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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사상 첫 금자탑

    축구는 골로 말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공격수가 돋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비수도 승리를 위한 밀알이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지만 전방보다 더 많은 체력과 집중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초롱이’ 이영표(30·토트넘 홋스퍼)가 값진 기념비를 세웠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처음으로 정규리그 통산 50회 출장을 달성한 것.5일 영국 런던 업턴 파크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시즌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다. 이영표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와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팀은 먼저 2골을 내줬으나 후반에 4골을 몰아치며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12승6무11패(승점 42)로 8위가 됐다. 이영표는 2005년 9월10일 안방인 화이트하트레인 경기장 열린 리버풀전을 통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던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서 한솥밥을 먹던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약 한 달 늦은 시점이었다. 한국인 2호 프리미어리거였으나 50경기 출장은 그가 먼저 달성한 셈. 지난해 하반기에 부상으로 약 3개월 공백이 있었던 박지성은 현재 정규리그 45경기를 소화했다. 이영표가 정규리그,FA컵, 칼링컵, 유럽클럽대항전 등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소화한 경기는 모두 56경기로 박지성이 맨유 소속으로 뛴 60경기보다 4경기가 적다. 수비수인 이영표를 공격수인 박지성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정규리그 50경기 가운데 49차례나 선발(박지성은 14회 선발)로 나왔다는 점이 빛난다. 운동량이 많고 거칠기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라 더욱 그렇다. 이영표 또한 부상 못지않은 시련이 있었다. 지난해 가을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 이적 파동 이후 약 40일 동안 벤치에 머무르며 마음 고생이 심했다. 더욱이 베누아 아소 에코토와 파스칼 심봉다 등 포지션 경쟁자들이 등장,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이영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묵묵히 자리를 지켰고, 최근 FA컵 경기를 포함해 4경기 연속 선발 출장, 풀타임을 뛰며 주전을 재차 굳혀가고 있다. 잦은 공격 가담에도 2005년 12월 미들즈브러전에서 어시스트 1개를 낚은 것을 제외하곤 공격포인트가 없는 게 아쉬운 점이다. 이영표는 웨스트햄전이 끝난 뒤 “이제 프리미어리그가 어떻게 축구를 하고 어떤 방식으로 리그가 진행되는지 깨닫고 있다. 그런 것들이 내게 운동을 하는 데 상당히 편하게 다가온다.”면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욱 MBC ESPN 해설위원은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으면서도 묵묵히 뛰어온 결과”라면서 “특히 이적 파동을 겪으며 경쟁자들에게 밀렸는데도 다시 주전을 꿰찬 것은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는 반증으로 다른 선수들의 귀감”이라고 평가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히딩크 탈세 유죄… 감옥행은 모면

    거스 히딩크(61)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탈세 혐의로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받았다. 네덜란드 남부 덴보시 법원은 27일 세금 탈루 혐의로 징역 10개월이 구형된 히딩크 감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와 벌금 4만 5000유로(5589만원)를 선고했다. 법원은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 직전 한국에서 벌어들인 광고 수입과 인세에 대한 세금 탈루는 무혐의 처리했다. 히딩크는 실형을 모면했지만 그동안 줄곧 부인해온 탈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국제 축구계에서 쌓아온 명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앞서 네덜란드 검찰은 히딩크가 한·일월드컵 직후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벨기에 아셀에 집을 얻어 140만유로(17억원)의 세금을 탈루했고,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벌어들인 광고 수입과 인세를 실제보다 적게 신고했다고 기소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는 법원이 한국에서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형량이 가벼워졌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으나 히딩크의 변호사는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히딩크측은 세금을 탈루할 의도가 없었고 설사 그런 부분이 있었더라도 행정적인 착오일 뿐이라고 항변하면서 검찰이 적법하지 못한 도청 등의 방법으로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고 음모론을 제기해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축구종가 무너지나

    ‘종가는 몰락하는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8일 안방인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스페인과의 A매치에서 후반 18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게 일격을 당해 0-1로 무릎을 꿇었다.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최근 4경기에서 한번도 승리하지 못하고 부진에 허덕였다. 유로2008 G조 예선에서 마케도니아와 비겼고 크로아티아에는 패배를 당했다. 네덜란드와 1-1로 비기면서 넣은 한 골이 4경기 중 유일한 득점. 웨인 루니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잉글랜드는 숀 라이트 필립스와 키어런 다이어, 피터 크라우치가 공세를 펴며 2004년 마드리드에서 당했던 0-1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혼신을 다했지만 카를로스 푸욜이 지휘하는 스페인의 포백 수비를 뚫지 못했다. FC 바르셀로나의 신예 이니에스타는 다비드 비야의 크로스를 받아 20m 중거리 슛을 꽂아넣어 종주국에 쓰라린 패배를 안겼다. ‘늙은 수탉’ 프랑스 역시 아트사커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생드니 스타디움에서 7만 9000여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도 아르헨티나에 0-1로 졌다. 전반 15분 하비에르 사네티와 2대1 패스로 기회를 잡은 에르난 크레스포의 슛을 프랑스 수문장 그레고리 쿠페가 쳐내자 하비에르 사비올라가 뛰어들며 되차 넣었다. 사비올라의 A매치 11득점째. 새로 아르헨티나 지휘봉을 잡은 알피오 바실레 감독은 브라질과 스페인에 패배를 당한 뒤 독일월드컵 준우승국 프랑스를 상대로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는 1986년 0-2 패배를 21년 만에 되갚은 것.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프랑크 리베리 삼각편대가 동점골을 뽑기 위해 파상 공세를 폈지만 107번째 A매치에 출전한 베테랑 수비수 로베르토 아얄라의 빗장이 더 강했다. ‘전차군단’ 독일은 케빈 쿠라니, 마리오 고메스, 토르스텐 프링스의 연속골로 스위스를 3-1로 제압했다. 네덜란드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를 4-1로 완파했다. 네덜란드 검찰로부터 탈세 혐의로 징역 10월을 구형받은 히딩크는 성적에 대한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탈세혐의 히딩크 징역 10월 구형

