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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남 요직에 앉히는 기시다…집권 1년 맞아 후계 작업 본격화

    장남 요직에 앉히는 기시다…집권 1년 맞아 후계 작업 본격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총리 정무담당 비서관에 자신의 장남인 기시다 쇼타로를 임명했다. 이날 집권 1년을 맞은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장남을 핵심 보직에 기용하면서 향후 후계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이날 쇼타로를 총리 정무담당 비서관으로 임명하는 내용의 인사를 발표했다. NHK에 따르면 총리 비서관은 모두 8명으로 정무담당 비서관은 2명이 맡고 있다. 이 중 야마모토 다카요시 정무담당 비서관이 사직한 뒤 기시다 총리의 의원실 정책비서로 복귀하면서 장남인 쇼타로가 정무담당 비서관에 임명됐다. 기시다 총리의 3남 중 첫째로 올해 31세인 쇼타로는 대학 졸업 후 미쓰이물산에서 근무한 뒤 2020년 3월부터 아버지의 의원실 비서를 맡으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일본 정치권은 주로 세습으로 이뤄진다. 자녀가 중의원인 부모의 비서로 시작해 정치권에 발을 들인 뒤 부모가 은퇴할 시점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해 당선되는 방식이 일본 정치권에서는 일반적이다. 기시다 총리도 사기업에서 근무하다 중의원이었던 아버지인 기시다 후미타케의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아버지가 사망하자 히로시마현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해 당선됐고 총리라는 꿈까지 이뤄냈다. 쇼타로 역시 기시다 총리가 해왔던 방식대로 추후 지역구를 물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NHK는 “기시다 정권 운영의 최전선에서 경험을 쌓게 하고 장래 총리 자신의 후계자로 키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 경험이 부족한 데다 직계 가족을 요직에 앉히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총리 본인이 인격과 식견을 바탕으로 판단했다”며 비판을 일축했다.
  • 원폭 투하 잊고…日, 美마이크론 히로시마 공장에 최대 4600억 지원

    원폭 투하 잊고…日, 美마이크론 히로시마 공장에 최대 4600억 지원

    미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 내년말 D램 생산마이크론, 1조 3800억 히로시마 공장 투자일본 정부가 미국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이 일본 히로시마현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에 최대 464억엔(약 4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30일 교도통신과 NHK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히로시마 공장에 약 1394억엔(약 1조 38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 설비를 새로 건설하고, 이르면 내년 말부터 D램(DRAM) 최신형을 양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6000억엔(약 6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 조성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기금을 통한 지원 결정은 대만 TSMC의 구마모토현 공장과 일본 키옥시아의 미에현 공장에 이어 3번째다. 히로시마는 태평양전쟁 당시 1945년 8월 6일 미국이 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을 투하한 지역으로 일본은 이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선언했다. 
  • ‘녹색’·‘평화’·‘저비용’… 원자력에 붙는 모순된 수사

    ‘녹색’·‘평화’·‘저비용’… 원자력에 붙는 모순된 수사

    미국 주도 원자력 계획 과정 담아자국 패권 유지 위해 ‘평화’ 이용에너지 제공 빌미로 핵기술 이전방사능 위험·핵무기 확산 부추겨최근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폐기했음에도 저비용·청정 에너지로 규정된 원자력을 둘러싼 논쟁은 그치지 않고 있다. 깨끗하고 안전하며 풍요로운 미래를 약속한 원자력에 대한 전 세계적 신념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역사의 궤적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이컵 햄블린 미국 오리건주립대 역사학과 교수의 저서 ‘저주받은 원자’는 1950년대 이후 70여년간 미국 주도의 ‘평화를 위한 원자력’ 계획이 세계에서 어떻게 전개됐는가를 종합적으로 다룬 국제사 기록이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려고 평화적 핵기술을 이용해 온 역사를 통해 원자력을 다층적으로 볼 실마리를 제공한다.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파괴한 원자폭탄과는 다른 ‘새로운 원자’를 세상에 내놓았다. 아이젠하워 정부는 원자력이 질병을 치료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모두에게 풍족한 에너지를 제공해 과거 식민지였던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가속할 것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이는 자국 수소폭탄 실험 계획에 쏟아질 세상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미국 역대 정부는 각국의 핵 프로그램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세계 우라늄·토륨 시장을 장악했다. 핵무기 확산의 위험에도 산유국들에까지 원자력 기반 시설 설치를 독려한 이면에는 석유를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미국이 집중적으로 원자력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자 원자력은 공포의 대상에서 욕망의 대상으로 전환됐다.각국 지도자들은 핵기술 이전을 최대화하고자 미국의 수사를 받아들이면서도 핵무기 비확산 문제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한다.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음에도 철저히 미국의 하위 파트너를 자처했고, 이스라엘은 미국의 비호하에 핵무기를 개발했다. 반면 이라크는 핵무기 개발을 철저히 숨기려고 했다. 평화적 핵기술은 잠재적인 핵무기 개발 기술이었다는 점에서 원자력은 결코 평화로운 적이 없었고 핵무기의 확산을 부추겼을 뿐이다. 기술 종속에 따른 신식민주의는 원자력 분야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수많은 개도국들이 핵기술을 채택했지만 전문성, 장비, 연료 측면에서 미국과 서유럽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1960년 프랑스는 첫 원폭 실험을 할 때 자국이 지배하는 알제리를 실험장으로 썼다.핵무기 보유 감시와 평화적 핵 사용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비판도 눈길을 끈다. IAEA는 개도국에서 수많은 프로그램에 착수했는데, 1960년대 들어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격렬하게 충돌했다. WHO 과학자들이 방사성 낙진의 위험에 대해 언급하자 IAEA는 WHO를 밀어내려 했다. IAEA는 방사선을 오염 물질로 묘사하는 어떠한 서사에도 단호하게 대항했고 방사선을 활용해 곡물 내 단백질량을 늘리는 등 원자력이 세상의 질병, 기근, 인구 과잉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음을 다양하게 홍보했다. 광범위한 회원국을 보유한 IAEA는 원자력이 가져올 ‘녹색 혁명’의 청사진을 과장해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기여했다.저자는 탈원전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다만 ‘평화적 원자력’이라는 약속이 수십년간 세계인의 공포와 야심을 유리하게 이용해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도구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결론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단순히 에너지 수요와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기술적 선택지로만 여기는 것은 지구적 핵 질서의 불신을 가리는 프레임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에서 원전 개발로 누가 이득을 볼지, 그에 따른 비용은 누가 어떻게 치를지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책이다.
  • 하토야마 전 총리가 진도 왜덕산 찾는 이유, 그리고 교토 귀무덤

