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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억 2247만원 vs 4억 8966만원… 서울 아파트값 ‘초양극화’

    26억 2247만원 vs 4억 8966만원… 서울 아파트값 ‘초양극화’

    강남 디에이치퍼스티어 2배 뛰어창동주공3단지는 되레 뒷걸음질현금 거래 비중 높은 단지 고공 행진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한 모습이지만 강남 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상급지 아파트의 신고가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비인기 지역은 하락하는 분위기여서 부동산 시장 ‘초양극화’가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KB부동산 월간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 5분위 배율은 5.4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6억 2247만원으로 처음으로 26억대를 돌파했고, 하위 20%의 경우 4억 8966만원에 그쳐 여전히 5억원을 밑돌았다. 5분위 배율은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오름세(5.1→5.2→5.3→5.4)를 보여 상승 주기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당초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4.9, 지난 3~5월까지 5.0을 유지했다. 구별로는 강남구 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가가 9274만원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31억원 수준이다. 반면 도봉구의 평당 평균 매매가는 2668만원으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았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5㎡는 지난 8월 15일 40억 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같은 타입이 32억원대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약 반년 만에 10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신반포 2차’ 전용 137㎡는 지난 8월 28일 최고가인 48억원에 거래됐다. 4월 거래가인 40억 1000만원에 비해 8억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35㎡의 경우 지난 8월 15일 소형 평수임에도 13억 2000만원에 거래돼 고점을 찍었다. 올해 초 7억원대에 거래된 것에 비해 2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도봉구 창동주공3단지 전용 79㎡는 지난 2월 8억원에 거래됐지만 8월 7억 6000만원에 거래되며 뒷걸음질쳤다.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전체 거래량 및 거래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신고 마감 기한인 이날 기준 6067건으로 지난 7월(8872건) 대비 급감했다. 9월 거래량도 1321건에 그쳐 다음달 말까지 신고가 이뤄져도 전달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 금액은 지난 6월 12억 4685만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7월 12억 2943만원, 8월 11억 9262만원으로 하락해 왔다. 9월에는 10억 9259만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현금 거래 비중이 높아 대출 규제의 영향을 적게 받는 상급지 아파트 가격은 고공 행진을 이어 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초양극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 26억vs4억…서울 아파트값 ‘초양극화’

    26억vs4억…서울 아파트값 ‘초양극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한 모습이지만 강남 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상급지 아파트의 신고가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비인기 지역은 하락하는 분위기여서 부동산 시장 ‘초양극화’가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KB부동산 월간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 5분위 배율은 5.4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6억 2247만원으로 처음으로 26억대를 돌파했고, 하위 20%의 경우 4억 8966만원에 그쳐 여전히 5억원을 밑돌았다. 5분위 배율은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오름세(5.1→5.2→5.3→5.4)를 보여 상승 주기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당초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4.9, 지난 3~5월까지 5.0을 유지했다. 구별로는 강남구 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가가 9274만원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31억원 수준이다. 반면 도봉구의 평당 평균 매매가는 2668만원으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았다. 실제로 고가 아파트 가격은 대출 규제 이후에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비인기지역은 하락세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5㎡는 지난 8월 15일 40억 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같은 타입이 32억원대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약 반년 만에 10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신반포 2차’ 전용 137㎡는 지난 8월 28일 최고가인 48억원에 거래됐다. 4월 거래가인 40억 1000만원에 비해 8억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35㎡의 경우 지난 8월 15일 소형 평수임에도 13억 2000만원에 거래돼 고점을 찍었다. 올해 초 7억원대에 거래된 것에 비해 2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도봉구 창동주공3단지 전용 79㎡는 지난 2월 8억원에 거래됐지만 8월 7억 6000만원에 거래되며 뒷걸음질쳤다. 노원구 상계주공11단지는 지난 7월 6억 3000만원까지 상승세를 이어 가다가 지난달 1일 5억 6000만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전체 거래량 및 거래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신고 마감 기한인 이날 기준 6067건으로 지난 7월(8872건) 대비 급감했다. 9월 거래량도 1321건에 그쳐 다음달 말까지 신고가 이뤄져도 전달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 금액은 지난 6월 12억 4685만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7월 12억 2943만원, 8월 11억 9262만원으로 하락해 왔다. 9월에는 10억 9259만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현금 거래 비중이 높아 대출 규제의 영향을 적게 받는 상급지 아파트 가격은 고공 행진을 이어 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초양극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 우크라 돕더니…바이든 고향 실업률 ‘뚝’ 대박 난 사연

    우크라 돕더니…바이든 고향 실업률 ‘뚝’ 대박 난 사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덕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향이 전례 없는 활황을 누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이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경기가 급격히 호전됐다고 전했다. 스크랜턴은 바이든 대통령이 태어나서 열 살 때까지 자란 고향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스크랜턴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최소 2% 포인트 높았다. 이 지역은 기반 산업이 광산과 섬유공장 등인데 수십년간 쇠퇴한 결과 실업률이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크랜턴은 제조업 부흥 기대 속에 전국 평균보다 낮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경기 호황의 중심에는 116년 전통을 지닌 포탄 공장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있다.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책에 따라 155㎜ 포탄을 만들어 현지에 공급하는데 포탄이 밑도 끝도 없이 계속 들어가면서 회사에 일감이 쇄도했다. 그 결과 2022년 이후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포탄 생산량은 2배 늘었고 일자리는 200여개 더 생겨났다.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미국 정부는 1750억 달러(약 230조원)를 우크라이나전 지원에 배정했는데 연방정부 지원금 상당 부분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를 미국 본토에서 제조하는 데 투입되면서 스크랜턴 경기를 살린 것이다. 이런 경기 호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미국 연방 의회가 올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으로 608억 달러(약 79조원)를 가결했는데 신규 무기구입비로 257억 달러(약 34조원)가 배정됐고 여기서 70억 달러(약 9조원)가 미국 내 포탄생산 확대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인구 7만 7000명의 소도시 스크랜턴은 미국 내 155㎜ 포탄 생산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랜턴뿐만 아니라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다른 여러 방위산업체도 우크라이나전 덕분에 대목을 맞았다. 카본데일에 있는 군수업체 젠텍스, 두리예이에 있는 첨단 광학제품 제조업체 쇼트도 수요 급변에 따라 직원을 늘렸다. 이런 상황은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올해 11월 대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합주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은 총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과반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데 펜실베이니아주는 19명의 선거인단을 가지고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주 유엔 총회 참석에 앞서 스크랜턴 공장을 찾아 감사를 전하자 공화당이 반발하기도 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스크랜턴 방문이 대선 개입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 주재 대사를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포기하고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매년 쑥쑥 자라는 에베레스트산, 성장 비결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매년 쑥쑥 자라는 에베레스트산, 성장 비결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면 단연 ‘에베레스트산’이다. 해발 8848.86m로 히말라야산맥의 최고봉으로 네팔과 중국 티베트 자치구 국경선을 지나고 있는 에베레스트산은 지금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이 에베레스트산이 매년 조금씩 높아지는 이유를 새로 밝혀냈다. 중국 지구과학대 지구과학·자원학부, 영국 런던대(UCL) 지구과학과, 자연과학부 공동 연구팀은 에베레스트산 근처의 강 협곡에서 발생하는 융기 현상이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를 매년 꾸준히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구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 10월 1일 자에 실렸다.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파고들면서 형성된 히말라야는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들이 포진해 있다.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하늘의 이마), 티베트에서는 초모룽마(세상의 어머니), 중국어로는 주무랑마로 불리는 에베레스트산은 지구상 가장 높은 산이다. 히말라야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K2(8611m)와 237m가량 차이가 난다. 이는 히말라야의 K2, 칸첸중가, 로체가 서로 120m 정도밖에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과 비교해 비정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GPS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들에 따르면 에베레스트산의 최근 상승 속도는 연간 약 2㎜다. 이는 산맥의 예상 상승 속도를 초과하며 산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메커니즘이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수치 모델을 이용해 에베레스트산 인근 아룬강, 코시강을 비롯해 다른 강들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하고 기존 지형과 비교했다. 그 결과, 약 8만 9000년 전 코시강의 주요 지류인 아룬강이 다른 강들을 포획했음이 밝혀졌다. 현재 아룬강은 에베레스트 동쪽을 흐르며 하류에서 더 큰 코시강과 합류했다. 하천 포획이라고 불리는 ‘배수 해적’(drainage piracy)은 하천이나 하천 배수 시스템이 우회해 인근 하천으로 유입될 때 발생하는 지질학적 현상이다. 배수 해적 현상으로 더 많은 물이 코시강으로 흘러들면서 침식력이 커지고 토양과 퇴적물을 더 많이 깎여나가면서 융기율이 증가해 산의 꼭대기를 점점 높이 밀어 올리는 셈이다. 이에 대해 ‘지각 평형 반발’(isostatic rebound) 효과라고도 부르는데, 강물이 많은 양의 암석과 토양을 침식한 뒤 지구의 지각 아래에서 발생하는 압력으로 인한 융기력으로 산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아룬강은 수천 년 동안 수십억t의 토양과 퇴적물을 깎아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과정으로 에베레스트산은 지난 8만 9000년 동안 15~50m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이런 현상은 세계에서 네 번째, 다섯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로체와 마칼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매튜 폭스 UCL 교수(지구화학)는 “이번 연구로 에베레스트산 인근 강이 더 깊게 파고들수록 물질 손실이 커지고 산을 더 높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에베레스트산의 높이가 변화하는 것은 지구 표면의 역동적인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여고생 흉기로 찌른 뒤 배회하며 ‘씩’…CCTV에 찍힌 순천 살인범

