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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 VS 38%’…공화 주류 지지 얻은 트럼프, 클린턴과 여론조사 지지율 동률

    ‘38% VS 38%’…공화 주류 지지 얻은 트럼프, 클린턴과 여론조사 지지율 동률

    미국 공화당 주류 진영 인사들이 속속 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전국 지지율이 동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나 경선 이후 본선에서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공화 최장수 현역의원도 “트럼프 지지” 폴리티코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최장수 현역 하원의원인 지미 던컨(테네시·68) 의원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던컨 의원은 “모든 나라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엄청난 무역 지렛대들이 있는데 트럼프가 그 일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주창하는 보호무역주의를 지지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다. 1988년부터 28년째 의정 활동을 해 온 던컨 의원은 공화당 현역 의원 중 이라크 전쟁 법안에 반대했던 유일한 인물로, 그의 지지는 트럼프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린 해치(유타) 상원 재무위원장은 “트럼프가 후보가 되면 힘이 닿는 한 돕겠다”고 밝히는 등 주류 진영 내 트럼프 반대 전선이 약해지는 분위기다.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이제는 이견을 접고 트럼프를 중심으로 승리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류 진영이 추진해 온 결선투표 형식의 ‘경쟁(중재) 전당대회’ 가능성도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쫓기는 클린턴 “트럼프 외교정책 무모” 이런 가운데 이날 발표된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클린턴의 전국 지지율은 각각 38%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동률을 이뤘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최대 18% 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앞서 왔으나 지지율이 동률로 나타나면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 클린턴은 각종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최근 발표한 외교정책 구상인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무모하고 엉성하고 위험하다”고 비판하는 등 ‘트럼프 때리기’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트럼프가 외교 문외한? 세계 미녀 다 만나”

    “내년에는 ‘she’ 이 자리에…”트럼프 비꼬며 클린턴 힘 실어줘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걱정이 많다고 하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전 세계 리더들을 만나며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바로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미스 아제르바이잔이다.” 평소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공화당 대선주자, 언론인들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풍자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연례 만찬’에서다. 해마다 4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리는 이 행사는 백악관 출입기자와 할리우드 스타,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대통령의 ‘뼈 있는 농담’을 즐기는 자리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 마지막으로 가진 만찬에서 2600여명의 청중에게 작심한 듯 유머 감각을 뽐내며 ‘원맨쇼’를 펼쳤다. 그는 “8년 전 내가 정치의 ‘색조’를 바꿀 때라고 말했는데 당시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2009년 2월 백악관에 처음 입성했을 때보다 흰머리가 크게 늘어 이제 반백이 다 됐다”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내년 2월 새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하는 것에 대해서는 “6개월 안에 정말로 레임덕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의회가 나를 무시하고 공화당 지도부가 내 전화도 받지 않는 것을 뜻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당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웃음 담긴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민주당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내년 만찬에는 다른 누군가가 바로 이 자리에 서 있을 거다. 그녀(she)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겠지만”이라며 은근한 지지를 표했다. 하지만 클린턴의 고액 강연에 대해서는 “오늘 만찬사가 성공적이라면 내년 (퇴임 후) 골드만삭스에서 이를 써먹을까 한다. 그러면 상당한 ‘터브먼’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리엇 터브먼은 미 재무부가 새 20달러 지폐의 인물로 쓰겠다고 발표한 19세기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다. 만찬장에 참석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동지”(comrade)라고 부른 뒤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지라는 호칭은 급진적 경제정책으로 그가 사회주의자로 비유되는 상황을 비꼰 것이다. 그는 이날 식사 메뉴가 ‘고기와 생선 요리 가운데 택일’인 점에 착안해 “공화당 지도부의 많은 이들이 선택 메뉴로 (고기나 생선 대신) ‘폴 라이언’이라고 적었더라”라고 꼬집었다. 공화당 경선에서 1, 2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를 배제하고 경선에 참가하지도 않은 라이언 하원의장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려 중재 전당대회를 추진하는 움직임을 풍자한 것이다. 지난해 정계를 떠난 자신의 옛 정적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공화)이 영상을 통해 “어제는 오전 11시 30분에 맥주를 마셨어. 요즘은 맥도날드 아침 메뉴를 하루 종일 주문할 수 있더라”라며 ‘은퇴 뒤 할 수 있는 일들’을 조언하자 “언젠가 힐러리가 내게 ‘새벽 3시에도 전화를 받을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었는데, 이제 난 (나이가 들어) 새벽에 화장실을 가야 해서 (그 시간에) 늘 깨어 있다”고 응수해 폭소를 자아냈다. 마지막 만찬사를 끝맺는 말은 두 마디였다. “오바마는 떠난다.(Obama Out)” 그는 유명 가수들처럼 마이크를 바닥에 떨어뜨리며 무대를 내려왔다. 1920년 처음 시작된 WHCA 연례 만찬은 1924년 캘빈 쿨리지 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하면서 대통령의 임기 중 1회 이상 만찬 참석이 정례화됐다. 1960년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자신의 유머 감각을 유감없이 드러낸 뒤로 ‘정치 풍자 행사’로 성격이 바뀌었다. 1981년 연례 만찬 직전 총격 사고를 당해 입원해 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전화로 “옆 사람이 빨리 차에 타라고 하면 당장 그렇게 하세요”라고 말한 농담은 품격 있는 대통령의 만찬 유머로 지금도 회자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길섶에서] 주름의 향/임창용 논설위원

