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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 비트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유엔 비회원 옵서버국 승격에 맞서 ‘불법 정착촌 건설’이라는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대신해 징수한 세금 송금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유발 스타이니츠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각료회의 시작 전 “우리는 처음부터 팔레스타인의 지위 승격은 (그에 합당한) 대응이 따를 것이라고 밝혀 왔다.”면서 “이번달 대리 징수한 세금을 팔레스타인에 송금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약 1억 2000만 달러(약 1300억원)의 세금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1994년에 체결한 파리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을 대신해서 징수한 각종 세금을 매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송금해 왔다. 한편 미국과 영국이 팔레스타인의 유엔 옵서버국 승격에 대한 보복으로 불법 정착촌 건설을 발표한 이스라엘을 난타했다.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격상에 반대했던 미국과 기권표를 던진 영국이 이스라엘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일 워싱턴의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산하 사반중동정책센터에서 열린 포럼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은 평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 역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 위반으로 양측 간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나 영국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의 변화는 아니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유엔이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비회원 옵서버국가로 격상시킨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30일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3000여채의 신규 주택 건설안을 승인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팔레스타인 마침내 유엔 ‘옵서버 국가’ 자격 획득

    팔레스타인 마침내 유엔 ‘옵서버 국가’ 자격 획득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팔레스타인의 ‘65년 외로운 투쟁’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유엔 총회는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표결권 없는 ‘비회원 옵서버 단체’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격상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193개 회원국 가운데 찬성 138표, 반대 9표의 압도적인 표 차로 통과시켰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과의 ‘두 국가 평화 해법’을 살릴 마지막 기회다. 유엔이 팔레스타인에 출생증명서를 발급해 달라.”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22분간의 간곡한 연설이 국제사회를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이스라엘의 맹렬한 반대와 한국, 영국, 독일 등 41개국의 기권도 독립국을 향한 팔레스타인의 비상을 가로막진 못했다.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팔레스타인 서안·가자지구에서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감격의 환호성을 쏟아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번 표결로 지난 14~21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가자교전으로 입지가 약화됐던 아바스의 정치적 기반도 강화될 전망이다. 아바스의 라이벌이자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도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한 새로운 승리”라며 환영했다. 당장은 축제 분위기지만 팔레스타인은 미국과 이스라엘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됐다. 표결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맺었던 기존 협정을 위반했다.”며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실제 몇 시간 뒤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 주택 3000채를 새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해 팔레스타인이 유엔 독립국 지위 신청을 강행하자 이 지역에 주택 1100채를 건설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비생산적 표결”,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양측 간 직접 평화협상 재개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합동 공세를 폈다. 수사적 압박보다 더 큰 위협은 미국의 대규모 원조 중단이다. 팔레스타인 경제는 연간 예산의 35%(2011년 기준)를 해외 원조에 의존할 정도로 피폐하다. 이번 표결로 팔레스타인은 유엔 기구들과 함께 미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지원 자금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고 AFP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아바스 수반에게 2억 달러(약 2166억원) 규모의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일부 미 상원의원들은 국방수권법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 액수를 50% 삭감하라는 내용을 넣으라고 제안한 상태다. 지난해 팔레스타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신청을 했을 때 미 의회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1억 9200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중단했다. 지난해 10월에도 팔레스타인이 유엔 산하기관인 유네스코 정회원국 지위를 얻자 미국은 유네스코 전체 예산의 22%를 차지하는 자국의 재정 지원을 끊은 바 있다. 대외 무역은 이스라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중앙통계청(PCBS)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수출의 89%, 수입의 81%가 이스라엘과의 거래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당국자들은 지난해 9월 미국의 거부로 좌절됐던 유엔 정회원국 신청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회원국 격상은 안보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가 있는 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 想念/박홍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 想念/박홍환 국제부장

