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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 부산물로 만든 강정, 고령화 어촌 마을의 반전을 가져왔다

    맥주 부산물로 만든 강정, 고령화 어촌 마을의 반전을 가져왔다

    수제 맥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가 소멸 위기의 어촌 마을의 희망이 되고 있다. 전북 군산시의 대표 소득 사업인 맥주 부산물이 할머니들의 손맛을 거쳐 명품 먹을거리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18일 군산시에 따르면 중앙동 도시재생사업 지역 주민공동체인 ‘째보선창번영회’에서 수제맥주를 만든 후 버려지는 부산물(맥아박)을 활용해 만든 맥아박 에너지바(할매맥아박강정)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할매맥아박강정은 군산에서 생산되는 쌀, 현미, 흰 찰쌀보리, 율무, 찰흑미, 동결 딸기, 쌀 조청 등을 조합해 만들어진다. 여기에 맥주를 만들고 남은 보리껍질을 볶아서 만든 가루를 뿌려 고소함을 한층 배가시켰다.마을기업 째보선창은 주민들의 공동체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적극적인 경제활동, 청년들의 유입으로 젊고 생동감 있는 지역으로 재도약하겠다는 목표 하나로 시작됐다. 현재 군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맥주보리 재배-맥아 가공-맥주 양조’까지 국내 유일의 지역특산 수제맥주 일괄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군산 맥아를 사용한 ‘김창수 위스키’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전량 매진되고,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맥주’에도 쓰이는 등 수제맥주 산업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맥주를 만들고 나온 부산물은 버려지기 일쑤였다. 맥주산업이 발전할 수록 마을 어업은 쇠퇴했고, 긴 역사를 자랑하는 어판장도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에 군산시 농업기술센터는 수제맥주 양조 과정 중 발생하는 맥아박(맥주찌꺼기)을 활용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다. 특히 맥아박강정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매주 주민들이 모여 다양한 레시피를 연구했다. 시는 비어포트 인근 금암동 일원에 14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터새로이 지원센터’라는 작업장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째보선창 협동조합’을 전북 최초 마을기업으로 등록했다. 처음 3명의 할머니가 맥아박강정을 만들어 팔았고, 그 맛을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금세 입소문이 돌았다. 군산의 맥주 브랜드와 웰빙 간식이라는 조합이 딱 들어맞았다. 지난 13일 천안시에서 열리는 ‘2023 도시재창조 한마당’ 행사에서도 할매 맥아박강정의 인기는 대단했다. 박화자 할머니가 직접 참여해 시식과 판매를 곁들인 홍보 활동을 벌여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할매맥아박강정은 고령의 할머니 일자리 창출과 지역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가격도 4봉지에 1만원으로 저렴하다. 제품은 한 달에 1000봉씩만 생산돼 팔리고 있다. 조합원인 고령의 할머니 5명이 제품을 만드는 특성상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는 버겁다. 조합은 할머니들의 근무시간을 늘리기 어렵다고 보고, 인원을 추가해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권남균 군산째보협동조합장은 “맥아박 강정은 재료비와 기본 인건비만 남기고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도 4봉에 1만원으로 저렴하다”면서 “무엇보다 평균 연령이 80세에 달하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으로 침체된 동네가 도시재생 협동조합을 만든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한민솔 군산시 도시재생역량팀장은 “군산시 재생지원사업으로 시작한 할매맥아박강정의 성공적인 안착은 도시와 지역먹거리가 동시에 살아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다 같이 죽자”…패소하자 상대 변호사실 들어가 불 질렀다[전국부 사건창고]

    “다 같이 죽자”…패소하자 상대 변호사실 들어가 불 질렀다[전국부 사건창고]

    소송에서 감정 쌓인 패소자 보복범죄그 사무실 탈출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지난 6월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변호사회에 하얀 국화 수십 송이와 희생자 6명의 이름이 적힌 위패가 놓였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검은 리본을 단 사람들의 표정은 침울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깊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연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사건 1주기 추모식이다. 강윤구 대구변호사회장은 “어떤 노력과 정성으로도 죄 없이 죽어간 무고한 영혼들을 달랠 수 없고 유족들의 애끊는 아픔을 씻을 수 없다”며 “원고·피고도 승패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소서”라고 울먹였다. 16일 서울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은 지난해 6월 9일 오전 10시 5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한 변호사 사무실에 천모(당시 53세·현장 사망)씨가 불을 질러 발생했다. 천씨는 이날 지상·지하 7층 건물의 지상 2층에 등산복 차림으로 휘발유와 흉기를 들고 진입했다. 흰 천으로 감싼 휘발유는 1.5ℓ 유리병 2통과 1.5ℓ보다 큰 용기에 담긴 1병 등 3병이다. 천씨는 휘발유를 2층 복도에 뿌린 뒤 203호 변호사 사무실로 들어가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복도 진입 후 23초 만의 일이다. 불은 삽시간에 203호 사무실과 복도뿐 아니라 2층 전체로 번졌다. 인근 사무실 직원은 “갑자기 ‘펑’ 하는 폭발음이 터지면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계속 나고…지진 난 것처럼 흔들리고, 건물 전체가 흔들려서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불은 소방차 등이 출동해 22분 만에 진화됐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203호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던 김모 변호사(당시 57세)와 직원 5명(여성 2명)이 연기에 질식해 사망했다. 방화범 천씨도 현장에서 숨져 모두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건물에 있던 50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 203호에서 탈출한 이는 안쪽의 별도 공간에 있다 천씨가 소란을 피우자 창문을 깨고 나온 한 명 뿐이었다. 그 생존자는 “천씨가 ‘다 같이 죽자’고 고함을 지르고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천씨의 끔찍한 범행에 사촌형제, 결혼 한 달밖에 안된 여직원, 90대 아버지를 모시느라 늦깎이 결혼한 사무장 등이 애꿎게 희생됐다. 유가족들은 “내 가족이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면서 울부짖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망자 사체를 부검한 결과 김 변호사 등 2명의 배와 옆구리 등에 흉기 상처가 있어 천씨가 불을 지르고 달려들어 찔렀거나 제압하려고 오자 흉기를 휘둘러 생긴 것으로 추정됐다.경찰조사 결과 천씨는 민사소송에서 계속 패하자 상대측 변호인에게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천씨는 총 5건의 재판 중 3건은 패소, 1건은 1심 패소 후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다. 수성구의 한 전통시장 정비사업조합에 6억 8000만원을 투자했다 대부분 날리자 시행사와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때문에 천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그는 부동산 정보 공유 온라인의 대화방에서 시행사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범행 전날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시행사 대표는 천씨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돈 중 수천만원을 주유비, 음식값 등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던 대표는 “그 돈 수천만원은 나와 천씨의 사적 금전거래”라고 주장했다. 참사 난 6월 9일 ‘법률사무소 안전의 날’ 지정 방화 사건을 수사한 대구경찰청은 “범행 동기는 천씨가 민사소송 과정에서 상대편 변호사에게 감정이 생겨서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며 “천씨가 범행 다섯달 전인 (지난해) 1월부터 휘발유와 흉기를 준비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이 천씨 집 등에서 확보한 컴퓨터에는 “변호사 사무실을 불바다로 만들어보자” “휘발유와 식칼은 오래전에 구입했다”는 글이 발견됐다. 천씨는 또 재판을 준비하면서 컴퓨터 등에 상대편 변호사를 원망하는 글을 다수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방화하기 직전에는 이 상대편 변호사 사무실에 협박성 전화를 걸기도 했다. 천씨의 표적이 된 변호사는 자리를 비워 화를 면했다. 그는 경찰에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인 천씨가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대신 비상구로 가는 통로와 유도등 등을 벽으로 가로막은 건물주와 관리인 2명, 소방점검업체 직원 2명 등 5명을 각각의 법을 적용해 입건했다.“밤길 조심해라” 언어폭력 빈발‘설득과 포용 사라진 사회 병폐’ 참사 후 대한변호사협회는 매년 6월 9일을 ‘법률사무소 안전의 날’로 정했다. 대구변협이 사건 후 변호사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의뢰인 또는 소송 상대방’ 등에게 신변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는 답변이 52%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38%가 이 사건처럼 ‘소송 상대방’이란 점이 눈에 띈다. 이어 ‘의뢰인의 가족이나 지인’ 11%, ‘소송 상대방의 가족이나 지인’ 10% 순이었다. 위협 행위는 ‘언어폭력’이 45%로 가장 많았고, ‘과도한 연락 등 스토킹 행위’ 15%, ‘방화, 살인 고지, 폭력 등 위해 협박’ 14%로 나타났다. 언어폭력 중에는 “밤길 조심해라” 등이 있었고, 교도소 수감자가 “출소하는 즉시 찾아가 가만두지 않겠다”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대구 방화 사건을 들먹이며 협박했다고도 한다. 이처럼 갈등과 분쟁으로 뜨거운 변호사사무실은 안전지대가 아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야가 변호사 보복범죄 방지 법안을 여럿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대구 참사는 합리적인 설득 과정이나 상대방을 포용하는 문화가 실종된 사회 전반의 병폐와 연관이 있다. 폭력으로라도 상대방을 제압하겠다는 야만적 의식이 극단적 범죄로 드러났다”며 “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보다 오판이라 강변하고 때론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사례가 쌓이면서 불신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법조계나 정치권도 사법 신뢰회복을 위해 힘써야 한다”면서 “법원도 조정이나 화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다툼이 치열한 사건은 판결 이유를 더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3만명 넘는 변호사보호법은 국회서 잠자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1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전국변호사의 총의를 모은 결의문을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는 법치주의의 근간이 되는 변호사 안전을 실효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변호사들이 테러와 폭력행위 등 신변 위협에 노출될 경우 즉각 대응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하고, 변호사의 안전을 실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변호사는 2009년 3월 로스쿨 출범 후 급격히 늘어 지난 6월 말 전국 등록변호사가 3만 3955명(법무부 통계 현황)에 이른다. 2013년 8월 1만 5905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10년 새 두 배가 훌쩍 넘는 것이다.
  • 천상의 궁 휘돌아 흐르는 사랑… 그 품엔 사람이 있었다

