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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리더십을 벤치마킹하라/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올해 초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05년의 이슈’로 ‘리더십’을 꼽았다. 사실 각 분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에게 리더십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그들이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국가 발전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더십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역사도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없는 대로마제국은 생각할 수 없다. 관용을 주장한 링컨의 신념과 희생이 없었다면 미국은 남북의 두 나라로 갈라져 지금처럼 번영을 구가하지 못했을 것이다. 처칠이 있었기에 히틀러의 칼날을 무찌르고 영국과 유럽을 구할 수 있었다. 이들이 지금까지 존경받는 것도 탁월한 리더십을 갖췄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리더십이 더더욱 절실해진다. 경제회생, 정치개혁, 여야관계, 노사관계 역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리더십이 발휘되기는커녕 점점 무너져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요한 고비마다 그것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정치권의 리더십 실종은 누차 보아왔기에 언급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리더십을 거의 도전받지 않았던 노동계도 같은 전철을 밟는 것 같아 씁쓸하다.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무산은 이수호 위원장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기에 더욱 그렇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지도자들이 리더십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세계와의 경쟁에서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 않은가. 국내에서 아옹다옹할 때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리더십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석학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한 고언은 노 대통령이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을 듯하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위대한 지도자들은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적 적수들까지 포용했다.”면서 통합적 리더십을 주문했다. 또 존 미첨 뉴스위크 편집인은 “위대한 지도자들은 신념과 실용주의간에 균형을 맞출 줄 알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성공한 지도자의 덕목으로 꼽은 ‘서생적 문제의식’ 및 ‘상인적 현실감각’과 맥을 같이한다. 그럼 성공적 리더십을 살펴보자. 흔히 리더를 말할 때 4가지 자질을 거론하고 있다. 인격, 비전, 행동, 확신이 있느냐를 놓고 리더로서의 자질론을 저울질한다. 먼저 리더는 인격의 고결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또 최고의 리더는 실천하는 사람이다. 비전을 추구하기 위해 리더 스스로가 헌신하는 모습을 솔선해 보여줌으로써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 그럴듯한 말재주와 분위기 조성으로 한두번 남들을 현혹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금방 탄로나는 법이다. 아울러 리더는 건강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는 교만이나 이기주의와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지도자에겐 ‘믿음성’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목표와 인센티브를 내걸어도 믿을 수 없는 지도자에게 자신을 의탁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 목표 자체가 의심받기 때문이다. 카리스마나 통솔력, 뛰어난 언변 등 우리가 당연시했던 리더십 덕목보다는 오히려 도덕적 품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역시 겸허한 자기 반성과 수양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여야 정치권이 리더십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 참여정부 출범 후 2년간 국민과 나라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은 채 반목과 갈등만 증폭시켜 오지 않았는가. 각자 아집에 빠져 일방통행을 해온 결과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리더십을 벤치마킹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 말말말˙˙˙

