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더위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연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주총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263
  • 예비전력 ‘관심단계’ 3일 더 있었다

    예비전력 ‘관심단계’ 3일 더 있었다

    6월 예비전력이 위험 수준인 400만㎾ 이하로 떨어진 날이 모두 5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6월 전력수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예비전력이 400만㎾ 밑으로 떨어진 날이 정부가 발표한 지난 7일(316만㎾)과 19일(397만㎾)뿐만 아니라 지난 5일(386만㎾), 12일(389만㎾), 18일(368만㎾) 등 더 있었다.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는 즉각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공급 전압(2만 2900V)을 2.5% 이내로 낮춰 수요 증가세를 차단할 뿐만 아니라 언론 등 가능한 수단을 통해 전력 소비 자제를 요청하는 등의 긴급 대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7일과 19일 이외에는 ‘관심 단계’ 조처를 하지 않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400만㎾ 이하로 떨어졌다고 무조건 관심 단계를 발령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2~3분 정도 유지되거나 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비상 조처를 발령하게 된다.”면서 “예비전력 통계도 초 단위가 아니라 보통 5분 평균으로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력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력 낭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도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 바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순간적으로 전력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6·21 정전훈련 결과로 나타났듯이 국민이 전력을 아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어려운 전력수급 상황을 알린다는 차원에서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즉각 ‘관심 단계’ 조처를 하고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길섶에서] 여름휴가/주병철 논설위원

    오늘은 한 해의 딱 절반인 6월의 마지막 월요일이다. 이번 주가 지나면 무더위를 식히려 산과 들, 해외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댈 것이 분명하다. 여름휴가는 한 해의 절반을 일로 보내느라 지친 심신을 달래는 것은 물론, 남은 하반기를 구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회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동안 여름휴가 때는 양가 부모님이 계신 시골에서 보냈던 기억이 난다. 휴가 일주일 가운데 이틀씩 양쪽 집에 들렀다 상경한 뒤 하루, 이틀 정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식이었다. 여름휴가는 양쪽 부모님을 뵈러 가는 연례행사였고, 그게 자식된 도리라고 여겼다. 언제부턴가 여름휴가를 시골로 가는 대신 가족끼리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버지와 장모가 돌아가신 이후부터 생긴 현상이었다. 어느 쪽이든 한 분만 계시다 보니 자주 찾지 않게 된 것 같다. 휴가철이 아니어도 종종 찾아뵙고는 있지만, 많이 무심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이번 여름휴가부터는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자외선 차단제 제대로 알면 여름이 두렵지 않다

    자외선 차단제 제대로 알면 여름이 두렵지 않다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본격적인 피서철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 무렵이면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자외선을 걱정한다. 특히 야외활동에 나설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자외선 차단제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냥 있으니까 바르고, 없으면 말고’식도 적지 않다. 자외선 차단제를 알면 햇볕이 두렵지 않다. ●자외선 차단제의 구분 자외선 차단제에는 이산화티탄 등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자외선의 피부 침투를 막는 ‘산란제’와 파바(PABA) 등 유기물질을 이용해 화학적으로 자외선 침투를 억제하는 ‘흡수제’로 나뉜다. 산란제는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반사 또는 분산시키는 ‘이산화티탄’ ‘산화아연’ 등을 이용하는데, 접촉성 피부염 등의 부작용이 없고 차단효과가 높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피부가 하얗게 보이는 백탁현상이 있어 미용상 다소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이에 비해 흡수제는 PABA·살리실산·신남산유도체 등을 이용하며, 비교적 투명해 미용상의 이점이 있으나 함량이 높아지면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 국가별로 최대 배합한도를 규제하기도 한다. ●자외선 차단효과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 UVB, UVC로 나뉜다. 이 중 지표상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UVA는 에너지가 적은 반면 파장이 길어 피부 깊숙이 침투해 노화 등 피부조직의 변화를 초래한다. UVB는 파장은 짧지만 에너지가 커 피부화상을 유발한다. UVC는 파장이 짧아 지표까지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 이런 자외선(UVB) 차단효과는 SPF(Sun Protection Factor)로 나타내며, 자외선으로부터 얼마나 오랫동안 피부를 보호해주는가를 나타낸다. ‘SPF 1’은 15분 동안 자외선을 막아준다는 뜻이다. 따라서 SPF 20이라면 300분 동안 자외선 차단효과를 가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땀이나 옷에 씻기게 되므로 실제 효과는 이보다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SPF와 함께 명기된 ‘+’는 피부노화나 피부암 발생을 유발하는 UVA 차단지수(PA)를 뜻한다. 대부분의 PA에는 ‘+’가 함께 표기되는데, 개수가 많을수록 차단효과가 크다고 보면 된다. 즉, +는 2배, ++는 4배, +++는 8배의 차단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올바른 사용법 자외선 차단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피부에 균일한 상태로 흡착되어야 하는데, 여기에 보통 30분 이상이 걸리므로 햇볕에 노출되기 30분 전에 차단제를 발라줘야 한다. 바르는 양도 중요하다. 얼굴에 바르는 적정량은 2g, 몸통까지 바른다면 30g 정도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이보다 적은 양을 바른다. 바를 때는 눈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땀 등에 섞여 눈에 들어가면 따갑고 눈물이 나는 등 자극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놀이를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린 뒤에는 즉시 덧발라 줘야 자외선 차단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 햇볕이 닿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되 개봉한 제품은 2년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민감한 피부는 차단지수가 높을수록 부담이 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일상적인 활동에는 SPF 15∼20 이상에 PA+ 정도, 간단한 야외 스포츠나 바깥 활동이 많을 때는 SPF 30에 PA++ 정도, 해양스포츠나 스키·등산·골프 등에는 SPF 30 이상에 PA++∼+++가 적당하다. 여름에는 방수(워터프루프)기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하면 물 등에 씻기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얇은 필터(막)를 만드는데, 여기에 오염물질이나 피부 노폐물 등이 많이 섞여있으므로 제품마다 정해진 방법으로 깨끗이 씻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김현주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원장은 “여성은 대체로 피부가 예민하므로 사용 전에 팔뚝 안쪽이나 귀밑에 발라봐 트러블 여부를 확인한 뒤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면서 “일반적으로는 SPF 30 정도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김현주 원장
  • [마른 하늘 타는 대지] “열흘 넘게 식수 없어” 주민 700명 시름, 농작물 고사… 멸종위기 민물조개 폐사

