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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경상흑자 100억弗 넘을듯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폭으로 확대돼 올해 정부 목표액인10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8억2,000만달러의 흑자를기록,전달보다 8억8,000만달러가 늘어났다.올 들어 월간 흑자폭으로는 최고치다.9월까지의 누적 흑자액은 77억3,000만달러.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100억달러까지 불과 20여억달러밖에 남지 않아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세자리수 경상수지 흑자를 낼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경상수지 흑자 껑충 뛴 까닭은=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공신이다.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수입액수(98억1,000만달러)가 늘었지만 반도체 등 수출 주력 상품의 호조로 수출액수(123억9,000만달러)가 훨씬상회하면서 24억6,000만달러의 상품수지 흑자를 냈다.지난해 10월(26억2,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다.8월까지만 하더라도 경상수지를 갉아먹는 ‘주범’으로 낙인찍혔던 서비스수지는 휴가철이 끝나고 해외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적자폭이 2억9,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전달보다4억달러나 적자폭을 좁혔다.◆자본수지,1년 만에 적자 반전=경상수지는 큰폭으로 증가했지만 아쉽게도 자본수지가 1년 만에 순유출로 반전했다.적자 규모는 9억달러.자산관리공사가 대우 해외부실채권을 상환(10억6,000만달러)하고 예금은행들이 해외단기차입금을 상환(9억2,000만달러)한 영향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이탈이었다.8억9,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정정호(鄭政鎬)경제통계국장은 “경상수지가 큰폭의 흑자가 나면 여유돈으로 해외부채를 줄이거나 자산을 늘리기 때문에 자본수지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적자 자체를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100억달러 돌파 가능할까=정 국장은 “국제유가가 변수이긴 하지만 고유가가 상당폭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이런 추세라면 한은이 예상했던 올해 경상수지 90억달러는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내다봤다.또 정부 예상치인 100억달러도 충분히 달성 가능해 보인다고 낙관했다.지난달 원유 도입 평균단가는 29달러20센트였다. 안미현기자 hyun@
  • 김대통령 노벨평화상/ 사선넘어 민족화해의 물꼬 트다

    온갖 풍상(風霜)과 비운(悲運),그리고 좌절과 고난….흔히들 다섯번에 걸친 죽을 고비와 6년간의 감옥살이,55차례의 연금,10년의 망명생활로 부른다. 그런 고통의 세월을 견디어,‘인동초’로 불리는 섬마을 소년이 한민족으로는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았다.그것도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자랑스런 평화상을.민주주의와 인권,한반도의 평화를향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긴 여정을 세계가 노벨평화상이라는값진 명예로 보답한 것이다. ◆유년시절과 정치입문 제 79대 노벨평화상의 주인공인 김 대통령은1925년 12월3일 한반도 서남단의 작은 섬 하의도에서 가난한 농부였던 아버지 김운식(金雲植)과 어머니 장수금(張守錦) 사이의 네형제중둘째로 태어났다.그는 5년제였던 목포상업학교를 43년 졸업한 뒤 일제의 강제징집을 피하기 위해 해운회사에 취직한다.해방되던 45년 해운회사를 차려 불과 4∼5년만에 화물선 15척을 소유하는 상업수완을발휘,목포신문사까지 인수하는 촉망받는 청년실업가로 급성장하게 된다. 학창시절,웅변에 능했던 그는 정치에 뜻을 두고 54년 해운노조의 지지를 받아 3대 민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어찌보면 불운으로 점철된 그의 정치역정은 이 때 이미 예고되어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30대 초반이었던 그는 두번의 실패 끝에 61년 5월 강원 인제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나,겨우 사흘만에 5·16 쿠데타로 국회가해산되는 바람에 당선 무효,정치규제라는 불운을 맞게된다.박정희(朴正熙)가 대통령에 당선된 63년 민주당 대변인이었던 그는 고향인 목포로 지역구를 옮겨 6대 의원에 당선,정연한 논리와 합법적인 의정투쟁으로 주목받는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그의 정치인생에서 커다란 절정중 하나는 라이벌인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을 꺾고 40대에 제1야당인 신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일.끝내 박정희(朴正熙)후보에게 패했지만,그의 정치적 위상은 당선에버금갔다. ◆정치적 고난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집권층의 탄압을 받게되는 고난의 신호탄이기도 했다.대통령 후보로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통일정책과 남북한 동시 유엔가입 등 한반도외교정책은 뒷날 탄압의 빌미를제공하고,그 때부터 덧칠해진 ‘정치조작’은 그를 평생 괴롭히는 낙인으로 붙어다니게 된다. 국회의원 지원유세 도중,트럭 암살기도로 다리에 고관절 장애를 입었고,유신철폐를 주장하다 73년 여름에는 도쿄 납치사건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다.79년 이른바 ‘서울의 봄’에는 민주화를 이루려다 신군부의 집권으로 군사법정에서 내란음모 혐의로 급기야 사형을 언도받게 된다.당시 수형생활 도중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가족들과 2년여동안 나눈 엽서는 뒷날 ‘김대중의 옥중서신’으로 출간돼 수감문학의 백미(白眉)로 꼽힌다. 국제여론과 미국 정가의 압력으로 특별감형된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 망명길에 올라 미국내 ‘한국인권문제연구소’를 개설했고,하버드대 국제문제 연구소 객원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대중참여 경제론’을 완성한다. 85년 2월8일 미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귀국길에 오른 그는 미 각계지도자 20여명과 트랩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연행돼 가택연금 상태에놓이게 되나 김영삼 전대통령과 민추협 공동의장을 맡아 민주화운동을 주도한다.87년 6월항쟁으로 직선제를 쟁취했으나 야권후보단일화실패로 대선에서 패했고,5년뒤에는 3당합당으로 여당후보로 출마한김영삼 전대통령에게 패배,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로유학길에 오른다. ◆수평적 정권교체와 IMF극복 통일방안 연구를 하다 93년 귀국,아태재단을 설립한 그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자 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정계에 전격 복귀한다.이후 IMF 파고에서 ‘준비된대통령’이란 구호로 당선돼 헌정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의 위업을달성,3전4기의 신화를 낳는다. 그러나 당선 다음날부터 ‘6·25 이후 최대 국난’인 IMF위기와 싸운다.외자유치를 위해 당선자 시절부터 외국인들을 만났고,취임 이후에도 그런 생활의 연속이었다. 200만명에 육박한 실업자들이 노숙자로 변했고,경제위기는 계속됐다.하지만 그의 헌신성은 사상 유례없는 ’금모으기 운동’을 이끌어냈고,금융·기업·공공부문·노사 등 4대 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했다.또취임사에서 대북 3원칙을 천명하고,북한에 대한화해·협력정책을 일관되게 폈다. 하지만 소수정권의 한계는 취임초부터 정치불안정이 계속됐고,원내 안정의석 확보의 필요성을 느껴 민주당을 창당했으나 지난 4월 총선에서도 원내 제1당이 되지못해 여전히 정치적 어려움에봉착해 있다. 하지만 그의 열성적인 노력은 IMF 구제금융에 들어간 지 1년반만에약속대로 외환위기를 극복했고,현재 외환보유고는 1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또 98년말 무역흑자가 사상 최고액인 400억달러를 돌파했고,국제신용기관의 한국의 신용등급은 상향조정되기에 이른다.실업자수도 80만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남북정상회담 대북 햇볕정책 또한 결실을 맺기 시작해 금강산 관광에 이어 지난 6월에는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6·15공동선언’이라는 남북관계 대장전을 마련했고,남북이산가족 상봉,시드니 올림픽 공동 입장,비전향 장기수의 북송,경의선 복원공사 착수,남북 장관급 및 국방장관 회담으로 발전시켰다.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이 일어날 수 없도록 만들었다. 20세기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에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튼 것이다.그가 평생을 준비해 온 3단계 통일정책의 1단계 완성을 향해 숨가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셈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최병화씨 ‘교실 이데아’…대안학교엔 ‘문제아’란 없었다

    iTV PD 최병화씨의 ‘교실 이데아’(예담)는 대안학교 이야기를 체험수기 형식으로 쓴 논픽션 다큐멘터리다.53명의 ‘문제아’와 15명의선생님이 주인공.제도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문제아로 낙인찍힌 청소년들이 ‘대안학교’라는 전혀 새로운 교육환경 안에서 삶의 가치를재발견해가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경남 합천군 적중면 황정리 원경고등학교.99년 2월,폐교된 중학교에공개모집으로 선발된 ‘문제아’들이 첫 입학생으로 들어오고 그로부터 꼬박 1년동안 지은이는 그들이 사랑과 화해를 배워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노랗게 물들인 머리,너펄거리는 힙합바지.이들을 덮어놓고 불량하게만 재단하는 시각도 기성세대들의 편견에서 비롯된다는사실부터 지적한 책은 학생들의 고민과 희망이 무언지를 생활일기처럼 찬찬히 짚어보인다. 1년동안 학교생활 이모저모를 손수 카메라에 담기도 하면서 지은이는학생과 교사들의 이야기를 똑같이 새겨들었다. “내 맘속에도 천사와악마가 있는 것같다.요즘들어 악마의 힘이 점점 커져 천사의 힘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나 혼자 그 악마랑 싸우고 있는 것같다.내 힘으론역부족이다” 어느 학생의 고민에서는 노랑머리에 힙합바지를 입고있어도 치열하게 삶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좌표가 엿보인다. 지은이의 맛깔스런 글솜씨가 책읽는 재미를 보탠다.8,000원. 황수정기자
  • [대한시론] 한국 매카시스트의 소갈머리

