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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 급증은 거짓말” “극단주의 사라질 것”

    “난민 급증은 거짓말” “극단주의 사라질 것”

    “처칠처럼 유럽 위해 싸우기 원해” TV출연 캐머런 ‘EU 잔류’ 호소 탈퇴 진영 패라지 英 독립당 당수 “이민자 대한 증오들 실제 일어나”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 피살 직후 중단했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캠페인이 19일(현지시간) 재개되면서 찬반 진영이 막바지 지지세력 결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런던 시내 곳곳에서는 영국 국기와 아웃(OUT), 유럽연합(EU)기와 인(IN) 등을 새긴 손팻말을 든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이날 런던 하이드파크에서는 얼굴에 영국 국기와 EU기를 그린 사람들이 입맞춤을 하는가 하면 의회광장에서 EU 잔류자 240명이 나란히 서서 옆사람에게 입 맞추는 ‘키스체인’으로 영국과 EU가 하나임을 보여줬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BBC 브렉시트 특집편 ‘퀘스천 타임’에 출연해 한 청중으로부터 “종이 한 장을 흔들며 ‘내가 이 약속을 받아냈다’고 외치는 ‘21세기 네빌 체임벌린’”이라고 노골적인 비판을 받았다. 체임벌린 전 총리는 아돌프 히틀러로부터 협정문을 받아와 “우리 시대의 평화를 지켰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2차 대전을 막지 못했다. 캐머런 총리가 EU와의 협상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도 EU 잔류를 고집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캐머런은 히틀러의 전체주의에 맞서 유럽의 공동 대응을 주도했던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그는 “처칠은 고립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프랑스, 폴란드와 함께 싸우기를 원했다. 그는 유럽과 유럽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오늘 이런 것들을 위해 싸우길 원한다. 우리는 싸우며 그것이 우리가 이기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캐머런은 이어 “EU 탈퇴 진영이 완전히 거짓인 3가지 주장에 근거해 브렉시트를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터키가 EU에 가입하면 영국으로 넘어오는 이민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이라고 말하지만 서기 3000년이 돼도 터키가 EU에 가입할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EU 탈퇴 진영의 대표 주자인 보리스 존스 전 런던시장은 일간지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EU 탈퇴만이 극단주의자들이 총을 드는 일을 막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EU 탈퇴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극단적 브렉시트 지지자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 독립당 당수는 유럽 입성을 위해 줄지어 선 난민 수백명의 모습과 함께 ‘한계점’이라고 쓰인 포스터를 공개해 인종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패라지는 ITV에 출연해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 “이 포스터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장 아셀보른 룩셈부르크 외교부 장관은 영국의 EU 탈퇴가 동유럽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캐머런이) 브렉시트를 국민투표에 부친 것은 역사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도널드 트럼프 위한 일본풍 광고? 알고보니

    도널드 트럼프 위한 일본풍 광고? 알고보니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 뮤지션이자 뮤직비디오 제작자 마이크 디바가 지난 15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이다. 제목은 ‘일본의 도널드 트럼프 광고’다. 그런데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홍보하려고 만들었다던 이 영상을 보고 있자면 좀 어리둥절해진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형식을 빌려 영상 전체를 소위 ‘병맛’코드로 표현한 방식도 그렇지만, 내용이 더욱 그렇다. 영상 속 도널드 트럼프가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독재자의 모습으로 그려지더니 로봇으로 변신, 마지막에는 지구를 폭파시킨다. 광고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세계 각국 독재자들에게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를 풍자하고자 제작된 해당 영상은 누리꾼의 호평 속에 17일 현재 61만 건을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Mike Diva/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열린세상] 비정규직을 견제하는 정규직/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비정규직을 견제하는 정규직/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500년간 지속되었던 조선시대 신분제가 막을 내린 건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서다. 그런데 요즘 또 다른 의미의 신분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른바 수저 신분제다. 이 신분제에서 금수저는 태어날 때부터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부유층을 나타내고, 흙수저는 별달리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저소득 임금노동자를 일컫는다. 문제는 흙수저 안에서도 신분이 구분된다는 점이다. 상층부에는 정규직이, 말단부에는 비정규직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정규직의 삶이 너무나도 열악하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망한 김모(19)군도 비정규직이었고,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의 희생자 14명도 비정규직이었다. 금속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어떤 조사에서는 비정규직의 산재 사망률이 정규직의 10배를 넘었고, 통계청 사망 자료를 분석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비정규직의 사망 위험이 정규직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들이 있다. 신자유주의의 세계적 흐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고용주의 이익만 대변하려는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에 책임을 묻는 설명도 있다. 모두 타당한 설명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의 비협조와 견제 때문에 처우 개선이 더뎌지고 있다는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관련된 연구들도 상당한 편이다. 연구들의 대체적인 결론은 고용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규직은 자신들의 고용 지위를 유지하려고 비정규직을 보호 울타리에서 배제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규직의 직급이 상대적으로 하층에 있거나 비정규직을 잠재적인 경쟁자로 인식하면 그런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 감금된 유대인 중 일부는 무력감과 공포를 두 가지 방식으로 처리했다. 하나는 자신들을 감금한 독일 장교들과 동일시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다른 유대인들을 핍박하는 것이었다. 각기 공격자와의 동일시와 수평적 폭력으로 불리는 이 심리 현상들은 무력감과 공포를 방어하는 방법으로 사용된 것이다. 사람들이 절대 무력과 근원적 불안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에 처했을 때 권위자에게 의존하거나 다른 공격 대상을 찾아 나섬으로써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 한다는 것은 정신분석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뛰어난 발견 중의 하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독일 국민들이 히틀러를 동일시하여 유대인 학살 정책에 동조했던 것도 1차 세계대전 패배로 그들이 겪었던 무기력과 절망이 핵심 원인이었다. 가해자라 볼 수 있는 독일 국민과 피해자인 일부 유대인들이 사실상 동일한 무력감 극복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오염된 사과 상자를 방치하면 상자 안의 사과들은 모두 상한다. 다만 사과들이 상하는 데 순서가 있기는 하다. 제일 취약한 말단부의 사과가 먼저 상할 것이고 나름대로 튼실한 사과는 좀 더 오래 버틸 것이다. 하지만 사과들의 궁극적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아직 상하지 않은 사과가 먼저 상한 사과를 멀리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염된 사과 상자 자체를 손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비정규직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좁게는 모든 임금노동자의 고용 불안감, 넓게는 우리 모두의 삶의 근원적 불안과 절망이 문제인 것이다. 그런 불안과 절망을 만들어 내고 있는 근본적인 사회구조, 즉 오염된 사과 상자 자체를 문제 삼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들과 일부 유대인들이 빠졌던 수평적 폭력의 함정에 우리도 빠지게 될 것이다. ‘비정규직은 혼자 와서 죽었고 정규직은 셋이 와서 포스트잇을 뗀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희생자인 김모군을 추모하고자 시민들이 붙여 놓은 포스트잇 중 하나의 내용이다. 정규직에 대한 비정규직의 복잡한 심경을 나타내는 말로 이해된다. 이 포스트잇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든 120여 년 전의 갑오개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장애인 학살’ 히틀러, 알고 보니 비밀 친동생도 ‘장애아’

