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히틀러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가격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한약재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독일 반응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전문직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52
  • 런던서 뉴욕까지 걷다 찾은 자아

    런던서 뉴욕까지 걷다 찾은 자아

    사이코지오그래피/윌 셀프 지음/박지훈 옮김/21세기북스/336쪽/3만원 심리지리학(사이코지오그래피)은 장소, 기억, 정체성의 상호작용을 탐험하려는 시도로 프랑스 철학자 기 드보르가 1995년 창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와 주변 환경의 배치가 우리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또 그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의식의 흐름이 어떠한지 등을 연구하려는 데서 출발했다.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걷는 행위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신간 ‘사이코지오그래피’의 저자는 책 제목에 걸맞게 자신의 고향인 런던의 집에서 어머니의 고향인 뉴욕을 심리지리학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도보여행을 한다. 그러면서 일, 가족, 여행 혹은 순전히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촘촘하게 짜인 연상이라는 거미줄을 타고 마음대로 돌아다닌다. 풍부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촉수를 내밀어 건물과 풍경, 그리고 사람들을 대하면서 그의 심리에 미친 영향에 대해 가차 없이 말한다. 발걸음이 닿는 곳의 독특함에 취하고 지리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며 자신의 기억, 꿈, 연상을 자유롭게 들락날락한다. 이 책의 주된 테마는 ‘런던에서 뉴욕까지 걸어가기’이다. 두 곳에서의 도보여행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이후엔 ‘인디펜던트’지에 ‘사이코지오그래피’라는 제목으로 실린 단편들의 모음으로 이어진다. 런던에서 뉴욕까지의 여정과 전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풀어낸 해석에서 그만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며 어떨 때에는 괴짜 같은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뇌하수체로 가득 찬 베이싱토크, 도시 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파울로는 런던과 로스앤젤레스가 불경스러운 교잡을 통해 낳은 사생아로 취급한다. ‘리오의 히틀러’에서는 여행이 다른 문화를 침범하는 현상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관찰한다. 저자는 참화를 겪은 영국 땅을 두 차례 이상 돌아다녔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 그는 걷는 행위가 우리 문명에 재앙이 오기를 바라는 자들을 치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사설] 예기치 못할 北 급변사태 철저히 대비해야

    북한 김정은 독재권력 체제가 요동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집권 3년을 앞둔 시점에 대대적인 숙청 작업에 착수했다. 자신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공개 석상에서 체포해 끌어냈고 이를 TV 뉴스로 공개했다. 앞서 그의 측근 2명을 공개처형하기도 했다. 이미 장성택 측근 수십명이 처형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선대의 피의 숙청을 재연하고 있는 셈이다. 김일성의 1956년 연안파·소련파 숙청과 1967년 갑산파 숙청, 김정일의 1997년 심화조 사건을 연상케 한다. 김정일은 심화조 사건 당시 3년에 걸쳐 당 간부와 가족 등 2만 5000여명을 제거했다. 이번 김정은의 숙청 역시 앞으로 수년간 2만~3만명의 희생을 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의 숙청 작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예단할 수 없다. 김정은이 권력을 더 틀어쥐게 될지, 아니면 3대 세습 체제를 무너뜨리는 쪽으로 가게 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의 숙청작업이 어떤 배경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그 파장이 달라질 것이다. 군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들의 반발 때문일 수도 있고, 김정일 사후 헝클어진 돈줄을 장악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항간에서 떠도는 소문처럼 부인 리설주와 장성택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들이 만들어 낸 여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배경이 무엇이든 이번 숙청 작업은 장기적으로 김정은 체제를 심각하게 흔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굳게 잠근 빗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에는 이미 시장경제 요소가 넓게 스며들었고, 돈맛을 본 주민들의 체제 불만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당장은 김정은의 공포정치에 숨죽일지 몰라도 언제 어떤 운명을 맞을지 모를 북한 권력층의 불안감은 그에 대한 충성심을 떨어뜨리고 체제 결속을 약화시킬 것이다. 숙청 대상 고위층의 망명 도미노와 주민들의 집단 탈북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한반도의 위기는 숙청의 후유증이 분출하는 시점에 찾아올 것이다. 당장이야 김정은이 내부를 향해 뽑아든 칼을 휘두르는 데 힘을 쏟겠지만, 제 뜻대로 상황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칼끝을 돌연 밖으로, 남으로 돌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2차 세계대전은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사건을 빌미로 히틀러 나치당이 사회주의 진보세력을 대대적으로 처형하는 광란의 마녀사냥 끝에 일어났다. 북의 급변사태가 당장 오늘내일 들이닥쳐도 그리 이상할 것 없는 시기에 우리는 들어섰다.
  • 惡手된 악수

    惡手된 악수

    10일(현지시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에서 이뤄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악수가 미국 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쿠바는 1961년 국교를 단절했으며, 2006년 형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은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지금까지 미국 정상과 만난 적이 없다. 카스트로 정권을 강하게 비판해 온 쿠바 이민 가정 출신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카스트로 의장과 악수하려고 했다면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정신이 쿠바에서 부정되고 있는 이유를 물어봤어야 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둘의 악수를 2차대전 발발 직전 네빌 채임벌린 전 영국 총리와 아돌프 히틀러 전 독일 총리의 악수에 비유하면서 “라울에게 독재정권을 유지할 선전거리만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백악관 관계자는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추도식에서 집중한 것은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뿐이었다”고 말했다.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한 존 케리 국무장관도 공화당 의원들의 추궁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자를 선택한 게 아니지 않으냐. 대쿠바정책은 바뀐 게 없다”고 해명했다. 양국이 적대국가가 된 이래 미국 정상이 쿠바 정상과 악수한 게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유엔 회의장에서 피델 카스트로와 악수한 바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만델라 추모식 자리에서 ‘셀카’(자기 사진촬영)를 찍은 일로도 구설에 올랐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함께 자리에 나란히 앉아 활짝 웃으면서 셀카를 찍는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과연 엄숙한 추모식에서 장난스럽게 셀카를 찍은 게 적절한 행동이었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머리부터 콧수염까지…” 히틀러 빼닮은 강아지 ‘화제’

