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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힘의 비밀은 30년 생활참선”에베레스트 마라톤 84세 최고령 완주 박희선

    “정말,에베레스트 마라톤에서 완주하셨습니까?”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기자의 물음에 박희선(84)옹은 어이없다는 듯 ‘허허’ 웃을 뿐이었다.그러나 백발이 성성한 이 팔순 노인은 해발 5000m의 험준한 코스에서 42.195㎞를 완주했다. 그래서 영국 에드먼드 힐러리경의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네팔에서 열린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 선수와 관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인들은 깜짝 놀랐다.“아니,80대 노인이 어떻게 그렇게 높은 산악지대에서 마라톤 완주를 할 수 있나.”하고. ●160여명은 해발 5400m 출발점도 못올라 탈락 코스는 해발 5400m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3500m 고도의 남체 바자르까지.고도가 높고 험준한 산악지대인 만큼 출전자들도 에베레스트 등정 경험이 있거나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험이 있는 지원자 200여명으로 제한됐다. 박옹은 2년 전 남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895m) 등정,8년 전 히말라야산맥 메라피크봉(6654m) 등정 경험을 내세워 신청,허락을 받았다. “출전 자격을 줘 놓고 주최측이 무척 걱정이 됐나 봐요.주변에서도 웬만하면 기권하라고 하더군요.하지만 200여명의 참가자중 20여명만이 완주했고,비록 그중 꼴찌일망정 제가 완주하니까 주최측에서도 상당히 놀라더군요.” 사실 일반인의 경우 고도가 3000m만 넘으면 조금만 빠르게 걸어도 숨이 가쁘고 현기증이 나서 고통을 받기 마련이다.좀더 심하면 구토와 함께 실신하는 사람도 있다. 지원자중 160여명은 출발 지점까지 걸어 올라가는 과정이 너무 괴로워 스타트도 못해 보고 포기했다고 한다.20∼30명씩 팀을 이루어 고산 적응을 위해 하루 해발 500m쯤 오르는데,출발 장소까지 올라 가는 데만 보름이 걸렸다고.1∼3등은 모두 등반인들을 전문적으로 안내해 주는 현지 셰르파들이 차지했다.1등 기록은 3시간30분대.박옹은 10여시간 만에 완주했다. “중도 포기자 중엔 국제마라톤대회 입상자,에베레스트 등정자가 수두룩해요.모두 30대 이하였고요.” 그는 이미 킬리만자로와 메라피크봉 최고령 등정자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지만 이번 완주에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바로 30여년간 수행해온 ‘생활참선’의 위력을 모든 사람 앞에서 시험해 보고 싶었던 것. ●86년 펴낸 ‘과학자의…’ 100만부 이상 팔려 박옹은 생활참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70년대 초 서울대 공대 교수 시절 일본 도쿄대 교환교수로 있으면서 경산노사(耕山老師)란 대가의 지도로 참선을 시작했다. 당시 이미 쉰을 넘은 그는 수행 1년 만에 고혈압,통풍(관절염의 일종) 등 지병이 깨끗이 없어지자 참선에 푹 빠졌고,귀국 후엔 주변 사람들을 중심으로 지도에 나섰다.그동안 그로부터 참선을 배운 제자가 수만명에 달한다고.86년엔 ‘과학자의 생활참선기’란 책을 써 100만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기도 했다.이 책은 일본에서도 문고판으로 출판돼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그가 이번 산악마라톤을 비롯해 외국의 고산 등정을 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일본에서 귀국해 친구들과 몇 번 등산을 해보니 쫓아오지 못하더라고요.따로 운동을 한 것도 없었고요.결국 참선 덕분이란 결론을 얻었습니다.그래서 무언가 더 힘들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숨 먼저 내쉬고 들이마시는 ‘호흡’ 주력 그의 생활참선은 사실 명상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와 현상을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종교적 참선과는 차이가 있다.명상보다는 숨을 오래 내쉬고 들이쉬는 호흡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호흡법이 독특하다.숨을 쉴 때 먼저 길게 내쉰 뒤 들이쉰다.먼저 들이쉬는 보통 사람들과는 반대.그는 “‘호흡’(呼吸)이란 글자 순서대로 할 뿐”이라며 “사람들은 ‘호흡’이 아닌 ‘흡호’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코가 아닌 배꼽으로 깊이 숨을 쉰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는 것. 그는 참선을 하면 호흡을 길고 느리게 할 수 있게 되는데,이것이 결국 엄청난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고산 등정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추정한다. 물론 의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어떤 다른 사유가 있을 것이라며 생활참선의 힘을 믿지 않는다고 한다.그래서 박옹은 이번 산악마라톤에서 내로라하는 전문 산악·마라톤인들의 ‘체력’과 자신의 참선을 통한 ‘정신력’을 겨루는 ‘시위’를 했다고토로한다. 생활참선은 체력 향상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박옹의 지론.참선을 하면 뇌의 기능을 높이는 좋은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그에 따라 전신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에베레스트 마라톤 완주를 계기로 전국의 노인들에게 생활참선을 건강법으로 보급하기로 했다.이번 쾌거를 보고 보건복지부에서 각 자치단체를 돌며 그의 독특한 건강법을 강의해 달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박옹은 우선 서울 25개 구청의 구민회관을 순회하며,매달 두 차례 정도 생활참선을 강의할 계획.그동안 서울 서초동 집에서 해온 개인적 강의도 계속한다.집에선 8만원씩 수강료를 받고 있지만 노인 대상 강의는 무료봉사다. 1시간 넘게 진행되는 인터뷰가 지루하고 힘도 들겠건만 박옹은 초지일관 자세를 흐트리지 않는다.흰 눈썹과 수염,맑은 음성이 마치 범상치 않은 도인(道人)을 마주한 느낌이다. “모든 노인들이 말해요.건강하게 살다가 잠자듯 조용히 죽고 싶다고요.하지만 주변에 보면 갖은 질병을 앓으며 고생하다 죽는 사람이 더 많아요.저의 에베레스트 마라톤 완주나 킬리만자로 등정이 사람들에게 건강한 노년에 도움을 주는 생활참선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임창용기자 sdargon@
  • 이런 책 어때요 / 마녀에서 예술가로 오노 요코

    클라우스 휘브너 지음 장혜경 옮김 / 솔 펴냄 음악가·영화제작자·설치미술가·행위예술가인 오노 요코의 생애를 조명.오노의 예술활동 중 가장 인상적인 이벤트는 영국 트라팔가 광장의 석조 사자상을 흰 천으로 휘감아버린 사건이다.그 석조 사자상은 프랑스·스페인 함대를 무찌른 넬슨 제독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영국인의 자존심의 상징이다.그러나 오노는 어리석은 전쟁을 벌이고 그 승리를 기념하기까지 하는 남성들의 세계를 조롱하기 위해 그것을 휘감아 가렸다.‘마녀’란 소리까지 들었지만 오노는 이제 보수적인 신문들조차 인정할 정도로 독립적인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1만 8000원.
  • [길섶에서] 쌀밥의 추억

    ‘쌀밥에 고깃국’은 생일에나 맛볼 수 있었다.어머니는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쌀밥을 지어 내셨다. 따끈하고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허연 쌀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어머니는 지금의 공기보다 두세배는 됨직한 놋그릇에다 쌀밥을 고봉으로 담아 주셨다.밥알 한톨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할아버지가 손수 농사지어 상에 오른 쌀밥이기에 한톨 한톨이 더욱 소중했다. 그 시절 어머니는 늘 보리를 삶아 바구니에 넣고 바람이 잘 통하는 툇마루 위에 매달아 두셨다.밥을 풀 때는 먼저 아버지 밥그룻에만 흰 쌀밥을 담고 우리 밥그룻에는 무정(?)하게도 쌀알이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삶은 보리가 몽땅 섞인 보리밥을 담아 주셨다. 쌀밥은 풍요의 상징이었다.조상의 혼백을 모시거나,삼신할머니에게 무사히 출산하게 해 달라고 빌 때도 쌀밥이 필수였다.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영 딴판이다.피자나 햄버거,라면만 찾는다.쌀밥에서 아무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니.신세대에 묻고 싶다.그대들은 무엇으로 풍요를 느끼는가? 염주영 논설위원
  • 월드컵 1주년 특집 / ‘포스트 월드컵’ 어떻게 됐나

