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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학생 끌어안기(사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학교 중도탈락자예방 종합대책」은 이른바 「문제아」를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끌어안는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문제아로 낙인찍혀 학교울타리 밖으로 내몰린 학생이 돌이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지기 쉽다는 점에서 학교 중도탈락자 예방대책은 환영받을 만하다. 우리의 획일적인 입시위주교육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 지나친 경쟁구조속에서 단지 공부를 조금 못한다는 이유로 문제아가 되기 쉽다.또 정형화된 교육과정과 경직된 학교운영은 청소년기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일탈욕구를 일시적 충동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학교생활 부적응학생으로 고착시켜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폐쇄적인 학교구조 때문에 해마다 7만∼8만명의 중·고생이 학교를 중퇴하고 그중 30%에 이르는 학생이 범죄의 길로 들어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을 방치한 결과 사회생활 부적응자를 양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안 학교를 설립하여 문제학생을 선도하고 중퇴학생이 학교복귀를 희망할 경우 학기중에도 정원외편입학이 가능하도록 하고 학교장 추천만으로 전학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 것등 교육부의 종합대책은 학생문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예방차원에서도 적극 추진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에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것이다.부적응학생의 전학문제만 해도 떠나보내는 학교와 받는 학교간에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고 학교선택권이 인정되지 않는 평준화지역에선 학부모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또 중퇴생의 복교허용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이미 어른사회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중퇴생은 학교에 돌아가기를 원치 않는 경우가 더 많다.무엇보다도 학생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교육자가 없다면 어떤 대책도 공허한 것이 되고 만다.
  • 「20세기의 신화」낸 연변작가 김학철씨

    ◎“「진실규명­「모 수령 공격」에 고민”/무차별 반혁명 숙청·강제 수용소 고발/“조선족 동포에 좀더 따뜻할 수 없나요” 『32년째 캐비닛에서 썩어온 원고 한 뭉텅이를 출간하고자 했을때 께름칙한 기분을 완전히 털어버릴 수가 없었습니다.아직 하늘이 맑지 못하다고나 할까요.하지만 직업혁명에는 항시 모험이 따르는 법 아니겠습니까』 모택동 일당독재를 비판했다고 해서 중국에서 출판금지된 장편소설 「20세기의 신화」를 창작과비평사에서 최근 펴낸 연변작가 김학철씨(80)가 방한,기자들과 만났다. 「해란강아 말하라」「격정시대」 등의 장편과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 등으로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김씨지만 이 책은 작가 개인에게나 역사적으로나 그 의미가 심상찮다.대약진시기를 배경으로 중국 모택동시대의 무차별 반혁명숙청과 강제수용소 실상을 고발한 이 소설로 실제 작가가 반혁명현행범으로 낙인찍혀 작품을 탈고한 이듬해인 66년부터 10년 감옥생활을 포함,기나긴 시련을 겪은 것이다. 소설은 50년대말 모택동찬양시를 비판했다해서 「아리랑」출판사 편집인에서 졸지에 「인민의 적」으로 강등,강제수용소와 다를 바 없는 공산주의농장에 수용된 구일평이라는 지식인의 눈으로 그려진다.이곳에는 한결같이 어처구니없이 반혁명분자로 잡혀온 이들이 고단한 시대를 한숨짓고 있다.「막걸리 주막이 없어 재미없다」고 했다가 사회주의 중국을 남조선만도 못한 걸로 추화했다거나 소설에다 과부설움을 묘사했다고 사회주의 사회의 행복한 과부를 왜곡한 우파분자로 찍힌다. 복술쟁이의 점이 우연히 들어맞는 희곡을 쓴 이는 미신과 유심론을 제창했다고 몰리는 등 저마다 이현령 비현령식의 죄목을 걸고 있는 이들은 소여물에서 꽁깻묵을 골라먹는 빈곤에 시달리고 쌍심지를 돋워 서로를 감시하며 완전 인권말살의 삶을 이어나간다.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설은 탈고하자마자 압수돼 지난 87년에야 되돌아왔지만 현지서는 아직 출판금지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사람들이 굶어죽어나가는데 위대하다든가 모택동 만세 따위가 다 뭐냐.군대와 안전부와 감옥을 가진 신과같은 모수령을 공격한다는데 고민도 따랐지만 진실을 남겨야겠다는 일념이 더 앞섰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곳에 동남아 노동자들도 들어오는 판에 한핏줄 연변동포들을 좀 따뜻이 대해줄 수 없느냐』면서 연변사기피해같은 「최신모순」에도 관심을 늦추지 않았다.
  • 불 사학자 뤼시엥 파브르「16세기의 무신앙 문제­라블레의 종교」

    ◎16세기 「무신론과 정신구조」 해부/작가 라블레를 통해 본 당시의 「이단사상」/르네상스시대의 종교문제 핵심에 접근 마르크 블로크와 함께 아날학파(정치보다는 사회,개인보다는 집단,연대보다는 구조를 역사인식의 기본골격으로 삼은 20세기 프랑스의 역사학파)를 주도한 프랑스 사학자 뤼시엥 페브르의 대표적 저서 「16세기의 무신앙 문제­라블레의 종교」(문학과지성사)가 충남대 김응종 교수에 의해 국내에서 처음 완역,소개됐다. 「심성사」라는 역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회경제사연보」의 창간자이자 「프랑스백과사전」의 편집책임자였던 페브르가 최고의 학문적 명성을 누렸던 1942년에 내놓은 이 책은 16세기의 정신적 구조를 이 시대가 낳은 이단아 프랑수아 라블레를 통해 해부한 것이다. 라블레는 몽테뉴와 함께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프랑스 르네상스 최대의 걸작으로 꼽히는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이야기」를 남겨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그는 투렌지방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프란체스코회와 베네딕트회 수도사로서 청년기를 수도원에서 보냈으며 종교개혁에 참여,가톨릭교회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는 한편 당시 이단사상으로 경계 대상이 됐던 고대 그리스어를 독학하기도 했다.1532년에는 해학성 짙은 거인왕 모험이야기 연작 첫권인 「제2의 서 팡타그뤼엘」을 익명으로 발표,스스로 학자라는 굴레를 벗어버렸다.바로 이 책이 반기독주의적인 「패덕하고 추잡한 작품」으로 낙인찍혀 라블레는 그후 무신론자로 비판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페브르는 이러한 라블레를 통해 르네상스시대 사람들의 삶의 한복판을 차지했던 종교문제의 핵심에 접근해간다.지은이 자신이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 이 책은 『라블레에 관한 세부연구가 아니라 16세기의 의미와 정신에 관한 하나의 시론』이다.16세기의 「심성적 도구들」인 삶,철학,언어,과학,음악,감각,마녀,비학 등 한 시대의 전체상을 검토하고 있는 이 책에서 페브르는 『라블레는 무신론자인가』『라블레는 무신론자일 수 있었나,즉 16세기는 무신론을 체계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었는가』라는 두가지 의문을 푸는데 초점을 맞춘다. 먼저 『라블레는 무신론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문인,신학자,교론가 등 당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라블레는 무신론자가 아니라 「복음주의적 기독교도」라고 결론짓는다.16세기 사회에서 어떤 사람을 무신론자로 규정하는 것은 「욕설」과 마찬가지로 라블레의 소설을 분석해보면 그는 근대적이기보다는 중세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또 『라블레는 무신론자일 수 있었는가』에 대해 페브르는 16세기가 단순한 「생각들」을 뛰어넘어 하나의 체계를 세울 수 있을만큼 비판적이고 실험적인,바꿔말해 과학적인 방법론을 지닌 시대가 아니라는 견해를 보인다.나아가 이 시대는 「믿기를 원하던 시대」로,16세기의 정신구조상 당시 사람들은 무신론자가 되고 싶어도 될 수 없었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말 번역을 맡은 김교수는 『이 책은 종래의 엘리트적인 지성사·사상사를 뛰어넘어 한 시대 사람들 전체의 삶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그리고 독일식 정신사의 추상성을 뛰어넘어 「과학적」차원의 지성사의새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선구적인 저서』라고 적극 평가한다.그러나 『페브르는 신앙과 무신앙이라는 이분법에 사로잡혀 신앙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이교주의 또는 무신앙의 계보를 무시했다』는 비판도 잊지 않는다.
  • 최호중 전 통일부총리/「21세기 외교」 특별기고

