서 강한 열기가 느껴져 에어매트도 없는 아스팔트 바닥으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낡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 역시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샌드위치 패널은 철판 외피 속 스티로폼(EPS)이나 폴리우레탄(PU) 등 단열재를 넣은 건축 자재인데, 불이 붙으면 단열재가 빠르게 타거나 녹아내리면서 화재가 급속히 번진다. 한국내화건축자재협회에 따르면 2020~2023년 화재가 발생한 샌드위치 패널 건물의 22.7%는 건물 전체가 연소됐다. 38명이 숨진 2020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와 23명이 사망한 2024년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모두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이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꼽혔다. 정부는 이천 사고를 계기로 2022년 규제를 강화했지만 기존 건물에 소급 적용되지 않은 탓에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 공장 내 사용·보관 중이던 나트륨 100㎏을 옮기느라 진화 작업에 어려움이 초래되기도 했다. 나트륨은 물이 닿으면 폭발 위험이 있어 진화 때 모래 등을 사용해야 한다. 안전공업 측이 위험물안전관리법상 허가된 물량 이상의 나트륨을 적법하게 보관했는지 등에 대해 향후 조사가 필요하다. 안전 관리 부실 문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조위원장은 이날 “사측에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 등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개선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묵살해 참사로 이어졌다”며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한 경영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중대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생존자들은 평소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잦았다는 증언도 내놨다. 직원 C씨는 “화재 당시 경보가 울렸다가 곧 꺼져 평소처럼 오작동으로 생각했다”며 “대피하려 했을 때는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고 전했다.
  • 간발의 차로 피한 대재앙?…이란 유일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포탄 낙하 [핫이슈]

    간발의 차로 피한 대재앙?…이란 유일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포탄 낙하 [핫이슈]

    이란의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포탄이 떨어져 방사능 유출 가능성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 측이 이란 부셰르 원전 주변에 안전지대를 설정해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7일 저녁 부셰르 원전 부지 내에 정체불명의 발사체가 낙하해 부속 구조물이 파괴됐다. 원자로에서 불과 350m 떨어진 지점으로 다행히 직원 부상이나 방사선 누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마터면 큰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으로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의 의도적인 폭격으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란으로부터 부셰르 원전 부지에 포탄이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핵사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분쟁 기간 자제를 촉구하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란 남서부에 있는 부셰르 원전은 이란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곳으로 러시아 국영 로사톰의 기술자들이 러시아산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 측은 이번 공습으로 현지의 러시아인 근무자들의 목숨이 위험했다고 주장했다. 알렉세이 리하체프 로사톰 사장은 “부셰르 원전 내에 핵분열성 물질 72톤과 사용 후 핵연료 210톤이 매장되어 있다”면서 “이곳을 공격할 경우 재앙적인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만약 사고가 발생한다면 최소한 지역적인 규모의 재앙이 될 것이며 중동의 많은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영상] “이란, 최초로 美 F-35 격추”…1490억짜리 전투기 타격 충격 [밀리터리+]

    [영상] “이란, 최초로 美 F-35 격추”…1490억짜리 전투기 타격 충격 [밀리터리+]