    여고생 흉기로 찌른 뒤 배회하며 ‘씩’…CCTV에 찍힌 순천 살인범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범행 직후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29일 YTN은 지난 26일 오전 1시쯤 순천 신흥초등학교 인근 골목에서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맨발로 걸어가면서 고개를 옆으로 휙 돌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활짝 웃는 얼굴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YTN은 이 영상이 A씨가 여고생을 쫓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13분이 지난 뒤 인근 CCTV에 찍힌 모습이라고 전했다. 30대 A씨는 지난 26일 0시 44분쯤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귀가하던 고등학생 B(18)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도망친 A씨는 만취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행인과 시비를 벌였고, 사건 약 2시간 20분 만인 오전 3시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배달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사건 당일 가게에서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와 그곳을 지나던 B양을 800m가량 쫓아간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일면식도 없는 B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정확한 동기에 대해 진술하지 않고 있다. 그는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짐실사)에 출석하면서 “(사건 당시) 소주 네 병 정도 마셔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건 현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B양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국화꽃과 추모글을 남기며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한편 전남경찰청은 A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30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 잊을 수 없는 마카오의 맛, 마카오 육포거리 [한ZOOM]

    잊을 수 없는 마카오의 맛, 마카오 육포거리 [한ZOOM]

    마카오에는 많은 랜드마크가 있다. 그 중에서도 마카오의 상징으로 통하는 곳은 당연 ‘성 바울 성당 유적’(Ruins of St. Paul’s)이다. 이곳 계단 위에는 1594년에 세운 성 바울 대학의 일부이자, 1602년에 세운 ‘마터 데이 성당’(The Church of Mater Dei)의 전면부인 벽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성 바울 유적을 등지고 계단을 내려와 ‘세나도 광장’(Largo do Senado) 방향으로 걸어가면 길 양옆으로 육포와 쿠키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 거리가 바로 마카오 ‘육포거리’이다. 스페인 하몬과 육포에 대한 추억몇 년 전 몬테네그로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그 곳에서 만난 사람으로부터 몬테네그로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음식 중에 ‘하몬’(Jamon)이라는 것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래서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 숙소 인근 슈퍼마켓을 찾아 하몬을 구입했다. 하몬을 소개해준 사람은 하몬을 육포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손에 쥔 하몬은 기존에 알고 있는 육포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육포가 고기를 건조시킨 다음 양념을 발라 만든다면, 하몬은 소금에 절여 건조한 고기를 얇게 썬 것이다. 그래서 얇게 썬 고기조각처럼 보인다. 실물이야 어쨌든 일단 육포와 비슷하다고 들었으니 기대를 하고 맛을 보았다. 원래 육포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라 큰 기대는 하지는 않았지만 하몬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쉽게도 하몬의 국내반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몬테네그로를 떠나기까지 가방에 넣어두고 조금씩 먹어가며 아쉬움을 달랬다. 하몬에 대한 추억 덕분에 마카오 육포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성 바울 유적을 등지고 계단을 내려와 비가 내리는 육포거리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다양한 종류의 육포를 파는 육포거리마카오 육포거리에서 만난 육포는 우리나라에서 보았던 육포와는 그 모습이 매우 다르다. 우선 우리나라 육포는 얇고 길게 자른 형태인데, 이 곳의 육포는 A4 한 장 또는 반 장 정도의 크기이며, 두께도 0.5㎝ 정도로 매우 두꺼운 편이다. 육포 한 장의 가격은 대략 우리나라 돈으로 7000원에서 8000원 사이 수준이다. 육포의 맛은 매운 돼지고기 맛, 쇠고기 맛, 닭고기 맛, 숯불갈비 맛 등으로 다양하며 비린내도 나지 않아 간식 보다는 식사대용으로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겉으로 봐서는 어떤 맛인지 도통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다행히 육포거리에는 우리나라 대형 할인마트에만 있을 것 같은 시식문화가 매우 잘 발달되어 있다. 가게 앞에는 커다란 육포와 가위를 들고 있는 점원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육포를 조금씩 잘라 맛을 보여준다. 그래서 육포거리를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다 보면 다양한 육포 맛으로 충분히 배가 부른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잔치 음식으로 사용육포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군사식량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군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특히 유럽원정에 떠난 몽골군사들이 주머니에 육포를 넣고 먹으며 빠른 시간에 유럽으로 달려갔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육포는 게임 아이템으로도 등장하는데 롤플레잉 게임에서 캐릭터가 육포 먹으면 에너지를 회복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육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123년 송나라 사절단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徐兢)이 1167년 발행한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육포가 우리나라 잔치음식에 등장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여운으로 남은 육포 한 장의 기억육포거리의 시식문화 덕분에 배가 부른 상태였다. 그래서 기본 판매옵션인 3장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차피 한국으로 반입되지 않기 때문에 여행일정 동안 혹시라도 다 먹지 못한다면 그냥 버려야만 했다. 그래서 가게 점원에게 영어로 1장만 필요하니 1장만 살 수 있겠냐고 물었다. 하지만 점원이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해서 계속 실랑이만 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영어와 광둥어가 모두 가능한 마카오 여대생 한 명이 도와주어 숯불갈비 맛 육포 1장만 살 수 있었다. 육포를 잘게 잘라 종이봉투에 담아 가방에 넣었다. 그런데 1장만 산 것은 결과적으로 큰 실수였다. 타이파 빌리지 길을 걸으며 한 조각씩 꺼내 먹다 보니 10m도 가지 못해 육포가 사라져버렸다. 다시 육포거리로 되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입안에 남아 있는 육포의 맛이 사라지지 않기만 바라며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 세금 부담 급증에… 빈집 정비 ‘발목’