    ◎“전방위 외교로 국가실리 추구해야”/정상외교 더욱 활발… 문화·스포츠외교 간과 말아야 저물어가는 20세기는 참으로 파란만장했다.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겼다가 다시 찾은 감격도 잠시였을 뿐 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진 것만도 서글픈 판에 서로 맞붙어 피흘려 싸워야 했다.그후 반 세기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세상이 크게 변하면서 공산권이 몰락하고 개혁과 개방의 거센 물결이 흐르고 있는데도 북쪽에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그 길을 가겠다고 막무가내다. 그렇다고 우리가 겪어온 20세기는 암울했던 것 만은 아니다.숙명처럼 여겼던 굴욕과 빈곤으로부터 해방된 보람찬 세월이기도 한 것이다.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의 중심국가로 의젓한 자리를 잡게 됐고 남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남에게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것이다. 21세기라고 해서 가는 길이 평탄할 수 만은 없을 것이 명백하고 우리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무한 경쟁상황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견할 수 밖에 없다.그런 가운데 우리의 숙원인 통일을 이루고 명실상부한 선진국가로서 우뚝서려면 부강한 국력을 배경으로 온 국민이 새로운 분발을 해야 함은 물론이고,무엇보다도 원숙한 외교역량이 절실히 요구된다 할 것이다. 우리 외교는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동서냉전아래에서는 반쪽외교를 강요받았었지만 북방외교의 성공으로 온 세계를 상대로 외교를 펼치게 됐고 유엔에 가입한지 얼마 안가서 안보리이사국이 됐다.그리고 찬반양론이 상존하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했다.이렇게 해서 우리 외교의 틀이 그런대로 잘 잡혔다면 앞으로는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운신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른바 선진외교를 펼치려면 세련된 외교관을 필요로 한다.사명감에 투철하고 박식하고 활동적이어야 하는 것이다.한때 군이나 관계,혹은 학계에서 효용가치가 떨어진 인물을 논공행상하는 격으로 외교계에 진출시키는 경우가 흔했지만 이제 아무나 맡기면 할 수 있는 외교의 시대는 지났다.그만큼 직업외교관의 자기연마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외교에서 의전이 중요했고 그후 정치외교에서 경제외교로 비중이 옮겨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특별히 어느 분야에 편중되는 외교로는 충분하지 못하다.한때 이코노믹 애니멀(Economic Animal)이라고 낙인 찍힌 어느 나라가 제대로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을 남의 일처럼 여길 수 만은 없을 뿐더러 요즘에 와서는 문화외교나 스포츠외교도 결코 경시할 수 없게 되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더욱이 우리나라는 21세기로 접어들자마자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주최하면서 찬란한 스포츠외교를 펼칠 절호의 기회를 맞게 돼있지 않은가. 지금도 그렇지만 21세기에는 정상외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세계가 그만큼 좁아지고 하나로 뭉쳐지고 있는 것이다.정상외교는 국빈대우여부를 하나의 척도로 삼거나 참여에서 의의를 찾는 단계를 뛰어넘어 실리를 추구하고 실속있는 기여를 하는데서 그 보람을 찾아야 하는 만큼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 이런 측면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나라나 다 그렇지만 우리 국정지표는 온 국민이 마음놓고 편안하고 넉넉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데 두어져야 하고,특히 외교는 우리나라가 세계와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한다.그러려면 세계의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좋아하고 우리와 손을 잡고 싶어하도록 이끌어 가는데 외교의 중점이 주어져야 한다.그러나 21세기 선진외교는 그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북녘땅에 사는 2천만 우리겨레를 비롯해서 지구촌에 사는 모든 인류가 인간답고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우리가 맡아야 할 큰 몫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 OECD 비준과 국익정치(사설)

    국회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입 비준동의안처리가 파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야당이 비준안처리를 정쟁수단으로 삼아 반대논리를 펴고 정치쟁점인 제도개선특위활동과 연계하여 처리를 지연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당리의 확대를 위해 국익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무분별한 볼모정치는 설득력이 없으며 국민적 공감을 받기 어렵다.국회는 국익우선의 원칙에서 비준안을 조속히,그리고 정상적으로 처리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OECD가입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경제구조성숙의 가속화나 대외적 신인도 제고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기가 된다.그리고 회원국 만장일치의 가입초청과 가입협정체결로 이미 국제적으로 기정사실화되었다.경제여건이 나빠졌다고 가입을 연기한다면 대외적으로 약속을 파기할 수 있는 국가라는 낙인이 찍혀 대외신용이 추락할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밖에 안될 것이다.이번 경우는 협상중이던 우르과이라운드나 세계무역기구 가입 때처럼 국익을 위한 반대가 될 수도 없고 국가적 망신만 강요하는 반대가 될 뿐이다.대외공약을 준수하는 국제상식과 국익신장외교를 지원하는 초당적 자세를 가져야 할 수권정당으로서는 불식해야 할 구태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비준안 자체를 쟁점화하여 반대한다면 그것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내년 2월이 시한인 제도개선특위를 전제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상식을 넘는 정치공세다.제도개선과 비준안처리는 아무 관계가 없다.여당의 이탈표를 기대하여 기립투표 아닌 비밀투표까지 주장하는 야당의 자세는 국리민복의 증진이라는 정치의 본령이나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대처해야 할 15대국회의 시대적 요구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후진적인 모습이다. 내주의 대통령 출국에 맞추어 비준안처리를 매듭지음으로써 정상외교를 지원하는 국익정치를 펼쳐주기를 당부한다.
  • 신발공동협동조합 공동브랜드 「귀족」

