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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스트레스’… 극단선택 내몰린 2030

    취업의 벼랑 끝에 내몰린 젊은이들이 최근 잇따라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구직 실패로 인한 좌절감에서 비롯된 ‘미취업 스트레스 증후군’을 극복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와 미취업자를 실패자로 낙인찍는 사회적 풍토가 맞물려 빚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살예방 프로그램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공무원 시험에 수차례 떨어진 취업준비생 A(30)씨가 욕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A씨는 군 복무와 대학을 마친 뒤 3년간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으나 계속 낙방했다. 그는 부모에게 “살아서 뭘 하겠나.”라며 비관했고, 우울증 증세까지 보였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던 B(27·여)씨가 진로 문제와 경영난 등으로 고민하다 매장 창고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항공사 승무원을 지망했던 B씨는 입사에 여러 번 실패한 뒤 의류 매장을 차렸으나 이마저 뜻대로 되지 않자 우울증까지 겹쳤다. 그러나 B씨는 어떠한 상담이나 치료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인천에서는 6년째 공기업 입사에 실패한 C(32)씨가 “가족에게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을 맸다. 20~30대 미취업생들의 자살은 정부 정책 수립의 토대가 되는 통계 수치상 ‘자살 고위험군’에 포함돼 있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0대 24.4명, 30대 29.6명, 40대 34.1명, 50대 40.1명, 60대 52.7명, 70대 83.5명, 80대 123.3명으로 나이가 들수록 높다. 보건복지부도 자살 고위험군을 주로 독거노인을 비롯해 우울증 환자, 실직 가장, 군 부대 신병, 한부모 가정 자녀, 이별 경험자 등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관심이 부족한 만큼 젊은 층이 자살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반면 미취업자 대상 자살예방 프로그램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정부와 시민단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자살예방협회 관계자는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미취업생을 위한 자살예방 사업은 없다.”고 말했다. 2007년 서울 소재 명문대를 졸업한 뒤 5년째 금융계 입사에서 낙방한 최모(28·여)씨는 “취업 스트레스로 죽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해 심리치료나 상담은 생각지도 못한다.”며 답답해했다.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자살 예방 프로그램 등을 통해 미취업생끼리 서로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면 자살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소통 없는 정치 부끄럽다”… 민주 정장선 불출마

    “소통 없는 정치 부끄럽다”… 민주 정장선 불출마

    손학규: “왜 그런 생각을 한 거냐.” 정장선: “좀 쉬어야겠다. 쉬고 싶다.” 손학규: “얼마나 쉰다고.” 정장선: “(침묵) 알리면 만류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 ‘날치기·폭력·파행 국회’ ‘난투극 전당대회’ 등으로 얼룩진 18대 국회에 환멸을 느낀 한 의원이 또다시 국회를 등졌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신임했던 당내 중진 정장선(53) 민주당 사무총장이 돌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경기 평택에서 16~18대 내리 3선을 할 만큼 유권자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지내면서도 합리적 의사진행으로 동료 의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중도 온건파로 국회 선진화 모임의 일원인 정 사무총장의 불출마가 한나라당 이상득·홍정욱 의원에 이어 야당발 불출마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정 사무총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4대강 사업 예산으로 국회가 난장판이 됐을 때, 국회가 몸싸움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 등 최선을 다해 보고 그래도 이런 일이 생기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합의 처리를 위해 끝까지 뛰어다녔지만 결국 단독 처리되고 최루탄까지 터졌다.”면서 “3선이나 했는데 아무런 역할과 기여를 하지 못해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사무총장은 올 초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등 여야 온건파 의원들과 함께 국회 폭력 방지를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허용 등에 대한 제도 개선 법안을 제출했으나 법안 처리는 여야 대치 속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당내 한·미 FTA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 의원들은 ‘배신자’로 낙인찍혔고 그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대화·타협·소통과는 거리가 먼 정치권에서 정치인으로 사는 게 부끄럽다.”면서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자성했다. 전날 임시전당대회 때문에 불출마 선언을 늦췄다는 그는 “이왕 통합된 거 민주당이 좋은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당내 기득권을 쥐고 있거나 야권 통합 시 공천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한 의원들의 전대 폭력사태 방치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구습의 틀 깬 여성문호 12인

    여성은 사회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았고 지성과는 거리가 먼 존재로 끊임없이 폄훼되어 왔다. 이는 고금이 같고, 동서가 다르지 않다. 문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열린문학연구회가 엮어낸 ‘그녀들은 자유로운 영혼을 사랑했다’(한길사 펴냄)는 나혜석 등 자유를 갈구하며 불꽃처럼 살다간 국내외 여성작가 12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레즈비언의 효시로 알려진 사포(Sappho)로부터 이야기를 풀어 간다. 기원전 612~556년경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태어난 그녀는 시를 통해 여성 제자들에 대한 사랑을 격정적으로 노래했다. 레즈비언은 원래 ‘레스보스 섬 사람들’이라는 뜻이지만 사포와 그녀가 남긴 시로 인해 ‘여성들 간의 동성애’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당대 최고의 서정 시인이었던 사포지만, 후대에 들면서는 방탕한 동성애자로 낙인찍혔다. 남성들 간의 동성애와 이를 통한 교육이 만연했던 시대에, 같은 방법으로 제자들을 길러냈고, 호메로스가 영웅적인 서사시를 쓸 때, 그녀는 감각적이고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시를 썼을 뿐이다. 기독교와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덧칠해낸 동성애자 사포는 사실 교육자이자 감정을 자유롭게 풀어낸 문인이었던 것이다. 조선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소설가였던 나혜석(1896-1948)은 1930년 이혼 후 1939년 잡지에 ‘이혼 고백장’이라는 글을 실어 자신의 결혼과 이혼 과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 글에서 그녀는 가부장적인 인습과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이중적인 정조 관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 글 발표 후 그녀에게 쏟아진 것은 비난과 조롱이었다. 글과 예술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세상과 맞서려 했던 나혜석은 세상과의 불화 속에 53세의 나이에 행려자로 거리에서 죽음을 맞았다. 시인 뮈세와 피아니스트 쇼팽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소설가 조르주 상드(1804~76) 역시 뮈세와의 결혼 생활을 끝낼 때, 프랑스 최초로 이혼 소송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되찾는 등 전통적인 결혼관과 여성관에 일침을 가했다. 버지니아 울프 또한 어린 시절 겪은 이복오빠의 성추행 등으로 어두운 정신세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불리는 ‘자기만의 방’ 등의 걸작을 쏟아냈다. 영국 소설가 조지 엘리엇도 다시는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유부남과 동거 스캔들을 일으키는 등 시대가 규정한 틀을 끊임없이 거부한 여성이다. 책은 아울러 황진이와 히구치 이치요, 딩링(丁玲), 시몬 드 보부아르 등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1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임실 민선군수는 비리 낙마 전문?