    ‘장애인 학살’ 히틀러, 알고 보니 비밀 친동생도 ‘장애아’

    지금은 세계적인 독재자의 대명사가 된 아돌프 히틀러(1889~1945). 하지만 그의 가족관계는 그의 악명만큼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언론 더타임스는 히틀러의 숨겨진 동생이 장애아였다는 비화를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광인(狂人) 히틀러는 지난 1889년 4월 20일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브라우나우 암 인의 한 여관방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세관원 출신인 아버지 알로이스와 어머니 클라라. 히틀러의 부모는 총 6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각각 구스타프, 이다, 오토, 아돌프, 에드문드, 파울라다. 이중 구스타프와 이다는 아돌프가 태어나기 전인 유아시절 급성 전염병인 디프테리아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에드문드 역시 6세 나이에 홍역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기존에 아돌프의 형으로 추정됐던 오토와 관련된 출생의 비밀이다. 당초 역사학자들은 오토가 아돌프가 태어나기 2년 전인 1887년 태어나 그해 사망한 것으로 기록해왔다. 그러나 브라우나우의 역사학회 회장인 플로리안 코탄코가 오토의 출생기록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코탄코에 따르면 오토는 아돌프의 동생으로 지난 1892년 6월 17일 태어났다. 그러나 생후 6일 만에 심각한 뇌수종으로 숨졌다. 곧 장애아로 태어나 며칠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셈이다. 히틀러의 동생이 장애아였다는 사실이 의미있는 것은 나치시절 그의 장애인 학살 정책과 관련이 깊다. 히틀러는 1939년부터 ‘아리아인은 모든 인종 중 가장 위대하다’라는 명제 아래 수많은 장애인과 정신병자 총 27만 5000명을 별도 시설에 격리해 학살했다. 코탄코는 "기존 학자들은 히틀러에 대한 엄마의 과보호가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구축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철저한 학살은 동생 오토의 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장애인 학살한 히틀러, 알고 보니 숨겨진 동생도 ‘장애아’

    장애인 학살한 히틀러, 알고 보니 숨겨진 동생도 ‘장애아’

    지금은 세계적인 독재자의 대명사가 된 아돌프 히틀러(1889~1945). 하지만 그의 가족관계는 그의 악명만큼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언론 더타임스는 히틀러의 숨겨진 동생이 장애아였다는 비화를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광인(狂人) 히틀러는 지난 1889년 4월 20일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브라우나우 암 인의 한 여관방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세관원 출신인 아버지 알로이스와 어머니 클라라. 히틀러의 부모는 총 6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각각 구스타프, 이다, 오토, 아돌프, 에드문드, 파울라다. 이중 구스타프와 이다는 아돌프가 태어나기 전인 유아시절 급성 전염병인 디프테리아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에드문드 역시 6세 나이에 홍역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기존에 아돌프의 형으로 추정됐던 오토와 관련된 출생의 비밀이다. 당초 역사학자들은 오토가 아돌프가 태어나기 2년 전인 1887년 태어나 그해 사망한 것으로 기록해왔다. 그러나 브라우나우의 역사학회 회장인 플로리안 코탄코가 오토의 출생기록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코탄코에 따르면 오토는 아돌프의 동생으로 지난 1892년 6월 17일 태어났다. 그러나 생후 6일 만에 심각한 뇌수종으로 숨졌다. 곧 장애아로 태어나 며칠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셈이다. 히틀러의 동생이 장애아였다는 사실이 의미있는 것은 나치시절 그의 장애인 학살 정책과 관련이 깊다. 히틀러는 1939년부터 ‘아리아인은 모든 인종 중 가장 위대하다’라는 명제 아래 수많은 장애인과 정신병자 총 27만 5000명을 별도 시설에 격리해 학살했다. 코탄코는 "기존 학자들은 히틀러에 대한 엄마의 과보호가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구축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철저한 학살은 동생 오토의 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개인의 오만과 독선, 어떻게 역사를 바꿨나

    개인의 오만과 독선, 어떻게 역사를 바꿨나

    개인은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마거릿 맥밀런 지음/이재황 옮김/산처럼/368쪽/1만 8000원 국내에서 ‘역사사용설명서’라는 책으로 주목받은 옥스퍼드대 세계사 교수의 신작이다. 역사가들은 천천히 흐르는 강처럼 수백, 수천년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에 주목해 역사를 보기도 하고 정치나 지적 유행, 이데올로기의 갑작스런 변화 등 단기적인 것들에 비중을 두고 한 시대를 조명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사상가든 예술가든 기업가든 정치 지도자든 개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며 “역사가 잔치라면 맛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20세기 초 원자의 본질을 파악하지 않았다면 연합국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원자폭탄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나치스가 아인슈타인과 그의 동료 물리학자들을 망명으로 내몰아 그들이 연합국들을 위해 일하도록 하지 않았다면 독일은 어떻게 됐을까.’(9쪽) 저자는 개인의 특성 중에서도 리더십, 오만과 독선, 모험심, 호기심, 관찰 등이 어떻게 역사를 바꿨는지 고찰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마거릿 대처, 스탈린, 리처드 닉슨 등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그들의 개인적 특성이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발현돼 새로운 국면을 형성하고 오늘의 역사를 만들었는지 짚었다. 인물들의 집안 배경, 성장 과정, 학교생활, 성공과 좌절, 인간관계, 개인적 약점과 장점 등도 흥미롭게 엮었다. 저자는 “커다란 사건 한복판에서 역사의 물길을 돌린 이들도 있고, 용기 등을 발휘해 새 역사를 만들어낸 사람들도 있다”며 “윈스턴 처칠 같은 민주적 지도자나 히틀러 같은 폭군의 등장과 역할을 살피지 않고선 20세기 역사를 제대로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열린세상] 새로운 국회를 기다리며/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새로운 국회를 기다리며/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영국 정치인이자 역사가인 액턴경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을 남겼다. 동서양의 역사를 보면 국가의 권력이 왕이나 군주에게 집중됐을 때 통치자의 의사에 따라 권력이 자주 남용됐다. 그리고 이러한 권력의 남용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결국 국가의 분열과 멸망을 가져왔다. 그런데 국가권력을 제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왕이나 군주에게 독점된 국가권력을 나누어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넘기는 것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히틀러나 동유럽의 구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통합된 권력의 위험성은 명확히 드러났다. 결국 인간의 지성과 이성이 아니라 ‘힘의 분할’과 ‘힘에 대한 힘의 견제’만이 바람직한 길인 셈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모든 국가에서는 국가권력을 기능에 따라 나누고, 이를 각각 다른 기관에 맡기는 권력 분립을 채택하고 있다. 5월 말이면 제20대 국회가 출범한다. 4·13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어느 당에도 과반을 주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당과 힘을 합치는 것만으로는 국회선진화법이 정한 단독 법안 통과 정족수인 5분의3을 채울 수 없게 됐다. 국민의 뜻은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국회가 운영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기 당만이 옳다는 주장은 적어도 입법 과정에서는 더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앞으로 국회답게 운영되려면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여소야대가 되면 대통령과 국회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 국민은 새로운 국회의 출발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국회 운영에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헌법은 권력 분립을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이나 행정부에 대해서는 국회의 견제가 당연히 예정돼 있다. 즉 국가 권력기관 간의 통제는 권력 분립의 본질적 요소이기에 일사불란한 입법 과정이란 어설픈 욕심이거나 헛된 꿈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보장, 사회질서와 공공이익이라는 입법 목적은 각자의 의견이 조화를 이루고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찾아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어떠한 결정이 이루어졌을 때에는 비록 그 결정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그 결정이 입법 목적에 부합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4·13 총선에서 보듯이 다음 선거에서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수 세기 동안 권력 분립의 이론과 제도를 발전시켜 온 서구 민주국가들과는 달리 해방 이후 짧은 기간 권력 분립에 따라 국가를 운영해 온 우리나라는 성숙도에서 아직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에서는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발전했지만,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여지가 많다. 성숙한 민주국가로 발전하는 데 부족한 점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다수의 의견에 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관철하려고 여당 의원과 야당 의원을 가리지 않고 만나 설득하기도 하고 타협점을 찾기도 한다. 필요하면 마을 간담회에서 지역 주민이나 이해관계자를 만나 정책을 설명하고 자유롭게 의사를 교환한다. 정말 부럽다. 4·13 총선 결과는 먼저 우리나라에서 어느 당이나 국가기관에 권력이 집중되기보다 권력이 서로 통제되고 입법부와 행정부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회에서도 대화와 설득, 타협을 거쳐 국회의 의사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도가 생겼다. 제20대 국회의 운영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국회의 구도가 아니면 성숙한 민주국가를 만들어 갈 소중한 기회가 언제 우리에게 올 것인가. 인내심을 가지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한층 무르익은 민주주의로 나가기 위한 단련의 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국민이 깨어서 지켜보아야겠다.
  • [새 영화] ‘레이스’