    하토야마 전 총리가 진도 왜덕산 찾는 이유, 그리고 교토 귀무덤

    전남 해남군 화원반도에서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로 넘어가는 진도대교에서 아래를 보면 회오리치듯 물이 빨려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울돌목이다. 물이 돌아가면서 우는 길목이란 뜻이다. 넓은 곳은 1㎞남짓 되지만 좁은 곳은 300m도 채 되지 않는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다”고 했던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때인 1597년 음력으로 9월 16일 이곳에서 300여척의 왜군 함선을 물리쳐 명량대첩을 거뒀다. 대교를 건넌 뒤 왼쪽으로 차를 몰아 이순신장군대첩비 거쳐 30분쯤 달리면 고군면 내산리의 왜덕산(倭德山)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지명에 왜(倭) 자를 쓰는 일은 일종의 금기인데 어찌된 일일까? 명량해전에 패배해 전사한 왜군 수군의 숫자는 1만 4000명으로 짐작된다. 물이 빠지자 군내면 둔전리, 고군면 오류리와 연동리, 내산리, 원포리, 벌포리 개펄에 왜군 장수와 병사들의 주검이 떠밀려왔다. 진도 사람들은 ‘시체는 적이 아니다’며 수습해 묻어줬다. 일본 바다 쪽을 바라볼 수 있게 묻었다. ‘왜인들에게 덕을 베풀었다’는 뜻에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 철천지 원수를 품어준 행동이었으나 드러내지 않으려고 ‘와덕밭’이라 부르기도 했다. 내놓고 자랑할 일도 아니다 싶어 진도 사람들의 배려는 알음알음으로만 전해졌다. 그러다 2002년 삼별초 항전 흔적을 답사하던 박주언 진도문화원장에게 내동마을 이장이 무덤 얘기를 전했다. 원래는 100개가 넘었다 했는데 박 원장이 맨눈으로 확인한 왜인 무덤만 50개가 넘었다. 일본 수군(水軍) 연구자인 히구마 다케요시 히로시마수도대학 사회학과 교수가 2006년 진도를 답사하러 왔다가 이 얘기를 듣고 희생자들의 후손들에게 전했더니 곧바로 그 해 8월 15일 달려와 참배한 뒤 해마다 이곳을 찾는단다. 진도문화원은 왜인들이 안장된 왜덕산과 일본 교토의 귀(코)무덤(鼻塚)을 ‘하나의 전쟁 두 개의 무덤’이란 주제로 묶어 국제학술회의를 23~24일 연다. 사실 교토 무덤은 우리 선조들의 넓은 도량과 정반대의 취지로 만들어졌다. 24일 위령제에는 과거사를 속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참석해 추모사를 해 의미를 더한다. 두 나라의 역사인식을 공유하고 아픈 역사의 희생자를 위로하는 자리다. 두 나라는 여전히 군대 위안부와 강제징용 배상 해법 등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30분 동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현안을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원칙론에 합의한 것을 놓고 뒷말이 적지 않다. 굴욕이란 표현까지 등장한다. 두 무덤이 갖는 정반대의 취지는 오늘 두 나라 사이에서도 여전하다. 차이는 짚으면서도 공유할 가치를 찾아내며 현안 해결에 힘써나갔으면 좋겠다. 너무 서두르지 않으면서,
  • 985㎜ 폭우·초속 51m 강풍, 日열도 할퀴다

    985㎜ 폭우·초속 51m 강풍, 日열도 할퀴다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19일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기록적인 폭우와 강풍으로 2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최소 100명에 이르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의 영향으로 일본 남부 지역인 규슈섬 미야자키현에는 지난 15일부터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19일 오전 11시까지 강수량을 봤을 때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미야자키현 미사토초 난고 지역으로 강수량이 985㎜에 달했다. 미야자키시의 강수량은 678.5㎜였는데, 이는 9월 한 달간 강수량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한 달 동안 내릴 비가 약 5일 동안 쏟아진 것이다. 집중호우로 강물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전국 19개 광역자치단체에 있는 댐 123개에서 사전 방류가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홍수 피해를 막으려고 2020년부터 사전 방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는데, 이번 난마돌 대응을 위해 가장 많은 댐에서 물을 미리 배출했다. 그럼에도 이날 오전 11시 기준 히로시마현과 야마구치현 등 30여곳의 하천 관측소에서 강물이 범람 위험 수위를 넘었다. 강풍도 역대급이었다. 규슈섬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에서는 전날 오전 최대순간풍속이 50.9㎧에 달했는데 이는 달리던 트럭이 넘어질 정도의 강한 바람이다. 난마돌이 전날 오후 가고시마현에 상륙할 때 중심기압은 935헥토파스칼(h㎩)로 관측 사상 일본에 상륙한 태풍 중 네 번째로 낮았다.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태풍은 강해지는데 그만큼 난마돌이 강력한 태풍이었다는 이야기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난마돌에 대해 “책에서나 나올 법한 기록적인 태풍”이라고 밝혔다. 인명 피해도 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900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린 가운데 이날 후쿠오카현 나카마시에서는 피난 중으로 보이던 60대 남성이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돼 곧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농지에서도 수몰된 차 안에서 60대 남성이 구출됐지만 숨졌다. 이 밖에도 강풍으로 넘어지거나 깨진 창문 파편에 다치는 등 최소 100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규슈를 중심으로 신칸센 등 철도와 항공기 운행이 중단되고 정전과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난마돌 피해 상황 점검을 위해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늦췄다. 당초 19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로 했지만 20일 오전으로 일정을 바꿨다.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고흐를 매료시킨 동양의 비 그림/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고흐를 매료시킨 동양의 비 그림/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유난히 비가 많이 온 여름이다. 봄 가뭄이 극심해 인디언 기우제라도 지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빈말이 무색하다. 쏟아붓는 폭우로 물난리가 나고, 피해도 극심했는데 가을 초입에 들어선 지금도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한다. 이제는 태풍이 올라오는 때이니 더이상의 큰비는 사절하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안도 히로시게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ㆍ1797~1858)는 하급 사무라이 집안 출신으로 안도가 본래 성이다. 평화로운 시대의 무사란 별 쓸모가 없는 존재였으니, 그는 당시 일본에서 유행했던 우타가와 도요히로의 판화 공방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우타가와라는 성을 쓰게 됐다. 처음에 스승처럼 유명한 배우나 게이샤를 그리던 히로시게가 유명해진 것은 1832년 다이묘를 따라 도카이도(東海道)를 여행하고 남긴 우키요에 ‘도카이도 고주산쓰기’(東海道 五十三次) 덕분이었다. 에도와 교토를 잇는 도카이도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길이었는데, 히로시게는 자기가 다닌 길목의 명승과 숙소 53곳을 판화로 남겼다. 에도시대 일본은 지방의 다이묘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정기적으로 에도를 방문케 했는데, 이들은 이렇게 쇼군에게 충성을 보여 주어야 했다. 이들이 다니던 길이 이 도카이도였다. 점차 다이묘만이 아니라 신흥 상인 자본가들이나 여행객들도 많이 다니면서 유명해졌다.그의 원숙한 솜씨는 1857년에 만든 ‘다리 위의 소나기’에서 잘 드러난다. 장대 같은 빗줄기가 다리 위로 꽂히는 화면 하단의 오른쪽 위로 비스듬히 올라간 나무다리가 있고, 그 위로 비를 피해 급히 걸어가는 사람이 몇 있다. 우산을 쓰거나 삿갓을 쓰고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다. 아득한 건너편 기슭에는 어두운 먹으로 두루뭉술하게 형체를 뭉뚱그려 수묵화처럼 보이는 숲이 있다. 숲과 아래쪽에 펼쳐진 다리는 화면 전체를 엇비슷하게 삼등분으로 나누며 공간에 깊이감을 준다. 화면 중앙에 넓게 흘러가는 강물은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아랑곳하지 않는 묵묵한 자연을 보여 주는 듯하다. 밝은 갈색의 다리와 붉은색 난간을 제외하면 짙푸른 먹빛의 농담을 이용한 절제된 색감이 히로시게의 탁월한 감각을 그대로 드러낸다.색감만이 아니라 위에서 슬쩍 내려다보는 듯한 특이한 구도까지 더해 히로시게의 판화에 매료된 사람이 바로 고흐다. 그는 히로시게의 이 우키요에를 거의 본뜨다시피 그대로 옮겨 그렸다. 색과 구도, 필치가 아주 유사하면서 또한 다르다. 한쪽은 판화이고, 한쪽은 유화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두 사람이 사용한 붓과 물감의 차이이기도 하다. 액자 틀처럼 짙은 녹색을 칠한 테두리에 고흐는 정성껏 한자를 그렸다. 얼핏 보면 정말 한자 같아 보이고, 더러 읽을 수도 있지만, 글자를 알고 쓴 사람의 솜씨는 아니다. 이렇게 한자를 그린 사람이 고흐가 처음은 아니지만 중국이나 일본의 문물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었던 사람들이 여전히 많았음을 잘 보여 준다. 우키요에는 싸구려 채색목판화지만 서구에 자포니즘 열풍을 불러오기엔 충분했다.
  • [핵잼 사이언스] 통가 화산 폭발력,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핵폭탄도 넘어섰다

