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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아름다움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아름다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의 시 ‘낙화(落花)’의 첫 대목이다. 이어지는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라는 표현을 보건대 이 시의 주제는 사랑이지만, 세상에는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보편적 에피그램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이번 총선을 보면서 과연 옳은 소리라고 생각을 했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기는 고사하고 갔던 사람이 다시 와서 이곳저곳 물을 흐려놓은 것이 이번 총선이었다는 자조적 관전평이 설득력을 갖는다. 흔히 역사를 되돌리려는 무모한 시도를 당랑거철(螳螂拒轍)에 비유한다. 사마귀가 앞발을 들어 달리는 수레를 멈추게 하려 했다는 ‘장자(莊子)’에 나오는 얘기로, 그 무모하고 허망함이 이 고사가 주는 교훈일 터이지만, 이번 총선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이 ‘당랑거철’은 주효했다. 듣기만 해도 이에서 신물이 나는 사람들이 나와서 지역감정과 온정주의에 호소하면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던 지역주의를 되살아나게 함으로써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끌어 내렸다. 총선 초기 국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공천혁명도 이들로 해서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정치 자체가 희화화되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준 사람도 적지 않았으니,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다했다면서 스스로 입후보를 사양한 전·현직 국회의장이 그들이요, 전 총리가 그러하며, 정권교체로서 자기 임무가 끝났다고 정계에서 물러간 보수정객이 또한 그들 중 하나다. 임기를 마치고 고향에 내려가 유유자적 슬리퍼 바람으로 산책을 하는 전직 대통령도 보기 좋다. 이들은 우리 정치에 실망해서 정치 허무주의로 전락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한가닥 빛으로 밝혀준다. 물론 그만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맹자(孟子)’에도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경우에 그만두는 사람은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지만-‘盡心 上(진심 상)’-아마도 이번 입후보자 대부분이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골고루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혹은 보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할 일이 있고 그만두어서는 안 되겠기에 나섰을 것이다. 어차피 경쟁이니까 누군가는 떨어져야 하고 그 당락의 결정은 전적으로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당연히 그 결정이 존중되어야겠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서 조금은 씁쓸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민주화의 가치를 지나치게 경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점이 그것이다. 우리는 지금 단군 이래 가장 자유롭고 민주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 민주주의는 그 완성도에 있어 채워야 할 구석이 아직 많다. 그리고 이만큼의 민주주의도 피와 땀의 대가로 쟁취한 것이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사람들이 여럿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다.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경력이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이 되는 왜곡된 풍속도도 가끔 목도되었다. 이제 거대담론의 시대는 갔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일상에 매몰되어 가치중심을 잃는다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진정으로 아름답고 빛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경우에 그만두지 않아야 할 사람을 국민이 적극적으로 뽑어주고 지켜주는 미덕이 필요하고도 중요하다. 시인 신경림
  • 유럽 ‘이슬람 갈등’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이 다시 ‘이슬람의 분노’로 들끓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극우파 정치인이 반(反)이슬람 영화를 인터넷에서 상영한 데 이어 독일에서 30일(현지시간) 살만 루시디의 소설 ‘악마의 시’를 연극으로 공연하면서 이슬람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엔 덴마크 신문들이 마호메트 만평을 다시 게재해 무슬림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네덜란드 反이슬람 영화상영 이어 또… 이처럼 무슬림을 자극하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2005년 마호메트 만평으로 촉발된 이슬람 세계의 격렬한 반발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독일이 무대에 올리는 원작 ‘악마의 시’는 1988년 영국 작가 루시디가 발표하자마자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호메이니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으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여파로 루시디는 1998년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루시디에 대해 사형선고를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힐 때까지 도피 생활을 했다. 독일 이슬람협회 알리 키질카야 회장은 “‘악마의 시’는 무슬림의 종교적 감정을 도발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만 마지엑 이슬람협회 사무총장도 “표현과 예술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종교적으로 신성시되는 것을 모독하는 것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독일 내 이슬람 단체는 ‘악마의 시’ 공연으로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데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마지엑 사무총장은 이슬람 교도들에게 감정을 자제할 것을 호소하면서 “비판적이고 건설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악마의 시’ 연극 공연은 지난 27일 네덜란드 극우 정치인인 게이르트 빌데르스(44)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비난하는 영화를 인터넷에 올려 무슬림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시도된 것이어서 테러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테러발생 가능성등 우려 목소리 커 외르크 치르케 독일 연방수사국장은 “무슬림을 자극하는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유럽 내에서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 독일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열차폭탄 테러 시도도 마호메트 만평 사건으로 촉발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높아진 테러 위험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6년 초 덴마크·독일·프랑스 등 유럽 신문들이 마호메트를 희화화한 만평을 게재, 이슬람 세계의 격렬한 분노를 일으켰다. 당시 유럽 신문들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마호메트가 폭탄모양의 터번을 두른 문제의 만평을 실었고 이슬람권에서는 폭력시위로 맞서면서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vielee@seoul.co.kr
  •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 금릉 석물원을 가다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 금릉 석물원을 가다

