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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외국인 노동착취는 국격의 문제다

    통계청이 처음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어제 발표한 ‘2012년 외국인고용조사 결과’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된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줘 씁쓸하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가진 외국인 취업자 79만 1000여명의 3분의2는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을 밑돈다. 월급 100만원 미만 외국인도 5만 2000명(6.8%)이나 된다고 한다. 근로시간도 가혹하다. 외국인 노동자의 3분의1은 주당 평균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취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04년 8월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고 내국인 근로자와의 차별 금지 등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힘써 왔다. 그 결과 사업장 내에서의 폭행과 폭언, 임금체불 등이 개선되는 성과가 있다고 하지만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이들이 아직 적지 않다. 한달 내내 야간에 하루 10시간씩 근무하고도 최저임금법이 정한 적정 임금을 훨씬 밑도는 110만원의 월급만 주는 사용주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외국인 취업자들은 베트남, 필리핀, 몽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혹여 일부 사회심리학자들의 분석처럼 서구 백인들에 대한 열등의식을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우월의식으로 만회하려는 심리가 작용해 노동착취를 해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에 의존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쿼터를 늘려야 한다고 요청할 정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한해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다섯번째로 뛰어난 경제 성과를 보였다고 어제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외환보유액은 세계 7위이고, 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올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게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의 출신 국가 차별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된다.
  • 무디스도 佛 신용 강등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고 등급을 유지해 온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프랑스가 ‘유럽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디스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의 국고채 등급을 최고 등급이던 기존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지난 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이어 두 번째다. S&P도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고, 장기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무디스는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경쟁력 감소와 노동 및 상품, 서비스 시장의 장기적인 경직성 등 여러 구조적인 문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등 이유를 밝혔다. 또 “경제 전망이 악화함에 따라 재정 여건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해졌으며, 프랑스가 향후 유로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 충격을 잘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무디스의 결정에 대해 “과거 정부의 폐단이 남긴 흔적”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새 정부가 개혁 조치들을 서둘러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론] 세계 최초의 문자 경축일, 한글날/윤석민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

    [시론] 세계 최초의 문자 경축일, 한글날/윤석민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

    내년부터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다고 한다. 쉬는 날이 너무 많다는 이유 때문에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2년 만이다. 참으로 반갑고 기쁜 일이다. 달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일할 날이 줄어든다는 등 말이 많지만 그저 애교 섞인 불평으로 들린다. 한글날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문자를 위한 경축일이다. 세계 각국에 다양한 공휴일이 있지만, 언어나 문자를 기념하는 공휴일이 있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 스스로 민족을 넘어 인류 보편적인 경축일을 가진 셈이다. 한글을 가리켜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위대한 문자”,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고 외국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칭송한다. 외국의 어느 학자는 매년 한글날이 되면 가족과 친구를 모아 잔치를 벌이며 이날을 기념한다. 이런 한글날을 그동안 우리 스스로 ‘별로 특별하지도 않고 또 일할 시간만 낭비하게 하는’ 원흉처럼 대우한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걱정과 불안이 그야말로 쓸데없는 것임을 잘 보여준다. 한글날이 공휴일이 되면 여가·휴식·관광 등으로 노동생산성이 향상되고, 내수가 활성화돼 일자리도 늘어난다. 더욱이 한글에 대한 자긍심이 증대되고, 한국이라는 국가가치가 제고되며, 우리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가 잘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을 말해보자. 많은 사람이 한글날이 10월 9일인 것은 한글이 그때 창제되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10월 9일은 한글이 반포된 날이다. 세종이 한글을 반포한 것이 세종 28년 음력 9월 초였기 때문에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이다. 창제된 때는 세종 25년 12월 즉, 양력 1월이다. 그래서 북한은 한글날이 1월 15일이다. 왜 창제가 아니라 반포를 기준으로 하였을까? 그리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처음 한글날(그땐 ‘가갸날’)을 정할 때부터였다. 만든 사람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반포된 날이 더 중요하다. 세종도 창제보다 반포를 더욱 중시했다. 세종의 마음이나 한글날을 처음 기념하던 사람들의 마음이나 이날이 모든 국민에게 기쁨의 날이요, 자부심의 날로 기억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한글 사용이 금지됐던 일제강점기 때부터 자발적으로 국민적 경축일로 기념해 왔다는 점은 한글날만이 가지는 특별한 의의이다. 그렇다고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이 끝은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 무엇보다 한글을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첫째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널려 있는 국적 불명의 표기들, 외국어가 가득한 간판, 욕설과 외계어까지 난무하는 메시지나 댓글. 우리가 다듬고 가꾸어야 할 한글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우리가 먼저 한글의 아름다움을 되찾아야 한다. 한글의 문화적 역량을 세계인에게 소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글은 누구라도 쉽게 배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문자이다. 세계인이 배워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요즘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 노래를 따라 부르는 젊은이들도 많다. 한글과 한국어의 세계화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세계 10대 무역 국가이며 2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이상 국가)에 일곱 번째로 가입한 나라로 성장했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유일한 나라라는 칭찬을 듣는다. 그에 더해 ‘한글’을 만든 나라, 문화적으로 뛰어난 나라라는 칭찬도 들으면 좋겠다. 얼마 전 가수 싸이가 영국 옥스퍼드대 강연에서 “앞으로도 계속 한국어로 가사를 쓰고 노래하겠다.”고 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 순간 그가 느꼈을 한국어 및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생각해 본다. 한국어나 한글이 영어 못지않게 세계인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자부심과 자신감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백 마디 말보다는!
  • [中 시진핑시대] 시진핑-리커창 극과극 미래 비전

    [中 시진핑시대] 시진핑-리커창 극과극 미래 비전

    중국 5세대 지도부의 핵심 2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는 ‘태생’부터 완전히 상반된다. 시 부주석은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리 부총리는 총리를 예약해 놓고 있다. 5세대 지도부를 ‘시·리 체제’로 부르는 이유다. 업무스타일까지 180도 다른 두 사람은 양대 계파인 태자당(당·정·군 혁명 원로 자제 그룹)과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을 대표하고 있다. 계파 이익이 우선한다면 불협화음은 불가피해진다. 벌써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 부주석은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첫날인 지난 8일 자신이 개혁·개방을 완수할 ‘덩샤오핑(鄧小平)의 후계자’란 점을 부각시켰다. 상하이 대표들과의 토론회에서 그는 덩샤오핑이 국가발전의 키워드로 제시했던 ‘중국특색 사회주의’,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사회’, ‘개혁·개방’ 등을 중점 강조한 반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과학발전관’은 언급하지 않았다. 후 주석의 뒤를 이어 중국의 1인자가 될 시 부주석이 전임자의 통치철학을 외면한 셈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부주석이 덩샤오핑의 적자임을 강조하면서 벌써부터 후 주석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태자당 대표주자인 시 부주석은 ‘홍색 엘리트’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 분배를 중시하는 후 주석 등 공청단 계열과는 달리 태자당과 상하이방의 정치적 기반인 동부연안 중심의 성장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과 중산층이 그를 지지한다. 때문에 일각에선 리 부총리와의 ‘원초적 갈등’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부주석이 덩샤오핑을 외치던 시간, 리 부총리는 산둥(山東)성 대표들과의 토론회에서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 계승을 강조했다. 자신이 후 주석에 이어 공청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새삼 상기시킨 것이다. 5세대 지도부에서 공청단 지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부총리는 “과학발전관은 당과 국가사업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관철돼야 할 핵심으로,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 강령이다.”라고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을 치켜세웠다. 과학발전관은 덩샤오핑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등의 성장 일변도 정책과 달리 분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리 부총리 역시 농촌 출신 도시 일용직 노동자인 농민공 문제 해결, 낙후된 서부개발 등에 역점을 둬 왔다. 태자당과 함께 권력을 양분할 공청단 계열의 차기 수장이자 실세 총리를 예약해 놓은 리 부총리가 권력교체를 앞두고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을 거론한 것은 공청단의 ‘힘’을 다시 한번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커리어우먼에게 필요한건 [남자語]다

