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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장차관 엇박자부터 바로잡아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각종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분양가 상한제 폐지,양도소득세 한시적 면제 등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11·3 부동산 대책’에서 빠졌던 규제가 대거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데도 거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은 부동산 투기보다 디플레이션(자산가치 하락)을 걱정해야 할 때”라는 강 장관의 발언에 일정 부분 공감이 간다.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재건축 규제완화 등 올 들어 9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따라서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그런 점에서 우리는 기획재정부 수뇌부가 최근 보여준 정책 엇박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국토해양부에서 투기의 상징으로 꼽혀온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구 해제 방침이 흘러나오자 비판 여론을 의식한 기획재정부는 김동수 제1차관이 인터뷰를 통해 “해제계획이 없다.”고 밝혔다.실무자들도 공식 해명자료까지 내면서 불끄기에 급급했다.강만수 장관은 불과 이틀 뒤 “투기지역 해제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뒤집었다.그는 앞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협의를 갖고도 실무자는 물론 차관과도 정책조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털어놓았다.가계 자산의 80%가 주택에 묶여 있는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은 절실하다.미분양 주택도 25만가구에 이른다.정부의 말을 믿지 못하는데 규제만 없앤다고 누가 주택을 사겠는가.국민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혼란을 부추기는 정책 엇박자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 포스코,창사이래 첫 감산

    포스코가 창립 40년만에 첫 감산에 돌입한다.감산규모는 총 57만t 이다. 포스코는 18일 경기침체와 국내 자동차,가전 등 철강 수요 급감과 재고 증가 여파로 설비 가동 이래 처음으로 감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12월 20만t,내년 1월 37만t의 생산을 각각 줄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철강수요 감소와 가격하락에 대응해 이미 11월부터 본격적인 감산체제에 돌입한 상태”라면서 “국내 수요 산업의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지고 철강제품의 재고도 가파르게 늘어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원가 및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감산시기를 최대한 미뤄왔다.그러나 많은 수요 업체가 연말·연시에 설비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고 수출가격도 급락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감산을 결정했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LC D 등도 조업중단에 돌입하는 등 산업계에 조업중단 도미노가 번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12일간 파주와 구미 LCD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GM대우차는 이날 군산공장 조업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오는 22일 부평 1공장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협력업체도 조업중단이 불가피해지는 등 중소기업의 경영난도 우려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대우조선해양은 독배? 한화 ‘3중苦’

    결국 ‘승자의 독배’를 마신 꼴이 되나.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인수를 추진할 때에 비해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인수 자금조달,대우조선 노조와의 대립,매각주체인 산업은행과 갈등까지 겹쳤다.① 대한생명 주가 급락… 자금조달 ‘삐걱´당장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대한생명 지분 20%와 장교동 본사,소공동 사옥까지 팔겠다고 했지만 사겠다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대한생명은 주당 1만원에 지분을 팔아서 1조 5000억원 정도를 확보하려고 했지만,현재는 값이 턱없이 낮게 떨어져 있다.시흥 군자 매립지를 통해 확보하려 하던 자금도 당초 계획(1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00억원에 그쳤다.재무적 투자자(FI)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때문에 최종 방안으로 서울의 갤러리아 백화점을 파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② 잔금 납부 문제로 산업은행과 갈등이런 와중에 산업은행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한화는 오는 29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잔금을 치러야 한다.비상시국으로 볼 만큼 상황이 달라진 만큼 융통성을 발휘해 잔금 납부일을 미뤄 줄 것을 한화는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산업은행은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보증금을 챙기고 우선협상대상은 무효화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한화가 대우조선 노조와의 협상에 나서지 않는 것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한화 관계자는 “물건을 파는 사람(산은)이 다 정리해서 넘겨야지 아직 정식주인도 아닌데 나서는 것은 맞지 않으며,이미 법률적 자문도 거쳤다.”고 말했다.산은측은 이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으로 만난 사례가 얼마든지 있는데,한화가 왜 노조측과의 교섭을 거부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③ 부실자산 처리 놓고 노조와 대립대우조선 실사 등을 둘러싸고는 노조측과도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노조측은 ▲고용승계 ▲종업원 보상금 지급 등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거제 옥포조선소 등 한화측의 현장실사를 막겠다는 입장이다.한화측은 “고용보장,이전 사측과 맺은 임단협 조건 보장 등 2가지 요구는 수용하겠다고 이미 밝혔다.”면서 “그러나 부실이 이미 드러난 상황인데도 5년간 대우조선 자산을 처분하지 말라는 요구사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김성수 유영규기자 sskim@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대통령의 ‘리멤버 1219’

    [김형준 정치비평] 대통령의 ‘리멤버 1219’