    나이 쉰을 넘기면서 거울 보는 횟수가 잦아진 것 같다. 간혹 눈썹이나 콧속에서 하얀 터럭이 돌출하는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다. 엊그제 출근 전 거울을 보니 터럭은 없는데 눈 주변 주름이 장난이 아니다. 언제 이렇게 주름이 많아진 거야? 큰 사고라도 난 양 떠들자 아내가 ‘오십 중반에 새삼스럽게 웬 호들갑?’ 하는 표정을 짓는다. 요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여성들이 적지 않다. 동네 카페에만 가도 외모만으론 모녀간인지, 자매간인지 구분이 안 될 때가 있다. 딸이 이십대, 삼십대라면 엄마는 오십대, 육십대일 터인데 눈가에 주름 하나 찾아보기 어렵다. 여성 정치인들은 더하다. 십수년 전 초선 시절보다 더 젊어 보인다. 거리에 줄줄이 매달려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 간판이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주름은 그 사람만이 가진 고유한 향내가 아닐까. 수십년 땡볕을 견뎌 낸 농부의 굵은 주름을 보면 묵은 흙내가 나는 듯하다. 수십 년간 민초의 아픔을 고민해 온 정치인의 주름에선 헌신의 땀내가 나야 할 것 같다. 이럴 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유난히 굵은 주름이 아름다워 보인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프랑스인 30% 백신 불신… ‘접종받지 않을 권리’ 주장까지 등장

    최근 자궁경부암 백신을 두고 일본에서 또다시 안전성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달 백신을 맞은 일본 여고생 12명이 전신 통증 등을 호소하며 일본 정부와 백신 제조 판매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백신을 접종한 뒤 계속되는 시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 등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신은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제공하는 고마운 ‘도구’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부작용 논란에 시달려왔다. 백신 입장에서는 꽤나 억울한 일일 수 있겠으나 애초에 아픈 사람이 아닌, 건강했던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백신을 맞았다가 부작용에 시달리거나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비단 자궁경부암 백신만의 문제도, 한 국가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은 더 큰 문제로 인식된다. 백신은 인체가 병원체에 감염되기 전 인위적으로 병원성을 제거하거나 약하게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한다. 병원체를 주입해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인체가 병원체에 감염되더라도 그 피해를 완전하게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독감 백신을 맞으면 일시적으로 감기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때문에 백신을 맞은 뒤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부작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 ●백신 속 알루미늄, 부작용 논란의 핵심 최근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논란이 불거지자 일본 후생성은 만성통증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루미늄을 꼽았다. 알루미늄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려 첨가하는데, 자궁경부암 백신뿐만 아니라 소아 때 접종하는 일본뇌염 백신에도 들어 있다. 백신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적인 나라는 일본 한 곳만은 아니다. 지난 1월 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30%는 백신을 의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개월 미만 영아의 백신 접종률이 전년도에 비해 5% 떨어졌고,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접종도 6년 새 17%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프랑스의 백신 불신의 불씨가 된 것 역시 알루미늄이었다. 프랑스의 경우 백신 접종은 의무적인 백신과 권고 백신으로 나뉘는데, 대체로 영유아에 해당하는 의무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모가 징역 2개월에 처해질 수 있을 만큼 규제가 상당하다. 미국에서는 백신의 위해를 둘러싸고 정치계 거물급의 발언이 잇따르면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2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및 랜드 폴 상원의원은 “아이는 국가가 아닌 부모의 소유”라면서 “자녀의 건강을 위해 백신 접종을 할 수는 있지만 정부가 이를 의무화할 수는 없다”며 백신 접종에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힐러리 전 국무장관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수차례 검토했지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백신의 효능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찬성파 “영아 사망률 저하·병원균 예방 탁월” 대부분의 국가 및 전문가는 백신 접종을 의무로 지정하거나 부작용 위험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적극 권한다. 백신 접종을 찬성하는 측의 가장 주된 근거는 사망률의 변화다. 복잡한 수치 없이도 영아 사망률의 변화를 짐작해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아이가 태어나면 백일잔치, 돌잔치를 여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100일, 365일을 건강하게 ‘살아남았다’는 것을 축하하기 위함이다. 각종 전염병으로 사망하는 아이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기도 한데, 백신 접종을 찬성하는 국가(혹은 사람)는 영아 사망률 저하의 공을 백신에 돌리는 것이다. 더불어 백신으로 병원균의 예방 혹은 피해에 대한 최소화가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있지만 백신으로 특정 부작용이 유발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사실 역시 백신이 인류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주장의 주된 이유다. ●반대파 “우리 몸 자체의 면역으로 방어력 충분” 반면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다. 앙리 주아이유 전 몽펠리에 의대 교수는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백신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프랑스 정부가 국민들에게 백신 과잉 접종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아이유 교수의 이러한 지적, 그러니까 반드시 백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주장의 배경에는 인체가 스스로 면역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 백신이 필요치 않다고 혹은 백신이 유해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우리 몸이 알루미늄과 같은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백신을 믿을 바에는 차라리 우리 몸이 가진 면역의 힘을 믿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실제로 국내 학부모들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에는 백신의 유해성이 문제가 된 뒤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던 일부 학부모가 백신 대신 황당한 방법을 취한다는 사실이 암암리에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자녀와 같은 반에서 볼거리나 수두에 걸린 학생이 생기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자신의 자녀를 그 학생의 집에서 일정 시간 함께 생활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병원균에 노출되게 하고, 이 과정에서 면역이 생기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이 아이에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한편으로는 백신에 대한 의심이 얼마나 깊은지를 방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각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무작정 백신 접종을 강권하기보다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안정성을 입증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uimin0217@seoul.co.kr
  • 여성적 리더십…머리는 인정하고, 현실은 부정한다