    폭스 뉴스의 인기는 제2차 세계대전 전 아돌프 히틀러의 인기를 연상케 한다. - CNN 창업주인 테드 터너가 미주지역 최대 방송프로그램 시장인 냇피(NATPE) 개회식에서 “폭스가 CNN을 능가하는 최대의 뉴스 네트워크일지는 모르나 최고는 아니며, 부시 행정부의 선전도구”라며 -
  •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무릇 영웅이란 죽고 나서 한층 더 길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며, 그런 사후 인생이 펼쳐지는 무대는 바로 후세인들의 변화무쌍한 기억이다.”(크리스티앙 아말비,‘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영웅만들기-신화와 역사의 갈림길’(박지향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은 이 문장으로 설명될 수 있다. 보통 영웅서사는 ‘출생의 신비함+불가항력적인 시련+영웅의 결단과 극복’이라는 구조를 띤다. 여기에다 ‘비극적인 최후’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 요즘 인기있다는 TV드라마가 대개 이런 스토리라는 사실은 영웅서사가 가진 대중적인 호소력을 잘 보여준다. ●인간으로서의 삶 자체는 함몰 문제는 이런 서사가 정작 영웅 그 사람의 삶 자체는 지워버린다는 데 있다. 누가 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지워버리고 다른 내용을 채워 넣을까. 그런 의미에서 ‘영웅은 미디어’다. 여기에 죽은 뒤에야 삶이 더 파란만장해지는 영웅의 숙명이 숨어 있다. 이 책은 정복자 나폴레옹, 성녀 잔 다르크, 여왕 엘리자베스, 두체 무솔리니,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등 5명의 인물을 다루고 있다. 프랑스혁명의 전파자 나폴레옹은 정작 자유주의자들로부터 ‘식인귀’라 불렸다. 프랑스 역사에서 ‘나폴레옹적인 정치질서’가 환영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음에도 끊임없이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영웅으로 군림해 왔다. 우리의 박정희 전 대통령 향수와 흡사하다. 잔 다르크 역시 좌·우파의 심벌로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우파는 가톨릭적인 순수함으로 무장한 성녀로, 좌파는 못난 봉건시대 탓에 희생당한 민중의 딸로 기억한다. 지금은? 페미니스트다. ●잔다르크, 지금은 페미니스트? 비스마르크는 살아서도 죽은 뒤에도 독일제국의 영웅이었다. 그의 후계자임을 자처하고 나섰던 히틀러는 권력이 안정되면서 비스마르크를 지워나갔다. 2차대전 뒤 나치즘의 선임자로서 비스마르크는 평가절하되다가 독일 통일 이후에야 냉철한 현실 정치가로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엘리자베스의 ‘여성성’과 무솔리니의 ‘동지’ 개념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용됐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구성이 이채롭다. 담론사를 다루는 책은 담론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정작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다 알고 있다.’고 전제하기 일쑤라서다. ●가상인터뷰·독백 등도 수록 이에 반해 ‘영웅만들기’는 대중서를 지향해서인지 각 인물 첫 장마다 ‘들어가기’와 ‘연표’를 통해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각 인물 마지막 장에 인물과의 가상 인터뷰나 독백 등을 실어 현대적 의미를 곱씹어보는 것도 케케묵었다는 역사에 대한 선입관을 털어내기에 효과적인 장치로 보인다.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수취인 불명(캐스린 크레스만 테일러 지음, 정영문 옮김, 세종서적 펴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전에 출간돼 독일 나치의 해악을 방관했던 영미권 지도층에 경종을 울리고 나치의 잔학상을 고발한 미국 소설. 히틀러의 등장을 전후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유대계 미국인 막스와 사업 파트너인 독일인 마틴이 주고받은 19통의 편지로 이뤄졌다.8300원. ●살아있는 김수영(김명인·임홍배 엮음, 창비 펴냄) 시인 김수영의 작품론과 시세계를 조명한 글 15편을 엄선해 엮었다. 강연호 김규동 김재용 남진우 유성호 최하림 등 문단 활동이 왕성한 평론가와 시인들이 김수영 대표작들에 대해 해설을 붙였다.1만 8000원. ●허니문(제임스 패터슨 지음, 임정희 옮김, 베텔스만 펴냄) 젊은 은행가가 의문사하자 FBI 요원 존 오하라는 유일한 목격자이자 은행가의 약혼녀인 노라 싱클레어를 의심한다. 부유층 인사의 죽음 옆에는 번번이 노라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아름다운 그녀를 의심하지 않는다. 미국인 작가의 신작 스릴러.8800원. ●현대문학상 수상시집(김사인 외 지음, 현대문학 펴냄) 2004년 제50회 현대문학상을 받은 김사인의 시 ‘노숙’을 비롯해 고진하·문인수·문태준·박형준·조용미·박정례 시인 등 수상 후보작들이 함께 실렸다. 현역 대표시인들의 근작시가 7편씩 실려 시단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듯.7000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권진아 옮김, 책세상 펴냄) 전5권. 영국 BBC의 라디오 대본작가였던 저자가 1978년 라디오용 코믹 과학소설로 시작했다가 폭발적 인기를 끈 뒤 TV 드라마, 컴퓨터게임, 연극 등으로 확장한 소설 시리즈. 지구를 초지성적인 외부 종족이 설계한 슈퍼컴퓨터로 설정하는 등 시공을 넘나드는 기상천외한 모험담.1996년 국내에 4권까지 번역됐으나 절판됐다가 완역 출간됐다. 각권 8000원.
  • “나치 상징 기원은 힌두교”

    영국 해리(20) 왕자의 나치 복장 착용 논란을 계기로 유럽연합(EU)이 나치 상징물 착용 금지안을 검토하는 등 유럽이 나치 논란으로 들썩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BBC방송이 나치를 상징하는 십자 문양이 아돌프 히틀러 시절보다 훨씬 전부터 사용된 것이라며 유래를 소개했다. 19일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나치 문양인 ‘스와스티카(swastika)’는 본래 산스크리트어 ‘스바스티카(svastika)’에서 온 말로, 인도·유럽문화권에서는 누군가에게 행운을 빌 때 써왔다. 스와스티카는 수천년 전부터 사용됐으며, 힌두교에서는 힌두교 최고의 신인 브라마 또는 부활 등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경전에 자주 등장한다. 또 불교와 자이나교는 물론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칸 인디언 문화에서도 폭넓게 사용돼 왔다. 히틀러가 스와스티카 문양을 차용했던 이유는 ‘독일 민족이 가장 우수한 혈통인 고대 인도 아리아인의 후손’이라고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함혜리특파원 유럽은 지금] 되살아나는 나치 망령

    전후 60년이 지난 지금도 나치 때문에 유럽이 시끄럽다. 영국에서는 얼마전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20) 왕자가 친구 생일파티 가장무도회에 카키색의 나치 제복을 입고 나타난 것이 ‘선’지 표지에 실리면서 왕자의 분별력 없는 행동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해리 왕자의 무분별한 행동에 크게 분노한 찰스 왕세자는 해리 왕자에게 유대인 학살의 상징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하라고 지시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런가하면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장 마리 르펜(76) 당수가 최근 극우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두고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유대인단체와 반 인종차별주의단체가 격분한 것은 물론 좌우 할 것 없이 정계가 일제히 르펜을 비난하고 나섰다. 급기야 검찰은 르펜의 발언이 반인류 범죄를 부인하는 발언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1년의 징역형과 4만 5000유로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는 RTL 라디오와 회견에서 “독일의 프랑스 점령을 다른 나라 점령과 비교한다면 고통이 가장 경미했던 곳은 프랑스였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전후 60년이 된 지금까지도 이런 주제들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아돌프 히틀러 최후의 날들을 그린 독일 영화 ‘추락’이 프랑스 개봉과 함께 논쟁의 불씨로 떠올랐다. 올리버 히르슈비겔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히틀러가 최후 12일 동안 베를린의 지하 벙커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는 현실에 번민하며 자살을 준비하는 인간적 면모를 2시간30분짜리 영상물에 부각시켰다. 이 영화는 독일군이 소련군과 연합군에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구도로 짜여 있어 역사적 내막을 잘 모르는 관객들, 특히 전후 세대의 젊은이들이라면 끔찍한 전쟁 범죄자와 측근들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黨同伐異/이기동 논설위원