    [새 영화] ‘레이스’

    독일 나치 체제에서 개최됐던 1936년 베를린올림픽 하면 우리는 일장기를 달고 마라톤 경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일제강점기 한민족에게 기쁨과 울분을 동시에 안겼던 손기정이 떠오른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단거리 육상 선수 제시 오언스를 기억하기 십상이다. 흑인으로 당당히 올림픽 4관왕을 차지한 그는 아리안 인종의 우수성을 올림픽을 통해 입증하려던 아돌프 히틀러의 꿈을 무너뜨린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레이스’는 바로 제시 오언스와 베를린올림픽을 다룬 영화다. 육상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오언스(스테판 제임스)가 백인 코치 래리 스나이더(제이슨 서디키스)를 만나 난관을 극복하고 올림픽 영웅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에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히틀러가 왜 오언스와 악수를 하지 않았는지 여러 설이 분분한 가운데 이 영화에서는 상당히 미국적인 시각에서 이 대목을 해석한다. 당초 100m, 200m, 멀리뛰기에만 출전할 예정이었던 오언스가 400m 계주까지 나가 역사를 쓰게 된 비화 또한 흥미롭다. 단거리달리기보다 멀리뛰기가 가장 결정적인 종목으로 다뤄지는 점도 재미있다. 규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멀리뛰기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몰린 오언스가 독일 선수 루츠 롱의 도움으로 결승에 진출하기 때문이다. 둘은 스포츠맨십으로 쌓아 올린 우정을 계속 이어 갔다고 한다. 에피소드 자체는 관객들의 구미를 잡아당길 요소가 많은 반면 전체적으로 캐릭터와 이야기 흐름이 밋밋한 편이다. 카메라는 그저 잔잔하게 오언스를 따라갈 뿐이다. 영화는 오언스가 영웅이 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인종차별 문제에서는 유대인을 차별했던 당대 독일 못지않았던 미국의 씁쓸한 현실을 꼬집으며 막을 내린다. 오언스 같은 불세출의 스타가 나왔지만 미국 내 인종차별은 계속된다. 올림픽 역사를 살펴봐도 이를 충분히 알 수 있다.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경주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던 토미 스미스는 시상대에 올라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동메달리스트 존 카를로스와 함께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번쩍 치켜들었다. 미국 내 인종차별에 항의한 유명한 사건이다. 원래 제시 오언스 역에는 존 보예가가 캐스팅됐다고 한다. 하지만 ‘스타워즈 에피소드7: 깨어난 포스’에 발탁돼 중도 하차했다. 12세 관람가. 25일 개봉.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화에 지쳤다… 신고립주의 지구촌을 흔들다

