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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프랑스인의 솔 푸드 파테와 테린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프랑스인의 솔 푸드 파테와 테린

    한국에 들어와 한동안 프렌치 샤퀴테리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다.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갔다 왔으면서 갑자기 프랑스 요리라니.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유럽을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요리를 꽤 먹어 봤지만 프랑스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었다. ‘난 이탈리아 요리를 배웠으니 몰라도 돼’라고 무시하기에는 프랑스 요리의 존재감이 너무나 크다는 이유도 있었다. 어차피 ‘정파’가 아닌 ‘사파’의 길을 걷기로 한 이상 장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프랑스 요리를 조금이나마 이해해 보겠다는 요량으로 연남동에서 프랑스 남부의 한 지명을 딴 식당에서 요리를 했다.샤퀴테리는 주로 돼지고기를 이용해 만든 육가공품을 일컫는 프랑스 용어다. 생크림을 넣은 흰 소시지 부댕 블랑이나 양고기로 만든 매콤한 메르게즈, 소금에 절여 말린 소시지 소시송, 초리조 등 메뉴에 있는 유럽식 소시지는 그나마 익숙했다. 이름만 좀 다르다 뿐이지 프랑스뿐 아니라 다른 유럽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유독 어색하고 눈에 밟히는 메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향신료와 고기를 갈아 틀에 넣고 익힌 후 차갑게 먹는 ‘파테’였다. 프랑스인들이 들으면 부엌칼이라도 들고 쫓아올 것만 같지만, 파테를 처음 접한 순수 한국사람의 관점에서 굳이 비유하자면 다소 거친 질감의 ‘스팸’ 같다고 할까. 어디까지나 형식면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맛은 스팸에 비할 대상이 아니다.파테와 함께 따라다니는 단어는 테린이다. 테린은 파테를 만들 때 쓰는 주물 틀을 부르는 용어이기도 하다. 대부분 파테는 간 고기에 각종 향신료와 술 등을 섞어 길쭉한 사각형이나 원형의 주물 틀 테린에 넣어 만든다. 일반적으로 파테라고 하면 간을 위주로 넣은 내용물을 고운 질감으로 만든 후 페이스트리나 베이컨 등으로 둘러싸 오븐에 넣고 천천히 익힌 ‘파테 앙 크루트’를 의미한다. 테린은 입자가 상대적으로 거칠거나 무늬가 생기도록 덩어리를 넣어 만든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페이스트리 안에 넣으면 ‘파테 앙 크루트’, 틀에 넣으면 ‘파테 앙 테린’이다. 그런데 테린을 페이스트리로 둘러싸서 익히면? 프랑스인들도 구분하기 성가시고 헷갈렸는지 오늘날 파테와 테린은 거의 동의어로 사용된다. 프랑스의 파테는 오늘날 영국의 미트파이, 말 그대로 파이 안에 조미한 간 고기를 넣은 음식과 맥을 같이한다. 빵이나 파이 하면 단맛을 떠올리는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이 같은 방식의 요리가 시작된 건 중세부터라고 한다. 중요한 건 기원이 아니라 프랑스인들이 이 요리를 얼마나 창의적이고 세련되게 다듬고 발달시켜 왔느냐다. 옆의 섬나라 사람들이 수백년간 같은 방식으로 고기 파이를 구울 동안 프랑스의 창의적인 요리사들은 간 고기 요리를 예술의 경지에까지 끌어올렸다. 속재료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각종 가금류를 비롯해 생선도 사용된다. 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곱게 갈거나 씹히는 맛이 있도록 거칠게 속을 채우기도 한다. 머리 고기나 내장 같은 부산물도 사용되는데 특히 푸아그라와 같은 간과 트러플, 피스타치오와 같은 견과류, 육수를 젤리처럼 굳힌 아스픽 등을 이용해 투박한 요리를 화려하게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이 음식이 차갑게 나간다는 점이다. 물론 따뜻하게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지만 절대다수의 경우 전날 미리 만들어 놓은 파테를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주문을 받으면 잘라 서빙한다. 그 말은 결국 미리 만들어만 놓으면 손쉽게 한 접시의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만드는 과정에서 손이 꽤 많이 가기는 하지만 내놓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만한 효자가 또 없다. 다시 데울 필요도 없이 단칼에 쓱 잘라 한 접시 내면 끝이다. 손님이 파테를 즐기는 동안 주방에서는 메인 요리를 보다 더 화려하게 손볼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셈이다. 먹는 사람 입장에서도 파테는 매력적인 음식이다. 당장 무거운 메인 메뉴를 먹기 전에 가볍게 빈속을 달래기에 적절하거니와 하나의 완벽한 끼니이기도 하다. 특히 파테와 와인의 조합은 입맛을 돋우는 전채요리로 안성맞춤이다. 몇 주 전 들른 프랑스에서 프랑스 사람들이 정말로 파테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목도했다. 실제로 파테는 프랑스인들에게 솔푸드이자 국민음식이다. 파테를 서빙해 준 프랑스인 직원에 따르면 누구나 어릴 적 할머니가, 어머니가 해 준 파테의 맛을 기억 한편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프랑스 식당이라면 메뉴에서 파테가 거의 빠지지 않는다. 시골 동네 허름한 식당부터 미슐랭 별이 달린 고급 레스토랑까지 파테 요리가 눈에 띈다.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찾은 정육점이나 치즈가게만 봐도 파테와 테린을 파는 코너가 늘 있다. 종종 이탈리아를 설명할 때 이탈리아인의 피는 와인으로, 육신은 파스타로 채워져 있을 것이라는 실없는 농담을 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할 게 생겼다. 아마도 프랑스인의 피는 와인일 것이요, 살은 파테로 만들어졌다고 말이다.
  • 기적의 생환, 할리우드 영화로 만든다