    지난해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끝난 뒤 각계에서는 “월드컵의 에너지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자.”며 갖가지 방안을 내놓았다.최첨단 경기장 10곳에서는 수많은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유럽 수준의 프로리그가 펼쳐질 것처럼 점쳐졌고,연구소들은 장밋빛 경제효과를 앞다퉈 발표했다.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계획대로 진행된 것은 별로 없다.전문가들은 “실현 가능한 계획을 다시 짜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주문한다. ●‘CU@K-리그’는 어디로 지난 3월 23일 프로축구 K-리그 개막전 때만 해도 ‘CU@K-리그’의 약속이 지켜지는 듯했다.이날 그라운드에는 개막전 최다인 14만 3981명의 관중이 몰렸고,대구월드컵경기장엔 K-리그 한 경기 최다인 4만 5210명이 입장했다.그러나 하루짜리 열기였다.이틀째 경기부터 관중석의 빈자리가 늘더니 최근에는 관중수가 2년전 수준으로 떨어졌다.지난해 K-리그 1경기 평균 관중은 1만 5839명이었다.이달 말 현재는 1만 1253명으로 2001년(1만 1847명)에 견줘도 적다.물론 관중 감소만으로 축구 열기의냉각을 단정할 수는 없다.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가 2만 934명으로 94년의 갑절 이상 는 것은 고무적이다. 단순한 수적 증감보다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축구계가 더 큰 문제다.‘선수는 4강,행정은 4류’라는 비아냥은 여전히 유효하다.프로구단의 일처리는 아직도 주먹구구식이고,협회와 프로축구연맹도 ‘컨트롤 타워’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축구중흥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드컵 이후 축구행정은 한마디로 실망의 연속.이해관계 때문에 태극전사들의 발이 묶이기 일쑤였고,특히 국내축구 선진화에 앞장서야 할 구단과 에이전트는 기본적인 업무처리 능력에도 한계를 드러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기도 했다.협회의 한 관계자는 “행정상의 문제는 대부분 관행에서 연유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월드컵의 감동이 또 다른 신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당분간 시스템 정비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경기장은 애물단지? 월드컵을 치른 지방자치단체들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경기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축구 전용경기장이라는 한계와 연고구단 부족,경기침체에 따른 임대사업 위축 등으로 수십억원씩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적자는 물론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그나마 성공사례는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와 대형 할인점,스포츠센터가 들어섰다.지난달 8일에는 초대형 오페라 ‘투란도트’가 공연되기도 했다.지난해 29억원의 적자를 낸 서울시는 올해 35억원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최대의 최첨단 축구전용구장이지만 서울 연고 프로구단이 없어 막상 이곳에서 축구경기를 구경하기는 힘들다.축구장이 적자를 땜질하기 위해 쇼핑몰로 전락한 셈이다. 지방은 눈앞이 캄캄하다.서울처럼 대형 공연을 유치할 여력도 없고,임대사업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3200억원을 쏟아부은 인천 월드컵경기장은 지난해 50억원의 운영관리비가 지출됐다.수입은 월드컵 특수까지 포함해 20억원이었다.빅 이벤트가 전혀 계획되지 않은 올해에도 적자는 2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지난달 쇼핑몰 3곳의 임대계약 공고를냈지만 모두 유찰됐다.제주 서귀포경기장은 지난해 태풍으로 경기장 지붕막 6787㎡가 찢겨져 나갔으나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종합관광시설 조성,프로구단 창단,내국인 면세점 유치 등은 모두 백지화될 위기에 놓여 있다. 연고 프로구단을 갖고 있는 경기장도 사정은 엇비슷하다.울산은 지난해 17차례의 프로경기 입장료와 시설사용료,매점운영 등을 통해 14억 8000만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관리비 28억원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시민들은 “수익성에만 연연하지 말고 경기장을 어떻게 시민들에게 돌려 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그러나 공익성을 잃지 않는 수익사업이 과연 무엇인지,축구전용구장에 어떻게 생활체육을 접목시킬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이 없다. ●사라진 ‘비더레즈’ 월드컵 이후 경제적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최대의 히트상품인 붉은색 바탕의 흰 글씨 ‘비더레즈(Be The Reds)’조차 열매를 맺지 못했다. 비더레즈 티셔츠는 대회 기간동안 2000만장이 넘게 팔렸다.단일 품목이 한 달 동안에 이렇게 많이 팔리기는 전무한 일이다.월드컵 당시 프랑스의 한 스포츠 방송에서는 사회자와 패널들이 모두 붉은 티셔츠를 입고 출연할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난 뒤 비더레즈가 저작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상품화 논의가 중단됐다.비더레즈를 디자인한 박영철(41)씨가 지난해 12월 붉은악마 광고대행사인 T사 등을 상대로 저작물 사용정지 및 5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의류산업협회는 산업자원부와 함께 중소의류업체의 상품에 비더레즈 브랜드를 붙여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저작권 분쟁으로 흐지부지됐다. 법정 다툼과 상품화 전략의 부재는 비더레즈를 시장에서 사장시켰다.자연히 국민의 관심도 떨어져 월드컵의 함성을 가득 담은 붉은 티셔츠는 옷장의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길섶에서] 목마른 사랑

    ‘격화소양’(隔靴搔痒)-신을 신은 위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온 몸이 뒤틀리도록 가려운데 그냥 가죽 위를 문지르니 얼마나 답답할까.이는 어떤 일을 애써 하기는 하는데 성에 차지 않거나,또는 정곡을 찌르지 않고 에두르는 비겁한 행태를 비웃을 때 쓰인다.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서 검은 예복의 신랑과 흰 드레스를 길게 늘어뜨린 신부가 사스방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맞춤을 하는 사진이 얼마전 신문에 일제히 실렸다.‘격면구접문’(隔面口接吻)이라고 할까.신혼의 사랑과 열정도 사스의 공포와 충격 앞에 그만 고개를 숙인 셈이다.마스크와 마스크의 입맞춤에서 묘한 애처로움과 안쓰러움이 느껴졌다.나아가 사스로 인해 중국인들이 겪고 있을 공포와 불편이 짐작됐다. 봄날 수만가지의 걸림돌 때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해 애태우는 젊은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사랑이란 본래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이라고.구두를 신고 가려운 데를 긁듯,마스크를 쓴 채 키스를 하듯 늘 무엇인가 모자라는 게 바로 사랑인가 싶다. 김인철논설위원
  • 검은콩·검은깨·검은쌀·가지·포도·자두 ‘블랙푸드’ 인기 쑥~

    ‘블랙푸드’의 열기가 식지 않는다.세계 최장수국 일본에서 한동안 유행하던 블랙푸드 건강법이 우리나라에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검은색은 그동안 식감(食感)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음식에선 거의 쓰이지 않았다.하지만 검은색 자연 식품들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큰 인기를 얻고있다. ●색소 ‘안토시아닌' 효능 때문 블랙푸드의 비밀은 바로 ‘안토시아닌(anthocyanin)’.꽃이나 과일,곡류의 적색,청색,자색을 나타내는 수용성 색소다. 검게 보이지만 사실은 검은색이 아니다.식물에선 곤충이나 조류를 유인해 화분의 수정 및 종자의 전파에 기여한다. 이런 안토시아닌이 생리활성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김태영 농촌진흥청 농촌생활연구소 연구관은 “항산화 작용을 비롯해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며 항암 및 항궤양 등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대표적인 먹을거리로는 검은 콩·검은 깨·검은 쌀.이들이 블랙푸드 돌풍의 핵이다.또 가지·포도·자두·오디·블루베리·야생딸기 등에도 비교적 많다.‘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은 안토시아닌 외에도 여러가지 노화억제 등에 뛰어난 효능을 보이고 있다.서양에선 과거 성악가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검은 콩을 삶아 먹었다고 전해진다. 구성자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목이 깔깔해서 식사를 하고 싶지 않거나 정신적 과로로 목 뒷덜미가 뻣뻣할 때 검은 콩을 삶아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구 교수는 안토시아닌은 끈적거리는 덩어리로 세포를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콜라겐의 기능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에 콜라겐이 풍부한 우족이나 닭고기를 삶아 먹을 때 검은 콩을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 검은 콩에는 이외에도 리놀산과 비타민E 등이 많아 살결이 거칠어지거나 혈압이 올라갈 때,신장기능이 약할 때 좋다. 검은 콩을 술에 담그면 보신과 이뇨작용 외에도 류머티슴 질환으로 인한 부기나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또한 귀울림이나 불면증 피부미용에도 좋다.검은 콩 150g에 적포도주 1병의 비율이면 된다.콩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살짝 볶아서 술을 담가도 된다.소주는 1ℓ에 검은 콩 230g의 비율을 쓰면 좋다. 검은 콩은 인삼과는 상극이다.인삼을 먹은뒤 2시간쯤 지나서 검은 콩을 먹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검은 콩이 인삼의 약효를 씻어 배설하기 때문.또한 검은 콩을 조리할 때 흰 설탕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검은 깨는 예부터 흑임자라 하여 약으로 쓰여왔다.안토시아닌 외에도 레시틴이 많아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탈모를 방지하는 영양소가 풍부하다.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지방을 원활히 운반하는 레시틴이 많으므로 수험생이나 정신 노동자에게 좋다.칼슘과 인도 균형있게 들어있어 뼈를 튼튼하게 해줘 골다공증을 막아준다. 검은 쌀은 안토시아닌은 물론 철분과 아연,셀레늄 등 미량의 무기원소가 다양하다.본초강목에는 흑미가 ‘자음보신(滋陰補腎)’의 효과와 혈액 순환을 돕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노인이나 허약자의 영양 건강식이다. 검은 쌀로 밥을 지을 때 식감을 고려해 일반미의 5%를 섞어주면 적당하다. ●미역·다시마는 색깔만 검어 블랙푸드의 돌풍에 힘입어 다시마·김·미역과 오징어·낙지·문어의 먹물까지 블랙푸드 행세를 하며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그러나 이들에는 안토시아닌이란 색소가 없어 진정한 블랙푸드로 보기 어렵다. 다시마·미역·김 등의 식용 해조류는 엽록소와 피코빌린 등의 색소가 있으며 비타민,올리고당류(식이섬유),요오드,칼슘 등이 풍부해 혈압을 떨어뜨리고 비만을 막아준다. 또 오징어 등의 먹물은 멜라닌 색소가 주요 성분이며 물에 잘 녹지 않아 흡수되기 어렵다.그러나 뇌의 구성 성분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의 동물실험에서 오징어 먹물의 항암 효과가 주목을 받으면서 일본에선 먹물이 첨가된 라면과 국수까지 나오고 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한국인이란 사실, 숨길 필요 있나요”재일교포 3세 J - pop 가수 소닌