    세계화에 지쳤다… 신고립주의 지구촌을 흔들다

    “미국은 더이상 ‘세계 경찰’이 아니다.” “유럽 통합은 ‘히틀러의 망령’이다.” 요즘 국제 정치 무대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주장들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성숙한 시민 사회’를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미국의 유권자들이 이런 주장들에 동조하고 있다. 무슬림 난민이나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끌어안지 않는 반(反)이민 정서에 편승해 자국의 배타적 이익과 안보만을 추구하는 고립주의가 다시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이런 신(新)고립주의 경향이 일부 국가에서는 극우주의와 결합하고 있다. 신고립주의는 개방주의나 세계화에 대해 딴지를 거는 일부의 목소리 차원을 넘어 동조 세력이 커지면서 주류화하고 있다. 신고립주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대표 주자는 미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차기 영국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다.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 슬로건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로, 미국이 힘을 잃고 쇠락하고 있다며 다시 강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또 외교정책 구상을 밝히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했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른 나라와의 관계보다 자국의 안보와 이익만 중시하겠다는, 고립주의적 태도가 주를 이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앞장선 존슨 전 시장은 지난 15일 “EU가 히틀러와는 다른 방법으로 유럽 통합이라는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는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인 70% “차기 대통령 국내 정책 집중해야”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의 신고립주의는 밀려오는 이민자들과 테러 위협 등에 불안한 미국인들의 속내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일자리가 줄고 만성적 재정 적자·부채에 시달리면서 다른 나라를 지원하거나 전쟁에 개입하기보다는 국내 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인의 57%가 미국은 자국 문제에 신경 쓰고 다른 나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1%는 미국이 너무 과도하게 대외 개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가 차기 대통령이 집중해야 할 과제로 국내 정책을 꼽은 반면, 대외정책을 꼽은 이들은 17%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49%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을 통한 대외 경제 개입이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낮추고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앞장서서 퍼트린 세계화가 중하류 계층의 소득과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신고립주의 기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출범한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부터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사태를 막기 위한 공습을 주저했고,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대응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편입 등 대외 문제 해결에 앞장서지 않았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4년 4월 발표한 ‘오바마 독트린’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미국이 ‘세계 경찰’의 역할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교수는 “오바마는 미국이 힘을 사용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멍청한 짓을 하지 말라’는 주의를 보였다”고 말했다. ●佛 국민전선 “내년 대선 승리땐 ‘프렉시트’ 투표” 유럽에서는 극우 정당이 신고립주의 기치를 내걸고 설친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48·여)이 이끄는 ‘국민전선’이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독일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당당히 제3당으로 올라섰다. 지난달 오스트리아에서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공개적으로 난민 혐오를 외쳐 온 자유당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가 1위를 기록해 결선 투표를 치른다. 스위스에서는 국민당이 제1당으로, 덴마크에서도 덴마크국민당이 제2당으로 올라서면서 이민 반대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이 자국 보호를 위해 (난민에) 가혹해지는 경쟁을 하고 있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고립주의를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곳곳에서 득세하면서 반세기 넘게 진행돼 온 개방주의 세계화 흐름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이 내년 대통령 선거(4월 23일)에서 승리하면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열겠다고 밝혀 큰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국민전선은 프랑스 실업률 상승과 파리 테러 원인을 무슬림과 난민 유입 등 외부 탓으로 돌려 지지세를 넓혀 왔다. 이번에는 영국의 브렉시트 분위기를 활용해 프렉시트 이슈도 띄워 대선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국민전선이 얻고 있는 인기를 감안하면 앞으로 프렉시트 논의도 영국에서처럼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전선은 지난해 12월 열린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1위에 올라 ‘극우돌풍’을 일으켰다. 국민전선을 창설한 장마리 르펜(88)은 난민과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 프랑스 사회에서 논란이 됐던 ‘문제적 인물’로, 이민자에 대한 막말로 인기를 얻고 있는 트럼프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장마리 르펜의 딸인 마린 르펜은 2011년부터 국민전선 대표를 맡고 있으며 내년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지난 3월 치러진 바덴뷔르템베르크와 라인란트팔츠, 작센안할트 등 3개 주 지방선거에서 집권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민당(CDU)과 사민당(SPD)이 모두 참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그 대신 반유로, 반난민을 기치로 한 AfD가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을 부추겨 승리했다. 지난해만 해도 110만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독일로 밀려들었지만 현 정부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그대로 선거에 반영됐다. 창당한 지 3년밖에 안 된 AfD가 기성 정당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하면서 독일 정계의 풍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내년 독일 총선에서 AfD는 연방의회 입성도 확실시되고 있다. AfD는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슬람은 독일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강령도 채택했다. 이슬람 사원의 첨탑을 반대하고 여성들의 부르카 착용도 금지한다는 내용도 넣었다. 유럽 정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다원주의를 근본부터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AfD는 이에 개의치 않고 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는 난민을 반대하는 극우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가 3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22일 무소속 알렉산더 반데어벨렌 후보와 결선 투표를 치른다. 하인즈크리스티앙 스트라체 자유당 대표는 “이번 대선 개표 결과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자축하면서 “기존 정치에 대한 대다수 유권자의 불만을 그대로 보여 줬다”고 자평했다. 현 정권이 세금과 연금, 교육, 실업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세계화 피로감에 대중 분노… 패자들 돌아봐야” 그렇다면 정치 선진국이라는 유럽에서조차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기반한 고립주의 정치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은 “반세기 가까이 지구촌을 지배해 온 세계화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대중의 반발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자유로운 무역과 이동을 추구하는 세계화가 세계 전체에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혀 왔다. 일부 도태되는 업종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긴 하겠지만 세계화로 인한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그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세계화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 대해 사회가 적절한 관심과 보상을 제공하지 않다 보니 결국 이들의 분노가 막말로 사회 통합을 해치는 극우 정당들을 키우는 자양분이 됐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유무역은 반드시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낸다는 게 문제”라면서 “우리는 아직까지도 패자를 적절히 돌볼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BBC는 “특히 유럽에서는 난민 위기와 잇따른 테러 등이 국가 정체성에 대한 불만도 키웠다”고 설명했다. 유럽 전역에 수백만명의 난민이 밀려 들어왔고, 지난해 파리 테러와 지난 3월 브뤼셀 공항 테러 등이 유럽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다른 나라 사람보다는) 우리가 먼저’라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이것이 극우 정당의 고립주의 정책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나치도 핵 개발했다?…獨비밀기지서 핵폭탄 발견 주장 논란

    나치도 핵 개발했다?…獨비밀기지서 핵폭탄 발견 주장 논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소위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흔히 알려져 있는 역사다. 그러나 독일 나치 또한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음모론'은 지금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빌트, 영국 인디펜던트 등 유럽언론은 독일 동부 튀링겐 지역 요나스 계곡에 나치의 핵폭탄이 숨겨져 있다는 한 역사가의 주장을 소개했다. 한편으로는 황당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럴듯한 주장을 펼치는 주인공은 역사가로 활동하는 엔지니어 출신의 피터 뤼어(70). 그의 주장의 근거는 과학적인 조사다. 전자파를 지표에 투과시켜 지하 빈 공간 형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레이더 장치인 GPR(Ground Penetrating Radar)를 사용해 요나스 계곡을 조사한 그는 이곳에서 거대한 동굴을 발견했으며 핵폭탄 같은 형상의 물체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뤼어는 "3D 이미지 기술로 5개의 큰 물체를 형상화한 결과 그중 2개는 핵폭탄으로 추정된다"면서 "핵폭탄이 맞다면 71년 간 이 동굴 속에서 부식돼 있는 것으로 두번째 체르노빌같은 참사가 우리 손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국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무시당했으며 더이상의 조사도 허락치 않고있다"고 덧붙였다. 한 아마추어 학자의 주장에 현지언론이 주목하는 이유는 나치와 요나스 계곡에 얽힌 사실과 루머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2차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당시 나치는 포로들을 동원해 요나스 계곡 지하에 25개의 벙커를 팠다. 이 공간이 바로 당시 나치가 핵무기를 개발한 비밀기지라는 주장으로 이는 여러 역사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다. 루머로만 떠돌던 나치의 핵무기 개발설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지난 2005년 독일의 역사학자 라니어 칼쉬가 그의 저서 ‘히틀러의 폭탄'(Hitler’s Bomb)에서 나치가 1944년, 1955년 두 차례 핵실험을 했다고 주장하면서다. 특히 지난해 독일 제2TV 공영방송국 ZDF는 다큐멘터리 ‘히틀러의 핵폭탄을 찾아서’(The Search for Hitler’s Atom Bomb)를 통해 관련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이 다큐는 2차대전 당시 작성된 러시아 및 미국 첩보 비밀문서의 내용을 인용, 나치가 핵무기 개발을 거의 완료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큐는 나치 무기전문가이자 나치친위대(Schutzstaffel) 장군이었던 한스 카믈러에 대한 기록을 중심으로 추론을 펼쳤다. 카믈러는 몇 안 되는 히틀러의 직속 장교 중 하나였으며, 핵분열 연구 책임자이기도 했다. 다큐는 카믈러가 요나스 계곡에 위치한 비밀 연구시설에 파견돼 핵무기 연구를 진행했으며 핵무기 투하를 맡을 일종의 비행접시 개발도 나섰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종전 이후 나치 과학자 취조기록, 연구기록 등의 극비 문서들이 미국으로 반출됐으며, 이중에는 이 연구시설에 대한 기록도 포함돼 있으나 미국은 요나스 계곡에서 일어난 일을 담은 비밀문서를 100년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다큐는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일각의 주장이 황당하다는 반론이 많다. 역시 독일의 유명 역사가인 스벤 펠릭스 켈러호프는 "히틀러가 총애했던 선동가 요제프 괴벨스조차 한 번도 핵폭탄 개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나치의 최측근도 모르는 탑 군사 무기가 어떻게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가"라며 반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EU는 히틀러 망령”… 브렉시트 불붙이나