    당동벌이(黨同伐異)는 말 그대로 같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다른 사람을 친다는 뜻이다. 후한의 역사를 기록한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말이다. 동서고금의 역사치고 당동벌이 아닌 역사가 있었을까마는 후한때는 좀 별났던 모양이다. 전한은 외척이 망쳤고, 후한은 환관이 망쳤다고 한다. 황실의 비호를 받은 후한의 환관들이 외척과 선비들을 탄압, 그 결과 관료집단인 선비들이 황실에 등을 돌려 후한의 멸망이 초래됐다. 교수신문이 시사칼럼을 쓰는 교수들을 상대로 2004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나타내는 대표 사자성어가 무엇이냐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당동벌이가 뽑혔다. 돌이켜보면 후한에 결코 뒤지지않는 당동벌이로 지새운 한해였다. 연초부터 시작해 공격의 주도권을 쥔 쪽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똘똘 뭉친 친노(親盧)단체들이었다. 일방적 선거몰이에 야당은 어설픈 탄핵카드로 반격했지만, 총선 참패로 거세당한 환관꼴이 됐다. 후한 황실의 외척이 되거나, 아니면 이들을 치기 위해 황실이 내세운 환관편이 된 듯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 학자, 일반시민들이 가세해 죽기살기로 싸워댔다. 진보와 보수, 개혁과 친시장, 가진자와 못 가진 자, 친북반미…등등 녹슨 무기고에 쌓여있던 온갖 무기들이 다른 쪽을 치는, 벌이(伐異)에 동원됐다. 청와대까지 “세상을 바꾸자.”며 독전에 가담했고, 야당은 철 지난 색깔론으로 응수했다. 역사는 어떤 당동벌이에도 일방적인 승리를 안겨준 적이 없다.600만명의 유대인을 가스실로 보낸 히틀러식 혈통 당동벌이의 말로가 그랬고, 그의 아류를 자처하며 코소보 인종청소를 감행했던 밀로셰비치의 말로 또한 그렇다. 홍위병들이 벌인 문화혁명의 당동벌이는 지금 중국인들의 가장 부끄러운 과거사가 됐다. 킬링필드로 17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산 크메르 루주의 말로는 또 어떠했나. 행정수도 이전, 국보법 폐지, 언론개혁 등을 놓고 벌이는 죽기살기식 싸움이 우리의 목숨을 떼로 앗아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소모전에 지금 우리의 경제발목이 꽉 잡혀있다. 지난해와 그 전해에도 ‘우왕좌왕’‘이합집산’처럼 부정적인 뜻의 사자성어들이 뽑혔다. 언제쯤이면 구동존이(求同存異)나 화이부동(和而不同)처럼,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사자성어가 대표로 뽑힐 수 있을까.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발칸반도 미술 첫 한국나들이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미술관.‘세계의 화약고’ 발칸반도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이곳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흰 옷을 입은 여자가 피를 흘리며 서 있다. 그러나 비디오 작품 속의 이 여인은 끝까지 위엄을 잃지 않으며 64개 국어로 “나는 밀리카 토미치입니다.”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주인공은 세르비아 출신 비디오 작가 밀리카 토미치(45). 작가는 자신이 발칸 분쟁의 가해자 입장인 세르비아인이라는 공적인 정체성을 부인하고 싶겠지만, 그 전쟁의 상처와 내면의 갈등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극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발칸 출신 작가 14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비디오와 사진, 회화, 자수, 만화, 설치 등 각종 장르가 한데 어우러져 발칸의 현실과 이상을 웅변한다. 코소보의 독립 열망을 담은 알베르트 헤타의 사진, 신슬로베니아예술운동(NSK)을 이끌고 있는 어윈의 ‘레트로아방가르드’, 얼음 오브제를 이용해 반전 메시지를 전달하는 세르비아 출신 그룹 레드아트의 ‘아이스 아트-시간의 기록’, 파시즘을 상징하는 히틀러를 점묘기법으로 그린 마케도니아 출신 알렉산다르 스탄코프스키의 유화…. 발칸 국가들이 겪은 외침과 내전의 역사, 사회적인 억압과 저항운동, 전지구적 규모의 자본주의화와 세계화로 인한 경제 분배의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는 발칸 작가들의 모습은 곧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초대 작가들이 속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코소보, 마케도니아 등은 과거 유고연방에 속했던 나라들이다.20세기 후반 독립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인종청소의 현장으로 악명을 떨쳤던 곳이다. 그런 와중에서 발칸은 자연스레 야만과 광기로 얼룩진 문화 불모지로 여겨져왔다. 과연 그럴까. 이번 발칸 현대미술전은 이 지역 미술이 결코 만만치 않은 수준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발칸 지역 작가들은 지역색이 강하면서도 현대미술의 어법에 뒤처지지 않는 ‘선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는 게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백지숙씨의 말이다. 참혹한 전쟁의 상흔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면서도 ‘새로운 과거’를 이야기하는 작가들의 고뇌어린 작품은 ‘발칸’을 보다 밝은 눈으로 보게 한다. 한편 전시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에는 에밀 쿠스트리차의 ‘아빠는 출장중’, 고란 마르코빅의 ‘티토와 나’,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율리시즈의 시선’, 스르잔 드라고제빅의 ‘더 운즈’, 아톰 에고얀의 ‘아라라트’ 등 영화도 상영돼 발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내년 2월 3일까지.(02)760-4603.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中교과서 역사왜곡 심각”

