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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 연구에 공학자도 필요… 한국 과학자 참여 늘어나길”

    “우주 연구에 공학자도 필요… 한국 과학자 참여 늘어나길”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에는 기초과학자보다 공학자가 많습니다. 공학자에 의해 건설된 ‘엔지니어링 랩’이죠. 공학자들이 많다고 해서 돈이 되는 연구만 한다거나 기초과학자들만 있다고 돈 안 되는 연구만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31일 서울 강남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에커트 엘슨 CERN 부소장은 “기초과학자들만 구성돼 있는 조직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CERN은 유럽 12개국이 핵과 입자물리학 연구를 목적으로 1954년 스위스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 사이에 세운 연구소로 우주의 비밀을 풀 열쇠로 알려진 ‘힉스입자’를 발견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과 CERN 공동연구 협력 1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CERN의 스탭연구자 2500명 중 40명만 물리학자이고 나머지는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공학자들이다. 힉스입자처럼 검출하기 어려운 소립자들을 찾는 과정에서 암흑물질 같은 우주탄생의 비밀을 갖고 있는 입자는 물론 이들의 상호작용같이 새로운 물리법칙을 발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공학자들이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입자와 이들의 상호작용을 발견하기 위해 2035년까지는 현재 활용하는 거대강입자가속기(LHC)보다 더 크고 성능 좋은 미래형 원형충돌기(FCC)를 가동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리학자뿐만 아니라 공학자들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엘슨 부소장은 CERN 연구에 한국 연구자들이 좀더 많이 참여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160~170명의 한국 과학자가 연구에 참여해 새로운 검출기의 제작이나 장치의 업그레이드, 데이터 분석 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한국이 CERN 연구의 재정적 지원을 포함해 연구자 참여 규모도 꾸준히 늘린다면 독자적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세계 평화 일궈온 과학, 한국 미래 위한 역할 찾자

    [남순건의 과학의 눈] 세계 평화 일궈온 과학, 한국 미래 위한 역할 찾자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제롬 케이건 명예교수는 과학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하던 한 세기 전에 비해서 최근 물리, 화학 생물학에 대한 대중의 태도는 몇 가지 이유로 보다 불확실해진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우선 과학에서 개념과 방법이 일반인 이해 수준을 넘어 너무 어려워졌다. 갈릴레오의 자유낙하 실험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수준으로도 이해가 가능하지만 인플레이션 우주론이나 끈이론 같은 수학적으로 복잡한 이론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과학의 산물로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섞는 것 같은 윤리적 문제, 화학물질에 의한 환경오염, 방사능 오염 등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발전상을 기대하면서도 그것의 부작용을 두려워하고 있다. 물론 과학자들 스스로도 이러한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 우리의 삶이 윤택해지고 경제발전이 일어난다는 큰 전제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고 있다. 그리고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과학이 갖고 있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바로 세계 평화에 대한 기여다. 최근 세계에서는 서로 빗장을 닫아걸려는 분위기가 강하게 일고 있다. 나와 우리만이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나만이 옳고 나와 반대되는 집단은 용납하지 못한다고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정치와 외교로만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역사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7년 동안 수천만명이 죽은 제2차 세계대전 후에 각 나라 간에 서로에 대한 갈등의 깊이가 어떠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서로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많은 노력 중 하나가 1954년 설립된 CERN이라는 유럽 국가 간의 공동연구소이다. 서로 전쟁을 하던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2개 국가가 자연의 근본원리와 우주의 기원을 밝히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협업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1991년 이후에 동유럽의 공산권이 해체된 후에는 더 많은 국가가 참여해 수만명 학자들이 서로의 정치적 이념과 경제적 수준 차와 무관하게 협업을 하고 있다. 협업하는 과정에서 다른 집단에 대해 이해하게 됨으로써 지구촌 사회를 만드는 씨앗이 됐다. 어떻게 생각하면 서로 이념으로 쉽게 갈라질 수 있는 문화예술계보다 평화에 다가가는 데 과학이 기여하는 점이 더 클 것이다. 물론 힉스 입자 발견같이 대단한 과학적 성과들도 여러 개 나왔다. 또 인류에 크나큰 경제적인 선물도 주었는데 인터넷의 활용에 필수적인 웹브라우저를 최초로 만들어 무료로 배포한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세계경제에 기여한 바를 제대로 계산해 보면 단연 으뜸으로 꼽힐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개방화에도 기여해 국민들이 직접민주주의에 가깝게 가도록 직접 여론을 개진할 수 있게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의 모든 면에서 매우 암울해 보인다. 줄어드는 인구, 높아지는 국가 간 장벽, 조만간 우리를 넘어설 중국의 과학기술력, 구태에 머물러 있는 정·재계의 구조를 보면 백약이 무효일 것 같아 보인다. 어두운 터널 끝, 빛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계라 감히 생각한다. 올해 안에 앞으로 5년을 책임질 사람이 선출될 텐데 과학기술에 대해 보다 많이 고민하는 사람이 뽑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학의 언저리를 맴도는 사람들이 아닌 제대로 된 과학자들에게 ‘한국에서 큰 그림으로 본 과학의 역할’을 질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과학계는 이런 미래 설계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틀에 머무르지 말고 이제껏 가지고 있던 편협함을 넘어서서 국가 설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 힉스 입자 발견, 그 생생한 모험 속으로