    중국이 결국 ‘진짜’ 항공모함을 보유했다. 함재기 젠(殲)15가 ‘빈껍데기’인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산 중고 항모 랴오닝(遼寧)함 활주로를 박차오르는 사진을 자신있게 내밀었다. ‘다 죽인다’는 섬뜩한 뜻을 가진 단어를 앞에 내세운 중국 함재기의 등장은 사뭇 오싹하다. 중국은 때맞춰 항모전단급 전투함대를 보란듯이 서태평양에 보내 훈련을 시작했다. 이례적으로 훈련 참여 함정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2차대전 종전 후 70년 가까이 태평양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 “우리가 간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격이다. 600년 전인 15세기 초 명나라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1371~1433)는 일곱 차례에 걸쳐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인도양을 동서로 가르는 항해에 성공했다. 사거리 700m의 홍의포(紅衣砲)를 앞세워 믈라카 해협의 해적들을 소탕하고 아프리카 동부, 지금의 소말리아 지역까지 진출했다. ‘정화’는 남중국해~동남아~인도양을 누볐던 중국 번영의 ‘키워드’였던 셈이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출범과 함께 해군의 활약상을 강조하는 건 이처럼 화려했던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닐 게다. 과거의 번영을 되찾겠다는 다짐인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여겨진다. 이미 1980년대부터 차근차근 ‘원양해군’을 준비해 온 중국이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시아 회귀’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턱밑에서 “남중국해에 미국의 이익이 달려 있다.”며 노골적으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미 항모전단은 수시로 남중국해를 오가며 주변국들의 ‘반중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직후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들을 찾아 집권 2기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대테러전쟁 등 20여년간 중동과 아랍에 몰입해 왔지만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굴기(崛起·우뚝 섬)에 사뭇 긴장한 양상이다. 2013년의 개막이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미국은 ‘오바마 2기’가 출발한다. 예사롭지 않은 한 해가 될 듯하다. 양측이 서로의 담력을 따져보는 ‘탐색전’에 나설 수도 있고, 어느 한쪽이 힘을 과시하면서 ‘난타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미국이 돌아오면서 벌써부터 동아시아의 세력권도 바뀌고 있다. 중국은 ‘아세안+3(한·중·일)’을 주도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지만 힘의 균형추가 ‘아세안+3’이 아닌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펼쳐진 외교무대에서 확인됐다. 미·중 간의 충돌은 두 당사국뿐 아니라 우리로서도 유쾌하지 않다. “넌 어느 편이냐.” 하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력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중국의 굴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차츰 ‘종이 호랑이’로 쇠락하고는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제1의 경제·군사대국으로서 ‘슈퍼파워’의 지위를 구가하고 있다. 동아시아 상황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창문 밖 서울광장 주변에서는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1980년대 ‘운동권’ 노래의 볼륨이 키워져 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하다. 현직 대통령은 ‘구중궁궐’에 모습을 감춘 채 두문불출하고, 대통령 후보들은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으르렁 거리고 있다. 동아시아의 급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비전’은커녕, 현실인식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대선후보들의 ‘명품 의자’ ‘명품 핸드백’ 공방에 이르러선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 한·미·중·일 새 권력이 만들게 될 ‘2013년 동아시아 체제’에서 우리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과도한 우려일까. 2013년 개막을 한달 앞둔 지금 여러 가지 상념으로 잠못들게 하는 동아시아의 상황이다. stinger@seoul.co.kr
  • 미얀마 수치·테인 세인 대통령, 美 FP 선정 ‘올해의 사상가’ 1위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개방 정책을 펼치고 있는 테인 세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선정한 ‘올해의 글로벌 사상가’ 공동 1위에 뽑혔다. FP는 이날 2012년을 빛낸 100인의 사상가 명단을 인터넷에 발표하면서 “가장 영웅적이지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힘을 합해 세계에서 가장 압제적인 독재국가를 개방시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치 여사는 2010년 20년간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뒤 지난 4월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제도권 정치에 입문했다. 이 같은 변화는 테인 세인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일정 부분 힘입었다. 2011년 3월 대통령에 취임한 군부 출신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정치범 석방, 언론 자유 등 일련의 개방 정책으로 서방의 신뢰를 얻었다. FP는 “이들은 한 개인의 생각이 진정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고 평했다. 이어 인권운동가 출신인 문시프 마르주끼 튀니지 대통령이 2위에 올랐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공동 3위에,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 부부가 공동 5위에 뽑혔다. 무인 자동차를 개발한 서배스천 스런 스탠퍼드대 교수는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탈레반에 피격당한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5)가 6위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폴 라이언 미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각각 7위와 8위에 뽑혔다. 이 밖에 앙겔라 메르켈(12위) 독일 총리, 벤 버냉키(15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마이클 샌델(55위) 하버드대 교수,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88위), 슬라보이 지제크(92) 등이 위대한 사상가로 선정됐다. 한편 가택연금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9위)과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26위)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49위)도 포함됐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교전 8일 만인 21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중재로 가까스로 휴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휴전 발표 직후 각각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축포를 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앞서 휴전 협상을 중재한 이집트의 무함마드 카멜 아무르 외무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카이로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휴전 합의는 오후 9시(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된다.”며 휴전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휴전 합의서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각각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고 돼 있다. 특히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모든 팔레스타인 분파들이 로켓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전에서 최후의 승자는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아닌 이들의 휴전을 이뤄낸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그동안 중동 내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서방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려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정전 협상에서 ‘균형 있는 리더십’으로 중동의 안정을 이끌어내며 ‘피스메이커’(분쟁 중재자)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중동에 직접 날아가 협상 타결의 촉매제가 됐지만 “무르시 대통령이 하마스와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미국 정부가 절대 도출해 낼 수 없는 성과”라고 타임 등 외신들은 평가했다. 미국이 선호해 온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제 역할을 못 하자 미 정부는 결국 이집트에 매달렸다. 무슬림형제단이 하마스와 이어 온 정치적 유대와 이집트 정보국이 이스라엘 정보국과 장기간 구축해 온 협력 관계, 다시 말해 하마스, 이스라엘 양쪽 모두와 연결된 이집트의 ‘강점’을 정전 협상에 활용해 주길 원했던 것이다. 실제로 하마스와의 연대 과시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신뢰까지 얻는 성과를 이뤘다. 이스라엘 집권 리쿠드당의 요하난 플레즈너 의원은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진실의 순간과 맞닥뜨렸을 때 이집트 지도부는 책임감 있게 행동했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이미 중동 내 정치적 동맹을 재편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협상 중재로 중동과 미국 양쪽에서 모두 중요 인물로 부상했다.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제한적인 승리’를 거뒀다.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최고 사령관을 암살하는 공(?)을 세운 데 이어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 돔’을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양측을 오가며 휴전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함으로써 지도력을 과시하게 됐다. 하마스도 이번 교전을 통해 이스라엘에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하고 합법성을 더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서 승자로 꼽힌다. 