    이명박 대통령(MB)이 이틀 후면 대선 승리 일주년을 맞이한다.일년전 국민들은 ‘경제만은 확실히 살리겠다.’고 공언한 이명박 후보에게 531만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안겨주었다.비록 이 후보가 BBK 사건과 관련된 의혹이 있었지만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능력을 굳게 믿었기 때문에 표를 몰아주었다.그런데 일년이 지난 지금 국민들의 믿음은 물거품처럼 사라졌고,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만 매진했던 대통령에게는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지만,지난 일년간의 행적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우왕좌왕(右往左往)’이고,‘지리멸렬(支離滅裂)’이며 ‘아수라장(阿修羅場)’이다.놀랍게도 5년전 집권 1년을 맞이했던 노무현 정부에 내려졌던 부정적 평가와 정확하게 일치한다.현 정부는 정부 조직 개편,내각 인사,총선 공천,미국산 소고기 수입 등을 둘러싼 일련의 파동과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일년을 보냈다.상황을 주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황에 끌려다니면서 대통령의 권위는 집권 초기부터 힘없이 무너졌다.결과적으로 집권 초기 70%에 육박했던 대통령 지지도가 반년 만에 20%대로 급락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사태의 근본 원인은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들의 지나친 기대 상승이 충족되지 못하면서 MB 지지층에서 이탈이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정부 출범전에는 MB를 지지했지만,지금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탈층’이 23.4%를 차지했다.이 수치는 ”정부 출범전에는 MB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지지한다.”는 ‘유입층’(5.2%)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다.MB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던 40대(25.6%),중도(23.5%),화이트칼라(25.2%),수도권 거주자(26.7%)에서 이탈의 규모가 예상외로 컸다.더구나,지난 대선에서 MB를 지지했던 37.8%가 이탈하는 사태에 이르렀다.이러한 이탈층만을 대상으로 이탈 이유를 물어본 결과,“경제 살리기 능력 부재”를 지적한 비율이 39.4%로 가장 많았다.그 다음으로 “인사정책 실패” 18.7%,“정책의 일관성 부재” 14.9%,“리더십 부족” 11.1% 순으로 나타났다.이런 조사 결과는 MB에 대한 지지 철회의 근본 이유가 대통령의 경제 리더십과 능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MB는 대선 승리 1주년을 맞이하면서 이와 같은 참담하고 가혹한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백가쟁명식의 해법이 대두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가 될 것이다.대통령은 “나는 예외이며 지금은 고전하지만 결국은 성공할 것이다.”라는 근거없는 낙관주의에서 조속히 벗어나야 한다.더욱이 서울시장 시절처럼 청계천과 교통체계 개편과 같은 정책으로 지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한방 신화’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4대강 정비 사업이 이러한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면 일찍 포기하는 것이 옳다.주먹에 쥐고 있는 것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집을 수 있는 것처럼 대통령도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친이명박 계파를 과감하게 해체하고,만사가 형(兄)으로 통한다는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며,정치는 더러운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버려야 한다.더불어,대통령은 자신과 동고동락하고 있는 관료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글로벌 경제위기로 온 나라가 침통한 이때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요란하고 허황된 ‘리멤버(Remember) 1219’가 아니라 조용하고 봉사하는 ‘대선 승리 1주년’ 행사를 보낼 것을 주문해 본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원금 까먹고 소송 당하고…투자자 ‘이중苦’

    증권사들이 주가 급락 등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다양한 형태로 쏟아지자 고객 등을 상대로 무더기 소송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2개 증권사의 소송 현황을 분석한 결과,지난 9월 말 현재 고객과 정부기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곳은 24곳이고 전체 소송 건수와 금액은 118건,957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증권사들이 낸 소송에는 세금 징수와 대우채 관련 사례도 들어있으나 대다수는 주식이나 펀드 피해 고객을 상대로 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이나 미수금 반환소송 등이다.소송 유형을 보면 신용거래 등으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주가 급락으로 이른바 ‘깡통계좌’가 발생하자 증권사들이 반대매매에 나섰고,반대매매를 통해서도 대여금을 다 회수하지 못하자 소송을 낸 사례가 가장 많다. 증권사 직원이 개인투자자에게 원금보장 각서를 써줬다 손해가 발생하자 개인투자자가 분쟁조정신청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증권사가 대응해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한 예도 있다.주식매수 주문을 낸 고객이 결제하지 않아 증권사가 대신 결제를 해주고 나서 해당 고객에 대해 신원보증을 서준 다른 개인들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낸 사례도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올해 침체 증시에서 원금 손실을 본 데 이어 소송까지 당하면서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주식 투자자들은 금감원에 증권사 등을 상대로 분쟁조정 신청을 냈더니 해당 증권사가 오히려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법정 싸움을 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기한 소송 가운데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소송 외에 세금 징수에 불복하거나 대우채와 관련한 소송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전체 증권사 소송 건수 313건 중에서 195건은 고객 등이 증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이다. 증권사별 소송 건수를 보면 하나대투증권이 3월 말보다 5건 늘어난 37건으로 나타났고,우리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6개월 전보다 각각 3건 늘어난 36건으로 뒤를 이었다.신영증권과 한양증권은 각각 4건씩 늘어났다.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교보증권 등 증권사들도 6개월 동안 2건씩 늘어났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수입물가 한달새 6.6%↓… 하락폭 사상최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난달 수출입 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특히 원자재 수입물가는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수출입물가(원화기준) 동향’에 따르면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3.3%,수입물가는 6.6% 각각 하락했다.수출입 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8월 이후 석달 만이다.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수출물가가 31.5%,수입물가가 32.0% 올랐지만 상승폭 자체는 모두 둔화됐다.원자재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15.2%나 하락했다.이는 관련통계가 작성된 1980년 이후 최대 폭이다.원·달러 평균환율은 10월 달러당 1327원,11월 1401원이다.원·달러 환율이 올랐음에도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원자재 가격 하락 폭이 환율 상승분을 압도했다는 얘기다.실제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10월 배럴당 67.7달러에서 11월 49.9달러로 26.3% 급락했다.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5.6% 올랐다.한은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외 수요 부진이 겹쳐 수출입물가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교포사회 ‘바이코리아’ 불붙다