    ◎“거품을 빼니 고객이 보이더라”/중간유통 없애고 질로 승부 “적중”/가격 유명브랜드의 절반이하/대리점 108곳… AS향상에 주력 「거품빼기」.한국신발공업협동조합이 작년 12월 출범시 내건 캐치프레이즈다.그 약속은 지켜졌다.신발값의 거품이 쑥 빠졌다.품질도 대기업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신발조합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중간유통단계를 없앴기 때문이다.조합은 조합회원사인 제조공장과 대리점을 직접 연결,제품을 공급한다.이는 그간 주문자상표생산(OEM)과 복잡한 유통구조 및 신발업계의 자생노력 부족으로 신발산업이 우리나라에서 「사양산업」으로 낙인찍혔다는 신발인들의 자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제품공급을 조합이 직접 맡지는 않는다.따로 물류창고를 두고 여기서 처리한다.관리는 조합측이 맡는다.물류창고는 경기도 이천(400평)과 광주(200평) 등 두곳에 마련해 이곳에서 공급과정을 책임진다.공장에서 들어온 신발의 대리점 배달은 경동택배라는 배달전문 업체가 전담한다. 신발제조는 조합 회원사로 등록된 200여 업체 중 80여 업체가 하고 있다.조합은 공장등록증이 있는 중소업체 1천400여개를 모두 조합의 품에 안는 게 목표다. 거품빼기의 1등공신은 뭐니뭐니 해도 신발의 질.단기간에 신발조합을 자리잡게 만든 원동력이자 소비자의 눈을 중소업체 제품에 끌어모은 장본인이다.조합이 만든 공동브랜드(상표)인 「귀족」은 이를 웅변하고 있다.귀족다운 풍모와 품질을 갖춘 고유의 신발을 만든다는 조합의 의지를 대변한다.부드럽고 가벼우며 편안하다.귀족은 현재 용도별로 6종이 나온다. 신사·숙녀화인 「귀족」과 신세대 여성화 「웨딩」,신세대 캐주얼화 「두잉」,운동화 「슈인」,아동화 「아이호프」와 부츠가 있다.한번 신어본 사람은 다시 찾게 되는 신발이다.물론 외제병에 인이 박힌 경우는 예외다.고급 송아지가죽 등 양질의 원단을 사용하고 꼼꼼하게 제작한 게 주효했다는 게 조합측 설명이다. 가격을 빼놓을 수 없다.평균 대기업 제품의 절반 정도로 보면 된다.일례로 신사화의 경우 3만9천300∼5만6천400원 선이다.유명 K제화의 9만8천원 브랜드에 비하면 절반이하다.4인가족이 새신발을 구입할 경우 유명사 제품은 최소 수십만원이 들지만 귀족은 10만원에서 조금만 더 보태면 족하다. 제품의 디자인도 다양하다.260여가지나 된다.귀족 남화가 60가지,여화 54가지이다.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호소하기에 충분하다.지난 5월 처음 시판됐을때는 120가지 디자인만 선보였으나 이후 180가지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 9월부터 260여가지 디자인이 나오고 있다.다양한 디자인이 없을 경우 기존 재래시장의 신발가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결국 소비자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판매는 전문 대리점을 통해서 이뤄진다.대리점은 지난 5월 서울 신정동점을 1호로 지금까지 전국에 108개소가 개설됐다.서울에는 조합 전시판매장을 비롯,10월말에 개점한 논현동점 등 8개점이 영업 중이다.양천구 신정4동의 「신정점」은 지난 5월 개점때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이 직접 방문한 곳으로도 이름나 있다.조합은 올연말까지 대리점수를 150개로 늘릴 계획이다. 귀족 대리점영업을 원할 경우먼저 점포를 확보한 뒤 조합과 상담을 벌여야 한다.조합 측은 담당자를 현장에 보내 주변상권 형성 정도를 따져 시장성을 측정한 뒤 대리점 개설여부를 결정한다.네거리와 시장주변이 선호된다.논현점이 그런 경우이다.일단 합격점을 받으면 보증금을 내야 한다.보증금은 평당 1천만원이다.현재 대리점 기준 면적은 35평이기 때문에 보증금만 3천5백만원이 필요하다.당초 매장 면적이 15평이었으나 전시물량이 소량이라는 자체 분석결과에 따라 매장면적을 25평으로 늘리고 최근에는 35평으로 상한선을 정했다. 여기에 초기 물품대금 6천만원과 인테리어비용이 추가된다.1억1천2백50만원이 필요하다.서울 중심상권의 경우 개점 2∼3개월이면 초기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영업수익이 짭짤하기 때문이다.신정점의 경우 10월말까지 5개월간 1만여켤레를 팔았다는 후문이다.켤레당 4만원으로 쳐도 줄잡아 4억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하루 평균 100여켤레가 판매되고 있다.상당히 많이 나가는 편이다. 신발조합은 현재 품질개선과 애프터 서비스(AS) 향상에 주력하고있다.신제품으로 조합 발명특허인 「에어슈즈」와 기능화 「키높이」를 출하,소비자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특히 에어슈즈는 충격흡수 기능과 공기순환 기능을 갖춰 발냄새 제거와 무좀 등 피부병 예방이 기대되는 상품이다. 조합측은 AS향상을 위해서는 대리점 주변의 신발수선점과 계약을 맺고,소비자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대리점측은 수선요구가 제기되면 수선점에 맡겨 즉각 처리한다.수선비용은 영수증을 조합측에 제출하면 조합이 이를 부담하기 때문에 대리점 부담은 없다.조합은 앞으로 전국에 체인점 형식으로 사업을 시작할 구두수선 대리점과 계약을 맺어 수선 등의 AS를 처리할 계획이다.지금은 조합 사업부로 문의하면 된다.(02)539­5006
  • 루츠코이 러 전 부통령/주지사 당선 재기 성공

    ◎93년 권력투쟁 쿠데타/“반역죄인” 한때 낙인 【모스크바 연합】 옛소련 붕괴직후 보리스 옐친 현 대통령과 더불어 새로운 세력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가 권력내부 투쟁에서 패해 나락으로 떨어졌던 알렉산드르 블라디미로비치 루츠코이 전부통령(49)이 지난 20일 실시된 쿠르스크주 지사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권토중래에 성공했다. 보수와 민족주의의 색채를 갖고 있는 루츠코이는 소위 시장경제와 개혁파로 둘러싸인 옐친과 마찰을 빚기 시작한후 급기야 93년 10월에는 의회내 보수파와 연대해 무장봉기를 일으켰다가 옐친의 무력진압에 무릎을 꿇고 부통령직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역죄인」으로 갇히는 신세가 됐다.
  • 북경시 지도부 대개편/“비리” 현 시장 경질설

    【홍콩 연합】 중국 지도부는 부패혐의로 파직당한 진희동 전 북경시위원회 서기의 세력을 완전 제거하기 위해 연말에 북경시 지도부를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고 홍콩의 빈과일보가 13일 보도했다. 북경시의 이번 인사에서는 무능한 것으로 낙인 찍힌 이기염 현 시장이 사임하고 김인경 부시장이 승진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 한·미 공조강화에 “꼬리내리기”/북 보복위협 발언 수준완화 배경

    ◎테러국 낙인 벗기·대미관계 개선 겨냥/로드 방한 맞춰 “합법적 보복” 급선회/간첩 무력도벌사건 본질희석 의도도 동해안 북한잠수함침투사건과 관련,우리측에게 「백배 천배보복」 등 위협단계를 높여온 북한이 10일 돌연 『합법적 수단과 방법을 통해 보복할 것』이라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관영 중앙통신(KCNA)는 이날 『우리는 테러리즘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지속적으로 테러에 반대해왔다』면서 『합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통해 보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중앙통신은 이어 『남한측은 어리석게도 우리가 말하는 보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발언이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 7일 여야대표들과 만나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전달중』이라고 발언한 이후,또 윈스턴 로드 미국무부차관보의 방한에 맞춰 던져졌다는데 대해 유의하고 있다. 이는 우선 「보복」에 초점을 맞춰 강경한 위협을 가해오던 북한이 한발짝 물러나 「꼬리를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우리측이 북한도발에 대한 강력응징의 의지를 누차 강조하고 미국도 우리 입장을 지지,굳건한 연합방위태세 공조를 과시하자 북한이 당초의 강경대응 일변도에서 방향선회를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북한이 「반테러리즘」을 강조한 점을 들어 『북한은 이번 사건으로 테러국으로서의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돼 북·미관계 개선이 더욱 어려워질 것을 우려,사태수습을 위한 분위기조성에 나선 것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정부관계자들은 북한의 태도가 변화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한 분석에 비중을 두고 있다. 통일원 당국자는 북한이 같은 날 사회민주당 중앙위 성명을 통해 『어느 때,어떤 형태로든 피해자로서 천백배의 피값을 받아낼 것』이라고 말한 것을 들어 『북한측이 서방과 남한을 상대로 일종의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은 잠수함사건과 관련한 그들의 주장이 남한및 서방언론들을 통해 연일 크게 보도되자 이를 활용,일종의 심리전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외부로만 전송되는 「중앙통신」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는 점,또한 「합법적」이라는 말과 「보복」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는 점을 적시하면서 『우리측이 과연 합법적인 보복이 무엇이냐를 두고 따져본다거나 고민하는 것 자체가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의 보복여부나 남한측의 대처방식 등으로 관심을 돌려 「북한의 무력도발 및 정전협정위반」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 「무력도발」 국제적 응징 도출/무장공비­안보리 상정 배경

    ◎“테러국” 여론 환기… 미­북 접근도 제동/제재 강도따라 북한에 큰 타격 될듯 정부는 20일 밤 북한 무장공비침투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상정했다.김영삼 대통령이 이날 유엔을 통해 전세계에 북한의 호전성을 알리고 유엔 안보리에 이번 사안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김대통령은 공비침투사건을 「간첩남파가 아닌 무력도발」이라고 규정했다.18일 열린 외교안보조정회의에서도 「안보에 대한 위협행위」라고 못박았다.국제평화와 안보를 다루는 최고기구인 안보리의 의제로 상정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우리는 안보리의 비상임이사국이다.안보리에서 무장공비 사건을 적극 제기,국제사회가 북한에게 압력을 가하게 할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방침에 따라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 제재 방안이 논의될게 틀림없다.그러나 제재의 강도면에서 얼마나 큰 결과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남북문제가 안보리에서 제기됐던 적은 지난 4월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의 정전협정 의무를 준수하지 못하겠다고선언했을 때다.당시 비공식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안보리의장 언론발표문으로 북한에 경고를 보낸바 있다. 우리는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에 대해 유엔의 강력한 제재를 바랐으나 중국 등이 거부감을 표시,결국 구두경고에 그쳤다. 이번 무장공비 사건의 경우 침투목적과 활동상이 보다 명확히 밝혀지면 그에 따라 제재의 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적어도 안보리 의장의 경고성명 이상을 추진하겠다는게 정부의 생각이다.안보리 공식결의까지 이른다면 북한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제재의 종류와 관계없이 안보리에서 이번 문제가 논의된다는 자체가 북한으로서는 괴로운 일이다.경제 어려움을 타개키 위해 나진·선봉 지대에 외국기업을 적극 끌어들이려는 마당에 「국제적 테러국가」로 낙인이 찍힌다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미­북 접근도 제동이 걸릴 것이다. 정부는 또 공로명 외무장관이 오는 27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 문제를 거론,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킬 예정이다.
  • “1심에서 못다한 말 2심서 한다”/전씨 항소결정 배경과 전망