    전북 임실군수 자리가 불명예 중도 퇴진의 대명사로 낙인 찍힐 처지에 몰렸다. 임실의 역대 민선 군수 4명이 모두 법의 심판을 받는 데 실망한 주민들은 “형님, 아우님을 찾으며 비리에 서로 눈감는 지역풍토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 김세윤)는 8일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측근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강완묵 임실군수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8400만원을 선고했다. 강 군수는 지난해 5월 사업자 최모(53)씨로부터 8400여만원을 측근 방모(39)씨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군수직을 상실하게 된다. 강 군수가 항소심에서 판결을 뒤집지 못하면 임실군은 민선 1∼4기의 군수 4명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는 전국 유일의 자치단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앞서 3명(재선 포함)의 군수는 모두 구속됐다. 1995년 민선 1기에 이어 재선된 이형로(75) 전 군수는 2000년 12월 쓰레기매립장 부지 조성업체 선정과 관련,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자 돌연 사직원을 제출했으나 사흘 뒤 검찰에 구속됐다.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이 전 군수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이 전 군수의 사퇴로 실시된 보궐선거와 민선 3기 단체장 선거에 잇따라 당선된 이철규(71) 전 군수도 재임 중 뇌물과 연루돼 구속됐다. 이철규 전 군수는 2001년 10월 군수 관사에서 사무관 승진후보자 3명으로부터 승진 청탁과 함께 9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에 추징금 9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철규 전 군수의 중도하차로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김진억 전 군수는 2007년 7월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구속되고 말았다. 현직 강 군수마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주민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역대 군수 3명이 줄줄이 구속됐고 이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반목으로 지역 이미지는 물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농민운동가 출신인 강 군수가 깨끗한 군정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던 군민들은 “누가 군수가 되더라도 결국 구속 사태가 되풀이되면서 임실이 마치 군수의 무덤이 된 것 같다.”며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 주민 임모씨는 “임실 군민이란 사실이 창피해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면서 “임실은 오랫동안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사분오열돼 선거를 치르다 보니 주민들이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불행한 고장이 되었다.”고 침통해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민주당, 어렵사리 통합 합의했지만…

    민주당, 어렵사리 통합 합의했지만…

    손학규(얼굴 왼쪽) 대표와 박지원(오른쪽) 전 원내대표가 통합 산파역을 맡으면서 민주당 안방 리그전이 일단락됐지만 아직 승부가 결정나진 않았다. 두 사람은 29일 의원총회에서 통합 수임기구 역할을 놓고 또다시 갈라섰다. 손 대표는 “수임기구는 전당대회 후 현 지도부가 추진해 온 통합 방식을 추인하면 해체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는 “수임기구가 통합 실무까지 맡아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의원들은 손 대표의 손을 들어 줬지만 두 사람은 통합 논의가 시작된 이래 이처럼 시종일관 부딪쳤다. 지난 23일 중앙위에서 곤욕을 치른 손 대표는 통합의 진정성을 위해 사퇴 결심까지 굳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지고 보면 두 사람의 ‘통합 쓰임새’는 출발부터 달랐다. 그래서 득실도 분명하게 갈린다. 손 대표는 임기 종료를 남겨 두고 범야권 통합 기틀을 마련했다. 2008년 통합민주당을 만들 때는 수세적 통합에 그쳐 당의 ‘위탁관리인’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엔 공세적으로 밀어붙였고 시민사회까지 포괄하며 통합의 외연을 넓혔다. 측근 의원은 “앞으로 손 대표에겐 통합이라는 명분 획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선주자 손학규’가 인정받으려면 총선 승리 기여도가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시드머니’(종잣돈)가 통합이라는 얘기다. 비호남 대선주자인 손 대표가 그동안 거리를 뒀던 친노(친노무현) 세력 중심의 ‘혁신과 통합’과 함께한 것도 통합이라는 대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는 고스란히 손 대표의 실(失)이 될 수 있다. 범야권 관계자는 “손 대표가 도약하려면 통합 정당의 리더십을 새로운 세력으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통합은 흩어져 있는 세력을 다시 모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당내 분열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일단 세 규합에 성공했다. 손 대표가 단독 전대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지난 27일 밤 극적으로 타협하며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였다. 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호남 적자’ 위상을 굳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뚜렷한 호남 맹주가 없는 상황에서 박 전 원내대표가 등극했고, 호남을 매개로 실리를 챙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득권 사수에 얽매인 ‘구태 정치인’ 이미지가 씌워졌다. ‘반통합’ 세력으로 낙인찍히면 통합 국면에서 운신이 좁아질뿐더러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시 불거졌던 ‘호남 소외론’에 또다시 포위당할 수도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다음 달 1일 당무위원회의와 전당대회(11일)를 열어 통합 수임기구를 구성한 뒤 연말까지 통합정당 지도부 선출을 완료한다는 데 합의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박복권’ 당첨 15개월만에 또 인생역전?

    110만 파운드(약 20억원)에 달하는 복권에 당첨돼 돈방석에 앉았다가, 아동 성폭행 용의자로 인생역전한 한 남자의 사건이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웨인 휴스(36)는 지난해 8월 무려 110만 파운드의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을 안고서도 또 한번 인생역전, 바닥으로 추락했다. 최근 길을 가던 16세 이하의 미성년자를 강간한 혐의를 받은 것. 노스 웨일스 경찰서로 이송된 그는 ‘억세게 운 좋은 복권당첨자’에서 하루아침에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휴스는 복권에 당첨된 후, 고가의 치과치료 및 어머니에게 집을 선물하고, 자신 역시 고급 자동차 등을 구입하며 사치를 누려왔지만, 이내 따분함을 느끼고 시간당 6.58파운드(1만1500원)을 받는 일터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돈이 없을 때도 행복했다.”면서 “당첨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걸”이라는 발언 등을 자주 했지만, 한편으로는 하루가 멀다 않고 밤새 파티를 즐기는 등 방탕한 생활을 이어왔다. 이를 조사중인 노스 웨일스 경찰은 그가 충동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이를 조사 중인 가운데, 휴스는 아직 범행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고]

