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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빙스턴­아처­콕스­탤런트 의원/美 차기 하원의장 물망

    ◎리빙스턴­온건파 중진… 對北정책 강경파/아처­작은 정부 표방… 지지층 넓어/콕스­현 정부 개혁·감독위 부위원장/탤런트­4선의원… 다크호스로 떠올라 【워싱턴 AFP AP 연합】 미국의 차기 하원의장이자 거대 야당인 공화당의 지도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보브 리빙스턴 세출위원장을 비롯,빌 아처 세입위원장과 크리스토퍼 콕스 의원,제임스 탤런트 의원 등 4명이다. 특히 차기 의장으로 유력시되는 리빙스턴 위원장은 미국의 북한정책과 관련,강경 노선을 견지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때 핵동결 합의에 따른 미국의 중유지원안을 좌절시켰던 인물로 최근 AFP와의 회견에서 김정일을 히틀러에 비유하기도 했다. 77년 뉴올리언스주에서 하원의원에 첫 당선된 리빙스턴 의원은 친구인 뉴트 깅리치의 천거로 정부 예산 3분의 1을 주무르는 하원 세출위원장에 올랐지만 깅리치의 사임 발표 수시간전에 하원의장 출마를 공식선언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공화당내 온건파 중진으로서 그동안 민주·공화 양당간의 격한 대립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왔다.28년 동안 하원에 몸담아온 텍사스주 출신의 아처 위원장은 감세와 작은 정부를 표방해온 인물로 보수파 의원들뿐만 아니라 동료 베테랑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콕스 의원은 정부 개혁·감독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원의원 경력 9년의 중진. 최근 깅리치 의장의 사퇴 의사가 가시화 되자 CNN방송의 ‘래리킹 쇼’에 출연해 하원 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미주리주의 탤런트 의원은 4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지도가 낮았다. 그러나 의원 경력이 많아 이번 의장 선거에서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다.
  • 새로쓴 言官史官(金三雄 칼럼)

    언론인 출신의 사학자 千寬宇 선생은 ‘언관과 사관’이란 글에서 현대의 언론인은 왕조시대의 사관과 같다고 했다. 임금의 말 한마디로 생명이 좌우되기도 하는 시대,그 속에서도 할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언관의 책임이라는 것,그는 언관의 기개를 서거정(徐居正)의 말을 빌어 “항뇌정(抗雷霆) 도부월(蹈斧鉞) 이불사(而不辭)”(벼락이 떨어져도 목에 칼이 들어가도 서슴지 않는다)라고 썼다. 추상열일과 같은 언관의 기개다.조선왕조가 끊임없는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도 500년 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언관과 사관의 기개 때문이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들과 함께 역사를 쓰는 사가들의 기개 또한 대단하였다.단재 신채호 선생이 31세때인 1910년 국치 4개월 전에 안창호·이갑 등과 망명길을 떠나면서 가져간 책이 있다. 안정복(安鼎福)의 ‘동사강목(東史綱目)’필사본이다. 동사강목은 안정복이 22년간에 걸쳐 완성한 노작으로 단군조선부터 고려말까지를 다룬 실학기의 대표적 역사서다. 단재는 이 책을 짊어지고 고국을 떠나 만주·노령연해주·중국땅을 전전하면서 우리 고대유적과 유물,사서(史書)를 두루 섭렵했다. 단재는 이 책을 자료로 삼고 연구를 거듭하여 ‘조선상고사’와 ‘조선사연구초’등을 집필하였다. 안정복이 단재의 스승인 셈이다. 안정복은 ‘동사강목’에서 역사가의 중요한 원칙으로 ①계통을 밝힐 것 ②찬탄자와 반역자를 엄하게 평할 것 ③시비를 바르게 내릴 것 ④충절을 높이 평가할 것 ⑤법제를 상세히 살필 것을 들었다. 안정복의 다섯가지 원칙은 언론인이 지켜야 할 수칙이기도 하다. 오늘의 언론인은 어제의 언관이고 내일의 사관이기 때문이다. 언관이고 사관인 언론인은 모름지기 역사를 의식하면서 글을 쓰고 말을 해야 한다. 군사독재시절부터 길들여진 냉전논리와 수구세력과의 유착 커넥션에서 벗어나야 한다.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젖어온 안보상업주의 멘탈리티를 깨뜨려야 한다. 남북이 차츰 화해와 교류의 물꼬를 트고 서유럽국가들의 정치이념 지도가 바뀌는 터에 냉전의식과 매카시즘으로 중세기적 마녀사냥을 계속할 수는 없는 것이다. ○히틀러 피아노 건반 언론 나치 선전상 괴벨스는 ‘앙그리프(Hangriff:공격)’란 신문을 창간하면서 “신문은 피아노 건반이다”고 썼다. 히틀러는 이를 받아서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천국도 지옥으로 느끼게 하고 반대로 더없이 비참한 생활을 낙원으로 생각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은 나치즘적 언론관에서 진실을 왜곡하고 양심세력을 모해하는 글쓰기 행태를 지양해야 한다. 나치가 패망한 지 반세기도 더 지났는데 언제까지 ‘피아노 건반’식의 글쓰기를 한다면 언론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레이몽 아롱의 비판정신 ‘지식인의 아편’을 쓴 레이몽 아롱은 지식인의 비판활동의 유형으로 기술적 비판, 논리적 비판, 이데올로기적 비판을 들면서, 어떤 유형의 비판활동이든 양심과 진실의 전제가 아니면 비판의 자격이 주어질 수 없다고 했다. 언론인과 지식인은 레이몽 아롱이 지적한 양비론의 기술적 비판이나 길들여진 냉전논리의 이데올로기적 비판을 지양하고 당당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논리적 비판정신을 따라야 한다. 개혁과 민족화해 ‘시대정신’으로 모아지는 때에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식의 언론활동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그리하여 선배 언관과 사관에 부끄럽지 않은 언론인으로 개혁과 민족화해의 선도자가 돼야 한다.
  • 오늘 ‘레디 고’(제3회 부산국제영화제:Ⅰ)