    [핵잼 사이언스] 통가 화산 폭발력,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핵폭탄도 넘어섰다

    지난 1월 분화한 해저화산인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이하 통가 화산)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핵폭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셰필드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올해 초 쓰나미를 촉발한 통가 화산의 폭발력이 61메가톤(Mt)에 달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전세계 기상관측소와 소셜 미디어에서 통가 화산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것으로 그 결과를 핵폭탄과 비교해 눈길을 끈다. 먼저 핵폭탄의 폭발력은 Mt 단위로 나타내는데 이는 TNT 폭약으로 쉽게 환산한 것이다. 곧 1Mt의 핵폭탄은 TNT 폭약 100만t의 폭발력을 의미한다. 연구팀이 추산한 통가 화산 61Mt의 폭발력은 인류 역사상 가장 수소폭탄이었던 ‘차르 봄바'(Tsar Bomba)를 넘어선다. 구소련이 지난 1961년 개발한 차르 봄바는 현재까지 성능 시험을 마친 것 중 가장 강력한 무기로 폭발력이 무려 50Mt에 달한다. 미국이 과거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 ‘리틀보이’ 보다 무려 3300배 이상 강한 수준. 연구를 이끈 샘 릭비 박사는 "통가 화산 폭발은 의심의 여지없이 지난 세기동안 발생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사건 중 하나였다"면서 "통가 화산은 규모 8.4의 지진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방출했고 압력파는 지구를 여러바퀴 돌았다"고 설명했다.실제 통가 화산 분화로 인한 여파는 세계 각국 연구진들에 의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당시 통가 화산 폭발로 올림픽 규격 수영장 5만8000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의 수증기가 성층권에 유입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화산이 폭발한 직후 12~53㎞ 대기층에 약 146테라그램(Tg·1Tg=1조g)에 달하는 수증기의 양이 확인됐는데 이는 성층권에 있던 수증기의 약 10%에 달한다. 또한 이 정도 수증기 양이면 일시적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양인 것으로 분석됐다.또한 앞서 랭글리 연구센터 측은 통가 화산 폭발로 인한 연기 기둥이 역대 가장 높은 지점인 58㎞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화산의 분화와 함께 생성되는 연기 기둥의 높이는 그 위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가 화산 분화 이전 최고 높은 연기 기둥은 지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뿜어냈으며 최대 35㎞로 측정됐다.  한편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 해역에 위치한 통가 화산은 지난 1월 15일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다. 분화 순간 터져 나온 화산재와 가스는 순식간에 반경 주위를 뒤덮었으며 수분 뒤 누쿠알로파를 비롯한 통가 일대는 1m가 넘는 쓰나미에 휩쓸렸다. 
  • [아하! 우주] 대왕고래 크기 소행성, 지구 스쳐갔다

    [아하! 우주] 대왕고래 크기 소행성, 지구 스쳐갔다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 지나갔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름 약 28m짜리 소행성 ‘2015 FF’가 12일 오후 5시 9분(한국시간)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곳을 지났다. 길이는 대왕고래와 비슷지난 2015년 처음 발견된 해당 소행성은 음속의 27배인 시속 3만 3000㎞의 속도로 지구에서 약 430만 ㎞ 떨어진 곳을 예상대로 통과했다.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보다 8배 떨어져 있지만, 천문학자들 관점에서 보면 코앞이라 할 수 있다. 앞서 NASA는 해당 소행성을 잠재적 위험 소행성(PHA)으로 분류했다. 다만 이번에 지구에 근접할 때 충돌할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소행성의 다음 방문 시기는 44년 뒤인 2066년 8월 19일이다. 잠재적 위험 소행성이 뭐길래NASA는 지구에서 약 1억 9300만㎞ 범위 안에 있는 천체를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근지구천체(NEO)로 정의한다. 또 지구 궤도와의 최소 교차 거리가 약 748만㎞ 이하이고 고속으로 이동하는 소행성은 잠재적 위험 소행성으로 분류한다. NASA는 소행성 충돌 최종 경보체계(ATLAS)를 통해 현재 2만 8000개가 넘는 소행성의 위치와 궤도를 추적중이다. 망원경 4기로 24시간마다 밤하늘 전체를 관측하는 ATLAS는 지난 2017년 첫 가동 이후 지금까지 근지구천체 700여 개, 혜성 66개를 찾아냈다. 그중 소행성 2개는 실제로 지구에 충돌했다. ‘2019 MO’는 푸에르토리코 남해안 앞바다에서 폭발했고, ‘2018 LA’는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경 인근 지역에 떨어졌지만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 100년 내 지구 위협할 소행성 없어 NASA는 지금까지 발견한 모든 근지구천체의 궤도를 추정했다. 그 결과 앞으로 100년 안에 지구를 위협할 소행성은 다행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각국의 우주 기관은 소행성 감시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놓친 위험한 소행성이 갑자기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7일 미국 버몬트주 상공에서 폭발한 볼링공 크기 소행성은 사전에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폭발 위력은 TNT 폭약 200㎏과 맞먹을 만큼 강력했다.이보다 앞서 2013년 러시아 중부 첼랴빈스크에서 공중 폭발한 소행성의 파괴력은 훨씬 더 컸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633배나 되는 에너지가 방출돼 근처 수많은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부상자도 1200명 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충돌은 대비해야만일 지구에 위협이 되는 소행성이 날아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상황이 현실이 되는 날을 대비하고자 각국 우주기관은 지구 방어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발사된 NASA 탐사선 다트(DART)의 주 임무는 오는 가을쯤 소행성 디디모스에 충돌해 그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 중국 역시 비슷한 임무를 계획 중이다. 창정 5호 로켓 23기를 소행성 베누를 향해 발사하겠다는 것이다. 베누는 2199년까지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으로 알려졌다.
  • 기시다, 각료 19명 중 14명 교체… 통일교 내쳤지만 아베파 품어

