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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美·中대화와 외교수사학/박홍환 논설위원

    중국의 지도자들은 선조들의 휘황찬란한 역사와 문화에 고마워할 법도 하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사자성어나 고문들을 이용해 대화의 상대방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하늘이 건네준 복이라고 할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뜻을 상대방에 고스란히 전달해줄 수 있는 사자성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선조들에게 머리를 조아릴 이유는 충분하다. 일단 멋들어진 풍류를 내보일 수 있지 않는가. 특히 대국을 상대로 한 외교에서 그 진가는 두드러진다. 그제 열린 제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논어의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않는다”(己所不欲, 勿施於人)는 구절을 인용해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과 싸우고 싶지 않다는 뜻을 완곡하게 밝혔다고 한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미국에 왜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어 사달을 일으키느냐는 힐난을 한 것에 다름 아니다. 직언을 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얘기들을 고전을 꺼내 들어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과 중국, G2(주요 2개국) 간 전략경제대화는 2009년 처음 시작됐다. 조지 H 부시 행정부 시절 진행된 ‘전략경제대화’가 중국의 위상 확대에 따라 ‘전략과 경제’ 대화로 확대 개편된 것이다. 전자가 경제에 방점이 찍혔다면 후자는 외교에 주안점이 있다. 두 나라의 외교 및 경제 사령탑이 번갈아가며 상대국을 방문해 회의를 진행한다. 북핵이나 위안화 절상 등 이슈에 따라 긴장감이 달라진다. 외교적 수사(修辭)가 총동원되는 것은 물론이다. 워싱턴의 첫 번째 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미 지도자들은 온갖 수사여구를 동원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중국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을 때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산(山)은 계속 다니면 길이 만들어지지만 얼마 동안 다니지 않으면 풀이 우거져 막히게 된다”는 맹자(孟子)의 말을 인용, 양국이 21세기의 새 길을 만들어 보호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힐러리 장관은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심심상인’(心心相印)과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人心齊, 泰山移)’는 중국 속담을 꺼내 협력을 구했다. 이후로도 미·중 양측 인사들은 전략경제대화에서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뜻을 담은 ‘동주공제’(同舟共濟) 등의 사자성어를 종종 거론했다. 하지만 그들이 건네는 덕담 속에는 상대를 견제하는 가시와 발톱이 감춰져 있음은 물론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힐러리 자서전은 장식용” 굴욕

    “힐러리 자서전은 장식용” 굴욕

    차기 미국 대선 유력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의 새 책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이 사놓고도 가장 안 읽히는 대표적 책으로 꼽혔다. 생계형 자서전 출간이라는 강변에도 불구하고 유명세에만 기댄 책이다 보니 힘든 판매고를 기록하고, 그에 따라 받아들이기 힘든 조롱까지 당하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힐러리 책을 포함, 최근 출간된 정치인들의 책을 실제 독자들이 얼마나 읽었는지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분석에 이용한 것은 호킹지수. 조던 엘렌버그 위스콘신대 수학 교수가 개발한 기법으로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에 나온 정보를 토대로 책을 산 독자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책을 읽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독자들이 읽은 책에서 가장 많이 추천한 구절 5개가 몇 쪽에 있는지 찾아 평균을 내고 이 쪽수가 전체 쪽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게 된다. 유명하다니까 사 놓고는 대충 앞부분만 뒤적이다 마는 책인지, 아니면 독자들이 저자의 호흡을 따라가면서 끝까지 잘 읽은 책인지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다. 일종의 열독률 조사인 셈이다. 가령 요즘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의 경우 호킹지수는 고작 2.4% 정도가 나온다. 이 조사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진행했다. 힐러리의 책 ‘힘든 선택들’은 어땠을까. 2.04%에 그쳤다. 이름만 해도 무시무시한 ‘21세기 자본론’만도 못한 것이다. 독자들이 추천한 5개의 구절은 초반 10여쪽에 몰려 있었고 가장 뒤에 있는 구절도 겨우 33쪽 정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책 분량은 600여쪽이다. 호킹지수가 가장 높았던 책은 24.55%를 기록한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의 ‘의무’(Duty)였다. 부시 정권의 매파 관료였던 그는 이 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보고 미쳤다고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버티는 이라크 총리… “ISIL 물리칠 때까지 못 물러나”

    버티는 이라크 총리… “ISIL 물리칠 때까지 못 물러나”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뒤 군경 수뇌부 2명을 해임했다고 AP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퇴진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알말리키 총리는 전날인 4일 성명에서 “나를 총리직에서 몰아내려는 어떤 시도와도 맞서 싸울 것”이라며 “(세 번째) 총리직을 위한 입후보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를 물리칠 때까지 총리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5일에는 알리 가이단 지상군 사령관과 모흐센 알카비 연방경찰청장을 해임했다. 이들 모두 가택 연금 조치가 내려졌고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AP통신은 “수니파 반군 봉기 직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군경 조직을 쇄신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국내외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라크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총리 퇴진을 촉구하며 “의회는 빨리 반군에 대항하고 나라를 단합시킬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알말리키 총리가 물러나야 할 국면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총리를 계속한다면 결국 이라크는 분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국 정치권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라크 의회는 지난 1일 개막했지만 수니파, 시아파, 쿠르드족 간 갈등으로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종료됐다. 8일 다시 소집되는 의회는 의장과 정·부통령을 선출하고 대통령은 총리를 임명한 뒤 내각 구성을 위임할 예정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고액 강연료/문소영 논설위원