    ◎8일간 211편 은막의 감동 촉촉히/수영만 야외상영장서 화려한 개막행사/감독­배우 손도장 개봉식 등 이벤트 풍성/화제작 매진… ‘숨겨진 걸작’ 찾는 재미도/숨져긴 걸작 4선­만월(스위스) 잃어버린 동심 되찾기.검은 고양이(유고) 다뉴브강가 집시이야기.듀오(인도) 음악·춤 가득 ‘맛살라영화’.코미디언(독일) 나치탄압받는 남성중창단 부산은 지금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영화관이다.거리마다 어서 빨리 일상에서 벗어나 영화의 바다로 오라는 유혹의 손짓으로 가득하다. 24일 오후 7시30분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화려한 개막식이 치뤄지고 나면 8일간 41개국 211편의 영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기간에는 제레미 아이언스 등 지난해 부산을 방문했던 세계적 배우,감독들의 손도장(핸드 프린팅)개봉식과 고 유영길 촬영감독의 핸드프린팅제작 등 특별 이벤트도 열린다. ‘아시아 영화의 창‘에 초청된 중국 황 지엔신감독의 ‘수면부족’이 중국당국의 검열로 참가하지 못하게 된 것만 빼곤 모든 행사가 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예매율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영화평론가나 언론의 호평을 받은 화제작들은 발빠른 영화팬들에 의해 일찌감치 좌석이 점령된 상태.22일 현재 개막작인 ‘고요’를 비롯해 총 26편(73회)의 영화가 매진됐다.전체 28만9,362장(게스트 좌석 제외)의 입장권 가운데 15만5,000여장이 팔려 나갔다.올해의 경우 아시아,유럽,미주 등 각 대륙의 작품들이 골고루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한국영화의 선전이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명작을 놓친데 대한 아쉬움은 크겠지만 그러나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입장권이 남아있는 영화중 숨겨진 걸작을 찾아서 보는 즐거움 또한 쏠쏠하기 때문이다.개막직전 집행위에서 추천하는 ‘숨은 보석’들을 소개한다. ◇만월(프레디 M 뮤러)=올 몬트리올 영화제 대상 수상작.신세기를 앞둔 중립 스위스에 대한 극적 아이러니가 넘치는 영화로 잃어버린 동심에 대한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보름날인 금요일 아침 등교길,곳곳에서 열살짜리 어린이 12명이 동시에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이 아이들의 부모들은 이상한 수수께끼가 담긴 편지를 한통씩 받는데 아이들을 구하려면 다음 보름날까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검은 고양이,흰 고양이(에밀 쿠스트리차)=지난 13일 폐막된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작품.95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평론가들의 독설에 지쳐 은퇴선언을 했던 쿠스트리차가 3년만에 만든 신작.다뉴브강가의 집시사회를 배경으로 할아버지와 손자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우정과 사랑,사라져가는 가치체계에 대해 짚어본다. 유고슬라비아 출품 ◇듀오(마니 라트남)=음악과 춤이 빠지지않는 인도 맛살라영화로 두 남자의 애정과 배반,절망에 관한 이야기.독립투쟁의 소용돌이에서 만난 아난단과 셀밤은 꿈많고 이상에 가득찬 젊은이들.그러나 아난단이 최고의 정치가로,셀밤이 최고의 배우로 각각 성공을 거두면서 두사람간에는 서로를 의식하고 경계하는 마음이 싹튼다. ◇코미디언 하모니스트(조셉 빌스마이어)=독일에서만 3백만 관객을 불러 모은 흥행작.1920년대 후반 히틀러가 집권전 베를린의 남성 6중창단 이야기. 피나는 노력으로 완벽한 아카펠라 하모니를 구사하게 된 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주목을 받는다.6명중 3명이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나치는 그들을 해체시키려 한다.
  • 姜元龍 크리스찬 아카데미 이사장·목사(국난극복의 지혜를 듣는다)

    ◎회개하라 정치인이여/IMF 검은 태풍속 한심한 잇속 다툼/국민분노 폭발 직전/반성 모습 보여야 예수님의 세상을 향한 처음 메시지는 ‘회개하라’였다.왜냐하면 지옥같은 역사 속에 임하여 오는 하나님의 나라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이어온 모든 분야에 먼저 대전환이 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과 특히 기층문화 속에는 21세기의 세계안에서 큰 빛을 끌어낼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회개(패러다임의 전환)없이는 이 시대를 맞이할 수 없다.오래전에 베네딕트란 사람은 동양문화는 서구의 죄책문화 대신 수치문화(Shame Culture)라고 했다. 간단한 예를 들면 히틀러의 야수같은 정치가 붕괴된 후 독일지도자들은 한결같이 회개운동을 전개했다.많은 예가 있지만 빌리 브란트가 총리가 된 후 학살당한 유대인 무덤에 엎드려 통곡을 했었다.이런 회개의 힘이 전후 독일을 폐허에서 구해내고 큰 피해를 주었던 유럽국가들과의 관계도 정상화될 수 있었다.10월7일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데 일본은 독일이 전후에 보여준 이런회개를 전혀 한 일이 없다.문제는 한·일관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흥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 분명하다.21세기는 5,000년간 축적된 우리의 잠재능력을 세계사 속에서 꽃피우느냐,아니면 역사의 무대에서 탈락하느냐의 기로다.가장 시급한 것은 회개문화의 형성이다. 해방후 역사만 보아도 우리는 일제의 유산을 회개를 통하여 청산하지 못한 채 정부를 세웠고 6·25를 겪으면서 미·소 강대국이 덮어 씌운 국토와 민족분단정책을 그대로 수용한 잘못도 회개하지 못했다. 4·19 학생의거에서 회개의 기회를 가졌으나 민주당 정부는 추잡한 신·구파 싸움만 하다가 군사혁명을 유발했으며 그들이 저지른 잘못을 오늘까지도 회개한 일이 없다.박정희정권 하에서 19년동안 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정경유착으로 돈과 권력을 숭배해온 과오를 회개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대 최고의 국가원수로 치켜세우기까지 하고 있다. 문민정부 하에서 외채 400억달러가 1,650억달러가 되어 IMF 사태를 초래했다고 하는데그런 기막힌 역사를 만들어온 장본인들이 회개의 모습은 고사하고 전 국민의 분노가 폭발 직전인데도 구태의연한 추잡한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새로운 국민정부는 길고 긴 야당생활로 불가피하게 개미군단같은 조직과 저항을 해오다가 집권당이 되었으니 과감한 방향전환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개혁으로 방향전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이번에 ‘제2의 건국’도 대한민국이란 배가 도착해야 할 항구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는 과거에 비해 훨씬 새로운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수단은 될지언정 목표가 될 수는 없다.우리의 목표를 뚜렷하게 하고 그리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바꾸어야 한다.IMF사태는 우리의 항로에 태풍이 온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이 태풍권을 벗어나기까지는 내 보따리 찾는 싸움을 하지 말고 모든 힘을 하루빨리 이 태풍권을 벗어나는 일에 모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태풍권을 벗어나면 우리가 도착할 항구의 모습,즉 민족의 비전을 뚜렷이 제시해야 한다.그리고 지금까지 내려온 권력과 금력이 숭배받는 사회의 계승이 아니라 권력도,경제도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주고 정치권 경제권만이 아니고 각계각층에 걸쳐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 ‘메밀꽃 필 무렵’의 달밤에 移葬이라(박갑천 칼럼)

    유명한 시나 소설 등에 나오는 고장은 사람들 기억속에 깊이 자리잡게 된다.노산 이은상의 ‘가고파’가 마산(馬山) 앞바다를 가슴마다에 한폭의 그림으로서 심어놓은 것과 같이.이름모를 경상도땅 평사리도 박경리의 로 해서 전통사회 마을의 전형으로 새겨졌다. 스페인북부 바스크지방의 도시 게르니카는 어떤가.스페인내전중인 1937년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공군이 인구1만에 지나지않는 이 소도시를 폭격한다.무방비 도시를 바수지른 무차별폭격이라는 데서 세계의 비난여론이 들끓었지만 전쟁중의 비인도적 살상행위야 흔히 있어온일.한데도 이 비극의 도시가 유독 세계인의 가슴속으로 파고든건 피카소의 대작‘게르니카’의 호소력 때문이었다.이 작품이 2차대전후에는 반파시즘운동의 상징으로,동서냉전중에는 평화의 상징으로 되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있다. 강원도 산골의 봉평이라는 곳.그 외진 고장이 오늘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된것은 可山 李孝石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 때문이다.“…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묘사하면서 가슴가슴에 서정을 깔아놓는다.지금이야 어찌가산이 살던때의 메밀꽃밭을 볼수있다 하랴.하건만 ‘봉평에서 대화까지의 80리길’은 상기도 메밀꽃 필 무렵이면 하얀 들판일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향기높은 작품의 여운이란 그런 힘을 갖는 모양이다. 이효석하면 메밀꽃,메밀꽃하면 봉평이 떠오르는건 한국인의 자연스런 감정이다.한데 요 얼마전 이효석무덤의 이장문제가 세상에 불거져 나오면서 그 감정 위에 물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실랑이끝에 뜻을 못이룬 유족측에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요량이라 하더니 8∼9일밤 사이 감쪽같이 파주의 실향민묘지로 이장해버렸다.열여드레의 이울어가는 달이 걸려있던 밤.바람결따라 밀려온 메밀꽃내음이 이 작업을 지켜봤던 것이리라.가산의 영혼은 마치 ‘도굴’이라도 해가는듯한 이장행렬을 따라갔던 것일까. 그동안 유족측 심기를 편찮게 해온것만은 사실이다.묘역을 두번이나 옮긴 것하며 기념사업 주도권다툼 등등.비록 그렇다해도 무덤을 굳이 옮겨야만 했을까 싶어지는 마음.지하의 가산이 달빛아래 하얀 봉평메밀꽃을 즐기는듯해서 더욱 그렇다.씁쓸해진다.하지만 묘가 없다하여 평창고을에서 이효석의 문학정신까지 스러지는건 아닐게다.
  • 파시즘 怪談/서해성 소설가(굄돌)