    ●강태순(두산 고문)문순(자영업)보순(전 두산동아 상무)씨 모친상 노영환(전 부산일보 이사)이성환(전 GS건설 전무)씨 장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02)3410-6916 ●남궁은(수처리선진화사업단장·명지대 교수)원(진양물류 대표이사)씨 부친상 최병우(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 북부수도사업소 과장)조덕현(인도네시아 거주·목사)임종호(전 우리은행 지점장)씨 장인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3410-3151 ●성낙인(전 한국사진협회 부회장)씨 별세 재경(사업)준경(우주엘씨엔지 연구소장)해경(한양여대 교수)보경(배슬다예 대표)수정(태하산업 대표이사)씨 부친상 이시우(단비테크 대표)이충호(사랑과행복이야기 발행인)박제덕(부산 동아대 교수)하용간(청오산업 대표이사 회장)씨 장인상 25일 서울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11시 (02)2072-2011 ●서정욱(전 조흥은행 상무이사)씨 별세 호석(사업)씨 부친상 정진구(전 LG종합금융 사장)심건일(의사)씨 장인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 30분 (02)3010-2294 ●이원옥(굿데이레저 대표이사)원호(신한은행 인천본부장)씨 모친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02)3410-6915 ●문영희(전 경북고 교사)씨 별세 태훈(중앙대 교수)혜정(YBM PSA분당 원장)씨 부친상 이혜경(숙명여대 교수)씨 시부상 고창우(새롬의원 원장)신동구(영남대 의과대학 교수)김찬일(비전밸류 경영개발원 대표)씨 장인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36 ●조흠원(비욘드 부회장)균(나남ALD 회장)진(아주대 교수)택(이화여대 교수)현(TS대한제당 상무)씨 모친상 박창희(전 한국외대 교수)홍종호(전 경상대 교수)이호용(전 현대미포 본부장)씨 장모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02)3010-2230 ●정영철(전 조흥은행 지점장)씨 별세 성진(조선일보 산업부 차장대우)씨 부친상 안태선(협성대 교수)김기호(진웅이노텍 이사)씨 장인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295 ●류인석(전 경향신문 중부본부장)씨 장모상 조규상(전 대전 중구 부구청장)씨 조모상 27일 충남 태안의료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41)671-5203 ●김동헌(파르나스호텔 인터컨티넨탈 서울 호텔 대표이사)씨 별세 박윤주 상배 김호생 호민(GS홈쇼핑 사원)씨 부친상 27일 서울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30분 (02)2072-2091~2
  • 외환위기 ‘낙인효과’

    외환 위기를 겪은 국가일수록 ‘낙인효과’로 투자자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민감해 자본변동성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외경제연구원(KIEP)이 25일 발표한 ‘자본 이동 변동성의 원인 분석과 정책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과 같이 과거에 외환 위기를 겪은 나라는 변동성이 커 ‘낙인효과’가 뚜렷이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1980~2009년 41개국 자료를 토대로 자본변동성을 증권투자와 직접투자, 은행 차입을 포함한 기타투자 등으로 나눠 결정 요인을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개방도와 무역의존도가 높을수록 자본변동성이 증가한다. 우리나라는 금융개방도와 무역의존도가 높고 ‘낙인효과’까지 있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대외경제연구원은 덧붙였다. 금융이 개방되면 금융시장이 발전해 변동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금융개방 혹은 자본자유화가 자본 흐름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899년 고종때 첫 개교… 산업화 인력 공급