    미국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대학생들로부터 강연료 반납 요청을 받고 있어 화제다. 미국 네바다주립대 라스베이거스캠퍼스(UNLV) 학생회는 ‘빌 힐러리 앤드 첼시 클린턴 재단’에 편지를 보내 22만 5000달러(약 2억 2500만원)의 강연료의 일부나 전부를 대학에 반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는 10월 13일 이 대학 재단의 기금 모금행사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학생회는 “대학 등록금이 4년간 17% 오르는 상황에서 강연료가 너무 고액”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대학 기금 모금 행사의 강연료가 22만 5000달러라면 누구든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 측은 이런 요청에 대해 “강연료는 클린턴 재단으로 들어가 에이즈 퇴치, 기후 변화 예방 등에 쓰인다”고 설명했고, 세이브더칠드런, 헬렌켈러인터내셔널, 국제보호협회 등의 단체에서 무료 강연도 많이 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백악관을 나올 때 빈털터리여서 악착같이 강연에 매달렸다”라며 ‘생계형 강연’임을 강조하지만 여론은 냉소적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국무장관 시절을 담은 회고록 ‘어려운 선택들’ 인세로 1400만 달러(약 140억원)를 벌어들였다. 1회당 강연료가 20만~25만 달러에 이른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2001년 퇴임하고 지난해까지 542회 강연에서 1억 490만 달러(약 1049억원)를 벌어들였다. 클린턴 부부는 100만 달러(약 10억원)의 주택 2채를 소유하고 있다. 생계형 강연에 필사적이기에는 충분히 부자가 아닌가 싶다. 한국 또한 세계적인 석학에게 억대의 강사료를 지급한다는 소문이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같은 경우다. 반면 한국 강사의 회당 강연료는 최대 1000만원 안팎이라고 한다. 1회에 억대 강연료를 받는 국내 강사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남자의 물건’의 저자 김정운 전 명지대 교수나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 서울대 교수 등이 특급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강사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회당 강연료는 100만~500만원 선이지만 대학이나 공공기관의 경우는 10만~50만원 선으로 떨어진다. 강연을 주요 생계수단으로 삼는 무명의 강사들에게는 팍팍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정부를 포함한 우리 사회 전반이 지식산업에 인색해 원고료나 강연료를 낮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재능기부 분위기가 확산돼 무료강연도 늘어가는 추세다. 고액 강연료로 입길에 오르는 클린턴 전 장관을 보며 우리의 ‘문화융성 시대’를 생각해 본다. 이 땅의 지식인들도 책을 쓰고 강연하며 큰 부자가 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장관에게 힘 실어주자] 마주 보며 토론하는 미국…고개 숙여 받아적는 한국

    [장관에게 힘 실어주자] 마주 보며 토론하는 미국…고개 숙여 받아적는 한국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축구대표팀 감독이 8차례나 바뀌며 혼선을 겪었다. 축구행정 책임자들이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차근차근 노력하기보다는 국제대회 때마다 눈앞에 닥친 비판을 피하기 위해 감독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가 초래한 결과였다. 차범근 전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기간 중 현지에서 해임되기도 했다.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와 장관 경질은 불행히도 상황만 놓고 보면 서로 다르지 않다. 장관이 제 역할을 다하려면 충분한 재임 기간이 필요하다. 부처 수장으로서 구상하고 있는 국가사업을 예산안에 반영했는데 장관이 갑자기 바뀐다면 계획을 세운 장관 따로, 집행하는 장관 따로가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보통 장관이 업무 파악을 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에서 장관 재임 기간이 최소 2년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처럼 장관 자신이 6개월짜리인지, 1년짜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선 조직을 장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장관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노무현 정부 때 11.4개월, 이명박 정부 때 18.9개월이었다. 현 정부의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기어코 3개월짜리 ‘단명 장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충분한 임기를 보장한다는 것은 신중하고 철저한 인선을 전제로 한다. 지금처럼 국무총리, 장관 선임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선 기대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미국에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 4년간 국무장관을 지냈고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변이 없는 한 오바마 2기 행정부 4년 동안 국무장관을 지낼 거라는 게 상식이다. 이는 장관 임명 전에 이미 예측 가능할 정도로 철저한 인사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독일에서 정부 기관장을 선임하는 방식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독일 국책연구기관 원장의 경우 종신직이다. 통상 40~50대 연구자가 원장이 되기 때문에 20년 이상 원장으로 일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연구자가 기관장이 되고 종신직이다 보니 장기 전략을 세우고 집행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후임 원장을 정하기 위해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적임자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검증 기간도 3년에 이른다. 장관 임기가 짧은 것은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위기에 몰리거나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마다 개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관행과 연관된다. 한마디로 장관의 역할 중 하나가 ‘속죄양’이기 때문에 임기가 길 수도 없고 특별한 전문 역량도 의미가 없다. 6월항쟁과 직선제 개헌 등으로 국내 정세가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1987년에 내무부 장관이 1년 동안 무려 4명(정호용, 고건, 정관용, 이상희) 바뀐 게 단적인 예다. 기획재정부는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기능을 통합한 뒤 예전에는 부처별로 운용에 자율성이 강했던 기금 사업까지 시시콜콜 간섭할 정도로 독주를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심지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토론을 통해 분야별 예산 총액을 정하도록 돼 있는 국가재정전략회의조차 구색에 그칠 뿐 거의 모든 예산 배분이 청와대와 기재부 손에 좌지우지된다. 또 장관이 필요해서 자신의 부처에 별도의 부서를 만들려고 해도 조직 부문이 안행부가 관할하는 총액인건비 제도 등에 묶여 있는 탓에 쉽지 않다. 예산이든 조직이든 장관이 힘을 쓸 수 없는 구조다. 심지어 과장급 인사 발령에까지 청와대 입김이 영향을 미치면서 장관은 말 그대로 허수아비가 돼 버렸다.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구상한 정책이나 선거공약을 그대로 받들어 실행할 뿐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대통령과 장관의 관계부터 고쳐야 장관에게 권한과 책임이 부여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미국 백악관 참모들을 다룬 정치드라마 ‘웨스트 윙’을 즐겨 본다는 말을 주변에 한 적이 있다. 이 드라마에선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 장관들이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책상에 걸터앉아 허물없이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가 실제 백악관의 풍경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국무위원들끼리 토론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참모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고 토론했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국무회의 모습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나하나 지시하고 장관들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 채 수첩에 받아 적느라 바쁘다. 대통령이 묻지 않으면 특별히 대답할 필요가 없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급히 올라온 장관이 열심히 ‘받아쓰기’만 하다가 내려가는 행태다. 김상묵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정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이 지지만 대통령이 나라의 모든 일을 혼자 다 할 순 없으니 총리와 장관이 이런이런 일은 대신 맡아 달라고 명확히 분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너무 자세하게 일일이 지시하고 다그치면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힐러리 고액 강연료 반환하라”