    “머리부터 콧수염까지…” 히틀러 빼닮은 강아지 ‘화제’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강아지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악명 높은 독재자를 본의 아니게 빼닮은 한 강아지의 웃지 못 할 사연을 25일 전했다. 프랜치 불독과 시츄의 혼합종인 이 강아지의 이름은 패치(Patch)다. 패치는 전반적으로 털이 하얗지만 머리 일부분과 코 부분만 검다. 이 모습이 히틀러의 콧수염·헤어스타일과 너무나도 흡사한 것이 특징이다. 패치의 주인인 린다 화이트헤드(영국 요크 지역 거주)는 “페이스 북에 사진을 올리기 전까지 아무도 패치에게서 히틀러와 닮은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사진을 올리고 난 뒤, ‘어 히틀러와 똑같이 생겼네’라는 리플이 달렸고 그 후 모든 사람들이 패치를 ‘아돌프’ 혹은 ‘히틀러’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하지만 패치는 독재자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예의바른 강아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머리부터 콧수염까지…” 히틀러 빼닮은 강아지 ‘화제’

    “머리부터 콧수염까지…” 히틀러 빼닮은 강아지 ‘화제’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강아지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악명 높은 독재자를 본의 아니게 빼닮은 한 강아지의 웃지 못 할 사연을 25일 전했다. 프랜치 불독과 시츄의 혼합종인 이 강아지의 이름은 패치(Patch)다. 패치는 전반적으로 털이 하얗지만 머리 일부분과 코 부분만 검다. 이 모습이 히틀러의 콧수염·헤어스타일과 너무나도 흡사한 것이 특징이다. 패치의 주인인 린다 화이트헤드(영국 요크 지역 거주)는 “페이스 북에 사진을 올리기 전까지 아무도 패치에게서 히틀러와 닮은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사진을 올리고 난 뒤, ‘어 히틀러와 똑같이 생겼네’라는 리플이 달렸고 그 후 모든 사람들이 패치를 ‘아돌프’ 혹은 ‘히틀러’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하지만 패치는 독재자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예의바른 강아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도시의 성장통 EU를 이루다