    거의 날마다이다시피 신문기사나 광고 글귀에서 제국의 나팔소리가 들려온다.그들은 제국의 위대한 지도자들을 연호한다.시황제에서 카이사르,칭기스칸,나폴레옹,저 에굽의 람세스,하물며 히틀러,박정희,영어공용화론까지,때로 터미네이터라는 괴물은 미래의 영도자 혹은 동양적인 관점에서 좀 억지를 부리자면 미륵불의 형상까지 띠고 출몰하고 있다.인터넷은 이들 사이를 매개하는 제국의 거미줄 역할을 수행해내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이들은 대개 역사적인 인물이자 동시에 책이나 영화제목들이다. 옆 뒤 안보고 성장으로만 치닫다 닥친 좌절을 숙주로 하여 언제부터인가 이들은 우리의 일상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시쳇말로 파시즘 괴담이라고 해도 좋을 퇴행적 문화 분위기가 바야흐로 마지못해 근신하던 몸을 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다만 그 방식이 시장에 맡겨진 것일 뿐,이것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민주주의에 대한 모종의 딴지걸기가 시작되었다는 암시인지도 모른다.비록 곳간이 비었다고는 하나 민주주의 원칙을 구구하게 지켜내는 인내를 귀찮아하는 만큼 파시즘은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독버섯처럼 피어난다는 것을,사회문화적으로 진단해볼 필요가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전제의 유혹은 결코 멀리 않다는 뜻이다.언론 등속에서 이들에 대해 여과없이 책읽기를 권하는 일은 장마진 뒤 걸러내지 않은 물을 마시게 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해 보이기만 한다. 큰물이 쓸고 지나간 구제금융의 여름 끝물, 저녁상을 물리고 식구들끼리 둘러앉아 끝내 다 읽지는 못할지라도 서로에게 권할만한 책목록을 한번 만들어보는 일은 어떨까.우리가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민주화의 노정을 이야기 삼는 것 또한 그에 버금가는 일이리라.참과 정의를 구할진대,도란도란 반짝이는 게 어디 밤하늘의 별빛뿐이랴.
  • 바보들 순교자들 반역자들/레이시 볼드윈 스미스 지음(화제의 책)

    ◎역사 바꾼 인물들의 삶·죽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톨스토이의 물음에 대한 답은 많다. 하지만 그 대답은 한결같을 수 없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바꾼 수많은 사람들이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숱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교도의 침략으로부터 유대교를 지키기 위해 죽은 마카베오 형제들,노예해방을 위해 광기를 부린 존 브라운,히틀러 암살을 시도하다 교수형을 당한 디트리히트 본회퍼 목사,원자폭탄의 비밀을 팔았다는 혐의로 전기의자에서 처형당한 로젠버그 부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죽음’이라는 테마로 묶여 있다. 미국의 역사학자인 스미스는 이 책에서 “순교자로 인정하느냐 아니냐는 그 시대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역사의 관점에서 해석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문호 옮김 지호 전2권 각권 1만2,000원.
  • 바그너 ‘오페라 서곡들,기타’(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7)

    ◎리하르트 바그너/서쪽으로,서북쪽으로/파시즘 선구자로 숭배 유태인 몰살의 음악/서로 흐러던 문명사조 북향시키려던 노력들/베토벤 교향곡 ‘확장’ 오페라속으로 신화화/망상의 평화 꿈꿨으나 엷기만한 희망의 흔적 1.발할라,유태인을 혐오하는 천재를 환영하다… 1883년 2월13일 베니스에서 바그너가 사망하자 신문은 그런 부고를 냈다. 발할라는 그의,4일 동안 연속 공연되는 총 16시간짜리 대작 ‘니벨룽의 반지’에 나오는 신들의 궁전. 독일신화의 주신(主神) 보탄의 딸 발퀴레들이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전사한 영웅들을 이곳으로 데려온다. 보탄은 그들에게 날마다 주연을 베풀며 마지막 ‘악과의 전쟁’에 대비한다. 그러나 그 싸움에서 신들이 승리할 수는 없다. 신들과 악의 세력이 모두 멸망하고 새로운 인간의 세상이 열린다. 그래서 ‘반지’ 4부의 각 제목은 전야제 격인 ‘라인의 황금’(라인의 황금을 지하세력 난장이가 탈취하면서 세상의 질서가 뒤흔들리는 ‘사건 발단’),첫째날 ‘발퀴레’, 둘째날 ‘지그프리트’(미래의 주인인 지상의 ‘인간영웅’ 이야기)에 이어 마지막날이 ‘신들의 황혼’이다. 그렇게,그런채로 발할라가 천재­바그너를 환영한다.‘유태인 혐오’는,무슨 소린가? 식인종이었던 자들을 교육시켜 사회를 주무르는 장사꾼으로 키웠다… 유태인 종족에 대해 바그너는 그렇게 극언했다. 그리고 사망 40여년후 그는 악명높은 히틀러 파시즘의 선구자로 숭배되고 그의 음악속으로 수백만의 유태인들이 몰살한다. 2.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문명은 태양의 동쪽에서 태동,서쪽으로 그 중심지를 옮겨갔다. 뒤늦은 문명이 앞선 문명을 보다 빠른 기간에 배우고 여력을 계승­발전에 투여한다. 그렇게 고대 그리스에서 문명이 만개하고 로마에서 위대한 건축물을 이룬다. 문명의 주역은 그후 프랑스­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바뀌었다. 동에서 서로… 바그너는 독일문명의 세계 주도를 위해 그 흐름을,거대하게 북향(北向)시킨다. 그의 음악은 그래서 음악사상 가장 거대한 폭으로 흐른다. 물에서 태어나 가장 강렬한 욕망의 불길을 태우다가 다시,물의 평정으로,죽음으로회귀하려는 필생의,그리고 전 생애에 걸친 음악. 그러나 당대와 후대의 바그너 예찬자들은 그의 음악에 평정을 허락하지 않았다. 바그너 자신은? 그는 소망했지만,소망을 성취할 수 없었다. 각 민족에게는 고유한 문화가 있다. 그것들을 선진­미개의 틀로 설명할 수는 없다. 요는,주류 문명에 대응하는 방식. 바흐는 ‘독일속으로’ 더 흔들리면서 더 명징한 종교음악을 세웠고,독일을 종교음악의 본산지로 세웠다. 괴테는 그리스­로마의 문명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독일문학을 이룩했고 베토벤은 자신의 불행과 독일의 열정을 음악사적인 낭만주의로 전화시켰다. 브람스 또한 북(北)독일의 우울을 음악의 보편적 심오함으로 담금질했다. 그리고 마르크스는 영국과 프랑스의 학문적 업적을 독일적으로 종합,독일의 후진성을 혁명성으로 변혁시켰다. 바그너는? 고대 그리스 비극의 복원을 꿈꾸면서 이탈리아 코믹 오페라 형식(사랑의 금지)과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 형식(리엔치)을 기웃댔지만 처음부터 북행(北行)이 그의 목표였다. 그렇게,서북 쪽으로. 그 결과는무엇인가? 문명의 야만을 치유하기 위한 생체실험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으나,위대한 실패로 끝난. ‘베토벤의 교향곡 세계를 오페라 세계로 심화­확대시키자’. 바그너의 음악적 꿈은 그랬다. 베토벤이 오페라를 단 한편 남겼으므로,그리고 그렇게 그의 ‘교향곡세계’가 ‘보이는 것’의 음악적 응축이었으므로,그것은 타당한 꿈이었다. 그러나 그는 너무 일찍 북쪽의 광포하고 웅대한 신화로 꿈의 내용을 채운다. 3.웅대한 규모는 막대한 자본을 요구하고 ‘야만의 신화’는 신화의 성스러운 야만화를,그리고 역사관의 반동화를 초래한다. 야비한 사기,불륜 행각과 과대망상의 천재 행각이 오페라 ‘속으로’ 신화화 하고 그 신화음악이 오페라 ‘밖으로’ 나와 다시 바그너의 현실세계를 미화,영웅화하는,악순환 고리가 반복 심화된다. 예찬자들은 열광하고,그러나 바그너로서는 ‘마음의 지옥’이었던 그 악순환의 고리. 그러므로,그의 음악은 그가 그 지리한,고통의 생체실험을 멈추지 않고 마침내 육(肉)의 고행으로까지 밀어부치는 대목에서 가장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다. 도대체 어디까지니이까.어디까지 음악의 육욕을,탐닉해야 하니이까. 저를 도와주소서… 그러나 그는 끝까지 ‘음악의 살속’을 파고 든다. ‘끝까지’가 지리하고 심오한 반복을 낳고 ‘파고 듦’이 음악을 이제껏 가장 극단적인 반음(半音)사용으로, 사랑의 환희의,몰아의 황홀경의,그렇게 ‘사랑의 완성을 위한 죽음’의 정황으로 치닫는다. 물의 죽음에서 물의 죽음으로… 그러나 그 과정은 아름다움이 죽음으로 완성되는 극단의 불의 경지. 그것으로 물과 불의 구분 자체가 극복되는 경지이다. 4.반프리트. 망상에서 평화로운 곳. 혹은,망상으로 평화로운 곳. 바그너는 만년의 저택을 스스로 그렇게 불렀다. 숱한 거장들이 바그너를 ‘망상으로 평화로운 곳’으로 연주한다. 그러나,예술가는 망상에서 평화롭지 않으면 망상으로 평화로울 수 없다. 흥분은 금물. 루돌프 켐페의 음반은 한마디로 바그너 ‘반지’ 작곡 생애에 바치는 진정한 반프리트이다. 오페라 ‘방황하는 네델란드인’(1841)서곡,‘탄호이저’(1845)서곡 및 1막 일부,‘뉘른베르크의 명가수’(1867) 1막,3막 서곡 및 일부,그리고 ‘신들의 황혼’(1874) 서주­‘새벽’과 ‘지그프리트의 라인여행’등 수록곡은 켐페의 ‘독일 정통’ 연주를 통해 ‘바그너 선언’,‘정체성과 전통 발견’,그리고 ‘평정의 갈구’로 재설계된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바그너의 진정한 소망의 골격을 보는 것이다.가장 중요한,이 모든 것이 종합되는 ‘지그프리트 장례행진곡’은 등장하지 않고 각 곡 도처에 흔적으로 존재한다. 그것은 위대한 망상의 흔적이 (아직)아니고 상상력 풍부한 희망의 흔적이다. 바그너 사망 한달 후 마르크스도 세상을 떠났다. 그는,어느 쪽?
  • 오늘의 러시아