    [마른 하늘 타는 대지] “열흘 넘게 식수 없어” 주민 700명 시름, 농작물 고사… 멸종위기 민물조개 폐사

    충남 등 전국 곳곳이 가뭄으로 타들어가고 있다. 가뭄 피해는 농작물에 그치지 않고 식수 고갈과 수산물 폐사 등으로 이어지며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충남은 전국 최하위인 29%의 저수율에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2367㏊의 논에서 가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22일 현재 서산시와 태안·예산·홍성군 등 서해안 4개 시·군 7개 마을에서는 식수가 고갈돼 주민 700여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산시 운산면 고산리는 지난 10일부터 격일제로 식수가 공급되고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는 하루 4시간만 제한급수 중이다. 태안군 소원면 의항3리는 소방차로 물을 공급한다. 태안군 이원면 관리 주민 한원석(72)씨는 22일 “열흘 넘게 식수가 떨어져 매일 경운기로 마을에서 1㎞ 떨어진 농업용 관정 물을 싣고 와 먹는다. 샤워는 무슨 샤워냐. 변기 내릴 물도 없어 산이나 들로 나가 볼일을 보는 사람도 많다.”고 혀를 찼다. 한씨는 이어 “밭에는 먼지만 날려 파종한 생강과 고구마가 다 타 죽었고, 콩을 심어야 하는데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아이고!’ 소리를 연방 쏟아냈다. 농작물 시듦 현상도 충남이 가장 심각하다. 밭작물이 시들은 전체 4690㏊ 중 3700㏊가 충남지역에 있어 참깨, 오이 등이 죽기 직전이다. 충남에서는 이와 함께 1727㏊의 논바닥도 갈라져 어린 모가 죽어가고 있다. 충남 931개 저수지 중 17.8%인 166곳이 바닥을 드러냈고 346곳은 저수량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한창 수확 중인 농산물 생산량도 가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양파는 생장이 제대로 안 돼 밤톨만 하고 마늘과 감자도 대부분 예년에 비해 씨알이 훨씬 작아졌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이 세 가지 밭작물은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20~3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강원도에서는 콩이 싹을 제대로 틔우지 못하고 고사한 지 오래다. 대표 농작물인 감자는 생육이 부진해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복숭아 등 과수 묘목도 바싹 말라 고사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강원도는 지난겨울 냉해에 이어 또 한 번의 홍역을 치르고 있다. 횡성군에서 감자와 옥수수 농사를 짓고 있는 최돈민(65)씨는 “가뭄이 계속돼 감자 알이 자라지 않고 옥수수도 말라 비틀어져 올해 농사는 완전 망칠 것 같다.”고 울상이다. 식수와 생활용수 공급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지금까지 700여t의 식수 및 생활용수 지원이 이뤄졌다. 강원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더위와 가뭄이 끊이지 않으면서 인근 지하수나 그 많던 계곡물까지 말라 급수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뭄 피해는 바다로도 이어지고 있다. 태안군 소원면과 근흥면 사이 근소만에서는 바지락이 무더기로 폐사하고 있다. 바지락은 뭍에서 민물이 들어오면서 영양분이 공급돼 속살이 차는데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 3월부터 인근 농경지 수문 7~8곳을 전부 닫아 놓았기 때문이다. 소원면 파도리 어촌계장 최장열(41)씨는 “벌써 한 달째 바지락 채취가 중단됐다. 일본에서도 ‘불합격’ 처분을 내려 수출을 못하고 있다.”면서 “마을주민 240가구가 바지락을 캐 연간 20억~30억원을 벌어왔는데 올해는 반타작이나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저수율이 뚝 떨어진 충남 논산시 탑정저수지와 태안군 내 여러 저수지에서는 멸종위기동물 1급으로 지정된 민물조개류인 ‘귀이빨대칭이’가 수천 마리씩 집단 폐사하는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전북 정읍에서는 지하수마저 고갈되자 소방차 25대를 동원해 소, 돼지 사육농가에 축산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전국종합 sky@seoul.co.kr
  • [마른 하늘 타는 대지] 교실은 찜통 학생은 헉헉

    서울의 한 중학교 수학 교사인 나모(29·여)씨는 수업시간이 고역이다. 30도에 육박하는 높은 실내온도에 창문은 꽁꽁 닫혀 있어 교실이 찜통이기 때문이다. 나 교사는 “수학의 특성상 계속 칠판에 필기하고 설명해야 해 45분 수업을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에 흠뻑 젖는다.”면서 “특히 오후 수업 때는 교실이 너무 더워 아이들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너무 더워 수업에 집중못해”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공기관의 실내 냉방 기준온도를 28도로 정하면서 학교가 더위에 들끓고 있다. 한 교실에 30~40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어 체감온도는 더 올라간다. 게다가 대부분의 학교들이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선풍기를 모두 없애 무더위에 바람 한 점 없는 교실에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기면서 오후에 에어컨을 켜는 학교도 있지만 그마저도 실내온도를 28도로 맞추기 때문에 시원함은 느끼지도 못한다. 경기도 S중학교 이모(35·여) 교사는 “실내온도를 28도로 맞춰 놓고 창문까지 닫아 환기가 안 되니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운 지경”이라면서 “에어컨을 틀어 달라고 사정하는 애들이 딱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 1학년생 최민아(13)양은 “오후에 수업을 하면 너무 더워 부채질만 하다가 끝난다.”면서 “사설학원에서는 더운 줄 모르고 공부하는데 학교는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일각 “냉방기준 완화해야” 7~8월 한여름 무더위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더위에 지친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자 교실만큼은 냉방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학부모 박미윤(46·여)씨는 “아침, 저녁은 몰라도 한낮에는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냉방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교육용 전기료를 낮춰 학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교총은 “교육용 전기료는 2008년 이후 해마다 4.5~11.1%씩 인상됐다.”면서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광진, 밤낮없는 환경 순찰

    광진구가 도시 미관을 해치거나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항을 대대적으로 점검한다. 구는 무더위로 인해 밤에 활동하는 구민들이 늘어남에 따라 야간에 취약지구를 돌아보도록 하는 야간 환경순찰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감사담당관 순찰팀장 외 4명으로 구성된 순찰팀을 구성해 매주 화요일 오후 7~9시 1개 동씩을 돌며 순찰 활동을 벌인다. 주요 점검사항은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보도 차도, 대형공사장 주변 등의 도로파손, 불법 광고물과 현수막, 고장난 가로등(보안등)과 수방시설물, 공원 내 운동시설 고장, 쓰레기 무단투기, 공사장 주변 소음 및 분진 등을 점검한다. 구는 야간 순찰 외에도 매주 화·목요일 오전 7시 30분~8시 30분 지역 내 지하철 역을 순회하며 바쁜 직장인을 위한 ‘현장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엔 동별로 주민과 함께 주민 불편사항을 찾아 해결하는‘주민 합동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김기동 구청장은 “불법 현수막과 홍보물, 쓰레기, 망가진 가로등과 도로 등 주민불편사항은 도시 미관을 해치지만 무엇보다 구민 안전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즉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정전훈련하는데 전기 먹는 의원회관은 뭔가