    초 저출생과 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전국적으로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29일 ‘소규모&빈집정보알림e’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1년 이상 아무도 살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은 전국의 빈집 수는 8만 8866호에 이른다. 전북이 1만 3637호로 가장 많고 경남(1만 613호), 경북(1만 406호), 전남(1만 399호)이 1만호 이상이고 경기도는 4659호다. 오랫동안 방치된 빈집은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범죄 장소로도 악용된다. 이에 지자체마다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빈집 철거 비용을 지원해 공용주차장이나 마을쉼터, 돌봄센터로 정비하는 사업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빈집을 철거할 경우 세금이 올라가면서 정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행법상 빈집은 사람이 살지 않더라도 주택으로 분류되지만, 철거하는 순간부터 나대지(빈땅)가 된다. 나대지 상태의 토지 재산세는 주택보다 1.5배나 많다.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 세율도 10%나 높아진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빈집 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건물을 철거하고 그 터를 공공 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재산세를 감면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우성제 경기도 도시재생과 재생지원팀장은 “그동안 사유지 내 빈집을 철거하고 공익을 위해 활용하는데도 토지주의 재산세 부담이 증가하는 모순이 있었다”며 “이번에 건의한 방안이 반영되면 공공 용도 활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소희 “있을 곳이 없어 호텔에서 생활해야 한다” 토로…무슨 일

    한소희 “있을 곳이 없어 호텔에서 생활해야 한다” 토로…무슨 일

    배우 한소희가 호텔 생활 중인 근황을 전했다. 한소희는 지난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근황이 담긴 브이로그 영상을 공개했다. 한소희는 “요약하자면 일주일 뒤 이사다. 그동안 나는 있을 곳이 없다”며 “그래서 나는 일주일간 호텔 생활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걸 한 영상에 담아 보려고 한다”고 영상을 찍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오늘 드디어 ‘경성크리처2’가 나온다”며 “어제 너무 긴장돼서 계속 자다가 깨고 잠을 설쳤던 거 같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소희는 지난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2’에서 채옥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날 한소희는 기분전환을 위해 피어싱 스티커를 꺼내기도 했다. 한소희는 “피어싱 스티커를 붙여보겠다”며 예전에 뚫었던 눈 아래와 입술에 피어싱 스티커를 붙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좋은 아이템도 있는데 왜 그때 저는 고통을 참아가면서까지 뚫었는지 (모르겠다). 맘에 든다. 기분 전환하기 좋을 거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소희는 지난해 9월 눈 밑, 입술 피어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피어싱은 하다가 내 일을 해야 할 때가 오면 빼면 된다.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하는 작품에 피어싱이라는 오브제가 도움 된다면 안 뺄 생각도 있다. 오랜 기간 피어싱을 유지하면 흉터가 남는다고 하는데 물리적으로 지워야 할 것 같다. 아직 흉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소희는 최근 배우 류준열과의 공개 연애 및 결별 과정에서 삼각 스캔들에 휩싸였다. 지난 2일에는 절연한 친어머니가 불법도박장 운영 혐의 등으로 구속된 사실이 알려지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 ‘흉물’ 빈집 철거하면 세금 폭탄…주차장 등 공공 활용 ‘발목’

    ‘흉물’ 빈집 철거하면 세금 폭탄…주차장 등 공공 활용 ‘발목’

    초 저출생과 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전국적으로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29일 ‘소규모&빈집정보알림e’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1년 이상 아무도 살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은 전국의 빈집 수는 8만 8866호에 이른다. 전북이 1만 3637호로 가장 많고 경남(1만 613호), 경북(1만 406호), 전남(1만 399호)이 1만호 이상이고 경기도는 4659호다. 오랫동안 방치된 빈집은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범죄 장소로도 악용된다. 이에 지자체마다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빈집 철거 비용을 지원해 공용주차장이나 마을쉼터, 돌봄센터로 정비하는 사업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빈집을 철거할 경우 세금이 올라가면서 정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행법상 빈집은 사람이 살지 않더라도 주택으로 분류되지만, 철거하는 순간부터 나대지(빈땅)가 된다. 나대지 상태의 토지 재산세는 주택보다 1.5배나 많다.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 세율도 10%나 높아진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빈집 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건물을 철거하고 그 터를 공공 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재산세를 감면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우성제 경기도 도시재생과 재생지원팀장은 “그동안 사유지 내 빈집을 철거하고 공익을 위해 활용하는데도 토지주의 재산세 부담이 증가하는 모순이 있었다”며 “이번에 건의한 방안이 반영되면 공공 용도 활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한화 이글스, 29일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와 아듀… 39년간 쌓인 추억과도 이별

    한화 이글스, 29일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와 아듀… 39년간 쌓인 추억과도 이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29일을 마지막으로 한화와 작별한다. 정규시즌 3경기만을 남겨둔 한화는 27일 KIA 타이거즈를 시작으로 28일 SSG 랜더스, 29일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NC전은 한화가 대전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한화는 올해까지만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홈으로 사용하고 내년부터는 현재 홈구장 바로 옆에 지어지는 신축 구장인 베이스볼드림파크에서 새출발한다. 지난해 3월 착공한 새 구장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내년 3월 완공 예정이다. 한화가 새 구장으로 이사가면서 39년간 쌓인 추억과도 이별한다. 1964년 개장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프로 출범 첫해인 1982년부터 원년 멤버였던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가 1984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이후 1986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가 창단하면서 홈구장으로 자리잡았다. 2015시즌부터 명칭이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바뀌었다. 한화는 올 시즌 홈(1만2000석)에서 68경기를 치르는 동안 44차례(청주 3차례 포함) 만원 관중을 모았다. 종전 1995년 삼성 라이온즈가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36회 매진을 훌쩍 넘어 KBO리그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또 누적 관중 76만8204명이 대전을 찾아 지난해 대비 50% 관중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1만2000석의 관중석 중 평균 1만1297명의 관중이 들어찬다. 한화가 대전에서 가을야구를 치른 건 2018년이 마지막이다.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한화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밀려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2018년 10월 20일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대전 구장에서의 마지막 가을야구로 남게 됐다. KBO는 올해부터 직전 시즌 최종 팀 순위 상위 5개 팀의 홈 경기로 개막전을 편성하고 있다. 5위 안에 들지 못한 한화는 신축 구장에서 정규시즌 개막을 맞는 대신 원정 경기로 2025시즌을 열게 된다. 대전 구장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일군 투수는 KBO리그 최다승 기록을 가진 송진우다. 송진우는 개인 통산 210승 중 96승을 대전 마운드에서 달성했다. ‘괴물 투수’ 류현진은 대전에서 98경기에 등판해 46승(28패)을 따냈다. 대전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지휘한 감독은 고 김영덕 감독이다. 1987년 말 빙그레 사령탑에 올라 1993시즌까지 팀을 이끌면서 376경기를 치르고 240승을 수확했다.
  • [서울광장] ‘음식문화 빼앗기’ 아우성, 그렇게 자신이 없나

