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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어 ‘화씨 9/11’ 22일 국내 개봉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Fahrenheit 9/11)이 22일 국내 개봉된다.‘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미국의 총기규제법을 통렬하게 고발했던 풍자감각을 감독은 유감없이 다시 발휘했다.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뼘의 보호막도 없이 스크린 위에서 발가벗겨진다. 부시를 쏘아보는 영화의 삐딱한 시선은 당황스러울 만큼 노골적이다.2000년 미국 대선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플로리다 재검표 소동으로 이의제기를 시작한다.부정 시비로 얼룩진 선거전,계란세례 속에 백악관에 입성하는 대통령 차량행렬 등 카메라는 ‘안티(anti)부시’를 작정한 듯 외친다. 백악관의 주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까지 감독이 얼마나 힘들게 다리품을 팔았을지 여실하다.부시의 대통령 자격에 부적격 판정을 내린 영화는 곧 9·11테러와 부시 일가의 뿌리깊은 커넥션을 까발리는 ‘본론’에 들어간다.테러의 진상을 밝히기 전에 빈 라덴의 미국내 친척들을 서둘러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시킨 의문점 등 음모론을 들추는 데 주력한다. 감독은 폭소를 동반한 풍자와 블랙유머로 앵돌아앉은 관객들까지 살살 달래나간다.아버지 조지 W.부시 대통령때부터 비롯된 사우디 석유재벌과의 유착,사업파트너로서 빈 라덴 가문과의 각별한 유대관계 등이 다양한 자료화면들을 통해 논리를 확보해가는 식이다. 부시의 음모론에 동조하든 않든 관객들의 뇌리에서 부시는 볼품없이 희화화된 몇몇 장면으로 각인될 듯하다.홍보물 촬영을 위해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부시가 9·11테러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의 반응.멀뚱멀뚱하게 클로즈업된 표정으로 아이들 앞에서 동화책만 뒤적이는 모습은,‘이미지 정치’ 이면의 무기력한 대통령을 극단적으로 폭로하는 설정이다.지구촌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어이없게도 부시는 골프채를 잡는다.“내 샷 좀 보쇼!” 중반을 넘어서면서 영화는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의 추악함을 고발하는 데 2라운드를 할애한다.예의 그 텁수룩한 행색으로 감독이 직접 현장인터뷰에 나서기도 한다.전쟁을 정당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공포정치’가,국민들의 관심을 얼마나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놓는지 증언하기위해 시민들 속으로 카메라를 옮긴 것.이른바 ‘애국법’으로 시민들이 서로를 감시하는 웃지못할 사건들까지 조명된다. 음악을 들으며 기계적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미군 병사,‘알라’를 울부짖는 이라크 여인,불타 매달린 미군 시체들,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미국 여인….뉴스 속의 단편적 사건들이 기승전결 틀거리를 갖춘 다큐멘터리를 빌려 강렬한 메시지로 되살아났다. 전쟁의 구린 이면을 들춘 어두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 다큐멘터리가 대중의 폭발적 동조를 얻어낸 데는 특별한 ‘레서피’가 있다.코믹패러디물 뺨치게 익살스러운 내레이션,감독의 논리를 대변하며 적재적소에 절묘하게 배치된 영상자료들은 2시간3분 동안 딴생각을 못하게 만든다. 제목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SF소설 ‘화씨 451’의 패러디.책읽기가 금지된 미래사회에 소방관들이 책을 불사르는 소설 내용을 은유해 감독은 “9/11은 진실이 불타는 온도”라고 설명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공연리뷰] 블러드 브라더스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장기공연 중인 뮤지컬 ‘블러드 브러더스(Blood brothers)’가 원작 그대로 국내에서 공연된다고 했을 때 의아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98년 우리 정서와 상황에 맞게 제작한 ‘의형제’라는 훌륭한 번안극이 있는데 굳이 원작을 들여올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였다.하지만 결과적으로 ‘블러드 브러더스’는 학전의 ‘의형제’와는 차별되는,원작만이 지닌 독특한 매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리타 길들이기’‘셜리 밸런타인’의 작가 윌리 러셀이 극본과 작사·작곡까지 도맡은 이 작품은 1960년대 경제불황에 시달리는 영국 리버풀 소도시를 배경으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려낸다.마릴린 먼로 같은 화려한 삶을 꿈꿨으나 현실은 하루 벌어 먹고 살기도 힘든 존스턴 부인이 갓 태어난 쌍둥이 형제중 한 명을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잣집 라이언스 부인에게 보내면서 비극은 잉태된다. 가난이 불러온 이들의 비극적 운명은 정리해고,대량실직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당시 격변기 사회상과 맞물려 한층 증폭된다.노동자 집안에서 자란 미키는 고교 졸업후 공장에 취직했으나 정리해고를 당하자 어쩔 수 없이 범죄에 가담한다.반면 부유한 가정 환경의 에디는 대도시 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와 시의원이 된다.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여자 친구 린다에 대한 오해로 결국 두 사람이 총을 겨누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빈부 격차가 빚어내는 첨예한 사회 갈등과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작품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은 극 전반에 등장해 복선을 깔고,미래를 예언하는 해설자의 몫이다.하지만 해설자역을 맡은 배우를 중간에 코믹한 역할로 여러번 출연하게 한 연출(글렌 월포드)의 의도는 ‘낯설게 하기’라는 원래 목적보다 지나쳐 오히려 희화화된 듯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빛을 발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특히 존스턴 부인역의 서지영은 힘든 현실에서도 배짱을 잃지 않는 당당한 노동자계층 여성과 쌍둥이 형제의 비극에 가슴 찢어지는 모성애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무기한,대학로 폴리미디어시어터 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박미경 ‘간호사MV’ 가처분 기각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김건일 부장판사)는 1일 간호사를 뮤직비디오에 등장시켜 성적인 대상으로 묘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대한간호협회 등이 가수 박미경씨의 소속사를 상대로 낸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간호사 출연장면은 간호사를 희화화하고 성적인 면을 과장해 표현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표현이 일반인의 인내 한도를 넘어설 정도로 선정적이거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면서 “인내 한도 내에서의 창작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와 간호사 3명은 박씨의 노래 ‘Hot stuff’의 뮤직비디오에서 박씨가 간호사를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출연,10초 동안 상대 남자배우와 선정적인 춤을 춰 간호사를 성 상품화했다며 지난 3월 가처분신청을 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불새’서 제2 연기인생 꽃피우는 애마부인 김부선