    네덜란드 검찰이 탈세 혐의로 기소된 거스 히딩크(61)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고 네덜란드 신문 ‘텔레흐라프’가 7일 보도했다.
  • 지구촌 ‘축구 빅뱅’

    ‘히딩크, 러시아 병정 이끌고 조국 네덜란드 공략’ 이번 주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새해 첫 A매치 주간. 지난 4일부터 지구촌이 축구 열기에 휩싸였다. 모두 42경기가 치러지는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빅매치는 8일 새벽에 몰렸다. 국내 팬으로서는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견인차 거스 히딩크 감독의 러시아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상대로 펼치는 승부가 관심이 아닐 수 없다.1995년 네덜란드 사령탑을 맡으며 A매치에 등장한 히딩크는 이후 한국(01∼02년)과 호주(05∼06년), 러시아(06년∼현재)로 지휘봉을 바꿔 잡으며 ‘히딩크 마법’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다른 나라 대표팀 감독으로 조국 네덜란드와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해 독일월드컵에 앞서 호주대표팀을 이끌고 네덜란드와 평가전을 펼쳐 1-1로 비겼다. 호주의 월드컵 16강 돌풍을 예고한 셈. 러시아는 8일 새벽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와 맞붙는다. 유로92 이후 15년 만이며 옛 소련 시절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는 역대 전적에서 2승2무3패로 네덜란드에 뒤져 있다.FIFA 랭킹에서도 러시아(24위)가 네덜란드(7위)에 훨씬 처진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번(첼시),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 에드윈 판 데르 사르(맨유) 등이 잇단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때문에 히딩크가 또 마법을 발휘할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종가’ 잉글랜드(6위)도 안방 맨체스터에서 ‘무적 함대’ 스페인(12위)과 충돌한다. 역대 전적에서 11승3무6패로 잉글랜드가 앞선다. 하지만 1980년 이전에 쌓은 승수가 많다.2004년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붙었을 때 잉글랜드 흑인선수에 대해 스페인팬이 인종차별 구호를 외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0-1로 졌던 잉글랜드로서는 복수전인 셈. 하지만 잉글랜드는 웨인 루니(맨유)가 등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해 스페인의 샛별 페르난도 토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영건 대결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는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와 사비 알론소(스페인)의 미드필더 대결도 관전 포인트. 독일월드컵 준우승팀 프랑스(4위)는 파리 외곽 생드니 경기장으로 브라질(1위)과 함께 남미축구 ‘양대 산맥’인 아르헨티나(3위)를 불러들여 새해 첫 A매치를 치른다.1986년 파리에서 친선전을 벌인 이후 무려 21년 만의 격돌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4승3무2패로 앞선다. 지네딘 지단의 은퇴 이후 티에리 앙리(아스널) 체제로 개편된 프랑스와 에르난 크레스포(인터밀란), 하비에르 사비올라(FC바르셀로나) 등이 신구 조화를 이룬 아르헨티나의 대결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주말 라이언 킹 포효하나

    이동국(28·미들즈브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은 ‘본 투 골’ 티에리 앙리(30·아스널)와의 맞대결로 꾸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렛 사우스게이트 미들즈브러 감독은 3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동국의 컨디션을 점검한 뒤,4일 열리는 아스널과의 홈경기 투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홈페이지는 또 이날 밤 11시 구단 훈련장인 록리프 파크에서 공식 입단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지난주 훈련장에서 지켜봤을 때 테스트 결과가 매우 좋았다.”면서도 “입단 절차 때문에 한 주 쉬었고 장시간 비행으로 쌓인 피로가 얼마나 풀렸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겪은 바로는 한국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뛰어났다.”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직전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로 한국을 찾아 ‘히딩크호’와 평가전에 나선 경험이 있다. 홈페이지도 이날 35명 선수 리스트에 이동국을 등번호 18번의 스트라이커로 등록하는 한편, 경기 감각만 살아있다면 아스널전에 나설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데뷔전이 10일 예정된 ‘로만 제국’ 첼시와의 원정 경기로 늦춰질 수도 있다. 어찌됐건 컨디션이 좋다는 것만 입증한다면 이동국으로서는 축구 종가 명문과의 승부를 통해 화려한 신고식을 치를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한편 31일 포츠머스와 0-0으로 비긴 미들즈브러는 8승7무10패(승점 31)로 블랙번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10위에 올랐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동국 미들즈브러 입단… 축구인생 ‘4전5기’

