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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유값 폭등에 제주 하우스귤 농가 시름

    등유값 폭등에 제주 하우스귤 농가 시름

    “기름값만 일 년에 1억원이 들면 귤을 팔아도 남는 게 없어요.” 최근 이란 사태로 기름값이 치솟는 가운데 제주 일부 주유소에서는 등유 가격이 휘발유값을 앞지르면서 등유를 사용하는 하우스 감귤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오전 9시 기준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제주 지역 유류 최고가는 ℓ당 휘발유 2110원, 경유 2360원, 등유 2235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엔 등유가 2450원까지 올랐다는 글이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오며 농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이 가격이면 드럼(200ℓ)당 50만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제주 농가에서는 이미 기름값 부담이 현실화하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서 5000㎡ 규모의 하우스 감귤을 재배하는 강성훈(63)씨는 “지난해 면세유 5만ℓ를 사용해 약 5000만원을 썼는데 지금은 두 배 가까이 올라 1억원이 들 판”이라며 “이대로라면 귤을 팔아도 남는 게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귤 품질이 좋은 가온 재배(난방 시설 활용)를 포기하고 비, 바람만 막는 비가림 재배로 바꿔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 농업은 시설하우스 중심 구조로 등유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농협 주유소 전체 유류 판매량 10만 3933㎘ 가운데 등유는 3만 5990㎘로 34.6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58.60%(2만 1084㎘)는 시설하우스 등 영농 현장에서 사용하는 면세유였다. 이에 농협은 농가 부담 완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에 나섰다. 면세유 할인 지원에 250억원을 투입하고 농협 주유소 할인에 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오는 13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농협 주유소에서 NH농협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ℓ당 200원 캐시백 할인도 제공한다. 제주도 역시 특별 물가안정대책 상황실을 가동하고 주유소 가격 공개와 담합 신고센터 운영 등 유가 안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영훈 지사는 “유가는 도민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문제”라며 “소비자와 소상공인 양쪽의 부담을 균형 있게 살피며 완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전주올림픽 경제성 ‘오류’… 유치전에 찬물 끼얹나

    지방 도시 연대로 경제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전북도의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도가 앞세웠던 전주 하계올림픽의 높은 경제성이 용역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북도 하계올림픽유치단은 11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전주올림픽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수행기관인 한국스포츠과학원으로부터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1 이상이면 경제적 타당성 있음)이 기존 1.03에서 0.91로 정정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B/C 오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북도의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재검토한 결과 드러났다. 비용 현재가치 산정 과정에서 기준연도를 2024년이 아닌 2021년으로 잘못 적용한 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회 경제성이 당초 예상보다 낮게 평가되면서 전주의 유치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유치 희망 국가 평가와 정부 심의 과정에서 신뢰성이 문제가 될 수 있어서다.이에 대해 전북도는 B/C값 정정과 무관하게 AHP(계층화 분석법) 종합평가를 통해 사업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실제 사업 시행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AHP 종합평가 점수가 0.665에서 0.620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기획예산처의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 기준치인 0.50을 넘어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만큼 유치 계획은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B/C값 변동과 관계없이 사업의 객관적 타당성 지표는 그대로인 만큼 정부 심의 등 제반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농협 개혁’ 칼 뽑은 당정… 중앙회장 ‘농민 직선제’ 도입 검토

    ‘농협 개혁’ 칼 뽑은 당정… 중앙회장 ‘농민 직선제’ 도입 검토

    조합장 간접 선출, 직접 투표 개정금품 선거 형사처벌·과태료 상향비위 못 막은 감사 기능, 법인 분리 국회서 사과한 강호동… 사퇴 일축 최근 농협중앙회가 횡령·금품수수·부정 청탁·채용 비리·금품선거 등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떠오르자 당정이 농협 개혁에 칼을 빼 들었다. 농협중앙회장을 200만 농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비위 근절을 위한 ‘농협 감사위원회’를 신설하고, 금품 선거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농협 개혁안’을 발표했다. 금품선거로 얼룩진 농협중앙회장 선거 제도는 조합원의 의사를 보다 폭넓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전체 조합원 204만명이 참여하는 직선제와 조합장·대의원·조합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제 등 두 가지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로 전국 조합장 1110명이 선출한다. 조합장에 대한 공약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조합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유권자 규모가 작아 금품선거가 만연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당정은 새로운 선거 제도를 내년 3월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금품 선거를 막기 위해 처벌 수위도 강화한다. 금품 제공자와 수수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고 공소시효도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또 과태료 기준을 제공한 금품의 10~50배(상한 3000만원)에서 30~80배(상한 5000만원)로 높인다. 금품 수수·횡령 등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임직원에 대한 직무 정지 근거도 명확히 해 1심 재판부가 유죄 판결을 내리면 곧바로 직무 정지할 수 있도록 한다. 농협 내부 각종 비위에도 작동하지 못한 감사 기능은 독립된 위원회 설치로 정상화한다. 중앙회장이 포함돼 농협 내부에서 운영되고 있는 감사 기능을 별도의 특수법인으로 분리해 범농협 차원의 통합 감사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감사위는 위원장 1명과 농식품부·금융위·변호사협회·회계사협회 추천을 받은 4명, 중앙회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한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 개혁안을 내놨다. ▲부정선거 자동감시시스템 도입 ▲회전문 인사 관행 차단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 신설 ▲독립이사제 도입 등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한다”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강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 신화를 벗기다 [으른들의 미술사]

    신화를 벗기다 [으른들의 미술사]

    ●탑에 갇힌 여성 그리스 신화에서 다나에는 아버지의 명령으로 탑에 갇힌 불운한 공주였다. 다나에가 탑에 갇히게 된 이유는 예언 때문이었다.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우스는 후계를 이어받을 아들이 없어 델포이 신탁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다나에가 낳은 아들이 결국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이 예언을 두려워한 아크리시우스는 딸이 남자를 만나지 못하도록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높은 탑에 가두어 버렸다. 이 이야기에서 탑은 인간이 운명을 피하려 할수록 오히려 운명의 덫에 걸리고 만다는 고대의 비극적 세계관을 보여 주는 장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제우스는 황금비로 변신하여 다나에에게 다가왔다. 그는 황금비의 형태로 방 안으로 스며들어 다나에와 결합했고, 그 결과 둘 사이에서 영웅 페르세우스가 태어난다. 그러나 클림트의 화면에서 중요한 것은 비극적인 신화의 서사보다, 그 황금빛이 몸에 닿는 순간에 드러나는 간지러운 감각이다. 예언을 피하려던 아크리시우스의 행동은 오히려 예언을 실현시키는 계기가 됐고, 훗날 페르세우스는 경기 중 던진 원반이 우연히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우스를 맞히면서 결국 예언은 이뤄졌다. 신화는 그렇게 인간의 의지와 다르게 마무리됐다. ●황금기 절정 클림트는 다나에를 화면 가득 웅크린 자세로 배치했다. 얇은 보라색 천과 금빛 장식은 그녀의 몸을 감싸지만 동시에 궁금하게 한다. 특히 허벅지 사이로 흘러드는 황금빛 비는 신화적 사건을 상징하면서도 감각적 화면을 만들어 낸다. 이는 단순한 누드가 아니라 욕망의 순간을 시각화한 것이다. 미술사학자들은 이 작품을 클림트의 ‘황금기’ 대표작으로 보며, 비잔틴 장식성과 상징주의가 결합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흥미로운 점은 다나에가 외부 세계와 거의 단절된 채 스스로의 감각 속에 잠겨 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관객을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눈을 감고 몸을 웅크린 채 순간의 감각에 빠져 있다. 사회적 규범과 시선이라는 겉옷을 벗어 던질 때 인간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감각과 마주하게 된다. 클림트의 다나에는 바로 그 찰나를 상징한다. ●태아 자세 ‘다나에’에서 여인이 몸을 웅크리고 있는 자세는 단순한 신체 표현이 아니라 작품의 의미와 감정을 강조하기 위한 구성이다. 먼저 이 자세는 태아와 비슷한 ‘태아형 자세’로 해석되며, 황금비가 내려오는 순간을 내밀하고 폐쇄적인 공간 속 사건으로 표현한다. 웅크린 자세는 에로틱한 황홀감과 내적 몰입을 표현하는 장치로 이해된다. 또한 몸을 둥글게 만 자세는 인물을 화면 안에 응축시키며 관객의 시선을 그녀의 몸과 황금빛 비에 집중시키는 효과를 만든다. 결국 이 그림에서 보라색 베일로 흘러내리는 것은 옷이 아니라 역할이다. 왕의 딸, 신화 속 인물, 혹은 도덕적 규범의 대상이라는 여성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한 인간의 감각적 존재만 남는다. 황금빛 비가 떨어지는 순간, 다나에는 더 이상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는 존재가 된다. 클림트는 그 은밀한 순간을 화려한 금빛 장식 속에 봉인해 뒀다. 신화라는 외피를 잠시 내려놓은 자리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황금빛 속에서 조용히 드러난다.
  • 주사제 3배·로봇수술 8배 보험금… 개편해도 못 잡은 실손 적자 [실손, 다시 다수를 위한 제도로]