    1899년 고종때 첫 개교… 산업화 인력 공급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직업교육 학교는 1899년 고종의 칙령에 따라 세워진 관립 상공학교로 농·상공업을 가르쳤다. 1904년 농공상학교로 이름을 바꿨고, 1906년 농과와 상과를 분리해 각각 다른 학교를 세웠다. 이때의 공과는 지금의 서울공고, 상과는 선린인터넷고, 농과는 서울대 농대로 계보가 이어졌다. 1960~1970년대 공고와 상고는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적자원의 핵심적인 공급처였다. 특히 집안 사정이 어려운 인재들은 졸업 뒤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 수 있는 실업계 고교를 주로 선택했다. 그 결과 실업계 고교는 사회 각 분야를 이끄는 다양한 인재를 대거 배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각각 목포상고(현 전남제일고), 부산상고(개성고), 동지상고(동지고) 출신이다. 최종영 전 대법원장(강릉상고, 현 강릉제일고), 고영구 전 국정원장(체신고),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부산상고),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부산상고) 등 법조·경제계에도 실업계 출신 인사들이 두루 포진돼 있다. 정부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경기호황으로 제조업 분야 인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 1990년 들어 일반계·실업계 학생수를 균분하는 ‘5:5 정책’을 도입했다. 실업계 학교와 학생 수를 늘리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제조업 취업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비정규직 문제에다 학력 및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심해졌다. 여기에 고학력 바람까지 불면서 실업계 고교는 존치마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2000년대 초반에는 실업계 고교 대량 미달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직업교육=이류교육’이라는 낙인이 찍히자 2007년부터 실업계고의 명칭을 ‘전문계고’로 바꾸기에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 변화가 태동했다. 공고와 상고 중심의 실업계고 사이에서 인터넷고, 조리과학고, 로봇고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특성화고는 우리 산업이 다양한 분야로 분화되는 시대 흐름에 맞춰 필요한 인재들을 길러냈다. 정부는 2008년부터 취업률 100%를 목표로 산업계 수요와 직접 연계된 맞춤형 고교인 마이스터고를 선정했다. 현재 마이스터고는 에너지, 반도체, 자동차, 모바일 등 각 분야별로 전국 21개가 운영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7개교가 새로 문을 연다. 전문계열로 분류되던 전문계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는 지난해부터 전문계고와 특성화고를 묶어 특성화고로 일원화됐으며, 마이스터고는 특수목적고로 분류돼 운영되고 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미국 영화들은 한국에 들어오면서 기막힌 제목을 부여받는다.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1995·원제 Swimming With Sharks)나 ‘뛰는 백수 나는 건달’(1999·Office Space)이란 제목만 보면 원제목이 뭔지 당최 알 수 없다. 17일 개봉한 이 영화의 제목은 아예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이하 ‘직장상사’·Horrible Bosses)다. 현실의 직장이 얼마나 끔찍한 곳이면 저런 요상한 제목들이 튀어나왔을까 싶다. 회사가 모여 있는 곳의 술집은 직장인들로 붐빈다. 매일 밤 그들은 새로울 게 없는 말을 되풀이한다. 직장과 상사에 대한 불만은 단골 메뉴다. 욕바가지 직장상사가 편히 잠드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직장상사’의 세 친구도 직장 다니는 게 괴로운 녀석들이다. 그들이 술자리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는 상사 욕이 전부다. 임원을 꿈꾸며 밤낮으로 일하는 닉(제이슨 베이트먼)에게 사장은 재수 없는 인간이다. 승진을 미끼로 중노동을 강요하고 툭하면 인간적인 모욕을 일삼는다. 치과에서 조수로 일하는 데일(찰리 데이)은 여의사 탓에 악몽 같은 하루를 보낸다. 그녀는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낙인찍힌 데일을 성적 노리개로 대한다. 회계부서 직원인 커트(제이슨 서디키스)는 신임 사장의 부도덕한 처사를 눈 뜨고 보기가 어렵다. 사장에게 회사는 방탕한 생활의 자금원에 불과하다. 미래가 불안해 사표를 던지지 못하던 세 사람은 엉뚱한 자구책을 마련한다. 중반 이후 ‘직장상사’는 평범한 사람이 살인을 기도하는 이야기로 넘어간다. 극 중 대사에 나오는 앨프리드 히치콕의 ‘열차의 이방인’(1951)이나 대니 드비토의 ‘기차 대소동’(1987)도 그런 영화다. ‘열차의 이방인’이 ‘기차 대소동’에 영감을 준 것처럼, ‘직장상사’는 ‘기차 대소동’의 뒤얽힌 상황과 헐렁한 코미디를 빌려온다. 물론 스타일은 21세기식이다. TV시리즈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미국판 ‘오피스’는 모방해야 할 교본이었을 것이고, 얼치기 공모자들이 벌이는 한심한 짓거리는 ‘행오버’(2009) 같은 영화의 시류를 따랐다. 굳이 여러 제목을 늘어놓는 이유는 간단하다. ‘직장상사’가 전형적인 미국식 코미디란 얘기다. ‘직상상사’의 대사를 한국인에게 충실하게 전달하는 건 애초에 무리다. 번역자가 애써도 이런 유의 영화는 타 문화권의 사람에게 자막의 한계를 드러낼 따름이다. 불편한 농담과 이해할 수 없는 몇몇 상황은 웃어야 할 곳에서 머쓱한 표정을 짓게 한다. 그나마 공감이 가는 부분은 과장된 캐릭터다. 저런 인간이 과연 존재할까 싶지만, 현실에선 더한 인간들이 허다하다. 대기업 임원 가운데 후배 직원의 부인을 파출부로 호출하는 걸 당연시하는 인간도 있잖은가. ‘직장상사’는 최소한 대리 만족의 경험은 제공한다. 주연보다 조연이 더 화려한 영화다. 콜린 패럴과 제니퍼 애니스턴의 인간쓰레기와 색광 연기는 경악할 수준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연기에서 프로 의식이 느껴진다. 특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미 폭스와 케빈 스페이시의 존재감은 주연배우를 압도한다.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에서 이미 악질 상사 역할을 맡았던 스페이시는 더욱 능글맞고 밉살맞은 인물로 분했다. 꼭 보라고 추천할 작품은 아니다. 자존심을 버린 채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다 화풀이 삼아 보겠다면 말리진 않겠다. 영화평론가
  • 교과위 예산심의 또 펑크?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파행을 빚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교과위 국정감사는 올해를 비롯해 18대 국회 임기 4년 내내 크고 작은 논란을 이어 와 ‘최악 상임위’로 낙인 찍혀 있다. ●상임위 파행 전체 16곳중 유일 16일 국회에 따르면 16개 상임위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 짓지 못한 곳은 교과위가 유일하다. 교과위 예산심사소위는 지금까지 모두 7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했다. 이날 예정됐던 예산심사소위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한 여야 의원총회 때문에 18일로 연기됐다. 다음 주부터 예산 조정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예결위 산하 계수조정소위가 가동되는 만큼 18일이 예산안 심의를 위한 ‘마지노선’인 셈이다. 그러나 여야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무상급식 예산 1조원과 반값 등록금 예산 2조원 등 3조원을 정부안보다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무상급식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소관인 데다, 등록금 예산으로 이미 1조 5000억원을 정부안에 반영한 상황에서 추가 투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민주당은 정부안에 반영된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건설사업 예산 850억원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에서 추진된다는 점을 들어 ‘형님 예산’이라며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1월 1일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서울대 법인화 관련 예산 3400억여원도 문제 삼고 있다. ●무상급식 등 입장차 못좁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예산심사소위원장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한나라당이 무상급식과 반값 등록금 예산에서 성의를 보여야 한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측은 “협의 노력은 하겠지만, 결국 안 되면 정부안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위는 지난해에도 무상급식 등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결국 정부안을 계수조정소위에 넘겼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대학 구조조정 일회성으로 끝내선 안 된다

    전남 순천의 4년제 대학인 명신대와 전문대학인 강진의 성화대학이 퇴출된다. 온갖 탈법과 불법으로 얼룩져 비리·부실 대학의 대명사로 낙인찍힌 학교들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들 대학에 대해 한 차례 청문 절차를 거친 뒤 다음 달 중순 폐쇄 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쏘아진 셈이다. 설마했던 대학들은 교과부의 조치에 크게 술렁이고 있고, 퇴출이 확정된 대학들은 행정소송으로 맞서기로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대학의 반발과 저항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인 만큼 구조조정의 속도를 늦추거나 일회성 조치로 끝낼 일은 아니라고 본다. ‘무늬만 대학’인 대학이 어디 이 두 대학뿐이겠는가. 듣도 보도 못한 대학이 수두룩하다. 간판만 걸어 놓고 교육은 뒷전인 채 학위 장사에만 몰두하는 대학이 한두 곳이 아니다. 교비 횡령 등 탈·불법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이사장·총장·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전리품인 양 일가족이 나눠 먹는 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니 대학이 아니라 ‘대악’(大惡)이라는 한탄이 저절로 터져 나오는 것이다. 설사 돈이 넘쳐 난다고 해도 이런 대학까지 정부가 지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비리를 일삼고 부실투성이인 대학에 정부가 지원금을 쏟아붓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이런 대학에 줄 돈이 있으면 정부의 등록금 인하 정책에 앞장서 노력하는 대학에 지원금을 늘려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 이 장관은 명신대와 성화대학 폐쇄가 대학 구조조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분명히 했다.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대학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엄격하고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의 상시 퇴출 언급은 당연하고 지나치지 않다. 남아 있는 대학들도 뼈를 깎는 자성과 체질 개선으로 대학의 질을 높여야 한다. 명문대도 예외가 아니다.
  • [대학구조조정 시작됐다] 60개 ‘부실대학’ 생존경쟁 신호탄… 사립대 특별법 처리 가속