반면 이번 교전에서 입지가 대폭 약화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과 그가 이끄는 파타당은 이번 사태의 최대 패자로 분류될 만하다. 이란도 하마스에 제공한 자국산 미사일이 아이언돔에 무력화되면서 ‘약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교전이 중동 지역에 복잡한 셈법을 남긴 가운데 국제사회는 일단 양측의 휴전을 환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서로가 휴전 합의를 어긴다면 더욱 강력하게 응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중동의 화약고’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뜨는 하마스 지는 아바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계기로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하마스의 위상은 올라간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무드 아바스의 존재감은 묻히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마스 지도자들은 최근 정전 협상 중재를 위해 가자지구를 방문한 터키 외무장관과 이집트 총리, 튀니지 외무장관 등과 잇달아 회동하며 강화된 위상을 과시했다. 전날 이집트에서 진행된 정전 협상장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협상 상대로 아바스가 아닌 하마스의 지도자 칼레드 메샬이 참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적극 지원해 온 미국도 아바스를 배제하는 모양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3차례나 전화를 걸어 사태 해결을 논의한 반면, 아바스와는 전혀 통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1일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를 방문해 아바스와 회동할 예정이지만 그가 정전 협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아바스는 대내적으로도 국민들의 신망을 잃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가산 알카티브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과거의 세력이 됐고, 하마스가 새로운 핵심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파타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강경파인 하마스는 연정 수립과 해체를 반복하다 2007년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을,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팔 휴전 불발… 힐러리, 긴급 중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정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 외교 활동에 나섰다. 반 총장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정전 협상 중재를 위해 급파된 클린턴 장관도 라말라에서 아바스 수반과 정전 협상의 중재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차례로 만나 미국은 이·팔 간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 교전이 8일째로 접어든 21일 사상자만 속출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청사 인근에서 버스 한 대가 굉음과 함께 폭발해 1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폭발의 원인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의 정부청사 등에 무차별 공습을 가해 이날 팔레스타인인 9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밝혔다. 이로써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46명으로 늘었다. 앞서 20일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에 협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민 6명에 대한 공개 총살이 자행됐다. 가자지구 중심부 가자시티 라드완 지역에서 얼굴에 복면을 한 사람들이 이스라엘 부역자로 알려진 주민 6명을 한 명씩 총살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마스 산하 무장조직 이제딘 알카삼 여단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이스라엘에 하마스 대원과 로켓 발사 장소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게 하마스 측 주장이다. 이날 한때 정전 임박 소식이 흘러 나왔으나 이스라엘이 일부 조건에 반대하면서 합의는 불발됐다. 하마스 측은 ‘공은 이스라엘에 넘어갔다.’는 입장이다. 이집트 카이로에 파견돼 있는 하마스 협상팀은 “21일까지 휴전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정부가 휴전 제안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중재자인) 이집트는 교전 종식을 위해 미국의 확실한 지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외교적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타임아웃’(일시적 휴전)엔 관심이 없고,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 아래 살지 않는 새로운 현실을 원한다.”고 밝혔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비공개 협상에서 하마스의 휴전 의지를 판단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로켓포 발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2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단체 하마스에 군사적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란 의회의 알리 라리자니 의장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팔레스타인 국민들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하마스에 경제적·군사적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90%의 명중률을 자랑하며 하마스발 로켓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돔에 미국이 뒷돈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2010년 아이언돔 개발 비용으로 2억 500만 달러(약 2200억원)를 지원했으며 올해도 이미 7000만 달러를 대줬다. 추가 지원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아이언돔 제조업체 ‘라파엘어드밴스드디펜스시스템’은 미사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밤낮 없이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이후 아이언돔 5개 포대에서 발사된 미사일 수는 360발에 이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 가자 민간인 소개령… 이집트는 “공습 끝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 간 정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이 오늘 중으로 끝날 것”이라고 밝혀 일주일째 이어져 온 ‘가자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정전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던 하마스의 로켓 포격이 다시 발생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돼 진통도 예상된다. 무르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몇 시간 안에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집트 관영통신 메나가 보도했다. 무르시는 그러나 자신의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AP 등 외신들은 무르시의 발언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중동으로 급파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온 점에 주목, 이집트의 정치적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정전 협상에 들어갔으나 양측이 서로 다른 요구 조건을 제시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하마스는 2006년부터 시작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령을 먼저 해제하라고 버티며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집트가 중재하는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지상군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고, 하마스도 “두려울 것이 없다.”며 항전 의지를 밝혀 가자 사태가 대규모 유혈 사태로 확산될 조짐이 일었다. 정전 협상이 진행 중인 19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상대편에 수백 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면서 가자 사태 발생 이후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긴장이 계속됐다. 이스라엘은 이날 밤부터 해·공군을 동원해 가자지구 100여 곳을 폭격, 이슬람 무장조직 ‘알쿠즈 여단’의 고위급 사령관 등 38명이 숨졌으며 20일에는 하마스가 통치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2009년 개설한 국립이슬람은행(NIB) 본부를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또 이날 오후 공중에서 배포한 전단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에게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즉시 집에서 나와 가자 중심가로 대피하라.”고 촉구해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았다. 이에 맞서 하마스도 오전부터 이스라엘 남부의 예루살렘에 로켓을 발사, 시 전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하마스 군 최고지휘관인 무함마드 데이프는 이날 라디오를 통해 “지상군 공격을 감행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중재 행보도 빨라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가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날 클린턴 장관을 중동에 급파,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지도자를 만나도록 지시했다고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 밝혔다. 19일 이집트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나빌 알아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를 잇달아 만나 정전 합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인 114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850여명에 이르는 등 이번 ‘가자 사태’로 발생한 사상자가 1000명에 육박한다고 하마스 보건 당국이 밝혔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절반인 56명이 민간인이고 이 중에는 어린이도 30여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오바마의 5시간 40분, 美 -미얀마 ‘20년 악연’을 풀다