    [서울광장] ‘음식문화 빼앗기’ 아우성, 그렇게 자신이 없나

    얼마 전 끝난 TV 프로그램 ‘서진뚝배기’를 재미있게 봤다. 세계적 인기를 쌓은 문화 콘텐츠의 주역들이 아이슬란드에서 식당을 열어 한국 음식을 파는 프로그램이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일상화된 시대 추운 나라 사람들에게 음식의 온기를 오래 보존하는 한국의 뚝배기 문화는 지혜롭게 느껴졌을 것이다. 겨울이 긴 나라에서 뚝배기에 담긴 음식을 알리겠다는 콘셉트는 ‘문화 전파’를 염두에 둔 매우 정교한 기획의 산물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용 돌솥이나 뚝배기에 먹을 것을 담아내는 음식 문화의 역사가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짐작한다.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짓고 국을 끓이던 전통시대에는 가정집이든, 장터의 국밥집이든 많은 돌솥이나 뚝배기를 한꺼번에 불위에 올려놓을 방법이 없었다. 그러니 개인용 돌솥과 뚝배기는 여러 개의 화구(火口)가 달린 업소용 가스레인지가 낳은 20세기 후반 산업 발전의 산물이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돌솥비빔밥은 내 고장 전통 음식’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이 있다는 소문도 아직은 들어 보지 못한 듯하다. 돌솥 이야기를 꺼낸 것은 중국 지린성이 돌솥비빔밥을 성(省)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지린성이 그랬다고 “중국이 우리 문화유산을 빼앗아 간다”고 아우성치는 일각의 분위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래야 할 일인가 싶기만 하다. 지린성은 돌솥비빔밥을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非物質文化遺産)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 ‘우리 문화를 빼앗아 간 것’이 아니라 ‘돌솥비빔밥의 전파 경로를 확실히 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권이 흔들린 한말에서 일제강점기 사이 많은 우리 동포가 살길을 찾아 만주로, 연해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연해주에 정착한 우리 동포들은 스탈린 시대 다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어 엄청난 고생 끝에 오늘날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니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 시장에 가면 고려인들이 갖가지 김치를 산처럼 쌓아 놓고 파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통 방식의 김치도 있지만, 당근김치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현지화한 김치 종류도 적지 않다. 문화는 이렇게 오고 가는 것이다. 앞으로 우즈베키스탄의 문화유산에 대한 의식이 성숙해 ‘고려인 김치’를 타슈켄트 지역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날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조선족 돌솥비빔밥’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때도 ‘우즈베키스탄이 한국 문화를 빼앗아 간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인지 묻고 싶다. ‘조선족 돌솥비빔밥’과 ‘고려인 김치’는 불행한 근현대사에도 오늘날 문화·경제·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한국민의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사 유산이다. 특히 ‘조선족 문화’이기보다 ‘현대 한국 문화’에 가까운 돌솥비빔밥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그만큼 우리 문화가 ‘중국 인민’ 사이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다. 개인적으로 한국 대표 음식의 하나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짜장면은 하루라도 빨리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때는 ‘한국화한 중국 음식 짜장면’쯤의 이름을 붙여도 좋을 것이다. 짜장면이 중국에서 기원한 음식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조선족 돌솥비빔밥’도 전파 방향이 다를 뿐 원리는 같다. 지린성의 돌솥비빔밥 문화유산 지정은 화낼 일이 아니라 반길 일이다. 국가유산청이 ‘한국 문화 적극 수용’에 감사장이라도 보내야 할 일이다. 한편으론 중국이 20세기 우리 먹거리를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을 세계에 홍보해야 한다. 중국 땅에서 한국인이 소수민족으로 살게 된 동북아 근현대사도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 ‘동북공정’ 등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를 침탈하려는 중국의 기도는 당연히 물리쳐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 시대 열등감에 사로잡혀 모든 사안에 피해의식만 표출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에는 동조하기 어렵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쥐고 있는 소프트파워의 주도권은 강력하다. 이웃 문화가 ‘침투’하는 것을 근심해야 하는 나라는 이제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아이 키카 맡기고 부모는 안심 쇼핑… 손님 나와라 뚝딱![서울펀! 동네힙!]

    아이 키카 맡기고 부모는 안심 쇼핑… 손님 나와라 뚝딱![서울펀! 동네힙!]

