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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영웅의 몰락과 강박/임창용 문화부 차장

    재작년 말 개봉 전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았으나, 정작 흥행엔 실패한 영화가 하나 있다. 일본에서 영웅으로 떠받들어졌던 한 프로레슬러의 삶을 그린 작품 ‘역도산’이다. 110억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마치 작정한 듯 관련 기사를 쏟아냄으로써, 영화 홍보에 기여했던 언론매체들, 블록버스터 영화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매력적인 소재. 그럼에도 영화는 흥행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 요인으로는 ‘휴먼드라마적 정통 액션물’일 거라는 기대와 달리, 지나치게 드라마적 요소만 강조했다는 점, 그것도 지나치게 진지해서, 경박단소(輕薄短小)로 설명되는 요즘 세상에 맞지 않았다는 점이 흥행 실패 후에야 분석되었다. 그러나 만일 이 영화가 요즘 개봉됐다면 어떨까? 대박은 몰라도 참패는 면하지 않았을까? 이같은 추측은 순전히 황우석 사태 때문이다. 주의깊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영화가 역도산이라는 인물을 통해 영웅의 심리, 그로 인한 몰락의 과정을 진지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사건의 성격이나 두 인물의 진정성이 완전히 다르지만, 영웅의 심리적인 측면에서만은 분명 일맥상통하고 있다. 그것은 성공에 대한 영웅의 강박(强迫)이다. 종전후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일본인들은 미국 레슬러를 때려눕히던 역도산에 열광했다. 하지만 영웅으로 떠오른 뒤부터 역도산의 삶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후원자를 잡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고, 상대 선수에게 뒷돈을 건네기도 한다. 이는 영웅적 삶을 지키기 위해서였지만, 그는 오히려 서서히 추락한다. 황 교수 또한 이같은 강박의 포로였다. 그의 기자회견 모습을 보면 사실 애처로울 정도이다. 서울대 조사위원회 발표를 반박하는 자리에서 그는 ‘대한민국’이란 단어를 무려 여덟번이나 썼다고 한다.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할 때마다 거짓말이 하나씩 드러나면서도 그는 끝까지 ‘대한민국’이란 강박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자신의 성공은 곧 대한민국의 성공이요, 자신이 잘못되면 대한민국이 잘못된다는 비뚤어진 신념, 그래서 자신의 성취는 결코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훼손될 수 없다는 오만함에서 그의 강박은 최고조에 달한 것 같다. 그러나 역도산이 그랬듯, 성공에 대한 강박은 결국 무리수로 이어지고, 황 교수는 이제 끝모를 몰락의 시간만 기다리고 있다. 며칠전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황우석 사태를 ‘유사 파시즘’이라고 진단했다. 민족주의·애국주의가 동원되면서 진실과 비판이 억압되는 유사 파시즘적 분위기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파시즘이라는 것이 결국 강박적 애국이나 민족주의에서 나오듯, 강박은 황우석 사건의 씨앗이라고 볼 수 있다. 황우석 사건은 황 교수 자신의 성공에 대한 강박뿐만 아니라, 언론과 국민의 강박이 맞물려 일어났다. 대부분의 언론은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용기 있는 자들에게 ‘매국노’란 낙인을 찍으려 했고, 국민들은 기업들에 광고중단이란 폭력을 요구했다. 불과 두어달 전까지만 해도 황 교수가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로부터 입은 상처에 눈물을 흘리면서 그의 오류는 애써 외면하던 사람들이 히틀러의 손을 잡고 눈물짓던 이들과 완전히 다르다고 부인할 수 있을 것인가? 생명공학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쥐고 있을 것이라는, 즉 과학을 신성화하려는 강박은 결국 파시즘적 권력으로 이어지게 마련이었다. 일찍이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분석 학자 빌헬름 라이히가 주장했듯 대중들은 이같은 파시즘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그는 “자신의 성격구조 속에 파시스트적 감정과 생각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성격분석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파시즘은 언제나 인민대중에 의해 탄생되고 대변됐다.”고 역설한 바 있다. 강박은 파시즘을 불러오고, 파시즘적 권력 또한 강박 때문에 몰락한다는 교훈을 역사는 가르쳐준다. 히틀러가 대중을 속였다기보다는 대중이 기꺼이 속아주었다는 라이히의 대중심리 분석은 이 시대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지 않을까? 지금 중요한 것은 황우석에 대한 질타를 넘어 우리 모두 강박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임창용 문화부 차장 sdragon@seoul.co.kr
  • 괴벨스, 대중 선동…/랄프 게오르크 로이트 지음

    독일 제3제국의 선전장관으로 ‘히틀러 신화’를 창조한 요제프 괴벨스 평전. 대개 하급 군인 출신이거나 사회 부적응자로 이뤄진 나치 지도부에서 인문학 박사학위를 지닌 괴벨스는 예외적인 존재였다. 그는 단 몇 마디 말과 몇 줄의 글로 사람들을 분노와 열광, 광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수 있었던 타고난 연설가이자 선전가였다. 또한 누구보다 먼저 정치에서의 대중매체의 영향력을 깨닫고 그것을 정치적 목적에 탁월하게 활용한 인물이었다. 유대인 교수를 존경하고 히틀러 추종자들을 조롱했던 괴벨스. 그가 어떻게 철저한 반유대주의자로 변신해 유대인 절멸 정책을 기획하고 히틀러를 지상의 절대자로 떠받들게 됐을까. 책은 열등감과 증오와 출세욕에 이끌려 악마적 파시즘에 영혼을 판 괴벨스의 복잡 다단한 성격과 사상, 행적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객관적인 자세로 접근한다.3만 9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프리드리히 리스트. 최근 각광받는 경제학자다.19세기적 독일 경제학자가 관심을 받는데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공이 크다.‘사다리 걷어차기’와 ‘쾌도난마 한국경제’(정승일 국민대 교수 공저)를 잇따라 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참모진에게 권할 정도였다. 리스트는 흔히 말하는 주류 경제학, 그 가운데서도 한계효용학파의 학설만 나열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무역주의자’로 기록됐다. 그러나 장 교수가 부활시킨 리스트는 정반대다. 거짓과 위선에 찬 영국식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고 독일의 발전을 고민한 경제학자다.IMF 뒤 신자유주의에 휘청댄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정완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가 리스트를 ‘2등의 철학’으로 평가절하하는 주장을 내놨다. ●리스트,‘2등 철학’의 한계 2등의 철학이라는 이유는 리스트가 당시 1등국가였던 영국 따라잡기(catch-up)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영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세운 자유무역주의를 독일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식 자유주의경제학에 젖은 정부관료와 경제학자들을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서울신문 9일자 1면) “리스트는 영국의 시장개방 압력 아래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고민했습니다. 세계화와 분단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스트의 최종목표가 ‘독일민족의 1등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은 문제다. 독일 사회 내부 갈등이나 식민지 문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민족주의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할 지 모르지만 계급·계층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훗날 히틀러가 ‘리스트 부활운동’을 벌였던 것이 단적이 예다. 요컨대 2등의 철학이었기에 1등철학에서 볼 수 있는 여유도, 꼴찌의 철학이 내세우는 변화의 가능성도 없었다는 얘기다. 오직 ‘1등을 향한 채찍질’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로서는 어렵지 않게 ‘박정희 모델’을 떠올릴 수 있다.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신 교수는 무분별한 ‘리스트 열풍’을 경계했다. 예컨대 장 교수 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혁한답시고 주주자본주의로 재벌을 때릴 것만이 아니라 경영권을 보호해줘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대신 노조와 정부가 얻을 것은 얻자는, 유럽식 ‘사회적 대타협’이 장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언뜻 재벌도 뭔가를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라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현실과 맞지 않다.“솔직히 한국의 여러 정치사회적 여건을 보면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뒤집어 얘기하자면 재벌로서는 굳이 대타협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룩된 국가들의 경우 평등주의적 지향이 강하고 노조와 사회단체의 힘이 강력했었다는 것. 우리에게 ‘평등주의적 경향=능력없는 자들의 시기심’이요,‘노조·사회단체=발목만 잡는 빨갱이 집단’이라는 등식이 강력하다. 신 교수는 또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는 외국자본과 국내기업(재벌)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봤다.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주의 권리가 강조될수록 재벌은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의 사회적 요구나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한마디로 장 교수 주장은 한국에서 ‘실현’이 아니라 ‘악용’되리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리스트에게 배울 것은 그 내용보다 바로 주체적으로 학문을 하는 자세입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동북아 물류戰 대비 우정민영화 불가피”