    오바마의 5시간 40분, 美 -미얀마 ‘20년 악연’을 풀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미얀마 땅을 밟았다. 이에 맞춰 이날 미얀마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 수용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혔다. 오랜 세월 적대관계였던 미국과 미얀마 관계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기점으로 급속히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이에 비례해 미국의 ‘중국 봉쇄’와 ‘북한 고립’ 정책도 탄력을 받는 양상을 보인다. 재선 후 첫 해외순방으로 동남아 3국을 택한 오바마는 이날 오전 대통령 전용기로 두 번째 방문국인 미얀마의 양곤에 도착, 5시간 40분 동안 체류하면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남겼다. 그는 먼저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정치범 석방 등 과감한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촉구했다. 또 북한과의 핵 개발 등 군사협력을 끊고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미얀마의 정치개혁 진전 여부에 따라 향후 2년간 1억 7000만 달러(약 1850억원)를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인 대통령은 IAEA의 핵 사찰을 수용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는 전날 백악관이 미얀마 정부를 향해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끝내라.”고 촉구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세인 대통령은 또 회담에서 전날 수감자 66명에 대해 추가 사면령을 내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시간가량의 회담 후 오바마와 나란히 취재진 앞에 선 세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미얀마에서 민주화를 진전시키자는 데 동의했다.”면서 “미얀마의 번영을 위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인권을 보호하도록 미국과 협력해 두 배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는 ‘버마’라는 국명 대신 그동안 군사정부를 용인하는 인상을 줄까봐 사용을 꺼렸던 ‘미얀마’라는 국명을 미국 정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구사하면서 세인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오바마는 이어 야당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자택을 찾아 면담했다. 그는 “수치 여사가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총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되는 등 지난해 미얀마에서 고무적인 발전의 징후들을 목격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미얀마 민주화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치 여사는 미얀마의 급격한 정치개혁이 ‘성공의 신기루’가 될 위험이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오바마는 반정부 투쟁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양곤대에서도 연설했다. 그는 “극적인 변화의 시기에 있는 미얀마의 경제 재건에 미국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 양곤에서 아시아 지역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서 “북한 지도부가 핵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와 전진의 길을 택하면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타고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오바마 일행이 공항을 떠나 시내로 이동할 때 거리에 운집한 수만명의 미얀마 시민들이 성조기와 미얀마 국기를 들고 “미국”을 연호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사랑해요 오바마’, ‘당신은 세계의 영웅이자 전설’ 등의 포스터를 들고 있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사정부의 압제에 신음하던 나라의 풍경으로 믿어지지 않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바마를 읽어라 安캠프 필독서 ‘게임체인지’