    ‘호화 논란’을 불렀던 국회 제2 의원회관이 전기를 물쓰듯 쓰고 있어 비난이 거세다. 때이른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블랙아웃을 걱정하고 있는 마당에 솔선수범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어제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국 읍지역 이상을 대상으로 사상 첫 대규모 정전 사태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전력난이 그만큼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새로 지은 국회 의원회관이 절전은커녕 전기 먹는 건물이 돼버렸다니, 지탄과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통합진보당 김제남 의원이 의원회관 실내조명을 실제 측정해 보니 최대 1244럭스나 됐다고 한다. 정부 대전청사와 비교해 평균 3~4배 이상 밝은 수치다. 실내 온도도 공공기관의 평균 냉방온도인 28도보다 3도나 낮은 평균 25도다. 무더위 때는 물론 사시사철 찜질이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화장실 비데의 온열시트는 항상 뜨끈뜨끈하게 고정돼 있다고 한다. 이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은 헬스장도 온종일 불을 켜 놓고, 에어컨 작동 중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놓는 일은 다반사라고 한다. 불을 환히 밝히고 서늘하기까지 한 방에서 나랏일을 열심히 한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 개원조차 못한 국회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으로서는 울화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의원회관 외관은 온통 유리로 치장돼 있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에너지 효율을 전혀 고려치 않고 건물을 지은 만큼 전력 소비라도 줄일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국민 대표로서의 도리에 합당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전력난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해도 어떻게 정부와 한전 등을 상대로 조목조목 따지고 대책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경북도의회만 해도 최근 각종 에너지 절약 대책을 내놓았다. 각종 회의를 할 때 노타이 차림으로 하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며, 형광등 한등 끄기·점심시간 및 직원 부재 시 컴퓨커 끄기 등의 절약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회도 최소한 이 정도의 자세만이라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회는 이제라도 건물 자체에 에너지 절약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정전훈련에 나선 국민의 눈에 국회가 블랙아웃 위기를 부른 ‘상징’처럼 비쳐져서야 되겠는가.
  • 서울 등 7개 도시 28곳 절전대응훈련 현장 가보니…

    서울 등 7개 도시 28곳 절전대응훈련 현장 가보니…

    21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1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 속에 서울·인천·부산·광주·대구·대전·울산 등 7개 도시의 승강기와 지하철, 병원, 학교, 백화점 등 28곳에서 ‘절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이 처음 실시됐다. 훈련은 오후 2시부터 20분간 이뤄졌다. 시민들은 “전력 상황이 좋지 않으니 이런 훈련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정부가 제대로 장기 전력수급 상황을 예측했다면 이런 불편이 없었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응급실 앞 상황실 설치해 환자출입 불편 오후 1시 40분 한국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의 전광판에 갑자기 빨간불이 켜졌다. 폭염으로 예비전력이 340만㎾로 떨어지자 전력거래소는 예비전력 단계를 ‘관심’으로 높였다. 정부와 한국전력 등에 즉각 통보했다. 오후 2시 예비전력이 140만㎾로 급락하자 ‘경계단계’를 발령했다. 사이렌과 함께 TV·라디오는 실황방송을 통해 절전대응 훈련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오후 2시 10분 예비전력이 140만㎾에서 60만㎾로 낮아지자 ‘심각단계’에 들어가며 순환단전 조치를 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면 지난해 정전사태와 같은 전국적인 계획 단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공동 신세계백화점의 회전 출입문이 멈췄다. 조명과 에어컨 작동도 중단됐다. 백화점은 “절전 대응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며 안내방송을 했다. 훈련이 시작된 지 10분쯤 지나자 백화점 1층 매장 온도는 29도까지 상승했다. 일부 시민들은 손부채로 더위를 식혔다. 쇼핑을 나온 주부 강모(51)씨는 “전기 때문에 난리가 날 수 있다고 하니 불편해도 참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반면 김모(33·여)씨는 “정부가 전력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일을 제대로 했더라면 1970년대식 훈련을 할 필요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는 훈련 탓에 응급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병원 측이 응급센터 앞에 재난대책상황실을 차려 놓고 출입을 막아 버려 응급환자들이 현관을 돌아 작은 쪽문을 이용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병원을 찾은 김미향(74·여)씨는 “모든 대비가 돼 있어야 할 대형 병원에서 환자 이송을 응급 상황이라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도 20분간 암흑에 잠겼다. “훈련경보를 발령합니다.”라는 방송 안내와 함께 사이렌 소리가 20여초간 울리며 일제히 불이 꺼졌다. 서점에서 책을 고르던 일부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정전에 놀라기도 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20분 동안 불을 끄면 돈을 엄청 아낄 수 있다고 들었다.”며 적극 동참했다. ●백화점 에어컨 끄자 온도 29도 찜통 서울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는 지하철 및 승강장 내 정전 대비 훈련이 진행됐다. 오후 2시 10분쯤 승강장 광고판과 조명 일부가 꺼지고 훈련 열차가 들어왔다. 실제 훈련은 차량 1칸에서만 실시됐다. 승객으로 가장한 직원 10명이 스크린도어를 수동으로 열고 승강장을 빠져나가는 시범을 보였다. 대학생 류모(26)씨는 “훈련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 정도로 실제 상황에서 얼마나 잘 대처할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한준규·이영준·신진호·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문화마당] 잔인한 6월의 열대/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잔인한 6월의 열대/주원규 소설가