    |도쿄 황성기특파원|가슴까지 내려오는 긴 갈색머리,흰 티셔츠,군데군데 찢어져 나간 청바지,TV와는 딴판이다.눈을 살짝 내리깔고,몸매를 살풋 드러낸 아슬아슬한 옷차림에 온몸을 휘젓는 열정적인 댄스로 성숙미를 풍기는 무대와는 달리 20살 같지 않은 풋풋한 미소로 나타났다. 재일교포 3세 팝가수 ‘소닌’.지난 14일 첫 앨범 ‘하나(華)’ 발매와 동시에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들어갔다.성선임(成膳任)이 본명인 그녀는 선임의 일본식 발음 그대로 예명을 쓴다.교포란 사실을 숨기거나 귀화해 활동하는 일본 연예계에서 소닌은 처음부터 당당히 재일 한국인 출신을 밝히고 연예계에 들어간 ‘이단아’이다.이미 3세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할아버지 고향땅 밟으려 한국으로 국적변경 “‘재일교포’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서인지 연예계에 들어가 자기 이름,자기 국적을 밝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뭐랄까 일본에 살고 있지만 국적은 한국이라는….” 어딘가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 같은 얼굴이지만,일본식 헤어스타일이나 화장,일본말을 쓰는 그녀에게서 한국인이라고 딱 짚어낼 만한 구석은 없다.선입견인가.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가 모두 한국 사람이에요.”‘순종 한국인’인 그녀는 할아버지가 어떤 이유로 일본에 건너왔는지 물은 적도,들은 적도 없다. 조총련계의 ‘민족학교’를 초등학교부터 고교까지 마쓰야마와 고베에서 다녔다.교복인 치마저고리도 입었지만 차별이나 놀림받은 기억은 없다.“치마저고리가 귀엽다.”는 얘기를 들은 것 외에는. 한국과는 지난해 6월 인연을 맺었다.한 일본 TV 프로그램이 그녀의 일본 고향인 고치(高知)에서 한국까지 570㎞의 마라톤을 시켰다.‘자기를 찾는 여행’이었다.“처음 한국 땅을 밟았어요.부산항에 내려,돌아가신 할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창까지 뛰고 또 뛰었어요.” 한국과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재일교포가 한국에 가면 좋지 않은 취급을 당한다고 들은 터라 긴장했었는데,차별을 못느꼈어요.부산 땅을 밟았을 때 한글을 보고 ‘한국이구나.’,‘외국같지 않다.’고 느끼고,거리의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서 보는 친척이나 지인들을 보는 느낌이었어요.”‘재일 조선인’(북한 국적)이었던 그녀는 할아버지 고향을 가기 위해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었다.지금은 재일 한국인이다. ●2003년 ‘골든 애로상’ 신인가수상 수상 보아(BOA)를 맹추격 중인 그녀는 한국의 ‘J-pop(일본 팝음악)’ 팬들에게 꽤 알려져 있다.2년 전 혼성듀엣 ‘이 점프’로 데뷔해 10장의 싱글을 냈다.지난 2월 활약이 두드러진 연예인에게 주어지는 ‘골든 애로’ 가수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일본에 진출해 성공한 한국 팝가수 보아,일본 출생의 재일 한국인 팝 가수로 정상을 꿈꾸는 소닌.데뷔나 나이,노래 스타일이 엇비슷한 보아를 라이벌로 생각할 법하다. “굉장히 의식해요.그렇지만 나이가 3살이나 어린데도 프로의식이나 노래를 향한 열정은 훨씬 강한 것 같아요.그런 그녀를 존경합니다.목표를 향한 굳은 의지나 그런 마음이 보이니까요,보아에게는.” TV의 노래 프로그램에 같이 출연하거나,콘서트를 보러가 보아와 만났다.요새는 전화도 하는 친구 사이다. 노래와는 생판 다른 질문.고이즈미일본 총리가 지난해 9월 평양 북·일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인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했다. “솔직히 말하면 내 편한 대로 그 문제를 차단했어요.‘난 관계없는 일’이라고.민족학교에 다니면서 배운 것은 ‘그럼 무엇이었느냐?’는 생각에 당황했어요.그렇지만 자기 속에서 어떻게든 그 문제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동안 시원시원하게 대답해 오던 그녀는 이 대목에서 말이 많아지고 엉키고 웅변이 됐다.그만큼 복잡했던 심경이었던 것 같다. ●“정체성 고민 많았지만 가수로 당당히 설터” 1시간30분간의 인터뷰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그녀는 “한국 기자는 처음”이라면서 거꾸로 질문 공세를 퍼붓는다.“한국인들은 민족학교의 존재를 알고 있나?”,“재일 조선인과 재일 한국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다른가?”,“한국 사람들에게 재일 조선인의 이미지는 무섭다고 들었는데 정말인가?”,“한국인들은 재일교포들에게 거리감을 느끼는가?”,“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재일 교포 사회를 잘 모르는가?” 등등….정체성(아이덴티티)의 고민이 느껴진다.“일본인이든,재일교포이든,한국인이든,그저 가수로서 봐주었으면 하는 게 본심이지만 ‘재일교포 3세 소닌’이라는 점을 살리고 싶어요.그렇지만 이곳에서 태어난 저는 한국도,북한,일본도 아닌 ‘재일 한국인’이라는 국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럴 법하다. 한국말 인사를 부탁하자 “한국에서 활동할 날이 멀지만(먼 날의 일이겠지만) 일본에서 지금 열심히 활동하니까 응원 부탁합니다.”라고 제법 발음이 또렷하다.지난해 나온 그녀의 싱글 ‘카레라이스의 여자’에서 그녀의 한국말이 삽입된 유일한 곡을 들을 수 있다.이제 막 날개를 편 소닌,그녀는 어디까지 날아갈 것인가. marry01@
  • 대관령 삼양목장 나들이 / 초록 품에 안기다

    드넓은 초지에서 소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보면 분주했던 일상의 마음도 느려지기 마련.그래서 요즘엔 멜로 드라마나 영화 촬영 장소로 이국적 환경을 갖춘 목장이 선호된다. 해발 800∼1400m 고지대에 광활하게 펼쳐진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대관령 삼양목장.온통 초록물감을 칠해놓은 듯한 이곳을 찾았다. 삼양목장은 80년대 중반 동양 최대의 목장으로 조성됐다.한때 3000마리의 소를 사육했지만 지금은 홀스타인 젖소 600여마리밖에 없다.목장측은 소 사육 이외에 관광에 눈을 돌려 관광 담당 법인 ‘해피그린㈜’을 만들어 지난해 8월부터 일반인들에게 목장을 개방하고 있다. ●여의도의 7.5배 광활한 초지규모에 놀라 목장을 처음 찾으면 일단 어마어마한 초지의 규모에 놀라기 마련.총 면적은 자그마치 600만평.여의도의 7.5배다.그중 450만평이 초지다.소 사육에 필요한 작업용 도로 길이만 120㎞다. 목장을 구석구석 돌아보려면 차를 타고도 2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도로가 비포장이고,높낮이가 심해 승용차보다는 4륜구동차가 좋다. 목장탐방의 포인트는 크게 3가지.영화와 TV 드라마 촬영지,야생화 군락지,광활한 초지다.능선 사이사이 흐르는 계곡도 볼 만하다. 정문에서 목장 나들이 코스를 상세히 표기한 지도를 하나 받았다.정문 안쪽에 들어서 100m쯤 들어가니 왼쪽으로 아담한 별장이 보인다.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주인공 은서와 준서가 함께 도망쳐 잠시 살았던 곳.이곳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오른쪽 길로 올라갔다가 목장 한 바퀴 돌아 왼쪽 길로 내려오게 된다. ●‘가을동화’ 은서·준서 나도 한번 돼볼까 오른쪽길 바로 위는 ‘청연원’이다.청연원은 수백년된 노송과 주목이 조화를 이룬 공원.정원 옆으로 목장 위쪽 계곡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시원스럽게 흐른다. 청연원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길 오른편에 ‘은서,준서나무’란 푯말이 서 있다.푯말 뒤로 멀리 멋드러진 노송 두 그루가 정답게 서 있다. 오른쪽으로 좀 더 올라가면 1단지 축사다.축사엔 우사와 착유실(搾乳室)이 있는데,착유 시간(오후 4시30분∼7시)엔 미리 양해를 구해 우유를 짜는 모습도 볼 수 있다.축사에서 조금만 올라가니 ‘야생화 탐방로’란 푯말이 보인다.푯말 뒤 언덕을 넘으니 초지는 사라지고 원시림 계곡이 앞에 펼쳐져 있다.수십년 수령의 활엽수들이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고,여기저기 무게를 못이겨 쓰러진 고목들이 앞을 가로막는다.계곡은 야생화 집단 서식지.길쭉한 흰 꽃잎이 외롭게 느껴지는 연영초,이름만큼이나 얄미운 앵초,파란 풀밭에 흰 별이 박혀 있는 듯한 큰개별꽃,보랏빛 꽃잎의 갈퀴현호색,동의나물꽃 등등.눈아래 보이는 것이 모두 야생화라 행여라도 발에 밟힐까봐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계곡을 나와 다시 길을 재촉하니 연이은 구릉이 인상적인 초지가 펼쳐진다.‘중동초지’란다.초지엔 민들레 천지다.노랗게 핀 민들레꽃이 초록과 어우러져 한바탕 꽃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 중동초지에서 10분쯤 올라가니 바다가 보인다는 ‘동해전망대’가 나온다.그러나 날씨가 흐린 데다가 안개까지 껴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날씨가 맑을 때는 동해와 함께 강릉,주문진,연곡천,소금강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서쪽으로 목장 전경과함께 소황병산,매봉이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니 멀리 방목중인 젖소떼가 보인다.100여마리의 소떼가 초지를 오르내리며 풀을 뜯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다. 2단지 축사를 지나니 목장에서 가장 높은 소황병산(1430m) 입구가 나온다.입구부터 정상까지 7.3㎞.일단 들어섰지만 길이 너무 험해 승용차가 도중에 설까봐 겁이 난다. ●수십년 수령 활엽수… 야생화 ‘꽃잔치’ 어렵게 오른 정상은 축구장 넓이만한 초지.역시 안개 때문에 조망이 기대에 못미친다.워낙 고지대여서 기온이 몹시 차다.입김이 보일 정도.그늘진 곳에 아직 눈이 두껍게 쌓여 있다.반팔 차림으로 나들이에 나선 게 후회 막급이다.이곳에서 노인봉 산장까지 등산로가 이어진다. 소황병산 입구부터 정문으로 내려가는 구간은 5㎞에 이르는 계곡길.이 계곡은 남한강의 발원지로 오대천,조양강 등을 거쳐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계곡 중간쯤엔 잔잔한 호수 ‘삼정호’가 조성돼 있다.원래 소들의 목마름을 달래기 위해 만든 곳으로,원앙새가 서식하는 곳이다.계곡 오른쪽으로는 드라마 ‘임꺽정’‘야인시대’,영화 ‘중독’ 등의 촬영지가 있다.입장료 5000원.(033) 336-0885. 대관령 삼양목장(평창) 글 임창용·사진 손원천기자 sdargon@ [가이드] 대형 콘도형 민박 곧 개장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빠지면 456번 지방도와 만난다.우회전해 횡계 번화가로 들어가면 네거리를 지나 교량이 나오는데 교량을 건너자마자 좌회전하면 대관령 삼양목장 가는 길이다.목장 정문까지 7㎞ 정도.길이 험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숙박 목장 안에 있는 산장이나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산장의 경우 4∼5명이 이용할 수 있는 일반실은 1박 6만원,특실은 8만원이다.목장 직원들이 쓰던 사택을 리모델링한 콘도형 민박도 이달 말 개장할 예정.최대 500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대관령 옛길 그 옛날 봇짐장수들이 넘던 ‘대관령 옛길’을 한번 걸어보자.대관령 옛길은 영동고속도로 개통전까지 영동서 영서를 연결하던 험로.‘선질꾼’으로 불리던 일꾼들이 강릉의 해산물과 농산물,영서 지방의 토산품을 등에 지고 넘나들던 고갯길이다.대관령 중간에 있는 ‘반정’에서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대관령박물관 앞으로 내려가는 코스와 반대로 올라오는 코스가 있다.내려갈 때는 1시간30분,올라올 땐 2시간20분쯤 걸린다. [식후경] 부드러운 한우 숯불구이 도암면 횡계리 일원엔 유난히 황태 음식점이 많다.동해에서 잡힌 명태를 추운 겨울 얼음물로 깨끗하게 씻어 겨우내 찬바람에 말린 대관령 황태는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며,육질이 부드러워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그중 횡계리에서 용평스키장 가는 길목에 위치한 ‘송천회관’(033-335-5942) 음식이 맛있다.황태찜 2만 5000원(4인),구이 7000원,황태해장국 5000원이다. 대관령삼양목장내 식당의 황태 음식과 산채비빔밥 맛도 수준급이다.황태국 백반 6000원,산채비빔밥 6000원. 횡계리 횡계로터리 부근 새마을금고 옆 ‘대관령 숯불회관’(033-335-0020)에 가면 대관령 한우의 암소 고기 숯불구이를 맛 볼 수 있다.대관령 일대 목장에서 나오는 한우만 쓴다는 것이 식당 주인의 설명.고기가 숯불에 은근히 익어 쫀득하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또고기에 밴 숯향이 미각을 자극한다.여기에 직접 담근 우리콩 된장,콩비지찌개 맛도 고기맛에 뒤지지 않는다.생등심 1인분 3만 3000원,주물럭 1만 8000원.
  • [길섶에서] 貞洞의 아까시