    ‘조금은 힘이 없어 보이는 듯한 흰색의 북극 곰.보드카 술병을 옆에 끼고 있는 옐친 대통령과 ECONONY(경제)가 씌어진 블록으로 놀이를 하고 있는 아기옷의 키리옌코 총리’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풍자 만화를 통해 묘사한 러시아의 현주소다. 탈냉전과 더불어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탄생한 러시아는 지금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엄청난 곤경에 처해 있다. 거덜나다시피한 최악의 경제 상황이 이를 말해준다. 러시아는 지난 13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2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야만 했다. 한때 미국과 함께 양극체제의 한축이었던 러시아의 체면이 여지없이 구겨진 셈이다. ‘IMF 신탁통치’에 들어간 러시아 경제와 이로 인해 추락한 러시아의 국제 위상을 짚어본다. ◎경제 현주소/6년 개혁 공염불 ‘북극곰’/이젠 IMF 구제로 지탱/아시아 금융위기 여파 외국자본 ‘썰물’/루블화 폭락… 보유달러만 25% 소진 ‘겨우 급한 불은 껐다’.러시아와 국제통화기금(IMF)이 13일 22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 지원 협정을 체결한직후 국제금융 전문가들의 반응이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 이후 6년동안 쌓아온 개혁 성과가 물거품이 되기 직전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IMF와 합의 직후 러시아 RTS주가는 전날보다 7.18% 치솟아 그같은 기대 심리를 반영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아시아권에 경제위기가 몰아친 이후 줄곧 금융·외환불안에 시달려 왔다.아시아에서 발을 뺀 국제 금융자본이 러시아에서도 속속 이탈하기 시작한 탓이다. 금제금융계의 ‘큰손’들이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러시아 경제를 들쑤셔 놓은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 수출품인 가스와 석유가격마저 급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말 200억달러였던 외환보유고는 최근 150억달러선까지 떨어졌다. IMF지원금 타결전까지 러시아 주가는 연초보다 60%나 곤두박질쳤다. 올해초 달러당 5.998루블이던 환율은 6.212까지 주저앉았다. 정부는 빠져나가는 외국투자자를 붙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21%선이던 단기금리를 150%로 올리는 극약처방을 썼다. 대외부채는 1,450억달러,상환해야할 국채 이자만도 2001년 총예산의 12.3%인 585억루블(97억5,000만달러)이다. 실업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전문가들이 쿠데타로 이어질 만한 위험수위라고 할 정도다. 지난해 말 정부 공식 실업률은 9.3%,실업자 수는 약 650만명이다. 그러나 통계상으로 취업자이나 일거리가 없는 사실상 실업자는 2,000만명에 이른다. 러시아 정부는 IMF의 구제금융을 얻어내기 위해 최근 국세청장을 경질하면서 징세 강화를 천명했다. 특히 65억달러의 정부지출 삭감방침을 발표하는 등 긴급 위기 대응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 정도로 러시아 경제를 수렁에서 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실·권력에 좌우되는 낙후된 금융제도의 대수술과 단기적으로 실업난을 악화시킬 수도 있는 구조조정 등을 잘 해낼수 있느냐가 경제회생의 관건이다. ◎바뀐 사회상/월수입 큰 격차… 갈등 커져/모스크바 한끼밥값 월평균 수입 맞먹는 식당 즐비/유색인종에 집단 테러 등 혼란… 공산당 지지 늘어/임금체불 공무원도 파업… 뇌물로 연 수백억불 낭비 남자 58세,여자 71세.러시아인의 최근 5년간 평균 수명이다.종전의 64세,74세에서 뚝 떨어진 이 수치야말로 암울한 러시아 사회의 오늘을 고스란히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미국과 겨루던 초강대국이 부도위기 직전의 나라로 가라앉으면서 러시아인들은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시장경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데 따른 좌절감,높은 범죄율,공공보건 시스템 약화로 인한 열악한 영양상태 등이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더욱이 시장경제의 성과가 일부 신흥재벌과 노멘클라투라로 불리는 옛 소련시절 관료층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만만찮다.모스크바인의 한달 수입은 250달러선.한끼 200달러가 넘는 레스토랑들이 거리에 즐비한 현실이고 보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기에 충분하다. 최근 ‘신(新)나치주의자’들의 유색인종에 대한 적대행위도 꺾인 자존심에서 나온 반발이란 분석이다.지난 4월20일 히틀러 생일땐 이들이 ‘유색인종 살인주간’을 설정,흑인·아시아인들에게 집단테러를 가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최근 러시아 사회를 ‘혼돈 그 자체’로 표현한다.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회주의체제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실제로 구공산당 지지자들도 늘고 있다.정부의 국영기업체 직원이나 공무원에 대한 임금지불이 가장 큰 문제다.시베리아 횡단열차 선로를 점거한 국영 철도 노동자들의 시위도 일상화됐다.국경수비대가 나라의 파수꾼이기를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사회주의 시절 뿌리내린 뇌물관행도 여전하다.옐친 대통령의 수석 정책보좌관을 지낸 게오르기 사토로프씨는 각종 부패로 한해 수백억달러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적 위상/옛 초강국 위력 핵에만 잔영/G8회원·내년 WTO 가입… 나토의 코소보개입 반대/경제난으로 옛 영화 재현은 꿈… 21세기 미·중에 뒤질듯 국제사회의 초 강대국으로 군림했던 소련의 그림자가 러시아에 얼마나 남아 있을까. 엄청난 국토와 자원,그리고 소비에트연방의 유산이었던 막강한 군사력으로 2차대전 이후 냉전시대에 획득한 국제적 위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후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7년 동안 악착같은 ‘실리외교’를 펼쳐왔다. 좀처럼 성장·안정기미를보이지 않는 경제를 위해 서방과 IMF등 국제 기구들의 자금지원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회주의의 맹주로서 펼쳐 왔던 힘의 외교는 사라졌다. 단지 핵무기 등 아직도 사뭇 위협적인 군사력으로 강대국의 지위를 그럭저럭 꾸려가고 있을 뿐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5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기본협정서에 서명,나토의 동진을 용인했다. 대신 서방선진 7개국그룹(G7)에 가입을 요구,지난 5월 G8의 이름으로 영국 버밍엄에서 서방선진국들과 형식상으론 어깨를 나란히 했다.내년엔 세계무역기구(WTO)에까지도 가입을 보장받아 놨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이라크 사태에서 프랑스와 함께 미국의 강경제재안에 반대하며 중재에 나섰다.지난달에는 나토의 코소보 무력개입을 경고하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만회하기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 위상이 이미 추락한 러시아가 옛 영화를 되찾기란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올초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30년경엔 미국과 중국이 세계 2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러시아는 외교력의 기준이 되는 정부의 효율성과 외교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도,군사력 유지에 필요한 경제력에서 낙제점을 얻었다. 더욱이 미국이 대주주인 IMF 관리체제안에 편입됨으로써 세계 지도국으로 다시 비상하려는 러시아는 한쪽 날개가 꺾인 형국이 됐다. ◎유력 지도자/키리옌코­35살 총리… 기업체 사장 역임한 청년 개혁파/넴초프­유력한 차기 대선후보… 탈세 근절 강력 추진/추바이스­철저한 시장경제론자… IMF지원 이끌어내/주가노프­공산당 당수… 최근 설문 차기 대통령감 1위에 러시아를 이끄는 인물들은 옐친 대통령을 제외하곤 하나같이 젊다.대부분이 30∼40대.지방에서 교수·연구원 생활을 하다 지방정부 및 체르노미르딘 내각에서 시장경제 개혁에 참여해 성과를 본 실전 경험파들이 주류다.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35살.지난 3월 경질된 아나톨리 추바이스 뒤를 이어 총리로 입각했다.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는 보리스 넴초프 부총리와 함께 확실한 청년개혁파로 분류된다.노르시석유회사 사장(96년)과 에너지장관(97)을 거쳤다. ▲보리스 넴초프 부총리=39살.청년 개혁파의 대부.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다.고리키 국립대 출신.97년 러시아 제1부총리와 연료에너지 장관을 지냈다.최대 천연가스회사 가즈프롬과 4개 석유업체 등의 탈세근절을 선언하면서 전면개혁에 나섰다. ▲아나톨리 추바이스=43살.낮은 인기 탓에 키리옌코에 자리를 물려준지 석달 만에 부총리급의 국제금융담당 특사로 재임용돼 이번 IMF협상을 타결시킨 ‘돌아온 장고’.해박한 시장경제 이론과 유창한 영어실력,철저한 개혁주의자로 서방에서 인기가 높다.‘시장개혁의 아버지’‘러시아를 서방에 팔아먹는 매국노’등 평가가 엇갈린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52살.러시아 최대 재벌.자금력과 언론 동원력으로 크렘린궁 막후 실력자로 불린다.안보회의 부서기 출신.옐친의 둘째 딸 타티야나의 재정후원자이다.지난 4월 독립국가연합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면서 정치 전면에 나섰다. 옐친 품안의 이들 외에 그의 잠재적 경쟁자들도 부상중이다.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로 2000년 대선의 강력한 후보인 알렉산드르 레베드 전 안보회의서기,경제난이 악화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감 1위로 거론되는 게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와 유리 루츠코프 모스크바 시장 등이 그들이다.
  • EU의장국 오스트리아의 감회/潘基文 주오스트리아 대사(특별기고)

