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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다르크 VS 강효리/ 추미애의원 “강금실 장관은 좋은 라이벌”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추미애 의원이 3일 요즘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강금실 법무장관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추 의원은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강 장관과 비교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치인한테는 라이벌이 있는 게 좋은 것이다.내가 흰 옷을 입었을 때 다른 사람이 옆에 있어야 흰 옷이 보이는 것 아니냐.”고 선뜻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그러면서 “전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 그런 말이 있었는데,정치인한테는 라이벌이 없는 게 오히려 불행한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나보고 (강 장관에 비해) 여성성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가 여성성을 남편한테만 보여주면 되지,전 국민에게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느냐.”고 말해 폭소를 불렀다. 그는 “강 장관과는 전부터 아는 사이로 1997년 시사저널에 강 장관이 인터뷰하는 사람으로,나는 인터뷰 대상으로 만난 일이 있다.”면서 “강 장관이 나보다 사법연수원 1년 선배(사시 23회)”라고 소개했다.‘강 장관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잠시 머뭇거리다가 “좋은 사람이죠.”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그는 “97년 대선 유세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 옷이 낡아보였는지 ‘옷 사입으라.’며 돈을 준 일이 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평소 고르게 애정을 주는 편인데,나한테만은 각별히 마음을 쓴다는 것을 느꼈다.”고 회고했다.또 “경선에서 조직표의 지지 없이 2위를 했을 때의 심정은 전라도 말로 짠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열린우리당과의 재통합론에 대해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반성하고 개별적으로 돌아오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당 대 당 통합은 노선이 다르므로 안 된다.”고 잘라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사설] 측근비리 수사 이래선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우리는 노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했을 때 검찰이 특검과 관계없이 성실히 수사에 임해 측근비리 진상을 밝혀내라고 촉구한 바 있다.그래야만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검찰이 2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밝힌 혐의는 배임과 조세포탈 등 개인비리뿐이다.노 대통령이 법무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말한 바로 그 측근비리에는 한발짝도 다가가지 못한,그야말로 전형적인 ‘먼지털이식 수사’에 불과하다.측근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래선 안된다. 대통령 측근비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한 때는 여름이었다.매미 울 때 시작한 수사가 단풍들고 낙엽지고,흰눈이 내릴 때가 돼도 이 정도밖에 내놓지 못한다면 검찰의 수사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검찰 관계자들이 “일부 자료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다른 사람들과 말을 맞춰가며 거짓말을 한다는 의심이 가게 한다.”고 말한 것처럼 피의자들이 말을 맞추고 증거자료를 조작했다면 이는 검찰이 수사를 미적거린 탓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측근비리와 관련,검찰이 밝혀내야 하는 핵심은 개인비리가 아니라 권력형 비리이다.선거캠프와 측근들에게 뿌려진 불법 정치 자금의 규모와 성격,돈을 챙긴 사람이 최도술씨뿐인지,장수천을 둘러싸고 돈이 오고간 출처와 성격 등 검찰이 밝혀내야 할 의혹이 하나둘이 아니다.검찰이 3일 선봉술씨를 조사한다,썬앤문 본사를 압수수색한다 부산을 피웠지만 엄정한 수사가 이뤄질지 의문스럽기만 하다.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시간만 끈다면 결국 검찰은 신뢰를 잃게 되고 특검 도입 요구의 정당성만 더욱 부각될 것이다.
  • “인생은 마라톤” 날마다 백발 날리며 力走/마라노토 CEO 민계식 현대중공업 사장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민계식(閔季植·61) 사장은 마라토너로도 유명하다. 새벽이나 점심,혹은 늦은 밤,흰 머리카락을 날리며 조선소 안 바닷가 방파제를 매일 10∼20㎞ 뛴다. 예순이 넘었지만 마라톤대회 42.195㎞ 풀코스를 한달 3번까지 참가해 완주한다.기록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3시간 20분대를 넘기지 않는다. 그는 재계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부지런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그의 하루는 늘 시간이 모자라 수면은 3∼4시간.이르면 밤 11시,보통은 다음날 새벽 1시쯤에 퇴근한다.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회사에서 밤을 샌다.퇴근을 아무리 늦게해도 오전 6시에는 일어난다.그래야 40분뒤 아침회의시간에 맞출 수 있다. ●타고 난 달리기 꾼 별다른 놀이가 없던 해방직후 어린 시절,동네 친구들과 모여 달리기를 하며 놀았다.어른들은 재미삼아 사탕을 내걸고 자주 달리기 시합을 시켰다.시합때마다 2∼3살 많은 동네 형들을 제치고 1등을 했다. “부모님을 닮아 달리기 소질을 타고 났나 봅니다.” 6·25때 군에 입대해 의무감(준장)으로 제대한 그의 아버지는 경성제국대학 의과대학을 다닐 때 마라톤 선수를 했다.어머니는 숙명여고 농구선수였다. 8남매 가운데 민 사장을 포함해 남자 5형제는 모두 경기중·고와 서울대,여자 3자매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수재집안이다.그럼에도 그의 부모는 자식들이 게으름을 피울까 “너희들 같은 머리는 보통이고 흔하다.그런 머리로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더 있겠니.”라며 늘 경각심을 주었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수촌까지 들어가 그는 경기고에 진학한 뒤 고등학교 학도호국단 체육대회 마라톤 대회 때마다 단골 선수로 나갔다.당시 학교측은 전과목 평균 80점이 넘는 학생만 운동대회 출전을 허락했다.대학 1학년 때인 61년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 제의를 받았다.1년쯤 선수를 해 볼 생각에서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갔으나 부모가 뒤늦게 이를 알고 찾아와 “공부를 안하고 뭐하고 있느냐.”며 야단을 치는 바람에 1주일 만에 나왔다.마라톤 국가대표 선수가 될 뻔 했다. 그해 9·28 서울수복기념 마라톤대회에 출전,에티오피아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와 함께 뛰어 2시간 23분 48초의 기록으로 7등을 했다.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의 최고 기록이다. 민 사장은 경기고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가 4개월만에 자진 퇴교한 이력이 있다. “명예위원을 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고 몇몇 선배들이 보이지 않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보고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도일규(都日圭) 예비역 대장(육사 20기)과 경기고 동기로 육사에도 같이 입학했었다. 4개월여 육사에 다녔기 때문에 그는 당시 병역제도에 따라 군제대를 인증 받을 수 있었으나 학군장교(ROTC) 3기로 입대해 맹호부대원으로 월남전까지 참전했다. ●미국 금속노조 평생 조합원 민 사장은 미국유학시절,막노동·백화점 청소부·깡통회사 근로자·트레일러 운전사 등 안해본 일이 없다. 69년 첫 아들이 체중 1.8㎏상태로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는 바람에 병원비가 많이 들었다.4년동안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어 밀린 병원비를 갚았다. 트레일러 운전을 하기위해 부두 노동자로취업할 때 평생 조합비를 냈다.이 때문에 지금도 그는 미국 금속노조 조합원이다.4년마다 하는 조합장 선거때마다 투표하라고 연락이 온다. “5살때 에디슨 전기를 읽고 발명가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찍부터 에디슨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아 최고 기술인의 꿈을 키우고 이뤄냈다. 그는 기업이건 국가건 살아남으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에 근무할 당시 김우중 회장에게 사업 확장은 자제하고 특정분야에 집중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철저한 애프터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 했습니다.그러나 영업을 중시하는 경영인이었던 김 회장은 ‘기술은 사오면 되는데 왜 힘들게 개발하느냐? 당신도 영업으로 나서라.’며 영업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사고차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대우그룹이 문을 닫은 뒤 만났던 김 전회장이 “그때 자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민 사장의 기업경영철학은 인재를 중시하고 기업경영을 잘해 이익이 사회에 고루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현대중공업이 9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민 사장은 노사 모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마다 국내·외에 2편씩의 논문을 발표한다.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은 130여편.웬만한 대학교수를 앞지른다.국제발명특허 50여개,국내 발명특허는 200여개를 갖고 있다. 수면시간이 모자라고 회사에서 밤을 새는 게 짐작이 된다.대학교수로 오라는 권유가 더러 있었으나 자신의 손으로 개발, 설계한 제품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보는 것이 좋아 현장에 남았다.취업난 때문에 유능한 기술인재들이 일할 곳을 찾지못해 노는 것을 보는 게 경영인의 한사람으로 안타깝다.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 민 사장은 현대중공업 마라톤 동우회(회원수 370여명) 명예회장이다.동우회는 점심시간이나 토요일 오후 회사안에서 달리기를 하고 매달 한차례 전지훈련을 하며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한다.민 사장은 그동안 마라톤대회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했다.한해 10차례 완주하려고 애쓴다. “참고 꾸준하게 달려야 하는 마라톤은 인생과 같습니다.다시 태어나도 기술인으로 마라톤을 좋아하며 살 것입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기고/ ‘서울의 신화’ 살릴 국제축제를

