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 선정 盧대통령 회견 손 든 조선일보기자 빼 논란
14일 이뤄진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자로 선정된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기자는 질문을 못하고 당초에는 선정되지 않았던 기자들은 질문하는 등 매끄럽지 않았다.청와대측의 일방적인 진행 때문이었다.회견에 앞서 청와대 보도지원비서관실(춘추관)은 지난주 출입기자들에게 질문 예정자를 정해달라고 요청했다.회견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였다.이에 따라 출입기자들은 종합지(중앙일간지),방송사,경제지 등 분야별로 정식 질문자와 후보자를 추첨으로 결정했다.
종합지의 정식 질문자로 한겨레신문과 함께 조선일보 기자가 선정됐으나,이날 회견의 사회를 본 이병완 홍보수석은 조선일보 기자를 지명하지 않았다.조선일보 기자는 손을 수차례 들었으나 질문하지 못했다.그는 회견이 끝난 뒤 이병완 수석에게 경위를 물었다.이 수석은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과는 달리 이 수석 등이 갖고 있던 진행 메모지에도 조선일보 기자는 아예 질문자에서 누락됐다고 한다.청와대가 조선일보 기자에게는 처음부터질문권을 줄 생각이 없었던 셈이다.최근 조선일보가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을 갈아마시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있다는 게 정설이다.이에 대해 적지않은 기자들은 “청와대가 오보에 대해서 대응하면 될 일을 갖고,질문권을 주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면서 “더구나 조선일보 청와대 출입기자가 문제가 된 기사를 쓴 것도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예비후보’ 질문자로 뽑혔던 파이낸셜뉴스,코리아헤럴드,이데일리 기자 등도 질문을 하지 못했다.반면 이 수석은 질문자 추첨과정에서 선정되지 못한 KBS와 YTN 등에도 질문권을 주는 등 방송쪽을 집중 배려했다.회견에서는 국내 언론사 소속으로는 모두 11명이 질문을 했다.
이중 방송사는 6명이 질문한 반면,종합지와 경제지는 각각 1명씩만 질문을 했다.이밖에 통신사 1명,지방지 2명의 기자가 질문할 수 있었다.외신기자는 2명이 질문했다.
이에 앞서 이 수석은 이번주 초 연두회견 질문자 선정명단을 통보받은 뒤,KBS 기자가 빠졌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출입기자들은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을 보이콧하겠다.”고 통보했다.청와대측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기자실에서 정한 질문자에 대해서는 후보자를 포함해 모두 질문할 수 있도록 하고,그 다음에 KBS에 질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발짝 물러섰다.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 이 수석은 그러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는 않은 셈이다.이와 관련,출입기자들은 이 수석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로 했다.대통령 연두기자회견을 앞두고 질문자 선정과정에서부터 불거진 문제는 회견 당일까지 이어졌고,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도 불투명하다.
곽태헌기자 ti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