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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본뜬 저택서 한끼 600弗짜리 식사

    중국 최고의 부자중 한 명인 황 차오링(43)을 가리켜 직원들은 ‘황 대통령’이라고 부른다.항저우 외곽에 1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백악관을 그대로 본따 지은 대저택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집무실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고 바닥에는 미국 대통령 문장이 새겨진 카펫이 깔려 있다.황은 이것도 모자라 집 밖에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흉상을 조각한 러시모어산과 워싱턴 기념비를 축소해 세워놓았다.중국 최대 여행사 등 22개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는 그는 “돈은 꿈을 실현시켜 준다.”며 자본주의 예찬에 침이 마른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중국 백만장자들의 호화로운 생활상을 집중 소개했다.이에 따르면 중국의 남자 신흥 백만장자라면 최고급 이탈리아제 수제 양복을 입고 벤츠나 검정색 롤스로이스를 몰며 한끼에 600달러짜리 식사는 기본이다. 여자들은 루이뷔통과 샤넬 정장에 펜디 고급 핸드백,금목걸이에 최신형 노키아 휴대폰을 갖고 다닌다.쇼핑과 태국·호주 여행은 기본.피부 미백효과가 있다면 뭐든 먹고 애완견을키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경제개혁·개방 이후 재산이 1000만달러(약 120억원)가넘는 백만장자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1999년 600만달러였던 중국의 50위 부자의 재산이 지난해에는 1억 1000만달러로 18배나 늘 정도로 중국의 고소득층은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신흥 갑부들은 경제개혁 이후 밤낮없이 일만 하며 부를 축적한 계층이다.상당수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가난에 한이 맺혀 있다.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을 모은 이들의 ‘과시적 소비’는 세가지 형태로 나타난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첫째 해외 명품 제일주의다.중국 선천에 광고회사와 부동산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왕 더위안(35)부부는 주말이면 홍콩으로 건너가 해외 명품점을 돌며 쇼핑을 즐긴다.둘째 해외여행 붐이다.오는 2020년에는 1억명이 해외여행을 나갈 것으로 추산된다.셋째,자식들에 대한 투자다.외국의 기숙학교에 유학보내고 주말마다 승마 교습은 물론 2500달러를 들여 초상화까지 그려주는 부모도 허다하다. 중국의 빈부격차는 50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일부 계층의 과소비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부정적이다.베이징의 인민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이들이 불법·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균미기자 kmkim@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萬華鏡’] 40세 출가

    흔히들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40년이란 세월을 살다 보면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눈도 생기고 인생관도 정립이 돼야 한다는 뜻일 게다.무엇보다 40년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얼굴에 드러난다는 말이 아닐까.그래서 옛부터 40세를 가리켜 ‘불혹’(不惑)이라고 불러왔다.지천명(知天命·50세)과 이순(耳順·60세)으로 가는 인생의 중간쯤 되는 길목인 셈이다. 불교에서 ‘출가’라 함은 속세를 떠나 부처님에 귀의함을 뜻한다.단순한 가출이 아니라 또다른 세계를 살기 시작한다는 함의를 갖는다.출가의 동기가 어떻든 간에 출가 후에 승려란 신분으로 살아가려면 엄격한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그동안 살아온 모든 생활을 접고 철저하게 부처님의 세계에서 수행과 극기의 형극을 견뎌내야만 하는 것이다.어렸을 때 출가하는 동진출가도 있지만 요즘은 동진출가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세상살이의 과정에서 또다른 길을 찾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출가에서부터 사미계 구족계를 받고 정식 승려가 되기까지에는 지켜야 할 금기사항이 많다.구족계의 경우 비구는 250계,비구니는 348계를 지켜야 한다.자세하게는 8만가지 계가 있다고 한다.그만큼 철저한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교 경전에는 나이가 20세가 되지 않은 자에게는 구족계를 주지 말라고 했다.20세가 되지 않았다면 추위 더위 굶주림 목마름 바람 비 모기 독충 등을 견디지 못하며,꾸지람에도 견디지 못하고,혹은 몸에 있는 갖가지 고통도 견디지 못하며,지게 및 하루 한끼의 공양 등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이렇듯 승려생활이 힘든 탓인지 합천 해인사만 해도 출가승 가운데 10명중 2명밖에 남지 못하고 모두 절을 떠나 속세로 되돌아간다. 조계종이 출가 연령을 지금의 50세 이하에서 40세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고 한다.행자교육원 수학자격을 종전의 ‘15세 이상 50세 이하’에서 ‘15세 이상 40세 이하’로 낮춘 것이다.승가교육의 질 향상과 승가 위계질서 확립을 위한 고육책으로 내놓았다고 하지만 종단의 속내는 아무래도 승려의 고령화를 막기 위함이 클 것이다.1996년 이후 행자교육원 이수자는 30∼40대가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20대 출가자가 압도적이던 10여년 전과는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40세 출가.이제 절집에서도 불혹이 지켜진다고 하니 아이러니다. 김성호기자kimus@
  • SBS 美이민 100년 특별기획/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들의 땀과 눈물

    100년전 수백명의 어린 조선 처녀들이 ‘황금열매’를 찾아 태평양을 건너갔다.중매쟁이 말대로,열대의 낙원 하와이에는 나무에 돈이 주렁주렁 달려있었을까? SBS 미국 이민 100년 특별기획 ‘Picture bride-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들’(20일 낮12시10분)은 1세기전 사진 한 장만을 들고 하와이로 시집간 ‘사진신부’들의 삶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미국이민 100년사를 되짚어 본다. 어려운 살림 탓에,나은 교육을 받고 싶어서,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각각의 이유를 가진 어린 조선처녀들은 하와이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손에는 남편감의 사진만을 달랑 쥔 채. 그러나 그곳에서 어린 신부를 맞이한 것은,사진보다 훨씬 늙은 한인 노동자와 숨막히는 더위,허리가 휠 정도의 중노동이었다.어떤 처녀는 혹독한 현실에 절망하고 어떤 이는 반항했지만 대다수는 자신의 운명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1910년부터 24년까지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는 500명에 달한다.1903년 공식시작된 하와이 이민의 역사는 사진신부들이 만들어낸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들은 어려운 형편에서도 푼돈을 모아 장학금을 만들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다.하와이 한인들의 성공적인 교육활동과 독립운동 중심에는 언제나 한국여성들의 눈물과 땀이 있었다.그러나 이 역사의 ‘뿌리’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주인공들은 세상을 떠났다. SBS ‘Picture bride…’제작진은 10년전 촬영한 사진신부 할머니들의 인터뷰를 최초로 공개한다.아버지보다 늙은 남편과의 첫날밤,재혼·삼혼을 거듭한 할머니의 인생담,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던 당시의 각종 에피소드 등 오늘날 하와이 한인사회의 번영을 이루어낸 한국의 위대한 어머니들의 생생한 눈물과 웃음을 느껴보자. 아울러 하와이에서 멋지게 살아가는 이민2세들의 현재를 만들어낸 1세대에 대한 기억을 통해,한국에 있는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되새기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열린세상] ‘그리고 삶은 계속되고’