    남북분단 이래 친일파에게 면죄부를 안겨준 사이비 ‘반공주의’는한국판 매카시즘으로 모습을 갖추어 이 사회를 지배해 왔다.1991년소비에트 체제의 해체로 냉전시대가 끝나고 1998년 우리에게는 반세기 만에 정권 교체가 있었지만 한국의 매카시즘은 여전히 위세를 떨치며 건재하다.과거와 달라진 것은 매카시스트가 정권에 기생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지만 일제시대 이래 친일 기득권세력으로부터 이승만 정권과 군사정권을 거치며 군림해온 기득권층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실세다.독재정권하에서 특혜로 뿌리를 내려 도사리고 있는 재벌과 일부 관료및 사회 각계 요직에 박혀있는 구세력 인사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한국의 매카시스트들은 바로 그들의 이해를 대변하여 정부의 개혁을 물어뜯고 훼방놓고 있다.여기서 기막힌 일은 한국의 매카시즘은 1950년대의 미국의 그것처럼 일시적인 열병이 아니라 거의 만성화된제도적 힘을 지닌 극우의 횡포란 점이다.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교류가 활발해지자 매카시스트의 도전은 아주 감정적이고상궤를 훨씬 벗어나기 시작했다.이미 그들은 정권교체가 이룩되자 미칠 지경이 돼서 정권에 흠집 내기를 “DJ정부는 좌경세력의 광란시대”(정모 의원의 말)라고 악을 써댔다.법률상식으로 봐도 비방의 한도를 훨씬 넘은 명예훼손이고 모략중상이다. 우리사회에서 빨갱이로 낙인찍히면 그것은 ‘사회적 사형선고’이다.매카시즘의 횡포가 바로 그러한 낙인찍어 ‘폐인 만들기’였다.그런데 지금도 그러한 수법을 버젓이 쓰며 정권에게까지 도전한다.정권이 문제삼으면 그것 자체를 이용하겠다는 심보와 함께 현 정권이 과거의 군사정권처럼 탄압의 칼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으리라는 치밀한 계산하에서 하는 물어뜯기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매카시스트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우선 그들은 남북교류 자체가 용공행위로서 못마땅하다.결국 북에 대한 군사적 대결의 강경노선을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렇지만 그러한 군비경쟁은 남북이 함께 자멸에 이르는 길이다.이미 1953년 정전협정 당시에 무력통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다음에 그들은부패기득권 구조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기득권 유지에 위협을 준다고 생각되는 재벌개혁이나 정경유착의 부패구조 청산을 중단하고 군사정권시대같은 개발독재 체제로의 회귀와 복고를 꿈꾸고 있다.그래서 현 정권이 빨리 끝나길 바라고 심지어는 앞당겨 끝내고 싶어 안달이다. 그렇지만 재벌개혁을 비롯해 전반의 민주화가 없이는 우리는 몰락한다.나라나 겨레가 몰락한다.매카시스트가 대변하는 것은 재벌의 시장독점과 특혜대출,노사분쟁의 관권에 의한 치안대책적 제압 억제,대북긴장 고조 속에서 기득권 유지,구조의 안정 정착이다.그렇지만 그러한 개발독재의 효용성은 이미 시효가 끝났다.매카시스트와 그에 동조하는 사이비 지식인의 집념은 완강하다.특히 매카시즘의 법률적 발판 기능을 해온 국가보안법의 개폐가 마치 안보를 망가뜨리는 듯이 허풍을 떤다.우리나라가 국가보안법 없이는 하루도 지탱 못하는 형편없이 허약한 나라라는 논리를 태연히 내세우고 있다. 한국의 매카시스트가 조작해온 몇가지 신화를 보면 그 정체를 쉽게엿볼 수 있다.영국의 외무부 관리였고 역사가인 E.H.카를 공산주의자라고 법정에서 감정의견을 내놓아 세상을 웃겼다.정경유착과 경제파탄의 장본인을 근대화의 공로자로 뻔뻔스럽게 내세워 코웃음을 치게하고 있다.미국 비판과 미국과의 거래 논리 관철을 반미이고 용공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이런 무지와 독단은 국익에 적합한 것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의 옹호도 아니다.21세기 세계화와 정보 기술혁명의 시대에는 그야말로 사고의 일대 전환이 있어야 한다.그런데 국제관계나 정치·사회 인식에 대한 기본상식도 결여한 채 구시대의 독단을 진리로 착각해 고집을부려 웃음거리가 되고 나라일을 그르치는 것은 보기에 딱하다.더구나 책임있는 지위에 있었거나,있는 사람이 그러니 더욱 안됐다. 분단 이래 매카시스트가 정권에 기생하며 위세를 떨쳐왔으나 정권교체로 사정이 달라졌다.그들은 버려진 고아의 심정으로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현 정권을 심정적으로 거부한다.국민이 선택한 정권교체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그래서 기존 법제의 테두리까지도 넘어서며 악을 써댄다.그렇지만무법의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국민의 무지에 편승해 이리떼가 온다는 소동놀이로 정치조작을 하는 작태도 끝장내야만 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한 상 범 동국대교수·법학
  • 韓·中 경제협력 폭 넓히기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열리는 한·중정상회담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교류협력관계 진전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두나라의 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관측된다. 특히 주 총리의 이번 방한은 그로서는 처음인데다,중국을 이끌고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서열 2위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크다는 지적이다.주 총리의 방한으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을 포함,상무위원 7명 전원이 방한하는 셈이어서 양국관계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김 대통령은 주 총리와 이번 회담을 갖게되면 5번째 회담이다.무엇보다 양국 최고지도층간 우의와 신뢰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이다. 두 정상은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진전상황을 평가하고 이과정에서 중국측의 건설적인 역할에 대한 깊이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김 대통령은 남북한과 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재개,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이 본격 논의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구상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주 총리가 중국경제의 최고 책임자라는 점에서 경제,통상분야의 협력관계를 전면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한·일정상회담에서 ‘정보기술(IT) 이니셔티브’선언을 채택했듯이 중국과도 지식정보화에 맞춰 정보기술에 대한 교류협력 방안이 도출될 것이다.나아가 최근 경의선 복원 착공식을 계기로 앞으로 전개될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에 관한 의견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양승현기자. *주룽지 총리는 누구.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72)는 중국경제의 조타수.해박한 경제지식과 빠른 두뇌회전,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실물경제에 부합되는 정책을 개발함으로써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을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태어난 주 총리는 이공계 중국 최고명문인 칭화(淸華)대 총학생회장 출신.1957년 헝가리와 유고연방의실용주의적인 경제개혁을 찬양했다는 이유로 우파분자로 낙인찍혀 5년,문화혁명 때 5년 등 모두 10년간 샤팡(下放)돼 노동 개조를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경제학책을놓지 않았다. 그는 78년 복권된 뒤 자오쯔양(趙紫陽)의 추천으로 87년 상하이시당서기,이듬해 상하이 시장으로 전격 발탁됐다.92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주 총리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장을 거쳐 93년 리펑(李鵬)총리로부터 경제분야를 넘겨받아 중국 경제의 총책임자로 부상했다. khkim@
  • 30일 개봉 방화 ‘공포택시’

    연료통이 뜨끈뜨끈한 피로 채워지고 엔진은 펄떡거리는 심장으로 만들어진 택시가 질주한다.허승준 감독의 데뷔작 ‘공포택시’(제작 씨네월드)에서는 이러저러한 사연들로 죽은 귀신들이 택시를 아지트삼아 인간세상에 몹쓸 장난을 걸고,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을 나누기도한다. 짝사랑하던 유정(최유정)에게 사랑고백을 하러 가다 추락사한 길남(이서진)은 죽어서도 생전의 애인을 잊지 못해 주위를 맴돈다.엽기살인을 저지르고 자살한 귀신 사마귀(김원범)가 온순한 길남이 못마땅해 유정을 죽이려들자,총알택시를 몰며 짧은 생의 아쉬움을 달래는게 유일한 낙인 논스탑(정재영)과 오케이(정해균)가 길남의 사랑을후원해주고 나선다.친구인 길남의 애인을 넘보는 심약한 병수 역에는탤런트 임호. 도로위를 미끄러지던 택시가 뜬금없이 달나라로 날아들어가는 등의만화적 발상들이 잔재미를 준다.하지만 ‘논스톱 코믹액션’을 자처한 영화에는 달리는 택시의 ‘속도’만 살아있고 알찬 웃음을 이끌어낼 코미디나 통쾌한 액션은 보이질 않는다.슬래셔나 스플래터 영화들을 온여름내 보고난 관객들이 새삼 호감을 가질만한 부분이 어디쯤에놓였는지,그 점을 짚어내기가 난감하다.30일 개봉[황수정기자]
  • 집중취재/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