    도시의 성장통 EU를 이루다

    도시로 보는 유럽통합사/통합유럽연구회 지음/책과함께/456쪽/2만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 ‘늪지대의 정착(Brosella)’이란 뜻을 지닌 이 도시는 979년 프랑스군이 젠느강 유역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면서 비로소 도시로서의 기반을 닦았다. 마을 주변에 성곽이 둘러져 도시의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 것은 기껏해야 1190년의 일이다. 이후 에스파냐 합스부르크가,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으로 주인이 바뀌며 역사의 부침을 거듭해 왔다. 13세기까지만 해도 인구 5000명 남짓에 불과했던 이 소도시는 오늘날 명실공히 통합유럽의 수도로 거듭났다. 시내 동쪽 로이 거리 인근에 자리한 61개의 건물로 이뤄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비롯해 이사회, 지역위원회, 유럽경제사회위원회 등의 본부가 차례로 뿌리를 내렸다. 유럽방위청 등 7개 행정청도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동서냉전의 산물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본부까지 더해져 연면적 330만㎡에 이르는 도심 사무실의 대다수를 국제기구나 외국계 기업들이 점령했다. 브뤼셀이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모색해 온 덕분이다. 그러나 브뤼셀 토착민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거대한 EU지구가 브뤼셀에 들어서면서 집값이 폭등했고 원주민들은 시 주변으로 밀려났다. 2류 시민으로 전락한 토착민도 상당수다. 새롭게 둥지를 튼 외국인들은 지역사회에 동화되기보다 자녀들을 값비싼 외국인학교에 보내며 ‘그들만의 삶’을 고집하고 있다. ‘도시로 보는 유럽통합사’는 “유럽의 역사는 곧 도시의 역사”라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는 ‘폴리스’라는 도시국가의 집합체였고, 로마제국은 ‘영원한 도시’ 로마와 이를 복제해 만든 도시들의 연결망으로 이뤄졌다. 중세 유럽 역시 산재한 도시들의 연결망으로, 문명 지형도를 완성했다. 근대에 발전한 유럽의 절대주의 왕국과 국민국가들도 수도를 중심으로 확장한 영토국가일 따름이다. 유럽문명은 곧 도시를 건설하고 통치하는 하드웨어와 도시의 제도와 문화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형태를 띠었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도시는 영국 런던이다. 저자들은 런던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도시는 찾기 힘들다고 말한다. 기원전 54년 로마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템스강 어귀의 런던을 점령했다. 정확히 ‘더시티’라는 지역이다. 무역항으로 각광받던 런던은 19세기 금융자본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은행가문인 로스차일드가의 거점이 된다. 동시에 카를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목도하며 ‘자본론’을 쓴 무대였다. 두 자녀가 굶어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본 그는 대영박물관 도서관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자본론을 완성했다. 1897년 6월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는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전성기를 상징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에 패권을 넘겨주며 영국은 중위권 국가로 전락하고 만다. 그로부터 60여년이 지난 지난해 7월, 런던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제30회 하계 올림픽 개막식을 전 세계 7억명의 인구가 지켜봤다. 너무나 영국적인 이 개막식은 런던이 산업혁명과 민주주의의 모태라는 역사적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요즘 런던은 글로벌리즘과 민족주의의 대결장으로 변모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각국의 망명정부를 받아들이며 유럽통합의 잉태에 결정적 기여를 했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보수당이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2년 안에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장소이기도 하다. 반면 오스트리아의 빈은 역사의 생채기를 안고 있다. 히틀러는 18세 때 화가의 꿈을 안고 예술의 도시인 빈을 찾았다. 그러나 빈 예술아카데미에 두 번이나 낙방한 뒤 빈곤한 젊은 시절을 보낸다. 좌절을 안겨준 빈은 훗날 나치의 지도자로 변신해 빈을 집어삼킨 히틀러에게 해코지를 당한다. 합스부르크제국의 수도로 남다른 지위를 누려온 문화적 메트로폴리스는 그렇게 초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책은 3000년 유럽의 역사를 도시를 통해 풀어간다. 유럽의 순례길이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비롯해 헤이그, 스트라스부르, 바이마르, 프랑크푸르트 등 18곳의 도시들이 최초의 통일국가인 로마제국 이후 통합과 분열을 반복해 온 유럽의 속내를 살짝 털어놓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두 날개의 균형/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열린세상] 두 날개의 균형/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골목길, 불 켜진 구멍가게의 호빵 찜통에서 솔솔 김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전봇대의 방범등에 비친 연탄재의 그림자는 점점 그 키가 커지고 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동동거리는 아이의 안타까움과 함께 겨울이 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두 날개만으로 수천㎞를 날아왔다는 겨울 철새 소식에 조류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방역에 고생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다, 두 날개라는 말에서 문득 균형이라는 의미를 떠올려 봅니다. 균형(均衡). 균형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은 일상에서 균형이란 단어를 매우 흔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체의 균형과 함께 매일 먹는 식단을 두고 영양소의 균형을 이야기하며, 생각도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정치에서도 여야의 균형을 말하고, 지역 간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균형은 우리의 몸에서 시작하여 사회의 안정과 질서, 평등과 정의의 가치까지 포함하고 있는 말로 아주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균형의 반대쪽에 불균형이 있습니다. 불균형은 다른 말로 극단, 또는 양극화라는 말로 바꿀 수 있습니다. 불균형이란 말 속에는 불평등과 옳지 않다는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갈수록 부유해진다는 말입니다. 사회의 부(富)가 일부의 가진 자들에게 집중되자, 빈부격차와 일부 금융자본의 부도덕성에 반발한 세계의 젊은이들이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과 적게 가진 사람 사이의 불균형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처럼 균형은 안정과 뜻이 통하고 불균형은 불안과도 통합니다. 우리 사회는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로 옮겨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로 바뀌어 가는 것을 사회의 발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균형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사회의 균형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건전한 비판과 이를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중국 역사상 정치가 가장 안정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시기 중의 하나는 당나라 태종이 나라를 다스리던 때입니다. 당시 당 태종은 간의대부(諫議大夫)라는 벼슬을 만들어 신하가 직접 황제의 잘못을 지적하도록 하였습니다. 당태종이 다스리던 이 시대를 역사학자들은 ‘정관(貞觀)의 치(治)’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니의 창업자로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가 있습니다. 어느 날, 그와 의견이 달라 회의 때마다 항상 대립하던 부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나와 늘 의견이 같은 사람들은 있으나마나한 사람들이다. 나와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하다”며 사표를 되돌려 주었다고 합니다. 그때 소니는 세계 최고의 전자업체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처럼 어느 사회나 기업이든지 균형이 중요합니다. 균형이 제대로 잡힐 때 그 사회나 기업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회의 불균형은 파국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불후의 고전인 나관중의 ‘삼국연의(三國演義)’는 황건적(黃巾賊)의 난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황건적의 난은 후한 말기 정권을 장악한 십상시(十常侍)라 불리는 환관들의 악정과 생활고에 시달린 농민들이 태평도와 결탁하여 일으킨 난입니다. 황건적의 난으로 촉발된 후한 사회의 불안은 결국 후한의 멸망으로 이어졌습니다. 히틀러의 나치주의와 일본의 군국주의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그 사회를 지배하는 동안 그 어떤 비판도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독일과 일본 사회가 가졌던 사고의 불균형은 패전이라는 참담하고 비극적인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한쪽 바퀴만을 가진 자동차는 더 이상 달리지 못합니다. 한쪽 날개만을 가진 새는 더 이상 날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얼어붙지 않은 강가에서 먹이를 잡으려는 청둥오리가 엉덩이를 치켜들고 자맥질하고 있습니다. 두 날개로 수천㎞를 날아온 장한 녀석입니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람 보는 눈(손철주 지음, 현암사 펴냄) 마음을 닮은 얼굴을 통해 그림 속 옛 사람의 본새 읽기를 시도한다. 옛 그림과 관련해 맛깔스러운 이야기로 독자를 끌던 저자가 사람이 나오는 우리 그림을 엮어 책을 냈다. 산수 인물화, 풍속 인물화 등 모두 85점의 그림을 소개한다. 예컨대 노론 계열의 문인화가 김창업이 그린, 노론의 영수 우암 송시열의 초상에 대해선 “낙향과 등용과 유배를 거듭하다 사약을 마신 삶에서 무슨 평탄한 흔적을 찾아내겠는가”라고 꼬집는다. 17세기의 선비 화가인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에 대해선 “공재의 됨됨이가 궁금하면 자화상을 보라”고 이야기한다. 284쪽. 1만 5000원. 한국인은 누구인가(김문조 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38명의 각계 전문가가 저마다의 시선으로 한국인의 자화상을 풀어놨다.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가 8년간 한국인의 내면세계와 정체성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지역감정, 권력욕과 외모 지상주의, 군대와 조직 내 문제, 사회·법에 대한 심리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정치·사회적 이념을 진단하고 사회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등 저자들은 “한국인들은 자기중심적 정서보다는 관계 속 타인을 일차적인 참조 대상으로 하는 등 타인 중심적 정서에 더 민감하다”고 해석한다. 564쪽. 2만 8000원. 리딩(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알마 펴냄) 뛰어난 비평가이자 기자로 2011년 세상을 떠난 저자의 유작. 38편의 독서 에세이를 모았다. 미국의 유명 문예잡지인 ‘애틀랜틱’을 비롯해 ‘뉴욕타임스 북리뷰’, ‘가디언’ 등에 실린 서평들이다. 날카롭고 직설적인 저자의 시각이 생생하게 담겼다. 저자는 ‘히틀러의 의미’에 대해 “여러분의 서재에서 앨런 불록, 요아힘 페스트, 휴 트레버 로퍼가 쓴 히틀러 전기는 모두 내다버려도 상관없다”고 단언한다. 소설 ‘동물농장’에 대해선 러시아의 1917세대의 운명을 따라가는 뛰어난 소설임을 인정하면서도 “스탈린 돼지와 트로츠키 돼지는 있는데 레닌 돼지는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536쪽. 2만 2000원. 권력과 필화(한승헌 지음, 문학동네 펴냄)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온 한승헌 변호사의 55년 기록. 권력의 횡포에 맞선 17건의 필화 사건이 담겼다. 검사직을 그만두고 변호사로 나서 처음 다뤘던 남정현의 단편소설 ‘분지’사건부터 전두환 정권의 ‘보도지침’ 폭로, 민중미술 ‘진달래’의 걸개그림 사건, 소설 ‘즐거운 사라’ 논란, 작가 황석영의 방북 사건 등을 담았다. 저자는 군사정권의 눈에 띄는 탄압으로 단편 ‘분지’사건을 꼽는다. 8·15해방과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 부패한 정부와 미국의 패권주의에 상처받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은 작가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면서 논란의 정점에 섰다. 월간 ‘현대문학’에 발표 될 당시에는 별문제가 없었으나, 이후 북한 기관지인 ‘조국통일’에 글이 게재되면서 이적표현물로 간주된 탓이다. 이어령 교수 등이 나서 작가를 두둔했으나 유죄판결을 받았다. 496쪽. 2만 3000원.
  • 나치가 약탈한 샤갈·마티스 등 초고가 작품 공개