    기적의 생환, 할리우드 영화로 만든다

    가족들 인터뷰·스토리 구성 착수 文대통령·트럼프도 축하 메시지태국 소년 12명과 코치의 17일 만의 동굴에서의 극적 생환과 관련, 전 세계적인 반향과 감동이 11일에도 수그러들지 않은 채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주요 정상들은 일제히 감동과 축하를 전하며 소년들과 구조대원들을 격려했으며 현지 예술가들과 네티즌들은 만화, 그림 등으로 환희와 감동을 표현했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인 ‘퓨어 플릭스’ 관계자 2명은 이미 지난 10일 동굴이 위치한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 도착해 영화 스토리 구성에 들어가는 등 기적적인 구조 스토리의 영화화를 준비하고 있다. 태국 현지 매체인 ‘더 네이션’에 따르면 퓨어 플릭스의 공동 제작자인 애덤 스미스는 소년들의 가족 등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고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들과 다국적 구조대를 상대로 한 인터뷰에 나섰다. 태국 현지 예술가들과 네티즌들은 소년들의 귀환을 만화와 그림으로 표현했다. 태국 예술가 시시디가 17일간의 ‘동굴 드라마’에 등장한 인물들을 동물 캐릭터로 표현한 만화는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안경을 쓴 흰 코끼리 한 마리가 축구공을 앞세워 잠영하고 그 뒤로는 9마리의 멧돼지와 바다표범, 청개구리들이 뒤따른다. 흰 코끼리는 현장 지휘한 나롱싹 오솟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를 표현했다. 멧돼지는 13명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클럽 선수들과 코치, 바다표범은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들을 묘사했다. 청개구리는 전 세계에서 모인 최고의 동굴 잠수 전문가들을 그린 것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양세종, 바야바→뽀송 꽃미남 “극단적”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양세종, 바야바→뽀송 꽃미남 “극단적”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양세종이 극과 극 비주얼을 뽐낸다. ‘기름진 멜로’의 후속으로 오는 23일 밤 10시 첫 방송될 하반기 로코 기대작 SBS 새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연출 조수원/제작 본팩토리) 측이 11일, 양세종(공우진 역)의 반전 비주얼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멘탈 피지컬 부조화女’와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차단男’, 이들이 펼치는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연출한 조수원PD와 ‘그녀는 예뻤다’를 집필한 조성희 작가의 야심작이다. 이중 양세종은 열일곱에 생긴 트라우마로 마음의 성장을 멈춘 채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서른 살 공우진 역을 맡았다. 공개된 스틸 속 양세종은 동일인물인가 싶을 정도로 다른 비주얼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먼저 양세종은 앞서 티저 예고 영상에서 공개됐듯 오랜 기간 방치한 듯한 외모로 눈길을 끈다. 무성하게 자란 수염과 치렁치렁한 긴 머리가 시선을 강탈하는 한편, 눈 내리는 숲에서 털옷까지 장착해 마치 설인 같은 그의 자태가 충격을 선사한다. 반면 다른 스틸 속 양세종은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뽀샤시 하고 훈훈한 외모로 설렘을 자극한다. 바람에 찰랑거릴 것 같은 머리칼과 흰 티셔츠에 회색 체크 자켓을 매치한 댄디한 옷차림이 그의 멋짐을 배가시킨다. 특히 스틸을 뚫고 나오는 듯한 양세종의 꿀 눈빛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이컨택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심쿵을 유발한다. 이는 극중 세상 차단 스위치를 켜고 끄며 반반 인생을 사는 공우진(양세종 분)의 모습. 세상을 차단한 채 보헤미안 모드에 돌입한 기간과 세상 차단을 해제하고 열일 모드에 들어간 기간의 극명한 외모 차이가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이에 공우진이 극과 극을 달리는 반반 생활을 하게 된 이유와 그의 생활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세종이 공우진을 통해 보여줄 극과 극 외모와 새로운 매력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BS 새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멘탈 피지컬 부조화女’와 세상을 차단하고 살아온 ‘차단男’, 이들의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로코로 ‘믿보작감’ 조수원PD와 조성희 작가의 야심작이다. ‘기름진 멜로’ 후속으로 오는 23일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레드벨벳 아이린, 흰 티+청바지+긴 머리 ‘청순 3종 세트’

    레드벨벳 아이린, 흰 티+청바지+긴 머리 ‘청순 3종 세트’

    그룹 레드벨벳이 공연 차 대만으로 출국한 가운데, 공항에 등장한 아이린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그룹 레드벨벳이 K팝 글로벌 ‘SBS 슈퍼콘서트 IN TAIPEI’ 행사 참석을 위해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만으로 향했다. 이날 레드벨벳 멤버들이 출국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네티즌은 멤버 아이린 모습에 환호를 보냈다. 아이린은 이날 흰색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깔끔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수수한 차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했다.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탓에 긴 머리가 날리면서 ‘여신’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레드벨벳 외에 그룹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 역시 이날 행사 참석을 위해 대만으로 출국했다. 사진=뉴스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제3의 매력’ 서강준 이솜 “타인은 모르는, 연인만 아는 매력”

    ‘제3의 매력’ 서강준 이솜 “타인은 모르는, 연인만 아는 매력”

    배우 서강준과 이솜이 드라마 ‘제3의 매력’으로 만난다. 4일 JTBC 새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극본 박희권 박은영, 연출 표민수) 측은 “서강준과 이솜이 남녀주인공으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제3의 매력’은 스무 살부터 서른두 살까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해가는 두 남녀의 인생관과 연애사를 그린다. 서강준은 극 중 필요 이상으로 계획적이고 섬세하며 예민한 이차원의 현실적 인간 온준영 역할을 맡는다. 패션과는 거리가 먼 안경, 단정하게 접어 입은 청바지와 흰 양말, 얼룩 하나 없는 깨끗한 운동화까지 단정한 모범생으로 변신한다. 머릿수를 채우는 폭탄의 역할로 나간 인생 첫 미팅에서 이영재를 만난다. 이솜이 연기할 이영재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이지만 솔직함이 매력인 여자. 부모님 없이 단 하나뿐인 오빠와 의지하며 자랐고, 남들 놀 때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는 게 목표다. 스무 살, 대학을 포기하고 꿈 많은 미용 보조로 사회에 발을 디딘 영재는 첫 캠퍼스 생활에 들뜬 친구들에게 이끌려 나간 미팅에서 자신과는 정반대의 남자 준영을 만나 계속대로 되지 않은 연애를 시작한다. 제작진은 “연애를 하다 보면 타인의 눈에는 특별하지 않지만, 나에게만은 콩깍지를 씌우고도 남을 정체 모를 매력을 발견하곤 한다. 전혀 다른 두 남녀가 짧고도 긴 연애 사계절을 통해 발견하게 될 ‘제3의 매력’”이라며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서강준 이솜의 케미가 기대되는 ‘제3의 매력’은 오는 9월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시아나 직원 집단행동…‘기내식 대란’ 일파만파

    아시아나 직원 집단행동…‘기내식 대란’ 일파만파

    오픈 채팅방서 부조리·정보 공유 “당뇨병 승객 저혈당 쇼크 올 수도 승무원은 면세품 판매에 내몰려” 국토부 “안전 문제 예의주시” 하청업체 쥐어짜기 의혹도 확산 朴 회장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최근 불거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승무원 성희롱 논란과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 하청업체 쥐어짜기 등 ‘갑질’을 성토하면서 대규모 집회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공식 사과를 했지만 구체적인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4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임직원들로 구성된 ‘아시아나항공직원연대’가 6~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삼구 회장 갑질 및 비리 폭로’ 집회를 연다. 임직원들은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내식 공급업체 샤프도앤코코리아의 하청업체 대표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색 옷과 흰 국화를 들고 마스크나 가면 등으로 신원을 가린 채 집회에 참석한다. 임직원들은 지난 3일부터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회사 내 부조리를 고발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침묵하지 말자’는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는 기내식 대란의 원인과 현장 대응 미숙 실태는 물론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 의혹, 금호그룹의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 박 회장의 사익 편취 의혹 등이 쏟아지고 있다. 채팅방은 이날 오전 최대 수용 인원인 1000명을 채웠고, 두 번째 채팅방도 1시간 만에 1000명을 채웠다. 임직원들은 사상 초유의 ‘기내식 대란’이 승객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비행기에 탑승한 후에야 기내식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내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당뇨병이 있는 승객들은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시아나 측이 기내식 대신 자사의 항공권 결제나 기내 면세품 구입에 쓸 수 있는 30~50달러 상당의 쿠폰(TCV)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면세품 판매 업무로 기내에 혼란마저 가중되고 있다. 한 객실 승무원은 “승객들이 유효기간이 1년인 쿠폰을 기내에서 바로 사용하려고 해 면세품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면서 “승객의 안전을 위한 업무만 해야 할 착륙 직전까지 카드를 결제하고 영수증을 발급하는 등 면세품 판매 업무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승객들이 탑승하는 도중에 비상구 문을 열고 기내식을 반입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당국도 기내식 공급 부족으로 인한 안전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비행기 착륙 직전인 1만 피트 상공 이하에서는 면세품 판매 업무를 중단할 것을 사측에 지시했다”면서 “승무원 보충과 휴식시간 보장 등도 주문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내식 사태로 불편을 겪은 승객 여러분들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협력업체 대표께 죄송하다”면서 “유족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청업체 쥐어짜기 의혹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기내식 공급업체를 기존의 LSG스카이세프코리아에서 하이난그룹과의 합작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로 변경한 것에 대해서는 “기존보다 유리한 계약 조건과 하이난그룹과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고려한 것”이라며 16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유치를 위해 LSG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부정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맛있‘대’ 신나‘구’