    이것은 야사(野史)다. 45년 전쯤이었다. 봇짐장수들이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모여들었다. 물건을 팔려는 사람이 모이자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모였다. 장터가 만들어졌다. 구는 무허가 노점들을 두고 보지 않았다. 단속반이 출동했다. 봇짐장수들이 더 빨랐다. 어떻게 알았는지 장수들은 단속반이 나타나기 전에 자취를 감췄다. 단속반이 사라지면 장수들은 슬그머니 다시 나타났다. 신묘하기가 도깨비와 같았다. 도깨비 같은 장수들이 물건을 팔던 시장은 세월이 흘러 ‘방학동 도깨비시장’이 됐다. 무료 키즈카페 생겨 젊은 부부 ‘핫플’로도봉구 정사(正史)는 다르게 적고 있다. 조선시대 방학동에는 늦은 밤 도깨비불을 따라 노모의 약초를 캔 효자가 살았다. 그 효자를 기려 시장의 이름이 도깨비시장이 됐다. 어느 쪽이 사실인지 알 수는 없지만, 1980년대 자그맣게 형성됐던 시장이 26일 현재 3722㎡ 규모에 점포 92개가 있는 전통시장으로 커진 것은 사실이다. 오래된 시장은 이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도깨비시장 상인들과 도봉구는 젊은층을 끌어들이려고 카카오 등과 제휴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료 키즈카페를 만들어 젊은 부부가 아이를 맡기고 장을 볼 수도 있게 했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시장은 쟁쟁한 대형마트와 경쟁해야 했다. 상인과 구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 젊어진 도깨비시장은 쇼핑 ‘핫플’이 됐다. “일부러 노원구 상계동에서도 오고 의정부에서도 와요.” 도깨비시장의 무료 키즈카페 ‘서울엄마아빠VIP존 다락(多樂)방’ 관계자가 말했다. 도봉구가 지난해 11월 시비 2억여원을 지원해 시장 고객지원센터 1층에 60㎡ 규모로 만들었다. 실제 다락방 구조의 놀이공간에는 미끄럼틀과 각종 장난감, 대형 스크린 등을 뒀다. 서울 전통시장 중에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은 도깨비시장뿐이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락방 때문에 꽤 먼 동네에서 일부러 도깨비시장까지 장 보러 온다”며 “집에 안 가고 여기서 더 놀겠다고 우는 아이도 있다”고 다락방 돌봄교사가 말했다. 3세 이상 미취학 어린이는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 돌봄교사 2명이 상주한다. 다락방 덕분에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부 손님이 늘었다.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온라인 배달도 효과가 있었다. 집에서 시장 음식을 주문해 맛본 젊은층이 직접 시장을 찾아왔다. 저렴한데 배달까지… 대형마트에 반격“확실히 시장이 젊어졌다”고 이 시장에서 20년 넘게 떡을 판 ‘화진떡방’의 장달수(60) 사장이 말했다. 그는 “설에는 떡국떡을, 추석에서는 송편을 사려는 손님들이 외지에서 많이 온다. 경기가 안 좋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젊은 사람이 많아져 시장에 활기가 돈다”고 했다. 대를 이어 돼지족발과 전기구이 오리를 파는 ‘족돈족발부대찌개’ 염기호(72) 사장과 아들 염창(47)씨는 자신이 있다. 염씨는 “좋은 재료로 맛있게 만들어 싸게 파는 게 비결 아니고 무엇이겠냐”면서 “카카오 등으로 배달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잘될 것 같다”고 했다. 족발 대자가 1만 5000원, 전기구이 오리 한 마리가 1만 5000원이다. 염씨는 상추 같은 반찬을 빼고 고기만 파는 식으로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들은 “전기구이 오리가 맛있다. 치킨과 경쟁해 볼 만하다”고 했다. 송호욱(35)씨는 처가의 반찬집 ‘금강’에서 일한다. 27년 된 반찬가게다. 송씨는 “요즘에는 내 또래 손님들이 많이 온다. 요즘 미디어에서 전통시장을 ‘힙’한 공간으로 소개해 시장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거부감이 줄어든 것 같다. 퇴근 시간엔 꽤 북적이고, 주말엔 골목이 꽉 찰 정도”라고 했다. 그는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시장 맛을 보면 못 잊는다는 얘기다. 대형마트보다 종류가 많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맛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송씨는 “요즘 어디 대형마트에서 이렇게 아삭한 생김치를 사 먹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온라인 주문도 인기… ‘도깨비’의 진화‘명동분식’ 신경남(58) 사장은 도깨비시장에서 35년 동안 김밥 등을 팔았다. “아유~ 현대화 전엔 말도 못 했어요. 비 오면 천막 사이로 비 떨어지지, 바닥은 진흙탕이 되지. 지금 이게 얼마나 좋아진 건지 몰라요.” 온라인 주문을 받기 시작하면서 고객층이 훨씬 넓어졌다고 신씨는 말했다. “전엔 주로 어르신 손님이 왔다. 젊은 고객들은 우리 김밥을 온라인으로 시켜서 드셨다. 그렇게 몇 번 드시더니 가게로 찾아와서 드시더라”면서 “‘제가 이 집 김밥 100번도 넘게 주문해 먹었어요’라고 말한 젊은 손님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도깨비시장의 회춘은 계속된다. 상인들은 도봉구의 도움을 받아 속속 온라인 입점 중이다. 도봉구도 힘을 보탰다. 도봉구는 최근 도깨비시장을 포함해 지역 6개 전통시장 정보를 담은 통합 웹 페이지를 만들었다. 동 주민센터, 마을버스에 붙은 큐알코드에 접속하면 위치, 주차정보, 편의시설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유의상(61) 방학동도깨비시장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은 어렵게 자리잡았다. 2000년대 초반엔 돼지고기 한 근을 500원에 파는 이벤트, 1등 경품 당첨자에게 경차를 주는 이벤트까지 해 가면서 고객을 끌어모았다. 대형마트가 만만치 않은 상대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이 있다. 기존 고객부터 젊은 고객까지 더 많이 오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 역전패 38번… 7년 연속 KS 진출 김태형도 막지 못한 자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7년 연속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일궜던 명장 김태형 (사진) 감독을 영입하고도 가을 야구 진출에는 실패했다. 공격은 합격점이었지만 마운드를 안정시켜야만 내년 시즌 가을 야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과제도 얻었다. 롯데는 지난 24일 수원에서 열린 kt wiz와의 경기에서 1-5로 패하며 가을 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2017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PO)에 나선 뒤 7년 연속 가을 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을 개막 4연패로 시작했고 3~4월 30경기에서 승률 0.276(8승1무21패)에 그치며 꼴찌(10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민성·한동희·김민석 등 내·외야 주전급 선수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한 결과였다. 6월에는 10개 구단 중 승률 1위에 오르며 후반기 대역전을 노렸지만 벌어진 승패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공격력 부문에서 롯데는 25일까지 팀타율이 0.283으로 LG 트윈스와 더불어 10개 구단 중 2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타선에서 점수는 뽑아 줬다는 얘기다. 문제는 투수력이었다. 시즌 내내 5선발을 찾지 못했다. 4선발 나균안까지 사생활 문제로 징계를 받고 이탈한 6월 말 이후에는 불펜투수의 부담이 너무 커졌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기복을 보였으며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은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역전패를 무려 38번이나 당했다. 김 감독은 “사실 투수는 크게 걱정 안 했다. 선발, 중간이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 싶었다”며 “내년엔 올해보다 나아질 듯하다. 기존 선수에 전역생이나 신인을 잘 들여다보고 다져 가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인공지능 시대, ‘책’ 끝내 죽지 않는다

    인공지능 시대, ‘책’ 끝내 죽지 않는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책’을 ‘종이를 여러 장 묶어 맨 물건’,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춰 사상, 감정,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 적거나 인쇄해 묶어 놓은 것’으로 풀이한다. 사전적 의미와 별개로 ‘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은 사람의 지문이 다르듯 저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을 어느 날 떨어진 낙엽을 책 사이에 끼워 놨던 기억, 곰팡내 나는 중고 책들로 가득 찬 서가에서 원하는 책을 찾아 뛸 듯이 기뻤던 기억, 어쩌면 요즘 아이들에게는 부모나 어른들이 자꾸 권하는 재미없는 물건으로 기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요즘 사람들은 책이라고 하면 국어사전 설명처럼 인쇄된 종이 뭉치를 떠올리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을 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이 책은 케임브리지 도서 프로젝트 기금 총책임자이자 영국 에식스대 근대사 명예교수인 제임스 레이븐을 필두로 스웨덴,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각국의 역사학자와 서지학자, 미디어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6명이 모여 인류가 처음 책을 발명했던 시기부터 현재까지 정리한 ‘책의 전기’다. 저자들은 단순히 책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책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독자에게 던진다. ‘책이 책이지 뭐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저자들은 처음 14쪽을 할애해 기원전 3500~1900년경부터 2019년까지 문자 및 책과 관련된 역사를 연표로 만들어 보여 준다. 인류가 문자와 언어를 사용하면서부터 책은 늘 함께 있었음을 보여 주면서 책의 역사를 얕잡아 봐선 안 된다고 은근히 말하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게 한다. 앞쪽 연표를 제외하고는 16명의 전문가가 저마다 전문 분야를 바탕으로 책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책의 역사책’과 달리 두꺼운 두께에도 술술 읽힌다. 더 반가운 이유는 다른 책들과 달리 한중일을 한 장에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한국이 낮은 출생률과 인구 감소의 현실에 맞닥뜨렸고, 신간의 수는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책과 잡지 판매량 하락, 전통적 서점 숫자의 급격한 감소, 사람들이 읽는 것을 피하는 태도 등을 꼽으며 책의 미래를 다소 어둡게 분석하고 있다. 쇼츠(짧은 동영상)나 소셜미디어(SNS)에 푹 빠져 읽기를 싫어하고 심지어 거부하는 사람까지 늘어나는 한국의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책이 사라지는 곳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책은 적응력이 매우 뛰어난 상품으로 입증”된 만큼 우리가 생각지 못한 기술과 방법으로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 따스하고 웅장한 ‘첫 마음의 성지’[마음의 쉼자리]

    따스하고 웅장한 ‘첫 마음의 성지’[마음의 쉼자리]