    천상의 궁 휘돌아 흐르는 사랑… 그 품엔 사람이 있었다

    팀푸가 부탄의 현재 수도라면 푸나카는 왕조 시대의 수도였던 곳이다. 다른 지역에 견줘 유독 날씨가 온화해 겨울 수도로 쓰이기도 했다. 이 일대에도 푸나카종 등 볼거리가 꽤 많다.부탄에서 두물머리는 신성한 곳으로 여겨진다. 남녀의 화합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과 강이 합쳐지는 곳엔 어김없이 사원이나 초르텐(탑)이 서 있다. 푸나카종이 선 곳 역시 두물머리다. 모추라 불리는 어머니 강(여자 강이라 번역하기도 한다)과 포추라 불리는 아버지 강(남자 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자리잡고 있다. 모추는 부드럽고 잔잔하며, 포추는 역동적이다. 두 강에서 각각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기회가 없었다.●남녀 강줄기 만나는 신성한 곳에, 푸나카종 푸나카종은 팀푸의 심토카종에 이어 부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종이다. 1637년 축성을 시작해 이듬해 완공됐다. 이후 1955년에 수도를 팀푸로 이전하기 전까지 300여년간 부탄의 수도 역할을 했다. 그 구심점이 바로 푸나카종이다. 정식 명칭은 ‘풍탕 데첸 포드랑’이다. ‘위대한 행복의 궁전’이라는 뜻이다.푸나카종은 근대에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가 됐다. 현 부탄 왕국의 초대 국왕인 우겐 왕추크의 즉위식이 1905년 푸나카종에서 열렸다. 부탄 최초의 국회도 여기에 마련됐다. 수도 이전 이후로도 푸나카는 여전히 정치·종교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푸나카의 기후가 온화해 지금도 겨울이 되면 팀푸에 있는 불교본부가 푸나카로 옮겨 온다고 한다. 현 부탄의 지그메 케사르 왕추크 국왕 부부가 2011년 결혼식을 올린 장소이기도 하다. 평민과 왕족, 10년의 나이 차 등 순애보 비슷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퍽 달달하다. 부탄을 건국한 삽드룽 나왕 남갤의 등신불도 모시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일반인에게 개방되진 않는다.●화려한 사원 속 석가모니의 거대한 보리수 부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으로 꼽히는 푸나카종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모추강을 가로질러 놓인 멋진 목조 현수교를 건너야 한다. 근사한 다리와 강물, 펄럭이는 룽다 등과 어우러진 푸나카종은 그야말로 천상의 궁전을 보는 듯 신비롭다. 푸나카종은 직사각형 형태의 거대한 성이자 요새이고 사원이다. 외벽 아래층엔 창문이나 출입구가 없이 흰 벽으로만 이어진다. 윗부분은 아름답게 장식된 창문 사이사이로 화려한 그림과 문양들이 띠를 이루고 있다. 내부도 화사하다. 너른 광장엔 초르텐, 뱀 신을 모신 사당 등이 이어져 있다. 광장 가운데엔 거대한 보리수가 한 그루 서 있다. 석가모니가 해탈한 보리수의 씨앗을 가져와 심었다고 한다.●해발 3140m 도출라 패스서 히말라야 만끽 팀푸에서 푸나카로 가는 길은 자체가 볼거리다. 해발 3140m의 도출라 패스까지 구절양장처럼 휜 산길을 달려야 한다. 대한민국에선 경험할 수 없는 높이다. 도출라 패스엔 108개의 초르텐이 세워져 있다. 이른바 드룩 왕겔 108탑이다. 드룩 왕겔은 부탄이 이겼다는 뜻이다. 2005년 인도 반군을 소탕한 부탄 왕이 승리를 기념하고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세웠다.도출라 패스는 히말라야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로 유명하다. 안내판에도 도출라 패스에서 관측할 수 있는 히말라야의 고봉들이 지도로 표시돼 있다. 한데 안개와 구름이 시야를 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여름철 우기 때는 멋진 풍경과 마주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도출라 패스를 내려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과 안개가 걷힌다. 그리고 히말라야 계곡 끝자락에 터를 잡은 작은 마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꼭 푸른 보석을 보는 듯하다. 남근을 숭배하는 치미라캉 사원, 솝소카 마을도 이 언저리에 있다.●김치처럼 사랑받는… 부탄의 고추 맵부심 부탄 음식 이야기 하나 덧붙이자. 부탄 요리는 매운 고추를 채소처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산이 많고 추운 날씨의 영향 때문이지 싶다. 가장 대표적인 요리는 에마다치다. 우리의 김치처럼 거의 매 끼니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다. 말린 고추에 치즈를 소스처럼 뿌려 만든다. 기본 재료는 싱싱한 녹색 고추가 될 수도 있고 마른 붉은 고추가 될 수도 있다. 공통점은 맵다는 것이다. 그래도 적당한 간과 감칠맛이 잘 어우러져 제법 입맛을 돋운다. 모모는 부탄식 만두다. 고추를 주재료로 만든 에제라는 소스를 얹어 먹는다. 이런저런 매운 음식에 얼얼해진 입은 호게로 달랜다. 우리로 치면 일종의 채소 샐러드다. 푸나카 특산이라는 붉은 쌀도 맛있다. 구수한 향이 일품이다. 호텔 등에선 이런 대중적인 음식을 맛보기 어렵다. 시내 현지 음식점을 찾아 체험하길 권한다.
  • [열린세상] 블랙스완, 열린 사고와 공존의 상징/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열린세상] 블랙스완, 열린 사고와 공존의 상징/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영국 런던 중심에 있는 하이드파크의 서펀타인 연못에는 블랙스완(Black Swan·검은백조)이 살고 있다. 흰색의 백조와 함께 유영을 하기도 하며,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먼저 취하기 위해 목을 길게 내밀거나 날갯짓을 하기도 한다. 물론 오리와 거위 등 다양한 조류들도 함께 있다. 블랙스완은 백조와 달리 몸 전체가 검은색이다. 부리는 선명한 붉은색을 띤다. 몸 색깔이 흰색으로, 부리 색깔이 엷은 붉은색으로 바뀐다면 보통의 백조와 같은 모습이 된다. 최근 블랙스완과 관계된 문화·사회·경제 뉴스를 많이 접한다.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블랙스완’, K팝 그룹 ‘블랙스완’, 내털리 포트먼 주연의 영화 ‘블랙스완’, 그리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한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의 저서 ‘블랙스완’ 등으로 블랙스완은 익숙한 단어가 됐다. 이들에게 블랙스완은 자기부정, 기존과는 다른 새로움의 표현이다. 그리고 탈레브가 얘기했듯이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발생 시 기존 사고방식과 관행, 그리고 사회경제적 시스템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사건을 의미한다. 블랙스완을 대중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이끈 원조 격 인물은 오스트리아 출신 영국의 철학자 칼 포퍼(1902~1994)다. 그는 더 나은 과학적 이론 발전을 위한 ‘반증 가능성’ 원칙을 제시했다. 반증 가능성은 현재의 이론이 부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경험적 검증을 통해 과학적 이론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모든 백조는 흰색이다”라는 명제는 한 마리 블랙스완의 발견으로 인해 부정될 수 있다. 흰 백조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그 명제는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백조는 흰색이 아닐 수 있다”와 같은 반증 가능성을 열어 두는 논리적 추론이 중요하다. 실제 한 마리 블랙스완의 등장으로 “모든 백조는 흰색이다”는 부정되지만, “백조는 흰색이다”까지 완전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백조는 흰색이다”라는 명제와 함께 새로이 발견된 검은색 백조의 존재를 아우르는 새로운 과학적 이론 정립이 필요하다. 기존 관념에 사로잡혀 블랙스완의 존재 가능성을 부정하거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때 절대적 합리성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소수이지만 그들 주장의 시시비비 여부, 합리성 여부, 그리고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지 않고 그 주장을 배척한다면 종국적으로 전체주의적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포퍼는 자신의 저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블랙스완을 인정하지 않는 나치즘과 공산주의 같은 전체주의 사회를 통렬히 비판한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열린 사회의 적으로 간주한다. 블랙스완은 다름과 새로움을 추구하며,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하는 열린 사고의 상징적 존재다. 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의 경청과 수용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가치관과 사고를 부정하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기부정 과정에는 심한 내면적 고뇌와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고가 고정관념화되거나 시대정신의 반영체로 생각될 때 자신의 내부에 존재할 수 있는 블랙스완의 발견은 매우 어렵다. 또한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더욱더 그러하다. 아마도 소수의 블랙스완만이 발견되는 이유일 것이다. 런던 하이드파크에서도 블랙스완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발견한다고 해도 한 마리 정도다.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다수의 백조와 한 마리 블랙스완이 같은 연못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문득 “그들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언젠가 백조 및 블랙스완과 함께 있을 블루스완(Blue Swan)의 모습을 상상해 봤다.
  • 시공간을 넘어 무참히 밟혀도 다시 타오르는 세 딸이 있었다