    [대학구조조정 시작됐다] 60개 ‘부실대학’ 생존경쟁 신호탄… 사립대 특별법 처리 가속

    명신대와 성화대의 학교폐쇄 결정은 정부가 지난 7월 대학 구조개혁에 나선 이후 4개월 만의 첫 결과물이다. 학교폐쇄는 말 그대로 강제로 학교를 없애는 가장 강력한 법적 수단이다. 정부는 학교폐쇄 조치로 구조개혁이 헛말이 아님을 확인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발표된 학자금대출제한 17개교, 재정지원 신청 제한 43개교 등 이른바 ‘부실’로 낙인 찍힌 대학들의 생존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명신대와 성화대의 학교폐쇄는 첫 사례가 아니다. 2000년 광주예술대, 2008년 경북 경산에 있는 아시아대가 학교폐쇄로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예전과 성격이 딴판이다. 광주예술대는 1997년 개교 뒤 허위로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밝혀져 폐쇄됐다. 아시아대는 공동설립자가 교수채용 명목으로 46억원을 챙겨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된 데다 보유재산 100억원보다 많은 168억원의 부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파산, 학교폐쇄 절차를 밟았다. 명신대·성화대 사태는 학사 운영으로 사라지는 최초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두 대학의 퇴출을 확정하면서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밝혔다. 고등교육법은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할 때 학교를 폐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과부는 “두 대학 모두 종합감사에서 밝혀낸 지적사항을 시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 대리 답안 작성 등 부당하게 성적을 주거나 실제 수업이 20% 미만만 이뤄지는 등 파행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대학구조개혁의 신호탄은 이미 올려졌다.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이날 이와 관련, “학생들의 학습권 등을 보장하고 대학 교육의 최소한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라면서 “앞으로도 상시적으로 엄격하고 단호하게 이런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퇴출대학이 명신대·성화대에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대학구조개혁은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경영부실과 중대비리다. 경영부실대학은 학자금 대출제한 및 재정지원 신청제한 대학으로 구분, 이들 가운데 컨설팅을 거쳐 부실대학을 걸러내고 다시 퇴출대상을 추려낼 계획이다. 별도로 중대비리 대학은 즉각 퇴출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명신대와 성화대도 부실정도가 심해 학자금 대출한도 제한 17개 대학 가운데 최소대출 그룹에 포함돼 있었지만 성격상으로는 중대비리 대학의 절차를 밟았다. 퇴출대상과 관련, 지난해 교과부가 경영부실 대학으로 관리하고 있는 13개 대학이 우선 순위로 꼽히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해 4년제 5곳, 전문대 8곳을 경영부실대학으로 지목, 예의주시하고 있다. 퇴출당한 명신대도 들어있었다. 지난 7월에는 4년제 탐라대와 전문대인 제주산업정보대가 4년제 제주국제대로 통폐합됐다. 제주국제대는 교과부가 2009년부터 경영부실 대학으로 찍어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이끈 첫 사례다. 교과부는 보다 빠른 대학구조개혁을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사립대학 구조조정 특별법 등의 처리를 서두르기로 했다. 현재는 종합감사와 시정요구, 계고처분 등을 거친 뒤 학교폐쇄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교과부 측은 “현행 법들은 대학 퇴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때 만들어져 극히 예외적이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다.”면서 “교과부 장관이 직접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립대학 구조조정 특별법 등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범죄도시 낙인” 자조… 뒤숭숭한 태백시

    인구 5만여명인 강원 태백 지역의 주민 400여명이 150억원대의 보험 사기에 연루되면서 지역 민심이 뒤숭숭하다. 주민 1% 안팎이 보험 사기 범죄자로 낙인찍힌 데 이어 지역 사회도 ‘보험금에 눈먼 집단’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태백시는 지금까지 보험 사기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가 지역 내 3개 병원의 병원장과 사무장 7명, 전·현직 보험설계사 72명, 주민 331명 등 모두 410명에 달한다고 6일 밝혔다. 여기에 주민 200여명이 추가 조사 뒤 사법 처리될 전망이어서 시 인구 10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범죄자가 된 셈이다. 주민들의 반응은 “부끄러워 떠나고 싶다.”는 자조와 “왜 우리만 비난을 받느냐.”는 항변이 뒤섞였다. 이모(30)씨는 “태백시민 모두 보험 범죄자로 낙인찍혀 곤혹스럽다.”면서 “가뜩이나 지역 경기도 어려운데 이미지까지 나빠져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주민 전체가 매도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김모(45·여)씨는 “이번에 연루된 몇몇 사람 때문에 태백시 전체가 보험 범죄 도시로 매도되는 것이 너무도 속상하고 부당하다.”고 말했다. 태백 주민들이 보험 사기의 유혹에 넘어간 건 지역 경기가 급속히 위축돼 주민들이 생활고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찰에 입건된 태백 주민의 83%는 무직이나 일용직 근로자로, 지난해 전국 보험 범죄의 무직·일용직 비율 26%보다 3배 이상 많았다. 김동혁 강원지방경찰청 수사 2계장은 “지역 경기가 어렵다 보니 경제적으로 안정된 40~50대조차도 보험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었다.”면서 “피의자의 76%가 여성이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40~60대 주부라는 점은 어려운 가정 경제에 노출된 주부들이 보험 사기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연식 태백시장은 “폐광 지역의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데다 대형 보험 사기 사건까지 불거져 곤혹스럽다.”면서 “순박한 태백 주민 대다수가 불명예를 떨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취업률 낮다고 부실大 낙인” 실용음악과 교수들 뿔났다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가수이자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교수인 장혜진씨는 3일 굳은 표정으로 “취업률이라는 잣대는 예술가들이 겪어야 할 지난한 성장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또 “이제 막 졸업하고 음악계에 발을 디딘 제자에게 1년 이내에 빨리빨리 취업해서 취업률을 높여달라고 독촉하는 일은 나 스스로 예술인임을 포기하는 것으로 느껴진다.”면서 “예술인이 홀로 서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술계열 학과를 취업률로 평가하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장 교수를 비롯, 전국 58개 실용음악 관련 학과 교수들의 모임인 전국대학실용음악교수연합회는 3일 서울 종로구 당주동 ‘광화문 나무’ 카페 2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실용음악과를 포함한 예술계열 학과의 취업률 평가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기자회견 뒤 교과부 항의 방문, “문화예술의 발전을 가로막고 대학 예술교육을 황폐화시키는 교과부의 취업률 평가정책을 백지화하라.”는 내용을 담은 51개대 교수 285명의 성명서 등을 교과부에 전달했다. 연합회는 지난 9월 5일 교과부가 학자금 대출제한 및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 선정에 취업률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에 반발, 지난달 23일 발족했다. 회견에는 장 교수와 장기호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 손무현 한양여대 교수, 김세황 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박선주 동덕여대 교수 등 음악인들이 참석했다. 또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 등 16개 예술학과 관련 단체도 참여했다. 연합회 집행위원인 장기호 교수는 성명서를 통해 “교과부는 분야별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한 대학졸업 1년차만 취업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단지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 전공을 포기하고 일반 직장에 취업하라는 것이 과연 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인가.”라며 예술대학에 대한 취업률 평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연합회 측은 “실용음악관련학과는 2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 최고의 입학경쟁률, K팝 한류 열풍의 진원지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도 교과부만 관련 학문과 산업을 파괴하는 한심한 작태를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과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이주호 교과부장관의 사퇴도 요구했다. 학생대표로 참석한 조소연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 의장은 “학생들은 고액 등록금, 실습비, 암담한 미래의 삼중고를 겪지만 예술가라는 꿈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취업률 잣대는 부실대학 학생이라는 낙인까지 찍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준·김효섭기자 apple@seoul.co.kr
  • 구청장님의 남다른 ‘영화사랑’