    여성적 리더십…머리는 인정하고, 현실은 부정한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힐러리 클린턴이 점점 유력해지고 있다. 본선에서까지 승리할 경우 미국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이 탁월한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이지만 44명의 역대 대통령 중에 여성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실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우월한 리더십을 갖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사회적 체제 측면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리더의 권역에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어서일까. 남성과 여성의 리더십에 대한 사람들의 '모순적 인식'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디스커버리채널의 보도매체인 디스커버리 뉴스는 과거 여러 연구결과를 인용, 여성 지도자에 대한 현대인의 일반적 인식, 그리고 남녀의 실질적 지도능력 차이를 분석하는 영상을 최근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2008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는 2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이들은 정직함, 똑똑함, 근면함, 야심, 외향성, 창의력, 열정, 결단력 등의 ‘지도자적 자질’에 있어 남녀 중 어느쪽이 더 뛰어난지 질문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결단력이라는 단 한 가지 항목에서만 남성들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근면함과 야심 항목에서는 남녀의 점수가 같았고, 나머지 모든 항목에서는 오히려 여성이 우위를 점했다. 대단히 흥미롭거나 모순이 발생하는 지점은 그 다음이다. 이런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에게 지도자에 어울리는 성별은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묻자, 여성이 더 낫다고 대답한 사람은 6%에 불과했으며 21%는 남성을 택했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 2012년 다우존스가 실시한 연구에서는 여성 CEO를 둔 신흥기업의 성공 확률이 더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가 13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다인종 국가에 한해 그 수장이 여성일 경우 GDP 성장률이 다른 국가보다 평균 6% 높다는 점도 밝혀졌다. 물론 그 지도자가 '여성'이라고 해서 늘 '여성적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것이 아님은 몇몇 나라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긴 했지만 말이다. 이렇듯 현실 속 여성 리더십이 더 효율적일 수 잇는 이유는 무엇으로 분석할 수 있을까. 최근 노르웨이 과학자들은 3000명의 기업 대표를 조사, 좋은 지도자들이 지니는 5가지 공통적 특성을 추려내는 연구를 통해 이러한 점을 밝혀낸 바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좋은 지도자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됨 ▲외향적 ▲새로운 기회에 대해 개방적 ▲사교성이 높음 ▲체계적이라는 공통적 특성들을 지닌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들 중 ‘정서적 안정’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항목에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밝혔다. 여성의 지도력이 탁월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연구는 이외에도 많다. 경영 매거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총 16종류의 리더십 기술 중 12가지에서 남성에 비해 더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과학적 관점에서 남성과 여성의 지도력은 서로 동등한 수준이며, 특정 측면에서는 여성이 우월한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이에 더해 95개의 과거 연구를 종합 분석했던 한 연구에 따르면 70%의 사람들은 남녀가 똑같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는 일반인의 인식 속에서 이성적으로는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거나, 실은 여성이 더 우월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감성적인 측면에서 그간의 관행의 지배를 받으면서 남성의 손을 들어주는 셈이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트럼프도 대의원수 77% 도달…중재 전대 없이 본선 진출 유력

    트럼프도 대의원수 77% 도달…중재 전대 없이 본선 진출 유력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26일(현지시간) 열린 펜실베이니아 등 북동부 5개 주 경선에서 모두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오는 7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경쟁(중재) 전당대회 없이 자력으로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을 높였다. 트럼프는 이날 5개 모든 주에서 56~64%의 높은 득표율을 얻어 라이벌 테드 크루즈(45) 텍사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63) 오하이오 주지사를 누르고 대의원 109명을 확보했다. 미 언론들은 “오늘은 트럼프의 날”이라며 “그가 5개 주를 싹쓸이해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마치 대선 후보가 된 것처럼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경선을 넘어 본선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우선 크루즈와 케이식을 향해 “그들은 이제 경선 레이스에서 떠날 때가 됐다.”며 “추정컨대 내가 대선 후보다. 내가 사람들을 단합해 (본선에 나가)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클린턴)를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힐러리가 ‘여성 후보 카드’를 쓰고 있는데 그가 남성이라면 득표율 5%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날 대승으로 대의원을 954명으로 늘려 최종 후보로 지명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 과반(1237명)의 77%에 도달했다. 펜실베이니아 대의원 71명 가운데 이날 17명만 트럼프에게 배정됐다. 나머지 54명은 7월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선택하지만 지역구 득표율 1위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압승으로 ‘경쟁(중재)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분석했다. 물론 올 가을 시작될 예정인 트럼프 대학 설립 수강료 4000만 달러(약 460억원)에 대한 재판 등이 그의 대권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핵무기가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며, 북핵에 대해 바짝 경계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북 대응과 중국의 대북 압박을 강조했다. 그는 또 27일 워싱턴DC에서 자신의 최대 약점인 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하는 등 ‘준비된 후보’임을 과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클린턴 첫 美 여성대통령 ‘성큼’… 트럼프도 자력 진출 한걸음

    클린턴 첫 美 여성대통령 ‘성큼’… 트럼프도 자력 진출 한걸음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됐다. 클린턴은 이에 따라 미국 역사상 처음 여성 대통령이 되는 꿈에 성큼 다가섰다. 클린턴은 이날 북동부 5개주 경선에서 로드아일랜드를 제외한 펜실베이니아 등 4개 주에서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을 크게 이겼다. 클린턴은 이날 대의원 204명을 보태 2169명을 차지하면서 ‘매직넘버’(2383명)의 90%를 달성했다. 매직넘버 대의원 214명을 남겨둔 클린턴은 이르면 다음달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은 8년의 와신상담 끝에 백악관행 티켓을 눈앞에 뒀다. 그는 이날 승리가 확정된 뒤 연설에서 “샌더스를 지지하든지, 나를 지지하든지 우리는 분열하기보다는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분열을 추스르고 자신을 중심으로 뭉쳐 공화당 후보를 물리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클린턴의 이날 경선 대승으로 미 언론과 선거전문가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클린턴의 본선 행보와 백악관 입성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CNN은 “여성과 히스패닉·흑인 등 소수계,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를 얻지 못하면 본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며 “그런 면에서 클린턴과 트럼프가 본선에서 맞붙을 경우 클린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과 월스트리트와의 관계 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클린턴이 경륜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위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첫 여성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들어갈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샌더스는 그동안 아웃사이더로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클린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샌더스는 막판 뒤집기가 불가능해졌지만 이날 “전당대회 때까지 경선을 계속하겠다”고 중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 언론은 샌더스가 완주하는 것이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등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샌더스에게 열광하는 젊은층과 백인 진보층을 끌어들이는 것도 클린턴에게 상당한 과제가 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힐러리 경 담은 뉴질랜드 5달러권 ‘2015년의 지폐’ 선정