    ‘라이언 킹’ 이동국(28)이 축구 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사자후를 토하게 됐다. 포항 스틸러스는 23일 “이동국의 미들즈브러 이적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들즈브러와 이적료를 놓고 씨름했던 포항은 이번에 이적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동국이 국내로 복귀할 경우 반드시 포항으로 돌아와야 하고, 이때 이적료를 내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만약 K-리그가 아닌 다른 해외 구단으로 옮길 때 생기는 이적료는 포항과 미들즈브러가 절반씩 나눠 갖기로 했다. 이로써 이동국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레딩)에 이어 네번째 태극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정통 스트라이커로는 그가 처음이다. 취업 비자 발급에 차질이 없다면 이르면 새달 초 데뷔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호주국가대표팀 주장 마크 비두카(32)나, 나이지리아 출신 아예그베니 야쿠부(25)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동국의 프리미어리그 입성은 잇단 역경을 떨치고 일궈낸 것이라 더욱 값지다.1998년 포철공고를 졸업하자마자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K-리그 인기를 끌어올렸고, 같은 해 역대 최연소로 프랑스월드컵에 나섰다.19세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선 5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출전과 같은 해 아시안컵 득점왕(6골) 등 그의 시작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2001년 첫 시련이 찾아왔다. 이동국은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에 임대되며 첫 해외 진출을 하게 된다. 하지만 “유럽에서 성공해 2002년 한·일월드컵에 기여하겠다.”던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무릎 부상 등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린데다 병역 문제까지 겹쳐 6개월 동안 8경기 출전에 무득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국내로 돌아와야 했다. 2002년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 낙점을 받지 못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아시안게임에 도전했으나 동메달에 그쳐 병역특례 꿈마저 물거품이 됐다. 이후 이동국은 스스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렀다.”고 언급한 광주 상무에서 절치부심했다.2004년 아시안컵에서 4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노래했다. 이후 본프레레호와 아드보카트호를 거치며 간판 스트라이커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지난해 K-리그 개막 초기 7경기에서 6골을 몰아쳤다. 누구도 8년만의 월드컵 무대 복귀를 의심하지 않았다. 찬사가 이어질수록 “황태자라는 이야기는 독일월드컵을 잘 치르고 난 뒤 듣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던 그는 4월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다시 한 번 눈물을 뿌렸다.7개월 동안 수술과 재활 치료를 받고 그라운드에 돌아왔고,K-리그 복귀 2경기만에 골을 터뜨려 박수를 받았다. 이제 잉글랜드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할 이동국이 결코 좌절하지 않는 ‘라이언 킹’의 모습을 이어갈지 자못 기대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K리그 구단들의 ‘반기’

    프로축구 K-리그 전 구단이 올림픽대표팀 선수 차출에 불응하겠다고 결의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4개 프로구단 단장들은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개최된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21일 개막되는 카타르 8개국 올림픽대표 초청축구대회에 소속 선수들을 일절 내보내지 않기로 결의했다.이에 따라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16일까지 특단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날 밤 10시35분 카타르행 비행기에 아마추어 선수들만 태워 떠나야할 상황에 몰렸다. 이같은 파국에 이르게 된 데는 ‘히딩크 신화’에만 젖어 프로 선수들을 ‘곶감 빼먹듯’ 차출하는 협회의 일방적인 행태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다.2005년(본프레레호)과 지난해(아드보카트호) 연초에도 대표팀은 전지훈련을 다니면서 프로팀들이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유일한 기회인 동계훈련을 ‘반쪽짜리’로 만들어버렸다. 한 구단 단장은 “선진적인 프로구단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홍역”이라고 이번 사태의 의미를 함축했다. 그는 “협회가 K-리그 단장들과 선수 차출 문제에 대해 합의한 내용이 있는데 스스로 어기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단장이 “협회는 항상 ‘이번만….’이라고 했지만 대회가 끝나면 딴소리였다.”고 항변한 것도 그만큼 협회에 대한 앙금이 쌓여있었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11월 이란에서 열린 아시안컵 축구 예선전 원정을 앞두고는 베어벡 감독과 성남, 수원 두 구단이 힘겨루기를 하다 한밤중 선수들이 대표팀 소집에 응하는 소동을 빚었다. 베어벡 감독은 이때 어렵게 데려간 김두현(성남)을 정작 경기에 내보내지 않아 구단들의 감정을 악화시켰다. 축구협회는 또 지난해 11월 베어벡 감독이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협력하면서 구단들이 카타르 대회에 힘을 보태기로 구두합의했다고 주장하지만 구단들은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카타르 대회는 월드컵, 올림픽과 달리 강제차출 규정이 없고 구단과 합의될 경우에만 72시간 전 선수를 소집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구단들의 단호한 대응에 축구협회는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김호곤 협회 전무이사는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전력 점검 차원에서도 카타르 대회 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16일 오전 11시 열리는 프로축구연맹 대의원 총회에서 원만한 타협을 호소했다. 막후 설득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축구계 안팎에선 어떤 식으로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지든 다시는 대표선수 차출을 앞두고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도록 큰 틀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협회도 ‘국가 대사’만 내세우기보다 명확한 원칙을 세워야 하고 구단들도 힘겨루기보다 상생의 지혜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온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박지성, 시즌 첫 골 ‘당당한 주연’