    구청장님의 남다른 ‘영화사랑’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유년 때 영화에 미쳐 살았다.”고 말한다. 사형제도에 저항하는 ‘암흑가의 두사람’을 보고 프랑스 누아르에 빠졌다. 장 가뱅(1904~1976)과 알랭 들롱(76) 주연이었다. ‘태양은 가득히’, ‘사형대의 멜로디’ ‘네멋대로 해라’ 등을 보기 위해 동네 동시영화관과 재개봉관을 순례했다고 문 구청장은 덧붙였다. ●“여성영화제도 함께 열 계획” 문 구청장은 “어린 시절 엄앵란이란 배우를 너무 좋아해 나중에 커서 결혼하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했다.”며 “그땐 왜 그렇게 영화에 빠져 살았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초등학교 때 유일한 낙인 영화 때문에 1년 늦게 졸업했을 정도다.”라고 고백했다. 그런 그가 구청장이 되고서도 ‘영화사랑’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의 향수 탓인지,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미련 탓인지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4~5일 서대문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막되는 독립민주영화제도 그가 기획한 것이다. 문 구청장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이혜경 집행위원장과 얘기를 하다가 독립민주페스티벌에 즈음해 독립민주영화제를 열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며 “앞으로 독립민주영화제와 더불어 여성영화제도 함께 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독립영화제는 주민과 함께 일상의 아름다운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시대상을 반영한 화제작과 다양한 게스트가 관객을 찾아간다. 4일 문 구청장은 이혜경 위원장과 함께 독립·민주지사를 기리는 주먹밥 함께 나누기 행사를 벌인다. 이어 광주의 5월을 담아낸 영화 ‘오월愛(애)’를 상영한 뒤 광주 시민활동가 윤청자씨와 관객이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한국사회 가족의 굴레를 신랄하게 다룬 ‘쇼킹 패밀리’의 경순 감독도 초대돼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새로운 가족형태의 가능성도 점쳐본다. 5일 오후 2시에는 스위스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속옷가게를 열려는 할머니들과 보수적인 마을남자의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가는 스위스 영화 ‘할머니와 란제리’, 오후 5시에는 교육부터 직장생활,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시대상을 담은 임순례 감독의 ‘날아라 펭귄’이 관객을 만난다. ●“영화는 사회문제 가장 쉽게 이해하는 길” 문 구청장은 “최근 장애인인권을 다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도가니’를 봤다. 영화만큼 사회문제를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매체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사립대 “감사원 감사, 정부 지원에만”

    전국 159개 4년제 사립대 총장들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대학구조조정과 등록금 인하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국립대인 충북대를 비롯, 부실로 낙인찍힌 사립 전문대들까지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구조조정에 거세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벽에 부딪힌 셈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는 31일 “대학들은 경영효율화와 장학규모 확대를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전제한 뒤 “대학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관여는 대학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 대학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전달했다. 현 정부 들어 사립대 총장들의 건의문은 처음이다. 협의회는 7개항의 건의문에서 정부의 정책을 조목조목 따지며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부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라며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은 크게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학 인증평가, 자체평가 의무화, 각종 지원을 빌미로 한 대학평가 때문에 대학은 학문탐구와 자유로운 학문의 전당이 아닌 평가순응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자책했다. 적립금에 대해서도 “대학의 적립금은 대학의 경쟁력 강화와 차후 장학금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적립금의 효용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적립금에 대한 인식을 비판했다. 협의회는 감사원 감사와 대학평가에 대해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의 공헌을 배려해 지방대학은 절대평가를 해야 한다.”면서 “사립대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사립대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정부 지원금 관련 부분에 국한해야 하며 현행 대학평가지표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나경원, 출구조사 ‘패배’ 소식 듣더니 돌연…