    교포사회 ‘바이코리아’ 불붙다

    ‘마이너스 성장시대’ 속에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틈새 찾기가 바쁘다.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도,지키기를 위한 우유부단도,돈을 날린 부자들의 탄식도 존재한다. 머릿속엔 다들 복잡한 계산이 이어졌지만 국민 대부분의 대차대조표는 마이너스다. ●환테크 목적 원화 사재기 11월 644억 불황 속 틈새 찾기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교포사회다.교포사회에는 ‘바이코리아’ 열풍이 거세다.환율 급등과 국내 부동산 급락 등이 자산 증식의 기회로 여겨지는 탓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중 해외거주자가 국내로 외화를 보내는 ‘송금이전수입’은 12억 8000만달러로,9월 6억 10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역대 최대 규모다. 10월 평균 환율(1327원)을 적용하면 무려 1조 7000억원이란 돈이 국내로 유입된 셈.한국은행측은 “대부분이 교포들의 국내 송금”이라면서 “국내 자산가격이 크게 내려가면서 투자목적의 송금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반면 내국인이 해외 거주자에게 보내는 ‘송금이전지급’은 10월 3억 4000만달러로,9월 5억 1000만달러에 비해 30% 이상 급감했다. 이렇게 국내로 들어온 자금의 일부는 강남 아파트 등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GS건설사 관계자는 “몇몇 전문중개업체가 나서 교포들의 달러와 강남 부동산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해외교포가 1년 전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100만달러 이상이 들었지만 최근엔 50만~60만달러 정도면 살 수 있는 것이 이런 현상의 이유”라고 말했다.지난달엔 해외교포와 국내건설사를 연결하려는 한 부동산 투자자문회사가 국내 건설사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했다.또 일부 건설사는 뉴욕과 LA 등 한인 신문에 광고를 하는 등 해외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환테크’를 목적으로 원화를 사두는 교포들도 크게 늘었다.11월 중 외환은행의 원화수출액은 644억원을 기록했다.역시 2006년 원화 수출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월별기준)다.지난 7월 외환은행의 원화수출이 5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 사이 무려 11.5배나 많은 원화가 해외로 팔려나갔다.원화수출이란 국내 은행이 원화 지폐를 필요로 하는 해외 금융사에 수수료를 받고 원화를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크게 오른 환율이 점차 내려가면 그 차이만큼 환차익이 생긴다. ●개미들 우유부단… 주식회전율 급락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개미를 비롯해 주식투자자들은 우유부단한 모습이다.증시급락 이후 상장 주식의 회전율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일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주식 회전율은 274.28%로 지난해보다 57.42%포인트 하락했다.코스닥시장도 564.11%로 260.90%포인트나 떨어졌다.주식 회전율은 거래량을 전체 주식 수로 나눈 비율이다.올 들어 코스피는 1주당 2.7번,코스닥시장은 1주당 5.6번의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매수와 매도시점을 잡지 못해 주식을 손에 꼭 쥐고만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주식시장 전체를 생각하면 부정적인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전통적으로 투자성향이 보수적인 부자들도 금융위기의 한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하나금융그룹이 자체 프라이빗 뱅킹(PB) 고객 2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고객들의 평균 재테크 수익률이 ‘-20%이하’라는 답이 무려 64%를 차지했다.‘-30% 이하의 손해를 봤다.’라는 답변도 31%를 차지했다.부자들의 95% 이상이 20%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사에 응한 PB 중 70%가 내년 유망한 재테크 상품으로 ‘주식 혹은 주식형 펀드’를 꼽았다.낙폭이 큰 만큼 오름 폭도 크다는 판단인데 ‘반토막의 아픔’을 안고 있는 부자들이 이 조언에 얼마나 귀를 기울일지는 미지수다.참고로 국내 증시의 본격 회복 시기는 ‘내년 하반기’란 응답(49%)이 가장 많았다.내년 말 코스피지수는 ‘1500선까지 회복할 것’이란 의견도 30%로 가장 많았다.단,말 그대로 이는 참고사항이다. 유영규 조태성기자 whoami@seoul.co.kr
  • [中 개혁 개방 30년 (中)] 경제특구 선전을 통해 본 성장과 위기

    [中 개혁 개방 30년 (中)] 경제특구 선전을 통해 본 성장과 위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열다섯벌의 옷을 껴입고 찾았던 땅.돌아갈 때 입을 옷 한 벌을 빼고는 모두 현지의 친척들에게 남겨두고 왔다.중국 대륙의 문이 열리기도 전,선물 보따리를 들고갈 수 없었기 때문에 꼭 겨울에만 찾아야 했다.옷을 현지 친척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은 2008년,오랜만에 다시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을 찾은 40대 중반의 홍콩인 캐빈은 오늘날 대륙의 발전에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이곳은 부모님의 고향이며 그에게는 ‘원적지´이다. │선전·광저우·베이징 이지운특파원│그의 아버지는 1959년 홍콩으로 밀입국했다.전 대륙을 피폐하게 만든 ‘대약진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때이다.이듬해 어머니가 뒤따라왔고 그는 홍콩에서 태어났다.외가집은 대지주였다.“공산사회가 들어서면서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외조부는 말 못할 고초를 겪었다.”고 털어놨다.몰락한 대지주의 딸과 평민이 만나 이룬 가정이 그의 부모다.실로 중국의 현대사가 녹아들어 있는 가족이다.그뿐만 아니라 중국 개혁·개방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캐빈은 1979년 선전 특구의 문이 채 열리기도 전 아버지와 함께 내륙으로 들어왔다.황량한 땅 곳곳에서 건물이 올라가고 천지개벽이 막 시작될 무렵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건축 자재와 인테리어 용품,가구 등을 가져다 팔았다.“순이익만 50%가 넘었다.”고 한다.특구를 건설해야 하는 선전은 모든 것이 필요했고,초기여서 경쟁이랄 것도 없었던 시절이었다.사업은‘땅짚고 헤엄치기’였다.당시는 아무런 기반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공장을 세워야 한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었다.공장이 없어 모든 게 수입됐고,식용유부터 돼지고기까지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하던 시절이다. ●“순이익 50%” 초기 10년간 선전은 사업 천국 순항을 거듭하던 사업은 1980년대 후반부터 녹록지 않아졌다.개혁·개방 10년이 되어가면서 다른 홍콩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타이완 사람들이 대거 몰려든 시기이다.‘생산’을 하지 못하던 선전에 가공무역의 틀이 본격적으로 갖춰지던 때였다.90년 초에 접어들면서 이익은 날로 떨어져 처음의 25분의1 수준에까지 이르렀다.캐빈은 사업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아버지를 말려 사업을 접었다.아버지는 홍콩으로 되돌아갔다.‘탈출-귀환-철수’의 역사다. 2008년 벽두부터 선전과 주장(珠江) 삼각주 일대에는 ‘철수’가 화두다.인근 둥관(東莞)에서 11년간 공장을 운영해온 타이완 기업인 롄(連) 사장도 ‘남느냐,철수냐’를 저울질하다 끝내 이곳을 떠났다.한국·타이완·홍콩계 공장에 전자기기 관련 1차 원부자재를 공급해온 지 6년째인 중국인 홍(洪)모 사장은 “우리도 지금 문을 닫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섰다.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선전은 탈출,귀환,철수에 이어 지금 ‘도산’이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90년대 이후 수익 급락… “2년내 기업 줄도산 ”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는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내년 경제가 호전되지 않고 이대로 악화될 경우 선전 가전기업의 절반이 도산할 것이다.외부적으로 하청도 들어오지 않고,내부적으로도 해결방법이 없다.”라고 전했다.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둥관에 있는 3800여개의 완구업체 가운데 1800개 업체가 경영난으로 향후 2년 내에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지방 당국은 일자리를 잃은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거리시위를 벌이자 고용불안 문제가 사회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선전을 비롯한 주장 삼각주 일대는 농민공으로 일어선 대표적인 지역이다. 개혁·개방 30년을 맞아 선전을 비롯한 광둥성과 홍콩·마카오는 단일 경제권 통합 논의가 본격화됐었다.개혁·개방의 출발점으로서 새로운 번영의 모델을 찾아낸 결과로 해석됐다.그러나 정작 30주년을 앞두고 축제의 분위기는 크게 퇴색됐다.통합 논의는 속도의 제약을 받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개혁·개방의 ‘출발점’ 선전은 지금 새로운 ‘전환점’이자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jj@seoul.co.kr
  • 코스피 50P 급락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에 대한 구제법안이 미 상원에서 부결된 영향으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했다.원·달러 환율도 주가 급락의 여파로 6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0.61포인트(4.38%) 내린 1103.82,코스닥지수는 8.42포인트(2.56%) 내린 320.07로 장을 마쳤다.미국 증시 하락 소식에 급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라는 호재에 힘입어 오전 중 낙폭을 거의 만회했으나 낮 12시쯤 미 자동차 구제법안 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및 코스닥시장에서는 선물 가격의 급락으로 인해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해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4.68포인트(5.56%) 급락한 8235.87,타이완의 가권지수는 174.30포인트(3.74%) 하락한 4481.27로 장을 마감했다.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77.47포인트(3.81%) 급락한 1954.21을 기록했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4.00원 뛴 137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자동차업체 ‘빅 3’에 대한 구제금융 안이 미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달러화 매집세가 강화됐다.4·4분기 경제성장률이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잠정 집계된 점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소 총리의 지지율과 리더십/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소 총리의 지지율과 리더십/박홍기 도쿄특파원