    “김부선씨 땜에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서 회장과 김부선 아지매의 러브스토리도 방송해 주세요.”“배역 잘 소화해 내고 있는 김부선 파이팅!”… 요즘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MBC ‘불새’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그녀를 격려하는 글들이 쏟아진다.재벌 총수인 서 회장(박근형)의 아내이자 정민(에릭)의 계모로 출연하면서 안방극장에서 뒤늦게 꽃봉오리를 화려하게 터뜨린 그녀.‘3대 애마부인’이자 한때는 대마초 사건과 미혼모 배우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김부선(42)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제는 백화점에 가도 ‘어머,불새 계모다.’하며 다들 알아봐요.70분 방송에 1분 정도 출연하는 거지만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시니까 힘이 납니다.그 맛에 배우를 하나 봐요.” ●‘상류층 사모님’신랄히 비꼬고 싶었다 한물 간 배우로 여겨졌던 그녀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를 유혹하는 떡볶이집 아줌마로 나오면서부터.하지만 관객층이 한정된 영화에 비해 시청층이 광범위한 드라마에 첫 출연하면서,이제 그녀는 온국민에게 사랑받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특히 푼수기 있으면서도 잇속에 밝은 재벌총수 부인 연기는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그런데 그 실감나는 연기에는 이유가 있다. 그녀의 삶은 짓밟힌 세월의 연속이었다.20대 초반 한 남자를 만났고,아이를 임신하니 유부남인걸 알았다.어마어마한 재산가였던 아이 아버지는 4개월된 딸을 데려갔고,딸을 되찾기 위해 위자료와 양육비 등을 모두 포기한다는 공증에 멋모르고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17년.‘미혼모’라는 딱지를 달고 밑바닥을 전전하며 혼자 딸을 키우는 ‘피눈물의 세월’을 보냈다.5년전 양육비 소송에서 승소해 매월 50만원씩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혼자의 힘으로였다. “어떻게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자식을 나몰라라 할 수가 있을까요.딸을 찾으러 갔을 때도 그 사람들은 ‘여기가 감히 어딘데 찾아오냐.’고 했죠.저는 ‘감히’에 멍든 여자입니다.” 그러던 그녀가 ‘불새’에서 부잣집 사모님이 됐으니 한풀이를 할 만도 하다.스스로 망가지면서 위선 덩어리인 상류층을 희화화하고 싶었다.대사 한 줄이라도 읽고 또 읽으며 연구했고,소품 하나에도 아이디어를 냈다.“베풀 줄 모르는 ‘돈많은 거지’들을 비꼬고 싶었습니다.어렵게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도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스타에서 바닥까지… 파란만장 세월 파란만장한 인생은 운명이었을까.제주도 모슬포에서 태어난 그녀의 본명은 김근희.어렸을 때 절을 찾았는데 ‘기생 팔자’라며 어느 노스님이 즉석에서 연꽃 부(芙)에 베풀 선(宣)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진흙 속에서 핀 연꽃이 되어 힘든 사람들에게 많이 베풀어야 기생의 업을 면할 수 있다.’는 뜻에서였다.하지만 그 업은 끈질기게 얽매었다. 대학에 떨어져 재수를 하겠다며 상경한 뒤 1981년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죠다쉬,프로스펙스 등의 모델로 활동하다가,83년 전무송씨와 연기한 ‘여자가 밤을 두려워하랴’로 데뷔한 뒤,85년 ‘애마부인 3’을 찍었다.하지만 그녀는 ‘에로 배우’라는 꼬리표에는 동의할 수 없다. “‘해피 엔드’의 전도연,‘바람난 가족’의 문소리에게 에로 배우라고 안 하잖아요.80년대에는 에로영화가 주류였고,너도나도 그 배역을 탐냈다고요.” 그러다 대마초 사건이 터져 대스타로서의 꿈은 모래알처럼 흩어졌고,8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마약·섹스 끊어도 포기할 수 없던 연기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언젠간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서였다.다시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비트’‘게임의 법칙’ 등에선 술집 마담으로,‘삼인조’에서는 몰래 바람을 피우는 여인으로,‘H’에서는 미스터리한 사연 속에서 죽는 인물로 잠깐 얼굴을 비쳤을 뿐이다.그러고나서 찍은 작품이 바로 ‘말죽거리 잔혹사’. “촬영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엄청 울었습니다.다시 배우가 되기를 꿈꿨지만 빛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이제 그만 접자.’고 생각했죠.” 하지만 유하 감독은 “개봉하면 일 좀 들어올 것”이라고 귀띔했고,그 말대로 요즘은 출연 제의가 밀려오고 있다.다음 출연작은 개봉을 앞둔 ‘인어공주’.우체국 직원역인데 “정복을 입어 너무 좋더라.”며 웃었다.촬영중인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는 정우성의 철없는 엄마 역을 맡았고,7월말쯤 방송될 SBS ‘연인’(가제)에서는 동료의 아이를 키워주는 바닷가 작부로 캐스팅됐다.주인공은 고수가 맡을 예정.“전 남자배우 복이 많은가봐요.권상우,정우성,고수….(웃음)” 8년째 카페를 운영하며 “왜 술집을 하느냐.”는 안좋은 시선을 받아온 그녀는 이제 연기자가 주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요즘은 너무 행복해서 불안할 정도예요.‘모진 세월 잘 견뎌냈구나.’싶죠.단지 자만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마약도 섹스도 끊을 수 있었지만 결코 끊을 수 없었던 연기.“좋은 작품에서 김부선만의 색깔,톤,심성을 꺼내보이고 싶다.”는 그녀는 이제 다시 제 2의 연기인생의 한 페이지를 연 듯했다. ●딸의 권리 찾고 당당한 엄마 되고파 하지만 한 아이의 엄마인 그녀에겐 연기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딸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그것이다.그동안 딸의 학교 운동회에 가서도 손가락질을 당할까봐 함께 운동장에서 밥도 먹지 못했다는 그녀.그러나 편견이 옭아맨 세월은 그녀를 변화시켰다. “왜 지금까지 참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물론 공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고1이 된 딸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인터넷에 그녀를 음해하는 루머가 돌자 딸은 “과거를 뉘우치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엄마에게 악의를 갖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에 대해 가만있지 않겠다.”는 글을 올려 루머를 단숨에 잠재웠다.에로 배우의 이미지를 빌려온 단역에 출연할 때도 “엄마만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어느덧 훌쩍 커버린 딸을 보면서 ‘더 늦기 전에 호적도 돌려주고,최고의 환경에서 교육시키기 위해 양육비와 위자료를 돌려받는 법적 투쟁에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그녀가 힘이 없을 때는 “소송하려면 해라.”고 나왔던 상대가 지금은 “내년초까지 봐달라.”며 수그러졌지만 그녀는 더이상 참을 생각이 없다. “분명 진실은 밝혀질 것입니다.제가 잘못했다면 질 것이고,상대가 잘못했다면 제가 이기겠죠.위자료를 받으면 미혼모기관에 기부해 그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이제 공인으로서 배우로서 또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녀가 다시금 가꿔갈 삶의 길에 향기로운 꽃이 풍성하게 필 일만 남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독자의 소리] 언론이 부추긴 외모지상주의/양미진 홍익대 상경학부 1년

    최근 지상파 방송에서 무차별적으로 ‘얼짱’,‘몸짱’ 관련 내용을 쏟아내고 있다.‘얼짱’이라는 신조어를 여과 없이 방송하거나 외모를 희화화하거나 심지어 여성의 외모를 차별하는 내용을 방영하고 있다.바른말과 표준어를 보급하는 데 기여해야 할 공영 방송이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가?일짱,얼짱,돈짱,몸짱,온통 ‘짱’세상이 돼버렸다.심지어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공개수배된 전단 속 여성의 얼굴이 예쁘다는 이유로 ‘강도얼짱’이라 불리며 동정 여론까지 받고 있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 같은 신드롬을 부추기는 것은 다름 아닌 언론이다.‘외모지상주의’와 ‘외모 통한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다.용모가 성패를 가름한다는 아름다움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고 상대적으로 덜 생긴 사람에게 열등감과 콤플렉스를 심어준다.이러한 현상을 근본적으로 진단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외모지상주의의 부작용에 대한 관심을 갖고,이러한 내용을 방송할 때 방송사는 신중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우리 사회에서 얼굴이나 외모가 서열화의 중요한 가치적 기준이 되게 해선 안 된다.아름다움에 대한 가치관이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양미진 홍익대 상경학부 1년˝
  • [총선 D-10] “정책대결없이 이벤트만” 우려 목소리