    주사제 3배·로봇수술 8배 보험금… 개편해도 못 잡은 실손 적자 [실손, 다시 다수를 위한 제도로]

    전립선결찰술도 85억→469억 껑충 고가 시술, 지급 증가폭 더 가팔라특정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해도 새 항목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 반복비급여 가격·이용 관리 제도 마련을“한번 맞으면 회복이 빨라요. 실손보험 있으면 부담은 거의 없으세요.” 가벼운 감기몸살 증상이 있어 동네 의원을 찾은 가정주부 강모(64)씨는 기력 회복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비급여 주사제를 권유받았다. 의사는 비타민과 면역증강 주사를 처방해주고 실손 청구를 위해치료목적 소견서를 써줬다. 1회 비용은 7만~10만원이었다. 강씨는 비슷한 증상이 있을 때마다 같은 주사를 맞았다. 몇 개월 사이 지급된 보험금만 200만원을 넘겼지만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강씨는 “처음에는 치료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거의 관행처럼 반복됐다”고 했다. 10일 서울신문이 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급여 주사제(영양제 등) 관련 실손보험금은 2021년 2503억원에서 지난해 7266억원으로 약 2.9배 증가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경증 질환에서도 비급여 주사가 관행처럼 권유되고, 환자 본인 부담은 낮게 체감되는 구조가 반복 청구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은 표준화 이후 3세대에서 도수치료·비급여주사·MRI 등 이른바 ‘3대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했다. 4세대에서는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는 등 세대 개편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3세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38.8%, 4세대는 147.9%에 달해 보험료 수입보다 지급보험금이 많은 구조가 이어졌다.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료보다 보험금이 더 많이 나간다는 뜻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용이 많을수록 보험료를 더 부담하도록 설계했지만 손해율 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동안의 개편이 비급여 의료에 대한 직접적인 제도 개선보다는 상품 구조 조정을 통해 의료 이용을 유도·조정하는 방식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의료 이용량을 일정 부분 조정하려는 설계였지만, 비급여 항목의 가격과 시행 횟수는 여전히 의료기관 자율 영역에 남아있다. 최양호 한양대 보험계리학과 교수는 “표준수가를 도입해 비급여 항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비급여 부분의 세분화된 위험률을 반영하는 등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평소 빈뇨감 또는 잔뇨감에 시달리던 박모(69)씨는 강남의 한 의원을 방문해 전립선 비대증 진단을 받은 뒤 전립선 결찰술을 권유 받았다. 의원 측은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진료비는 약 300만원 수준이었으나, 1일 입원 비용을 포함한 총의료비는 1306만원이 나왔다. 박씨는 “수술이 필요한 건 맞지만 이렇게 큰 비용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가 시술 영역에서는 보험금 지급 증가 폭이 더 가파르다. 전립선결찰술 관련 실손보험금은 2021년 85억원에서 지난해 469억원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451.8%로 약 5.5배에 달한다. 고가의 로봇수술도 같은 흐름 속에 있다. 메리츠·삼성·현대·DB 등 4개 손해보험사 합산 기준 로봇수술 관련 실손보험금은 같은 기간 404억원에서 3388억원으로 2984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739%로 8배 이상이다. 일례로 수도권의 한 산부인과에서 자궁근종 로봇수술을 받은 한모(46)씨의 총진료비는 약 1597만원이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된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금은 29만원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비급여 처리됐다. 한씨가 실손보험을 통해 돌려받은 금액은 1400만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시술의) 청구 건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1회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용 구조 탓에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말했다. 특정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해도 새로운 항목이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무릎 주사, MRI·MRA, 발달지연 치료 등 다른 비급여 항목에서도 유사한 확대 흐름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비급여 항목을 관리 급여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는 지난해 국회미래연구원이 실손보험 문제 원인으로 의료계 수익 극대화 행태를 지적한 데 대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로는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해 불가피하게 비급여 진료를 통해 적자를 보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비급여 통제 이전에 정부는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상품 구조 개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비급여 가격과 이용 구조를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고가·반복 비급여는 보험료 인상 압력을 반복적으로 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소정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새로운 비급여 항목은 끊임없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비급여 항목을 분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면서 “가족 1년 의료비 지출이 500만원이 넘었다는 등 정말 의료 지출이 많아서 힘든 상태부터 보험 보장을 받는 등의 제도 개편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우리 곁에 찾아온 봄날 같은 멜로영화