    힐러리 경 담은 뉴질랜드 5달러권 ‘2015년의 지폐’ 선정

     뉴질랜드의 5달러짜리 지폐(사진)가 국제은행권협회(IBNS)가 매년 선정하는 2015년의 은행권으로 뽑혔다고 영국 BBC가 27일 전했다.   뉴질랜드 출신의 탐험가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에드먼드 힐러리 경의 얼굴이 앞면에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펭귄 그림이 새겨져 있다. IBNS는 지난해 시중에 배포된 20여 나라의 지폐 중 이 지폐가 “워낙 출중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뉴질랜드 준비은행의 한 간부는 현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지폐가 국제적 인정을 받은 것은 “매우 각별하다”고 말했다. 이 나라에서는 보안을 강화하고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기 위해 일련의 지폐를 새로 내놓았다.   수상작 중에는 스웨덴의 20크로나, 러시아의 100루블, 카자흐스탄의 2만텡게, 스코틀랜드 클라이데스데일에서 발행한 5파운드짜리 지폐 등이 있다. 20크로나에는 우리에게도 낯익은 말괄량이 삐삐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스코틀랜드 지폐 앞면에는 엔지니어 윌리엄 애롤의 얼굴이 담겨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백신, 어디까지 널 믿어야 하니?

    [송혜민의 월드why] 백신, 어디까지 널 믿어야 하니?

    최근 자궁경부암 백신을 두고 일본에서 또 다시 안전성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달 백신을 맞은 일본 여고생 12명이 전신 통증 등을 호소하며, 일본 정부와 백신 제조판매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 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백신을 접종한 뒤 계속되는 시력저하와 기억력 감퇴 등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신은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제공하는 고마운 '도구'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부작용 논란에 시달려 왔다. 백신 입장에서는 꽤나 억울한 일일 수 있겠으나 애초에 아픈 사람이 아닌 건강했던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백신을 맞았다가 부작용에 시달리거나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비단 자궁경부암 백신만의 문제도, 한 국가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은 더 큰 문제로 인식된다. ◆세계 각국서 ‘뜨거운 감자’ 된 백신 백신은 인체가 병원체에 감염되기 전, 인위적으로 병원성을 제거하거나 약하게 만든 병원체를 주입해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인체가 병원체에 감염되더라도 그 피해를 완전하게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독감 백신을 맞으면 일시적으로 감기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위와 같다. 때문에 백신을 맞은 뒤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부작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 최근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논란이 불거지자 일본 후생성은 만성통증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루미늄을 꼽았다. 알루미늄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려 첨가하는데, 자궁경부암 백신뿐만 아니라 소아 때 접종하는 일본뇌염 백신에도 들어있다. 백신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적인 나라는 일본 한 곳만은 아니다. 지난 1월 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30%는 백신을 의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개월 미만 영아의 백신 접종률이 전년도에 비해 5% 떨어졌고,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접종도 6년 새 17%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프랑스의 백신 불신의 불씨가 된 것 역시 알루미늄이었다. 프랑스의 경우 백신 접종은 의무적인 백신과 권고 백신으로 나뉘는데, 대체로 영유아에 해당하는 의무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모가 징역 2개월에 처해질 수 있을 만큼 규제가 상당하다. 미국에서는 백신의 위해를 둘러싸고 정치계 거물급의 발언이 잇따르면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2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및 랜드 폴 상원의원은 “아이는 국가가 아닌 부모의 소유”라면서 “자녀의 건강을 위해 백신 접종을 할 수는 있지만 정부가 이를 의무화 할 수는 없다”며 백신 접종에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힐러리 전 국무장관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수차례 검토했지만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만 있을 뿐 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백신의 효능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백신 접종 권하는 국가 vs 면역 효과를 꿈꾸는 사람들 대부분의 국가 및 전문가는 백신 접종을 의무로 지정하거나 부작용 위험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적극 권한다. 백신 접종을 찬성하는 측의 가장 주된 근거는 사망률의 변화다. 복잡한 수치 없이도 영아 사망률의 변화를 짐작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아이가 태어나면 백일잔치, 돌잔치를 여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100일, 365일을 건강하게 ‘살아남았다’는 것을 축하하기 위함이다. 각종 전염병으로 사망하는 아이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기도 한데, 백신 접종을 찬성하는 국가(혹은 사람)는 영아 사망률 저하의 공을 백신에 돌리는 것이다. 더불어 백신으로 병원균의 예방 혹은 피해 최소화가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있지만, 백신으로 특정 부작용이 유발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사실 역시 백신이 인류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주장의 주된 이유다. 반면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다. 앙리 주와이유 전 몽펠리에 의대 교수는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백신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프랑스 정부가 국민들에게 백신 과잉 접종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와이유 교수의 이러한 지적, 그러니까 반드시 백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주장의 배경에는 인체가 스스로 면역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 우리 몸은 병원균이 침입했을 때 스스로 이를 방어하려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것이 면역이다. 면역은 우리 몸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하는데, 약한 병원균을 투입해 이에 대항하는 ‘방어벽’을 만드는 백신 역시 일종의 면역과 무관하지 않다. 백신이 필요치 않다고 혹은 백신이 유해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우리 몸이 알루미늄과 같은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백신을 믿을 바에는 차라리 우리 몸이 가진 면역의 힘을 믿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실제로 국내 학부모들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에는 백신의 유해성이 문제가 된 뒤, 자녀에게 백신접종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던 일부 학부모가 백신 대신 황당한 방법을 취한다는 사실이 암암리에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자녀와 같은 반에서 볼거리나 수두에 걸린 학생이 생기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자신의 자녀를 그 학생의 집에서 일정 시간 함께 생활하게 함으로서 자연스럽게 병원균에 노출되게 하고, 이 과정에서 면역이 생기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이 아이에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한편으로는 백신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방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각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무작정 백신 접종을 강권하기보다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안정성을 입증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캠벨 前차관보 “한일지도자 긴밀협력, 美 이해 부합”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26일 한·일관계와 관련해 “양국이 좋은 관계에서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고,정치 지도자들이 더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깊이 부합한다”고 밝혔다.  캠벨 전 차관보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 국제관계 포럼 ‘아산플래넘 2016’ 만찬사에서 “제가 향후 10년간 상당히 개선되길 바라는 관계가 있다면 그것은 한·일관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1기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등 대(對)아시아 정책을 실무적으로 책임졌던 그는 “한·일이 알아서 (양국관계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견해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람들은 흔히 정보나 방위 측면에서 긴밀한 협력을 언급하지만 위기의 순간이나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면 이런 협력이 증발하는 것을 깨닫게 될 뿐”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이 협력이 시간이 지나며 개선되기를 주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선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아시아 관련 핵심 외교 자문역 중 하나로 알려진 캠벨 전 차관보의 이런 발언은 한일관계 개선을 독려할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캠벨 전 차관보는 클린턴 캠프의 한반도 정책 방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북한의) 경화, 군사기술 확보를 위한 활동들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여러 조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 많은 조치는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로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북한이 점점 더 도발하면 미국 쪽에서는 더욱 큰 압력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탈북 난민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조치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전 차관보는 “클린턴 후보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아시아·태평양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많은 분도 없다”며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미국의 역할이 훨씬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1세기의 역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라며 “미국은 결국 지혜를 모아 아태 지역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오바마 “경선 끝나면 TPP 의회 비준 본격 추진”