    “첫 골이 터지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14일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경기에서 고대하던 시즌 첫 골은 물론, 첫 도움까지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결정적으로 이끈 ‘신형 엔진’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자신감을 가장 큰 소득으로 꼽았다.“경기 내용이나 결과 모두 만족한다.”고 입을 연 그는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향후 경기하는 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반 20분 루이 사아와 교체될 때 7만 6000여 관중이 기립 박수를 보낸 데 대해 “박수를 받을 때마다 너무 감사하다.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만점인 평점 8을 매겼고 AFP통신도 ‘박지성이 가장 빛났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동안 박지성은 4개월여 부상 공백에서 돌아와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마무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일 뉴캐슬 전에선 골대를 맞히는 등 운마저 따르지 않아 스스로도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날 활약은 이런 우려와 조바심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도 “박지성과 마이클 캐릭이 득점에 성공한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이제 맨유 주전 가운데 이번 시즌 골맛을 보지 못한 선수는 베테랑 측면 수비수 개리 네빌만 남게 됐고 맨유와 맞닥뜨린 팀들은 한층 다양해진 공격 루트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박지성으로선 사아, 캐릭, 라이언 긱스, 대런 플레처 등과 주전 경쟁에서 한결 홀가분한 입장에 서게 됐다. 맨유의 3득점 모두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박지성은 전반 11분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대각선 슈팅을 시도, 최종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지체없이 뛰어들며 되받아 차넣어 골문을 열었다. 지난해 4월10일 아스널전 이후 9개월여 만의 골 맛이며 영국 진출 이후 세번째 골(지난해 2월 풀럼 전에서의 골은 자책골로 처리). 2분 뒤에는 캐릭의 맨유 입단 첫 골을 도왔다. 전반 35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리그 13호 헤딩골 역시 박지성이 상대 수비수로부터 공을 가로채면서 시작됐다. 박지성의 패스를 캐릭이 크로스로 호날두의 머리에 올려준 것. 한편 박지성은 다음달 7일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대해 “시차적응이 필요 없어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첼시행 가능성에 대해선 “히딩크 감독님이 오더라도 난 맨유를 떠날 생각이 없다. 당연히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인상을 주고 있는 ‘저격수’ 설기현(28·레딩)은 이날 밤 열린 에버턴 원정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돼 결장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첼시 구단주 “히딩크 와주오~”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을 다음 시즌부터 첼시 사령탑에 앉히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네덜란드 ‘스포츠위크’가 2일 보도했다.
  • ‘유럽원정’ 베어벡 탈출구 되나?

    ‘위기의 한국축구, 유럽원정이 특효약 될까.’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당한 베어벡호가 내년 아시안컵 본선에 앞서 유럽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잉글랜드와 그리스, 그리고 스페인 등 구체적인 상대팀의 이름도 나돈다. 물론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여러가지 준비과정의 하나일 뿐 확정된 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자체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터라 실현될 가능성은 높다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한국축구는 굵직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유럽팀과의 평가전을 빼놓을 수 없다는 듯 치렀다. 딕 아드보카트 전 감독이 독일월드컵 직전 스코틀랜드에서 평가전을 치른 것을 비롯해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전 감독 역시 잉글랜드 프랑스 등 유럽팀을 불러들여 월드컵 성적을 저울질했다. 하지만 현재 베어벡호의 유럽 원정 상황은 그때와는 분명히 다르다.핌 베어벡 감독이 한국축구의 사령탑으로 앉은 게 벌써 6개월째. 그러나 베어벡호는 이렇다 할 성적은 물론, 변화된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수장이 바뀐 팀의 색깔을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동정론도 나온다. 그러나 감독 스스로 “선수들이 아직 나의 전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베어벡 감독은 20일 장기간 휴가를 떠났다.출국 인터뷰에서 그는 “아시안컵 우승은 한국축구가 당연히 일궈야 할 목표이고, 한국이 아시아의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로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유럽 원정이 나쁠 건 없다. 문제는 선수들의 변화가 아니라 휴가 후 자신의 달라진 모습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與, 이명박 때리기 vs 李캠프 움직임

    “이명박은 박정희 아류” 열린우리당이 본격적인 ‘이명박 때리기’에 나섰다. 최근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전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집중 공격한 데 이어 13일 그에게 ‘박정희 아류’라는 꼬리표 붙이기를 시도했다. 민병두 당 홍보기획위원장은 이날 “이 전 서울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에 기대고 있다.”면서 “이 전략은 굉장한 패착이자 퇴행적 성형수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전 시장은 ‘젊었을 때 박정희와 닮았다.’고 자랑하더니 얼마 전에는 선글라스를 꼈고,‘대운하는 21세기 경부고속도로’라고 했다.”면서 “이는 대구·경북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빼앗아오기 위한 노림수이자 저소득·블루칼라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선거전문가에게 물어봤더니 패착이라고 하더라.”면서 “대통령은 세종대왕이나 히딩크처럼 독자적 리더십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류로서, 모방해서는 대통령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1997년 대선에서 이인제 당시 경기지사가 박 전 대통령 이미지를 차용했다가 낙마한 사례도 들었다. 그는 또 ‘박정희 향수를 강조하는 건 중간층, 화이트칼라에게 불안감이 들게 해서 민주진영으로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개입할 부분은 아니나 이런 퇴행적 성형수술이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일주일에 한번씩 후보검증을 위해 ‘이명박 전 시장과 부동산’,‘이명박스럽다·경박스럽다’ 등을 주제로 브리핑하겠다.”며 2탄·3탄을 예고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與 국정이나 잘 살펴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3일 열린우리당의 느닷없는 네거티브 공세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충북대 초청강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위원장이 자신을 “박정희 아류”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집권 여당이 왜 그렇게 할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여당이 국정을 살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그런 일에 신경을 쓰나.”라고 힐난했다. 이 전 시장은 ‘대선 1년전에 여론지지율이 1등인 주자는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는 설(說)이 있다.´는 지적에 “2002년 대선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영규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에서 “열린우리당의 작태는 과거 김대업의 정치공작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 전 시장측은 여당이 대선을 1년 이상 남겨둔 시점에서 성급하게 후보검증 ‘몸풀기’에 나선 것은 이 전 시장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한다. 이 전 시장측이 한나라당 내에서 대세로 굳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개혁성향의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다 ‘내홍’을 겪고 있는 우리당이 이 전 시장과의 대결구도로 만들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도로도 분석한다. 이에 따라 이 전 시장측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정책대결에 더욱 진력하는 분위기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 리서치’ 조사결과 이 전 시장이 제안한 한반도 내륙운하의 실현 가능성이 31.8%로 박 전 대표가 주창한 한·중 열차 페리 구상의 27.7%보다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점에 신경을 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임일영 특파원의 천일야화] 한국, 한국감독에 당하다