    필자는 수입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나름대로 몇 가지 밥벌이에 종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전기공사 일이다. 전공(전기공의 약어)의 직업적 특성상 보통 보름에서 한달 정도 공사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할 경우가 빈번하다. 정해진 공기(공사기간)를 맞춰줘야 하는 특성 탓인데, 현장이 필자의 주거지인 서울이 아닌 지방에 있다면 꼼짝없이 합숙생활을 감수해야 한다. 필자의 6월은 이렇듯 전공의 신분으로 경남 밀양의 가로등 교체공사에 투입되어 보름 동안의 합숙생활로 시작되었다. 가로등 교체공사는 보통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진행된다. 필자와 짝을 이룬 파트너는 칠순에 가까운 베테랑 어르신이었다. 조장님으로 부른 어르신과 필자는 보름 동안을 함께 가로등 교체 공사 현장에서 보내야 했는데, 가장 견디기 어려운 악조건이 악몽처럼 우리 둘을 내내 괴롭혔다. 그건 바로 살인적인 초여름 더위였다. 꼭 이렇게 더울 때 공사해야 하느냐고 작업반장에게 따져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그럼 한여름에 해야 직성이 풀리겠느냐.’라는 거였다. 일리는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전형적인 6월 날씨란 게 있으니까. 하지만 2012년 경남 밀양의 6월은 잔인할 만큼 무더웠다. 한낮 도로 위의 체감온도는 섭씨 30도대 중반에 넉넉히 육박했다. 그 혹서는 정말이지 조장님의 베테랑 일손마저 실수 연발로 만들어 버렸다. 우리 둘은 온종일 가로등에 매달려 아스팔트에서 끓어오르는 지열을 참고 또 참으며 전등을 교체했다. 더위에 약한 필자도 문제지만 조장님 역시 온몸을 땀으로 적시며 힘들어했다. 그렇게 피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보름이 지나갔다. 6월에 찾아온 난데없는 더위를 올해에만 특별하게 나타난 이상기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때이른 더위와 급격한 추위로 대표되는 기상악화가 지구 온난화 현상과 무관하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이산화탄소 과다 배출 때문이란 사실 역시 이젠 상식에 가까운 문제가 되어버렸다. 뭐가 그렇게 거창하냐고 꾸짖을지도 모르지만 이건 필자 혼자만의 주장이 아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말하는 타당성 있는 과학적 견해로 알려졌다. 올해 한반도의 6월 더위 역시 지구 온난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급격한 기후 변덕에 직격탄을 맞는 이들, 이 난데없는 열대의 습격이 슬픔으로 느껴지는 이들은 거의 길 위에 있는 것 같다. 길 위에 좌판을 깔고, 길 위에서 캔 커피를 팔고, 피켓을 들고, 전단을 나눠주고, 목청 높여 상품을 팔고, 잘 곳을 찾지 못하는 길 위의 방랑자들까지. 그들의 고단한 삶의 무게 위에 슬픈 열대는 더 한층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또렷한 적은 사라지고, 누구의 책임인지도 규명하기 어려운 모호함 속에서 해마다 가중되는 자연의 변덕 앞에 사회적 안전망을 잃어버린 우리의 이웃이 있다. 회생의 퇴로를 발견할 수 없는 비정한 도심의 한복판, 에어컨 실외기의 무더운 바람만 가득한 길 위에서 고단한 하루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삶의 조건을 송두리째 위협하는 6월의 더위 앞에서 무엇이, 어떻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묻는 것은 공허한 푸념인가, 아니면 우리 모두의 절박한 호소인가. 공사 마지막 날, 마지막 가로등을 교체한 조장님이 필자에게 참외 한 개를 통째로 건넸다. 아스팔트 위에 주저앉아 건네준 참외를 껍질째 한 입 베어 문 필자는 그만 소리죽여 울고 말았다. 온종일 그의 주머니에 들어 있던 참외는 너무나 뜨거워 아무 맛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필자는 눈물을 훔치면서도 참외를 다 먹을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뙤약볕 아래 서서 환하게 미소 짓던 조장님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서였다. 슬픈 열대의 기억을 뜨거운 참외 속에 담아놓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 덕유산 칠연계곡…일곱 개의 연못·폭포가 한 줄로

