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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대북제재 해제 집착했던 김정은, 이유는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대북제재 해제 집착했던 김정은, 이유는

    북한 경제 전반 타격 주는 2016년 이후 제재북미 정상회담서 거듭 해제 요구… 트럼프 거부2017년부터 북한 경제성장률·무역규모 급감북한, 중국과의 교역으로 그럭저럭 버텼지만제재 장기화될 경우 북한 산업 전반 악영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해제에 집착했던 것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을 통해 드러났다. 대북 제재 해제가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경제건설의 성공은 물론, 북한 경제의 회생을 좌우할 열쇠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북 제재가 지속될 경우 북한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과 전날 만찬에서 2016년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해제하는 대가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는 방안을 거듭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추가 조치를 요구하며 대북 제재의 완전 해제보다는 ‘1% 완화’를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고, 회담은 결렬됐다.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해제 가능성을 타진했다. 두 정상은 공동합의문에서 1)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2)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3)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4)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에 합의했다. 김 위원장은 합의 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해제가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는지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생각해보기 원한다고 답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낙관적인 기대를 안고 떠났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밝혔다. 유엔 안보리가 처음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한 것은 2006년 7월이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2006년 7월 장거리탄도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하자 같은 달 북한에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물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결의 1695호를 채택했다. 이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감행하는 데 대응해 지금까지 총 11건의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김 위원장이 11건의 대북 제재 결의 중 2016년 이후 채택된 결의 해제를 요구한 것은 2016년 이후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물론 북한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채택된 결의 2270호부터 2017년 12월 마지막으로 채택된 2397호까지 유엔 안보리는 회원국이 북한산 무연탄, 철, 철광석, 수산물, 직물, 의류 완제품을 수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대북 원유 수출은 연 400만 배럴, 정제유 수출은 연 50만 배럴로 제한했고, 항공유는 인도주의용 및 민항기 해외 급유를 제외하고 대북 수출을 금지했다. 기계류 및 전자기기, 운송기기, 비금속을 북한에 수출하는 것도 막았다. 북한 근로자가 해외에 파견되는 것도 금지했고, 기존 해외 북한 근로자도 송환하도록 했다. 북한과의 합작 투자도 금지했으며, 기존 합작사도 폐쇄하도록 했다. 실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리용호 당시 외무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유엔 제재 결의 11건 중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 중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하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효과를 간접 시인했다. 2016년 이후 채택된 결의는 총 6건이지만, 2017년 6월 채택된 2356호는 제재 조치를 추가하지 않았다. 통계를 통해서도 2016년 이후 대북 제재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 경제성장률은 2015년 -1.1%에서 2016년 3.9%로 올랐으나, 대북 제재의 영향이 시작된 2017년 -3.5%로 급락했고, 2018년 -4.1%로 악화됐다. 코트라의 통계를 보면, 북한의 수출 규모는 2016년 28억 2090만 달러에서 2017년 17억 71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37% 감소했고, 2018년에는 2억 427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86% 급락했다. 무역수지 역시 2016년 8억 899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가, 2017년 20억 620만 달러, 2018년 23억 5810만 달러 적자로 악화됐다. 특히 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북중 무역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2억 1600만 달러로 2016년 대비 약 91%, 대중 수입은 25억 8900만 달러로 2016년 대비 약 18% 감소했다.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최유정 전문연구원은 ‘2019년 북중 무역 평가와 전망’에서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입은 각각 전년대비 소폭 증가해 대북 제재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수입 규모가 수출에 비해 매우 큰 기형적인 구조가 심화됐다”며 “북한의 상품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북한 경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2016년 이후 제재의 약영향이 광업과 중화학공업에 집중됐고,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식량·에너지를 수입하며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북 제재가 장기화 될 경우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북제재 강화가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지금까지 대북 제재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수출 급감으로 인한 소득 감소는 생산활동 위축의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광산물·의류 수출이 북한 당국의 주요 외화소득원임을 감안할 때 수출 급감에 따른 소득 감소는 투자 및 정부지출 감소로 이어져 생산활동의 정체로 이어진다”며 “또한 대북제재 장기화에 따른 외화보유액 감소는 중간재 수입 감소로 이어져 북한산업 전반의 가동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용범 차관 “초저출산시대…고령자도 능동적 소비주체로 인식”

    김용범 차관 “초저출산시대…고령자도 능동적 소비주체로 인식”

    정부가 초저출산 시대에 대응하고자 빈집을 적극 활용하고 고령층을 능동적 소비주체로 인식하는 등 고령 친화적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시에 젊은 층과 외국인의 경제활동참가율도 높일 계획이다.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6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회의엔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 15개 관계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최근 발표된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월별 출생아 수는 5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째 인구자연감소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인구감소가 발생하는 첫 번째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결혼·출산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저출산 추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제1기 인구정책 TF를 운영해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한 군 인력체계 개편 방안, 주택연금 자격기준 완화(60세→55세) 등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번 제2기 인구정책 TF도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노동생산성 제고 ▲지역공동화 선제대응 ▲고령화 대응 산업·제도 설계 등 4대 분야 핵심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인구감소 추세를 양적 측면에서 보완하기 위해 고령자·여성·청년 등 분야별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외국인 인력도 확충하는 정책과제를 집중 발굴한다. 동시에 질적 측면에서 평생교육과 직업훈련의 질을 높인다. 빈집이나 농어촌 지역을 효율적으로 관리·활용하고, 고령자도 능동적 소비주체로 인식해 고령친화사업 육성과 고령친화적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 차관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제연합(UN)의 세계인구전망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인구 중 65세 인구비율이 15.9%에 달하고, 태국·중국·베트남 등 우리 주변국들도 가까운 미래에 인구감소 문제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출산·고령화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고 우리 사회의 적응력 강화 측면의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범부처 협력체계를 구축해 문제를 접근한 점 등은 향후 유사한 문제를 겪게 될 나라들에 유용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LS그룹, 글로벌 스마트 에너지 사업 힘 쏟는다