    “동북아 물류戰 대비 우정민영화 불가피”

    “세계는 지금 물류유통망 확보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우리 우정도 몇년 안에 공사화 등의 큰 변화가 올 겁니다. 일본, 독일, 중국은 벌써 국가 차원의 물류분야 혁신 작업을 시작, 우리보다 한발짝 앞서가고 있습니다.” 15일 퇴임한 우정사업본부 박재규(45) 우편사업단장은 “독일우정청이 DHL을 인수한 이후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가졌고, 우리도 이같은 토대를 하루 빨리 갖추고 싶었다.”고 몇번을 강조했다. 우정본부 밑에 물류 자회사를 두는 기초를 다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떠나는 발걸음에 묻어나는 듯했다. 그는 LG홈쇼핑(현 GS홈쇼핑) 임원에서 우정행정에 영입된 ‘첫 민간 물류 전문가’였다. 이 날까지 꼭 2년6개월을 일했다. 공직 입문 당시의 뜻이 워낙 컸던지 그는 한국의 우정분야가 가야 할 길을 소상히 밝혔다. 공직에서 그를 불렀던 것은 편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 만년 적자인 우편행정에 민간경영 시스템을 접목해 선진화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는 재임 동안을 ‘절반의 성공’으로 보는 듯했다. 적자이던 우편분야에서 지난달 200억원이란 첫 흑자를 기록했다. 인프라의 핵심인 운송망을 개편해 CJ·대한통운 등을 따돌렸고, 물류 전문가 육성에도 힘 쏟았다. 그는 이를 “60㎞이던 운송 속도를 120㎞로 만든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이어 물류 인프라 구축쪽으로 말을 돌렸다.“일본은 우정분야 민영화로 온 나라가 시끌합니다. 중국은 내년에 우정청을 공사화합니다. 우리도 차기정부에서 한해 58조원을 운영 중인 우정분야의 공사화 또는 민영화가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겁니다.” 그는 이와 관련, 현재 일본우정청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물류 자회사를 만드는 것은 재임 동안의 희망이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자회사를 만들어 DHL 수준으로 육성하려 했고, 동북아 물류주체는 어렵더라도 후보군에는 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세계적 물류기업인 DHL은 독일우정청에 인수돼 현재 영업이익률을 30%대로 올렸다. 박 단장은 이 대목에서 “아직 시기가 안된 때문인지 예산을 ‘따내는데’ 힘이 달렸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공사화, 민영화는 큰 과제이며,‘와일드한’ 생각이지만 농·수협의 물류분야와도 묶는 등 대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하나의 방안으로 “항공 물류망을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독일 히틀러가 자동차 전용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만들어 유럽을 평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었다. 중국은 최근 13대의 물류 전용기를 마련해 놓았다. 박 단장은 한국은 앞으로 물류분야에서 강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정보화 수준’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 단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하고 있는 물류분야 강의를 다음 학기까지 계속하면서 물류분야를 더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우리 남편은 공명형? 히틀러형?

    우리 남편은 공명형? 히틀러형?

    ‘내 남편(아내)의 폭력성향은?’ 부부간의 가정폭력 성향을 간단히 진단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 테스트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부부 폭력성향 체크리스트’를 개발, 오는 12일부터 연말까지 홈페이지(www.mogef.go.kr)에 올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부부가 함께 생활하면서 겪을 수 있는 여러 행동유형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배우자의 행동방식을 선택하는 형식으로 모두 10문항으로 구성됐다. 특히 진단 결과에 따른 배우자의 유형을 5가지로 구분, 폭력성향이 어떤 수준인지를 이해하고 충고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배우자 유형으로는 합리적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제갈공명형’(신사임당형)을 비롯해 가벼운 정신적 폭력에 해당하는 ‘햄릿형’(백설공주형), 심한 정신적 폭력 유형인 ‘놀부형’(팥쥐형), 가벼운 신체적 폭력 유형인 ‘변학도형’(뺑덕어멈형), 심한 신체적 폭력에 해당하는 ‘히틀러형’(장희빈형) 등이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주한 美대사 “위폐제조 北은 범죄정권” 파문

    주한 美대사 “위폐제조 北은 범죄정권” 파문

    알렉산더 브시바오 주한 미국대사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북한을 ‘범죄 정권’(Criminal Regime)이라고 규정했다.8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 국제인권대회와 맞물려 북측 반발에 따른 6자회담의 상당기간 경색이 예상된다. 브시바오 대사는 “북한은 수출소득의 대부분을 불법행위에서 충당하고 있으며 이는 바로 ‘범죄 정권’”이라면서 “(정권차원의)위폐 제조행위는 (나치 정권인)아돌프 히틀러 이후 처음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화폐(달러)를 위조하는 위험한 행위 때문에 취한 금융제재는 정치적으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북측이 마카오 은행 제재 철회문제를 6자회담과 연계, 협상을 요구하는 데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같은 브시바오 대사의 북한 정권에 대한 성격 규정으로 파문이 일자 우리 정부의 조태용 북핵기획단장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갖고 “6자회담이 중요 국면에 와 있는 상황에서 대화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반기문 외교부 장관도 공항에서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발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발언 등 잇단 강경 수사(修辭)로 빚어진 대치국면을 해소하느라 힘을 빼 온 정부로선 사실상 강력한 대미 유감 표명이다. 아울러 돌파구 마련을 위해 오는 19일을 전후로 추진 중인 ‘제주도 수석대표 비공식 회동’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북측 입장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일단 ‘판’속에 들어오라는 대북 메시지이기도 하다. 브시바오 대사는 토론회에서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에 대한 조치로 북한의 불법행위를 중단시키는 성과를 거뒀다.”며 “미국법에 따라 취해진 금융제재를 협상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자신이나 라이스 장관의 방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런 방문을 위한 기본적 신뢰 형성을 위해 가야할 길이 남아 있다.”며 “핵무기를 추구해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부임한 이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브시바오대사는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 인권대회가 정치적 연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부도덕한 카리스마의 매혹/진 립먼-블루먼 지음