    젊은이들의 거리인 도쿄 아키하바라에는 아소 다로 총리의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 있다.익살맞은 캐리커처와 함께 ‘우리들의 다로,아이 러브 아키바’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아키하바라는 아소 총리에게 정치적 고향과 같다.총리 취임전 젊은이들과 호흡을 맞춘 데다 “NO는 NO다.”라고 소신을 밝히는 강한 이미지를 한껏 발산,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곳이다. 덕분에 파벌이 주도하는 자민당에서 불과 20여명의 의원을 가진 소수파임에도 불구,총리에 오를 수 있었다.아키하바라의 열광적인 지지가 톡톡히 한몫했다.자민당의 불가피한 정략적 선택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기존의 정치인과 다른 색깔을 지닌 정치인,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대타로 아소 총리가 등판했다.중의원 선거를 겨냥한 ‘얼굴 마담’으로서다.불과 3개월 남짓 전인 9월24일의 일이다. 아소 총리는 현재 벼랑 위에 서 있다.취임 당시 48%의 지지율은 최근 20%대로 뚝 떨어졌다.10%대의 진입도 사실상 시간문제다.아소 총리의 추락,55년 체제의 자민당 몰락이 가시화되고 있다.자민당 가토 고이치 전 간사장이 “자민당의 역사적 사명이 끝났다.”라고 논평했을 정도다.의원들의 동요가 심상찮은 것도 당연하다.‘정치 공백’이나 다름없다.일본 국민들의 65%가 민주당에 한번 정권을 맡겨도 좋다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목할 점은 지지율 급락,총체적인 난국의 원인이 공교롭게도 총리 본인에게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이다.총리직을 무책임하게 팽개친 아베 신조나 후쿠다 전 총리와는 다른 대목이다.아소 총리 역시 “나에 대한 평가다.”라고 인정했다. 아소 총리는 무엇보다 경기 침체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했다.세습정치인 출신들로 이른바 ‘명품 내각’을 꾸렸다.또 정국을 고심해야 할 밤에는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 드나들었다.게다가 “호텔은 비싸지 않다.”며 국민들의 민감한 정서를 자극했다.고령자 의료비에 대해 “몸 관리를 못해 골골하는 사람들의 의료비가 왜 내 주머니에서 나가야 하느냐.”,의사들을 향해 “사회적 상식이 결여된 사람이 많다.”는 등의 실언도 일삼았다.게다가 국회에선 기초 한자조차 잘못 읽어 학력(學力)의 밑천도 드러냈다. 설익은 정책의 남발과 불명확한 정치 일정은 결정적으로 민심의 이반을 가속화시켰다.자민당의‘선거 돌파용’으로 나섰지만 정작 중의원해산 및 총선거는 안갯속이다.해산 유보만 내비쳤을 뿐이다.금융위기를 명분으로 “정국보다 정책”을 공언하고도 경기대책안의 국회상정을 내년 정기국회로 미뤘다.총리직에 집착한 얄팍한 꼼수로 비춰졌다. 따져보면 아소 총리는 정치 입문때 “선거에 출마한 이상 총리가 된다.”라고 밝힌 뒤 네차례의 도전 끝에 차지한 총리직인 만큼 선뜻 내팽개칠 수도 없을 듯싶다.현실적으로 쉽지도 않다.아소 총리의 사퇴는 자민당의 종말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리더십의 부재도 만만찮은 수준이다.정책의 결정력뿐만 아니라 내각의 통솔력과 당의 장악력은 이미 도마에 올랐다.파벌간의 역학관계 속에 운신의 폭이 좁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마찬가지다.정액교부금제,우정국 민영화 재고,담뱃세 증세에 대한 내각 및 당의 논란은 아소 총리의 허약한 구심력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아소 총리의 현실은 자질 및 역량에 선행된 ‘이미지 정치’의 실체다.국민의 심판을 거치지 않은 내각제 총리의 한계일 수도 있다.일본 정치의 현주소이기도 하다.아소 총리의 향후 행보는 정치 지형과 맞물린 만큼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확실한 돌파구를 열지 못하는 한 아키하바라의 ‘우리들의 다로’가 치워질 날이 빨라질 수도 있는 까닭에서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는 원화의 급락으로 외화부족이 우려되는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한·일 양국 간에 맺은 통화교환(스와프)협정을 현재의 13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또 중국도 한국에 대해 위안화의 공급 한도를 한·일 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리는 방향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와프 확대 협정은 오는 13일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개최될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 정식 합의,발표될 예정이다.현재 한·일 양국의 통화스와프협정은 중앙은행 간에 언제라도 원과 엔을 융통할 수 있는 협정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긴급융자를 발동하는 ‘위기’때 달러를 공급하는 협정 등 2종류로 각각의 한도는 엔이 30억달러,달러가 100억달러다.추진되는 한·일 간의 스와프 증액은 엔과 원화에 맞춰진다. 스와프의 규모가 현재의 2.3배인 300억달러로 늘어남에 따라 한국에 엔자금이 탄력적으로 공급돼 외화 부족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안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엔의 융통 폭이 확대되면 한국 측은 일본에서 공급하는 엔을 시장에서 팔아 달러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데다 조달한 달러를 갖고 원화를 매입하는 시장 개입도 가능해진 전망이다.또 엔 매각을 통한 달러 매입으로 급격한 엔고의 억제 효과도 얻을 것 같다. 한국은 지난 10월 말 미 연방준비이사회(FRB)와도 300달러 규모의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hkpark@seoul.co.kr
  •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中,수출 2.2%↓ 수입 17.9%↓ 식는 글로벌 엔진