    오바마 “경선 끝나면 TPP 의회 비준 본격 추진”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경선이 끝나는 6월 이후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 비준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에서 “경선 시기가 끝나고 나면 의회에서의 정치 상황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여겨지고, 따라서 (TPP 비준 활동을) 진전시키기 시작할 입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운동이 한창 고조돼 있을 때 사람들은 보통 무역협정과 관련해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에 대해 더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기 안에 (TPP) 비준을 마치겠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공화 양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TPP 등 무역협정에 대부분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공화당 후보들은 물론, 민주당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이 TPP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TPP에 비판적이어서 비준이 이뤄질 때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정부의 TPP 비준 추진에 대한 질문에 “비준 추진을 위한 가장 효과적 방법에 대해 민주·공화 양측과 다방면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TPP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의회를 설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막자”… 손잡은 크루즈·케이식

    “트럼프 막자”… 손잡은 크루즈·케이식

    5개주 여론조사서도 크게 밀리자 美공화 두 후보, 저지 위해 연대 새달부터 경선지 나눠먹기 전략 클린턴, 대의원 대다수 확보 유력 승리 땐 민주 최종후보 거의 확정 미국 대선 경선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각 당 선두 주자들은 막판 굳히기 수순에 들어갔다. 종반 분수령인 26일(현지시간)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은 끝내기에 들어간 반면 공화당에선 도널드 트럼프(69)를 막기 위해 테드 크루즈(45) 텍사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63) 오하이오 주지사가 현대 미국 정치에서 유례가 없는 선거 공조를 약속했다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이날 경선은 동부 5개 주인 펜실베이니아·메릴랜드·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델라웨어에서 열린다. 민주당은 대의원이 모두 384명, 공화당은 172명이 걸려 있다. 특히 그동안 동부 지역 다수에서 승리한 클린턴과 트럼프가 대의원을 얼마지 확보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은 24일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우리는 아직 포기한 것이 아니다. 캘리포니아로 갈 것”이라면서도 “만약 클린턴이 후보로 지명되면 가장 강력한 진보 어젠다를 공약으로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일요일인 이날 필라델피아 교회 두 곳의 예배에 참석하며 막판 표밭을 다졌다. 클린턴은 샌더스보다는 상대 당 후보인 트럼프와 크루즈를 겨냥해 “역겨울 뿐만 아니라 위험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클린턴이 대권에 가까워지자 전통적 공화당 ‘큰손’ 후원자인 석유 재벌 찰스 코크는 이날 ABC 인터뷰에서 공화당 후보가 아닌 클린턴을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클린턴은 “기후과학을 부정하고 유권자들의 투표를 더 힘들게 하는 사람들의 지지에는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 날 메릴랜드 주에서 득표 활동을 계속한 트럼프는 “크루즈는 5개 주 모두 패할 것이고, 대의원 매직넘버 1237명을 넘길 것”이라며 유권자들에게 자신에게 몰표를 당부했다. 크루즈는 이날 오후 26일 경선이 열리는 동부 5개 주에 대해 전혀 발언하지 않고 대신 5월 3일 경선이 실시되는 인디애나주에서 표밭을 다졌다. 대신 케이식은 인디애나주에서 크루즈를 밀어주는 대신 5월 중순 이후에 경선이 열리는 오레곤과 뉴멕시코 주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곳에선 크루즈가 유세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크루즈와 케이식은 7월 중재전대에서 역전승을 낚겠다는 오월동주의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24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5개 주에서 클린턴이 43~57%의 지지율로 샌더스에 앞섰다. 또 공화당의 트럼프 역시 38~55%의 지지율로 크루즈나 케이식을 앞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은 대의원 384명 가운데 대다수를, 트럼프 역시 172명 가운데 절대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리더십의 은밀한 진실’…男과 女, 리더로 적합한 쪽은?

    ‘리더십의 은밀한 진실’…男과 女, 리더로 적합한 쪽은?