    카피 한번 끝내준다. “2535 커리어우먼에게 필요한 건 영어가 아니라 비즈니스 공용어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비즈니스 공용어? ‘남자어’다. 책 제목도 그렇다. ‘남자어로 말하라’(김범준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여자라도 회사원이라면 회사원답게 조직의 위계질서에 맞춰 말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남자어 입장에서 ‘양성평등’ ‘페미니즘’ 같은 단어는 안드로메다 외계어다. 어머, 이게 뭐야? 가드 올리기도 전에 펀치가 막 쏟아진다. 커피? 까짓 거 팍팍 타줘 버리란다. 아예 ‘영혼을 담아’ 타주란다. 파스타 집에서 와인잔 들고 하는 회식? 우아한 건 네 친구들하고 수다 떨 때나 하란다. 삼겹살과 소주에 온몸을 불살라야 한단다. 숱한 펀치들의 결론은? 까라면 까라다. 그것도 아주 ‘잘’ 까야 한단다. 남자어는 이렇게 구성된다. ‘생존어’ ‘충성어’ ‘접대어’ ‘근태어’ ‘객관어’ ‘인정어’ ‘희생어’. 아이고 난 그런 고리타분한 사람 아니래도, 하면서도 슬그머니 웃는 부장님들의 얼굴과 뻣뻣하게 굳어 버린 채 눈알만 굴리고 있는 여직원들의 얼굴이 눈앞에 교차한다. 물론 저자도 안다. 대한민국의 환경,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 수량화되지 않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사회를 마음껏 원망하란다. 그런데 원망한 다음엔? 저자의 출발점이다. 차별에 서러워 눈물 흘리는 가련한 피해자 코스프레나 하다 말 건가? 그럴 바에야 사장 자리 차지해서 비즈니스 공용어를 남자어에서 여자어로 바꾸라고 제안한다. 회전의자에 앉아 남자 직원한테서 “이사님, 오늘 회식은 이태원에 있는 벨기에식 홍합 요리 먹으러 가요.”라는 얘기를 들어보란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자어를 배워야 한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男, 남자어를 말하다 대학문 나선 지 10여년째. 자취방에 몰려 앉아 새우깡에 소주 까놓고 첫사랑이 어쩌고 질질 짜던 놈들, 이젠 앞서거니 뒤서거니 ‘초짜’ 관리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책임, 선임, 주니어, 과장, 팀장…. 요즘은 워낙 직급 이름이 다양해서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를 지경이지만 어쨌든 교복 다시 꺼내 입은 것처럼 어색하던 녀석들이 이젠 양복에 걸맞은 풍채를 하나둘씩 갖춰 가고 있다. 만나서 하는 얘기의 초점은 거의 비슷하다. 높으신 분들 비위 맞춰 가며 아랫사람 다독이며 성과를 내야 하는 데 대한 스트레스다. 뒷담화 좀 세게 하고 시시덕대던 시절은 가 버린 것이다. 스트레스 가운데 하나는 이거다. 여자 선후배들이 와서 말을 건네면 긴장된단다. 떨려서? 그럴 턱은 없다. 이야기는 무척 긴데 정작 알맹이가 없거나 알맹이가 뭔지 잘 이해가 안 될 경우가 많다는 거다. 개인적인 얘기야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데 일 얘기라면 답답해진다. 얘기하면 뭔가 해결되고 정리되는 게 아니라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을 때가 더 많단다.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렇게 하라는 건지 저렇게 하라는 건지. 몇 번을 그러고 나서 되물었단다. 그래서 이건 이렇게 하라는 얘기냐, 이러저러하게 해주길 원한다는 뜻이냐고 그때 나오는 반응은 대개 두 가지란다. 하나는 그렇게 길게 말했는데 아직도 못 알아들었어? 다른 하나는 이렇게 친절한 나에게 왜 화를 내? 그래서 결론은 둘 중 하나다. 남자는 바보이거나 좀팽이인 거다. 물론 장점도 있단다. 요즘 여직원들은 똑똑한 데다 승부욕도 있다.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여성들의 이런 능력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도 이런 일에 몇 번 부딪치고 나면 파도처럼 밀려드는 궁금증은 어쩔 수 없단다. 나를 간 보는 건가? 아니면 자기는 일 하나 처리하는 데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니까 기특하고 대단하게 여겨 달란 건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자기처럼 소중하고 귀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 이런 쓸데없는 부분까지 신경 쓰니까 불쌍하지 않으냐고 하소연하는 건가? 그런데 우리만 그랬던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책에 나오는, 유리천장을 뚫은 한 대기업 여성 임원의 얘기다. “여자들은 상황을 A부터 Z까지 설명해 공감을 얻으면 잘 따라오지만 남자에게 그렇게 하면 무능하게 비칠 수 있더라. 남자들은 경상도식으로 용건만 말하는 걸 선호하더라. 책임자 직급에 오르는 여자 후배들은 꼭 불러서 얘기한다. 경상도식으로 말하는 법을 배우라고.” 맞다. 끼리끼리 논다고, ‘경상도 보리문둥이’들끼리 둘러앉아 그간 자책만 하고 살았다. 바보도 좀팽이도 아니었다. 그리고 여자 선후배들도 출발점은 선의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女, 남자어를 말하다 회사에 갓 들어와서 얻은 별명이 ‘다나까’였다. 무슨 말을 하든 말미는 “~입니다.” 아니면 “~입니까?”로 끝냈다. 여중-여고-여대를 나왔다는 아이가 막 자대 배치를 받은 이등병이나 쓸 법한 말투를 입에 달고 돌아다니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급기야 “쟤는 여대 ROTC 출신”이라는 농담 섞인 루머까지 나돌았다. 6년 전 입에 붙지도 않는 ‘다나까’를 불경처럼 외우고 다녔던 건 여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보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총합-나약하다, 이기적이다 등-을 상징하는 ‘여대’와 나를 동일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오기가 그때의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친하게 지내는 대학 동창들 중에는 ‘다나까’가 많다. 당시 학교에서 여대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티셔츠에 운동화 신고 다니는 애들과 곱게 화장을 하고 하이힐 신고 등교하던 애들. 페미니스트에게 혼날 만한 이분법이지만 실제로 그랬다. 돌이켜 보면 주로 전자는 ‘남자어’를, 후자는 ‘여자어’를 썼던 것 같다. 과제 때문에 조모임을 할 때면 “어머, 어떡하지? 나 오늘 중요한 약속 있는데…뒷일은 너희한테 맡길게.” 하며 바람처럼 사라지던 친구들은 분명 곱게 화장을 하고 하이힐을 신은 아이들이었다. 그러면 티셔츠에 운동화 신은 아이들이 꾸역꾸역 과제를 마무리하느라 밤을 지새우곤 했다. 바람처럼 사라졌던 그때 ‘하이힐’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내 주변의 많고 많은 ‘다나까’들은 지금까지 휴가 한번 제대로 못 가고 꿋꿋하게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아잉, 부장님 이건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라는 콧소리가 나오지 않아 속으로 악 소리 내며 미련스럽게 야근을 하는 친구가 부지기수다. 회식 자리에서 “술 못 마셔요.”라고 손사래를 치면 혹시나 폭탄주 건네는 부장님 손이 ‘무안’해질까 봐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꿀꺽꿀꺽 마시고는 2차로 간 술집 화장실에서 기절한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이렇게 눈물겹게 버티던 내 주위의 ‘다나까’들은 똑같은 의문을 갖고 있다. 남자 세계에서 남자어를 구사하며 아등바등 버틴다고 뭐가 남지? 여성들이 여성성을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는커녕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금 체제만 강화시켜 주는 거 아닌가 하는 질문 말이다. 저자는 “남자어 잘 써서 성공하라.”는데 그렇게 성공해 봤자 지금 체제가 계속된다면 여성을 짓누르는 유리천장은 깨질 리 없는 것 아닌가.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아무리 남자어로 말하고 남자처럼 행동하려 해도 몇몇 남자들은 여성 동료를 그저 여성으로만 보고 있지 않나? 맞잖아요, 저기저기 여자 부하 직원에게 치근덕대는 김 부장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士짜’의 굴욕