    호주 원주민의 사냥도구인 부메랑은 목표물을 적중시키지 못하면 가속도가 붙어 제자리로 돌아온다. 잘못 잡기라도 한다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스포츠가 이런 ‘부메랑 효과’에 울고 있다. 피해대상이 전통적 강세를 보여온 메달 텃밭이어서 더욱 뼈아프다.1막은 ‘배드민턴 황제’ 박주봉(42)이 열었다. 지난달 30일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일본 배드민턴 여자팀은 한국을 3-2로 꺾는 대형사고를 쳤다. 일본이 80년대 이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한국을 꺾은 것은 처음이어서 파장을 몰고왔다. 일본은 결승까지 올라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한국은 동메달에 머문 채 씁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일본을 맡은 박 감독은 2년여 만에 셔틀콕 변방을 중심부로 끌어올려 지도력을 인정받은 셈. 부메랑 효과의 2막 역시 효자종목 여자하키에서 일어났다. 지난 6일 예선전에서 한국은 맞수 중국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중국 사령탑은 한국대표팀 감독 출신 김창백(51)씨.2000년 세계 20위권의 중국을 맡은 뒤 일약 4강권으로 견인,‘중국의 히딩크’로 추앙받는다. 이전까지 중국과의 통산전적에서 17승6무1패로 일방적으로 앞섰던 한국은 김 감독이 중국을 맡은 이후 일방적으로 당했다. 특히 부산아시안게임 결승 및 2002호주월드컵 등 고비마다 발목을 잡혔다. 이들은 한국이 종주국보다 더 강한 면모를 보여온 배드민턴과 하키에서 엘리트코스를 거쳤고, 한국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원을 받는 한국과 달리 파격적인 뒷받침을 등에 업고 전력을 급상승시켰으며, 국제무대에서 마주치는 한국팀은 방심하고 달려들다 덜미를 잡히는 신세가 됐다.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 될지도 모른다.5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핸드볼의 강력한 견제세력 역시 중국이다. 정형균 한국체대 감독의 지도로 2000년대 들어 전력이 급상승한 데다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도 아테네올림픽 지역예선까지 대표팀을 맡았던 김갑수씨다. 아직까진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70년대부터 지도자를 수출했던 태권도나 국제대회에서 한국인 감독끼리 ‘반상회’를 열 정도라는 양궁에서도 부메랑이 돌아올 날이 멀지 않았다. 스포츠 강국의 노하우를 전파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이젠 우리의 현실을 돌이켜보고 내실을 다질 때는 아닐까. 도하에서 argus@seoul.co.kr
  •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이태원에서 30년째 피혁제품 가게를 하는 윤우석 씨(57세)는 최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선교사들이나 말을 할 줄 알았지.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은 대단한 일이야. 몇 안 되는 단어로 농담까지 하더라고. 아시아계 근로자들은 한국어를 너무 잘해 장사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아. 흥정할 줄 알거든.” 전에는 ‘블랙벨트 포(검은 띠 4단)’를 외치며 태권도 자세를 취하면 깜짝 놀라곤 했던 외국인들도 이젠 실실 웃으며 같이 태권도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이태원 거리에서 만난 마리안느 바이어 씨(59세, 독일)는 미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지만 간단한 책을 섭렵하며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 한국어를 익혀야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피부색만큼 다양한 한국어 사랑 “오늘 배울 문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겁니다’예요. 여러분은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전쟁하면 되요.” “이야기해요.” “술 마셔요.” 조용했던 교실이 소란스러워진다. 벌떼같이 일어나는 학생들. 초등학교 발표 시간이 아니다. 다양한 외국 학생들이 모여 한국어를 배우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수업 풍경. 수업이 끝날 때까지 학생들의 의문은 끊일 줄 모른다. 미국인 데이비드는 오늘 배운 ‘마음 놓다’라는 말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모양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일본인 가오리는 ‘오빠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므로 오빠님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라고 우긴다. 이곳의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국적과 피부색만큼 다양하다. <가을 동화>와 <태극기를 굴리면서(?)>를 재미있게 보았다는 히로미 씨(23세, 일본)는 한류스타 원빈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 군대 때문에 무척 심심하다(연예인들이 모두 입대를 했기 때문에)”고 말하는 그는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한국인 남자 친구도 사귀었다. 히로미 씨와 같은 반인 조나단 씨(21세, 미국)는 명문 프린스턴대학에서 공부했다. 평소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 한국에서 입양된 막내 동생 폴(Paul, 한국명 박경훈) 때문에 한국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지만 언젠가 막내 동생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가르쳐주는 게 꿈”이라며 히로미 씨와 함께 연습했던 ‘최진사댁 셋째 딸’의 연극 한 대목을 읊는다. “셋째 따님 히로미 씨에게 프러포즈하러 왔습니다. 이웃에 살면서 줄곧 당신을 지켜봤지요. 당신을 있게 해준 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조나단, 당신은 따뜻한 사람입니다. 아마 저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2주 후면 히로미 씨는 일본으로, 조나단 씨는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이다. 한국어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두 사람. 이미 그들에게 한국어는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즐겁다’와 ‘행복하다’의 차이는? 최근 2년 동안 한국어학당의 학생 수는 5천여 명에서 7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근로자 및 국제결혼 이주 여성 10여만 명을 고려한다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그 이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몽골어 이름 ‘지니’를 그대로 한국 이름으로 바꿔 쓰는 진희 씨(33세, 몽골)는 주말이면 어린 딸을 데리고 한국어 교육 과정에 참석한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일한 지 벌써 7년 째. 수준급의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한국 사람들이 여름에 보양식으로 먹는 ‘삼계탕’이라는 말을 배우고는 바로 남편에게 삼계탕을 해줬어요. 조리법을 배워 가족과 함께 먹고 나니 삼계탕이라는 말이 쉬워지더라고요. 매년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삼계탕을 즐겨 먹어요.” 그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좀 더 일하고, 한국어 실력을 늘려 몽골로 돌아가 한국 기업에 취직하길 원한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 베트남인 아내를 맞아 한국으로 건너온 이상구 씨(38세, 가명)는 베트남 부인과 한국인 남편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인 ‘두루마기와 아오자이’의 회원이다. 아직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못한 형편이지만 남편만 믿고 한국으로 온 아내를 위해 일요일마다 이곳에 나와 강의실 밖에서 유모차를 끌며 아이를 돌본다. 이토록 열성적으로 아내를 뒷바라지하는 것은 아내뿐만 아니라 막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2년째 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지영 씨(29세)는 언어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홍보한다. “한번은 ‘행복하다’와 ‘즐겁다’의 차이를 묻는 학생이 있었는데 참 난감했어요.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한국어가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언어’를 가르친다기보다는 ‘생활’을 가르친다고 봐요. 한국의 ‘효’ 문화나 ‘높임말’ 같은 것들이죠.” 강의 중 몽골에서 온 한 청년이 ‘어제 소주를 먹어 즐거웠다’고 발표하자 강의실이 떠나갈 듯 웃음으로 가득 찬다. 모두들 한국에서 ‘소주’가 의미하는 문화를 깨닫고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혀를 감아도 발음이 안 되고,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는 더욱 모르겠고, 때론 ‘코가 비뚤어지도록 3차까지 가야만 하는 술 문화’가 이상하기도 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한국어의 힘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어 전문서점 ‘한글파크’. 한국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을 예견하여 시사일본어사가 지난 2월 강남구 역삼동에 열었다. 국내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재를 총망라하여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관심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경제, 문화 등 전반적으로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한국어 수요가 늘어난 거예요.” 정기선 상무(57세) 는 앞으로 일본과 중국에도 서점을 열 것이며, 한국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한국 문화를 알리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47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세계 6천여 언어 중 13~14위권이다. 한국어 세계화 재단의 오광근 연구실장은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중국 학생 수의 증가, 2002년 월드컵 성공적 개최, 한류 열풍, 고용허가제로 인한 한국어시험 실시 등을 꼽았으며,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어 교육이 좀 더 활성화되려면 지금의 학습자 연령을 낮춰야 해요. 대학에서 한국어와 관련된 과가 생기는 것도 좋지만 고등학교에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청소년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죠.”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중에는 아직은 외국인보다 조선족이나 재외동포들이 대다수다. 그들은 필요성보다는 모국어이니까 당연히 배우고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입양되었다가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김수자 씨(25세, 네덜란드)도 라이든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핵문제와 개고기’밖에 몰랐던 한국에 대해서 ‘히딩크와 박지성’ 덕분에 친근함을 느꼈고, 언젠가 자신의 친가족을 만날 것을 대비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두 달 전 가족들을 찾았을 때 ‘얼굴도 닮고, 손도 닮고, 성격도 닮은’ 큰언니와 엄마를 만나 그동안 쌓은 한국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제 친구 중 하나는 가족을 찾았는데도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답답하고 서먹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가족들과 울고 웃으면서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었죠. 그땐 정말 한국어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정情이란 단어, 자신과 닮은 가족들을 만나고 다른 한국인들과 부딪히면서 그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네덜란드에 있으면 한국에 가고 싶고, 한국에 있으면 네덜란드에 가고 싶다”고 어눌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김수자 씨는 오늘도 한국어 공부에 열중한다. 지금 이 순간 그의 고향은 네덜란드도 한국도 아닌 ‘한국어’이다. 월간<샘터>2006.10
  • 유로 2008 유럽 대요동