    그를 보면 ‘작은 거인’이란 표현이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명장(名匠) 장공익(78)옹.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현무암 조각에만 천착해 살아왔다.1m53㎝의 단신임에도 다루기 까다로운 거대한 현무암들을 공깃돌 다루듯 조탁해 6m가 넘는 돌조각으로 변모시킨다. 2000년 금릉석물원을 연 이후 전시용으로 만든 돌조각들이 1만여점.20대 후반부터 기념품 등 상업용으로 제작한 돌하르방까지 포함하면 10만여점을 상회한다. 1993년 뒤늦게나마 세상은 그에게 ‘석공예 명장’이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한 장인의 삶과 그가 속했던 제주의 시대상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곳, 서귀포시 한림읍 금릉석물원을 다녀왔다. #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의 해학 제주공항에서 1132번 일주도로를 타고 한림 방향으로 가다보면 바다가 아름다운 마을 금릉리에 닿는다. 에머랄드빛 바다 위에 비양도가 그림처럼 떠있고, 수평선을 따라 고깃배와 갈매기들이 부지런히 오간다. 금릉석물원은 이 바닷가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금릉석물원을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정신은 제주인의 삶에 대한 풍자와 회고다. 제주의 상징 돌하르방은 물론,‘돗통시’(제주 전통 화장실)등 사라져가는 옛문화, 그리고 ‘설문대 할망(사진 (3))’ 등의 신화와 조우할 수 있다. 투박하고 익살스러운 작품마다 질박한 삶을 살아 온 제주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촉촉하게 배어있음은 물론이다. 석물원 초입의 정여굴과 미륵불 등에서 종교적인 색채도 느껴지지만, 한 발짝 더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계가 기다린다. 옷 벗는 여인을 훔쳐보는 남정네 모습(사진 (2))이 인상적인 앙작쉬내집을 지나면 백록, 청장 등 제주의 전설적인 다섯 동물을 형상화한 야생오축, 돗통시에서 큰일(?)치르는 아낙네(사진 (1)) 등과 만난다. 하나같이 기발하고 정겹다. 공원 중간쯤의 ‘조롱굴’에서부터 장옹의 해학과 익살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조롱굴은 사람 한 명 정도가 들어갈 만한 조그만 동굴. 예전 제주 사람들은 수많은 조롱굴을 통해 마을과 마을을 오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손에 여의주를 들고 풍만한 젖가슴과 둔부를 드러낸 채 남정네를 유혹하는 조롱굴 입구의 조각품은 진국태라는 서생과 사람으로 변신한 여우의 전설을 희화화한 것. 이웃집 처녀와 질펀하게 희롱하는 유생 녀석을 지나면 곧바로 ‘헛깨비 골목’이다. 제주의 전설에 등장하는 갖가지 도깨비들을 모아놓은 미로다. 미로 끝자락의 ‘코부재’란 작품은 코에 남성의 생식기가 달려 있다.‘아무리 급해도 서두르지 말라.’는 교훈을 담았단다. 석물원 끝자락의 ‘동심의 고향’은 ‘4·3사건’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장옹의 고향 ‘한산왓마을’(한림읍 상대리)을 재현했다. 임신한 처녀가 ‘동네북’을 메고 가는 작품은 제주판 ‘주홍글씨’. 이 밖에도 바람을 피운 간부(姦夫)를 벌주는 동네사람들, 말똥을 그릇에 받는 아낙네 등 해학과 재기가 번득이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 돌하르방 조각의 살아있는 역사 장옹은 제주도 돌하르방 제작의 살아 있는 역사로 통한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돌하르방 공예품을 처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려니와,60명이 넘는 제자들이 그를 사사했다. 그가 만든 돌하르방을 선물로 받아간 국내외 국빈들도 적지 않다. 캐나다 밴쿠버나 미국 샌타로사, 중국 산둥성의 리이저우 등 도시에는 지금도 장옹이 제작한 대형 돌하르방이 서있다. 그가 처음 돌하르방 제작에 손을 댄 것은 27살되던 해였다. 한국전쟁 중 입대한 해병대에서 5년만에 제대한 그에게 가족들의 생계문제는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할망하고 잠자리에 들기만 하면 애가 팡팡 쏟아지는 거여. 그때부터 호구지책으로 돌하르방을 만들기 시작했지.” 살림살이는 조금씩 나아졌지만, 애써 만든 돌하르방들이 팔려 나갈 때면 “부잣집에 아들을 놔두고 돌아서는 듯한 느낌”에 아파해야 했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교통사고로 두 차례 뇌수술을 받았고, 위암 판정을 받아 위를 잘라내기도 했다. 장옹의 가족사 또한 가시밭길로 점철돼 있다. 그의 어머니는 12명의 자식을 낳았지만,10명이 10세를 전후해 세상을 등졌다. 마지막 남은 누이마저 38세 나이로 장옹의 곁을 떠났다. 고난은 게서 멈추질 않았다.‘눕기만 하면 생겼다.’던 자신의 자식 열 명 중 다섯 명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것. 그 신산했던 삶의 편린들이 금릉석물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넓지 않은 공원이지만, 주마간산처럼 지나다 보면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자분자분 걸음을 옮겨가며 여유있게 살펴보시라. 해학적이되 천박하지 않고, 호색(好色)적이되 농염하지 않은 석물(石物)들과 만날 수 있다.(064)796-2174,3360.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한국연극 100주년 좋거나&나쁘거나