    기시다, 각료 19명 중 14명 교체… 통일교 내쳤지만 아베파 품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단행한 2차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의 핵심은 ‘안정’이었다. 각료 19명 가운데 14명을 교체했지만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우대하고 장관 경험이 있는 의원들을 재기용하는 등 기시다 총리가 장기 집권을 위해 개혁보다는 정권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임명된 각료 19명의 파벌을 보면 아베파(93명)와 3위 파벌인 아소파(49명)가 각각 4명, 2위인 모테기파(54명)와 4위인 기시다파(44명)가 각각 3명으로 파벌 간 균형을 맞췄다. 지난해 10월 기시다 1차 내각 출범 당시와 비교해 보면 아베파와 기시다파의 각료 수는 그대로였고 아소파는 1명 늘고 모테기파는 1명 줄었다.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아베파) 방위상과 하기우다 고이치(아베파) 경제산업상 등 14명의 각료가 교체됐다. 기시 방위상은 국가안전보장담당 총리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야시 요시마사(기시다파) 외무상과 마쓰노 히로카즈(아베파) 관방장관 등 5명의 각료는 유임됐다.새로 교체된 9명의 각료 가운데 5명은 과거 장관직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다. 무파벌인 하마다 야스카즈 전 방위상이 다시 방위상에 임명됐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이들을 2차 내각에 기용했다. 아베 전 총리의 ‘입’으로 활약했던 다카이치 사나에(무파벌)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경제안보담당상에, 고노 다로(아소파) 자민당 홍보본부장은 디지털상에 각각 임명됐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간부 인사도 균형에 초점을 뒀다. 아소 다로(아소파) 부총재, 모테기 도시미쓰(모테기파) 간사장은 유임됐다. 총무회장에는 엔도 도시아키(무파벌) 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모리야마파) 총무회장 대행을 배치하는 등 비주류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10월 31일 중의원 선거에 이어 지난달 10일 참의원 선거도 승리로 이끈 기시다 총리는 향후 3년간 대형 선거가 없어 별 탈 없이 집권이 가능하기에 이번 개각에서 본인만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물가 상승, 코로나19 확산, 아베 전 총리 국장 찬반 논란 등의 요인으로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자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또 기시다 총리는 일본 정치권과의 유착 관계로 사회적 비판이 큰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관련이 있는 각료 7명을 교체했다. 기시 방위상을 비롯해 스에마쓰 신스케 문부과학상, 하기우다 경제산업상 등이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하기우다는 당의 정책을 책임지는 핵심 보직인 정조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민당과 가정연합은 조직적인 관계가 없다”며 “(자민당 소속) 의원들에게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점검하고 엄정하게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 아베파 배려하고 통일교 쳐낸 기시다 2차 내각…장기집권 노린다

    아베파 배려하고 통일교 쳐낸 기시다 2차 내각…장기집권 노린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단행한 2차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의 핵심은 ‘안정’이었다. 각료 19명 가운데 14명을 대폭 교체했지만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우대하고 장관 경험이 있는 의원들을 재기용하는 등 기시다 총리가 장기 집권을 위해 개혁보다는 정권 안정에 방점을 두고 인사를 실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임명된 각료 19명의 파벌을 보면 아베파(93명)와 3위 파벌인 아소파(49명)가 각각 4명, 2위인 모테기파(54명)와 4위인 기시다파(44명)가 각각 3명으로 파벌 간 균형을 맞췄다. 지난해 10월 기시다 1차 내각 출범 당시와 비교해보면 아베파와 기시다파 각료 수는 그대로였고 아소파는 1명 늘고 모테기파는 1명 줄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아베파) 방위상과 하기우다 고이치(아베파) 경제산업상 등 14명의 각료가 교체됐다. 기시 방위상은 국가안전보장담당 총리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야시 요시마사(기시다파) 외무상과 마쓰노 히로카즈(아베파) 관방장관 등 5명의 각료는 유임됐다. 교체된 9명의 각료 가운데 5명은 과거 장관직을 경험해본 인물들이다. 무파벌인 하마다 야스카즈 전 방위상이 또 방위상에 임명됐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이들을 2차 내각에 기용했다. 아베 전 총리의 ‘입’으로 활약했던 다카이치 사나에(무파벌)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경제안보담당상에, 고노 다로(아소파) 자민당 홍보본부장은 디지털상에 각각 임명됐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간부 인사도 균형에 초점을 뒀다. 아소 다로(아소파) 부총재, 모테기 도시미쓰(모테기파) 간사장은 유임됐다. 총무회장에는 엔도 도시아키(무파벌) 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모리야마파) 총무회장 대행을 배치하는 등 비주류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10월 31일 중의원 선거에 이어 지난달 10일 참의원 선거도 승리로 이끈 기시다 총리가 향후 3년간 대형 국정 선거가 없어 별탈 없이 집권이 가능하기에 이번 개각에서 본인만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물가 상승, 코로나19 확산, 아베 전 총리 국장 반대로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자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정감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개각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후 최대급의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의 결속이 지금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또 기시다 총리는 일본 정치권과의 유착 관계로 사회적 비판이 큰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관련이 있던 각료 7명을 교체했다. 기시 방위상을 비롯해 스에마쓰 신스케 문부과학상, 하기우다 경제산업상 등이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하기우다는 당의 정책을 책임지는 핵심 보직인 정조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요미우리신문은 “하기우다의 임명은 아베파를 존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잡스 터틀넥’ 만든 日디자이너 미야케 잇세이 타계

    ‘잡스 터틀넥’ 만든 日디자이너 미야케 잇세이 타계

    주름 잡힌 플리츠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세이 미야케’ 브랜드를 만든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잇세이가 지난 5일 간세포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9일 요미우리신문이 밝혔다. 84세. 1938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 다마미술대학 졸업 후 1965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 기술과 디자인을 배웠다. 이후 기 라로쉬, 지방시 등의 보조 디자이너로 일한 뒤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1970년 미야케 디자인 사무소를 설립했고, 이듬해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를 출시했다. 그의 이름을 알린 건 플리츠 디자인이었다. 종이를 자르지 않고 접어 형태를 구현해 내는 일본의 전통 종이접기 기술(오리가미)을 이용한 이 디자인으로 미야케의 입지를 굳혔다. 요미우리신문은 “대표작인 ‘플리츠 플리즈’는 세밀한 주름 장식이 특징인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옷의 고정관념을 깨는 참신한 디자인으로 높이 평가돼 세계 각지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고 전시회도 열렸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항상 입었던 검은색 터틀넥의 디자이너도 미야케였다. 고인은 1999년 10월 자신의 브랜드를 후대에 넘겼지만 정력적으로 활동을 이어 갔다. 2007년 일본 최초의 디자인 뮤지엄인 ‘21_21 디자인 사이트’를 만들어 재생 섬유를 이용한 옷 만들기에 나섰다. 2009년에는 2차 세계대전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양친을 잃었던 과거를 밝히며 핵 폐기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2010년 일본에서 문화훈장, 2016년 프랑스에서 레지옹 도뇌르 3등 훈장을 각각 받았다. 
  • 오바마·마크롱·메르켈… 아베 인연들, 국장에 모일 듯