    축제란 문화라고 하는 기름이 활활 타고 있는 현장이다.부족국가 시절에는 부족국가 단위별로 무천(舞天),영고(迎鼓),동맹(東盟) 등의 축제가 있었다.삼국시대와 고려시대,조선시대에도 변이된 양상을 띠면서 그 맥이 유지돼 왔다. 그렇다면 과연 조선왕조의 터전인 서울에도 축제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모습이었고 어느 산,어느 신을 주인공으로 했을까? 적어도 고려시대의 팔관회까지 민족신을 중심으로 한 축제판이 벌어졌음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이태조도 민족신화의 뿌리를 잃지 않고,서울의 안산(案山)이요 주작(朱雀)에 해당하는 남산 정상에 국조(國祖) 단군을 위시로 한 여러 신을 모신 목멱신사(木覓神祠)를 지어 국태민안을 빌고 산 이름까지 목멱산이라 명명했다.조선조 중기까지 국가에서 봄,가을로 초제(醮祭)를 지냈고 큰 신을 모셨기에 국사당제(國師堂祭)라 일러왔다. 서울 남쪽에는 목멱신사가 있고,북쪽에 백악산신사(白岳山神祠)가 있어 좌우대칭의 신화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남쪽의 남산은 남신(男神)이요 북쪽의 백악산(일명 북악산)은 여신(女神)으로 부부의 관계이니,태백산이 남신이고 함백산이 여신인 강원도 태백시의 신화적 구조와 일치한다. 조선조 초기와는 달리 중기로 접어들면서 유학에 젖은 이들은 민족신의 위상마저 부정하고 있었으니,‘백악산 정녀부인신과 남산 국토신 신화’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조선중기 문인 권필(權·1569∼1612)은 어렸을 때 북악 꼭대기에 올라가 놀다가 “도대체 조그마한 산신이 무엇이기에 이 대명천지에 뭇사람들이 우러러 믿는단 말인가.”라며 객기가 들었는지 신사 안의 정녀부인 신위 화상족자를 발기발기 찢어 버리고 만다.뭇사람들이 줄지어 찾아와 굽실거리는 모양이 기이하기도 하고 아니꼽기도 해서 그렇게 한 짓인데 그날 밤 꿈에 흰 저고리에 청색치마를 두른 나이 어린 예쁜 처녀가 나타나서 화를 잔뜩 낸 채 나무라는 것이었다. “나는 하느님의 딸로 하느님 지시에 따라 일하는 국토란 남자신에게 시집온 정녀부인이다.하느님께서 고려의 운세가 다 되어 이씨를 도와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국토신으로 하여금 남산에 날아와서 조선을 튼튼히 지키게 하고 나를 각별히 여기 백악으로 내려 보내셔서 남편과 함께 나라를 지키게 하셨다.이제 20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어린 아이에게 모욕을 당하였으니 원수를 갚겠노라.”하고 사라진다. 꿈결이지만 정녀부인의 화상 그대로라 불안한 느낌이 평생 구석에 남아 자리하였다.오랜 세월이 흐른 후 권필은 유희분(柳希奮)을 풍자한 궁류시(宮柳詩)를 썼는데,그 시화를 입고 함경도로 귀양가게 되었다.그날 저녁 동대문 밖 여관방에서 술 한 잔하고 깜빡 잠이 든 사이에 정녀부인이 나타나서 “이제 나의 원한을 풀게 되었노라.”하며 등을 돌려 사라지니 권필은 그날밤 숨을 거두고 생을 마감하였다. ‘국조오례의’ 길례에 목멱산 제사에 관한 의식과 삼각산과 백악산 제사에 관한 의식이 소상히 기록되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삼각산 신화와 백악산 신화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삼각산 신은 다름아닌 환인(만경봉),환웅(인수봉),단군(만경봉)을 뜻한다.원래 흥왕지지(興王之地)가 되려면 흰돌로 된 산이어야 한다.백두산이 있고 백운대가 있는까닭도 이 때문이다. 원래 서울이란 단어는 삼각산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이들 세 산은 쇠뿔처럼 생겼거니와 ‘좌전’(左傳)에 나와 있듯이 쇠뿔을 잡는다는 것은 천하를 얻는다는 뜻이다.셔블→세블→서울로의 음운이행변화도 이로 말미암는다.나라지킴이로서의 3신의 직계신이 남산신이요 정녀부인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아무튼 서울신화의 원형은 목멱산 신화와 삼각산·백악산 신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필자는 신화 없는 축제는 축제가 아니다.”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서울의 축제는 한국의 축제다.‘국조오례의’에 기록된 이들 신화를 잘 살린다면 축제의 국제화도 별반 문제가 없을 것으로 믿는다. 김선풍 중앙대 교수 민속학
  • “김위원장에 친필서명 3번 요구”김윤규사장 서울대 對北경협 강연