    한국연극 100주년 좋거나&나쁘거나

    올해는 연극이 지금의 형태를 갖춘 지 100년째 되는 해.1908년 11월 서울 종로 원각사극장에서 이인직의 ‘신세계’가 처음 신극(新劇)의 형태로 무대에 오른 것. 올해 연극계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공연·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는 연극 100주년 기념 공연 시리즈 첫 작품으로 ‘남사당의 하늘’(손진책 연출)을 택했다.27일부터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일 이 공연은 광대들의 한과 흥을 남사당의 여섯 놀이로 펼친 것으로, 극단 미추가 1993년 발표해 백상예술대상과 서울연극제 대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한국연극협회는 또 연말 우수 작품과 연극인들에게 수여하는 한국연극대상을 신설할 예정이다. 전국 15개 지역의 극단이 전국을 순회공연하는 소극장 네트워크 페스티벌도 진행된다. 고양문화재단은 강부자의 ‘오구’(이윤택 작·연출)를 100주년 기념작으로 선정했다. 새달 4일부터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은 ‘한국연극 100주년, 축제는 계속된다’라는 이름으로 창작 대작 ‘야래자’(5월27일∼6월1일·해오름극장)를 선보인다. 오태석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삼국유사의 설화를 토대로 한국근현대사를 풀어낸다. 세종문화회관은 1940∼50년대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오른 재미교포 작가 김은국의 ‘순교자’(5월10일∼6월1일·세종M시어터)를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극단이 공연할 ‘순교자’(연출 정진수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교수)는 부조리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인간적인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동극장에서도 원각사 설립 100주년을 맞아 11월 이인직의 신소설 ‘은세계’(손진책 연출)를 다시 올린다. 민간극장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울림 소극장은 100주년 기념 ‘해외 문제작 시리즈’를 지난 2월부터 선보이고 있다.‘블라인드 터치’(연출 김광보)가 16일 막을 내리면 21일부터는 박정희 연출의 ‘애쉬즈 투 애쉬즈(Aches to aches)’가 공연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신극 100주년을 맞는 해이지만, 연극계는 뮤지컬·스타마케팅 중심의 기획 공연·개그쇼 등이 기세를 부리면서 양극화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돼 온 대학로 연극열전2의 경우,‘서툰 사람들’‘늘근 도둑 이야기’가 각각 1억여원의 순익을 내며 보조석까지 만들 정도로 인기이지만, 다른 중·소 연극들은 자리 수를 채우기도 힘든 실정이다. 소극장연대인 ‘세븐스타’의 박장렬 대표는“그나마 연극열전이라도 없다면 연극에 관객이 들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저예산 연극들은 관객이 없어 공연을 올릴 생각도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탄생 60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극단 신협의 전세권 대표는 1962년 구상한 희곡 ‘목이 길어 슬프다’를 올해 ‘워터링(watering)’이란 제목으로 개작해 발표할 생각이었지만 재정 문제에 봉착해 공연을 올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전 대표는 “한번 부딪쳐 봐야죠.”라는 말로 추진 의지를 내비쳤지만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짙었다. 공연 시장의 기호는 ‘정극’을 올리기도 주춤하게 만든다. 삼일로창고극장의 정대경 대표는 “상업적으로 흐르는 공연문화가 연극을 오락으로 희화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출가 김광보씨는 “영국의 거장 연출가, 피터 브룩이 20세기 말이 되면 연극은 사양산업이 될 거라고 말한 것처럼 연극이 이제 사양산업이 된 건 분명하다.”며 “게다가 연극도 흥행 코드를 따라가 사회성이나 깊이 있는 작품을 택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연극 100주년이 연극정신 부활의 새로운 단초가 될까 하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김 연출가는 “이런 현실 속에서도 초창기 연극이 시작될 때의 위상을 다시 생각해 보고 정석대로 작품을 만드는 것만이 연극이 살아남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신극 100주년을 계기로 ‘공연 생태계의 종 다양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박 대표는 이를 위해서는 “관객 동원력 없는 정극을 극장들이 담보해주지 못하는 만큼 신극 100주년을 맞아 영화계의 독립영화관처럼 정극전문극장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따뜻한 아버지가 뜬다

    따뜻한 아버지가 뜬다

    드라마 속 부성애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드라마들에서 부성애는 보통 무뚝뚝한 말투 이면에 숨겨진 진한 자식사랑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들에서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극본 오상희, 연출 문보현). 스키장에 가는 7살짜리 아들 산이(안도규)가 배웅나온 아버지 강풍호(오지호)에게 이렇게 말한다.“아빠, 나 없다고 밥 대충 먹지 말고!” 저녁에 아들에게서 전화가 오자 아버지는 말한다.“스키 재밌니? 내일 봐. 쪼옥!” 그러면서 전화통에다 대고 입맞춤을 퍼붓는다. 이런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 자식사랑을 애써 억누르는 아버지를 보는 데만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일 터. 그러나 이제 드라마 속 아버지들은 변했다. 살뜰한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자식에게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며 엄숙한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이제 희화화의 소재로나 쓰일 정도다.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코너가 풍자하는 것도 바로 그런 ‘시대착오적’ 아버지상에 다름 아니다. 5일부터 시작하는 MBC 새 수·목드라마 ‘누구세요?’(극본 배유미, 연출 신현창) 역시 달라진 부성애로 눈길을 끈다. 이 드라마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비명횡사한 아버지가 ‘빙의’(영혼이 옮겨 붙음)를 통해 딸 옆에 49일 동안 머물며 못다한 사랑을 전하는 풍경을 그린다. 여기서 아빠 손일건(강남길)의 영혼은 냉혈 기업사냥꾼 승효(윤계상)의 몸 속으로 들어가 딸 영인(아라)에게 따뜻하고 절절한 사랑을 쏟아붓는다. 이에 대해 ‘누구세요?’의 연출을 맡은 신현창 PD는 “핵가족화 경향에 따라 가족간의 관계가 보다 평등해지고, 아버지들도 많이 자상해진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작은 오해로 소원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뒤늦게 후회하는 아버지나 딸들의 모습을 드라마에 담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의 문보현 PD도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으로는 각박해진 세상에서 아버지들도 가족에게서 위로를 얻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세태의 변화가 드라마들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 자리를 잃은 아버지, 연민의 대상으로 전락한 아버지….IMF외환위기 이후 대중문화 속에서 주로 나타난 아버지상이다. 그러나 아버지상의 재정립 움직임은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문 PD는 “요즘은 권위의 몰락보다는 재혼가족, 편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유형 속에서 가장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은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갖가지 모습의 부성애를 그리는 작품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MB “영어 공교육 정치 쟁점화 안돼”