    시공간을 넘어 무참히 밟혀도 다시 타오르는 세 딸이 있었다

    아일랜드 이탄지에서 고대인의 머리가 발견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2500년 전 한국계 고대인으로 판명된다. 10대 후반 여성으로 추정되는 미라에 붙여진 이름은 흰 햇빛이라는 뜻의 ‘백희’(白曦). 머리의 거친 절단면은 그가 잔혹하게 살해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한반도에 살던 백희는 왜 이 먼 땅의 검은 늪에 잠기게 된 걸까. 머리를 잃은 몸은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아일랜드서 발견된 한국계 고대인의 머리… 그 실체는? 소재에서부터 강한 흡인력을 배태한 소설 ‘그라이아이’는 현지 연구소에 있던 백희의 머리가 사라지면서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의 에너지가 더 폭발적으로 증폭된다.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장편소설(‘백화’)을 쓴 박화성(1903~1988)을 기리는 박화성소설상의 올해 수상작으로 뽑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찬제 문학평론가는 소설에 대해 “현실과 환상을 횡단하며 샤먼의 복화술사 같은 환상적 이야기꾼의 가능성을 실험한다”고 평했다. 이 평처럼 고대의 백희, 현대의 주나·영이라는 세 여성의 성장을 꿰는 이야기는 현실의 무참함을 꿰뚫는 문제의식과 이미지를 풍부하게 만들어 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자신과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키고 일으켜 세우는 여성들의 ‘분투’를 집중적으로 써냈다. “이것은 세 딸들의 성장 이야기다. 폭력을 마주한 순간에도, 그들은 어떻게든 자라난다. 그 성장은 이제 다른 딸들에게 물려질 것이다.” 작가가 소설을 쓰기 전 포스트잇에 적어 뒀다는 이 메모는 작가가 길을 잃을 때마다 거듭 복기한 목표이자 소설의 주제와 지향점을 또렷이 압축한 문장이기도 하다.●2500년 지나도 가혹한 현실 속 주나와 영… 도대체 왜? 백희와 주나, 영에게는 25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이 무색하게도 비슷한 경험이 반복된다. 정상성을 벗어난(벗어났다고 함부로 판단하는) 존재를 특정한 틀 안에 가두고 그에 맞추기 위해 폭력을 가하는 사회와 집단에 의해 정체성은 물론 마지막까지 지켜 내려는 소중한 것을 빼앗기고 부정당한다. 혹은 가장 안온한 품이 돼 줘야 할 가족이나 친구에게서 제대로 된 사랑이나 존중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이들은 선명한 이해관계에 따라 세 여성을 착취하고 상처 낸다. 하지만 인물들은 자기 자신과 자신을 믿어 주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실패가 뻔하더라도 투쟁을 거듭해 나간다. 가장 나약한 듯한 존재이지만 끝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이들의 여정은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실패할 것 알면서도 지켜낼 것이 있었던… 그 숭고한 여정 소설의 제목은 하얀, 늙은 여자, 노파라는 뜻의 그리스어 그라이아이에서 뿌리를 낸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노파였던 그리스로마 신화 속 세 자매를 가리키기도 한다. 백희에게서 우리 전통 설화 속 마고할미를 떠올리게도 하는 이야기는 샤먼과 다리 다섯 달린 늑대 등 정상성의 범주에서 비켜난 존재들, 혼종들을 등장시키면서 환상성을 더한다. 분투하며 성장한 딸들이 미래의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 문장으로 수렴된다. “나는 여전히 품위가 폭력에 의해 폄하되지 않는 세상을, 수많은 비관에도 사라지지 않는 낙관을 꿈꾸며, 내가 배운 모든 것들을 아이들에게 전하려고 한다.”
  • “목숨 왔다갔다”…北 경호팀, 김정은 ‘의자’에 안절부절한 이유 (영상)

    “목숨 왔다갔다”…北 경호팀, 김정은 ‘의자’에 안절부절한 이유 (영상)

    북러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한 북한 경호원들이 다름아닌 회담장 ‘의자’ 때문에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전날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경호원들의 수행 상황을 소상히 관찰해 전달했다. 이 신문은 회담 직전 북한 경호원들의 최대 관심사가 의자였다고 보도했다.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를 이리저리 흔들어보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의자의 독특한 디자인이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앉을 의자에는 뒷부분을 단단히 지탱할 다리가 없었다. 코메르산트는 긴장한 경호원들이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보기를 반복했다면서 “이는 그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다”고 설명했다.결국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는 회담에 배석할 장관들이 앉을 의자 중 하나로 교체됐다. 디자인은 똑같았지만, 경호원들에게는 더 안전해 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가 확정되자 경호원들은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바로 흰 장갑을 끼고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를 몇 분간 닦으며 소독한 것이다. 경호원들은 회담이 열리기 전날인 12일 밤에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의 아무르 가스공장 직원 숙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회담 당일 이른 아침부터 순백의 셔츠와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장갑 열차에서 내리자 ‘낡았지만 잘 정비된’ 마이바흐3 리무진 차량이 천천히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때 눈에 띈 것은 경호원들이 무언가를 들고 열차 플랫폼 주변을 뛰어다니는 모습이었다. 이들의 손에는 휴대용 기상 관측기가 들려 있었는데, 온도·풍속·이슬점 등을 확인하는 장치였다.김 위원장이 도착해 푸틴 대통령과 만날 때 러시아와 북한의 사진 기자들은 자리싸움을 벌였다. 북한 기자들은 양보할 생각이 없는 듯 1㎝도 움직이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이 상황에 대해 코메르산트 기자는 “나는 무조건 북한 동료에게 양보할 것이다. 그들에겐 삶과 죽음의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국 기자들의 치열한 기 싸움을 본 푸틴 대통령은 “사이 좋게 하시라”라며 직접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안가라 로켓, 소유스2 로켓 등 우주기지 주요 시설을 시찰했다. 미사일 주변에는 한글 설명문이 제작돼 있었다고 코메르산트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에 대한 한글 설명을 유심히 읽기도 했다.
  • 아일랜드에서 발굴된 고대 한국인 미라…분투하는 딸들의 숭고한 여정