    맛있‘대’ 신나‘구’

    국내여행에 웬만큼 통달한 여행자가 아니라면 대구의 먹거리를 바로 떠올리는 건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도시 이미지가 강해 여행지로 선뜻 거론되는 곳이 아닌 탓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특별한 먹거리가 즐비한 곳이 대구다. 조선 후기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였던 대구장(서문시장)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맛으로, 먹거리 이름을 내건 먹자골목들은 전문성으로 남녀노소의 발길을 이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를 잊게 할 시원한 여름 축제도 기다리고 있다.◆칼칼한 매력 가득 든든한 첫 끼 ‘따로국밥’ 먹거리 투어를 작심하고 아침 일찍 대구로 향한 여행자라면 든든한 첫 끼니로 따로국밥만 한 음식이 없다. 이른 아침에는 문을 닫은 식당이 대부분이지만 따로국밥집은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많다. 중구 전동 ‘국일따로국밥’은 1946년 문을 연 원조집으로 알려져 있다. 동성로 쪽에서 장사를 하다 20년 전쯤 길 건너로 가게를 옮겨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 8000원짜리 따로국밥을 주문하면 큼직한 선지 덩어리가 듬뿍 담긴 붉은 국물에 흰 쌀밥이 따로 나온다. 부산의 돼지국밥과는 전혀 다른 칼칼한 맛이 매력이다. 밥 대신 국수를 주문할 수도 있다. 아침을 먹고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한 상인들을 볼 수 있다. 오전 10시쯤이면 시장 안 곳곳에서 음식 냄새가 솔솔 풍기며 침샘을 자극한다. 한편에는 순대와 암뽕을 가득 담은 소쿠리가 늘어서 진풍경을 연출한다.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시장 내 먹거리 노점들은 분홍색 표지판을 내걸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콩나물과 어묵의 매콤한 하모니 서문시장 ‘양념오뎅’ 굵직한 어묵에 콩나물을 잔뜩 얹어 매콤한 고추장 양념으로 볶아낸 ‘양념오뎅’(1인분 3000원)은 서문시장 명물 중 하나다. 시장 안 같은 자리에서만 18년 동안 ‘장여사의 매콤한양념오뎅’을 운영한 양창원(63)씨는 “원래 대구에서는 어묵을 붉은 양념에 찍어 먹는데 거기에 해장국을 응용해서 만든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간이 밴 어묵과 시원한 콩나물의 매콤한 조합이 색다르다. 함께 파는 나뭇잎 모양의 손만두(1인분 4500원)를 곁들이면 든든한 한 끼로도 손색없다.◆대구 10味 ‘납작만두’와 못생겨서 더 끌리는 ‘삼각만두’ 시장 입구 쪽에서 노점을 편 ‘허둘순 삼각만두’는 40년 역사를 자랑한다. 아이들을 공부시키려고 서툰 솜씨로 못생긴 만두를 빚어낸 게 삼각만두의 시초였다고 한다. 납작한 만두 속에는 당면 가닥만 들어 있을 뿐이지만 노릇하게 구워진 만두피와 찰랑한 감촉의 당면이 이루는 조화가 일품이다. 1인분에 3000원. 대구 10미(味)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명물 납작만두는 ‘미성당’이 원조다. 남산초등학교 앞에 있는 가게가 본점이지만 서문시장 안에서도 같은 맛을 맛볼 수 있다. 당면만 들어 있는 납작한 만두의 맛이 심심할 것 같기도 하지만 고명처럼 올라간 파, 양파, 고춧가루의 톡 쏘는 맛이 균형을 이룬다. 1인분에 3500원. ◆혼밥도 OK… 푸짐한 한상차림 ‘갈비찜 정식’ 분식보다 따끈한 밥 한 공기가 먹고 싶다면 시장 내 식당골목으로 가 보자. 40년 전통의 ‘삼미갈비찜’은 이 골목에서도 이름난 가게 중 하나다. 소갈비찜과 돼지갈비찜이 주력 메뉴지만 혼자 가도 1인 메뉴인 ‘스페셜 정식’을 시킬 수 있다. 1만원이면 양푼에 먹음직스럽게 담긴 돼지갈비에 푸짐한 밥, 구수한 된장국, 쌈채소, 밑반찬이 한 상 가득 나온다. 곱게 빻은 마늘이 듬뿍 들어가 풍미를 더한 고기를 쌈에 싸 먹으면 밥 한 공기가 눈 깜짝할 새 사라진다. ◆20년 전통의 맛·넉넉한 시장인심 펼쳐진 ‘국수 골목’ 국수노점이 모인 골목에서는 잔치국수 한 그릇에 넉넉한 시장 인심을 느낄 수 있다. 20년간 영업한 ‘7번 국수’에서는 시원한 멸치국물로 맛을 내고 김가루를 듬뿍 얹은 푸짐한 국수가 나온다. 국수에 곁들여 먹는 큼직한 고추는 ‘무한리필’이다. 칼국수, 콩국수 등 모든 메뉴가 3500원으로 시장 상인들이 단골손님이다.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치맥페스티벌과 함께 즐기는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에는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먹거리인 닭모래집 요리를 파는 가게 28곳이 모여 있다. 1973년 ‘삼아통닭’을 운영하던 부부가 건설노동자들을 위해 값싸고 맛있는 술안주를 고민한 끝에 탄생한 서민 요리로 원조집은 주인이 몇 번 바뀌었지만 지금도 제자리에서 성업 중이다. 모듬 소자(1만 3000원)를 주문하면 튀김똥집, 양념똥집, 간장똥집 세 가지 맛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둘이 먹기에 배부를 만큼 푸짐하게 나온다. ‘닭똥집골목’은 5년 전 시작돼 금세 대구의 대표 여름 축제로 자리잡은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빠질 수 없는 축제 장소다. 달서구 두류공원 일원을 주무대로 열리는 페스티벌은 올해 더 풍성해진다. 차가운 드라이아이스 위에서 즐기는 시원한 치맥, 비치존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기는 치맥 등 치킨과 맥주를 즐길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EDM파티, 치맥 99타임, 맥주칵테일 경연대회 등 즐길거리와 함께 총 3000석인 국내 최대 규모의 치맥 테이블이 펼쳐진다. 올해는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달콤한 비주얼에 SNS 인증샷 필수 ‘체리빙수’ 맛있는 요리로 배를 채우는 중간에 디저트 타임을 가지면 보다 완벽한 먹거리 투어가 완성된다. 동인초등학교 부근 ‘모모상점’은 생긴 지 2년밖에 안 된 가게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인기 메뉴인 체리빙수 가격은 1인 1만 1000원으로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맛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빙수 속 푸짐하게 들어 있는 체리의 과육이 곱게 간 얼음과 만드는 상큼하고 부드러운 조화가 황홀할 정도다. ◆김광석길·조선 거장들의 회화전으로 감성 충전도 먹거리 투어 이후 산책삼아 돌아볼 만한 곳으로는 중구 대봉동 김광석길이 있다. 약 340m 길이의 골목길에 가수 고 김광석을 기리는 조형물과 아기자기한 카페 등이 늘어서 있어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다. 조금 더 시간을 내 대구를 둘러보고 싶다면 수성구 삼덕동 대구시립미술관에 가 볼 만하다. 대구시청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다. 서울 간송미술관 개관 80주년을 맞아 신윤복, 김홍도, 정선, 신사임당 등 조선 미술 거장들의 회화 100여점과 간송 전형필 선생의 유품 30여점 등이 대거 전시되고 있다. 대구에 내려온 소장품만 둘러봐도 조선 회화사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서울 본관에서는 1년 중 보름 정도씩 두 차례밖에 소장품을 볼 수 없지만 대구의 간송특별전에서는 오는 9월 16일까지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는 어른 8000원이다. 글 사진 대구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리에또 제공
  • [와우! 과학] 파나마 원숭이도 석기시대 진입…獨연구팀, 영상 공개