    어느새 9월이다.아직 늦더위가 남아 심술궂게 우리네 고단한 삶을 지치게 하지만,문득 산쪽을 바라보면 은근하지만 색깔이 달라진 것이 언뜻 느껴질만큼 절기로는 가을이다. 이번에 유난히 가을이 반가운 것은 무엇보다도 지난 여름이 너무도 힘들었던 때문일 것이다.아닌게 아니라 지난 8월은 잔인하기까지 했다.장마 지난뒤 한참 만에 찾아온 큰비며 무서운 바람 탓에 가뜩이나 헝클어진 우리 살림은 결딴이 날 뻔했다.세상이 뒤집히고 땅이 무너지는 것 같은 자연의 힘 앞에 사람은 얼마나 작은가.해마다 이어지는,아니 해를 거듭할수록 더 심해지는 자연재해를 흔히 ‘천재(天災)’라고 한다.그러면서도 거듭 제대로 대비를 하지 못해 더 큰 피해를 당하곤 하면서 ‘인재(人災)’라고 책임을 질 사람들에게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대체 이것이 자연재해이기만 하고,몇몇 양심 없는 사람들의 실수이기만 한가.이런 엄청난 재앙은 결국 ‘사회적 재난’이다.우리가 사회의 조직과 운영을 잘못한 탓에,그러니까 더불어 사는 살림을 잘못 살아 일어난 일이다. 이를테면 한때 우리 삶터에는 온갖 대형사고들이 이어졌다.다리는 끊어지고,가스는 터지고,건물은 무너졌다.그때 누군가 “무너지는 것은 다리만이 아니다.”라고 했지만,그 모두가 우리 더불어 사는 살림방식이 너무 헤프고,여물지 못해 일어난 일이었다.그러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번엔 아이들이 캠프 갔다가 불타 죽고,호프집에서 또는 학원에서 불타 죽었다. 그토록 ‘내’ 자식은 눈멀도록 끼고 돌면서 정작 ‘우리’자식은 보살피고 돌보지 않은,또 한 번의 서툰 살림이 낳은 참담한 결과였다.생각해 보라.어떤 부모가 자식 학교 가다 죽든 말든 나 몰라라 하겠는가.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살림을 엉망으로 살았다.산도 함부로 깎아내고,길도 마구잡이로 내었다.그러더니 이번엔 살림밑천까지 거덜나게 당했다.이제라도 망가지고 부서진 살림을 꼼꼼하게 그리고 단단히 되살려야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불어사는 살림 자체를 짚어보고 되돌아 봐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허황하게 좇았던 그 ‘더 크게,더 많이,더 빨리’라는 헛된 꿈에서 깨어야 한다.세계화하겠다고 우물 안에서 벗어나려고 기를 써서 세상 밖으로 나온 개구리는 눈에 보이는 다른 큰 짐승들처럼 몸집이라도 불려보겠다고 배에 헛바람 잔뜩 집어넣다가 배가 터져 죽게 생겼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우리네 살림 건사하고 추스르면서 더불어 사는 살림의 가장 바탕이 되는 생각부터 다시 하자.그렇다고 그것이 그렇게 어렵고 복잡한 것도 아니다.요컨대 더불어 사는 살림은 무엇보다도 먼저 사람 대접하고 사람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이 모든 재앙은 바로 그런 사람 대접과 생각이 모자라 생긴 일이다.한편으로는 이렇게 우리네 살이 방식에 대해 잘 생각해보고,제대로 여물고 반듯한 살림살이로 바꾸어 가도록 서로 힘 북돋우고,애써야 하지만 다른 한편 그것조차 서두르고 악을 쓰며 하지는 말자. 우린 언제나 큰 일을 당하고 나면 듣기에도 낯뜨거울 만큼 상투적이고 구태의연한 구호를 내걸고,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로 이를 악물고,어깨에 힘을 주며,눈을 부라리며 나서려 든다.바로 그런 탓에 얼마 지나지 않아 맥은 풀리고,힘도 빠져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가곤 하는 것이다. 이름난 이란의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중에 ‘그리고 삶은 계속되고’라는 것이 있다.대지진이라는 참사를 당하고 한 어린이를 찾아 헤매는 내용의 잔잔한,그러나 아주 빼어난 영화다. 바로 그 제목처럼 ‘그리고 삶은 계속되고’하는 매무새를 가져야 한다.우리는 이럴 때면 흔히 ‘그래도,삶은 계속되고’하는 억지춘향의 자세로 스스로와 남을 다그친다.이제는 그저 첫 마음,첫 뜻으로,아니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른 마음,곧 평심으로 ‘그리고 삶은 계속되고’,우리네 시작도 그렇게 비롯되는 자연스러움을 가질 필요가 있다.그래야만 더는,다시는 올해 여름과 같은 끔찍한 일을 당하지도,또 당하더라도 이처럼 아프지도 않을 것이다. 정유성 서강대 교수
  • 특별기고/ APEC 재무장관회의를 다녀와서 -남북관계 진전·경협확대에 높은 관심

    지난 5∼6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개최된 제9차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했다.로스카보스는 멕시코의 태평양 연안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휴양도시로 로스앤젤레스에서 해안선을 따라 약 1,000㎞ 남쪽에 위치해 있다.로스카보스 (Los Cabos)란 영어로 직역하면 ‘The Ends’,우리말로 옮기자면 ‘땅끝 마을’에 해당된다고 한다. 로스카보스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그 일대에는 제대로 자란 나무도 거의 없이 사막을 연상시키는 황량한 모습이었다.비행기가 착륙한 곳은 국제공항이라고 하지만 간이공항 수준이었고 주최측에서 각국 수석대표에게 제공한 의전차량도 지프형 승합차였다.과연 이런 곳에서 21개국의 재무장관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와 오는 10월 26∼27일의 APEC 정상회의가 제대로 개최될 수 있을 지 솔직히 염려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회의가 시작되자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회원국 재무장관과 국제금융기구 대표들은 무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본회의에서는 물론,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가릴 것 없이 공식,비공식 개별 면담을 가졌다.세계경제 동향과 정책대응 방안,테러자금과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국제협조,현재 진행중인 금융·재정개혁의 효율적인 추진 방향에 대해 열띤 토의를 벌인 끝에 성공적으로 회의를 마칠 수 있었다. IMF 등 국제금융기구 대표들과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의 동향과 관련해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미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고 그동안 추진된 경기 부양책 등을 감안할 때 속도는 느리지만 경기회복이 진행중이라는 낙관론을 피력했다.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다른 대표들은 아직도 미국 금융시장 불안,정보기술(IT) 산업의 회복지연,중남미경제 불안,유가급등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 요인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필자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축소하고 경제회복을 가속화시키기 위한 정책대안으로 회계제도개선 등 미국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일본,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노력,신흥시장국 및개도국들의 내수기반 확충,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크게 높아진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세계은행과 ADB(아시아개발은행) 대표들은 우리나라가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지난해 세계경제 동반침체에 유연하게 대처하였다고 평가했다.이렇게 된 데는 무엇보다 확고한 정치적 리더십의 영향이 컸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했다. 재무장관들은 또 우리나라의 금융,기업 구조조정 외에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 구상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남북관계의 진전과 경협 확대에 대해서도 동북아 경제발전 차원에서 관심을 보였다.오닐 장관은 최근의 북한 태도 변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고,필자는 남북철도 연결공사의 착공일자를 오는 18일로 구체적으로 확정했고 개성공단 연내 착공을 위한 법 제정을 약속했으며 후속 3차 경협추진위원회 회의 일정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그리고 향후 북한과 미국의 대화진전의 필요성과 북한의 국제금융기구가입에서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내려본 로스카보스의 황량한 언덕들은 이제 상당히 익숙해 보였다.APEC 회원국들의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인상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무더운 날씨 속에서 보낸 피곤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의가 보람찬 것이라 스스로 평가했기 때문이다.이제 세계가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음을 ‘땅끝 마을’에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한국 경제가 헤쳐 나가야할 수 많은 도전과 세계인의 시선을 생각하니 피곤한 귀로지만 제대로 눈을 붙이기 어려웠다. 전윤철 부총리겸 재경부장관
  • ‘수해복구’ 소매걷은 스포츠 스타들