    아일랜드에서 발굴된 고대 한국인 미라…분투하는 딸들의 숭고한 여정

    그라이아이 김혜빈 지음/문학과지성사/284쪽/1만 6000원아일랜드 이탄지에서 고대인의 머리가 발견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2500년 전 한국계 고대인으로 판명된다. 10대 후반 여성으로 추정되는 미라에게 붙여진 이름은 흰 햇빛이라는 뜻의 ‘백희(白曦)’. 머리의 거친 절단면은 그가 잔혹하게 살해됐음을 짐작케 한다. 한반도에 살던 백희는 왜 이 먼 땅의 검은 늪에 잠기게 된 걸까. 머리를 잃은 몸은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소재에서부터 강한 흡인력을 배태한 ‘그라이아이’는 현지 연구소에 있던 백희의 머리가 사라지면서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의 에너지가 더 폭발적으로 증폭된다. 소설이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장편소설(백화)을 쓴 박화성(1903~1988)을 기리는 박화성소설상 올해 수상작으로 뽑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찬제 문학평론가는 소설에 대해 “현실과 환상을 횡단하며 샤먼의 복화술사 같은 환상적 이야기꾼의 가능성을 실험한다”고 평했다. 이 평처럼 고대의 백희, 현대의 주나, 영이라는 세 여성의 성장을 꿰는 이야기는 현실의 무참함을 꿰뚫는 문제의식과 이미지를 풍부하게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자신과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키고 일으켜세우는 여성들의 ‘분투’를 집중적으로 써냈다. “이것은 세 딸들의 성장 이야기다. 폭력을 마주한 순간에도, 그들은 어떻게든 자라난다. 그 성장은 이제 다른 딸들에게 물려질 것이다.” 작가가 소설을 쓰기 전 포스트잇에 적어두었다는 이 메모는 작가가 길을 잃을 때마다 거듭 복기한 목표이자, 소설의 주제와 지향점을 또렷이 압축한 문장이기도 하다. 백희와 주나, 영에게는 25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이 무색하게도 비슷한 경험이 반복된다. 정상성을 벗어난(벗어났다고 함부로 판단하는) 존재를 특정한 틀 안에 가두고 그에 맞추기 위해 폭력을 가하는 사회와 집단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은 물론 마지막까지 지켜내려는 소중한 것을 빼앗기고 부정당한다. 혹은 가장 안온한 품이 되어줘야 할 가족이나 친구에게선 제대로 된 사랑이나 존중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이들은 선명한 이해관계에 따라 세 여성을 착취하고 상처낸다. 하지만 인물들은 자신과 자신을 믿어주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실패가 뻔하더라도 투쟁을 거듭해나간다. 가장 나약한 듯한 존재이지만 끝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이들의 여정은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소설의 제목은 하얀, 늙은 여자, 노파란 뜻의 그리스어 그리아이아이에서 뿌리를 낸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노파였던 그리스로마 신화 속 세 자매를 가리키기도 한다. 백희에게서 우리 전통 설화 속 마고할미를 떠올리게도 하는 이야기는 샤먼과 다리 다섯 달린 늑대 등 정상성의 범주를 비껴난 존재들, 혼종들을 등장시키면서 환상성을 더한다. 분투하며 성장한 딸들이 미래의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 문장으로 수렴된다. “나는 여전히 품위가 폭력에 의해 폄하되지 않는 세상을, 수많은 비관에도 사라지지 않는 낙관을 꿈꾸며, 내가 배운 모든 것들을 아이들에게 전하려고 한다.”
  • 숲 거니는 여인, 손안의 목련… 색색의 풍경을 거닐다

    숲 거니는 여인, 손안의 목련… 색색의 풍경을 거닐다

    섬세한 잎새들이 마음을 쓸어 주는 듯한 숲이 안온하다. 연둣빛, 연분홍, 청록의 잎들이 수군거리는 숲을 거니는 이는 여인들이다. 한 오라기도 걸치지 않은 몸은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내려놓은 자유 그 자체다. 옛 산수화 속 자연을 만끽하며 노니는 인물들이 모두 남성들이었던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김민주가 그려 낸 숲(그림그림)은 이처럼 ‘사유의 공간’으로 여성들에게 숨 쉴 자리를 내준다.칠흑 같은 검은 배경 속 고운 손이 흰 목련을 소담스레 보듬고 있다. ‘하얗고 부드러운’이라는 제목처럼 손안에 꽉 들어찬 꽃은 이진주 작가가 전통 안료에 아크릴 물감을 섞어 직접 만든 물감인 ‘JB블랙’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색다른 감각으로 자연을 그려 온 여성 채색화가 6인의 작품 45점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가 마련됐다. 10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그룹전 ‘현실과 판타지를 소요(逍遙)하다: 여성 채색 화가들의 자연 풍경화’에서다. 이숙자(81)부터 김인옥(68), 유혜경(54), 이영지(48), 이진주(43), 김민주(41)까지 80대 원로 작가부터 40대 젊은 작가를 아우르는 전시의 배경은 최근 ‘채색화의 약진’에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이순 미술평론가는 “한국 화단에서 채색화는 수묵화에 비해 평가받지 못하고 한때 왜색으로 폄훼되기도 했으나 요즘 여성 채색 화가들이 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전통 채색화의 재료와 기법을 충실히 따르는 원로 작가와 수채화·아크릴 물감 등 여러 재료를 활용하며 채색화의 가능성을 키워 나가는 신세대 작가들의 작법을 비교해 보며 작품 속을 거닐어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채색화의 명맥을 잇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는 천경자(1924~2015)다. 남성 화가들이 수묵 중심의 산수화나 문인화를 그릴 때 색을 자유롭게 쓰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그는 채색화의 발전을 이끌었다. 천경자, 박생광의 제자인 이숙자 작가는 채색화에서 우리 그림의 정체성을 구현해 왔다. 채색 화가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 준 그가 1970년대부터 꾸준히 그려 온 청보리·황보리 밭과 1990년대부터 공들여 온 백두산 작품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 “색색의 풍경 속을 노닐어보세요” 여성 채색화가 6인이 그린 자연

    “색색의 풍경 속을 노닐어보세요” 여성 채색화가 6인이 그린 자연

    섬세한 잎새들이 마음을 쓸어주는 듯한 숲이 안온하다. 연두빛, 연분홍, 청록의 잎들이 수군거리는 숲을 거니는 이는 여인들이다. 한오라기의 실도 걸치지 않은 몸은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내려놓은 자유 그 자체다. 옛 산수화 속 자연을 만끽하며 노니는 인물들이 모두 남성들이었던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김민주가 그려낸 숲은 이처럼 ‘사유의 공간’으로 여성들에게 숨 쉴 자리를 내준다. 칠흑 같은 검은 배경 속 고운 손이 흰 목련을 소담스레 보듬고 있다. ‘하얗고 부드러운’이라는 제목처럼 손 안에 꽉 들어찬 꽃은 이진주 작가가 전통 안료에 아크릴 물감을 섞어 직접 만든 고유의 물감인 ‘JB블랙’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색다른 감각으로 자연을 그려온 여성 채색화가 6인의 작품 45점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가 마련됐다. 10월 14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그룹전 ‘현실과 판타지를 소요(逍遙)하다: 여성 채색화가들의 자연 풍경화’에서다. 이숙자(81)부터 김인옥(68), 유혜경(54), 이영지(48), 이진주(43), 김민주(41)까지 80대 원로 작가부터 40대 젊은 작가를 아우르는 전시의 배경은 최근 ‘채색화의 약진’에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이순 미술평론가는 “한국 화단에서 채색화는 수묵화에 비해 평가를 받지 못하고 한때 왜색으로 폄훼되기도 했으나 요즘 여성 채색화가들이 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전통 채색화의 재료와 기법을 충실히 따르는 원로 작가와 수채화·아크릴 물감 등 여러 재료를 활용하며 채색화의 가능성을 키워나가는 신세대 작가들의 작법을 비교해보며 작품 속을 거닐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채색화의 명맥을 잇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이는 천경자(1924~2015) 작가다. 남성 화가들이 수묵 중심의 산수화나 문인화를 그릴 때 색을 자유롭게 쓰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그는 채색화의 발전을 이끌었다. 천경자, 박생광의 제자인 이숙자 작가는 채색화로 우리 그림의 정체성을 구현해 왔다. 채색화가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준 그가 1970년대부터 꾸준히 그려온 청보리·황보리 밭과 90년대부터 공들여온 백두산 작품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 ‘블랙타이거 새우’ 자체 종자 생산 성공…새우양식 활력 기대

    ‘블랙타이거 새우’ 자체 종자 생산 성공…새우양식 활력 기대

    당진시 양식어가, 국내 첫 종자생산 ‘성공’국내 새우 양식 산업에 새 활력 기대 충남 당진의 한 양식 어가가 국내 최초로 블랙타이거 새우의 상업 양식에 이어 새우 종자생산도 성공했다. 블랙타이거 종자는 고밀도 사육이 가능한 품종으로 원산지인 태국·베트남 등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양식되고 있으며, 흰다리새우 다음으로 많이 양식되는 품종이다. 12일 당진시에 따르면 송악읍 복운리의 한 양식 어가가 블랙타이거 새우의 자체 종자생산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블랙타이거 새우 상업 양식 성공한 양식 어가는 당시 이식된 블랙타이거 새우를 어미로 활용해 지난 4월 초 약 10만 미의 자체 종자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이렇게 생산된 종자는 1개월간 중간 양성 과정을 거쳐 0.5g 크기의 종자로 자랐고, 5월 초 노지 양식장으로 이식돼 120일간 약 25g까지 성장했다. 다가올 추석까지 30g 이상까지 성장하면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블랙타이거 새우의 양식은 흰다리새우에 비해 저염도 양식이 가능하며,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는 장점이 있다. 올해는 흰다리새우가 성장이 느리고 질병에 취약하지만, 블랙타이거 새우는 안정적인 성장을 보인다. 시는 내년부터 자체 종자 생산한 블랙타이거 새우(치하)를 관내 양식 어가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블랙타이거 새우 자체 종자생산 성공으로 흰다리새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새우 양식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유명 배우 입 비뚤어졌다…‘건강 이상설’ 확산