    나치가 약탈한 샤갈·마티스 등 초고가 작품 공개

    과거 독일 나치 정권이 약탈한 세계 유명 화가의 작품 중 일부가 차례차례 공개돼 관심을 끌고있다. 특히 이중에는 세기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의 미공개 작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당국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티스의 미공개작 ‘앉아있는 여인’(Sitzende Frau) 등 여러 작품들을 자료화면으로 공개했다. 세계에 화제를 뿌린 이 작품들은 지난 1930년~40년대 당시 나치 정권이 유대인 미술상에게서 약탈한 것으로 총 1500여점에 이른다. 현재의 가치로 무려 10억 유로(약 1조 4300억원). 당시 이 작품들은 아돌프 히틀러의 명령에 따라 ‘퇴폐적 예술품’으로 낙인찍혀 폐기 처분에 놓였으나 미술품 수집가 힐데브란트 구를리트가 몰래 빼돌려 보관해왔다. 이후 작품들은 아들 코르넬리우스에게 넘어갔고 그는 생활비가 부족할 때마다 작품을 야금야금 팔아오다 지난 2011년 독일 세무당국에 걸려 이같은 사실이 만천 하에 드러났다. 이날 공개된 작품들은 마티스 작 외에도 오토 딕스의 ‘담배피는 자화상’(Selbstportrait Rauchend)등 다양한 명작들이 포함됐다. 특히 마티스의 작품은 우리 돈으로 약 1000억원, 샤갈의 작품은 약 250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약탈 작품들의 일부는 공개됐지만 그림의 소유권을 놓고 벌일 후폭풍은 지금부터 불어올 기세다. 특히 독일 당국이 소유권 분쟁을 우려해 2년 간이나 이같은 사실을 숨겨온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비 영리조직인 유럽 약탈 미술위원회(The Commission for Looted Art) 앤 웨버 위원은 “독일 당국은 확보한 모든 약탈 미술품의 리스트를 공개해야 한다” 면서 “전세계에 흩어진 많은 유대인 가족들이 자신의 소유 작품인지 알고 싶어한다” 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실제 정당해산은 독일·터키뿐