    “대북 사업은 99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차례의 비밀 회담을 통한 결과물입니다.” 현대아산 김윤규(사진) 사장은 26일 오후 서울대 통일포럼(SNUUF) 주최로 서울대 문화관에서 ‘북한경제,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제10회 통일논단에 참석,‘북한의 변화와 남북경협’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북한과의 회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 등 대북 사업에 관한 의정서를 합의했지만 북한의 체제로 볼 때 최고지도자의 확인이 없으면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지난 2000년 9월30일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김 위원장과의 회담 때 주위의 눈치에도 불구,의정서와 관련된 내용들을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끝까지 다 듣더니 ‘김 선생도 황소 기질이구만.’이라며 의정서 내용에 대해 승낙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김 위원장과 이날 오찬 자리에서의 비화도 소개했다.김 사장은 “금강산 식당에서 가진 오찬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에게서명을 받자 김 위원장이 “‘나도 서명해 주겠다.’며 손수 흰 종이에 ‘김정일 국제관광특구 금강산에서’라고 써주었다.”면서 “내가 세번씩이나 다시 요구하자 북쪽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00년 허가받은 개성공단 사업도 2년 뒤인 지난해에야 북한 국토환경보호소에서 토지이용증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성공적 대북경협사업으로 여러분이 세계속으로 뻗어가는 기반이 되겠다.”며 강연을 끝마쳤다. 한편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강연회에서 김 사장은 정 전 명예회장이 지난 98년 1001마리의 소떼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기 전후의 일화를 소개,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길섶에서] 이기심

    독신의 중년 남자가 있었다.마음은 젊었지만 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면서 나이든 티가 나기 시작했다.그는 못생기지도 않았고 저축도 열심히 해 재산도 꽤 됐다.그런 조건 때문에 주위에 여자도 많았다.그는 독신생활을 청산하고 결혼하기 위해 두 명의 신부감을 골랐다.한 사람은 젊은 여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나이 든 여자였다.두 여자는 경쟁적으로 남자에게 정성을 다했다. 어느 날 남자가 두 여자를 곁에 앉게 했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여자는 남자의 머리를 손질하기 시작했다.그런데 두 여자는 자신의 나이에 맞춰 남자의 머리를 손질했다.젊은 여자는 남자가 젊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흰 머리털을 뽑았다.나이 든 여자는 자신의 나이에 맞게 보이도록 검은 머리카락을 뽑았다.남자의 머리에는 한 올의 머리카락도 남지 않았다. 이 우화처럼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다.그러나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다른 사람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그런 사람들이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따뜻한 마음이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이창순 논설위원
  • 이런 책 어때요/ 콘클라베

    존 앨런 주니어 지음 / 김하락 옮김 가산출판사 펴냄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선거 가운데 하나인 교황선출 과정 등을 다뤘다.교황은 ‘가톨릭교회의 황태자’로 불리는 추기경단의 비밀회의인 콘클라베(conclave)를 통해 선출된다.콘클라베는 ‘열쇠로 잠근다.’는 뜻의 라틴어.추기경들을 방에 가둬 교황을 선출할 때까지 못나오게 하는 관행에서 비롯됐다.선거인 추기경들은 매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씩 총투표의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기명투표를 한다.결과는 연기의 색깔을 통해 알린다.검은 연기는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음을 표시하고,흰 연기는 새교황이 권좌에 올랐음을 뜻한다.1만 2000원.
  • 빨간 갑옷속 새하얀 속살 ‘가을 꽃게’ 입맛 유혹

    빨간 껍데기 속에 든 새하얀 속살을 빼 먹는 그 맛.담백한 가운데 단 맛이 입 안 가득하다.꽃게 특유의 감칠 맛이다.오죽하면 중국 진(晉)나라의 선비 필탁(畢卓)이 “왼손에 게발을 들고,오른손에는 술잔을 들며 인생을 보냈으면…”이라고 읊었을까. 요즘이 가을 꽃게철이다.속살이 꽉 찼다.가을에는 연평도 꽃게를 최고로 치고 다음은 서산 꽃게,인천(소래포구) 꽃게 순이며,김포 대명리 꽃게도 알아준다. 요즘 수산시장에선 중간 크기 꽃게 서너마리(1㎏)에 2만 5000원 선이다.보통 암게가 수게보다 더 살이 실하고 맛이 있다.암게는 배 모양이 둥근 마름모 꼴이고,수게는 길다란 삼각형 모양이기 때문에 구별이 쉽다. 꽃게는 다리의 뿌리 부분이 단단하고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와야 실하다.강경희 서울 서부여성발전센터 요리 강사로부터 꽃게 요리법을 배워보자.강씨는 “게는 살이 잘 빠지고 상하기 쉽기 때문에 즉시 요리해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꽃게 손질요령 살아 있는 꽃게를 다룰 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손가락이 물리면 피가날 정도로 아프다.급할 땐 흰 면장갑을 끼고 꽃게를 만지면 된다.시간 여유가 있을 땐 꽃게를 검은 비닐 봉지에 싸 냉동칸에 10여분 넣어 두면 기절한다.게는 흐르는 물에 솔로 잘 문질러 씻은 다음 배쪽의 삼각형 모양에 손을 넣어서 반대쪽으로 껍질을 들어올린다.게 털은 가위로 잘라낸 다음 몸통을 먹기 좋게 자른다.게를 자를 때 단번에 내리쳐야 살이 빠져나오지 않는다. 또 껍데기가 단단한 집게발은 대강 부숴두면 먹거나 요리하기 편하다.사면서 손질해 달라고 해도 된다. ●꽃게무침 재료 꽃게 5∼6마리,소주 ½컵,양파 ½개,풋마늘(마늘종)과 쪽파 줄기 5∼6개씩,청고추 2개,홍고추 1개,고춧가루·마늘 약간씩,양념장(간장 1½컵,청주 1컵에 생강 3쪽을 저며 함께 넣고 끓인 다음 고춧가루 5큰술,파 6큰술,다진 마늘 4큰술,깨소금 1큰술,설탕 2큰술,물엿 4큰술을 넣어 버무린다.) 조리법 (1) 손질한 꽃게를 먹기 좋게 네 토막 쳐서 소쿠리로 밭아 물기를 뺀다.(2) (1)의 꽃게를 소주에 넣어 흔든다.꽃게의 소독을 위해서다.(3) 양파·풋마늘·쪽파를 손질해 4㎝ 크기로 썰고 청·홍고추를 어슷썰어 씨를 뺀다.(4) 양념장에 (2)와 (3)을 넣고 잘 버무려낸다. ●꽃게 매운탕 재료 꽃게 2마리,무 100g,애호박 60g,두부 80g,양파 (C)개,배춧잎 3장,대파 1대,청·홍고추 1개씩,쑥갓 30g,고춧가루 2큰술,고추장 ½큰술,다진 마늘 1큰술,다진 생강 1작은술,다시마 10㎝ 1장,물 4컵,소금 약간 조리법 (1) 다시마를 행주에 닦아 물 4컵을 붓고 끓여 국물을 우려낸다.(2) 꽃게를 손질하고,꽃게 발 끝은 조금씩 잘라낸다.(3) 무·배추·애호박은 나박나박 썰고,양파는 굵은 채로,대파·청·홍고추는 어슷하게,쑥갓은 4㎝ 크기로 썬다.(4) (1)에 고추장을 풀고,무를 먼저 넣어 끓이다가 배춧잎·꽃게·애호박·두부·양파를 넣고 끓인다.거품은 걷어내고 마늘·생강·대파·고추·쑥갓을 넣는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저승 갔다온 사람 이상의 상상력 발휘”/영화 ‘오구’ 주연 강부자 감독 이윤택