    서울 정동(貞洞)의 메마른 운동장 모퉁이를 웬 바람이 쓸고 간다.도심의 지친 공기를 타고 흐르는 달콤한 꽃 향기다.콧속이 찡하다.스탠드에 앉아 심호흡할수록 눈이 절로 감긴다.아,이맘때를 일러주는 아까시.새하얀 꽃향이 오후의 공복을 분칠한다. 다 짓지 못한 교사의 벽돌을 나르던 초등학교 시절.꾀를 피울라치면 틈틈이 교사 뒷산에 빼곡히 들어찬 아까시를 찾았다.휘휘 늘어진 가지,새하얀 꽃잎 사이를 꿀벌들이 웅웅거렸다.때깔 고운 꽃을 찾아 손으로 훑으면 한 움큼 땟거리로 넉넉했다.가시를 피해 잎을 먼저 떼내는 가위바위보 놀이는 작은 위안거리였다.5월에는 그렇게 방향(芳香)의 흰 눈이 내렸다. 나무가 성기던 그 시절,빨리 자란다 하여 아까시는 산과 들을 메웠다.꽃이 지고나면 그 뿌리를 내치는 일은 골칫거리였다.워낙 휘감길 좋아하는 녀석이라 적당히 굽고 잘 뻗은 뿌리를 골랐다.겨울에 쓸 아이스하키 스틱으론 그만이었다.4계절 아까시는 한때 씀씀이가 괜찮았는데….둥치 굵은 정동의 아까시 꽃이 왜 이리 시린지. 박선화 논설위원
  • 한국인 비만 주범은 흰쌀밥?

    ‘비만! 지방이 문제냐,탄수화물이 문제냐.’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덩달아 다이어트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비만의 원인이 지방이냐,탄수화물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다.‘지방은 곧 비만’이라는 상식을 뒤집고 다이어트식이라며 돼지껍질 스낵을 즐기는가 하면 인체의 필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전문가들을 통해 비만 논란의 진위를 짚어 본다. ●‘지방 vs 탄수화물’ 비만논쟁 지방은 농축된 에너지원으로 1g당 9㎉의 열량을 낸다.1g에 4㎉를 내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두 배가 넘는다.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살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바로 ‘앳킨스 다이어트(Atkins diet)’ 방식이다.이 방법이 좋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쌀밥보다 돼지껍질 스낵을 먹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좋다.”고 말한다.탄수화물은 섭취한 즉시 에너지로 전환되어 체내의 지방을 소비시키지 못할 뿐더러,남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돼 체내에축적된다는 것.반면 돼지껍질 스낵이나 정제된 지방에는 탄수화물이 거의 들어있지 않으며,지방은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체력을 소모해야 하는 경우 몸속의 지방을 연소시킬 수밖에 없어 자연스레 살이 빠진다고 주장한다. ●지방 다이어트는 안전한가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당과 탄수화물 대사 개선이 필요한 사람,즉 선천적인 내분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제한적으로 시도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이들은 당 대사가 느려 정상인보다 많은 지방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앳킨스 다이어트의 경우 돼지껍질 대신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지 않는 어유(魚油) 등 양질의 지방을 사용해야 하고,단백질과 비타민제제를 따로 섭취해야 하는 등 복잡한 수칙이 필요하다.”며 “건강한 사람이 지방섭취를 통해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지방이 지나치게 쌓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은 지방이 문제 청소년이나 젊은 층의 비만은 대부분 지방이 문제다.이들이 즐겨먹는 햄버거의 경우,지방 함량이 40%나 돼 삼겹살(25%)보다 많다.맛을 내기 위해 10% 정도의 유지가 포함되기 때문이다.여기에 감자튀김과 콜라를 곁들인 햄버거세트는 한식 세끼의 열량과 맞먹는다. ●중년 이후는 탄수화물이 적 한국인 비만은 지방보다 탄수화물이 문제가 된다.신촌 허내과 원장 허갑범 박사는 “한국인은 섭생의 특성상 고기에서 얻어지는 지방보다 곡류를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요인”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이 패스트푸드를 간식으로 먹고,쌀밥으로 다시 끼니를 때우는 식습관은 열량 축적면에서 가히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 섭취를 방해해 살을 뺀다는 제니칼은 미국 등지에서 비만 치료보조제로 상당한 효과를 입증했으나 한국인에게서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인 탓이다. 허 박사는 “특히 ‘3백 식품’으로 불리는 흰 쌀밥과 밀가루,백설탕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이들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릴 뿐 아니라 체내 지방으로빨리 전환돼 결과적으로 지방 저장을 촉진하는 신진대사를 습관화하기 때문이다. ●대안은 한식이다 건강한 식단의 영양소 비율은 60(탄수화물):20(단백질):20(지방).그러나 우리는 에너지의 80%를 흰 쌀밥으로 충당한다.그 결과 탄수화물형 비만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어야 좋을까.대안은 우리 고유의 식단,즉 한식에 있다.같은 밥을 먹고도 예전에는 비만을 거의 걱정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다양한 곡류와 현미를 주로 먹었기 때문이다.섬유질이 많은 곡류는 소화,흡수가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즉 탄수화물의 지방 전환을 느리게 하며,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씨눈이 보존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현미나 잡곡밥,나물류에는 식이섬유는 물론 심장병과 암,노화를 방지하는 식물성 화학물질이 풍부하다.여기에 생선이나 닭가슴살,두부 등 단백질 식품과 된장시래기국을 곁들이면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면에서도 손색없는 식단이 된다. ■ 도움말 허갑범 허내과 원장,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 일러스트 김정택화백 taxi@
  • 변산반도 내변산 산행 / 내소사 전나무 숲길 세월이 멈춰버린듯