    미국의 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가 이란 상공에서 작전 중 피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격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나, 미군 측은 반박했다. CNN은 19일(현지시간) “미군 F-35 전투기 한 대가 이란 측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타격을 입은 뒤 중동 내 미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대이란 군사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팀 호킨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란 상공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던 해당 전투기가 비상 착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고 전했다. ‘전투 임무 수행 중’이라고 언급한 점으로 미뤄 전투 도중 비상 착륙한 것으로 추정된다. 호킨스 대변인은 “항공기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조종사는 안정적 상태”라며 “이 사고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미군 측은 F-35 전투기가 적의 공격을 받은 것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란 “F-35 전투기 격추 성공” 주장이란 측은 자신들이 해당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오늘 새벽 2시 50분쯤 항공우주군의 신형 첨단 방공 시스템이 미 공군 소속 F-35 전투기를 격추했다. 피격된 전투기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격추 장소는 이란 중부 지역 상공”이라면서 “격추된 기체의 최종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피해 규모로 보아 추락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해당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이란 방공망이 전투기 한 대를 향해 날아가는 적외선 레이더 영상을 공개했다. 다만 해당 영상만으로는 이란의 주장을 입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CNN은 “이번 사고는 지난달 말 시작된 전쟁에서 미국 항공기가 피격당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이번 비상착륙은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대이란 전쟁에서 광범위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계속 주장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은 기체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며 ‘승리’를 주장했고 미군은 비상 착륙 사실을 공개하며 이란 측 격추 주장을 반박했으나, 세계 최고 수준의 스텔스 성능을 자랑하는 F-35가 이란 방공망에 포착돼 실제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란 방공 체계 무시하면 안 된다”이란과 미국의 공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란의 방공망 수준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미군 항공기가 이란 방공망에 의해 피격된 사례는 없었다”면서 “다만 이번 경우에도 아군 오인 사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은 여전히 이동식은 물론, 조종사들이 대응할 시간을 거의 주지 않는 특수한 유형의 대공방어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체계는 적으로부터 쉽게 은폐할 수 있고 고정식 대공방어 체계가 파괴된 후에도 오랫동안 전장에서 위협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로 F-35 전투기조차 위험이 따른다”면서도 “이란군의 항공기 요격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자체 제작한 조잡한 방공 시스템조차도 걸프국이 운용하는 최첨단 전투기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번 사건이 자국 통합 방공망의 비약적인 발전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편 논란의 중심이 된 F-35는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5세대 전투기로, 적 레이더 회피 능력이 매우 우수한 스텔스 기능으로 유명하다. 전투기 자체가 일종의 공중 지휘소 역할을 하며 모든 센서 정보가 자동으로 통합되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레이더와 적외선, 전자전 정보가 통합되면 조종사는 정리된 전장의 지도를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하늘의 지배자’라는 별칭이 붙었다. 다만 F-35 전투기는 대당 1억 달러(한화 약 1491억원) 수준으로 매우 고가인 데다 유지비가 높다는 단점 등이 있다.
  • 美·中은 로보택시 질주하는데… 한국은 아직 ‘실증의 늪’

    美·中은 로보택시 질주하는데… 한국은 아직 ‘실증의 늪’

    로보택시가 세계 시장에서 유료 상업 서비스 단계에 진입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실증 단계에 머무르면서 기술 선도국과의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지난해 24억 달러(3조 6000억원)로 추정되는 세계 로보택시 시장은 2030년에는 457억 달러(68조 68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은 로보택시 도입에 적극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일대에선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업 모셔널이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우버 앱으로 호출하면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가 온다. 구글 계열 웨이모는 지난해 약 1500만 건의 로보택시 운행을 기록했다. 중국 바이두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 고’ 역시 1000만 건 이상의 운행을 수행하며 빠르게 확대 중이다. 모두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고도 자율주행(레벨4)이다. 한국은 여전히 실증 단계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16일부터 강남 일대에서 심야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시범 운영 수준이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선 동승한 운영자가 운전대를 잡는 조건부 자율주행(레벨3 수준)이다. 로보택시는 기술, 규제, 데이터, 플랫폼이 결합된 산업인데 우리나라는 규제가 기술의 발목을 잡는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자율주행 차량은 제한된 시범운행 구역에서만 달리고 사고 책임과 보험 체계도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다. 미국 네바다주는 2011년 자율주행차 운행을 합법화했고, 애리조나는 2018년 행정명령을 통해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 운행을 허용했다. 중국도 상하이시가 2022년 조례를 제정해 상업 운영을 허용했고 선전시는 같은 해 교통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에 대한 규제까지 마련했다. 자율주행은 얼마나 많이, 얼마나 복잡한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달려봤느냐의 싸움이어서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웨이모는 1억 마일을 넘는 완전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했고, 바이두 역시 분기당 수백만건의 무인 운행을 통해 데이터를 쌓고 있다. 우리나라 업계는 이른바 ‘비식별화법’이라고 부르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가명정보 규제’를 문제로 지적한다. 차량이 도로 주행 과정에서 수집하는 정보의 활용면에서 제약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비식별화법 때문에 모자이크 처리된 보행자 정보만 수집할 수 있어 (보행자 시선, 표정 등 핵심 정보는 취득할 수 없으니) 보행자가 차량 접근을 인지했는지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었다”고 말했다. 로보택시는 충전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운행 할 수 있다. 출근할 때 이용한 차를 업무 시간에 택시로 운행시키거나 퇴근 후 취침 시간에 영업을 시킬 수도 있다. 아직은 로보택시의 차량 가격이 비싸다. 기술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 로보택시의 평균 요금은 20.43달러로 우버(15.58달러)와 리프트(14.44달러)보다 높다. 하지만 대량 운행 시대가 오면 차 가격 등은 하락할 전망이다. 그나마 지난달 국회의 관련 법 개정으로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은 기업은 도로 주행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 정보를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규제가 풀려 (로보택시가) 본격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라고 말했다.
  • 李대통령 지시했지만… “주식 대금 결제 단축, 최소 3년 걸린다”