    [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우리 곁에 찾아온 봄날 같은 멜로영화

    연초부터 여러 언론 매체 기자들에게 전화를 받았다. 전화에는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는데, ‘멜로 영화’에 대한 게 특히 많았다. 지난 연말 개봉한 김도영 감독의 ‘만약에 우리’가 좋은 성적으로 흥행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현재 260만명의 관객이 이 작품을 봤다. 2024년, 2025년의 한국영화산업 현황을 봤을 때 많은 관객들을 모았고, 큰 흥행을 이룬 셈이다. 이런 까닭으로 멜로 영화에 대한 질문이 쇄도한 것이리라. 내가 기억하는,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멜로 영화는 무엇일까? 대학 시절을 전후해 봤던 작품, 곽재용 감독의 ‘비 오는 날의 수채화’를 비롯해 내가 유바리국제영화제 출품에 관여했던 ‘클래식’,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배경으로 했던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 개론’이 떠오른다. 하지만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곽지균 감독의 ‘겨울 나그네’가 으뜸이겠다. 운명의 장난으로 어둠의 길로 추락한 의대생 ‘민우’(강석우 분)와 첫사랑을 지키지 못해 가슴 아파하는 ‘다혜’(이미숙 분)의 비극적이고 애달픈 청춘 로맨스는 당시 젊은이들의 가슴을 후벼 팠고, 길고 긴 여운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물론 예쁘고, 아기자기하며 통통 튀듯 밝은 사랑 이야기도 있지만, 우리 곁에 오래도록 기억나는 작품은 어쩌면 슬프고 아픈 이야기다. 왜 그럴까? 그만큼 안타깝고 가슴을 저미게 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여기서 작동하는 요소가 바로 ‘신파’적 요소라 하겠다. 그렇다면 신파란 무엇일까? ‘신파’(新派)란 일본에서 전해진 개념으로 19세기 초 일본의 전통 예능인 가부키와 대비되는 ‘서양극’을 지칭하며 형성됐다. ‘구극’(舊劇), ‘구파’(舊派)에 맞서 새로움을 표방한 연극이란 의미로 신파라 칭했다. 이처럼 초기엔 계몽사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서양극이었지만 점차 애정, 가족 등 통속적 소재를 담아내게 된다. 일제강점기를 통해 우리에게도 전해져 지금은 통속적 소재 자체를 일컫는 개념이 됐다. 영화에서 ‘신파’(shinpa)란 영문도 발음 그대로 표기되며, 감정의 과잉을 통해 관객을 몰입시키는 서사적 기법으로 정의되고 활용된다. 단순히 남녀 관계에 그치지 않고 가족이나 국가 관련 내용에서도 관객들을 극에 몰입시키고 감동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많은 상업영화에서 이를 활용해 신파극(新派劇)을 제작하는 것이다.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은 가족에 대한 정을 소재로 한 신파, 재작년 말 조용히 광풍을 가져온 영화 ‘서울의 봄’과 ‘파묘’도 또 다른 신파적 요소로 관객들을 관람에 몰입시키고 가슴 저미는 울림을 전해준 영화라 할 수 있다. 다시 영화 ‘만약에 우리’로 돌아가 보자. 이 작품은 2018년 중국에서 개봉한 유약영 감독의 ‘먼 훗날 우리’(后来的我们)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우연히 만난 청춘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고, 한참 시간이 흘러 재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달콤한 사랑도, 시디신 이별도 겪는다. 관객들은 눈물과 미소를 함께 곁들이며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나 역시 울컥하기도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며 이 영화를 봤다. 관람객의 입장에선 다 똑같은 것이다. 매력적인 청춘 남녀 은호와 정원, 우연한 만남, 누구보다도 이들을 잘 이해해 주는 아버지, 우여곡절의 이야기가 두 남녀를 두고 스크린 가득 펼쳐진다. 우리에게도 있었음 직한 신기루 같은 사랑 이야기를 가슴 저미게 들려주기에 여러 다양한 관객들의 수많은 감성을 제각각 건드린다. 상영되는 동안 올곧이 스크린에 몰입하게 되고, 엔딩크레디트가 다 올라가면 긴 여운과 함께 극장을 나서게 된다. 그야말로 신파를 그득히 머금은 모습으로. 이런 작품들로는 ‘건축학 개론’, 김현석 감독의 ‘세시봉’ 등을 들을 수 있고, 이들 작품은 청춘의 사랑과 아련함으로 신파적 요소를 더 탄탄히 무장하고 있다. 그들의 사랑이 완벽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끝내 이뤄지지 않았기에 관객들의 마음에 더 깊은 여운을 남겼을 것이다. 물론 그래서 흥행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지만. 이처럼 장르적으로 멜로 영화는 요즘처럼 영화산업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어쩌면 좋은 탈출구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기력이 잘 갖춰진 배우들을 캐스팅한다면 지나치게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더라도 좋은 작품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겨울 우리 곁에 다가온 반가운 멜로 영화처럼 우리 영화산업의 봄날에도 잔잔한 미소가 찾아와 주면 기쁠 것이다. 곧 본격적인 봄이다. 훈훈한 봄을 맞으며 우리 인생의 멜로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첫 데이트, 대한극장 ‘마지막 황제’의 긴 여운, ‘서편제’의 휘몰아친 한 줄기 바람, 혜화동에서의 여러 공연들, 달리던 경춘선 열차에서 나직이 속삭이던 대화, 부석사 새벽 예불 시간의 종소리, 을지로 오뎅집에서 도루묵구이와 함께 기울이던 대폿잔, 도쿄의 봄날에 흔적으로 내린 눈, 바람이 몹시 불던 가마쿠라 에노시마 요트장의 추억. 종각에서 재야의 종소리와 새해맞이, 내 마음속 정원이는 어찌 지낼까? 영화 ‘만약에 우리’를 보면서, 또 이 글을 쓰며 잠시나마 두근거려 본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용산, 복지시설 안전사고 막는 ‘스피드 용반장’

    용산, 복지시설 안전사고 막는 ‘스피드 용반장’

    서울 용산구가 복지시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스피드 용반장’ 복지기동대를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스피드 용반장은 노후 복지시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시설 관리의 체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며 시설 201곳을 돌면서 일상 점검과 간단한 보수를 지원한다. 구는 인력도 올해 3명으로 늘렸다. 지난해 말 사업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만족 이상’이라고 답했다. 연간 시설 점검 334건, 시설 보수 민원 처리 956건을 마무리했다. 관리 대상은 경로당 등 노인 여가복지시설 96곳과 보훈회관, 지역사회 재활센터, 키움센터, 어린이집 등이다. 특히 올해는 통합돌봄 실행계획에 따라 통합돌봄 지원 대상 가구까지 경보수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전담 인력은 용산구를 3개 권역으로 나눠 시설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이들은 전기기구 누전 여부와 방충망 등 생활밀착형 설비를 상시 점검한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휴일이나 야간에도 긴급 출동한다. 박희영 구청장은 “지난해 처음 시작한 ‘스피드 용반장’ 사업은 시설 관리 효율성과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소규모 복지시설의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 제정 전국 확산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 제정이 확산하고 있다. 교육 수요가 획일적인 입시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해지는 가운데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대안교육기관의 공공적 역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취지다. 경기 고양시의회 공소자 기획행정위원장은 오는 6월까지 ‘고양시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안’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김희섭·권용재·조현숙 의원 등 10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는 조례안에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비와 학생 급식비 등 교육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길 예정이다. 또 시 평생교육 부서와 복지 부서가 경기도교육청 등록 기관뿐 아니라 미등록 대안교육시설에 대해서도 지원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현재 시에는 경기도교육청에 등록된 대안교육기관 8곳이 운영되고 있다. 앞서 경기 구리시의회는 지난해 10월 ‘구리시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경기 광주시도 2024년 ‘광주시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마련해 교육 프로그램 운영비와 급식비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광역 단위 제도 정비도 이어지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2023년 ‘충남도교육청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경북도 역시 대안교육 지원 관련 조례를 개정해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2년 관련 조례를 마련해 이듬해부터 등록 대안교육기관에 교육활동비와 급식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대안교육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등록된 대안교육기관은 267곳(지난해 9월)으로 집계됐다. 다양한 형태의 비인가 시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전국적으로 700여곳에 이를 것으로 교육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공교육 체계 바깥에서 운영되는 만큼 재정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 “집 앞 물청소 자제하자” 가뭄의 악몽 되살아나는 우루과이 [여기는 남미]

    “집 앞 물청소 자제하자” 가뭄의 악몽 되살아나는 우루과이 [여기는 남미]