    힉스 입자 발견, 그 생생한 모험 속으로

    신의 입자/리언 레더먼·딕 테레시 지음/박병철 옮김/휴머니스트/736쪽/3만원 대담한 가설로만 여겨졌던 책이 놀라운 예언서가 되었다. 전 세계 과학 독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은 책 ‘신의 입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물리학자들은 우주 탄생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표준모형’이라는 이론을 만들었으나 결함이 있음을 깨닫는다. 이 결함을 해결하기 위한 구원투수가 바로 힉스입자다. 힉스입자는 물질의 기본을 이루는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존재로 질량의 근원과 우주 생성 비밀을 밝힐 수 있는 결정적 단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힉스입자의 별칭인 ‘신의 입자’라는 말은 198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리언 레더먼이 1993년 과학저널리스트 딕 테레시와 함께 이 책을 내면서 붙여졌다. 레더먼이 원래 원했던 제목은 ‘빌어먹을 입자’(Goddamn Particle)였다. 그만큼 감지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탓에 붙인 제목이지만 편집자가 언어 순화를 위해 ‘damn’을 빼면서 새로운 별칭을 얻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993년 당시 레더먼은 우주의 작동 원리와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단위가 곧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더욱이 미국 페르미 연구소가 힉스입자를 감지할 초전도초충돌기(SSC)라는 강력한 입자가속기 공사를 한창 추진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신의 입자’가 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의회에 막혀 건설계획이 완전히 무산되면서 힉스입자 발견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힉스입자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결국 2012년 7월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는 대형하드론충돌기(LHC)를 통한 힉스입자 발견을 선언했다. 당시 ‘신의 입자’는 출간과 동시에 비극으로 끝났지만 현재 놀라운 예언서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한국어판은 2006년 발간된 개정판을 번역했다. 레더먼은 기원전 600년경 시작된 입자물리학의 역사와 물리학의 마지막 과제인 힉스입자의 존재와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물리학자들의 노력을 전한다. 더이상 쪼갤 수 없는 만물의 최소단위 ‘아토모스’라는 용어를 처음 도입한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부터 아이작 뉴턴, 마이클 패러데이, 어니스트 러더퍼드를 거쳐 20세기 양자역학과 힉스입자 등 입자물리학 2600년의 역사를 개괄한다. 힉스입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과학자들의 생생한 모험의 여정을 좇다 보면 마치 역사의 현장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느낌이 든다. 일반인이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서적에 필자의 유쾌한 입담이 더해져 읽는 맛도 쏠쏠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노엄 촘스키 지음, 구미화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비판적 지성인 촘스키가 “언어는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활용을 수반한다”며 언어에 대한 인간의 이해력을 사유한 책. 248쪽. 1만 4000원. 힉스, 신의 입자속으로(짐 배것 지음, 박병철 옮김, 김영사 펴냄) 과학 저술가인 저자가 힉스 입자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노력해 온 과학자와 실험가들의 이야기를 한 편의 소설처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304쪽. 1만 3500원. 사임당전(임해리 글, 유환영 그림, 글과생각 펴냄) 스스로 군자의 뜻을 품은 여인, 사임당의 삶을 통해 오늘의 삶을 반추한다. 사임당이 추구했던 목표와 실천을 소개한다. 240쪽. 1만 3000원. 파리지앵, 당신에게 반했어요!(이승예 지음, 이야기나무 펴냄) 에어프랑스 기내통역원이 만난 시인, 인형 의사, 묘지 가이드,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 등 34명의 매력적인 파리지앵의 삶과 파리 이야기. 360쪽. 1만 7000원. 끌림의 과학(브라이언 알렉산더 지음, 케미스토리 펴냄) 비이성적 욕망과 사랑의 뇌 회로가 인간에게 발휘하는 엄청난 영향력을 유머러스하고 통찰력 있게 풀어낸 사랑의 이야기. 360쪽. 1만 5000원. 이것이 실전 회계다(김수헌·이재홍 지음, 어바웃어북 펴냄) 기업의 실제 회계 장부를 펼쳐놓고 비즈니스에 바로 통하는 재무제표 분석 능력을 끌어올리는 책. 다양하고 생생한 회계 이슈를 담았다. 475쪽. 2만원.
  •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시작됐다. 새해를 맞아 우리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있는 젊은이들, 특히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과학 분야에서 조금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한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일반 독자들도 이런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과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여러 가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부탁을 드린다. 흔히 과학자가 되려면 몇 가지 자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수학, 과학 ‘성적’에 대한 선입견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고 지식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소양을 가진 사람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좋은 환경이 돼 있다. 부족한 소양이 있을 때는 다른 사람과의 협업으로 메꿀 수도 있다. 성공한 과학자들의 모습을 흉내 내려고 하면 자신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는 20~30년 후에는 별로 쓰임이 없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미 활발하게 연구하는 분야에 관심을 가진다면 공부는 많이 하게 되겠지만 독창적인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연구 주제를 찾을 때 명심할 것은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분야의 반대쪽에서 자신의 주제를 찾아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용기의 버팀목이 되는 것은 관심 분야에 대한 열정이다. 열정은 크고 작은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한다.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 깊이 있고 이를 통해 인류가 발전해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열정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 환경이라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연구하는 분야는 재정적 지원이 많아 논문을 쓰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쓴 논문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용되기도 쉽다. 더군다나 현재 우리나라의 여러 평가 시스템에서는 논문 수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진정한 선구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연구자들이 도태되고 있다는 것이다. ‘패스트 팔로어’로만 가득 찬 연구 생태계가 됐다. 또 몇 개의 거대 연구단에서는 좋아하는 주제를 마음껏 연구토록 하겠다는 원래의 취지는 좋지만 결국 전체 연구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연구비 독점도 그렇지만 더 심각한 것은 젊은 연구자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롭게 자신의 독창성을 계발할 시기에 군중의 일원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젊은 과학자는 자신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과학자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제도를 원점에서 따져 봐야 한다.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개혁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암흑물질의 존재에 대한 간접적 증거를 발견한 천문학자 베라 루빈이 별세했다. 1970년대에 은하계의 회전 속도를 꼼꼼히 관찰해 속도가 보이는 물질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그는 프린스턴대학원에 입학하고 싶었지만 여성 차별 분위기로 다른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암흑물질이 물리학과 천문학에 미친 영향은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의 업적이 노벨상을 받은 그래핀, 청색 LED, 중성미자, 힉스 입자에 못 미친다고 이야기하는 과학자는 거의 없다. 과학에서 외부 평가는 완전히 과학적이고 객관적이지만은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끝으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쏠림 현상이 있는 연구 주제와 연구생태계에 쓴소리를 하는 필자의 이야기는 ‘통섭’이란 책으로 유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가 이미 2012년 ‘젊은 과학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강조한 것들이다. 많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지 말고 ‘총소리 나는 반대 방향으로 진군하라’는 말이다.
  • 16일 실시 ‘삼성 수능’ GSAT 누가 만드나