    *2002년 도입… 남은 쟁점은. 외국인력의 고용허가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이 3년만에 재연되고 있다.민주당이 지난달 당정회의에서 올해중 법 제정을 통해 2002년부터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중소업계가 도입저지를 위해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장외집회 등으로정부와 여당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3년 전에는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려는 노동부가 산업연수생 제도를유지하려는 산업자원부,법무부,중소기업청,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등 ‘연합군’을 상대로 고군분투했다면 이번에는 여당이 노동부의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고용허가제 도입에 긍정적인 시각을 지닌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고용허가제 도입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실무자들의 판단이다.기협중앙회 등 중소기업계의 반대가 필사적인데다,정치권과정부내 보수층 인사들도 내심 고용허가제 도입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인권침해의 주범?-고용허가제 찬성론자들은 지난 7월 말 현재 국내 외국인력 25만9,000여명 가운데 불법체류자가 세계 최고수준인 64.1%(16만6,000여명)에 이르는 것은 ‘근로자’임에도 ‘연수생’으로위장한 산업연수생 제도 탓으로 돌리고 있다.찬성론자들에 따르면 정부가 이처럼 편법을 정책으로 채택한 결과 불법체류자를 양산,임금체불·송금사기·여권압류·인신구금·산재처리 기피 등 인권문제를 야기시켰다.또 송출기관이 연수생을 선발함에 따라 1인당 최고 1,000만원의 과다한 수수료를 징수,연수생들이 수수료 납부로 진 빚을 갚기위해 높은 임금을 찾아 연수업체를 이탈토록 부추겼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산업연수생의 이탈비율은 20% 남짓하며,인권문제의 경우 대부분 관광·방문비자로 입국한 불법체류자로 인해 발생한다고 항변한다.따라서 인권문제와 산업연수생 제도와는 무관하다고강조한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임금이 오르나-찬성론자들은 지난해 중기청의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한다.연수생의 월평균 수령액은 60만9,000원으로 내국인 월평균 급여액 76만9,000원의 79.3%이나 외국인의 노동생산성이 내국인의 87.5%에 불과한 점,외국인근로자에게 별도의 수당이나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근로관계법을 적용,연월차수당·퇴직금 등을 보장하더라도 실제 업체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협중앙회는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연수생 1인당 월평균비용이 64만7,000원에서 112만5,000원으로 무려 47만8,000원이나 늘어나 영세업체의 부담증가와 함께 경쟁력 약화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또 고용허가제로 외국인근로자의 임금이 오르면 불법체류자의 유입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사불안 가능성은-찬성론자들은 고용계약을 1년 단위로 최장 3년까지 체결토록 하면 집단행동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또근로계약 체결시 계약연장이나 고용중지 철회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을 금지하는 조항을 삽입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고용허가제의 도입취지가 외국인과 내국인의동등대우에 있는 만큼 이들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면 국제노동기구(ILO)는 물론,송출국가로부터도 또 다른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우득정기자 djwootk@. *연수제와 허가제 차이. 민주당이 ‘외국인근로자 고용·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통해 추진중인 고용허가제는 그동안 운영돼온 외국인 산업연수제도와 많은 차이가 있다. 고용허가제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근로자’의 신분을 부여,국내 근로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게 하는 것이다.따라서 근로기준법·임금채권보장법·노동조합법 등 노동관계법이 적용되며,근로기준법에 따라 국내 근로자와 같은 기본급 외에 연월차수당·상여금·퇴직금 등을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또 국내 근로자와 고용비용의차액범위에서 고용분담금을 사용자가 내게 된다. 외국인력의 모집·선발권은 해외 송출기관이 아니라 사업주에게 줌으로써 ‘외국인력 도입 및 관리를 위한 공적기구’를 통해 외국인력을 선택하게 된다. 이밖에 계약기간은 1년 단위로 최장 3년까지 취업할 수 있으며,한기업의 외국인근로자 총 사용기간은 총 2회 6년 등으로 설정된다. 반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중소업계가 고수하고 있는외국인산업연수제도는 94년 도입된 ‘산업연수생제’와‘연수취업제’두가지로 운영되고 있다. 연수취업제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의 관리아래 1년6개월 이상 연수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가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연수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1년간 정식 근로자로 인정받는 제도다.97년 말 도입된뒤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지금까지 총 1,724명이 합격,772명이 연수취업자로 전환됐다. 한편 중국 인도네시아 등 14개 국가에서 온 연수생 규모는 1만여개중소업체에 5만7,645명.생산성에 따른 이들의 월급수준은 평균 64만9,000원으로 내국인 초임근로자 월급(94만9,000원)의 70% 정도다.이밖에 각종 권익보호제도를 통해 의료보험을 비롯,체불이행보증·산재·상해보험을 적용받고 있다.또 질병·부상·사망시 200만원의 재해위로금을 받는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외국인 노동자의 집’운영 金海性목사. “한국이 ‘인권탄압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고용허가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경기도 성남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해성(金海性·41) 목사는 “경제대국에 걸맞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시비는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고용허가제를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실태는.=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력은 25만9,000여명으로 국내 임금노동자의 2%에 가까운 수치다.외국인 근로자는 3D업종으로 일컬어지는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면서 인력난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일한 만큼 대가나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은 작업도중 죽거나 다치는 산업재해를 당해도 불법체류자라는낙인 때문에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도리어 강제출국을 당하는실정이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돼야 하는 이유는.=고용허가제의 핵심은 외국인노동자의 지위를 ‘연수생’에서 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로 바꾸는 것이다.이들은 엄연히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근로자임에도 ‘연수생’이라는 신분때문에 임금을 착취당하고 있다. 둘째,불법체류 노동자들은 밀린 급여를받으려 해도 ‘신고하겠다’는 협박때문에 추방이 두려워 임금체불을 신고조차 못한다.마지막으로 송출비리 문제를 꼽을 수 있다.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에 올 때 500만∼1,000만원을 브로커들에게 주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그러나연수생 월급으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어 연수업체를 이탈,불법체류자로 전락한다. ◆중소업계가 고용허가제 도입에 결사 반대하는데.=중소업계는 연수생을 활용하면 저임금으로도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어 고용허가제 도입에 반대한다.그러나 이제 우리기업도 임금착취로 버티겠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 이동미기자 eyes@. *외국의 운용 사례. 외국도 유사한 외국인력 운용제를 도입하고 있다.중소기업청이 밝힌 외국사례를 알아본다. ◆일본=우리나라와 가장 비슷한 제도를 시행중이다.80년대까지 외국인력의 취업을 허가하지 않았으나,90년 노무직의 수요증가에 따른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연수제를 도입했다.93년부터는 제도를 보완해 기능실습제(1년 연수+2년 취업)를 운영중이다.80년대 말 고용허가제 도입문제가 제기됐으나 외국인 장기체류로 인한 사회·문화적 부작용 발생 등을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다. ◆싱가포르=90년 ‘외국인근로자고용법’을 제정,숙련된 전문직 외국인력을 대상으로 고용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다.외국인력의 장기체류로 인한 민족동질성 훼손 및 사회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 오랜 기간동안 말레이시아 인력만 도입했다.비숙련 외국인력의 유입을 규제하고 있으나 고용조건이 좋아 외국 노동자들이 몰려들어 불법체류자가 상존하고 있다.이들의 강제추방으로 주변국과 마찰도 빚고 있다. ◆대만=92년 ‘외국인고용허가 및 관리방법’을 제정한 뒤 고용허가제를 시행중이다.고용허가를 받은 해당기업이 해외 인력중개회사 등을 통해 외국인력을 모집한다.그러나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했다가이탈하거나 불법체류중인 근로자가 2만명에 이르고 있다.이들 중 1만3,000명이 체포돼 강제출국 또는 억류된 실정이다.또 인력중개회사의 고용주에 대한 금품제공 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 ◆독일=50년대 주변국 노동인력을 도입하기 위해 고용허가제를실시했지만 경기가 악화되면 고용관계를 종료하고 귀국시키는 한시적 근로자 순환정책으로 방향을 바꿨다.석유파동 등 경제사정의 악화로 73년부터 외국인력의 신규도입을 중단했다.80년대 고실업 문제에 봉착하자 ‘외국인 귀국준비촉진법’을 제정,귀국지원금제도를 실시했지만 효과는 미흡했다.90년대들어 중·동부 유럽국가들을 대상으로 노동시장을 일부 개방하고 있으며,본국 귀환을 의무화하는 연수생 이주제도 및 초청근로자 협약에 의한 연수생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 인터넷 實名비판 뜨거운 찬반논쟁