    여기 리더가 한 명 있다. 그는 개인이나 조직, 공동체, 집단, 심지어 국가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독성이 강한 지도자이다. 그런데 왜 주변에는 그에게 열광하는 지지자들이 많은 것일까. ‘부도덕한 카리스마의 매혹’(진 립먼-블루먼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펴냄)은 치명적인 독성을 뿜는 리더들에 대한 양면적 가치를 파고든 새로운 개념의 리더십 연구서다. 전통적인 리더십 연구가 리더에만 초첨을 맞춘 반면, 저자는 리더십 형성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지자들의 역할과 반응으로 관심을 돌렸다. 리더십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나선 것. 무자비하고 비양심적인 리더들이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독성 강한 리더를 받아들이고 참아내고 오히려 그런 사람을 더 좋아하고, 그런 존재가 옆에 없을 때는 굳이 창조해내기도 하는 지지자들의 심리를 파헤친다. 리더십 문제의 일부분은 결국 지지자들의 자질 부족에 있다는 시각은 참신하기까지 하다. 치명적인 리더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마오쩌둥, 히틀러와 같은 존재뿐 아니라 정크본드의 왕 마이클 밀켄과 자동차업계의 거물 헨리 포드, 엔론사의 켄 레이와 제프 스킬링, 가톨릭교회의 버나드 로 추기경, 이탈리아 언론계 거물이자 총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까지 범위가 실로 넓다. 저자는 종업원과 유권자들, 교구신자들, 팬들, 이사회 구성원들, 그리고 종종 언론까지도 치명적인 리더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냉소와 부패, 잔인성을 명백하게 인식하면서도 노예처럼 얽매이고 있다고 꼬집는다. 이같은 역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핵심에는 수많은 내적·외적 힘들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인간의 존재에 관한 욕구와 정치·사회·경제적 위기, 문화·역사적 규범과 전통, 기술 혁신과 과학적 발견, 우리 시대의 지구촌적인 거대한 딜레마들이 포함된다. 이런 힘들이 한데 섞여 작용하면 묘한 결과가 나온다. 치명적인 리더가 상황을 더욱더 나쁘게 몰아가고 있는데도 우리는 신기하게도 그 리더에게 더 빠져드는 것이다. 저자는 지지자들을 무조건 나무라거나 비판하기보다 이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들여다본다. 그렇다면 지지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치명적인 리더들이 우리를 가두기 위해 쳐놓고, 우리 또한 스스로를 가두기 위해 쳐놓은 덫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타락한 리더들을 제대로 알아내 개혁시키고, 뒤엎고, 그래도 안되면 그들로부터 달아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또 한 리더가 치명적인 폭군으로 타락하는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해 리더의 임기에 제한을 두고, 리더를 뽑는 과정을 개선하며, 리더들이 곧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감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한다. 독성 강한 리더들의 주문에 걸려들면 탈출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불가능할 때도 있다.‘천 번의 치료보다 예방이 낫다.’는 말처럼 치명적인 유혹을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빠블로 네루다/애덤 펜스타인 지음

    빠블로 네루다/애덤 펜스타인 지음

    노벨문학상을 탔다고 해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미 칠레에서 철도원의 아들로 태어난 시인 빠블로 네루다(1904∼1973)는 노벨상 수상자라는 꼬리표보다, 대중과 함께 숨쉰 아름다운 시인으로 기억된다.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넘었지만 그의 시는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며,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까지 우리에게 문학적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대중과 함께 숨쉰 아름다운 시인 네루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평전 ‘빠블로 네루다’(애덤 펜스타인 지음, 김현균·최권행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가 나왔다. 이미 1960년대에 100만부 이상 발행된 시집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하나의 절망의 노래’를 비롯,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와 이를 원작으로 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일 포스티노’ 등으로 국내에서도 그는 친근하다. 네루다는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시인일 뿐만 아니라 민중 앞에서 낭송하고 연설하기 좋아한 활동가였다. 또 굳은 정치적 신념을 갖고 부패한 정권을 비판해 오랜 세월을 지하생활과 망명생활로 보내기도 했다. 저자는 네루다가 시인의 꿈을 키웠던 유년기부터 보헤미안적인 삶에 탐닉했던 학창시절, 외교관으로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유럽을 유목했던 시절, 안데스를 넘어 망명길에 올랐다가 3년5개월만에 귀국한 뒤 노벨상을 받고 눈을 감은 마지막 순간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좇는다. 또 네루다가 만난 사르트르·미스트랄·피카소 등 작가·예술가는 물론, 체게바라·마오쩌둥·카스트로·스탈린·히틀러 등 정치적 인물들도 함께 등장, 당대 역사의 지형도를 볼 수 있는 묘미도 제공한다. ●김수영 등 한국작가에게도 큰 영향 네루다는 한국문학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를 처음 만난 한국작가는 동갑내기 월북작가인 상허 이태준. 상허는 네루다를 “칠레 광산노동자들 속에서 시를 쓰며 세계평화를 위해 싸워온 시인”으로 소개했다. 김수영은 ‘창작과 비평’에 네루다의 시 9편을 번역, 싣기도 했다. 김수영의 대담한 전위주의, 시인의 양심과 타락한 현실의 충돌에서 오는 자의식과 비애는 네루다와 닮았다.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에 더욱 활발하게 소개된 네루다는 시인 김남주, 정현종 등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정현종은 네루다의 시를 번역하면서 “역자 자신이 쓴 것처럼 으스대고 싶기도 하다.”는 말로 네루다의 작품세계를 높이 샀다. ●다채로운 연예편력 문학적으로 일관된 성공과 호평을 거둔 것과는 달리, 네루다의 사생활은 모순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열성적인 스탈린주의자였지만 정치적 신념에 구애받지 않고 스탈린의 적수들과 보수파, 독실한 기독교 신자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그만큼 인간관계로 자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또 두 여성에게 동시에 구혼했다가 모두에게 거절당했던 청년기, 아내와 연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그들과 잇달아 결혼했던 장년기, 세 번째 부인의 조카딸과 사랑에 빠졌던 노년기 등 다채로운 연애편력도 소개된다. 말년까지 여성의 틈바구니에서 사랑의 감정을 시에 담아냈던 그는 “내가 쓴 시를 합하면 7000여쪽쯤 될 것이다. 그런데 정치를 주제로 쓴 것은 4쪽도 되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사랑을 더 자주 노래한다.”고 했다. 열정적인 지성인 네루다의 삶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2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건축사의 대사건들/김수은 옮김

    가톨릭의 성전인 성 베드로 성당 건립이 막바지에 이른 1555년 6월, 건축 책임자인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말했다.“건물을 다른 모양으로 바꿀 수 없도록 일(공정)을 진척시켜야만 한다. 내가 죽은 뒤 건물이 추악하게 바뀐다면 크나큰 피해와 치욕, 그리고 죄악의 원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베르사유 궁전의 축조를 앞두고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도 말했다.“내 명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라.” 그로부터 400여년이 지난 뒤 히틀러도 말을 보탰다.“역사적으로 위대한 시대는 단지 기념비적인 건축물로만 기억된다.” ●‘인간의 우월감´ 건축물에 기록 살았던 시대가 다르고, 역할이 달랐던 이들의 말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은 바로 광기(狂氣)이다. 이들은 한 시대를 아우른 권력과 그 정점에 선 한 인간의 우월감을 건축이라는 크고 현란한 기호로 기록하고 싶어했다. 그런 욕구가 더러는 뜨거운 예술혼으로 승화했고, 더러는 권력욕으로 추하게 덧칠되기도 했지만 ‘힘의 상징’이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특히 수많은 전쟁을 치렀던 루이 14세는 자신의 위대함을 기리는 수단으로 건축물을 선택했다. 베르사유 궁전 외에도 포셀렌의 트리아농, 샤토 드 클라니, 샤토 드 말리 등 그의 집착으로 지어진 건축물에서 절대 군주의 광기를 읽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거듭되는 전쟁과 엄청난 건축 비용 때문에 국가재정이 고갈 지경에 이르렀지만 누구도 루이 14세의 집착을 통제하지 못했다. 결국 왕조는 몰락했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베르사유 궁전이라는, 건축과 조각과 미술과 조경이 한데 어우러진 총체적 예술작품을 역사의 증거로 가지게 된 것이다. 광기의 발현자라는 점에서는 미켈란젤로도 예외가 아니었다.71세의 고령에 교황 바오로 3세로부터 성 베드로 성당을 짓도록 명령 받은 그는 이 건축물에 그의 예술혼과 정치적 지략을 함께 쏟아넣었다. 경쟁자들의 방해가 집요하기도 했지만 그는 누구도 자신의 건축계획을 쉽게 훼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순차적인 공사 대신 중요한 부분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정을 이끌었다. 미켈란젤로가 만들어낸 이 성당의 돔은 나중에 야코프 부르크하르트로부터 “지상의 건축예술이 도달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윤곽선”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건축기술·예술역량 결집 독일의 건축가 우르술라 무셸러가 펴낸 ‘건축사의 대사건들’(김수은 옮김, 열대림 펴냄)은 이처럼 권력의 상징이자 당대의 기술과 예술적 역량이 결집된 위대한 건축물들의 축조 과정을 실감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고대와 중세 및 르네상스시대, 근대와 현대로 시기를 구획해 피라미드와 바벨탑, 아르테미스와 파르테논 신전, 이스탄불의 소피아 사원, 바이에른성과 캔터베리 대성당, 독일제국 의사당과 에펠탑 등 주요 건축물의 축조 과정을 일화 중심으로 묘사했다. 또 람세스와 네로, 아우구스투스와 프리드리히, 히틀러와 르 코르뷔제 등 관련 인물들의 행적을 주제에 맞게 재구성, 건축가의 눈으로 세계사를 말하고 있다. 권력자들은 이런 건축물에서 비할 바 없는 위안을 얻었으리라. 아우구스투스는 이렇게 말했다.“나는 벽돌로 만든 도시를 물려 받았으나, 대리석으로 만든 도시를 물려주노라.”1만 6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폴크스바겐 이야기/김화진 미국변호사·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