    오바마를 읽어라 安캠프 필독서 ‘게임체인지’

    지난달 하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캠프 인사 몇 명과의 티타임에서 “이 책 한번 읽어 보시겠어요.”라며 ‘게임체인지’를 추천했다. 미국 타임의 정치부 기자 마크 핼퍼린과 주간지 뉴욕 기자 존 하일먼이 쓴 2008년 미국 대선의 비망록이다. 무명의 상원 초선인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전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론을 깨고 단일 후보가 된 과정을 생생히 기술해 화제를 모았다. 안 후보는 게임체인지를 최근까지 두 차례 정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캠프’ 내 전략 파트의 필독서로 취급받는다. 안 캠프의 한 인사는 13일 “2008년 미국 민주당 경선 상황과 안 후보의 출마 선언 후 현재의 단일화 국면까지 여러 상황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4년전 힐러리 대세론 꺾은 대선 비망록 워싱턴 정가에서 2008년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는 단연코 힐러리였다. 오바마는 연설만 잘하는 풋내기 정치인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오바마는 2008년 1월 민주당의 첫 경선지로, 백인 주류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등을 했다. 힐러리는 아이오와에만 2900만 달러를 쏟아붓고도 망연자실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역전승이었다. 저자들은 오바마가 미국 대선의 ‘게임 규칙’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오바마는 1976년 이후 주류 정당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국가의 대선 보조금을 거부하고, 소액 기부 캠페인으로 선거 자금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승리의 해답으로 정치 변화에 대한 국민 열망, 변화와 통합의 아이콘이 된 오바마, 두 명의 클린턴(힐러리와 남편 빌)에 대한 유권자의 피로감을 꼽는다. 2012년 안 후보와 2008년 오바마 행보에는 유사점이 적지 않다. 지난 9월 출마 선언에서 정치 쇄신을 화두로 미래와 변화, 통합을 제시한 건 4년 전 미 민주당 경선을 복기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안 후보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나쁜 경험이 적다는 건 다행인 것 아닌가.”라고 반박한 것도 오바마의 “경험 부족은 워싱턴의 당파적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은 걸 의미한다.”는 발언과 닮았다. 안 후보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박원순 당시 후보에게 흑인 인권 운동가 로자 파크스 이야기를 인용한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로자 파크스는 오바마가 상원의원 때부터 연설에서 종종 인용했던 인물이다. ●오바마를 대선 승리 모델로 안 후보가 한 살 더 많은 오바마(1961년생)를 대선 승리의 모델로 삼고 있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온다. 핵심 인사는 “안 후보가 게임체인지를 권유해 읽어 봤다.”며 “대선 후보들의 결정적인 실수와 패인 등이 기술돼 있어 대선 전략을 그려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문재인 후보도 읽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12일 부산대 강연에서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을 반복적으로 거론하며 “저와 비슷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美 봉쇄 가속화… “中, 러·北 외엔 믿을 곳 없다”

    美 봉쇄 가속화… “中, 러·北 외엔 믿을 곳 없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7일 호주 의회에서 “미군 임무의 최우선 순위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두겠다.”며 ‘아시아 회귀’ 정책을 담은 ‘오바마 독트린’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1년간 실제로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은 상당 부분 실행에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신문 분석 결과, 미국은 중국 영토 둘레를 띠로 둘러 봉쇄하는 모양으로 주변국들과 갈수록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금 상황으로는 중국이 안보상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접경국은 북한과 러시아 정도뿐이다. 가장 눈에 띄는 ‘봉쇄’ 지역은 영토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인근이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지난 7월 베트남전 당시 미군 핵심 기지였던 캄란만을 베트남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방문, 베트남과의 군사협력을 역설했다. 지난 9월에는 중국 남서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얀마에 경제제재 해제라는 ‘당근’을 건넸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오는 17~20일 미얀마와 캄보디아, 태국을 방문한다. 재선 이후 첫 해외순방지로 중국 남쪽을 선택해 공략하는 모양새가 됐다.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이 미국의 우방으로 돌아선다면 중국은 옆구리에 ‘비수’(匕首)를 받는 형세가 된다. 지난 10월 미군은 필리핀군과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상륙 훈련을 실시했고,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도 올해 미군과 합동작전을 펼쳤다. 내년 초에는 싱가포르에 전투 능력을 갖춘 미군 순시선이 배치된다. 중국 서쪽의 ‘대국’인 인도는 미국이 중국의 대항마로 키운지 오래다. 양국은 2004년 외교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 이후 방산협력은 물론 원자력 분야의 협력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 옆의 파키스탄은 미국의 ‘비(非)나토 주요동맹국’으로서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고, 아프가니스탄에는 친미 정권이 들어섰다. 미국은 중국 서북쪽 국경의 카자흐스탄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으며, 키르기스스탄에는 미군 부대가 주둔해 있다. 타지키스탄에는 매년 5000만 달러(약 550억원) 수준의 투자 및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이들 세 나라는 중국과 함께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으로 안보상 친밀한 관계였는데, 미국의 개입으로 중국이 위기감을 느낄 만하다. 이 같은 미국의 봉쇄 전략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진주 목걸이’ 모양(반원형)으로 중국을 에워싸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알고 보면 중국 위쪽 몽골에도 이미 미국의 손이 뻗쳐 반원이 아니라 둥근 원처럼 중국이 포위되는 형국이다. 지난 7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몽골을 방문, 중국을 맹비난했다. 중국이 그동안 이념과 돈으로 ‘관리’해온 접경 국가들을 미국이 야금야금 잠식하면서 중국을 직접적으로 옥죄는 양상이다. 중국 동남쪽에 포진한 일본과 한국, 호주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들도 중국 봉쇄정책의 교두보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봉쇄’라는 말을 줄기차게 부인하고 있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우리 정책은 (아시아의) 우방들과의 군사협력을 계속 강화하는 것일 뿐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아시아에는 현재 32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란, 美 비무장 무인기에 발포… 군사충돌 위기