    정당해산 청구와 결정이 이뤄진 것은 외국에서도 극히 드문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를 실행한 나라는 독일과 터키 두 곳뿐이다. 민주주의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당 해산제도를 도입한 나라가 우리나라와 독일, 터키,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지난 9월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외국의 위헌정당 해산 및 정당활동 규제 제도에 대해 연구를 해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1951년 사회주의제국당(SRP)과 1956년 독일공산당(KPD)이 위헌판결로 해산됐다. 당시 사회주의제국당은 히틀러가 세운 나치당을 승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독일공산당은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추종하며 폭력적인 방법으로 독재국가를 수립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 밖에도 몇몇 신나치주의 정당이 해산심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독일이 정당해산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2차대전 이후 독일에서 ‘제2의 히틀러’의 출현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터키에서는 1998년 ‘터키복지당’이 해산됐다. 당시 복지당은 정교분리에 적대적이다는 이유로 터키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결정을 받았다. 이는 2001년 유럽인권법원에서도 정당하다는 결정을 받은 바 있다. 2009년에는 쿠르드족 반군과 연계됐다는 혐의로 민주사회당(DTP)이 정당 해산 결정을 받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죽어서도 갈 곳 없는 獨 나치전범 프리프케

    죽어서도 갈 곳 없는 獨 나치전범 프리프케

    2차대전 때 수백 명을 학살한 독일 나치 전범이 자신의 범행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다 100세 나이로 숨졌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치 무장 친위대 대위 출신으로 ‘아르데아티네 동굴의 백정’으로 불렸던 에리히 프리프케가 15년의 가택연금 끝에 지난 11일 사망했다. 프리프케는 이탈리아 로마 주재 독일대사관에서 일하던 1944년 3월 24일 히틀러의 지시를 받고 로마 외곽 아르데아티네 동굴에서 335명을 학살한 혐의로 1998년 이탈리아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생전 한 번도 범행을 사과하지 않은 채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며 변명만 되풀이했다.프리프케의 100번째 생일을 앞둔 지난 7월에는 희생자 가족과 현지 시민단체들이 프리프케의 사죄를 요구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프리프케는 자신이 죽으면 아르헨티나에 있는 부인의 묘 옆에 묻히고 싶어했지만 아르헨티나 외무부는 그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뒤 “인류의 존엄에 대한 모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프리프케 측 변호사는 로마 시내 한 가톨릭성당에서 15일 장례식을 치르겠다고 밝혔으나 가톨릭 측이 반대하고 나섰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구본영 칼럼] 언제까지 선진 독일을 부러워만 할 건가

    [구본영 칼럼] 언제까지 선진 독일을 부러워만 할 건가

    내리 3선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지구촌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요즘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한국에서도 큰 관심사다. 이 수더분하게 생긴 여성에게 전 세계에서 선망의 눈길이 쏠리는 까닭은 뭘까. 어차피 침대 머리맡에 사진을 꽂아둘 만한 매력 만점의 ‘핀업걸’도 아닌데…. 메르켈 정부의 눈부신 경제적 성취보다 더 부러운 게 있다. 독일 정치의 놀라운 통합성과 안정성이다. 이번에 메르켈이 이끈 기민당·기사당 중도우파 연합이 압승했다고 하지만 과반은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니 중도좌파인 사민당이나 녹색당과 ‘적과의 동침’ 격인 대연정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향후 독일 정정을 불안하게 보는 전문가는 없다.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정쟁 없이 절충하는 문화가 일찌감치 정착된 까닭이다. 이것이야말로 분단국 서독이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룩하고 선진국 클럽에서도 최우등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우린 어떤가. 십수년째 선진국 문턱에서 맴돌고 있다. 최근 대니얼 튜더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 쓴 한국 평전을 읽고 얼마간 위안은 얻었다. 10년 넘게 한국에서 살고 있는 그의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원제: Korea, the impossible country)란 책이다. “1960년대 이후 한강의 기적으로 부를 만한 경제성장과 함께 지난 25년간 군사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나라”라는 평가가 담겨 있었다. 이처럼 외부에선 한국을 산업화·민주화를 함께 일군 나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내부는 극단의 정치적 대립으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유신헌법이 철폐되고 5공까지 지속됐던 ‘체육관 선거’도 막을 내렸는데도 그렇다. 1987년 직선제 개헌으로 5년 단임을 못 박아 어느 대통령도 장기 독재를 하려야 할 수도 없다. 그런가 하면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세계 정치사를 통틀어 소수당에 가장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야당의 동의 없이는 여당이 그 어떤 안건도 맘대로 처리할 수 없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가 50일 넘게 노숙하면서 장외투쟁을 하느라 그런 대단한 권한을 스스로 내던졌다.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을 빌미로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면서다. 물론 야당 입장에선 댓글이 북한의 사이버 침투와 종북세력의 준동을 막는 차원을 넘어 선거에 개입한 흔적이란 혐의를 둘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이 몇달 동안 수백개(설령 수천개라 하더라도)의 댓글을 달았다고 선거의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고 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일 듯싶다. 하루에도 좌·우, 친여·야로 갈려 지향점이 다른 수억개의 댓글이 명멸하는 사이버 공간에서 말이다. 그 사이 민주당 지지율은 반토막 났다. 48% 대선 득표율이 20%대로 가라앉았다. 국회가 열리지 않으니, 국정원법 개정 등 개혁안인들 결실을 볼 리 만무하다. 민주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절반에다 박근혜 대통령의 3분의1 수준이란 건 뭘 말하나. 댓글 사건을 기화로 대통령의 리더십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통령을 불통 이미지로 낙인 찍는 데 성공했을지 모르나, 민주당도 민심을 잃었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공멸의 정치다. 이쯤 되면 후진국형 정치가 산업화-민주화에 이은 선진화의 길목에서 최대 걸림돌이 아닌가. 결국 선진국 진입의 장벽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우리 정치인들의 행태다. 물론 대통령과 여당이 먼저 메르켈이나 독일 여당처럼 포용력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기초연금 공약 축소를 사과하는 대통령에게 “히틀러의 말이 생각나게 한다”고 야유하는 치졸한 야당은 정작 독일엔 없다. 야당은 대통령이 실족하기만을 바라는 것으로 국민의 믿음을 얻을 순 없다. 견실한 대안을 내놓고 국민으로부터 점수를 따는 경쟁을 펴는 게 독일식 선진 정치의 요체임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kby7@seoul.co.kr
  • 민주 “참 나쁜 대통령” vs 새누리 “야당은 미이행 공약 사과했었나”