    2023년 혹독한 장기 가뭄으로 최악의 피해를 본 우루과이에서 가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언론에 따르면 상수도 공급 기관인 상하수도공사(OSE)는 세차와 보도블록 물청소 등을 자제해달라며 절수를 당부했다. 공사는 수돗물을 채워 넣어야 하는 개인 수영장 사용도 자제하자고 호소했다. 상하수도공사는 “비가 내리지 않아 담수 저수량이 줄기 시작했고 남부 일부 지역에선 벌써 수압이 낮아지기 시작했다”면서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선 합리적인 수돗물 사용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와 주변에 공급되는 수돗물은 파소 세베리노 댐에 저장된 담수로 생산된다. 이 댐의 저수량은 6700만㎥이지만 지난 2월 4680만㎥로 준 후 이달 들어 다시 평균 저수량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 상하수도공사 관계자는 “저수량이 감소하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아 경계할 수밖에 없다”면서 비가 내리기까지 물 사용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상황이 심각한 곳은 우루과이 남부와 동부다. 이들 지역의 올해 강우량은 예년의 절반에 그쳐 물 부족이 가시화하고 있다. 우루과이 남부는 물 부족으로 이미 농업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라파엘 페르베르 우루과이 농업협회장은 “2023년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겨우 다시 일어서고 있는 농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물 부족으로 올해 대두 농사에서만 최소 7억~8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루과이의 강우량이 줄고 있는 것은 라니냐의 영향 때문이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태평양의 수온은 낮아지고 서태평양의 수온은 높아지며, 남반구의 강우량은 감소한다. 우루과이 기상 전문가들은 “지금의 가뭄이 2023년 가뭄처럼 최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농축산 등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지 언론은 중앙정부가 우루과이 전국에 농축산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우루과이는 2018년 시작된 가뭄이 2023년까지 6년간 지속되면서 최악의 물 부족을 겪었다. 파소 세베리노 댐이 거의 말라 바닥을 드러내면서 우루과이는 수돗물 공급을 위해 라플라타강 하구의 기수와 담수를 혼합해야 했고, 이로 인해 수돗물의 나트륨과 염화물 농도가 상승해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 살 빼고 시력 잃을 수도…“오젬픽 쓰고 시력 상실, 줄소송 진행 중” [건강을 부탁해]

    살 빼고 시력 잃을 수도…“오젬픽 쓰고 시력 상실, 줄소송 진행 중” [건강을 부탁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당뇨병·비만 치료제인 오젬픽 처방 이후 시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토드 엥겔의 사례를 전했다. 그는 2023년 트럭 운전사로 일하던 당시 주치의로부터 당뇨병 관리를 위해 오젬픽 처방을 받았다. 이듬해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으로부터 오른쪽 눈의 시력이 완전히 상실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그는 오젬픽 복용과 실명과의 연관성을 전혀 알지 못했다. 10개월 뒤에는 왼쪽 눈의 시력마저 잃었다. 이 남성의 정확한 진단은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으로 확인됐다. 이 병은 시신경 앞부분으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시신경 손상 질환이다. 이후 엥겔은 법적으로 시각 장애인 인정을 받았다. 그는 폭스뉴스에 “실명 진단을 받은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아내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직장을 포기해야 한다는 현실에 매우 무서웠다”고 말했다. 점점 심화하는 법적 분쟁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수십 건의 유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엥겔을 포함한 원고들은 오젬픽 제조업체가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은 오젬픽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실명을 유발하는 이상 반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의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 위고비, 리벨서스에 공통으로 포함된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 확장을 이끄는 핵심 성분이다. EMA는 제2형 당뇨병 환자 35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이 NAION 발병 위험을 두 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오젬픽으로 2년간 치료받은 환자에서 타 약물 대비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 발생률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MA는 제품설명서에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을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명시하고, 환자가 시야 손실이나 시력 저하를 경험할 경우 즉시 의사 상담을 받도록 권고했다. 캐나다 연구진 “황반변성 위험 2배 높여”캐나다에서는 오젬픽과 위고비가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뿐 아니라 다른 안과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은 66세 이상 당뇨병 환자 13만 9002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가 노년 안과 질환인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nAMD)의 발생 위험을 두 배가량 높인다고 발표했다.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눈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혈관이 터지면서 황반이 젖어 실명으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노화와 흡연이 대표적인 유발 요인으로 알려졌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약 1억 9600만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연구진은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빈도가 높은 것은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GLP-1을 오래 복용한 사람의 경우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젬픽은 한국에서 2022년 5월 당뇨 치료제로 허가됐다. 이후 체중 감소 효과가 주목받으며 비만 치료 및 다이어트 목적의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젬픽 등 GLP-1 계열의 한국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억 2280만 달러에서 2030년 약 3억 861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노명우의 알고리즘 밖에서] 지금 당장 네 이름을 말하라

    [노명우의 알고리즘 밖에서] 지금 당장 네 이름을 말하라

    “지금 당장 네 이름을 말하라!”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던 중 포로로 잡힌 오디세우스에게 거인 폴리페모스가 이렇게 물었다. 꾀 많은 오디세우스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폴리페모스에게 자신을 ‘우데이스’(아무도 아닌 사람)라 소개했다. 술에 취하기를 기다렸다가 오디세우스가 거대한 꼬챙이로 그의 외눈을 찌르자 폴리페모스가 소리쳤다. “아무도 아닌 사람이 나를 찔렀다.” 언어의 트릭을 알지 못하는 폴리페모스의 동족은 그의 말을 자구 그대로 해석했기에 위험에 빠진 동료를 돕지 않았고 오디세우스는 탈출에 성공했다. 서사시(Epic)의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서양 문명의 역사에서 ‘꾀돌이’의 원형으로 데뷔하는 역사적 순간의 에피소드다. 꾀돌이는 종이 한 장 차이로 ‘간사한 인간’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10년에 걸친 전쟁을 치렀고 귀향에 나선 지 10년이나 되었건만 고향에 도착하지 못한 오디세우스의 딱한 사정과 절실함이 그를 간사한 인간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한다. 폴리페모스는 힘이 센 거인이나 오디세우스는 물리적 힘이 미약한 다비드에 가까운 처지라는 점이 그를 꾀돌이로 판정하게 한다. 반면 강자가 정당성이 없는 목적에 도달하려는 속셈으로 말장난을 친다면 그건 간교한 술수라 불러야 한다. 조지 오웰은 에세이 ‘정치와 영어’에서 강자가 구사하는 ‘정치-영어’라는 언어의 꼼수를 폭로한다. 정치-영어가 완곡어법을 빌려 ‘평화 정착’이라는 단어로 포장되는 사태는 민간인 마을이 폭격당하고, 주민이 외곽으로 쫓겨나고, 가축은 기관총으로 난사되고, 오두막은 방화탄으로 불태워진 참극이다. 수백만 명의 농부가 농장을 강탈당하고 무일푼으로 고향을 떠나 떠도는 상황을 강자의 정치-영어는 그저 ‘인구 이동’이라고 표현한다. 오웰은 독자에게 부탁한다. 일부러 흐릿하게 표현해 진상을 언어의 안개 속에 숨겨 버리는 술책에 속지 말아 달라고. 오웰은 요구한다. 사태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어법과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라고. 최강국 미국과 그의 동맹자 이스라엘이 이란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은 정치-영어의 오래된 언어 트릭을 존중하듯 그 기습 공격에 ‘역사에 남을 혹은 장대한 분노’(Epic Fury)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이 전쟁이 계속될수록 우리는 현란한 ‘MADE IN USA 정치-영어’화된 단어를 듣게 될 것이다. 펜타곤은 국제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기습 공격을 ‘선제적 자구책’이라 부른다. 또한 미국이 개입한 전쟁에서 발생한 인명 손실을 ‘부수적 피해’라 불러 진상 파악을 방해했던 유구한 전통을 지킬 것이며, 민간인 사상자를 ‘비(非)교전 사상자’라 부르는 언어 기만도 반복할 것이다. 언어의 간계를 사용한다고 해서 미국이 약자 오디세우스가 아님은 누구나 안다. 우리는 오웰이 돼 완곡어법으로 사태 직시를 교란시키는 정치-영어 구사자에게 요구해야 한다. “지금 당장 네 이름을 사실대로 말하라!” 노명우 아주대 경제정치사회융합학부 교수
  • 대구 동성로 젊음의 거리로 거듭난다