    중국은 일본이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지 않는다고 늘 손가락질하지만 중국도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취사선택한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고등학교 교사들은 세계 2차대전에서 일본의 패배는 미국이 아닌 중국의 독립전쟁 때문이라고 가르친다. 공산당이 중국을 통일했기에 일본을 이겼다고도 말한다. 대부분의 중국 학생들은 중국이 과거에 정복이나 침략적 전쟁을 일으킨 적이 결코 없으며 오직 자기방어를 위해서만 전쟁을 치렀다고 굳게 믿으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1950년대 인민해방군의 티베트 침공이나 1979년 베트남과의 전쟁도 자기방어 차원에서만 기술된다. 상하이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1929년부터 1939년 사이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사실이 논의되지만 교사는 파시즘에 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는다. 미국이 캐나다와 라틴아메리카의 자원을 착취하고 영국이 인도를 약탈한 역사와 프랑스가 영국의 뒤를 이은 점은 강조된다. 일본이 제국주의를 지향, 중국을 공격한 대목에선 일본의 상하이 공습 당시 길거리에 앉아 있는 중국 어린이의 사진을 보여준다. 교사들은 미국이 일본의 침략에 공허한 도덕적 비판만 했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은 일본이 세계를 장악하지 못하게 막은 나라는 중국이라고 말한다.1950년대 마오쩌둥(毛澤東)의 대약진 운동은 상세히 다뤄지지만 이로 인해 3000만명의 중국인이 기근으로 숨진 사실은 아무도 배우지 못한다. 상하이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그해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를 가르치지만 이유를 공부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역사교과서 옹호론자들은 금기시 되던 국민당의 역할이나 문화혁명을 거론하는 교과서가 나오고 있으며 티베트 침공은 상충적인 이슈로 학생들에게는 사실적인 상황만 가르친다고 주장한다. 근래의 일들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없기에 교과서에서 뺀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1998년 역사 교과서는 1989년 톈안먼 사태를 정부전복을 기도한 ‘부르주아식 자유주의’의 확산을 차단하지 못한 지도층의 실패로 규정하며 당의 무력진압은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중국내 전문가들은 현대사로 넘어올수록 역사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된다고 강조한다. 상하이 푸단 대학 역사인문연구소의 지안시앙 소장은 “진실을 말하기가 매우 어렵고 민감한 주제가 있다.”며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역사를 깊이 연구하는 것은 금지됐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패치 아담스

    [영화속 수능잡기] 패치 아담스

    “나를 존경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에게는 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히틀러와 같은 전체주의자다. 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힘으로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한다. 그러나 전체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힘은 엄밀히 말해 진정한 힘은 아니다.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힘을 ‘권위주의’라고 이름한다. 권위주의는 마땅히 청산되어야 옳다. 역사를 살펴 보라.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얼마나 많은 체제가 스러져 갔는지. 나사렛의 예수는 김두한 같은 주먹도 없었다. 빌 게이츠와 같은 돈도 없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12제자의 스승이 되었으며, 왕자로 태어나 부귀와 영화를 내던져버린 석가모니는 또 어떻게 수많은 무리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을까. 그들에게는 분명 무엇인가가 있었다. 인격으로 사람을 감화시키는 힘, 차분하게 인간의 심성에 호소해 설득을 이끌어내는 힘, 역사상의 종교적 지도자들은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히틀러와 같은 자들이 가지고 있는 ‘딱딱한 힘’이 아니라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부드러운 힘’이었다. 나폴레옹이 ‘딱딱함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간디는 ‘부드러운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은 분명 타인으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실력만으로는 진정한 존경을 이끌어낼 수 없다. 따뜻한 인간성이 결여된 실력은 권위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우애스러운 사람도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성과 도덕성은 훌륭하지만 실력이 형편없는 교사를 생각해보라. 학식과 실력은 인간성과 도덕성의 도움이 없이는 진정한 권위를 가질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부드러움과 딱딱함을 동시에 가져야 마땅하다. 부드러움만 있으면 유약하고 딱딱함만 있으면 거칠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딱딱함과 부드러움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노자의 ‘도덕경’에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다. 부드러움이 반드시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다. 똑똑 떨어지는 물 한 방울이 결국 바위를 뚫는 법이다. 영화 ‘패치 아담스’에서 주인공 패치 아담스는 의사이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다. 권위주의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의 차림새는 영락없는 광대다. 그가 의사로서 가진 유일하지만 특별한 무기는 바로 웃음이다. 아담스는 자신의 웃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영화는 패치 아담스를 통해 병원은 근엄한 의사들의 숙소가 아니라 환자들의 것이란 사실을 일깨운다. 그 배경에는 의사들의 권위주의에 대한 신랄한 조롱과 풍자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패치 아담스에게 유머라고 하는 부드러움만 있고, 의사로서의 실력과 학식이라는 딱딱함이 결여되어 있다면 우리는 패치 아담스를 진정한 의사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뼈가 있고 살이 있다.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존재한다. 실력과 인간성,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겸비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한 인간의 진정한 권위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씨줄날줄] 나폴레옹과 명분/이목희 논설위원