    ‘士짜’의 굴욕

    # 대기업에서 3년간 사내변호사로 근무한 A(35)씨는 최근 해고 통보를 받았다. 경영진의 의견에 반하는 법적 견해를 제시한 게 ‘계약갱신 거절’의 이유라고 막연히 짐작할 뿐이다. A씨는 “변호사가 되면 평생 안정적으로 돈을 벌 줄 알았다.”면서 “한 해에 1000명씩 쏟아져 나오는 업계에 로스쿨 졸업생까지 뛰어들면서 더 팍팍해졌다.”고 말했다. # 은행에서 일하는 회계사 B(30·여)씨는 항상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 상사는 “똑바로 안 하면 잘라 버리겠다.”는 협박은 물론 “여자끼리 몰려다니지 마라.” 등 성 차별적인 발언도 한다. 노동조합에 폭언, 성희롱으로 고발했지만 “전문직 비정규직은 보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B씨는 “회계사가 흔해서인지 회사는 ‘싫으면 나가라’는 식이다.”고 울먹였다. 저학력·저임금 노동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비정규직의 설움’이 고학력 전문가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변호사·회계사·세무사·변리사 등 이른바 ‘사’(士)자 직업으로 주목받아 온 화이트칼라는 여전히 고소득 기득권층이지만, 심각한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전문가들도 상당하다. 최근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국감자료를 보면 변호사·회계사·세무사·건축사 등 8개 전문직 사업자 중 15.3%는 연간 매출액이 2400만원 이하라고 신고했다. 변호사의 16.1%, 건축사의 26.6%, 감정평가사의 19.1% 등이 월 200만원도 못 번다고 답했다. 로스쿨 졸업생이 처음 배출된 올해 지난해보다 1500명 늘어난 2500명의 변호사가 공급됐다. 한의사는 900명, 회계사는 1000명, 세무사는 700명이 매년 배출되고 있다. 그동안 이런 직업은 자격증 시험만 통과하면 서비스 품질, 전문성, 윤리성 등과 관계없이 고소득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이런 전문직종에 대한 일반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기존 인력의 정체까지 더해지면서 위기에 노출됐다. 게다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선진국 자격사와 경쟁해야 하고 대기업이나 로펌에서도 임시·계약직으로 충원하는 추세라 고용 불안에 시달리기 일쑤다. 이들은 “주변에선 번듯한 직업이라고 우러러 보지만 실상은 끊임없이 ‘영업’해야 하는 처지”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주민들이 이런 전문직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여전히 여의치않은 실정이어서 “배부른 소리를 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말까지 등록된 1만 4172개의 법무법인·개인변호사 중 무려 1만 445개가 서울에 몰려 있다. ‘2011년 국민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봐도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국 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 8만 7395명 중 48.7%가 수도권에서 일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5개 전문자격사들은 임금, 업무환경 등 근로조건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해 ‘2년 후 정규직 전환’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日 감옥섬’ 한인 사망자 122명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18㎞ 떨어진 곳에 있는 하시마섬. 이곳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해석이 극명하게 갈리는 곳이다. 일본에선 최초의 콘크리트 아파트가 들어선 곳이자 자국 산업 근대화의 상징이다. 그러나 이 섬은 일제강점기에 강제 노동에 시달리다 고향을 그리며 죽어 간 조선인들의 원혼이 떠도는 곳이다. 일본이 이곳을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갖은 로비를 펼치며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4일 우리 정부가 이곳 탄광의 조선인 강제 동원 실상과 피해 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하시마 탄광의 조선인 강제 동원 피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1945년 하시마 탄광에 800여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다. 가스 분출과 암석 낙하 사고가 잦아 일본인들이 이곳에 오기를 꺼리면서 일제는 빈자리를 조선인 강제 징용으로 채웠다. 하시마 탄광 강제 동원 사망자는 122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하시마 탄광을 운영했던 미쓰비시가 이 일대를 폐쇄하면서 희생자 납골시설까지 파괴돼 현재 유골 확인도 어렵게 됐다. 하시마 탄광은 ‘감옥섬’으로 불렸다. 징용 조선인들의 외출을 철저하게 막았고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하다 걸리면 심한 고문이 뒤따랐다. 일부 생존자는 탈출을 위해 신체 절단까지 고려했다.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한국 정부의 하시마 탄광 내 조선인 강제 동원 실상 보고서 발간 내용을 근거로 일본 정부의 하시마 탄광 세계 문화유산 등록 추진 움직임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원회 윤지현 조사관은 “한국 정부 조사 결과 하시마에서 다수의 조선인이 열악한 환경을 견디다 못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일본 정부는 하시마 탄광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강남스타일’의 성공요인