    곧 있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미국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이 탁월한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이지만 44명의 역대 대통령 중에 여성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디스커버리채널의 보도매체인 디스커버리 뉴스는 과거 여러 연구결과를 인용, 여성 지도자에 대한 현대인의 일반적 인식, 그리고 남녀의 실질적 지도능력 차이를 분석하는 영상을 지난 21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매체에 따르면, 과학적 관점에서 남성과 여성의 지도력은 서로 동등한 수준이며, 특정 측면에서는 여성이 우월한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일례로 최근 노르웨이 과학자들은 3000명의 기업 대표를 조사, 좋은 지도자들이 지니는 5가지 공통적 특성을 추려내는 연구를 통해 이러한 점을 밝혀낸 바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좋은 지도자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됨 ▲외향적 ▲새로운 기회에 대해 개방적 ▲사교성이 높음 ▲체계적이라는 공통적 특성들을 지닌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들 중 ‘정서적 안정’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항목에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밝혔다. 여성의 지도력이 탁월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연구는 이외에도 많다. 경영 매거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총 16종류의 리더십 기술 중 12가지에서 남성에 비해 더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2년 다우존스가 실시한 연구에서는 여성 CEO를 둔 신흥기업의 성공 확률이 더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가 13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다인종 국가에 한해 그 수장이 여성일 경우 GDP 성장률이 다른 국가보다 평균 6% 높다는 점도 밝혀졌다. 그렇다면 여성의 지도력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은 정확한 편일까?이를 알아보기 위해 2008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는 2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이들은 정직함, 똑똑함, 근면함, 야심, 외향성, 창의력, 열정, 결단력 등의 ‘지도자적 자질’에 있어 남녀 중 어느쪽이 더 뛰어난지 질문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결단력이라는 단 한 가지 항목에서만 남성들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근면함과 야심 항목에서는 남녀의 점수가 같았고, 나머지 모든 항목에서는 오히려 여성이 우위를 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에게 지도자에 어울리는 성별은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묻자, 여성이 더 낫다고 대답한 사람은 6%에 불과했으며 21%는 남성을 택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남녀의 지도자 자질이 동등하다고 생각한 사람의 비율이 전체의 75%에 달하는 등, 남녀의 지도력 차이에 대한 일반 대중의 평가는 생각보다 공평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더해 95개의 과거 연구를 종합 분석했던 한 연구에 따르면 70%의 사람들은 남녀가 똑같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넘버2 ‘뉴욕의 기적’은 없었다

    넘버2 ‘뉴욕의 기적’은 없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의 몰표를 받아 기쁘다.”(도널드 트럼프) 19일 오후 9시(현지시간) 미국 대선 경선의 변곡점인 뉴욕주 경선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의 승리가 확정되자 그의 선거 캠프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일찌감치 60%의 높은 지지율을 확인한 트럼프는 승리 연설에서 고향 뉴욕 유권자들에게 감사하며 ‘홈스테이트’에서의 대승을 만끽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평소보다 차분한 목소리로 경쟁 주자인 테드 크루즈(45) 텍사스 상원의원, 존 케이식(63) 오하이오 주지사에 대한 비난도 자제하면서 “내일 아침 일찍 다음 경선지로 떠날 것”이라며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 애썼다. CNN 등 미 언론은 “트럼프가 캠프 자문 인력 영입 등 덕분에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이날 압승으로 대세론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매직넘버 달성에 관심이 집중됐다. 트럼프는 최종 후보 지명을 위해 필요한 대의원 수인 ‘매직넘버’(1237명)의 68%를 확보해 향후 남은 경선에서 승리를 이어 갈 경우 전당대회 전까지 매직넘버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는 오는 26일 펜실베이니아, 5월 3일 인디애나, 6월 7일 캘리포니아 등에서 대승을 거둬 많은 수의 대의원을 챙겨야 매직넘버를 넘볼 수 있다. 트럼프는 매직넘버를 달성할 가능성이 희박하자 중재 전당대회에 대비해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중재 전당대회를 개최하려는) 공화당 선거 시스템은 문제가 많고 왜곡됐다”며 “(대의원이 가장 많이 걸린) 캘리포니아에서도 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누구도 내가 확보한 대의원을 빼앗아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승리가 눈에 보인다. 당의 대선 후보 지명전도 거의 끝나 간다.”(힐러리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 캠프에 모인 지지자들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에게 최근 7연패하면서 침울했던 분위기에서 오랜만에 벗어났다.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딸 첼시와 함께 단상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클린턴은 2001년부터 8년간 뉴욕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클린턴재단도 뉴욕에 두는 등 정치적 기반을 닦아 왔다. 트럼프와 클린턴의 승리는 최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미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은 “공화당 유권자는 변화를, 민주당 유권자는 경험을 높게 평가해 트럼프와 클린턴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경선 직후 사설을 통해 샌더스에게 “어떤 사퇴 압박도 무시하라”고 충고했다. NYT는 “비록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샌더스라는 후보의 존재감은 민주당 경선에 많은 이득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선거 전략 전문가이자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데이비스 액설로드도 한 인터뷰에서 “클린턴 입장에서 샌더스는 매우 귀찮은 존재일 것”이라며 “하지만 샌더스는 많은 이슈에 대해 클린턴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푸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포토] 힐러리 클린턴 “승리가 눈 앞에 있어요”… 뉴욕주 경선 대승

    [포토] 힐러리 클린턴 “승리가 눈 앞에 있어요”… 뉴욕주 경선 대승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뉴욕주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후 기뻐하고 있다.이로써 클린턴 전 장관은 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데 필요한 대의원 과반 확보를 위한 ‘8부 능선’에 올라섰다.EPA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트럼프 효과와 미국의 다원주의/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