    입사점수 ‘상위 1%’ 2년차 직원이 출제시험 일주일 전까지 합숙… 외부와 단절 삼성 입사 면접을 가기 전 반드시 넘어야 하는 관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가 16일 실시된다고 삼성이 13일 밝혔다. GSAT 문제, 출제방식, 응시 인원에 대해 삼성이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은 적은 없지만 매년 3월과 9월에 계열사별로 총 20여명의 출제위원을 모집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시험 문제를 출제한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다. 입사 2년차 직원 중 입사 당시 GSAT 점수 상위 1%에 들었던 최상위권 직원이 주로 출제위원이 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예외적으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출제에 참여하기도 한다. 출제위원이 되면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처럼 시험 일주일 전까지 합숙하며 문제를 만든다. 합숙 기간 동안에는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된다. 문제를 인쇄한 시험지는 당일 전국 고사장으로 배포된다. 기업들이 역사 관련 평가를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 4월 치른 GSAT 직무 상식에서는 삼국시대 근초고왕·광개토대왕·법흥왕·진흥왕의 업적을 배열한 뒤 활동 시대 순으로 나열하는 문제, 노비안검법, 흑사병, 제자백가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과학기술 관련 문제는 중력파와 힉스 입자, 스마트그리드처럼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 출제됐다. 시사상식 문제 역시 양적완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최신 시사상식 문제도 출제됐다. 삼성이 주력하거나 신수종 분야로 꼽는 기술인 퀀텀닷,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차, 딥러닝, 초음파영상 등과 관련된 문제도 출시됐다. 삼성은 GSAT 총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가리는데 상위 25% 안에 들면 합격 안전권으로 알려졌다. 단, 영역별로 과락 제도가 있어 한 과목이라도 소홀히 준비하면 안 된다. 오답은 감점 처리된다. GSAT를 통과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삼성은 직무역량·창의성·임원 면접을 거쳐 11~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삼성 하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 1만 4000명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계열사의 소프트웨어 직군은 GSAT 대신 코딩 테스트를 거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암흑물질 해명할 새로운 입자 실마리 찾았다

    암흑물질 해명할 새로운 입자 실마리 찾았다

    물리학자들이 암흑물질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기본 입자의 존재를 예측해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학자들이 ‘마달라 입자’(Madala boson)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제시한 이 입자는 힉스 입자(힉스 보손)와 유사성이 많지만, 다른 점은 우주의 약 27%를 구성하는 암흑물질과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마달라는 아프리카 줄루어로 ‘오래된’(old)이라는 의미가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의 고에너지물리학(HEP) 그룹에 속한 과학자들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강입자충돌기(LHC)에서 시행한 여러 실험 자료를 분석해 주요 특징과 특성이 자신들이 제시하는 마달라 가설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힉스 입자가 발견됐던 2012년 당시 CERN의 LHC 실험에 기초한 초기 가설을 세웠다. 연구자들은 미국과 영국, 중국, 인도, 스웨덴의 과학자들과 협력해 2015년과 2016년에 반복한 LHC 실험에서 나온 결과들이 마달라 가설로 나타나는 현상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마달라 입자에 관한 가설은 암흑물질과 상호작용하는 완전히 새로운 입자이자 분야로 설명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HEP 그룹의 브루스 멜라도 교수는 “현대 물리학은 아인슈타인과 양자역학 아버지들이 살았던 시대와 비슷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고전 물리학은 수많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현대 물리학이라는 현재 우리가 아는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과 같은 새로운 개념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물리학의 표준모형은 2012년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완성됐지만, 암흑물질을 포함해 몇몇 특정 현상은 여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 연구자는 마달라 입자가 암흑물질의 이해하기 힘든 기원을 설명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LHC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남순건의 과학의 눈]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120년 전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고갱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고뇌에 가득 찬 시기에 순수함이 살아 있던 타히티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으로 그림을 그렸다. 벌거벗은 채 태어나는 아기와 자연에서의 삶을 위한 노력,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줌으로써 인간이면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질문을 부각시킨 것이다.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다 보면 결국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라는 빅 히스토리의 처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주와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빅 히스토리의 실마리는 20세기에 들어와서 물리학을 통해 조금씩 밝혀지게 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 몸을 만들기 위해서도 전우주적 역사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빅뱅 후 3초에 만들어진 원자핵들, 38만년쯤 되었을 때 만들어진 수소원자, 3억년쯤부터 별 속에서 핵반응으로 탄소, 산소들이 만들어지고 나중에 철이 만들어져 우리 몸 대부분의 성분이 나타났다. 요오드와 같은 더 무거운 원소들은 별의 수명이 다할 때의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졌다. 인체에는 우주의 진화과정 하나하나가 다 포함돼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근원적인 질문들, 즉 시간과 공간의 기원이 무엇인지, 물질의 기원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전히 과학자들은 고민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물리법칙 자체의 기원은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다. 생명체인 인간이기에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생명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양자역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물리학자 에어빈 슈뢰딩거는 ‘생명은 정보의 집합체’라고 생각하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했다. 생명현상은 구성요소들의 복잡하면서도 체계적인 관계에서 나타나고 외부와의 정보교환, 구성요소 안에서의 정보의 저장과 전달이라는 답. 생명의 기원과 본질은 우주의 기원보다 더 가깝지만 멀게 느껴진다. 인간의 근본적인 고뇌인 질병, 노화, 죽음도 생명현상의 근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에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더 어렵다.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 어디로 가는가를 제대로 말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과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생명현상, 사회현상만으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르네 데카르트가 설파한 대로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 확실한 것은 없다. 눈을 감아도 스스로의 인식이 있는 것이다. 전자나 힉스입자 같은 것들보다도 우리 내면의 의식이 더 확실하게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의 문제는 에드워드 위튼 같은 천재 과학자들마저도 ‘인류의 끝까지 신비롭게 남아 있을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물질 덩어리인 뇌에서 어떻게 의식이 창발적으로 나타나는가 하는 데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맥스 테그마크는 복잡한 뇌의 신경망에서 나타나는 정보체계의 새로운 양상이라고 말한다. 물 분자 하나만 놓고 보면 점성을 가진 액체인지 고체인지 의미가 없지만 이들이 많이 모여 있을 때 우리가 아는 물이란 성질을 가지게 되는 것과 흡사하게 새로운 성질이 발현되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반면 크리스토프 코흐는 우리의 몸을 포함한 폭넓은 환경까지 포함한 ‘범신론적’ 의식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좀비 영화를 보면서 의식이 과연 무엇인가 곱씹어 보는 것은 어떨지. 과학은 가장 심오한 문제를 다룰 때 가장 우수한 지성을 모을 수 있다. 단기적 성과를 얻는 기술의 시녀로서의 과학만으로는 안 된다. 최고의 지성이 인간의 가장 깊은 고뇌에 대해 역할을 할 수 있게 사회 분위기가 성숙돼야 한다. 역대 두 번째로 더웠던 올여름 끝자락에 수학자 힐버트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알 것이다.”
  • 우주 비밀 암흑물질 넌 누구냐