    LS그룹, 글로벌 스마트 에너지 사업 힘 쏟는다

    LS그룹이 글로벌 전력인프라·스마트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LS의 주요 계열사는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초전도케이블, 마이크로 그리드, 초고압직류송전 등 친환경적이고 전기 소모를 절감하는 에너지 효율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전선은 초고압·해저·초전도 케이블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토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폴란드, 베트남, 미얀마에 공장을 준공하거나 법인 설립 계약을 맺는 등 과감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융·복합 스마트 솔루션을 앞세워 소규모 지역에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은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대응해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나섰다. LS엠트론은 유럽 및 미국에서 환경규제를 뛰어넘는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GS, 비대면 배달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속도

    GS, 비대면 배달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속도

    GS는 포스트 코로나 대비 차원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그중 GS리테일의 차별화된 경영 전략이 눈에 띈다. GS리테일은 미래형 편의점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안면 인식 결제 편의점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계산대 없는 미래형 편의점 GS25를 BC카드 본사 20층에 문 열었다. 미래형 GS25에서는 ▲QR코드를 통한 개인식별 ▲고객 행동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 ▲재고 파악을 위한 무게 감지 센서 ▲영상 인식 스피커를 통한 고객 인사 ▲인공지능(AI)이 활용된 결제 등 미래형 디지털 유통 기술이 도입됐다. 비대면(언택트) 소비시장에 맞춰 배달서비스도 업그레이드 중이다. 배달 전문업체 요기요와 손잡고 전국 2000여 GS25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통 업계 최초로 ‘카카오 주문하기 서비스’를 시작하며 배달 플랫폼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 GS25, 인도네시아에 GS더프레시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대호, 인국공 사태에 “철밥통 귀족의 城이 진짜 문제”

    김대호, 인국공 사태에 “철밥통 귀족의 城이 진짜 문제”

    “인국공 사태 씁쓸”… 직장의 계급화 지적“생산성보다 월등한 처우 누리는 곳 많아”“정상 오르는 사다리 적어” 노동구조 비판 ‘정규직화 취소’ 요구 국민청원은 23만 동의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0여명 정규직 전환과 관련 ‘직장 계급화’를 갈등의 본질적인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놓고 찬성과 반대로만 바라보는 정치권 시각에서 한 발 물러나 우리 사회 불평등과 계급구조 해법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 소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담론의 대전제는 ‘정규직=정상, 비정규직=비정상’이라는 이데올로기”라며 “이는 청년과 미래세대의 기회와 희망을 죽음의 시대로 끌고 가는 이데올로기”라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이어 “한국 기업에게는 계약 체결의 자유는 있으나, 정규직에 대해서는 계약 해지의 자유가 사실상 없다”며 “유럽, 중국, 베트남 등의 정규직은 이런 게 아니다. 기업 규모간 초임 격차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일본도 한국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전날 올린 글에서 인국공 사태를 직접 언급하면서 “시험을 거쳐 정규직이 된 사람들이 불공정을 격렬하게 성토한다는 뉴스를 봤다. 성토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참으로 씁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시장 원리(기여와 보상의 균형)를 왜곡하는 국가의 법령과 구래의 차별 습속으로 인해 ‘높은 벽으로 둘러쳐진 성(城)’이 유난히 많다. 직장이 계급화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는 일(시장이 평가하는 생산성)에 비해 월등한 처우(고용 임금 복지)를 누리는 곳이 많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김 소장은 “‘성’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담론의 대중화가 요원한 것 같다”고 씁쓸함의 이유를 밝혔다. 인국공의 경우 서비스가 나쁘거나 고비용을 이용자에게 부담시켜도 다른 선택지가 없는 독점 공기업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한국은 위(정상)와 아래(바닥), 안(내부자)과 밖(외부자), 공공과 민간, 승자와 패자 간의 격차가 너무 크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내지 밧줄은 너무 적다”면서 “그래서 높은 봉우리에 비유되는 소수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의 경우 ‘해고는 살인’이라는 절규가 터져 나온다”고 분석했다. 그는 “‘철밥통 귀족’이 사는 ‘성’을 유지해야 한다면 최소화라도 하고, 성 안 사람이 되는 경쟁 절차는 공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글은 25일 오후 5시 기준 23만여명이 동의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이날 “이들의 정규직 전환과 공사에 취업 준비를 하는 분들의 일자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지난해 국내 법정감염병 환자 15만명

    지난해 국내 법정감염병 환자 15만명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법정감염병 환자는 전년 보다 다소 줄었지만, 국외 유입 감염병의 환자 수는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2019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당국에 신고된 국내 발생 법정감염병 환자는 15만 9496명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하지만 국외에서 유입된 감염병 환자는 755명으로 전년의 597명에 비해 26.5% 증가했다. 신고 건수가 증가한 감염병은 A형 간염과 홍역, 레지오넬라증, 뎅기열 등이며, 장티푸스,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수두 등은 전년보다 줄었다. 오염된 조개젓 섭취로 인한 A형 간염은 전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에는 2437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1만 7598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87% 정도를 차지했다. A형 간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8년에는 2명에 그쳤으나, 2019년에는 10명으로 늘었다. 홍역은 국외 유입 사례가 증가하고 이로인해 여러건의 집단 발생이 일어나 전년보다 13배나 늘었다. 2018년에는 15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194명이 감염됐다. 국외에서 유입된 주요 감염병은 뎅기열, 세균성 이질, 홍역, 말라리아, 장티푸스 등이며 유입지역은 아시아가 8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태국, 인도, 캄보디아, 중국 등이다. 아시아 지역 다음으로는 우간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로 9%(67명)로 집계됐다. 주요 국외 유입 감염병 별로는 뎅기열이 36%인 27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균성 이질(14%, 106명), 홍역(11%, 86명), 말라리아(10%, 74명), 장티푸스(6%, 44명)의 순이었다. 지난해 사망자가 발생한 주요 감염병으로는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203명), 폐렴구균(75명),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41명), 레지오넬라증(21명), 비브리오패혈증(14명), A형간염(10명) 등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병 감시연보를 보건정책, 학술연구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책자와 전자파일 형태로 만들어 관련 보건기관이나 의과대학 도서관 등에 8월 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EU·베트남 FTA 앞두고 섬유 ‘인증수출자’ 자격 요구