    여야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노령연금 공약 수정안을 놓고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비난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를 앞두고 달콤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참 나쁜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 되고 나서 ‘죄송합니다’ 한마디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면 더 나쁜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모두 포기하면 투표한 국민은 토사구팽당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선거가 후보들의 거짓말 경연장이 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박 대통령의 몫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안건 상정 없이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만 이어졌다. 남윤인순 의원은 “국민연금을 성실하게 낸 사람들이 손해 보는 정부의 안대로라면 기초연금이 줄어들어 정부의 재정 부담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민생을 위한 국회 정상화를 주장한 새누리당이 민생을 다루는 중요한 회의에 불참한 것에 대해 진정성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월 20만원 지급이라는 당초의 공약은 재정 여건상 실현하기 어려워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그래도 민주당의 대선공약보다 낫다”는 점을 강조하며 역공을 취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우리 자녀와 손자 세대의 미래를 저당 잡히면서까지 당장 손쉬운 방법을 택한다는 것은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성취해 온 어르신에게 오히려 누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정치적으로 힘들더라도 진솔하게 설명드리고 양해를 구해 보자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거짓말’이니 ‘히틀러’니 하는 듣기에도 저급한 정치 공세를 펴기 전에 과거 자신의 정권에서 공약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사과한 적이 있는지 차분히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빌게이츠의 악수 미국인이 모르는 모욕사건 1위

    박근혜 대통령·빌게이츠의 악수 미국인이 모르는 모욕사건 1위

    박근혜 대통령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한 손 악수 사건이 ‘미국인이 잘 모르는 모욕 사건’ 1위로 선정됐다. 미 중서부 유력지 시카고트리뷴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잘 모르는 모욕에 관련된 10가지 일화를 소개하며 첫 번째 사례로 이 사건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청와대를 찾은 게이츠 회장은 박 대통령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오른손으로 악수했다가 한국 여론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트리뷴은 “일부 국가에서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악수하는 것이 모욕으로 간주된다”며 문제의 사진과 함께 이 사건이 지난 4월 한국에서 큰 논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트리뷴은 성추문으로 연방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난 뒤 최근 뉴욕시장에 도전한 앤서니 위너가 트위터의 섹스팅(음란 채팅) 가명으로 ‘카를로스 댄저’라는 히스패닉계 이름을 사용한 데 대해 경쟁 후보가 “히스패닉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한 사건을 선정했다. 또한 미국 코미디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의 주연배우 토니 커티스가 당시 최고의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와의 키스를 “히틀러와의 키스 같았다”고 언급한 사례 등도 ‘모욕적인 사건’으로 뽑았다. 트리뷴은 지난달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스위스 고급 가방 가게 점원으로부터 무례한 대우를 받은 일화와 최근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플로리다주를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제도)같은 인종차별이 잔존해 있는 곳으로 언급했다가 지역주민의 반발을 산 사실을 언급하며 “요즘 세상은 모욕의 시대”라고 평가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케리 “시리아 대통령, 히틀러 같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대한 공습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또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CNN 등에 출연해 “미국이 시리아를 응징하지 않으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화학무기를 계속 사용하도록 ‘백지 면허’를 주는 것이고 북한, 이란 등에도 끔찍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면서 “북한과 이란은 미국이 군사행동을 머뭇거리는 게 아니라 민주적 절차를 통해 미국민의 중지를 모음으로써 (시리아 공격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 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케리 장관은 또 아사드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했다. 그는 이날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시리아 화학무기 참사 당시 사린가스가 사용된 증거가 있다면서 “아사드는 이제 전시에 이 무기를 사용한 히틀러와 사담 후세인의 리스트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다마스쿠스 동부 지역에서 참사 당시 응급요원들이 확보한 피해자들의 머리카락 및 혈액 샘플 분석을 통해 사린가스가 사용된 사실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사린가스는 1938년 독일에서 살충제 용도로 개발된 맹독성 독극물이다. 무색, 무취, 무미한 액체로 휘발성이 강하며 눈과 코,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된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이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반발한 보복 테러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미국 내 시리아인들에 대한 감시·관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앞서 FBI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 이후 보복 공격의 하나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연방 정부 및 각 주 정부에 경고했다. FBI는 2년 전 리비아의 카다피 정부가 붕괴될 당시에도 1000여명에 달하는 미국 내 리비아인에 대해 감시·관찰을 벌인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생명의 窓] 코리아 르네상스를 위한 에코시스템/황성주 이롬 대표이사