    우주 비밀 암흑물질 넌 누구냐

    2012년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신의 입자로 불린 ‘힉스 입자’를 발견하고 지난해 9월과 12월 레이저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 연구단이 중력파를 관측하면서, 세계 과학계의 오랜 의문이 하나둘 풀렸다. 힉스 입자로써 우주 탄생의 기초입자를 확인하고 현대물리학의 표준모형을 완성했다. 중력파는 191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면서 예측한 현상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숙제였다. 시공간의 에너지 파장인 중력파를 확인하면서 블랙홀이나 중성자의 생성 같은 우주의 관측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제 과학계가 눈을 돌린 곳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다. CERN은 힉스 입자를 발견한 뒤 향후 연구 대상으로 암흑물질을 지목했고, 최근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입자물리학자인 리사 랜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6600만년 전 공룡 대멸종의 주요 원인을 암흑물질로 꼽았다. 밤하늘의 별처럼 우주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일반 물질’은 4~5%에 불과할 뿐 나머지는 미스터리 물질인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채워졌다고 과학계는 보고 있다. 암흑물질의 존재 가능성은 1933년 프리츠 츠비키(1898~1974)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교수가 가장 먼저 제기했다. 츠비키의 주장은 20여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1950년대 말 미국의 천문학자 베라 쿠퍼 루빈 박사가 애리조나 키트피크 천문대에서 은하 내 별의 회전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시금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루빈 박사는 은하 중심부 주변을 공전하는 별들의 속도가 모두 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 중력법칙에 따르면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느려져야 하는데, 이 법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중력법칙을 수정해 이런 현상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기존 중력법칙이 틀렸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결국 새로운 물질의 존재를 가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암흑물질이다. 암흑물질 연구 초창기에 연구자들은 블랙홀이나,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질량이 거의 0에 가까운 소립자인 중성미자, 별과 별 사이에 존재하는 성간물질 등으로 암흑물질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그런 ‘마초’(MACHO·무거운 우주질량체)들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암흑물질은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빛을 내는 물질과도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관측이 매우 어려운 ‘베일 속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과학자들은 윔프(WIMPs)와 액시온으로 대표되는 위스프스(WISPs)를 대표적인 암흑물질 후보로 보고 검출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연구자들도 암흑물질 탐사를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0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에서 전 세계 21개국 60여개 기관의 연구자 120여명이 참여하는 ‘제12회 파트라스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이 대회는 전 세계 암흑물질 관련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근 연구성과를 주고받는 자리로 암흑물질 분야 최대 규모의 학회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은 이달 초부터 CERN과 함께 위스프스 탐색을 위한 본격적인 공동연구에 나섰다. 지난해 공동연구를 위한 합의를 마치고 두 연구진은 이달 초 9테슬라(자기장 세기의 단위)급의 강력한 자석 개발에 착수했다. 액시온은 강한 자기장을 만나면 빛을 내는 광자로 바뀔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9테슬라급 자석으로 태양에서 날아오는 암흑물질인 액시온을 검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실험은 향후 5년 동안 CERN에서 진행된다.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라는 뜻의 윔프 신호를 찾기 위한 지하 검출실험도 각국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IBS 지하실험연구단은 강원도 양양 양수발전소 지하 700m에서 윔프 검출 실험을 하고 있다. 김두철 IBS 원장은 “CERN은 천체물리학과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자들을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 IBS 액시온 연구단은 신호측정을 비롯해 암흑물질과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세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공동연구를 통해 물리학계 최대 미스터리인 ‘암흑물질’을 발견하고 물리학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커지는 “EU 탈퇴” 英운명 혼전, 세계는 혼란

    찬반 팽팽… 여론조사 엎치락뒤치락 최근 탈퇴론이 10%P 앞서기도 캐머런 등 ‘잔류’ 진영 공황 상태 종교·과학계도 “브렉시트 안 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를 열흘 앞두고 EU 탈퇴 여론이 상승세를 타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잔류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탈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자 영국 정·재계 뿐만 아니라 종교계와 과학계 인사들도 브렉시트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EU 잔류 진영은 총공세를 펼쳤다. 영국 성공회의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12일 데일리메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영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잔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공회가 국민투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잔류에 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웰비는 이민 통제를 위해 EU를 탈퇴해야 한다는 탈퇴 진영의 핵심 주장에 대해서는 “가장 부도덕한 본능에 굴복하지 않고 정직하게 이민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영국의 저명 과학자 13명은 지난 10일 텔레그래프에 게재한 공개서한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과학 연구가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개서한에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처음 제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피터 힉스와 세포주기를 조절하는 핵심 인자를 발견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폴 너스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과학은 아이디어와 사람이 활발히 교류할 때 번창한다”며 “EU는 과학자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협력을 가능케 하지만 브렉시트가 되면 이런 이점은 사라질 것이며 EU의 연구비 지원도 끊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 막판 종교계와 과학계 거물들이 잇따라 잔류 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최근 탈퇴 여론이 잔류보다 우위에 서는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잔류 진영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지난 10일 여론조사업체 ORB와 인디팬던트의 조사에 따르면 EU 탈퇴 지지율이 55%를 기록해 잔류보다 10% 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이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영국의 FTSE100 지수는 1.86% 급락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발표된 오피니움의 조사에서는 잔류가 2% 포인트, 유고브의 조사에서는 탈퇴가 1%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론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잔류 진영은 최근 2주 동안 탈퇴 여론이 모멘텀을 얻어 유권자들이 급속히 탈퇴 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전 시장 등 탈퇴 진영은 캐머런이 이민 통제에 실패했다며 EU를 탈퇴해 이민자가 영국의 일자리를 뺏어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최근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거대 현미경으로 우주 ‘미시세계’ 본다