    별들이 총총 떠오르기 시작한 밤에, 그것도 건물 측면에 서야 진면목을 볼 수 있는(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회가 있다. 전북 익산 나바위 성당(국가유산 사적)이다. 건물에 대한 인상은 보통 파사드(전면부)에서 결판이 나기 마련이다. 나바위 성당은 다르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한옥 양식과 다소 차갑고 웅장한 이미지의 고딕 양식이 절충된 구조는 옆에서 볼 때라야 온전히 드러난다. 건물에 축적된 시간, 여러 차례 진행된 재건의 흔적들도 그제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성당이 깃들여 있는 곳은 화산(華山)이다. 우암 송시열이 우아한 산세에 반해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나바위는 화산 가운데 있는 너른 바위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천주교 신자들이 축복의 땅이란 뜻에서 ‘첫 마음의 성지’라 부르는 곳.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1821~1846)가 중국에서 서품을 받은 뒤 1845년 환국해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이를 기념해 당시 조선교구장이었던 프랑스인 뮈텔 주교가 1897년 나바위 성당을 세웠다. 당시 ‘화산본당’이라 불렸던 성당은 오롯이 한옥의 목조건물이었다. 첫 변화가 생긴 건 1916년이다. 종소리의 울림을 목조건물이 버티지 못한 데다, 종탑이 벼락을 맞는 일까지 겪은 터였다. 목조벽은 벽돌로 교체됐고, 종탑 역시 고딕식으로 새로 지어 올렸다. 건물 밖 마루도 회랑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성당은 한국식과 서양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형태를 갖게 됐다. 지붕 아래 채광창도 이채롭다. 중국인 인부들의 손을 탄 건지, 우리 전래 창틀과는 거리가 있는 8각형의 모습이다. 건물을 에두른 채광창은 모두 68개다. 건물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저물녘이다. 초저녁달을 이고 선 한옥 성당은 기이하면서도 아름답다. 성당 초입의 피에타 조각상도 인근 마을을 따스하게 보듬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건 예배당에 불이 켜질 때다. ‘반짝’ 하며 주황색 불빛이 팔각창을 뚫고 나온다. 그 장면이 달빛과 어우러져 얼마나 그윽하던지. 팔각창엔 일반 성당에서 흔히 보던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닌 한지가 붙어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신자들이 직접 한지에 그림을 그려 붙이던 전통이 1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성당 내부 구조와 제대 등 성물도 ‘빈티지’의 느낌이 완연하다. 성당의 가장 성스럽고 중요한 공간인 제단과 제대는 예전 모습 그대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에서 전례가 개혁되기 이전의 모든 성당이 그랬듯, 사제가 신자석에 등을 돌린 채 벽을 보고 미사를 봉헌하던 모양새다. 제대 위 예수 성심상과 촛대, 감실 등도 성당을 처음 지었을 때 들여왔던 그대로다. 중앙 제대 양옆의 소제대 중 오른쪽의 감실에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 일부(목뼈)가 봉안돼 있다고 한다. 중앙 통로 가운데에는 8개의 나무 기둥이 서 있다. 개화기에 남녀 신자석을 구분하기 위해 세운 경계목이다. 많은 초창기 교회와 성당에서 천 등으로 칸막이를 쳤지만 아예 기둥을 세워 남녀석을 구분한 건 이례적이다. 옛 사제관은 현재 역사관으로 쓰이고 있다. 개화기 신부들이 입었던 복장 등 유산들이 전시돼 있다. 사제관을 돌아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면 곧 화산 정상이다. 정상 일대에 ‘김대건 신부 순교기념비’, ‘망금정’ 등이 조성됐다. 순교기념비는 4.5m로, 김대건 신부가 타고 왔던 라파엘호와 같은 높이다. 순교기념비 왼쪽의 망금정에선 금강 황산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정자는 대구대교구의 초대 교구장인 드망즈 주교와 교구 사제의 피정소로 사용되던 곳이다.
  • 아, 불멸의 메텔…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이여, 아! 찬란한 역사… 400년 희로애락 품은 성곽이여[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아, 불멸의 메텔…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이여, 아! 찬란한 역사… 400년 희로애락 품은 성곽이여[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비행기로 1시간, 가까운 규슈 지역17세기 성곽부터 20세기 만화까지영화·드라마의 배경 ‘시간의 정거장’국제무역 근대문화 살아 숨쉬는 곳관광객 덜 붐벼 고즈넉한 여행에 딱 일본 규슈 북쪽에 있는 기타큐슈는 추억과 감성과 재미가 더해진 ‘레트로’ 여행지다. 19세기 말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하면서 꽃피운 근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규슈 지역에 있어 비행기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일본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덜 붐벼 고즈넉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주요 관광지인 17세기 고쿠라성과 정원, 19세기 무역의 중심 항구였던 모지코 레트로 지구, 시모노세키를 잇는 간몬 해저 터널 등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기타큐슈에는 일본을 만화·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이끈 도시를 상징하는 만화박물관이 있다. 기타큐슈는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만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인 마쓰모토 레이지(1938~2023)를 비롯해 100여명의 만화가를 배출했다. 매년 수십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을 배경으로 제작된다. ‘시간의 정거장’이라는 관광 홍보 문구는 기타큐슈의 매력을 함축하고 있다. ●‘은하철도999’ 마중 나온 메텔과 철이 기타큐슈 여행의 중심인 고쿠라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메인 캐릭터인 메텔과 데쓰로(철이)의 그림과 동상이다. 일본 SF의 거장 마쓰모토의 고향답게 고쿠라역을 오가는 모노레일 외벽에도 ‘은하철도 999’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다. 고쿠라역 뒤편에 있는 아루아루시티 5·6층에는 2012년 문을 연 기타큐슈 만화박물관(오전 11시~오후 7시·화요일 휴관·입장료 480엔)이 있다. 1800㎡ 규모의 박물관에는 1977년 처음 만화로 등장한 뒤 지금까지도 인기를 이어 가고 있는 은하철도 999와 관련된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마쓰모토가 초대 박물관장을 맡았다. 박물관은 기야 하사시 등 이곳 출신의 만화가를 소개하는 코너와 1945년부터 2012년까지 발간된 7만권이 넘는 만화를 소장하고 있다. 마쓰모토 특별 인터뷰 영상과 애니메이션 작품 전시관, 만화 열람존, 만화 타임터널, 이벤트 코너 등도 마련돼 있다. 박물관은 2017년 일본에서 ‘가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 성지’로 선정됐다. 고쿠라역 주변에는 아뮤플라자(오전 10시~오후 8시) 등 쇼핑센터가 몰려 있고, 역 앞에 있는 우오마치 상점 거리에는 음식점, 카페, 베이커리, 잡화점 등이 밀집해 있다. 거리 초입에는 1950년대 창업한 시로야 베이커리(오전 10시~오후 6시)가 있다. 연유를 사용한 써니빵 등은 일본 방송에서 여러 차례 소개됐다. 고쿠라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단가시장(오전 10시~오후 5시·일요일 휴무)은 일본 서민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100년 넘은 전통시장이다. 오래된 점포 120여개가 골목을 따라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일본에서 6번째로 큰 성 ‘고쿠라성’ 고쿠라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 무라사키 강을 건너면 기타큐슈의 상징인 고쿠라성(오전 9시~오후 8시·350엔)을 만날 수 있다. 