    나폴레옹과 히틀러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뛰어난 군사전략가이면서 선동가였다. 유럽대륙은 평정했으나 영국은 점령하지 못했다. 러시아(소련)를 침공한 것이 몰락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런 공통점에도 불구, 나폴레옹은 위인 반열에 드는 반면 히틀러는 악마에 가까운 독재자로 인식된다. 히틀러는 유대인 집단학살이라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러나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구분짓는 중요한 잣대는 ‘명분’이다. 히틀러는 우수한 독일 민족이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는 과대망상 논리로 전쟁을 일으켰다.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는 자유민주주의의 전파자였다.1789년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났고, 주변의 전제군주 국가들은 프랑스를 견제하려 했다. 이들 전제국가에 맞서 싸운 프랑스야말로 전쟁의 명분이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는 나아가 농민·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민군’ 개념을 탄생시켰다. 그전까지는 전제군주가 상비군으로 길러 놓은 ‘용병’이 전쟁을 담당했다.‘국왕을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국가·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쪽으로 전쟁사를 현대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대문호 괴테는 “세계사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고 이를 평가했다. 나폴레옹이 확실한 영웅 대접을 못 받는 이유는 그 역시 전제군주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1804년 12월2일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황제 즉위식을 가졌다. 자유·평등 사상은 물론 문학·예술과 법률 등에서 ‘나폴레옹 혁명’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스스로 독재자가 됨으로써 히틀러식의 ‘정복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황제 즉위 200주년을 맞아 프랑스인들이 그에게 애증의 눈길을 함께 보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피가로 매거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49%가 ‘위대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으나,‘독재자’라는 응답도 39%에 달했다. 힘이 있으면 전쟁에서 이긴다. 하지만 명분없는 전쟁에서 승리하면 ‘학살’이 된다.21세기 초입 세계의 관심은 이라크 전쟁이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와 인권을 내세워 이라크를 점령했다. 미국의 ‘명분’을 역사가 인정할까. 한국도 파병했고, 파병연장 문제가 당장의 현안으로 등장했다. 명분없어 보이는 전쟁이라면 빨리 발을 빼든가, 적어도 살상행위에는 절대 가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이미지 정복/심재희 지음

    수줍은 듯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태도와 수려한 용모로 대중을 사로잡은 존 F 케네디, 월가에서 ‘철의 여인’으로 통하는 휼렛패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 세련된 우아함과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 콧수염과 강한 눈빛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히틀러….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들의 모습은 실체라기보다는 이같은 이미지다. 이미지란 전략적으로 자신을 꾸민 결과로 만들어진 시각적인 인상이지만,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1991년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미지관리 컨설팅 분야를 개척한 심재희씨가 쓴 ‘이미지정복’(무한 펴냄)은 자신만의 강렬한 이미지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그 어떤 무엇이, 이들의 이미지를 만들었는가를 분석해낸다. 요즘처럼 이미지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자신을 정확히 알고 전략적으로 이미지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하다. 저자는 “이미지란 한 사람이 축적해온 삶의 행적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릴 때부터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자라온 케네디는 사생활은 어지러웠지만 외적인 이미지 연출엔 능했고, 상류사회의 삶을 거쳐온 재클린 부비에는 스스로를 화려하고도 신비한 모습으로 꾸몄다. 이밖에도 에바 페론, 엘리자베스 1세, 대처, 나폴레옹, 처칠, 록펠러, 덩샤오핑, 서태후 등 16인의 명사들의 성장배경과 외모가 어떻게 이들의 성격과 이미지를 형성했고 대중에게 각인됐는지를 밝힌다. 구체적인 이미지 전략을 가르쳐주는 실용서는 아니지만, 스스로의 삶에서 이미지를 끌어내야 한다는 작은 진리를 일깨우는 책.1만 4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한국 최고의 발레리나를 꿈꾸던 무용학도 김형희씨. 대학시절 예기치 않은 사고로 전신마비라는 장애를 겪게 되지만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6살 연하의 남편과 함께 ‘여성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위한 창구를 마련하고 싶다.’는 김형희씨를 만나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3시10분) 지난해에는 시험 출제과정에 문제점이 있어서 여론이 들끓었지만 올해에는 수험생들의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드러나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예행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수능 시험관리의 문제점과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해본다. ●TV정치교실(EBS 오후 8시10분) 국가가 개인에게 벌을 줄 수 있는 권리, 국가형벌권.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형벌권과 시민의 자유와의 상관관계는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시간에는 국가의 과잉 범죄화 및 윤리적 차원에서 본 국가형벌권, 민주사회를 제한하는 국가형벌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미스터리 세계사(iTV 오후 10시50분) 구소련은 왜 히틀러의 죽음에 관한 사실을 50년이 넘도록 은폐하려 한 것일까? 히틀러 전문가들은 ‘히틀러가 비밀협정을 통해 소련으로 이송된 뒤 1971년에 병으로 사망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스탈린과 함께 소련을 한때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장본인은 히틀러였을까? ●코미디 하우스(MBC 오후 7시20분) ‘클레오파트라의 부활’ 코너에서는 클레오파트라와의 전설적인 로맨스가 펼쳐진다. 이번 주는 노벨상의 창시자인 노벨과 영웅 중의 영웅인 제우스 간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벌어진다.‘100초 토론’은 돌아온 일분 논평의 김현철이 출연해 한 주간의 국내외 사건사고를 토론해 본다. ●용서(KBS2 오전 9시) 인영은 입양을 해서라도 아이를 가지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호영은 제발 그만두라한다. 순복은 형우에게 수민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데려오라고 하고 형우는 그 아가씨와는 끝났다고 말한다. 수민은 형우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지워버리고 휴대전화도 새로 장만하고 일에 푹 빠져 지낸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8시25분) 정애에게 들은 말 때문에 기분이 상한 영실은 희수에게 분가를 원하는지를 묻고, 영실이 친정어머니를 험담한다고 생각한 희수는 진국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희수에게 무시당했다고 생각한 영실은 덕배 앞에서 희수를 헐뜯고, 진국은 희수를 위해 처가를 찾아 정애에게 금괴를 선물한다.
  • [대정부 질문] 눈길 끈 의원2명