    덕유산 칠연계곡…일곱 개의 연못·폭포가 한 줄로

    덥습니다. 한여름은 아직 당도하지도 않았는데 더위는 벌써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가뭄까지 겹쳐 어지간한 개천들은 말라깽이 칠십 할머니 젖가슴만도 못하게 쪼그라들었지요. 이럴 땐 수량 풍부한 계곡에 들어 시원하게 탁족(濯足)을 즐기는 게 최고일 겁니다.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덕유산은 안으로 젖줄기 같은 계곡을 여럿 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전북 무주의 칠연계곡입니다. 일곱 연못 사이에 일곱 폭포가 있다고 해서 이른바 ‘칠폭칠연’(七瀑七淵)의 정취로 이름난 곳입니다. 명성으로야 구천동계곡을 따라가겠습니까만, 세상엔 2등만의 풍경도 있는 거지요. 한여름의 구천동이 갖지 못한 적요함, 그리고 작고 예쁜 폭포와 연못 등 독특한 풍경들을 품고 있습니다. ●흐르는 물에 발을 씻고 기껏 무주까지 와서 구천동계곡은 건너뛰고, 칠연계곡으로 가란다. 그게 무슨 얘기냐는 푸념이 나올 만하겠다. 그렇다면 늘 가던 곳만 갈 거냐는 반문 역시 성립하지 않을까. ‘무슨 산=어느 계곡’이란 정형화된 등식으로 스스로를 얽매는 건 옳지 않다는 거다. 칠연계곡의 정체성은 뭔가. 단답형으로 규정하긴 어려우나, 빼어난 탁족처라 한다면 무리가 없지 싶다. 흐르는 물에 발을 씻으며 더위를 쫓기 좋은 곳이다. 선조들은 탁족을 세속에 얽매이지 않는 초탈한 삶의 비유로도 썼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할 사람은 일찌감치 다른 곳으로 방향을 돌리는 게 좋겠다. 물놀이 즐기기 적당한 얕고 너른 개울이 드물기 때문이다. 대신 작고 예쁜 소(沼)들이 많다. 소 주변에서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늘어지게 오수를 즐기거나, 책을 읽기 딱 좋다. 칠연계곡의 소들은 거개가 작다. 위험해 뵈는 곳도 많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소라도 물이 도는 곳은 위험할 수 있다. 덥다고 수영금지 표지판이 붙은 소에 무턱대고 뛰어들지 말라는 뜻이다. 아울러 소 주변은 매우 미끄럽다. 오르내릴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흔히 칠연계곡의 들머리를 덕유산 안성탐방지원센터로 잡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용추폭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는 게 옳다. 폭포치고는 비교적 흔한 이름인 데다, 차도에 인접해 있어 스쳐 지나기 십상이지만, 깊은 산자락에 꼭꼭 숨어 있었다면 ‘비경’ 소리를 들었을 만큼 빼어난 자태를 하고 있다. 용추폭포를 품고 있는 마을은 사탄동이다. 부디 이름만으로 ‘종교적인 핍박’을 하진 마시라. 한자로는 모래 사(沙)에 여울 탄(灘)을 쓴다. 한글로 풀면 모래여울 마을이라는 예쁜 이름이다. 사탄동에서 좀 더 위로 올라가면 통안마을이다. 통안마을 위로는 ‘점방’(작은 가게) 하나 없다. 마실 물 등은 이 마을에서 준비해 가야 한다. ●늘어선 활엽수림… 짙푸른 숲그늘 이러구러 숲길로 접어든다. 안성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곧바로 칠연계곡이 이어진다. 신갈나무와 고로쇠나무, 물박달나무 등이 계곡을 어루만지며 늘어서 있다. 아그배나무와 함박나무 등 잎이 도드라진 나무들도 간간이 얼굴을 내민다.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중요 동·식물)은 구상나무지만 눈에 띄는 나무는 죄다 활엽수다. 당연히 숲그늘도 짙푸르다. 침엽수에 견줘 피톤치드는 적겠으나, 그만큼 쉴 곳이 많다. 바람 소리도 곱다. 침엽수의 뾰족한 잎을 스치는 새된 소리에 견줘 훨씬 부드럽고 상큼하다. 물은 더없이 맑다. 그 안에 깃대종인 금강모치 등이 산다. 탐방지원센터 관계자는 요즘 어디서 들어 왔는지 무지개송어와 산천어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했다. 금강모치 등 작은 물고기들이 이들의 주요한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최근 덕유산 국립공원 측이 생태계 교란종에 대한 퇴치작전에 돌입한다고 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계곡을 왼편에 두고 산길을 오른다. 한 굽이 돌 때마다 여울져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계곡 밖의 들녘은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상황. 하지만 칠연계곡을 흐르는 물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칠연계곡은 덕유산의 서쪽 사면을 타고 흐른다. 동쪽으로 흐르는 구천동계곡과 반대 방향이다. 명성의 차이만큼, 방문객의 발걸음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같은 덕유산의 물줄기인데도, 칠연계곡 탐방안내소 관계자들이 은근히 건너편의 구천동에 경쟁 의식을 갖는 이유다. 풍경도 낫고, 덜 알려져 조용한 데다, 송어 양식장 등 물을 흐릴 수 있는 시설도 없다며 자랑이다. 탐방지원센터에서 10분가량 오르면 문덕소다. 칠연계곡에서 첫 번째 만나는 비경이다. 제법 규모가 크고 깊은 못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너른 반석 위를 지난 물이 세차게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하얀 포말이 싱그럽기 그지없다. ●계곡 훑고 온 바람, 이마에 땀 거둬가 문덕소에서 20분 남짓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나무다리를 건너면 동엽령과 중봉을 거쳐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1614m)에 이르는 산행코스가 이어진다. 길 오른편의 나무계단 쪽 길로 들어서야 칠연폭포와 만날 수 있다. 이곳부터 칠연폭포 끝자락까지는 10여분이면 족하다. 칠연폭포는 한 줄로 이어지는 일곱 연못 사이에 일곱 폭포가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이른바 ‘칠폭칠연’의 풍경이다. 계곡의 이름 또한 이 폭포에서 비롯됐다. 칠연폭포는 한눈에 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숲 사이에 숨어 보일 듯 말 듯 이어져 있다. 그래서 신비감도 더하다. 칠연폭포가 펼쳐지는 구간엔 두 곳의 전망대를 조성해 뒀다. 폭포 쪽으로 내려가려면 미끄러짐에 유의해야 한다. 물기 많은 바위들은 빙판이나 다름없다. 길을 막아 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길을 낸 것도 아니다. 일렬로 늘어 선 폭포의 중간쯤 되는 곳의 너럭바위에 앉아 위아래를 훑어본다. 계곡을 훑고 온 바람이 이마의 땀을 거둬 간다. 얕은 폭포를 지나 온 계곡물은 작은 소로 빨려 들어간다. 이 과정이 일곱 차례 반복된다. 과장 좀 보태면 금강산 상팔담의 축소판이다. 세숫대야를 20배쯤 확대한 것 같은 연못들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다. 숲에 인적은 드물다. 칠연폭포가 길의 끝이기 때문이다. 그 덕에 숲은 늘 섬뜩할 정도로 적막하다. 나무의 삭정이가 부러지는 소리에도 화들짝 놀랄 판이다. 무더위도 덩달아 무릎을 꿇는다. 하산길에 칠연의총(七淵義塚)에 들러도 좋겠다. 조선 말기 일본군과 싸우다 숨진 의병장 신명선과 의병 150여명이 묻힌 곳이다. 칠연계곡 초입, 그러니까 안성탐방지원센터 앞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난 다리를 건너면 나온다. 이 의병부대는 1907년에 거병해 무주와 진안 등지에서 일본군 수비대를 격파하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일본군 토벌대의 추격을 받아 칠연계곡에서 옥쇄(玉碎)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 사진 무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덕유산 나들목으로 나온 뒤, 죽천교차로에서 우회전해 19번 국도로 갈아탄다. 이어 죽천삼거리에서 좌회전, 727지방도를 따라 10분가량 곧장 올라가면 용추폭포 앞에 닿는다. 대중교통은 덕유산 탐방안내소 바로 아래 통안마을에서 안성터미널까지 오전 9시·11시 30분, 오후 1시·2시·4시 30분·6시(이상 통안마을 출발 기준) 하루 6회 군내 버스가 오간다. 적상산이나 나제통문 등 무주 북부의 명소들을 먼저 찾을 경우 무주 나들목으로 빠지는 게 낫다. ▲맛집 무주의 대표 먹거리는 역시 어죽이다. 물 맑은 금강에서 잡은 물고기로 끓여낸다. 읍내 군청 앞의 금강식당(322-0979)과 ‘육지 속의 섬’ 내도리로 건너가는 앞섬다리 부근의 앞섬마을(322-2799), 뒷섬마을의 큰손식당(322-3605) 등이 이름났다. ▲잘 곳 무주읍 당산리의 무주이리스호텔(324-3400), 설천면 삼공리의 제일산장(322-3100), 설인관광펜션(322-0558) 등이 깨끗하다고 입소문난 업소들이다. 좀 더 안락한 잠자리를 원한다면 무주리조트나 티롤호텔 등도 좋겠다.
  • 사람도 좋아한다는 이탈리아의 애견용 아이스크림 ‘화제’

    이탈리아에서 애견을 위한 아이스크림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로마 등지에선 최근 36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덕분에 때맞춰 나온 애견용 아이스크림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컵에 담겨 팔리는 애견용 아이스크림은 바닐라, 쌀, 요구르트 등 모두 3가지 맛. 가격은 2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2900원이다. 애견용 아이스크림엔 그러나 우유나 달걀, 설탕 등 개에게 해로운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맛은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애견용 아이스크림은 값을 치르는 주인에게까지 입맛을 다시게 하고 있다. 엘사라는 이름의 애견을 키우고 있는 안나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애견용 아이스크림을 맛본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살짝 컵에 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맛이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로마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수의사 마리알리비아는 “동물이 목을 축이는 데는 물만큼 좋은 게 없지만 특별히 제작된 아이스크림이라면 애견에겐 좋은 먹을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104년만의 6월 무더위