    [와우! 과학] 파나마 원숭이도 석기시대 진입…獨연구팀, 영상 공개

    인간이 아닌 영장류 중 새로운 종이 석기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증거가 담긴 놀라운 영상이 공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 국제 연구팀은 파나마에 있는 코이바국립공원에 사는 영장류 흰머리카푸친(흰목꼬리감기원숭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이같은 증거를 발견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로써 인간이 아닌 영장류 중 태국의 짧은꼬리 원숭이, 서아프리카의 침팬지, 그리고 남미에 사는 검은머리카푸친(갈색카푸친)에 이어 흰머리카푸친이 네 번째로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영국 과학전문 뉴사이언티스트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 2014년 알리시아 이바녜스라는 이름의 이 팀 연구원이 흰머리카푸친을 관찰하던 중 석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처음 발견한 뒤 본격적으로 흰머리카푸친들의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흰머리카푸친들의 행동을 촬영하기 위해 공원 안에 있는 섬 3곳에 카메라 트랩을 설치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카론 섬에 사는 흰머리카푸친들에게서만 도구 사용 증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이들이 우리 조상들처럼 우연히 석기 시대로 접어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카론 섬에 사는 흰머리카푸친들만이 도구를 만들게 된 이유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섬에는 땅 위에 흰머리카푸친들을 잡아 먹을 만한 포식자들이 없어 이들 영장류가 다른 섬에 사는 개체들보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이곳저곳을 탐험하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먹이 역시 다른 섬들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해 이들 영장류는 견과류나 갑각류 껍질을 깨기 위해 돌을 사용할 필요성을 깨우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브렌던 배럿 박사는 “우리는 이들 영장류의 행동이 지리적으로 지역화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흰머리카푸친은 검은머리카푸친과 620만 전쯤 분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인간이 침팬지나 보노보의 마지막 공통 조상과 분리한 시점과 거의 같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미국 비영리 사립연구기관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CSHL)가 개발·운영하고 있는 출판전 논문 공유 사이트 ‘바이오리시브’(bioRxiv) 6월20일자에 실렸다. 사진=바이오리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프로패셔널 에디션’ 새롭게 선보여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프로패셔널 에디션’ 새롭게 선보여

    영국 기술 기업 다이슨(Dyson)이 에어 멀티플라이어 기술을 적용해 편의성을 대폭 높인 전문가용 제품인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프로페셔널 에디션’을 새롭게 선보였다고 4일 밝혔다. 2016년 첫 출시 이후, 다이슨의 엔지니어들은 주요 국가의 유명 헤어 스타일리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문가들의 작업 환경에 보다 적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로 기존 제품보다 길어진 선의 길이로 작업장에서의 움직임이 보다 편해졌고, 노즐도 일반 소비자용에 있던 스무딩 노즐이 추가되며 다양한 스타일링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를 돕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 및 기존 1세대 전문가용 제품과 차별되는 것은 필터 부분이다. 새로 탑재된 이중 필터는 드라이어 외부로 공기를 효과적으로 순환시키며, 바깥쪽 필터는 자석으로 되어 있어 탈부착이 용이하고 분리 후 물로 세척이 가능하다. 또한 먼지나 불순물, 오염 물질로 인해 필터가 막히게 되면 본체에서 흰 색 불이 깜빡이면서 필터가 세척되어야 할 시기임을 알려준다. 제품에 함께 구성된 브러쉬는 안쪽, 바깥쪽 필터에 쌓인 먼지와 오염물질을 털어내는데 효과적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프로페셔널 에디션은 스타일링과 건조를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노즐에도 변화를 줬다. 이 외에도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에 탑재된 다이슨만의 기술은 그대로 적용되었다.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프로페셔널에는 다이슨만의 에어 멀티플라이어(Air Multiplier™)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이 기술을 통해 모터에 유입된 공기의 양을 3배로 증폭시켜 고압, 고속의 제트 기류를 형성한다. 또한, 20도 각도로 기울어진 바람을 집중적으로 분사함으로써 세심하고 정교하게 모발을 건조하고 스타일링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프로페셔널은 특허 받은 다이슨 V9디지털 모터를 탑재했다. 이 모터는 다이슨 모터 중 가장 작고 가벼운 디지털 모터이다. V9 모터는 제품의 헤드가 아닌 손잡이 부분에 위치되어 제품의 전체 무게가 균형 있게 분산되도록 설계됐다. 너무 높은 온도로 모발을 건조하게 되면 과도한 열로 인해 모발이 손상될 수 있다.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프로페셔널은 지능적인 열 제어 기술을 탑재하고 있어 높은 온도로 인해 모발이 상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제품에 탑재된 유리구슬 서미스터(glass bead thermistor)는 초당 20회에 걸쳐 바람의 온도를 측정한 후 이 데이터를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전송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공기 온도가 최대 150도를 넘지 않도록 지능적으로 제어한다. 한편 여름을 맞이해 일반 소비자용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는 블랙·니켈 색상 한정판을 출시한다. 매트한 블랙의 본체와 니켈의 세련된 조화로 남성 소비자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본 한정판은 오는 11일부터 다이슨 웹사이트에서 구입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교통사고로 사망선고 받은 女, 영안실 냉동고서 눈 번쩍

    교통사고로 사망선고 받은 女, 영안실 냉동고서 눈 번쩍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여성이 교통사고를 당한 뒤 엉뚱한 곳에서 눈을 뜨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아공 매체인 소웨탄(Sowetan)의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여성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4일 남아공 북동부에 있는 가우텡 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선고를 받았다. 당시 이 여성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것은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응급구조대원이었다. 여성은 병원에 도착한 뒤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소용없었고, 결국 흰 천으로 덮인 채 병원 내에 있는 영안실 냉동고로 옮겨졌다. 잠시 후 영안실 담당 직원이 냉동고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사망선고를 받고 냉동고에 안치 돼 있던 여성이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영안실 직원은 “구조대원들은 사망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그저 사망 선고가 내려진 시신을 옮기기만 할 뿐”이라면서 “냉동고까지 들어간 시신이 알고 보니 살아있었다는 사실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사망선고를 내린 구조대원에 따르면 현장에서 해당 여성의 생명 징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호흡과 맥박도 없었으며 병원에 도착해 받은 응급처치도 소용없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현장에서 여성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구조대 관계자는 “우리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면서 “당시 사망선고를 내린 구조대원은 엄청난 충격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족이 될 뻔 했던 여성의 가족은 구조대에게 해명을 요구했으며, 구조대는 현재 사건을 면밀하게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123rf.com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특검, 오늘 ‘드루킹 금고지기’ 파로스 소환 조사