    대구 동성로 젊음의 거리로 거듭난다

    대구시가 도심 최대 번화가 동성로 일대를 젊음의 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시는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젊음의 거리 조성 사업의 설계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동성로 일대 주요 거점과 골목 환경을 전면 개선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오는 6월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옛 중앙파출소 터에는 지상 4층 규모의 복합문화공간과 대구권 대학들이 도심 내 유휴 시설을 활용해 공동으로 운영하는 강의실인 도심 캠퍼스를 조성한다. 전면 광장은 버스킹을 비롯한 문화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광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시는 동성로 일대 활성화를 위한 골목 환경 개선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통신골목과 야시골목 등 특화 골목에는 공공 디자인을 적용해 걷고 싶은 거리로 꾸민다. 또 비어 있는 상가를 활용한 공간 실험과 서브컬처 프로그램을 도입해 청년이 자유롭게 참여할 문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옛 중앙파출소 신축과 전면 광장을 비롯한 골목길 경관 개선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동성로를 청년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거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개혁신당, 후보 유세 동선·전략 짜 주는 ‘AI 사무장’ 공개

    개혁신당이 6·3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유세 동선과 전략을 짜주는 애플리케이션(앱) ‘인공지능(AI) 선거 사무장’을 9일 공개했다. AI 사무장은 AI를 통해 이용 교통수단, 유세 강도나 연령 등 후보자 특성과 선거 지역의 유동 인구 데이터를 결합해 최적화된 유세 동선을 짜준다. 출퇴근 시간대에 인구가 밀집되는 지하철역 입구를 유세 활동지로 추천해주는 식이다. 이날 국회에서 직접 시연에 나선 이준석 대표는 “유세 지역구도 헷갈릴 수 있는 정치 신인들도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선거를 치렀던 당원들의 노하우가 담긴 이 앱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후보자들의 유세 활동 수행도를 평가하고, 유세가 미진한 지역을 추가로 추천한다. 챗봇을 통해 후보자가 ‘오늘 비가 오니 이에 맞춰 일정을 짜달라’고 요청하면 실내 위주의 유세 동선을 제안한다. AI 사무장은 개혁신당 ‘99만원 선거 실험’ 패키지의 핵심 장치 중 하나다. 공천 심사비와 정당 기탁금을 없앤 데 이어 선거운동도 AI를 통해 비용을 낮춘다. 이 대표는 “향후 공개할 시스템이 (이외에도) 7~8개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한국 직격탄’ 두바이유 가장 많이 뛰어… “150달러 간다” 경고

    ‘한국 직격탄’ 두바이유 가장 많이 뛰어… “150달러 간다” 경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9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우리나라 원유 수급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유가 급등에 따른 피해를 상대적으로 크게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71.24달러에서 지난 6일 100.42달러로 40.9%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가 27.9%,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5.6%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특히 컸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이에 따른 감산이 이어져 해당 지역의 지표인 두바이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것이다. 정유업계는 이번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이던 2008년, ‘아랍의 봄’ 등 정세가 불안했던 201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2022년 등에도 유가가 100달러를 넘었지만 이번에는 중동 원유 감산과 물류 마비가 겹쳤다. 특히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물량 중 중동 비율은 70%에 달한다. 특히 202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원유 의존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제조업 중심인 데다 수출 주도 모델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비용 가운데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계 등은 비상이다. 연간 3000만 배럴 이상의 항공유를 소비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비용이 약 450억원 늘어난다. 유가 100달러 수준이 장기화하면 1조 4000억원에 가까운 추가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리스크팀장은 “우리나라 원유 의존도가 러시아보다 중동이 훨씬 크기 때문에 비용 상승에 따른 소비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동 지역 원유 감산이 잇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되면 이달 말 배럴당 150달러까지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도 외신을 통해 “중동 전쟁이 세계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2~3주 내 배럴당 15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했다. 중동 불안이 수개월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 압력도 심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뿐 아니라 수급도 불안하다는 게 문제”라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보장돼야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란 혁명수비대 ‘완전한 복종’ 맹세…‘막후 실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누구 [핫이슈]

    이란 혁명수비대 ‘완전한 복종’ 맹세…‘막후 실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누구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이란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공개 활동이 거의 없던 인물이 최고 권력에 오르면서 그의 정체와 권력 기반에 관심이 쏠린다. 외신들은 모즈타바를 수년 동안 이란 권력 핵심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막후 실세’로 지목해 왔다. 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그동안 공개 활동을 극도로 제한했다. 정부 직책을 맡은 적이 없고 공개 연설이나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았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도 많지 않다. 하지만 외교 문서와 정보 분석에서는 오래전부터 그를 이란 권력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2000년대 후반 공개된 미국 외교 전문에서는 그를 “성직자 뒤에 있는 실제 권력”이라고 표현했다. 모즈타바는 아버지의 비공식 정치 보좌 역할을 맡으며 군과 정보기관 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특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는 군사 조직을 넘어 정치와 경제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 기관이다. 이러한 군부 기반은 그의 권력 핵심으로 꼽힌다. 실제로 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 선출 직후 즉각 충성을 선언했다. 로이터와 AFP 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새 최고지도자에게 “완전한 복종”을 맹세하고 그의 지시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인 알리 라리자니도 공개적으로 모즈타바 지지를 선언하며 새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주요 대리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도 모즈타바 선출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결정을 “이슬람 혁명의 새로운 승리”라고 평가했다. ◆ 늦게 시작한 성직자 길…종교적 위상 논란 모즈타바는 1969년 이란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테헤란의 알라비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뒤 1999년 시아파 신학 중심지인 쿰에서 종교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 그는 중간급 성직자 수준으로 분류된다. 일부 이란 매체는 최근 그를 ‘아야톨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최고지도자 자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에서는 보통 아야톨라급 성직자가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는 종교적 권위를 갖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모즈타바가 종교 지도자로서 충분한 학문적 권위를 갖췄는지를 두고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권력 세습 논란과 정치 개입 의혹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은 권력 세습 논란을 낳고 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1979년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린 혁명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혁명 당시 지도부는 세습 권력 체제를 부정하는 것을 핵심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의 이름은 2005년 대통령 선거 때 크게 알려졌다. 개혁파 정치인 메흐디 카루비는 공개서한에서 그가 혁명수비대와 바시즈 민병대를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선거에서는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승리했다. 비슷한 의혹은 2009년 대선 이후에도 다시 제기됐다.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녹색 운동’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했고 일부 시위대는 그의 권력 승계 가능성을 비판했다. 외신들은 모즈타바가 아버지의 강경 노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아버지와 가족을 잃었다. 이 때문에 서방 압력에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정치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은 변수다. 경제 위기와 전쟁 상황 속에서 국가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하메네이의 후계자는 제거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 지도자가 된 모즈타바는 이제 전쟁과 경제 위기 속에서 이란 체제의 향방을 결정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 [영상] 지옥문 열렸다…시커먼 ‘기름비’에 독성가스까지, 재앙 속 이란 상황 [포착]