    [시론] 트럼프 효과와 미국의 다원주의/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

    11월 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민주·공화 양대 정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 한창이다. 버니 샌더스와 도널드 트럼프라는 아웃사이더의 등장으로 요약되는 양당의 후보 경선 과정은 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경제적 양극화 해결을 전면에 내세우며 등장한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돌풍에 수세에 몰린 듯 보였지만 이후 선두 주자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유력 후보가 새로운 후보의 등장에 고전하다가 우세를 회복하는 이와 같은 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역사적으로 반복돼 온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공화당의 경우 초반 기세를 몰아 유력한 선두 주자로 부상한 트럼프는 정치적 경력이 전무할 뿐 아니라 공화당 주류의 지지를 받지도 못하는 후보이며, 보수적인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역시 공화당 주류 정치인들에 대한 일상적인 비판으로 아웃사이더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렇듯 주류 유력 후보의 몰락과 아웃사이더의 부상은 이전에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현상이며, 특히 파격적인 행동과 극단적인 선동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의 돌풍은 기존 선거 캠페인의 양상을 여실히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도정치권 주류 후보들의 몰락과 아웃사이더의 돌풍으로 특징 지어지는 공화당의 후보 경선 과정, 특히 트럼프의 부상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우선 미국 국내적인 문제들에 대해 적합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 못한 제도정치권, 특히 공화당 주류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이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집단이 저소득, 저학력 백인들이라는 사실은 이들이 미국 사회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로부터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스스로 강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 준다. 결국 이들에게 트럼프 지지는 제도 정치권과 공화당 주류에 대한 분노의 표출인 것이다. 또한 트럼프의 과격하지만 간명한 입장들이 보수적인 대중매체들에 의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치적 양극화가 극명해짐에 따라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사이에 민주당과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반감은 점점 더 극단화하고 있으며, 보수적인 대중매체들은 이러한 경향성을 더욱 증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행정부에 대해 갖고 있는 반감은 정책에 대한 평가에 기반하기보다는 감정적인 측면에서 증오와 경멸 등의 혐오감으로 변질되기 쉽다. 현재 공화당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공화당 주류보다는 트럼프가 행하는 강경 일변도의 캠페인이 정서적인 측면에서 보다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으로 인식하고 있어 트럼프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지금 시점에서 본선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섣부른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까지의 구도로 볼 때, 2016년 미국 대선은 민주당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트럼프 혹은 크루즈 후보와의 경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러한 구도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본선의 결과와 상관없이 트럼프 열풍으로 나타난 현재까지의 상황이 미국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 있다. 현재의 트럼프 돌풍은 그간 미국 사회를 지탱하고 있던 근본적 가치들, 즉 관용과 평등, 개인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신념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민자 집단으로 구성돼 공동체의 통합과 유지라는 목적을 위해 관용과 평등 등의 가치가 무엇보다 강조돼 온 미국에서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인종주의, 이민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금기시돼 왔다. 트럼프의 캠페인은 이러한 금기를 과감히 깨고 미국 사회 내부의 분열 요소를 전면에 부각시킴으로써 미국의 다원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으며, 타협과 통합으로 지탱돼 온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위기에 봉착한 미국의 유권자들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 세심히 지켜볼 일이다.
  • 뉴욕 경선 앞둔 클린턴·트럼프 “문제는 대의원 싹쓸이”

    뉴욕 경선 앞둔 클린턴·트럼프 “문제는 대의원 싹쓸이”

    트럼프, 대의원 95명 확보 관건 힐러리, 샌더스와 표 양분 가능성 ‘민주당 대의원 247명과 공화당 대의원 95명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미국 대선 경선의 최대 분수령인 19일(현지시간) 뉴욕주 경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선두주자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와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 예상대로 대의원을 싹쓸이할 것인지 주목된다. 트럼프와 클린턴이 이 지역에서 대승을 거둘 경우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단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와 클린턴의 승리가 예상된다. 17일 발표된 CBS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율 54%를 얻어, 21%를 얻은 테드 크루즈(45) 텍사스주 상원의원을 33% 포인트나 앞섰다. 전날 공개된 NBC·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지지율 54%를 기록, 25%를 얻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29% 포인트 차로 눌렀다. 미 언론은 뉴욕 외곽 지역 등에 사는 많은 중산·서민층 백인이 압도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어, 트럼프가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승리 여부가 관건이 아니라 대의원 95명의 대부분을 얻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트럼프가 대의원 95명 대부분을 확보할 경우, 당 최종 후보로 지명되기 위한 ‘매직넘버’ 1237명에 가깝게 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물론 경선이 끝날 때까지 트럼프가 매직넘버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NBC·WSJ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유권자 62%는 매직넘버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경선에서 가장 많이 득표한 후보가 대선에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트럼프에게 유리한 여론인 것이다. 물론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도 65%에 달해, 최종 후보 지명까지는 넘을 산이 많다. 민주당은 클린턴이 최근 7연승을 거두며 맹추격 중인 버니 샌더스(74) 버몬트주 상원의원을 두 자릿수 이상 앞서고 있어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뉴욕은 샌더스가 승리한 7개 주보다 흑인·히스패닉 등 유색 유권자들이 많아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CBS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53%를, 샌더스는 43%를 얻어 10% 포인트 차였는데, 이는 지난 14일 NBC·WSJ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57%를, 샌더스가 40%를 얻어 17% 포인트 차를 보였던 것보다 줄어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샌더스가 신뢰도 면에서 클린턴을 앞서고 있고, 16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것도 여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 전문가들은 “클린턴이 우세하지만 박빙의 결과가 나올 경우 대의원을 양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美 망명 쿠바인 200만명… 年 3조 4500억원 고국에… 美대선도 ‘난민 문제’ 시끌