    독일의 대학은 등록금을 받지 않는다. 외국에서 온 학생들에게도 받지 않는다. 필자도 그 수혜자다. 문제는 미국학생들도 수혜자라는 것이다. 독일학생들은 미국대학에 유학하면서 거액의 등록금을 내는데 미국학생들은 독일에 와서 무료 학업을 한다. 이것이 독일에서 이슈가 된 일이 있다. 상호주의에 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결말은 싱거웠다. 한 언론인이 TV에 출연해서 말하던 것이 기억난다.“히틀러는 쿠데타로 집권하지 않았다. 선거로 집권했다. 나치가 세계에 저지른 죄는 독일의 죄다.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외국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받을 수 없다.” 좀 황당하게도 느껴지는 이 논리가 바로 독일인들의 심성이다. 필자가 받았던 한 독일 재단의 장학금도 독일 외무부 예산에서 나온다고 했다. 이 독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이 바로 폴크스바겐(Volkswagen)이다. 아우디도 그 자회사다. 마니아들의 꿈인 람보기니도 여기서 만든다. 폴크스바겐은 독일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데 독일 내수시장의 30.5%, 세계시장의 11.5%를 점유하고 있고, 작년에 34만명의 종업원이 500만대 이상을 생산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있고 BMW도 있지만 폴크스바겐은 이름 그대로 독일의 국민차다. 폴크스바겐은 독일의 아픈 역사와 함께했다.1937년 5월에 설립되어 이듬해 포르셰 교수가 디자인한 딱정벌레차를 출시하고 바로 2차대전을 맞았다. 나치의 지시로 약 2만명이 강제노역에 동원되어 군수물자를 생산했다. 폴크스바겐은 1998년 9월에 회사 내에 기념관을 설치하고 강제노역보상기금을 설치했는데 2001년 말 현재 26개국에서 2000명 이상이 보상을 받았다고 한다. 국영기업 시절에 국가가 한 일을 왜 50년이 지난 후에 사기업이 책임지는가 하는 반론도 있었으나 상술한 독일인들의 정서가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2차대전 후 회사는 영국점령군이 경영하다가 1949년 10월에 독일 니더작센 주정부에 경영권이 이양됐다.1960년 8월 폴크스바겐은 이른바 ‘폴크스바겐법’에 따라 민영화되었다. 최근 독일이 폴크스바겐의 경영권 보호 때문에 EU와 갈등을 빚고 있다.EU는 독일의 폴크스바겐법이 자본의 EU역내 자유이동을 규정한 EU협약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작년 10월 독일을 EU사법재판소에 제소했다. 폴크스바겐법은 단일 주주 20% 의결권 상한을 규정하고 있다. 니더작센주가 18%를 가지고 있어서 독일 내외의 어떤 자본도 폴크스바겐에 대한 적대적 M&A를 꿈꿀 수 없다. 폴크스바겐이 경영이론에 충실한 전형적인 기업이었다면 과거사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을 것이다. 외국기업이 경영권을 가졌더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EU의 제소에 대해 니더작센 주지사 출신인 슈뢰더 총리는 유감의 뜻을 표했다. 폴크스바겐의 노조도 EU의 조치가 독일 노동시장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독일이 대표적인 자국기업의 경영권과 고용안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함을 보여준다. 세계화의 시대지만 기업들은 나름대로의 오래된 추억을 가지고 있다. 기업이란 물리적인 실체가 없기 때문에 그 추억은 사실은 그 기업을 둘러싸고 살아왔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이다. 한 경제사가가 말했듯이 “훌륭한 기업은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존재의미는 그런 기억과도 결부되어 있다. 세계화란 지난 일은 다 잊고 정체불명으로 세계시장에 나간다는 뜻은 아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데 우리만 그럴 이유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전세계에 414개의 계열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이다. 지구상에 굴러다니는 차 10대 중 1대를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을 편리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훌륭한 기억력을 가진 멋진 독일기업일 수 있는 것이다. 김화진 미국변호사·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
  • [씨줄날줄] 詩 쓰는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끼니마다 오리고기가 나오듯, 가는 곳마다 시(詩)를 주고 받아야 했다.” 지난 4월 타이완 국민당 주석으로 분단 이후 처음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롄잔 전 주석의 부인 팡위 여사의 말이다. 식탁에서까지 시가 흩날리는 대륙의 정치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중국 정치에서는 이처럼 시를 빼놓을 수 없다. 원자바오 총리도 매년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일 기자회견에서 손수 지은 시를 읊는다. 그들에게 시는 문학이라기보다 농축된 수사(修辭)이자, 화술인 것이다. “시는 사람의 감정을 흥분시켜 진리의 길을 막으니 시인을 추방해야 한다.” 플라톤의 외침이다. 정치와 시를 이성과 감성의 꼭지점에 두고 한 말이다. 하지만 정치는 오늘날 권력과 탐욕, 술수, 모략의 이웃말로 통한다. 순수와 아름다움, 열정이 떠오르는 시어들로서는 도무지 숨 쉴 공간이 없는 세계다. 그럼에도 정치와 시는 아주 오래 우리 곁에 공존, 병존해 왔음을 역사는 보여준다. 권력의 압제에 짓눌릴수록 시인은 빛났고, 한 줄의 시에서 희망을 찾았다. 세계 유수의 정치인 가운데에도 시인이 적지 않았다. 정치와 시의 아이러니는 폭정을 일삼는 독재자의 상당수가 시인이었다는 점에서 극치를 이룬다. 동생과 어머니를 독살한 로마의 폭군 네로가 대표적이다. 반란군에 쫓겨 자살하기 직전 “내 죽음으로 인해 얼마나 아까운 예술가가 사라지는가.”라고 탄식했던 인물이다. 문화혁명의 주인공 마오쩌둥도 시를 썼고, 히틀러 역시 틈만 나면 시를 낭송했다. 후세인도 얼마전 옥중에서 ‘부시에게’라는 시를 지었다고 하지 않는가. 시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코스타리카의 노시인이자 소설가인 아벨 파체코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퇴임 후 시골로 내려가 시를 쓰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현실정치에서 다 쏟아내지 못한 열정을 시로 담아내고픈 심경으로 이해된다. 시인 신동엽은 ‘산문시1’에서 ‘자전거를 탄 석양 대통령’을 노래하며 내 배가 부르고 행복해서 대통령을 입에 올리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꿈꿨다. 대통령이 밖에 나간 덕에 조용해진 나라의 국민이기보다는, 절제되고 따뜻한 시어로 국민들 마음을 보듬는 시인 대통령을 가진 국민이 되기를 꿈꿔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총선압승 고이즈미의 日](상)리더십의 원천은