    요즘 빈은 10여년전 우리가 88올림픽을 치르던 시절의 서울처럼 분주하고 흥분돼있다.음악제나 월드컵 같은 스포츠 행사가 있어서가 아니다.7월부터 올해말까지 6개월동안 오스트리아가 유럽연합(EU)의 의장국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인구 800만의 작은 나라인 오스트리아는 95년에 EU의 일원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 기간동안 EU 15개국 수반이 참석하는 정상회의만도 두차례 주최할뿐 아니라 40여회의 각료회의와 1,500여회의 실무급 회의등을 개최한다.이를 통해 오스트리아는 의장국으로서 지난 58년에 처음 시작된 유럽통합(European Integration)의 과정을 한발 더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그래서인지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번 의장국 수임을 1차대전 발발전까지 근세 200여년간 국제질서의 기본틀을 수립한 1815년의 빈회의에까지 비교할 정도로 이번 의장국역할에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통합유럽 운명 조정역 과거 유럽대륙의 큰집으로 군림하던 합스부르크 제국이 1차대전후 산산조각이 나면서 군소국가로 다시 탄생한 오스트리아가 히틀러의 등장으로 잠시 독일에 병합됨으로써 다시 2차 대전의 패전국이 된 불운한 운명을 겪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이런 오스트리아가 냉전종식후 통합유럽의 운명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됐으니 옛영광을 되새기는 이들의 감회를 이해할 만하다. 현재 유럽공동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만큼 급속도로 통합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4월부터 ‘쉥겐협정’을 통해 대부분 EU국가간 국경통제가 폐기됨으로써 실제로 국경선이 없어진 셈이 됐다.또 경제분야에서는 경제주권을 포기할 정도로 각국의 상이한 경제정책과 제도를 조화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자국 주권의 상징인 마르크화 프랑화 등을 버리고 공통의 통화를 도입하고 있다.큰 흐름으로 볼때는 유럽 국가간에 각 경제 사회부문간 또는 집단간 이익에 기초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국가주권의 벽까지 허물어 가면서 글로벌시대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엄청난 구조조정을 펴가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구조조정 추진 그런데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떤가.6·25이후 최대 국난이라고 하는 IMF시대를 맞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엄중한 현실임에도 불구,각 기관 및 경제부문간 이기주의와 지역간 대립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 필자가 주오스트리아대사로 부임한 이후 두달여동안 관찰한 바로는 유럽중에서도 오스트리아가 국제정세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지리적 이점을 잘 살려 경제적 확장과 함께 정치적으로도 큰 역할을 맡기 이해 전국민이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이다.소국(小國)에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있으면서도 서구와 동구의 가교지점에 위치해있는 오스트리아가 정치 경제 안보면에서 국익증진을 위해 펼쳐가는 활동을 보면서 우리도 배울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 모두가 유럽통합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당면한 경제구조개혁과 각 부문의 개혁 요구는 더이상 우리가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며 더이상 늦출 수도 없는 것이라는 점을 국민들이 느껴야 할 것이다.
  • 히틀러 평전/안인희씨,페스트가 쓴 평전 번역 출간