    국회 대정부 질문 마지막날인 16일 두 여야 의원의 ‘튀는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상대 당이나 소속당에 ‘긴장’과 ‘허탈’을 각각 안긴 주인공은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 ●김종률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과 관련,“히틀러의 나치즘 헌법, 무솔리니의 파시즘 헌법은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도구로 관습헌법 이론을 동원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질문자료를 미리 배포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헌재를 ‘헌법제작소’라고 표현하고 한나라당측에 “수구도 모자라 꼴통 소리를 들어야겠느냐.”는 등의 거친 문구도 담겨 있었다. 이에 한나라당이 즉각 발끈하면서 본회의장은 ‘전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막상 질문 때는 “역사적으로 관습헌법 이론이 성문헌법을 유린했던 때가 있었다. 바이마르 헌법이 그렇게 부정당했다.”고 수위를 낮췄다. “법복 귀족 수구보수 헌법재판관 7인이 주도한 ‘갑신헌변’은 그냥 세간의 속평만은 아닙니다.”라는 언급에서는 약간 술렁거렸지만 예상보다는 순조롭게 넘어갔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 지도부나 동료 의원들이 ‘이 총리 왕따’로 일관한 것과는 달리 맞대결에 나서 당 내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원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공약에서 경제성장 7%를 ‘장난’처럼 약속했고 실제 성장은 밑돌아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현실을 아느냐.”고 이 총리에게 따졌다. 이에 이 총리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성장률 자체도 중요하지만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에둘러 갔다. 그 동안 이 총리에 대한 전반적 기류가 격앙된 상태여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시 작전’으로 일관했었다. 한선교 의원은 이 총리를 답변석으로 불렀다가 바로 들어가라고 하면서 ‘면전 박대’하기도 했고, 김영선 의원은 이 총리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총리 권한대행’이라고 부른 바 있다. 이종수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논술이 술술]영화속 수능잡기-빌리지

    병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백혈구가 세균과 한판 전쟁을 치른다. 천근만근 같은 몸에 열까지 난다. 몸에서 백혈구와 바이러스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열이 나면 정신까지 혼미하다. 누가 질문을 해도 대답하기도 귀찮다. 그러나 병은 우리에게 예기치 않은 지혜를 열어준다. 몸은 소중한 것이로구나, 아플 때는 가족만큼 소중한 존재도 없구나, 하는 깨달음이 그것이다. 시련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던가. 세균이나 질병에 노출됨으로써 몸은 저항력과 면역력과 지혜를 키운다. 여기 일체의 세균이 박멸된 곳에서 자라난 아이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는 과연 건강한 아이일까. 물론 질병을 앓아보지 않았으니 건강한 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있는 저항력과 면역력이 결핍되어 있기 십상이다. 그런 아이를 건강한 아이라고 단정지을 수만은 없다. 건강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이다. 깨끗한 곳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도 조금이라도 오염된 환경에 처하면 옴짝달싹도 못하는 존재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건강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일체의 소요가 없는 사회,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사회, 조금의 혼란도 없는 사회가 있다고 하자. 이 사회는 건강한 사회일까. 대답은 ‘No’다. 그 사회가 아무리 질서가 있고 깨끗한 사회일지라도 우리는 그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 잡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챙기려 다투는 게 인지상정이다. 이 현실을 억지로 외면할 수는 있다. 사람들의 귀와 눈을 막고 어지러운 현실로 향하는 모든 출구를 막아버릴 수도 있다. 마치 세상에는 한 점의 악도 존재하지 않는 듯 동화같은 현실 속에서 순수함만을 이야기하며 오순도순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평화는 위장된 평화에 불과하다. 위장된 평화일수록 깨어지기 십상이다. 질병에 대처하는 능력이 있는 몸이 건강한 몸이라면 사회적 혼돈을 관리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일체의 혼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결국 사회를 취약하게 만든다.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개인의 이익을 뒷전으로 미루어야 한다는 전체주의 사회,‘나’와 ‘우리’만이 옳고 타인은 그르다는 배타주의적 사회는 겉으로 볼 때는 안정된 모습을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말해주듯 역사는 그러한 사회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영화 ‘빌리지’는 숲 속에 있는 작은 마을을 보여준다. 주민들은 낙원과 같은 이 공동체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평화로운 마을 코빙톤 우즈! 그 마을이 어떻게 붕괴되어 가는지를 지켜보면서 ‘건강’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어둠을 외면하는 밝음, 더러움을 외면하는 순수함은 취약하다. 건강한 삶은 순수와 더러움을 동시에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M 나이트 샤말란 감독.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호아킨 피닉스, 애드리안 브로디 주연.2004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김보일의 영화속 수능잡기] ‘첫 키스만 50번째’

    [김보일의 영화속 수능잡기] ‘첫 키스만 50번째’