    [‘시민 박원순’ 택했다] 나경원, 출구조사 ‘패배’ 소식 듣더니 돌연…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완패한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 진영은 충격과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23% 포인트 차까지 났던 지지율 열세를 막판 초박빙으로까지 끌어올린 만큼 ‘해볼 만한 선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던 탓에 허탈감은 더욱 컸다. 투표 종료를 앞둔 오후 7시 30분을 전후해 ‘45.2% 대 54.4%’로 졌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미리 전해지면서 여의도 한나라 당사와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있는 나 후보 선거사무실은 무거운 침묵에 빠져들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품었지만 오후 10시쯤 박원순 당선자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10% 포인트 안팎으로 멀찌감치 앞서자 패배는 기정사실이 됐다. 나 후보는 당초 오후 8시쯤 선거사무실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출구조사 결과를 들은 뒤 모처에서 선거결과를 지켜보다가 이날 밤 11시에 나와 패배를 수용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에 나타난 시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정치권이 더 반성하고 더 낮은 자세로 나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자에 대해서도 “새로 당선될 시장이 서울의 먼 미래를 위해서 훌륭한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당 지도부는 충격 속에 곧이어 제기될 지도부 사퇴론 등 후폭풍을 견제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홍준표 대표는 저녁 11시 10분쯤 당사에서 귀가하면서 “서울을 제외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다 승리한 상황”이라면서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며 애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노 사이드(no side)”라면서 “노무현 정부 때에는 40대 0까지 가지 않았느냐.”고도 덧붙였다. 김기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더욱 신뢰받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원희룡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구(舊)정치의 상징으로 낙인 찍혀 40대까지 등을 돌려 버렸다.”면서 “당에 큰 위기의 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27일 오전 비공개 조찬모임을 갖고 선거 패배 요인 분석 및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진흙탕싸움 옥석 구분 서울시민 몫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 진영에 대권주자들이 가세해 사력을 다한 드잡이를 벌이면서 서포터들이 온갖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을 보태면서다. 특히 어제 안철수 교수가 박 후보 캠프에 가세하면서 선거전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1000만 시민의 살림살이를 맡을 시장을 뽑는 선거가 상대를 넘어뜨리는 데 급급한 살벌한 네거티브 대전으로 변질된 것은 퍽 유감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서울시민들이라도 깨어 있는 주인의식으로 냉철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우리는 진작에 각 후보 측에 이전투구를 삼가고 정책 경쟁을 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작금의 선거판 양태는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아름다운재단’에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 기부금을 모금한 사실을 겨냥, “재벌 옆구리 찔러 삥뜯는 ‘캐비아 시민운동가’”라고 깎아내렸다. 박 후보 측도 나 후보가 고액 피부클리닉을 이용한 점을 공격하면서 “억대 피부관리실을 드나드는 ‘강남 공주’”라고 낙인찍었다. 두 후보 캠프의 이런 비방전을 양측 서포터들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나르면서 혼탁상은 극심해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그제 서울시선관위가 법정 공방 등 후유증을 우려하며 후보들에게 직접 경고서한까지 보냈겠는가. 물론 후보들의 병역·학력 등 경력, 재산형성 과정, 그리고 정책적 시각이나 안보관 등은 당연히 검증대에 올라야 한다. 까닭에 박 후보는 대기업의 기부금에 매달리는 아름다운재단이 무슨 돈으로 50억원이나 들여 사옥을 신축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했다. 나 후보도 마찬가지다. 부친이 소유한 중·고교 교사들로부터 무슨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았는지를 정확히 설명해야 했다. 그런데도 서로 “상대 측의 네거티브 공세”라며 슬그머니 넘어가니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을 듣는 것이다. 이처럼 흙먼지 자욱한 막장 선거판을 심판하는 것은 이제 오롯이 서울시민의 몫이다. 어찌 보면 유권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덜 오염된 후보를 가려내는 일만 남은 꼴이다. 어차피 네거티브와 인물 검증의 경계가 모호한 것도 사실이다. 이를 제대로 가려낼 유권자들의 현명한 분별력을 기대한다.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오감도’ 이상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오감도’ 이상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 1934년 식민도시 경성의 여름은 뜨거웠다. ‘조선중앙일보’에 7월 24일부터 연재되기 시작한 작품 ‘오감도’(烏瞰圖) 때문이다. 작가는 2000여편 중에서 30편을 골라 연재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15회를 넘기지 못했다. 띄어쓰기 무시! 문법 파괴! 기호와 숫자가 문자를 대신하는 시! 독자들은 분노했다. 이것은 시가 아니다, 당장 원고를 불살라라, 작가가 미쳤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을 미쳤다고 비난하는 독자들에게 반문한다. ‘왜 미쳤다고들 그러는지. 대체 우리는 남보다 수십년씩 뒤떨어져도 마음 놓고 지낼 작정이냐?’ 그가 보기에 대중은 게으르고 편협했다. 자신은 지금 시대의 어리석음과 무지를 뛰어넘고 있는 중인데 독자들은 아직도 구태의연한 문학관만 소비하는 중이니 말이다. ‘오감도’의 작가 이상(李箱·1910~1937). 그는 정말 시대와 불화한 천재였을까. 시대가 박제시켜 버린 천재였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재능이나 영감에 의지해 개성을 뽐내는 그런 천재는 아니었다. 모두가 문명화, 근대화라는 덧없는 망상 속에서 허둥댈 때, 그는 아무도 보지 못했던 문명의 메커니즘을 보고, 시대의 이면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비상(非常)한, 비상(飛上)을 꿈꾼 지식인이었다. ●모던 경성, 적빈(赤貧)의 시공간 1910년 9월생인 그는 일본어를 국어로 하는 세상에서 태어나 문화통치 기간인 1920년대에 학교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1920년대 중반이 되면 제국 일본의 식민 경영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게 된다. 