    관세청은 25일 유럽연합(EU)과 베트남 간 자유무역협정(EV FTA)이 8월 발효되면서 한국 섬유 수출업체에 원산지 ‘인증수출자’ 자격 취득을 권유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베트남 섬유 수출은 중국이 55%를 차지하는 가운데 한국이 15%로 뒤를 잇고 있다. EV FTA에는 한국산 직물을 사용해 베트남에서 생산한 의류를 EU에 수출할 때 한국산 직물을 베트남산으로 인정하는 FTA 특혜관세를 적용하는 원산지 누적기준이 반영됐다. 원산지 누적기준은 특정 국가에서 공급된 제료 또는 공정을 최종 생산국으로 인정해주는 원산지결정기준의 특례다. 베트남 기업이 EV FTA 시행 후 특혜 관세 헤택을 받기 위해서는 인증수출자 자격이 있는 한국 섬유 수출업체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 증대도 기대된다. 한국 섬유기업이 EV FTA의 원산지 특혜를 받으려면 원산지 인증수출자 자격 취득과 한·EU FTA와 동일한 원산지 기준·증빙, 직접 운송원칙 등을 갖춰야 한다. 관세청은 국내 직물 수출 기업이 인증수출자 자격 취득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지정 희망 기업은 사업장 관할 세관에 신청해 심사를 거쳐야 하는 데 각 세관은 절차 및 심사기간을 단축해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베트남 전쟁 후 48년 만에 아버지 만난 아들

    [여기는 베트남] 베트남 전쟁 후 48년 만에 아버지 만난 아들

    베트남 전쟁 (1960~1975) 당시 미군과 사랑에 빠졌던 베트남 여인들의 러브 스토리는 대부분 이별로 끝을 맺었다. 수십 년이 흐른 현재, 헤어졌던 연인을 찾기 위해 베트남을 다시 찾는 미군들의 이야기가 종종 들리는 가운데, 이번에는 베트남 여인과 미군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48년 만에 친부를 찾은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는 앤드루 응우옌(48)이 DNA 검색으로 48년 만에 친부를 만난 사연을 전했다. 사연은 베트남 전쟁이 진행 중이던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짬 낌 응우옌(여)은 사이공(현재 호찌민)에서 미군 마이클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낌이 임신 4개월째 접어든 시기 마이클은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이들 사이에 태어난 앤드루는 호찌민에서 자라다가 가족과 함께 필리핀으로 이주, 16살에는 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정착해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앤드루는 페루 여성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었다. 현재 경찰관으로 웨스트팜비치에서 살고 있다. 평생 친부를 찾아보려고 시도하지 않았던 그에게 변화가 생긴 건 그의 아들 매튜로 인해서다. 매튜는 늘 할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을 품어왔고, 할머니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할머니는 선뜻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았다. 하지만 매튜의 끈질긴 질문에 할머니는 마침내 할아버지의 본명이 ‘마이클 스트렌지’라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앤드루의 생일날, 아들과 딸은 아빠에게 DNA 진단 키트를 내밀었다. 당시 그는 심장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수술 전에 아빠가 꼭 할아버지를 찾기를 간절히 바랐다. 결국 앤드루는 자녀들의 요구에 응했고, 이후 DNA를 통한 검색 과정은 빠르게 진행됐다. 앤드루의 DNA와 관련된 사람들을 좁혀 나가는 과정에서 친부의 누나를 찾게 됐다. 드디어 지난 4월 17일 친부 마이클과 전화 연결이 되었다. 처음 몇 분간 정적이 흐른 뒤 이윽고 48년 만에 연결된 부자는 눈물을 흘리며 2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아버지와 아들은 모두 낚시와 사냥을 즐기는 등 놀랄 만큼 동일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사실을 발견하고, 핏줄의 강한 유대감을 확인했다. 사실상 앤드루가 그동안 친부를 만나길 꺼려온 것은 돌연 누군가의 인생에 끼어들어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전화 통화 이후 친부에게 강한 끌림을 느꼈다. 반면 마이클은 “48살 된 아들이 미국에서 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심지어 아들이 처음 정착했던 뉴포트뉴스는 내가 사는 곳에서 1시간 30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이클은 1968년 3월 베트남에 파병되었고, 미국에 돌아온 뒤에서야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노스캐롤라이나 내슈빌에서 가정을 이뤄 4자녀를 두었지만, 20년 전 이혼했다. 긴 세월 동안 마이클은 ‘사이공 여인’ 낌을 잊은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1980년대 재향 군인회를 통해 낌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48년이 흐른 현재, 마이클은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사실에 하루하루가 감동의 연속이었다.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이동이 수월치 않자, 날마다 전화기로 아들, 손주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마침내 지난 5월 10일, 마이클은 앤드루의 집을 찾았다. 48년 만에 친부를 마주한 앤드루는 “안녕, 아빠!”라고 인사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한참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무슨 말이 필요했을까? 가족 모두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부자 간의 감격스러운 만남을 바라보았다. 마이클의 네 자녀도 아버지의 잃어버린 아들을 찾았다는 소식에 함께 기뻐했다. 앤드루의 할머니, 즉 마이클의 모친(94)도 손자와의 감격스러운 포옹을 나눴다. 할머니는 차를 타고 오는 14시간 30분 동안 내내 한 번도 눈을 부치지 못했다. 손자와의 만남에 가슴 떨림을 주체할 수 없었고, 처음으로 손주를 끌어안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마이클은 심장 수술을 받은 아들 곁에 9일 내내 머물렀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지금은 주말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플로리다까지 아들을 만나기 위해 달려온다. 48년의 세월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면 14시간 30분의 자동차 운전 길도 고단치 않다고 전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송파, 결혼이주여성에 ‘면역밥상’ 수업