    “태풍과 집중호우로 고통받는 수재민들을 돕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스포츠 스타들이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 국가대표 운동선수와 체육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함께하는 사람들’ 회원 100여명은 6일 수해복구가 한창인 충북 영동군 황간·매곡면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이 자리에는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씨와 전이경·서향순·장윤창·여홍철씨 등 스포츠 스타 10여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수해가 극심한 황간면에서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무더위와 싸우며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는 수재민 500여명에게 건넸다.또 오후 들어 매곡면 노천리를 찾아 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농작물 복구와 이불 및 옷가지 세탁작업도 도왔다.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리스트 황영조(33)씨는 “수해현장을 직접 둘러보니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정도”라며 “수재민들이 재기하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말했다.또 이 지역 출신으로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전이경(27)씨는 “오랜만에 찾은 고향 모습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져 가슴 아프다.”며 “수재민들이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동 이천열기자 sky@
  • 고양이 처리를 부탁해요…””들고양이 없애달라”” 민원쇄도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주인없는 고양이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들고양이를 소탕해 달라고 대책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봇물을 이루는 탓이다.이같은 요구는 구청 홈페이지 게시판과 민원부서 전화를 통해 하루 2∼3건씩올라오고 있다. 동대문구 답십리의 한 주민은 최근 구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글을 올려“고양이들이 배설물을 곳곳에 쏟아놓을 뿐 아니라 쓰레기봉투를 파헤쳐 악취가 진동하는 것은 물론 주변에 벌레가 들끓는다.”면서 퇴치해 달라고 했다.용산구에 사는 김모(여)씨도 “동네에 고양이가 많아 해가 지면 바깥 출입조차 겁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면 자지러지게 울어 가뜩이나 늦더위에 시달리는 판에 잠 못 들어 짜증나니 꼭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고양이 소탕은 간단치가 않다.지역경제과,산업위생과 등 담당 부서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먹이가 되는 음식찌꺼기를 없애려면 쓰레기봉투를 수시로 수거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종일 지키고 있을 수는 없는 일.최근 동물보호 단체들의 감시가 심해져 총기 사용이나 약제 살포 등으로 ‘씨를 말리는’ 일은 엄두를 못내고 포획조차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이에 따라 구마다 ‘24시간 감시체계’를 마련하는 등 갖가지 소탕 작전을 펼치고 있다.동대문구는 떠돌아 다니는 유기동물 관리를 민간 수의사에게 위탁하는 공수의(公獸醫)제도를 시행중이다.영등포·용산·서초를 비롯한 몇몇 구는 사단법인 동물구조관리협회에 위탁했다.은평·도봉·성북구 등은 고성능 덫을 준비,필요한 주민에게 임대해주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소리축제와 ‘행복한 고민’

    어디로 갈거나? 안숙선의 ‘득음의 경지’를 엿보기 위해 전통문화센터로 갈거나,필리핀 최고 합창단의 환상적인 화음에 취하기 위해 전동성당으로 갈거나? 가야금 명인의 연주를 보고 싶다는 딸아이를 따라 갈거나,체코의 비발디 체임버를 고집하는 아내를 따라 갈거나? 기승 부리는 늦더위에도 불구하고 한참 이런 ‘행복한 고민’에 사로잡혀 있었다.새롭게 단장한 전주세계소리축제 덕분이다.잡다한 프로그램을 잡화상 식으로 늘어놓은 작년의 시행착오,그 엄청난 예산낭비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소리축제이니 만큼 판소리를 중심에 세운 것이나,이를 근거로 세계의 ‘목소리 음악’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구성이 우선 듬직하다.판소리의 진수를 음미할 수 있는 집중기획과 ‘세계의 합창’기획도 축제의 당위성을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거기에 ‘미지의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의 민속음악을 소개한 것과 명상음악이라는,축제거리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메뉴로 일정한 애호가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려 한 것에서는 예지를 겸한배려의 정성마저 엿볼수 있다.이러한 정신은 어린이나 청소년,그리고 장애우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에서도 확인된다. 더욱 반가운 것은 소리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소리문화의 전당’과,전통문화의 중심지로 새롭게 떠오르는 ‘전통문화특구’가 축제의 두 축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번잡함이 한결 줄었다는 점이다. 하나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우선 무더위와 태풍이 도사린 8월 말을 축제시기로 택한 점이다.그 많은 야외공연을 준비하면서 뙤약볕이나 우천을 감안하지 않다니….게다가 이 시기는 개강과 맞물려 있어 대학생들이 축제에 참여할 마음의 여유를 갖기 어렵다.우리문화의 세계화를 외치면서 정작 젊은이들은 도외시하겠다는 것인가? 또 하나 ‘업혀가기’프로그램의 비중이 너무 높은 것도 섭섭하다.이번 축제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많지 않다는 것은 분명 그 명분을 크게 손상하는 일이다. ‘우리의 소리’가 빠져버린 전야제를 비롯한 대규모 야외공연의 연출이 치밀하지 못한 점도 안타까운 일이다.2002명의 대규모 합창단에 붉은 옷을입힘으로써 본의 아니게 나머지 관객들을 소외시킨 점,공연시간이 너무 늘어져 많은 관객이 빠져나간 후에야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진행된 점 등도 좀더 세심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제행사를 표방하면서 통역을 위한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조직위부분 단위들의 협조가 유기적이지 못한 점 등도 하루 속히 극복해야할 과제라 할 것이다. 그러나 어찌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랄 것인가? 방향과 정체성을 바로 잡았다면 이러한 점들은 경험의 축적을 통해 점차 해결해 나갈 수 있다.두살배기 어린이에게 달리기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비판에 앞서 애정 어린 관심과 참여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행복한 고민’에 빠질 내년 가을이 벌써 기다려진다. 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 새달 전반까지 더위·비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예년보다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9월 전반에 일시적인 무더위가 나타나고 한 두차례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기상청은 27일 올 가을 계절예보를 통해 “9월 전반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불안정한 대기상태가 계속되다 9월 후반에나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나타나겠다.”고 내다봤다.엘니뇨는 1997,98년처럼 대형으로 발달하지는 않겠으나 약한 상태로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올해 태풍은 평년(14.1개)과 비슷한 15개가 발생,이중 3개(평년 2.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으며 9월에 1개 정도가 더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7일 서울에 지역별로 30∼120㎜의 심한 편차를 보이며 내린 폭우는 28일 점차 개겠다.27일 서울 서초·광진 126.5㎜,강남 120㎜,강동 114㎜의 비가 내렸으며 경기도 사능 150.5㎜,구리 123㎜,동두천 71.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윤창수기자 geo@
  • 한반도 기상이변 왜 오나/ 온난화로 생긴 中대륙 고온기단탓