    4·15총선을 열흘 남겨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이 4일 연휴를 맞아 총력 유세전에 나선 가운데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따른 ‘노풍(老風)’과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가 공식선거전 초반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총선 판세 변화가 주목된다.일각에서는 여야의 이같은 이벤트 만능주의로 정책경쟁이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공판장 당사 이전,한나라당의 컨테이너 당사 이전에 이은 정 의장의 ‘노인정 유세’와 민주당 추 위원장의 3보1배 등 여야는 앞다퉈 ‘감성 정치’에 몰입하고 있다. 각 당의 선거 초반 자체 판세분석 결과,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양강구도를 보이면서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양당 접전 지역구가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선거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민주당,민노당,자민련 등의 제3당을 향한 선거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정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선거전략을 재검토하는 등 파문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정 의장은 4일 대구를 방문,팔공산 동화사와 대구시민운동장 우방랜드 등을 돌며 노인폄하 발언에 대한 ‘사죄행보’를 이어갔다.그러나 경북 영주에 출마한 이영탁(57) 후보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직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등 당내 일부 후보들의 반발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 의장의 발언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는 젊은층 결집을 위한 ‘의도된 실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20∼30대의 결집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정 의장 노인 발언에 대한 공세를 중단할 것을 당에 지시했다. 박 대표는 경기 의왕시 성나자로마을 등을 돌며 유세행보를 계속했다. 지난 3일부터 광주에서 계속되고 있는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 ‘사죄행보’도 적지 않은 반향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날 광주 금남로 전남도청 앞에서 광주역까지 3보1배로 행진한 추 위원장은 이날 네티즌 모임 회원과 부안 주민 등 10여명이 합류한 가운데 3보1배 행진을 이어갔다. 한나라당과의 공조에 따른 민주당 정체성 상실에 대한 사죄의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 추 위원장측 설명이나 일각에서는 또다른 지역감정 부추기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여야는 ‘노풍’에 맞춰 지난 3일 노인관련 정책들을 쏟아냈으나 대부분 구체적 예산 검토 없이 급조된 것으로,제목부터 ‘어르신 복지정책’ 등 극존칭을 사용함으로써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연극리뷰] ‘남자충동’

    “존경받는 가장,고거이 나으 꿈이여.” 목포 건달 장정(안석환)의 인생 목표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확실하다.정해진 그 지점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린다.장애물은 어떤 경우에건,무슨 수를 써서도 없애버려야 한다.가진 것 없고,배운 것 없는 장정에게 폭력은 ‘존경받는 가장’이 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고,가족·조직의 안위라는 아전인수격 명분앞에서 폭력은 언제나 정당화된다. 연극 ‘남자충동’(조광화 작·연출)은 이렇듯 극단적인 가부장적 가치관에 사로잡힌 주인공 장정을 내세워 남성들의 내면에 숨어 있는 폭력 본능과 영웅심리를 여지없이 까발리고,조롱한다.장정은 영화 ‘대부’의 알 파치노처럼 멋진 보스를 꿈꾸지만 결국 자신이 휘두른 폭력의 대가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숨돌릴 틈없이 몰아치는 드라마의 결말은 지독한 역설로 매듭지어진다.감옥까지 드나들며 조직했던 ‘패밀리’의 부하들로부터 배반당하고,자신이 그토록 지키고자 애썼던 자폐아 여동생 달래(이유정)의 칼에 목숨을 잃는 대목은 작품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극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우루루 몰려다니며 화투짝을 만지거나 싸움질을 일삼는 무능하고 한심한 족속들로 그려진다. 과장되게 희화화된 이들의 모습은 자주 객석의 폭소를 이끌어내지만 그 웃음끝에는 아릿한 슬픔도 함께 따라 올라온다.희극과 비극이 절묘하게 맞물리는 독특한 구조는 이 연극의 가장 큰 미덕이다. 배우 안석환은 역시 노련했다.그가 걸쭉한 목포 사투리로 첫 대사를 뱉는 순간 객석은 이미 압도당했다. 장정역에 더블캐스팅된 최광일의 연기도 좋았지만 안석환이 온몸으로 뿜어내는 강렬한 카리스마에는 미치지 못한 느낌이다. 달래역의 이유정,여장남자 단단역의 김재만은 장정의 비뚤어진 남성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핵심 인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일본식 다다미방,지직거리는 ‘대부’의 주제음악,흘러간 옛노래 등 일부러 촌스럽게 만든 연출가의 의도를 십분 이해하더라도 장정이 칼에 찔릴 때 붉은 꽃잎을 흩날리는 장면 등은 지나친 이미지 과잉으로 비쳐져 아쉬움이 남는다.4월1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4-8760. 이순녀기자˝
  • 자살 내몬 사이버 폭력

    이른바 ‘왕따동영상’ 사건에 시달리던 경남 창원 반림중의 윤용웅 교장이 극한선택으로 자살을 함으로써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경찰과 경남교육청은 23일 사건 재조사에 나섰고,인터넷에는 관련 글이 속속 올라왔다.전문가들은 인터넷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지난 22일 윤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학내 문제라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인터넷 유포과정에서 명예훼손 등의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 정밀수사에 나섰다.당초 경찰은 지난 14일 두 편의 동영상이 오른 뒤 18일 ‘왕따’ 피해를 입은 조모군에 대한 가해학생 4명의 부모들이 합의해 처벌의 여지가 적어진 데다,동영상의 내용이 폭력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했었다.그러나 윤 교장의 자살로 이어지자 뒤늦게 학교 전화번호 및 주소의 인터넷 유포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또 교육청은 모두 16분 가량인 두 편의 동영상 가운데 58초 분량에서 나온 “하지마.”라는 말이 교실에 있던 교사의 발언임을 확인했다.아울러 촬영 당일이 졸업식 전날이어서 정상수업이 되지 않았다는 것도 파악했다.교육청은 이에 따라 동영상에 등장하는 학생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사건 과정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인터넷·선정보도 등이 초래한 비극 윤 교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주변인사들은 인터넷에 대한 원망을 토로했다.인근 창원중 관계자는 “지역주민들 중에는 네티즌의 사이버 테러와 언론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경남도내 후배교사들은 “인터넷 글 등으로 윤 교장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으며,밤잠을 설칠 정도로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임재연(37·여) 청소년폭력재단 상담실장은 “윤 교장의 자살은 왕따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왕따 문제가 발생하면 승진이나 인사고과에 감점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닫힌 교육 현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네티즌들도 윤 교장의 자살을 애도했다.경남교육청 홈페이지에 오른 익명의 글은 “교장의 죽음으로 피해자 학생이 큰 자책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42) 교수는 “인터넷에서 ‘마녀사냥’의 폐해를 보여주는 비극”이라면서 “윤 교장은 방어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청부터 시작해 네티즌,학부모,각 단체로부터 속수무책으로 비난받았고 언론도 진실보다 마녀사냥에 동조한 감이 있다.”고 비판했다. ●인터넷에서 그동안 무차별 공격 지난 14일 인터넷 사이트에 이 동영상이 처음 등장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인터넷 공간은 뜨겁게 달아올랐다.16일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안티왕따사이트에는 불과 1주일만에 회원 1만 3200여명이 가입했다.가해 학생들의 얼굴과 사진,집 주소와 연락처 등이 게재돼 있다.한 네티즌이 윤 교장에게 항의전화를 한 내용도 그대로 올라가 있다.‘yooni’라는 네티즌이 쓴 이 글에는 ‘사건을 축소시키기에 급급했다.사태수습에만 급급한 학교장의 모습 정말 씁쓸하다.’는 등 윤 교장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반림중 교장실과 교무실,서무실 등 전화번호도 적혀 있다.이 글은 복사돼 인터넷 게시판 여러 곳에 게재됐다. 또 각종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경남교육청,창원교육청 사이트에 각종 비난글이 수백건씩 올라왔고 반림중 사이트는 아예 폐쇄됐다.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책임없는 비판과 개인의 공격성이 부각되고 진실이 희화화되기 쉬운 것이 인터넷”이라면서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책임이 불분명한데도 비난이 집중돼 자살,자해,정신적 피해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동환 이세영기자 sunstory@˝
  • [고용있는 성장으로] ①신음하는 실업자들