    “올해는 ‘오구’공연이 없어요?” 연극 ‘오구’의 주연인 탤런트 강부자(62)와 연출가인 ‘문화게릴라’ 이윤택(51)이 최근 자주 듣는 질문이다.그때마다 둘은 “올해엔 영화로 보세요.”라고 대답한단다.89년 초연이후 270만명의 관객 동원,정동극장 ‘10년 공연 계약’ 등 만성적 불황인 연극계에서도 불황을 모르던 ‘오구’가 28일 영화로 태어난다.10일 오후 서울 정동에서 강부자와 이윤택이 만났다.물론 영화배우와 감독으로서다. 약속시간보다 좀 일찍 모습을 나타낸 강부자는 방송대본을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책(대본)이 오늘 나와서 짬내서 보고 있습니다.”라며 예의 수더분한 웃음을 띤다.강부자 하면 탤런트를 떠올릴 만큼 화려한 경력의 그에게 6년전부터 연극배우라는 강한 이미지까지 겹쳐졌다.하지만 그는 62년 탤런트로 입문한 뒤 바로 연극·영화에 출연해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약간 늦게 나타난 이윤택이 “아이고 선생님 제가 늦었지요.”라고 머쓱해하자 강부자가 “맞춰나왔는데 뭘요.” 하며 분위기를 풀어준다.시인·방송작가·연출가 등 전방위로 활약해온 그에게 ‘오구’가 감독데뷔작이지만 영상 자체가 낯설지는 않다.‘행복어 사전’ 등 드라마작가로 방송작업이 익숙하다. 영화 ‘오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두 사람은 동시에 “작품이 좋으니까요.”라며 애정을 표시했지만 개봉을 앞둔 심정은 약간 달랐다.패기만만한 이윤택은 “젊은 관객 위주의 영화가 주류인 현실에서 보기 드물게 3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오구’가 되지 않으면 연극도 그만 둘랍니다.”라며 과장기 섞인 자신감을 내비친다. 반면 강부자는 “막상 개봉이 다가오니 부끄럽기도 하고 가슴 떨리고 겁도 납니다.”라고 조심스레 말한다.그는 밀양에서의 자체 시사회때도 몰래 숨어서 봤다고 한다. 가장 큰 관심은 연극 ‘오구’와 영화 ‘오구’의 차이일 듯.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팽팽한 긴장 대신,현란한 영상기법을 구사해 마음대로 찍고 다듬는 영화로 같은 질료인 ‘오구’를 어떻게 표현했을까.강부자는 “세세한 부분까지 연기할 수 있어서 섬세하면서 상상력의 공간이 넓어요.그렇기 때문에 무섭기도 해요”라고 조심스레 말문을 연다.이윤택은 특유의 달변으로 “연극은 전체 몸의 움직임 등 외양을 중시하는데 비해 영화는 주름살 하나까지 잡으며 내면의 연기를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자연히 내용도 꽤 달라졌다.얼개는 비슷하다.꿈에서 남편을 본 황씨 할머니가 저승갈 준비를 한다며 산오구굿을 하다가 세상을 떠나고 이어 문상객들이 화투를 치는 등 잔칫집을 방불케하는 초상집 분위기로 관객을 웃고 울린다. 여기에 영화는 저승사자가 소를 타고 이승에 내려오고 개·파리 등으로 변신하는 장면 등에서 팬터지효과를 최대로 살렸다.또 미연(이재은)과 옛 애인 용택인 저승사자의 러브스토리도 가미해 극적인 효과를 드높였다. 두 사람은 ‘연극의 다리’에서 희한하게 만났다.강부자가 95년 연극 ‘문제적 인간,연산’을 본 뒤 “어떻게 연산군을 저렇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윤택이란 연출가가 어떤 사람인지 작품 한번 하고 싶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우연인 듯 1년 뒤 이윤택이 찾아왔다.89년부터 꾸려오던 ‘오구’가새 버전으로 바꿀 무렵 ‘가장 한국적 여성상’에 어울리는 배우가 절실해서 대본을 들고 무작정 SBS 녹화장으로 찾아갔다.강부자가 대본도 보지 않고 동의했음은 물론이다.97년 이후 ‘강부자의 오구’는 연극계 핫이슈로 떠올랐다. 연극에서 맞춘 ‘찰떡 호흡’은 촬영 내내 큰 힘이 되었다.“촬영중 섭섭한 소리를 해도 너그럽게 넘어가십니다.”는 이윤택의 말에 강부자는“경상남북도의 사투리가 달라 자주 지적을 당해 무안하기도 했다.”면서도 “저승갔다온 사람 이상의 상상력에 ‘어머 저럴수가 있나?’라고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추어 올렸다. 6년째 맞춘 눈빛은 마지막 촬영때 빛났다.노모가 이승을 떠나는 장면에서 강부자의 애드리브 연기에 이윤택이 감탄한 것.“상여를 뒤로 하고 흰 종이옷 차림으로 바람부는 갈대밭 옆을 걸어가는데 진짜 하늘나라로 가는 기분이 들어서 즉흥적으로 두팔을 벌려 나는 것처럼 해봤어요.”(강)“대본을 넘어선 연기와 그림이 너무 좋아서 ‘OK,갑시다’했지요.”(이) 이종수기자 vielee@
  • 21일 개봉 타란티노 감독 ‘킬 빌’/핏빛 미학 가득 ‘액션 선물세트’