    최근 인터넷상에서 욕설과 인신공격 등이 난무하게 벌어지고 있어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실명(實名)비판의 역기능’이라며 실명비판을 주도하는 전북대 강준만 교수를 비난하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계명대 이진우교수(철학과)는 학술평론지 ‘emerge 새 천년’ 9월호에서 “한국의 사이버세계가 공포의 무법천지로 변한 것은 실명비판의 역기능”이라고 주장했다.실명비판이란 사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그의 주장과 사상을 비판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인물’과 ‘사상’을 연결시켜 비판하는 강 교수의 전략이 우리사회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지만 사이버 공간의 정글화를만든 ‘주역’이라고 꼬집었다.그러면서 그는 강 교수가 ‘철학자 이진우의 네가지 콤플렉스’에서 자신을 ‘기지촌 지식인’이라고 단정하면서 저널리즘을 중단하라는 ‘인신공격’성 실명비판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그는 실명비판으로 토론이 활발한 것처럼보이지만 결국 다수의 지식인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이름을 잃어버리게 만드는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만약 조선일보에 글을 쓰면 보수적이란 낙인을 들이대고 김대중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면 실명비판 역시 편가르기와줄세우기 식의 권력놀음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실명비판은 언행일치와 책임을 따지는 일종의 도덕놀음”이라고 맞받아쳤다.그는 “우리의 과거 비판문화엔 지식인의 도덕성을 따지는 것이 없었다”며 “지식인에게 면책특권은없다”고 반박했다.그는 이같은 내용의 이교수에 대한 재반론을 월간 ‘인물과 사상’ 10월호에서 펼칠 예정이다.그는 또 ‘열린전북’ 9월호에서 “앞으로 어떤 고난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실명비판’문화의 정착을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
  • [대한광장] 부패 私學의 척결

    ‘교육7적’을 다시 생각한다.지난해 8월 교육관계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회 교육위원회,교육부,전국의 교수·교육단체들이 뜨겁게 충돌했던 사건이 있었다.그 과정에서 교육부장관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7명이 ‘을사5적’을 본받아 ‘교육7적’이 되었다.잠시그 전말을 되돌아보자. 정권 초기에 교육부가 교육개혁을 위한 정책들을 의욕적으로 입안했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의 제동으로 난관에 봉착했다.설상가상으로 장관이 바뀌면서 초기의 개혁정책은 급격하게 퇴색했다.국회의 제동이강한데다 장관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다.그 결과 개혁성을 상실한교육관계법 개정안이 일주일 만에 교육위원회,법사위원회,국회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초중등교육법 등주요 법개정에서 개혁을 버리고 개악만 남긴 셈이다. 임시이사의 임기제한으로 분규사학의 정상화가 더욱 어려워진 반면구재단의 복귀가 가능하게 된 일이라든지,교육주체의 자율성을 신장하기 위한 학교운영위원회가 단순 자문기구로 전락한 일,그리고 대학교육의민주성을 상징하는 교수회의 의결기구화가 논의조차 안된 일등이 그렇다.결국 법개정은 교육개혁에 역행하는 결정이자 사학재단의 전횡과 부패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들까지도 거부한 ‘교육개악’으로 비판받았다.이 개악에 주도적으로 기여한 장관과 국회의원들이 ‘교육7적’으로 낙인찍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은 1년 전의 이야기다.그 사이에 장관이 바뀌었고 ‘교육7적’으로 지탄받았던 국회의원들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교육현실은 별반 바뀐 것이 없다.개악된 교육관계법은 여전히재개정되지 못하고 있다. 임시이사제도가 흔들리는 가운데도 임시이사 파견대학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상문고는 구 재단의 복귀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앞으로도 더 많은 대학이 부패한 사학재단으로인해 고통을 겪을 것 같고,결과적으로 더 많은 대학에 임시이사가 파견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교육철학과 교육정책의 부재가 불러온 필연적인 결과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학의 자율성에 대한 몰이해라 할 수 있다.사학의자율성이란 정부에 대한 사학재단의 ‘경영적’ 자율성과 사학재단에 대한 교육주체의 ‘교육적’ 자율성 두 측면을 포함하는 개념이다.이 두 측면이 동시에 보장되고 균형을 이루어야 명실공히 사학의 자율성이 신장될 수 있다.그러나 현실에서는교육주체의 자율성이 억압된 가운데 사학재단의 경영적 자율성만 강조되는 기형적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이것은 사학재단의 전횡에협조하는 논리인 동시에 부패사학의 발호를 방치하는 것이다. 교육의이름으로 부패사학을 단호하게 척결하고 교육주체의 참여를 확대하여교육을 활성화하는 개혁이 어째서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교육개혁에서 생산성이 부각되는 반면 공동체성이 간과되고 있다는사실도 지적해야겠다.교육이 적절한 수준의 생산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그러나 생산성은 교육의 본질도 아니고전부도 아니다.교육문제를 말하려면 생산성을 탓하기 전에 조령모개의 교육정책,관료적 교육행정,부패한 사학재단,반교육적인 교육현장을 먼저 말해야 한다.그 속에서 교육공동체가와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생산성은 그 다음 문제이다.와해된 교육공동체를교육주체의 참여를 통해서 복원하고 그 위에서 교육성과를 기대하는정책이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기업체에 적용하기도 어려운 신자유주의적 경제논리로 교육개혁을 추진한다면 교육도,개혁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대중정부 집권 후반기의 교육정책을 이끌어나갈 신임 장관의 정책방향이 생산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바라건대 새로운 교육정책이 공동체성과 생산성의 조화를 도모하는방향으로 전개되었으면 한다.아울러 사학이 대학교육의 80% 이상을담당하는 현실에서 부패사학의 척결없이 대학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하고자 한다.특히 몇몇 대학이 십년 넘게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되는 현실을 수수방관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대한광장] 보수언론에 대한 작은 반란

    최근 전국의 지식인 154명이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조선일보에 대한 거부선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154명의 지식인들은 ‘조선일보’를 극복하지 않고서는개혁과 평화적인 통일이 어렵다는 점에 뜻을 같이하고,이 신문의 반통일적인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운동 차원의 공동대책위원회를구성해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154명이라는 그리 많지 않은 숫자이고 또한 이들이 조선일보를거부한다고 해서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갑자기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땅의 보수언론,특히 조선일보가 행해온 사상 재단(裁斷),반통일적 보도 등을 생각하면 이제라도 일부이긴 하지만 진보적인 지식인들이 조선일보 거부운동에 동참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질수 있다.물론 보수적인 논객들이나 지식인들은 당연히 조선일보를 지지해왔기 때문에 그들이 조선일보에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진보진영 내부에 있었다.진보적인 지식인임을 자처하는 사람이나 시민운동가들까지도 보수언론의 활용론을계속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건 무슨 신문이건 간에 그 신문을 활용하여 내가 주장하는주장과 활동을 전파하면 된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활용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평가하는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 기간중에도 논란이 되었다.총선시민연대 내부에서 보수언론의 방해로 인하여 총선시민연대의 주장을 축소하거나 폄하함에도불구하고 보수언론의 지면에 나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들중 일부는 언론에 얼굴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도했다. 또 하나의 기류는 조선일보로 뛰어들어 조선일보의 논조를 바꾸는것도 중요하다는 주장이다.그들은 조선일보의 독자로서 조선일보를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도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바로 조선일보가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보수적인 지식인들은 당연히 자기네들의 주장에동조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다.그러나진보적인 진영에 대해서,특히 영향력이 있는 진보지식인과 시민운동가들에게도지면을 할애하면서 그들에게 끊임없이 함께 동참하기를권유하고 있다.그러면서 조선일보는 광범위한 계층이 지지하는 신문이라고 선전을 하는 것이다. 혹자는 왜 조선일보만을 문제삼느냐라고 물어온다.그러면서 동아일보,중앙일보는 문제가 없느냐라고 말이다.물론 다른 신문들에도 문제는 많다. 그러나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한다면 모든 것을 상대로 해서는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다.신문개혁이 전략적인 목표라면 전술적인목표는 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하나만을 목표로 할 수밖에없다. 보수언론의 선봉에 서 있는 것이 조선일보이고 조선일보에 의한 사상 재단 등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에 조선일보의 문제가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이문열씨는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안티조선이 “DJ와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일종의 문화적 위장”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더나아가서 반조선일보운동이 또 하나의 “테러리즘의 변형”이라고도했다. 모르겠다.조선일보에 반대하는 세력들중에서 DJ와 가까워서,DJ를 지원하기 위해서 조선일보를반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보적인 지식인들 중에도 DJ의 통일정책은 지지하지만 박정희기념관 건립이나 지역중심의 인사정책 등은 비판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진보적인 지식인들을 “DJ 일당”이라고 낙인찍으면서 전체주의적인 논리를 정당화해 나간다.오히려 조선일보와 그 지지자들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적 ‘테러리즘’을 행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일보 거부운동이 비록 세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운동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언론의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사상검증과 지적 ‘테러리즘’,그리고 또 하나의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反) 조선일보 운동이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임동욱 광주대교수·언론학
  • 은행들 뭉칫돈 ‘문단속’

