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천명 파장] 北 ‘핵클럽’ 기정사실화
“과학연구 부문에서는 앞으로 안전성이 철저히 담보된 핵시험을 하게 된다. 핵억제력 확보의 필수적인 공정(工程)상 요구인 핵시험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3일 핵실험 성명에서 사용한 용어들은 핵클럽 국가들의 주장을 모방한 것으로, 핵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핵클럽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을 지칭하는 것으로,1974년과 1998년 원폭실험에 각각 성공한 인도와 파키스탄도 핵클럽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북한이 핵 실험에 성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북한의 발언과 외교력 등 위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4일 “핵 보유만으로 재래식 군사력의 우열은 무의미해진다.”며 “핵은 일거에 약소국을 강대국으로 만드는 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성명에서 언급된 ‘공정상 요구’는 이미 개발된 핵탄두의 실효성과 안전성 측정을 뜻한다. 핵클럽 국가들이 핵실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주장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핵실험은 주로 신형 핵탄두를 개발하거나 기존 핵탄두를 개량할 때 필요하다. 또 이미 생산돼 저장, 배치된 핵탄두에 미묘한 설계결함이나 부품결함이 발견되는 경우와 노후 핵탄두의 성능 확인을 위해 핵실험을 하는 경우도 있다. 북한이 내세운 ‘공정상 요구’는 이미 개발한 핵무기의 성능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선언했지만 선행과정인 핵실험을 하지 않은 만큼 적당한 기회를 봐서 제조된 핵무기의 성능을 검증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핵무기를 확보하는데 핵실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부식이나 부품결함은 정기적 측정이 가능하며 발견되면 제조 설명서대로 교체, 재조립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핵실험을 거치지 않은 채 1945년 히로시마에 우라늄탄을 투하한 바가 있다. 또 안전성 시험이 필요하다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양의 표본추출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수십 차례의 핵실험이 요구된다고 한다. 한 두 번의 실험으로 신뢰성을 검증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소규모 플루토늄 핵무기 1개를 생산하는 데만 1억 9000∼4억 9000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 점으로 미뤄,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이 정도의 실험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