    [총선압승 고이즈미의 日](상)리더십의 원천은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자민당이 일본열도를 삼켜버렸다.” 11일 치러진 중의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일본 언론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1942년 1월8일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출신. 키 169㎝, 체중 60㎏의 말라깽이 체격. 별명 ‘준짱(짱은 이름·호칭 뒤에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 붙이는 말).´ 36세부터 4년간의 짧은 결혼생활 끝에 이혼, 이후 독신생활 23년.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은 3대 세습정치가. 존경하는 인물은 히틀러와의 전쟁에서 불굴의 정신을 보여준 처칠 전 영국 총리와 19세기 중반 에도막부 혼란기에 생명을 걸고 사심 없이 인재를 배출했던 교육자 요시다 쇼인이다. 최근 선거전에서는 비정한 혁명가로 일본의 전국시대를 통일한 오다 노부나가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기도 했다. 무모하다는 평가 속에 중의원을 해산하는 정치적 도박을 성공으로 이끈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생명을 걸거나’ ‘불굴의 정신’ 혹은 ‘비정한’ 승부사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 비정한 승부사 고이즈미 총리가 애용하는 전략은 단순화다. 선거전략이 아주 단순하고, 어법도 논리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단순어법을 즐긴다. 이는 거꾸로 ‘포퓰리즘’을 구사한다는 비판론의 근거로 활용된다. 이번 선거전도 단순화 전략을 구사했고, 이것이 철저히 유권자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우정민영화 찬성, 반대’ 또는 ‘개혁 대 반개혁’의 단순 대치구도로 선거전을 획정했다. 구호도 “개혁을 멈출 수 없다.”였다. 그는 또 당내 계파별 의원보다는 국민과 당원을 직접 상대하는 대중정치 스타일이다. 선거 직전에도 ‘고이즈미 메일 매거진 201호’를 통해 200만명에 가까운 유권자들에게 이메일로 직접 호소했다. 고이즈미는 여기서 자신의 정책을 알리거나 관저생활상, 관저 정원에서 매미 울음소리를 들은 소회 등을 감성적으로 전달해왔다. 파벌정치와 원칙주의, 관료주의적 사고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 신선할 수밖에 없었고, 대중과 함께하는 이같은 정치스타일로 결국 일본정치의 정점에 오른 것이다. 이번에도 치밀하면서 전광석화 같은 대중교류 선거전략이 10년 이상 장기불황의 터널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일본인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독선적인 정치스타일과 리더십이 한층 강화돼 문자 그대로 ‘대통령형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위의 관측이다. 하지만 12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승부사 고이즈미 총리는 단호하지만 가슴 한 구석이 비어 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도 고이즈미 총리는 외롭다. 올 봄 입주한 관저에 가족이라고는 여섯살 위의 독신 누나인 노부코밖에 없다. 양복, 와이셔츠, 넥타이 등 고이즈미 총리의 의상은 노부코가 정한다. 노부코는 30년 이상을 고이즈미 총리의 정책비서로 일하며 때로는 누나로서, 때로는 정책참모로서 정치적 고비 때마다 도움을 줬던 것으로 알려진다. 33년간 분신처럼 고이즈미 총리를 보좌한 비서관 이지마 이사오도 고이즈미를 있게 한 숨은 인물로 꼽힌다. 두 사람은 단순명쾌한 화법,‘선과 악’으로 양분하는 이분법 등이 빼닮았다는 평이다. taein@seoul.co.kr ■ 가까워진 美·日 담 높아진 中·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일본 자민당의 압승으로 향후 중·일 외교 관계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국 외교가와 언론들은 12일 자민당을 중심으로 일본 보수파 세력이 결집해 신사참배, 중·일 국경분쟁 등 두 나라 외교 마찰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안보 전문가들은 향후 부시-고이즈미의 미·일 동맹이 강화될 경우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대결구도 고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펑자오쿠이(馮昭奎) 연구원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가 이번 재집권을 계기로 제5차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할 것이며 이는 중·일의 교착 상태를 더욱 불안한 방향으로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동중국해를 둘러싼 중·일간 영유권 분쟁 문제는 물론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역사교과서 왜곡 등을 놓고 강경 보수파들이 힘을 얻을 것이란 분석도 지배적이다. 중국 신문신보(新聞晨報)는 이날 미·일동맹 강화로 타이완을 둘러싼 중국과의 대결 강화,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중국위협론 고조 등을 우려하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승리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기쁨을 줄 것이나 주변국들에는 보다 큰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11월 15일이나 16일쯤 일본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양국이 의견조정에 착수했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부시 정부는 자민당 압승에 따라 후덴마 비행장 문제 등 주일미군 재편 문제와 자위대 이라크 파견 연장 등에 있어 고이즈미 총리의 지도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oilman@seoul.co.kr
  • “예술은 무기”…사회를 깨뜨린다

    “예술은 신입니다. 퍼포먼스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예요. 알 수 없는 어떤 파워에 이끌려 하는 것입니다.” 무대에 올라 장장 5시간여 동안의 ‘신들린’ 퍼포먼스 끝에 실신 상태로 무대에서 실려 나온 것으로 유명한 조나단 메세(35). 독일 표현주의의 대를 잇는 조나단 메세가 처음으로 내한, 지난 10일 천안 아라리오 조각광장에서 야외 퍼포먼스를 가졌다.186㎝ 91㎏의 거구인 메세는 한국 공연을 위해 10일 동안 10㎏을 감량할 정도로 한국 팬들과의 만남에 정성을 쏟았다. 다소 폭력적이면서도 거친, 그러나 뭔가 에너지가 뿜어 나오는 그의 강렬한 퍼포먼스에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랐다. 그와 만나 퍼포먼스할 때의 기분을 묻자 “아무런 느낌도 없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는다.“자아는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됩니다. 신내림을 받은 것처럼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하는 대로 놔둡니다.” 길게 기른 머리가 좌우로 헝클어지며 광란의 몸짓으로 무대위를 뛰어다니는 그의 기괴한 퍼포먼스를 생각하고 그를 만나면 영 딴판이다. 무대위 ‘야수’가 착한 아이처럼 보인다. 청색 트레이닝복을 양복 재킷 삼아 위로 삐쭉 내놓은 베이지 셔츠 칼라가 다소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 주제는 ‘닥터 소크라테스, 조나단 메세’(Jonathan Meese is Dr.Socrates). 기존의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사회 가치관을 타파한 소크라테스와 기존의 가치 시스템에 도전하고, 새로운 가치관·독창성을 찬양하며 새로운 예술세계를 펼치는 자신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본 공연이다. 그는 소크라테스, 니체, 바그너 등 새로운 세계를 열었던 역사적 인물을 그의 무대에 끌어 들이는 스타일이다. 심지어는 히틀러까지.“정치성은 없어요.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고수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둔 것일 뿐. 우리 인간 내면에는 긍정과 부정적인 힘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요.” 그는 인터뷰 내내 ‘파워’얘기를 많이 했다.“예술은 큰 싸움이고, 예술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무기다.”는 그의 얘기속에 그의 ‘투쟁적’예술관이 엿보인다.“나는 항상 싸울 태세가, 도전할 준비가 돼 있어요.” 요즘 무엇과 싸우고 있냐고 물어봤다.“비겁한 것, 약해지는 것 등 나약해지는 자신과 싸우고 있다.”고 했다. 퍼포먼스 외에 포토콜라주, 앙상블라주, 설치, 회화, 조각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각 분야에서 그의 재능은 빛난다. 그의 초창기 설치 작품인 ‘Sorry,aber ich seh in Euch allen den Bronson’과 올해 퐁피두센터에서 전시된 가로 10m에 달하는 대형 회화를 비롯해 총 11점의 회화 작품, 그리고 니체, 바그너, 파르지팔 등을 소재로 한 조각 5점, 드로잉 41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다음달 30일까지.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041)551-5102.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 야스쿠니 8월 두표정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 야스쿠니 8월 두표정