    [영상] 지옥문 열렸다…시커먼 ‘기름비’에 독성가스까지, 재앙 속 이란 상황 [포착]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주요 석유 저장 시설을 폭격하면서 시커먼 ‘기름비’가 쏟아지고 독성 가스가 구름처럼 퍼졌다. 이란 IRNA 통신 등 현지 언론은 7일(현지시간) 밤부터 8일 새벽까지 테헤란 북서부 주요 연료 보급 기지인 샤흐런 석유 저장소와 남부 정유 단지 레이 지역의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등의 연료 저장 시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을 받았다고 전했다. 폭격 이후 연료 저장 시설이 폭발하면서 유독 가스가 대량으로 분출됐고, 테헤란 하늘에서는 짙은 먹구름과 함께 검은색의 ‘기름비’가 내린다는 글과 사진이 대량 게시됐다. 한 50대 남성은 AFP에 “하늘이 유독 가스와 기름비 등으로 너무 어두워서 오전 10시 30분까지도 차량이 주행을 위해 전조등을 켜야 했다”고 말했다. 테헤란시 당국은 “석유 탱크가 폭발해 유독한 탄화수소와 황, 질소산화물 화합물이 대기와 구름에 대규모로 퍼지고 있다”며 “비가 내린다면 아주 위험한 강산성 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유해 연기가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눈을 자극할 수 있으니 실내에 머물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모하마드 사데그 모타마디안 테헤란주 주지사는 8일 “(석유 저장고의) 화재 이후 테헤란의 오염 지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동시에 주유 한도 제한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테헤란주는 이번 석유 저장고 공습을 받은 뒤 연료가 부족해지자 1회 주유 한도를 30ℓ에서 20ℓ로 제한하며 “주유량 감축은 2∼3일 정도만 임시로 적용될 것이다. 곧 이전으로 회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에 하메네이 차남 모즈타바 선출”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잃은 이란은 차기 최고지도자로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했다. 이란 전문가회의는 8일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임시 회의에서 존경하는 전문가회의 대표들의 결정적인 투표를 바탕으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신성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제3대 지도자로 선출 및 소개했다”고 밝혔다.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발표하고 ‘완전한 복종’을 맹세하는 한편 새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은 막후 실세 인사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랫동안 후계자 후보로 거론됐다. 트럼프 “이란 새 지도자, 미국 승인 받아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과 관련해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 뉴스에 “(새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 승인을 받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란의 구체제인 팔레비 왕조와 연관된 인물을 승인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좋은 지도자를 선택하기 위해서라면 그럴 것”이라며 “자격을 갖춘 인물은 수없이 많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사실상 이란 정권 재편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중동 전쟁이 체제 문제로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그는 현재 이란 상황에 대해 “이란은 종이호랑이다. 이란의 계획은 중동 전체를 공격해 장악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그들의 함선 44척을 침몰시켰다. 또 이란의 공군과 통신망, 대공 방어 체계가 무력화됐다”고 주장했다. 전쟁 기간에 대해서는 “나는 결코 예측하지 않는다”면서도 “치명성과 시간 측면에서 우리는 일정보다 앞서 있다”고 덧붙였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탄자니아를 찾아간 까닭

    [나태주의 풀꽃 편지] 탄자니아를 찾아간 까닭

    지난해 8월 초순의 일이다. 오랫동안 소원했던 문학관을 새롭게 지어 개관했는데도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다. 어쩌면 자책감이랄까, 부담감이 그렇게도 작용했던가 보았다. 어디로든 가뭇없이 숨고만 싶었다. 이것저것 할 얘기가 있고 감회가 있었지만 그 누구와도 이야기할 만하지 않았다.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인데 문학관을 이렇게 세워도 되나 싶은 염려 또한 없지 않았다. 그때 마침 탄자니아 여행 이야기가 나왔다. 실은 2021년에 이미 계획했던 일인데 코로나로 길이 막혀 가지 못했던 여행이다. 문학관을 새롭게 개관한 뒤 무거운 마음을 덜기 위해서라도 가고 싶었다. 그러나 아내가 가면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내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게 첫 번째 이유였고 내가 외국 여행만 떠나면 집안에 불상사가 일어나는 징크스가 있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다. 지지난해 5월에만 해도 내가 캐나다 여행 떠난 사이 아버지가 소천하신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탄자니아 여행은 좀 특별한 여행이었다. 패키지 여행이나 배낭여행 같은 것이 아니라 월드비전에서 계획하고 주관하는 것으로 일종의 지원 사업 확인을 위한 공무 출장 형식의 여행이었다. 게다가 여행 이름조차 ‘나태주 시인과 함께하는 탄자니아 여행’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가고 싶었다. 아니, 꼭 가야만 했다. 그런데 아내가 반대하고 나서니 이를 어쩌나. 근심하는 나를 생각해 아내가 이번만 다녀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다음날이면 마음이 바뀌어 가지 말라고 하는 거였다. 그렇게 번복하기를 세 차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를 보고 끝내 아내가 이번만 다녀오라며 허락해 주었던 것이다. 어렵게 떠난 아프리카 여행이었다. 명색은 6년 동안 내가 후원해 온 탄자니아의 네마 니코데무라는 여자아이를 만난다는 거였다. 그런데 탄자니아, 이 나라는 정말로 아프리카다운 나라였다. 오가는 데 하루씩 걸리고 머무는 데 일주일. 여행이라기보다는 현장학습이었고 오지 탐험 같은 느낌이었다. 탄자니아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그 나라의 척박한 자연과 힘겹게 사는 사람들 모습에 경악했다. 우리들의 1950년대 모습 같은데 물까지 부족하니 지옥이 따로 없구나 싶었다. 두고 온 한국이 얼마나 잘사는 나라이며 천국인지 실감이 되었다. 하지만 며칠 머무는 사이 그 생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비록 자연환경과 살림살이 여건은 형편없었지만 이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또 예상 밖이었다. 그럴 수 없이 평온했고 스스로의 삶에 크게 불평이 없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어른은 어른대로 만족스러운 듯 느긋했으며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또 천진하고 밝고 유쾌했다. 순박하고 인간적이며 선량한 사람들. 특히 아이들의 크고도 깊으면서 맑은 눈동자는 멀리서 온 사람의 눈길을 붙잡고 쉽게 놓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 머물고 한국으로 돌아온 때가 8월 15일. 서울에는 물난리가 나서 다리가 묻히기도 했다. 1년 중 8개월 동안 비 한 방울 오지 않는다는 탄자니아와 너무도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정작 돌아와 돌이켜보니 탄자니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이 많이 그리워졌다. 특히 아이들의 깊고도 맑고 선한 눈동자가 그랬다. 그렇구나. 탄자니아에 있을 때는 한국이 천국으로 보이더니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오히려 탄자니아가 천국으로 보이는구나. 그건 새로운 발견이었다. 천국이란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는 것! 그렇다면 지나간 날, 떠나온 곳에서만 천국을 찾지 말고 현재 내가 있는 지금, 여기에서 천국을 찾으면 어떨까. 일본의 사진작가 후지와라 신야는 ‘인도 방랑’ 서문에 “내가 인도에 간 것은 내가 나한테 지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썼는데, 나는 “무거운 나를 잠시라도 버리기 위해서 탄자니아에 갔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탄자니아의 경험과 느낌을 정리해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내기도 했다.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듯 싶었다. 나태주 시인
  • 사회는 보수화되는데 ‘보수 정당’ 국힘 왜 쪼그라드나[윤태곤의 판]