    “EU는 히틀러 망령”… 브렉시트 불붙이나

    캐머런 총리 “탈퇴 땐 경제 충격” 노동당 “도덕적 잣대를 잃었다” “나폴레옹, 히틀러는 모두 유럽 통합을 시도했지만 그 결과는 비참했다. 유럽연합(EU)은 이들의 시도를 반복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찬성 진영의 리더 격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15일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선동적인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9일 시장 임기를 마친 그는 브렉시트 반대 진영을 이끄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각을 세우며 집권 보수당의 유력한 차기 당수 및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존슨 전 시장은 “지난 2000년간 유럽에서는 로마제국 시대의 평화와 번영을 회복하기 위해 유럽을 단일한 정치체로 통합시키려는 시도가 반복돼 왔다”면서 유럽에 제국을 건설하려 했던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예를 들었다. 그는 “EU가 나폴레옹, 히틀러와는 다른 방법으로 유럽 통합이라는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존슨 전 시장은 히틀러에 맞섰던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말을 인용해 “브렉시트를 통해 영국 국민은 유럽의 영웅이 될 수 있으며 통제를 벗어난 유럽 통합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23일 실시될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그의 이번 발언은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당장 힐러리 벤 노동당 의원은 존슨 전 시장의 발언에 대해 “도덕적 잣대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EU는 유럽의 갈등 종식을 도왔다”며 “존슨의 히틀러 비유는 모욕적이고 극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7~8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42%로 찬성 여론을 2% 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반대 유세를 갖고 “투표 결과가 브렉시트 지지로 나오면 영국 경제는 즉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을 것이며 영국은 다시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존슨 전 시장은 ‘브렉시트 경제위기론’은 과장됐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한때 자동차 산업이 강했던 이탈리아는 유로화에 의해 파괴됐으며 이는 독일이 의도한 것”이라면서 “우수한 생산력을 갖춘 독일은 유로화를 통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내에서 무적의 우위를 점하게 됐다”며 유로화가 오히려 유럽 국가의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애완견에게 ‘나치 경례’ 훈련시킨 남자 체포된 사연

    애완견에게 ‘나치 경례’ 훈련시킨 남자 체포된 사연

    애완견에게 나치를 찬양하는 거수경례를 가르친 남자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최근 스코틀랜드 경찰은 노스래넉셔 코트브리지에 사는 마커스 미찬(28)을 증오범죄(hate crime)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한 남자의 분별없는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종을 울리는 사례다. 지역사회는 물론 유럽인들의 큰 분노를 일으킨 이 사건은 지난달 중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발단이었다. 지역 콜센터에서 일하는 미찬은 여자친구의 애견인 퍼그종 붓다에게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장면을 보여주며 그를 찬양하는 행동을 가르쳤다. 나치의 구호인 '지크 하일'(Sieg Heil·승리를 위해)이라는 말을 들으면 앞발을 들어 나치식 거수경례를 흉내내거나 '유대인에게 가스를'(Gas the Jews)이라는 말을 들으면 좋아서 팔짝팔짝 뛰게 하는 행동을 가르친 것.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 게시돼 조회수 100만 건에 육박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영상이 파문을 일으키자 미찬은 유대인 커뮤니티에게 사과하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미찬은 "나는 절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면서 "여자친구를 짜증나게 할 목적으로 만든 장난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대인 커뮤니티에 심려를 끼쳐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유대계 단체 측은 "600만 명을 죽음으로 이끈 사건을 재미의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코틀랜드 경찰 대변인은 "미찬의 행동은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면서 "문제의 영상은 매우 모욕적이고 공격적이며 상식에 벗어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상에 이같은 게시물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일 치하 덴마크 어른들 오명 씻은 소년들의 투쟁사

    독일 치하 덴마크 어른들 오명 씻은 소년들의 투쟁사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필립 후즈 지음/박여영 옮김/돌베개/248쪽/1만 3000원 1940년 4월. 히틀러의 독일이 북유럽 침공을 개시한다. 타깃은 덴마크와 노르웨이. 이웃사촌이었지만 침입자에 대한 두 나라의 대응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덴마크 정부는 ‘늑대 같은 영국, 프랑스로부터 보호해 주겠다’는 독일의 우회적인 항복 메시지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였다. 노르웨이는 달랐다. ‘전쟁기계’ 독일군에 맞서 치열한 항전을 벌였다. 뭍에서 밀리면 바다에서 저항을 이어갔다. 덴마크인들 끓는 피가 없을까. 소심한 어른들의 나약한 결정에 반발한 젊은이 몇몇이 반기를 들었다. 새 책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는 바로 이들의 이야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덴마크 점령에 맞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저항운동을 벌인 십대 소년들의 투쟁기를 담고 있다. 덴마크 여행 중 우연히 레지스탕스 박물관을 찾은 저자는 ‘처칠 클럽’ 특별전을 통해 덴마크 저항운동의 불꽃을 피운 용감한 소년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당시 생존했던 ‘처칠 클럽’의 리더 크누드 페데르센의 입을 통해 잊혀진 역사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재구성해 냈다. 덴마크는 작은 나라다. 자연자원도 적다. 그런데도 비싼 비용 들여 침공을 강행한 이유는 뭘까. 독일이 노린 건 세 가지였다. 먼저 덴마크 철도다. 이를 통해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막대한 양의 철광석을 실어올 수 있었다. 철광석은 무기제조에 필수적인 재료다. “철광석 없이 전쟁을 치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한 독일군 장성의 말에서 당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둘째는 병참이다. 덴마크의 비옥한 땅에서 나는 농축산물은 독일군을 먹여살리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은 히틀러의 친덴마크 성향이다. 히틀러는 덴마크 사람들을 완벽한 인간, ‘지배 인종’의 전형이라 생각했다. 금발에 파란 눈은 엘리트 종족의 표상처럼 보였다. 그러니 이런 나라는 당연히 자신의 휘하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터다. 청소년들이 처음 벌인 저항운동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독일어로 된 표지판을 망가뜨리고 독일군의 전화선을 끊는 것이었다. 전략 요충지 올보르로 이사한 후에는 ‘처칠 클럽’이라는 덴마크 최초의 레지스탕스 단체를 결성해 본격적인 저항운동에 나섰다. 비록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활동”일 수도 있지만, 이들의 투쟁은 덴마크인 모두의 저항정신과 결속을 이끌어냈다. 2차 대전을 통틀어 가장 극적인 일화 중 하나인 ‘덴마크 유대인 구출 작전’도 바로 이때 전개됐다. 덴마크 사람들 스스로 ‘히틀러의 애완 카나리아’라는 오명을 씻어 낸 셈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성난 민심 등에 업은 ‘비주류’… 그들을 키운 건 분노