    유명 배우 입 비뚤어졌다…‘건강 이상설’ 확산

    유명한 대만 배우 마징 타오(마경도·61)가 최근 행사장에서 경직된 얼굴로 나타나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다. 마징타오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본토에서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작품을 촬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광저우에서 열린 의료 미용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마징 타오는 입이 비뚤어져 뇌졸중을 의심케 하는 사진이 찍혀 팬들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홍콩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징타오가 흰 정장을 입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열광적인 환호가 울려 퍼졌고 모두 그에게 몰려들었다. 그러나 마징타오의 행사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건강 이상설’이 나왔다. 네티즌은 “61세 마징타오의 입이 비뚤어지고 눈이 (충혈된 것이) 과로가 의심된다” “황제 마징타오가 광저우에 등장했는데 얼굴 왼쪽이 약간 마비된 느낌이 든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우려했다. 한편 마징타오는 지난 7월 자신의 팬과 열애 중인 사실이 포착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징타오는 영화 ‘수호지: 귀족영웅 노준의’ ‘패도여협’ 드라마 ‘서시비사’ ‘봉신방:봉명기산’ ‘효장기사’ ‘의천도룡기’ 등에 출연하며 1990년대 초부터 인기를 끌었다.
  • 급식용 햄에서 나온 흰 가루, ‘돼지 지혈제’였다

    급식용 햄에서 나온 흰 가루, ‘돼지 지혈제’였다

    급식용으로 납품받은 햄에서 흰색 가루가 발견됐는데, 이 가루의 정체는 ‘돼지 지혈제’였다. 햄 제조사는 학교에 사과문을 보내는 등 조치했지만 해당 학교 교장은 “발견되지 않았다면 학생들이 먹었을 것”이라며 더 강화된 조치를 요구했다. 강원 춘천에 있는 A 고등학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 학교 영양교사는 학생 점심 식사로 감자햄볶음을 만들고자 통햄을 자르던 중 흰색 가루 덩어리를 발견했다고 연합뉴스가 6일 보도했다. 영양교사는 해당 이물질을 사진으로 찍고, 진공 포장해 냉동보관 했다. 이후 납품업체인 춘천먹거리통합지원센터(먹거리센터)가 이를 회수했다. 해당 햄은 전국적으로 유통하는 유명 가공육 브랜드 B사 제품으로, 김제 공장에서 가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물질을 검사한 결과 돼지 사육 단계에서 지혈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인 ‘알러스프레이’로 확인됐다. B사는 도축 및 원료육 가공 과정에서 문제의 부위가 제대로 선별되지 않아 최종 혼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B사는 해당 학교에 사과문을 보내고 원료육 이물 선별 공정 강화, 원료육 납품 농가에 해당 약품 사용 금지 등을 조치했다. 다만 A 고등학교 교장은 이러한 조치가 미흡하다 판단, 더 강화된 조치를 요구했다. 학교장은 “영양교사가 이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학생들이 이를 먹었을 것”이라면서 “해당 성분이 인체에 유해한지 아닌지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같은 제품이 다른 학교에 얼마나 납품됐는지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제품을 학교에 납품한 먹거리센터는 이물질 혼입이 알려지자 전수조사에 나섰다. 현재까지 A 고등학교 외에도 초등학교 1곳에 같은 햄을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청룡 먹거리센터 이사장은 “이물질이 발견된 햄이 어느 학교에 납품됐는지 2개월 치를 전수 조사 중이며 확인하는 대로 회수 조치할 것”이라면서 “B사 제품은 규정에 따라 1개월 납품 중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 총장도 지원나선 한기대 ‘천원의 아침’

    총장도 지원나선 한기대 ‘천원의 아침’

    유길상 총장 앞치마 두르고 배식·소통한기대, ‘Take-Out’ 메뉴 개발로 호응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유길상 총장이 ‘천원의 아침’ 배식에 나서며 학생들의 든든한 아침 한 끼를 책임져 호응을 얻고 있다. 한기대의 ‘천원의 아침밥’은 테이크아웃(Take-Out) 메뉴 개발과 홍보 유튜브 영상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기대에 따르면 유 총장이 2학기 개강을 맞아 6일 오전 8시부터 교내 학생식당에서 ’천원의 아침식사‘ 배식을 진행했다. 흰색의 위생모자와 앞치마를 두르고 투명 마스크를 착용한 유총장은 식당 자율배식대에서 학생들에게 국과 간식 등을 배식했다. 그는 이후 학생들과 아침 식사를 하며 의견을 듣고,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유 총장은 ’천원의 아침 식사 배식 및 학생 소통 행사‘를 9월 한 달간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할 계획이다. 유 총장은 “학생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유도하고 현장 밀착형 소통을 하고자 배식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한기대는 2학기부터 학생 식당 운영시간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연장에 이어 쌀 빵과 현미 시리얼, 샐러드 등의 Take-Out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한기대의 천원의 아침 식사를 소개하는 ’천원짜리 급식의 충격적인 퀄리티‘라는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260만을 기록하는 등 SNS상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접시 위 무화과로 알 수 있는 식물의 생태/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접시 위 무화과로 알 수 있는 식물의 생태/식물세밀화가

    지금 숲과 정원에서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개미취와 벌개미취 그리고 상사화와 부추속 등…. 강의 준비를 하느라 그간 찍어 둔 개미취와 벌개미취 사진을 정리하다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찍은 벌개미취와 개미취의 사진 구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참취속인 두 종은 키 차이가 있는데, 벌개미취는 60㎝ 이하라 꽃을 내려다보는 정면 구도로 찍은 사진이 많은 데 비해 개미취는 1m 이상으로 자라기 때문에 위에서 내려다볼 수 없어 꽃의 측면을 찍은 사진이 많았다. 나는 식물을 공평하게 기록한다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 사진을 찍을 때마저 식물의 형태, 생태 특성 한계에 놓여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과학 기술이 발달하며 인류는 원하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시설원예의 발달로 일 년 내내 먹고 싶은 과일과 채소를 수확하고 유통 기술의 발달로 바다 건너의 생산품을 배송받는 데에 하루밖에 걸리지 않게 됐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자연의 시간과 형태에 종속돼 살아간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제철’이란 개념 또한 식물의 생장주기에 따른 용어다. 우리는 과실수의 열매가 다 자라 익는 시기를 과일의 제철이라 부르고 정원의 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식물의 제철, 풀잎이 다 자라난 시기를 잎채소의 제철이라 부른다. 다시 말해 제철은 인간 기준으로 식물의 효용성이 높은 시기를 가리킨다. 지금은 무화과나무의 제철, 무화과라는 과일이 가장 많이 수확되는 시기이자 가장 달콤한 맛을 내는 순간이다. 201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재배면적이 크게 늘며 무화과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이 됐다. 이는 생과뿐만 아니라 빵이나 케이크 등에 들어가는 디저트용 과일이자 말려 먹는 건조용 과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무화과는 다양한 요리의 재료가 됐을까? 그리고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바삭바삭한 식감의 씨앗이라든지 무화과에서 나오는 흰 유액의 정체는 무엇일까? 무화과를 먹을 때 잠시 스쳤던 이와 같은 감상과 감각은 이 식물이 살아온 과정, 지구에서 오랫동안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를 담고 있다. 우선 무화과라는 이름은 한자로 ‘꽃이 없는 과일’을 뜻한다. 그러나 이것은 인류의 착각에서 빚어진 오류다. 무화과를 발견한 초기 사람들은 아무리 오래 들여다봐도 꽃이 보이지 않으니 꽃이 피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무화과에도 꽃은 있다. 게다가 수도 없이 많은 꽃이 핀다. 이 꽃은 열매 이전의 꽃주머니 안에서 우리 눈에 띄지 않고 자잘하게 피어날 뿐이다. 무화과를 먹을 때 씹히는 수많은 씨앗이 꽃의 존재를 증명하며, 우리는 식감으로 꽃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들 열매 끝에는 작은 구멍이 나 있다. 이것을 무화과 눈이라고도 부른다. 무화과나무의 수분을 돕는 무화과 말벌은 이 구멍을 통해 꽃주머니 안팎을 드나들며 꽃가루를 옮긴다.무화과나무는 열대우림의 오랜 토속식물이다. 이들의 달콤한 열매는 박쥐, 원숭이, 새에 이르기까지 수천 종의 동물 먹이가 돼 왔다. 그리고 이 농축된 단맛은 가공, 가열 후에도 유지돼 인류의 요리 재료로 활용됐다. 무화과 빵과 케이크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자째 판매하는 무화과를 사 와 상온에 며칠간 두면 과실에 흰 유액이 묻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것은 무화과가 속한 뽕나무과 식물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유액은 라텍스 성분으로 동물에게 해로운 물질을 방출해 자신을 지키려는 무화과나무의 방어 전략이다. 식물을 기록, 관찰하는 동안 나는 식물에 제철이란 따로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해 왔다. 무화과나무 가지에서 연둣빛 새잎이 돋아날 때부터 녹색의 열매가 맺은 후 성장해 분홍색, 흑자색으로 익고 열매가 벌어질 때까지 무화과는 매 순간이 제철인 듯 살아간다. 우리나라에는 무화과나무 외에도 가족뻘의 천선과나무 그리고 모람과 애기모람 등이 분포한다. 그러나 독특한 형태에 비해 이들의 존재와 정보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아마도 남부지역에 자생, 재배된다는 이유가 클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반 이상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밀집해 있기에 남부지역의 식물은 대중에게 낯선 존재로 여겨질 때가 많다. 우리는 눈에 익숙한 식물, 만날 가능성이 있는 식물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고 당연하게도 우리에게 자주 회자되는 식물은 중부지역에 자생하거나 재배되는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모른다고, 본 적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화과나무의 수많은 꽃이 피어나듯이 말이다.
  • 세계최대 ‘코뽈소 농장’ 팔린 사연