    31일 비공개로 진행된 대통령직 인수위 간사단회의 초반 분위기는 ‘봉숭아 학당’ 같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참석자들이 저마다 영어와 관련해 한 마디씩 했기 때문이다.“‘김포’의 영어식 표기를 Gimpo라고 쓰는데, 외국인이 보면 ‘짐포’라고 읽기 쉽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이런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다잡은 것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었다. 이 당선인은 영어 교육의 변화를 강조하는 취지가 희화화돼서는 안 되며, 영어를 잘 하는 국민이 더 잘 산다는 쪽으로 논지의 초점을 맞춰 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앞서 언론에 공개된 간사단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이 당선인은 인수위의 ‘영어 정책’에 힘을 실어 주면서도 대국민 설득을 병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는 “방향은 인수위가 맞다.”면서도 “큰 원칙을 인수위가 잡고 설득을 시키는 과정을 좀 더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변화를 거부하는 움직임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고속도로에서 상·하행선이 분명한 데도 역주행으로 대형 사고가 일어나는데, 생활 모든 면에서 왜 요즘 역주행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신선하게 변화하는 과정에는 반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수위에서 만드는 영어 공교육 문제가 정치쟁점화되는 것은 반대다. 정치쟁점화해서는 안 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지,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수위의 영어 드라이브로 4월 총선에서 표를 잃을지 모른다는 한나라당 내 우려를 의식한 듯한 뉘앙스다. 한편, 인수위는 경제관련 국내법률을 영어로 번역한 영문판 법률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조만간 주요 경제관련 법률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이런 번역작업은 계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대선 희화화한 죄?

    대선 희화화한 죄?

    대선을 희화화하고 국격을 떨어뜨린 죄? 17대 대선에서 톡톡 튀는 공약과 발언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허본좌’라는 애칭을 얻은 허경영(58·경제공화당 총재)씨가 결국 철창에 갇히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영만)는 23일 허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 허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서울남부지법의 김선일 공보판사는 “증거인멸을 시도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 데다 의도적으로 유력 정치인과의 거짓된 친분을 앞세워 선거에 이용하려 했던 범죄의 중대성도 있다.”면서 “사진 합성과 개인능력 과대포장 등으로 향후 총선에서도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할 새로운 범죄의 가능성도 있어 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해 10월쯤 배포된 무가지 신문에 자신을 찬양하고 과장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찍은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선거 공보에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박 전 대표와의 결혼설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허씨는 영장실질심사 전 “대선에 나갔고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사람인데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유쾌한 앙상블

    유쾌한 앙상블

    현대무용단 댄스씨어터 온과 LG아트센터의 만남은 무용단과 공연장의 대표적인 앙상블로 회자된다. 이들은 2001년 이후 ‘빨간 부처’(2001년),‘두개보다 많은 그림자’(2003년),‘아큐(Ah-Q)’(2006년) 등 3개의 인기 창작품을 무대에 올려 화제가 됐으며 5월쯤 네번째 앙상블 작품 ‘뿔(Horn)’을 세상에 내놓을 예정이다. 무용계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이 두 단체 댄스씨어터 온과 LG아트센터 앙상블의 대표적 결실이자 최근작인 ‘아큐(Ah-Q)’가 국제 무대에 진출해 무용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달 5일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내 퀸엘리자베스홀에서 있을 주영(駐英) 한국문화원 개원 기념공연에 초청된 데 이어 6월18·19일 싱가포르 빅토리아 시어터에서 열리는 아츠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겹경사를 맞은 것이다.‘아큐(Ah-Q)’는 중국작가 루쉰의 ‘아큐정전’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은 작품. 권력과 술수에 희생되는 주인공의 비극적 인생에서 ‘어리석음’을 주제로 뽑아 꽃이며 칼, 고깔 같은 이미지를 유머러스한 움직임에 담아냈다. LG아트센터는 “아큐는 복잡한 인간내면의 심리를 세련되고 시적인 춤언어로 다듬어내는 안무자 홍승엽의 색채를 잘 갖춘 레퍼토리”라면서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작품 분위기 때문에 국제 무대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초청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오는 5월의 네번째 앙상블 작품 ‘뿔(Horn)’은 개성을 강조하는 현대인들이 자초하는 외로움과 동질화를 이야기하는 작품. 넘치는 정보 속에서 누구나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택해 쓰지만 결국 모두가 닮아가는 모순을 희화화한 작품으로 ‘춤의 철학자’ 홍승엽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한국계 코미디언 중동서 인기

    ‘악의 축(Axis of Evil)’.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중동에서 활약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코미디언 정원호(23)씨가 속한 ‘스탠드-업 코미디’팀의 이름이다. 정씨는 사우디 아라비아 제다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요르단에서 교육을 받아 아랍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한국어는 자기소개와 인사말을 할 수 있을 정도다. 원래 악의 축 팀은 미국을 주무대로 활약했던 3인조 정치 풍자 스탠드-업 코미디 팀이었다.‘악의 축’은 2002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와 이란, 북한 등 이른바 미국이 정한 ‘테러국가’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 팀은 이집트, 이란, 팔레스타인계 등 중동계 미국인 3명으로 구성돼 미국 순회공연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악의 축 ‘멤버’ 중 북한이 빠져 ‘2%’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북한 사람을 찾던 이 팀은 중동 순회공연을 앞두고 사우디 국영방송 mbc에서 프로듀서로 활약하던 정씨를 2개월 전에 영입했다. 정씨는 “팀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정치적 풍자가 가득한 코미디”라며 “중동과 다른 지역 사람들의 인식의 간극을 메우고 ‘아랍인=테러’라는 편견을 깨뜨리며 아랍사람도 충분히 재미있다는 게 쇼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동에서 테러와 폭탄, 부시 대통령 등 정치적 소재를 희화화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정씨는 악의 축의 일원으로 지난해 말 두바이를 비롯, 레바논 베이루트, 이집트 카이로 등 중동을 돌며 관객 2만명을 동원, 흥행에도 성공했다. 아버지의 나라 한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는 그는 “아랍인이 낯선 한국에도 아랍인의 이미지가 폭력적이라고 잘못 전달되지 않고 친숙하게 다가갔으면 한다.”고 말했다.두바이 연합뉴스
  • 모택동 희화화한 광고에 中네티즌 “버럭”