    [장태평 징검다리] ‘강남스타일’의 성공요인

    시인 바이런의 말처럼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더라.’는 일이 가수 싸이에게 일어났다.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말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차트에서 마치 로켓처럼 순위가 치솟았고, 아마도 이번 주엔 1위를 하게 될 거라 한다. 세계 35개국에서 아이튠스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으며, 유튜브 최다 ‘좋아요’로 기네스 기록에도 올랐다. 매일 K팝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강남스타일’ 때문에 요즘 우리 국민들은 연일 즐겁다. ‘강남스타일’ 한 곡이 끝나는 4분 동안 ‘말춤’을 추는 것만으로 20㎉를 소모할 수 있다니 건강에도 좋고 또한 즐겁다. 온 국민이, 전 세계가 ‘말춤’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파급력으로 미루어 ‘강남스타일’이 어쩌면 유럽발 경기침체로 바짝 움츠러들어 있는 우리 경제에도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도 해 본다. ‘강남스타일’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원이라고 한다. 예컨대 ‘강남’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관광의 기대가 높아지고, 세계에 불고 있는 싸이와 K팝의 열풍으로 수출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세계인의 마음을 이렇게 꽉 사로잡고 열광시킬 수 있을까? 첫째, ‘강남스타일’은 뭐니뭐니해도 신나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사람을 신나게 하는 것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현대에 와서 중요해진 것 같지만, 예전에도 마찬가지로 중요했다. 사람의 본성이기도 하니까. 요즈음 불경기 등으로 살기가 팍팍해져서 더욱 신나는 것이 절실하지 않을까. 신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일하는 능력을 높여 준다. 논리를 앞세우다 보면 딱딱해지고 하품만 나게 된다. 비디오를 보면 앞뒤 논리와는 상관없이 장면 장면이 재미있다. 한마디로 웃긴다. 잘생기고 아름다운 배우의 멋진 연기보다는 보통의 사람들이 신명나게 한판 즐기는 모습이다. 춤도 쉽고, 멜로디나 가사도 편안하다. 말하자면 평범한 B급 모음이다. 심각하지도 않다. 일상에서 걱정근심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처럼 큰소리 떵떵 치는 가사도 재미가 있다. 그래서 파고든다. 우리의 회사생활이나 정치도 이렇게 신나고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둘째, 개방성이다. 저작권을 내세우지 않고 패러디를 자유롭게 허용했다. 극히 일부만 비슷해도 표절 운운하기 일쑤인데, 거의 유사한 내용의 패러디가 판을 치고 더구나 그 패러디가 유튜브 접속 수 50만이 넘는다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수많은 패러디 때문에 하나의 음악장르가 될 것 같은 분위기다. ‘강남스타일’의 개방성에서 오히려 더 귀하게 취하고 싶은 것은 글로벌하다는 데 있다. 싸이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세계인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했고, 한국말 가사가 세계 각국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에서 그리고 세계에서 더 유명해진 다음에 국내에서도 유명해지고 있다. 이제 세계는 하나다. 우리 기업이나 정치하는 분들도 좀 더 개방적이었으면 좋겠다. 셋째, 싸이는 또한 독특한 자기세계를 고집했다. 같은 방식으로 한 우물을 파 왔다. 그러다가 세상의 이목을 받게 되었다. 누구나 비슷하게 하는 것은 감동을 줄 수 없다. 현대인들은 경험과 정보가 넘쳐서 못 듣던 것을 듣게 해주고, 못 보던 것을 보게 해주어야 감동을 받는다. 특별해야 한다. 창조적이어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에 전파될 수 있다. 넷째, 우리 안에 깊이 내재된 말의 정서를 살려냈다. ‘강남스타일’에서 단연 손꼽히는 것은 ‘말춤’이다. 말은 인류의 오랜 친구다. 가장 가까이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이동과 수송을 도우며 삶의 애환을 함께 해온 반려동물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말은 인간의 삶에서 비켜나 다소 먼 존재로 여겨졌다. 그런 말이 ‘강남스타일’을 통해 갑자기 우리의 친한 친구로 다시 다가온 것이다. 좋은 상품은 이렇게 사람의 깊은 정서를 흔들어 깨워 감동을 준다. 기업은 그런 상품을, 정치인은 그런 정치를 만들어 우리 마음 속을 흔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싸이의 성공을 축하한다.
  • [씨줄날줄] 경력 단절 여성/임태순 논설위원

    미국의 직업심리학자 도널드 슈퍼는 여성의 진로유형을 7가지로 분류했지만 크게 ‘가정파’와 ‘직업파’로 나눌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신부수업을 하다 결혼하는 ‘안정적 가정주부형’과 직장을 다니다 결혼과 함께 가정에 들어앉는 ‘전통적 진로형’이 전자에 속한다. 과거에는 이런 유형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많은 여성들이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일을 하는 추세다. 슈퍼는 직업파를 결혼과 관계없이 직장을 갖는 ‘안정적 진로형’, 결혼해서 직장을 갖는 ‘이중진로형’,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운 뒤 취업하는 ‘단절진로형’, 가정과 직장생활을 오락가락하는 ‘불안정한 진로형’, 직장도 가졌다 이혼도 하면서 일관성 없는 횡보를 보이는 ‘충동적 진로형’으로 세분했지만 ‘직장맘’은 안정적인 진로형과 단절진로형이 대부분이다. 전문직을 갖고 있는 슈퍼 우먼도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양육의 부담이 덜어지면 과거의 경력을 이용하거나 경력을 개발해 취업하는 단절진로형이 일반적이다. 여성들이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여성인력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아진 데다 가전제품의 개발 등으로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기 때문이다. 일에서 얻는 만족감, 성취감도 적지 않다. 자녀가 부모의 손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면 여성들은 자신의 삶, 정체성을 돌아보게 된다. 여유시간을 사회봉사, 취미활동 등을 통해 지내기도 하지만 일에 대한 몰입, 몰두로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또 가정살림에 보탬이 되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자녀교육에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충당하고 ‘외벌이’로는 부족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터로 나가는 경우다. 결혼과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서울지역 여성이 재취업할 때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는 강사·전문상담직종이고, 희망월급은 150만~200만원이라고 한다.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이 올 상반기 취·창업 경력개발교육 참여자 13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다. 이들 직종이 선호되는 것은 여성들에게 적합하기도 하지만 업무시간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력 단절 여성들은 양육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오랜 시간 현장을 떠난 것에서 오는 업무 미숙, 직장 내 언어폭력 등에 따른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업무 미숙은 교육이나 본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폭언과 막말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어머니, 아내가 함께 일하는 시대에는 직장 상사들도 언어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서칭 포 슈가맨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서칭 포 슈가맨