강변에 우뚝 선 고쿠라성은 후쿠오카 지역에 있는 고성 중에서 유일하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602년 일본 전국시대 무장 호소카와가 간몬해협 요충지에 구축한 성으로, 규모로는 일본 내에서 6번째로 크다. 5층 규모의 고쿠라성은 일본 영화와 드라마, 만화 등에 자주 등장하는 에도시대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1584~1645)가 도장을 세워 자신의 검술을 전수했다고 전해진다. 후쿠오카에서 유일하게 천수각이 있는 성으로 해자로 둘러싸여 있는 외관은 마치 작은 오사카성을 연상시킨다. 1층에는 에도시대 생활상 등 400년 고성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고, 2층에는 호소카와 가문과 오가사와라 가문 등 역대 성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층에는 미야모토 무사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4층은 갤러리 공간이며, 5층 천수각에는 전망대가 있어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성 앞에 있는 고쿠라성 정원은 성주였던 오가사와라의 별장으로 전형적인 에도시대 정원을 재현해 놓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고쿠라성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인근에는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인 마쓰모토 세이초(1909~1992)의 삶을 담은 마쓰모토 세이초 기념관(오전 9시 30분~오후 6시·600엔)이 있다. 왕성한 필력으로 40여년 동안 무려 ‘모래그릇’, ‘점과 선’ 등 1000편의 작품을 썼으며, 400여편이 일본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바로 앞 대형 쇼핑센터인 리버워크 기타큐슈(오전 10시~오후 8시)에서는 고쿠라성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9세기 그대로 ‘모지코 레트로 지구’ 기타큐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모지코역에 있는 모지코 레트로 지구다. 고쿠라역에서 가고시마 본선을 타고 3정류장(13분·280엔)을 가면 된다. 1914년 완공된 모지코역은 규슈 남단인 가고시마까지 이어지는 JR 규슈 가고시마 본선의 종착역이다.네오 르네상스 양식으로 디자인된 좌우대칭의 목조건물로 철도역사 중에는 일본 최초로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 모지코역을 나서면 간몬해협을 끼고 형성된 모지코 레트로 지구가 있다. 고풍스런 건물들은 마치 오래된 19세기 도시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모지코는 1889년 개항 후 석탄을 수출하는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했다.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초기에 걸쳐 만들어진 100년 이상의 역사적인 건물이 남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31층 높이의 건물인 모지코 레트로 전망대(오전 9시~오후 6시·300엔)에 올라가면 건물들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기타큐슈는 1901년 야하타제철소의 설립을 시작으로 지쿠호 탄전의 풍부한 석탄을 이용해 중화학공업이 발달한 일본 4대 공업도시로 번성했다. 야하타제철소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 노역을 한 가슴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지코 레트로 지구에는 1927년 여객선의 수속을 밟는 사무소로 이용된 모지우선빌딩, 팔각형의 옥탑과 오렌지색의 외벽이 아름다운 구 오사카상선, 구 모지세관 등이 있다. 오르골을 구입할 수 있는 오르골박물관도 돌아보면 좋다. 모지코항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대만 바나나가 수입된 항구다. 항구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바나나맨 동상을 볼 수 있다. 인근 상점에서는 바나나로 만든 쿠키와 빵, 기념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배 위에서 감상하는 간몬해협·간몬대교 인근에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철도박물관인 규슈철도기념관(오전 9시~오후 5시·입장료 300엔)이 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2량짜리 소형 디젤기관차인 모지코 레트로 관광열차 시오가제호(오전 10시~오후 5시·일일권 600엔)를 타면 10분(2.1㎞)간 작은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열차는 이데미쓰미술관역, 노포크광장역을 거쳐 간몬해협 메카리역에 도착한다. 모지코항에서 페리(400엔·5분)를 타면 간몬해협을 건너 시모노세키 가라토항에 갈 수 있다. 터미널 자동매표기에서 승선권을 구입한 뒤 탑승하면 된다. 배편은 2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2층 야외에 앉으면 간몬해협과 간몬대교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초밥시장 지역 특산물 ‘복어 초밥’ 가라토항은 시모노세키시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곳에는 1933년 세워진 가라토 어시장이 유명하다. 주말과 공휴일에 초밥시장이 열려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금·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초밥시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초밥을 판매하는데 개당 100~800엔이다. 이 지역 특산물인 복어 초밥도 맛볼 수 있다. 원하는 초밥을 담아 계산하면 된다. 다만 초밥을 먹을 수 있는 별도 장소가 없어 대부분이 바로 앞 공원에서 식사를 한다. 간몬 해저터널(오전 6시~오후 10시)을 이용하면 모지코에서 시모노세키까지 도보로 갈 수 있다. 터널은 간몬해협 55m 깊이 바닷속에 건설됐다. 길이는 780m로 도보로 15분 걸린다. 터널 중간에는 후쿠오카현과 야마구치현의 경계선이 표시돼 있다. 모지코역에서 버스를 타면 터널 입구까지 15분(요금 270엔) 걸린다. ■ 여행수첩 사라쿠라산 전망대(오전 10시~오후 10시·케이블카·슬로프카 왕복 1230엔)에 오르면 일본 3대 야경으로 꼽히는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발 622m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기타큐슈 공항과 멀리 시모노세키를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는 케이블카(6분)와 중간에 슬로프카(3분)로 갈아타야 한다. 고쿠라역에서 JR을 타고 하치만역에 내리면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금·토·일요일에는 고쿠라역에서 직행버스(20분·610엔)도 운행한다. 기타큐슈 시립 자연사박물관(오전 9시~오후 5시·600엔)은 어린 자녀와 함께 가기 좋은 곳이다. 3개층 8개의 테마관에는 중생대와 백악기 공룡화석과 실제 크기의 거대한 공룡 표본, 육지·해양식물 표본 4500여점을 전시해 놓았다. 아울렛 기타큐슈(오전 10시~오후 8시)는 170여개의 실용적인 중저가 인기 브랜드가 몰려 있는 아울렛이다. 고쿠라역에서 JR 가고시마 본선을 타고 4정류장(11분)를 지나 에다미쓰역에 내리면 된다. 후쿠오카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항공 : 인천공항에서 진에어가 운항한다. 가는 편은 오전 7시 5분, 돌아오는 편은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한다. 비행시간은 1시간 25분이며, 위탁 수하물은 15㎏까지다. 요금은 20만~30만원 선이다. 교통 : 기타큐슈 공항에서 고쿠라역까지 대중교통은 공항 리무진 버스(710엔·급행 33분, 완행 49분)가 있다. 1번 승강장에서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2번 승강장에서 51번 버스를 타고 구사미역(520엔·20분)까지 간 뒤 JR 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신칸센 열차를 타면 고쿠라역까지 15분 걸린다. 호텔 : 고쿠라역과 모지코역 주변에 호텔들이 많이 있다. 3~4성급 호텔이 1박에 10만원 선이다.
  • [속보] 수학여행 온 10대 8명 ‘소화기분말 흡입’ 병원 이송