    서울 송파구는 25일 오전 10시 송파요리창작소에서 결혼이주여성과 함께 ‘코로나를 이겨내는 K-Food 면역밥상 만들기’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수업은 코로나19로 심리적·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에게 건강과 활력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수업 참가자는 송파구에 거주하는 몽골, 러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총 8명이다. 수업시간에 배우는 메뉴는 ▲황태약고추장쌈밥 ▲두부대파찜 ▲가지새싹샐러드 ▲수박참외물김치 등 4가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계명문화대 한국다문화재단 중앙회와 MOU체결

    계명문화대 한국다문화재단 중앙회와 MOU체결

    계명문화대 호텔항공외식관광학부가 한국다문화재단 중앙회와 베트남 호텔·리조트 관련 연계 사업 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행사에는 계명문화대 호텔항공외식관광학부 이원갑 학부장, 입학처장, 국제교육원 책임교수 등 대학관계자와 한국다문화재단 중앙회 권재행 대표, 봉사회장, 부회장, 사무처장 및 ㈜뉴평화관광여행사 조미현 대표 등 기관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MOU체결로 양기관은 기술 및 경영지도에 대한 상호 정보 교환, 기업체 대표 인사의 특강, 학생 현장체험 및 현장실습 기회 제공, 졸업생들의 취업 및 베트남 유학생 연계 등 상호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 추진하게 된다. 이원갑 학부장은“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양 기관 신뢰를 바탕으로 LINC+ KMCU 교육봉사 (KISS)를 시작, 향후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그룹(VINGROUP)의 빈펄(VINPEARL) 리조트로의 인턴쉽 및 베트남 유학생 정착지원 등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지역공동체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참전 여군은 그냥 잊혀져도 되나요

    참전 여군은 그냥 잊혀져도 되나요

    여군 참전유공자 1400여명에 불과 발굴 더디고 추모행사 찾기 어려워 제도 고쳐 추모 분위기 확산시켜야 ‘1427.’ 지난 5월까지 국가보훈처가 발굴한 생존 6·25전쟁 여군 참전유공자 수다. 대부분 박순애씨처럼 어린 나이에 참전한 사람들이다. 세상의 주인이 남성이었던 시대에 여성이 조국을 위해 전선에 뛰어드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참전 여군들은 육·해·공군·해병대 등 각 군으로 배치됐다. 군번 없는 민간인 신분으로 학도의용군, 민간간호대, 유격대에 편입돼 활약한 여성들도 있다. 육군 여자의용군은 1950년 9월 1일 창설된 여자의용군교육대에서 배출됐다. 전쟁 기간 총 1058명이 수료했다. 부대에 배치돼 행정지원, 정훈교육, 대적방송, 첩보수집, 통신 등의 업무를 했다. 해군 여해병은 제주 지역의 미혼 여교사와 여중생, 1950년 8월 말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모집한 해병 제4기 75명 등으로 이뤄졌다. 진해와 부산 등지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의 활약은 좀처럼 조명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며 증언과 기록 확보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존 자료들은 대부분 전쟁 당시 상황보다는 퇴역 이후를 조명하고 있다. 이들이 전투부대가 아닌 행정, 군수 등 작전지원분야에 주로 복무하면서 전공 기록이 별로 없다. 전공이 없으니 새로운 사례를 발굴하기도 어렵다. 당시 민간유격대 등 비공식 참전자도 많아 정확한 수도 파악이 불가능하다. 참전 여군을 기억하는 정부나 지역 행사도 부족한 실정이다. 국방부의 ‘6·25전쟁과 베트남 파병 참전 여군의 활약 및 국위선양 사례 발굴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참전 여군 추모가 국가와 주(州), 지역단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참전 여군을 위한 범국민적 기부문화도 널리 퍼져 있다. 반면 한국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전승 및 추모행사는 50여개에 이르지만, 참전 여군을 추모하는 행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소규모 민간단체 행사에 보훈처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전부다. 여군이 참전한 전투나 공적 발굴 연구도 미진하다.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자 여군 창설 70주년이다. 정부는 올해 여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4일 참전 여군과 보훈단체 등을 대상으로 기념식을 진행한다.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확산하려면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볼턴이 고백한 결정적 4개 장면, 평화는 네오콘에 막혔다