    엉뚱하고 ‘발칙’한 이미지가 이제는 이름속으로까지 스며든 듯한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그의 새 영화 ‘킬 빌’(Kill Bill:Vol 1·21일 개봉)은 쿵후·사무라이 액션에 홍콩 누아르 등 온갖 역동적인 재료가 뒤섞인 작품이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워온 타란티노의 작업방식이 이번엔 달라졌다.할리우드의 대자본을 업고 액션물에는 이질적인 애니메이션 장치까지 끌어들여,비장미·유머·영상미 넘치는 화면으로 규모있게 조합해냈다.끔찍하고 처절한 장면들로 채워지는 누아르 액션인데도 한판의 스포츠 경기처럼 ‘쿨’(Cool)한 느낌을 주는 건 감독만의 별난 재주일 것이다.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는 자신이 몸담은 청부살인조직으로부터 총탄세례를 받았다.식물인간으로 살다 5년 만에 기적처럼 깨어난 그는 뱃속의 아이까지 죽은 걸 알고 복수심에 불탄다.고난도 무술로 완벽하게 단련된 여성킬러가 처절하고 외로운 복수극을 펼치는 과정이 영화의 줄거리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감독의 취향이 유감없이 화면에 투영됐다.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잔인한 장면들이 나열되는데도 부담을 주지 않는 것 또한 영화의 장점이다.세련된 영상기법과 익살스런 대사로 감독은 관객에게 감쪽같이 최면을 걸었다. 동서양 문화코드를 충돌시켜 양쪽 관객 모두에게 시선을 끌 수 있게 계산한 듯하다.‘와호장룡’ 이후 감질나게 맛봐온 아시아산 액션들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담아낸 화면만으로도 서양관객들은 매혹될 만하다.쿵후,사무라이 권법에 심드렁한 아시아권 관객들을 움직일 요소도 갖췄다.팔등신의 우마 서먼이,전설의 액션스타 이소룡이 입었던 노란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사무라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은 그 자체가 신선한 볼거리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조직의 핵심요원 오렌 이시(루시 리우)를 찾아간 브라이드가 그와 벌이는 마지막 결투가 압권.눈쌓인 일본식 정원에서 흰 기모노를 입은 루시 리우와의 검술대결 대목에서는 탐미주의 영상 덕분에 피튀는 폭력이 몽환적으로 포장됐다. 복수극을 보여주는 한편으로 여주인공의 기억을 빌려 시간과 공간을 분해했다 정렬하기를반복하며 영화는 이야기의 아귀를 맞춰나간다.브라이드가 왜 살해될 뻔했는지의 사연은 2편(내년 개봉)에서 설명될 예정이다. 엽기적인 일본액션의 정서가 짙다.사지를 자르고 피가 솟구치는 장면들로 제한상영 등급을 받았다가 최종적으로 18세 등급을 받았다.재심의 과정에서 원본 가운데 12초 분량이 잘렸다.무술감독은 ‘와호장룡’‘매트릭스’의 액션을 연출한 원화평. 황수정기자
  • 파업 장기화 한진重 르포/ 노조 113일째 ‘천막농성’ 선박 생산라인엔 먼지만…

    11일 오전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 공장 정문에는 작업복에다 얼굴에는 흰 마스크를 쓴 노조원들이 오가는 방문객들을 체크하며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었다.평소 같으면 직원들의 출근으로 활기가 넘쳐야 할 시간이지만 긴장감이 넘친다.지난 7월22일 발생한 한진중공업 사태가 이날로 113일째를 맞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공장 안팎에는 ‘김주익을 살려내라’,‘조남호(한진중공업회장)를 구속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수십여개의 현수막과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선박의 조립용인 대형 블록을 도크에 옮기느라 분주히 오가야 할 크레인은 작동을 멈춘 지 오래다.작업 현장에는 선박 관련 각종 부품만 덩그러니 나뒹굴고 있어 썰렁한 분위기다. 선박의장 공장건물을 지나 한참을 걸어가자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이자 민주노총 금속산업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인 김 위원장이 고공농성을 벌이다 자살한 35m 높이의 ‘CT85크레인’이 눈에 들어왔다. 크레인 중간에는 환한 미소로 웃고 있는김 위원장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농성을 벌였던 크레인에는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돼 있으며 조합원들이 24시간 지키고 있다.크레인 주변 야드장에는 대형 천막 50여동이 들어서 있고 상복과 두건 차림의 현장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이 눈에 띄었다. 20년째 이 회사에 다닌다는 50대의 한 노조원은 “회사측이 임단협에서 한 번도 수월하게 협상에 임한 적이 없다.”며 “회사의 무책임한 행동이 김주익 위원장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이로 인해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측은 김 위원장의 자살이후 사측의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파업손실에 따른 손배소와 가압류 철회,파업참가자에 대한 임금보전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걸려 있다.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철회 등은 단위기업이 아니라 정부 또는 재계차원에서 입장이 정리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사측과 노조측은 11일 6차 본교섭을 가졌지만 여전히 현안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국내 없던 새 2종 발견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0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홍도에서 그동안 국내 관찰기록이 없던 흰머리바위딱새와 얼룩무늬납부리새 등 2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흰머리바위딱새는 몸길이 19㎝ 정도의 지빠귀과에 속하는 새로 중앙아시아,히말라야,중국의 해발 915∼4265m의 산간계류나 바위계곡 지대에 서식하며 겨울에는 인도,인도차이나 반도의 저지대 등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얼룩무늬납부리새는 몸 길이가 약 11㎝이며 한국조류 목록에는 없는 납부리새과(科)로 전세계적으로 인도,중국 남부,필리핀,동남아시아 등지에 144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관찰된 새들은 강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길을 잃어 홍도에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유진상기자 jsr@
  • 굴 ‘사랑의 묘약’ 더 남성답게… 더 여성스럽게…

    ‘굴을 먹으면 더 오래 사랑하리라.’ 남해안에서 ‘영양 덩어리’ 굴이 나오기 시작했다.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수입 절차의 하나로 지난 1972년 이후 해마다 조사할 정도로 우리나라 남해안의 굴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11월에서 다음해 2월까지 나는 굴을 최고로 친다. 우윳빛에 짭조름하면서 씹히는 듯 녹는 알굴은 생선 회를 먹지 않는 서양에서도 날 것으로 먹는다.프랑스의 최고급 요리 가운데 하나는 반각에 올려진 생굴에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것이다. 이런 굴의 효능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한 말들이 동·서양 모두에서 전해온다.‘배 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굴 따는 어부의 딸은 하얗다.’는 옛말처럼 흰 피부를 원하는 사람에겐 굴이 좋다.또 눈 깜짝할 사이 해치우는 것을 두고 ‘남양 원님 굴회 마시듯’이란 말도 있고,과묵한 남자를 ‘굴 같은 사나이’,정조가 강한 여성을 ‘굴 같은 여인’이라며 일상과 직결시키기도 했다. 19세기 프랑스의 소설가 발자크는 한번에 12타스(144개)의 굴을 먹었고,독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는 앉은 자리에서 175개의 굴을 먹어치워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서양에선 굴은 정력에 좋다며 미신적일 정도로 집착했다.유럽에서는 생굴만 취급하는 ‘오이스터 바’가 성업하고 있다. 영양 많은 굴은 ‘바다의 우유’,‘바다의 현미’,‘바다의 의약품’ 등으로 불린다.단백질 함유량이 많아 성장기의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좋은 식품이며,불면증과 변비 치료에 효과가 좋은 칼슘과 비타민A·B1·B2·C 등이 비교적 많이 들어있다.굴을 장기간 섭취하면 고혈압,뇌졸중,동맥경화,간장병,암,골다공증 등 중·장년기를 위협하는 각종 생활습관병(성인병)이 예방된다.또 19종의 필수 아미노산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기능성 성분 타우린은 단백질을 분해하며,담즙 분비를 촉진한다.또 간기능을 부활시켜 해독과 이완작용을 도우며,해열과 진통에도 효과적이며 숙취의 독소를 제거한다. 서양인들이 굴에 특히 집착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글리코겐과 아연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에너지의 원천인 글리코겐은 피로하게 만드는 독소인 유산의 증가를 억제한다.아연은 남성의 정액 중에도 다량 존재하며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활성화에 중요한 물질이다.성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성관계 직전 굴을 다량 먹도록 했더니 절반 이상이 좋은 효과가 있었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굴을 상용하면 여성의 생리량이 늘며,그 색깔도 선명해진다고 한다.그리고 냉이 있는 여성에게도 치료효과가 탁월하다.굴은 남성을 더욱 남성답게,여성을 더욱 여성스럽게 해 주는 식품이다.굴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E는 강장효과를 높이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에게 담배 끊기만큼 어려운 것이 여자들에겐 살빼기이다.살빼기 다이어트로 한끼 식사 대신 굴 5∼6알을 먹는 것도 괜찮다. 나머지 두 끼는 정상 식사량의 80% 정도 섭취하면 된다.칼로리는 적지만 필요한 영양소는 듬뿍 함유하고 있는 굴에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외면하는 이들도 있는데,굴의 콜레스테롤은 약알칼리성에 불포화지방산이어서 피를 맑게 해주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다. 굴은 이렇게 좋지만 1년 내내 먹을 수는 없다.산란기인 여름철에는 영양과 맛이 떨어지고,부패로 인한 식중독 예방 차원에서 먹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그래서 ‘보리가 피면 굴을 먹지 마라.’(한국),‘벚꽃이 지면 굴을 먹지 마라.’(일본),‘R자가 들지 않은 달에는 굴을 먹지 마라.’(5∼8월·서양)는 등의 속설도 나라마다 전해온다. 신선하고 좋은 굴은 빛깔이 밝고 선명하며 너무 희지 않고 유백색을 띤다.알굴은 가장자리 외투막에 검은테가 둘러져 있고,육질이 통통하며 우윳빛이 나는 것이 좋다.맛을 봤을 때 바다 특유의 짠맛이 남아 있고 만졌을 때 오돌오돌하며 탄력이 있는 게 싱싱한 굴이다. 생굴은 씻지 않은 상태로 섭씨 4도 정도의 냉장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굴을 씻을 때 수돗물로 씻으면 삼투압 작용으로 맛과 영양이 녹아 나온다.수돗물 대신 바닷물이나 찬 소금물로 씻는 게 좋다. ■ 도움말 박미선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실장,조영제 부경대 식품공학부 교수,김성수 63분수프라자 조리장 이기철기자 chuli@
  • [씨줄날줄] 돈 500㎏