    최근 몇년간 한반도에는 장마기간에 비가 거의 오지 않다가 장마가 끝난 뒤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2차 장마’현상이 뚜렷하다.올해에는 장마기간 강수량의 1.6배가 넘는 비가 ‘2차 장마’기간에 쏟아졌다.‘가을 장마’라고도 불리는 ‘2차 장마’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발생한다는 분석이다.일부 기상학자는 ‘장마 이후 호우’ 현상이 자주 발생하자 아예 ‘장마’라는 용어 대신 ‘여름 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을장마 원인과 대책 ◆2차 장마 원인- 기상청은 98년 이후 강화되고 있는 ‘2차 장마’현상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중국 내륙지역의 지면온도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7월 이후 지면이 가열되면서 몽골을 중심으로 중국 북부내륙 지역에 형성된 상층 고압대가 기류의 동서 이동을 억제하고 남북간 열교환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 고압대는 남쪽의 더운 공기를 북쪽으로 옮기고,북쪽의 차가운 공기를 고기압의 동쪽에 위치한 동아시아 지역으로 강하게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중국 내륙의 고온경향이 지속되면서 장마기간에는 중국에서 접근하는 따뜻하고 건조한 대륙 기단의 영향으로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인다. 그러나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으로 수증기의 양이 늘어나는 7월 하순 이후에는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와 우리나라 부근의 기층이 불안정해지면서 국지성 호우가 자주 내린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장마 뒤 호우가 발생하는 여름철 기후 형태가 앞으로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피해와 여파-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장기간의 호우로 16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8172억 35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계속되는 비로 전국 대부분의 유명 피서지는 ‘개점 휴업’상태였고,일사량 부족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빙과 등 여름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도 울상이었다.하지만 비 때문에 외출을 삼가는 시민들로 백화점 매출액은 다소 줄어든 반면 홈쇼핑 업체나 습기제거제 등 장마 관련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렸다. ◆2차 장마 대책-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의 최인영(63) 부대표는 “건축할 때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와 함께 재난영향평가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습침수지역에서 건축을 하거나 신도시를 개발할 때는 우선 재해방지시설부터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서울 영등포구 목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배수펌프시설을 제대로 갖추게 돼 수해가 사라졌다.”면서“개인이 배수시설을 다 갖출 수는 없으므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말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쉽사리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취약지역을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재해위험구역으로 지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재해위험구역은 전국적으로 경기도 시흥 1곳에 지나지 않는다.재해위험구역에서는 지하에 건축을 할 수 없고,벽돌 대신 반드시 콘크리트를 사용해야 하는데 지역주민들이 이러한 건축물 규제에 심하게 반발하기 때문이다. ◆업계 동향- 산업계는 8월 들어 무더위 대신 집중 호우가 계속되자 가을 신상품을 앞당겨 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LG패션측은 “최근 들어 8월초 가을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분위기를 파악한 뒤 8월 중순부터 물량을 집중적으로 풀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신제품 출하시기가 더욱 빨라졌다.”고 밝혔다. 빙과업체는 여름철 기온이 예년보다 내려가면서 시원한 청량제품보다 유지방이 많은 맛 위주의 고급 아이스크림을 예년보다 일찍 내놓고 있다. 기업들은 기상이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지만,장기 기상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청은 “일기예보의 예측기간이 일주일 이상 늘어나면 실제와 상당히 달라지며,2주일 이상 내다보는 날씨 예상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상청 예보관실의 이우진 박사는 “기상이변 시대에는 예보의 불확실성을 정량적으로 산정하고 이를 활용하는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수기자 geo@ ■지구촌 곳곳 기상재해/ 中 三峽댐 건설 기상이변 부추겨 과거 20년동안 엘니뇨다 라니냐다말들은 많았지만 올 여름만큼 기상이변이 집중적으로 지구촌을 할퀴고 상처를 낸 적은 일찍이 없었다. 2주일 이상 계속 퍼부은 호우로 다뉴브강과 엘베강이 범람,프라하와 드레스덴 등 중세 문화유적을 간직한 도시들이 잇따라 침수됐고 화학공장의 침수로 독성물질 오염 우려가 유럽에 만연돼 있다. 4개국 정상과 유럽연합 집행위가 힘을 합쳐 홍수방지 기금 창설을 논의할 정도로 이번 홍수는 유럽 대륙에 충격을 던졌다. 싼샤(三峽)댐 건설로 양쯔강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던 중국 당국의 원대한 계획은 오히려 기상이변을 재촉해 중국 2대 담수호인 둥팅(洞庭)호의 범람 위기로 후베이(湖北)성과 후난(湖南)성 주민 수천만명이 피난 짐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네팔 역시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피해를 입어 동남아시아에서만 이달들어 1000명 가까이 희생됐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에는 가뭄으로 200만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했다. BBC방송은 최근 남아시아에 폭우와 가뭄 등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시아의 갈색구름’때문이라고 보도했다.갖가지 오염물질이 뒤섞여 있는 이 구름은 목재나 가축 배설물을 사용하는 난방,산불,매연 등에 의해 생긴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보고 있다.사하라 사막 이남 남아프리카 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350만명이 굶주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있다. 올 초 모스크바에는 때아닌 겨울비가 내렸고 서남부 흑해 연안에는 홍수와 해일이 덮쳐 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남반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칠레는 이달 초 엄청난 한파와 폭설로 인해 도로가 끊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같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향후 100년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1.5∼6도 상승,해수면은 지금보다 14∼80㎝ 올라갈 것으로 우려했다. 임병선기자 bsnim@ ■권원태 기상청 기후연구실장/ “온실가스등 감축 온난화 방지해야” “내년 여름에도 비가 많이 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하지만 앞으로 10년 뒤평균 기온이 오를 것은 확실합니다.” 기상청에서 여성 ‘장마 박사’로 통하는 권원태(47·사진) 기후연구실장은 최근 몇년간의 날씨 경향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연구하고 있는 권 실장은 “앞으로 수년동안 강수량 추이는 기후 예측 모델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같은 기후예측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근 세계적인 기상재해와 이에 따른 피해의 주범으로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가 지목되는 것만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50∼60년대에는 열흘씩 계속 비가 오는 전형적인 장마날씨가 뚜렷해 빨래를 말리기 힘들 정도였는데 요즘 장마기간에는 비가 예전처럼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와 엘니뇨간 상관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페루 앞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은 16세기부터 발생한 자연 현상인 반면 지구온난화는 인간에 의한 대기오염 등이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권 실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이에 따른 기상이변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루에서는 엘니뇨가 발생해 비가 많이 오자 건조한 날씨에서 자라는 목화 대신 밭벼를 심어 농작물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간 회의(IPCC)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농도가 높아지면 집중호우가 잦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기후변화협약의 실천지침인 교토의정서가 곧 정식으로 발효되면 우리나라도 적극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할 의무가 없지만,기업들은 ‘선진형 온실가스 감축경영’으로 전환하는 등 미리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창수기자
  • 축제속으로/ 춘천 막국수축제-영천 포도축제