    ◎의연한 모습 보여 여론 동정 유도 12·12 및 5·18사건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31일 항소함에 따라 「항소포기」의사 표명을 둘러싼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다.전씨와 공동 보조를 취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이날 항소장을 냈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여론의 표적이 됐던 전씨의 발언 및 번복 배경을 두고 말이 많다.물론 사형을 선고받은 전씨가 변호인단의 설득 등에 따라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며 오락가락했을 수도 있다. 전씨의 항소는 선고일인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전씨는 물론 전씨의 「입」인 이양우 변호사 등이 줄곧 1심재판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진작부터 항소심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하루전인 25일 까지만 해도 이변호사는 『1심재판은 재판도 아니다』며 『항소이유서 작성도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 뒤인 27일 이변호사는 전씨가 항소포기 의사를 밝힌 것처럼 흘려 일대파란이 일었다.전씨가 『이런재판 해서 뭐하나』,『나하나 희생하면 국론분열을 피할 수 있을것 아니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30일부터 다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31일 전씨의 항소장을 제출한 전상석 변호사는 『전씨가 1심결과에 강한 불만을 품고 항소를 강하게 거부해왔다』고 밝혔다.전씨의 이런 말은 1심재판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종전의 태도와는 달리,상당한 기대를 해온 것처럼 들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항소를 확정한 지금으로서는 전씨의 「고단수 언론 플레이」였다는 의견이 적지않다.좋지않은 여론속에서 예상대로 항소하기 보다는 「전씨가 정말 사형을…」이라는 상상을 이끌어 내 동정심을 유발하고 목숨까지도 버릴만큼 의연하고 정당하다는 여론을 얻으려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함께 법정에 섰던 옛 동료 가운데 무죄를 선고받은 박준병전의원만을 제외하고 모두 항소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아무래도 12·12사건 등을 가장 잘알고 있는 전씨가 함께 법정에 서야 보다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항소를 포기하면 대외적으로 굴복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물론 유일한 항변의 장을 잃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음직하다. 전씨는 지난 30일 이양우 변호사가 밝혔듯이 항소심에서는 12·12보다는 5·18사건에 전력을 기울일 전망이다.12·12사건에 대한 유죄 판정은 정치적 판단으로도 돌릴 수 있지만,광주학살의 발포명령 책임자로 낙인찍힌다면 앞으로 형량 감경이나 사면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씨측은 전씨가 5·18당시 정식지휘계통에 있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황영시·정호용 피고인이 1심에서 5·18과 관련한 내란목적살인혐의에 대해 무죄 판정을 받은 사실도 이들의 기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 크메르루주 와해위기/지도부 강경·온건파 내홍 일파만파

    ◎“투항 장성 중용” 「캄」정부 작전도 한몫 캄보디아의 반군인 크메르루주가 와해위기를 맞고 있다.크메르루주 지도부내 강경·온건노선을 걷는 두파벌간에 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데다 훈센 캄보디아총리가 끊임없이 두파벌간의 내분을 부추기는 유도작전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메르루주 반군지도부는 지식인출신의 이엥 사리와 키우삼판,손센 등이 주축을 이루는 「비둘기파」그룹과 군부 강경파인 타목장군이 이끄는 「매파」그룹으로 양분돼 있다.그동안 지도부내 의견충돌은 가끔 있었으나 겉으로 드러낼 만큼의 큰 알력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6월 이엥 사리의 추종자 이치엔과 속피압장군이 보석과 삼림이 풍부,크메르루주의 「자금줄」인 태국에 인접해 있는 파일린과 프놈 말레이지역에서 보석채광과 벌목으로 얻은 자금을 주민들의 생활을 돕기 위해 매달 3백만달러를 지출했다.이 사실이 밝혀지자 타목은 이를 문제삼아 「이엥 사리 고사작전」에 들어감으로써 두파벌간의 갈등이 배태됐다. 이엥 사리는 크메르루주 경제의 자유화와 개방을 표방하는 온건파.지난 79년 킬링필드의 주역 폴포트정권이 무너진뒤 급부상한 크메르루주의 핵심브레인이다. 타목은 즉각 이치엔과 속피압에게 파일린과 프놈 말레이지역에 대해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운행을 중단하도록 하는 한편 이엥 사리가 표방하는 사적 소유권의 폐기를 명령했다.하지만 이치엔이 거절하며 오히려 파일린과 프놈 말레이지역의 독립을 선포해 버렸다. 이에 발끈한 타목은 이치엔이 무장투쟁을 버리고 캄보디아정부와 타협하려고 한다며 「변절자」로 규정,이엥 사리를 코너로 몰아붙이면서 내분이 확산됐다. 특히 이달초 크메르루주의 내분이 밖으로까지 표출되며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크메르루주를 몰아내는데 일조한 베트남과 미국을 비난하는 독설을 내뿜어온 크메르루주 라디오방송이 지난 8일 내부의 적을 적발했다며 「그 적은 바로 이엥 사리」라고 맹렬히 비난,크메르루주 지도부내 심상찮은 분위기를 드러낸 것이다. 이 방송은 또 이치엔과 속피압도 여기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며 본격적으로 「이엥 사리 죽이기」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크메르루주의 내분은 훈센 캄보디아총리의 「개입」으로 더욱 격화됐다.크메르루주 일망타진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 훈센총리는 이엥 사리가 「변절자」로 낙인찍히자마자 이엥 사리의 추종자 이치엔과 속피압이 캄보디아정부에 투항해와 캄보디아 육군장군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훈센 총리는 더 나아가 이치엔과 속피압에게 파일린지역과 프놈 말레이지역에 대한 통치권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때문에 이엥 사리는 크메르루주의 「공적 1호」로 부각되면서 크메르루주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의 길로 접어들었다.공산혁명을 빙자해 갖은 악행을 저질러온 크메르루주의 생명력이 언제까지 연장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조선족 이주 역사(송화강 5천리:2)