    볼턴이 고백한 결정적 4개 장면, 평화는 네오콘에 막혔다

    볼턴 회고록서 ‘평화국면은 한국 춤판’네오콘 불신, 이번에도 평화국면 방해결정적 4개 장면, 초기에는 훼방실패결국 하노이 북미 노딜에서 뜻 관철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한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한국이 만들어낸 소위 ‘창조물’ 정도로 묘사했다.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모델을 적용하고자 했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입장에서 기술한 이야기를 따라가면 “모든 외교적 춤판(fandango)은 한국이 만든 것”이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뭣도 잘 모른 채 속은 것에 불과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네오콘의 시각을 걷어내면 한국이 북미 양측을 설득하기 위해 벌인 노력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회고록을 통해 70년 동안 북미 간 불신의 역사에 빠져 있는 네오콘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회고록에 자랑처럼 자신이 남북미 평화프로세스를 막으려 애썼던 ‘4가지 결정적 순간’을 담았다. 과장이 섞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실패를 거듭했던 그의 노력은 결국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노딜’이라는 충격적 결실을 세계에 안겼다.1. ‘4·27 남북정상회담 때 비핵화 논의 말라’ 2018년 4월 12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비밀리에 백악관을 찾아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볼턴을 만났다. 볼턴은 이 자리에서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한미일 균열을 유도하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비핵화에 대한 논의를 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북한의 핵보유 의지는 바뀌지 않으며 ‘행동 대 행동’ 방식을 믿지 않는 일본의 입장과 같다고 얘기했다. 볼턴은 당시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도 만났는데, 자신이 ‘리비아 모델’에 근거해 6~9개월 이내에 북핵이 해체돼야 한다고 하자 야치가 미소를 지었다고 썼다. 하지만 남북 정상은 판문점 회담에서 공동성명을 도출하고 ‘남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문구를 넣었다. ‘완전한 비핵화’를 처음으로 명문화한 것으로, 이 결과는 6월 12일 역사상 첫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2.“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취소 트윗을 날리라고 했다” 볼턴의 표현에 따르면 ‘자기 PR’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매우 열성적이었다. 그러나 북측이 회담 전인 5월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정상회담 취소를 위협한데다 정상회담이 임박한 그달 21일에서야 실무진을 싱가포르에 파견하자 분위기를 바꿔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과거에 데이트하던 여성과 헤어질 때 자신이 먼저 결별 선언을 해야 직성이 풀렸다는 트럼프의 일화를 소개하며, 볼턴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회담을 취소)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고 트럼프는 당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는 트위터 문구까지 준비했었다고 한다. 이후 북측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정치적 바보’라는 식으로 공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4일 정상회담 취소를 트윗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볼턴의 뜻과 달리 우여곡절 끝에 북미정상은 역사상 처음으로 테이블에 마주했고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다.3.“종전선언의 대가로 핵·미사일 신고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넣는 방안을 마련했다” 싱가포르 공동선언 때, 그리고 직후 북미 간 약속의 구속력을 담보하기 위해 한국이 꺼내든 건 ‘종전선언’이었다. 회고록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일 전인 6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오찬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종전선언을 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볼턴은 “(트럼프가) 한국전쟁을 끝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료돼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론홍보용 횡재로 여겼을 뿐 국제관계에 미칠 영향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때 볼턴을 도운 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였다. 그는 6월 7일 열리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직전, 백악관을 찾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양보하지 말 것을 거듭 부탁했다는 것이다. 볼턴의 뜻이 관철되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수준의 내용이 들어갔다. 한국은 종전선언을 지나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평화협정으로 가겠다는 한반도 프로세스 과정을 현실화하기 위해 이후에도 꾸준히 종전선언을 추진했지만 결국 열매를 맺지는 못했다.4.“북한 핵·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전부에 대한 기본적인 신고부터 필요하다” 회고록에 따르면 2019년 2월 27~28일 열린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은 판을 냉각시키려는 볼턴의 의지가 가장 잘 반영된 결정적 순간이었다. 볼턴은 우선 당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합의문 초안을 보이콧했다고 적었다. 더 나아가 초안 무효를 위해 비서실장 등 다른 백악관 관리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다. 북미 실무진이 장기간 도출한 문안일 터였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레이건 대통령이 1986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만나 합의 없이 회담을 끝냈던 영상도 보여줬다. 회담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장거리미사일 제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할 때 자신이 “북한 핵·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전부에 대한 기본적인 신고부터 필요하다”라고 끼어들었다고 적었다. 볼턴의 말은 자칫 미국에 군사정보부터 내주었다가 역으로 침공을 당할 수 있다는 북한의 우려를 키웠다. 볼턴은 김정은 위원장이 마지막까지 하노이 공동성명에 목을 맸다고 기술했다.전문가들은 볼턴이 70년간의 북미 간 불신을 이용한 것으로 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건의 초안을 보이콧하는 등 백악관 내 불신의 분위기를 이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그간 한국이 북한에 영변 핵시설만 내놓으면 하노이 회담이 잘 될 거라고 했다가 노딜 후 북한이 한국을 적대시하게 됐다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며 “하지만 ‘하노이 노딜’은 볼턴의 책을 보면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려는 트럼프의 이슈체인지식 접근법과 볼턴의 리비아식 해법의 합작품이었다. 외려 한국은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얘기했고 미국에 대북 제재완화와 체제보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볼턴이 기술한 것이 과장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뼈아픈 부분은 미국이 한국의 (평화 촉진자) 역할을 막아선 게 아니라 북한이 한국을 배제하려고 하는 최근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길섶에서] 낯선 풍경/전경하 논설위원

    목적지 근처 지하철역 입구를 나오면서 아무 생각 없이 걷던 방향으로 걸었다. 이렇게 많이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을 본 적이 있던가.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인 베트남에서나 볼 정도로 많이 주차된 모습을 보고는 문득 정신이 들었다. 아, 반대 방향으로 걸어왔구나. 그제야 긴 원단을 어깨에 메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오토바이 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다양한 지퍼 묶음 등이 보였다. 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다른 생각을 하고 걷다가 엉뚱한 곳으로 간 것이다. 때론 엉뚱한 곳으로 가다가 낯선 풍경을 본다. 낯선 곳에 있어도 길을 찾기가 어렵지 않으니 별반 걱정은 안 한다. 휴대전화에 깔린 지도 앱도 있고, 거리 이름을 알려 주는 표지판도 있고, 이도 저도 안 되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으면 되니까. 어느 정도 안전이 확보되고 사람과 언어가 낯설지 않은 국내니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문제는 시간. 그날도 ‘딴짓’을 하다가 약속 시간에 늦을 뻔했다. 낯선 풍경을 보는 상황은 좋았지만 허겁지겁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만 했다. 여유가 있는 날은 아예 작정하고 낯선 곳으로 가 볼까 싶다. 코로나19로 당분간 외국 여행은 막혔으니 이번 기회에 구석구석, 이왕이면 골목길 탐방에 나서야겠다.
  • 거리두기 집관시대, 그가 온다… Mr. K당구