    세계최대 ‘코뽈소 농장’ 팔린 사연

    ‘무시무시한 돌진’을 상징하는 코뿔소가 왜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을까. 장신구로 가공하거나 항암 효과, 정력 보강, 해열 및 해독 등 건강에 좋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마구잡이로 사냥하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에선 가죽을 팔아도 돈이 된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선 코뿔소의 뿔 거래를 불법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너무나 역부족이어서 한숨만 쑥쑥 자랐을 뿐이다. 한때 코뿔소 밀렵을 막으려고 뿔을 자른 적도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코뿔소의 자신감을 꺾어 서식 범위를 축소하고, 상호작용을 줄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디 ‘뿔 없는 코뿔소’가 가당키나 한가. 조사 결과 뿔을 잃은 코뿔소들의 서식 범위가 급격히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과 암컷의 서식 범위가 각각 38%, 53% 줄어들었으며 일부 수컷의 경우 서식지가 82%까지 축소됐다. 또 뿔이 제거된 코뿔소들이 의도적으로 서로를 기피하면서, 뿔이 없으면 상호작용이 3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뿔이 잘리지 않은 코뿔소들은 서식 범위를 50% 확장했다. 게다가 코뿔소 뿔은 손톱처럼 계속 자라서 18~24개월마다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큰 돈을 들여야 하고, 뿔을 뽑다가 코뿔소와 작업자 모두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인공으로 코뿔소 뿔을 만드는 기술도 나와 잠시나마 눈길을 끌었다. 인공 장기를 생산하는 3D 바이오프린팅과 코뿔소 DNA로 합성 케라틴을 만들면 유전적으로 코뿔소 뿔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코뿔소를 인공으로 배양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성공했다는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고 있다. “코뿔소를 보존하자”는 인간의 목소리가 정말인지 의구심만 키웠다. 총체적으로 풀이하면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되려 코뿔소 뿔을 홍보하는 결과를 낳는다. 현재 전 세계에서 서식하는 코뿔소는 1만 6000여마리에 불과하다. 20세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한때 밀림을 지배했던 코뿔소는 이젠 소수생물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참담하다. 그런데 그나마 한 줄기 빛처럼 달가운 소식이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노스웨스트에 있는 세계 최대 코뿔소 농장 ‘플래티넘 라이노’(Platinum Rhino)가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아프리카 파크’에 인수됐다. 이곳에선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약 27배인 78㎢ 에 2000여마리의 흰코뿔소를 키우고 있다. 아프리카 파크는 “남아공 정부의 지원을 받고 긴급모금, 철저한 실사를 거쳐 농장과 코뿔소를 모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며 “향후 10년 내 코뿔소들을 잘 관리되고 안전한 지역에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 사육 프로그램은 단계적으로 중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플래티넘 라이노는 관광개발 사업자인 존 흄(81)이 흰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마련한 시설이다. 흄은 지난 30년 동안 1억 5000만 달러(약 1988억원)를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경비 인력만 100명에 달하는 등 밀렵꾼으로부터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순찰에 가장 큰 비용이 들었다. 그러다 저축 고갈로 운영자금을 대기 어렵게 된 흄은 올 3월 농장을 1000만 달러(약 132억원)에 경매 매물로 내놓으며 “호화 요트를 소유하는 대신 코뿔소 멸종을 막을 억만장자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남겼다. 이후 6개월 가까이 아무도 응찰하지 않다가 결국 새 주인을 만나게 됐다. 아프리카 파크는 12개국 정부와 협력해 야생동물 보호구역 22곳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관계자는 농장 인수에 대해 “멸종 위기에 가까운 동물에게 던져진 생명줄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 좋은 연어로 ‘밥도둑’ 연어장 만들기 [냠냠도서관]

    좋은 연어로 ‘밥도둑’ 연어장 만들기 [냠냠도서관]

    연어는 동양인보다 서양인이 더 많이 찾는 식재료다. 독일, 네덜란드 등 라인강 주변국 사람들은 연어를 최고의 요리 재료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미국심장학회에서는 매주 2회 정도 연어 등 기름진 생선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고, 민간요법으로는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에게 연어기름을 권장한다. 이는 오메가-3 지방산이 염증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오메가-3 풍부한 최고의 식재료 연어 오메가-3 지방산은 고등어, 참지, 정어리, 꽁치 등 등푸른 생선에도 많이 들어있으며, 미국 영양 전문가 스티븐 프랫이 연어를 ‘슈퍼푸드’ 14가지 중 유일한 생선으로 선정했다. 연어는 소화와 흡수가 잘 되므로 어린이, 노약자에게 좋으며, 단백질21%, 지방 8.4% 단백질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B2, 비타민 B6이 많이 들어있다. 연어의 단백질 중에는 아르기닌과 아미노산인 라이신 감칠 맛을 주는 글루타민산이 많이 들어있어 산뜻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우리 나라에서도 연어 애호가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연어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EPA, DH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질환을 예방하고 비타민 A, 비타민 D. 비타민 E 또한 풍부하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중년이후 골다공증이 심해 골절이 걱정되면 연어를 자주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비타민 E는 노화방지에 효과가있으며 , 연어의 알에 많이 함유돼 있다. 좋은 연어를 고르는 방법 연어를 살때는 선홍색을 띠고 지방에 흰 힘줄이 섞여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연어는 구입하는 즉시 조리를 해서 먹는 것이 좋으며, 살에 뼈가 박혀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등쪽 껍질은 담청색을 띄고 배쪽은 은백색을 띄는 연어를 골라야 한다.   맛있는 ‘밥도둑’ 연어장 만들기 재료: 연어 800g, 레몬1개, 양파2개, 청양고추 1개, 빨간고추 1개, 파 2개, 통후추10알, 표고버섯 3개, 가쓰오간장 300g, 양조간장 200g, 물 600g, 미림 300g, 알룰로스 30g, 소금30g  ① 연어를 흐르는 물에 씻어 준비한다. ② 소금 30g을 물 300g, 미림 100g을 큰 볼에 풀어 얼음을 가득담아 차갑게 만든후 연어를 30분간 담궈둔다. ③ 연어를 담궈두는 동안 냄비를 준비해 양파 1개를 썰어 반으로 잘라 익혀주고, 가쓰오 간장 300g, 양조간장 200g, 물 300g, 미림 300g, 표고버섯 3개, 파2개, 통후추 5알을 넣고 20분간 끓여준다.④ 끓인 간장을 차갑게 식힌다. 큰볼에 얼음팩을 담아 식히면 빠르게 식는다. ⑤ 세척한 레몬을 반달 모양으로 자르고, 청양고추와 빨간고추는 어슷썰고, 양파는 도톰하게 채썰어 준비한다. ⑥ 식은 간장소스에 알룰로스 30g을 넣고 섞어준다, ⑦ 담궈둔 연어의 물기를 제거한 후 적당한 크기로 썰어준다. ⑧ 양파, 연어, 레몬 순으로 차곡차곡 쌓아 준 뒤 맨위에 레몬와 청양고추 홍고추로 데코한다. ⑨ 식은 간장소스를 알맞게 부어 하루 숙성한다. 저장기간은 최대 7일 정도다.
  • [서울광장] 중국 경제 위기의 뿌리/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중국 경제 위기의 뿌리/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중국 현대사는 대체로 홍(紅·이데올로기)과 전(專·실용주의)이 반복된 역사였다. 홍의 추종자들이 공산당 내부 권력을 장악하는 시기 중국의 경제는 침체했고 전을 중시하는 테크노크라트들이 득세할 경우 경기가 활기를 되찾는 식이었다. 이른바 공산당 내부의 ‘홍전(紅專) 투쟁’이다. 계급투쟁을 앞세운 마오쩌둥이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중국 경제를 도탄에 빠뜨린 뒤 실용주의자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중국 경제를 다시 일으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은 마오쩌둥 신봉자답게 경제보다 사상을 중시하는 홍의 길을 걷고 있다. 2012년 집권 이후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그는 중화부흥을 앞세워 강력한 내부 통제에 나섰고, 경제는 뒤로 밀렸다. 덩샤오핑의 유훈인 경제제일주의 노선은 급격한 퇴조를 맞았고 그 여파로 민영기업의 연쇄도산과 외자기업 철수, 직접투자 위축, 수출입 급감, 소비 회복 부진, 대규모 실업 등이 복합위기로 진행 중이다. 중국이 직면한 경제위기의 핵심은 부동산이다. 중국 부동산은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고 가계자산의 70%, 전체 은행 대출의 30%를 차지한다. 2년 전 굴지의 부동산 업체인 헝다를 신호탄으로 최근 매출 기준 업계 1위 비구이위안마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지난 6월 청년(16~24세) 실업률이 21.3%(6월 기준)로 집계된 이후 공식 발표조차 포기할 정도다. 중국 정부가 설정한 5%대 경제성장은 대규모 경기부양 없이는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4%대 턱걸이 성장을 점치고 있다. 중국발 ‘잃어버린 10년’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처럼 중국 경제가 휘청이는 이유는 시진핑 체제의 조급한 좌편향 정책에서 기인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5세대 지도자로 불리는 시진핑 주석은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전임자들이 유지했던 정책의 근간, 즉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과 능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라는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뒤집었다. 총체적 난국이다. ‘미국과 맞서지 말라’는 현실주의 노선은 중화부흥을 앞세운 시진핑 체제의 경직된 이데올로기 강화 정책에 밀려났다. 무역전쟁에 이어 패권을 둘러싼 미중 체제 우월경쟁 속에서 경제적 역동성이 희생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공산당 정권에 쓴소리 한마디했다고 글로벌 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고 기업은 쪼개졌다. 일국의 외교장관(친강)조차 하루아침에 공개석상에서 사라지는 상황에서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에는 외국과의 모든 교류를 엄격히 감독하는 ‘반(反)간첩법’을 발효시켜 중국 거주 외국인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중국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스파이로 강제 구금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다수의 외자기업이 철수를 준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인 독재의 길에 들어선 시진핑 체제의 비이성적 극단성은 과거 마오쩌둥의 극좌노선 시대를 연상시킨다. 실사구시 정신을 토대로 주요 2개국(G2) 경제대국의 토대가 됐던 생산력 우선 정책을 질식시켰다. 지난 3년간의 극단적인 제로코로나 정책은 미중 간 체제 우월경쟁에서 비롯된 정책 실패라는 진단이다. 최소 3000만명을 굶어 죽게 했던 마오쩌둥의 극단적인 대약진운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현재 중국의 경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초입에 서 있다. 자칫 위중한 디플레이션(경기침체)으로 진행될 경우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그 충격을 가늠하기 어렵다. 정책당국의 정밀한 대책이 필요한 시기다.
  • 땅끝보다 한걸음 더 ‘스카이워크’… 한반도의 시작과 끝을 마주하다