    [생명의 窓] 코리아 르네상스를 위한 에코시스템/황성주 이롬 대표이사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히틀러는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에서 후퇴하고 있는 독일군에게 ‘아르노 강의 다리를 폭파하고 도시 전체를 초토화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현지 지휘관은 아름다운 걸작들이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에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 피렌체의 르네상스 시대 예술품은 이렇게 살아남았다. 1400년부터 1425년까지 이탈리아 피렌체 지방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걸작이 탄생했다. 조각가 도나텔로, 공예가 기베르티, 화가 마사치오 등이 대표 작가들이다. 어떻게 그 조그만 도시에서 그토록 많은 천재 작가들을 배출할 수 있었을까? 한 마디로 표현해서, 피렌체 르네상스는 시스템의 결과이다. 이러한 창조적 대분출은 수많은 우호적인 요소들이 엮어져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수 있다. 거의 천년 동안 잊혀 있던 지식의 재발견(고대의 건축양식과 예술), 훌륭한 예술 감각을 가진 재정후원자들, 그리고 능력 있는 예술가들이 하나가 되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즉, 창조적 작업의 성패는 지식과 재원과 사람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어떻게 잘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피렌체는 무역과 섬유업, 은행을 통해 14세기 말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그들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정치적 긴장이었고, 그 해소방안으로 도시의 리더들은 피렌체를 ‘새로운 아테네’, 즉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르네상스’가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노하우(지식·정보·기술), 파이낸스(풍부한 재정후원)와 맨 파워(창조적 인재)가 필요하다. 고대 문화의 재발견은 새로운 피렌체를 위한 기초 작업이 되었고, 그 위에 후원자·예술가·일반 시민이 새로운 예술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창조적 대역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코리아 르네상스를 준비하려면 지금부터 작은 르네상스가 공동체 단위로 곳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지식이나 정보만으로도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많되 사람이 없는 인재 부재의 시대에서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일은 절박하다. 무엇보다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에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창조경제는 창조적 사고, 창조적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창조적 에코 시스템에서 이루어 내는 열매와 같다. 급하다고 하루아침에 인재를 만들어 낼 순 없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에코’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나는 충남 서산 소재 대안학교 ‘꿈의 학교’를 방문하면서 여기야말로 다이아몬드 광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조적 에코 시스템에서 학생들이 자라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 가공만 하면 정말 비싼 값에 팔릴 다이아몬드 원석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었다. 교육은 ‘영재 만들기’가 아닌 ‘영재 발견하기’라는 말이 실감나는 학교였다. 경작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농사는 반드시 심은 대로 거두게 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과거의 ‘우리가 심은 대로의 열매’이다. 코리아 르네상스를 이루려면 미래를 바꿀, 확실하게 변화된 사람을 산출해 내야 한다. 한탄만 하고 있어서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급해도 사람부터 키워야 한다. 자연스럽게. 에코 시스템에서.
  • 日과 너무 다른 獨

    日과 너무 다른 獨

    다음 달 총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옛 나치 강제수용소를 찾았다.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하려 하는 일본 총리와 정부 각료들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강제수용소였던 뮌헨 인근 다하우 수용소 추모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독일 총리가 다하우 수용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곳에서 “다하우는 비극적이게도 강제수용소의 대표적인 이름으로 유명하다”면서 “이곳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으로 가득 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은 독일이 인종과 종교, 성별 등의 이유로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데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영원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독일인 대다수가 당시 대학살을 모른 척하며 나치 희생자들을 도우려 하지 않았던 ‘대중의 침묵’을 지적하며 자신의 방문은 “역사와 현재의 다리가 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하우 수용소는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뒤 만든 정치범 수용소로, 우리에게는 한 유대인 수용자가 벽에 남긴 ‘용서해라, 그러나 잊지는 마라’는 낙서로 잘 알려져 있다. 나치 정권은 이곳에 유대인과 동성애자, 집시, 전쟁 포로, 장애인 등 20만명을 가두고 4만 1000여명을 처형했다. 야당은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 총리가 표심(票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역사의 속죄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뒤늦게나마 독일 총리가 수용소를 방문했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적이었다”고 환영했다. 독일 유대인 평의회의 디터 그라우만 회장은 슈피겔 온라인에 “총리가 다하우에서 유세만 하고 갔다면 되레 ‘추모관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공격받았을 것”이라고 메르켈의 이곳 방문을 지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독일의 끝없는 반성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왜곡이 계속되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슈피겔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가 오는 20일 뮌헨 남부에 있는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을 찾아 헌화하고 연설도 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독일 수장이 나치 수용소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의 이번 방문에는 홀로코스트(2차 대전 당시 벌어진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와 뮌헨 바이에른주 교육부 장관 등이 동행할 예정이라고 대변인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가 다하우 수용소를 방문한 뒤에는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나치가 학살을 벌였던 프랑스 북부 오라두 쉬르 글란 마을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라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다하우 수용소는 2차 대전 발발 전인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후 만든 정치범 수용소다. 1945년 미국이 수용소를 장악하기 전까지 히틀러는 유대인과 전쟁 포로, 집시, 동성애자, 장애인 등 20만명을 이곳에 가뒀다. 이 과정에서 질병과 기아로 숨진 사람만 4만 1000여명에 이른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그림엽서로 하루벌이 하던 청년, 어쩌다 ‘나치 괴물’이 되었나