    고용없는 성장이 심화될 조짐이다.청년실업에 이어 최근엔 10대와 40대 실업마저 급증추세다.고실업 추세가 이어지면서 이제는 고용 자체가 복지가 돼버렸다.눈물의 이력서를 쓰는 ‘이태백’,갈 곳이 없지만 집을 나서야 하는 ‘사오정’,평일에도 산을 찾는 ‘오륙도’의 행렬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정부는 실업난 해소를 위해 5년간 일자리 200만개를 만들겠다고 자신하지만,실업의 그늘에 있는 이들에겐 와닿지 않는다.실업대란의 실태를 짚어보고 일자리 창출의 대안을 모색해 본다. ‘제한된 채용 인원으로 귀하를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2004년 2월 금융권 J사)’‘서류심사 결과,채용 인원의 제한으로 적성검사 대상에서 제외됐음을 알려드립니다.(2003년 12월 L사 영업부)’‘함께 일하고 싶은 우수한 분들이 너무 많아 당사에서도 전형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2003년 11월 D사 기술영업부)’‘귀하가 보여주신 능력은 다른 지원자들과 별 차이가 없으며 면접에서 고생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2003년 9월 S사)’ 성균관대 졸업생인 이모(27)씨가 받은 ‘불합격 통보’ 메일들이다.“소주 한잔에 눈물이라도 쏟으면 시원하겠다.”는 이씨는 소위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의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이씨는 집에서 학원을 다니면서 기필코 토익 900점을 넘기겠다는 목표다.해외연수를 다녀오지 않아 낙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학 4년 성적은 평균 이상이다.학점 3.6에 토익 885점.이씨는 “지난해 8월부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한 회사만 80여곳이고 많게는 하루 3∼4곳을 지원했다.”면서 “10여곳은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고 고개를 내저었다.경쟁률이 제일 높은 곳은 2000대1에 가까운 곳도 있었다.이씨는 “무능력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위축된다.”고 말했다.봄철 취업시즌에서도 실패할까봐 벌써부터 마음을 졸이고 있다.이씨는 “눈높이를 낮출 것도 없다.앞뒤 안 가리고 지원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고려대를 졸업한 윤모(24·여)씨의 좌절감은 더욱 크다.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어머니 때문이다.가정형편 때문에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못했지만 토익점수는 900점이다.학점도 3.87로 상위권.4년 동안 노래패 활동을 해 대중 앞에 서는 것도 자신있다.윤씨는 지난해 6월 5개 대학에만 원서가 온 모 대기업의 최종 면접까지 갔다.같은 과 남자 선배를 포함해 8명 중 5명이 합격했고 윤씨는 떨어졌다.학점·토익이 윤씨보다 낮은 남자 선배는 합격했다.윤씨는 “여자라서 불합격한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최종 면접까지 본 30여곳을 포함,그동안 100여곳에서 떨어졌다. 취업 스트레스로 폭식 습관이 생겨 몇달 사이에 몸무게가 7∼8㎏이나 늘었다.자신감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한 박모(24·여)씨는 “이공계 중심의 실업 대책만 부각돼 인문·사회학과 여성의 실업난은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15∼29세의 청년실업률은 8.8%로 2001년 3월 이후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45만명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중장년층이 겪는 실업의 고통은 더하다.40대 실업자수는 1년 전보다 18%나 증가했다.정보기술(IT)업체에 다니는 유모(31)씨는 “회사 직원들 중 40세를 넘는 사람은 사장밖에 없다.”고 했다.은행에서 25년 동안 근무한 채권관리 전문가 김모(57·서울 양천구 신정동)씨.2000년 8월 명예퇴직 이후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은행연수원에서 강의를 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도 재취업한 곳은 결국 ‘다단계 회사’였다.퇴직금 2억원도 두 아들의 등록금과 생활비로 4년 남짓 만에 없어졌다. 전문성을 살려 채권사 등 금융권의 문을 부지런히 두드렸지만 실패했다.나이가 많다는 이유였다. 그는 “실력과 경력보다 나이로 판단하는 세상”이라고 한탄했다.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딴 뒤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합동사무실이나 중개법인도 30대 이하의 젊은 사람만 원했다.다단계 판매회사에서는 선금 1000만원만 떼였다.김씨는 “사오정,오륙도와 같은 잘못된 풍토가 당연시되는 게 불쾌하다.”고 말했다.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50) 소장은 “고용기회가 줄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는 더욱 침체되는 양상”이라면서 “일본의 도요타는 불황 속에서도 감원없이 위기를 극복했지만 우리 기업들은 해외 이전만 고려하고 사회는 이태백,사오정,오륙도로 문제의 본질을 희화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 웃음속 뼈있는 개그 KBS 폭소클럽 ‘블랑카의…’ 눈길

    모처럼 웃음 속에 뼈가 있는 코미디가 등장했다.KBS2 ‘폭소클럽’(월요일 오후 11시)이 지난 주부터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코너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심한 애드리브와 신변잡기 위주의 억지 웃음이 대세인 요즘 코미디와는 조금 색다른 볼거리로 눈길을 끈다. 제작진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발탁한 개그맨 지망생 정철규(25)는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 블랑카로 등장해 독특한 억양의 서툰 한국말로 “뭡니까 이게.사장님 나빠요.”를 내뱉으며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는 우리 사회의 폐부를 찌르고 있다. 풍자 대상은 당연히 악덕업주들.“제 생일날 사장님이 선물을 준다고 해서 갔더니 막 때렸어요.왜 때리냐고 했더니 ‘생일빵’이래요.일 못한다고 생일빵 주고 밥 많이 먹는다고 생일빵 주고 저 생일 한번 뿐인데 매일 생일빵 먹어요.뭡니까 이게.사장님 나빠요.”라고 외국인 노동자 학대를 웃음섞인 대사로 고발했다. 열악한 처우에 대해서도 한마디.“저 한국에서 일 많이 했어요.잔업했어요.특근했어요.철야했어요.근데 사장님 음식 너무 불량하게 줍니다.간장 있어요.김치 있어요.단무지 있어요.블랑카 완전 초식동물입니다.뭡니까 이게” 웃음 끝에 배꼽을 잡게 되지만 왠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블랑카는 지난 주 프로그램 말미에 등장했지만 이번 주에는 두 번째로 무대에 올라 반응이 예사롭지 않음을 시사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일단 “기발하고 참신한 방법으로 웃음을 던지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일쑤인 사회 문제를 생각케 해 흐뭇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한켠에선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킨 채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희화화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이기원 담당 프로듀서는 “예상했던대로 찬·반 양론이 만만찮다.”며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방송 내용의 수위를 조절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철규는 과거 병역특례자로 근무하던 경남 창원의 한 공장에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때문에 블랑카의 입을 통해 나오는 얘기들은 코미디의 형식을 빌렸을 뿐이지 생생한 현장고발에 다름아니다. 이 코미디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블랑카의 말처럼 “이 땅의 40만 외국인 노동자가 고통받지 않을 때 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아니면 채널을 돌리든가. 박상숙기자
  • [盧 측근비리 청문회] 증인도 비웃은 맥빠진 청문회