    마크 헨리의 앨범 ‘리버송’이 너무 좋았다. 사고 싶었으나 한정 발매된 CD는 이미 절판된 뒤였다. 얼마 후 희귀 음반을 다수 보유한 인천의 한 레코드 가게에서 앨범을 구할 수 있었다. 디지털 싱글을 내려받는 시대에 이런 이야기는 별스럽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악과 음반을 사랑하는 이들의 전설 같은 순례기에 견준다면 이 정도의 개인적인 레코드사는 이야깃거리도 되지 못한다. 절판된 음반을 복원하고 레코드 재킷을 입혀 CD를 파는 국내 레이블만 해도 여러 곳에 이른다. 마니아들의 비사를 듣노라면 ‘과연 미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구나.’ 싶다. ‘서칭 포 슈가맨’은 그런 사람들이 만든 작은 기적에 관한 영화다. 1970년 미국 디트로이트 변두리에 살던 한 가수는 로드리게스란 이름으로 ‘콜드 팩트’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은 어떤 반응도 얻지 못했고 그는 한 장의 음반을 더 발표하고 사라진다. 그런데 그의 앨범은 우연히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흘러들어 두 번째 운명을 맞는다. 당시는 정부가 고압적인 체제 유지 방식을 고수할 때였고 고립되고 보수적인 사회에서 자유를 갈구하던 청년들은 로드리게스 노래의 반항적인 가사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그의 노래는 순식간에 ‘반체제의 블루스’로 추앙받으며 저항운동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의 존재는 끝내 미스터리로 남았다. 팬들은 그가 미국인이란 것 외에 아무것도 몰랐으며 로드리게스 또한 자신이 먼 나라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보다 더 유명한 존재라는 걸 알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로드리게스가 몸에 기름을 끼얹고 자살했다는 둥 무대에서 머리에 총을 쐈다는 둥 여러 괴소문이 돌았다. 도대체 그는 누구이며 어떤 가수였을까. 열성 팬인 한 중년 남자는 그토록 사랑하는 가수에 대해 아는 게 없기에 애가 탔고 그의 마음은 한 음악평론가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노력은 20세기가 끝나기 전에 결실을 본다. 그 기록인 ‘서칭 포 슈가맨’의 전반부가 한 편의 스릴러인 것은 당연하다. 영화를 보다 놀라게 되는 것은 자국에서 외면당한 로드리게스의 음악이 놀랍도록 진실하고 아름답다는 점이다. 제임스 테일러와 글렌 캠벨의 음성을 섞은 듯한 그의 목소리는 당시 음악 분위기는 물론 포크 음악 특유의 신선함과 모던함을 지니고 있다. ‘서칭 포 슈가맨’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 걸작 앨범을 무덤에서 꺼냈다. 하지만 미국 개봉 후 불어닥친 열풍에 여기서 덩달아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겠다. 더욱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열성 팬들이 말하는 ‘다수 혹은 우리’ 안에 흑인이 포함되지 않는 것, 그곳에서 판매된 앨범의 저작권 문제 등 미심쩍은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므로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로드리게스의 삶이다. ‘노동자의 영웅’을 자처하는 스타들은 많았지만 그중 노동자의 삶에 근접한 이는 드물었다. 로드리게스의 음악과 삶에서 느껴지는 진실함은 그가 발을 딛고 살던 현실을 노래에 새겼고 열악한 삶 속에서 끊임없이 투쟁했던 데서 기인한다. ‘서칭 포 슈가맨’은 비루한 현실을 예술로 승화시켰으며 치열한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예술가를 소개하는 영화다. 시인이자 노동자로서 그가 유지한 거친 삶 앞에서 열성 팬들의 모험담은 치기 어린 탐정놀이처럼 보일 정도다. 10월 11일 개봉. 영화평론가
  • 짧은 추석 연휴, 요일별 명절증후군 예방법

    올 추석 연휴는 주말이 겹쳐 유난히 짧다. 짧은 만큼 귀성·귀경길이 더욱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쌓인 피로를 풀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명절마다 되풀이 되는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요일별 건강관리법을 소개한다. ●연휴 전날 금요일, 명절상비약 준비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멀미나 두통, 복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약국도 대부분 문을 닫기 때문에 명절 연휴에 앞서 멀미약, 해열 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상처 치료제, 화상 치료제 및 소독제 등 구급 상비약 준비가 필수다. 특히 아이가 있다면 어린이용 해열제와 체온계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유효 기간이 지난 약은 약 효과가 떨어지고, 변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권장 용량∙용법이나 주의 사항 등을 숙지하고 귀성길에 오르면 더욱 좋다. ●연휴 첫날 토요일, 멀미약은 차량 탑승 30분전에 평소 멀미를 한다면 차량에 오르기 30분 전에 멀미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진통제, 감기약 등 다른 약과 함께 복용했을 때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졸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멀미약 복용을 삼가해야 하는 게 좋다. 만 3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멀미약을 먹이지 않아야 한다.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귓속 멀미약을 처방 받는 게 좋다. 아이가 멀미로 힘들어 하면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환기를 시키는 게 도움이 된다. 또 다른 일에 몰두하게 하는 것도 멀미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장거리 이동으로 생활 리듬이 깨져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갑작스런 환경 변화와 심한 일교차 때문에 열감기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열감기로 힘들어 하면 해열 진통제를 먹이는 게 좋다. 무엇보다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복에도 복용할 수 있고, 해열 및 진통 작용을 하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의 해열제를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운전자는 졸음을 유발하는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감기약은 피해야 한다. ●추석 당일 일요일, 음주 전후 약 복용 금물 차례 준비를 서두르다 보면 긴장성 두통, 소화 불량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지 않고 음식은 되도록 천천히 씹어먹으면 과식으로 인한 소화 불량을 다소 예방할 수 있다. 뒷목이 뻐근하고 관자놀이가 조여오는 느낌이 오면 휴식을 취하는 게 최고다. 그래도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편도염 등이 동반된 경우 소염 진통제를, 두통 증세만 있다면 해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진통제는 단일 성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장이 약하다면 공복에도 복용 가능한 아세트아미노펜의 단일 성분 해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을 섭취한 뒤 약을 먹거나, 약을 먹고 바로 술을 먹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연휴 마지막날 월요일, 휴게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연휴 막바지 과식과 과음, 불규칙한 수면으로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귀경 방법이 필요하다. 교통 정체로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면 근육 피로가 쉽게 일어나고, 하품이나 졸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한 두시간에 한 번씩 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체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차내 산소 부족으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자주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게 좋다. 가사 노동에 시달린 여성은 소화 불량, 근육통, 주부 습진 등을 호소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바로 바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천 기혼여성 취업박람회

    양천구는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양천해누리타운 4층에서 소규모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취업박람회는 육아나 가사 때문에 취업을 포기했던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것으로 컴퓨터 분야 자격 및 경력을 보유한 40대 기혼 여성들이 재택 근무를 통해 부담 없이 취업에 도전할 수 있게 짜여진다. 취업박람회에는 구청과 고용창출 협약을 맺은 업체인 ㈜제이앤비컨설팅에서 고객상담과 판매 등 4개 직종과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직업훈련기관 ㈜잡모아에서 건설조공 및 기술자, 동성스틸㈜에서 캐드원을 각각 모집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신분증과 면접을 위한 이력서를 지참해 당일 오후 2시까지 박람회장을 방문하면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비정규직 10명중 4명 일자리 잃어