    기억이 없으면 약속도 없다.약속한 내용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는 사람과의 약속은 아무 의미도 없다.당신과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잊어버리는 사람이 말하는 사랑은 공허하다.사랑한다고 말해놓고,자신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지 못한다면 사랑은 아무 의미도 없다. 한 사람의 정체성은 약속을 지켜낼 수 있는 힘에서 온다.하루에도 수십번씩 약속을 어기는 사람을 신뢰할 수는 없지 않은가.약속을 기억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약속을 지켜낼 수가 없다.아무리 어려운 순간에도 자신이 한 약속을 잊지 않는 사람,우리는 그런 사람을 친구나 연인으로 두고 싶어한다.자주 말을 바꾸는 사람,자신이 한 약속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한 마디로 ‘아웃’이다. 자신이 한 약속을 밥먹듯이 어기는 아름다운 여자가 있다.‘첫키스만 50번째’의 주인공 루시(드루 배리모어)가 그녀.그녀의 기억은 유통기한이 단 하루다.루시는 1년 전 교통사고 이후 사고 당일로 기억이 멈춰버린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그녀를 사랑하는 수의사 헨리(아담 샌들러)로서는 미칠 일이다.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장담해봐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만다.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녀에게 키스를 한다고 해도 그녀의 입장에서 볼 때는 모든 키스가 첫 키스일 뿐이다.분명 당신과 결혼을 하겠다고 약속을 해놓고도 뒷날 아침이면 딴소리를 한다.당신 누구냐고 따지기까지 한다.난 당신의 애인이라고.이거,미칠 일이다. 기억은 한 존재의 뿌리다.가족은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작은 집단이다.기억이 없다면 가정도 없다.슬프거나 기쁜 추억을 공유함으로써 가족은 ‘내’ 존재의 바탕이 된다.기억은 한 국가의 정체성을 이루는 근본이기도 하다.하나의 집단은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고 공유함으로써 비로소 ‘민족’이라는 의미 있는 공동체를 이루어 간다.하나의 민족이 공유하는 기억,우리는 그것을 ‘문화’라고 부르거나 ‘역사’라고 부른다. 나쁜 기억은 지워버리고 싶어한다.그러나 지워버리려고 해서 지워지는 것이 기억은 아니다.히틀러의 만행도 독일 역사의 지울 수 없는 한 부분이고,치욕스러운 한 사람의 기억도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이루는 소중한 요소다.나쁜 기억마저 나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하나의 벽돌이다.약속을 하고,약속을 기억하고,약속을 이루어낼 수 있는 힘!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는 우리에게 그런 힘을 기르라고 말해준다. 2004년작.피터 시걸 감독.아담 샌들러·드루 배리모어 주연.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서울광장] 北美 협상의 환상/오풍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北美 협상의 환상/오풍연 논설위원

    ‘부시냐,케리냐.’ 오는 11월2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종 승자 못지않게 북한 핵 문제도 중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미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북한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선호하고 있어 주목된다.북측은 ‘반 부시,친 케리’ 경향을 숨기지 않고 있다.부시 대통령 때리기를 계속하는 것도 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이처럼 부시 대통령을 미워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부시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북·미간 대립을 격화시켜 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면서 부시 대통령이 대북(對北)적대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한다.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대선 운동 기간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이라고 호칭하자,부시 대통령을 ‘저능아’로 맞받았다.나아가 부시 대통령이 아돌프 히틀러보다 더 악질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이는 북한이 이달 말로 예정된 제4차 베이징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으려는 명분 쌓기용으로 해석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케리는 김 위원장과 북한 핵에 대해 관대한가.그렇지 않다.케리 후보는 6자회담과 북·미 양자 회담 병행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부시 대통령 진영과 차별화하기 위한 대선전략으로 볼 수 있다.케리가 주한 미군 감축에 있어 부시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따라서 케리 후보의 외교안보정책 기조를 정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케리의 외교안보 비전은 ‘강력하고 존경받는 미국’이다.다른 나라들과의 강력한 동맹 및 파트너십 구축으로 미국의 세계 지도력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북한은 케리의 대북정책이 부시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케리가 김 위원장을 ‘독재자’로 지칭하고,북한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언급한 점도 그렇다.최근에는 “북한이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협상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케리는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의도를 진지하게 재검토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양자협상을 꺼낸 것으로 보인다.양자 협상은 6자회담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틀 속에서 병행추진하겠다는 뜻이다.케리 진영은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해 ‘엄격한 검증과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하도록 포괄적 합의를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북핵 문제의 최종 해결 목표는 부시 행정부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 정책과 유사하다.민주당도 동결이 아니라 ‘폐기’임을 선언하고 있다. 케리 진영도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고 핵 개발을 고집한다면 대북 경제 봉쇄 등 강제적인 조치를 선택할 것으로 여겨진다.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대북관계의 기본적 틀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폈던 ‘페리 프로세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북핵의 완전 폐기에 대응하는 정치·경제적 조치를 담은 협상안을 제시하고,상호주의 방식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의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6자회담의 틀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행여 북한이 북·미 양자협상에 미련을 갖고 6자회담을 미 대선 이후로 미루려 한다면 오판(誤判)이다.부시 행정부도 북핵 문제는 대선일정과 무관하게 조기 해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지는 게 북한이 처한 현실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씨줄날줄] 축구의 정치학/이목희 논설위원

    독재국가에서 국민의 정치관심을 돌리기 위해 흔히 쓰는 기법으로 ‘3S’가 꼽힌다.Sports(체육), Sex(매춘), Screen(영화)이 그것이다.그중 스포츠의 효과는 역사적으로 입증된다.히틀러 시대의 베를린올림픽,옛 소련과 동독의 국가적 운동선수 육성이 대표 사례다.우리도 5공 시절 프로축구,프로야구가 시작됐다. 관중을 하나로 만드는 정도에 있어 축구를 따라갈 스포츠는 없다.화려한 개인기도 볼거리지만,팀플레이가 중시되므로 ‘모두가 하나’라는 인식을 주기엔 그만이다.독재국가가 아니더라도 내부통합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운동경기로 각광받는다. 축구 역사에서도 군대, 전쟁이 등장한다.축구 종주국 영국에서는 로마군을 몰아낸 기념으로 축구가 성행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근대 들어 유럽 대륙에서 축구가 인기를 끈 배경도 비슷한 맥락이다.봉건색채가 강해 지역대립이 대단했다.이런 경쟁의식을 비전투적으로 발산하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축구경기였다. 경기에 대한 집착은 광기를 낳기도 했다.19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간에 벌어진 ‘축구전쟁’은 널리 알려진 일화다.난폭한 영국 관중(훌리건)의 행패도 국제적 비난대상이다. 영국 에버딘 대학의 사회학자 리처드 줄리아노티는 더 심층적 분석을 내놓았다.‘축구의 사회학’이란 저서에서 유럽과 남미의 클럽축구팀이 계급과 인종,경제적 관계도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한 예로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그리스의 AEK아테네는 터키 난민이 만든 좌파 성향의 클럽이라는 설명이다.반면 파나티나이코스는 재정이 풍부해 ‘장군들의 클럽’으로 불린다. 유럽처럼 사회분화가 덜된 아시아에서는 ‘국가대항전’에 관심이 모아진다.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축구열기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지금 한국 이상의 축구바람이 이라크에서 불고 있다.미군에 점령당해 국가적 자존심이 형편없게 된 상황에서 이라크가 올림픽축구 4강에 올랐다.변변찮은 지원을 감안할 때 기적이다.이라크가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지금의 어려움을 잠시 잊는 것을 넘어 스스로 조국을 지킬 수 있는 ‘강한 민족’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매독/데버러 헤이든 지음