아울러 경성의 도시경관은 총독부 건물, 경성제국대학, 백화점을 중심으로 근대 도시의 풍모를 갖추어 나가기 시작한다. 그 안에서 근대적 학교교육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출판산업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졌다. 그리하여 1920년대에는 신문과 잡지를 통해 동시대의 근대문화를 흡수하고 소비하는 ‘대중’이 유럽풍 옷가지와 장신구로 몸을 두르고 커피 한잔을 찾아 방랑하는, 보들레르가 명명했던 ‘산보객들’이 경성 한복판에 등장하기에 이른다. 경성고등보통학교 건축과 학생이었던 이상 역시 화구통을 메고 거리를 어슬렁거린다. 그러나 그의 눈에 비친 것은 가난이었다. 끼니를 잇기 힘든 가난한 중인 가문의 장남이었던 그는 현미빵을 팔아 학교를 다녔다. 그가 배우는 최신 기하학과 건축학이 식구들과 이웃의 허기를 달래줄 날은 참으로 요원했다. 하지만 이런 물질적 가난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정신의 가난이었다. 생활은 점점 더 돈을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돈은 아비와 자식, 친구와 애인을 연결시켜 주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였다. 의리도 인정도 돈 앞에서는 힘을 쓸 수 없었다. 지독한 정신의 가난은 가난한 서민들뿐 아니라 도시인 전체를 갉아먹고 있었다. 대중매체가 선전하는 소비와 향락, 학교에서 강요하는 청결하고 근면한 생활. 이상이 보기에 이것은 실상 일본식 유행풍속을 좇아 양복을 입고 몇 개 안 되는 다방을 전전하면서 ‘교양입네’ 하는 꼴이었다. 제국 일본의 식민도시 경성은 제대로 문명화를 구가하지도 못하면서 박래품 소비에만 열광하는 ‘무늬만 근대도시’였다 경성의 도시인들은 모두 ‘모던’(modern)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지만, 정작 자신의 텅 빈 정신은 보지 못하는 불구자들이었다. 왼팔을 들면 거울 속의 나는 오른팔을 들어 올리는 기묘한 형국처럼 도시인들은 자신을 비추는 문명의 거울 앞에서 분열증에 시달렸다. 지독한 정신의 가난 속에서도 겉으로는 잘사는 척, 문명인인 척하기에 급급한 삶이라니! 이상은 이 사태가 공포스러웠다. 그 수선스러움에 질식할 것 같았다. 이 가난에 맞서야 한다! ●나의 펜은 나의 칼이다 1930년 ‘조선’에 연재된 첫 장편소설 ‘십이월 십이일’을 필두로, ‘이상한 가역반응’, ‘삼차각설계도’, ‘건축무한육면각체’ 등 기하학과 일본어가 맞물린 시들과 ‘지도의 암실’ 등의 소설, 다양한 수필이 발표된다. 문명을 지탱하는 정신의 가난과 대결하면서 그가 집중적으로 관심을 기울인 것은 언어의 문제였다. 식민지 조선에서는 일본어가 국어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은 조선어다. 그는 식민지에서의 가난과 소외가 무엇보다도 언어와 그 언어 사용자 사이에 놓인 간극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1930년대를 지배하는 ‘모던’이라는 말 안에는 그 어떤 진지한 성찰도 부재했다. 도시의 소비자들은 양복(洋服), 양행(洋行)과 같이 서양풍을 내세운 습속에만 매달릴 뿐 왜 서양식 옷을 입고 서양에서 나온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자문하지 않았다. ‘모던’이란 말은 식민지 조선에서 텅 빈 기호였다. 그 안에서 어떤 정신적 가치도 찾을 수 없었다. 이상은 그런 시대를 ‘활자허무시대’라고 명명했다. 이상은 그렇게 기호에 갇혀 자기 삶의 진실을 외면하는 문명인의 삶을 해부하기로 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그런 그에게 문학은 대중이 기대하는 여가선용이나 위안의 도구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하듯 특정한 계급의 현실을 드러내고 정치적 방향을 선동하는 이념의 도구에 머무를 수도 없었다. 문명의 매커니즘을 해부하고, 소외된 삶을 극복하는 것! 이것이 문학의 일차적인 임무여야 했다. 이상에게 펜은 그런 가난한 문명과 나태한 정신을 향해 휘두르는 칼이어야 했다. 그의 시 ‘오감도’는 숫자와 여러 가지 기호들을 통해 근대적 삶의 폐쇄성과 불구성을 해부하는 ‘메스’로서의 문학이었던 셈이다. ‘오감도’ 연재가 중단된 후 자신의 시도가 불러일으킨 적대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상은 실망하지 않았다. 자신을 몰라보는 대중을 무시하지도 않았으며, 관광객의 시선으로 그들의 삶을 관조하지도 않았다. 속악한 돈의 횡포나 비정한 이기주의를 직시하면서도, 그는 자신 역시 허위에 찬 근대의 산물임을 처절하게 의식했다. 박태원과 김기림 같은 지인들은 이상이 퇴폐적 카페를 열고 여급들과 연애하는 것을 보면서, 그가 문학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도 문명을 비판하고 자조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감추려고도, 미화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겪은 배반과 궁핍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근대문명을 고민하고, 그 안을 휘청거리며 걸었다. ●이상, 시대의 혈서를 쓰는 자 1936년 가을, 이상은 일본 도쿄로 떠났다. ‘날개’를 통해 평단으로부터 큰 주목과 호평을 받은 직후였다. ‘날개’는 돈으로 마음과 정신을 사고파는 근대인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여기서 이상은 주인공이 날개를 얻어 비상할 것을 꿈꾸는 장면으로 작품을 마무리했다. 해부를 넘어 새로운 도덕을 발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쩌면 그 도덕적 비전이 식민지 조선 바깥에, 현해탄 건너 문명의 본산에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도쿄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허영의 낙원이었다. 특가품, 할인품, 온갖 상품들로 넘쳐나는 긴자 거리에서 사람들은 모두 성병에 걸린 듯 화려하게 치장한 채 돌아다녔으며, 최신 서적들은 그저 교양으로 소비되고 있었다. 거기에도 자기 삶의 정열을 태우는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가 더 노골적으로 발산되고 있었다. 영국 런던에 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딜 가도 적막, 암흑, 권태뿐이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새로운 도덕을 찾아야 한단 말인가. 20세기가 그토록 찬미해 마지않는 문명이란 정신의 가난만 키우는 황금만능의 허위 세계임을, 이상은 낯선 땅에서 뼛속 깊이 절감한다. 그해 겨울 도쿄 거리에서 이상은 불온한 조선인으로 낙인찍혀 감방에 갇히게 된다. 도일(渡日)하기 전부터 앓았던 폐병은 급속도로 악화되었고, 문명의 속악성은 그의 마음에서 한 가닥 희망마저 앗아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그는 글을 쓰면서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1937년 4월 17일. 채 십년이 되지 않는 창작 기간 동안 오직 근대문명의 실상을 파헤치기 위해 글을 썼던 이상이 죽었다. 그의 죽음은 친구 김기림의 말대로 제 육체의 마지막 조각을 갖고 제 혈관을 짜서 쓴 시대의 혈서였다. 죽기 몇 달 전 탈고한 소설 ‘종생기’(終生記)에서 이상은 자신의 묘지명을 작성한다. “일세의 귀재(鬼才) 이상은 그 통생(通生)의 대작 ‘종생기’ 일편을 남기고 서력 기원후 일천구백삼십칠년 정축(丁丑) 삼월삼일 미시(未時) 여기 백일(白日) 아래서 그 파란만장(?)의 생애를 끝막고 문득 졸하다. 향년 만이십오세와 십일개월.” 자신을 죽이고, 그 시체로부터 생과 예술의 본질을 투시하려 했던 자. 임박한 죽음 앞에서도 이상은 그렇게 끝까지 예리한 언어의 칼날을 거두지 않았다. 오선민 남산강학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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