    스페인의 한 신문에 마오저둥(毛澤東)을 희화화한 광고가 실려 중국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해외 뉴스 전문사이트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4일 “스페인의 한 신문에 중국의 지도자 마오를 비하하는 광고가 실렸다.”고 보도했다. 이 광고가 게재된 스페인의 엘 파이스(elpais)는 매일 10만부 이상 팔리는 일간지로 유럽의 유력 신문이다. 따라서 마오저둥의 희화화된 사진이 전 세계로 퍼질 것을 염려한 중국인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 문제의 전면 광고는 프랑스 자동차 회사 ‘푸조 시트로엥’의 것으로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마오의 얼굴이 자동차보다 더욱 큰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 아래에는 “2006년과 2007년 최고 판매율” “우리는 2008년에도 뛰어난 기술로 마침내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라는 카피가 적혀있다. 스페인 현지에서 광고를 접한 화교단체 측은 “즉각 시트로엥 사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어떠한 답도 들을 수 없었다.”며 “영구삭제 요청 및 공개 사과를 받기 위해 이미 변호사 섭외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중국 네티즌들은 1만개에 가까운 댓글을 달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외교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만큼 중대한 문제” “중국인민 전체를 모욕한 행위”라며 불쾌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스페인의 한 변호사는 “스페인의 국왕 및 왕실을 어떠한 형태로든 모욕하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그러나 외국 지도자에 관해서는 어떤 법적 책임도 요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옴부즈맨 칼럼] 대선보도 낙후성의 연유/최영재 한림대 언론학부 교수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의 대통령 선거는 장기 레이스인 미국 대선과 달리 막판까지 변수가 많아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고 한다(서울신문 11월3일자 4면 보도). 과연 그럴 것이다. 선거일이 채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갑자기 출마 채비를 하고 있고, 지지도 면에서 유력 후보로 치는 이명박 후보는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의자 김경준씨의 귀국으로 위태롭다. 여권의 정동영 후보 지지율은 좀처럼 인상적으로 반등하지 않은 채 한 자릿수 지지의 군소 후보들이 종횡무진한다. 역시 한국 대선은 변화무쌍해서 좋다는 말이 저자거리를 나돌고 있을진대 미국 대사의 눈에는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바로 그 흥미성이 한국 정치의 낙후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선거라는 것은 모름지기 금방 다가올 미래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행위이며, 그러려면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지도자적 자질을 따지고, 또 그들이 펼칠 정책을 꼼꼼히 살피고 생각해 봐야 한다. 선거 때 민주시민이 해야 할, 이같은 너무나 당연한 일은 너무나 흥미로운 선거판세에 밀려 외면되고 망각돼 버린다. 언론의 선거보도도 마찬가지다. 언론의 정치보도는 정치 현실과 수준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치문화 자체가 낙후돼 있기 때문에 선거보도만 고품격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언론의 항변은 일리가 있다. 선거판이 드라마 같고, 코미디 같다면 언론은 그것을 그대로 보도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설명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한국 정치가, 특히 한국의 대선이 변수가 많고 흥미롭고, 그래서 때로는 낙후됐다는 비판에 대해 과연 한국 언론은 자유로운가. 따지고 보면, 한국 선거가 출렁거리고 막판 변수가 많고, 그래서 결코 유쾌하지 못한 흥미성을 자아내게 된 데는 일부 언론의 일탈적 보도 책임이 적지 않다. 지난 몇차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일부 신문들은 공공연히 ‘킹 메이커(king maker)’를 자처하는가 하면 선거 막판에 너무나 노골적인, 특정 후보를 편드는 편파보도로 물의를 빚곤 했다. 언론이 선거 보도를 하지 않고 정치적 ‘도박’을 하게 만드는 데는 그만큼 한국 정치의 변화무쌍에 기인한 바 적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편파적인 언론보도 또한 후진적인 한국 정치의 일부를 이루게 된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연거푸 실패로 돌아간 일부 신문의 오만한 선거철 편파 보도는 도대체 한국에 정론지가 있는가라는 회의를 낳게 하고, 정치는 정치대로 희화화하는 데 한몫했다. 올해 대선보도는 어떠한가. 지난번 선거와 비교해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정치판의 막판 변수, 변화무쌍이라는 말이 언론보도의 후진성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일부 신문의 편파보도는 다소 교묘해진 점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구조적으로 고착된 느낌이다. 올해 대선의 가장 큰 사안은 역시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도와 그만큼의 후보검증 문제이다. 후보검증은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검증이 제대로 안 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사후에 국가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중대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 후보의 검증문제는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도 문제가 됐지만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선거 막판까지 여전히 변수로 남아 한국정치를 후진 정치로 만들고 있다. 일부 신문은 이 후보의 높은 지지도에 기댄 보도를 하면서 검증문제를 방해하는 보도까지 일삼았다. 서울신문의 대선 보도는 비교적 균형과 공정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격변하는 선거판세를 그대로 전달하는 중계식 보도의 한계는 극복해야 할 것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학부 교수
  • 靑 ‘정동영 밀어주기’

    청와대가 2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지지율 정체로 인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안 카드론’에 “우스운 얘기”라며 일축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급부상에도 불구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선출된 정 후보를 폐기할 수 없다는 기류로 여겨진다.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에는 “대선판이 희화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절차가 있는데 정 후보로 그냥 가야 한다.”면서 “후보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에 대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악재와 결함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정 후보의 행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총재의 등장에 “원칙에 따라 모양을 지켜나가는 정당 정치에 맞지 않다.”면서 “정당 정치와 대선판이 희화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날 국회 운영위 국감에서 “솔직히 정 후보의 당선을 바란다.”고 답변한 데 이어 청와대가 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대선의 불가측성을 고조시키겠지만, 정 후보를 뺀 범여권의 대선 시나리오는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현 상황에서 정 후보가 아닌 다른 카드를 고려해야 할 필요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인식이 이를 뒷받침한다.핵심 관계자는 “다른 카드를 생각하는 게 더 우스운 얘기”라면서 “(대안론은)청와대가 논의할 범주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곤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전 총재의 공식 출마 이후 이 후보와 이 전 총재가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상황이 현실화하면 범여권으로서는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대화앞서 편견버려라/손원천 문화부 차장급 기자