    변산반도 하면 흔히 채석강·적벽강 등의 해안 절경,즉 외변산을 떠올리기 마련.그러나 반도 안쪽을 일주해 본 이들은 변산반도의 참매력은 내변산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변산반도 안쪽은 바다가 지척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첩첩산중.400∼500m의 봉우리들이 겹겹이 이어져 있다.내변산은 비록 장대하지는 않지만 넉넉한 기품으로 찾는 이들을 포근히 감싸준다.산행의 최적기라는 5월,온통 연둣빛 세상의 내변산을 찾았다. 내변산은 내소사 및 원암,남여치,내변산 매표소를 통해 오를 수 있다.이중 내소사 매표소∼관음봉∼직소폭포∼월명암∼남여치 매표소 코스,또는 그 반대코스가 일반적이다.7.3㎞ 정도로 4시간쯤 걸린다.내변산 매표소∼내소사 코스(5.5㎞)는 비교적 짧으면서도 봉래구곡과 직소폭포 등 내변산의 진수를 맛볼 수 있어 가족단위 산행에 알맞다. ●7.3㎞ 등산 4시간 소요… 가족나들이 제격 내변산 매표소를 지나니 ‘등산로’ 대신 ‘탐방로’란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아이들의 자연학습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오솔길 양편의 나무들에 각각 이름표를 달아놓기도 하고,일부 평탄한 곳엔 학습장을 꾸며 놓았다. 졸참나무,개옻나무,조팝나무,호랑가시나무,이팝나무,예덕나무,미선나무 등 나무 종류와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요즘 가장 눈에 띄는 나무는 덜꿩나무.조그맣고 하얀 꽃이 모여 부챗살 모양을 이루고 있다.아직 피지 않은 것은 아이 새끼 손톱만한 꽃봉오리가 앙증맞게 매달려 있다.코를 가까이 대니 밤꽃 향기가 난다. 매표소부터 자연학습장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오솔길.이후부터 약간 가파른 길이 시작되고,길 아래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줄기가 시원하다. 계곡은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는데,이른바 ‘봉래구곡’(蓬萊九曲)이다.직소폭포에서부터 시작해 구절양장 꺾이고 감돌아 넓은 반석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마치 은반에 옥 구르듯 흘러 작은 소(沼)를 이루고,머무는 듯 넘나든다. 계곡의 물줄기는 자그마한 변산댐에 잠시 머무르며 산중 호수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댐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에서 보는 호수 풍광은 그야말로 운치 만점.거울처럼 맑은 수면엔 사방 연봉의 숲과 바위 하나하나가 그대로 비쳐 사람들의 넋을 뺀다. 직소폭포는 외변산의 채석강과 함께 변산을 대표하는 절경.육중한 암벽단애(岩壁斷崖) 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23m 아래로 떨어져 ‘실상용추’(實相龍湫)란 깊고 둥근 소를 만든다. 우렁찬 폭포 소리를 뒤로하고 발길을 재촉했다.직소폭포로부터 재백이고개 까지는 계단 일색.많은 사람들이 다니면서 등산로 흙이 많이 흘러 내려 돌과 나무로 단장하다 보니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든다. ●23m ‘직소폭포' 우렁찬 소리에 감탄 절로 재백이고개 오른쪽은 원암 매표소,왼쪽은 관음봉,내소사 방향이다.관음봉으로 방향을 틀어 30분 쯤 가니 잠시 앉아 숨을 돌리라는 듯 능선에 널따란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바위에 걸터앉으니 내소사 경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절 뒤쪽으로 멀리 개펄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다. 바위부터 내소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위험하지는 않지만 흙길에 미끄러져 자칫 엉덩방아를 찧기 일쑤다.1∼2㎞ 거리지만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힘들 것 같다. 등산로는 내소사 전나무 숲길과 만난다.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100m 정도 가면 내소사 경내다.마침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예상했는데,비 때문인지 경내가 생각보다 한적하다.내소사 위로는 관음봉 처마 아래로 폭포수처럼 드리운 암벽이 올려다 보인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 창건된 절.창건 당시 대소래사·소소래사로 지어졌는데,지금의 내소사는 소소래사라고 한다.나·당 연합군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이 절에 들러 시주한 이후 소래사가 내소사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으나 근거자료는 없다. ●내소사~일주문 전나무 700그루 “날 반기네” 내소사는 예전엔 선계사,실상사,청림사와 함께 변산의 4대 명찰로 꼽혔다고 하나 나머지는 전란통에 타버렸다고 한다.내소사에서 인상적인 건물은 인조 11년(1633년) 중건됐다는 대웅보전(보물 제291호).못은 하나도 쓰지 않고 모두 나무를 깎아 끼워맞춰 지은 건물이다. 그 앞마당엔 고려때 만들어진 3층석탑과 동종,1000년 수령의 군나무가 내소사의 고색창연함을 대변해준다. 내소사 경내에서 매표소 못미처 나오는 일주문까지는 빽빽한 전나무 숲길.80∼200년 수령의 전나무 700여그루가 600m 남짓한 길 양편으로 빈틈없이 들어서 있다.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숲길을 걸어 매표소 쪽으로 향했다.전나무의 맑은 향기가 온 몸 깊숙하게 파고든다.마치 도심 공기에 찌든 뇌가 씻겨지는 듯 시원함이 느껴진다. 부안 글·사진 임창용 기자 sdargon@ [가이드] 낙조 못보면 후회해요 ●가는 길 변산반도는 해안도로인 30번 국도만 따라가면 내·외변산 대부분의 관광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내변산 매표소를 산행기점으로 하려면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30번 국도∼736번 지방도 코스를 이용해야 빠르다.반면 내소사를 기점으로 하려면 줄포IC∼710번 지방도∼23번 국도∼30번 국도 코스가 좋다. ●숙박 내변산 쪽엔 숙박업소가 별로 없고 해변쪽에 많다.특급호텔이나 콘도는 없지만 깨끗하고 전망 좋은 여관이나 민박은 많다.요즘은 여름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값도 저렴한 편.새만금 인근의 변산온천 리조텔(063-582-5390),격포항 근처의 수협 바다모텔(〃-581-3102),모항 근처의 모항레저(〃-584-8867),호텔 썬비치(〃-584-8030) 등이 비교적 시설이 좋다. ●변산 낙조 변산반도를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낙조.변산 낙조는 특히 빛깔이 곱기로 유명하다.서쪽 해안 어디서나 낙조를 감상할 수 있지만 그중 변산,격포,고사포 해수욕장의 낙조가 장관이다. 특히 내변산의 월명암 뒤 낙조대에서 보는 일몰은 동해안 낙산의 일출과 견줄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이곳은 전망도 좋아 변산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063-580-4224). [식후경] ‘소아새탕' 식도락가 유혹 서해안 조개중 최고로 치는 백합은 부안의 대표적 특산품.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부안 백합을 올렸다고 한다.싱싱한 백합은 회로 먹기도 하지만 백합죽이 별미다. 변산의 식당 대부분이 죽을 내지만 부안읍 동중리 부안터미널 인근의 계화식당(063-584-3075)의 백합죽이 맛있다. 흰쌀에 백합 속살을 넣어 죽을 쑨 뒤 김과 깨소금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다.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이 포인트.6000원. 좀 독특한 것을 맛보려면 부안읍 대림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부림갈비’(063-583-3800)의 ‘소아새탕’을 먹어보자.소아새탕은 쇠고기와 아귀,새우(중하)에서 따온 이름.이 세가지 재료에 야채와 양념을 넣어 끓여낸다.다른 지역에서도 소아새탕을 내는 식당이 있지만 식도락가들은 부안의 소아새탕을 최고로 친다.시원하고 얼큰한 맛으로 식사와 술안주로 좋다.2만원 짜리 한 냄비면 2명이 먹기 적당하다. 회를 먹고 싶으면 격포항 앞의 격포 어촌계 수산물직판장에 가자.A·B동 2개 건물 안의 20여개의 좌판에서 자연산·양식 활어를 회로 쳐 준다.4만원만 내면 3∼4명이 자연산 우럭(1㎏) 회를 매운탕과 함께 먹을 수 있다.
  • 강원도 정선 나들이