    李대통령 지시했지만… “주식 대금 결제 단축, 최소 3년 걸린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지적 이후 주식 거래대금 결제 주기를 단축하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현실화까지 최소 3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시스템뿐 아니라 증권사와 해외 기관 투자자의 자금 집행 방식까지 전면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인력 운영과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시차 부담이 커질 경우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9월부터 증권사와 보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꾸려 결제 주기 단축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이 2024년 5월 결제주기를 하루(T+1)로 단축했고, 유럽도 2027년 도입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흐름에 맞추겠다는 취지다. 국내 증시는 거래일(T) 이틀 뒤 결제가 이뤄지는 T+2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주식을 사고판 뒤 증권사별 물량을 정리(청산)하고, 다음 날 결제 지시를 거쳐 자금과 주식을 동시에 교환하는 구조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차와 환전, 자금 이동 등을 고려해 일정한 시간 여유를 둔 ‘국제 관행’에 가깝다.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다만 주요국이 결제 주기 단축에 나서면서 국내 시장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대통령의 발언 역시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국제 동향을 반영해 선제적으로 단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중장기 과제로 보고 있다. 주문·청산·결제 전 과정을 재설계해야 하는 만큼 단순한 제도 변경을 넘어선다는 이유에서다. 미국도 2년 넘는 준비 끝에 도입했고, 유럽 역시 2023년 논의를 시작해 2027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역시 최소 3~4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 투자자다. T+1 체제로 전환되면 해외 투자자는 한국 증시 마감 직후 자금을 확정하고 환전까지 마쳐야 한다. 문제는 시차다. 미국과 유럽 기준으로는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해당해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단계별 여유 시간이 줄어들면서 운영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이 떨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자금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증권사와 시장 인프라 기관의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시스템 개편과 인력 재배치, 해외 기관과의 협의 등 추가 비용이 불가피하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와의 협조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 전체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작업인 만큼 외국계 기관 설득이 가장 큰 과제”라면서 “미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라 투자자 유치 부담이 덜했고, 유럽은 미국과 거래시간대가 비슷했기 때문에 수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작업중지권, 건설현장 안전에 효과적”

    “작업중지권, 건설현장 안전에 효과적”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안전한 건설 현장이 곧 지속 가능한 건설업계의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행사를 적극 장려한 건설사 4곳에는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 장관은 19일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열린 건설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작업중지권은 근로자 스스로 사고 발생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제도”라며 이렇게 말했다. 작업중지권이란 근로자가 작업 중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는 권리로, 건설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는 핵심 장치로 평가받는다. 김 장관은 “작업중지권 행사를 활성화하기 위한 자구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며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생명 존중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자구적 노력을 이어 가는 건설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건설사의 안전관리 역량이 전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모범사례가 되고 기술력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건설로 인정받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그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건설사 4곳이 감사패를 받았다.
  • 제주, 전국 첫 택배노동자 건강검진비 지원

    제주도가 택배노동자 건강검진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전국 최초로 도입한다.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과로와 사고 위험에 상시 노출된 택배 기사들의 건강을 사회가 나눠 책임지겠다는 취지다. 도는 19일 도청에서 고용노동부, 도내 의료원, 택배노동조합, 주요 택배회사 본·지사 및 영업점이 참석하는 2차 실무협의회를 열고 택배 노동자 건강검진비 지원을 위한 사회적 합의안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했다. 회의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한진택배사업본부, 로젠택배, 쿠팡CLS, 우체국물류지원단 등 6개 사가 참여했다. 합의안의 핵심은 ‘4자 분담 구조’다. 1인당 평균 36만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검진비를 제주도(40%), 택배사 본사(30%), 의료원(20%), 노동자(10%)가 나눠 부담하는 방식이다. 검진일에는 영업점을 쉬도록 하고, 도가 노동자에게 유급병가비 10만원을 별도로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도내 택배 노동자 1100여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제주의료원·서귀포의료원과 협업해 근골격계 질환 등 직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올인원 건강검진 패키지’도 마련된다. 도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1월 쿠팡 새벽 배송 도중 30대 택배 기사가 숨진 사건이 계기가 됐다. 도는 택배사와 의료기관 협의를 이어왔고, 지난 1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주 방문 당시 관련 사안 검토 지시가 내려지며 급물살을 탔다.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사회보장 심의도 이례적으로 2주 만에 끝났다. 다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일부 택배사는 지역 간 형평성과 비용 부담, 복잡한 계약 구조 등을 이유로 참여에 신중한 입장이다. 검진일에 대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도는 우선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들과 협약 체결 후 추가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7월 추가경정예산을 거쳐 이르면 8월부터 제도를 시행하고, 향후 관련 법 개정에도 의견을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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