    추석 연휴인 7일 밤∼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예선 22경기가 유럽 곳곳을 후끈 달군다. 독일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의 대결은 가장 관심을 끄는 한 판. 이탈리아는 월드컵 8강전에서 잔루카 참브로타, 루카 토니의 릴레이 골로 ‘득점기계’ 안드리 셉첸코가 버틴 우크라이나를 3-0으로 완파했다. 그러나 유로2008 예선 B조에서는 1무1패(승점 1)로 7개팀 가운데 6위로 망신을 당하고 있는 상황. 앞으로 한 두 경기를 더 그르칠 경우 2008년 ‘유럽의 월드컵’에 초대받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는 이번 경기에 대표팀 총동원령을 내렸다. 도나도니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제외시켰던 델피에로와 루카 토니를 다시 불러들였다. 수비도 강화했다.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대명사 네스타와 ‘지단 박치기’ 사건의 당사자였던 마테라치도 대표팀에 합류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안방으로 2연승의 이스라엘을 불러들인다. 데이비드 베컴이 빠졌지만 웨인 루니와 프랭크 램퍼드 등 월드컵 멤버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한 잉글랜드가 마케도니아와 맞붙는다.독일월드컵 준우승팀 프랑스는 스코틀랜드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도메네크 감독은 티에리 앙리와 리베리, 마케렐레 등 월드컵 준우승 멤버를 모두 불러모았다. 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는 북유럽 강호 노르웨이와 맞붙고, 스웨덴과 스페인도 승부를 점치기 힘든 한 판을 앞두고 있다. 유로2008 예선은 내년 11월까지. 총 50개국이 A조에서 G조까지 7개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른 뒤, 각 조 1·2위 14개팀이 공동 개최국 스위스-오스트리아와 함께 본선에 진출한다. 본선 개막일은 2008년 6월8일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쉼없는 폭주…신형엔진 박지성 ‘OFF’