    꾸불꾸불 흘러가는 오대천에는 물철쭉이 물가를 붉게 물들이며 고혹적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아우라지로 이어지는 구절리의 송천엔 봄빛이 농익었고,임계천의 ‘구미정’(九美亭)엔 여름을 재촉하는 물소리가 힘차다.‘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풍광이 가장 아름답다는 강원도 정선으로 길머리를 잡았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33번 국도를 타면 정선 가는 길이다.이 길을 따라 수려한 오대천이 이어지고,정선에 이르러 조양강과 만난다. 차 속도를 떨어뜨리고 차창을 활짝 여니 왼쪽으로 펼쳐진 오대천의 풍광이 차 안으로 한가득 밀려오는 듯하다.평지는 이미 초여름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산 골짜기는 아직 봄이 한창이다. 길 오른쪽 산 기슭에 핀 늦깎이 진달래가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멀리 산 능선엔 산벚나무들이 군데군데 흰 무늬의 수를 놓고 있다. ●백석폭포 부근엔 흐드러진 물철쭉 오대천 풍광은 북평면 나전리 못미쳐서 나오는 ‘백석폭포’ 인근이 돋보인다.10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우렁차다.며칠전 제법 많은 비가 와서인지약간 흙탕물이 섞인 오대천 물줄기에선 힘이 느껴진다. 폭포 인근 천변엔 물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물철쭉은 산철쭉의 또 다른 이름.산철쭉은 높은 산 능선에서 주로 서식하지만,계곡 등 물가에서도 잘 자라 물철쭉으로도 불린다.일반 철쭉의 잎이 달걀 모양으로 색이 연한 반면,물철쭉 잎은 보다 긴 타원형 모양이면서,꽃잎 색이 진하다. 오대천은 나전리에서 조양강에 합류한다.33번 도로는 42번 국도와 만나는데,여기서 좌회전해 10분 정도 가면 아우라지가 있는 북면 여량리다. 정선은 지난해 여름 극심한 수해를 당해 천이나 강 주변 훼손이 생각보다 심했다.여량리까지 가는 동안에도 몇 군데서 도로 복구공사로 파헤쳐진 길을 가느라 어려움을 겪었다.아우라지도 모래와 진흙 등이 물가를 뒤덮어 다소 황량한 느낌.예전의 고즈넉한 풍광을 되찾으려면 몇 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길을 재촉해 구절리로 향했다.정선역에서 출발하는 한 량짜리 ‘꼬마열차’ 종착역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구절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송천이 흐르고,오른쪽엔 노추산이자리잡고 있다.송천 옆 길은 상당히 험하다. 포장·비포장 길이 반복되다가 노추산 계곡부터는 아예 비포장 길이다.그나마 지난해 수해로 길이 많이 파여 지프가 아닌 승용차로 가려면 어려움을 각오해야 한다. ●송천 끼고 앉은 한가로운 ‘한터마을' 물철쭉은 본래 오대천보다는 송천이 유명하다.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수해로 물가 철쭉이 쓸려 그 자태가 영 예년만 못하다.그래도 천을 따라 어렵게 길을 헤쳐가는 것이 꼭 오지 트레킹에 나선 것 같아 그렇게 힘들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송천은 정선 경계를 지나 강릉시 시계로 이어진다.굽이쳐 흐르는 송천을 끼고 앉은 강릉의 첫 동네는 왕산면 ‘한터마을’. 동요 ‘나의 고향’의 ‘꽃피는 산골’이 연상되는 아름다운 마을이다.대여섯집 정도 되는 집집마다 흰색,분홍,보라색 꽃들이 소담스럽게 피어 지나는 이들을 취하게 한다.집 앞에 매어 놓은 황소가 되새김질하는 모양이 마냥 한가롭다. 왕산면 대기리를 지나 정선 임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임계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여량리 방향으로 5분쯤 가면 왼쪽으로 반천리 가는 길이 나오는데,여기서 좌회전 하면 임계천 따라 절경이 이어진다. ●9가지 아름다움 갖춘 ‘구미정' 그중 반천리의 ‘구미정사’(九美精舍) 주변 풍광이 가장 뛰어나다.조선 숙종 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자(1652∼1747) 선생이 사색당파에 실망해 사직한 후 정선에 내려와 학문에 정진하며 후학을 양성하던 곳으로,일명 ‘구미정’으로도 불린다. 구미정의 ‘구미’는 반석 위에 생긴 작은 연못이라는 뜻의 석지(石池)와 층층이 쌓인 절벽이란 뜻의 층대(層臺)를 비롯해 전주(田疇),어량(漁梁),징담(澄潭) 등 9가지 아름다움을 갖췄다고 해 붙여졌다. 구미정에 다가가면서 주변 경치를 카메라에 담으려니,마침 정자에 앉아 화투를 치던 이들이 ‘면사무소에서 나왔느냐.’며 불안한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문화재인 정자에서 여흥을 즐기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경치사진 찍으러 왔다.”는 말에 이내 표정이 풀어지며 막걸리 사발을 건넨다. 정선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정선 5일장' 옛 향수 듬뿍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진부IC∼33번 국도∼42번 국도(나전리)∼여량리∼구절리 코스를 따르면 된다.구절리 위 송천 옆길은 길이 좁고 험해 버스는 갈 수 없다.서울 청량리역에서 정선까지 운행하는 기차를 이용하는 여행도 해볼 만하다.정선행 직행버스가 동서울터미널에서 정선 시외버스터미널(033-563-9265)까지 하루 11회 운행된다. ●숙박 정선읍 회동리 가리왕산(1561m)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에 묵어보자.1만여 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의 이 휴양림엔 소나무 인공림과 주목,마가목,음나무 등 고급 희귀수목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회동계곡을 따라 호젓하게 난 9㎞의 산책로 주변엔 산나물과 야생화도 지천이다.숲속의집 이용료는 3∼4인용(8평) 4만 4000원,5∼6인용(10평) 5만 5000원.예약 문의 휴양림 관리사무실(033-562-5833). ●가볼 만한 곳 끝자리가 2,7일 열리는 정선 5일장에 한번 들러보자.작지만 옛 장터의 향수가 그대로 살아 있는 곳이다.검정 고무신과 대장간 농기구 등 수십년 전의 생활용품들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감자송편,옥수수술,더덕,메밀묵,산채음식 등 토속 먹거리도 풍성하다.정선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장터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엔 당귀와 인진쑥,황기 등 인근 산에서 나는 약초를 파는 약초시장도 있다.5일장에 맞춰 청량리역에서 ‘정선5일장 열차’가 운행된다.왕복 요금은 2만 5000원 정도.문의 정선군청 문화관광과(033-560-2544). [식후경] 비지찌개 먹고 수석 감상 북면 여량리 아우라지 인근에 있는 ‘옥산장’(033-562-0739)의 비지찌개 맛이 일품이다. 옥산장은 본래 여관이지만 여관 옆에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이곳 비지찌개 맛의 비결은 적당히 띄운 비지에 있다.콩을 갈아 만든 비지를 따뜻한 온돌방에서 이틀밤 정도 재운다. 때문에 김치와 몇가지 양념을 넣어 끓여낸 비지찌개에선 청국장 냄새가 약간 나는 듯하면서 비지 특유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밥숟가락을 바쁘게 한다.직접 담근 된장을 쓰는 된장찌개 맛도 구수하고 담백하다.각각 5000원. 식당 옆 통나무집엔 옥산장 주인 전옥매씨가 20여년간 정선 일원 하천에서 수집한 수석을 전시해 놓고 ‘돌과 이야기’라는제목의 간판을 붙였다.갖가지 모양과 무늬를 가진 돌을 테마별로 분류해 전시해 놓았는데,제법 구경할 만하다.전씨가 구수한 입담으로 수석 이야기를 들려준다.단체 숙박객이 올 때는 전씨가 구성진 ‘정선아리랑’ 가락도 들려준다. 수석 전시장 옆엔 굴피 지붕을 얹은 전통 흙집을 지어 그 안에 옛 생활도구를 모아 놓았다.옥산장 뜰엔 갖가지 꽃이 만발해 전통적 여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여관 객실도 깔끔한 편이다.
  • 별천지? 꽃천지!

    사철 각기 제 색깔을 내는 게 우리 의 산과 들이지만 봄,그중에서도 이맘 때만큼 다양한 색깔을 내는 때도 없다.우리의 자연을 축약해놓은 수목원이나 식물원의 봄도 지금이 절정이다. 험한 태백준령을 찾지 않고도 심산계곡에나 사는 토종 꽃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식물원이 주는 커다란 기쁨이다.쉬는 날이 유독 많은 5월.아이들과 함께 ‘꽃대궐’을 이룬 남양주 석화촌이나 한국의 자연미를 울타리안에 옮겨놓았다는 가평 ‘아침고요 수목원’을 찾아보자. ●석화촌(남양주시 진건면 사능리) ‘석화촌’(石花村)이란 이름이 보여주듯 돌과 꽃으로 이루어진 자그마한 동산.입간판을 보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입구가 초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입구를 지나 조금 걸어들어가면 눈 앞에 그야말로 ‘별천지’가 펼쳐진다.요즘은 석화촌이 가장 화려한 옷을 입은 시기.야산 자락의 1만2000여평엔 붉은 철쭉과 진홍색 영산홍이 가득 피어 있고,군데군데 하얀 영산백과 수선화가 고운 자태를 뽐낸다. 영산홍은 예부터 대갓집에서 기르던 정원수.석화촌엔 오렌지에 붉은색을 섞은 것 같은 원조 영산홍은 물론,진자색이 도는 자산홍,흰 빛의 백영산 등 2만여 그루의 영산홍이 각양 각색의 석물(石物)과 어우러져 황홀경을 연출한다. 영산홍은 날씨 영향을 받아 만개한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아,자칫 실망할 수도 있다.하지만 석화촌엔 철쭉이 4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종별로 번갈아 피고지며,갖가지 야생화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군데군데 놓인 돌조각 400여점도 운치를 더한다.산책로를 따라 석불이나 석탑,각종 동물 모양,피리부는 목동이나 가야금 타는 여인 등이 꽃과 어우러져 분위기를 띄운다. 서울 태릉에서 47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390번 도로를 갈아타고 5분 정도 가면 길 오른쪽에 ‘석화촌’이란 입간판이 보인다.또 판교∼구리 고속도로 퇴계원 종점∼일동 방면 47번 국도∼390번 도로 코스를 따라가도 된다.입장료 1000원.(031)574-8002. ●아침고요수목원(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즉 곡선과 비대칭의 균형을 울타리 안으로 옮겨왔다.” 한상경 교수(삼육대 원예학과)는 아침고요수목원의 컨셉트를 이렇게 정의한다.경기도 가평군 축령산(879m) 자락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이 수목원은 한 교수가 단순히 식물 수집 차원을 넘어 원예미학적으로 한국의 미를 최대한 반영하여 계절별,주제별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설계하고 가꾸어왔다. 테마별로 9개의 정원과 전망대,‘아침광장’‘아침계곡’ 등으로 꾸며져 있다.수목원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우측에 있는 ‘고향집 정원’은 항상 우리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고향집 풍경을 연출한 곳.초가와 함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팝나무,능소화,매화,벚나무,자귀나무,꽃잔디 등을 심었다.매화,벚꽃은 지고 지금은 자목련이 한창이다. 하경정원은 아래 하(下),경치 경(景)의 이름 그대로 아래로 경치를 내려다보는 정원.한국적인 선과 색채가 가장 화려하게 조화된 정원으로 우리나라 지도모양으로 설계됐다.‘하경전망대’에 올라가야 정원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야생화 정원에 들어서면은은하면서도 소담스러운 우리 꽃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요즘엔 노루귀,복수초,금낭화,매발톱,깽깽이풀 등이 꽃을 피우고 있다.여름엔 까치수염,하늘말나리,참나리,꽃창포가,가을엔 개미취가 정원을 덮는다.수목원엔 이밖에도 옛 어른들의 삶의 터전을 모은 ‘한국정원’과 ‘아이리스 정원’‘분재정원’ 등이 있다. 기왕이면 일찍 길을 서둘러 오전에 둘러보아야 상큼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서울에서 가려면 46번 경춘국도를 타고 가야 한다.청평검문소에서 현리 방면으로 좌회전(37번 국도)해 7㎞쯤 달리면 상면초등학교가 나오고,학교 앞 신호등 왼편으로 ‘축령산 아침고요 수목원’이란 이정표가 있다.(031)584-6702∼3. 남양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초밥 / 음식이야 예술이야