    ◎30년대 일제이민정책에 1만가구 정착/“주택·식량 제공” 감언이설에 속아 집단이주/「만척」서 안전촌 건립… 항일 세력과 연결 차단/부여국­고구려­발해 고대사 무대… 아직도 조선지명 남아 송화강의 큰 원류는 두 갈래가 있다.이도송화강인 이도백하 말고 두도송화강이 그 원류다.두도송화강은 이도송화강을 이도백하라 하는 것처럼 그냥 두도강이라고도 한다.그런데 두도강은 본래 두갈래 물줄기가 합수하여 강을 이루었다.두도강의 한 갈래는 만주어로 어허러인(액혁낙인)이고,다른 한 갈래는 역시 만주어로 사인러인(새인낙인)이라는 이름를 가지고 있다. 어허러인은 백두산 옥설봉에 쌓인 만년설의 눈이 녹아 험준한 바위산을 지나면서 시작되었다.그래서 낙차 57m나 되는 큰 폭포에서 작은 폭포에 이르기까지 폭포군을 이루었다.물이 급하게 흐를 수밖에 없다.일명 긴강이라는 이유가 여기 있다.이에 비해 사인러인은 완만하다는 뜻을 가졌거니와 강의 흐름도 온화했다.일명 만강이라 한 까닭을 이해할 수 있다. ○부여족 유적 대량 발굴 이들 두 물줄기는 화라자에서 합수했다.바로 두도강인 것이다.두도강은 2백30㎞를 달려서 길림성 화전시 백산진 양강구에서 이도백하를 만나 드디어 합류,장강다운 송화강 물길을 잡아나갔다.송화강유역은 비옥할 뿐 아니라 광활했다.이 풍요로운 땅에 세운 맨 처음의 읍락국가는 해모수를 우두머리로 한 부여국이었다.「자치통감」기록에 나오는 첫 도읍지 녹산지도는 그 어디인가. 오늘날 길림시에는 동단산성과 동단산 평지성,용담산성이 있다.근래 동단산 부근에서는 대량의 부여족의 문물(문화재)이 발굴되었다.금 은 동 철제유물과 도자기 옥석 칠기 등의 유물만 해도 8천여점에 이른다. 또 1978년 동단산 서쪽 서단산 무덤군 돌널무덤에서는 무덤주인공의 머리를 감싼 모직물이 나왔다.양털과 개털을 꼬아 실을 자아내고 이를 천으로 짠 것이다.간단한 직조기를 사용하여 짠 이 모직물은 부여족의 문화가 상당 수준임을 입증했다. 그런데 동단산 일대는 광개토대왕 시기에도 고구려 판도였다.오늘날 길림시내에 남아있는 고구려산성은 용담산성이다.용담산은 산 자체가함지박처럼 중간이 낮고,사방은 높은 산등성이에 둘러싸인 산세를 했다.성은 산세를 이용하여 황토와 자갈로 쌓았다.높낮이는 일정치 않았다.성 서북쪽에 있는 길이 53m,너비 26m에는 용담이라는 못이 있다.이 연못은 1만㎥의 물을 가둘 수 있는 인공 못이라는 것이 고고학자들의 견해다. 용담산성 망루자리에 올라서면 성 아래로 도도히 흘러가는 송화강과 강 양안에 우뚝우뚝 솟은 길림시의 고층건물들이 한 눈에 조망되었다.망루에 올라 문득 역사를 거슬러 뒷걸음질하고 있을때 피맺힌 비명이 들리는 착각에 사로잡혔다.서기 668년 2월 당나라 장군 설인귀의 공격을 받고 울부짖는 고구려군사들의 비명이….고구려는 용담산성에서 패하고 다시 군사 5만을 모아 공략에 나섰으나 실패했다는 것이다. 고구려 이후 한 때는 발해가 용담산성의 주인이 되었다.그러나 역사는 변화하는 것이어서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그 역사의 체취가 배인 송화강유역으로 조선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압록강유역이나 두만강유역에 비해 훨씬 뒤의 일이다.1922년 「동북3성실황」은 이를 뒷받침했다.당시 두만강유역 화룡,연길,왕청 3개현의 조선족은 44만4천4백20명,송화강유역인 안도,돈화,길림,장춘은 4만5천6백명에 불과했던 것이다.그리고 흑룡강성에는 고작 6백61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을 뿐이었다. 송화강유역의 조선족 이주민 유형은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두만강과 압류강 이주민들의 재이주,러시아 이주민들의 유입,일제 이민정책에 의한 집단이주 등이 그것이다.이 가운데 절대적인 비중은 일제 이민정책과 맞물린 한반도로 부터의 조선인 집단이주가 차지했다.일제는 중국 동북지방의 항일세력을 소멸하고 동북에다 중국내지와 동남아를 침략하기 위한 병참기지를 만들 목적으로 이민정책을 서둘러 폈다. ○동남아 침략 병참기지화 그들이 1936년 8월 입안한 이민정책에는 2년내에 일본인 1백만가구 5백만명을 이주시킨다는 계획이 포함되었다.이와함께 일본은 1만가구의 조선인 농민들을 동북지방 23개현으로 집단이주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1937년 이를 실행에 옮겼다.일본 이주민들도 적지 않게 들어왔으나 큰 성과는거두지 못했다.그러나 한반도에 사는 조선의 가난한 농민들은 일망무제한 북지대륙으로 꾸역꾸역 몰려들었다.가기만 하면 집과 먹을 것을 주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조선총독부 속임수에 넘어간 사람들이다.그래서 조선농민들은 이주증을 받기가 무섭게 남부여대하고 고향을 등졌던 것이다. 그 당시 집단이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러 길림성에 살고있다.장춘시의 정병남(71)노인도 그런 이주민의 한 분이다.전남 함평군 학교면 학교리 태생인데,당시 사정을 소상히 설명했다. 『우리는 1937년 2월에 길림성 유하현에 도착했습니다.함평군 함평면,대동면,광주 송영리에서 각각 열다섯 가구씩 마흔다섯 가구가 집단이주를 한 것이지요.눈보라가 치는 한겨울에 다시차란 데에 떨어지니 집은 커녕 먹을 식량도 없었어요.언땅에 막을 칠 수밖에….만주척식회사(만척)에서 뜬 수수와 좁쌀을 주어 그나마 배불리 먹었습니다.그냥 준 것이 아니라 변리곡이었지요.일년 내내 뼈 빠지게 일해서 가을에 갚고나면 식량이 없어요.또 만척에서 변리곡을 다시 먹어야 했습니다.빚은해마다 늘고….광복이 나지 않았더라면 일생을 노예로 살았을 겁니다』 유하현 삼원포는 조선독립운동 진원지의 하나였다.1911년에 경학사가 서고 나서 신흥무관학교,1919년에는 대한독립단이 조직되었다.그런데 일제의 수탈기관 만척은 이 일대 땅을 헐값에 사들여 안전촌을 만들었다.경찰을 주둔시키고 무장자위단을 조직했다.마을마다 소총 열자루와 권총 한자루씩을 내주었다.그리고 양민증이 없으면 마을을 드나들지 못했다.항일세력들과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였다. ○양민증 없이 출입못해 집단이주민 무장화 과정에 나타난 유명한 무장자위단은 1944년에 조직한 풍향의용개척단이다.조선에서 보통학교 고등과를 나온 청년 90명을 모집,유하현 대통구촌 신가가에 이주시켰다.이들은 군복을 입고 무기를 휴대한 군사·농업조직이었다.단장을 비롯,군사교관·청치교원 등의 간부는 모두 일본인이 맡았다.조선인 단원 20명은 뒷날 관동군에 편입되었다.일인 간부와 조선인 단원들은 휴가로 고향에 돌아갔다가 식솔들까지 데려와 살았다. 오늘날 송화강유역에는집단이주민마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조선족이 있든 없든 간에 한반도 군명에서 따다 만든 마을 이름들이 그대로 전해 내려왔다.유하현에서는 아직도 창성,벽동,가평이라는 이름이 보였다.또 안도현에는 금화,원주,고성,장수,정읍,김제,익산마을이 있다.이밖에 두군의 이름을 딴 청흥(북청·신흥),안산(진안·익산)이 있는가 하면 조선의 양양이라 한 조양마을이 존재했다.이들 마을 이름에서 집단 이주민들의 진한 노스탤지어를 읽었다.
  • 「생활속의 동물사랑」 실천을/윤신근 동물보호연 회장(발언대)