    [글로벌 인사이트] 美 망명 쿠바인 200만명… 年 3조 4500억원 고국에… 美대선도 ‘난민 문제’ 시끌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이후 쿠바인들의 미국 밀입국 시도가 크게 늘어나 국제적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주요 미국행 경로인 중남미 국가들이 국경을 폐쇄하면서 오도 가도 못한 쿠바인들이 인신매매 위험에 노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나서 해당 국가 정부에 “쿠바 이민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18일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미국 내 불법 체류자 수는 113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560만명 정도가 멕시코인들이다. 그다음이 쿠바인들로 200만명 정도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대거 건너갔다. 쿠바 인구가 11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한두 집에 1명 정도는 미국 망명자가 있다고 봐도 된다. 이들이 쿠바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돈만 연간 30억 달러(약 3조 4500억원)로, 쿠바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한다.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인들의 전통적 밀입국 경로는 어떤 식으로든 멕시코에 도착한 다음 자동차 트렁크 속에 숨는 방법 등으로 삼엄한 경비와 거대한 철책으로 막혀 있는 멕시코~미국 국경선을 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보통 하루 2000명 정도가 입국을 시도해 1000명 정도가 성공하는 것으로 미 이민국은 추정한다. 쿠바인들은 대개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는 에콰도르로 비행기를 타고 간 뒤 이곳에서부터 콜롬비아,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멕시코 등을 거쳐 미국에 들어간다. 남미에 도착하면 무작정 멕시코 쪽으로 가는 열차 지붕에라도 올라타는 등 목숨을 건 모험도 무릅쓴다. 하지만 쿠바 정부의 요청으로 남미 동맹국들이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서면서 이들의 미국행이 험난해졌다. 니카라과가 “쿠바인들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국경을 폐쇄하자 코스타리카 역시 자국에 불법으로 입국한 쿠바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 국경지대에 현재 8000명 정도의 쿠바 난민이 오도 가도 못한 채 갇혀 있는 상황이다. 쿠바인들이 이토록 멀고 험난한 우회로를 찾는 이유에 대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에 관광 비자 등으로 입국한 뒤 체류기간을 넘기는 기존 방식으로는 더이상 미국에 들어오기 힘들어진 현실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브라질과 에콰도르가 대부분 국가의 관광객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것도 쿠바인들이 우회 경로를 이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2014년부터는 인도 등 비(非)남미 국가 사람들이 중미 섬나라인 아이티에 도착해 쿠바 혹은 바하마로 이동한 뒤 거기서 쿠바인들과 합류해 보트로 인근 키웨스트나 마이애미로 밀항하는 ‘캐리비언 루트’도 생겨나 문제가 커지고 있다.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인들이 목숨을 걸고 미국에 가려는 이유는 단 하나다. 중남미 지역의 경제와 치안이 너무도 나빠 자국에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없어서다. 지난 1월 붙잡힌 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키 작은 사람이란 뜻) 호아킨 구스만은 할리우드 배우 숀 펜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시골 마을에 살면서 가족을 부양하려면 이것(마약 밀매)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토로했다. 미국 밀입국에 나선 21살의 한 콜롬비아 출신 청년은 “고향에서는 갱단의 지시로 강제로 조직폭력에 가담해야 했고, 마리화나 농사도 지어야 했다”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밀입국 과정 중에 정글에서 죽는 게 낫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전했다. 쿠바 역시 사회주의 경제 실패로 노동자 평균 월급이 우리 돈 3만~4만원에 불과하다. 이들에게 미국은 자신의 삶을 바꿀 유일한 탈출구라 할 수 있다. 급증하는 난민 문제는 미국 대선판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통적으로 불법 이민자를 바라보는 민주·공화당의 견해는 크게 갈렸으며 양당의 대선주자들 또한 다르지 않다. 민주당 주자들은 포용적인 입장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국이 유엔 권고대로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역시 포괄적인 이민 개혁을 통해 서류에 등록되지 않은 이민자 1130만명을 법적으로 보호할 방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공화당은 불법 이민자 수용에 미온적이다. 2011년 미국에 온 시리아 난민 가운데 테러범이 2명 숨어 있었던 사례를 들며 불법 이민 단속을 강조해 왔다. 특히 ‘아웃사이더’였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막가파식’ 이민 정책을 내세워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반이민 정서를 포착한 그는 대선 출마 당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차단벽을 세워야 하며 그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하게 만들겠다”는 일성으로 정치권과 주류 언론을 경악게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히로시마 가는 길 ‘진퇴양녀’

    히로시마 가는 길 ‘진퇴양녀’

    오바마, 방일 앞두고 결단만 남아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인류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지인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를 두고 두 유력 여성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달 26, 27일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히로시마를 찾는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만 남아 있는 상태다. 두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은 ‘미래 권력’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고, 다른 한 사람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캐럴라인 케네디(58) 주일 미국대사다. 오바마 대통령에겐 한 명은 정치적 후계자가 돼야 할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과거에 대해 정치적 보은을 해야 할 사람이다. 문제는 이들의 입장이 상반된다는 데 있다.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行)이 대선에 악재가 된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에 면죄부를 주고 전쟁을 미화시키는 빌미가 된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사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 노선 계승’을 공언한 클린턴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는 것은 피하려고 조심스러워한다. “그가 히로시마 방문을 발표하지 않고 고민하며 재는 이유도 클린턴과 11월 미국 대선 때문”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국의 원폭 투하가 정당했다는 입장이 대세인 상황에서 히로시마 방문이 자칫 ‘사죄 외교’라고 두들겨 맞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부정적인 퇴역 군인들에 대한 지지 확대를 노리면서 공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클린턴의 백악관행과 오바마의 히로시마행 발목을 잡고 있다. 반면 캐럴라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을 강권하고 있다.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해 히로시마 방문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 군축”을 제창했던 아버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레거시를 오바마 대통령이 이어 갔으면 하는 소망과 의지가 연결돼 있다. 캐럴라인 대사는 아버지의 핵 군축 제창이 결실을 보고 꽃피우는 것을 자신의 역할 가운데 하나로 여기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한다. 캐럴라인 대사는 2008년 1월 아메리칸대학에서 열렸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오바마 후보가 클린턴을 누르는 계기를 마련한 1등 공신이었다. 당시 그녀의 오바마 지지 선언은 클린턴 우위 흐름을 뒤집고 오바마 쪽으로 승기가 옮겨 가도록 바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케네디가(家)와 오바마의 대를 이은 핵 군축 인연을 지적하면서 “캐럴라인이 대사가 돼서 히로시마, 나가사키 피폭 추도 행사에 참석하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재임 중 피폭지 방문을 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전했다. 캐럴라인 대사가 학생이던 1978년 일본을 방문해 삼촌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일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히로시마 방문 검토 소식에 미국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2009년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찬성론도 있지만 그의 방문이 오히려 동북아 정세를 더 복잡하게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뉴욕타임스는 13일 “G7 정상회담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해 그의 핵 없는 세계 구상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알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역대 미국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이 사과로 해석될 것을 우려해 아무도 가지 않았다”며 “특히 지금은 선거의 해”라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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