    ‘식을 줄 모르는 엔진’ 중국도 지난달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나 줄었고,수입은 무려 17.9%나 급감했다.중국의 수출이 감소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1월 수출입 실적 내용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의 수출은 1149억 87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나 감소했다.이 같은 수출액 감소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수요가 급감한 결과다. 중국의 수출부진은 거의 모든 교역대상에 걸쳐 발생했다.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은 6.1% 줄었고,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의 수출은 1 0월 21.5%의 증가율을 보이던 것이 지난달 2.4% 감소세로 급반전했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예년 수준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던 중국의 수출액이 11월 들어 급락하자 세계 경제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최근 메릴린치는 글로벌 위기상황에도 내년 전세계 경제성장에 중국이 기여할 비중이 60%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교역액 급감에 대한 타개책으로 중국은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그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들이다.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교역액 감소는 환율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에서 촉발된 만큼 위안화 평가절하의 효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최근 스위스 최대 은행 UBS는 내년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제로’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먹을거리 선택이 세상을 바꾼다

    그 어느 때보다 원료 수확량과 제품 생산량이 늘어나는 데도 전세계가 어떤 형태로든 여전히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굶주리는 아프리카 어린이와는 물론 차원이 다르겠지만 선진국 국민들도 먹을거리를 놓고 또 다른 ‘배고픔’을 경험한다.대형 할인점의 선반에는 수천,수만종의 먹을거리가 놓여 있어 소비자는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듯하지만 고민만 거듭될 뿐이다. 1999년 세계무역기구(WTO) 회의가 열린 미국 시애틀에서 식량 주권 지지 시위를 조직한 활동가이자,도시빈곤문제와 무농토농민운동을 펼치는 라즈 파텔은 ‘식량전쟁’(유지훈 옮김,영림카디널 펴냄)을 통해 먹을거리 문제를 새롭게 조명했다. 지은이의 관점은 ‘선택’의 문제이다.영국의 한 슈퍼마켓의 모습을 묘사하며,소비자는 풍부한 먹을거리 사이에 놓여 있지만 사실상 선택의 여지는 없다고 주장한다.어린이용 시리얼은 28가지가 있지만,이 중 27가지는 당(糖) 성분비가 정부의 권장 수치를 초과하고,9가지는 당분이 40%나 포함돼 있어 사실상 소비자를 염두에 둔 제품도,소비자의 선택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식품 생산과정의 구조적인 모순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표적인 사례가 커피이다.생산량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우간다의 재배업자가 34센트를 받았던 커피 원두1㎏의 가격은 이제 14센트로 급락했다.이를 넘겨받은 현지 중개상은 가공처리비를 덧붙여 19센트에 판매한다.포장지에 담긴 커피는 총운임 29센트에 옮겨지고,수출관리업체는 1센트의 수익을 남기고 대형커피회사에 판매한다.커피회사가 받는 시점의 가격은 1.64달러이지만,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26.40달러로 폭등한다. 수요공급의 법칙에서는 초과공급이 이뤄지면 가격이 하락해야 하지만 이처럼 현실은 다르다.과잉생산에 시달리는 커피 재배업자는 ‘살기가’ 힘들고,값비싼 커피를 눈앞에 둔 소비자는 ‘사기가’ 망설여지는 가운데 커피회사의 수익은 천정부지로 솟는다.농업종사자와 소비자 규모는 크지만 그 사이에 끼인 유통업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모래시계형 구조’가 이 같은 현상을 일으킨다.모래시계의 허리가 잘록할수록 ‘병목기업’들의 파워는 커지고 소비자와 농민의 선택권은 줄어든다. 지은이는 비만과 기아,가난과 부의 편중 문제를 해소하고,‘선택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전 지구적인 연대를 강조한다.소비자가 기호를 바꾸고,농업과 환경을 생각하며,지역적·국제적인 연대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2008 경제지표 1997년 닮은꼴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2008 경제지표 1997년 닮은꼴