    “핵심증인들은 청문회를 비웃 듯 아예 나오질 않고 그나마 나온 증인들은 질문을 못받거나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의원들은 부실한 준비로 진상규명은 커녕 재탕 삼탕 의혹만 부풀리고….” 청문회 부실론이 거세다.지난 10일부터 시작된 국회 법사위의 ‘불법대선자금 진상규명 청문회’가 12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실체적 진상규명이라는 청문회 개최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무더기 불출석 핵심증인들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지난 11일 열린 증인으로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은 “증인채택과 조사내용이 편파적이다.”는 등의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이씨는 대신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에 대선자금 청문회를 주도하는 한나라당을 ’적반하장당’으로 비판,국회를 경시한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민주당 김경재·함승희 의원 등은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전날에 이어 12일에도 사유서 제출도 없이 불출석하자 “국회를 능멸하는 행위”라며 오는 20일 경찰청 청문회 때는 반드시 출석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와도 질문한번 못받아 불성실 답변도 난무했다.지난 11일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봉수 마사회 부회장은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어떻게 마사회 부회장이 됐느냐.”고 묻자 “임명권자에게 물어보라.”며 내뱉었고 썬앤문의 문병욱 회장은 노 대통령이 정치자금을 직접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이심전심으로 도왔다.”고 진술,진상규명과는 거리가 먼 답변으로 일관했다. 출석하고도 질문한번 못받아 화를 내는 증인들도 있었다. 12일 증인으로 출석한 박가서 김성태씨 등 부산태권도협회 관계자들은 이날 의원들이 증인신청을 해놓고 한마디도 묻지 않은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김기춘 위원장은 “증인들이 많아 하루 종일 한마디도 못하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양해해 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못말리는 의원들 열린우리당은 이번 청문회를 ‘범죄집단이 수사기관을 조사한 최초의 청문회’로 규정,청문회를 실력저지하거나 엉뚱한 질의로 희화화하는데 일조했다. 우리당은 청문회 첫날인 10일 금감원 청문회장을 점거,청문회를 파행시킨데 이어 11일 대검 청문회에서도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로 청문회 진행을 방해했다.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김대평 금융감독원 은행검사2국장과 박흥수 농업경영인 중앙회장 등에게 “바쁘시죠.청문회에 왜 나왔느냐.”는 등 청문회와 무관한 질문을 의도적으로 던진 뒤,“힘드시죠.죄송하다.”는 사과성 발언도 했다.이 의원은 결국 민주당 함승희 의원으로부터 “국회의원이요,변호사요.”라는 면박을 받았다. 청문회 막판에는 의원들끼리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이종걸 의원은 “자괴감을 느낀 청문회다.증인들에게 능멸당한 일을 했기 때문에 능멸당한 것”이라면서 청문회 무용론을 폈다.이에 민주당 김경재 의원은 “아무리 자기당의 이해관계 있어도 동료 선배를 모욕하고,전과기록을 가지고 여성증인에게 모욕을 주는게 정당한 의정활동인지 묻는다.”면서 이 의원을 힐난했다.일부 의원들은 증인들에게 반말조로 다그치는 모습도 보였다. 박현갑 기자 eagleduo@˝
  • 총선올인 줄잇는 ‘베팅’

    ‘올인 선거’,‘총선 불출마’,‘적지(敵地) 출마’…. 4·15 총선을 앞둔 정가에 파격(破格)이 줄을 잇고 있다.기존의 통념을 깨는 충격요법이 선거전략으로 총동원되는 것이다.게다가 현재로서는 그 끝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다.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이를 ‘엽기정치’라고 표현했다. 총선을 겨냥한 파격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무엇보다 ‘자신을 내던지는’ 희생은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기도 한다.반면 상식과 합리성을 뛰어넘는 무모함도 있다.정치를 희화화하기도 한다.때론 상대방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성까지 내포한다. 충격요법은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이 먼저 선보였다.지난 6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아름다운 희생’으로 자리매김됐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지난 19일 ‘대구 출마 선언’으로 파격을 더 끌어올렸다.한 한나라당 의원은 ‘만용’이라고 깎아내렸다.하지만 조 대표는 당내 반발세력을 잠재우는 효과를 거뒀다.한화갑 전 대표와 김경재 상임중앙위원 등은 호남 지역구를 포기,서울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다음날 김홍일 의원은 아버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민주당을 탈당,파격을 이어갔다.민주당의 아성인 전남 목포에서 무소속 출마하는 것 역시 파격이다. 민주당은 조 대표의 대구 출마카드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충격에 휩싸였다.반면 열린우리당은 호남공략의 단초가 마련됐다며 고무돼 있다.김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 후보자를 공천하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왔다.김근태 원내대표는 민주당 조대표를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조 대표의 대구 출마선언은 경쟁 정당의 지도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지역구 포기 압력을 받고 있다.광주 출마론까지 나돈다.현재로선 농담으로 얘기되는 정도다.하지만 파격정치의 기세로 보아 정치적 공격 소재가 되기에는 충분하다.그러나 최 대표는 “남따라 장에 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게는 부산이나 서울 강남에 출마하라는 주장이 곤혹스럽다.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부산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같은당 조재환 의원은 “정 의장과 김민석 전 의원을 부산에서 맞붙게 하자.”고 주장했다.열린우리당이 여권내 후보군을 총동원하는 ‘올인정치’에 대해서도 맞불전략이 거론되고 있다.강금실 법무장관을 서울 강남지역에 출마시키는 방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자민련 김종필 총재에게는 비례대표 포기나 비충청권 출마 등이 얘기되고 있다. 박대출기자 dcpark@
  • 책꽂이

    ●에세이스트의 책상(배수아 지음,문학동네 펴냄) 전통 소설양식 파괴로 주목받는 작가가 독일 체류때 사랑한 M에 대한 기억과 일상을 교차시키는 형식을 빌려 음악·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8000원. ●단추 전쟁(루이 페르고 지음,클로드 라푸엥트 그림,정혜용 옮김,낮은산 펴냄) 어린이들이 주고 받는 거친 언어,그들을 매로 다스리는 시골 주민들의 사랑 방식 등을 묘사하며 교육·종교의 권위의식을 희화화.1만원.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정재학 지음,민음사 펴냄) 96년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도시적 욕망의 야만성과 현실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꼬집는다.환상적 이미지와 그에 걸맞은 시적 언어가 돋보인다.6000원. ●내게 가장 가까운 신,당신(반칠환 지음,백년글사랑 펴냄) 시인 63명의 작품을 소재로 시인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현학적 해설보다는 쉬운 설명을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발휘해 읽을 것을 권유한다.8000원. ●하얀 방 임마뉴엘(이길융 지음,박문각 펴냄) 휴머니즘을 모색해온 중견 작가의 장편.주인공 목사의 여정을 통해 학생운동과 종교단체를 거친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그렸다.8500원. ●천국에도 그 여자의 자리는 없다(나왈 알사으다위 외 지음,문애희 옮김,열린책들 펴냄) 중동 13개국 대표작가의 단편소설 40편 모음집.억압받는 여성상과 아랍사회의 독특한 관습과 급변하는 모습이 담겼다.9500원. ●글 뒤에 숨은 글(김병익 지음,문학동네 펴냄) 균형잡힌 글쓰기와 열린 사고가 특징인 평론가의 산문집.성장기,문학과지성사 창립 이야기,문인 교유기 등 그의 경험은 그 자체가 문단사·사회사 등을 대변한다.1만원. ●일급비밀(슈테판 츠바이크 지음,김선형 옮김,자연사랑 펴냄) 엄마와 애인의 성애 장면을 목도한 소년이 가출과 방황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에 감춰진 에로스의 본질을 날카롭게 분석했다.독일에서 영화로도 제작.7500원.
  • [문화마당] 말의 위험과 위엄