    [속보] 수학여행 온 10대 8명 ‘소화기분말 흡입’ 병원 이송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소화기를 가지고 놀다가 소화기분말을 흡입해 다수의 환자가 발생했다. 26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19분쯤 서귀포시 강정동의 한 리조트에서 수학여행온 10대 학생 8명이 소화기를 가지고 놀다 소화기분말을 흡입하는 사고로 다수의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들은 수학여행을 온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로 소화기를 가지고 놀다 분말이 입으로 들어가면서 기침 등을 호소해 서귀포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관계자는 “소화기 분말을 흡입한 학생 8명 모두 기침을 호소하는 단순 경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지적장애 선원 뱃일 시키고 임금 수억원 착취…무등록 소개업자 덜미

    지적장애 선원 뱃일 시키고 임금 수억원 착취…무등록 소개업자 덜미

    지적 능력이 부족한 선원들 임금을 수년간 가로채고 불법 소개비를 받아 챙긴 무등록 선원소개업자가 검거됐다. 피해자들은 통발어선 등에서 노예처럼 일하며 인권유린을 당했다. 통영해양경찰서는 준사기와 직업안정법 위반 등 혐의로 무등록 선업소개업자 50대 A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26일 밝혔다. A씨와 공모해 선주들에게 선원 선급금을 편취한 3명은 사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A씨는 2019년도부터 2022년 6월까지 지적 장애가 있는 선원 1명과 경계선 지능 장애가 있는 선원 2명의 임금 약 1억 3000만원을 빼돌리고 불법 소개비 등 총 4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피해자들을 자신의 소개소로 데려와 숙식을 제공하고, 이를 채무로 잡은 후 통발어선 선원으로 일을 시켰다. 수사 결과, 피해 선원들은 근무 환경이 열악한 서해안 꽃게잡이 통발어선에 넘겨져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선주들에게 ‘선원들 지적 능력이 떨어지니 자신에게 돈을 주면 각각 나눠 지급하겠다’고 말하며 임금을 직접 받아 챙겼다. 하지만 A씨는 숙식 제공비 차감과 경기가 안 좋다는 등 핑계를 대며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피해 선원들은 애초 뱃일 대가로 평균 약 300만원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실제 받은 금액은 약 1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들은 좁은 배 안에서 하루 약 20시간씩 일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A씨에게 선원들을 넘겨받은 통발어선 선주 중 일부는 조업기간(약 5개월) 중 선원 이탈을 막고자 조업 후 입항해도 육지에 배를 대지 않았다. 고된 노동을 못 이긴 선원들이 병원 진료를 받고자 하선하고 주거지로 돌아가면 사람을 보내 다시 어선으로 데리고 와 일을 시키기도 했다. 다만 선주들은 A씨에게 정상적으로 임금을 줬기에 딱히 처벌할 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선원들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택시를 보내 자신의 소개소로 곧장 데려왔다. 이어 다른 어선에 탑승해 일을 하기 전까지 관리하면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A씨는 일반 선원 3명과 짜고 4차례에 걸쳐 선주들에게 선급금 1억 2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선원 3명이 남해안 통발어선에 1년간 승선한다’며 선급금 3000만원을 받은 것인데, 이후 해당 선원들은 무단으로 배에서 내렸고 선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봤다. 이와 함께 A씨는 지적장애가 있는 선원과 일반선원 등 140명을 서해안 통발어선에 소개하고 불법 소개비 총 1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선원 임금과 선급금, 불법 소개비 등 범죄 수익금 약 4억원 대부분을 생활비·유흥비로 사용했다. 1403회에 걸친 인터넷 불법도박으로 1억 7000만원을 탕진하기도 했다. 통영해경은 경상남도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연계해 임금을 착취당한 지적장애 선원 등을 서해안 어선에서 구출, 가족에게 인계 후 보호하고 있다. 이정석 통영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지적장애 선원이나 연고가 없는 선원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인권유린과 임금 착취 사범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명장 모셨는데…롯데, 가을 야구 접었지만 마운드 안정 과제도 얻었다

    명장 모셨는데…롯데, 가을 야구 접었지만 마운드 안정 과제도 얻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행을 일궜던 명장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고도 가을 야구 진출에는 실패했다. 공격부문은 합격점이었지만 내년 시즌 마운드를 안정시켜야 가을 야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과제도 얻었다. 롯데는 지난 24일 수원에서 열린 kt wiz와의 경기에서 1-5로 지면서 가을 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2017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PO)에 나선 뒤 7년 연속 가을 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 4연패로 시작했고 3~4월 30경기에서 승률 0.276(8승 1무 21패)에 그치며 꼴찌(10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민성·한동희·김민석 등 내·외야 주전급 선수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한 결과였다. 6월 10개 구단 중 승률 1위에 오르며 반등하며 후반기 대역전을 노렸지만 벌어진 승패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공격력 부문에서 롯데는 25일까지 팀타율이 0.283으로 LG 트윈스와 더불어 10개 구단 중 2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타선에서 점수는 뽑아줬다는 얘기다. 문제는 투수력이었다. 시즌 내내 5선발을 찾지 못했다. 4선발 나균안까지 사생활 문제로 징계를 받고 이탈한 6월 말 이후에는 불펜 투수의 부담이 너무 커졌다. ‘안경에이스’ 박세웅은 기복을 보였으며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은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역전패를 무려 38번이나 당했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 투수는 크게 걱정 안 했다. 선발, 중간이 이 정도면 해볼만 하다 싶었다”며 “내년엔 올해보다 나아질 듯하다. 기존 선수에 전역생이나 신인들을 잘 들여다보고 다져가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기는 경기를 많이 넘겨줬다. 숙제를 제대로 못 풀면 내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며 “야수들도 내년에 올해보다 잘하란 법은 없다. 올해가 최대치 아닌가 싶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큐, 세계를 고발하다

    다큐, 세계를 고발하다

    43개국 장편 80편·단편 60편‘혁명을 경작하다’ 개막작 선정2020년 인도 농민들 시위 조명경쟁 부문에 ‘1980 사북’ 등 9편 에미히홀츠 감독 기획전 주목한국 대표 다큐멘터리 영화 축제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6일 막을 올린다. 메가박스 킨텍스점, 롯데시네마 주엽을 비롯해 경기도 곳곳에서 43개국 140편(장편 80·단편 60편)의 다큐 영화를 새달 2일까지 만날 수 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혁명을 경작하다’는 올해 영화제 표어 ‘우정과 연대를 위한 행동’에 부합하는 작품이다. 인도의 니시타 자인 감독과 아카시 바수마타리 감독이 공동 연출한 이 작품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농업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인도 농민의 대규모 시위를 조명한다. 국제경쟁 부문에는 개막작을 비롯해 10편이 초청됐다. 영화제 측은 스위스 로잔 대학병원의 시스템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부모의 이혼 이후 조부모와 함께 살게 된 이란 소녀의 법정 싸움을 따라간 ‘나를 지켜줘’를 추천했다.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2년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의 모습을 기록한 ‘정지의 시간’, 전염병에 둘러싸인 와토리키 마을의 야노마미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의식인 레아후를 기록한 ‘추락하는 하늘’도 추천작에 이름을 올렸다. 프런티어는 모험적인 시도를 하는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대상으로 한 경쟁 부문으로 올해 9편의 작품이 경합한다. 영화제 측은 이스라엘군이 1982년 여름 베이루트 침공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연구센터를 급습해 아카이브를 약탈한 사건을 재구성한 ‘피다이 필름’, 1980년 4월 강원 정선군 사북에서 감시와 착취에 시달리던 광부 3000여명이 일으킨 대규모 소요 사태를 다룬 ‘1980 사북’을 추천했다. 장병원 수석 프로그래머는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1980 사북’은 미해결 사건을 돌아보는 일이란 무엇인지 일깨우고 역사의 트라우마를 보듬는다”고 소개했다. 한국경쟁 부문에서는 10편의 장편과 12편의 단편영화가 겨룬다. 강진석 프로그래머는 융 전정식 감독의 ‘우리를 이어주는 모든 것’을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입양인 출신 작가인 래티시아가 자기 뿌리를 찾고자 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강 프로그래머는 “입양인의 경험과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건축 다큐멘터리 감독 하인츠 에미히홀츠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기획전도 열린다. 1974년 작 ‘애로우플레인’부터 2014년 작 ‘활주로’ 등 14편의 작품을 상영하고 그가 직접 그린 드로잉 수백점도 전시한다. 폐막작은 프랑스 아르노 데플레솅 감독이 영화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은 자전적 작품 ‘영화광들!’이다. 영화제 측은 “가상의 주인공 폴 데달뤼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기억, 픽션, 발견이 억누를 수 없는 급류 속으로 우리를 이끌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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