    특검, 오늘 ‘드루킹 금고지기’ 파로스 소환 조사

    매크로를 이용한 인터넷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일당의 자금흐름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3일 오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공동대표로 자금관리책 역할을 한 ‘파로스’ 김모씨(49)를 소환한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드루킹’ 김모씨(49·구속)와 ‘성원(49)’, ‘파로스’는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 등에 대한 인사청탁 진행상황 파악과 민원 편의를 기대하면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의원시절 보좌관 한모씨(49)에게 5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25일 경기도 지역 한 일식당에서 한씨를 만나 5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원은 빨간색 파우치에 현금 500만원을 담은 흰 봉투와 아이코스(전자담배 일종) 기계가 담긴 상자를 넣어 한씨에게 건넸다. 한씨는 경찰 조사에서 “(드루킹 일당이) 김경수 의원의 보좌관으로서 드루킹이 인사청탁한 오사카 총영사 등 민원 편의를 봐달라는 목적으로 (나에게 돈을) 주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특검은 김씨를 상대로 인사청탁을 바라고 금전을 건넸는지 여부와 더불어 드루킹 일당의 자금흐름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검팀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경남지사의 보좌관 한모씨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한 문모 경위가 합류한 상태다. 특히 회계·세무전문지식을 갖추고 자금추적 실무에 능통한 국세청 조사4국 인원도 합류해 자금흐름 추적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과학기술 선진국은 아카이브로부터

    [이은경의 유레카] 과학기술 선진국은 아카이브로부터

    흰 장갑을 낀 직원이 리본으로 묶은 종이파일을 들고 와서 매트가 깔린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오로지 연필만 쓰고 얇은 종이를 다룰 때 특히 주의하라고 말한다. 복사는 안 되지만 사진 촬영은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파일 속에는 한 과학자의 편지, 메모, 일기, 출판되지 않은 논문 초고 등이 들어 있다. 내가 문서들을 보는 동안 그 직원은 오며 가며 슬쩍슬쩍 나를 살펴본다.과학사(史)를 연구할 때 방문했던 영국의 한 과학기관 아카이브에서 겪은 일이다. 처음에는 직원의 진지함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닌가’ 할 정도였다. ‘조선왕조실록’ 같은 공식 기록도 아니고 대단한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저 낡은 메모 조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보존 노력 덕분에 살아남은 옛 문서들은 세계 곳곳에서 연구자들을 불러모으는 역할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그 나라의 과학과 해당 기관의 역사를 풍부하고 의미 있게 재해석하는 수많은 연구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선진국 사회에서 위상이 높다고 자부하는, 또는 자부하고 싶은 과학 관련 기관이나 단체는 어김없이 자신들의 역사와 관련된 기록물 보관소인 ‘아카이브’를 운영한다. 한국에서는 근대화, 산업화 시기에 과학기술의 옛 기록을 모으고 보관하는 데 그다지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 일단 먹고사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근대화, 산업화는 옛것과 결별하고 새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다. 그러므로 옛것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고유함을 보이는 전통 시대의 문화유산에만 집중됐다. 반면 서구에서 들어온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은 현재와 미래에 집중됐다. 그 결과 우리의 과학기술과 산업화 과정을 뒤돌아볼 필요와 여유가 생겼을 때 실제로는 이를 생생하게 보여 줄 자료가 마땅찮다는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한국을 경제발전과 산업화의 모델로 삼으려는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이 있다. 공식 기록에 바탕을 두고 우리가 펼친 정책의 내용, 설립한 기관, 투자한 돈의 규모, 도입한 기술의 내용을 전해줄 수는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현장에서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동기를 가지고 헌신했으며 어려움을 어떻게 돌파했는지를 전해줄 방법이 없다.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를 하기에는 남겨진 자료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과학기술과 산업현장에서 활동한 사람들의 기록과 관련 자료를 열심히 수집, 관리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많은 공공연구소와 학회가 ‘○○기관 ○○년사’, ‘○○의 개척자 ○○○’ 같은 기록물들을 만들었다. 이런 기록물을 보면 집필 과정에서 문서, 사진, 구술 자료가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지만 해당 기관에 관련 자료에 대해 물어보면 대개 “모르겠다”고 답한다. 그때 수집된 자료들은 어디로 갔을까. 20여년 전 이미 한국의 과학기술 아카이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일부 성과도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의 경우 설립 초기부터 자료를 모아 ‘과학기술 사료관’을 만들었다.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 과학기술자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 나중에 이를 토대로 한 한국 과학기술인물 아카이브 구축이 목표다. 이를 제대로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를 소장하고 있을 것이 분명한 공공·민간 연구소, 과학기술단체, 대학, 그리고 개인 과학기술자들의 도움과 참여가 중요하다. 옛 자료들 외에 현재 생산되고 있는 기록물에 대한 관심과 관리도 필요하다. 이런 일들이 잘만 이뤄진다면 2030년쯤에는 국내외 학자들은 멋진 아카이브 연구 경험을 하고 한국의 과학기술사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때도 여전히 후배 연구자들은 2010년대의 과학기술 자료를 찾아 여기저기 뒤지고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우리가 원하는 과학기술 선진국, 문화 선진국의 모습인지는 분명하다.
  • ‘라이프’ 조승우, 이동욱과 살얼음판 분위기 “의사란 인간들이..”

    ‘라이프’ 조승우, 이동욱과 살얼음판 분위기 “의사란 인간들이..”

    ‘라이프’ 조승우가 날카롭게 파고드는 서늘한 카리스마로 안방극장에 거대한 파장을 몰고 온다. ‘미스 함무라비’ 후속으로 오는 7월 23일 첫 방송되는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연출 홍종찬 임현욱, 극본 이수연, 제작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가 2일 조승우가 연기하는 구승효 캐릭터 티저를 첫 공개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라이프’는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항원항체 반응처럼,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의사의 신념을 중시하는 예진우(이동욱 분)와 무엇보다 숫자가 중요한 냉철한 승부사 구승효(조승우 분),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를 치밀하고 밀도 높게 담아내 차원이 다른 웰메이드 의학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한다. 베일을 벗을수록 높아지는 기대 속에 공개된 조승우의 캐릭터 티저 영상은 대학병원에 거센 파문을 일으키는 구승효의 도발로 긴장의 서막을 연다. “죽였죠? 당신들이 죽였네. 의사란 인간들이”라는 구승효의 날카롭게 파고드는 대사가 공기마저 얼어붙게 만든다. “구조실 불러요. 지들이 자처한 거야. 밀월관계 끝났어”라는 말을 신호로 병원에 들이닥친 구승효.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 사이 블랙 슈트를 입은 구승효의 위압적이고 이질적인 존재감은 구승효로부터 병원 내 전쟁의 서막이 올랐음을 암시한다. 의사들을 향한 구승효의 거침없는 일침은 숨 막히는 전면전을 예고한다. “사장님은 이 사람들 다 뭐로 보이십니까? 아프다고 살려 달라고 온 사람들 다 뭐로 보이시냐구요?”라는 오세화(문소리 분)의 질문에 “직원들 하는 일이 뭔데요. 회사에 이익 주고 월급 타가는 겁니다. 여기서 자괴감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되네”라며 태연하게 답하는 구승효의 모습이 서늘하다. “병원도 기업이고, 의료도 산업입니다. 뭐가 그렇게 다른데요?”라는 현실적인 논리는 숫자가 중요한 냉철한 승부사 구승효가 비출 병원의 민낯에 궁금증을 자극한다. 의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예진우(이동욱 분)는 병원장 이보훈(천호진 분)에게 “장수가 쓰러지면 그 판 끝납니다”라고 힘을 불어넣으며 ‘의국’ 대 ‘사장’의 구도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대기업에서 꽂은 인간이에요 부사장. 꽂힌 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라며 구승효의 능력을 꿰뚫어 본 예진우와 구승효는 찰나의 스치는 눈빛만으로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리가 움직입시다. 젊은 사장이 의욕이 지나치네”라는 정형외과 센터장 김태상(문성근 분)을 시작으로 오세화, 이상엽(엄효섭 분) 등 의사들의 범상치 않은 움직임은 긴장감을 고조한다. 병원 내부의 반발에도 일말의 흔들림 없는 구승효의 확신에 찬 눈빛은 쉽게 끝나지 않을 평행선 같은 대립을 예고하며 몰입감을 높인다.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조승우의 연기력은 완벽 그 이상. 예민하고 차갑지만 확신에 찬 구승효의 신념을 드러내는 조승우의 아우라가 묵직한 무게감만큼이나 격렬한 에너지로 극 안에서 요동칠 전망이다. 찰나만으로도 심장을 조이는 불꽃 튀는 연기 열전을 보여준 이동욱, 원진아, 유재명, 문소리, 문성근, 천호진, 염혜란, 엄효섭 등의 존재감도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짧은 티저 영상 속 긴장감을 팽팽히 당기는 치밀한 심리 묘사와 극강의 몰입감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차별화된 의학드라마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한편 ‘라이프’는 ‘비밀의 숲’으로 장르물의 새 장을 연 이수연 작가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섬세한 연출로 호평받은 홍종찬 감독이 의기투합했고, 이동욱, 조승우를 비롯해 원진아, 유재명, 문소리, 문성근, 이규형, 천호진, 염혜란, 김원해, 태인호, 엄효섭 등 탄탄한 내공의 연기新들이 모여 세상 가장 완벽한 ‘믿고 보는’ 드림팀을 완성해 2018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라이프’는 ‘미스 함무라비’ 후속으로 오는 7월 23일 월요일 밤 11시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비서 성폭력’ 안희정 첫 공판 출석…김지은씨도 방청