    말을 가장 잘 다룰 것이라고 여겨지는 이들이 바로 시인들이다.그래서 사람들은 최상급의 시인을 두고 ‘언어의 연금술사’니 ‘부족 방언의 요술사’니 하는 애칭을 붙여왔던 것이다.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말에 대하여 절망한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시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자신이 경험한 눈부신 시적 순간을,남루하고 불완전한 언어로 표현해야 할 때,그들은 말의 왜소함을 얼마나 절실하게 느꼈을까.하지만 그 절망을 불가피하게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 ‘시’이니,‘시’는 말하자면 언어에 대한 절망을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역설적 양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나 석가모니도 언어에 절망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그들은 생전에 단 한 줄의 글도 세상에 남기지 않았으며,그들의 언어는 오직 제자들의 기억과 후술(後述)의 형식으로 전승되었다. 천국의 비밀을 알려달라는 제자들에게 시종일관 비유로 가르친 예수나 불립문자(不立文字)의 경지만이 진리를 예시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남긴 석가의 언어관은,그 어떤 진리도 말로는 표현될수 없다는 생각에 토대를 둔 것이다.오래 전부터 중국에서도 ‘도를 도라 하면 이미 도가 아니다(道可道 非常道)’라고 하여 진리의 완전성과 언어의 불완전성을 대비적으로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언어의 불완전성에 대한 이런저런 사례들은,역설적으로 언어의 적절하고 창조적인 사용에 대해 재차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다.말하자면 적절하고 창조적인 언어를 통한 세계 인식과 자기 표현이야말로,언어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의 사회성을 효율적으로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인 것이다. 집권 첫 해를 보낸 노무현 대통령.한 해 내내 그의 ‘언어’를 둘러싼 여러 반응들이 이어졌다.대개는 거침없는 직설적 언어와 부적절한 표현이 도마 위에 올랐다.모든 말에는 말을 가능케 하는 상황과 전체 맥락이 있는데,일부 언론에서는 그 말의 맥락은 도외시한 채 특정 표현이 갖는 위화감만 강조하기도 하였다.하지만 우리는 노 대통령 스스로 말의 위엄을 방기한 측면이 훨씬 강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말은 반대 세력의 집요한공격의 대상이 되었고,국민들에게는 불안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많은 국민들은 최고 집권자의 언어로는 부적절하다면서 실망감을 표현하였고,심지어는 언어의 부적절함을 국정수행 능력의 부족으로 등가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말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그것은 쿠데타도 아니고 반대 세력을 감옥에 집어넣는 초법적 권위를 누리지도 않는다.말은 그저 스스로 위험과 위엄을 동시에 갖는 상징 권력일 뿐이다.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말은 필연적으로 오해를 낳게 마련이고 스스로 적절성을 지키지 않으면 희화화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말의 이러한 불가피한 속성을 노 대통령이 인지하고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은,꼭 필자가 언어에 관한 보수주의라서가 아닐 것이다. 대통령 스스로도 그동안 편하게 보이려고 해서 생긴 현상이고 앞으로는 좀 더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만큼,새해에는 그의 말이 가지는 특유의 진솔성과 대통령이라는 공인이 지니는 위엄이 균형을 이루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럴 때 말이 가지는 위험은 줄어들고 위엄(위엄과 권위주의는 다르다!)은 지켜질 것이다. 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
  • ‘특이한 성격의 흡연자 우대‘ 이색광고에 경쟁률 320대1

    ‘특이한 성격의 디자이너 원함.사장이 정신자세가 돼 있어 폼 잡는 일 없음.남녀불문 흡연자 우대.’ 한 인터넷회사의 ‘이색 채용정보’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다.지난 22일 취업사이트 잡코리아 게시판에 올라온 취업공고는 1주일도 안돼 포털 등 각종 유머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다. 모집공고 내용을 재미있게 본 네티즌들이 스스로 퍼다 나른 것.공고에는 “사무실이 열라(아주) 작은 편입니다.면접 보러 왔다가 ‘이게 사무실이야.’라고 실망할지도 모릅니다.”라면서 “직원들보다 대표이사 컴퓨터가 제일 후집니다.”라고 회사사정을 솔직하게 설명했다. 채용희망자는 1900년 이후 출생자로서 보통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소유해야 한다.남녀불문하고 흡연자를 우대하지만 미모의 여성이면 전 사원이 담배를 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이밖에도 실내용 슬리퍼 제공,생수·화장실 무료사용,야근시 비타민 제공 등 복리후생(?)조건을 밝혔다. 이에 대한 반응은 “모집공고를 너무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 “참신하다.” “솔직하고 가족같은 분위기에 함께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등 다양했다.마감 결과 사원 6명,자본금 1억 5000만원에 불과한 무명업체이지만,입사경쟁률은 마감 하루 전인 26일 오전까지 320대 1이 넘었다.이 회사 김상규(33) 개발실장은 “업무특성상 튀고 참신한 인물을 찾기 위해 공고를 재미있게 냈을 뿐인데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인터넷 스코프] 간편해진 결혼 쉬워진 이혼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특히 직장 여성들에게 인터넷은 좋은 도우미다.신혼여행 및 결혼식장 선정,청첩장 인쇄,예물 및 혼수 구입,폐백 음식 예약,이사 신청,우편물 주소지 이동 등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원 클릭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결혼 준비를 하면,복잡한 과정이 간단하게 한 군데에서 모두 해결이 되어 편리하다.비용 문제도 가장 저렴한 곳을 선택할 수가 있다.이러다 보니 예전처럼 결혼 준비하다가 싸우는 경우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또 인터넷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고루고루 정리해서 허례허식을 피하게 하는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과거에는 집안 어른들이 결혼 문제에 왈가왈부해서 적잖은 문제를 일으키는데 그런 여지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 모르는 일들이 생기면 결혼 관련 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전문가들의 답을 즉시 들을 수 있다.결혼 생활을 먼저 하고 있는 인생 선배들의 조언도 인기 만점이다.미리 준비만 하면 인터넷은 서울과 지방을 차별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렇게간편한 결혼 준비를 도와주는 인터넷에 대해 아직은 기성세대의 곱지 않은 시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인륜지대사인 혼례를 어떻게 인터넷으로 진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그래도 인터넷 결혼 준비의 편리성은 이미 신세대 결혼 문화의 정점으로 자리잡고 있어 부정적인 인식도 빠른 시기에 불식될 것으로 믿는다. 한데 결혼을 쉽게 하게 도와주는 인터넷이 결혼 생활,가정 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매개체가 돼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최근 문제를 일으킨 인터넷 스와핑 모임도 가정,가족과 같은 인륜의 문제를 정면에서 거스르고 있는 단적인 예다. 지금 이 순간도 인터넷은 부정한 일들을 생산하거나 연결하는 고리가 되고 있다.단순히 빠져든 채팅에서 도리를 벗어난 민망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가정이 파괴되고 있다.또 인터넷은 높게만 느껴지던 ‘이혼’ 상담의 벽마저 허물고 있는 듯하다. 사이버상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개인적인 문제를 털어놓을 수 있다.불특정의 공간에 개인사가 보안이 취약한 인터넷으로 쏟아져 나옴에 따라,경우에 따라서는 소중한가정문제가 희화화되기까지 한다.인터넷 때문에 이혼도 쉽고 빠르게 처리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혼례 등과 같은 생활 정보는 인터넷에 무궁무진하게 있다.이것들을 활용하면 한층 높아진 수준의 준비를 할 수가 있다.그러나 좋은 약도 잘못 쓰면 해롭다는 말처럼,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쓰이면 엉뚱한 피해를 보는 건 시간 문제다. 물론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성 개방 풍조,서구문화에 힘입은 개인주의가 높은 이혼율을 초래한다는 분석이 나온다.하지만 인터넷 문화가 삶의 바른 이정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이혼을 유인하는 쾌락과 황금만능주의의 정보를 먼저 선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심이 든다. 경제개발 시대에 ‘빨리 빨리’라는 슬로건이 많은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전통문화 가운데에서 불합리한 요소들이 인터넷에 의해 걸러지고 있는 상황만 해도 상당히 진일보한 것이 틀림없다.인터넷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긴 하지만,앞으로는 이혼의 위기를 인터넷으로 극복했다는 부부들의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이 연 희 강릉대 강사
  • 신도시 사는 당신, 행복하십니까/ 제1회 신도시展 ‘넌, 어디서, 사니?’