    실물경기의 추락이 빠르고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우리 경제가 1997년 말 외환 위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실제 각종 경기지표들은 그때와 비슷한 패턴의 내리막 급경사를 그리고 있다. 11일 최근 상황을 1997~98년과 비교해 본 결과 수출,소비 등 지표는 하락의 정도가 당시보다도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환란 때에는 97년 말부터 각종 지표가 아래로 꺾이더니 98년 초가 되자 거의 모든 수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을 감안하면 신년 벽두부터 무수한 마이너스 지표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용 위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고용 부문은 이미 ‘역(逆) 성장’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환란 때와 지금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97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를 기록했던 취업자 수는 9월 1.0%로 하락하더니 10월 0.7%,11월 0.4%,12월 0.1%로 추락했다.98년 1월이 되자 취업자 수는 1968만 6000명으로 2000만명 밑으로 떨어지며 1년 전보다 무려 4.2%나 감소했다.2월 -4.4%,3월 -4.8%를 거쳐 그해 7월에는 -7.1%로 절정을 이뤘다.실업자는 97년 10월 46만 2000명에 불과했으나 그해 말 시작된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 98년 1월에는 96만 4000명으로 3개월 새 두배가 됐다. 올해는 지난달 취업자 증가율이 0.3%에 그치는 등 이미 정체의 한가운데에 들어서 있다.미국발 금융 위기가 몰아친 지난 9월 0.5%에서 10월 0.4%로 떨어진 데 이은 것으로 최근 5년래 최악이다.앞으로 기업과 금융기관,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이 일어날 경우 연초가 되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비 내수 성장의 핵심인 소비의 침체는 이미 환란 때에 버금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도소매업지수(불변금액 기준)는 올 1월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로 출발했으나 지난 9월 0.4%로 뚝 떨어지더니 10월에는 -3.2%로 2005년 4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환란 때에는 97년 10월 3.4% 증가를 끝으로 11월 -1.4%,12월 -5.0%,98년 1월 -9.7%,2월 -11.5% 등 폭락세가 이어졌다.소비재판매액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도 97년 8월 9.4% 증가를 정점으로 9월 7.3%,10월 1.9%로 둔화되다가 11월 -0.1%,12월 -9.1%로 내려 앉았다.올해도 7월 3.9% 늘어난 이후 8월 1.4%,9월 -1.8%,10월 -3.7% 등 비슷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국내외 경제전망기관들이 가장 어둡게 보는 쪽이 수출이다.수출 부진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환란 때와 달리 지금은 잘 나가던 수출이 외부 요인 때문에 감소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올들어 평균 20%대의 전년 대비 신장률을 보이며,내수가 고꾸라진 가운데 홀로 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은 9월 27.7% 증가를 정점으로 10월 8.5%로 급격히 둔화되더니 지난달에는 18.3% 줄어들었다.이달 들어서도 지난 10일까지 13.1% 감소했다. 환란 때에는 주력 수출품목의 교역조건 악화가 기업들을 옥죄면서 ‘줄도산’의 원인을 제공했다.97년 말부터 증가율이 급락세로 돌아서 이듬해 6월 -7.1%,7월 -15.1%,8월 -12.1% 등 가파른 추락으로 이어졌다. ●생산 제조업 생산도 환란 때와 비슷한 추세의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제조업생산지수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가파른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올 1월까지만 해도 11.5%의 호조를 보였으나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지난 9월 전년 대비 6.1% 증가에서 10월에는 -2.9%로 꺾였다.환란 때에도 97년 10월 6.8% 성장에서 11월 2.0%로 낮아졌고 12월 마이너스(-0.9%)로 돌아선 뒤 98년 이후 급락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실물지표의 악화가 11년 전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나빠지고 있어 경제 위기가 더 깊고 길게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란 때는 아시아와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선진국이라는 버팀목이 있어 회복이 빨랐으나 지금은 안이나 밖이나 돌파구가 없다.”면서 “경기가 내년에 저점에 다다르더라도 장기간 불황이 계속되는 ‘L자형’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전례없는 기준금리 인하…시중금리 얼마나?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1%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시중금리가 얼마나 낮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 폭이 시장의 예상 수준인 0.5%포인트 안팎을 뛰어넘은 데다 앞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본격적으로 가동해 회사채 등을 인수하면 시중금리도 크게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중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려면 한은의 추가 유동성 공급과 함께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가려내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그동안 ‘청개구리‘ 시중금리    한은은 지난 10월9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00%로 0.25% 포인트 내린 데 이어 10월27일에는 0.75%포인트를 인하했다. 11월7일에도 추가로 0.25%포인트를 내려 한 달 동안 기준금리 인하 폭은 총 1.25% 포인트에 달했다.    하지만 이 기간 시중금리, 특히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신용위험이 있는 채권)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이상현상을 보였다.    3년 만기 회사채(신용등급 AA-) 금리는 10월 9일 7.75%에서 이달 10일 8.01%로 0.34%포인트 상승했고 3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도 7.48%에서 7.67%로 0.19%포인트 올랐다.    91물 기업어음(CP)은 6.77%에서 7.25%로 0.48%포인트 뛰었다.    반면 국고채 3년 물 금리는 이 기간 0.17% 포인트 내렸고, 91일 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도 한은의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0.52%포인트 떨어졌다.    크레디트물 금리가 한은의 통화정책과 거꾸로 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지난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몰락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해진 반면 은행과 기업에 대한 부도 위험이 커지면서 이들 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을 사려는 매수세가 사라진 것이다.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려고 기업 대출을 바짝 조인 것도 일조했다. 채권시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가운데 자금줄이 막힌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금리가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들이 BIS 비율을 맞추려 후순위채와 은행채를 앞다퉈 발행한 것도 시중금리 상승을 이끈 요인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경우 지난 10월 8일 이후 기준금리를 1% 포인트 내렸지만 금융채 2년물 금리는 4.59%에서 5.21%로 오히려 상승했다.   ◇시중금리 인하…가계.기업 이자부담 덜듯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수준이 파격적인 만큼 요지부동이었던 시중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굉장히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만큼 시장의 반응 강도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당장 기업과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그동안 충분히 하락하지 않았던 시중금리를 떨어뜨리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단기금리를 떨어뜨리는 쪽으로 큰 효과를 내면서 가계나 중소기업 등의 부채상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의 배민근 선임연구원도 “은행 대출 금리 등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가격의 급락을 완충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폭만큼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상당부분은 인하 효과를 낼 수 있고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계 가처분소득의 약 10%가 이자로 지출되고 있는데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와 기업의 이자 비용도 줄여주고 추가적인 부실을 막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추가 유동성 조치 나와야”    전문가들은 시중금리가 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려면 추가 유동성 공급 조치와 크레디트물에 대한 정부의 신용보강 등과 같은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신동준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시중금리가 하락하지 않았던 이유는 은행의 자금 중개기능이 막혔기 때문”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한 리스크(위험)가 있는 상황에서 은행은 민간 대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자금이 안전자산으로만 몰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구조조정에 대한 기준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며 “중앙은행은 국채발행이 시중금리를 상승시키지 않도록 국채나 통안채를 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조만간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출범해 회사채 등을 사들이면 크레디트물 금리도 인하될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효과를 높이려면 크레디트물에 대한 정부의 신용보강 등의 추가 조치도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붙여 기업들의 회사채를 묶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NH투자증권 신동수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은행채 등을 인수하면 금리가 더 내려가겠지만 가시적인 효과가 나려면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서 기업 부도에 따른 리스크가 감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서울 고가 아파트 가구비율 29%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서울에서 6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아파트 가구수 비중이 20%대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119만 2985가구 가운데 6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가구수는 35만 4887가구로 29.75%를 차지했다.이는 2007년 9월 6억원 초과 아파트 가구수 비중이 30%대를 넘어선 이후 1년 5개월만에 20%대로 하락한 것이다.고가아파트의 가구수 비중이 가장 컸던 때는 올해 9월 31.57%(전체 118만 9446가구,6억원 초과 37만 5548가구)로 강남권의 신규입주가 계속되면서 고가아파트 가구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그러나 10월 들어 실물경제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고가아파트의 가격이 급락,약 두 달간 전체 아파트 가구수는 118만 9446가구에서 119만 2985가구로 3539가구가 늘어났지만 6억 초과 아파트는 37만 5548가구에서 35만 4887가구로 2만 661가구(-5.5%)가 감소했다. 지역별로 강동구가 1만 7670가구에서 1만 4550가구로 -17.7%(3120가구) 감소해 가장 컸다.이어 ▲양천구 -17.2%(2만 2631가구→2만 1817가구) ▲광진구 -12.7%(9867가구→8612가구) ▲송파구 -6.9%(7만 274가구→6만 5426가구) ▲노원구 -5.2%(7307가구→6929가구) ▲구로구 -5.1%(3641가구→3457가구) ▲강남구 -4.5(8만 2900가구→7만 9158가구)순으로 비중이 줄어들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은행 건전성 지표 ‘위험수위’