    [글로벌 인사이트] 성난 민심 등에 업은 ‘비주류’… 그들을 키운 건 분노

    # 1. 필리핀 대선을 목전에 둔 이달 초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선 ‘비주류’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후보에 관한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1989년 다바오시 교도소 폭동 당시 무참히 살해된 호주인 여성 선교사를 비하하는 그의 발언은 곳곳에서 공분을 샀다. “마약밀매자나 강도들은 필리핀을 떠나는 게 좋다. 내가 그들을 죽일 거니까” 등 충격적 발언이 잇따랐지만 그뿐이었다. 대선 직전 페이스북을 도배한 건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젊은 층의 환호였다. 두테르테가 시장으로 일하는 다바오시가 필리핀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을뿐더러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안전한 도시라는 현지 언론의 찬사가 소셜미디어에 확산됐다. 필리핀은 연간 70만건 가까운 강력범죄 발생으로, 범죄 천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한 20대 필리핀 여성은 페이스북에 “젊은 층의 두테르테 지지율은 70%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 2.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예약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0)의 곁은 낯선 ‘주변인’ 일색이다. 연단에 오를 때마다 어김없이 좌우에는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인 아내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가 자리한다. 보수단체 출신이란 것 외에 알려진 게 없는 코리 르완도스키는 실무를 총괄하는 실세다. 여기에 멘토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다 당적을 버린 무소속이다. 좌장격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도 5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비주류에 속한다. 당내 경선 경쟁자였다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벤 카슨은 공화당의 대표적 아웃사이더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최근 지구촌을 뒤흔든 비주류의 부상은 ‘분노의 정치’나 ‘나쁜 남자 전성시대’로만 바라보기에는 그리 간단치 않은 양상을 띠고 있다. 트럼프는 애국주의를 설파하고, 공공연히 이슬람 문명과의 충돌을 부추긴다.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조차 금기어로 삼던 ‘이슬람과의 전쟁’을 대놓고 강조하는 셈이다. 트럼프는 모든 무슬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자고 주장했다. 이런 그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40%로, 라이벌 힐러리 클린턴에 불과 1% 포인트 뒤졌다고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두테르테 역시 기성 정치에선 보기 어려운 극단적 발언들을 쏟아냈으나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했다. 1946년 필리핀 독립 이후 70년간 이어온 유력 가문 중심의 정치를 단박에 뒤집어 버린 것이다. 이면에는 치안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읽어낸 혜안이 자리한다. 트럼프에게 공공의 적이 불법 이주민과 무슬림이라면 두테르테에겐 범죄자와 외국인이었다. 나치시대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에서 엿보이듯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애국주의는 공공의 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결집함과 동시에 비주류 정치인의 인기를 단박에 끌어올린 동력이 됐다. ●경기침체·신자유주의가 낳은 ‘트럼피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현상을 ‘트럼피즘’(트럼프 동조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분노와 상실감이 배경이다. 이미 트럼피즘은 세계 곳곳에서 목도된다. 오스트리아에선 난민 유입을 거부하는 극우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가 대선 결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낳았다. 유럽 난민사태가 불쏘시개가 된 것은 당연하다. 브라질 역시 극우성향의 군 출신 자이르 보우소나르(61) 하원의원이 여성과 이민자, 동성애자를 겨냥한 막말에도 불구하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로 상징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 내지 실망감 탓이다. 이런 움직임에는 좌우가 없다. ‘분노하라’ 운동의 원조격인 스페인의 좌파 신생정당 포데모스는 지난해 말 총선에서 제2당으로 자리매김하며 30여년 만에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50% 가까운 청년실업률이 분노의 자양분이었다. 사회주의자로 미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분노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1년 9월 뉴욕을 기점으로 80여 개국으로 번진 99% 시민의 1% 부자에 대항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시발점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리먼사태가 한창이던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 미국에서 4000만명의 근로자가 해고됐다. 지금도 1400만명이 일자리를 찾거나 시간제 일자리에 매달리고 있다. 반면 25~54세 백인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999~2014년 미국의 자살률은 이전보다 무려 24% 증가했다. 특히 중년 백인의 사망률이 급증했다. 백인 인구 비중도 2000년 69.1%에 2014년 62.1%로 줄면서 미국이 백인의 나라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더욱 커졌다. 미 럿거스대는 설문을 통해 리먼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값싼 외국인 노동력’ ‘불법이민’ ‘월가 은행가들’을 분노의 대상으로 꼽았다고 적시했다. 이 같은 현실은 “일자리를 되찾아 주겠다”고 약속한 트럼프에게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트럼피즘’ 원조는 르펜 전 佛 국민전선 당수 트럼피즘의 원조는 따로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외교문제 수석평론가인 기디언 래크먼은 최근 ‘트럼프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나’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 문제를 되짚었다. 그는 2002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했다가 낙선한 장 마리 르펜 전 국민전선(FN) 당수를 트럼피즘의 원조로 꼽았다. 르펜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역사에서 사소한 일”이라고 말해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래크먼은 르펜의 등장을 세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전기로 평가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애국주의, 반이민, 반이슬람, 반유럽연합(EU) 정서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현상도 마찬가지다. 그는 “진보적 미국인들은 아직도 트럼프 현상을 올 11월 대선 이후 깰 악몽 정도로 치부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선 여부를 떠나 차세대 애국주의자들이 트럼프가 닦아놓은 길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워싱턴(정치)과 월스트리트(경제)뿐 아니라 주류 언론, 대학 등 모든 엘리트에 대한 가차 없는 공격을 퍼부은 트럼피즘이 조만간 유럽으로 건너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래크먼이 꼽은 트럼피즘의 위험요소는 전염성에 있다. ‘반세계화’ ‘애국주의’ ‘문명의 충돌’ ‘무자비한 공격’ ‘음모론 부상’ 등 트럼피즘의 특징은 미국의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2조 달러(약 2330조원)가 넘는 공공부채에 대해 연간 2000억 달러(약 233조원) 이상을 이자로만 내고 있다. 만성적 재정적자에 대한 답을 트럼피즘과 같이 외부에 찾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현상 美 대선 이후에도 가시지 않을 것” 트럼피즘이 대선 이후에도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란 또 다른 이유는 계층에 상관없이 미국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렸다는 해석 때문에 가능하다. ‘족집게 대선 예측가’인 네이트 실버는 자신이 운영하는 통계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를 통해 트럼프 지지층이 교육·경제 수준이 낮은 백인이라는 기성 언론의 보도를 뒤집었다. 공화당 경선 출구조사 결과, 트럼프 지지자들의 가계소득 연평균은 7만 2000달러(약 8388만원) 수준으로, 미국 전체 가계소득 평균인 5만 60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흐름을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 지난 5일 치러진 영국 런던시장 선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최초의 무슬림 시장으로 당선된 사디크 칸(45)은 분노의 정치와 일정 부분 교집합을 이뤘지만 이를 다시 뛰어넘는 융합의 정치를 제안했다. 가진 것 없는 ‘흙수저’ 출신 인권변호사인 그는 선거에서 민생고를 공략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월세에 런던에서 내쫓기는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지하철 등 교통요금을 4년간 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런던시민들의 분노에 힘입어 재력가 출신의 ‘금수저’인 보수당의 골드 스미스 후보를 따돌렸다. ●칸 英 런던 시장 분노 거스른 융합주의 제안 하지만 칸은 분노의 정치에 머무르지 않았다. “다양한 계층·이념의 사람들을 큰 천막 안에 포용해야 한다”며 관용을 설파했다. 트럼프의 애국주의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앞서 2005년 7·7 런던테러 직후 하원의원 신분으로 연단에 올라 “희생자나 생존자,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 하나의 런던시민이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연설로 테러의 아픔을 위로하던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히틀러에게 ‘나치 경례’하는 애완견…개 주인 체포