    거대 현미경으로 우주 ‘미시세계’ 본다

    입자들을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생명과학 등서 물질 구조 밝혀내 지난달 말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가속기인 강입자충돌기(LHC)가 족제비 한 마리로 인해 단선사고가 발생해 긴급 정지되는 일이 발생했다. LHC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지하에 건설된 길이 27㎞의 원형 가속기로, 2012년에는 ‘신의 입자’로 알려진 힉스입자를 발견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초대칭입자를 찾기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는 무엇인가’는 물리학자와 화학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19세기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완성하면서 세상의 모든 물질은 주기율표상 원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20세기에 들어서 원자는 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고, 다시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모여서 구성됐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깨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양성자, 중성자, 전자는 더이상 깨질 수 없는 기본입자라고 확신했다. 그렇지만 1964년 미국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이 ‘쿼크 이론’을 제시하면서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는 더 작아졌다. 쿼크의 존재를 증명하고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를 찾아내려는 입자물리학자의 실험도구가 바로 ‘입자가속기’다. 입자가속기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이용해 전자나 양성자, 이온 등 전하를 갖고 있는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원자핵과 충돌하게 하는 장치다. 가속된 입자들이 원자핵과 부딪치면 핵이 쪼개져 양성자나 중성자가 핵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여러 개의 원자핵으로 분열되기도 하고 새로운 소립자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물질의 구조를 밝히는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의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입자가속기가 쓰이고 있다. 입자가속기는 가속 방식에 따라 선형과 원형으로 나눌 수 있고 가속 입자의 종류에 따라 전자와 양성자 가속기로 구분된다. 선형 가속기는 저에너지 선형 가속기와 고에너지 선형가속기로 구별한다. 저에너지 선형 가속기는 가속하고자 하는 입자를 고전압에 한 번 통과시켜 단숨에 가속시키는 방식이고, 고에너지 선형 가속기는 입자를 비교적 낮은 전압에 반복적으로 통과시켜 높은 에너지를 얻는 형태다. 선형 가속기는 원형 가속기보다 균일하고 강한 입자빔을 얻을 수 있으며 일직선이기 때문에 입자가 위치를 바꿀 때 나타나는 미세한 제동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가속하고자 하는 입자의 크기가 커질수록 가속기가 길어져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단점이 있다. 원형 가속기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정된 공간에 입자를 나선(사이클로트론)이나 원(베타트론, 싱크로트론)을 그리며 돌면서 가속되도록 한 것이다. 전자를 가속시키는 전자가속기는 원형 가속을 할 경우 제동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크기 때문에 주로 선형 가속기 형태로 만들어진다. 반면 전자보다 질량이 큰 양성자를 이용한 가속기는 제동 에너지 손실이 작아 대부분 원형 가속기로 만들어진다. 충돌형 가속기는 광속에 가깝게 가속시킨 원자핵이나 소립자를 서로 충돌시켜 우주를 구성하는 궁극적 입자의 존재를 밝히기 위한 것이며 양성자 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켜 표적에 충돌시킴으로써 희귀 동위원소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중이온가속기도 수소, 헬륨보다 무거운 중이온을 고에너지로 가속시켜 다른 원자핵에 충돌케 해 희귀 동위원소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되는 장치로 신물질 연구, 의학 연구 등에 쓰이고 있다.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가 강력한 자기장을 지날 때는 빛(방사광)이 방출되는데 이를 활용하는 장치가 방사광 가속기로 연료전지 등 첨단재료 기술, 세포 영상획득 기술, 단백질 구조분석 등 다양한 과학기술 연구에 활용된다. 입자가속기를 운영하는 연구자들이 10년에 한 번씩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가속기콘퍼런스’(IPAC16)가 9~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이번 콘퍼런스는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는 포스텍과 양성자가속기를 갖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입자가속기를 보유한 한국원자력의학원, 중이온가속기로 연구를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등 4개 기관이 주관하는 것으로 전 세계 36개국 1300여명의 연구자와 산업계 인사가 모여 최신 가속기 기술 개발 및 연구 동향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족제비가 멈춘 10조원짜리 실험장치

    건설비로 약 10조원이 투입되고 연간 운영비로 2500억원이 넘게 들어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거대 실험장치가 족제비 한 마리 때문에 가동이 중지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전 5시 30분 케이블 단락 사고로 인해 세계 최대 규모의 가속기인 강입자가속기(LHC)가 갑자기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3일 밝혔다. LHC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쥐라산맥 지하에 건설된 길이 27㎞의 원형가속기로 2008년 9월 10일부터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이곳에서는 1만여명의 연구자가 모여 장치를 운영하면서 1초에 수억번씩 발생하는 입자 충돌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LHC는 2012년에 ‘신의 입자’로 알려진 ‘힉스 입자’를 실제로 발견해내 이듬해 영국 에든버러대 피터 힉스 교수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CERN의 비상 복구팀은 단락 사고 발생 즉시 27㎞에 이르는 LHC 전 구간을 점검한 결과 ‘8번 포인트’에 있는 64㎸ 변압기와 연결된 전력 케이블이 끊어져 있고, 그 아래에 족제비 한 마리가 감전돼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AI·한국사… ‘깐깐한’ 삼성 공채시험

    AI·한국사… ‘깐깐한’ 삼성 공채시험

    수리·추리·시각적 사고 영역 어려워 LG 인적성 검사도 한국사 문제 출제 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가 17일 실시됐다.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로스앤젤레스와 뉴저지주 뉴어크 등 미국 2개 지역에서 치러졌다. 난이도는 대체로 무난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국사와 세계사 등 인문학적 소양과 최신 정보기술(IT)상식을 묻는 문제가 두루 출제됐다고 응시자들은 전했다. 지원자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140분간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직무상식 등 5개 영역의 160개 문항을 풀었다. 응시생들은 예년과 비슷한 유형이 출제됐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해외영업직군에 지원한 김모(27)씨는 “기출문제와 예상문제집으로 풀어 본 문제 수준과 거의 같았다”면서 “수리와 추리 쪽에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입체추정, 도형찾기, 도형완성 등이 나오는 시각적 사고영역이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영역은 다른 대기업 인적성 검사에는 없고 삼성그룹 입사시험에서만 치러진다. 직무상식 영역에선 한국사는 물론 중국사와 일본사 등 세계사와 최근 이슈가 된 인공지능(AI)을 다룬 문제가 골고루 출제됐다. 각 왕조나 역사적 사건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유형으로, 노비안검법, 흑사병, 진시황 등을 물었다고 응시생들은 전했다. 컴퓨터가 신경망을 통해 학습하는 딥러닝과 AI 기술을 활용한 투자자문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와 관련된 문제도 출제됐다. 삼성그룹이 역점을 둔 전기차 배터리, 초음파 영상 기술, 자율주행차 등을 다룬 문제는 물론 중력파와 힉스 입자, 물의 정수과정, 사이다에 들어 있는 기체 등 과학 문제와 원·달러 환율 변동, 양적완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묻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를 찾아보고 구매는 더 싼 오프라인에서 하는 소비 형태인 ‘웹루밍’, 기술과 예술의 합성어인 ‘데카르트 마케팅’ 등 최근 트렌드를 짚는 문제도 나왔다.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임원·직무역량·창의성 면접 등을 거쳐 오는 6~7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지난해 1만 4000명을 뽑은 삼성그룹은 올해 채용 인원을 다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인 16일에는 LG그룹과 CJ그룹이 각각 대졸 공채 인적성 검사를 실시했다. LG그룹의 적성 검사에서는 조선시대 정책 제도, 주요 문화유산 등 한국사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을 묻는 문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LG 인적성 검사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천문학자·물리학자… 세계 석학들이 풀어본 우주의 비밀