    ‘비서 성폭력’ 안희정 첫 공판 출석…김지은씨도 방청

    수행비서에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일 첫 정식 공판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56분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흰색 K5를 타고 법원에 도착한 안희정 전 지사는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지, 심경이 어떤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법원 인근에 먼저 대기하고 있던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안희정 전 지사가 나타나자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라고 구호를 외치며 안희정 전 지사의 처벌을 촉구했다.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는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이날 방청을 위해 법정을 찾았다. 법원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김지은씨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통로로 법정에 출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번 공판은 김지은씨가 지난 3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전 지사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과 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이래 4개월 만에 열렸다. 안희정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올해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 이유를 듣고 이에 따른 안희정 전 지사의 입장을 확인하는 모두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서증(서류증거)에 대해 증거조사를 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13번째 세계유산 등재된 산사 7곳의 역사와 특징

    한국 13번째 세계유산 등재된 산사 7곳의 역사와 특징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은 모두 천년 넘게 불교문화를 지킨 사찰이다. 각 산사마다 다른 창건 시기와 자연환경, 건물 배치, 눈여겨볼 만한 문화재, 설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양산 통도사삼국유사에 따르면 양산 영축산 통도사(通度寺)는 신라 자장율사가 643년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 사리와 금실을 넣고 짠 베로 만든 가사,대장경을 봉안해 창건했다. 통도사 역사를 정리한 책인 ‘통도사사리가사사적약록’에도 비슷한 시기인 646년 자장율사가 연못을 메우고 절을 세웠다고 기록됐다. 통도사는 무엇보다 부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佛寶寺刹)로 유명하다. 대웅전에 불상을 두지 않고,건물 뒤쪽에 금강계단을 설치해 부처 법신(法身)을 봉안했다. 사찰 명칭은 ‘이곳 산의 모양이 부처가 불법을 설파한 인도 영축산과 통한다’ 혹은 ‘승려가 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누구나 금강계단을 통과해야 한다’는 문구에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신라시대에는 계율을 지키는 근본도량이었다.조선 초기에는 수위사찰로 지정됐고, 경남 사찰 대본산 역할을 했다.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15교구 본사다.대웅전과 금강계단은 국보 제290호이고,보물 18점과 경남유형문화재 50점을 보유한다. ● 영주 부석사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이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극찬한 고려시대 건축물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있는 사찰이다. 의상대사가 676년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온 뒤 처음 지은 절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관련 기록이 있다. 의상대사가 창건 이후 40일간 법회를 연 뒤 대립을 지양하고 마음 통일을 지향하는 화엄사상의 근본 도량이 됐다. 부석사(浮石寺)라는 명칭은 무량수전 서쪽에 큰 바위가 있는데,이 바위가 아래 바위와 붙지 않고 떠 있다는 사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려 후기인 1376년 중수했다는 묵서가 확인된 무량수전은 13세기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석사 중심건물로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다. 누대인 안양루에서 올려다보는 무량수전 풍경은 한국 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무량수전은 물론 무량수전 앞 석등과 전각 안에 있는 소조여래좌상,조사당과 조사당 벽화가 모두 국보로 지정됐다. 절이 있는 봉황산은 지세가 봉황을 닮았다는 곳으로,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하나 실제로는 태백산과 이어진다. ● 안동 봉정사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국보 제15호 극락전(極樂殿)이 있다.1972년 건물을 보수할 때 나온 상량문에 따르면 1363년 처음으로 건물을 중수했다. 규모는 작지만 건축미와 품격이 느껴진다. 봉정사(鳳停寺)를 창건한 인물은 기록마다 차이가 있어 명확하지 않지만, 의상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인 능인대사가 7세기 후반께 지었을 가능성이 크다. 능인대사가 봉정사가 있는 천등산에서 수행하던 중 종이로 봉황을 접어 날렸더니 오늘날 사찰 자리에 머물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천등산은 정상 높이가 574m이고 경사가 완만한 산이다.극락전과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화엄강당, 고금당이 한데 모여 있으며, 건물 배치는 전반적으로 일자형이다. 임진왜란 시기에 피해를 보지 않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축물과 불상, 불화가 잘 보존됐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들르기도 했다. ● 보은 법주사속리산 법주사(法住寺)는 조선시대 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 의신조사가 553년 창건했다고 기록됐다. 의신조사가 법을 구하러 여행을 떠났다가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돌아와 머물렀다는 설화가 사찰 명칭의 유래다. 통일신라시대 승려 진표율사가 미륵보살 계시를 받은 뒤 김제 금산사에서 속리산으로 가다 소달구지를 만났는데, 소가 울자 달구지 주인이 출가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역사적으로는 통일신라시대에 길상사(吉祥寺),고려시대에는 속리사(俗離寺)로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법주사가 있는 산의 이름이기도 한 속리는 ‘속세에서 떠난다’는 뜻이다. 법상종 중심 사찰이었던 법주사 건물 배치는 화엄사상과 미륵사상 영향을 두루 받았다.가장 유명한 건물은 국내 최고(最古) 오층목탑인 팔상전(捌相殿). 팔상전은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사명대사가 1624년 복원했으며, 목탑 아래 월대는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알려졌다.팔상전 외에도 쌍사자 석등과 석련지가 국보로 지정됐고, 보물 13건이 있다. ● 공주 마곡사사찰 중심에 계곡이 흐르고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택리지’와 ‘정감록’에는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땅으로 기록됐다. 마곡사(麻谷寺) 창건 시기와 과정은 기록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마곡사사적입안’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온 뒤 세웠다고 적었고, ‘마곡사연기략초’에 따르면 보조선사 체칭이 지었다. 자장율사는 7세기,체칭은 9세기에 활동했다. 절은 고려시대에 중흥했다.계곡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뉘는 건물 배치도 고려시대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는 세조가 마곡사에 들러 ‘만세에 망하지 않을 땅’이라고 평가했고, 17세기 이후 중창을 거듭했다. 마곡사는 남방화소(南方畵所)로 불릴 정도로 많은 승려화가를 배출했고,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참가한 일본인 장교를 살해해 옥살이하다 탈옥한 뒤 출가했던 절이기도 하다. 국보는 없지만 오층석탑, 영산전, 대웅보전, 대광보전, 석가모니불괘불탱이 보물로 지정됐다. ● 순천 선암사송광사(松廣寺)와 함께 순천을 대표하는 명찰인 선암사(仙巖寺)는 조계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 선암사 창건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아도화상이 529년 세웠다는 글이 있고, 도선국사가 875년 지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시대 승려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하면서 대찰이 됐으나,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모두 불탔고 1759년에도 화재를 겪었다. 이에 따라 건물 배치가 여러 차례 변했는데, 현재 모습은 1824년에 갖춰졌다.중심건물인 대웅전도 같은 해에 재건됐다. 선암사는 절 입구에 사천왕문을 두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사천왕은 법을 지키는 신인데, 조계산 정상이 ‘장군봉’이어서 사천왕을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경내에 있는 보물 14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유물은 승선교(昇仙橋)다. 화강암을 다듬은 장대석으로 아치인 홍예를 만들었다.이른 봄에 피는 매화인 ‘선암매’는 천연기념물이다. ● 해남 대흥사한반도 남쪽 해남 두륜산에 있는 대흥사(大興寺)는 창건 시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늦어도 통일신라시대부터 운영됐다. 선암사처럼 아도화상 혹은 도선국사가 창건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두륜산을 대둔산(大芚山)이라고도 하는 까닭에 사찰도 대둔사로 불린 적이 있다. 두륜산은 높이가 703m로, 계곡과 편백 숲 덕분에 경치가 수려하다.계곡은 대흥사도 지나가는데, 이로 인해 마곡사처럼 건물이 남원과 북원에 나뉘어 배치됐다. 대흥사가 다른 사찰과 구별되는 점은 호국정신이 깃든 도량이라는 사실이다.대흥사에 대해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이라고 평가한 서산대사의 충정을 기리는 사당인 표충사(表忠祠)도 있다. 차 문화도 대흥사의 특징이다.대흥사가 배출한 대종사(大宗師) 13명 중 한 명인 초의선사는 우리나라 다도(茶道)를 재정립한 인물이다. 조계종 22교구 본사로,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이 국보 제308호다. 보물 8건과 전남유형문화재 5건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갈색 피부 싫어요”…흰색 크림 범벅한 흑인 아이 사연