    1만여평의 벌거벗은 땅(裸垈地)에 30여개의 컨테이너가 여기저기 들어서 있다.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신도시의 모습도 이런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 차가운 금속구조물이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고,빈터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누구나 살고 싶어할 신도시의 모습이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우리들이 꿈꿀 수 있는 여러 스펙트럼 가운데 하나를 보여준다. ●새달 16일까지 일산 MBC사옥부지서 제1회 신도시전(展) ‘넌,어디서,사니?’는 신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묻는다.이 전시회는 ‘현재’와 같은 신도시를 만든 원인을 규명하거나,신도시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다양성’이 숨쉴 수 있는 공간으로 신도시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상상력에 기대어 살펴보고,시민들도 함께 꿈꾸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고양시의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문화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문화예술인모임(대변인 영화감독여균동·공연기획자 안태경)이 주최하는 ‘넌,어디서,사니?’전은 일산신도시 호수공원에서 가까운 장항동 MBC 사옥부지에서 새달 1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신도시전에는 미술에서 박불똥 양주혜 홍현숙과 얼마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구본주,영상에서 고승욱 김세진 박찬경,디자인에서 안상수와 홍동원,문학에서 김지하와 고형렬 박영근 하종오 유용주,퍼포먼스에서 박정희 등 일산신도시 안팎에 사는 4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양주혜가 설치작업을 할 16m 높이의 대형 철탑을 중심으로,넓지만 황량하기 그지없는 땅에 가져다놓은 컨테이너에는 작가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입주’하게 된다.홍현숙은 이 나대지 한복판에 보리를 심어 황폐한 ‘가상의 신도시’를 생명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박이창식은 신도시를 분양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벌이는데,아파트를 분양할 때면 어김없이 따라다니는 ‘떴다방’을 희화화하는 작업이다. 장르간 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김지하의 시를 안상수가 그래픽 디자인으로 형상화하는 작업도 그하나가 될 것이라고 한다. ●도시마다 문화적 주체성 찾는 길잡이로 주최측은 앞으로 신도시전을 해당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분당 산본 평촌 부천 과천 중동 등 경기도 지역을 순회하며 열어,도시마다 문화적 주체성을 찾아가는 길잡이가 되기로 했다. 전시회 공동기획자의 한 사람인 임정희(미술미학) 연세대 겸임교수는 “신도시는 개발한 사람들이 들어가 사는 것이 아니라,이주한 사람들이 들어가 산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친근감이 배제되어 있는 공간”이라면서 “신도시에 어떤 상상력을 부여할 수 있고,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넌,어디서,사니?’전의 관람료는 없다.(031)902-7377. 고양 서동철기자 dcsuh@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佛도 ‘TV 리얼리티쇼’ 열풍

    ‘리얼리티 쇼’의 열풍이 프랑스에서도 예외없이 불고 있다.리얼리티 쇼는 일정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실제 상황에서 촬영해 여과없이 전달하는 프로그램.남의 사생활 엿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속성을 겨냥한 것이지만 오락적인 성격까지 가미되면서 시청자들을 TV 앞에 붙잡아 놓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어로는 ‘텔레-레알리테’라고 부르는 리얼리티 쇼가 프랑스에 처음 소개된 것은 이 장르의 원산지격인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지 1년 정도 뒤인 2001년 봄.오락전문 채널인 M6가 방송한 ‘로프트 스토리(Loft Story)’가 장안의 화제를 모으자 최대 민영방송인 TF1이 이와 흡사한 ‘나이스 피플(Nice People)’을 방송하면서 프랑스의 공중파 방송에서도 리얼리티 쇼의 경쟁이 시작됐다. 이후 두 방송사는 계절별 프로그램 개편에 맞춰 짝짓기,스타 입문,서바이벌 등 시즌에 어울리는 리얼리티 쇼를 제작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리얼리티 쇼에 열광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가리켜 ‘리얼리티 쇼 세대’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모두에게 매력적인 장르 ‘로프트 스토리’나 ‘나이스 피플’은 모두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 남녀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해 보여준 뒤 시청자 투표를 통해 한 사람씩 탈락시켜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쇼의 가장 큰 매력은 출연자들의 일상생활에서 인간적이고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있다.연출되지 않은 상황이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에 의해 촬영되고,각본없이 진행되는 참가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노골적인 표현까지 모두 다듬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보여진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우정과 갈등,위험을 감수하고 고통을 인내하는 모습은 각색되지 않은 진실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드라마보다 시청자들을 감동시킨다. 시청자들은 자신과 별로 다르지 않은 평범한 출연자들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거나,탈락하는 출연자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그 입장에 선 듯 괴로운 감정을 맛본다. 방송사들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기 위해 ‘엿보기’라는 키워드에 극적인 효과를 더하고,전화로 참가자들에 대한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오락적인 성격을 가미한다.이렇게 되면 프로그램의 성공은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방송사측에서 볼 때 리얼리티 쇼는 무척 매력적인 장르로 꼽힌다.비싼 출연료를 지불해야 하는 스타들 대신 평범한 사람들이 출연하는데다 엄청난 제작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이들 프로그램은 적은 예산으로 아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 때문이다.특히 주요 시청자가 구매력이 높은 20∼30대여서 광고주들의 관심도 무척 높다. 지난 9월초 끝난 TF1의 ‘코 란타(Koh Lanta)’는 파나마의 무인도 보카스 델 토로에서 펼치는 남녀 16명의 생존경쟁을 다룬 것으로 올해로 3번째 방송됐다.리얼리티 쇼의 원조격인 미국 CBS방송의 ‘서바이버’와 거의 비슷한 이 프로그램은 40일간 무인도에서 생활하면서 각종 모험을 통해 마지막 생존자를 2명까지 압축한 뒤 함께 참가했던 6명이 투표로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여름 3개월 동안 방송된 이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은 32.4%를 기록했으며 마지막회 최종 승자가 가려지는 순간의 시청률은 무려 64%에 달했다. 지난 7월 막을 내린 M6의 ‘새로운 스타를 찾아서’는 결승에 오른 두 후보 가운데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한 마지막회에서 시청자들의 전화 참여가 무려 100만통이 넘었다. ●스타가 되는 지름길 리얼리티 쇼는 최종 승자에게 주어지는 상금도 상금이지만 출연자 가운데서 대중의 인기를 끄는 진짜 스타들이 속속 탄생하면서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수많은 스타 지망생들에게는 스타가 되는 지름길로 통한다.프라임타임에 자신의 모습이 방송되는 것은 물론 운만 좋으면 단번에 스타덤에 올라 부와 명성을 누릴 수도 있다. 가을 시즌의 시작과 함께 현재 공중파를 타고 있는 리얼리티 쇼는 무명의 스타 지망생들 가운데서 스타 후보를 발굴해 내는 TF1의 ‘스타아카데미’와 M6의 ‘팝스타스(Pop Stars)’. 올해로 세번째 방영되는 ‘스타아카데미 2003’은 ‘로프트 스토리’ 이후 가장 성공적인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으로 올해 스타아카데미의 후보가 되기 위해 모여든 젊은이들이 12만명이나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성(古城)에서 외부와 고립된 채 공동생활을 하는 16명의 스타 후보생들이 전문가들로부터 노래·춤·악기연주·연기·무대매너 등 강도높은 훈련을 받으며 스타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16명의 스타 후보들 중 최종 승자를 시청자들의 전화투표로 선발한다.M6가 방송 중인 ‘팝스타스’는 후보 선발부터 선발된 후보들이 어려운 스타의 관문을 통과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 스타 입문 프로그램에서 최종 우승자가 되면 음반을 내고 드라마·광고에 출연하는 등 본격적인 연예인 활동이 시작된다. 1회 스타아카데미 우승자인 제니퍼는 첫 앨범이 100만장 이상 판매되고 올랭피라 극장에서 성황리에 콘서트를 여는 등 성공을 거뒀고 팝스타스가 배출한 L5의 앨범도 역시 100만장 이상 판매됐다.1회 로프트스토리 우승자인 로아나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회사 사장이 됐다. ●고개드는 비난의 목소리 그러나 리얼리티 쇼가 너무 많이 제작·방송되다 보니 식상하는 시청자들도 생기고 지나친 상업성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근무하는 로랑 로베르냐는 “아무리 진실을 보여준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방송 제작자들에 의해 교묘하게 연출된 허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리얼리티 쇼를 비판한 책 ‘셀레브리에브테’을 쓴 제롬 베글레는 “리얼리티 쇼를 통해 연예활동을 시작한 스타들은 미디어에 의해 급조된 탓에 스타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상업성을 추구하는 미디어는 대중에 의해 쉽게 잊혀지는 반짝 스타를 양산하고,이것은 당사자들에게 큰 상처만을 안겨줄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리얼리티 쇼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lotus@ ■‘정치 리얼리티쇼' 논란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최대 민영방송인 TF1 TV는 지난 8월 말 가을철 방송 프로그램 개편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치인들이 출연하는 프랑스 최초의 정치 리얼리티 쇼를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6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인과 일반인이2∼3일간 함께 지내는 실제 상황을 담은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10월부터 월 1회 내보낸다는 계획이었다. TF1은 이 프로그램의 첫번째 출연자로 장관급인 장 프랑수아 코페 정부 대변인의 출연 승낙까지 받았지만 정치권에서 치열한 찬반양론이 벌어지면서 제작은 벽에 부딪혔다. ‘정치인이 대중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새로운 시도’라는 찬성론이 있는가 하면 정치를 코믹화하고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는 반대론도 거셌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총재는 “정치는 그 자체가 현실이다.”며 “리얼리티 쇼는 방송사의 출연자 선택,편집 등으로 오히려 잘못된 현실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알랭 크리빈 공산혁명동맹 대변인은 “정치인과 국민의 관계를 희화화함으로써 탈정치화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정치 리얼리티쇼가 방송되기도 전부터 논란을 불러 일으키자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는 “카메라는 인간관계를 왜곡한다.”면서 각료들의 리얼리티 쇼 출연 금지를 지시하기에 이르렀다.라파랭 총리는 아직 방영되지 않은시범제작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출연 금지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시범프로 제작에는 피에르 베디에 주택담당 장관이 참여했으며 베디에 장관은 파리 근교 조산원 가정에서 시범프로 제작을 위해 2∼3일을 보냈다. TF1 제작진은 라파랭 총리가 각료들의 출연을 금지한 것일뿐 프로그램 제작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현직 각료들이 빠진 정치 리얼리티쇼가 얼마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지는 미지수다. 결국 현재로서는 프랑스 최초의 정치 리얼리티쇼는 프로그램 제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영상시대 걸맞은 사진편집