    천문학자·물리학자… 세계 석학들이 풀어본 우주의 비밀

    우주의 통찰/앨런 구스 외 지음/존 브록만 엮음/김성훈 옮김/와이즈베리/528쪽/2만 2000원 우주의 기원·구조·생성·변화에 대한 과학을 다루는 우주론은 1980년대부터 30년간 황금기를 이어오고 있다. 2000년대 후반 고감도 위성망원경 관측이나 대형 강입자 충돌기 실험과 같이 우주가설을 검증할 강력한 기기와 데이터가 등장한 데 이어 2012년 7월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가 대형강입자충돌기 실험으로 힉스 입자를 발견하면서 그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우주의 통찰’은 우주론의 황금기를 이어오고 있는 대표 석학들이 직접 자신들의 연구를 소개하고 우주 과학의 핵심 쟁점들을 논하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우주의 난제 등에 대한 입체적인 지식과 통찰을 전해 주는 책이다. 인문과학 도서 편집인인 존 브록만이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1996년 창립한 지식공유모임 ‘엣지재단’의 지적 성과를 다룬 ‘베스트오브엣지’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책은 이론물리학, 천문학, 천체물리학, 응용수학, 양자공학 등 각 분야 21인의 주요 연구와 핵심 이론을 아우르면서 우주를 해석하는 다양한 결을 보여준다. 대표 저자 앨런 구스는 가장 강력한 우주론으로 주목받는 급팽창이론을 설명한다. 우주는 왜 지금의 모습이 됐으며, 우주의 구성법칙은 무엇인지를 설명하면서 현대우주론의 개념적 기둥을 세워 준다. 급팽창이론의 경쟁 이론으로 주목받은 순환우주론의 선구자 폴 스타인하르트와 닐 투록은 우주의 진화가 순환적으로 이뤄지는 원리를 설명한다. 물질의 최고 구성단위를 진동하는 끈으로 보고 우주와 자연의 원리를 밝히려는 끈이론의 선구자 레너드 서스킨드는 끈이론이 현대우주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된 과정을 소개한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이론물리학자 로런스 크라우스는 급팽창이론과 순환우주론에서 우주가속팽창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암흑에너지 등 우주과학의 난제들에 대해 설명한다. 응용수학자이자 카오스이론의 거장인 스티븐 스트로가츠는 반딧불이 무리가 별다른 소통 수단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동시에 빛을 내뿜는 현상을 수리생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질서가 없던 자연계와 우주에서 자발적으로 질서가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설명해 준다. 우주론은 시간, 공간, 인류를 포함한 모든 것의 기원 문제를 내포하기 때문에 물리학, 생물학, 공학, 천문학 등 다양한 과학분야뿐 아니라 철학, 인류학, 종교학 등 인문사회 분야와의 통섭이 이뤄지는 학문이다. 통섭의 스파크가 튀는 책 속의 내용들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신비롭고 아름다운 우주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입자물리학 표준모형 오류 단서 발견… 서울대 연구팀

     최근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완성된 물리 기본이론인 ‘표준모형’에 오류가 있다는 단서가 발견됐다. 표준모형을 대체할 ‘초표준모형’을 정립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격자게이지이론 연구단은 29일 중성 케이온 입자에서 ‘CP대칭성’을 위반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상수를 계산한 결과 이론치와 실험치의 차이가 표준편차의 3.4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론과 실험 결과의 차이가 크다는 점은 표준모형에 오류가 있음을 의미한다. CP대칭성이란 입자를 반입자로 전하를 바꾸거나,입자를 거울에 비춘 모양으로 좌우를 바꿔도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된다는 원리다.  표준모형은 4개의 매개입자(강력,약력,전자기력,만유인력)에 따라 움직이는 12가지 근원 소립자(쿼크와 렙톤)가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따라 구성된다. 매개입자 중 강력과 전자기력은 CP대칭성을 따르지만 약력은 대칭성을 위반할 수도 있다.  표준모형이 맞다면 단 하나의 파라미터(매개변수)로 CP대칭성 위반을 모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론치와 실험치에서 표준편차의 3배가 넘는 차이가 났다는 것은 파라미터가 두 개 이상 있어야 CP대칭성 위반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에 대해 ”표준모형의 기본가설 중의 하나 또는 다수가 붕괴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초표준모형의 존재에 대한 중요한 하나의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을 이끄는 이원종 교수는 ”렙톤 섹터에서는 연구가 된 적이 있지만 쿼크 섹터에서 표준모형이 틀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처음“이라며 ”국내 연구단이 자체 개발하고 구축한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계산한 결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피지컬 리뷰 D’(Physical Review D)에 이날 발표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계 과학논문 첫 장 쌓으면 ‘킬리만자로산’ 높이