    “갈색 피부 싫어요”…흰색 크림 범벅한 흑인 아이 사연

    한 여성이 흑인 부모로서 어린 아들을 키우며 겪은 시련에 대해 털어놓았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뉴스, 일간 메트로 등에 따르면, 엄마 앨리슨은 아들 레온(4)이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찍힌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진 속 레온의 얼굴에 아기 기저귀 발진에 바르는 크림이 잔뜩 묻어 피부색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앨리슨은 막 취학한 아들이 학교에서 놀림을 받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들이 자신의 피부색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불행하다고 느꼈을까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어느날 밤 저녁, 레온은 자신의 잠자리를 봐주는 앨리슨에게 “엄마, 내 얼굴에 흰색 스프레이를 뿌려줄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 당황한 엄마가 “왜 네 얼굴에 흰 스프레이를 뿌려주길 원해?”라고 묻자, 아들은 “전 더 이상 갈색이 되고 싶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평소 레온을 다양한 흑인 문화 행사에 데리고 다녔지만 아프리카계 혈통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해 본 적은 없었다. 엄마는 아들에게 “엄마도 아빠도 갈색이야. 레온이 사랑하는 사람, 레온과 가장 가까운 모든 사람들이 주로 갈색이야. 이는 자연스러운 거란다”라고 설명해주었다. 레온의 행동에 대해 아동 정신 분석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정상”이라며 “아이의 발언이 엄마에게 충격적이거나 당혹감을 줄지라도 지속적으로 자신에 대해 표현할 수 있게 격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그녀는 아들의 학교에 흑인 학생들이 나오는 책들을 전한 상태다. 모든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이 다양한 인종을 대변하는 존재임’을 알길 바랐기 때문이다. 앨리슨은 “만약 아들이 또 하얗게 되길 원한다고 말하면 과민반응을 보이거나 화를 내지 않고, 아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이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BBC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건강한 다이어트, 밀크어트(Milk-et)하세요

    건강한 다이어트, 밀크어트(Milk-et)하세요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오는 29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롯데월드몰 아트리움 광장에서 ‘우유소비촉진 홍보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건강한 다이어트, 밀크어트(Milk-et)’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 및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2040세대를 주 타깃으로 다이어트에 이로운 우유의 효능을 알리고, 건강한 체중 감량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됐다. 본 행사는 메인 행사인 밀크 토크콘서트와 함께, 부대 행사로 전시와 각종 경품 이벤트, 시음·시식 등이 진행된다. 밀크 토크콘서트는 필라테스 강사이자 방송인인 양정원씨와 함께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우유를 활용한 식단과 더불어 다이어트 노하우, 밀크 스트레칭 등을 배워볼 예정이다. 특히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되는 ‘밀크 스트레칭’ 코너는 양정원 강사가 직접 방문객들에게 올바른 자세와 호흡법, 살이 빠지는 습관, 몸속에 숨은 라인 찾기 등 집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맨손 운동으로 진행된다. 본 시연은 현장 방문객 20여 명과 함께하며 선착순으로 모집이다. 이후 참여자들 중 추첨을 통해 양정원 강사의 친필 사인이 담긴 경품을 증정한다. 부대 행사로 마련된 시음·시식존에서는 흰 우유 시음과, 최근 다이어트 음료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귀리 우유를 시식해보는 코너가 마련되며, 전시존에서는 우유가 다이어트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우유 식단 레시피, 우유 스트레칭 체조 등의 정보가 상시 제공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스탭퍼를 밟아라’, ‘SNS 인증샷’ 등 각종 경품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우유소비촉진 홍보행사를 통해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한 다이어트의 필수품은 우리 우유라는 것을 인지하고, 매일 두 잔의 우유 섭취와 내 몸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여, 건강한 체중감량에 성공하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다이어트, 밀크어트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술, 소외된 사람들 목소리 담다

    미술, 소외된 사람들 목소리 담다

    에게해의 터키블루빛 바다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그리스의 한 섬. 겉으론 평화로워보이지만 이곳은 늘 비극이 엄습한다. 언제 엔진이 멈출지 모를 허름한 고무보트에 운명을 맡긴 시리아 난민들의 행로이기 때문이다. 이미 뒤집힌 보트에 빽빽이 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은 한 줌의 희망이라도 거머쥘 수 있을까. 홍순명 작가가 회화 ‘바다 풍경-시리아 난민’에 묘사한 풍경이다. 그런데 작가는 난민들의 사투를 흰 물감으로 덮어버렸다. 역사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의 고통, 그 불편한 진실에 눈감는 사회와 개인들을 뜨끔하게 하는 장치인 셈이다. 난민, 여성 등 우리 시대의 소외된 이들에게 목소리를 찾아주려는 예술의 노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8월 1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층에서 열리는 기획전 ‘보이스리스: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에서다. 전시장에는 주류의 질서에서 한참 밀려난 이들의 현실을 다뤄 온 국내외 작가 7명의 영상, 설치, 회화 작품 30여점이 나왔다. 전시를 기획한 송가현 큐레이터는 “제주도의 예멘 난민, 유럽의 시리아 난민 등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난민 문제가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난민뿐 아니라 여러 각도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의 삶을 생각해 볼 기회를 갖기 위해 관련 작업에 몰두해 온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다”며 “각각의 작품 모두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이 켜켜이 쌓아 올린 하나의 이야기임을 주목해 달라”고 했다.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현대미술 축제 ‘카셀 도큐멘타 14’에서 거대한 파이프를 쌓은 작품으로 주목받은 이라크 쿠르드족 출신 작가 히와 케이의 영상 작업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독립 국가를 이루지 못한 채 중동 각국에 퍼져 부유해야 하는 쿠르드족의 고통을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서사로 엮어 관람객들이 국경 너머 타인의 아픔에 교감하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2017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인 송상희 작가의 영상 설치 작품 ‘한여름 밤의 꿈’은 일견 아름답지만 불편한 역사의 궤적이 관통하는 이야기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한 기차역 외벽에 ‘한여름 밤의 꿈’ 발레 영상이 투사된다. 탄자니아는 과거 포르투갈, 독일, 영국의 식민지였다. 그런데 발레는 영국 작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독일 작곡가 멘델스존의 음악을 재료로 구성됐다. 기차역 역시 독일 식민지 때 세워진 것이다. 아픈 역사의 지층에 투사된 사랑 이야기가 기묘한 모순을 이룬다. 관람료 무료. 월요일 휴관. (02)2124-8928.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중국 개혁개방 40년 현장] 홍수 막는 ‘스펀지 습지’… 시진핑도 극찬한 친환경·창업도시