    104년만의 6월 무더위

    연일 30도를 웃도는 이상 고온으로 온열질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응급의료기관을 통해 운영하는 폭염건강피해 표본 감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모두 24명의 온열질환자가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폭염건강피해 표본 감시는 전국 458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폭염 관련 건강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체계로 지난 1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1주차인 1~9일에는 15명, 2주차인 10~16일에는 9명의 온열질환자가 생겼다. 온열질환은 폭염으로 체내에 염분이나 수분이 고갈되거나, 체온이 급격히 오르는 질환이다. 열사병과 일사병은 비교적 중증, 열실신·열경련·열탈진 등은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는 경증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환자 24명 가운데 피로감과 두통 등을 호소하는 열탈진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 열경련과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열실신이 6명씩, 열사병 및 일사병이 3명이었다.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이상 고온은 19일 정점을 찍었다. 이날 서울의 최고기온은 33.5도로 12년 만에 가장 뜨거운 6월을 기록했다. 인천도 33.8도로 108년 만에 최고였다. 또 기상 관측을 처음 실시한 1908년 이래 지난달 1일부터 18일까지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도 26.5도를 기록, 관측 사상 104년 만에 최고점에 다다랐다. 평년보다 2.1도 높은 기온이다. 김소라·김진아기자 sora@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위험사회’와 언론의 역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위험사회’와 언론의 역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명의 진보는 교통혁명을 통해 지역 간 격차를 축소했다. 종자 개량 기술은 식량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약품 개발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전염병 확산을 막았다. 한마디로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사회를 질적으로 편리하고 풍요롭게 변화시켰으며, 인간이 과거에 매우 위험하다고 느낀 것들을 위험하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달은 과거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염려하지 않았던 환경오염, 핵위협, 신종 전염병, 사이버 테러 등은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며, 재해의 규모도 점점 대형화하는 추세이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울리히 벡 교수는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정의하면서 기술의 발전과 근대화에 내재한 위험잠재력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현대사회는 국적, 계급, 계층, 직업, 성이나 연령, 지역에 상관없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모두를 희생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구성체의 네트워크 특성 때문에 위험이 즉각적으로 확산되고 피해가 광범위하게 전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의 위험 수준을 낮추고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언론이다. 또한 위험 발생 시, 신속한 해결책 제시와 앞으로 다양한 대안 마련을 위한 여론 수렴에도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위험 보도와 관련한 언론의 관행은 보도 자체의 선정성과 비과학성 탓에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언론에서 관행적으로 나타나는 위험 관련 보도의 특징은 첫째, 사회적 위험을 과장하고 자극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보도의 내용이 위기상황의 파급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지나치게 비관적인 표현으로 일관한다. 예를 들어 ‘초유의 사태’ ‘대란’ ‘초비상’ 등 극단적인 언어 사용은 공포감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다. 둘째, 언론의 위험보도에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부족하다. 6월 18일 자 서울신문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공포감 확산을 보도하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방용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전력관리 부족 시 전국적인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은 주로 날짜별 예비전력량 추이와 관계 당국의 비과학적인 대처에 관하여 다루고 있다. 실질적으로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얼마만큼의 피해가 예상되고, 피해 발생 시 개인·가정·학교·병원·공공기관 등은 각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해당기사에서 뾰족한 대책이 없는 관계당국이 온도 상승에 따른 냉방기 사용을 절제시키려고 비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부분은 오히려 블랙아웃 무대책에 대한 공포감을 증폭시킨다. 21세기 첨단 국가 브랜드를 자랑하고, 엑스포를 개최하며,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칭해지는 대한민국이 전력난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다. 언론은 우리나라 전력 수급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떤 불합리성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에 물어야 한다. 또한 실제로 블랙아웃에 의한 재난 발생 시, 국민이 대처해야 할 체계적인 요령을 계몽하고 숙지시켜야 한다. 더 나아가 전력난을 타개할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인지 여론을 환기시키고, 심층적인 분석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여름 찜통더위 속에서 정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냉방장치의 온도를 올려야 하는 우리 현실이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돌이켜 보게 한다. “실내온도를 26도로 정하자.”라는 구호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언론은 우리 사회의 실질적 위험 수준을 알려야 한다. 언론은 위험에 대한 경종만 울리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되고 위험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일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이 위험사회에 소속된 현재 언론의 참역할이다.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6) 울산 동구 전하로 -현대중공업 ‘전하문’서 만세대까지 691m