    찬바람이 불면서 은행권에는 또 하나의 걱정이 생겼다.내년부터 원리금을 포함한 예금보호한도가 2,000만원으로 축소됨에 따라 고액예금이 서서히 들썩거리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부실은행으로 낙인찍힌은행들은 대책수립반을 가동,극도의 보안속에 예금이탈을 막기 위한묘안 짜내기에 한창이다. ◆‘클린뱅크’ 이미지 강조형 외환은행은 코메르츠방크에서 파견된드러스트 부행장과 김경림(金璟林) 행장이 나란히 서서 ‘클린뱅크로 거듭 나겠다’고 다짐하는 이미지광고를 얼마전부터 일간지에 내보내고 있다. 조흥은행은 IR(기업설명회)을 수시로 개최,잠재부실 ‘0원’의 성적표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이완(李完) 부행장은 “예금이탈의 근본원인은 불안감”이라면서 따라서 최고의 방지책은 ‘안심할 수 있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조흥은행은 2,000만원이상 예금의 이동추이를 꾸준히 분석하고 있지만 별다른동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서울은행도 도이체방크와의 경영자문 계약을 집중 부각시킬 방침이다. ◆예금 재유치시우대금리 적용 한빛은행은 개인고객본부 전략개발팀이 중심이 돼 만기도래 고객과 이탈고객,이탈징후 고객 등 크게 3부류로 나눠 이에 맞는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액예금 재유치시 가산금리를 제공하거나 재유치 건당 영업점별로 최고 20만원까지 사은품을준다는 계획이다.이에 따른 광고선전비를 본점에서 지원하는 방안을검토중에 있다.빠르면 9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분산예치 공동상품 개발 부산·광주·제주 등 6개 지방은행은 2,000만원 이상의 고액예금을 분산예치하는 공동신상품을 개발중에 있다. 가령 2,000만원이상 예금이 한 은행에 들어올 경우 초과분을 쪼개 다른 은행으로 분산예치케 함으로써 원리금 보장규모를 최대한 늘려주는 ‘고객좋고 은행좋은’ 상품이다.빠르면 10월쯤 나올 예정이다. 평화은행은 발빠르게 예금보장한도 축소에 대비한 ‘우리가족통장’을 개발,판매중에 있다.가족 1인당 2,000만원 한도로 최고 20계좌까지 하나의 통장에 들 수 있는 신상품이다.최고 4억원까지 보장받을수 있고,분산예치에 따른 ‘다(多) 통장’의 번거로움을 해소했다.현재 200여억원을 유치했다.다른 은행들도 고객들의 가족관계를 파악,분산예치를 적극 권유하고 있으며 2,000만원 이상 유치 고객에게는사은품을 지급할 계획이다. ◆20조∼30조원 이동 예상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예금보호대상예금은 총 617조원.하평완(河枰完) 은행국장은 “이중 20조∼30조원이 9월부터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한예금의 단기화 현상도 극심해져 1년이상 예금에서 6개월짜리 단기상품으로의 자금이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
  • 한민족 하나로 남북 이산상봉/ 北 류미영 단장의 딸 최순애씨

    “그저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어머님이 연락을주셨으면 좋겠는데…” 역사적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북녘 방문단을 이끌고 남쪽을 찾은류미영(柳美英·78·천도교 청우당 중앙지도위원장)단장의 딸 최순애(崔淳愛·49)씨는 주위에서 뭐라든 24년 세월 동안 변함없는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어머니를 만나고 싶은 마음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아버지 고 최덕신(崔德新)전 외무장은 동백림사건에 연루되는 등 박정희 정권에 반대하다가 정치적 탄압을 받자 76년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86년 4월 북으로 넘어갔다.망명 당시 최씨는 26세였다. 이 때문에 최씨를 포함해 남한에 남아 있던 2남3녀는 10여년 동안정보기관의 감시에 시달리는 등 ‘형언하기 힘든 고초’를 겪었다.현재 장남 건국씨(58)가 독일에 있고,차남 인국씨(51)와 세 자매는 한국에 살고 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분단된 한국 사회에서 ‘월북자의 딸’이라는 딱지는 떼어버릴 수 없는 낙인이었다.하지만 최씨 등 형제들은 믿고 존경했던 부모님의 ‘이해하기 쉽지 않은 선택’을 인정했다고 한다.항상 반듯한 모습,의연히 원칙을 지키는 삶을 보였던 부모님이었기에 변함없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믿어지지 않았고그 뒤 정보기관과 주위의 시선으로 겪은 고생은 지긋지긋할 정도였습니다.하지만 원망보다도 큰 믿음과 그리움이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겪었던 고생과 켜켜이 쌓인 그리움을 생각하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토로할 법도 했지만 최씨의 반응은 의외로 의연했다. 최씨는 “뵐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상봉장으로 달려가 어머니를껴안고 펑펑 울고 싶지만 어머니가 원하시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면서 “부담스러우시더라도 어머니가 연락을 꼭 주셨으면 한다”고 가없는 그리움과 믿음을 털어놓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2000 美대선] 美 민주당, NGO시위 비상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 민주당과 로스앤젤레스 당국이 초비상에 들어갔다.미국은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민주당 전당대회(14∼17일)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벌여 시선을 최대한 끌어모은다는 각종 단체들의 시위 계획 때문이다. 이들 단체들은 전당대회 하루 전날인 13일을 D데이로 잡고 대규모 시위를준비하고 있다.사회,노동,환경단체 등 거의 모든 NGO들을 총망라된 시위대의규모는 모두 5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요구사항도 세계화 반대에서부터 이민자와 노동자의 권리 강화,복지·의료제도 개혁,교육환경 개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필라델피아에서도 맹위를 떨쳤던 이들 시위대는 지난해말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총회와 지난 4월 워싱턴 WTO 회의를 거치면서 더욱 조직화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5개월 전부터 시위를 준비,13일부터 전당대회가 끝나는 17일까지 구체적인 시위 계획이 수립돼 있고 이미집회신고까지 끝마쳤다. 각종 총기규제를 주도해온 민주당에 불만을 품은 회원 300만명의 전미총기협회(NRA)와 수입규제에 소극적이었던 클린턴 행정부에 반감을 가진 노동단체 등이 이번 전당대회를 벼르고 있다.최근 들어서는 갑자기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에 동조하는 미국내 인구가 늘어 시위대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시위열기를 돋우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당국은 전당대회장인 스테이플스 센터 주변 10개 블럭을지정,시위를 할 수 없도록 금지했고 행사장 주변에 가로 세로 5m짜리 블럭을지정, 이곳에서만 시위를 벌이도록 규정했다.이와 함께 모든 경관의 휴가를금지하고 전당대회장 주변에 9,000여명의 경찰을 배치,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hay@. *플레이보이 맨션 헌금행사 구설수.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으로 타격받은 이미지 회복을 위해 도덕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부통령 러닝메이트를 선정하는 등 고심하는 민주당이 민주당에 대한 플레이보이지의 정치헌금 논란이 확산되자 당혹해 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부위원장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로리타 산체스란 여성 하원의원이 전당대회 기간인 15일 플레이보이 소유주인 휴 헤프너의 캘리포니아 저택에서‘전미 히스패닉연맹’ 모금 행사를열기로 한 데서 비롯됐다. 여성 성 상품화의 대명사로 낙인찍힌 플레이보이지 창간자이자 소유자인 휴헤프너는 자신의 저택 ‘플레이보이 맨션’에서 정치인들이 참석하는 다양한모임은 물론 수년 동안 ‘전국 여성정치집회’란 여성관련 정치행사도 여는등 많은 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이번 ‘히스패닉 연맹’행사는 모두 600명에게 초청장이 보내졌고,한사람에5,000달러씩 모두 300만달러란 거금을 모으는 대규모 행사이다. 참석자들이누구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플레이보이 걸들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고어에 불리한 클린턴 추문 바람을 잠재우려던 민주당으로서는 또다시 이를 연상시키는 이같은 논란에 적지 않이 고심하고 있다.더욱이 민주당이 지난 5년 동안 휴 헤프너로부터 모두 8,500만달러의 기부금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 심각한 이미지 손상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네티즌 이슈] 주한미군과 미국