    ‘생계형 억대 강연’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또다시 고액 강연 구설수에 휩싸였다. 오는 10월 힐러리의 강연이 예정된 네바다주립대 라스베이거스캠퍼스(UNLV) 학생들이 강연료를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28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은 네바다대 학생회가 ‘빌 힐러리 앤드 첼시 클린턴 재단’에 22만 5000달러(약 2억 3000만원)에 달하는 강연료의 일부나 전액을 대학 재단에 반환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월 13일 대학 재단의 기금 모금 행사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앞으로 4년간 등록금이 17% 오르는 상황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게 지급할 강연료가 너무 고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엘리아스 벤절룬 학생회장은 “대학 기금 모금을 돕는 사람은 누구든 환영하지만 강연료가 22만 5000달러라면 누구든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미국 경제전문온라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힐러리 측근의 말을 빌려 “강연료는 클린턴 재단으로 들어가 에이즈 퇴치, 기후 변화 예방 등에 쓰인다”고 보도했다. 또한 “클린턴 전 장관은 세이브더칠드런, 헬렌켈러인터내셔널, 국제보호협회 등의 단체에서 무료 강연도 많이 했다”고 해명했다. 고액 강연 논란이 고조되면서 지난 10일 미국에서 출간한 클린턴 전 장관의 회고록 ‘힘든 선택들’도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발매 첫 주 10만부가 팔린 이 책은 2주째에는 5만권이 팔리는 데 그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00만명 감동시킨 女사형수, 석방 하루만에 다시 감옥으로

    100만명 감동시킨 女사형수, 석방 하루만에 다시 감옥으로

    지구촌의 ‘기도’로 석방됐던 수단의 여성 사형수가 출국하려던 중 다시 붙잡혔다. 지난 5월 교수형을 선고받았던 두 아이의 엄마, 마리암 야히아 이브라힘(27)이 석방된 지 하루 만인 24일 다시 구속됐다. 그를 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탄원운동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는 이슬람교로의 개종을 거부하고 기독교인 다니엘 와니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체포됐다. 그를 경찰에 끌고 간 것은 친척 오빠들이었다. 당시 생후 11개월이던 아들도 함께 구금됐다. 수단 법원은 지난달 15일 “기독교만이 나의 유일한 종교”라고 버티던 임신 8개월의 이브라힘에게 사형과 태형 100대를 선고했다. 같은 달 23일 이브라힘은 달수도 채우지 못한 딸 마야를 교도소 안에서 출산했다. 쇠사슬에 손목이 묶인 채였다. 1985년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도입한 수단은 이슬람교도가 개종할 경우 범죄로 규정해 사형에 처할 수 있다. 또 여성이 타 종교를 믿는 남성과 결혼하면 간통 혐의로 처벌할 수도 있다. 이 소식이 이브라힘의 변호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탄원 운동이 이어졌다. 각국의 정치, 사회, 종교 지도자와 유명 인사들까지 압박하고 나서자 수단 정부는 결국 23일(현지시간) 이브라힘을 무죄로 풀어줬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수단은 온 세계가 관심을 기울인 데 대해 당황했다”고 보도했다.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국제사면위원회에 그의 석방을 청원하는 서명을 하고 35만명이 수단에 편지를 보냈다.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세계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등 정계와 종교계 지도자들도 처벌을 철회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미 국무부 역시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오늘날 세계 어디에도 없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수단을 비난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종교 캠페인 그룹의 활동가 사프완 아보베이커는 “석방을 위해 돈을 지불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수단 법원은 24일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수단을 떠나려던 이브라힘은 공항에 억류됐다. CNN 등에 따르면 이브라힘의 변호사 에만 압둘 라힘은 그의 가족들이 수도 하르툼 공항에서 붙잡혀 수사기관의 손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체포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고 수사당국 관계자들도 입을 다물었다. 앞서 이브라힘의 친척인 알하디 무함마드 압둘라는 CNN에 “샤리아를 모독한 이브라힘이 풀려난다면 우리가 그를 죽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폭스뉴스는 “우리의 눈이 수단을 떠나면 그의 신변이 위험해질 것”이라며 “망명이든 시민권 부여든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일·가정 양립방안 찾기’ 첫 대규모 토론… 美민주 전대 방불