    이란, 美 비무장 무인기에 발포… 군사충돌 위기

    이란 전투기가 이달 초 페르시아만 공해상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미국의 ‘비무장 무인기’(드론)를 공격한 것으로 드러나 이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 백악관은 이란의 공격을 사전에 보고받았으나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것을 고려, 선거 직후인 8일(현지시간)에야 언론에 공개했다. 미 국방부 조지 리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 1일 공해상에서 정기 순찰 임무를 수행 중이던 미국의 드론이 이란 해안으로부터 16해리(29.65㎞) 떨어진 해역에서 공격을 받았으나 무사히 기지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국제법상 연안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해와 영공의 범위는 통상 12해리로, 이날 미국은 이란의 영공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공식 확인한 셈이다. 특히 페르시아 해역에서 미국 드론이 이란의 공격을 받은 것은 처음으로, 핵개발 문제 등을 두고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해 군사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새벽 4시 50분 이란의 ‘수호이 25’ 전투기가 드론을 추격하면서 두 차례 공격했지만 명중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격을 받은 드론은 일명 프레데터(약탈자)로 불리는 ‘MQ1’ 기종으로 양쪽 날개에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공격형 드론이지만, 이번 정찰 때는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드론을 활용해 이란의 핵 시설을 수시로 정찰해 왔다. 발표 직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백악관에 모여 비공개회의를 진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 정부가 이란의 이번 공격을 곧바로 전쟁 행위로 규정하지는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페르시아 공해상 정찰비행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미 국방부 발표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미국의 무인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은 9일 반관영 뉴스통신 ISNA에 “우리 군이 지난주 걸프만 이란 수역의 상공에 진입한 정체불명의 항공기를 적시에 단호하게 대처해 몰아냈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이란 정부가 시민운동가와 언론인 등을 구금·고문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레자 타키푸르 이란 정보통신기술부 장관과 언론감독위원회 등 5개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선정해 미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인물과 단체는 미국 입국은 물론 미 국민과의 경제 거래가 일정 중단되며, 모든 자산도 동결된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곤란을 겪고 있는 이란은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외제차와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등 75개 사치품에 대해 임시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현지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美 오바마 2기] G2 ‘황금의 땅’ 미얀마 충돌

    오바마 정부 2기를 맞은 미국과 시진핑 시대를 연 중국이 ‘황금의 땅’ 미얀마를 놓고 격돌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일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미얀마·캄보디아·태국 등 3개국을 점찍으면서 집권 2기에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이라는 외교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백악관이 오바마의 순방 계획을 밝히자 9일 환구시보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 축소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환구시보는 “오바마의 이번 방문은 미국의 아시아 복귀 전략을 가속화하고 중국의 위상 확대를 억제하려는 복합적인 목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는 전략적 요충지·최대 천연가스 매장 최근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구애는 군사, 경제, 외교 등 분야를 막론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봉쇄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9월 미국은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여사를 잇따라 미국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문에 이어 11개월 만에 이뤄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은 지난 50년간 미얀마에 공을 들여온 중국의 심기를 잔뜩 불편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 1일 미 행정부가 세계은행을 통해 미얀마에 8000만 달러의 개발자금을 지원해 주는 등 선물 보따리를 안겨 줄 예정이어서 중국의 위기 의식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7년 만에 이뤄진 미 국무장관의 미얀마 방문에 당시 중국정부는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저지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미얀마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기싸움은 오바마 행정부 2기와 시진핑을 주축으로 한 중국의 새 지도부 간에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부주석은 클린턴 장관의 미얀마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을 견제하고 나섰다. 당시 베이징에서 민 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을 만난 시 부주석은 “중국과 미얀마는 가장 일찍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미얀마와의 군사관계를 격상하겠다.”고 강조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미국을 경계했다. 중국이 몸이 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미얀마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지난 50여년간 미얀마를 중국의 세력권으로 끌어오는 데 경제, 군사적으로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인도양, 중국, 동남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지정학적 가치가 크다. 또 아시아 최대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등 원유, 가스, 목재 등의 막대한 자원부국이다. 6000만명에 이르는 인구로 내수시장으로서의 잠재력도 풍부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832달러에 불과해 새로운 제조업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미얀마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 지위를 지키고 있다. 미얀마투자위원회(MIC)에 따르면 미얀마에 대한 투자액은 139억 달러(지난 4월 기준 누적액)로 전체 외국인 직접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3%에 이른다. 지금까지 미얀마에 63억 달러를 투자해 15.5%의 비중을 차지하는 홍콩(3위)까지 합하면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투자규모는 단일국가로는 따라올 곳이 없다. 미국의 미얀마 직접투자는 2억 4400만 달러로 전체의 0.60%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잇따라 해제하고 있어 미국의 미얀마 투자 규모 확대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수치 자유’ 이후 서방화… 中엔 눈엣가시 하지만 대표적인 친중국 국가였던 미얀마가 최근 중국의 영향권에서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중국이 36억 달러를 투자해 미얀마와 합작 사업으로 진행하려던 미트소네댐 건설을 테인 세인 대통령이 돌연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중국엔 ‘도발’이나 다름없는 사건이었다. 때문에 미얀마 정부가 2010년 11월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 해제를 시작으로 민주화 국가로의 이행 과정을 밟으며 미국 등 서방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이 중국으로선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테인 세인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수치 여사 모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있어 미얀마를 전장으로 한 G2의 영역다툼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 오바마 2기] ‘美 대통령 첫 미얀마 방문’ 오바마의 선택… 中 기선제압