    고용기간이 2년 이하로 돼 있는 기간제근로자(비정규직 근로자) 중 같은 자리에 계속 근무하는 경우는 58.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2010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년 3개월에 걸쳐 기간제근로자를 6차례 조사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2010년 4월 기간제법 적용 근로자 114만 5000명 중 지난해 7월까지 같은 일자리에 근무하는 사람은 66만 5000명(58.1%)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계속 근무하지 못한 셈이다. 일자리를 떠난 사람 중 취업한 사람은 30만 3000명에 그쳤다. 실업자(6만 9000명), 육아·가사 등을 하는 비경제활동인구(10만 4000명) 등 조사대상 기간제근로자의 15.1%가 경제현장에서 멀어졌다. 실업으로의 이동 중에는 비자발적 이직이 56.6%, 비경제활동인구로의 이동 중에서는 비자발적 이직이 64.4%로 나타나는 등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경제 현장에서 멀어졌다. 사회보험 가입률은 전반적으로 상승,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안전망해 강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4월 고용보험 가입률은 52.3%였으나 지난해 7월에는 56.9%까지, 건강보험은 64.8%에서 69.2%로, 국민연금은 52.6%에서 69.1%로 올랐다. 국민연금법 시행령이 2010년 8월 바뀌어 사업장 가입자 적용 기준이 완화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차별 시정 제도를 모른다는 비율이 59.0%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9~10월 차별에 대한 사업장 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휜 다리 중년女 폐경 겹치면 관절염 더 악화

    휜 다리 중년女 폐경 겹치면 관절염 더 악화

    흔히 ‘오(O)자형 다리’나 ‘안짱다리’로 불리는 ‘휜 다리’는 서양인보다 동양인,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다. 좌식 생활, 가사 노동 등과 관련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좌식 생활은 무릎 안쪽에 많은 하중이 가해져 대퇴골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의 연골을 쉽게 닳게 하는데 50대를 넘긴 중년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에 함유된 단백질 구성 성분이 줄어 휜 다리 변화가 한층 뚜렷하다. 문제는 휜 다리를 방치할 경우 관절염은 물론 반월상연골판 파열 등의 문제까지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용곤 서울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한번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으며 손상 범위가 계속 확대되기 때문에 무릎 안쪽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면서 “이 때문에 골반이 처지거나 척추가 굽어 어깨가 결리는 것은 물론 다리 변형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도 혹시?… 무릎 간격을 재보라 고용곤 원장팀이 최근 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41∼60세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폐경이 무릎관절에 뚜렷하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레이의 일종인 ‘파노라마뷰’로 대퇴골과 경골 사이의 각도를 측정했더니 폐경 전 환자가 평균 5.8도였던 데 비해 폐경이 진행된 환자는 6.9도로 1.1도나 컸다. 폐경 후 여성이 폐경 전 여성에 비해 다리가 더 많이 휘었다는 뜻이다. 고 원장은 “똑바로 서서 양 무릎 사이의 벌어진 간격이 5㎝ 이상이면 ‘O자형 휜 다리’라고 판정한다.”면서 “이 상태에서는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상된 연골 복원해야 휜 다리를 동반한 연골 손상의 특징은 한쪽만 비정상적으로 닳는다는 것이다. 소모성 조직인 연골은 충격을 받는 만큼 손상이 가속화된다. 고 원장은 “이런 경우 수술로 휜 다리의 각도를 교정한 뒤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문의들은 연골이 손상된 환자의 연령대가 30∼50대로 비교적 젊을 경우 자가 조직으로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권장한다. 최근에 부각된 ‘자가 골수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이 이런 치료법의 일종이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는 자신의 골수 속 성체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식이다. 따로 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고 관절내시경으로도 시술이 가능해 치료 절차도 간편하다. ●조직재생술 후에는 뼈 정렬치료 이런 조직 재생 치료 후에는 어긋난 뼈를 정렬해줘야 한다. 다리가 휜 상태에서는 연골의 편측 마모가 심해 관절염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적용하는 치료술이 ‘근위경골절골술’이다. 무릎 관절을 수술하는 게 아니라 무릎 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치료다. 이 수술법은 인공관절수술과 달리 자기 관절을 보존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무릎 운동에 불편이 없으며 격렬한 운동도 가능한 게 장점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경제민주화와 함께 성장률 높일 비책은 뭔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와 한국은행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예상할 뿐 주요 투자은행(IB)과 경제전문가들에 이어 무디스조차 2%대의 성장을 점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하고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올해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국내 전문가들도 1%대 성장에 동조하고 있다. 문제는 잠재성장률이다. 이 같은 대외적인 악재에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경제활동인구 감소, 설비투자 위축,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등 대내적인 악재가 상승작용을 하게 되면 20년 후에는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L자형’ 경기 침체에 빠져들거나,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면 일자리 창출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매년 30만~35만명이 노동시장에 새로 편입된다. 성장률 1%에 7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2%대로 떨어질 경우 15만~20만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 세수 감소와 더불어 국가부채 급증, 내수 부진 등 악순환의 덫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성장에 이처럼 적신호가 켜지고 있음에도 대선주자들은 ‘경제민주화’만을 으뜸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경제력 집중과 납품가 후려치기,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 재벌의 편법과 반칙은 시정돼야 한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양극화 완화대책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아냥만 남게 될 뿐이다. 여야 대선진영은 경제민주화를 통해 성장과 분배, 또는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유사한 시험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미 글로벌 경쟁체제로 전환한 기업 현실을 무시한 채 규제로 시대 흐름을 되돌리려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범답안만 열거하는 식의 공약이 아니라 경제민주화와 함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비책도 제시해야 한다. 환상을 보고 표를 줄 만큼 유권자들이 어리석지는 않다.
  • 부족한 예산 상금으로 채워요

    내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자치구마다 부족한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구로구가 각종 공모와 인센티브 사업으로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국토부가 실시한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에 선정돼 궁동생태공원 2차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다. 국토부가 30억원을 지원하고 구는 9억 4000만원만 투입한다. 최근에는 ‘남구로시장 현대화사업’을 위해 중소기업청 시장 현대화사업에 응모해 17억 7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시비 5억원도 뒤따랐다. 무상보육 정책으로 수요가 급증한 구립어린이집도 예산을 10분의1도 들이지 않고 확충했다. 천왕동에 최근 건립한 구립어린이집의 경우 전체 예산 42억 4500만원 가운데 1억 7000만원만 구비로 지원했다. 나머지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공모 지원금으로 충당했다. 정부의 각종 평가사업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구는 지난해 복지 분야 평가 종합대상(상금 1억 4000만원), 위생 분야 평가 최우수(1억 4000만원), 자치회관 운영 최우수(1억원) 등 자치구 평가에서 잇따라 상금을 확보했다. 지난 5월에는 고용노동부 ‘전국 일자리공시제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1억 2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은퇴이후 남성 TV 끼고 산다