    땅끝보다 한걸음 더 ‘스카이워크’… 한반도의 시작과 끝을 마주하다

    한반도의 남쪽 끝이자 대륙의 시작인 땅끝마을. 해마다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땅끝에 서는 마음은 어떨까.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다. 한반도의 머리인 백두에서 시작된 지맥이 등줄기를 따라 휘몰아쳐 오다 땅끝에서 숨을 고르고 우뚝 멈춰 섰다. 땅끝마을의 사자봉이다. 땅끝바다를 마주보는 사자봉 정상에는 횃불 모양의 땅끝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는 북쪽 달마산으로 이어지는 첩첩산중, 동쪽으로는 흰 물살을 일으키며 노화도와 보길도를 오가는 여객선, 드넓게 펼쳐진 양식장 사이를 오가는 어선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남으로는 흑일도, 백일도, 노화도, 보길도 같은 섬과 다도해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날씨가 좋은 날은 제주도까지 볼 수 있으니 땅끝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일출과 일몰도 한곳에서 볼 수 있다. 해 끝인 12월 31일부터 1월 1일 사이에는 해넘이와 해맞이 축제가 열린다. 해발 400여m의 사자봉 전망대까지 바다의 절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오를 수 있게 모노레일이 깔렸다. 땅끝마을의 또다른 명물이다. 3일 전남 해남군에 따르면 서남해의 육지와 바다가 맞닿은 해남군은 고대 해양국가의 거점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문화가 만난 곳이었다.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의 미황사 사적비에는 땅끝의 역사가 쓰여 있다. 신라 경덕왕 8년(749년) 인도에서 건너온 돌배가 불상과 경전을 싣고 사자포구에 들어왔는데 아도화상이 이를 알고 불상과 경전을 모셔다가 미황사를 창건했다고 기록돼 있다. 불교의 해로 유입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사자봉 정상엔 횃불 모양 전망대보석처럼 빛나는 다도해 잡힐 듯맑은 날엔 멀리 제주도까지 보여 코리아 둘레길의 시작점 땅끝탑젊은이 최애 성지인 ‘스카이워크’유리바닥 너머 바닷물에 스릴 짱 6대륙 땅끝 한데 모은 ‘땅끝공원’1만 3000㎡ 규모 산책로 펼쳐져실제보다 줄인 각국 땅끝탑 눈길 ●국토순례 성지 ‘코리아 둘레길’ 전망대에서 아래쪽으로 500여m를 내려가면 우리나라 땅끝 지점을 가리키는 땅끝탑이 서 있다. 북위 34도 17분 38초 한반도 땅끝에 우뚝 솟은 세모꼴의 기념탑이다. 이곳에서 육지가 시작된다. 땅끝탑에는 손광은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맨끝 땅/갈두리 사자봉 땅끝에 서서/길손이여/토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게/…/백두에서 토말까지 손을 흔들게/수천년 지켜온 땅끝에 서서/수만년 지켜갈 땅끝에 서서/꽃밭에 바람 일 듯 손을 흔들게/마음에 묻힌 생각/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게” 땅끝탑 위용에 걸맞게 웅장한 시다.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과 기상을 잘 표현했다. 땅끝탑은 많은 사람이 국토 순례를 시작하기도, 마치기도 하는 곳이다. 끝은 시작이기도 하다. 최근 조성된 ‘코리아 둘레길’은 한반도 외곽을 4가지 길로 나눴다. 해파랑길(동해안)과 서해랑길(서해안), 남파랑길(남해안), DMZ 평화의 길을 하나로 연결하는 4500㎞의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이다. 땅끝탑 주변에는 스카이워크가 조성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땅끝탑 스카이워크는 ‘땅끝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기’를 주제로 해 한반도의 시작이자 끝을 의미하는 알파와 오메가의 기호를 콘셉트로 꾸며졌다. 특히 바닥의 일부가 투명한 강화유리로 돼 있어서 땅끝바다 위를 걷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땅끝마을에서 만나는 ‘세계의 땅끝’ 땅끝 명소의 하나로 세계땅끝공원이 있다. 세계 6대륙의 땅끝을 한번에 만나는 곳이다. 땅끝 전망대로 올라가는 모노레일에서 가깝다. 1만 3000㎡ 규모로 대륙의 땅끝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6대륙을 상징하는 정원이 산책로를 따라 펼쳐진다. 6대륙의 땅끝은 포르투갈 호카곳을 비롯해 아프리카 테이블마운틴, 멕시코 엘아르코데카보산, 아르헨티나 에클레어 등대, 호주 오페라하우스와 해남 땅끝마을의 땅끝탑이다. 실제보다 축소된 크기의 조형물과 함께 6대륙 땅끝의 의미가 담긴 안내판을 배치하고 대륙별 민속음악이 흘러나오게 동선을 꾸몄다. 특히 땅끝 관광지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이국적인 조경이 어우러져 사진 찍는 데 그만이다.●국내 최대 규모 ‘해양자연사박물관’ 해남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은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이다. 마도로스로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던 임양수 관장이 40년 넘게 수집한 1만 5000여종, 5만 6000여점의 해양자원을 전시한다. 국내 관련 박물관 중 최대 규모다. 상어의 입을 통과하는 출입문과 문어가 건물 옥상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건물의 외관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땅끝 주변에는 고운 모래로 이뤄진 해수욕장이 곳곳에 있어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대표적인 곳이 송호리 해수욕장이다. 긴 해송림과 고운 모래, 잔잔한 파도가 호수와 같다고 해 ‘송호’다. 송호리 해수욕장 가까이 땅끝오토캠핑리조트에는 캐러밴과 오토캠핑장, 야영장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 5분 거리의 황토나라 테마촌에는 객실과 야영장이 있다. 땅끝에서 북평, 북일면을 잇는 해변도로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낙조에 물드는 해변은 백미로 꼽힌다.
  • “게임 그만해” “잔소리”, 고교생 손자는 할머니를 살해했다[전국부 사건창고]