    [美 오바마 2기] ‘美 대통령 첫 미얀마 방문’ 오바마의 선택… 中 기선제압

    미국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7~20일 미얀마를 비롯해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아시아를, 그것도 오랫동안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던 미얀마를 선택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오바마 행정부 2기의 외교 최우선 순위가 아시아에 있으며, 특히 ‘중국 봉쇄’에 초점이 맞춰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아시아가 주요 2개국(G2)의 대결장이 될 조짐이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도 다음 주 호주와 태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태국 방콕을 방문, 잉락 친나왓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 수교 180주년을 맞은 양국의 동맹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18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정상들과 만날 예정이다. 캄보디아 역시 미국 대통령이 처음 방문하는 곳이어서 오바마 행정부가 작심하고 ‘아시아 최우선 정책’ 실행에 나섰음을 알 수 있다. EAS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도 참석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19일 미얀마 양곤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미얀마의 민주화 및 정치개혁, 양국 협력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을 방문한 수치 여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비공개 면담을 가졌고, 때맞춰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1955년 이후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무역확대를 통한 경제번영과 일자리창출, 에너지 및 안보협력, 인권, 지역 및 국제 현안 등의 이슈를 놓고 각국 정상들과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내 인권단체 등은 아직 미얀마 정부의 민주화 노력이 미진하다며 이번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고 독재국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미얀마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오바마의 외교 행보가 해법이 난해한 ‘중동평화’ 대신 미얀마에서 외교적 치적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바마 집권 2기] 벌써 ‘포스트 오바마’ 하마평

    [오바마 집권 2기] 벌써 ‘포스트 오바마’ 하마평

    ‘4년 뒤에는 이 사람을 주목하라.’ ‘오바마 재선’의 열기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4년 뒤인 2016년 미국 대선 레이스가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차기 대선 후보 하마평이 벌써부터 미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곧 ‘포스트 오바마’ 캐스팅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출마 여부가 차기 대권 향배에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미 A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 ‘제2 오바마’ 카스트로 부상 클린턴 장관을 제외하면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는 마틴 오말리 메릴랜드 주지사와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LA) 시장, 훌리안 카스트로 샌안토니오 시장 등이 꼽힌다. 오말리 주지사는 당내에서는 인지도가 없지만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다. 비아라이고사 LA 시장은 히스패닉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제2의 오바마’로 불리는 카스트로 시장은 지난 9월 전당대회 때 히스패닉계 최초로 기조연설에 나서 워싱턴 정가의 주목을 받았다. ●질리브랜드 의원, 클린턴 대항마로 뉴욕에서도 2명의 후보가 떠오르고 있다.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과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다. 시민들의 호감도가 높은 질리브랜드 의원은 민주당 지지 유권자의 60%가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클린턴 장관을 대체할 경쟁력 있는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두 차례 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한 공화당의 대권 가도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밋 롬니의 패배로 충격에 휩싸여 향후 노선을 둘러싸고 당분간 내분을 빚을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명확하게 떠오르는 차기 후보는 없지만 인지도나 재력 등을 감안하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거론된다. ●공화, 패배 충격… 젭 부시 등 거론 이번 대선에서 ‘젊은 피’로 보수 진영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와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인 플로리다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떠오르는 별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오바마 집권 2기] 노다 이달 美·日정상회담… 발빠른 행보

    [오바마 집권 2기] 노다 이달 美·日정상회담… 발빠른 행보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달 내 조기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18∼21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를 활용해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미국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민주당 정권은 2009년 출범 이후 아시아 중시 외교를 펼쳐 미국과 갈등을 벌여 왔다. 하지만 지난 9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 이후 외교, 경제, 군사적 압력을 가중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공조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중국을 경제 파트너로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센카쿠 영유권 문제에서 일본과 거리를 두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오키나와현에 있는 미군 후텐마비행장을 나고시 헤노코로 이전하는 문제가 양국 간 최대 관심사다. 미군 수직이착륙기 배치·운용과 잇단 미군범죄사건에 대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발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정책과 관련해 미군과 자위대의 역할 분담을 정한 미·일 방위협력지침 재개정도 급선무다.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한 현행 지침을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재검토할 계획이다. 양국 정부는 가까운 시일 내에 실무자 협의를 시작한다. 일본 정부는 또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과의 외교 파트너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교체할 경우 양국의 외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대선 D-40] 朴 “독도 협의대상 아니다”