    사회는 보수화되는데 ‘보수 정당’ 국힘 왜 쪼그라드나[윤태곤의 판]

    국힘에 똬리 튼 극우 유튜버고성국·전한길, 제도권 정당 진입조직 만들어 지도부의 우군 노릇‘사면초가’ 장동혁, 극우 세력 의존지지율 떨어지면 극우 비중 늘어주요 행위자로서의 지위 상실제1야당, 정부·여당의 ‘카운터파트’장동혁, 정책 반대·조정 역할 못 해지방 통합은 전략 없이 ‘갈팡질팡’민주적 견제·균형 메커니즘 깨져지난 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주간 정기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1%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6%, 무당층은 26%로 나타났다. 그 전주에 비해 민주당은 3% 포인트가 오르고 국민의힘은 1% 포인트가 내린 것인데, 눈에 띄는 건 대구경북의 무당층 비율이 29%에 달해 광주전남 10%의 3배에 달한다는 점이다. 또한 중도층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44%, 국민의힘은 12%로 나왔다. ‘집토끼’(고정 지지층)도 ‘산토끼’(유동적 스윙보터)도 다 놓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장동혁 대표가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이 위기에 처했다는 건 낡은 이야기다. 위기의 이유와 해법도 너무 익숙하다. 주요 언론들과 논자들의 제언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보수, 중도, 진보 논조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주류 언론과 정치전문가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그를 추종하는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 부정선거론과 각종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 유튜브 세력과의 단절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오불관언이다. 이제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방선거가 어려울 것 같다’ 등의 정치적 해석과 전망은 불필요한 지경이다. 대신 사회학적, 정치·행정학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동혁과 극우 세력, 이해관계 일치 지난 3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법 3법(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에 반대하며 장외 투쟁에 돌입했다. 국회 본관 앞마당 결의대회 후 장 대표가 선두에 서서 의원들을 이끌고 청와대까지 도보로 행진했는데 지지자 수십 명이 함께했다. 성조기와 태극기, ‘윤어게인’ 피켓과 구호가 난무했다. 언론과 대중들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성토가 난무했고 그걸로 장외 투쟁은 끝. 그런데 그날 결의대회 현장에는 윤 전 대통령에게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 고성국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동훈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한편 ‘장동혁도 약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초강성 윤어게인 지지자들을 다독거리며 현 지도부를 엄호하는 고씨는 자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민의힘 지방선거 경선 후보들을 연달아 소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가 영입한 청년 가운데도 그 유튜브 출연자가 있다. 고씨만큼 존재감이 강한 유튜버는 전한길씨다. 전씨가 지난달 28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맞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유튜브 토론을 한 다음 날 장 대표는 “많은 국민은 부정선거의 진위 여부를 떠나 외국인 투표권 부여나 사전투표 관리 부실 등 이미 드러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전씨는 “전한길이 이준석하고 티브이 토론을 해서 국민들한테 일깨우고 나니까, 이제 우리가 토스해 주니까 장 대표가 이제 스파이크를 때린 격”이라고 평가했다. 정치 양극화의 심화와 더불어 정치 유튜버들이 증가하고 영향력을 높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또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이런 흐름을 선도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 정부 때도 윤 전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에게 의존한다는 말이 많긴 했지만 그들의 영향력이 완전히 수면 위로 올라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이후 이들도 음모론과 부정선거론을 공공연히 내세우며 보수 진영 내에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주류 중진 의원들도 이들을 치켜세우며 함께 섰다. 국민의힘은 그들의 ‘화력’을 빌리고 그들은 제도권의 ‘보증’을 받은 셈이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탄핵을 결정하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점차 사그라드나 했지만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 출범을 계기로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고성국, 전한길 두 사람은 지난해 국민의힘 당적을 얻었다. 두 사람을 포함한 극우 유튜버들은 ‘대한자유유튜브총연합회’라는 조직을 결성해 장동혁 지도부의 우군 노릇을 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서 거의 상시적으로 ‘윤어게인’ 집회를 열고 있는 유튜버는 국민의힘 당원 모집 부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의힘 평당원협의회’라는 온라인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과 장동혁 지도부 출범을 거치면서 유튜버들은 국민의힘의 ‘제도적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 사회 전체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 내지 혐오감이 점점 커질수록, 즉 극우 강성 세력의 파이가 줄어들수록 이들은 국민의힘에 집결하고 있다. 제도권의 외피를 쓰면 활동이 더 용이해지고 제1야당의 물적 자원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점점 떨어질뿐더러 ‘한동훈 제명’ 이후에 오히려 당내 장악력이 더 떨어지는 장 대표는 이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의 지지율과 위상은 더 하락하겠지만 이들의 비중과 영향력은 높아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극우 군소정당이 지속적으로 독자적 제도권 진입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윤석열 탄핵·장동혁 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이들이 거대 야당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지방선거의 향배, 국민의힘의 위기, 장 대표 개인의 정치적 미래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다. 국민의 관심이 분배보다는 성장 쪽으로 쏠리고, 젠더 갈등이 이전에 비해 잦아드는 등 사회는 전반적으로 보수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중도실용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수십 년간 주류 보수 대변자를 자처해 온 정당의 영향력과 지지율은 줄어들고 있고 그 속에서 극우 보수세력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유튜버와 국민의힘 관계에 대해 정치학을 넘어 사회학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반대 목소리 못 담아내는 국힘 정쟁적이고 이념 대립적 성격을 띤 정책 결정뿐 아니라 노동·연금·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분야에선 정부(여당)뿐 아니라 기업,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등도 주요 행위자(Key Actors)로 작동한다. 다원적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여당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주요 행위자는 야당, 특히 제1야당이다. 우리와 같이 양당제 성격을 띤 미국에서도 공화당 집권기에는 민주당이, 민주당 집권기에는 공화당이 가장 중요한 카운터파트다. 정부의 기조에 불만을 가진 계층과 지역의 여론을 수렴하고 대표하면서 때로는 브레이크를 걸고 때로는 협조하면서 합의안을 만들어 내거나 정부의 원안을 조정하도록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야당이 골칫거리이자 차기 권력을 두고 다툴 경쟁자지만, 민감한 정책을 수립·집행할 때 야당과 합의 내지 협의로 정책의 정통성과 수용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 또한 국내 야당의 반대는 대외 협상이나 자기 진영 내 강경파에 대한 지렛대로 작용하기도 한다.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반대뿐 아니라 협의와 조정의 역량을 발휘해 지지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정권 탈환을 노리게 된다. 이는 삼권 분립보다 더 중요하고 효과적인 민주적 견제와 균형의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정치에서는 이런 정상적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정부를 운영했고 현재 확고한 1야당의 지위를 지키고 있는 국민의힘이 주요 행위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여당과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카운터파트, 주요 행위자로 대우하지 않고 깔아 뭉갠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업자득의 측면이 훨씬 크다. 장 대표는 지난달 12일, 약속 시간 한 시간 전에 이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 약속을 파기했다. 전날 민주당의 법안 일방 처리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했지만 납득하기 힘든 정치적 행위였다. 그 이전 8일간의 단식 이후 마련된 이 오찬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강력한 항의를 하거나 구체적 요구안을 내놓을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오히려 장 대표의 ‘노쇼’로 인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더 여유가 생겼다. 반면 장 대표는 지난주 이란 사태가 터지고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 비어 있는 청와대에 의원들을 끌고 가서 항의했다. 여권의 사법개혁안 자체에 대해선 진보, 보수를 떠나 법조계 상당수와 많은 전문가들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그들의 대변자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그들 역시 국민의힘과 엮이길 꺼리는 기류다.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국제정세와 유가가 출렁거리고 주식시장이 널뛰기하는 상황에서 장 대표의 메시지는 “우리는 베네수엘라 독재자에 이어 이란 독재자의 최후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권은 이 시점에서 독재의 길로 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부·여당 입장에서 아픈 비판도 아닐뿐더러 귀담아들을 제언이라 할 수도 없다. 유권자들의 판단이라고 다를까 싶다.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의제라고 할 수 있는 지방 통합에 대한 대처는 코미디를 방불케 한다. 장 대표가 ‘월간 호남(방문)’을 약속했으면서도 호남 통합에 대해선 남의 일인 양했다. 오는 6월 호남에선 광주와 전남 통합 단체장을 선출한다. 장 대표 본인의 지역구가 있는 충청 통합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언급과 전략이 없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에게 맡겨 놓다시피 했다. 사실 지방 통합 이슈는, 국민의힘이 충청권을 고리로 먼저 제기한 의제이기도 하다. 대구경북 통합 역시 마찬가지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년 전에 이미 자기들끼리 합의를 본 사안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드라이브 앞에서 쟁점을 뽑아내지도 못하고 지역 중진들의 선거 이해 관계 앞에서 갈피를 못 잡았다. 결국 대구경북 의원들의 표결에 의사 결정을 맡겨 추진으로 당론을 정했지만 아무 리더십도, 전략도 없었다. 사법개혁 관련 법안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며 뒤늦게 매달렸지만 민주당은 비웃고 말았다. 이런 야당을 정부 여당이 카운터파트로 대우할 필요가 있을까? 기업, 시민사회, 노조 등 다른 주요 행위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서울 ‘공공기여’ 10조 돌파… 강남 현금으로 강북 키운다