    막판 더위가 여름의 끝자락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미각을 돋우는 지역 축제가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강원도 별미의 대명사인 ‘막국수 축제’가 춘천에서 열리고 혀끝을 자극하는 포도축제가 본고장 영천에서 펼쳐져 관광객을 유혹한다. ■춘천 막국수축제/ 별미와 볼거리 ‘즐거움 두배' “담백하고 토속적인 막국수의 진미를 춘천에서 경험하세요.” ‘메밀과 막국수의 고장’ 강원도 춘천에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향토 먹거리 큰 잔치인 제7회 ‘막국수 축제’가 열려 관광객의 미각을 한껏 돋운다. 밭이 많은 강원도에서는 예부터 메밀을 구황작물로 가꾸어 왔다.그러나 생활 수준 향상과 함께 막국수가 별미로 각광받으면서 이 축제도 지역 최대 향토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요즘 들어 메밀의 주성분 가운데 인체의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주는 루틴이 다량 함유돼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인병 예방을 위한 건강식품으로 막국수가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고혈압 환자들이 즐겨 먹기에는 제격이다. 춘천막국수축제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춘천시 삼천동 수변공원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행사기간동안 막국수업소 20곳과 닭갈비업소 5곳 등 25개 업소가 참가해 춘천이 간직하고 있는 향토 맛의 진수를 과시하게 된다. 축제에 참가하는 막국수업소들은 향토막국수협의회에서 최종 선정해 참여하게 된다. 이 기간동안 매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동안 나무틀을 눌러 막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는 ‘전통막국수 재연’행사도 선보인다.펄펄 끓는 무쇠솥위에 막국수 틀을 올려 놓고 적당히 반죽한 메밀가루를 눌러 내리는 정취는 옛 조상들의 멋과 맛이 함께 묻어나기에 충분하다. 행사장 인근 의암호수내의 붕어섬 5만여평에는 메밀꽃밭을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달 중순쯤 파종한 메밀이 행사기간과 때를 같이해 ‘소금을 뿌린 듯’하얀꽃을 피웠다.관광객들에게는 메밀밭의 또다른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넓은 섬위에 핀 메밀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촬영 장소도 만들어진다.행사기간동안 행사장과 붕어섬을 오가는 배가수시로 운행된다. 행사에 참가한 업소를 대상으로 막국수를 품평해 ‘명가’(名家)도 선정한다.대학의 식품조리 관련 교수 5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행사 전부터 일일이 참가 업소를 사전 탐방하고 현장에서 맛을 평가해 해마다 1∼2개 업소씩을 명가로 뽑는다.명가로 선정된 업소는 춘천시로부터 명가패를 받아 맛을 검증받았다는 인정과 함께 홍보에도 이용할 수 있다.부대행사로는 막국수 빨리먹기 대회와 막국수 가요제가 열려 막국수의 진미를 맛보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밖에 행사장 인근에는 농산물 전시판매,메밀음식 전시회,음식경연대회,재래농기구전시,무대공연 등이 줄지어 펼쳐진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백일장과 사생대회,막국수 먹기대회,청소년 한마당축제 가요댄싱경연대회,막국수 가요제,제기차기,팔씨름,줄다리기,어린이 디스코 즉석게임 등도 마련돼 흥미를 배가시킨다.(033)250-3378.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영천 포도축제/ 새콤달콤 포도밭 유혹 “포도의 고장 영천에서 연인이나가족끼리 상큼한 추억을 맛보세요.” 올해로 다섯 돌을 맞는 ‘영천 포도축제’가 오는 31일과 새달 1일 이틀간 경북 영천시 농산물도매시장 앞 금호강 둔치에서 열려 관광객의 미각을 돋우게 된다. ‘온누리의 포도향을 그대에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축제에서는 포도를 테마로 한 체험·공연·전시회 등 40여종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 축제는 전국 최대의 포도 주산지이며 청정지역인 영천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판촉 활동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에도 한몫하게 된다. 축제는 31일 오전 10시 주무대인 금호강 둔치에서 사물놀이와 에어로빅,스포츠댄스 등 활기찬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포도주 만들기 시연과 함께 포도 기네스 경기,포도아가씨 선발대회,국악인과의 만남,달집 태우기 등의 행사가 줄을 이어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한다. 특히 포도아가씨 선발대회에는 20명의 미녀들이 참가해 아름다움을 한껏 과시하고 선발되면 영천 포도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인기가수 전미경도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9월1일에는 포도사랑 달리기대회(6㎞)를 비롯해 민속놀이 시연과 포도투어청소년 어울마당,시민노래자랑 등이 열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관광객 등 참가자들을 위해 축제기간동안 포도즙과 포도 송편,포도 케이크등 포도를 재료로 한 20여종의 포도요리 무료시식회가 마련돼 미각을 자극한다. 이와 함께 전통공예인 신라토기 및 목공예 시연,천연염색·짚풀공예 체험대회,농촌풍경 사진전 등이 부대 행사로 준비된다.여기에 양봉(養蜂) 전문가가 벌침을 이용해 참가자의 팔 등에 봉침을 놓아주는 행사도 마련돼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다. 박진규(朴進圭) 영천시장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꿀맛 같은 영천 포도의 진미와 향에 푹 빠져보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참여를 당부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신비한 우주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보현산 국립천문대와 포은 정몽주 선생을 모신 임고서원,천년 사찰인 거조암 등이 있어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선사하게 된다.(054)330-6270. 영천 김상화기자 shkim@
  • [굄돌] 에어컨,삶의 불길한 코드

    더위가 한풀 꺾이더니 금세 밤공기가 서늘해졌다.여름내 광고시장을 달구던 에어컨 광고도 시들해질 때가 되었다.에어컨이 흔해졌다.집집마다 TV가 들어앉게 된 것이 불과 이삼십년이나 될까.기술의 속도에 가속이 붙는 만큼 가전제품의 수요와 공급 역시 엄청난 가속도 위에 있다.끊임없이 쏟아지는 신형제품을 소비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원시인’의 꼬리표가 붙기 십상이다.구닥다리 꼬리표를 다는 건 둘째 치고라도,일년이 무섭게 업그레이드되는 품목들을 적극적으로 소비하지 않으면 사회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숨찬 대열에 최근엔 에어컨까지 한 몫 거들고 있다. 불과 몇년 사이에 도시생활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에어컨은 내게 불길한 문화적 코드의 하나로 읽힌다.에어컨을 포함한 많은 가전제품들은 생활의 편리와 쾌적함을 위해 소비된다.하지만 시간을 절약해주는 편리한 가전제품의 사용으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시간들이 진정 풍요로워졌는지,우리의 생활공간이 진정 쾌적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회의적이다. 한여름 도심을 걷다가 뜨거운 바람을 내뿜는 에어컨 송풍구를 지나칠 때면 종종 ‘에어컨’이라는 양식을 빌린 현대적 삶의 이기적 폭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공공장소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가정집 베란다에 설치된 무수한 에어컨 송풍구들은 가족 단위로 미분된 두터운 성곽의 파수병을 떠올리게 한다. 에어컨 광고에 흔히 등장하는 카피처럼 내 아이만은,내 가족만은,이라는 이기주의의 무의식적 표지로 읽히기도 한다.‘자신들의 공간’을 서늘하게 식히기 위해 도심 전체의 공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는 삶의 방식에 우리는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프레온가스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전력난 등의 심각한 문제들은 일단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옛사람들처럼 부채와 죽부인과 탁족으로 더위를 식힐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진정으로 쾌적한 모두의 삶을 위한 ‘반성적 소비’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김선우 시인
  • [CLEAN 3D] 불량률 ‘뚝’… 생산성 ‘쑥’