    ‘일·가정 양립방안 찾기’ 첫 대규모 토론… 美민주 전대 방불

    23일(현지시간) ‘일하는 가정을 위한 백악관 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 시내 옴니쇼람 호텔은 마치 민주당 전당대회장을 축소해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대형 버스에 나눠 타고 행사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참석자들은 대통령과 부통령 부부가 모두 참석해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힘을 보태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백악관과 노동부, 미국진보센터(CAP)가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만 따로 떼 대규모 공론의 장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건강보험개혁에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중 ‘치적’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참석자 대부분이 여성이었지만 남성들도 적지 않았다. 20대 인턴들부터 80대 노()활동가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골드만삭스와 존슨앤드존슨의 최고경영자 등 대기업 CEO들이 다수 연사로 참석해 일과 가정, 여성 인력 활용 방안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라이브 스트림으로 생중계됐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질문을 받고 즉석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십분 활용했다. 한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국내 언론으로는 서울신문이 유일하게 초대됐다. ●달라진 미국의 고용시장 회사에서 회의 도중 갑자기 아이가 아프다고 학교에서 연락이 왔을 때 발을 동동 굴러 보지 않은 부모는 없다. 일과 가정 간의 갈등은 그래서 사회적·경제적 문제인 동시에 개인적 문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낮 연설에서 싱글맘 아래서 성장해 변호사 부인과 두 딸을 둔 자신의 사례를 들며 일과 가정, 여성 이슈는 모두의 일이라고 정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고용 정책은 급변하는 21세기 고용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현재 미국은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47%가 여성이고,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의 주요 수입원 역시 여성이다. 아내의 수입이 남편보다 많은 경우도 24%나 된다. 그러나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7%에 불과하다. 이번 백악관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동일노동·동일임금, 유연노동제 확대와 유급 휴직 제도 도입이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기업들의 부담 증가를 이유로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어 유급 출산 휴직과 최저임금 인상, 유연근무제 확대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회의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지지계층 결집 및 외연 확대라는 의미도 깔려 있다. ●공론의 장으로 부상한 ‘백악관 서밋’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조 바이든 부통령과 부인 질, 토머스 페레스 노동부 장관, 니라 탠던 미국진보센터 회장, 베시 스티븐슨 경제자문위원 등이 참석해 연설했다.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마리아 슈라이버, 전설적인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번 행사를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1월 국정연설에서 일과 가정, 여성을 화두로 던진 뒤 4월부터 6개 도시에서 이를 주제로 포럼을 진행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에는 대학교육과 관련해 백악관 회의를 개최,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반대를 공략하는 공론의 장으로 ‘백악관 서밋’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여성 근로자들과 관련된 핵심 이슈들을 매우 적극적인 방식으로 공론화하는 것이 인상적”이라며 “우리 정부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여성 근로자 관련 이슈들에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철천지원수… 美언론인, 오바마·클린턴 불화 폭로