    한동안 신문지상을 가득 메웠던 한국관광객들의 보신관광은 어찌보면 한국의 유아교육,어린이교육으로부터 그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단적으로 말하면 어려서부터 보편화되어야 할 「생활속의 동물보호」가 철저히 외면됐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적힌 막연한 「동물보호」「자연보호」는 어린이들이 접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보호 교육이었다.이렇다보니 어린이들은 대수롭지않게 동물보호를 생각한다.어찌보면 당연하다.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동물보호에 대한 시험문제이다. 이들이 커서 어른이 됐다고 치자.시험에 나오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외야했던 「동물보호」가 일상생활에 적용될 수 있겠는가. 곰을 잡아먹는 보신관광이 아무 죄의식없이 실행에 옮겨지는 이유가 바로이 때문이다.그럼 미국이나 유럽에선 동물보호에 대한 어린이 유아교육은 어떤식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필자는 여기서 미국의 한 동물보호재단의 초청으로 방문했던 캘리포니아 현지의 동물보호 모습을 소개할까 한다. 한마디로 이들의 동물사랑은 「생활속의 동물사랑」이었다.현지 동물원을 보자.이곳의 동물원은 동물과 인간을 최대한 접근시켜 놨다.안전을 이유로 가능하면 멀리 떨어뜨린 한국의 동물원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미국인들은 이들 동물들과 지척에서 호흡하고 느낀다.어린이들도 역시 마찬가지.노루 사슴 타조 등은 물론 퓨마 살쾡이 등 사나운 동물들과도 아주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코끼리와 코뿔소 우리 앞 풍경이었다. 코끼리 우리 앞에는 잘려나간 상아와 함께 「인간의 탐욕이 이 코끼리의 아픔을 잘라냈습니다」란 문구의 설명서가 붙어 있다.또 상아로 만든 장신구들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코뿔소 우리 앞에도 「동물보호 차원에서라도 이같은 물건들을 사용하지 말자」는 문구의 안내판이 큼직하게 걸려 있다. 이곳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부모를 따라 나온 어린이들도 부모들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상아에 고정시킨다. 동물보호를 외치는 1백권의 책보다도 더 큰 감동과 강한 인상을 줬을 것이다. 생활속의 동물보호는이렇게 이뤄진다.바로 보고 느끼는 것이다.인근에서 새묘기 쇼장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다.이곳 역시 생활속의 동물보호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앵무새들은 어린이들에게 동물보호를 인식시켜 준다.앵무새들은 「새보호」「동물보호」를 연신 외친다.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조금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인간과 동물은 따로 일수가 없다」 「동물이 고통을 당하면 인간에게도 피해가 온다」등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어린이들에겐 말로하는 교육이 아닌 보고 느끼는 실질교육이 된다.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동물을 이해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어린이들은 교과서에서 동물을 배우지 않는다.그저 평범하게 지척에서 동물들을 보고 느끼며 동물사랑을 배운다. 우리나라도 이들의 현명한 동물보호를 배워야 한다. 이제 시간이 없다.어느샌가 세계속의 주역으로 떠오른 한국.세계는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그만큼 책임도 따른다.우리가 「동물학대국」으로 낙인찍힌다면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다.길거리에 버려진 동물들을 구조해 치료해주고 잘 먹이고 애지중지하는 과잉보호가 바로 동물보호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어린이들이 진정한 동물보호를 생활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이쯤되면 한국사회에 이같은 보신관광은 발붙일 곳이 없어질 것이다.
  • 창의력을 키우자를 끝내며…전문가 지상토론(G7으로 가는길:35)

    ◎새로운 아이디어 부추기는 분위기 조성부터/참신한 기획­생생한 취재로 의식개조 중요성 재확인/대학·연구소간 벽헐고 인접학문 조우 절실/창의력도 훈련 필요… 토론문화 정착시켜야 서울신문이 사회발전 캠페인으로 연재중인 「G7으로 가는길」 1부­「창의력을 키우자」가 34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고 2부 「경쟁력을 키우자」를 다음주부터 게재합니다.서울신문은 시리즈 1부를 끝내며 창의력 개발을 가로 막고있는 우리나라 교육 사회관습 연구계 등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하는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김은영 위원=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과거 우리가 모방이나 기술개량으로 후진국은 벗어났지만 이걸로 선진국에 진입할수는 없습니다.최근 우리 경제의 침체 원인으로 흔히 고금리,고임금,지가 상승등을 들지만 저는 우리 기술에 바탕이 없는것도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서울신문의 「창의력…」시리즈는 적기에 이 문제를 잘 다뤄 주었습니다.방대한 자료와 생생한 현지 취재가 인상적이었습니다.기사로 끝날게 아니라 책으로 엮거나 심포지엄도 해보고 나아가 과거의 「국민과학화운동」처럼 사회운동,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용인 위원=우리나라가 이제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데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근대 50년동안 파격적인 성장을 이룩해줬던 자원들은 이제 한계에 도달해 있습니다.그러나 창의력 문제는 아주 어려운 주제인데 서울신문이 아주 참신하게 기획해 과감히 다뤄 주었어요.교육개혁 실무자로서 많은 아이디어를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조완규 원장=지금까지 우리 교육제도와 과학기술 시스템이 창의력을 배제해왔던 것은 아닙니다.그러나 이런 이슈가 제기된데 대해서 책임있는 사람들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점이 많다고 봅니다.그동안 많은 기구 설치와 제도 창안이 있었으나 실현이 되지 않은것은 의지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말해줍니다.일례로 과학영재 교육을 위해 과학고를 세웠지만 우리 사회제도는 그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게 해주지 못하지 않았습니까.이번 시리즈는 의식개조부터 해야 하겠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의식 개혁부터” 인식 ▲김=지금같은 교육제도선 창의력을 키우지 못합니다.서울대 입학이 최고 목표이기때문에 중고등학생은 성적 생각 밖에 못합니다.그러면 대학은 자유로운가 하면 그렇지 못한것이 또 문제지요.미국 MIT 기계과에서는 학생들에게 어떤 개념만 주고 기능있는 기계를 만들어오라고 과제를 준다고 합니다.그러면 학생들은 머리를 짜내 희한한 기계들을 만들어 온다는 겁니다.그런데 똑같은 과제를 우리 대학생들에게 주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합니다.교수는 교수대로 포기하고 옛날식 교육으로 돌아가 버리지요.대학에서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문=창의성 교육이 안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창의력을 고무·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억압하는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다는데 우선 큰 문제가 있습니다.학교에서 IQ가 높은 아이는 높이 인정받는데 비해 창의적인 아이는 쓸데없는 일에시간낭비를 한다고 손가락질 받습니다.성적 우수자 집단에 낄 수 없는 것은 물론이지요.그렇게 되니 아이 자신도 창의적인 활동을 포기하고 학과 공부나 하게 됩니다.한편 학생수가 너무 많은 교육시스템도 문젭니다.중2년생이 출산을 할 지경에 이른것도 모르는 우리 교사가 아인슈타인이 있은들 발견할 수 있겠습니까. ▲조=입시제도,학교 환경,어느 하나도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그러나 영재교육과 관련해 지적하고 싶은 것은 머리좋은 영재가 곧 창의적인 아이는 아니라는 겁니다.우리나라 과학고는 위에서 3% 성적에 드는 아이들을 기숙사에 집어넣고 수학 물리 화학을 집중교육하는데 이건 본래 취지와는 다른겁니다.「번쩍」하고 머리를 스치는 아이디어는 억압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자유 속에서 나오는 것이거든요.이런 상황은 대학이나 연구소도 마찬가지로 보이는데 전폭적인 자유와 여유를 주어야 합니다. ▲문=영재 말씀을 하셨는데 창의력과 IQ는 명백히 구별해야 합니다.지금까지 사고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IQ를 이용했는데 이는 「수렴적 사고력」만을 측정해 줍니다.「수렴적 사고」는 많은 데이터를 갖고 그 속에서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작업입니다.반면 「발산적 사고」는 하나의 정보를 갖고 10가지 20가지를 생각해 내는 것이지요.예를들면 실험실에서 문제를 못푼 과학자가 낚시터에 가서 낚싯대를 바라보다가 어떤 영감을 떠올렸다면 바로 이런것이 발산적 사고입니다.발산적 사고는 창의력과 직결되는 것이지만 측정할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조=우리 과학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려면 기발한 발상이 중요합니다.남이 다 하는 연구,똑같은 체제를 갖고 경쟁해 봤자 쫓아가기 어렵습니다. ▲문=요즘은 또 EQ도 중시되고 있습니다.미국의 벨 연구소가 5년간 좋은 업적을 내는 연구자를 조사했더니 EQ가 높았다고 합니다.혼자 있는 것보다는 잘 떠들고 사교적인 사람이 아이디어도 많았다는 거지요.우리 과학고도 주 30시간 수업중 10시간쯤은 줄여 사고의 전환을 기해야 합니다. ○권위주의 뿌리 뽑아야 ▲김=떠든다는 말씀을 하시니 토론문화의 중요성이 생각납니다.유학시절 언어도 잘 안통하고 낯설기도 해 실험실에 틀어박혀 지낸 시간이 많았는데 어쩌다 다른 연구자들과 얘기를 나누게 되면 우연한 한마디 속에서 힌트를 얻는 일이 많았어요.어렸을때부터 표현을 많이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연구소 기능도 재정립해야 해요.임무지향적인 연구로는 새로운 것이 절대로 못나옵니다.정해 놓고 연구한것치고 성공한것 없다는 말이죠.정부출연연구소는 산업계가 못하는 기초과학과 빅 사이언스 연구로 과감히 전환해야 합니다.대학내,연구소내 벽을 허물고 인접학문간 조우가 일어나야 합니다. ▲문=우리 사회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경직성도 큰 문제입니다.창의력은 자유로움과 밀접한 연관을 지닙니다.영국이 산업혁명을 주도한 것도 어느 나라보다 민주주의가 앞섰기 때문이지요.창의적인 연구가 이뤄지려면 남녀노소간에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대인관계도 심리적으로 자유로와야 합니다.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학생들은 말썽꾸러기로 낙인찍힐 것을 우려해 교사와 다른 아이디어를 내려고 하지 않습니다.어린 아들이 『이렇게 해보자』고 건의하면 아버지는 『네가 뭘 알아』하는 식이지요.새로운 물건,새로운 아이디어를 부추기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김=자유로움에 대해 말씀하시니까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생각납니다.최근 들어 동경대학이나 오사카대학의 교수직을 버리고 이화학연구소 실장으로 오려는 사람이 줄을 잇는다고 합니다.기회만 있으면 대학으로 빠져 나가려는 우리 실정과는 상반되는 이같은 현상은 바로 이화학연구소의 자유로운 연구풍토 때문이지요.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훈련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바텔연구소의 경우 연구원들에게 매달 1건씩의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아이디어가 좋으면 연구비를 전액 지원합니다.평소 아이디어를 짜내는 훈련을 생활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요. ○교육계 과감한 투자를 ▲문=대학별로 연구풍토가 차별화돼야 합니다.어느 대학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영문과 교수들이 교양영어나 가르치는 교육풍토는 사라져야 합니다.대학별,교수별로 고도의 전문성이 발휘되는 여건조성이 시급하다는 얘기입니다.최근들어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확산되도 있는 「열린 교육」은 우리교육에 한가닥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습니다.「열린 교육」만 뿌리를 내려도 창의력 제고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조=현행 암기위주의 입시제도 아래서 창의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연목구어」나 다름없습니다.또 초등과학교육이 발붙일 수 없는 것도 엄연한 우리 현실입니다.우리나라에 미국의 「엑스플로라토리엄」과 같은 과학탐구관이 한 곳이라도 있습니까.외국에 나가 과학탐구시설을 둘러보다 보면 우리나라 아이들이 정말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에 대한 투자도 시급한 과제입니다.한 교실에 40∼50명의 학생을 모아 놓고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대학별로 특성화를 이루어 몇 개 대학만이라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신연숙·박건승 기자〉
  • 악덕채무자 엄벌… 신용사회 다지기/민사집행법 추진 배경