    [길을 품은 우리 동네] (6) 울산 동구 전하로 -현대중공업 ‘전하문’서 만세대까지 691m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 주말 오후. 울산 동구 전하로에서 17년째 이발소를 하는 김재원(48)씨는 연신 헛부채질만 해댔다. 손님은 없었고 (실제로) 파리가 날아 다녔다. 다달이 가게세 내기도 버겁다고 푸념한다. 32년 전 대구에서 이사온 김씨는 지그시 눈 감고 20여년 전 한 날을 떠올렸다. 집안까지 날아들던 최루탄이며, 하루가 멀다하고 가게 앞을 오가며 데모하던 이들과 그들이 내지르는 함성이 길 위에서 쩌렁쩌렁 울려 퍼졌던 시절이었다. 그때야 “절마들이 배가 불러가 저리 데모질이네.”라고 욕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립기만 하다. 전하로의 술집이며, 이발소며, 여관이며, 식당, 옷가게 등은 배 만드는 거친 사내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때로는 어깨동무 노랫가락에, 때로는 싸움박질에 늘 흥청거렸다. 그 시절 왁자지껄함은 낮도 밤도 가리지 않았다. 울산의 최근 수십년 역사를 고스란히 목격하고 품어온 전하로의 결을 하나씩 더듬어 봤다. 오후 퇴근시간 즈음이었을까.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자 오토바이 수백대가 거리로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하나같이 잿빛 작업복에 흰 안전모, 그리고 갈색 작업화 차림이었다. 전하로를 따라 올라오는 오토바이 물결 뒤로 거대한 크레인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현대중공업(방어진순환도로 1000번)의 배 만드는 노동자들이었다. 쇠와 불을 능숙히 부리고, 거친 바닷물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내들은 퇴근길에도 거침이 없었다. 물론, 근사한 오토바이는 없었다. 대부분 125㏄ 스쿠터였다. 하루의 노동을 마친 이의 지친 표정이지만 세상에 주눅들지 않는 기계 노동자 특유의 당당한 자부심이 함께 배어 있었다. 전하로는 울산 동구를 커다랗게 감싸고 도는 방어진순환도로의 오지벌 삼거리에 있는 현대중공업 ‘전하문’(4.5도크 문)에서 ‘만세대’까지 이어지는 691m 길이다. 사람과 차가 경계없이 섞여 지나다니니 차도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하다. 완만하게 경사진 전하로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녹수길, 바드래길이 얼기설기 뻗쳐 있고, 왼쪽으로 진성길이 얽어져 있다. ●사람사는 맛 나는 돌멩이·최루탄의 길 최근 20~30년 동안 돈을 벌려는 사람들은 모두 울산 전하로로 모였다. 1972년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며 사람이 북적거리고 돈이 돌자 무엇을 해도 안 되는 장사가 없었다. 이름 그대로 ‘밭 아래 마을’이었던 전하동(田下洞)의 전하로는 울산 최고의 번화한 거리로 자리 잡았다. 1만 6000명 남짓이던 인구수는 17만명이 넘게 불어났다. 라면집, 막걸리집, 여관, 당구장, 옷가게, 식료품가게, 자전거포 등등 부지런하기만 하면 누구든 돈을 벌 수 있을 때였다. 마치 개척시대 금을 좇아 미국 서부로 몰려들었듯 전국 팔도에서 울산 동구로 모여들었다. 1987년 6월 항쟁의 외침이 전국을 휩쓸던 시기, 이곳은 오히려 조용했다. 하지만 그 외침이 잦아드는 시기에 전하로 등 이곳저곳의 길은 비로소 용광로처럼 들끓기 시작했다.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절박한 심정으로 부르짖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민주노조 건설을 촉발시킨 1987년 7~9월 투쟁이 시작됐다. 공장과 ‘만세대’를 잇는 이 길 위에서 노동자들은 돌을 던지고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그것도 옛 얘기가 됐다. 1989년 128일의 파업과 1990년 골리앗 투쟁 등 1980~1990년대 노동자 대투쟁의 신화를 써 내려가던 현대중공업은 벌써 17년째 무분규 사업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계 안팎의 논란 속에서도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노사가 상생하며 지역의 시민들과 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힘겹게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배 만들려 온 이들이 살던 ‘만세대’ 그 시절 전국 각지에서 배를 만들기 위해 모여든 이들이 살던 곳이 바로 ‘만세대’다. 원래 이름은 일산 1~3지구다. 15~20평 아파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5층 아파트였지만, 족히 1만 세대는 살겠다 싶어서 그냥 ‘만세대’라고 불렀다. 지금은 e-편한 세상이니, 푸르지오니 하는 32~56평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28~35층짜리 근사한 중대형 고층아파트로 변신하는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진 셈이다. 그들만큼 전하로의 상인들도 넉넉해졌을까. 울산 동구에 등록된 오토바이만 10만대다. 출퇴근의 오토바이 물결은 아예 울산 동구의 상징 비슷하게 됐다. 오토바이 점포를 운영하는 정인욱(55)씨에게 “돈을 잘 벌겠다.”고 묻자 아래 위로 훑어본다. 그는 “동구에만 오토바이 점포가 50개가 있어요. 한 달에 세 대 정도 팔라나? 대부분 펑크난 바퀴 때우러 오는 사람들이지, 뭐. 때우면 3000원 받는데, 어쨌든 그것만으로도 먹고는 사니까 다행이지.”라고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렇다. 오토바이 점포는 사정이 나은 축이었다. 전하로가 시작하는 지점 60m 즈음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드는 전하1길 전하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찬수(68)씨는 “밥을 못 먹고 살 정도”라면서 “옛날에는 밥은 잘 먹었지.”라고 옛시절을 떠올리며 푸념했다. 1982년부터 문을 연 박씨의 옷가게는 일반 옷 외에도 현대중공업의 작업화, 작업복 등을 주로 팔았다. 1년에 1벌씩 지급되는 작업복으로 부족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여벌의 옷을 찾았던 까닭에 가게가 늘 문전성시였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재원씨 역시 “현대중공업 사람들은 이제 퇴근 뒤 술먹으려면 아예 더 번화한 남구로, 대왕암공원 쪽으로 가버린다.”면서 “낮에도 이렇게 썰렁하지만 밤에도 한산하기만 하니 데모 많던 옛날이 차라리 훨씬 좋았다.”고 편치 않은 속을 내비쳤다. 노래방, 휴대전화 가게, 삼겹살집, PC방 등 가게들은 그 옛날 어느 때처럼 전하로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한국 현대사의 뜨거웠던 한 장면을 기억하고, 그 역사가 침잠해 가는 과정을 지켜본 울산 동구 전하로는 ‘제2의 영화’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울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7회는 광주시 남구 ‘정율성로’를 소개합니다.
  • [사설] 올여름 전력위기 넘으려면 불편 감수해야

    한여름이 아닌 6월 중순인데도 벌써부터 전력 수급을 걱정하게 됐다. 이상고온으로 갑자기 늘어난 냉방전력 수요가 빠듯한 전력사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하늘만 쳐다보는 ‘천수답’ 전력사정이 딱하지만 지난해 9월 발생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의 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닥절’(닥치고 절전) 외엔 방법이 없다. 국민이나 기업들이 올여름 전력위기를 넘기기 위해선 웬만한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이상기온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고 이에 따라 전력 수급도 춤을 춘다. 이미 지난 5월 2일 낮기온이 30도 가까이 치솟으면서 전력예비율은 7.1%까지 떨어져 안정적인 수준인 12~13%에 크게 못 미쳤다. 한전과 전력거래소 등 전력당국은 서울의 낮기온이 29~31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 전력사정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전력예비율이 15.3%에 이르렀지만 이번 주에는 무더위로 냉방기, 선풍기 등 냉방전력에다 공장 등 산업용 전력 수요까지 겹쳐 주중 전력예비율이 5~6%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제 일시정지됐던 신월성원전(100만㎾) 1호기가 신속히 수리를 마치고 가동에 들어간 것은 다행이다. 정부는 여름철 전력난에 대비해 지난달 백화점·호텔 등 전국 대형건물 478곳의 온도를 26도로 낮추고 문을 열고 냉방기를 가동하는 업소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력수급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150만㎾의 예비전력을 500만㎾로 확대하고, 예비전력이 400만㎾로 떨어질 경우에는 관심, 주의, 경계 등 3단계로 나눠 추가로 340만㎾의 전력을 확보한다는 2단계 대책을 마련했다. 절전대책에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은 숨은 낭비전력 찾기운동, 반바지 근무복 착용 등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지만 일부 업소들은 냉방온도를 낮추면 영업이 안 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 전력난의 주범은 냉방 부하이다. 냉방전력은 전력 수요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냉방온도를 1도 내리면 전력 수요가 50만㎾ 늘어날 정도로 막대하다. 전력난은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피크타임만 넘기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부는 업소를 대상으로 지도 단속을 꾸준히 벌이고 민간부문도 냉방기를 기준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 “아이 신나” 양재천 야외수영장 개장

    “아이 신나” 양재천 야외수영장 개장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8일 개장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천 야외수영장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하고 있다. 양재천 야외수영장은 오는 8월 31일까지 운영된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번주 폭염… 전력예비율 비상