    철천지원수… 美언론인, 오바마·클린턴 불화 폭로

    오바마(왼쪽)와 클린턴(오른쪽) 집안이 앙숙이며, 이 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2016년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 책이 나왔다. 뉴욕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언론인 에드워드 클레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불화를 담은 책 ‘철천지원수’(Blood Feud)를 발간했다고 보도했다. 클레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2012년 재선을 돕는 등 겉으로는 사이 좋은 척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혐오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인에게 “지금까지 내가 만난 그 누구보다도 오바마를 미워한다”면서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한 오바마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백악관 선임고문인 밸러리 재럿과 샴페인을 마시며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힐더비스트’(Hilderbeest)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힐더비스트는 힐러리와 세렝게티 초원의 위협적이고 덥수룩한 갈기를 가진 사슴영양의 합성어다. 클레인에 따르면 두 집안 사이가 본격적으로 틀어진 것은 2011년이다.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참모들의 건의에 따라 그에게 골프 라운딩을 요청했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와 내가 2016년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데 힐러리는 자질도 훌륭하고 경험도 많은 후보’라며 사실상 차기 담보를 압박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대답하지 않은 채 주제를 바꾸려 했고 급기야 “미셸도 훌륭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미국 ‘필부필부’와 나눈 5시간의 대화/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국 ‘필부필부’와 나눈 5시간의 대화/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 주차장은 새벽부터 습한 고온으로 달아올랐다. 그럼에도 챙모자와 물통, 간이의자 등을 준비해온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늘어섰다. 민주당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두 번째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 출간기념 사인회를 한다는 소식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몰려든 것이다. 기자 앞에는 무거워 보이는 배낭을 멘 젊은 흑인 여성이 서 있었다. 힐러리 전 장관의 회고록 5권을 사서 배낭에 넣어왔다며, 사인을 받아 식구들에게 나눠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앞에는 30대로 보이는 남녀 커플이 줄을 섰다. 기자의 뒤에는 60대 할머니 3명이 자리를 잡았고, 그들 뒤에는 중년 남성이 아이와 함께 서 있었다. 30분쯤 지났을까, 힐러리 전 장관의 대권 도전을 지원하는 풀뿌리 정치자금 모금단체 ‘레디 포 힐러리’ 회원들이 할머니들에게 다가와 지지 서명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할머니들은 “나는 힐러리가 좋아. ‘레디 포 힐러리’는 어떻게 가입하는 거냐. 후원금도 내야 하냐”며 흔쾌히 서명을 했다. 기자가 “힐러리의 어떤 면이 좋으냐”고 묻자 “경험도 많고 능력도 있고,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나은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땡볕에 서서 기다린 지 1시간쯤 지나자 앞뒤에 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27세 교직원이라고 밝힌 흑인 여성은 “우리도 여성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됐다”며 “그렇지만 이번 회고록은 외교 성과에만 치중해 대선 캠페인용으로 보여 조금 실망했다”고 말했다. 발매 1주일 만에 10만부 이상 판매됐지만 첫 번째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가 첫 주에 60만부나 팔린 것에 비하면 저조한 것이 이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아이를 데리고 온 중년 남성은 군인 출신 교수였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에 이어 이라크에도 더는 개입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실패한 전쟁’을 끝내는 것은 맞지만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 힐러리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되면 더 나은 판단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할머니들 가운데 의회에서 일했다는 한 명은 미 정치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에릭 캔터(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왜 중간선거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졌는 줄 아느냐. 지역구는 안 챙기고 중앙 정치에만 치중하다가 유권자들한테 버림받은 것”이라며 “민심을 돌보지 않는 정치인은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친구가 총기 사고를 당했다는 남녀 커플은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얼마나 표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며 “공화당이 이민개혁법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20~60대 남녀노소로부터 생생한 민심을 들은 지 5시간쯤 지났을 때 드디어 힐러리 전 장관 앞에 서서 사인을 받고 악수를 나눴다. 힐러리 전 장관과의 만남은 짧게 지나갔지만 그를 지지하는 필부필부와의 5시간은 미국인들이 차기 대통령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를 깨닫게 했다. 힐러리 전 장관도 이들의 마음을 읽었을까. chaplin7@seoul.co.kr
  • ‘이라크 무능’ 눈 돌리려 뒤늦게 작전?… 美, 벵가지 테러 주범 체포 ‘구설’

    ‘이라크 무능’ 눈 돌리려 뒤늦게 작전?… 美, 벵가지 테러 주범 체포 ‘구설’

    2012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를 숨지게 한 테러의 주범이 체포됐다. 최근 나라 안팎의 잇단 사건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번 작전은 새로운 정치적 논란만을 불러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4명의 델타포스 대원과 2~3명의 연방수사국 요원이 지난 16일 새벽 벵가지 외곽에서 무장단체 안사르 알샤리아의 지도자 아흐메드 아부 카탈라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작전은 총알 한 발 쏘지 않고 사상자 없이 마무리됐다. 카탈라는 지중해에 배치된 미 군함으로 옮겨졌다. 카탈라의 체포 소식에 미국 양당은 일제히 환영을 표시했다. 특히 최근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뛰어난 외교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자국민이 공격당하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든 책임자를 정의의 심판대에 세운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공화당은 카탈라의 체포가 너무 늦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벵가지에서 NYT 기자의 인터뷰에도 응할 정도로 자신을 드러냈던 카탈라를 이전에 얼마든지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최소 1년 전에 카탈라 체포 작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정부가 이라크 사태 등에 쏠린 눈을 돌리기 위해 뒤늦게 작전을 실행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카탈라가 법정에 서면 국무장관 재임 중 최악의 사건이 일단락돼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가도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하지만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재판이 준비되는 수개월 동안 언론의 헤드라인은 ‘벵가지’로 장식될 것이고 장관 시절 클린턴의 책임론이 다시 부각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카탈라를 각각 미국 법정과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다뤄야 한다고 각을 세우는 이유도 클린턴의 책임론과 관계가 깊다. 민주당은 그를 온 국민이 볼 수 있는 민간 법정에 세워 테러범 자체가 주목받길 바란다. 반면 “미국 밖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이기 때문에 관타나모에 보내야 한다”는 공화당의 주장대로라면 사건의 중심은 클린턴 전 장관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힐러리 >오바마” CNN 국정능력 여론조사… 모든 면 앞질러

    힐러리의 힘인가, 오바마의 굴욕인가. 미국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내외 모든 현안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훨씬 잘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CNN이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 전 장관은 2016년 대통령이 됐다고 가정했을 때 국내외 각종 현안에 대한 국정수행능력 전반에서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응답자의 63%는 힐러리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되면 외교정책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40%에 그쳤다. 대테러정책에 대해서도 61%가 힐러리 전 장관이 잘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49%였다. 힐러리 전 장관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것으로 여겨져온 경제정책 수행 능력에서도 63%가 잘할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38%만이 좋게 평가했다. CNN은 “오바마 대통령은 9개 정책 현안에 대한 국정수행능력 지지도에서 단 한 건도 50%를 넘지 못했다”며 “힐러리 전 장관이 이 같은 지지도를 유지할 경우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이 NBC뉴스, 애넌버그공공정책센터와 공동으로 성인 12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에선 지난 25년 동안 백악관을 지킨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42%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18%로 2위였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각각 17%, 16%의 지지를 받았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국도 이제 여성 대통령 나올 때” 사람들 땡볕서 몇시간씩 기다려