    “돈은 악한 것도 선한 것도 아니다.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악한 것이 될 수도 있고 선한 것이 될 수도 있다.”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경구다. 세상이 온통 돈 얘기로 들끓고 있다.대선자금이니,부동산 투기자금이니 하는 것은 악한 쪽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공분을 사는 것이다.태풍 성금이니,독지가의 장학금이니 하는 것은 선한 쪽이어서 귀감이 된다.돈은 죄가 없지만 돈을 만지는 손은 ‘검은 손’도 되고 ‘흰 손’도 되는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공적자금 비리가 문제가 됐을 때 ‘돈의 두께’가 회자된 적이 있다.139조원의 공적자금 손실이 예상될 때였다.100만원을 만원권으로 쌓으면 1㎝ 정도 되니까 139조원은 1390㎞나 되는 두께다.참고로 경부고속도로가 428㎞다.이만한 현금은 본 사람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돈의 부피’가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한때 정권의 실세가 5억원을 뇌물로 받았는데 도대체 10만원권 수표로 ‘007가방’에 5억원이 들어갈 수 있느냐가 논쟁거리였다.헌 수표와 새 수표의 부피가 다르다는 웃지 못할얘기로까지 번졌다. 요사이는 현금이 유행이다.게다가 두께나 부피뿐 아니라 ‘돈의 무게’까지 등장했다.한나라당이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은 모두 현금이었다.쇼핑백에 2억원씩 담았다나 어쨌다나….또 현대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구속기소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 대한 심리를 맡은 재판부가 현대측이 권 전 고문측에 전달했다는 현금 200억원이 과연 승용차로 수송할 수 있는 분량인지 알아보기 위해 현장검증을 실시키로 했다고 한다.다이너스티 승용차에 현금 40억원을 2억∼3억원씩 든 박스 15∼18개에 나눠 싣고 5차례 수송했다는 것이 검찰측의 주장이고,돈의 무게나 승용차의 공간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는 것이 변호인측의 주장이다.변호인측은 1만원권으로 40억원은 500㎏ 정도니까 승용차로 한번에 나르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금 500㎏의 부피나 무게는 상상에 맡기든지,현장검증을 하든지 보통사람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하지만 돈을 두께로 따지다 못해 부피와 무게로까지 따져야 하는 현실은 보통사람들마저 부끄럽게 한다.양심을 두께나 부피나 무게로 따져보면 어떨까. 김경홍 논설위원
  • 메트로 플러스 / 청계천변에 이팝나무 심기로

    서울시는 복원될 청계천변에 이팝나무(사진) 1527그루를 심기로 했다.2005년 5월쯤이면 하얀 꽃이 만발한 장관을 볼 수 있을 것 같다.중부 이남에서 주로 자라는 자생수종인 이팝나무는 그동안 시내의 공원수나 관상용 정원수 등으로 심었으나 가로수로 선보이기는 처음이다.봄철에 소복한 꽃송이가 흰 쌀밥처럼 보여 ‘이밥나무’로 불리면서 ‘이팝나무’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그라운드 설때 행복… 승리엔 늘 갈증”27년만에 첫승 서울대 야구부 탁정근 감독