    일본의 패전 60주년인 8월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는 또다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찜통 더위에도 불구하고 20만여명의 참배·관람자들과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들어서다. 군국주의 향수에 젖은 우익세력들은 하루종일 신사 경내를 휘젓고 다녔다. 침략전쟁을 반성하자는 양심세력은 신사 근처를 빙빙 돌다 밀려났다. 당연히 엄숙한 추모분위기 대신 소란스러움이 가득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일본인들에게 무엇이고, 왜 논란의 중심인가. |도쿄 이춘규특파원|야스쿠니신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집권한 2001년부터 총리가 매년 참배하고 한국과 중국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더욱 더 주목을 끌고 있다.2002년 이후 일본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면서 야스쿠니신사는 우익들에게는 군국주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상징적인 곳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군국주의 시절 향수를 자극한다 8월15일 야스쿠니신사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옛 일본군복 차림의 우익인사들이 집단으로 신사를 참배했다. 이들은 오전과 오후 수차례에 걸쳐 거대한 구령소리로 다른 관람자 등에게 위압감을 주면서 옛 일본군이 출전하기 전에 참배하던 식으로 ‘받들어 총’ 자세로 신사를 참배했다. ‘영령에 답하는 모임’ 회원들은 초등학교 어린이까지 가세,A급 전범 분사를 요구하는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도 비난하고 “일본 정부는 외부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분사반대 서명운동을 펼쳤다.‘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고이즈미에게 신벌(神罰)을’이라는 섬뜩한 깃발이 날리기도 했다. 자신을 하라사키라고 밝힌 옛 일본군복 차림의 일본인은 사람들에게 “자위대는 군대다. 따라서 헌법을 고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야스쿠니를 찾는 사람들, 특히 우익들은 한국언론을 싫어한다. 한국어투가 섞인 일본말로 질문하면 “한국인이지….”라며 적대감을 표시한다. 사라지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그들의 속내를 듣기는 어렵다. 결국 그들간의 대화를 귀동냥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상책이다. ●다른 나라는 간섭하지 말아줘요 패전 60주년인 올해는 한국인 기자에게 더 민감했다. 평범하게 생긴 60대의 와타나베는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짜증냈다. 자신도 참전했었다는 한 80대 노인은 참배 논란에 “내정간섭”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물론 가족을 기리는 참배자도 많았다. 한 80대 할머니는 “형제가 두 명 전사했다. 생명이 있는 한 참배를 계속 하겠다.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으면 우리 형제들이 불쌍하고, 오기도 싫어진다.”고 우려했다. 평소 연인들도 숲이 우거지고 시내 한복판에 있는 야스쿠니를 데이트장소로 많이 찾는다.20대 연인 한 쌍은 “유족은 아니지만, 일본인으로서 참배하러 왔다. 이분들이 일본의 주춧돌이다.”면서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참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한 대학생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정치인의 야스쿠니 참배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지만, 총리는 참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국내에도 유족은 아주 많이 있지만, 해외에도 피해자가 있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소리 안내는 사람들, 마음은 복잡 평소 사석에서 접하는 일본인들은 비교적 본심에 가깝게 야스쿠니신사 문제에 대해 토로한다. 은퇴한 뒤 4년째 각종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나카자와는 태평양전쟁에 자원 입대했던 삼촌 2명이 야스쿠니신사에 안치돼 있다. 그래서 야스쿠니를 특별한 의식 없이 찾는다. 다만 A급 전범 분사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확실하다. 일본인은 죽으면 신분 고하를 떠나 신이 되고,A급 전범도 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분사해도 여전히 신이라고 한다. 따라서 분사해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인들에겐 생뚱맞게 들릴 법하다. 50대 회사원 곤노의 설명은 현실적이다. 야스쿠니에는 246만여명의 위패가 있기 때문에 일본인 전체가 먼 친척까지 포함하면 야스쿠니신사와 일정정도 관계가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계기로 야스쿠니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초·중·고 시절 단체참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국주의 찬양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본에는 분명 야당이나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분사나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중지를 요구한다. 극단적으로는 야스쿠니신사 경내의 전쟁박물관인 유슈칸만이라도 즉각 없애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야스쿠니신사가 국제적 논란의 대상이 된 뒤 호기심에 야스쿠니를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상당수 일본인들은 “야스쿠니 논란 장기화는 누구에게나 상처만 남긴다. 따라서 하루빨리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며 걱정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日유족회 모리타 쓰구오 부회장|도쿄 이춘규특파원|야스쿠니신사에 위패가 안치된 태평양전쟁 전사자 유족 모임으로 자민당 최대 후원단체인 일본유족회 모리타 쓰구오(전 참의원 의원) 부회장은 유족회 사무실에서 만난 기자에게 “20년 이상 된 (야스쿠니 신사) 소란이 언제나 그칠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일본인이 야스쿠니에 집착하는 이유는. -일본인 중에도 참배 안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젊은이 가운데는 야스쿠니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찾는 경우가 많다. 일반 신사와 다를 게 없다. ▶고이즈미 총리 등의 참배에 한국, 중국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데. -일면 이해한다. 그러나 일본에는 일본의 가치가 있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무리다. 참배자 대부분이 A급 전범에 관계 없이 유족의 관점에서 참배한다. 나라를 위해 숨진 영령들을 위령하는 이곳을 국정 최고 책임자인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다. ▶A급 전범 등은 다르지 않나. -일본인들은 A급 전범을 범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도쿄재판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는다.731부대 책임자가 미국의 정보에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에 전범에서 누락되는 등 의문점이 많다. 전쟁 책임은 인정하지만, 왜 14명만이 특별히 책임져야 하나. 독일도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나치나 히틀러에 대해 사죄했지, 독일 자신의 사죄는 아니었다. 일본에는 히틀러 같은 사람이 없다. ▶A금 전범 분사에 대해선. -한국과 중국을 만족시킬 해결책이 있으면 검토하겠지만 지금은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분사는 있을 수 없다. 일본을 위한 희생자인데 246만 영령에 끼지 못하는 것은 이상하다. 분사 의견도 있긴 하지만 분사는 도쿄재판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래서 반대한다. ▶무종교 추도시설 건립은. -새 추도시설을 만들어도 결국 새로운 논란만을 낳을 뿐이다. 기념비 같은 것은 해외 여론을 달랠 뿐 국내에선 새로운 논쟁이 격렬해진다. 기독교, 불교 등의 반대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이후도 130년 역사의 야스쿠니가 유일한 추도시설이다. ▶일반 국민의 유족회에 대한 생각은. -우익단체나 군국주의를 연상하며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시각에 강력히 반대한다. 우리는 피해자다. 다시는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1985년 나카소네 전 총리의 참배 이후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커지며 20년간이나 시끄러운 문제가 됐다. 유족들은 유지하고 싶은데 근린제국들에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돼버렸다. taein@seoul.co.kr ■ 야스쿠니 신사는야스쿠니 신사는 왕궁, 국회, 총리관저, 관청가와 가까운 도쿄 한복판에 있다. 연간 참배·관람자는 500만여명에 달한다고 신사측은 밝힌다. 야스쿠니는 ‘편안한 나라’라는 의미다. 따라서 나라를 편안하게 해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다.1978년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되고,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참배하며 국제적인 논란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최근은 더 심하다. 야스쿠니 신사는 옛 일본군들이 “죽은 뒤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며 참배한 뒤 태평양전쟁에 나갔을 정도로 국가 신도의 상징장소였다. 일왕 중심의 군국주의의 온상이기도 했다. 따라서 연합군사령부가 야스쿠니를 없애려다, 동북아에 긴장이 조성되자 유지시켰다.1개 종교법인으로 격하됐지만 일본인들에겐 야스쿠니는 특별한 존재다. 도쿠가와 막부가 무너진 무진전쟁 이후 태평양전쟁까지의 11개 전쟁 전몰자 246만 6532명(지난해 10월17일 현재)이 안치되어 있다.
  • 사상최초로 공개된 히틀러의 밀실