    “미국도 이제 여성 대통령 나올 때” 사람들 땡볕서 몇시간씩 기다려

    “한국에서 온 특파원입니다. 당신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두 번 봤어요.” “그렇군요. 대단히 반갑습니다.” 14일 오전 11시 30분쯤(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 내 칸막이가 세워진 공간으로 들어가자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모습이 보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줄에 서서 4시간 넘게 기다린 뒤 두 번의 보안검사를 거쳐 들어간 책 사인회 현장이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지난 10일 출간한 두 번째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을 쌓아 놓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었다. 기자의 순서가 되자 힐러리 전 장관은 내민 책의 맨 앞 페이지에 ‘힐러리’(작은 사진)라고 사인한 뒤 악수를 청했다. 기자가 “한국에서 온 워싱턴 특파원이다. 당신이 2009년과 2011년 국무장관으로 한국에 왔을 때 담당 기자로 취재했다”고 밝히자 그는 “그렇군요. 아주 반갑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6년 대선 출마 여부는 언제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답 없이 미소로 화답했다. 다른 질문을 하려 하자 그를 둘러싸고 있는 보안요원들이 가로막았다. “개인적인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코스트코 앞 주차장은 새벽 5시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힐러리의 책과 얼굴이 담긴 포스터, 배지 등을 들고 줄을 섰다. 주최 측이 1000명으로 제한하는 바람에 뒤늦게 온 사람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기자는 아침 7시부터 줄을 서 번호표 ‘522번’을 받았다. 앉을 곳이 없어 땡볕에 서서 몇 시간을 기다려도 사람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20대 교직원 마리아 잭슨은 “미국도 이제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레디 포 힐러리’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은 60대 여성은 포스터를 들고 “힐러리”를 연호하더니 힐러리 앞에 서자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는 “여성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0대 한 남성은 “직접 보니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며 “그가 대선에 나오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트코 밖에서는 힐러리 전 장관의 대권 도전을 지원하는 풀뿌리 정치자금 모금단체 ‘레디 포 힐러리’에서 마련한 버스가 돌아다니며 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사인회는 예정보다 1시간 늦어진 오후 2시쯤 끝났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전기톱에 팔 잘려도 진료거부…英의료제도의 맹점

    전기톱에 팔 잘려도 진료거부…英의료제도의 맹점

    전기 톱날에 팔 피부가 절단돼 위급상황에 처한 62대 남성이 급히 찾은 총 2군데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한 사연이 알려져 해당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웨스턴 데일리 프레스는 62세 남성이 전기 톱날에 팔이 베이는 긴급 상황에 처했지만 2군데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해 스스로 응급조치를 시행,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벌목공으로 일하는 62세 남성 래리 스미스로 그는 최근 목숨이 위험한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다. 잉글랜드 글로스터셔 페어포드 타운에서 벌목작업을 하던 중 전기 톱날에 팔이 박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베였던 것. 갑자기 일어난 사고에 경황이 없었던 스미스는 즉시 인근 병원인 레칠레이드 메디컬 센터를 찾아 응급조치를 받으려했지만 해당 병원은 진료를 거부했다. 그가 해당 지역에 등록된 환자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눈앞에 피가 줄줄 흐르는 응급환자가 있는데 진료를 거부하다니? 언뜻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여기에는 우리에게 낯선 영국만의 의료제도가 숨어 있다. 영국 보건의료제도는 NHS (national health service)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보통 진료가 필요하면 1차로 본인 거주 동네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2차로 종합병원에 이송되는 형태다. 또한 영국 정부가 영국 내 거주자의 진료 및 치료비용을 무료로 보장해주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모든 영국내 거주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본인 거주지 동네 병원의 담당 GP(General Practitioner, 주치의)를 반드시 정해 놔야하고 진료 전에 예약을 해놓지 않으면 제 시간에 진료를 받기 어렵다. 결국 진료를 거부당한 스미스는 본인이 환자로 등록되어있는 힐러리 코티지 병원으로 직접 차를 몰고 갔다. 그러나 이 병원에서도 그는 진료를 거부당했다. 병원 측이 내건 이유는 당시 병원 의사들이 너무 바빠서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영국 병원은 진료 전 예약을 해놓지 않으면 제 때 치료를 받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스미스는 불시에 사고를 당한 것이었고 전기 톱날에 팔 피부가 갈라져 뼈가 드러났기에 누가 봐도 긴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두 군데 병원에서 모두 치료를 거부당했고 결국 3번째 병원을 찾아야했다. 그러나 이미 피가 너무 많이 흐른 상태였고 스미스는 이대로 팔을 방치하면 목숨이 위험할 것이라고 판단해 약국에서 붕대를 구입, 스스로 응급처방을 했다. 응급처방을 마친 스미스는 부인과 함께 차를 몰고 16㎞ 떨어진 시런세스터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이곳에서 스미스는 10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의 팔에는 큰 흉터가 이미 깊숙이 남겨진 상황이었다. 한편, 스미스의 진료를 거부한 레칠레이드 메디컬 센터와 힐러리 코티지 병원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웨스턴 데일리 프레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생계형’ 강연은 새빨간 거짓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의 자산이 1억 150만 달러(약 1033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클린턴 대통령 퇴임 당시 막대한 빚을 지고 있어 ‘생계형 억대 강연’에 나설 수밖에 없다던 힐러리 전 장관의 최근 인터뷰와 사뭇 다른 상황이어서 눈길을 끈다. 12일(현지시간) 유명인들의 재산을 추적해 알려주는 웹사이트 ‘셀러브리티넷워스’(celebritynetworth)와 무료 타블로이드 신문 ‘워싱턴 이그재미너’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산은 8000만 달러,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자산은 215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직 대통령 가족 중 최고 액수로, 2위인 조지 W 부시 가족(3500만 달러)의 3배에 육박한다. 셀러브리티넷워스에 따르면 퇴임 당시 폴라 존스와의 성추문 소송과 위자료로 이들이 50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당시 거처를 마련할 돈도 없어서 지인에게 130만 달러를 빌려 뉴욕주 차파쿠아에 170만 달러짜리 집을 샀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4년 회고록 ‘나의 인생’(My Life)을 출간하면서 상황은 금세 역전됐다. 선인세 1500만 달러를 받아 빚을 청산했고, 지난해까지 544차례 강연에서 총 1억 9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미국뿐 아니라 코스타리카, 멕시코, 캐나다, 나이지리아 등 외국에서도 강연료로 5700만 달러를 벌었다. 국무장관 시절 연봉 18만 6000달러를 번 힐러리도 2003년 첫 번째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로 선인세 1000만 달러를, 최근 두 번째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로 1400만 달러를 받았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클린턴 일가 자선재단의 자산은 무려 2억 5700만 달러이며, 그간 이들이 재단 활동 여행 경비로 쓴 돈만 5000만 달러”라고 꼬집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美 캔터 후폭풍… 공화는 당권 투쟁, 민주는 민심 공략