    대한매일과 한국산업안전공단이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클린3D’사업이 산업현장에서 탄탄한 뿌리를 내리며 호응을 얻고 있다.클린3D는 종업원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작업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작업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구인난도 해소하고 있는 사업장을 찾아 클린3D의 효과를 살펴본다. ●호성공업사= 인천시 부평구 청천공단에 있는 호성공업사는 형광등에 들어가는 안정기의 케이스를 만드는 전형적인 중소기업이다. 청천공단에 입주해 있는 500여개 공장은 대부분 열처리,염색,프레스작업 등을 하는 3D 사업장이다.그러나 호성공업사는 깨끗한 작업환경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한껏 사고 있다. 호성공업사도 올 봄까지만 해도 3D 사업장이었다.공장은 지저분했고,프레스기계는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지붕은 슬레이트로 돼 있어서 여름엔 찜통더위와 싸워야 했고 겨울엔 삭풍이 불어닥쳤다. 최한영(44) 사장은 올해 초 직원들을 위해 작업환경을 개선키로 마음먹었다. 최 사장은 지난 5월 산업안전공단 문을 두드렸다.공단에서 기술지도원이 찾아와 공장의 안전시설을 하나하나 진단한 뒤 곧바로 공사에 착수했다.우선 슬레이트 지붕 아래에 두께 70㎜의 스티로폼 단열재를 대고 천장 공사를 시공했다. 또 10대의 프레스 중 1대를 새것으로 교환했다.무거운 제품을 들어올릴 수 있는 소형 지게차도 도입했다. 각 프레스에는 광전자 안전장치를 설치,손가락 절단 등의 사고를 원천적으로 막았다.바닥은 에폭시 도장으로 시공,청결함을 유지토록 했다.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작업대와 의자를 도입,근골격계 질환을 막았다.직원들에게 안전화와 귀마개도 지급했다. 이렇게 클린3D 개선에 들어간 비용은 3400만원.이 중에서 공단으로부터 230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받았고,나머지 1100만원은 장기 저리로 융자받았다. 직원들은 천장 단열재 시공으로 올 여름에는 더운 줄 모르고 보내고 있다.덕분에 생산성이 10% 정도 향상됐다.불량률도 1%에서 0.5%로 뚝 떨어졌다.수주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공장에서 7년 동안 근무한 생산과장 이병철(34)씨는 “프레스 작업을 안전하게 할 수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입사 7개월째인 박명자(57·여)씨는 “공장일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매우 안전해졌다.”면서 “직원들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우성산업= 인천시 남동구 신원모방공단에 있는 우성산업은 자동차의 사이드 브레이크 레버를 만들고 있다. 공장부지 150평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사무실도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이다.작업 공정이 대부분 프레스 작업이기 때문에 공장엔 산업재해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작업환경만큼은 주위 공장들의 시샘을 한꺼번에 받을 정도로 깨끗하다. 우성산업 권오택(39) 사장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산업안전공단의 클린3D사업에 대한 정보를 듣고 공장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클린3D 사업에 들어간 돈은 총 9100만원.1억원에 가까운 큰 돈을 들인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지난 98년 창업 이래 프레스 안전사고가 3차례나 있었기 때문이다.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지 않으면 사고는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에 산업안전공단측과 협의,위험요소를 개선했다. 구조적으로 안전장치를 부착할 수 없는 구형 프레스를 내다버리고 신형으로 구입했다.프레스마다 광전자식 방호안전장치를 설치했다.이 장치는 작업자의 손이 프레스 밑에 들어가면 작동이 자동으로 멈추게 만든다.또 바닥을 우레탄 소재로 시공했으며,지게차 및 작업자 이동통로와 작업공간을 구분해 안전통로선을 확보했다. 내년 3월 출국할 예정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 잠시(35)는 “출국을 앞두고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으나 프레스에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난 뒤 그런 걱정이 싹 가셨다.”고 좋아했다. 공장장 전영술(47)씨도 “인근에 있는 30개 공장 중에서 작업환경이 가장 좋아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호성공업사 최한영 사장 “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엄청난 이익을 본 셈입니다.” 호성공업사 최한영 사장은 클린 사업장 설치로 생산성 향상,불량률 감소,구인난 해소 등에 있어서 큰 이득을 보았다고 자랑했다.그러나 의외로 클린3D사업이 홍보가 부족하다며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체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클린3D 사업에 대한 예산도 많이 확보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중소기업체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최 사장은 “클린3D 사업장 설치 이후 인력난 해소와 수주 향상 등 눈에 띄게 경영환경이 개선됐다.”며 중소기업체 사장들이 작업환경 개선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소 산업안전공단에 자주 들러 홍보물 등을 살펴보고 안전장비 등에 관심을 기울여온 최 사장은 그 덕에 남보다 빨리 클린3D 사업장을 설치할 수 있었다. 그는 “그동안 작업환경이 좋지 않아 직원들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면서 “중소기업체의 인력난을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산업기반은 머지않아 뿌리째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용수기자 ■우성산업 권오택 사장 “제 자신도 프레스 공장에서 일하다 다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성산업 권오택 사장은 누구 못지않게 안전의식이 강하다.자신이 공장 생활을 할 때 프레스 작업을 하다 다친 적이 있기 때문에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데 큰 관심을 쏟고 있다. 81년 고교를 졸업한 뒤 가정형편이 어려워 인천에서 공장생활을 시작한 권사장은 근근이 모은 돈으로 지난 98년 공장을 차렸다. 그러나 창업 이후 만 4년도 안돼 직원들 손가락 절단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다.결국 권 사장은 프레스에 안전장치를 달기로 결정했다. “클린3D 사업으로 사고 위험이 사라졌습니다.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20%증가한 1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 같습니다.” 권 사장은 인근 지역에 있는 25개 공장 중에서 가장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고 있다.권 사장은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것을보면 기쁘다.”면서 “모든 중소기업체가 클린3D 사업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 독자의 소리/ 지도자, 책임감·도덕성 갖춰야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그야말로 ‘너 죽고 나 사는’ 문제가 됐다. 병역비리 의혹에 대처하는 한나라당·민주당의 입장은 필사적이다.의혹이 제대로 규명될 경우 둘중 한 쪽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총리서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인사 청문회에서 보듯이 국민들은 지도자들이 최소한 구성원인 보통사람들 수준만큼의 도덕성이라도 가지고 있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의무보다는 권리에만 익숙해져 있는 수준 미달의 책임감과 도덕성을 가지고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는 자는 국민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 의혹이 명쾌하게 규명돼 더위에 지친 국민들의 짜증을 시원하게 풀어줬으면 한다. 최재경[광주 광산구 선동]
  • 백화점·할인점 가을판촉 본격화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기다렸다는 듯 가을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무더위와 장마로 매출이 부진했던 잡화류·의류 매장은 가을 고객을맞을 준비에 매우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25일까지 서울 본점·잠실점·청량리점·영등포점·안양점 등 6곳에서 가을 상품 기획전을 펼친다.본점에서는 ‘박홍근 침구 특집전’을비롯한 침구류 판매행사를,잠실점에서는 ‘캐주얼,아동복 가을 특집전’을연다.청량리점은 ‘패션잡화 가을 인기 상품 초특가전’을,영등포점은 금강‘구두·핸드백 균일가전’을 마련해 가을 상품들을 선보인다.이밖에 안양점은 ‘영캐주얼,숙녀정장 가을 상품 판매전’으로 고객몰이에 나선다. 뉴코아 서울 강남점은 그동안 이미지 관리를 위해 할인행사를 자제해온 ‘수입명품 고정고객 초대전’을 연다.수입명품을 30∼60% 싼 값에 판매한다.할인율은 버버리 20∼60%,페르가모·에트로 20∼50%,셀린느·구찌·프라다·펜디 20∼30%이다.뉴코아는 특히 3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영국에서 들여온 존스톤울 100% 머플러를,7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존스톤 캐시미어 100% 머플러를 각각 증정한다. 전광삼기자 hisam@
  • 축제속으로/ 무주 반딧불이 축제-울릉 오징어 축제