    그들은 연거푸 졌다.그때마다 다시 운동화끈을 동여맸다.그리고 마침내 이겼다.창단 27년.내리 진 경기는 무려 189경기.불가능할 것 같았던 승리를 190경기만에 일궈낸 서울대 야구부 탁정근(37) 감독을 만났다.강남 신사중의 체육교사인 탁 감독은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86학번으로 재학 당시 야구부원으로 뛰었던 선배다. ●베이징대 친선야구경기 승리 지난 3일 중국 베이징 펑타이구장에서 열린 서울대와 베이징대의 친선 야구경기.서울대가 8대3으로 앞선 9회말 베이징대의 마지막 타자가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평범한 내야땅볼.내야수는 침착하게 공을 잡아 1루로 던졌다.스리 아웃.드디어 이겼다.1976년 창단된 서울대 야구부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승리를 거둔 순간 15명의 선수와 감독,코치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얼싸안고 기뻐했다. 첫승을 축하한다고 했더니 선수들은 “고맙긴 하지만,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오히려 겸손해 했다.아직 진정한 목표는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란다.용민(22·체육교육학과 3학년) 주장은 “선수들은 국내대학과 겨뤄 1승을 올리는데 목말라 있다.”고 말했다.때문에 ‘1승’했다고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선배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탁 감독은 “졸업한 선배들이 오히려 더 기뻐했다.”면서 “못 이룬 꿈을 성취해 정말 고맙다.”고 후배들을 치켜세웠다.야구부 홈페이지에도 1승을 축하하는 선배의 글이 가득 올랐다.소문난 야구광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도 크게 기뻐하며 소갈비와 등심으로 한턱냈다. ●“패기있는 플레이가 우리의 힘” 10∼15년간 운동만 한 다른 대학의 야구선수는 사실 ‘준프로’다.졸업 후 20∼30%가 프로구단에 진출한다.이에 비해 서울대 야구부는 ‘동네야구’ 수준의 순수 아마추어다.정식 팀에 소속된 것도 처음이다.당연히 어색한 점도 많고,실수도 잦다.그러나 ‘패기’는 훨씬 앞선다. 탁 감독은 “다른 대학의 감독들이 서울대 선수들은 경기할 때 정말 행복한 표정이라고 말한다.”고 했다.즐기기 위해 야구를 한다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올 3월 입단한 1학년 선수는 “평범한 내야 땅볼을 치고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머리부터 들이미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할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패기있는 플레이가 우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실수는 부끄럽지 않다 미숙한 경기 때문에 에피소드도 많다.한 선수가 2루타를 치고 2루에 진출한 뒤 베이스에서 발을 떼고 3루 쪽으로 너무 많이 나가자 2루심판이 걱정이 됐는지 “야,너 그러다 죽는다.”고 ‘충고’를 해줬을 때도 있다.타석에서 휘두른 방망이가 공은 맞히지 못하고 상대편의 덕아웃으로 날아가버리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이다. 지금은 주전 포수지만 1학년 때 처음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의 경험.고작 한달 정도 수비하는 법을 배웠는데 갑자기 주전으로 뛰라는 명이 떨어졌다.장비를 갖추고 엉겹결에 나섰는데 포수가 앉는 자리를 몰랐다고 한다.대충 ‘감’으로 홈플레이트 근처에 엉거주춤 자리를 잡았더니 주심이 “야,거기 아니야.조금 앞쪽에 앉아야지.”했단다. 또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흰 가루가 담긴 ‘로진백’이 포수 옆자리에 있었는데 상대 포수가 깜빡 잊고 남겨둔 것인줄 알고 손도 안 댔다.야구공과 로진백은 경기할 때 무료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런 실수도 선수들에겐 부끄럽다기 보다는 ‘즐겁고 재미있는’ 기억이다.포수석도 제대로 못 찾았던 그 선수는 이제 팀내 최다 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고마운 감독님…듬직한 제자” “젊은 후배와 함께 호흡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서울대 야구부에는 패전 기록 만큼이나 큰 점수차로 진 경기가 많다.96년 동국대와의 경기에서는 한회에 20점을 실점하기도 한 끝에 35대1이라는 엄청난 차이로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재학 시절 그도 ‘1승’을 얻기 위해 뛰었지만 쉽지 않았다.그래도 86년 대학야구의 명문인 연세대와의 경기에서 5대4로 이기다가 9회말 끝내 5대6으로 역전패한 것은 지기는 했지만 ‘전설같은’ 경기로 남아있다.그런 안타까움을 간직한 그는 후배들과 함께 ‘이기기 위해’ 학교로 돌아왔다.99년 코치 지도자 자격증을 따내 이듬해 야구부 코치로 후배선수들과 만났다.지난해 9월부터는 사령탑을 맡았다.명색이 야구감독이지만 보수도 받지 않는 자원봉사다. 1주일에 세번 오후 4시 30분쯤 서둘러 퇴근해 부랴부랴 서울대 야구장으로 달려가 해질 때까지 함께 연습한다.바쁘고 힘도 들지만 마냥 기쁘다고 했다.선수에게는 최대한의 자유를 주지만 가끔 따끔하게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웬만한 사랑으로는 그렇게 열심히 후배를 돌볼 수 없습니다.감독님한테 죄송해서도 열심히 운동을 하게 됩니다.” 용 주장의 말이다.탁 감독은 “누가 열심히 하라는 것도 아닌데 늘 전력질주하는 후배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늘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 야구부에는 체육과 학생이 절반을 넘지만,법학·외교학과 선수도 있다.공부 시간을 쪼개 1주일에 세번씩 연습을 한다.여느 운동부와 같은 ‘군기’는 없고 친형제처럼 사랑으로 뭉쳤다.비록 지더라도 2∼3점을 득점하고,실책 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면 큰 소득으로 생각한다.탁 감독은 “실전경험을 더 쌓고 수비기량을 높이면 내년쯤 진정한 1승을 기대해도 좋다.”며 활짝 웃었다. 박지연기자 anne02@
  • “당구테이블 인생의 축소판입니다”/‘1만점 기록 보유’ 당구명인 양귀문씨

    ‘따∼악,휘리릭∼’ 큐를 떠난 흰 공이 경쾌한 파열음을 내며 빨간공에 부딪치는가 싶더니 마치 끈으로 잡아당기듯 이내 반원을 그리며 녹색테이블 구석의 또다른 빨간공을 향해 휘어진다.물 흐르듯 춤추는 큐를 따라 3개의 당구공은 레일을 따라 구르기도 하고,때론 큐를 기어오르기도 하면서 온갖 기하학적인 모양을 그려낸다.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 조끼,백발을 깔끔하게 빗어 넘긴 노신사는 마음씨 넉넉한 여느 집 큰아버지 같은 모습이지만 금테안경 너머로 공의 한 점을 꿰뚫어보는 눈매에서는 매서움이 묻어난다. 대한당구연맹의 수석부회장 양귀문(67)씨.그는 자신의 공식 직함보다는 ‘당구 명인’으로 더 유명하다.국내 최고의 당구(4구) 점수인 ‘명예 2만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한번에 1만점을 쳐내 기네스북까지 오른,말 그대로 ‘당구 귀신’이다. ●목포 만석꾼 양아들의 ‘당구병’ 양씨는 서울 중학동의 내로라하는 부잣집 외아들로 자랐다.목포 만석꾼 출신의 아버지 정모씨 슬하에서 유복한 소년 시절을 보낸 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수재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남모르는 아픔도 컸다.자신의 생부가 따로 있었던 것. 본래 정씨 주치의의 셋째아들인 그는 갓난아기 때 강보에 싸인 채 만석꾼 집의 양아들로 들어갔다.환갑을 훌쩍 넘겼지만 아들이 없던 정씨가 주치의의 막내아들을 양자로 낙점했고,아들만 셋을 둔 그의 생부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씨 성으로 자란 그가 다시 자신의 성을 찾게 된 것은 17년 뒤.생부가 사망한 뒤 부산 피란 시절 둘째형으로부터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끈질기게 양아버지인 정씨를 설득해 양씨 성을 되찾았다. 양씨의 당구 인생을 열어준 사람 또한 다름아닌 양아버지.대학에 입학한 뒤 취미로 잡은 큐로 인해 ‘당구병’이 도진 그가 밤늦도록 공과 씨름한 뒤 집 안으로 월담하다 장독을 깬 것만 수차례.이후 선뜻 집 안에 당구테이블을 들여놓으며 “당구를 얼마나 치기에 그렇게 빠졌느냐.”고 미소짓던 양아버지의 눈매를 그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일본 최고수의 제자로 양씨의 당구 재능을 알아본 사람은 귀화 일본인 윤춘식(일본명 다카키 쇼지)씨.14세때 일본으로 건너가 33세에 당구공 하나로 전 일본을 제패한 윤씨는 지난 1971년 양귀문에게 일본 당구유학을 권한다.당시 영화제작 등 사업에 분주하던 양씨는 모든 것을 접고 ‘최고봉’에 오르겠노라며 대한해협을 건넜다. “두달 동안은 당구공 구경도 못했어요.하루에 꼬박 두 시간씩 큐를 밀어치는 연습만 했지요.오른팔에 근육이 뭉칠 무렵,그제서야 공을 놓아주더라고요.” 하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더욱 혹독한 훈련 뿐. “세리(빨간공 두 개의 간격을 일정하게 모아놓은 상태에서 쿠션 레일을 따라 이동시키는 기술) 훈련을 하루에 열 바퀴씩 시키더군요.한 바퀴 점수가 2000점이니 열 바퀴면 2만점인데 꼬박 두시간 반을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쳐내야 했지요.” 1년여의 유학을 마친 양씨는 8·15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침침한 백열등과 자욱한 담배연기로 상징되는 한국의 당구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사업도 뿌리친 채 당구에 매달렸다.국내외 대회에서 60여차례 우승을 휩쓸었고,당구 보급을 위해 개최한 세미나만 1700여차례나 된다. 지난 84년 한큐 1만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그는 2000년 5월 1대 조동성(사망)씨에 이어 2대 ‘당구 명인’으로 추대됐다. ●당구가 주는 절대교훈 ‘겸손함' 양씨의 당구 철학은 의외로 싱겁다.‘가장 쉬운 공을 가장 어렵게 쳐라.’는 것과 ‘강해져야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것. 양씨는 “당구 테이블은 인생의 축소판이지요.큐 하나로 온갖 모양을 다 그려내면서도 고통은 고통대로,희열은 희열대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당구입니다.무엇보다도 가장 쉬운 상황을 가장 어려운 듯 완벽하게 풀어나가는 겸손함이 당구가 주는 절대 교훈이지요.” 양씨는 또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나폴레옹,그리고 미국의 조지 워싱턴 등 세계를 다스린 제왕과 지도자들도 모두 당구를 즐겼다.”면서 “절대적인 권력과 강인함을 갖추었으면서도 완급과 강약을 아우르는 통치력을 그 안에서 배웠을 것”이라고 확신애 찬 듯 강조했다. 양씨의 당구에 대한 정열은 ‘이순’을 훌쩍 넘어 ‘마음이 가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는 ‘종심(70살)’을 바라보면서도 끝이 없다.서울 서초동의 한국당구아카데미에서 매주 강의 중인 양씨는 지난달부터 인터넷 강좌까지 개설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큐 하나로 ‘종심’을 향한 불꽃을 태우고 있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
  • 3336만원짜리 한우/ 일반한우 5배 사상 최고가