    히틀러에게 ‘나치 경례’하는 애완견…개 주인 체포

    애완견에게 나치를 찬양하는 거수경례를 가르친 남자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최근 스코틀랜드 경찰은 노스래넉셔 코트브리지에 사는 마커스 미찬(28)을 증오범죄(hate crime)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한 남자의 분별없는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종을 울리는 사례다. 지역사회는 물론 유럽인들의 큰 분노를 일으킨 이 사건은 지난달 중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발단이었다. 지역 콜센터에서 일하는 미찬은 여자친구의 애견인 퍼그종 붓다에게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장면을 보여주며 그를 찬양하는 행동을 가르쳤다. 나치의 구호인 '지크 하일'(Sieg Heil·승리를 위해)이라는 말을 들으면 앞발을 들어 나치식 거수경례를 흉내내거나 '유대인에게 가스를'(Gas the Jews)이라는 말을 들으면 좋아서 팔짝팔짝 뛰게 하는 행동을 가르친 것.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 게시돼 조회수 100만 건에 육박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영상이 파문을 일으키자 미찬은 유대인 커뮤니티에게 사과하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미찬은 "나는 절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면서 "여자친구를 짜증나게 할 목적으로 만든 장난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대인 커뮤니티에 심려를 끼쳐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유대계 단체 측은 "600만 명을 죽음으로 이끈 사건을 재미의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코틀랜드 경찰 대변인은 "미찬의 행동은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면서 "문제의 영상은 매우 모욕적이고 공격적이며 상식에 벗어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상에 이같은 게시물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히틀러도 막지 못한 질주 ‘레이스’ 5월 개봉

    히틀러도 막지 못한 질주 ‘레이스’ 5월 개봉

    차별과 편견을 뛰어넘은 위대한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의 감동 실화를 그린 영화 ‘레이스’가 히틀러와 제시 오언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은 명목상으로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지향했지만, 실상은 히틀러의 주도 아래 유대인과 흑인을 비롯해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적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런 상황에서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한 도구로 올림픽을 선택했다. 스포츠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막고자 전 세계의 움직임은 올림픽 불참운동으로 이어졌고 미국 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형성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국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히틀러와 비밀거래를 한 미국의 IOC 위원 ‘에이버리 브런디지’와 자신의 제자를 위해 사비를 털어 베를린으로 향한 ‘래리 스나이더’ 코치의 응원으로 제시 오언스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다.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 TV생중계 진행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운 히틀러의 예상과 달리, 천부적인 재능의 제시 오언스는 올림픽에서 무려 4관왕(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을 수립하며 베를린 올림픽 스타가 된다. 이는 금메달리스트들을 직접 초대해 격려해줬던 히틀러가 제시 오언스와 악수를 피했다는 루머가 돌 만큼 히틀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또 그의 기록은 1984년 칼 루이스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48년이 걸릴 정도의 대기록이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흑인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흑인의 지위를 상승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희대의 독재자 히틀러에 맞선 전설의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의 감동 실화를 그린 영화 ‘레이스’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12세 관람가. 134분. 사진 영상=영화사 빅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MS 새 인공지능 ‘캡션봇’에 박 대통령 사진 넣어보니…

    MS 새 인공지능 ‘캡션봇’에 박 대통령 사진 넣어보니…

    세계적인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공개한 인공지능(AI) '캡션봇'(CaptionBot)이 또다시 네티즌 사이에 웃음거리가 되고있다. 최근 미국 CNN 등 외신은 MS의 캡션봇(www.captionbot.ai)이 네티즌이 올린 사진을 보고 무엇인지 자막을 달아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캡션봇은 올려진 사진을 보고 나름대로 분석해 설명해주는 AI다. 지난달 인종차별 '막말'로 서비스를 중지한 MS의 '채팅봇' 테이의 후배인 셈.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올리면 '확신할 수 없지만 한 여성이 랩탑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99% 박근혜라고 확신한다'고 적혀있다.(I am not really confident, but I think it‘s a woman sitting at a table using a laptop computer and she seems. I am 99% sure that’s Park Geun-hye)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인지 설명되지는 않았으나 유명인사 얼굴만큼은 캡션봇이 정확히 인식해 놀라움을 준다. 마찬가지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진 역시 일부 인식한다. 또한 캡션봇은 인물의 행동이나 배경 등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지만 아직까지는 맞추는 것보다 틀리는 것이 많다. 이 때문에 SNS에는 캡션봇을 가지고 노는 이른바 '캡션봇 놀이'가 한창이다. 유명인사나 장면 등을 올려 그 답을 물어보는 것. 대표적으로 인류 최초의 달 착륙사진에 대해 캡션봇은 '지저분한 땅 위에 서있는 한 남자'라고 표현해 웃음을 준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의 포옹사진은 한 남자가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것으로 나온다.(I am not really confident, but I think it‘s a man talking on a cell phone and he seems) 한마디로 영부인 미셸이 졸지에 휴대전화가 된 셈이다. CNN등 외신은 "정확히 촬영된 정치인 등 유명인사 사진은 캡션봇이 대체로 잘 분간한다"면서 "히틀러 등 독재자의 얼굴은 아예 무시하도록 프로그래밍 돼 테이가 일으킨 논란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일 휴양도시, 83년 만에 ‘히틀러 명예시민’ 박탈한 이유