    “변양균 문제, 할 말 없게 됐다.” “정윤재, 부적절한 행위이고 유감.”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빚어진 권력형 비리 의혹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발로 쓴 권력형 비리 의혹 기사가 점점 ‘소설’이 아니라 실화를 담은 논픽션으로 바뀌어가는 형국이다. 한국기자협회 운영진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해 취재선진화 방안의 백지화와 함께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 비하 발언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로부터 끊임없이 ‘개혁의 대상’으로 자신의 직업을 폄훼당해 온 한 사람의 기자로서 오늘 하루 벌어진 일들을 보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를 두고 ‘깜도 안되는’‘소설 같은’ 등의 용어를 구사해 가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제44회 방송의 날 축하자리에서는 “(이번 사건들이)지금 언론을 이만큼 장식할 정도로 기본적 사실을 전제하고 있는가. 좀 부실하다.”고도 했다. 물론 역대 대통령들이 자신과 연관된 사건에 대해 그 의미를 축소하려는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지점에서 간과해선 안될 것은 그런 사건들이 ‘지금 언론을 이만큼 장식할 정도’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언론사 고유의 몫이란 점이다.‘깜’이 되는지 안되는지 판단하는 것도 대통령이 아니라 기사를 읽는 국민들의 몫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주변에서 빚어진 사건에 대해 스스로 촌평할 입장이 아니라는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가 기자와 언론을 표현할 때 흔히 동원하는 수식어가 ‘특권’ 혹은 ‘특권의식’이다. 잠시 시계추를 뒤로 돌려 보자. 노 대통령은 지난 8월31일 있었던 한국방송프로듀서협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언론의 특권을 청산하려 하자 편을 갈라 싸우던 언론이 모두 나의 적이 됐다.”고 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기자는 지금 어떤 특권을 누리고 있는가. 구두밑창에 뇌물을 쌓아 둔 차명통장이 있을 만큼 ‘짭짤한’ 인허가권이라도 갖고 있는가. 기자의 펜끝에서 결정나는 이권사업이라도 있는가. 도대체 내가 갖고 있다는 특권의 정체가 무엇인가. 적잖은 정부 부처 관료들이 살고 있다는 서울 강남에 단 3.3㎡(1평)의 땅도 없고, 여느 시민들과 똑같이 지하철 타고 직장다니는 기자에게 어떤 특권이 있다는 것인가. “언론이 모두 적이 됐다.”는 표현도 부적절하다. 노 대통령은 취임초부터 언론개혁을 부르짖었다. 예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모든 언론을 개혁의 대상으로, 모든 기자들을 적으로 몰아세웠다. 대통령이 적으로 ‘만든’ 거지, 기자들 스스로 적이 ‘된’ 게 아니다. 노 대통령의 표현대로라면 기자는 ‘살아 있는 권력’을 적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기자가 오라면 안가도,PD가 오라면 간다.”는 대목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기자가 오라는 대로 오고가는 대통령이 과연 있었던가. 다른 사람의 직업을 존중하지는 못할지언정, 이렇게 희화화하고 조롱해도 되는 것인가. 언론과의 대립이 갈수록 날카로워지자, 노 대통령은 예의 ‘토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들었다. 이른바 ‘취재선진화 방안’에 대해서도 토론해 보자는 것이다. 대화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언론을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품격이나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불량상품’으로 매도하면서 한편으론 토론을 하자는 게 썩 이해가 되지 않는다.‘소설가와의 대화’가 아닌 ‘언론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언론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려는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언론의 자정기능에 맡겨 두든지, 최소한 언론개혁이 이 정권의 ‘역사적 책임’이라는 공허한 사명감에서라도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손원천 문화부 차장급 기자 angler@seoul.co.kr
  • 日의과대학 망년회서 ‘사디즘 놀이’ 사진 파문

    “의대생이 사디즘(sadism)놀이를?” 최근 일본의 한 유명 의과대학 망년회에서 이른바 ‘사디즘 놀이’를 했던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4, 5년전 후쿠시마(福島)현립의과대학의 학부생 망년회에서 찍힌 100여장의 촌극 장면들. 이 사진에는 일반적인 망년회에서 볼 수 있는 음주가무 장면과는 달리 ‘사디즘’(sadism, 성적 대상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성적인 쾌감을 얻는 이상 성행위)의 내용을 촌극으로 각색한 장면들이 담겨있다. 특히 검은색 속옷 차림의 여성이 환자역의 남성위에 올라가 하이힐로 짓밟는 사진은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사진을 본 한 네티즌은 “기저귀를 찬 남성 환자가 저런 행위로 희화화되는 것은 실제 환자들에게 큰 아픔을 주는 일”이라며 “굉장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의대생들이 환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촌극을 하다니 유감”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세계적인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디피아(Wikidepia)에 등재된 후쿠시마현립 의과대학 항목에는 ‘일류의 변태들이 모이는 의대’라는 해설이 새롭게 쓰여지는 등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범여권 배틀 로열/이용원 수석논설위원