    ◎히틀러 그는 누구인가 히틀러 평전의 결정판으로 꼽히는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평전’(전2권,푸른숲)이 독문학자 안인희씨의 번역으로 나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 마이너’지 발행인을 지낸 지은이는 이 책에서 한 인물의 전기를 넘어 그 시대의 역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어 주목된다. 히틀러(1889∼1945)는 성(姓)도 불확실한 보잘것 없는 집안 출신이다. 그의 56년 생애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1차대전이 끝날 때까지 약 30년 동안 뚜렷한 삶의 목적 없이 방황하던 시기와,그 이후 정계에 들어가 감전된 듯 격렬하게 활동한 시기가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히틀러라는 인물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이 돋보인다. 히틀러는 가장 먼저 선전효과를 인식한 정치가로,자신의 연출 재능을 이용해 ‘예술가 정치가’가 되고자 했다. 그는 내적인 동류의식을 느꼈던 바그너의 서사시적인 오페라의 효과를 모방,국가적 이벤트를 기획했다. 특히 제3제국의 거대한 제례의식들은 그의 탁월한 연출능력을 보여준다. 히틀러는 합리적인 계산과 대중심리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특별한 연설양식을 개발했다. 듣는 이들의 사고를 마비시키고 최면효과를 일으키는 그의 연설의 힘은 ‘치정살인 같은 연설’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 책은 히틀러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데도 적잖은 지면을 내준다. 히틀러는 젊은 시절을 빼고는 술과 담배를 멀리했다. 채식주의에 금욕주의적인 면도 있었다. 그가 사랑한 여인은 이복누이의 딸인 어린 조카딸 겔리 라우발. 에바 브라운과는 죽기 직전에 결혼식을 올리기는 했지만 평범한 관계였다. 히틀러는 단순하고 우직한 하류계층 사람들을 주변에 두기 좋아했으며,기념 동상의 모습으로 자신을 양식화했다. 또한 자신에 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과거의 흔적들을 지웠다. 히틀러의 전기는 한 개인의 삶의 역사로만 씌어질 수 없다. 그것은 20세기 전반부 유럽사,부분적으로는 세계사의 가장 큰 사건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야사(野史)보다는 정사(正史)를 주로 다뤘다. 이 책은 이전의 히틀러 전기들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른 관점을 보여 준다. 히틀러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정확하게 자기 시대의 요청을 구현한 인물이며,권력만을 추구한 공허한 기회주의자가 아니라 집요하게 자신의 이념을 추구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히틀러 이념의 핵심은 반유대주의와 생존공간 정책,즉 게르만족을 위한 세계제국 건설 정책으로 요약된다.
  • 2차대전 유태인 학살 전범/사키치 도피 51년만에 검거

    ◎4월초 발견됐다 잠적… 아르헨서 붙잡혀/1942∼44년 집시 등 수십만명 죽여 악명 【자그레브 AFP DPA 연합】 2차 세계대전중 대규모 인종학살로 ‘발칸의 아우슈비츠’로 불렸던 크로아티아 야세노바치 수용소의 소장 딘코 사키치(76)가 도피생활 51년만에 붙잡혔다. 사키치는 19일 고국이며 범행지인 크로아티아에 넘겨져 ‘전범 및 반인도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대서양 연안 소도시 산타 테레시타에서 숨어 살아 왔고 지난 4월초 TV조사팀에 의해 발견된 후 다시 잠적했었다. 야세노비치 수용소는 히틀러의 나치 독일의 영향권아래 있던 우스타샤 괴뢰정권에 의해 1941년 8월 자그레브 남쪽에 건설돼 ‘인종청소’ 등 잔혹 행위로 악명을 떨쳤다. 크로아티아는 이 수용소에서 8만5,000명이 학살된 것으로 보고 있고 시몬 비센탈 센터와 신 유고연방은 각각 50만명과 70만명이 학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키치는 붙잡히기 전 TV와의 회견에서 1942년 12월부터 1944년 10월까지 야세노바치 수용소 소장을 지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수만명의 유태인,세르비아인,집시 학살을 지휘한 혐의는 부인했다.
  • 나치 법원 유죄 판결 50만건 무효화/獨 하원

    ◎강제불임수술 받은 35만명 복권 【베를린 연합】 독일 하원 법사위원회는 27일 나치 법원의 유죄판결 수십만건을 무효화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28일 본회의에 상정,통과될 예정인 이 법안은 지난 33∼45년 제3제국 법원이 정치,군사,인종,종교적 이유로 내린 20만∼50만건의 유죄판결을 무효화하는 한편 나치 치하에서 강제불임수술을 받은 약 35만명을 복권시키게 된다.불임수술 피해자중 약 5만명은 아직 생존해 있다. 또 탈영,동성연애 혐의로 유죄판결이 내려진 사건들은 법안통과와 관련된 의회의 별도성명을 통해 무효 처리될 예정이다. 탈영병과 동성연애자 문제는 이들을 법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녹색당과 이에 반대하는 기민·기사(CDU/CSU) 연합의 입장이 맞서 이같은 절충안으로 처리키로 했다. 나치 시절 제3제국에 대한 반역자를 처벌하기 위해 설치된 ‘국민법원’은 지난 44∼45년 아돌프 히틀러의 흉상이 내려다보는 재판정에서 쉴 새 없이 사형선고를 내려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형장으로 보냈다.
  • 도쿄재판과 전범미화 영화(金三雄 칼럼)