    오바마·마크롱·메르켈… 아베 인연들, 국장에 모일 듯

    다음달 27일 열리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은 다음달 27일 도쿄 지요다구의 부도칸에서 치러지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하는 방향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국장 전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도 각각 면담할 예정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경의와 조의를 나라 전체로 표현하는 국가 공식 행사로 개최하고 그 자리에 각국 대표를 초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전·현직 국가 수장은 아베 전 총리가 집권하던 당시 정상회담을 갖는 등 아베 전 총리와 인연이 깊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2차 세계대전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하면서 당시 아베 전 총리와 함께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헌화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아베 전 총리 국장에 참석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국장 참석자 수를 6000명으로 조정하고 있는데 이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국장 때와 비슷한 규모다. 한편 일본 정부가 아베 전 총리 국장 준비에 주력하는 가운데 국장 찬반 논란이 치열하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5~7일 유권자 103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 의견은 49%, 반대 의견은 46%로 나타났다. 아베 전 총리를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한 원한으로 이 종교와 관계가 있던 고인을 노렸고 이 종교가 일본 정치권과 유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정당과 국회의원이 가정연합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책임 있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87%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처럼 여론이 악화되자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대비 8% 포인트 급락한 57%를 기록했다.
  •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터틀넥 만든 ‘이세이 미야케’ 디자이너 별세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터틀넥 만든 ‘이세이 미야케’ 디자이너 별세

    주름 잡힌 플리츠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세이 미야케’ 브랜드를 만든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잇세이가 지난 5일 간세포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9일 요미우리신문이 밝혔다. 84세. 1938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 다마미술대학 졸업 후 1965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 기술과 디자인을 배웠다. 이후 기 라로쉬, 지방시 등의 보조 디자이너로 일한 뒤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1970년 미야케 디자인 사무소를 설립했고 이듬해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를 출시했다. 1973년에는 파리 컬렉션에 처음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의 이름을 알린 건 플리츠 디자인이었다. 종이를 자르지 않고 접어 형태를 구현해해는 일본의 전통 종이접기 기술(오리가미)을 이용한 이 디자인으로 미야케의 입지를 굳혔다. 요미우리신문은 “대표작인 ‘플리츠 플리즈’는 세밀한 주름 장식이 특징인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옷의 고정관념을 깨는 참신한 디자인으로 높이 평가돼 세계 각지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고 전시회도 열렸다”라고 평가했다.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항상 입었던 검은색 터틀넥의 디자이너도 미야케였다. 고인은 1999년 10월 자신의 브랜드를 후대에 넘겼지만 정력적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2007년 일본 최초의 디자인 뮤지엄인 ‘21_21 디자인 사이트’를 만들어 재생 섬유를 이용한 옷 만들기에 나섰다. 2009년에는 2차 세계대전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양친을 잃었던 과거를 밝히며 핵 폐기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2010년 일본에서는 문화훈장 2016년 프랑스에서는 레지옹 도뇌르 3등 훈장을 각각 받았다.
  • 아베 국장에 오바마도 마크롱도 메르켈도 간다

    아베 국장에 오바마도 마크롱도 메르켈도 간다

    다음달 27일 열리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한 데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다음달 27일 도쿄 지요다구의 부도칸에서 치러지는 아베 전 총리 국장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최종 검토하고 있다. 그들의 참석이 확정되면 국장 전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각각 면담할 예정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경의와 조의를 나라 전체로 표현하는 국가 공식 행사로 개최하고 그 자리에 각국 대표를 초대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전·현직 국가 수장은 아베 전 총리가 집권하던 당시 정상회담을 갖는 등 아베 전 총리와 인연이 깊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2차 세계대전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하면서 당시 아베 전 총리와 함께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헌화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아베 전 총리 국장에 참석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국장 참석자 수를 6000명으로 조정하고 있는데 이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국장 때와 비슷한 규모다. 일본 정부가 아베 전 총리 국장 준비에 주력하는 가운데 여전히 반대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최대 신문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5~7일 유권자 103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 의견은 49%, 반대 의견은 46%로 집계됐다. 아베 전 총리를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한 원한으로 이 종교와 관계가 있던 고인을 노렸고 이 종교가 일본 정치권과 유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정당과 국회의원이 가정연합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책임 있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87%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처럼 여론이 악화되자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대비 8% 포인트 급락한 57%로 나타났다.
  • [씨줄날줄] 잃어버린 핵무기/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잃어버린 핵무기/임병선 논설위원

    미사일 발사 시스템이 자리잡기 전에 미국과 옛소련은 비행기로 핵폭탄을 실어 날랐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와 9일 나가사키에 떨군 인류 최초와 두 번째 원자폭탄도 전폭기들이 운반했다. 보통 핵무기를 분실하면 ‘부러진 화살’(broken arrow)이라 부르며 회수 작전에 들어간다. 그런데 1950년대와 60년대 미국이 잃어버린 핵무기 셋은 지금도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 1958년 2월 5일 조지아주 타이비섬 상공을 날던 전투기 조종사는 안전한 착륙을 위해 핵폭탄을 떨궜다. 수면에 떨어지며 다행히 폭발하지 않았다. 숱하게 수색했지만 아직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965년 12월 5일 미국의 타이콘데로가급(級) 순양함에서 추락 사고로 전투기와 함께 사라진 B43 핵폭탄도 오키나와 근처 바다에 잠들어 있다. 1968년 5월 그린란드 툴레의 미군기지 화재 때 핵무기를 탑재한 비행기가 바다에 빠진 뒤 행방이 묘연하다. 1966년 1월 17일 스페인 팔로라메스 바다에서 벌어진 일은 더욱 놀랍다. 핵무기를 탑재한 두 대의 B47 폭격기가 비행훈련 도중 충돌해 네 개의 핵폭탄을 떨어뜨렸다. 셋은 지상에서 곧바로 회수한 반면 바다에 떨어진 하나는 각고의 노력 끝에 겨우 찾았다. 미국이 핵무기를 분실한 것은 적어도 32건, 세 건을 제외하고는 회수했다. 이런 사실은 1980년대 기밀 해제된 국방부 문서를 통해 알려졌다. 영국이나 프랑스, 중국, 특히 옛소련 사례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옛소련은 1986년 4만 5000개의 핵무기를 비축하고 있었는데 소련 붕괴 와중에 상당수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확인된 것은 잠수함 침몰처럼 도저히 감추지 못해 드러난 것들뿐이다. 1970년 4월 8일 대서양 비스케이만에서 에어컨 화재로 수장된 옛소련 K8 핵잠수함이 대표적이다. 4개의 핵어뢰가 탑재돼 있었다. 4년 뒤 K129 핵잠수함도 태평양에서 자취를 감췄다. 77년 전 일본에서의 핵 참화를 목도하고도 사람들은 핵무기를 관리하는 이들과 시스템이 여느 사람보다 똑똑하고 완벽할 것이라고 마음 편하게 믿는다. 하지만 그들도 실수하고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으며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 잃어버리고 위치도 모르는 미국 핵폭탄 적어도 셋, 옛소련은 “비밀”