    ‘배틀 로열’ 하면 일본의 만화·영화부터 떠올리는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학원 폭력이 극심해지자 일본정부는 ‘배틀 로열법’을 제정한다, 이에 따라 군대는 전국의 중3 학급 가운데 한개 반을 무작위로 골라 학생 전원을 무인도로 끌고간다, 각종 무기를 지급받은 주인공 일행은 친구들을 모조리 살해해야 홀로 살아남게 되는 서바이벌 게임을 강요 받는다는 줄거리이다. 극단적인 상황 설정에 폭력·선정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기성세대와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아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소설로 먼저 발표된 뒤 잇따라 만화·영화로 만들어져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대혼전, 큰 싸움’등을 뜻하는 영어 배틀 로열(battle royal)은 옛 로마제국 검투사들의 결투 형태에서 유래했다.3명이상의 검투사들에게 난투극을 벌이게 해 ‘마지막으로 우뚝 서 있는 자’를 승자로 뽑는 방식이었다. 이같은 방식은 서양 문명에 길이 이어져, 미국에서는 흑인 노예 5∼6명에게 눈을 가린 채 떼싸움을 벌이게 하고 이를 즐기는 ‘게임’이 19세기까지 유행했다고 한다. 하긴 옛날 일만도 아니다. 미 프로레슬링계는 초대 챔피언을 뽑거나 챔피언이 공석이 됐을 때, 숱한 희망자 가운데 챔피언 도전자를 가릴 때 지금도 배틀 로열을 한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어제 대선출마를 선언해 범여권 주자 대열에 정식 합류했다. 유력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돼온 그의 출마선언은 익히 예상된 일. 문제는 범여권에서 출마를 선언했거나 곧 선언할 사람이 스무명 가까이 된다는 데 있다.2007년 대선 정국을 보면서 배틀 로열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배틀 로열에는 장점이 있다. 흥행성을 최대한 높이고, 참가자의 특장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그 역사에서 보듯 배틀 로열에는 오락성·야만성이 혼재돼 있다. 스무명 가까운 주자군(群)에서 국민 기대를 모을 만한 대선후보를 선정하는 일은, 범여권을 자처하는 정치세력이 떠맡을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이 희화화해 국민에게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범여권은 지혜와 의지를 모아야 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사설] 국민 우습게 보는 범여의 ‘묻지마’ 출마

    범여권 인사들의 대선 출마선언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그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참여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한명숙 의원과, 김혁규·신기남·김원웅 의원, 천정배 전 법무·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등이 이미 출사표를 올렸거나 의사를 비친 상태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민주당 김영환·추미애 전 의원, 출마를 저울질 중인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만 20여명선이다. 원론적으로 대선 출마는 피선거권을 지닌 개인의 권리이기에 탓할 수만 없다. 하지만 작금의 범여권 후보 난립은 도가 지나치다는 게 문제다. 열린우리당 스스로 이대로는 전국순회 유세나 TV 토론 등 경선절차를 밟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자인하고 있을 정도다. 대선을 6개월도 안 남겨놓은 상황에서 이는 우선 국민에게 도리가 아니다. 이미 범여권은 탈당과 이합집산 과정에서 책임정치를 팽개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터다. 정체성 차이도 없는 고만고만한 후보들이 ‘나요, 나’라고 나서는 일은 유권자의 선택만 어렵게 할 뿐이다.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치는 후보들의 ‘묻지마 출마’에 깔린 정치적 복선은 더 심각한 문제다. 출마선언만으로 범여권 통합과정에서 지분을 챙기려 든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년 총선에 앞서 이름과 얼굴을 팔아보자는 뜻이라면 정치판을 아예 희화화하는 일일 것이다. 까닭에 우리는 범여권 스스로 후보난립을 여과하는 메커니즘을 찾기를 당부한다. 각 정당내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를 가동하든, 범여권 주자 연석회의를 통해서든 교통정리를 하란 얘기다. 물론 이에 앞서 국민을 감동시킬 비전도, 당선가능성에 대한 확신도 없는 범여권 예비후보라면 출마의사를 스스로 접는 게 옳다고 본다.
  • 김진명 정치소설 ‘킹메이커’ 대선후보 편향 시각 논란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널리 알려진 작가 김진명(50)이 ‘자의적인’ 연말 대선 시나리오가 담긴 실명 정치소설 ‘킹메이커’(도서출판 포북)를 펴내 파문이 일고 있다.‘킹메이커’는 대한민국에 친미정권을 세우려는 미국에 대항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후보를 낙마시키려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은 이 후보가 에리카 김과 ‘적절치 못한 관계’를 맺은 것을 낙마의 주요 이유로 제시한다. 박근혜 후보와 최태민 목사의 루머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소설에는 김 전 대통령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밀어야 한다.”고 언급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김진명씨는 “2002년 대선이 김대업의 근거 없는 말에 휘둘리는 걸 보고 작가로서 고통스러웠다.”면서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소문이 난무하는 걸 보고 소문의 진실과 이를 대하는 정치인들의 자세를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소설을 쓰게 됐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특정 정치인에 대한 편향을 소설의 형식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낸 데 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위기론이 팽배한 문단에 문학을 희화화하고 출판상업주의를 부채질했다는 비난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소설은 무엇보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선거법 위반 여부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선거법상 선거 180일 전인 지난 22일부터 후보자 비방이나 사전선거운동은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되어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김씨 소설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으랏차차’ 한국만화