    *더이상 굽신거리지 말자 나의 공식적인 출생지는 ‘서울시 중구’이지만 사실 처음 세상 빛을 맞이한 곳은 동두천 외가에서였다.실향민이셨던 외조부모님께서는 그래도 북녘땅과 가까운 곳에 마음을 두실 작정이셨는지 경의선 철도가 눈앞에 보이는동두천땅에 터를 잡으셨을 것이다.어릴 때 동두천 골목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며 뛰놀았지만 절대로 갈수 없었던 데가 있었다.바로 밤이면 조악한 영어 간판과 색색의 꼬마전구가 켜지고 코 큰 양키들이 넘치던 곳이었다. 그때로부터 20여년이 흘렀지만 기지촌은 여전하고 양키들의 폭력과 멸시가횡행하며 이따금 우리의 누이들이 죽어 나가는 곳.최근에는 한강의 독극물방류사건에다 매향리 사태까지 불거졌다.현재 진통을 거듭하는 SOFA 개정협상이 큰 주목을 끄는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난 7월 말 동두천시의 소요록페스티발도 그런 경우다.한데 이제 반미 감정이 그런 것으로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질 않자 보수언론과 대통령도 국익을내세우며 국민들의 분통을 잠재우려고 한다. 현재 우리가 주한미군을 통해 미국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반미’가 아닌 ‘평등’관계의 회복이다.또 그 ‘반미’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당하고 하소연할 데도 없었던 과거의 막막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안간힘이다.이런데도 미국의 행동만 트집잡으면 보수세력은 용공이니,근시안적이니,감정적이니하면서 호도하는 데 혈안이다. 현재 한창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SOFA.하지만 그 끝은 그리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오히려 미국은 남북 해빙 무드에 딴지를 걸든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더욱 베팅하고 싶어 안달이다.또 여전히 만만한 상대를 대하듯 거드럼을 피우고 있다.때문에 이번 SOFA 협상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기 점검의 계기이며 동시에 자존을 세우는 기회일 수 있다.우리가 이번에도 어깨를 굽신거리게 된다면 또다시 힘없는 상대로 완전히 낙인찍히고 만다.또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우리의 주장을 완강히 거부한다면 우리는 다시 핏발을 세우고 외쳐야만 한다.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한 양키여! 고우 홈”하라고. 우먼드림 컨텐츠팀 이혁상 nomad@womandream.com. *감정적 反美운동 도리어 손해. 주한미군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미군이 온지 어언 50년이다.옛날 한국전쟁전후,없이 살던 때엔 초콜릿과 사탕을 쥐어준 코 높은 양키들을 졸졸 따라다녔단다. 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한마디로 말하긴 힘들지만 동맹국으로서 젊은이들의 피를 뿌려가면서까지 우리나라를 지켜주었다.일부에서는 미국의 국익이 있기 때문에 치른 전쟁이고 분단 책임이 미국에 있으므로 실은 그 잘못을 따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좀 억지라고 본다. 미국이 한국전에 참전하지 않았다면 이 땅이 어떻게 됐을 것인가.지금 이만한 경제성장을 한 것은 미국이 도와줬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젠 우리도 좀 컸다는 것이다.물론 우리의 자긍심을 세우고 당당한 것은 좋다.SOFA 협상도 그런 점에서 다시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하지만 불평등 협상은 그것대로 정부가 책임을 지고 잘해 나가면 된다. 일본인들은 손에 손을 잡고 오키나와기지를 둘러싸 평화시위를 벌였다.하지만 우리의 매향리는 어떤가.일부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반미의 시퍼런 서슬로 이번 문제를 키우려고 안달이다.이건 우리 국익에 마이너스면 마이너스지 결코 좋은 게 아니다.매향리 문제는 매향리 주민대표와 협상해 우리 정부가 좋은 방편을 찾으면 되고 한강 독극물 방류도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않도록 사전 조치를 취하면 된다.그리고 그것과 연계된 주둔군 협정도 재조정하면 되는 것이다.이게 순리적이고 말끔하다.하지만 감정적인 것만 두드러지고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이 끓다가 식는 악순환은 제발 보지 말았으면 싶다. 미국은 우방이다.밤낮 ‘물러가라 물러가라’ 데모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커지고 우리 자존을 회복한 만큼 이성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무조건 냄비가 끓는다고 손을 대 냄비를 불에서 꺼내야 할까? 아니다.차분히 미국을 봐야 한다.주한미군을 봐야 한다.아직 휴전 상태인데다가 동북아의 향후 세력 균형을 위해서도 반드시 미군은 있어야 한다.우리에게 정녕 국익이 무엇인가를살피면서 주한미군,나아가 대미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뜨거워서는 어떤 것도제대로 잡을 수가 없다. 튜터라인 대표 홍 성 건 htil@chollian.net
  • [대한광장] 북한 불변 논의의 反통일성

    “그들이 당장 나가겠습니까?… 주한미군 문제는 우선 그들 스스로가 우리민족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돕는 방향에서 알아서 결정해야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파격적인 발언이다.이러한 충격적인 북한 변화의 징후는 최근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조건부 미사일 개발 중단,중국개혁 지지,남북외무장관 회동,대남 비방 북한 먼저 중단,남북외교 공조 등이다.어디 그뿐인가? 북한의 잠수함기지인 장전항이 남한 관광객의 출입구가 되었다.또 무려350개의 상설시장이 생겨 북한주민의 90% 이상이 시장경제를 체험하고 있다. 휴전선상에 놓여 있는 개성에 남쪽이 주도하는 공단이 곧 들어선다.또 끊어졌던 경의선 철도가 복원되어 남북 물자교류가 급류를 타게 된다. 이제 북한은 남한에서 불어오는 남풍에 전적으로 노출되고마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이러한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곳 남녘 땅의일부 언론, 정치세력,지역분열주의자들은 한결같이 북한이 변하지 않았는데우리만 앞서 나간다고 야단을 떨며 정상회담 죽이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김위원장의 진지함과 소탈함까지도 돌출적이고 의도적인 것으로 비하되고,주한미군에 대한 유연한 북한의 대응도 연막탄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 정상회담 분위기 때문에 우리의 안보관이 해이해졌다고 외친다.그래서 6·15공동선언의 금자탑인 자주적 통일과 연합제와 연방제가 결합한 통일방안합의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은 시기상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이없게도 노벨평화상 저지를 위한 외국행까지 계획하기도 해 이들의 돌출행동은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될 뻔했다. 이들은 몇 가지 공통성을 가진다.첫째,북한의 변화는 정권이나 체제가 망해버리는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변화가 아니라고 본다.둘째,그러면서도 이곳 남한의 조그만 변화에 대해서는 극도의 불안증세를 나타내는 반동 지향적이다.셋째,이 결과 북한 붕괴에 의한 남한의 일방적 흡수통일 외에는 길이없다는 철칙을 견지하고 있다.넷째,특히 한·미관계에 금이 가서는 안된다고보면서 대등한 한·미관계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정당한 목소리를 반미주의로 확대·왜곡하는 숭미 예속주의 경향을 띤다.다섯째,얼마나 호색한,잔인,무능,대인기피증 환자 등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낙인찍고 북한을 왜곡하였는가 하는 과거의 자기 잘못에 대한 추호의 반성도 없다.여섯째,자기논리의 정당화 구실을 주로 군사안보 제일주의에서 찾고 있다.일곱째,그들은 자기의권력기반을 분단에 의존하고 있는 냉전분단 기득권 세력이다. 이러한 인식논리로는 통일시대를 풀어나가 민족통일이라는 대위업을 이룰수 없고 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평화공존과 통일은 기존의분단 냉전체제를 허물어서 새로움을 창조하는 커다란 변화의 과정이다.사회변화는 필연적으로 옥동자를 탄생시키는 산모의 진통을 요구한다.이 일시적진통기에 우리가 지향하여야 할 방향을 살펴보자. 첫째,북한도 변하고 남한도 변하여야 한다.서로가 변하지 않고 남쪽은 기존의 적대체제를 유지하고 북쪽만 변하기를 요구한다면 이는 북한을 내부식민지로 만들자는 것이다.둘째,남북관계의 변화는 여유있고 역량이 높은 남쪽이먼저 물꼬를 터야만 한다.북한은 생존권에 허덕이고 있고, 그 경제력은 남한의 20분의 1도 되지 못할 정도이므로 남한이 앞설 수밖에 없다.셋째,이제까지 우리는 미국 추종 일변도의 안보,외교정책 등을 펼쳐 왔다.그러나 결과는끊임없는 외세 주도의 전쟁 위협과 한국 국민의 인권, 환경권,생활권,자주권등의 침해였으며 분단의 골은 결코 메워지지 않았다. 자성과 개선이 요구된다.다섯째,이제 우리의 역량을 소모적인 남북 적대가 아니라 일을 되도록 하는 데 모아야 할 것이다.과거 55년 동안 앞의 분단기득권 세력의 주도 아래이루어진 소모적인 대결은 분단의 골만 깊게 만들었다.이러한 변화 지향적인식과 실행,변화를 위한 진통의 적극적 감내(堪耐)만이 우리를 민족의 숙원인 통일의 대장정과 아름다운 미래로 이끌 것이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
  • 인터뷰/ 芮剛煥 용인시장