    잃어버리고 위치도 모르는 미국 핵폭탄 적어도 셋, 옛소련은 “비밀”

    미국이 냉전이 기승을 부리던 1950년대와 60년대에 적어도 세 개의 핵폭탄을 잃어버렸는데 아직껏 정확한 위치조차 모른다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기사는 충격적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왜 이렇게 무책임하지? 질문들을 퍼부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무지했거나 관심이 너무 없었구나 하는 자괴감을 지울 수 없다. 1966년 1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스페인의 새우잡이 어민이 하늘에서 흰색 물체가 뭔가를 길게 드리우며 파도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 거의 같은 시간 근처 팔로라메스 항구의 주민들은 두 개의 거대한 불덩어리가 자신들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건물이 흔들렸고, 파편이 땅에 꽂혔다. 사람들의 신체 일부가 지상으로 떨어졌다. 그 뒤 몇주 동안 전 세계 신문은 끔찍한 사고를 풍문으로 전했다. 두 대의 미 군 B47 폭격기가 공중에서 충돌해 4개의 B28 열핵폭탄을 떨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세 개의 폭탄은 지상에서 재빨리 회수했는데 하나는 남동쪽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110만t의 TNT 폭발력과 1.1메가t의 위력을 갖춘 탄두를 찾기 위한 사냥이 시작됐다. 사실 이 사건은 핵무기를 분실한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보통 핵무기를 분실하면 ‘부러진 화살’(broken arrow)이라고 한다. 같은 제목의 영화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게는 최소 32건이 있었다. 실수로 떨어뜨리거나 비상상황에 투하한 다음 회수하곤 했다. 하지만 세 개의 미국 핵폭탄은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 1958년 2월 5일 조지아주 타이비 섬 근처에 떨어진 폭탄이 첫 번째였다. 조종사는 안전하게 착륙해야 한다며 기체의 무게를 덜기 위해 핵폭탄을 떨어뜨렸다. 두 번째 핵폭탄은 1965년 12월 5일 미 해군 순양함 티콘데로가 함상에에서 바다로 떨어뜨린 B43 열핵폭탄이었다. 세 번째는 1968년 5월 22일 그린란드 툴레의 미 공군기지에서다. 비행기에 화재가 발생했고, 승무원들은 탈출해야 했으며, 비행기는 핵무기를 탑재한 채 바다에 추락했다.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 센터의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프리 루이스는 “우리는 대부분 미국 사례에 대해 알고 있는데 전체 목록은 1980년대 미국 국방부의 기밀 해제가 이뤄졌을 때에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영국이나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완벽한 셈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소련의 핵 과거는 특히 흐릿한데 1986년 기준 4만 5000개의 핵무기를 비축하고 있었는데 국가가 핵폭탄을 분실하고도 회수하지 않은 건들이 제법 알려졌다. 미국과 달리 모두 잠수함에서 발생한 점이 특이하다. 해서 접근할 수는 없지만 해당 위치가 알려져 있는 건들이 있다. 1970년 4월 8일에 소련의 K8 원자력 잠수함이 대서양 북동쪽의 위험한 물길인 비스케이 만에서 잠수하는 동안 에어컨 시스템을 통해 화재가 확산됐다. 잠수함에는 4개의 핵어뢰가 탑재돼 있었고 곧바로 침몰했을 때 방사능 화물이 잔뜩 있었다. 1974년에도 소련의 K129 잠수함이 태평양에서 의문의 침몰을 했는데 세 개의 핵미사일이 탑재돼 있었다. 미국은 곧바로 회수하기 위한 비밀 작전(?)을 결정했는데 루이스는 “그 자체로 아주 미친 얘기였다”고 말했다. 조종사와 영화감독 등 다양한 활동으로 유명한 미국의 괴짜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가 갑자기 심해 채굴에 관심을 갖게 된 척했다. 루이스는 “사실은 심해 채굴이 아니라 해저까지 내려가 잠수함을 잡아 다시 들어올릴 수 있도록 작업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조리안(Azorian) 프로젝트였는데 불행히도 작동하지 않았다. 그 잠수함이 인양되는 과정에 부서져 버린 것이다. 물론 핵무기는 다시 바다 밑바닥으로 떨어져 녹슨 무덤에 갇혀 오늘날까지 그곳에 있을 것이다. 이따금 미국의 잃어버린 핵무기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1998년 퇴역 장교 데릭 듀크와 파트너가 40년 전 타이비 섬 근처에 떨어뜨린 폭탄을 찾아내겠다고 결심했다. 두 탐험가는 문제의 조종사와 수십년 동안 폭탄을 수색한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대서양 근처 바사우 만으로 수색 범위를 좁혀 몇년 동안 두 사람은 샅샅이 뒤졌고, 그들은 조종사가 지목한 지점에서 다른 곳보다 10배 많은 방사선 패치를 확인하고, 정부에 보고했다. 정부는 즉각 조사팀을 파견했는데 핵무기가 아니었고, 해저 광물에서 나온 방사선 영향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미국의 잃어버린 수소폭탄 3개와 소련 어뢰 다수가 바닷속에 잠들어 있다. 핵전쟁의 위험을 경고하는 묘비마냥 보전돼 있지만 대부분 잊혀지고 있다. 왜 우리는 이 모든 불량 무기를 아직도 찾지 못했을까? 폭발할 위험은 없을까? 그리고 우리는 그것들을 되찾을 수 있을까?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팔로마레스 폭탄 수색 과정을 장황하게 방송은 소개했다. ‘베이지안 추론’과 최첨단 심해잠수정 알빈(Alvin)을 이용하고 낚싯바늘을 이용해 폭탄을 들어올리는 작업을 했는데 실패를 거듭하다 마침내 성공했다. 잃어버린 세 개의 핵무기가 폭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9일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초기의 것으로 비키니섬 실험 당시에도 개발자들은 에너지의 연쇄 폭발 반응이 멈출 것이란 확신을 갖지 못했다. 그런데 1950년대와 60년대 사용된 차세대 핵무기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방사성 수소)를 포함해 수천 배 강력해졌지만 안전장치를 더욱 충실하게 보강했다. 해서 앞의 타이비 섬 상공 9144m 지점에서 B47 폭격기끼리 충돌한 뒤 넓은 지역을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켰는데도 핵분열 반응에 필요한 핵 물질을 무기 자체와 분리한 덕에 연쇄 폭발로 이어지지 않았다. 낙하산이 펼쳐져 지상이나 바다와 접촉할 때의 충격을 줄여준다. 나중에는 핵 장치가 활성화되지 않고 꺼지지 않도록 하는 ‘원포인트 안전’ 기능이 더해졌다. 하지만 항상 안전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안전 기능을 갖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1961년에도 B52 폭격기가 노스캐롤라이나주 골드즈버러 상공을 비행하다가 두 개의 핵무기를 지상에 떨어뜨렸다. 낙하산이 잘 펼쳐쳐 핵무기 하나는 비교적 손상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4개의 안전 장치 중 3개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1963년 기밀 해제된 문서를 통해 당시 국방장관은 “약간의 기회, 글자 그대로 두 개의 전선이 교차하지 못해 핵폭발을 피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다른 핵폭탄은 땅에 떨어졌고, 그곳에서 부서져 결국 들판에 묻혔다. 대다수 부품은 회수됐지만 우라늄을 함유한 부품 하나는 15m가 넘는 진흙 아래에 남아 공군은 주민들이 흙을 파내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 땅을 매입했다. 어떤 사건은 너무 놀라워 거의 꾸며낸 얘기처럼 들린다. 1965년 티콘데로 함상에서 A4E스카이호크가 B43 핵폭탄을 탑재한 채 비행기 엘리베이터에 잘못 앉혀졌다. 갑판원이 조종사에게 브레이크를 잡으라고 손을 휘저었다. 불행히도 중위였던 조종사는 수신호를 보지 못했고 필리핀해로 사라졌다. 오키나와 근처 수심 4900m 아래에 여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는 잃어버린 세 개의 핵폭탄을 끝내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눈으로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고, 블랙박스나 위성위치측정(GPS) 송신 장치가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 또 타이비 섬 수색 때처럼 방사능 스파이크를 찾는 것도 어렵다. 핵폭탄이 실제로 특별히 방사능을 띠지 않기 때문이다.1984년에는 또 다른 소련 핵잠수함 K-278 콤소몰레츠가 노르웨이의 바렌츠 해에서 침몰했다. K8과 마찬가지로 원자력 추진력을 갖고 있으며 핵어뢰 두 발을 탑재하고 있었다. 수십 년째 그 난파선은 북극해 1.7㎞ 아래에 누워 있다. 루이스에게 핵무기 분실 얘기는 그것들이 지닌 잠재적인 위험이 아니라 위험한 발명품을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해 겉보기에 정교해 보이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우리는 자신하지만 실은 취약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핵무기를 다루는 이들은 우리가 아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어떻게든 다르고 실수가 적거나 더 똑똑하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핵무기를 취급하는 조직이 다른 모든 인간 조직과 같아 실수를 저지르고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핵폭탄이 모두 회수된 팔로마레스에서도 토양은 여전히 재래식 폭발물로 터진 방사능으로 오염돼 있다. 토양의 표면을 삽으로 떠 넣은 미군 일부는 정체 모를 암에 걸렸다. 생존자들은 미국 보훈처 장관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는데 상당수가 70대 후반과 80대다. 루이스는 냉전 기간에 일어난 일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핵폭탄을 탑재한 비행기가 더 이상 비행 훈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는 핵잠수함이며, 오늘날에도 아찔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14척의 탄도미사일잠수함(SSBN)을 운용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4척을 운용하고 있다. 핵 억지력으로 작동하려면 이 잠수함들은 해상 작전 중 위치가 탐지되지 않아야 한다. 2018년에도 영국 군의 SSBN이 페리에 거의 부딪힐 뻔한 것을 비롯해 많은 사고가 일어났다. 핵무기를 잃어버리는 시대는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방송은 섬뜩한 경고로 마무리했다.
  • 유탄 맞은 아베파, 통일교 연관 인사… 개각 때 낙마 위기