    ‘으랏차차’ 한국만화

    ‘쩐의 전쟁’(SBS 16일 방영 예정),‘키드갱’(OCN 18일 방영 예정),‘위대한 캣츠비’(tvN 7월4일 방영 예정)…. 최근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영화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본 만화 “세분화된 소재·탄탄한 스토리 매력” ‘미스터 초밥왕’의 작가가 한 초밥집을 400번 넘게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예로 들지 않아도 일본 만화의 철저한 취재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 때문에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은 자연스레 탄탄한 스토리 구조를 손에 쥐게 되는 장점을 갖는다. 영화 ‘올드보이’(박찬욱 감독),‘미녀는 괴로워’(김용화 감독)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2002년 SBS 드라마 ‘라이벌’,‘명랑소녀 성공기’(2002년작)도 일본 만화가 바탕이었다. 만화평론가 김낙호(32)씨는 “일본은 만화 대국답게 만화가 문화콘텐츠의 중심에 위치해 소재가 다양하고 작품성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세계 콘텐츠 제작자들이 자연스레 일본 만화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원작만화 “우리만의 독특한 소재가 경쟁력”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지난해 68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영화 ‘타짜’(최동훈 감독)가 대표적이다. 한국 만화는 우리만의 독특한 소재로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매력이 있다. 특히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적 소재로 무장한 우리 만화들은 아시아 배급을 목표로 속속 드라마와 영화로 탈바꿈하고 있다. 허영만의 만화 ‘식객’은 2007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 제작에 들어갔으며, 여성대통령을 소재로 한 박인권의 만화 ‘대물’도 12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주요 배역에 대한 캐스팅을 끝마친 상태다. 특히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연출한 미국 샘 레이미 감독이 국내 만화사상 처음으로 형민우의 ‘프리스트’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2008년 개봉)를 제작하기로 해 달라진 한국 만화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원작의 창조적 변형이 필수 하지만 원작의 국적과 상관없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에서 한국적 현실성을 반영하지 못하면 원작이 아무리 뛰어나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방송·영화계의 중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만화적 유치함’이 용납되지 않는다. 원작에 지나치게 충실한 ‘게으른 각색’으로는 작품을 성공시키기 어렵다. ‘키드갱’에 출연중인 연기자 손창민은 “만화 원작 작품은 캐릭터나 극중 상황이 희화화되거나 과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현실감있게 만드는 세심한 연출력과 연기자의 창의적 연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문화마당] 한류(韓流)와 한조(漢潮)/김태성 호서대 겸임교수 한성문화연구소 대표

    광복 이후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개혁개방이 시작될 때까지 30여년 동안 이른바 ‘죽의 장막’으로 불리던 중국과 우리의 관계는 완전한 단절상태였다.19세기 말까지 우리가 받아들인 외래문화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거의 동일한 문화권에서 정신적·물질적 교류를 지속했던 중국문화와의 완전한 결별이었다.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개혁개방은 우리에게 과거의 교류관계의 회복을 의미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중국이 ‘10년 대동란’의 창상을 치유하고 빠른 속도로 변신하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지나치게 희화화하여 받아들였고, 그 뒤로 모든 분야에서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중국의 모습은 실상과 너무나 다를지도 모른다. 예컨대 한류(韓流)에 대한 인식이 바로 그렇다. 한류는 우리 문화의 정수도 아니고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얼굴도 아니다. 이른바 한류의 내용은 다분히 상업주의적인 대중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는 연예인들의 인기만큼이나 유동적이고 한시적이다. 한류는 오히려 중국인들의 의식 속에서 우리의 문화를 왜곡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더 이상 한류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만큼 폭넓은 문화의 전이를 실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류의 일시적인 열기에 흥분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 자신들은 이미 ‘한조(漢潮)’라는 소리 없는 물결에 흠뻑 젖어있다는 사실이다. 한조란 우리가 받아들인 중국문화의 총화라 할 수 있다. 중국이 문을 열기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는 상당부분 중국과 문화의 뿌리와 역사의 기억을 공유해 왔고, 이를 바탕으로 한·중수교 이후로는 중국문화의 거센 조류를 특별한 여과장치 없이 받아들이면서 다방면으로 활발한 교류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거의 모든 대학에 중국 관련학과가 개설되었고 먹고 입는 것에서부터 보고 듣는 것까지 온통 ‘메이드 인 차이나’로 둘러싸여 있다. 이 모든 한조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와 해석, 그리고 올바른 수용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국의 문화를 중국문화와 구별하지 못하는 치명적 과오를 범하게 될지도 모른다.‘류(流)’는 아주 가는 시냇물이지만 ‘조(潮)’는 거센 파도를 동반한 바닷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문화를 중국에 다방면으로 전이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우리에게 무수한 중국 전문가들이 있고 중국에 친화적 태도를 보이는 인사들이 늘어가는 반면, 중국에는 한국 전문가들이 드물고 지한파(知韓派) 또는 친한파(親韓派) 인사들도 흔치 않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문화를 담은 저작물들이 끊임없이 번역, 소개되고 있는데 반해 중국에서는 한국 관련 저작물들을 찾아 보기 어렵다. 이처럼 불평등한 교류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을 찾는 중국 유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여 한국문화의 전도사로 양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은 우리와 너무나 가까이 다가와 있다. 내칠 수 없는 친구이지만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협적인 존재로 변할 수도 있다. 대등한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하나의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문화가 전략이자 산업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힘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지식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김태성 호서대 겸임교수 한성문화연구소 대표
  • [일요영화] 마라톤 1등 도전한 장애우 기봉이

    ●맨발의 기봉이(OCN 오후 6시) 최근 MBC ‘PD수첩’을 통해 후원금을 노린 주변 사람들의 탐욕상이 속속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는 가운데, 장애인 엄기봉씨가 유명해지기 전 가난해도 행복하게 어머니와 살아가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지난해 관객 300만명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장애인 영화도 유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칭찬과 “어설픈 스토리로 장애인을 되레 희화화했다.”는 비난이 엇갈리는 작품. 신현준·김수미 주연. 네티즌 평점 7.02(10점 만점·네이버). 남해안의 한적한 시골인 ‘다랭이 마을’에는 어려서 열병을 앓아 나이는 40살이지만 지능은 8살에 머문 노총각 기봉이(신현준)가 산다. 기봉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것은 엄마(김수미), 제일 잘하는 것은 달리기이다. 동네 허드렛일을 하며 얻어오는 음식거리를 엄마에게 빨리 가져다 주고 싶어 신발도 신지 않고 집으로 뛰어가는 그를 보며 동네 사람들은 ‘맨발의 기봉이’라 부른다. 기봉은 우연히 참가한 달리기 대회에서 입상한다. 그의 재능을 기특하게 여긴 이장(임하룡)이 기봉이를 ‘전국 아마추어 하프 마라톤 대회’에 내보내기로 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기봉이는 일등을 차지해 꼭 엄마에게 틀니를 해드리겠다고 결심하며 매일 동네를 달리며 연습에 매진한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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