    사상최초로 공개된 히틀러의 밀실

      올해 1969년은「나찌」전범공소시효가 만료되는 해다.『제3제국』건설의 망상을 품고 전세계를 공포와 전화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던 20세기의 독재자「아돌프·히틀러」가 죽은 지 만 24년. 아직「아우슈비츠」유태인 집단학살의 기억도 생생한데 서독에선「히틀러」기념관이 세워져 크나큰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그것도「나찌스」를 멸망시킨 미군들의 손에 의해. 서독「베르흐테스가텐」시(市) 교외인「오버잘스베르크」란 자그마한 촌락 지하에 세워진 이「히틀러」기념관은 예전「베를린」시 도심「빌헬름」가(街)에 있던「히틀러」공관(公館)의 지하호(地下壕)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히틀러」가 수석비서「볼만」, 선전상「괴벨스」그리고 친위대장「페게라인」과 더불어 종전 직전까지 수뇌전략을 짜던 지하응접실, 정부「에바·브라운」과 마지막 사랑을 불태우던 침실이며「베치카」등이 그대로 재생되었다. 이「히틀러」기념관은 서독주재 미군들의 휴양지로「베르흐테스가텐」이 선정되자「워커·레크리에이션·센터」건립계획의 일부로 지하에 마련된 것이다. 지하공사를 완전히 끝내고 일반공개를 며칠 앞둔 68년 12월 17일,「함부르크」시에 있는 주(駐)서독미군총사령부는 이「히틀러」기념관의 공개를 중지하라는 긴급명령을 하달했다. 물론 이 긴급지시 배후엔「바바리아」주지사를 비롯한 서독정계요인들의 입김과 서독 국민전체의 반대의사가 크게 작용했고. 그러자 온 정력을 기울여 이「히틀러」기념관을 마련했던「빅터·클라크」중령은 완공직전 찍어두었던 이 사진들을 DPA기자에게 슬쩍 흘려 비로소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그런데 이 극비「히틀러」기념관의 내부사진이 공개된 올해가 공교롭게도「나찌」전범공소시효가 만료되는 해. 원래「뉘른베르크」전범재판 당시 공소시효를 20년으로 정했었는데 정작 시효 만료된 1965년이 되어도 미체포 전범이 3만 7천명에 달했다. 이렇게 되자 서독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서독의회는 하는 수없이 공소시효를 69년 12월 31일 자정까지로 연장하는 특별법을 제정했던 것. 그 이후「아이히만」같은 거물이「브라질」에서 잡혀들곤 했지만 아직도 2만여 명의「나찌」전범들이 중남미, 혹은 중동,「아프리카」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제「히틀러」가 죽은 지 24년. 그러나 이 세기의 독재자의 망령은 아직도 살아남아 세인들에게 몸서리치는 기억을 되살려주고 있다. <DPA합동 = 본지독점특약> [ 선데이서울 69년 1/12 제2권 제2호 통권16호 ]
  • ‘한국판 야드바셈’ 만든다

    ‘한국판 야드바셈’ 만든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은 그 과거를 다시 경험하도록 단죄받는다.’(독일 다하우 지방 나치강제수용소 전시관에 있는 글)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제 침탈과 제2차세계대전의 피해 당사국인 우리 스스로 과거청산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는 가운데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가 서울 용산미군기지를 ‘평화·역사 광장’으로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피해국 스스로 과거를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역사청산 용산미군기지는 일제하 국내 최대의 일본군 병영지로 사용됐던 곳이다. 이 공간에 일제강점하 피해 사망자들의 원혼을 달래는 추도시설을 만들고 후손들에게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남기기 위해 사료관·교육관 등을 만들어 평화공원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강제동원진상규명위 정혜경 조사1과장은 “국내에 한·일 과거청산과 관련된 기록관의 경우 전무한 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 정 과장은 “기념(록)관은 단지 참혹한 학살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의 산교육장 역할을 한다.”면서 “가해국에 반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피해 당사국이 피해 사실을 보존·관리하고 역사교육에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과거 극복”이라고 말했다. 용산 지역은 1884년 청일전쟁 때 일본군의 병영지가 됐고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3940평에 이르는 ‘육군철도감부’를 만들어 침략거점으로 만든 곳이다.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1910년 우리나라의 주권을 빼앗은 뒤에도 조선총독의 숙소를 용산 군사기지 안에 두는 등 강점기 동안 이 지역을 군사기지화하려고 했다.”면서 “독립공원과 효창공원, 용산공원 등 서울의 역사공원을 벨트화하고 특히 용산공원을 인권과 평화의 센터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용산기지 일대 10만여평의 부지에 추도비와 추도탑, 박물관, 사료관, 평화공원 등의 시설을 만들어 오는 2008년에 공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제주도에도 모슬포 해군비행장과 수많은 격납고, 일본관동군 사령관의 관사로 사용됐던 애월초등학교, 북제주군 한림읍에 있는 다케나카 통조림 공장 등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 역사적 기념물을 보존해 제주도 전역을 평화박물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스라엘의 야드바셈과 독일의 홀로코스트 기념관 전쟁의 피해 당사국이 건립한 대표적인 추도시설에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야드바셈’(유대인 학살추도관)이 꼽힌다. 야드바셈은 나치에 의해 희생당한 유대인의 불행했던 과거를 이스라엘 후손들이 잊지 않게 하고 전 세계인에게 알려 평화를 지향토록 하자는 목표로 지난 1953년 이스라엘 국회가 추진해 조성됐다. 올해 2월 5600만달러를 들여 역사박물관을 새롭게 건립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확장해 가고 있다.10여만평에 이르는 규모에 추도탑과 전시관, 학살된 200여만명의 이름이 보존된 이름관, 학살당한 희생자의 재가 묻혀 있는 22개 수용소가 있던 ‘기억의 전당’ 등 종합적인 추도관을 지향하고 있다. 반면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전쟁 가해국이 세운 역사적 건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년을 맞아 지난 5월10일 독일 국회의사당 주변에 개관했고 직사각형 높이 5m짜리 회색빛 콘크리트 기둥 2711개를 세워 유대인 관 모양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11일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만났던 갈현숙(34·베를린자유대 사회학 박사과정)씨는 “지금은 파괴되고 없는 히틀러의 집무실이 지하벙커 인근에 자리잡고 있고 가해국의 국회의사당을 에워싸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찾고 있고 지하에는 가족의 방, 기념의 방 등으로 나뉘어 전쟁 피해자들의 사연이 담긴 수많은 자료가 보존돼 있다. 그밖에 독일 시내 곳곳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노역지와 수용소로 끌려가기 전 유대인들의 집결지를 기념하는 표석이 세워져 있는 등 가해국 차원의 과거청산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예수의 아들이 佛왕조를 세웠다?