    美 캔터 후폭풍… 공화는 당권 투쟁, 민주는 민심 공략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 10일(현지시간) 치러진 공화당 내 예비경선에서 에릭 캔터(버지니아) 하원 원내대표가 예상을 깨고 패배하면서 공화당이 서둘러 새판 짜기에 나섰다. 공화당 내 극단적인 보수주의 운동 세력인 ‘티파티’가 지지한 무명의 교수 출신 데이비드 브랫 후보에게 밀린 캔터 원내대표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매우 실망스럽지만 모든 정치는 지역에서 시작된다. 지역구 유권자들은 다른 후보를 선택했다”면서 “다음 달 31일 원내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7선이자 당내 2인자인 캔터 원내대표는 중간선거 이후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였으나 예선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한 것이다. 하원 다수 의석을 유지해야 할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내 권력 투쟁에 휩싸이게 된 공화당은 이에 따라 당장 오는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겠다고 밝히는 등 조직 추스리기에 나섰다. 베이너 의장은 성명에서 자신의 거취는 밝히지 않고 “캔터는 내가 매일 의지한 인물”이라며 아쉬워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당내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원내총무가 원내대표로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하원 규칙위원회 위원장인 피트 세션스(텍사스) 하원의원 등도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캔터 원내대표의 낙마를 계기로 중간선거에서 예상 판세를 뒤엎고 하원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캔터는 오랫동안 공화당 극단주의 정책과 식물 의회, 위기 제조의 대표적인 얼굴이었다”고 지적한 뒤 “그럼에도 공화당을 더 오른쪽(극우보수주의)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이번 예비선거는 티파티의 승리”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차기 유력 대권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공화당 2인자의 탈락은 국민들이 정치에 불안과 분노를 느낀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날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과 가진 공개 좌담에서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정치 토론 과정에서 이념 논쟁에 허비하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크다. 이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불안, 좌절, 실망, 심지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中 천광청 美망명은 해럴드 고가 막후 기획

    中 천광청 美망명은 해럴드 고가 막후 기획

    2012년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의 망명 해법을 막후에서 기획한 사람은 한국계 미국인 해럴드 고(60·한국명 고홍주) 전 미 국무부 법률고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현지시간) 출간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에 따르면 2012년 4월 중국 지방을 여행 중이던 고 전 고문은 장관 비서실장으로부터 베이징으로 긴급히 오라는 호출을 받았다. 당시 천광청은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의 보호하에 있었으며 그의 신병 처리를 둘러싸고 미·중 간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천광청은 당초 미국으로 망명하지 않고 중국에 남아 개혁작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반체제 인사들이 망명 후 급속히 영향력을 잃는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고 전 고문은 천광청의 이런 우려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1961년 군부 쿠데타 때 미국으로 망명한 외교관 출신 아버지를 둔 고 전 고문은 천광청이 중국을 떠나면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지 알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 전 고문은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면서도 중국 인권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른 천광청의 인도주의적 요구를 수용하는 절충안을 모색했다. 고민 끝에 나온 방안은 천광청을 베이징에서 떨어진 법대에서 2년 정도 공부하게 한 뒤 미 대학으로 유학을 보내는 것이었다. 미·중은 담판을 벌여 고 전 고문의 절충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천광청이 입장을 바꿔 망명하겠다고 밝혀 사태가 꼬이자 미 측은 수정안을 마련, 중국 체류를 생략하자고 제안했고 중국 측이 이를 수용해 사태가 해결됐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先주문 100만부’ 힐러리 회고록의 힘은 [ ]다.