    “용인이 난개발의 표본으로 낙인 찍힌데 대해 깊은 회의를 느낍니다.용인시만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경기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로 커다란 비피해를 입은 용인의 예강환(芮剛煥) 시장은 “무분별한 개발로 농토와 산림이 상당부분 잘려나가 수해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시간당 최고 127㎜로 시 기상관측사상 최고수치를 기록한 폭우라 다른 지역도 참변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 시장은 “시도 난개발을 막기 위해 피땀을 흘려왔다”고 주장했다.96년동백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에 대한 경기도 및 건설교통부의 의견조회시 공공시설 부족과 환경 교통 식수 등의 문제를 들어 반대했고,97년에도 죽전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에 대한 의견조회에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개발에 상충된 의견을 많이 냈으나 번번히 묵살돼왔다는 것이다.건교부가 지정한 택지개발지구는 모두 12개 지구이고 6건은 검토중이다.면적으로는 600만여평이 넘고 입주하는 인구만도 42만여명 수준으로 분당보다 크다. 4일에도 시는 현재 사업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38개 아파트단지중 16일까지 학교부지 확보 등 보완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28개 단지 1만5,000여가구에 대해 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를 흡수하는 농토나 산림을 콘크리트가 막았다면 바로 이같은 대규모택지개발입니다.그러나 얼마 안돼는 소규모 공사장들이 이번 수해의 주범이란 누명을 덮어쓰고 있습니다” 예 시장은 “택지개발 주체인 한국토지개발공사는 개발이익을 용인의 재해예방이나 도로망 개설에 쓰지 않고 수도권 광역도로망사업에 사용하겠다며시의 도움 요청을 묵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수해복구에는 외부의 도움이 더 컸다는 예 시장은 “일부 봉사단체들이 봉사는 커녕 일부 단체와 의기투합해 시의 문제점을 들춰내기에 혈안이되기도 했다”며 서로 책임을 나누는 마음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정보공개법 개정 공청회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범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막연하고 모호한 정보공개법상의 비공개 규정은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가. 26일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열린 ‘정보공개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보공개법 개정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국익이나 공익,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을 내세워 국가기밀 사항을 지나치게 넓게 설정하거나 정보공개를 회피해서는 안되며 국가정보원에서도 일부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 발표에 나선 성낙인(成樂寅) 서울대 교수는 “정보공개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많은 문제점을안고 있다”고 전제한 뒤 “현행 정보공개법상 정보공개는 청구권자의 요구에 의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소극적으로 공개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이어 “정보공개를 청구하기 이전에 공공기관이 홈페이지 등을이용해 스스로 정보를 공개,적극적으로 국정의 투명성을 기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국가기밀사항,비공개사항의 범위를 축소하고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관련 정보라도 공개가 가능한 것은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공개법 개정과 운영방향’이라는 발표를 통해 ▲인터넷을 통한전자정보공개 활성화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는 원칙 설정 ▲비공개 정보의 범위 구체화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의 직위·직무수행 관련 사항 공개 ▲정보공개의 절차 간소화 ▲정보공개 감독·권리구제 기구인정보공개위원회 도입 등을 주장했다. 최여경기자 kid@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상)

    대한매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수행했던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인 극작가 차범석씨(76)의 방북기를 두 차례에 나누어 싣는다.원로 예술가의 따뜻하면서도 정감있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14번 차를 타시라우.” 안내원의 표정은 무표정했다.가슴에 단 인공기 배지의 검붉은 색과 나의 가슴에 단 햐얀 태극기 배지와는 대조적이었다. ◆여기가 평양인가=평양의 순안 공항에 내린 것은 6월13일 오전 10시30분.따가운 햇살이 눈부시기는 했지만 500∼600명쯤 되어 보이는 환영인파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봐서 여성들이 태반이었음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저마다 손에 든 진홍색과 분홍색 꽃이 강렬한 햇살에 반사되면서 한층 더 붉게 보였다.나는 그것이 생화가 아닌 조화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것이 엷은 비닐제품이라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됐다. 여기가 평양인가 싶다.산세도 하늘도 들판도 그리고 꼭같이 생긴 사람들을가까이 보면서 새삼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하나라도더 보고,더 얘기하고,더 가까이 가리라는 생각에 부풀었다. ◆남남북녀=우리가 탄 차는 외제 고급차,벤츠였다.14호 차에는 나와 이화여대 장상(張裳) 총장,그리고 안내인 김승현씨가 있었다.그녀의 용모는 30대로 밖에 안 보이는 젊음에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여성이었다.어딘지 친근감을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대학다니는 아들이 있다는 말에 그 곱다란 얼굴을 훔쳐보았다.남남북녀(南男北女)가 결코 헛소리는 아닌가 싶다. 출발하기 전에 소양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평양에서 만나게 될 안내원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정보요원인 만큼 말조심하라는 지시가 문득 생각났다.그리고 이쪽에서 먼저 말을 걸거나 그쪽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은 자제하는 게 현명하리라는 충고가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나 김여인은 시종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로 우리를 대했다.말할 때마다‘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로 시작되는 유창하고 명료하고 논리적인 화술은 웬만한 연극배우를 능가할 정도였다.뿐만 아니라 우리 동족끼리 힘을합하여 통일을 해야지 않겠는 가 라며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니 나 역시 반대할 이유라곤 없었다.“그럼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닙니까?”◆물결치는 환영인파=연도에 도열한 평양시민의 대열은 강처럼 이어지고 파도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남쪽에서 찾아온 귀한 손님을 맞는다는 상투적인인사가 이니라 금방이라도 얼싸안고 춤이라도 출 것 같은 여인들의 표정이자못 감동적이었다.환호를 지르다가 급기야는 울음보를 터뜨리는 모습이 보였다. 옷차림은 우리가 보기엔 시대에 역행하는 낡은 패션이었다.치마 저고리 차림이며 그것도 위아래가 한 색깔이었다.남한에서 30여년전에 유행했던 한복이었다.치마 저고리의 동정도 좁고 길었다.그런데 고무신을 신은 여성은 없었다.가끔씩 양장을 입은 여인이 보였지만 소박한 부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뜨겁고 억새고 광적이었다.외치는 구호는 ‘김정일’의 연호였다.손에 든 조화를 흔들면서 목이 터져나갈 듯 김정일을 연호하는그 표정이 흡사 예배당에서 광신도가 외쳐대는 모습을 방불케 했다.우리 상식으로는 먼길을 찾아준 ‘김대중’을 연호하는 게 순리일진데 그들은 ‘김정일’을 외치고 있어 의아스럽게 여겨졌다. 위대한 지도자께서 뜻밖에도 이 자리에 납시었다는 현실 앞에서 흥분과 감사와 자긍심에서였을 것이다.그리고 이 역사적인 상봉은 애오라지 김정일 장군의 뜻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6월 12일의 출발 스케줄이 갑작스럽게 하루 연기되었을 때 우리들의 동요와 의혹과 억측이 문득 떠올랐다.수수께끼에쌓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 게 아닌가 라는 기우(杞憂)아닌 기우도 떠올랐다. ◆남북 두 지도자의 역정=그날 밤 일본 NHK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김정일의 정체를 분석하기 위해 각국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방영하고 있었다.그 가운데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분은 철저하게 보통사람이예요.소박하고 자상하고…그러면서 머리가 비상하고 순발력이 뛰어난…” 보통사람인 김정일이 저토록 국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숭배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교육받아왔던 ‘김정일론’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사람 아니면,특별하고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어왔다.그 고정관념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란 매우 신중하고도 객관적인 판단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 셈이다. 그런 일이 어디 북한뿐인가.지난 날 선거 때마다 색깔론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려가며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혔던 김대중 대통령의 파란많은 인생 역정도 따지고 보면 꼭 같은 경우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에 손을 잡게 된 두 분 지도자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첫째 성씨가 김(金)씨에다,둘째 잘못된 인식과 평가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셋째 두 분 모두가 정치가로서는 드물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깊다고 한다면 나의 독단일까. 인구 200만의 평양시민 가운데 60만명이 거리로 나와 우리에게 보내준 그정열.그것도 어린 학생들이 아닌 성인들이었고 설령 고위층의 지시로 동원된 환영 행사였을지라도 그 눈과 입과 손짓에서 발산하는 웃음과 눈물과 힘은진심이었을 것이다.그것마저도 의심한다면 우리는이미 화해와 통일을 의심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믿어보자.우리의 믿음이 잘못되었을지언정 그것은 수치도 파렴치도 아니잖는가.지구상에서 가장 먼나라에 들어선 우리는 누구인가.무엇때문에 여기까지 왔는가 하고 절절하게 읊었던 고은(高銀)시인의 말 그대로였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약 40분동안 차창 밖을 향하여 손을 흔들었다.우측에 자리한 장상 총장은 우측을 향해서,좌측에 앉은 나는 좌측의 평양 시민들에게 그저 힘이 소진할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것만이 나의 모든 정성이라고 믿었다. ◆주암산 초대소=우리 일행은 숙소로 안내를 받았다.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4시부터 있을 환영공연과 만찬회에 나가야 했다. 우리 특별수행원의 숙소는 ‘주암산 초대소’로 모란봉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거진 노송(老松)에 에워쌓인 곳에서 대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치는 천하에 자랑할 만 했다.화강석으로 구축된 2층 건물로 나의 객실은 1층 35호실로 응접실과 침실이 있는 스위트룸이었다.마루바닥은 융단이 아닌 왕골돗자리가 전면으로 깔려 있어 맨발의 촉감이 시원했다.그런데 그 공간이 어찌나 넓은지 혼자 지내기엔 약간 불안감을 줄 만큼 허전했다.냉장고 안에는과일과 음료수가,그리고 침실 화장대 옆 작은 원탁에는 차(茶)와 북한 특산의 세가지 술이 사이좋게 놓여있었다.마시고 싶으면 마음대로 마시라는 무언의 권유가 역력하니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슴에 소낙비 격이라고나 할까.호젓한 산사(山寺)에 들어선 나의 감회는 다시 한 번 술렁거렸다. “정말 내가 평양에 와있는가.이것으로 통일의 물꼬가 트인다고 믿어도 되는건가.55년 동안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지냈던 우리가 이렇게 쉽게손에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도 되는가.”◆신명나는 춤과 노래=오후 4시 우리는 모란봉 만수대예술극장으로 초대를받았다.‘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문화성’이 주최하는 예술공연이었다.북한의 음악이나 무용을 이미 여러차례 감상할 기회가 있었던 나로서는 그다지 기대가 가는 편은 아니었다.획일적이며 기계적이어서 한마디로 말해 판에박은 듯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리라. 그러나 이날 밤의 공연은 지금까지의 그것하고는 다른 모습으로 내 가슴을두들겼다.그 특징의 하나로 전통의 현대화이며 그것을 위한 창작성의 뛰어남이다.그것은 다음날 관람했던 학생소년예술소조 종합공연에서도 여실히 나타나 있는 일관된 몸짓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만난 작품들에서는 그러한 작위성이나 의도적인 역점은가시고 전통을 보다 친근하고 애착심을 가지게 했다.그 예가 민속음악의 재인식이다.아리랑,천안삼거리,옹헤야,노들강변,양산도,그리고 고향의 밤 등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와 동요까지 재편곡한 연주는 자칫 잘못하면 치기로 전락될 수 있는 것을 성숙시킨 것이이다.전통악기의 개량도 성사시켰고 무용도 최승희의 기법에 바탕을 두되 서양발래나 중앙아시아의 민속무용의 기법을접목시켰다.그래서 그 기법은 체육에 가깝다는 폐단도 있고 춤 예술 이전에곡예적인 요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그 예술이 누구를 위해 있는가 하는 원초적인 점에서 그것은 철두철미하게 관객을 위해 있고 관객과 혼연일체가되어 공동체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음악이나 춤이 관객에게 신명과 춤을안겨줘야 한다는 극히 상식적이고도 근원적 의미가 북한의 극장에는 뿌리내린지 오래다.정치적 이념도 그러하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것’을창작하는 일이다.서양의 그것에 물들거나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의 장점을 찾아내서 그것을 ‘우리 것’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체예술이 바로그들의 꿈이자 정체성일 게다. 나는 내가 지금껏 해왔던 작품세계와 나의 위상을 되돌아보면서 평양의 밤하늘을 쳐다보았다.그곳에도 별은 반짝이고 있었다.서울 하늘처럼 말이다. 車 凡 錫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 [대한광장] 도덕적 사회와 비도덕적 인간