    ‘데드 바이 행잉(Dead By Hanging)’­1948년 11월12일 오후, 도쿄의 극동국제군사재판소 웨브 재판장은 2년 반 계속된 일본전범재판의 마지막 순서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도조는 이날 히로다 등 6명의 A급 전범과 함께 교수형을 선고받고, 그 해 12월23일 이른 아침 스가모 구치소에서 형이 집행되어 한 줌 이슬로 사라졌다. 도조는 처형 직전에 “이제는 그만 욕망의 이승을 오늘 하직하고 미타(彌陀) 곁으로 가는 기쁨이여”란 유언시를 남겼을뿐 결코 참회하지 않았다. 도조는 1937년 관동군 참모장, 1940년 육군 대신, 1941년 총리대신이 되어 태평양전쟁을 도발하여 인류를 전화에 몰아넣었다. 도조 정부가 전쟁을 시작하면서 한국에서 자행한 정신대 노무자 지원병 학도병 공출 등 8백만의 희생과 수탈의 만행은 필설로 다하기 어렵다. 맥아더 원수는 전범들에 대한 형의 집행을 명령하면서 “나는 전지전능의 신이 이 비극적인 죄상 소멸의 사실로써, 인류의 최악 최대의 죄인 전쟁이 전혀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모든 선의의사람들에게 인식시키고, 나아가서는 모든 국가로 하여금 전쟁을 포기시킬 때까지 상징으로서 전언되기를 희망한다. 그러한 목적을 위하여 형집행 당일은, 나는 일본 전국의 종교단체 회원들이, 인류의 멸망을 초래하지 않도록, 이 세계를 평화 속에 유지할 수 있도록, 가호하고 인도해 주도록 기도해 주기를 바란다”고 ‘평화의 기도’를 일본 국민에게 당부하였다. 전범들이 처형되던 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평화의 기도’라는 사설에서 “우선 반성하지 않으면 안될 일은, 우리 국민 사이에 이 재판의 비극적 종말로 인하여 과거에 있었던 일본의 잘못이 완전히 보상되고, 국민은 일체의 책임에서 해방된다고 하는 안이한 생각은 없는가, 또 이를 모면하여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자는 없는가, 하는 것이다. ○실종된 ‘평화의 기도’ 만일 이 기회에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용기가 없이, 전쟁의 불길이 타오르는 대로 내버려둔 국민성의 나약함과 도의적 책임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일곱 피고의 처형도 도쿄재판 자체도 그 의미의 태반을상실하고 말 것이다”라고 일본 국민의 책임과 반성을 촉구했다. 그로부터 반세기의 시간이 지난 오늘, 일본에서는 ‘평화의 기도’ 정신과 반성은 사라지고, 도조를 미화하는 「프라이드­운명의 순간」이란 영화가 일본열도를 복고의 열기로 휘몰아넣고 있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일본 일본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15억엔의 제작비를 투입하여 만든 이 영화가 지난 23일부터 일본의 145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되어 일본인은 물론 그들의 침략전쟁으로 엄청난 희생을 치른 이웃나라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까짓’ 영화 한 편을 두고 과잉반응을 할 이유는 없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전범들이 묻힌 묘역을 일본정부 각료들이 성역화하여 참배하면서 물의를 일으켜온 전례에서 보듯이 ‘영화 한 편의 일’로 묵살하기에는 결코 범상한 일이 아니다. A급 전범 중에서도 원흉인 도조를 미화한다는 것은 바로 침략전쟁 자체를 미화하려는 ‘음모’의 연장선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재판이 끝날무렵 필리핀의 이브닝 크로니클이 사설에서 “히틀러무솔리니가 죽고 도조가 처형되더라도 다른 자가 그들을 대신하여 그 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보장은 되지 않는다. 침략전쟁을 행하는 능력은 한 나라의 지도자에게 있다기보다도 그 나라의 국민성과 그들이 사는 환경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과 독일 두 국민의 성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 지적은 오늘의 일본을 투시하는 탁견이다. 우리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 망명·처형… 독재자들의 말로

    ◎마르코스­족벌정치·축재… 고국땅 못밟아/차우셰스쿠­24년 철권통치끝에 총살 당해 인도네시아 수하트로 대통령이 21일 하야함으로써 또하나의‘철권 독재자’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됐다. 독재자들은 대부분은 말년을 처형이나 망명생활를 하면서 비참한 종말을 맞았던 터.수하르토와 함께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필리핀의 페르디난도 마르코스는 끝내 미국 망명길에 올랐었다. 마르코스도 족벌정치에 의한 경제력 장악,철권통치에 비롯된 부패 등이라는 점에서 수하르토와 비슷했다. 세기의 철권 독재자라면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세스쿠도 세계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24년간 루마니아를 강압 통치해왔던 차우세스쿠는 89년 혁명의 소용돌이속에서 부부가 함께 시민들에게 붙잡혀 총살형을 당했다.처형장면이 TV화면과 사진으로 전세계에 전달돼 독재자의 비참한 최후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이디 아민은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대부분 독재자들이 종교나 민족,이념을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어떤 명분도 갖지 못한채 ‘학살의 독재자’였다. 결국 8년간 50만명을 고문하고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르다 쿠데타로 고달픈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이밖에 옛 소련의 요시프 스탈린,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프랑코,아이티의 장 클로드 뒤발리에,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살라자르,이란의 무하마드 팔레비 그리고 94년 사망한 북한의 金日成도 세계 역사에 기록된 악명 높은 독재자들로 꼽힌다.
  • ‘폭력에 대항한 양심’/종교의 광기에 맞선 자유인

    독재의 얼굴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종교·사상·민족·개발 등 갖은 이름으로 자신의 등장과 행동을 합리화한다.히틀러가 그랬고 킬링 핑드의 주역 폴 포트가 그랬다.그러나 외양은 다를지라도 독재의 본질은 같다.그것은 단 하나의 이념 아래 인간의 자유의지를 억압한다는 점이다.16세기의 제네바 역시 마찬가지였다.종교라는 이름의 광기가 지배하던 시대,제네바에는 단 하나의 진실만이 남았고 칼뱅이 바로 그 예언자였다. 당시 제네바의 모든 권력을 차지했던 칼뱅은 정신적인 독재자이자 광신적인 주지주의자(主知主義者)였다.이런 칼뱅에 사상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맞서 관용의 정신을 부르짖은 이가 있었으니 그가 카스텔리오다.최근 도서출판 자작나무에서 나온 슈테판 츠바이크(1881∼1942)의 ‘폭력에 대항한 양심’(안인희 옮김)은 위대한 인문주의자 카스텔리오의 삶을 통해 16세기 제네바의 정신적 풍경을 그린 인문교양서다. 츠바이크는 ‘에라스무스’라는 책에서 이미 16세기 유럽 인문주의를 대표하는 에라스무스의 모습을빌어 당대의 폭력과 혼란에 항의했다.그 뒤를 이어 나온 이 책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1536년 5월 어느날 검은 색 사제복을 입은 깡마른 칼뱅이 코르나뱅 성문을 들어서는 순간 제네바의 자유는 사라졌다.그는 거대한 조직력을 이용해 자유시민들로 구성된 도시와 국가 전체를 엄격한 복종기구로 만들어버렸다.그의 가르침은 곧 법이었다. 이 엄청난 권력에 대항한 카스텔리오는 그야말로 코끼리 앞의 모기였다.그러나 카스텔리오는 칼뱅의 신학적인 견해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몰려 화형당한 ‘세르베토 살해사건’을 목격하면서 영웅적인 모습을 띠게 된다. 양심의 부름을 느낀 카스텔리오는 칼뱅을 고발한다.시대의 광증에 사로잡혀 이단자들을 들짐승처럼 쫓고 고문하던 때,박해받는 이들을 위해 변론을 떠맡은 카스텔리오는 홀로 불의에 대항해 싸운다.카스텔리오의 공격은 칼뱅이 세르베토 처형사건을 관청에 의한 살인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부터 시작됐다.칼뱅은 이단의 처형을 부정하고 종교적 관용을 주장한 카스텔리오의 책들을 불태웠다.결국카스텔리오를 기다린 것은 세르베토가 그랬던 것처럼 화형장의 불길이었다.칼뱅은 카스텔리오의 사상이 후세에 전해지는 것을 철저히 봉쇄했다. 카스텔리오라는 이름은 오스트리아 태생의 작가 츠바이크의 손길이 닿을때까지 역사의 뒤안에서 숨죽이고 있어야 했다.‘폭력에 대항한 양심’에는 독재의 해악과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정신의 치열함이 담겨져 있다.
  • 러 스킨헤드족 경계령

    ◎히틀러­레닌 생일 맞아 아시아인 타깃 테러 소문 【타이베이 DPA 연합】 타이완(臺灣) 당국은 러시아의 스킨헤드족이 금주 중에 아시아인을 공격할 것이라는 첩보에 따라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타이완 기업인과 유학생들에게 주의령을 내렸다고 中央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러시아의 스킨헤드족이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 러시아 혁명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생일인 21일과 22일에 아시아인을 공격할 계획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모스크바 주재 타이완 무역사무소측이 이같은 주의령을 발령했다고 전했다.
  • 사라진 미술관/헥토르 펠리치아노 지음(화제의 책)