    ◎숨긴 재산 추적 등 강제변제 수단 강화/채권자 권리 법원서 적극 보호 19일 대법원이 발표한 가칭 「민사집행법」은 재산을 숨겨놓고 빚을 갚지 않는 악덕채무자를 엄벌,신용사회를 정착시키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돈이 있으면 반드시 갚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행 민사소송법 강제집행조항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채권자의 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아예 강제집행절차를 민사소송법에서 떼어내 별도의 법안으로 제정키로 했다. 현행법으로는 채무자가 고의로 재산을 빼돌릴 경우 채권자 본인의 노력 없이는 법원으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실정이다.즉 법원으로부터 빚을 갚으라는 판결을 받은 채무자가 『재산이 없다』며 거부하면 채권자 본인이 수단껏 숨긴 재산을 찾아내 압류를 신청,빚을 받아내야 한다. 특히 1천만원이하의 소액채권자는 복잡한 절차와 비용 등의 문제 때문에 권리행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안달하고 빚진 사람은 배짱을 부려도 어쩔 수가 없다. 이러다보니 돈을 받기 위해 이른바 「해결사」까지 고용,폭력을 휘두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부의 명령에 아랑곳 않는 채무자 때문에 재판의 권위가 떨어지고 사회의 불신풍조가 심화됐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독일·오스트리아 등에서는 이미 재판부가 적극적 개입,채무의무를 이행토록 하고 있다. 대법원이 마련한 민사집행법안은 이들 나라의 방식을 상당부분 반영했다.법원이 택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행사토록 했다. 악성채무자에 대한 재산조회제도와 구금,추정파산자규정,압류재산의 차등배당 등은 채무자로서는 엄청난 족쇄다. 소송과정에서 채무자가 거짓으로 재산목록을 제출,채권자의 신청이 있으면 법관은 직권으로 해당금융기관 등에 명령해 채무자의 자산 및 부동산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결과는 채권자에게 알려준다.채권자 혼자 뛰어다니며 채무자의 재산을 추적하는 노력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채무자의 압류재산을 배당할 때 평등주의를 내세워 모든 채권자에게 채권비율에 따라 나눠주는 모순도 없앴다.채무자의 숨긴 재산을 찾아내기위해 노력한 채권자에게는 우선권을 주도록 규정했다. 갚을 능력이 없으면서도 많은 빚을 지거나 재산공개를 거부한 채무자에 대해서는 법원이 직권으로 「추정파산자」로 선고토록 했다.한번 낙인찍히면 국가공무원법 등이 정한 직업에는 취업하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경제·사회활동을 할 수 없다.사회의 「영원한 낙오자」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돈이 있으면서도 갚지 않는 채무자에게는 30일 범위내에서 구금할 수 있도록 규정,채무의무를 반드시 이행토록 했다. 대법원은 내년 7월 임시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박홍기 기자〉
  • 카다피 27년 철권통치 흔들리나/「축구장 난동」 계기 표면화

    ◎아들 후원팀 편파판정 발단 “반정시위”/서방 대리비아 제재 4년… 최근 폭동 늘어 리비아 최고지도자인 무아마르 카다피(54)의 27년 철권통치가 흔들리는 것일까.서방세계로부터 「국제사회의 이단아」로 낙인찍힌 카다피가 자신의 아성인 리비아에서조차 심상찮은 흔들림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조짐은 지난 9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축구경기장에서 발생한 관중들의 난동 사건으로 표면화됐다. 문제의 사건은 6만여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벌어진 리비아 국내 라이벌팀간의 축구경기 막바지에 일어났다.카다피의 아들 알 사디가 후원하는 알­아흘리팀과 알­이티하드팀이 맞붙은 이날 경기에서 심판의 편파적인 판정으로 알­아흘리팀의 한골차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상대팀을 응원하던 팬들이 운동장으로 뛰어들어 심판을 폭행한 것. 문제의 심각성은 이것이 단순한 경기장 난동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관중들은 마침내 카다피 부자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고 다급해진 알 사디의 경호원들이 이들을 향해 발포하기에 이르렀다.리비아에 주재하는 한 외교관은 이와 관련,『트리폴리의 기준으로 볼 때 이는 중대한 사태』라고 전제한 뒤 『경기장 난동과 정치적 폭동이 혼합된 사건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이번 사건이 국제사회에 일반화된 단순한 훌리건(경기장 난동꾼)의 폭동이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이슬람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청렴한 생활로 국민적 지지를 받아온 카다피의 카리스마가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폭동이 최근 부쩍 늘어난 점도 이번 사건에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관측통들은 이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원인을 4년째 지속되고 있는 유엔의 리비아 제재에서 찾고 있다.지난 88년 미 팬암 항공기의 납치범 인도를 거부함으로써 비롯된 유엔의 경제제재가 카다피의 철권통치를 약화시킨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박해옥 기자〉
  • 월드컵경기장 유치전 “불꽃”/국제경기대회 지원위 회의 안팎