    쉼없는 폭주…신형엔진 박지성 ‘OFF’

    ‘쉼 없는 질주가 화를 불렀다.’ ‘신형 엔진’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왼쪽 발목 인대 파열로 3개월가량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최근 팀내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라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에이전트사인 JS리미티드는 박지성이 14일 오후 약 45분간 맨체스터시 외곽의 구단 지정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한 뒤 퇴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맨유의 주치의는 박지성이 한 달 가량 깁스를 해야 하며 재활 프로그램에 따라 약 3개월이 지난 후에야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JS리미티드의 김정수 팀장은 “수술 후 영국에서 재활을 할지, 국내로 들어올지는 구단과 면담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F조 셀틱(스코틀랜드)전에 결장한 박지성은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많게는 프리미어리그 15, 챔피언스리그 5,A매치 3경기 등을 뛰지 못한다. 수술 뒤 깁스 1개월, 재활 1개월, 정상으로 몸을 만드는 데 1개월 등 출장까지 총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의 부상은 본인은 물론 팀에도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활약에도 불구하고 06∼07시즌 개막 이후 4경기(선발1·교체3)에서 주로 교체 멤버로 158분만 뛰었다. 이번 장기 공백으로 팀내 입지가 더욱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지성은 “근본 치료를 해 멀리 보는 것이 낫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겉으로 드러난 부상 원인은 지난 10일 토트넘전에서 입은 타박상. 박지성은 지난 5월 대표팀의 스코틀랜드 전지훈련에서도 왼쪽 발목을 접질렸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피로 누적과 작은 부상 속 출전 강행이다. 게다가 일단 그라운드에 나서면 잠시도 쉬지 않고 누비는 특유의 플레이가 화를 불렀다는 게 중론이다. 김정수 팀장은 “글래스고 전지훈련 때 다친 부위를 완전히 치료하지 않았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악화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부상은 2003년 3월 오른쪽 무릎 연골 일부가 찢어져 생애 처음으로 수술을 받았던 상황과 비슷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으로 둥지를 옮긴 직후였다. 한·일월드컵 준비로 대표팀과 전 소속팀 J리그 교토 퍼플상가를 쉴 새 없이 오가며 피로가 쌓인 결과.2개월간의 재활을 거쳐 다시 그라운드에 섰지만 흡족한 경기를 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 올해에도 05∼06시즌 프리미어리그가 끝난 뒤 독일월드컵을 위해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고, 월드컵 이후 국내에서 한 달가량 휴식을 취했으나 06∼07시즌이 개막하자 프리미어리그와 아시안컵 예선을 오가며 질주를 거듭했다. 이번 부상이 팀내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독’이 아니라 한 걸음 도약을 위한 ‘약’이 될 것으로 팬들은 굳게 믿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승짱, 광고 ‘대박’

    뜨거운 방망이로 일본 열도를 달군 이승엽(30·요미우리)이 광고에서도 ‘대박’을 터뜨렸다. 이승엽에게 잇단 CF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승엽은 최근 휴식일을 통해 해태제과의 장수 스넥 ‘홈런볼’ 광고촬영을 마쳤다. 모델료는 6개월 단발에 4억 3000만원으로 스타 연예인 못지않은 최고 대우다. 홈런왕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이 광고는 새달부터 시청자들에게 선보인다. 앞서 이승엽은 국민은행과 계약기간 1년의 모델 계약을 맺었다. 새달 중순쯤 광고 제작에 들어간다.모델료는 무려 8억원 수준. 박찬호(샌디에이고)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삼보컴퓨터, 국민카드, 우리은행 등의 모델로 나서 받은 스포츠 스타 역대 최고치다. 게다가 이승엽은 친정이나 다름없는 삼성으로부터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파브’ 광고 계약이 성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축구 황제’ 펠레, 거스 히딩크와 딕 아드보카트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모델로 등장했던 ‘파브’의 모델료는 1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 계약이 성사되면 이승엽은 모두 20억원이 넘는 ‘광고 홈런’을 쏘아올린 셈이 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차라리 韓·美 경제통합을?