    유탄 맞은 아베파, 통일교 연관 인사… 개각 때 낙마 위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 실시하는 개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배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자폭탄 전몰자 77주기 위령식·평화기념식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에서 “나 자신은 해당 단체(통일교 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각에 새로 지명되는 각료뿐만 아니라 현 각료와 부대신(차관) 등도 포함해 해당 단체와의 관계를 확실히 점검해 그 결과를 밝히게 하고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적절한 형태로 재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여야 관계없이 정치권과 가정연합의 연관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으로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범행 동기로 어머니가 가정연합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고 가정연합 관계자를 암살하기 어려워 이와 관계가 있던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진술했다. 이후 가정연합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가정연합과 연관이 있는 정치인들이 폭로됐는데 상당수가 아베파에 속했다. 현직 각료 중에는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을 비롯해 스에마쓰 신스케 문부과학상, 아베 전 총리의 핵심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등이다. 정치권과 가정연합의 연관성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를 등용하기는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자민당 내 4위 파벌 수장이자 보수 온건파인 기시다 총리가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보수 강경파인 아베 전 총리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베 전 총리가 아베파를 완전히 배제하면 최대 파벌의 불만이 폭발해 당내 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NHK는 “기시다 총리가 아소 다로 부총재(3위 아소파),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2위 모테기파)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아베파)은 유임시키면서 정권의 골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기시다 “나와 통일교는 관계없어”…10일 日 개각 때 아베파 물 먹나

    기시다 “나와 통일교는 관계없어”…10일 日 개각 때 아베파 물 먹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 실시하는 개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배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자폭탄 전몰자 77주기 위령식·평화기념식 참석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개각 때 일본 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이하 가정연합)와의 관계를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는 “나 자신은 해당 단체(가정연합)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각에 새로 지명되는 각료뿐만 아니라 현 각료와 부대신(차관) 등도 포함해 해당 단체와의 관계를 확실히 점검해 그 결과를 밝히게 하고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적절한 형태로 재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여야 관계없이 정치권과 가정연합의 연관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으로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범행 동기로 어머니가 가정연합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고 가정연합 관계자를 암살하기 어려워 이와 관계가 있던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진술했다. 이후 가정연합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가정연합과 연관이 있는 정치인들이 폭로됐는데 상당수가 아베파에 속했다. 현재 기시다 내각에 있는 4명의 아베파 각료 가운데 3명은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인정했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을 비롯해 스에마쓰 신스케 문부과학상, 아베 전 총리의 핵심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등이다. 이 가운데 기시 방위상은 건강 문제 등도 있어 물러나는 게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아베 전 총리의 비서관 출신인 이노우에 요시유키 참의원은 가정연합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시모무라 하쿠분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문부과학상 재직 시절인 2015년 통일교의 명칭을 가정연합으로 바꿀 수 있도록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아베파 소속이다.정치권과 가정연합의 연관성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를 등용하기는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자민당 내 4위 파벌 수장이자 보수 온건파인 기시다 총리가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보수 강경파인 아베 전 총리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도록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개각 일정이 나오자 아베파 내에는 ‘가정연합과 관련된 의원은 인사에서 제외되는데 아베파에 이런 의원들이 많아 기시다 총리가 어려움 없이 아베파를 제외하고 세력을 약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밝혔다. 다만 아베 전 총리가 후계자를 키우지 않아 흔들리고 있는 아베파를 완전히 배제하면 최대 파벌의 불만이 폭발해 당내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어 이점을 고려해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NHK는 “기시다 총리가 아소 다로 부총재(3위 아소파),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2위 모테기파)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아베파)은 유임시키면서 정권의 골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겨울잠 자는 곰에게 근위축 막는 법 배운다