    무더위와 폭우로 인한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내고 재충전할 수 있는 지역 축제가 눈길을 끈다.환경친화적인 도시 전북 무주에서는 아련한 동심을 일깨울 ‘반딧불이 축제’가 다채롭게 선보이고 신비의 섬 울릉도에서는 주산물인 오징어를 주제로 축제가 마련돼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반딧불이 유혹 추억 만들기 ‘생명존중의 땅 무주에서 아련한 동심을 되살리고 새로운 추억도 만드세요.’ 올해로 여섯 돌을 맞는 ‘무주 반딧불 축제’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전북 무주군 무주읍 남대천과 예체문화관 일원에서 열려 관광객을 유혹한다. ‘자연주의가 좋다,반딧불이와 함께’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축제는 하늘·땅·물·사랑·자연 등 5개 테마로 구성돼 공연과 체험,모험 등 70여가지의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다른 지역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이벤트로 축제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첫날 ‘하늘의 날’에는 천연기념물 어름치 방류와 반딧불이 자연학교 입교식,반딧불 되살리기 촛불 시가행진 등이 이어지며 화려한 개막을 알린다.둘째날 ‘땅의 날’에는 반디컵 전국 어린이축구대회 예선전과 전국 환경종합예술대전,반딧불 가요제,고운 노래 발표회가 열려 흥을 돋운다. 셋째날 ‘물의 날’에는 환경마라톤,동요제,테크노댄스 경연대회 등이,넷째날 ‘사랑의 날’에는 민속경연대회를 비롯해 전통상품 품평회,친환경농업세미나,장기자랑,서울팝스오케스트라 공연 등이 줄지어 열린다. 마지막날 ‘자연의 날’에는 어린이 축구대회 결승전과 창작뮤지컬 공연,국립국악원 공연,무주 전통공예 한국대전 시상식 및 폐막 축하공연 순으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특히 ‘자연과 전통과의 만남’을 주제로 ‘무주전통공예한국대전’이 올해 처음 개최돼 관심을 끈다. 깨끗한 물과 울창한 산림에서 묻어나는 전통수공예품,전통식품 등이 풍성하게 선보인다. 생태문화도시 무주의 전통상품을 전국에 알려 지역 주민들의 실질 소득에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또 행사기간동안 반딧불이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지역에는 매일 저녁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고 ‘반딧불이 신비탐험’이라는 체험코스와 관광객 홈스테이도 운영한다. 반딧불이 자연학교 탐방과 생태 체험관,민속놀이 체험동산,추억의 민속장터,환경생태 사진전,환경 종합예술대전 등 다채로운 행사도 곁들여진다. 특히 팔도 농특산물 특판전이 될 추억의 민속장터에서는 토속주 무료시음회를 비롯해 맛자랑 먹을거리,가훈 써주기 등이 마련돼 관광객의 입과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김세웅 무주군수는 “무주 반딧불축제는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축제로 높이평가되고 있다.”면서 “가족과 연인,친구와 함께 하면 여름밤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딧불 축제는 친환경적,교육적 축제로 평가받아 지난 98년 제2회때부터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지정,운영돼 왔다. 무주 임송학기자 shlim@ ■울릉 오징어 축제/ 오징어 밤배 타면 ‘나도 어부' “신비의 섬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잡아보고 관광도 즐기세요.”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울릉도 오징어 축제’가 오는 22일부터 4일간 경북울릉군 울릉읍 저동항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참여하는 축제,다시찾는 울릉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육지의 관광객 등 참가자를 위한 다양하고 색다른 체험·문화 행사가 줄지어 선보인다.울릉도의 특산물인 오징어를 소재로 한 먹을거리·볼거리·즐길거리가 관광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넘실대는 푸른 파도와 풋풋한 바다 냄새,갈매기들의 합창은 이번 축제에서 무한 제공하는 ‘보너스’다. 오징어 축제는 22일 오후 4시30분 주무대인 저동항 일원에서 사물놀이와 풍어·풍년을 기원하는 제례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개막된다. 우리의 전통 가락에 몸을 실어 더덩실 어깨춤을 절로 자아낼 신바람 국악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창작극인 ‘어민천하지대본’이란 주제의 해학적인 마당극이 흥을 돋우게 된다. 또 저동항 방파제에서는 오징어 모형의 연날리기대회와 폭죽놀이 등이 준비돼 재미를 더한다. 둘째날인 23일엔 체험 행사가 풍성하다.오징어 할복경연,축꿰기,탱기치기(바로 펴는 작업),낚시묶기,퀴즈대회 등이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에콰도르 민속공연단의 전통 공연과 함께 금사향씨 등 원로가수10명이 무대에 올라 흘러간 노래를 선사,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셋째날인 24일에는 떼배경주, 계선줄던지기와 더불어 울릉도 호박엿 늘리기와 오징어 요리경연 및 무료 시식회가 잇따라 개최돼 미식가를 매료시킨다. 특히 22·23일 이틀동안에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오징어배 체험 승선과 조업현장 무료 견학 기회가 주어진다. 밤 9시에 출어하는 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조업현장까지 나가 휘황찬란한 불빛 아래서 오징어를 직접 잡아 보는 경험은 이색 ‘추억만들기’에 그만이다. 배멀미를 하거나 소형어선인 오징어배 타기가 두려운 참가자들은 대신 유람선을 이용해 오징어잡이 광경과 밤바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마지막날인 25일에는 단축마라톤대회(5㎞,10㎞,하프)와 바다낚시대회 등이열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참가자들을 위해서는 인기연예인 초청 축제 한마당과 특산품 상설판매장,울릉도·독도 사진전,먹을거리 야시장 등이 행사기간 내내 마련된다. 행사장 인근에는 울릉도가 자랑하는 생태계의 보고인 성인봉을 비롯해 도동항 좌·우안(岸)산책로,행남·대하 등대,내수전 전망대 등이 있어 울릉도의 또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울릉도 김상화기자 shkim@
  • [씨줄날줄] 아바타 태극기

    줄기차게 쏟아지던 빗줄기가 주말이후 수그러들면서 불볕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그때쯤이면 피서객들이 산으로,바다로 찾아 나서면서 도로마다 한바탕 심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런 피서 바람이 현실세계,즉 오프라인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니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인터넷업체들에 따르면 가상세계,즉 온라인상에서도 한창 피서열기가 일고 있다고 한다.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공존하는 디지털 시대임을 실감한다. 지금 인터넷상에서 거래가 활발한 품목은 바로 아바타(사이버상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액세서리이다.수많은 네티즌들이 아바타가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수 있도록 갖가지 액세서리를 사고 있다는 것이다.인터넷의 아바타운영 업체들에 따르면 새로 내놓은 아바타용 비키니 수영복,선풍기,에어컨 등이 현실세계에서 수천원씩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아바타가 산과 바다에서 즐기도록 한 프로그램도 인기다.이를 놓고 인터넷 전문가들은 “네티즌이 현실세계와 사이버상에서 두개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아바타란이름의 어원을 살펴보면 네티즌들이 아바타를 분신으로 삼는 것도 일리가 있다.아바타란 인도신화에서 유래된 것으로,신이 지상으로 내려올때 빌리는 물건이나 동물을 뜻한다.따라서 인터넷상의 아바타는 현실세계의 네티즌이 사이버세계로 들어가면서 뒤집어쓰는 가면인 셈이다. 네티즌들이 아바타에 이처럼 몰두하면서 부작용도 심심찮게 일고 있다.어린이들이 부모의 동의 없이 아바타의 액세서리를 구입해,나중에 부모가 십수만원이 적힌 청구서를 보고 업체에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또 남녀가 사이버상에서 뒤바뀌어,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왜곡된 아바타도 눈에 띄어 기성세대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네티즌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인터넷업체들이 아바타 집에 내걸 수 있도록 태극기를 나눠주자,네티즌이 크게 호응하고 있다는 것이다.지난 6월 월드컵 때 대부분의 아바타들이 붉은 티셔츠로 옷을 갈아 입고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컴퓨터 모니터를 붉게 물들였듯이,8·15를 맞아 아바타 집앞마다 태극기가 게양돼 휘날린다면 어찌 멋진 일이 아니겠는가. 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 [열린세상] 풍요 속의 빈곤