    거리두기 집관시대, 그가 온다… Mr. K당구

    무관중으로 대회 10개에서 7개로 ‘초구 배치’ 계속·공격 35초 단일화 팀 리그 병행… 쿠드롱·차유람 한 팀 “거리두기 기본인 당구로 재미 줄 것” 야구, 축구, 골프, 모터 레이싱에 이어 한국 프로당구도 마침내 다음달 6일 두 번째 시즌 시작을 시작하며 ‘K’ 대열에 합류한다. ‘코로나19 시대’의 한복판에서 철저한 방역으로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떨치게 될 또 하나의 ‘K시리즈’ 스포츠다. 프로당구협회(PBA)가 주관하는 남녀 프로당구 투어는 올해가 두 번째 시즌이다. 원년인 지난해에는 6월 개막전 파나소닉오픈 이후 각각 7개 대회를 치렀지만 지난 2월 예정된 파이널대회가 코로나19 확산 탓에 열리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웠다. 올 시즌 개막전도 5월에서 두 달가량 미뤄지고 대회 수도 10개에서 7개로 줄었지만 투어 일정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7월 6일 SK렌터카오픈으로 막을 올려 내년 3월 파이널대회까지 9개월간의 대장정이다. 지난해와 견줘 달라진 몇 가지가 눈에 띈다. ‘무관중’은 물론이다. 예선 서바이벌 경기에 한해 사전 발표된 ‘초구 배치’를 계속 적용해 경기를 치르고 공격 제한 시간을 35초로 단일화했다. 상금 규모는 남자부 대회 총상금은 2억 5000만원, 우승 상금은 1억원으로 전 시즌과 같지만 여자부 총상금은 4000만원으로 1000만원이 늘고, 우승 상금도 종전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증액됐다. 가장 큰 변화는 팀 리그와의 병행이다. 6개팀이 겨루는 팀 리그(혼성) 역시 올 시즌 7개 대회로 PBA 투어와 번갈아 개최된다. PBA는 신한금융투자와 웰컴저축은행, SK렌터카, TS샴푸·JDX, 크라운해태에 이어 최근 블루원엔젤스 등 6개팀 창설을 완성했다. 8월 20일 첫 라운드를 시작으로 내년 3월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왕좌를 가린다. 한 팀당 5~6명의 선수로 구성되며 1명 이상의 외국인 선수가 의무적으로 포함된다. 이에 따라 세계 3쿠션 ‘4대 천왕’ 중 한 명인 프레데릭 쿠드롱(52·벨기에)과 3쿠션으로 전향한 포켓볼 여제 차유람(33)이 웰컴저축은행 팀으로 번갈아 큐를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김가영(37)은 신한금융투자 팀에서 마민캄(베트남) 등과 큐를 맞잡는다. 김영진 PBA 사무총장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가로 2.84m, 세로 1.42m의 당구대를 사이에 두고 펼치는 당구 경기야말로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적합한 실내 스포츠”라고 강조하며 “프로당구가 팀 리그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또 다른 재미를 팬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포켓볼에서 3쿠션으로 전향한 지난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던 김가영은 “올 시즌 몇 승을 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나를 라이벌로 두려워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부고]

    ●전하영씨 별세 전경숙·경렬·경범·경탁(전 우리은행 기관고객본부 부장)·경혜(전 KTcs 전무)씨 부친상 조남영(전 대덕밴드 베트남 법인장)·이상철(전 KOREATECH 대우교수)씨 장인상 조은효(파이낸셜뉴스 도쿄특파원)·조은주(전 조은갤러리 큐레이터)·이정연(한양대 의대 부교수)씨 외조부상 2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3일 오전 11시 30분 (02)2258-5940
  • [보훈대상] 평화의 싹 틔우는 당신… 그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보훈대상] 평화의 싹 틔우는 당신… 그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올해는 6·25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전쟁 후 7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는 현실 속에 안주하며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잊고 살았고, 전쟁의 기억을 가진 세대들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어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국가보훈처와 서울신문사가 추진하는 ‘서울보훈대상’은 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한 국가유공자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고, 가족을 잃는 등 커다란 아픔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가와 지역사회에 헌신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앞장서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화는 구호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며, 스스로 지킬 의지가 없는 민족이나 국가에게 평화가 거저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평화를 지켜내려는 의지와 평화의 감수성을 키우고 향유하려는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서울보훈대상 수상자들은 가슴속 깊은 아픔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고 국가와 지역사회에 공헌하여 이 땅에 전쟁이 없는 평화의 씨앗을 틔우기 위해 열정을 다하신 분들입니다. 참전 유공자로서 국가 안보와 지역 사회의 발전에 공헌하고 참전자 가족의 자긍심 고취 및 명예 선양, 지역주민을 위해 실천적 봉사에 헌신하신 분이 있는가 하면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수많은 공을 세웠고, 이후 무공수훈자와 국가유공자의 명예 고양을 위해 수십 년간 헌신하신 분도 있습니다. 또 지역사회의 불우이웃과 전우들의 복지를 위해 수천 벌의 의류 기부활동을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지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분도 있습니다. 순직 군경 유족으로 유공자의 위상 제고와 나라 사랑 국토 탐방, 전적지 순례 등 애국심 함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한 분과 전몰군경 유족으로 6·25참전 유엔군 전사자 유족 돕기 선양사업 등에 적극 참여해 애국정신과 나라사랑 문화 확산에 기여한 분도 있습니다. 또 잘 드러나지도 않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다 부상당했지만 보훈 안보 활동으로 국민 호국정신을 함양하고, 환경 정화, 긴급 재난 구조 활동, 대민 봉사 등을 실천해 귀감이 되는 분도 계십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이들이 진정 예우받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영웅이 아닐까 싶습니다.우리 주변에는 많은 참전자와 보훈 가족들이 있습니다. 전쟁이 잊힐 만큼 세월이 흘렀건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고 또렷하다고 합니다. 주변의 보훈 가족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하고 그들을 따뜻이 보살펴 아픔을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살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친 세대, 그들은 자신들의 젊음을 아프게 보냈다는 상처보다 오히려 후손들을 걱정합니다.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마음이 숙연해지는 이유입니다. 이 땅에 평화를 지키고 정착을 위해 헌신하신 수많은 애국선열과 국가유공자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박제광 학예실장 건국대박물관
  • 반등 없는 수출… 6월 조업일수 늘었는데 7.5% ‘뚝’