    일찍이 라인홀트 니버는 도덕적 인간들의 집합이 결과적으로 비도덕적 사회에 기여한다고 분석했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도덕적 사회를 지향하던 사람들이 그들이 지향하던 그 도덕성 부재로 인해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도덕의최소한인 법의 심판까지 받고 있다.드러난 그들의 행태를 가지고 애초부터그들이 도덕성이 없었다고까지 속단할 필요는 없다.적어도 겉으로 나타난 그동안의 그들의 행위들로 미루어보면 지향성만큼은 남들보다 훨씬 높았다고추정된다. 그들에 대한 사회의 폭발적 분노는 한편으론 지나친 과잉 기대에 따른 실망일 것이고 또 한편으론 그들이 기성 세대에게 걸었던 싸움,특히 내용보다 방식에 대한 잠재적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되어 집단적 반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또 사소한 잡담거리일 수도 있는 사건들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있는 것은 모두가 비슷한 사건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자기통제 기제로 사건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해결해야 할 정치적,정책적 의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이런 표피적 현상들에사회가 온통 떠들썩해서야 되겠냐는 비판의 소리도 들리지만 이러한 일련의현상에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근본적인 문제가 숨겨져 있다.누적 반복되는 현상이라면 이는 개인의 인격을 논하기에 앞서 사회적 현상일 것이며더욱이 그 당사자들이 이성으로 마땅히 자신을 통제했어야 할 지식계층이라면 그 통제능력 결여에는 분명히 사회적 원인이 있을 것이다.그들을 철면피로 낙인찍기에는 사회 곳곳에 드러나지 않은 비슷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있지 않은가? 우리 자신들이 언제 어떻게 도덕 파탄자로,범법자로 비난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땅히 이에 대한 논의는 사회적 공론의 장에서 전개되어야한다. 이번 사건들은 세가지 점에서 불일치를 보여주고 있다.그 첫번째는 제도와문화 간의 불일치이다.민주적인 여러 제도들이 일찍이 도입되었지만 문화로,관행으로 정착하지 못한 데서 오는 파행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자유와평등이 겉으로는 외쳐졌지만 아직 삶의 구체적 영역에서 규범화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오랜 투쟁의역사를 갖는 서구의 자유가 그냥모방 이식된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두번째는 국가 도덕성과 개인 도덕성 간의 불일치이다.그간 우리 사회는 정통성과 관련하여 국가적 도덕성이라는 거대 담론에만 매달려왔다.권력의 잔인성에 대항하여 싸우는 가운데 행태는 그대로 학습되고 목적적 정의만이 우선한 채 모든 것이 그 안에서 용해되고 관용되기를 기대하면서 인간의 얼굴없는 투사를 양산해왔다.이들 투사들에게도 이제 똑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특히 이들은 전 사회적인 계서적 구조는 건드리지 못한 채 자신들 또한 그러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 인물교체에만 매달려왔다. 세번째는 여성과 남성 간의 인식의 불일치이다.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데 반해 남성들은 아직도 반봉건 상태에 있는 인식의시차가 존재한다.남성수난시대를 운운하며,문제를 제기한 여성들의 조그만잘못이라도 찾아보려는 남성들의 태도에는 사라져가는 그들 전유시대에 대한 애착과 집단적 공모의 분위기가 있어 애처로울 정도이다. 이러한 중층적 불일치를 극복하고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전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서구적 제도를 우리의 문화에 잘 접합시키기 위해서 문화 충돌의 골을 메울 수 있는 실천적 교육이 요구된다.신지식의 내용은 실용적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 인격체를 길러내는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시민운동은 이제 분야별 전문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사회의 중층적계서구조를 바꾸는 종합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국가와 협력모델을 발견한다면 더욱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설될 여성부에서는 여성특별법등 제반 법규들이 한국 문화에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도록 세련된 방법을 개발하고 남녀 상호간 원활한 관계 소통구조를 열어서 양성의 특화나 적대 대결구도로부터 남녀 상생의 구도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도덕적 사회를 지향하는 비도덕적 인간이 양산되지 않도록 구조변화에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이다. 金 明 淑 상지대 교수·정치학
  • 인물 포커스/ 서유진 광주시민연대 상임자문위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동티모르의 벨로 주교,요한 갈퉁 교수(유럽평화대 교수) 등 해외 인권 운동가들의 광주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이 20주년을 맞아 세계사적인 이벤트로 자리잡게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이같은 해외 인사들의 광주 방문을 막후에서 추진한 사람이있어 화제다.주인공은 서유진(徐裕鎭·58) 광주시민연대 상임자문위원. 홍콩 아시아인권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서씨가 광주시민연대와인연을 맺게 된 것은 94년.시민연대는 5·18의 국제화를 위해 아르헨티나 ‘5월 광장 어머니회’ 등 해외 민주단체와 연대를 추진하고 국제청년캠프와각종 국제학술대회를 준비중이었다. “시민연대가 비정부기구(NGO)로서 5·18 정신의 확산을 위해 힘쓰는 것을보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참여했다”는 서씨는 그동안 시민연대의 국제교류사업을 도맡다시피했다. 그는 스리랑카·태국·캄보디아·베트남·동티모르 등 분쟁지역을 돌며 각국의 인권상황을 출판물 등을 통해 세계에 알려 왔다.이같은 활동으로 이번5·18 20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한 동티모르 벨로 대주교와 제1회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결정된 동티모르 지도자인 사나나 알렉산더 구스마오 등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현재의 인권상황이 5·18 당시와 비슷한 국가들의 인권 지도자들이5·18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0년 미국으로 건너가 한때 문동환 목사가 이끌었던 ‘북미 한국민주회복통일연합’ 사무총장 등으로 활동,군사정부로부터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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