    은퇴이후 남성 TV 끼고 산다

    은퇴 이후 남성은 TV 시청을, 여성은 가사 활동에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은퇴자 3826명의 은퇴 후 여가 생활을 분석해 ‘은퇴자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은퇴 후 남성은 TV 시청과 운동, 취미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여성은 집안일이나 종교활동을 하며 오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은퇴 남녀 모두 나이가 들수록 TV 시청 시간이 늘어난 것은 마찬가지였다. 남성의 TV 시청 시간은 4시간 이상으로 여성보다 1시간 이상 많았다. 50대 남성의 TV 시청 시간은 하루 평균 3.9시간이었으나 60대는 4.2시간, 70대는 4.5시간이었다. 여성의 경우 50대는 2.6시간, 60대는 2.9시간, 70대는 3.5시간씩 TV 시청에 시간을 보냈다. 여성의 가사 노동은 은퇴 후에도 여전했다. 50대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4.2시간으로 60대가 4.1시간, 70대가 3.5시간인 것에 반해 가장 길었다. 은퇴 직후 더 많은 시간을 가사 노동에 보내는 셈이다. 하루 평균 1시간도 안 되는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긴 것이다. 반면 미국의 은퇴 남성은 한국 남성에 비해 가사 활동 시간이 2~3배 많다. 하루 시간 사용에 대한 만족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는 남녀 모두 40% 이상이 교제 활동을 통해 시간을 보내는 사교형으로, 지인과 시간을 보낼 때 가장 만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평균 1시간 10분 정도를 교제 활동에 쓰고 있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본색 드러내는 日] 아우슈비츠, 비극의 역사 ‘교훈’… 미쓰비시는 근대화 ‘치적’?

    [본색 드러내는 日] 아우슈비츠, 비극의 역사 ‘교훈’… 미쓰비시는 근대화 ‘치적’?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는 일제 강점기 한국인 강제 징용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장이다. 1944년 조선인 노무자 및 가족이 나가사키시에 2만명이 거주했고 이들 중 조선소에만 4700여명이 배치돼 군함을 제조하는 데 투입됐다. 1945년 8월 9일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로 공장에 근무하던 조선인 노동자 1600여명이 사망한 한이 서린 장소인 셈이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숨긴 채 나가사키 조선소를 일본 근대화를 이끈 장소로만 부각시키고 있다. 일본 사회가 최근 보수·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일 나가사키 조선소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록을 신청하기 위해 22명으로 구성된 유식자 회의를 열었다. 위원회는 마쓰우라 고이치 유네스코 전 사무국장과 구오 노리카즈 게이오대 명예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첫 회의에서 나가사키 조선소의 한국인 징용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사키 조선소를 강제 징용의 원죄가 있는 역사적인 장소가 아닌, 일본 근대화에 이바지한 산업시설로만 등록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셈이다. 폴란드는 세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대학살이 자행됐던 비극의 역사 현장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1979년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으로 등재했다. 다시는 이 같은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다. 일본 정부의 나가사키 조선소 세계 유산 등재 이유와는 너무도 차이가 난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록된 일본 유산은 모두 16개다. 여기에다 후지산을 세계 유산으로, 일식을 일본인의 전통적인 ‘식문화’로 등재하기 위해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경제침체를 겪으면서 국민에게 자긍심을 키워 주기 위한 일환으로 세계 유산 등록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쓰비시 조선소나 후쿠오카의 야하타 제철소는 현재 가동 중인 시설이어서 문화재 지정이 어렵자 아예 지정 요건까지 바꿔 가며 세계 유산 등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과거 역사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이 산업 시설물을 세계 유산으로 만들려 하고 있어 한국이나 중국 등 이웃 국가로부터 또 다른 역사왜곡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고아출신 ‘한국의 폴포츠’ 성악가 최성봉