    인도의 간디와 영국의 처칠은 수많은 연설을 했지만 연설 내용보다 한 장의 사진 속 모습이 일반인들에게 더욱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다.라이프지의 사진기자 마거릿 버크화이트가 찍은 사진인데,간디는 인도 고유의 옷을 입고 물레를 돌리는 모습으로,처칠은 시가를 입에 물고 약간 화난 듯한 표정을 짓고 서있는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이다.이는 인쇄를 거친 한 장의 사진,한 컷의 그래픽,그리고 한 컷의 일러스트가 다른 매체에서는 전달할 수 없는 함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말해준다. 신문은 잡지와는 달리 지면이 제한되어 있어 사진이나 그래픽,일러스트 등에 많은 공간을 할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특히 대한매일은 다른 일간지들보다 상대적으로 발행 면수가 적기 때문에 사진이나 그림에 대한 편집 방향이 확고하지 않으면 지면 배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그러나 대한매일은 이러한 예단을 깨고 다른 신문보다 더 과감하게 사진과 그래픽,일러스트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신문을 읽는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은 현대인에게 사진이나 그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짧은 시간에 파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8월26일자 대한매일에 실린 무용가 홍신자의 사진(이종원기자)은 홍신자의 삶과 아름다움을 가득 담았다.홍신자에 관한 설명은 단지 작은 박스기사 하나였지만 사진 한 장으로 아무런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하였다. 또 간간이 실리는 위트가 담긴 일러스트도 대한매일을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추석을 앞두고 여성들의 명절증후군을 희화화한 9월8일자 김정택 화백의 일러스트에는 한가위 보름달 속 토끼가,한복을 입고 앞치마를 두른 아줌마의 머리 위를 찧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골치가 아파 머리를 동여맨 주부의 모습을 그린 이 한 컷의 일러스트가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다.그리고 ‘경제와 세상’ 면에 자주 등장하는 이혜선기자의 그래픽은 기사의 핵심을 한 장의 그림으로 전달해주고,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경제 기사를 쉽고 친근하게 만들어준다. 대학신문 사진기자였던 시절,축제 특집으로 신문의 한 면 전체에 내가 찍은 사진이 실렸는데도 편집국장이 내 이름을 넣어주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라 나는 습관적으로 사진을 찍고 그래픽,일러스트를 그린 기자 이름을 살핀다.혹시 활자인쇄매체라는 특징 때문에 사진이나 그림을 홀대하지 않는가 하는 걱정 때문에 기자이름을 실었는지,기자가 누구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매일에도 가끔 사진기자의 이름이 실리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다.예를 들면 8월27일 25면,9월3일 27면 등이 그렇다.사진이나 일러스트,그래픽 한 컷 한 컷을 기자들이 얼마나 고심하면서 찍고 그리는가를 생각하면 당연히 이들의 노고를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 방송·인터넷 매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문은 인쇄활자매체로서 특징을 살리면서 나름의 차별되는 영역을 모색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대한매일이 계속 사진·그래픽·일러스트를 잘 활용하고 이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함으로써 인터넷매체나 방송매체가 전달할 수 없는 함축적 메시지를 담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역량을 더욱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그렇게 함으로써 정보 영상 시대 속에서도 더욱 발전하는 신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 경 애 동덕여대교수 여성학
  • “커밍아웃, 연기로 보여드립니다”/SBS ‘완전한 사랑’으로 3년 만에 복귀 홍석천

    2000년 9월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탤런트 홍석천(32)이 안방극장에 돌아온다.그것도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김수현 작가의 멜로 드라마에 비중있는 조역으로 발탁됐다.새달 4일부터 방송하는 SBS 특별기획 ‘완전한 사랑’(연출 곽영범)이 연기 인생 2막을 여는 무대. “커밍아웃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역할이에요.주인공 시우(차인표),지나(이승연)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로,특히 동업자인 지나와는 동성 친구처럼 속마음을 털어놓는 절친한 사이지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자의반타의반 방송을 그만뒀던 그가 지상파 드라마로 돌아오는 데는 꼬박 3년이 걸렸다.그에겐 30년보다 더 긴 세월이었을 것이다.“너무 기쁘고,두려워요.첫 촬영때 카메라앞에서 얼마나 떨었는데요.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지 아직 자신은 없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는 작가와 연출자에게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다.일면식도 없던 자신을 불러준 은인들이다.“지난 추석때 처음 김선생님댁에 인사를 갔는데옆집 아주머니처럼 소탈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김 작가는 그에게 동성애자에 관한 사적인 질문을 전혀 하지 않는다.그럼에도 대본에는 동성애자의 일상과 심리들이 아주 날카롭게 묘사되어 홍석천은 무척 놀랐다고 했다. 김 작가가 요구한 것은 단 한가지.“과장하지 말고 자신을 그대로 보여줘라.”호들갑스러운 목소리와 독특한 몸짓으로 희화화되기 일쑤인 기존의 동성애자와 달리 이 드라마에선 지극히 평범한 이웃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동안은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좌절에 빠져 지낸 적도 있지만 이젠 주변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요.길가다 마주친 분들이 ‘언제 방송에 나오느냐.’고 격려할 만큼 사회적 인식도 많이 달라진 것 같구요.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하긴 하지만 그래도 불안하지는 않아요.” 시종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는 그에게서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의 우스꽝스러운 ‘쁘와종’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얄궂은' 운명이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대신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인생 경험을 했기 때문이아닐까.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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