    그림엽서로 하루벌이 하던 청년, 어쩌다 ‘나치 괴물’이 되었나

    1889년 4월 20일 출생, 1945년 4월 30일 권총 자살. 출신조차 불분명한 이 오스트리아 사람이 어떻게 전란 속의 독일을 휘어잡을 수 있었을까. 그가 뿌린 분노와 폭력의 씨앗은 인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나치스와 함께 인류를 파멸의 일보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아돌프 히틀러 이야기다. EBS ‘다큐 10+’는 12일과 13일 밤 11시 15분에 2부작 ‘히틀러’편을 연속 방영한다. 나치 못지않은 침략 전쟁으로 100여년 전 주변국을 전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던 일본이 다시 우경화의 폭주기관차를 탄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은 지금도 주변국들의 반발쯤은 아랑곳하지 않고, 욱일기를 앞세워 편협한 민족 우월주의를 주창하고 있다. 제1부 ‘나치스의 탄생’에선 1889년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제국의 작은 국경마을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히틀러의 어린 시절을 짚어본다. 초등학교에서 모범생으로 불렸고, 수도원에선 복사로 일했던 그가 어떻게 ‘괴물’로 변신한 것일까. 히틀러는 19세 되던 해 어머니를 여의고 빈으로 향한다. 빈은 상류층의 태평가와 그들에 맞서는 노동계층의 붉은 노랫소리가 함께 울려 퍼지고 있었다. 히틀러는 이곳에서 하숙을 하며 그림엽서를 베껴 근근이 살아간다. 초라한 그의 인생에 전기가 되어 준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바이에른의 제16보병연대의 연락병으로 복무하며 철십자훈장을 받는다. 히틀러는 제1차 세계대전을 일컬어 그때까지 그가 본 것 중 가장 강렬하고 장엄한 광경이었다고 회고한다. 전란 이후 패전 독일의 피해는 컸고 군주제를 포기하고 공화국이 들어선다. 피폐해진 경제는 국민의 마음을 불만으로 채웠고, 이 틈을 비집고 들어선 것이 히틀러가 당수인 파시즘 정당 나치스였다. 히틀러는 뮌헨의 맥주홀에서 반유대주의를 주제로 강연을 하며 첫 정치 데뷔 무대를 갖는다. 소규모 극우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다가 점차 세를 불려 독일노동당을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당, 이른바 나치스로 개명한다. 제2부 ‘전운 속으로’에선 나치스의 돌격대를 활용, 의사당을 장악하고 총리 자리에 오르는 히틀러의 일대기를 조명한다. 그가 절대 권좌를 차지하면서 독일은 기나긴 암흑 속으로 빠져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그보다 가까이서 전장을 본 눈은 없었다

    그보다 가까이서 전장을 본 눈은 없었다

    “그의 죽음은 모두에게 불운이다. 카파에게는 더욱 그렇다. 생전 그는 아주 활기찬 사람이었기에, 그가 죽었다고 생각한 하루는 너무나 길고 힘들었다.”(어니스트 헤밍웨이) 1954년 5월 25일, 베트남 독립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전장에서 비보가 날아왔다. 후퇴하던 프랑스군의 호송차량에 타고 있던 로버트 카파(1913~1954)가 차량을 벗어나 수풀 속을 걷던 병사들을 취재하다 대인지뢰를 밟고 숨졌다는 소식이었다. ‘차량을 떠나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한 그는 한 걸음이라도 더 병사들 곁으로 다가가려 했다. 생전 그의 좌우명은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서지 않아서다’였다. 카파는 베트남에서 죽은 최초의 미국 종군기자로 기록됐다. 스페인 내전을 시작으로 중일전쟁, 2차 세계대전, 1차 중동전쟁, 인도차이나전쟁 등을 누비던 카파는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사진기로 담아낸 유일한 사진기자이기도 했다. 로버트 카파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사진전이 오는 10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디지털 프린트가 아닌 오리지널 프린트로 출력된 첫 전시로, 160점이 나왔다. 카파는 191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앙드레 프리드먼이란 이름으로 태어났다. 1931년 좌익 학생운동으로 헝가리에서 쫓겨났고, 베를린으로 건너가 사진작가의 심부름꾼으로 사진계에 입문했다. 1933년 히틀러의 독재를 피해 파리로 건너온 그는 평생지기인 앙드레 카르티에 브레송, 데이비드 시무어를 만나 교류한다. 1936년부터 ‘로버트 카파’라는 이름으로 사진을 팔기 시작했는데, 그해 10월 스페인 내전이 한창이던 코르도바에서 찍은 ‘한방’의 사진이 그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전선에서 막 돌격하려던 병사가 머리에 총알을 맞고 쓰러지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아직까지 진위 논란이 이어지는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이다. 23세 때 찍은 이 사진은 여러 신문에 실리며 호응을 얻었다. 카파의 동생인 코넬 카파가 1974년 설립한 뉴욕 국제사진센터(ICP)의 크리스토퍼 필립스(61) 수석 큐레이터는 “이 사진을 놓고 지금도 단순히 넘어지는 모습을 찍은 것이란 주장부터 조작된 것이라는 얘기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면서 “향후 100년간 궁금증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학자, 스포츠운동학자 등이 모여 사진 속 병사의 근육 움직임까지 분석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파가 생전에 꼽은 가장 안타까운 사진은 1945년 4월 18일 찍은 ‘독일 저격수에게 희생된 미군 병사’. 종전을 앞둔 라이프치히의 아파트 발코니에서 기관총을 장전하던 어린 병사가 앳된 웃음을 품은 채 독일군 저격수의 총탄에 거꾸러진 사진이다. 마치 자신의 운명을 예언한 듯하다. 7000~1만 2000원. (02)3701-1216.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