    ◎시도지사들 “유치 못하면 「무능」 낙인찍힌다” 2002년 월드컵대회 준비를 위해 18일 광화문 종합청사에서 열린 국제경기대회지원위원회는 「또 하나의 월드컵 유치경쟁」으로 뜨거웠다. 한·일공동개최로 국제축구연맹(FIFA) 규약대로라면 4∼5개에 불과할 대회 경기장 선정을 놓고 시·도지사들이 내뿜는 열기 때문이었다. 이날 회의에는 경기가 열릴 것이 확실한 서울의 조순시장을 제외한 14개 시·도지사가 전원 참석,저마다 자신들의 지역으로 경기를 유치해야 할 당위성을 역설했다. 첫번째 발언에 나선 것은 신구범 제주지사였다.그는 『모든 시·도가 경기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경기장 선정이 늦어지면 물의가 빚어질 우려가 크다』면서 『무엇보다 공정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언종 광주시장은 『최근 주민이 월드컵 운동장부지를 내놓겠다는 뜻을 전해왔을 만큼 열기가 뜨거운데 유치에 실패한다면 무능한 시장으로 낙인찍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유종근 전북지사도 웃으며 『경기를 유치하지 못하면 재선에도 지장이 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주병덕 충북지사는 『주민은 벌써부터 「월드컵 청주」를 외치고,도의회도 「경기장 건설을 위한 1천억원의 사용을 승인해 주겠다」면서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충북의 오송경기장이 경기장으로 적지임을 선전하기에 바빴다. 김혁규 경남지사는 『경기장 선정에는 지역개발을 위한 형평성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시안게임 같은 큰 경기를 치르는 지역은 월드컵에서 빼야한다』고 2001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이웃 부산을 겨냥했다. 그러자 문정수 부산시장은 『아시안게임을 치르면 월드컵을 유치할 모든 여건이 갖추어지는 데 무슨소리냐』고 반박했다. 인구가 적어 유치경쟁에 뛰어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최각규 강원지사는 『월드컵유치의 혜택이 전국민에게 돌아가야지 개최도시에만 이득을 주고 그렇지않은 도시에 소외감을 주는 것은 걱정할 부분』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수성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개최도시 선정 결과가 나오면 서운한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국가전체를 생각해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각 시·도가 지나친 유치경쟁을 자제하고,또 결과에도 승복해 줄 것을 당부했다.〈서동철 기자〉
  • 옐친·주가노프 “2차투표까지 가자”/러 대선 선두경합 두 후보

    ◎옐친­“개혁­과거 택일” 호소… 안정표 다져/주가노프­공산당수… 통제경제정책 회귀 주장 러시아대통령선거의 두 강자 보리스 옐친후보와 겐나디 주가노프후보에 대한 심판의 날이 열렸다.모스크바의 소식통들은 16일의 선거에서 어느 누구도 과반수득표를 못할 것이며 2차선거에서야 당선자가 결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옐친후보의 승리를 장담해온 지금까지의 여론조사결과와는 다소 다르게 이번 선거는 1,2위의 격차가 크지 않고 접전이 될 것임을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의 옐친 대선전략이 주효했으며 주가노프의 그것을 훨씬 앞서지 않았느냐는 것이다.옐친후보의 캠페인이 체계적·대중적·공세적·현대적이었다면 주가노프는 시종 수세적이었고 소외계층을 상대로 하는 제한적·구세대적 전략이었다는 평가다.옐친은 놀랍게도 두번의 심장발작에도 불구,정력적으로 캠페인을 벌여왔다.지난해말 의회선거가 끝나자 이후 6개월간 옐친진영은 체계적으로 반옐친무드를 잠재워나갔다.코지레프 전 외무장관을 교체하면서 국익외교를 강조하는 것처럼 「위장」했고 경제개혁의 책임자이던 추바이스 제1부총리를 속죄양으로 만들며 경제실정의 책임을 전가했다.노인연금을 대폭 인상시켰고 밀린 공공노임을 선거에 앞서 해결하는 기민성을 보였다.옛소련의 통합은 거부하면서도 옛소련국이던 벨라루스와의 재통합을 이뤄냈다. 공산당이 설 자리는 그만큼 좁아졌다.대중매체를 거의 「장악」했고 이 점은 옐친의 최종적 승리를 안겨주는 주요인이 될 것같다.거의 매일을 TV광고·연설을 통해 『「개혁이냐 과거로의 회귀냐」를 택일하라』며 젊은 유권자를 불러모았다.징병제의 철폐 발표가 체첸병정에게 어필했다. 옐친후보는 캠페인기간 내내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권한(아니 그이상)을 최대로 활용,휘하관료에게 「차르」의 위대함과 두려움을 보여주었다.모든 관리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고 옐친을 「차르」로 받들었다.이 이미지가 안정을 바라는 시민에게 크게 어필했다. 주가노프후보는 시종 반옐친정서에만 의존했다.경제정책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얼버무리는 실수를반복했다.서구의 영향력을 추방한다면서도 서구의 투자를 증대시키겠다고 했고 사유재산을 몰수하지는 않겠지만 일부의 국가통제는 회복돼야 한다는 애매한 정책발상이 계속됐다.때문에 중도주의쪽에서는 위험한 인물로 낙인찍혔고 자신의 이념적인 동지에게서는 공산주의자 발상이 아니라고 욕을 먹었다.스스로 지지자의 폭을 제한시켜버렸다.이같은 주가노프의 이중적 태도는 중도파의 염려를 가라앉히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골수분자의 정열도 북돋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미지변신에도 신통한 술수를 발휘하지 못했다.「음험한 공산주의자」라는 인식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캠페인 스타일도 그랬다.그는 항상 옛공산주의자의 낡은 방법인 대중집회에 대부분의 캠페인시간을 할애했다.TV나 라디오 등의 대중매체는 이용하지 않았다(물론 옐친진영의 언론장악에도 문제가 있다).그의 청중은 대부분 노년층이 주류였고 미래를 어깨에 짊어진 유권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같은 대조적인 캠페인결과에도 불구,결론은 당장 나지 않을것이라고 선거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사실 옐친쪽은 「주가노프=공산당」이며 「공산당=철의 통치」라는 인식 때문에 반사적 이익을 누릴 뿐이라는 지적이 높다.이같은 지적은 2차선거는 1차선거보다 더욱 예측불가능하게 진전될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때문에 두 후보는 앞으로의 시간을 2차선거에 대비,레베드나 야블린스키 등 3위권 후보를 흡수하는 데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 DJ·JP의 경색정국 속앓이/DJ­장기전땐 구태정치인 낙인 우려

    ◎JP­“DJ에 말려든다” 당내 반발 부담 경색정국을 보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속앓이는 조금 다르다.정치적 필요에 따라 공조를 하고있긴 하지만 시각과 향후 정국구상,그리고 정치적 선택의 폭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먼저 국민회의 김총재는 이번 기회에 대선가도를 위한 정지작업을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그렇다고 여야 대치정국의 장기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한 핵심측근은 『여야 모두 자칫 공멸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이는 적당한 실리와 선회의 명분이 주어진다면 돌아설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15일 여야 영수회담을 전격 제의한 것도 이러한 속사정이 읽혀지는 대목의 하나이다. 그러나 여권의 핵심부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아 해법을 찾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당의 한 관계자도 『현재로는 물러설 명분이 없지않으냐』고 반문한다.일단 밀어붙이는 것말고는 선택의 폭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후유증이다.현재의 여론도 여야 어느 한쪽을 지지하기 보다는 국회를 싸잡아 비난,김총재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이렇게 될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권가도에 부작용으로 작용할 「구정치인」이라는 상처이다.그렇지않아도 정치의 신진대사와 세대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비등한 터에 김총재에겐 갈수록 악재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자민련 김총재의 고민은 서서히 일고있는 당내 반발이다.이는 스스로 선택의 여지를 줄여나가고 있다는 비판에서 출발한다.한 의원은 『JP는 DJ보다 가능성은 적지만 경우의 수는 많은 정치인』이라고 강조한다.다시 말해 대권가도를 위한 선택이 폭이 많은데,공조라는 명분으로 국민회의 김총재의 행보에 말려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거침없이 『여권으로 부터 자민련에 대한 보장이 선행된다면 한발 물러서는 게 옳다』고 말할 정도다.서로 추구하는 목표가 다른데 공조의 틀 속에서 「점수」나 잃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김총재가 지금 당장 지난 총선 때처럼 경쟁관계로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공조를 깼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판인데다,그렇게되면 아무런 실리도 챙기지못한 채 정국 주도권만 자연스레 여권측으로 완전히 쏠려 종속변수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야당 관계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며 이를 행동으로 표출하기에도 위험부담이 크다는 인식을 갖고있어 우선 정국추이를 우선 지켜보자는 「잠복기」를 거치고 있는 셈이다.〈양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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