    세계 과학논문 첫 장 쌓으면 ‘킬리만자로산’ 높이

    2014년 전 세계에 발표된 논문은 146만 5814편에 달한다. 이 숫자는 SCI급 저널에 실린 과학분야 논문에 한정된 것이기 때문에 비SCI 저널에 실린 논문을 비롯해 사회과학논문과 예술 및 인문과학논문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다. 연구자가 자신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대표적인 수단이 논문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연구자는 좋은 논문, 영향력 있는 논문을 쓰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톱 100위에 드는 우수한 논문을 쓰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자의 대표적인 성과지표인 논문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흔히 과학논문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SCI’는 학술정보전문 민간기관인 톰슨로이터가 매년 전 세계에서 출판되고 있는 과학기술저널 중 엄격한 전문가 심사를 거쳐 등록된 국제학술지 목록이다. SCI 등록 여부는 전 세계의 학술지 평가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과학논문의 질뿐만 아니라 국가 및 기관 간 과학기술 연구수준을 비교하고 연구비 지원, 학술상 심사, 학위인정 등의 자료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는 SCI 지수가 높은 우수한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학술정보전문 민간기관인 톰슨로이터의 자료를 바탕으로 1900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나온 과학논문의 첫 페이지만 모아 쌓을 경우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킬리만자로산(해발 5895m)의 높이에 육박하는 5800m에 가깝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중 다른 연구자에게 전혀 인용되지 않거나 10회 미만 인용된 논문을 쌓은 높이가 절반을 훌쩍 넘는 4400m나 된다. 반면 1만 2000회 이상 인용된 ‘Top 100’에 속하는 논문을 모아놓은 높이는 1.5㎝에 불과하다. ●2014년에는 17.5%가 제목에 ‘낚시성 단어’ 사용 수백만 건의 논문이 매년 발표되면서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더 눈에 띄도록 하기 위해 ‘논문 제목 낚시질’도 서슴지 않는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대 크리스티앙 빈커스 교수팀은 1974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논문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에 등록된 논문을 전수조사한 결과 ‘놀라운’(novel), ‘획기적인’(amazing), ‘혁신적인’(innovative) ‘전례없는’(unprecedented) 등 자극적인 25가지의 형용사들이 제목에 많이 들어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의학저널’ 14일자에 발표했다. 특히 1974~1980년에는 이런 단어가 쓰인 논문이 전체 논문의 2%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낚시성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논문이 17.5%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빈커스 교수는 “그동안 많은 연구자가 과학논문은 제목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최근 1년 사이에 나오는 논문이 140만편 넘게 발간되면서 자신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 같은 제목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과학 영재’로 주목받았던 송유근(17)군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저작권 위반’에 따른 표절 문제로 철회됐다. 지도 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의 학회 발표자료(프로시딩) 상당 부분을 그대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용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표절은 다른 연구자의 독창적 아이디어나 논문을 인용하면서 적절한 출처 표시를 하지 않아 제3자에게 본인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도록 만드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내용 표절, 아이디어 표절, 번역 표절, 2차문헌 표절, 말바꿔 쓰기 표절, 짜깁기 표절, 논증 구조 표절 등 7가지 기준으로 표절을 판단하고 있다. 말바꿔 쓰기 표절은 다른 사람의 저작물 문장 구조를 일부 변형 또는 단어를 추가하거나 동의어로 대체해 사용하면서도 출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일부만 하는 경우를 말한다. 짜깁기 표절은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조합해 활용하거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문장을 결합하는 표절이다. 논증 구조 표절은 구체적인 연구대상이나 문장은 다르더라도 결론 도출 방식 등 논리전개구조를 다른 사람의 저작물에서 그대로 사용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전체 33쪽 중 24쪽이 ‘저자 이름’으로 채워진 경우도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는 100명 이상 공동 저자가 참여한 논문은 거의 없었지만 2009년 이후 100명이 넘는 저자가 등재된 과학논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5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는 5154명이 저자로 참여한 힉스입자 검출 실험 관련 논문이 실렸는데 전체 33쪽 중 24쪽이 저자 이름만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논문의 저자는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연구자를 1저자로 하고 2저자, 3저자 순으로 배열하되 연구를 주도한 1저자가 여러 명일 경우는 알파벳 순서로 배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학논문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영국의 출판윤리위원회(COPE)의 저작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장 앞에는 연구에 기여도가 가장 큰 사람으로 배치하고 ‘공동 저자의 공동결정’에 따라 순서를 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자 간 합의만 이뤄지면 순서를 정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의 일부 논문 저자는 종신 교수직(테뉴어)을 얻을 가능성에 따라 저자 순서를 정하거나 저자끼리 볼링이나 크로켓 등 스포츠 경기를 열어 순위에 따라 1저자를 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점점 느는 과학 논문 공동저자…한 논문에 참여자 5000여명 왜?

    지난 5월 세계적인 물리학 분야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는 5154명이 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실렸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 검출 실험과 관련한 이 논문은 전체 33쪽 중 24쪽이 저자 이름만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여기에는 고려대 최수용 교수를 비롯해 한국 물리학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같은 달 유전학 국제학술지 ‘G3’에는 초파리 유전체 중 특이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논문이 실렸다. 여기에도 1014명의 과학자가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과학계에서는 “초파리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모두 저자로 올린 모양”이라는 농담이 돌았다. 학자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과학기술 분야 논문이 부쩍 증가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100명이 넘는 저자가 등재된 국제 과학기술 논문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과학기술 분야 논문 통계 데이터를 제공하는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는 100명 이상 공동저자가 참여한 논문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03년에 발표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 논문에 저자가 272명이나 이름을 올리면서 기록을 세웠다. 이듬해인 2004년에는 1000명 넘는 공동 저자가 참여한 논문이 처음으로 나왔다. 2008년에는 ‘저자 3000명’의 벽이 깨졌다. 이런 추세에 맞춰 세계 과학계는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벨상위원회에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과학계의 협력연구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공동수상자의 수에 대한 제한을 풀고, 기관이나 팀에도 수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등 과학상의 한 회 수상자를 최대 3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연구자들의 국제 공동연구 역시 점점 늘고 있다. 울산대 화학과 정재훈 교수는 “현대 과학은 과거처럼 개인이나 작은 집단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프로젝트로 이뤄지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하나의 프로젝트에 전 세계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과학자가 투입되기도 하고 학제 간 협동연구 추세도 한층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새로운 분야를 연구하려고 할 때 국내에서 해당 분야 연구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이렇게 공동 저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논문 가로채기나 끼워 넣기 등 연구부정이 발생할 소지도 커지고 있다는 게 학계의 얘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점점 느는 과학 논문 공동저자 한 논문에 참여자 5000여명, 왜?

    지난 5월 세계적인 물리학 분야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는 5154명이 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실렸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 검출 실험과 관련한 이 논문은 전체 33쪽 중 24쪽이 저자 이름만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여기에는 고려대 최수용 교수를 비롯해 한국 물리학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같은 달 유전학 국제학술지 ‘G3’에는 초파리 유전체 중 특이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논문이 실렸다. 여기에도 1014명의 과학자가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과학계에서는 “초파리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모두 저자로 올린 모양”이라는 농담이 돌았다. 학자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과학기술 분야 논문이 부쩍 증가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100명이 넘는 저자가 등재된 국제 과학기술 논문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과학기술 분야 논문 통계 데이터를 제공하는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는 100명 이상 공동저자가 참여한 논문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03년에 발표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 논문에 저자가 272명이나 이름을 올리면서 기록을 세웠다. 이듬해인 2004년에는 1000명 넘는 공동 저자가 참여한 논문이 처음으로 나왔다. 2008년에는 ‘저자 3000명’의 벽이 깨졌다. 이런 추세에 맞춰 세계 과학계는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벨상위원회에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과학계의 협력연구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공동수상자의 수에 대한 제한을 풀고, 기관이나 팀에도 수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등 과학상의 한 회 수상자를 최대 3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연구자들의 국제 공동연구 역시 점점 늘고 있다. 울산대 화학과 정재훈 교수는 “현대 과학은 과거처럼 개인이나 작은 집단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프로젝트로 이뤄지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하나의 프로젝트에 전 세계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과학자가 투입되기도 하고 학제 간 협동연구 추세도 한층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새로운 분야를 연구하려고 할 때 국내에서 해당 분야 연구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이렇게 공동 저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논문 가로채기나 끼워 넣기 등 연구부정이 발생할 소지도 커지고 있다는 게 학계의 얘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계 최대 물리학연구소 CERN 사상 첫 여성 소장 탄생