    [김문이 만난사람] 고아출신 ‘한국의 폴포츠’ 성악가 최성봉

    참으로 기구한 ‘남자의 일생’이 있다. 살아온 흔적과 기억, 경험이 어디로 갈까. 영화보다, 소설보다 더 진하다. 3살 때 이름도 없이 누군가에 의해 고아원에 맡겨졌다. 그리고 2년 후 구타와 학대를 못 이겨 고아원을 탈출했다. 갈 곳이 없어, 정처 없이 걷다가 다다른 곳이 대전 용전동 유흥가의 중심지였다. 처음 만난 사람이 ‘껌팔이 형’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다섯 살 어린 나이에 유흥가에서 껌과 박카스를 팔았다. 떠돌이 유기견처럼, 길고양이처럼 살았다. 잠은 주로 나이트클럽 건물 계단에서 잤다. 그것도 무슨 죄인지 나이트클럽 삐끼형한테 걸리면 얻어맞기 일쑤였다. 이럴 때면 버스 터미널로 피신해서 잤다. 이마저도 직원한테 들키면 공중화장실에서 잤다. 껌이 팔리지 않는 날이면 쓰레기봉투를 뒤져 먹다 남은 족발이나 통닭조각에 붙은 살점을 뜯어먹으면서 허기를 겨우 채웠다. 어쩌다가 껌을 팔아 모처럼 컵라면을 사서 공중화장실에서 먹는 경우가 있다. 이런 날이면 17~19살 된 형들에게 매맞는 경우가 허다했다. 주머니에 있는 돈을 내놓으라며 두들겨 팼다. 그래서 아무리 껌과 박카스를 팔아도 늘 주머니는 비고 퍼런 피멍이 가시지 않았다. 어느 날 포장마차 아줌마가 지어주는 ‘지성’이라는 이름으로 지내다가 14살 때 경찰서에 붙들려 갔다. 이때 지문조회를 해 보니 ‘최성봉’이라는 것이었다. 서글펐다. 스스로 인간이고 싶었다. 이후 어릴 때 꿈이었던 성악을 배우고 싶어 야학을 했다. 그리고 검정고시 시험을 치렀다. 대전예술고에 진학하면서 성악공부를 하게 됐다. 최성봉(23)씨. 지난해 tvN ‘코리아 갓 탤런트’ 프로그램에 출연,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연이 알려졌다. ‘한국의 폴 포츠’,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주인공에 비교하며 CNN, ABC, CBS, 뉴욕타임스, 타임,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 영국 로이터통신, 독일의 슈피겔 등 전세계 언론에서 그를 주목했다. ●14세때 경찰서 붙들려가 이름 ‘최성봉’ 처음 알아 요즘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여전히 바쁜 공연과 불우 청소년을 위한 희망의 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최씨는 일주일에 4~5회 이곳에서 피아노를 치고 목소리를 가다듬는 연습을 한다. 만나자마자 그는 “오늘 연습하려고 했지만 어제 늦게 자는 바람에 좀 피곤하다.”고 말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라이온스 세계대회에서 공연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관객이 3만여명 모인 공연장에서 ‘넬라 판타지아’를 불렀다고 했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객들을 상대로 또 한번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11일 런던올림픽 출정 한국 대표단 결단식 행사 때에는 애국가를 단독으로 부를 예정이다. 9월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제1회 유튜브페스티벌 행사에 참가해 영국의 폴 포츠와 함께 역사적인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서 그는 릭 애슬리와 폴 포츠에 이어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하기로 돼 있다. 그만큼 예우를 해 주는 무대여서 벌써부터 설렌다고 한다. 최근에는 자서전 ‘무조건 살아 단한번의 삶이니까’를 펴냈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을 여전히 두려워한다.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씨가 구술하고 작가가 썼다. 자연스럽게 책 얘기부터 나왔다. 얘기는 솔직하면서도 달변 수준이었다. “글은 15살 때 처음으로 더디게 배웠습니다. 글쓰는 게 지금도 너무 힘들어요. 문장으로 이어 나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고급단어를 좀 배우고 있죠. 책은 홍보가 덜 돼서 그런지 많이 안 팔린 것 같아요.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되기는 했지만…. 저는 외국에서 인기가 더 있으니까 영문판을 내면 더 팔리겠지요.(웃음) 유학도 가야 하고….” ●자신보다 안타까운 삶에 위로 받기도 지난 6월 21일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하는 ‘나눔 톡 콘서트’에서 불우 어린이를 상대로 ‘그대 아직 절망할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호스피스병원에서도 여러 차례 강연했다. 기구한 삶, 아픈 상처를 딛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그를 초청하는 일이 많아졌다. “제가 강연할 때 마음이 약한 사람은 막 울어요. 대장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분이 저를 보면서 ‘이런 아이도 살았는데 나는 신세한탄만 했구나’라고 말씀하셨을 땐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거든요. 살려고 산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해 살았거든요.” 강연 요청은 기업체 등에서도 많이 온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청와대에서 가서도 인생 역정을 강연했다. 그의 강연 만족률은 항상 1위로 기록된다. 아무런 메모나 원고도 없이 살아온 얘기만 솔직하게 늘어놓은 다음 ‘넬라 판타지아’로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득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강연과 공연을 하면서 돈은 얼마나 모았을까. “서초동에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짜리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를 아껴 주시는 분들이 마련해 준 공간이지요. 돈요? 솔직히 강연 나가면 돈받기 미안해요. 불우 청소년, 호스피스 병동 같은 데서 몇십만원 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받으면 거기에 그냥 돈을 놓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 대신 미국이나 스페인 등 해외공연할 때에는 개런티를 제대로 받는다고 했다. 사전에 출연료가 맞지 않으면 거절할 정도다. 이 대목에서 고민 하나를 털어놓는다. 국내외 공연을 할 때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혼자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소속사나 매니저를 두고 활동하고 싶은데 선뜻 결정할 수가 없다고 했다. 왜냐 하면 어릴 때부터 어처구니없이 당한 일들이 수도 없이 많아서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혼을 해서 부인이 매니저하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주변에 있는 여자팬들은 대부분 연륜이 많은 분들이다.”라며 웃는다. 그러면서 힘겹게 살아온 지난 세월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부연한다. “거친 세상에 내던져져 생존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 저는 나쁜 짓도 많이 했고 제가 상처받은 만큼 남에게 상처를 입히면서 살아왔습니다. 막장 인생, 하류 인생으로 살아온 제가 하루아침에 다른 얼굴을 하고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한다는 게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아침에 인생과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희망을 말하려고 합니다.” ●어릴적 당한일 수없이 많아 매니저 두기 결정 못 내려 고아 껌팔이에서 여러 매체에서 오르내리는 유명인이 된 지금, 다른 사람들이 ‘행운아’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는 지금도 소박한 희망을 가지고 살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삶은 희망의 전도사, 음악으로 세상과 교류하고 싶을 따름이란다. 잠시 피아노를 친다. 복잡한 클래식 악보는 못 읽지만 자신이 즐겨 부르는 노래, 성악 곡은 대부분 칠 수 있다고 했다. 15살 때 피아노를 처음 구경했다.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다가 어릴 적 어떤 노래를 좋아했느냐고 물었다. “어린 시절 껌을 팔다가 들었던 노래가 있습니다. 요즘도 혼자 부르고 있습니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입니다. ‘여자 친구가 전화 안 받아 삐졌네’라는 노래는 공감이 안 되는데 ‘사랑으로’는 지금도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라는 가사가 말입니다.” 나머지 노래도 이어진다.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음악을 통해 다리 하나를 건넌 제가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절망이 있는 곳을 찾아가 노래를 부르는 일뿐입니다.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듯이….”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노래하고 희망을 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걸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최성봉은 누구 신인발굴 프로 출연… 동영상 사상 최단 5000만회 조회 서울 출생이다. 5살 때 고아원에서 도망 나와 10년 동안 대전 유흥가에서 껌팔이를 하면서 살았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유흥가 계단에서 잠을 잤다. 주변의 어른은 조폭, 양아치, 노점상인 등으로 말보다 욕을 먼저 배우면서 자랐다. 낮보다 주로 밤에 활동했다. 폭력을 견디며 유년기를 보냈다. 조폭에 쫓겨 야학으로 숨어들었고 기초 수급자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14살이라는 것, 이름이 최성봉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야학에서 한글을 익혔고 껌팔이 시절 들었던 성악에 매료돼 지금의 은사 박정소 선생을 만나게 됐다. 이때부터 신문팔이, 공사장 잡부 등으로 밥벌이를 했다.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까지 마친 다음 대전예술고에 진학했다. 친구들처럼 성악 레슨을 받고 싶어 밤샘 아르바이트로 레슨비를 벌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은 엄두도 못내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하다가 2011년 tvN ‘코리아 갓 탤런트’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첫 방송 동영상이 최단 기간 5000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많은 공연과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2년 제9회 촛불상을 수상했으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라는 자서전을 펴냈다.
  • [사설] 이런 통계론 고용대책 제대로 못 세운다

    취업자란 670명의 조사원이 전국 3만 3000가구의 15세 이상 인구 약 7만 1000명을 대상으로 행한 표본조사에서 ‘매월 15일이 낀 1주일 동안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말한다. 여기에는 18시간 이상 일한 무급가족종사자나 질병, 일기 불순, 휴가 또는 연가, 노동쟁의 등의 사유로 일하지 못한 일시휴직자도 포함된다. 반면 실업자는 조사대상 기간에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일을 하지 못했으며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즉시 취업 가능한 사람을 일컫는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은 65.9%, 고용률은 63.8%, 실업률은 거의 완전 고용에 가까운 3.1%다. 과연 국민도 그렇게 느낄까. 우리나라는 실업자로 등록해도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굳이 조사원에게 실업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결과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진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에는 가사가 585만 4000명, 통학이 425만 4000명, 연로 및 심신장애가 205만 5000명, 육아가 146만 9000명, 그냥 쉼이 160만명, 취업 및 진학준비가 51만 8000명이다. 이 중 일할 의사와 능력은 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른바 ‘취업 애로계층’이 179만 5000명이나 된다. 공식 실업자 73만 1000명보다 2.45배나 많다. 정부는 2010년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2009년도의 취업 애로 계층 수치를 한번 공개한 뒤 더 이상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 정부에 불리한 수치를 공개해 봐야 득될 게 없다는 것이 비공개 사유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해 10월 취업자 증가 수치가 50만명을 돌파하자 ‘고용 대박’이라고 했다가 ‘개념 없는 장관’으로 빈축을 산 적이 있다. 햇살에 드러난 수치에 가려진 ‘그늘진 현실’, 취업 애로 계층의 고통을 망각했던 탓이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은 공식 실업률 외에 보조지표까지 모두 공개한다. 그 결과 고용지표가 경제정책의 핵심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도 이젠 관료들만 돌려보는 보조지표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현실에 맞는 고용대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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