    ◎나치가 자행한 유럽 미술품 약탈행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자행한 무자비하고 체계적인 유럽미술품 약탈행위를 기록.전쟁은 한 나라의 영혼과 숨결의 상징이라고 할 미술과 문화까지도 속속들이 학살했다.교만한 독일 고관과 여기에 기생한 파렴치한 유럽의 미술중개상들,전시중에도 여전히 번창했던 파리 미술시장을 들쑤셨던 경솔한 경매회사들….이들은 물샐틈 없는 그물망을 형성해 유럽 명품의 운명을 거머쥐었다.히틀러는 프랑스 입성과 동시에 별도의 정부부서 세곳으로 하여금 점령지프랑스에서의 미술품 몰수 감독업무를 맡게 했다.독일군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미술품 보호부,외무부로부터 지시를 받은 파리 주재 독일 대사관, 그리고 나치의 창도자이며 당수였던 알프레트 로젠베르크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던 점령지 로젠베르크 전국특별참모부(ERR)가 그것이다.나치는 당시 2만점 이상의 그림과 조각품을 프랑스에서 약탈해갔다.수천개의 나무상자에 실려 파리에서 독일로 흘러들어간 미술품,그 상자 위에는 나치의 만장과 ‘제3제국 소유’라는낙인이 선명하게 찍혔다.작품은 일일이 촬영되고 목록으로 작성된 다음 독일로 운송됐다.이 고가의 문화적 전리품들은 히틀러와 예술애호가였던 헤르만 괴링에게,혹은 다른 유럽미술관으로 옮겨졌다.한편 나치의 눈에 평가절하된 현대화들은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번창하던 전시 미술시장으로 팔려나갔다.이 책은 로스차일드,로젠베르크,베른하임­죈느,다비드­베일,슐로스 등 다섯 미술수집가 가문의 개인소장품에 초점을 맞춰 나치가 얼마나 집요하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미술품을 강탈해 갔는가를 밝힌다.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의 국립미술관에는 나치가 약탈하거나 사들인 2천점 가량의 미술품들이 ‘소유불명’이란 딱지와 함께 보관돼 있다.한기찬 옮김 금호문화 9천원.
  • 타임誌 ‘20세기 지도자·혁명가’ 선정

    ◎모택동·간디·‘천안문’ 탱크 막은 중 인사 포함/레이건·교황 바오로 2세·히틀러 등 20일 뽑혀 【홍콩 연합】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세기 지도자 및 혁명가 20명중에 마오쩌둥(毛澤東),간디,胡志明과 텐안먼(天安門)사태 때 탱크에 맞선 무명인사 등 4명이 선정됐다. 타임은 오는 6일 발매되는 최신호(4월13일字)에 이를 내용으로 한 ‘20세기 지도자 및 혁명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고 5일 밝혔다. 마오쩌둥은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켜 중국 공산혁명과 통일을 성공으로 이끌어 세계적인 지도자 대열에 올랐다고 타임은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반면 간디는 비폭력 노선으로 인도 국민의 독립의지를 고조시켜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한점이 부각됐다. 지난 89년 5월 중국 당국이 대학생들의 텐안먼 민주화 요구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탱크를 동원했을때 맨손으로 이 탱크 대열을 가로막은 한 중국 인사가 20세기의 인물에 꼽혀 이채를 띠었다. 이밖에 20세기를 이끈 20대 지도자에는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교황 요한 바오로 2세,아돌프 히틀러,마거릿 생거 등이 포함됐다. 타임은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20세기의 1백대 인물을 ▲지도자 및 혁명가▲예술,연예인 ▲건축가와 운동선수 ▲과학자와 의사 ▲영웅과 아이디어맨 등 5개의 범주로 각각 20명씩 선정하고 그 첫 시리즈로 이번 기사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 절망과 투혼의 계절/전인영 서울대 교수(서울광장)

    지난 25일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취임사에서 지도층의 잘못으로 죄없는 국민이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치르게 되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그는 6·25 이후 최대의 외환위기라는 국난을 맞아 물가는 오르고 실업자가 증대하며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위기국면 타개를 위해 온 국민이 애국심을 발휘해 달라고 호소했다.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아 길고 험난한 고난의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국민에게 취임 초부터 고통감수와 희생을 요구해야 하는 대통령의 마음도 매우 괴롭고 아팠을 것이다. ○국민고통 감수·희생 요구 우리는 정말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요즈음 신문 방송 매체들은 사업실패와 실직 및 생활고 등으로 인한 비극적 사건들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IMF 사태는 건전한 기업들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들을 도산시키고,충실한 직장인들을 불안과 실직상태로 몰아넣고 있으며,서민들의 경제·사회생활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극소수지만 경제난으로 절망감을 못 이겨 소중한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마저 나타나고 있다.오죽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상황이었으면 귀중한 목숨마저 버려야 했을까를 생각할 때 실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기막힌 수난사를 돌이켜 볼 때,오늘의 상황이 최악의 절망적 상황이 아님을 알 수 있다.가난하고 외세가 좌우하던이조 말기의 절망적 상황,나라를 잃고 고유의 언어·이름마저 쓸 수 없었던 일제 36년동안의 탄압과 치욕,수 백만의 인명을 앗아간 동족상잔의 한국전쟁과 눈물겨운 피난생활,식량난으로 쓰러져 가는 북녘의 우리 동포들을 생각할 때,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가리켜 절망적 상황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극심한 고통과 절망감에 쉽게 굴하지 말고,또 한번 위기극복을 위한 투혼을 발휘해야 한다.인간의 능력은 무한에 가깝다.절박한 위기상황이나 열악한 환경하에서 인간은 믿기 어려운 강인함과 위대함을 발휘할 수 있다.오늘날 우리가 처한 힘든 상황이 무한히 지속될 리는 없다.최악의 상황을 인내와 노력으로 극복해 나간다면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사업에 실패하여 한때 생을 끊으려 했던 사람이 마음을 고쳐먹고 재기에 성공한 사례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있다.배우자를 잃은 평범했던 주부가 자녀들을 위해 강인한 생활력을 지닌장한 어머니로 변모하는 모습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인간은 위기와 절망적 상황에서 쇠처럼 강해질 수도 있다.절망적인 사람에게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다면,그 자체만도 큰 축복이요 희망임을 명심하고 시간과 인내와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인내·노력으로 위기 극복 우리는 위기상황을 맞아 굴하지 않고 나라와 민족을 구한 인물 및 민족들의 경험으로부터 용기와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임진왜란 중 이순신장군은 고립무원과 열세의 절박한 상황하에서 왜군의 서해 진출을 끝까지 차단함으로써 일본에게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1950년 6∼7월 기간 한국군은 불의의 기습과 무기·장비의 열세로 인하여 군사적 패배를 거듭하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사력을 다해 싸웠었다.그 해 여름 내내 워커 장군은 인민군의 결사적 공격으로 낙동강 방어선 일부가 붕괴되는 절망적 상황을 맞으면서도 인천 상륙이 성공할 때까지 방어선을 끝내 사수했다. ○“우리경제 강화” 단련기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처칠 수상은 절망적 사태 전개에 굴하지 않고 영국인을 단합시켜 히틀러의 야욕을 꺾었다.레닌그라드와 스탈린그라드를 사수해 소련을 구한 주코프 장군과 그를 믿고 따른 러시아 국민들의 인내와 투혼도 전사에 길이 빛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심각한 외환·재정위기가 우리에게 무한의 인내와 고통 및 희생을 요구하고 있지만,우리가 굴복하지 않는 한 절망은 없다.역사는 전쟁이나 자연재해와 같은 절망적 상황을 극복한 인간의지와 투쟁의 승리사이다.“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는 말은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새로운 힘과 희망을 주는 진리이다.우리 격언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사람은 순탄할 때 보다 험난할 때,더욱 강해지고 성숙해 지기 마련이다.현 IMF시대는 우리 국민과 경제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시련기이며 단련기이다.대통령을 위시한 온 국민이 국난극복을 위해 혼연일치로 단결하고 불굴의 투혼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경제전쟁에서 승리하고 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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