    우리는 잘 산다. 쇼핑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말겠다는 듯 카트에 상품을 가득 싣고 나오는 신도시 사람들의 행렬,행락객의 자동차들로 꽉 메운 주말의 도로,저녁 식당으로 몰려가 넘치는 음식상에 빼곡히 들어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불야성을 이루며 자동차가 질주하는 심야의 도시 풍경 등을 보면 우리가 정말 잘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우리보다 GNP가 높은 선진국의 생활을 보면 우리는 그들보다 낭비가 심하다 할 정도로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살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물질적 욕구 불만에 짓눌려 있는 것 같다.얼마 전 우리나라에온 미국인을 만난 적이 있다.그는 한국이 경기가 좋아 보인다고 몇 번이나말했다.얼마 전에 IMF를 겪었고,또 파업 등이 자주 일어나 사회가 혼란할 것으로 짐작했는데 백화점에는 쇼핑하는 사람들로 매우 붐비고,고급 식당에도 손님들이 많이 있어 놀랐다는 것이었다. 나는 방학 때면 전시도 볼 겸,프로젝트나 전시 미팅을 위해 외국 여행을 한다.지난 여름 런던에 갔을 때의 일이다.히드로 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2층 버스를 탔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그 해 들어 가장 덥다는 섭씨36도의 그 날 버스 안은 완전히 찜통이었다.2층 버스는 안전을 위해 유리창을 열지 못하게 고정되어 있고 에어컨은 아예 처음부터 시설이 없다는 것이었다.나중에 지인으로부터 듣고 알았지만 에어컨이 없는 것은 버스뿐만이 아니었다.지하철,영화관,박물관,음악홀 등 공공건물들 대부분에 에어컨이 없다는 것이었다. 영국인의 검소한 생활 습관인지,아니면 우리나라처럼 날씨가 덥지 않기 때문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에너지를 절약하는 그들의 습관과 태도는 대단했다.어쨌든 무사히 더위를 견뎌내고 인천 공항에 도착하여 공항버스를 타자마자 그 전에도 버스를 탔던 나는 새삼스럽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추울 정도로 팡팡 뿜어 나오는 버스 속의 에어컨 바람,여느 때 같았으면 놀랄 것도 없는 것이었는데…. 돈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돈만 있으면 편한 세상이다라는 말을 자주들으면서 우리는 살고 있다.사실 맞는 말일수도 있다.하지만 그렇게 돈이세상의 중심이 되어 있다면 우리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서글픈 존재들인가! 선진국에서는 돈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수없이 많다.돈으로 아무 때고 사람의 시간을 살 수도 없으며,돈이 있다 해도 사회적 규범을 벗어나서 일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방식으로 모든 것을 해석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모든 것을 경제 논리로 보는 경향이있다.며칠 전 어느 문화단체의 기관장과 자리를 함께했는데 뭐든 가릴 것 없이 아웃소싱을 하든,민간위탁 경영을 하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이 기관장은 말했다.그러나 문화는 경제논리로만 볼 수 없다.장기적으로 투자를 하고 그 투자 결과문화 예술 전 분야에 걸쳐 우수한 예술가가 나와 전 세계에서 활약하게 될때 단기적 경제논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경제적 부가가치 획득은 물론 국가의문화적 위상 및 국력 제고가 이뤄지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는 말을 자주하고 지낸다.이때 문화의 세기라는 개념을 경제적 부가가치 논리에서 바라보더라도 직접적이 아니라 간접적인 차원으로 접근해야 마땅하다.성과 논리를 우선순위로 적용시키고 있는현실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돈이나 물질보다 소중한 것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이와 관련해 선진국과 우리 자신을 냉정하게 비교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전수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설치미술가
  • 프로야구/ 두산·현대 “아 옛날이여”

    ‘아 옛날이여.’ 프로야구 왕년의 챔프들이 올 시즌엔 중위권으로 추락,포스트시즌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과 페넌트레이스 1위팀 삼성,그리고 2000년 챔피언 현대를 3강으로 분류,선두권 형성을 장담했다.그러나 반환점을 돌면서 두산과 현대는 선두권에서 밀려나 피나는 4강 싸움을 벌여야할 입장으로 바뀌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두산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전반기를 2위로 마감했다.그러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9연패에 빠져 삼성에 2위 자리를 내주었고 최근에는 LG에 3위자리마저 빼앗겼다.‘흑곰’ 타이론 우즈와 ‘도루왕’ 정수근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면서 팀을 정상으로 이끈 우즈는 올해 .252의 타율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부동의 선두 타자’ 정수근도 타율 .252로 제몫을 하지 못하며 9번으로 타순이 밀린 상태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한 현대는 마운드가 무너져 5위로 떨어졌다.타격 15위안에 4명의 선수가 포진했을 정도로 방망이는 건재하다.그러나 선발 투수 가운데 멜퀴 토레스와 김수경이 각각 8승으로 다승 공동 8위에 오른 것이 최고의 성적.2000년 공동 다승왕(18승) 출신 임선동은 6승에 머물고 있다. 두 팀엔 이번 주가 고비다.주초 두 차례의 맞대결을 펼치는데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권 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하위권으로 밀려 날수도 있다. 박준석기자 pjs@
  • [열린세상] 또 한번의 새로운 시작

    지난 몇 달 동안 참으로 정신없이 변화무쌍한 세월을 보냈다.유월 한 달 월드컵 기간에는 무엇보다도 뜻밖의 성과와 생각하지도 못한 스스로의 잔치 서슬에 놀라 너나 할 것 없이 일손을 놓고 붉은 티셔츠 입고 모여 신명나게도 뛰놀았다.그 바람에 정작 우리 삶터의 살림을 제대로 세우는 일인 지방선거는 쉰 떡 치우듯 대충 해치우고 지나버렸다. 하지만 꿈결 같았던 유월 잔치도 끝나고,허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너도나도 휴가 길에 나서 장사진을 이루는데,장마도 지난 지 한참 만에 문득 그 이름도 고약한 ‘게릴라성 집중호우’라는 불청객에게 거듭 덜미를 잡혀 가뜩이나 고단한 살림이 말이 아니다.게다가 해마다 겪는 물난리지만 그 때마다 호들갑에 법석만 떨고 제대로 된 대책은 말뿐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다 정국의 앞날을 가늠한다는 국회의원 재·보선을 치렀지만 낯부끄럽게 낮은 투표율이 보여주듯이 이번엔 쉰 떡만도 못한 쓰레기 버리듯 지나쳤다.모두들 심드렁하니 각기 제 살기에 바쁘고,다만 그 밥에 그 나물인 정치권에서만이 삼복더위에 아무도 듣지 않는 욕설과 비난의 소리로 서로 목에 핏대만 세우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지난 두어 달 사이 일어난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만큼,이 땅엔 날카로운 모순들이 한꺼번에 쌓이고 또 헝클어졌다.그런데 정작 그 모순을 깔고,아니 그 모순에 깔려 사는 우리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다가는 퀭한 눈만 돌려버린다.그러면서 스스로는 더욱 흐트러진 삶을 살면서저 어지러운 세상만 탓한다.누구 말대로 우리 삶터에서 무너지는 것은 다리나 축대,건물만이 아니다.우리 모두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에둘러 말할 것도 없이 바로 문제를 보자.월드컵 축제 때 세계가 보는 앞에서 그토록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자리를 정돈하던 우리와,휴가철 곳곳마다 더럽히고 물난리가 나자 호수고 강이고 온갖 쓰레기로 가득 채우는 우리는 도대체 같은 사람들인가.성숙한 시민의식의 극치를 보이다가도 돌아서면 후진,아니 야만스러운 행동거지를 서슴지 않는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세계 언론의 눈치는 보면서도 정작 제 삶터의 살림이나 이웃사람에게는 아랑곳없는 우리는 대체 누구인가. 거친 세상을 살고,어렵고 힘든 세월을 보내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수는 있다.하지만 정작 문제는 우리는 이렇게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그들에게 잘하라고 이르고,가르치려 든다는 데 있다.나 자신 교육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지만 이런 우리 어른들의 허세와 위선과 이중성에 스스로 낯뜨겁고,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바담풍’ 하는 세상이 혼자서도 기막히다. 유월 잔치를 앞장서서 만들어낸 자라나는 세대,우리 아이들의 그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마음과 그 안에 담겨진 엄청난 가능성이며 잠재력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우리 어른들이 지금처럼 엉망으로 살면서 되도 않은 가르침만 일삼다가는,잘 가꾸어 놓은 한강 둔치가 온통 흙탕물에 잠기고 휩쓸리듯이 그나마 이런 아이들의 모든 힘조차 그냥 쓸려보내고 말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다시 시작해야 한다.물난리가 지나가면 모두들 모여 힘을 합해 쓰레기도 치우고,무너진 축대도 고치면서 서로 어깨를 겯고 어려운,그러나 중요한 새로운시작을 꾀한다.그것처럼 우리도 우리 안에 무너진 축대도 고치고,우리 사이에 쌓인 쓰레기도 치우면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이번만큼은 그 알량한 수재의연금 몇 푼에 양심을 달래고,겉으로 보이는 무너진 길만눈 앞가림으로 때우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이번만큼은 정말 새로 시작해야한다. 이제 곧 무더위도 끝나고 소슬한 바람이 불어올 때다.바람이 분다,살아봐야겠다는 시구도 있지만 이제 제발 그 바람에 정신 좀 차리고,다시는 삶터에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안팎으로 단단히 단속하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더도 말고,덜도 말고 자라나는 세대의 그 힘찬 함성과 에너지가 지금 여기 우리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채비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정유성 서강대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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