    1970년대 네덜란드 미헬스 감독이 창시한 토털사커.‘전원공격, 전원수비’로 요약되는 이 작전은 선수들에게 한 몸처럼 움직일 것을 주문한다. 넓은 그라운드를 10명의 선수가 한 몸처럼 휘저으려면 강한 체력, 빠른 스피드, 멀티 플레이 능력이 필수다. 히딩크는 이 기준으로 대표팀을 구성,2002년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룩했다. 이 교훈은 비단 축구뿐일까. “미드필드를 생략한 ‘뻥축구’로 세계 최강팀과 경기하다보면 자연히 축구를 잘 하리라는 게 (한·미FTA에 대한) 지금 외교부의 주장이다.”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녹색평론사 펴냄)에서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이 정부를 비판하는 지점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한마디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우량기업을 전방 공격수로 넣어두고 한번의 패스로 골을 넣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면 덩달아 수비수들의 개인기도 발전한다는 얘기다. 물론 ‘의외의 일격’에 당황한 상대팀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보자면, 전방 공격수에게 공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애꿎은 수비진들만 이리저리 휘둘리다 팀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더 높다. 우 실장은 도요타 자동차를 예로 든다. 회장부터 “우리가 독자적으로 한 건 사이드미러 자동조절기 밖에 없다.”고 하는 도요타인데 왜 세계최고인가. 바로 ‘네트워크효과’다. 부품생산중소기업부터 도요타까지 탄탄한 네트워크가 강력한 미드필더 역할을 해서다. 그런 면에서 한·미FTA는 완전히 거꾸로다. 더구나 ‘이기면 기분좋고, 지면 마음상하는 데 그치는’ 축구처럼 한나라의 경제를 다룰 수는 없다. 우 실장이 내놓는 역설적인 제안도 흥미롭다. 그럴 바에야 ‘완전한 경제통합’을 하자는 것.‘완전한’이란 노동시장도 통합하자는 뜻이다. 될대로 되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교해보면, 노동시장까지 통합한 EU는 한 나라의 경제가 불안해지면 곧 다른 나라의 경제까지 불안해지는 구조다. 그래서 공생할 수밖에 없는 게 EU다. 그러나 노동시장만 분리해둔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는 불법체류자를 막기 위한 철책과 군인이 있을 뿐이다.EU에는 서로 가입하겠다고 아우성이지만,NAFTA를 두고는 온갖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물론 이 주장에도 맹점은 있다. 저 멀리 태평양 건너 사는,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미국이 받아줄지 미지수다.1만원.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역시 ‘마법사 히딩크’

    러시아에서도 ‘히딩크 마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쥔 러시아 축구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데이인 17일 모스크바 로코모티브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서 히딩크식 용병술에 힙입어 1-0으로 이겼다. 독일월드컵에서 호주를 사상 첫 16강에 올려놨던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데뷔전까지 승리로 장식,‘히딩크 마법’의 건재를 과시했다. 히딩크 감독은 후반 35분 스트라이커 파벨 포그레비나크(22)를 해결사로 투입했고, 포그레비나크는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히딩크 감독의 지략을 빛냈다. 월드컵 이후 감독을 교체한 강호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 후임인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독일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는 이날 안방에서 크로아티아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스타 출신 둥가 감독의 브라질은 오슬로에서 노르웨이와 1-1로 비겼다. 반면 위르겐 클린스만의 바통을 넘겨 받은 요아힘 뢰브 감독의 ‘전차군단’ 독일은 스웨덴과의 홈경기서 미로슬라브 클로제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완승했다. 스벤 예란 에릭손 후임인 스티브 매클라렌 감독의 잉글랜드도 새 주장 존 테리 등의 골을 앞세워 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를 4-0으로 대파, 종가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네딘 지단이 빠진 프랑스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2-1로 꺾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주요 A매치 결과(왼쪽이 홈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1-2 프랑스 리히텐슈타인 0-3 스위스 잉글랜드 4-0 그리스 아일랜드 0-4 네덜란드 이탈리아 0-2 크로아티아 독일 3-0 스웨덴 체코 1-3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노르웨이 1-1 브라질 덴마크 2-0 폴란드 러시아 1-0 라트비아
  • [아시안컵 2007]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거듭난 정조국

    ‘패트리어트’ 정조국(22·FC서울)은 A매치 무대에서 그라운드의 꽃으로 피어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정조국은 16일 아시안컵 예선 타이완전에서 스리톱의 꼭짓점으로 나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추가골을 터뜨렸다. 대표팀 차세대 해결사로서의 디딤돌을 마련한 것. 핌 베어벡 감독은 안정환을 측면 공격수로 이동시키는 대신 정조국을 중앙에 세우며 신뢰감을 내비쳤다. 정조국도 이에 부응하듯 악착같이 공을 쫓아다니며 슛을 날렸고, 마침내 후반 8분 소속팀 및 대표팀 선배인 이을용(31)의 도움으로 A매치 5경기 만에 큰 물에서 득점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청소년대표 시절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23·울산)과 콤비를 이뤘던 그가 본격적으로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던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정조국, 최성국 등을 훈련생으로 대표팀에 합류시켰고, 차세대 대들보로 주목받았다. 당시 코치였던 베어벡 감독과는 이때부터 인연을 쌓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대형 스트라이커로 성장이 기대됐던 정조국에게 곧 슬럼프가 찾아왔다. 체력이 약점으로 지적되며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팀 엔트리에서도 제외된 것. 설상가상 소속 팀에서도 2군과 1군을 오가며 주전 경쟁에서 밀릴 정도가 됐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부활의 기미를 보인 정조국은 올초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름을 받고 종종 평가전에 나왔으나, 독일행 비행기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정조국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 K-리그 삼성하우젠컵대회에서 주전 투톱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부활한 것. 투박하던 드리블도 좋아졌고, 움직임의 폭도 넓어졌다는 칭찬이 뒤따랐다. 베어벡 감독은 달라진 정조국을 잊지 않고 ‘1기 베어벡호’에 탑승시켰다. 타이완 원정에 앞서 “시련이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오히려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됐다. 지금은 오로지 축구만을 생각한다.”고 말했던 정조국.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우뚝 서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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