    [중국 개혁개방 40년 현장] 홍수 막는 ‘스펀지 습지’… 시진핑도 극찬한 친환경·창업도시

    올해는 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 전 국가주석의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흑묘백묘·黑猫白猫) 발언으로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40주년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4월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천명한 제2의 개혁개방의 대표적 현장이 광시좡족 자치구 성도인 난닝이다. 난닝시는 무분별한 개발보다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친환경개발 정책의 모범을 융장(邕江)강과 나카오강 습지를 통해 보여 준다. 베이징에서 시작된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중관춘이 난닝에도 자리잡아 66개 기업의 혁신 둥지가 됐다. 40년 전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제 시작하려는 북한에도 난닝은 벤치마킹할 만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 현장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지난해 난닝시는 공기 질이 중국에서 여섯 번째로 좋은 도시였다. 연간 공기 질이 양호한 날도 92.3%에 달해 ‘난닝 블루’는 일상이 됐다. 베트남 바로 위쪽에 자리잡은 난닝에는 한강처럼 도시를 가로지르는 융장강이 흐른다. 난닝시는 지난 3년간 220억 위안(약 3조 7500억원)을 물관리에 투자해 융장강을 시민들의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강 주변에는 고급 아파트와 글로벌 500대 기업이 입주한 우샹(五象)신구가 들어서고 수영, 산책, 자전거, 낚시 등을 즐길 수 있는 레저 시설도 잘 조성돼 있다. 특히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2~4도를 유지해 ‘겨울 수영의 성지’로 조성되고 있다. 시는 4000여명이 함께 따뜻한 강물에서 수영할 수 있는 겨울 수영 광장을 계획 중이다. 기후 탓에 비가 자주 내리는 난닝은 1970년대까지 홍수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3년 전 난닝은 중국 최초로 ‘스펀지 도시’란 이름으로 도시 전체 배수 설비를 강화했는데 그 현장이 바로 나카오 습지공원이다. ‘작은 비에는 신이 젖지 않고, 보통 비에는 물이 고이지 않으며, 큰 비에는 홍수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스펀지 도시의 목표로 설정됐다. 비가 조금만 와도 물이 고이던 도로에는 배수가 잘 되는 특수 물질을 사용해 물웅덩이가 생기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 지난해 시 주석은 직접 나카오 습지공원을 찾아 “광시의 친환경 생태 개발은 매우 소중하다.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고 극찬했다.26일 만난 천원싱(陳文腥) 난닝시 건축부주임은 “광시좡족 자치구는 생태 환경을 삶처럼 여기며 푸른 산과 깨끗한 물, 맑은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천하제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산수를 자랑하는 세계적 관광지 계림도 광시에 있다. 푸른 바다와 날아다니는 새, 뛰어오르는 물고기는 광시 맹그로브 숲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광시 개발 모델’이 중국 전역으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다. ‘난닝의 지하철과 버스는 난닝에서 만든다’는 게 난닝의 핵심 목표다. 현재 2호선까지 있는 지하철은 8호선까지 확장 중이며 탑승권 결제는 휴대전화로도 가능하다. 이 기술은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난닝의 중관춘에서 전시 중이다. 중국 창업 열기의 대명사가 된 베이징 중관춘이 아이디어가 있는 젊은이들이 모인 창업카페 거리로 유명하다면, 난닝의 중관춘은 거대한 대학 캠퍼스와 같은 분위기다. 지난해 46개였던 창업기업은 올해 20개가 더 늘었는데, 유럽풍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건물 여러 채와 친환경 연못 등으로 전체적인 창업 마을이 조성돼 있다. 이 가운데는 휴대전화로 농작물을 찍어서 보내면 현재 상태를 알려주고 앞으로 어떤 재배 방법을 사용해야 좋을지 조언하는 사물인터넷(IoT)을 구현한 벤처기업 TCLOUDIT(慧云信息)도 있다. 한국은 2015년부터 난닝이 주최하는 차이나·아세안 엑스포(CAEXPO)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의 중요 길목이자 동남아시아로 뻗어나가는 중요 물류기지인 난닝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오는 9월 열리는 제15회 CAEXPO에는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10개국이 참여해 무역·경제뿐 아니라 인적 교류도 도모할 예정이다. 펑리(馮力) 난닝 당 선전부 부부장은 “중국은 제2의 개혁개방을 위해 한국은 물론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을 더욱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난닝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빌린 교통비, 20년 만에 갚습니다” 신당역에 전달된 따뜻한 마음

    “빌린 교통비, 20년 만에 갚습니다” 신당역에 전달된 따뜻한 마음

    20년 전 밤늦은 퇴근길, 막차를 놓칠 뻔한 상황에 친절하게 교통비를 빌려줬던 지하철 역무원에 대한 고마움을 뒤늦게나마 갚은 시민의 사연이 알려졌다. 26일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점심 때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흰 봉투를 들고 신당역 역무실을 찾아왔다. 이 여성은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하며 조용히 들어와 “오래 전 도움을 주신 지하철 직원들께 미안한 마음을 한동안 갖고 있었다”면서 봉투를 내밀고 갔다. 그 여성은 영문을 묻는 직원들에게 “편지를 읽어보면 아실 것”이라면서 이름도 알리지 않고 돌아갔다. 직원들이 봉투 속에서 발견한 것은 편지와 현금 15만원. 편지에는 20년 전 이 여성이 20대 후반의 나이였을 때 겪은 사연이 담겨 있었다.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던 시절, 방배역에서 막차를 타려는데 수중에 10만원짜리 수표만 있어 난처했다는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자 역무원이 “지하철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고 가나요?”라고 물으며 버스비까지 빌려줘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는 것. 그날 늦게까지 회사에서 일하다 퇴근하는 길이었다는 이 여성은 “늦은 밤이었지만 (역무원이 돈을 빌려주신 덕분에)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면서 “정말 고마워서 다음에 꼭 갚겠다고 했지만 용기가 없어서, 또 바쁘다는 핑계로 20년이 흘렀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간이 많이 흘러 그때의 고마움을 돈으로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지금이라도 그 고마움을 갚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신당역 역무원들은 20년 만에 갚은 지하철 요금을 유락종합사회복지관에 기부금으로 냈다. 박태필 신당역장은 “20년간 쌓아온 마음의 짐을 더셨길 바란다”며 “때때로 출근길에 깜빡 지갑을 놓고 온 승객들에게 돈을 빌려드리는 일이 있다. 잊지 않고 찾아와 고마움을 표현해 주시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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