    반등 없는 수출… 6월 조업일수 늘었는데 7.5% ‘뚝’

    선박·IT 선방했지만 車·석유제품 등 감소이달 1~20일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조업 일수가 늘었는 데도 7%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 세계 수요 부진으로 수출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6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잠정 수출액은 250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7.5%(20억 4000만 달러) 줄었다. 같은 기간 조업 일수는 16일로, 지난해 14.5일보다 1.5일 많았지만 수출액은 뚝 떨어졌다. 조업 일수 차이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 감소율은 16.2%나 됐다. 우리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오다 지난 2월 15개월 만에 소폭 반등한 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3월 이후 내리 마이너스다. 이 달도 한 자릿수로 줄기는 했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조업 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수출 품목별 집계에선 승용차(-36.7%), 석유제품(-40.9%), 가전제품(-14.9%) 등이 감소했다. 선박(35.5%)과 무선통신기기(10.9%)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고, 반도체(2.6%)는 소폭 늘었다. 미국(-10.0%)과 유럽연합(EU·-13.9%), 베트남(-8.0%), 일본(-16.0%), 중동(-19.0%)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위축된 반면 중국(14.5%)과 싱가포르(16.7%)는 늘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3無 쌍용차… 정부 지원도, 새 주인도, 투자자도 ‘깜깜’

    3無 쌍용차… 정부 지원도, 새 주인도, 투자자도 ‘깜깜’

    인수 후보였던 中지리차 마저 “계획없다” 경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쌍용자동차의 돌파구 찾기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 주인 찾기는 물론 투자자 물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분 매각’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쓰기에 앞서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추가로 발행한 주식을 신규 투자자가 사도록 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증자 규모는 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쌍용차가 정부에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지원을 바랐던 2000억원과 엇비슷한 규모다. 쌍용차는 발등에 떨어진 자금난을 극복하려면 당장 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부산물류센터 매각 대금 263억원과 서울서비스센터 매각 대금 1800억원을 포함해 2000억원은 확보한 상태다.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가 지난 4월 운영비·인건비 명목으로 지원한 400억원은 대여금 형식으로 수혈이 이뤄졌다. 당초 마힌드라가 쌍용차 경영권 포기를 시사했을 때 중국의 지리자동차를 비롯해 베트남 기업들이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지리차는 “쌍용차와 관련해 어떤 경쟁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다. 다른 업체들도 쌍용차 인수와 관련해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마힌드라 측이 지분 매각이 여의치 않자 일단 철수 의사를 접고 투자자 물색으로 급선회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으로 쌍용차가 신규 투자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쌍용차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직원 1명당 평균 연봉은 8600만원 수준이다. 이런 점은 포드와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도 쌍용차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불리한 조건이다. 또 중국이나 베트남 기업의 자동차 제조 기술 수준이 최근 급격히 향상돼 그들에게 쌍용차가 보유한 기술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신규 투자 유치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동쪽 어두워도 서쪽은 밝다”… 美 맞서 ‘서부의 베이징’ 세우는 中

    “동쪽 어두워도 서쪽은 밝다”… 美 맞서 ‘서부의 베이징’ 세우는 中

    20년 전 장쩌민 ‘서부 개발’ 이어받아 일대일로 연계 쓰촨성 등 거점 육성 美와 분쟁속 포스트 코로나 해법 모색 “결국 빚잔치로 끝날 것” 우려도 나와 2013년 7월. 중국 남서부 광시좡족자치구 친저우항을 찾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초조한 표정으로 구석구석을 살폈다. 당시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수출 주문이 정체돼 경제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때 최고지도부가 꺼낸 카드는 친저우항 육성. 베트남과 인접한 이곳을 동남아 수출 거점으로 키워 아세안 시장을 개척하자는 것이었다. 리 총리는 부두 노동자들에게 “동쪽이 어두워져도 서쪽은 밝다”며 친저우항을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무역대국’으로 올라섰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대유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배제’ 노선에 직면한 중국 최고지도부가 다시 한번 서부를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면적이 넓고 자원도 풍부한 이 지역을 적극 개발해 19세기 미국의 서부 개척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중국의 서부대개발은 1999년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이 시작했다. 최고 도시인 ‘베이상광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이 동부에 몰려 있어 서부가 도태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최 직전 장 전 주석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서부개발’ 신규 계획을 발표했다. 인민일보는 “2035년까지 서부지역의 공공서비스, 생활수준 등을 동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여년 만에 ‘서부대개발 시즌2’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개발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연계돼 이뤄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향한 전 세계의 비판과 미국과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위협에 맞서 전략적으로 서부 지역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쓰촨성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철도와 서부 지역 거점 공항 등이 건설된다. 궁강 윈난재경대학 금융연구원장은 “미국이 중국을 라이벌로 규정한 이상 미국 주도 체제에서 더이상 주류에 남기 어려워졌다”면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끌어안고 새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중국은 값싼 물품을 수출하고 미 달러를 모으는 대신 (일대일로 등을 통해) 위안화를 수출하는 나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 서부개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앞서 언급한 친저우항의 현재 물동량은 동부 저장성 닝보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중국 전문가 프레이저 하우이는 “중국은 서부 개발을 추진할 여력이 없다. 결국 다 빚잔치로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어민들 “北보다 꽃게 흉년, 더 걱정…바다에 中어선 보이면 그나마 다행”