    ‘先주문 100만부’ 힐러리 회고록의 힘은 [ ]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은 힐러리가 쓴 것이 아니다? 10일(현지시간) 출간돼 화제를 몰고 다니는 힐러리 전 장관의 두 번째 회고록 ‘힘든 선택들’ 뒤에도 ‘유령작가’가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회고록과 고스트라이터(유령작가)를 연결해 보세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유명인들과 유령작가들 간 암묵적인 동의와 거래에 따른 대필의 세계를 소개했다. WP에 따르면 힐러리 전 장관은 ‘힘든 선택들’을 쓰기 위해 3명으로 구성된 ‘유령작가팀’을 고용, 도움을 받았다. 국무장관 시절 그를 보좌했던 댄 슈워린 전 상원의원과 작가 이단 겔버, 역사학자이자 힐러리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테드 위드머가 그들이다. 이들의 이름은 본문에는 잠깐 나오지만 표지 등 저자 소개 항목에서는 볼 수 없다. 힐러리 전 장관이 1996년 펴낸 ‘마을이 나서야 한다’(It Takes a Village)와 2003년 출간한 첫 번째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도 모두 유령작가의 작품이다. 힐러리 전 장관의 대변인 닉 메릴은 대필에 대한 질문에 “출판사에 물어봐라”며 함구하다가 계속된 질문에 “내가 말하면 책을 사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시인했다. 정치인과 기업인,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유령작가 고용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들 대부분은 “책은 내고 싶은데 시간은 없고 글솜씨도 없기 때문”에 대필을 의뢰한다. 최근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른 티모시 가이트너 전 미 재무장관의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린 인’(Lean In)도 각각 언론인과 TV작가 출신 유령작가들의 도움을 받아 출간됐다.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퓰리처상 수상작 ‘용기 있는 사람들’(Profiles in Courage)과 말콤 엑스의 자서전도 유령작가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대필업체 관계자는 “대필료는 권당 1만 5000달러(약 1530만원)에서 시작해 50만 달러까지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힐러리 전 장관은 이번 회고록의 선인세로 1400만 달러(약 142억원)를 받았으며, 사전 주문도 100만부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2009년 김정일은 美 특사로 앨 고어·카터도 아닌 빌을 원했다”

    “2009년 김정일은 美 특사로 앨 고어·카터도 아닌 빌을 원했다”

    2009년 8월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석방시키기 위해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마주 앉았다. 김 위원장은 밝게 웃고 있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은 3시간 넘는 회동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5년이 지난 지금,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지시한 행동 지침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힐러리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출간한 두 번째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방북 비화를 소개했다. 그는 “2009년 6~7월쯤 김정일 위원장이 미 고위급 특사단이 방북하면 여기자들을 풀어줄 수 있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앨 고어 전 부통령,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명단에 올랐지만 북한은 이미 특정한 방문객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바로 남편 빌이었다. 이것은 놀라운 제안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백악관 일부 참모들이 반대했으나 클린턴 전 대통령 본인이 방북을 희망했고, 힐러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결국 성사됐다. 특히 힐러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김정일(위원장)과 불가피하게 공식 사진을 찍을 때 웃거나 찡그리지 말라”는 요지의 행동 지침을 사전에 충분히 브리핑한 것으로 드러났다. 힐러리 전 장관은 “북한이 방북 후 공개한 사진을 보니 빌과 방북팀이 적절하게 행동했으며 아무도 웃지 않았다”며 “빌은 나중에 ‘제임스 본드 영화의 오디션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고 소개했다. 그는 2009년 2월 방한 때 북한에 대화를 공식 제안한 것은 앞으로 계속될 북한과의 기싸움에서 초반에 우세를 점하기 위한 ‘미끼’ 전략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북한이 이를 거부할 경우 다른 나라들과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고, 특히 중국을 대북 연합전선에 동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재임 기간 주도한 ‘아시아 회귀’ 전략을 오바마 대통령이 개인적인 관점에서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 유년기를 보내 아시아에 연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아시아 중시를 위해 중국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는 것을 전략 목표로 삼았으나 중국은 여전히 ‘독재정권’이며 빈부 격차 등 모순으로 가득차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힐러리 전 장관은 전날 방영된 ABC뉴스 인터뷰에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자신의 강연료 논란에 대해 “우리는 (2001년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날 때 빈털터리였고, 변호사 비용 등 때문에 빚더미에 앉았다”며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딸 첼시의 교육비를 대느라 힘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대선 출마 여부를 올해 말까지 결정할 것이지만, 공식 발표는 내년에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 회당 2억 고액 강연료 해명 ‘왜?’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 회당 2억 고액 강연료 해명 ‘왜?’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고액 강연비에 대해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였다”라고 해명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의 앵커 다이앤 소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부부는 2001년 퇴임 당시 변호사 비용 등 수백만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비용과 딸의 교육비를 대느라 암울하고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강연료는 회당 20만달러(약 2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무료 강연도 많이 한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강연하는 것은 공직 생활을 떠난 상당수 인사가 대기업이나 특정 단체의 로비스트나 컨설턴트가 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빚더미’ 발언은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9년을 기준으로 이들 부부가 대통령 봉급과 인세 등을 포함해 40만달러 이상의 합산 소득을 신고한 점을 고려하면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또한 클린턴 부부는 백악관을 떠난 후 워싱턴DC 북서쪽의 285만달러짜리 집과 뉴욕주 채퍼쿠아의 170만달러 상당의 저택을 사들였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부터 새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 판매를 시작한다. 또한 그는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그런데 집은 어떻게 샀지?”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 강연료 엄청나다”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 믿을 수가 없네”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말도 안되나”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우리나라와 다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MBN 방송 캡처 (힐러리 백악관 떠날 때 빚더미)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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