    생선초밥.하얀 캡에 흰 조리복을 입은 조리사가 예술적인 손놀림으로 즉석에서 뚝딱 만들어 내는 요리다. 입안에서 터지면 새콤한 밥 맛과 고추냉이(와사비)의 알싸한 자극이 가득하다.담백한 생선은 졸깃하면서도 사르르 녹는다.일본 요리 생선초밥은 누구나 한번쯤은 맛있게 먹어 봤을 만하지만 가격이 만만찮다.만들어 먹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생선을 저미고 초밥을 쥐는 조리사의 환상적인 손동작에 만들기가 무척이나 어려워 보인다. 한국과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모델 안효주(46)씨는 초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생선초밥 비법을 알려줬다.초밥의 본고장 일본까지 명성을 떨친 그는 자신이 쥔 초밥의 밥알 개수까지 정확하게 맞힌다.보통 초밥을 쥐면 380알 정도. 그는 초밥을 맛있게 먹는 요령도 들려줬다.여러 생선이 나오면 흰살→붉은살→등푸른 생선 순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지방이 많은 등푸른 생선을 먼저 먹으면 흰살 생선의 담백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 초밥을 간장에 찍어 먹을 때도 유의할 점이 있다.젓가락으로 집을 때 초밥을 옆으로 눕혀 생선 부분이 간장에 찍히도록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밥에 간장이 묻어 맛이 짜게 된다.미식가들은 초밥을 눕혀 입에 넣는다고 한다.그래야 생선과 초밥의 맛을 고루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란다. 활어를 살 경우 초밥용으로 포를 떠 달라고 하면 된다.저민 생선을 살 땐 반짝반짝 윤기가 나면서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보통 넙치를 많이 산다. 집에서 회로 썬 생선을 키친타월에 포개지지 않게 가지런히 올린 뒤 타월을 반으로 접어 살짝 눌러 생선의 물기를 뺀다.그 다음 생선을 냉장고에 넣어 1∼2시간 숙성시키면 씹는 질감이 더욱 졸깃해진다.그러지 않으면 물컹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는 “초밥의 맛은 생선도 중요하지만 밥이 맛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며 밥짓기를 강조했다.초밥용 밥은 압력밥솥이 아니라 전기밥솥으로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야 한다.밥 5그릇(1㎏)을 기준으로 산도 4∼5%의 식초 90㏄에 소금 6g과 흰설탕 15g을 섞어 초밥 양념장을 준비한다. 밥을 지어 뜨거울 때 양념장을 고루 뿌려서 주걱을 세워 털털 터는 느낌으로 섞어준다.밥이 식으면 양념장이 밥에 흡수되지 않으며,주걱을 눕히면 밥알이 으깨져 당분이 나와 밥이 쫀득하게 되면서 초밥 맛이 죽는다. 초밥을 쥘 때 손바닥에 밥알이 달라붙지 않도록 물과 초를 7:3의 비율로 섞은 초물을 준비해야 한다. 초밥을 찍을 간장도 준비하자.시중에 파는 진간장도 괜찮지만 여기에 미림과 정종,다시마 국물을 섞어주면 맛이 한결 더 난다. 그는 자신이 조리장으로 있는 신라호텔 일식부 아리아케에서 차킨(茶巾) 초밥을 시연해 보였다.과거에는 깨끗한 수건을 꼭 짜 물기를 뺀 뒤 썼으나 지금은 비닐 랩을 쓴다. ●생선초밥은 (1) 랩을 손바닥 크기로 오려 (왼)손바닥에 편 다음 반대손으로 랩 위에 생선을 올린다. (2) (1)의 반대 손으로 초밥을 둥글게 만다.초밥을 부드럽게 쥐어야 한다.세게 쥐지 말아야 한다.초밥의 양은 탁구공 크기만하면 된다.전문가들이 쥐는 초밥의 가운데에는 공기가 들어가 있다. (3) 초밥을 쥔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고추냉이를 찍어 생선 위에 올린다음 (2)의 초밥을 올린다.고추냉이를 싫어하면 빼도 된다. (4) (3)의 랩을 둥글게 완전히 감싼 다음 끝을 살짝 비튼다. (5) (4)의 랩을 천천히 풀어 완성된 생선 초밥을 접시에 담아낸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현미속 진주’ 옥타코사놀

    갓 지은 흰 쌀밥은 고소하면서 맛있다.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현미밥이나 현미를 섞은 밥이 더 좋다. 최근에는 현미의 ‘옥타코사놀’이란 생리 활성 물질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쌀속의 진주’라는 옥타코사놀은 체력과 기초대사 증진,근육기능 향상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옥타코사놀은 작은 체구로 수천㎞를 비행하던 철새들의 에너지원을 연구하던 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철새의 먹이 즉 쌀의 배아,알팔파,과일껍질 등에 극소량 존재하는 천연 물질이다.이같은 효과가 알려지면서 종근당의 롱타임F(사진)와 녹십초그라와 같은 건강기능성식품,롯데칠성의 말벌 10㎞,한국야쿠르트의 무하유 등 옥타코사놀을 첨가한 기능성 음료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 ‘고양이의 귀족’ 터키 앙고라 키워볼까

    크고 동그란 눈,백옥같이 흰 털,길고 늘씬한 다리,기품있고 우아한 몸매….아름다움과 귀여움을 함께 지닌 ‘고양이의 귀족’ 터키 앙고라가 인기 애완동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 공주(앙고라의 이름)는 집안에서는 말괄량이지만,밖에만 나가면 요조숙녀처럼 행동하는 게 너무 깜찍하고 예뻐요.” 10개월째 앙고라를 기르는 이영주(27·사진·여·자영업)씨는 “다른 사람 앞에서는 내숭을 떨며 얌전하다가도 사람이 없으면 얼굴을 대고 비비며 애교를 떨거나 몸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귀찮게 해 하루해가 어떻게 넘어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터키가 원산지인 앙고라는 6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가장 오래된 고양이.터키 수도 앙카라 동물원에서 주로 사육되는 앙고라는 체중이 2.5∼5㎏이고,수명은 12∼15년.앙카라 동물원에서는 흰색이 아닌 것은 등록하지 않을 정도로 혈통 관리가 엄격하다.마니아들만 따져도 현재 전국적으로 5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고성열 펫빌리지 실장은 설명한다. 앙고라가 인기 있는 것은 여느 애완동물보다 영리해 길들이기 쉬운 데다 성격마저 깔끔해 관리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이씨는 “앙고라가 이따금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먹는가 하면,문 뒤에 숨었다가 몰래 나타나 ‘공격’하는 등 장난을 칠 때면 아기의 재롱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며 “노는 것을 방해하면 토라져 하루 내내 앙탈을 부린다.”고 말한다. “우리 자두는 애교가 철철 넘치는 대신 딸기는 얌체같이 얄미운 짓만 골라 하는 성격을 지녀 저들끼리 싸움을 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둘이 있으면 연인처럼 알콩달콩 사이좋게 잘 놀아요.” 지난해 9월부터 앙고라 암놈 두 마리 자두와 딸기를 키우는 이도영(27·여)씨는 강아지는 애교를 부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자두와 딸기가 재롱을 떨면 너무너무 귀여워 감동을 받는다고 거든다. 앙고라는 기르기 쉽다.자주 이사를 다녀도 곧바로 생활 사이클을 찾을 뿐 아니라,조그마한 박스나 플라스틱 통에 모래를 뿌려주면 똥·오줌도 잘 가린다.다만 털이 많이 빠지는 게 흠이다.관리비용은 한달 5만원선. 앙고라는 펫빌리지(02-2671-1565,2097)와 한피플(www.hanpeople.com) 등을 찾아 구입하면 된다.가격은 30만∼100만원.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면 다음의 ‘터키 앙고라를 사랑하는 모임(www.cafe.daum.net)’을 이용하면 된다. 김규환기자 khkim@
  • [맛 에세이] ‘하늘의 옥찬’ 복어