    “게임 그만해” “잔소리”, 고교생 손자는 할머니를 살해했다[전국부 사건창고]

    손자 형제 9년 보살핀 조손가정의 비극형은 할머니 살해, 동생은 창문 닫았다 지난해 1월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 김정일 재판장은 존속살해, 존속살해방조 혐의로 구속된 고등학교 3년생 A(범행 당시 18세)군과 동생 B군(범행시 16세·고교 1년 자퇴) 형제의 1심을 선고한 뒤 손수 쓴 편지와 함께 작가 고 박완서의 동화책 ‘자전거 도둑’을 선물했다. 김 재판장은 고개를 숙인 채 울고 있는 이들 형제에게 “이 책을 꼭 읽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 봤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자전거 도둑은 박 작가가 6개 단편을 모은 동화책으로 물질만능주의에 젖은 어른들 속에서 양심을 지키려고 애쓰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A군과 B군은 이혼한 부모를 대신해 9년 동안 보살핀 할머니를 ‘잔소리한다’고 흉기로 살해하고, 할아버지를 살해하려다 중단한 범죄를 저질러 세상을 놀라게 했다. 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1심 판결문과 취재에 따르면 A군은 2021년 8월 30일 오전 0시 40분쯤 대구시 서구 비산동 주거지에서 샤워를 끝낸 할머니 성모(당시 77세)씨가 방으로 들어가려 하자 흉기를 들이댔다. 성씨는 “칼 들고 뭐하냐. 찔러봐라”며 휴대전화가 놓인 쪽으로 다가가자 흉기를 휘둘렀다. A군은 동생 B군에게 “할머니가 소리를 치니 창문을 닫으라”고 했다. 성씨는 머리, 옆구리, 다리 등에 61차례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이 모습을 할아버지 이모(당시 93세)씨가 지켜봤지만 거동이 불편해 대응을 못했다. A군은 이어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이씨가 “할머니, 병원에 보내자”고 말했으나 A군은 거부했다. 이씨는 두 손을 빌며 “내가 잘못했다”고 했다. 이때 B군이 “할아버지는 죽이지 말자”고 만류하면서 A군의 살인 행각은 멈췄다. 손자의 흉기에 찔린 할머니 성씨는 이씨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전 1시 25분쯤 숨졌다.A군의 부모가 이혼한 것은 A군이 초등학교 2학년인 2011년 7월이었다. A군의 아버지는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다. 친모가 A군 형제와 살았으나 이듬해 “(A군이) 게임에 빠져 밥도 제대로 안 먹는다”고 야구방망이로 때려 조부모가 A군 형제를 돌봤다. 이들 형제는 도중에 친모와 거주한 1년을 제외하고 내내 조부모와 함께 생활했다. 조부모 모두 건강하지 않은 이 조손가정은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했다. 해당 과정에서 할머니 성씨와 A군 형제는 자주 부딪혔다. A군이 밤늦게까지 휴대전화 게임을 하자 할머니 성씨는 “게임 만큼 공부도 열심히 해라”고 꾸짖었다. 또 급식카드를 건넸는데도 A군 형제가 말을 듣지 않자 “너희들 먹을 거 아니냐. 밤중에 왜 커피를 마시느냐”라며 욕설 섞인 꾸지람도 했다. 특히 A군 형제는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는 할머니의 말에 불안감이 컸다고 한다. A군은 범행 하루 전날 밤 동생 B군에게 “할머니 죽일래?”라고 카카오톡을 보냈다. 동생은 “맘대로”라고 답했다. A군은 “어차피 우리처럼 머리 나쁘고 배운 거 없는 사람들은 20살이 돼도 굶어 죽어. 알바도 안 뽑아주고. 가망이 없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인터넷에서 ‘사람 한 번에 죽이는 법’도 검색했다. “게임 그만해라”, 손자는 ‘잔소리’문자로 맘 전하고, 고모 통해 용돈할머니의 무뚝뚝한 ‘내리사랑’ A군은 검경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감옥에서 살기로 작정했다”며 “만약 할머니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이전과 똑같은 삶을 살았을 텐데, 웹툰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진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할머니 성씨는 잔소리를 많이 하고 성격이 무뚝뚝해도 손자 사랑이 극진했던 것으로 나온다. 비가 오면 아픈 몸을 이끌면서 우산을 들고 손자들을 데리러 가고, 손자들 먹이려고 밤늦게 편의점에 가고, 고모를 통해 용돈을 건넸다. 성씨는 또 손자에게 직접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지만 카톡으로 그 마음을 전달했다. 범행 후에도 A군 집 옥상에는 할머니가 빤 흰 교복이 빨랫줄에 널려 있었다.편지와 동화책을 전달한 1심 재판부는 A군에게 징역 장기 12년~단기 7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10년 부착·폭력치료 및 정신치료 프로그램 80시간씩 이수를 명령했다. B군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와 함께 폭력치료 및 정신치료 각각 40시간을 명령하고 석방했다. A군만 항소했으나 2심을 진행한 대구고법 형사1부는 지난해 5월 기각했다. 검찰이 A군에게 무기징역, B군에게 징역 장기 12년~단기 6년을 구형한 것과 비교해 한참 낮은 형량이 선고되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1심 재판부는 “A군은 범죄를 저지른 뒤 동생과 함께 거실의 할머니 피를 닦고 (피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수를 뿌린 뒤 샤워를 했다”고 잔혹성을 비판한 뒤 “(두 형제는) 불투명한 미래, 낮은 포부가 연합된 심리 상태에서 할머니의 언행을 일순간 공격으로 받아들인 우발적 범행의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부모의 이혼, 잦은 양육권자 교체, 어머니의 폭행, 경제적 어려움 등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어 균형 잡힌 인격이 형성되지 않았을 뿐 A군의 타고난 반사회적이고 악성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원만하게 학교 생활을 한 점으로 미뤄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급식카드로 음식 사 창피했다”재판부 형 징역 12~6년, 동생 석방‘교화·개선의 여지 있다’ A군은 재판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급식카드로 음식 등을 사는 게 창피했고 할머니가 ‘성인이 되면 독립해라’고 줄곧 말하는 게 큰 스트레스였다”며 “할머니를 정말 죽이려고 마음먹은 건 아니지만 할머니가 ‘찔러보라’고 고함을 질러 놀라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울먹였다. 동생 B군은 “범행 때 형의 눈빛이 무서워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며 “나도 할머니 잔소리가 너무 싫어 죽이는 상상을 한 적은 있었다. 형도 말로만 그런 줄 알았는데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해 4월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동생은 아무 죄가 없으니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B군도 “형의 형량을 높이지 말아달라”고 했다. 친모는 증인신문에서 “몇 년간 아이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현재 둘째(B군)와 같이 살고 있다. 큰 아들과도 서신과 전화, 면회 등을 통해 연락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시부모에게도 죄송스러운 마음이다”고 말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조손가정 전국 11만 가구 넘어“학교는 물론 다중적 관리 필요” 통계청에 따르면 부모의 이혼 등 가정해체로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사는 전국의 조손가정은 2015년 11만 3111가구, 2019년 11만 4211가구, 지난해 11만 7912가구 등으로 전혀 줄지 않고 있는 상태다. 남미애 대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조부모는 ‘부모 없는 불쌍한 손주를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잔소리를 하지만 본인도 돌봄을 받아야 하는 조손가정이 많다. 더욱이 손주와의 세대차는 부모보다 더 커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쌍방에 답답함은 커진다”며 “조손가정은 정부, 지자체, 사회단체 등 다중적 관리가 필요한데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 내 문제를 제일 먼저 발견할 수 있는 학교부터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런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를 배치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 김기현 “이재명 단식 선언 뜬금포…대표직 내려와야”

    김기현 “이재명 단식 선언 뜬금포…대표직 내려와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선언과 관련해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살림을 돌봐야 하는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웬 뜬금포 단식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전남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오늘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정부투쟁을 선언하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는 언급이 나오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 대표가, 제1야당, 그것도 거대 야당을 이끌면서 직무 유기를 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꼭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두렵고 체포동의안 처리가 두려우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자꾸 민생 발목을 잡는 일을 하는지 참 답답하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국회 본관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천막에는 ‘무너지는 민주주의 다시 세우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 대표는 흰 셔츠에 노 타이 차림으로 탁자 앞에 가부좌 자세로 단식을 시작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정식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함께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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