    어민들 “北보다 꽃게 흉년, 더 걱정…바다에 中어선 보이면 그나마 다행”

    서해5도 주민들 70년을 외풍에 시달려 “개성공단 폭파 얘기는 먼 얘기 아니겠나” 남북갈등 속 황금어장 中 어선이 싹쓸이 “中어선 한 척서 홍어만 10t 압수하기도” “평화·생계 위해 남북 공동어로구역 필요 中어선 남획 막고 어장 확대 효과도 있어” 인천에서 대청도로 가는 쾌속선을 탄 17일은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이었다. 서해5도 중에서도 북한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남북 긴장의 최전선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정작 대청도와 백령도는 외지인들의 이 같은 호기심을 철저히 ‘배신’했다. 대청도 어민들은 개성연락사무소보다는 꽃게 흉년과 중국어선 걱정이 더 많았다. 백령도에서 방문한 한 치킨집은 밀려드는 주문에 눈코 뜰 새 없었다. 불안에 떠는 건 십중팔구 외지인들이다. 기자와 동행한 이경주 인하대 평화와법센터 소장은 “외신에서 ‘서울이 불안하다’고 보도할 때마다 우리가 느끼는 황당함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얼핏 무심한 듯 둔감한 듯 보이는 건 주민들이 자포자기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들에게는 외지인들은 쉽게 느끼기 힘든 그들만의 위험수준 평가법이 있다. 허선규 인천해양도서연구소장은 “남북 간에 뭔가 큰일이 일어난다 싶을 때는 어김없이 중국어선이 사라진다”면서 “서해5도 주민들은 중국어선에 불만이 많으면서도 막상 중국어선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대청도에서 만난 김형도 옹진군의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뭔가 오랫동안 접경지역에서 살아온 영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영호 대청도 어촌계장은 “당장 꽃게잡이가 안 돼 빌어먹게 생겼는데 개성공단 (폭파) 얘기는 먼 얘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해5도 주민들은 지난 70년간 외풍에 시달렸다. 2007년 남북 간 10·4공동선언에서 서해 평화협력지대 구축에 합의하고, 2018년 4월 남북 정상 간 판문점선언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우자”고 했지만 훈풍보다는 삭풍이 더 많았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과 2012년 대선 당시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은 외풍에 시달리는 서해5도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연평도 포격은 백령도와 대청도에도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대청도 농여해변은 바위와 자갈만 남아 있었다. 대청도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김옥자씨는 “농여해변은 대청도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인데 해변에 군사시설 공사를 한 뒤로 모래가 다 쓸려나갔다”고 안타까워했다. 백령도는 산봉우리보다 높게 솟은 군사시설과 콘크리트로 섬을 둘러친 참호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민들에게 ‘안보’는 정확히 ‘생계’와 반비례 관계다. 특히 NLL과 중국어선 문제는 ‘평화가 곧 경제’임을 실감하게 한다. 남북이 긴장과 갈등 속에 시간만 보내는 사이 황금어장은 20여년 전부터 중국어선에 거덜 나고 있었다. 특히 4년째 꽃게가 제대로 안 잡히는 대청도 어민들은 “중국어선이 꽃게를 싹쓸이하고 갖가지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니 꽃게가 남아나겠느냐”고 호소했다. 박삼용 인천해경 대청파출소장은 “중국어선들이 한창 몰려올 때는 섬 하나가 바다를 떠다니는 것 같았다”면서 “중국어선 한 척에서 홍어만 10t을 압수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현일 인천해경 백령파출소장은 “NLL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며 남북의 단속을 모두 피해 다닌다”면서 “중국어선들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어민들로서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평화와 생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은 없을까. 일각에서는 남북 간 긴장 완화뿐 아니라 중국어선의 남획을 막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고민하고 있다. 동행한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해(요르단-이스라엘), 통킹만(베트남-중국) 등 국가 간 합의를 통해 평화수역을 만든 사례가 있다”면서 “지금 같은 때일수록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에 남북 공동어로구역이 생기면 중국어선이 들어오는 길목을 막을 수 있다. 어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청도 어민 역시 “(남북 간 긴장 탓에) 야간 조업을 못 하는 바람에 손해를 많이 본다”면서 “남북 간에 사이가 좋아지면 어장 확대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돌아가기 전에 방문한 포구 두무진에서 겨우 16㎞ 떨어진 북한 땅 장산곶이 보인다. 70년을 안보에 포획된 이 섬이 평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거듭날 수 있을까. 남북 판문점선언 자체가 2년 만에 폐기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흐르는 와중에 해경 관계자로부터 들은 “오늘도 중국어선이 보여서 다행”이라는 역설을 곱씹는다. 글 사진 대청도·백령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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