    은행 건전성 지표 ‘위험수위’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었다.기본 자기자본(Tier1)비율이 지난 9월 말 8%대에서 12월 말 잠정 추산 결과 7%대로 떨어졌다.하나·우리 등 일부 시중은행은 기준치(7%) 아래인 6%대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국책은행을 제외한 13개 일반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에 내년 1월 말까지 기본자본을 총 20조원 안팎 늘리라고 주문했다.은행들이 대출(위험자산)을 줄여 기본자본비율을 올릴 경우 시중 ‘돈맥경화’가 더 심화될 소지가 있어 ‘비율’이 아닌 ‘돈(자본확충 규모)’을 은행별로 할당했다.사활을 건 ‘겨울 전쟁(錢爭)’이 시작됐다. ●국민·SC제일 제외 6~7%대 급락 8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감독당국이 12월 말 기준 기본자본비율을 잠정 추산해본 결과,국내은행 평균 7.63%로 나타났다.9월 말(8.28%)에 비해 0.65% 포인트나 떨어졌다.12월 결산이 끝나지 않아 변수가 많은 추산치이기는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하락 속도다.우량은행(1등급) 기준선인 7%에 간신히 걸쳤다. 특히 7개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과 SC제일은행 2곳만이 9%를 넘겼다.나머지 은행은 6~7%대로 추락했다.업계 2위인 신한은행마저도 8% 아래로 떨어졌다.하나·우리 은행 등은 6%대로 미끄러져 초비상 상태다.우리은행은 이달 중에 지주회사를 통해 9500억원 증자를 단행,기본자본비율을 8%대로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여전히 안정권에는 못 미친다. 상황이 악화되자 금융당국이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각 은행들에 자본 확충을 긴급 지시한 것은 이 때문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물경기의 급격한 하강이 예상돼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기본자본비율이 9%는 넘어야 경기 충격과 기업 구조조정을 (은행들이) 감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율(9%)을 기준치로 제시하면 은행들이 분자(기본자본)는 안 늘리고 분모(대출)를 줄일 수가 있어 기본자본 확충 규모를 은행별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총 20조원 안팎 늘려라” 일각에서 거론되는 11조원설과 관련해서는 “그보다 훨씬 많다.”고 밝혀 20조원 안팎임을 시사했다.이 관계자는 “기본자본비율이 양호한 은행은 기본자본으로 제한하지 않고 총자본으로 기준을 줬다.”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9%를 넘는 국민·제일은행은 후순위채 발행이나 지분 교환 등을 통해 자본을 늘리는 것이 허용된다. 나머지 은행들은 증자,배당 억제,하이브리드채권 발행 등 정공법을 통해 기본자본 자체를 늘려야 한다.그동안 많이 동원했던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이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기본자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하나·우리 등 이미 지주회사를 통해 증자를 결정한 은행들은 추가 증자도 어려운 실정이다.하이브리드채가 주목받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은행별 기준치는 어디까지나 권고안이기 때문에 미달해도 특별한 제재는 없다.”고 밝히지만 공적자금 수혈이라는 최후 비상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이렇게 되면 경영진 교체 등 고강도 구조조정이 수반된다. 금감원이 제시한 기본자본 확충시한은 내년 1월 말이다.은행들은 기본자본과 대출 확대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내지 않으면 내년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용어클릭] ●기본 자기자본(Tier1)비율 대출 등 위험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다.자기자본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나뉜다.기본자본은 자본금,자본잉여금,하이브리드채권(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주지만 사실상 만기와 상환의무가 없는 신종 자본증권) 등이,보완자본은 후순위채(높은 이자를 주는 대신 변제순위가 뒷전으로 밀리는 채권) 등이 해당된다.자기자본 중에서도 빚에 가까운 보완자본보다는 사실상 제 돈인 기본자본이 많아야 더 우량한 것으로 간주된다.
  • [뉴스플러스] 생산자물가 2.3% 급락… 45년만에 최대폭