    겨울잠 자는 곰에게 근위축 막는 법 배운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영화사에 남을 걸작으로 1968년 개봉 이후 지금까지도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당시 기준으로 놀라운 시각적 효과와 우주여행이 가능해진 미래 사회의 모습, 그리고 묵직한 철학적 주제가 어우러진 걸작이었다. 이 영화에서 놀라운 묘사 중 하나는 다람쥐나 곰처럼 동면을 통해 긴 여정을 이겨내는 우주인의 모습이다. 아주 긴 우주여행 동안 겨울잠을 잘 수 있다면 우주인이 먹고 마시는 데 필요한 상당한 양의 식량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인공 동면을 통해 대사 과정을 거의 멈출 수 있다면 암이나 다른 심각한 질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말기 환자들의 수명을 늘려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될 때까지 버틸 수 있다. 따라서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이 인공 동면에 시도했지만, 인간 같은 대형 포유류의 인공 동면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사실 대형 포유류 가운데서는 곰만 체온과 대사 활동을 낮춰 장시간 겨울잠을 잘 수 있다. 과학자들은 곰이 겨울잠을 잘 수 있는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태다. 일본 히로시마 대학 및 홋카이도 대학의 과학자들은 좀 다른 관점에서 곰의 겨울잠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도 곰의 근육량의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건강한 사람도 몇 주만 침상 생활을 하면 근육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과 달리 곰은 최장 7개월 동안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알기 위해 흑곰의 혈장을 확보해 연구했다. 연구팀은 겨울잠 도중에 얻은 곰의 혈장과 여름철에 얻은 곰의 혈장에 사람의 근육 세포를 넣고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겨울잠을 자는 곰의 혈장에서 배양한 사람 근육 세포의 단백질 합성이 훨씬 활발하게 일어났다. 연구팀은 MuRF1라는 단백질이 그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단백질은 사용하지 않는 근육에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역할을 하는 데 곰의 혈장에 이를 억제하는 물질이 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전을 좀 더 규명해 근위축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면 장시간 침상에서 생활해야 하는 만성 질환자나 근육이 심각하게 감소하는 희귀 질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곰의 근육량 유지 비결을 알아내면 우주 비행사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 뼈와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우주 비행사처럼 장시간 우주비행을 하는 경우 근위축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영화에서는 인공 중력을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하지만, 실제 우주선에서는 지구 수준의 인공 중력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골밀도와 근육량을 유지할 방법이 필요하다. 앞으로 우주 여행에서 곰의 지혜를 빌릴 수 있을지 후속 연구가 주목된다.
  • 5만년 전 충돌… 1400메가톤급 폭발, 섭리에 전율하다

    5만년 전 충돌… 1400메가톤급 폭발, 섭리에 전율하다

    대략 5만년 전. 빙하기 끝자락의 어느 날. 경남 합천에 살던 구석기인들은 아마 하늘에서 불기둥이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을 것이다. 지름이 200m나 되는 거대한 운석이 날아와 지표면과 충돌했으니 말이다. 땅은 순식간에 불구덩이가 됐을 테고, 하늘은 잿빛 먼지구름으로 뒤덮였을 것이다. 지구 최후의 날 ‘둠스데이’가 꼭 이런 모습이겠지. 시간이 흘러 불구덩이는 거대한 분지가 됐고, 사람들이 정착해 살면서 비옥한 땅으로 변했다. 바로 ‘운석충돌관광지’로 이름을 얻고 있는 합천 초계분지다. 나라 안에 화채 그릇 모양의 분지가 두 곳 있다. 강원 양구의 펀치볼과 합천 초계분지다. 두 곳 모두 거대한 분화구 형태를 하고 있는 건 같지만, 형성 과정은 전혀 다르다. 펀치볼은 오랜 기간 차별침식으로 형성됐다는 게 정설이다. 반면 초계분지는 차별침식설, 운석충돌설 등 몇몇 견해로 갈렸다. 논란이 사그라든 건 2020년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땅속 142m까지 시추해 얻은 암석 기둥에서 운석충돌의 직접 증거를 찾아낸 것이다.공식적으로 확인된 운석충돌구는 전 세계 200여곳이라고 한다. 한반도에선 최초, 극동 지역에선 중국 랴오닝성의 슈옌(岫岩)에 이어 두 번째다. 슈옌 운석구가 지름 1.5㎞ 정도인 것에 견줘 초계분지는 동서 약 8㎞, 남북 약 5㎞로 몇 배 더 크다. 충돌 당시 폭발력은 약 1400Mt(메가톤)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5~16kt(킬로톤)이었다는 일본 히로시마 원폭의 약 8만 7500~9만 3400배에 달하는 규모다. 충돌 이후로도 운석구는 수만년 동안 호수 형태로 남았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 물길이 열리며 담수가 모두 빠져나가고 지금과 같은 분지가 됐다. 초계분지의 거대한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대암산이다. 정상(591m) 부근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서면 초계분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풍경이다. 대암산 활공장까지는 초계면 원당마을이나 반대편 대양면 장지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오를 수 있다. 원당마을 쪽은 승용차로도 오를 만한데, 장지마을 쪽은 도로 폭이 좁고 급경사 구간이 있어 사륜구동 차량으로 올라야 한다. 두 마을을 각각 진·출입로로 정하고 임도를 일방통행으로 운용하면 좀더 안전하고 수월하게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까지 초계분지를 즐길 만한 관광 시설은 종전의 활공장이 거의 전부다. 이제 막 태동한 관광지라 그렇다. 초계분지는 여름철 ‘은하수 맛집’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운석이 만든 분지 위로 은하수가 펼쳐지는 모습은 얼마나 낭만적일까. 황매산, 황계폭포 등 익히 알려진 ‘은하수 맛집’과 묶어 홍보한다면 합천의 효자 관광지로 떠오르지 싶다.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만한 합천의 여행지를 몇 곳 덧붙이자. 황매산은 산정의 기온이 평지보다 10도 가까이 낮아 피서지로 그만이다. 황매산 정상에 최근 전기 카트 두 대가 배치됐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너른 황매평원 일대를 수월하게 돌아볼 수 있다. 시범 운용 중이어서 현재까지는 일반인도 신청만 하면 탑승할 수 있다. 황매평원 아래에도 오토캠핑장 등 각종 시설이 잘 조성돼 있다. 합천을 관통하는 황강은 너른 모래밭에서 ‘강수욕’을 즐기기 딱 좋다. 오는 7일까지 합천바캉스축제도 열린다. 카누 등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나무 보트를 타고 함벽루 일대를 두둥실 떠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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