    서울 ‘공공기여’ 10조 돌파… 강남 현금으로 강북 키운다

    3곳 진행·4곳 대상지 선정 단계강남 현금기여 비중 70%로 확대‘강북전성시대’ 마중물 투입 나서 서울시가 2009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로 확보한 공공기여 규모가 누적 10조원을 넘어섰다. 시는 앞으로 공공기여를 ‘강북전성시대’의 마중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현금 비중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말 기준 사전협상 대상 부지 25곳에서 약 10조 708억원이 확보될 전망이라고 8일 밝혔다. 이 중 현금은 2조 4940억원(25%), 도로·건축물·시설 개선 등 기부채납 형식의 설치 제공이 7조 5768억원(75%)이다. 사전협상제도는 5000㎡ 이상 대규모 부지를 개발할 때 민간과 공공이 협상으로 도시계획을 변경하고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기여로 환수하는 제도다. 대규모 유휴부지 개발의 특혜 시비를 줄인 도시계획 제도로 28개 지자체가 도입했다. 시는 강남 등 기반 시설이 충분한 지역은 기부채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대신 현금 공공기여 비중을 기존 30%에서 최대 70%로 높여 강북 지역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강북권역으로 사전협상 대상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강북 지역은 공공 기여율을 최대 50% 이내에서 조정할 계획이다. 비주거 비율도 완화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준공 후 공유지 사유화나 공공보행로 폐쇄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전협상형 타운매니지먼트’도 도입한다. 외국인 관광수요 증가에 맞춰 관광숙박시설을 도입할 경우 용적률을 최대 1.3배까지 완화해 준다. 현재 사전협상 대상지 25곳 중 3곳은 협상 진행 중이며, 4곳은 대상지 선정 단계다. 동서울터미널 입체 복합개발, 서울숲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은 올해 착공이 목표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롯데칠성, LG전자연구소 등에서 현금 공공기여가 확대되면, 2037년까지 연 1600억원 수준의 재원을 확보해 도로 등 기반 시설에 투입할 수 있다. 김용학 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사전협상제도를 손질해 강·남북 균형발전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체코 잡은 ‘불방망이’… 한국, 17년 만에 첫 경기서 날았다

    체코 잡은 ‘불방망이’… 한국, 17년 만에 첫 경기서 날았다

    문보경, 1회말 데뷔 타석서 ‘만루포’위트컴 ‘연타석 홈런’·존스 ‘솔로포’선발 소형준 3이닝 42구로 무실점대표팀 ‘비행기 세리머니’로 자축 대한민국의 방망이는 그야말로 매서웠다. 한국이 문보경의 만루포를 포함해 4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는 가공할 화력쇼를 선보이면서 체코 마운드를 초토화하며 17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체코와 경기에서 문보경과 셰이 위트컴의 연타석 홈런포 등을 앞세워 11-4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로써 2009년 이후 17년 만에 WBC 1차전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한국은 앞서 열린 5차례 WBC에서 1차전을 이겼던 2006년(3위)과 2009년(준우승)에는 좋은 성적을 냈으나 1차전에서 패한 2013년과 2017년, 2023년에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하루를 쉬고 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의 핵타선은 1회부터 폭발했다. 선두 타자 김도영의 볼넷과 이정후의 우전 안타, 안현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문보경은 체코 선발 다니엘 파디삭의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만루포를 작렬했다.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포가 아름다운 아치를 그리자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도 두 손을 들고 환호했다. 문보경은 3루를 돌 때 대표팀 선수끼리 약속한 ‘비행기 세리머니’를 하며 홈을 밟았다. 한번 불붙은 한국의 타선은 2회에도 그칠줄을 몰랐다. 박동원의 2루타와 김주원의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의 득점 기회에서 저마인 존스의 내야 땅볼로 추가점을 보탰다. 3회에는 위트컴이 비거리 115m짜리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리며 6-0까지 달아났다. 한국은 5회 초 수비에서 세 번째 투수 정우주가 테린 바브라에게 3점 홈런을 얻어 맞으며 6-3으로 쫓겼지만 이어진 5회말 공격에서 위트컴이 또다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아치를 그리며 8-3으로 달아났다. 한국은 7회에도 안현민과 문보경의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냈고 김혜성의 내야 땅볼로 10-3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8회에는 그동안 잠잠하던 존스가 솔로포를 가동하며 11-3까지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매조졌다. 타선에서는 문보경이 3타수 2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고, 위트컴은 홈런 2방으로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선발 소형준은 3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한 가운데 탈삼진 2개를 잡아내며 42구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이후 노경은, 정우주, 박영현, 조병현, 김영규, 유영찬이 1이닝씩 이어 던졌다. 한편 열린 C조 대만과 호주전에선 세미 프로리그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호주 대표팀이 한국의 최대 라이벌 대만을 3-0으로 꺾어 대회 첫 경기부터 이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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