    11월 생산자물가가 4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오는 11일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앞둔 금융통화위원회로서는 물가 부담을 다소 덜었다.인하 폭을 둘러싸고 운신의 폭이 좀 더 커진 셈이다. 한국은행이 8일 내놓은 ‘11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생산자물가는 전달보다 2.3% 급락했다.1963년 10월(-2.9%) 이후 45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전월대비 생산자물가는 올 4월 2.1% 오르면서 최고점을 찍은 뒤 8월부터 하락세로 전환,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7.8% 올랐지만 상승 폭은 전달(10.7%)보다 둔화됐다.한은측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원유·동·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과 공산품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고,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쪽 서비스 물가가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두바이油 38.91달러

    두바이油 38.91달러

    전세계 경기침체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중동산 원유의 기준 유가인 두바이유 가격은 5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2.01달러 급락한 38.9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5년 2월8일 배럴당 37.60달러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두바이유가 배럴당 3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05년 2월16일 이래 처음이다. 영국 브렌트산 원유도 이날 2.54달러 내린 39.74달러로 장을 마쳤다.2004년 12월29일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는 배럴당 40.81달러를 기록,간신히 40달러 선을 지켰다.하지만 지난주에만 14달러 가까이 하락해 1991년 이래 17년만의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올 7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원인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미국 경제 악화 때문이다.미국은 전세계 원유 수요의 24%인 2100만배럴을 소비하는 1위의 유류 소비국이다.때문에 미국의 원유 수요 급감은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원유가 급감한 지난 5일에는 미국 실업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다는 결과가 발표됐었다. 한편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 EC) 의장은 지난 6일 “세계 석유시장은 17일 열리는 OPEC 임시총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석유 감산 결정이 내려질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저유가가 지속되면 산유국도 해외투자를 중단할 수밖에 없어 세계 경제가 더 침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자치단체 올해 쌀 수출 반토막 났다

    자치단체 올해 쌀 수출 반토막 났다

    지난해 시작된 해외 쌀시장 개척사업이 1년여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쌀 수출을 주도했던 자치단체들의 과열 경쟁으로 시장이 무너진 데다 가격 경쟁력마저 취약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 1년만에 위기 7일 서울신문이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쌀 수출실적은 11월 말 현재 221t으로 지난해 448t의 49.3%에 그쳤다. 수출 실적이 있는 자치단체도 지난해에는 경기,강원,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7개 도였지만 올해는 경기,충북,충남,전북,경북 등 5개 도로 줄었다. 지난해 6월12일 국내 최초로 미국에 쌀을 수출 한 전북의 경우 올해 수출 실적은 11월 말 현재 91t으로 지난해 235t을 크게 밑돌았다.연말까지 계약분 75t을 모두 수출해도 지난해의 70.6%인 166t에 그치게 된다. ●대부분 미국 수출량 격감으로 고전 경기미의 인지도를 앞세운 경기도 역시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도는 지난해 평택 21t(6만 9000달러),여주 17t( 4만 5000달러) 등 모두 40.8t(12만 2000달러)을 미국 등에 수출했다.그러나 올해는 안성의 기능성 쌀 2t(9000달러)과 포천 쌀 5t(1만 5000달러) 등 고작 7t (2만 4000달러)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충남도는 지난해 106t을 미국,일본,카타르,앙골라,동남아 등에 수출했으나 올해는 91t에 그쳤다.주로 미국에서 참패를 했다.충북은 올해 처음 12t을 수출했다.독일,영국,프랑스 등의 일식집을 타깃으로 했다.하지만 충북도 관계자는 “쌀이 주식이 아닌 틈새시장인 유럽을 노렸으나 나가는 양이 적고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경남은 지난해 20여t을 미국에 수출했으나 올해는 실적이 없다.지난해 미국으로 15t과 14t을 각각 수출했던 강원,전남 역시 올 실적이 전무하다. 수출량 급감은 자치단체들이 과당경쟁을 벌인데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이 미국 서부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지난해에만 7개 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미 서부시장에서는 국내 쌀이 몰리면서 40달러(10kg 기준)선이었던 현지 판매가가 20달러까지 급락했으며 헐값에 가공용으로 팔려나가기도 했다. ●단체장의 무분별 치적쌓기도 한몫 지난해 자치단체들이 미국에 수출한 쌀 물량이 교민 수요량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지자체가 해외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데에는 쌀 수출을 재임시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의도가 크게 작용했다.전북도 송미령 수출 담당자는 “국내 쌀값이 비슷한 품질의 미 캘리포니아 산 쌀보다 2배 이상 비싼 상태에서 자치단체들이 출혈경쟁식 수출을 하다 보니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전북은 미 서부 대신 미 동부와 러시아,뉴질랜드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출혈수출 자제·수요층 확대 시급 교민에만 의존해 다양한 수요층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쌀 수출 부진의 주 요인이다.경기도 관계자는 “수출 초기에는 현지 교포시장에서 고국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판매에 호조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력을 잃어 수출이 끊겼다.”고 말했다.경기미는 미국 현지에서 미국산 칼로스쌀(㎏ 1500원)보다 3배 이상 비싼 ㎏당 5800원에 판매되는 등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전북도 최재용 식품산업과장은 “쌀 수출은 국내 가격안정과 홍보 효과가 큰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지만 자치단체들이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품질 고급화와 새로운 수요층 발굴,수출선 다변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더 큰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종합·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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