    한 마리에 3336만원이 넘는 사상 최고가 한우가 나왔다. 24일 전국한우협회와 한국종축개량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축산물공판장에서 두 협회 주최로 열린 ‘제6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한우 40마리를 키우는 축산농 김성희(33·경기도 안성시 금광면)씨가 출품한 24개월짜리 한우 도축육이 3336만 6333원에 LG유통에 낙찰됐다. 이 한우는 도축후 지육 무게가 429㎏,1㎏당 가격은 7만 7777원으로 최근 일반 한우 지육 경매가(㎏당 1만 5000원)보다 5배 이상 비싸다. 지금까지 최고 낙찰가는 지난 5회 대회 때 전문음식점 B갈비에 낙찰된 1688만원.B갈비측은 김씨의 한우에 대해서도 2000만원 선에서 입찰에 응했으나 고급육 판매홍보전을 준비중인 LG유통에 고배를 마셨다. 한우능력평가대회는 지난 93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고급육은 등심의 경우 전체적으로 선홍색이고 흰 빛의 지방이 15∼20% 정도 고르게 분포돼 있다.도축전 외관은 살이 적당히 찌고 털에 윤기가 있다.고급 한우는 우수한 혈통끼리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나 옥수수와보리를 배합한 고급 사료를 먹고 자란다. 일본에선 지난해 11월 평가대회에서 와규(和牛) 한 마리가 5000만엔(약 5억원)에 팔린 예가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 [길섶에서] 호미를 씻으며

    우연히 나선 주말농장 나들이의 마지막 일은 호미 씻기였다.다음 번 사용을 위해 수돗가에 쭈그려앉아 날에 낀 흙덩이를 닦아 내는 것이다.‘흐르는 것이 물뿐이랴/우리가 저와 같아서/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이렇게 70년대 시인이 노래한 농부의 고단함에 비할 수는 없을지라도 쑥쑥 자라고 있는 배추며 무에 물을 주고 잎새의 벌레를 잡아주느라 제법 많은 몸놀림을 하고 난 뒤끝이라 호미를 씻을 때는 스스로 대견한 기분까지 드는 것이었다. 팻말에 적힌 번호로 보아 족히 500명은 넘을 듯한 경작주들의 채마밭은 상상 이상이었다.이랑마다 넘실대는 푸른 배추잎과 살짝 드러난 무의 흰 속살이 탐스러웠다.하나하나가 주인들의 땀의 결정이리라. 호미를 씻으며 잠시 농부의 마음이 돼 보았다.70년대와는 다른,새천년 농부의 고단함은 어느만큼일까.농산물 개방 파고 앞에서 도시인을 위한 ‘여가용’시설로 업태를 바꾼 이 밭의 원주인은 그나마 성공사례일 것이다.농부의 삽 씻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시름이기는 마찬가지이리라는생각이 들었다. 신연숙 논설위원
  • “전향하러 온게 아니라 이땅에 살기위해 왔다”/“國保法으로 사상·양심 재단 不容” 宋교수, 본지기자에 심경 첫 피력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송두율 교수가 22일 “준법서약서도 폐지된 마당에 전향은 있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이는 검찰에서 사법처리의 ‘관용’은 전향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처음으로 거부의 뜻을 확실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송 교수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 접견실에서 기자와 만나 “나는 전향하려고 한국에 온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살기 위해 왔다.”면서 “국가보안법으로 내 사상과 양심을 재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전향은 더더군다나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전향을 거론하는 것은 전 세계의 평화무드에 역류하는 발상이라고도 했다. 흰색 와이셔츠에 검정색 스웨터 차림의 송 교수는 “세계화를 외치지만 세계화 이전에 먼저 존중돼야 할 것은 인권과 양심”이라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나를 옭아맸던 국가보안법이 하나의 에피소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그는 “국가보안법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은 구습”이라면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호흡으로 예기치 못한 시련을 의연하게 이겨내겠으며,내 사건이 국가보안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를 제기한다고 들었다.”면서 “나의 구속으로 노무현 정부가 타격을 입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후보위원 논란과 관련,“일고의 언급조차 할 필요가 없으며,분명히 말하지만 후보위원인 적도 없었고,활동한 적도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입국 이후 지금까지 최소한의 자기방어도 할 수 없었다.”면서 “내 사건이 우리 사회가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오히려 혼란을 던져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송 교수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국민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혜영기자 koo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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