    때 이른 더위에 전력량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급작스러운 정전을 뜻하는 ‘블랙아웃’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찾아온 불청객이 주범으로, 이번 주에는 낮 기온이 30~31도까지 치솟으며 냉방용 전력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전력당국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잇따른 비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지난주와는 달라진 기상도다. 17일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최대 전력사용량은 5200만㎾ 수준을 조금 상회하면서 전주의 5278만㎾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달 세 번째 찾아온 주말의 예비전력도 892만~1520만㎾로 전주의 738만~1305만㎾보다 다소 높아졌다. 토요일(16일)의 최대 전력사용량은 5833만㎾, 예비전력은 892만㎾(15.3%·이하 전력예비율)로 지난주 토요일(9일)의 738만㎾(12.9%)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일요일(10일)의 1305만㎾(24.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고, 냉방용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주중에는 전력예비율이 다시 5~6%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냉방용 전력은 통상 여름철 전력 소비량의 21% 안팎을 차지한다. 냉방온도를 섭씨 1도씩 낮추면 피크시간대에 약 50만㎾가 더 소모된다. 예비전력 정상치가 최저 400만㎾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참 전력이 달리는 오후 시간에 50만㎾는 정전사고를 가름할 변수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관계자들은 일기예보를 예의주시하며 비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기간 전국의 낮 기온은 섭씨 26~28도가량을 유지했다. 반면 이번 주에는 서울의 경우 낮 기온이 29~31도를 웃돌 전망이다. 무더위는 오는 20일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여 전력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전 관계자는 “비가 내리면 그렇지 않은 날보다 섭씨 1도 정도 기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車에어컨 악취 증발기 청소약품으로 싹~

    한여름 더위가 찾아오면서 차량용 에어컨을 애용하게 되는 요즘. 그러나 거의 1년 만에 켠 에어컨에서는 악취가 나기 쉽상이다. 더구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까지 다가오면서 쾌적한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는 차량 못지않게 차량 에어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차량용 에어컨을 작동할 때 악취가 나는 것은 에어컨 증발기 부분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증발기 전용 청소 약품을 사용하면 냄새를 거의 없앨 수 있다. 맑은 날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끈 채 송풍 팬을 10분가량 가동해도 냄새가 줄어든다. 주기적으로 에어컨 필터를 갈아 주는 것도 곰팡이나 세균의 서식을 막는 방법이다. 6개월 혹은 1만 5000㎞ 주행한 뒤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게 좋다.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 대신 미지근한 바람이 나올 경우에는 냉매량을 의심해야 한다. 냉매가 부족하지 않은데도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에어컨 벨트가 늘어졌거나 냉온 조절기 케이블 고장일 수 있다. 에어컨 바람양이 적을 때는 엔진룸 내의 팬 모터 이상 유무나 통풍구가 먼지로 막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냉각수도 교환한 지 2년이 넘었다면 바로 갈아주는 게 좋다. 에어컨 소음이 크다면 에어컨 내부의 베어링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정비업체를 방문해 베어링 및 벨트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교체해야 한다. 에어컨은 엔진으로 가동되는 히터와 달리 기름을 많이 먹는 만큼 경제적인 작동 요령이 필요하다. 가급적 정지 상태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속 주행이나 오르막길에서 에어컨을 켜면 과부하가 걸리면서 연료를 많이 소비한다. 또한 에어컨을 켤 때 초기에는 4~5단으로 강하게 작동하고, 이후 1~2단으로 낮추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4대강 수상레포츠, 안전대책 없다

    4대강 수상레포츠, 안전대책 없다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살리기 사업으로 수량이 크게 늘면서 강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낚시, 야영 등으로 수질오염 행위를 일삼는 것은 물론 제트스키 등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증가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전시절 등 대책은 전혀 없다. 14일 4대강 인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강 살리기 사업으로 신설된 보(洑) 상류지역에 수상레포츠 동호인 등이 몰려 윈드서핑과 제트스키, 카약, 카누 등을 즐기고 있다. 경북 낙동강 구간 안동·상주·낙단·구미·칠곡·고령 등 6개 보 상류지역에는 평일과 주말에 수십~수백명씩이 찾고 있으며, 공주보와 10㎞쯤 떨어진 금강 상류지역에도 수상스키와 오리배를 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충남 부여군의 금강 줄기인 백마강에도 카누와 카약 등을 즐기는 동호회원들이 종종 눈에 띈다. 백제보 상류 1㎞ 안팎이 이들의 주요 활동지다. 주말 공주보에는 낚시꾼 30~40명이 몰려 붕어와 배스를 잡고 있다. 이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보로 인해 확보된 수심과 수질 개선으로 평소 수상레포츠를 위해 주로 바다를 찾던 동호인 등이 가까운 인근 강을 찾기 때문이다. 이들이 아직 준공이 안 된 4대강을 찾아 수상레포츠 등을 즐기더라도 현행 법으로는 제재할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의 수상레포츠 인구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보가 설치된 지역의 지자체들은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4대강변에 수상레저 기구를 접안시킬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수상레포츠 인구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준설로 인해 수심 4~11m 정도로 깊어진 4대강 구간에 수상레포츠 인구 등을 위한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은 데다, 물놀이 금지구역과 안전시설도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노평 부여군 주무관은 “예전엔 수심이 얕아 황포돛배가 강 바닥에 걸리기도 했는데 물이 깊어지면서 낚시꾼 등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안전 요원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4시 10분쯤 경북 성주군 선남면 낙동강 성주대교 밑에서 이모(52·대구 달서구)씨가 몰던 제트보트가 다리 교각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보트를 운전하던 이씨와 이씨의 아들(27) 등 일가족 4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4대강의 수질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물놀이나 시원한 강 바람을 즐기기 위해 낙동강으로 몰려든 주민들이 낚시, 야영, 취사 등 수질을 다시 오염시킬 행위를 일삼고 있으나 이를 단속하기 위한 지자체의 활동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물론 관련 단속 규정도 없다. 특히 상수원 보호구역인 경북 구미보 인근에는 낚시꾼들이 몰려 상수원을 위협하고 있다. 낙동강 인근 주민들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강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은 크게 증가한 반면 안전 요원이나 안전 시설물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관계 당국은 무더위가 닥치기 전에 서둘러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이에 미온적이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낙동강변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관련 시설물을 설치하려고 해도 당장 예산과 관련 규정이 없어 불가능하고, 설사 예산 등이 있더라도 국토해양부로부터 강 살리기 사업 인계·인수가 이뤄지지 않아 곤란하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더위 잊은 동심

    더위 잊은 동심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어 올 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를 보인 14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바닥 분수대 광장에서 한 어린이가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