    [대선 D-40] 朴 “독도 협의대상 아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8일 독도를 둘러싼 한·일 외교갈등을 두고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다.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이 점을 일본이 직시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의 질의에 대한 답이다. 박 후보는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를 경색시키고 있다.”면서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해서 두 나라의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기 바라고 더 나아가 동북아 협력과 안정을 강화시키는 길이기 때문에 두 나라가 같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힐러리 클린턴은 ‘성 노예’라고 표현했다.”면서 “합리화될 수 없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80대 중반을 넘었다. (지금이) 역사와 화해할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하는 점도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성 대통령론을 통해 ‘깨끗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부각시켜 온 박 후보는 동시에 경제위기 극복과 외교안보 관련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내놨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힐러리 국무 후임에 존 케리 유력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오바마 2기 행정부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년간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진두지휘해 온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유력시된다. 케리 위원장은 북한 문제에 대해 대화를 강조하는 ‘관여정책’을 밝혀 왔기 때문에 그가 국무장관이 될 경우 북·미 관계 진전을 위해 적극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등 굵직한 외교 정책을 주도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 여장부로 평가받는 수전 라이스 주유엔 대사도 후보로 거론된다. 오바마 재선 시 물러나겠다고 밝힌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후임으로는 제이컵 루 백악관 비서실장과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어스킨 볼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역시 사임 의사를 밝힌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빈자리는 마이클 프로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담당 보좌관이 채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상무장관으로는 컨설팅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임무 수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프리 지엔츠 예산관리국(OMB) 국장대행이 유력하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도 관심사다. 벤 버냉키 의장은 새 대통령 취임 1년 뒤인 2014년 1월 31일 임기가 끝나지만 일단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그의 연임 가능성과 함께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 등이 후임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이름도 나돌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기침체·중동전쟁에 울고… 샌디·실업률 하락에 웃고

    경기침체·중동전쟁에 울고… 샌디·실업률 하락에 웃고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이어 최초의 재선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혼혈이라는 열등감을 딛고 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미 역대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힘든 성장 배경을 가졌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시련에 당당히 맞서 이겨냈다. 그의 아버지 버락 후세인 오바마 1세는 케냐 출신의 미 유학생이었고, 어머니 앤 던햄은 미 캔자스주 출신의 백인이었다. 1961년 8월 4일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어릴 때부터 순탄치 못한 생활로 좌절을 겪었다. 2살 때 부모가 이혼한 탓에 하와이에서 외할아버지의 손에 자라기도 했고,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을 하는 바람에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도 살았다. 혼혈은 성장기의 오바마를 더욱 고단하게 만들었다. 1995년에 쓴 회고록 ‘나의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통해 고교 시절 마리화나와 코카인에 손을 댔다고 고백했고, 청소년 시절 인종 문제로 정체성의 갈등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바마는 로스앤젤레스의 옥시덴털 칼리지에 입학해 교환학생으로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1985년 시카고에서 도시빈민운동에 뛰어들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났다. 3년간의 빈민운동을 끝낸 그는 1988년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갔고, 1990년 법률 학술지 ‘하버드 로 리뷰’ 104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편집장에 올라 ‘담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었다. 로스쿨을 졸업한 오바마는 시카고로 다시 돌아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들었지만, 2004년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정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인상적인 기조연설로 전국구 스타가 된 그는 같은 해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무려 7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3년 뒤인 2007년 2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흑인 노예해방 투쟁을 시작한 일리노이주 옛 주청사 앞에서 대권 출사표를 던진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을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그 여세를 몰아 2008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누르고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다. 미국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나라 안팎에서 악재가 겹쳐 ‘가시밭길’을 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대해서도 논란이 거듭돼 인기가 급락했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정책을 비롯해 동성애자 평등 정책, 부자 증세, 이민정책 개혁 등에 대한 논란으로 이념적 갈등을 부추겼다는 보수진영의 무차별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재선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제지표,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한 슈퍼스톰 ‘샌디’ 피해복구 등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7%대로 떨어진 실업률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 다시 한번 세계 최강 미국호를 이끌게 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선택 2012] 오바마·롬니 선거당일 상반된 행보

    [美 선택 2012] 오바마·롬니 선거당일 상반된 행보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인 6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친구들과 농구 경기를,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는 마지막 선거 유세를 계속했다고 워싱턴포스트와 CNN이 5일 보도했다. 선거 직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승을 거둘 것으로 예고돼 비교적 여유가 있는 쪽과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에 이어 전체 투표 전망에서도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 다급한 쪽의 상반된 행보로 풀이된다. 전날 5개 주에서 집중 유세를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로 이동해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로버트 깁스 전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레지 러브 전 보좌관에게 이메일을 보내 선거 당일 시카고에서 같이 농구 경기를 할 팀을 꾸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러브 전 보좌관은 듀크대학 농구 선수 출신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농구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구광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거 당일 농구 경기는 일종의 징크스를 깨는 ‘습관’이기도 하다. 심지어 2008년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일 농구를 하지 않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졌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일정이 비교적 여유로운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롬니 후보는 선거 당일에도 최대 경합주인 오하이오주와 투표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한 것으로 지목된 펜실베이니아주를 차례로 방문해 유권자들에게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오후에는 자신이 주지사를 지낸 매사추세츠주를 찾아 러닝메이트인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와 함께 선거 운동을 마무리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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