    ‘하늘의 옥찬(玉饌)이요,마계(魔界)의 기이한 맛’이라는 복어.한번 맛보면 결코 잊을 수 없다는 복어 철이다. 세계 120여종의 복 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참복으로 통하는 검복,까치복,자주복 등을 식용으로 쓴다.검복을 최고로 치는데 살이 찌는 늦가을에서 초봄까지 맛이 좋고,이때 제주도 근해에서 많이 잡힌다.서해안에만 사는 황복은 요즘이 제철이다.하지만 보호어종으로 묶여 마음대로 잡을 수 없다. 배가 볼록하여 하돈(河豚)이라고도 하는 복어는 성질이 탐욕스러워 무엇이든 마구 물어댄다.그래서 속담에 원한으로 이를 바드득 바드득 가는 것을 두고 “복어 이 갈 듯 한다.”고 한다. 복어는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며 양질의 아미노산과 타우린,칼슘,비타민B1·B2 등이 풍부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예로부터 최고급 식품으로 지칭됐다.맛이 좋고,알코올 분해 능력도 뛰어나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높으며,당뇨병이나 간장질환을 앓는 사람에게도 좋다. 그러나 복어에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독이 있는데 산란기 전인 5∼7월에 최고조에달한다.독성은 청산가리보다 13배나 더 강해서 0.5㎎만 먹어도 목숨을 잃는다. 복어 한 마리에 보통 어른 33명을 죽일 수 있는 독이 있고 치사율도 60%에 이른다.난소에 가장 독이 많고,그 다음이 간·피부·장의 순이며,근육에는 적다.맛이 뛰어나지만 잘못 먹으면 생명을 잃게 되므로 전문가가 아니면 다룰 수 없는 생선이다. 복어 살은 백옥같이 희고 맑으며 광채가 있다. 기름기가 없으면서 담담하고 싱겁지 않다.복어는 회맛이 일품인데 흰 접시에 백지장처럼 얇게 저며 놓은 복어회는 투명하여 마치 빈 접시 같이 보인다. 복어 고유의 맛과 향기를 맛보기 위해서다.두꺼우면 향미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고 육질이 질기기 때문이다. 포를 떠서 고춧가루를 넣은 양념에 버무려 볶아먹는 복불고기는 감칠맛이 있다. 복어 살을 소금,후추,정종으로 밑간을 하여 튀겨낸 복튀김은 바삭하면서도 야들야들한 고기 맛이 일품이다. 복어는 지리나 매운탕으로 많이 먹는다. 탕을 끓일 때 미나리를 곁들이면 독특한 향미의 기름 성분이 해독작용과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저항력을 향상시켜준다. 복 껍질은 콜라겐 성분이 많아 익히면 꼬들꼬들한 젤라틴이 되므로 흔히 조금 삶은 다음 안주로 이용한다.씹히는 맛이 좋아 술꾼들이 좋아한다. 복어 지느러미는 불로 조금 태운 다음 데운 청주에 띄워 마시는 데 이용된다.특히 일본인이 좋아해 ‘히레사케’라고 하는데 숙취나 악취의 원인이 되는 알데히드나 메탄올이 제거되어 좋다고 한다. 시인 소동파는 “한번 죽는 것과 맞바꿀 수 있는 맛!”이라고 복어를 예찬했다. 김 정 숙 전남과학대 호텔조리과 학과장
  • 집에서 만드는 호텔요리 / ‘왕새우 곁들인 링귀니 파스타’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다. 호텔 홀리데이인 서울이 최근 부총주방장으로 마우리지오 세카토(이탈리아)를 새로 영입했다. 이탈리아와 한국 등에서 20여년간 조리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그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이탈리아 먹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홀리데이인의 이탈리아 식당 라스텔라는 그의 영입에 맞춰 지난 7일 ‘세카토 스페셜’을 내놓았다.7월3일까지. 세카토는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메뉴로 ‘왕새우를 곁들인 링귀니 파스타’를 제안했다.피자와 함께 가장 대중적인 이탈리아 음식 파스타는 면이 스파게티와 비슷하지만 다소 둥글납작하다. 특별한 소스가 들어가지 않고 올리브 기름으로 재료를 볶은 뒤 소금으로 간을 해 맛은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다.파스타는 할인점이나 수입품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왕새우를 곁들인 링귀니 파스타는 이탈리아 식당에서 6만원(세금과 봉사료 별도) 정도 한다.물론 전채와 수프,후식 등이 나오지만. 야채를 준비해서 볶는 등 총 조리시간은 15분 정도 걸린다.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링귀니 파스타 240g(4인분),새우(중) 4마리,올리브 오일 90g,마늘 2개,노랑 피망과 빨강 피망 각 60g,서양 호박 40g,소금과 후추 각 2g,흰 후추 약간. ●링귀니 파스타는 (1) 노랑 피망과 빨강 피망은 오븐에 2∼3분 구운 다음에 꺼내 식혀 껍질을 벗긴 후 약 5㎝ 정도로 얇고 길게 썰어 놓는다. (2)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 50g을 두르고 얇게 썬 마늘이 황갈색이 될 때까지 볶은 다음 (1)의 썰어 놓은 피망과 섞는다. (3) 호박은 피망과 비슷한 크기로 가늘고 잘게 썬 다음 (2)와 함께 섞어 놓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4) 새우는 껍데기를 벗기고 깨끗이 손질한 다음 올리브 오일 20g과 함께 황갈색이 될 때까지 볶은 후 손가락 크기 정도로 썰어 놓는다. (5) 새우는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준비해 놓은 야채에 섞는다. (6) 링귀니 파스타는 소금으로 간을 한 물에 넣고 6분 가량 삶은 후 물에서 건져 놓는다. (7) 파스타와 준비해 놓은 야채 및 새우를 함께 넣어 버터나 10g의 올리브 오일에 볶는다. (8) 개인 접시에 담고 올리브 오일 10g을 얹은다음 흰 후추를 갈아서 뿌려낸다. 파스타 면이 너무 뻑뻑하다고 생각되면 따뜻한 물을 조금 부어도 좋다. 글 이기철기자 사진 호텔 홀리데이인서울 제공
  • 눈부시게 경쾌한 붓놀림/ 서양화가 신수희 ‘빛을 넘어서’전

    “아버지의 초서체 붓놀림은 경쾌한 속도로 흰 종이 위에 추상화면을 만들어낸다.나는 그것을 찢어서 내 캔버스 위에 붙이고 푸른 색 물을 들인다.이렇게 서너 작품도 만들기 전에 아버지는 그만 가셨다.귀거래사를 써 주시기로 나하고 단단히 약속하셨는데….” 서양화가 신수희(58)의 작품에는 본인도 이야기하듯,서예가였던 아버지의 흔적이 역력하다.특히 초서에 능했던 작가의 아버지 고(故) 집의당 신집호 선생은 평양사범 출신의 교육자로,선전(鮮展)에서 특선을 차지했을 만큼 널리 알려진 서예가였다. 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신수희-빛을 넘어서’ 전에서는 작가의 이런 개인사적인 배경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일필휘지로 내닫는 서예의 붓끝처럼 작가의 붓놀림은 경쾌하다.여러 겹의 가로 줄들을 이용해 자연의 푸른 색채를 풀어놓는다.얼핏 보면 어린 아이의 낙서 같기도 하지만,찬찬히 뜯어 보면 신기루처럼 경쾌한 빛줄기가 인도하는 경이로운 꿈과 몽상의 세계에 이르게 된다.작가의 그림 안에는 그의 성격만큼이나 해맑은 동심이 숨쉰다. 20대부터 추상화로 방향을 정한 작가는 미국 화가 리처드 디번콘의 그림을 특히 좋아한다.그런 만큼 두 화가의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다.캘리포니아 태양 빛의 특질을 누구보다도 섬세하게 포착해낸 디번콘의 그림에서는 추상표현주의적인 붓놀림과 힘찬 서체적인 선이 눈에 띈다.신수희의 작품 또한 ‘빛을 넘어서’라는 전시 제목이 말해주듯 빛과 자연에 대한 감성을 드러낸다.이번에 선보이는 ‘미시령-겨울’‘동틀녘’‘대양을 건너’ 등 푸른 색조의 그림들에서는 작가 특유의 자유로운 운필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화제를 몰고 다녔다.그중 하나가 1954년 열 살의 나이에 개인전을 열어 ‘천재소녀’란 말을 들은 일이다.물감 구하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소녀 화가로 개인전을 열었으니 이야깃거리가 될 만했다. 초등학교 때 두 번,중학교 때 한 번 개인전을 연 그는 공부도 잘했다.이화여고 시절에는 대학 예비고사에서 여학생 중 전국 최고점을 받아 주목받기도 했다.그는 화가로서의 오늘,인간으로서의 오늘은 엄한 가정교육, 특히 어머니의 스파르타식 교육 덕분이라고 말한다.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부군 배순훈 교수(KAIST 경영대학원)도 정신적인 후원자.언니인 신수정 서울대 음대 교수가 유명 피아니스트가 된 것 역시 이러한 가정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9일 오후 5시 전시회 개막식에 맞춰 작가가 2000년에 받은 슈발리에 훈장 전달식도 열린다.슈발리에 훈장은 프랑스 정부가 예술ㆍ문화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것으로,화가 이성자ㆍ김창렬ㆍ이우환,영화감독 임권택,피아니스트 백건우 등이 받았다.(02)734-6111. 김종면기자 jmkim@
  • [맛 에세이] 꽃맛 보는 계절

    삼짇날(4일)은 ‘춘삼월호시절(春三月好時節)’이라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다. 옛날 선비와 서생들은 개접(開接)이라 하여 술과 안주를 장만하여 들이나 정자에 나아가 시를 짓고 즐기는 날이었다.여자들도 모처럼 경치 좋은 곳을 찾아 하루를 즐길 수 있었는데 이를 화전놀이 또는 꽃달임이라 한다.이날의 절식으로는 진달래화전,진달래주,진달래화채가 있다.아름다운 꽃을 향기와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다.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꽃을 이용한 꽃요리를 즐겼다.1600년대의 ‘음식디미방’ 에는 “찹쌀가루에 메밀가루를 조금 넣고 두견화,장미화 등의 꽃을 많이 넣어 눅게 말아 끓는 기름에 뚝뚝 떠 넣어 바삭바삭하게 지져서 한 김 날 때 꿀을 얹는다.”고 했다. 꽃모양이 그대로 살아나는 화전(花煎)은 꽃지짐이라 하여 철마다 위에 얹는 재료를 달리해서 만들었다.여름에는 장미꽃,가을에는 국화꽃,겨울에는 대추와 쑥갓 잎을 얹어 지지는 등 철마다 계절의 향취를 즐길 수 있는 풍류 떡이다. 봄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진달래화전은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술을 뗀 꽃을 얹어 기름에 지져낸 것이다.진달래화전에 꿀을 찍어 먹으면서 봄을 몸에 받아 들였다고 기뻐했다.화전을 예쁘게 부치려면 익반죽하여 말랑말랑하게 치대어야 하고 둥글납작하게 빚은 후에 달군 번철에 한 쪽을 먼저 지져낸다.익힌 면에 꽃을 붙이고 아래 면을 지지고 나서 다시 뒤집어서 꽃잎 붙은 쪽을 잠깐 지지면 된다.처음부터 반죽에 꽃을 붙여서 지지면 꽃이 타서 예쁘지 않다. 진달래주(杜鵑花酒)는 술독에 누룩과 찹쌀이나 멥쌀로 지은 고두밥을 섞어 꽃술을 뗀 진달래꽃과 겹겹이 쌓고 맨 위에 고두밥 버무린 것으로 덮는다.1∼2주 지난 뒤 오지병에 가라앉혀 마시면 빛깔과 향기가 사랑스럽다. 진달래화채는 눈과 입으로 즐길 수 있는 음료이다.꽃술을 뗀 진달래에 녹말을 입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오미자국에 띄운다.오미자의 4∼5배 정도의 찬물에 불려서 고운 천에 거른 다음 생수를 부어 색과 맛을 맞추는데 단맛은 설탕이나 꿀로 맞춘다.차게 하여 두었다가 건지를 계절에 따라 달리 띄운다. 황진이의 무덤을찾아 제사지냈던 임백호(林白湖)는 “시냇가 돌을 모아 솥뚜껑을 걸고/흰가루 참기름에 진달래 꽃전 붙여/젓가락 집어드니/가득한 한 해의 봄빛 향기/뱃속에 스며든다.”고 화전놀이를 읊었다.누군가가 그리워 허기가 지는 봄날이다.짙어오는 풀빛에 목이 메어 본 사람은 안다.봄 햇살의 유혹과 진달래꽃 속에서 올려다 본 하늘빛을.우리가 누릴 수 있는 봄이 몇 번이나 되는지 알 수 없다.그러나 되돌아 온 계절을 사는 것만으로도 삶은 아름답다. 김 정 숙 전남과학대 호텔조리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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