    세계 최대 물리학연구소 CERN 사상 첫 여성 소장 탄생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이탈리아 소녀는 17세가 되던 해 우연히 ‘마리 퀴리’의 전기를 읽었다. 밀라노대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동시에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치며 교수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가지 길 중에 그는 결국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선택했다. 30년이 흐른 뒤 중년이 된 소녀는 ‘21세기 최고의 물리학 성과’를 이끌었고 지난 4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60년 역사상 첫 여성 소장에 지명됐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발견의 주역인 파비올라 자노티(52) 박사 얘기다. CERN은 5일(현지시간) “파비올라 자노티 박사가 2016년부터 롤프 디터 호이어 현 소장의 뒤를 이어 CERN을 이끌게 된다”고 발표했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자리 잡은 CERN은 1만 7000여명의 과학자가 근무하는 세계 최대의 물리학 연구소다. CERN에서 지난 60년간 얻어진 연구 결과는 물리학뿐 아니라 인류의 삶 자체를 바꿔 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월드와이드웹’(WWW), 인터넷이다. CERN의 과학자였던 팀 버너스 리가 연구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기 위해 1989년 제안한 것이 인터넷의 시초가 됐다. CERN은 약 10조원을 들여 거대강입자가속기(LHC)를 구축, 2009년부터 힉스 입자를 찾는 데 전력투구했다. 빅뱅 직후 우주를 구성하는 16개의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힉스를 찾아 현대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을 완성하겠다는 도전이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공동 실험’인 이 프로젝트를 지휘한 것이 바로 자노티 박사다. 2012년 7월 4일 그는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고 선언했다. 자노티 박사는 소장에 지명된 뒤 “CERN은 과학 발전의 중심이자 전 세계 물리학의 자존심, 과학기술 혁신의 요람이자 협력과 평화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현재 LHC 개조 작업을 하고 있는 CERN은 자노티 박사가 소장을 맡는 2016년부터 전 우주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이 걸어온 길 천재적 발상인가 대중적 협력인가

    과학이 걸어온 길 천재적 발상인가 대중적 협력인가

    # 1. 1900년 12월 14일은 ‘양자혁명’의 날이다. 막스 플랑크(1858~1947년) 베를린대 교수는 뉴턴의 고전물리학 체계를 송두리째 뒤바꾼 ‘E=hv’란 법칙을 세상에 내놨다. 흑체복사 현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탄생한 양자역학은 트랜지스터를 비롯해 반도체, 초전도체를 활용한 현대 전자공학의 밑바탕이 됐다. 플랑크는 베를린 인근 녹지인 그뤼네발트를 일곱 살 난 아들과 걸으며 “아빠가 뉴턴에 버금가는 중요한 발견을 한 것 같다”고 말했지만 당시로선 양자역학의 본질을 꿰뚫진 못했다. 이는 스위스 특허청 계약직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년)의 몫이었다. 대학에서 강사 채용이 거부됐던 아인슈타인은 근근이 생계를 꾸리며 1905년 한 해에만 5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방정식인 ‘E=mc2’을 유도한 특수상대성이론이 포함됐다. #2. 하와이제도에 도착한 최초의 유럽인 집단을 이끈 제임스 쿡 선장은 폴리네시아인들을 만난 뒤 외쳤다. “이 종족이 광대한 대양을 가로질러 뉴질랜드와 이스터섬까지 퍼져 나간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폴리네시아인들은 5000년에 걸쳐 지도나 나침반도 없이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수역인 태평양을 개척했다. 쿡 선장도 원주민 항해자의 도움을 얻어 74개의 섬이 그려진 지도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 지도와 섬들에는 쿡의 이름이 붙었다. 역사도 원주민 항해자가 아닌 쿡의 이름만 기억할 따름이다. #3. 수천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대전의 종식을 앞당겼지만 과학자들은 뒤늦게 고민에 빠졌다. 자신들의 연구가 핵무기로 뒤바뀐 현실에 두려움과 윤리적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들은 종전 직후 조직을 결성해 본격적인 운동에 나선다. 이렇게 탄생한 ‘원자과학자연맹’은 냉전시대 군축과 반체제 과학자 구명 운동을 이끌었다. 연초 출판계에 과학서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양자역학, 양자장이론 등 전문 지식을 다룬 서적부터 과학의 감춰진 이면을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까지 다양하다. 민중과학, 좌파과학 등을 소개하는 ‘색깔있는’ 책도 나왔다. ‘퀀텀스토리’(짐 배것 지음, 박병철 옮김, 바니 펴냄)는 양자역학의 탄생 이후 지금까지의 궤적을 조명한 책이다. 양자역학은 뉴턴의 고전역학을 전복하며 상대성 이론과 함께 20세기 지성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과학적 발견으로 꼽힌다.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들은 “이제 물리학에서 더 이상 새로운 발견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이는 난공불락의 요새에 먹구름이 모여드는 징조에 불과했다. 이 같은 오만함은 플랑크의 ‘작용양자’ 개념이 도입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한때 뉴턴의 고전 열역학을 열렬히 숭배했던 플랑크는 물질이 원자나 분자로 이뤄진 불연속 객체라는 ‘원자론’으로 전향한다. 아인슈타인이라는 걸출한 천재 한 사람이 완성한 상대성 이론과 달리 양자역학은 플랑크,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리처드 파인먼, 스티븐 와인버그, 피터 힉스 등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천재들이 머리를 맞대 고군분투한 결과물이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가 우리 돈으로 60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 거대강입자충돌기(LHC)의 힉스 입자(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최소 입자)를 증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반면 ‘과학의 민중사’(클리퍼드 코너 지음, 김명진·안성우·최형섭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는 전자의 가정을 뒤엎는다. ‘타고난 천재들이 이뤄냈다’는 과학기술 발전의 신화에 반기를 든다. 과학엘리트들의 업적에는 보이지 않게 도움을 준 보통사람들의 노력이 전제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민중사관적 잣대를 들이대며 집단의 산물을 강조한 것이다. 예컨대 달의 위치와 조석의 관계를 기록해 지리학과 천문학 발전의 기반을 닦은 어부들, 화학과 재료과학 발전에 이바지한 광부·대장장이·옹기장이, 산업혁명 완수에 필요한 지식을 생산한 금속노동자와 기계공 등을 다룬다. 과학의 숨겨진 이면을 더 들춰보고 싶다면 좌파 과학사학자 게리 워스키의 ‘과학… 좌파’(게리 워스키 지음, 김명진 옮김, 이매진 펴냄)를 챙겨 읽어봄직하다. 연구실 밖에서 인종·성 차별, 환경오염, 핵무기에 맞선 20세기 좌파 과학자들은 신자유주의, 군비 강화, 테러, 기후변화 등이 기승을 부리는 오늘날 제3의 과학좌파 운동을 전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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