    최초의 달 착륙부터 존 F 케네디의 암살,UFO 목격까지 역사가 흐르는 한 ‘음모이론’은 끊임없이 나올 것 같다. 음모론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웹사이트, 신봉자들도 넘쳐나고 있다. 디스커버리채널은 세계에서 가장 질기고 흥미로운 음모론의 타당성을 시험하는 시리즈 ‘음모론 심판’의 5가지 에피소드를 오는 15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8시에 방송한다. 극적인 재연과 실험, 역사적 증거 등을 동원한 ‘음모론 심판’은 당국의 은폐 시도가 있었는지를 묻지 않는다. 대신 그런 음모가 과학적으로 가능한지를 묻는다.15일 방송은 나치 전범 루돌프 헤스와 언론 재벌 로버트 맥스웰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루돌프 헤스 죽음의 수수께끼는 1941년 2차 세계대전의 이상한 일화에서 시작됐다. 히틀러의 대리인이었던 헤스는 혼자서 전투기를 탈취, 유럽을 단독 비행한 뒤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 낙하산을 타고 내렸다. 이후 5년 동안 영국군에 포로로 붙잡혀 있었던 그는 전범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 93세의 나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정말 자살한 것인지, 영국 정부에 의한 은폐의 일부인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한다. 22일에는 러시아 함대 사령관들이 군사기밀을 지키고, 국가적 망신을 피하기 위해 잠수함 쿠르스크호 폭발 사건에서 살아남은 23명의 수병들을 희생시켰다는 놀라운 주장의 진실을 파헤치며, 교황 요한 바오로 1세가 암살당했다는 음모론을 둘러싼 사실과 이론도 검토한다.29일 마지막 에피소드는 예수 그리스도와 마리아 막달레나 사이에 아이가 있었으며, 이 아이가 나중에 프랑스 왕조를 세웠다는 주장을 심판대에 올린다. 역사학 및 예술사적인 분석들, 성서 해설, 상징학, 계보학, 암호학 등이 망라돼 허구 뒤에 감춰진 사실을 밝힌다. 특히 그리스도의 비밀을 그림 속에 코드화했다는 다빈치코드의 비밀 풀기도 시도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뮤지컬의 즐거움’ 모든 것 선사

    ‘뮤지컬의 즐거움’ 모든 것 선사

    토니상 역대 최다 수상(12개 부문), 일일 티켓 판매 최고액(280만달러)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양 손에 거머쥔 미국 브로드웨이 최신 뮤지컬 ‘프로듀서스(The Producers)’가 내년 1월 국내에 상륙한다.‘오페라의 유령’의 제작사인 설앤컴퍼니가 순제작비 60억원을 들여 한국 배우가 출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로 만든다. 뮤지컬 제작자가 주인공인 ‘프로듀서스’는 패러디 영화의 귀재 멜 브룩스가 1968년 연출한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 지난 2001년 개막 이후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호주 등지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 공연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두 번째다.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국내 뮤지컬 시장의 위력을 브로드웨이에서도 인정한 사례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지난 6일부터 24일까지 미국 투어팀 공연이 열린 도쿄에서 ‘프로듀서스’를 미리 만났다. 지난 21일 저녁 도쿄 신주쿠 고세이 연금회관.1900석 규모의 극장 안은 빈자리가 드물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막이 열리면 무대는 1960년대 브로드웨이 극장가. 뮤지컬 제작자 맥스의 야심작 ‘퍼니 보이’가 평론가와 관객들의 야유속에 개막 하루 만에 간판을 내린다. 실의에 빠진 맥스. 하지만 결산차 사무실에 온 회계사 레오로부터 뜻밖의 희소식을 듣는다. 투자금을 모아 공연을 망하게 하면 투자자들에게 돈을 나눠주지 않아도 돼 거액을 챙길 수 있다는 것. 맥스는 레오를 꼬드겨 크게 한탕을 친 뒤 달아날 계획을 세운다. 150년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프로듀서스’는 이때부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전, 위트 넘치는 대사, 화려한 무대와 의상 등 뮤지컬이 줄 수 있는 온갖 시청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관객을 폭소의 세계로 이끈다. 누구나 성공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사회에서 일부러 망하려고 기를 쓰는 두 주인공의 처절한(?) 행각은 그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히틀러 추종자가 쓴 형편없는 대본,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게이 연출가, 연기의 기본도 모르는 금발의 글래머 여배우를 총동원해 이들이 제작한 뮤지컬 ‘봄날의 히틀러’는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성공을 거둔다. 맥스와 레오가 뜻밖의 사태에 망연자실해 ‘도대체 우리가 잘한 게 뭐지.’라고 노래 부르는 장면은 이 코미디 뮤지컬의 압권이다. 무희들의 화려한 탭댄스 등 복고풍 뮤지컬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극중극 형식의 볼거리도 눈을 즐겁게 한다. 여기에 ‘절대로 자신의 돈을 공연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뮤지컬 제작자의 철칙 등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뮤지컬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를 엿보는 재미 또한 크다. 화려한 쇼형식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전통에 코미디와 유머의 살을 붙이고, 현실 비판까지 살짝 곁들인 ‘프로듀서스’는 잘 만든 상업 뮤지컬의 표본이다. 국내 공연의 관건은 캐릭터에 딱 들어맞는 배우 캐스팅과 한국적 상황을 고려한 번역의 매끄러움에 좌우될 듯싶다. 설앤컴퍼니는 8월 중 오디션을 거쳐 배우를 선발하고, 무대와 의상 등은 미국 현지 프로덕션에서 들여올 예정이다. 도쿄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대변혁의 시대’ 지켜야할 가치는?

    대변혁의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지난 4월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들을 짚은 책 ‘미래의 도전들’(물푸레)이 발간됐다. 새 교황으로 등극한 후 처음 국내에 소개된 이 책은 세계화시대에 미래의 가치는 무엇이며, 인간이 존중되는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해답을 제시한다. 베네딕토 교황은 먼저 2차 세계대전의 ‘주범’인 독일 출신 성직자로서 진솔한 반성의 입장을 보이는 한편, 선악의 가치 판단기준이 다수결의 원리와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무자비하게 남용된 대표적 사례로 히틀러 집권과 2차 세계대전을 꼽는다. 민주주의의 원칙은 심각한 허점을 지니고 있으며, 때문에 정치적 이념이나 시대를 초월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인권이나 도덕과 같은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치에 선행하는 도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종교와 이성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한다. 종교와 이성은 서로에게 경고등이 되어야 하고 서로에게서 배우고 상호 연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또한 자유라는 것은 혼자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분배될 수 있어야 하고, 온 인류가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평화에 대한 인류의 책임감에 주목한다.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용서와 회개에 귀기울이는 것이 평화를 위한 가장 큰 힘임을 강조한다.그리고 종교를 떠나 모든 인류가 서로 사랑하고 인간성을 믿을 때 세계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1만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이시하라 “中과 영토분쟁땐 국지전 불사”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가 1일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과 중국이 영토 분쟁 도서를 점령하려 할 경우 포클랜드식 ‘국지전’을 벌일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이날 이시하라 지사가 단독 인터뷰에서 일본은 중국에 강경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내가 보이콧을 얘기하는 것은 최근 축구경기들과 거기서 발생한 말썽 때문”이라며 “베이징 올림픽은 국제정치에서 1936년 히틀러의 베를린 올림픽과 같은 중요성을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센카쿠 열도 등 분쟁 도서지역에 대해서는 “만약 그곳에서 충돌상황이 벌어지면 영국이 포클랜드에서 했던 것처럼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해 망설이지 않고 국지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어는 국제언어로는 실격”이라고 말했다 제소당할 처지에 놓였다.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하라 지사는 지난해 10월 “프랑스어는 수(數)를 계산할 수 없어 국제어로는 실격”이라고 주장했다. 도쿄도내 프랑스어학교 교장 10여명은 이시하라 지사의 발언이 사실관계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프랑스어를 배우려는 시민들의 의욕을 꺾은 것으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이달 중 도쿄지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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