    독일의 과거사 청산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독일언론 빌트는 남부에 위치한 휴양도시 테게른제가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1889~1945)에게 수여된 명예시민의 칭호를 박탈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시의회 투표에 따라 결정된 이번 조치는 독일의 과거사 청산이 얼마나 철저한지를 다시한번 보여준다. 인구 4000명에 불과한 테게른제 마을은 1933년 히틀러에게 명예시민의 자격을 부여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파울 폰 힌덴부르크(1847~1934)와 총리였던 히틀러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1993년 1월 노년의 힌덴부르크 대통령은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나치당 당수였던 히틀러를 총리에 임명했으며 이는 역사적 비극을 낳는 계기가 됐다.     테게른제가 무려 83년 만에야 히틀러의 명예시민 자격을 박탈한 이유는 그간 이같은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요한네스 하근 시장은 "오랫동안 히틀러가 우리의 명예시민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히틀러의 죽음과 더불어 그 자격이 당연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히틀러의 명예시민 기록은 책에 남아 있었고 이번 결정을 계기로 완벽히 기록조차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히틀러는 통치당시 독일의 약 4000곳의 시와 마을에서 명예시민 칭호를 얻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히틀러 사후 명예시민 칭호를 취소했지만 이번 경우처럼 뒤늦게 알려져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자격을 박탈한 곳도 많다. 히틀러가 태어난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시 역시 2011년 히틀러를 명예시민 명단에서 삭제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월드피플+] 히틀러를 추종한 아빠, 아이들과 생이별한 사연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추종하는 한 남자의 사연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뉴저지 출신의 이시도로스 히스 캠벨(42)의 사연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5일 아이튠즈에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물론 법원까지 개입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 사건은 7년 반 전인 2008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캠벨 부부는 인근 베이커리에 ‘생일 축하해. 아돌프 히틀러’(Happy birthday Adolf Hitler)라고 장식된 생일케익을 주문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이 소식이 알려져 언론들이 취재에 나서면서 황당한 자식 이름이 하나하나 드러났다. 캠벨은 큰 아들에게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둘째에게는 히틀러의 구호인 ‘조이슬린 아리안 네이션’(Joycelynn Aryan Nation), 셋째에게는 나치의 친위장교 이름을 따 ‘혼즐린 제니’(Honszlynn Jeannie)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심지어 막내딸 이름 역시 히틀러의 연인이었던 에바 브라운이었다. 이에 현지 아동보호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고 결국 학대 또는 방치했다는 혐의로 자식들은 아동보호소에 강제로 맡겨졌다. 이후 아이들의 양육권을 둘러싼 캠벨과 법원 측의 기나긴 소송이 이어졌으나 모두 패소해 캠벨과 자식들은 생이별하는 신세가 됐다. 캠벨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사람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지 이름이 만드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아동학대나 방치가 전혀 없었음에도 당국이 모든 자식들을 빼앗아갔다"고 항변했다. 특히 캠벨은 여전히 변함없는 히틀러 추종자로서의 면모를 인터뷰에서 드러냈다. 캠벨은 "나는 남들과는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백인은 백인끼리, 흑인은 흑인끼리, 스페니쉬는 스페니쉬끼리 살아야 하며 이 생각이 틀렸다고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캠벨은 백인우월주의자로 아이들에게 나치 이름을 지어준 것은 물론 자신의 목과 팔에도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 크로이츠 문양이 선명히 새겨져있다. 기나긴 소송 과정에서 역시 같은 백인 우월주의자였던 부인과 이혼한 캠벨은 새 여자와 약혼했으나 지난달 폭행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캠벨은 "세계 역사상 최고의 악이라 규정된 히틀러를 추종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쓰레기 취급을 받고있다"면서 "나는 남들과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을 뿐 국가가 내 가정을 파괴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자신만 사랑한 과장된 자만심

    자신만 사랑한 과장된 자만심

    옆집의 나르시시스트/제프리 클루거 지음/구계원 옮김/문학동네/400쪽/1만 6500원 미국 린드 존슨 전 대통령은 전용기에 탑승하면 대통령 전용실로 들어가서 옷을 벗기 시작한다. 양말과 속옷만 남기고 옷을 벗거나, 완전히 나체가 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는 야외 기자회견 도중 옆쪽으로 몸을 돌려 바지 지퍼를 내리고 소변을 보면서 얼굴은 기자들 쪽을 향해 대화를 한 적도 있다. 존슨은 자신의 성기에 ‘점보’라는 별명을 붙였고, 화장실에서 동료 정치인들에게 “이렇게 큰 걸 본 적 있소?”라고 묻곤 했다. 존슨 전 대통령의 노출증은 나르시시즘의 전형적 증상으로 분석됐다. “난 너무 멋진 거 같아!”, “나를 바라봐줘!” 모두가 나 자신만 사랑하고 아무도 서로 이해해주지 않는 세상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보다 멋진 나르시시스트(자기애성 성격장애자)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책은 현대 사회에 만연해지고 있는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존슨 전 대통령뿐 아니라 대통령직을 4번이나 역임할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를 치켜세운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 섹스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미국 대통령의 상당수가 ‘자기애 성격평가’(NPI)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나르시시스트는 오만한 언행을 문제없다고 인식하게 되고, 1999년 콜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처럼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저자는 미국 공화당 경선 주자로 압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를 대표적인 나르시시스트로 지목한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건물부터 헬리콥터, 인수한 항공사 이름까지 트럼프를 붙였다. 트럼프 모기지, 트럼프 파이낸셜, 트럼프 레스토랑, 트럼프 생수 등 그의 과시욕은 극단적인 자기애에 가깝다. 책은 공개적으로 막말을 하고,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를 나르시시스트라고 진단한다. 미국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을 지칭하면서 ‘나’라고 하는 대신 자신의 이름을 마치 제3자인 양 부르는 것도 나르시시스트적 행동이다. 미 프로농구계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는 2010년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서 “저는 르브론 제임스가 행복해질 길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해 두고두고 빈축을 샀다. 저스틴 비버는 2013년 히틀러 치하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안네 프랑크의 집을 방문해 남긴 방명록에서 “(안네가) 제 팬이었다면 참 좋을 텐데요”라고 써 놀라운 자기애를 보였다. 직장에서 자기 일은 하지 않으면서 주목받는 성과만 가로채는 상사나 동료 또한 나르시시스트들이다. 오늘 먹은 메뉴 사진들을 빠짐없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리고 누군가 감탄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도 나르시시즘은 숨어 있다. 현대 사회 전반에(저자가 과거보다 더 만연해지는 현상으로 꼽은) 나르시시즘이 퍼지고 공공연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사회적 놀이 문화가 사라진 아이들의 현실’과 ‘당연한 경쟁조차 터부시하는 지금의 교육’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진단한다. 과거의 아이들은 동네 놀이터에서 부모의 간섭 없이 어울렸고 이 같은 집단 놀이에서 ‘내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사고방식은 가질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예전에는 초등학교 육상 경기나 수영대회가 끝나면 1등, 2등, 3등에게 각각 색깔이 다른 리본을 줬지만 이제는 1등부터 10등까지 예외 없이 리본을 받는 ‘상의 풍년’ 현상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영예가 싸구려처럼 되면서, ‘나는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을 체화하게 되고 과거 세대보다 특권 의식에 더 젖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초등학교 때의 ‘순진한 자신감’은 성인이 되면 ‘과장된 자만심’으로 나타난다. 나르시시즘은 이타심을 잊게 만든다. 공유, 공감, 연대보다는 철저히 개인주의로 발현된다. 타인을 배제하고, 자신만을 사랑한다면 우울증, 집착, 편집증, 중독과 다를 바 없는 질병에 불과한 셈이다. 나 역시 나르시시스트가 아닌지 자신부터 돌아보면 어떨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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