    니체의 폭발적인 사유,고흐의 그림에 어린 죽음의 이미지,히틀러의 유대인 학살,보들레르의 광기….이 모든 것이 과연 매독이 불러일으킨 풀 길 없는 광증 때문일까.유럽 인구의 15%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매독.페니실린이 나오기까지 그것은 세계를 휩쓴 대재앙이었지만 치욕스러운 성병이란 이유로 역사적으로 한번도 정체를 드러낸 적이 없다.스위스의 심리학자 카를 융은 그래서 이 병을 ‘어둠의 독’이라고 했다. 미국의 여성 사학자 데버러 헤이든이 쓴 ‘매독’(이종길 옮김,길산 펴냄)은 14명의 역사적 인물들의 발자취를 통해 매독이 얼마나 무섭고 냉혹한 질병인지 일러준다. 매독은 콜럼버스의 항해 이후 500년 동안 유럽을 강타하며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저자는 매독은 창세기 이후 최대의 재앙이라고 말한다.천재 예술가도 최고의 지도자도 매독의 광풍을 피해가지 못했다.‘신은 죽었다’고 외친 니체는 스위스 바젤에 도착한 뒤 정신착란을 동반한 전신마비 증세를 보였다.병원 진료기록에 따르면 니체는 매독에 감염됐다.독일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런 니체를 두고 “끔찍한 종말을 몰고 오는 맹독성 세균을 한 줄기 빛으로 잘못 인식한 자”라고 질타했다.매독 진단을 받고 비소 치료를 받아야 했던 음악가 슈만은 하늘의 천사가 세레나데를 불러주는 환각에 빠졌다고 한다.심지어 근엄의 화신인 링컨 대통령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링컨의 네 아들 중 셋이 매독에 감염돼 요절했고,링컨의 아내 토드 링컨도 매독으로 인한 척추 질환으로 고생하다 세상을 떠났다.히틀러는 “매독과의 투쟁은 민족의 과업이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고 역설했다.이는 바로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했다.고흐는 매춘부와 관계한 뒤 병을 얻었지만 그 매춘부와 딸을 극진히 보살폈을 만큼 인간적이었다. 하지만 책은 이처럼 매독의 어두운 면만을 다루지 않는다.예술가에게 매독은 종종 불굴의 에너지를 제공하기도 했다.‘천재의 병’이라고 할까.매독은 평생에 걸친 육체적 고통과 함께 마지막에는 ‘파우스트의 거래’라 불리는 강렬한 영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모파상은 “위풍당당한 매독,순수하고 우아한 매독….나는 매독에 걸렸다.그것도 진짜 매독이다.”라고 당당하게 환자임을 밝히며 창작에 정열을 쏟았다.매독은 아이러니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일요영화]

    ●섬(SBS 오후 11시45분)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2000년작.김유석 서정 서원 장항선 조재현 출연.섬이라는 한적하고 외진 낚시터를 배경으로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엽기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성 심리를 다뤘다. 바람피는 애인을 살해한 경찰관이 외딴 낚시터로 몸을 피한다.이 낚시터의 좌대에 자리잡은 사람들은 낚싯대를 드리워놓고 여자를 불러 찰나의 쾌락에 취하곤 한다.이곳에 티켓다방 아가씨들을 배에 태워 좌대까지 안내하는 여자가 있다.여자는 좌대에 틀어박혀 자살하려던 경찰관을 구해준 뒤 이 남자에게 집착한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낚시터에 검문을 온 경찰이 들이닥치고 불안감이 극에 달한 남자는 낚싯바늘을 입에 넣고 자해를 시도한다.여자는 경찰을 따돌려 남자를 구하고 섹스로 치유해 준다.남자는 여자의 집착과 고립감을 견디지 못하고 떠날 결심을 한다.100분. ●거대한 강박관념(EBS 오후 2시) 1930년대에 히틀러 정권을 피해 할리우드로 망명한 독일 출신 감독 더글러스 서크의 1954년 작. 방탕한 부잣집 자식이자 바람둥이인 밥 메릭은 어느 날 젊은 혈기로 고속 모터보트를 몰다가 사고로 의식을 잃는다.구조대는 급한 나머지 인근 웨인 필립박사의 집에서 그가 사용하는 인공호흡장비를 빌려와 밥을 소생시키는 데 성공한다.하지만 그 사이 발작을 일으킨 웨인 필립 박사는 죽고 만다.웨인 필립 박사에게는 아름다운 신부와 딸이 있다.밥 메릭은 자신 같은 망나니를 구하려 박사가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120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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